장원재

장원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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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입사해 사회부 경제부 정치부 등을 거쳤습니다.

취재분야

2025-11-19~2025-12-19
칼럼100%
  • 최근 北中 물자·인력 왕래 크게 줄어…원인은?

    일본 산케이신문은 최근 북한과 중국 사이의 긴장이 높아지면서 접경지경인 중국 랴오닝(遼寧) 성 단둥(丹東)에서 북한을 오가는 물자와 인원이 크게 줄었다고 12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달 28일 취항한 고려항공의 단둥-평양 항공편(주 2회)의 경우 전체 73석 중 절반 이상인 40석 가량이 빈 채로 운항하고 있다고 한다. 첫 항공기는 매진이었지만 최근 북한에 냉랭해진 중국 현지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후 이용객이 급감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여름 시작된 북한 당일치기 투어도 찬바람을 날리고 있다고 한다. 북한 신의주 지역을 둘러보는 이 투어는 김일성 동상 견학, 음악 감상 등의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신문은 단둥의 여행사 관계자를 인용해 “현지 체제가 가장 짧은 반일(半日) 코스의 경우 손님이 모이지 않아 중지된 상태”라고 전했다. 여행객이 줄면서 외화획득에 차질이 생기게 되자 북한은 당초 엄격하게 금지했던 휴대전화 반입을 허용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또 현지 관계자를 인용해 “단둥에서 압록강을 건너 북한으로 향하는 트럭 수도 예전의 절반인 200대에 불과한 날도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7-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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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요타 “美공장 1조5200억 원 투자”… 트럼프에 또 성의 표시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13억3000만 달러(약 1조5200억 원)를 투입해 미국 공장 설비를 현대화한다고 10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회사 이름을 거론하며 ‘미국에 공장을 지으라’고 압박하자 성의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설비 교체가 결정된 켄터키 주 공장은 도요타가 1980년대 중반 미국에 단독으로 만든 첫 공장이다. 세계 최대 규모로 상징성이 크며 현재 공장에 약 8200명의 미국 노동자가 일한다. NHK는 “도요타가 1월에 앞으로 5년 동안 1조 엔(약 10조3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이번 투자도 그 일환”이라고 전했다. 이 공장은 새 설비를 동원해 7월부터 도요타의 주력 모델인 ‘캠리’ 신형을 생산한다. 도요타는 캠리 생산을 위해 700명을 새로 채용했다고 한다. 트럼프는 1월 도요타의 멕시코 공장 건설 계획에 대해 “미국에 공장을 짓거나 국경세를 내라”며 트위터로 비판했다. 지난달 미국 자동차 산업 중심지인 디트로이트에서 자동차업계 관계자들과 만났을 때도 도요타 측에 “여기에 새로운 공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도요타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번 투자에 대해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경제 환경이 대폭 개선될 것을 제조업체들이 확신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자화자찬성 코멘트를 보냈다. 트럼프가 도요타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놓은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18일부터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과의 경제대화를 위해 일본을 찾는다. 자동차 무역 불균형이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이자 도요타 측이 선수를 친 것 같다는 분석도 나온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7-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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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中, 북핵 해결하면 美와 무역 좋아질 것”

    미 해군의 칼빈슨 항모전단이 한반도로 향해 오는 가운데 11일 공개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글 두 건은 잘 계산된 대북, 대중 압박용으로 보인다. ‘난 내 방식대로 할 테니, 북한은 문제를 일으키지 말라. 중국도 곤란해지기 싫으면 나서라’는 분명한 경고를 던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 7일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북한 미사일 요격 옵션을 직접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9일(현지 시간) 미국 ABC방송 인터뷰를 통해 “정상회담에서 (북핵 관련) 모든 옵션이 논의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북한을 압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여론은 갈수록 강경해지고 있다. 공화당 소속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소위 위원장은 이날 MSNBC방송 인터뷰에서 김정은 제거 이후 대책, 즉 ‘포스트 김정은’ 계획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이날 북한과의 대화 조건은 ‘북한의 비핵화와 대량살상무기(WMD) 포기’라고 재차 강조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틸러슨 장관이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해야 대화를 생각해 볼 수 있다”며 대화 조건을 완화한 듯한 취지의 발언을 하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트위터에서 “(플로리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면 미국과의 무역거래가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혀 중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11일 베이징(北京)에서 일본 의원단을 면담한 자리에서 “(북한) 문제는 (긴장을) 고조시켜 갈 것이 아니라 완화해 가야 한다”면서도 “중국도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말했다. 주변국들도 긴장하고 있다. 일본 외무성은 이날 해외안전 홈페이지에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반복하고 있으므로 한반도 정세에 주의해 달라”는 내용의 경고문을 게시했다.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에서는 북한의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발사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이 채택됐다. G7은 말레이시아에서 벌어진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해 화학무기 사용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 신나리 기자}

    • 2017-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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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대학생 봉사단 평창 보내는 ‘캠퍼스 외교관’

    “내년에 일본 대학생 120명을 평창 겨울올림픽에 파견합니다. 이번 기회에 일본 젊은이들이 직접 한국을 느끼고 왔으면 합니다.” 4일 일본 지바(千葉) 현 간다외국어대에서 만난 박정용 스포츠통역 자원봉사 추진실장(38·사진)은 “7일부터 일주일간 자원봉사 신청을 받은 후 파견자를 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발된 이들은 9월에 사전교육을 받은 뒤 내년 2월 한국에 파견된다. 간다외국어대를 포함한 일본 외국어대 7곳의 모임인 전국외대연합은 지난해 6월 말 평창 올림픽조직위원회와 자원봉사 관련 협약을 맺었다. 외대연합이 120명의 자원봉사자를 파견하고 조직위는 숙소와 식비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초등학생 때 서울시 대표 육상선수였던 박 실장은 대학 재학 중이던 2000년 일본에 유학 와 간다외국어대를 졸업하고 쓰쿠바대에서 체육학 석사를 받았다. 2005년 지바에서 열린 국제마라톤대회에서 스포츠통역 자원봉사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고지(高地) 연습을 했느냐’는 질문의 의미를 몰라 ‘일본 고치(高知) 현에서 연습 했느냐’고 통역하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일 양국 감독이 새벽까지 연습법에 대해 열정적으로 대화하는 걸 도우며 많은 걸 느꼈습니다.” 그는 이후 간다외국어대에 스포츠통역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금까지 1000명 이상을 약 120개 대회에 파견했다. 박 실장은 “언어실력과 다문화 이해 능력을 높일 뿐 아니라 정상급 선수들의 치열한 노력을 지켜보면서 학생들이 스스로 동기 부여를 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강조했다. 박 실장은 “최근 한일관계가 좋지 않지만 젊은 세대는 한국에 관심이 많다”라며 “자부담으로라도 한국에 가 평창에서 자원봉사를 하겠다는 학생이 많다”고 전했다. 지바=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7-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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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아베노믹스 효과… 경제 52개월째 회복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리더십하에서 일본의 경기가 패전 후 세 번째로 긴 회복 국면을 보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차 아베 정권이 출범한 2012년 12월부터 시작된 경기회복세가 올해 3월까지 52개월째 이어지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51개월 동안 이어진 1980년대 버블경제기(1986년 12월∼1991년 2월)를 제치고 역대 3번째로 긴 경기회복 국면이라는 설명이다. 올 9월까지도 회복세가 이어진다면 일본의 고도성장기인 1965년 11월부터 1970년 7월까지 57개월간 이어졌던 이른바 ‘이자나기 경기’(일본 열도를 만든 신의 이름을 따서 역사적인 호황이라는 뜻으로 붙인 명칭)도 제치게 된다. 기업 수익 증가와 함께 경기회복세가 본격화된 것은 정부가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에 따라 공공사업을 확대하고 엔화 약세를 유도한 덕분이다. 신문은 “미국이 2009년 7월부터 장기 회복 국면에 있고 해외 경기가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환경도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일본이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복구 등을 이유로 공공투자를 10%가량 늘린 가운데 중국의 지속적인 경제성장도 일본 경기회복세를 도왔다. 경기회복세의 강도가 예전보다 미약하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전후 최장의 경기회복 국면이었던 2000년대의 경우 수출이 80%가량 늘었지만 이번에는 20%밖에 늘지 않았다. 일자리는 늘었지만 본격적인 임금 상승 및 소비 증가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결국 ‘디플레이션 탈피’라는 아베노믹스의 최종 목표 달성은 아직은 요원하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7-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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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봇 따라 춤춰요, 하나둘”… 대화-율동 척척 노인의 벗으로

    “함께 노래를 부릅시다. 하나, 둘!” 지난달 27일 오후 일본 도쿄(東京) 주오(中央) 구의 요양시설 실버윙 신토미. 3층에 모인 노인 10여 명이 인공지능(AI) 로봇 페퍼와 함께 팔을 흔들며 동요를 부르기 시작했다. 페퍼는 고개를 돌리며 한 명씩 눈을 맞췄고 노래가 끝나자 “재미있으셨나요”라고 깍듯하게 인사했다. 노인들은 마치 인간을 대하듯 페퍼에게 “수고했습니다”라고 인사했다. 페퍼는 일본의 정보통신회사 소프트뱅크가 2014년 선보인 세계 최초의 감정 인식 로봇으로 지금까지 1만 대 이상 팔렸다. 식당 카페 등에 이어 이젠 요양시설에도 투입돼 외로운 노인들을 즐겁게 해 주고 있는 것이다. 세키구치 유카리(關口ゆかり) 시설장은 “(요양시설) 직원이 말을 걸면 ‘시끄럽다’고 하던 노인들도 로봇이 하자고 하면 적극적으로 따라 한다”며 “키가 작고(페퍼는 121cm) 귀여운 외모 때문에 손자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노인들과 놀아 주는 AI 인기 폭발 한국보다 먼저 고령화와 젊은 노동력 감소가 심화되는 일본에선 로봇을 요양시설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8층 건물인 실버윙 신토미에는 20여 종, 100여 대의 로봇이 배치돼 있다. 장단기 입소자 46명과 데이서비스(낮 시간에만 돌봐 주는 서비스) 이용자 34명이 있으니 고령자 1인당 로봇 1대 이상이 대응하는 셈이다. 노인들과 대화하고 레크리에이션을 주도하는 ‘페퍼’는 치매 환자의 인지 능력을 높이고 정신적 안정을 도와주는 커뮤니케이션 로봇의 대표 격이다. 후지소프트가 개발한 ‘파르로’도 마찬가지다. “처음 뵙는 거죠? 말하기 좋아하는 로봇입니다.” 지난달 29일 가나가와(神奈川) 현 요코하마(橫濱)의 후지소프트 본사를 방문했을 때 로봇 파르로가 경쾌하게 말을 걸어 왔다. 이어 “그럼 시작해 볼까요”라고 운을 떼더니 직접 사회를 보면서 노래와 춤을 유도했다. 우에타케 준지(上竹淳二) 파르로사업부 마케팅 실장은 “얼굴을 인식해 당신을 처음 만났다는 걸 알아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키 40cm가량인 이 로봇은 30분 정도는 혼자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다. 우에타케 실장은 “자체 실험 결과 파르로를 도입한 시설에서 고령 환자의 적극성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로봇과 대화를 하고, 노래와 춤을 즐기고, 퀴즈를 풀면서 환자들이 무기력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로봇은 특히 같은 말을 반복하는 치매 환자들에게 좋은 말 상대가 된다. 일본에는 현재 인간, 강아지, 고양이, 바다표범 등을 닮은 커뮤니케이션 로봇 수십 종이 판매되고 있다.○ 정부도 적극 지원 나서 로봇이 고령 환자들의 인지 능력 훼손을 막고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 정부도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다. 아직 초기이다 보니 로봇의 대당 가격은 수백만∼수천만 원에 이른다. 실버윙 신토미는 정부 지원을 받아 다수의 로봇을 구입할 수 있었다. 세키구치 시설장은 “정부로부터 평균적으로 로봇 가격의 70%가량을 보조금으로 받았다”고 말했다. 2010년 개발된 파르로는 현재 일본 전체에 800여 대가 보급됐다. 대당 가격은 세금을 포함해 72만3600엔(약 740만 원). 결코 싸지 않지만 정부가 지난해 520억 엔(약 5300억 원)을 요양시설 로봇 보급에 지원한 덕분에 판매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6월 범정부적으로 만든 ‘1억총활약플랜’에도 요양시설 로봇 보급이 주요 과제에 포함됐다. 일본 정부는 올해 로봇 구입에 필요한 대출 한도를 종전 300만 엔(약 3100만 원)에서 10배인 3000만 엔(약 3억1000만 원)으로 늘리는 등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 요양시설에 AI를 도입해 로봇들이 수집한 정보들을 종합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노인들의 병세 악화를 미연에 방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설 직원 일 줄어 로봇들은 직원들의 일을 줄이는 데도 한몫하고 있다. 모니터링 로봇의 활용도가 가장 높은 편이다. 침대 근처에 설치돼 입소자의 상태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즉시 직원의 단말기로 알려 준다. 시설 관계자는 “밤에 수시로 입소자들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돼 직원들의 부담이 한결 줄었다”고 말했다. 수면 상태를 자동 체크해 노인 건강관리에도 도움을 준다. 시설 측은 아울사이트, 네무리스캔, 에이아이센스 등 3종류의 모니터링 로봇 48대를 도입했다. 직원들의 육체적 부담을 덜어 주는 로봇도 있다. 다른 요양시설과 마찬가지로 이 시설 직원들은 하루에도 수십 번 노인들을 들었다 내렸다 해야 해 70%가량이 요통을 앓고 있다. 직원의 어깨와 허리에 부착하는 ‘머슬슈트’는 최대 30kg의 무게를 덜어 줘 허리의 부담을 3분의 1로 줄였다. 기자가 직접 착용해 보니 부착하는 과정이 약간 번거로웠지만 호흡만으로 로봇을 제어하며 무거운 짐을 쉽게 들 수 있었다. 파나소닉에서 개발한 ‘리쇼네’는 버튼만 누르면 침대의 절반이 휠체어로 변한다. 환자를 들지 않고 바로 이동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뒤에서 잡아 주기만 하면 계단을 척척 알아서 내려가는 ‘스칼라모빌’이라는 휠체어 로봇도 있다.도쿄·요코하마=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7-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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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정부, 본토와 떨어진 무인도 273곳 국유화 완료

    일본 정부가 영해나 배타적경제수역(EEZ)의 기점이 되는 무인도 273곳을 국유화했다고 산케이신문이 6일 전했다. 소유주가 없는 섬들이어서 외국 자본이 사들이거나 할 경우 국토 방위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번에 국유화된 섬 중 영해의 기점이 되는 섬은 257개, EEZ의 기점이 되는 섬은 16개다. 신문은 “중국의 해양진출이나 외국 자본에 의한 토지 매수를 염두에 두고 낙도 소유권을 명확하게 해 영해 관리를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해양 자원 및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해 2009년 ‘해양관리를 위한 낙도 보전·관리 기본방침’을 만들어 무인도 관리를 강화해 왔다. 2012년에는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국유화해 중국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2014년 8월에는 영해의 기점이 되는 섬 가운데 이름이 없는 158곳에 이름을 붙여 일본 영토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당시 명명된 곳 중에는 센카쿠 열도 주변 섬 5개도 포함됐다. 신문은 “이번에 국유화된 섬 중에는 독도나 센카쿠 열도 주변에 있는 곳은 없다”고 전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7-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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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외교청서에 “독도는 일본땅, 부산 소녀상 매우 유감” 포함될 듯

    일본 정부가 이달 채택 예정인 2017년판 외교청서(일본 외교의 현황을 분석하고 전망을 담은 문서)에서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고,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내용을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외무성이 현재 최종 단계인 외교청서 초안에서 부산 소녀상 설치을 두고 ‘매우 유감’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5일 전했다. 또 2015년 말 양국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면서 “(2016년 한일 간에 열린) 모든 정상·외무장관 회담에서 쌍방이 책임을 지고 이행하자는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했다. 또 “한국에 대해 끈질기게, 모든 기회를 활용해 합의의 착실한 시행을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도에 대해선 “역사적 사실에 비춰 보더라도 국제법상 명백히 일본 고유 영토”라는 내용이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은 올 초 국회 외교연설에서 독도에 대해 “일본의 주장을 확실하게 전달하면서 끈기 있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에 대해서는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라는 2016년판 표현이 그대로 포함됐다. 일본은 한일관계가 최악이었던 2015년에는 ‘가장 중요한 이웃국가’라고만 했다가 그해 말 위안부 합의에 따라 ‘전략적 이익 공유’ 부분을 추가했다. 2015년 전에는 ‘자유민주주의, 기본적 인권 등 기본적인 가치와 이익을 공유한다’는 표현이 들어가 있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7-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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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日의 사드 배치는 방어용” 이중잣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를 문제 삼아 한국에 경제 보복을 퍼붓는 중국이 일본의 사드 배치는 ‘방어용 방패’라고 규정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해외판은 3일 “한국의 사드 배치가 일으키는 분란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일본까지 뒤를 잇고 있다”면서도 “일본의 사드 배치는 한국과는 성질이 다르다”고 규정했다. 중국 외교부 산하 교육기관인 외교학원 저우융성(周永生) 교수는 런민일보 인터뷰에서 “일본은 자발적으로 원해서 사드를 도입하는 것이고, 실제적으로 일본 자위대의 군사 방어 능력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라며 “일본의 사드는 방어를 위한 방패”라고 설명했다. 이는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반도 사드 배치를 중국을 겨누는 ‘창’으로 비난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해석이다. 중국의 저명 경제학자인 츠푸린(遲福林) 중국개혁발전연구원장은 이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상황(사드 갈등)이 계속되면 최종 피해자는 한국과 중국이라는 점이 가장 우려스럽다”며 “단기적인 악재(사드 문제)가 장기적인 한중 관계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츠 원장은 “사드 문제 해결을 위해 첫째로는 미중 협력이 제일 중요하고, 둘째로는 중국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와 직결되는 북핵 문제 해결에 중국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그는 “이런 상황(한국의 사드 배치)이 계속되면 일본 역시 사드를 배치하겠다고 할 것이고 한국도 일본도 핵무기를 발전시킬 가능성이 생긴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지역 안정에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7월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맞춰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도쿄신문이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3일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일본을 찾는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는 도쿄(東京)에서 아키바 다케오(秋葉剛男) 일본 외무성 외무심의관과 차관보급 협의를 하고 7월 중일 정상회담 개최 방안을 논의한다. 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 윤완준 기자}

    • 2017-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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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 잊거나 슬쩍 바꾸는 건 잘못”… 하루키, 日 우익 이례적 직설 비판

    “(역사수정주의 움직임과)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 일본의 인기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68·사진)가 2일 아사히신문 등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우익 세력에 대항하는 자신의 각오를 이렇게 밝혔다. 인터뷰를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그가 직설적으로 우익 진영을 비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무라카미는 이날 “역사는 국가의 집합적 기억이기 때문에 과거의 일로 잊어버리거나, 슬쩍 바꿔치거나 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우익들의 과거사 미화 움직임을 비판했다. 또 “전후에 태어났다고 해서 나에게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두가 책임을 짊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7-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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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키 작심발언 “역사를 슬쩍 바꿔치기 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

    “(역사수정주의 움직임과)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 소설가가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돼 있지만 이야기의 형태로 싸우는 건 가능하다.” 일본의 인기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68)가 2일 아사히신문 등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우익 세력에 대항하는 자신의 각오를 이렇게 밝혔다. 대외활동과 인터뷰를 하지 않기로 유명한 그가 직설적으로 우익 진영을 비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무라카미는 이날 “역사는 국가의 집합적 기억이기 때문에 과거의 일로 잊어버리거나, 슬쩍 바꿔치거나 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우익들의 과거사 미화 움직임을 비판했다. 또 “전후에 태어났다고 해서 나에게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두가 책임을 짊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인터뷰에 대표적인 우익 신문인 산케이는 초대받지 못했다. 그가 최근 발표한 신작 소설 ‘기사단장 죽이기(騎士團長殺し)’에는 난징(南京) 대학살이 언급돼 있다. 무라카미는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학살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40만 명이든, 10만 명이든 차이가 무엇이냐”는 견해를 밝히자 학살을 부정하는 일부 우익인사들은 ‘중국에 잘 보여 노벨상을 타려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무라카미는 인터뷰에서 세계적으로 배외주의적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것에 대한 경계심도 드러냈다. “최근 세계 각지에서 보이는, 이물질을 제거하면 세상이 좋아진다는 사고방식에 대한 두려움이 매우 강하다. 정치적 성명이 아닌 이야기의 형태로 말해나가고 싶다.” 또 일본의 현 상황에 대해 “버블이 끝나고, 지하철 사린사건이 발생했고, 지진과 원전 사고가 일어났다. 구원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며 비관적 시각을 드러냈다. 다만 “좋은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어떤 종류의 힘을 준다고 믿는다. 가능한 바람직한 힘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7-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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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독도는 일본땅’ 초중교 지침 확정… 우리 외교부, 日대사대리 불러 항의

    일본 문부과학성은 31일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내용의 초중학교 사회과 학습지도요령을 확정해 관보에 공개했다. 현재도 사회과 교과서에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돼 있지만 법적 구속력이 있는 학습지도요령에 명시하며 영토 교육을 더 강화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이날 확정된 학습지도요령은 초등학교 5학년 사회 시간에 학생들에게 “다케시마(竹島·독도)와 북방영토(쿠릴 4개 섬),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가르치도록 했다. 중학교 지리 시간에도 같은 내용을 가르치되 특히 센카쿠 열도에 대해서는 “영토 문제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교육하게 했다. 기존에는 사회과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 등에 대한 내용이 들어갔다. 하지만 해설서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 학습지도요령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데다 10년 단위로 개정되기 때문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물러난 후에도 되돌리기 힘들어진다. 외교부는 이날 “누차에 걸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가 학습지도요령을 확정한 것을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 이정규 외교부 차관보는 31일 오전 스즈키 히데오(鈴木秀生)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대사대리 자격으로 초치(招致·불러서 항의)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신나리 기자}

    • 2017-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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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언론, 박근혜 구속 긴급 타전…日정부 “위안부 합의 지켜져야”

    일본 정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에 대해 ‘한국의 내정 문제’라며 구체적 언급은 피하면서도 2015년의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는 지켜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한국의 내정 및 사법당국과 관련된 사안으로 코멘트를 피하고 싶다”면서도 “앞으로 현 정부, 그리고 대통령 선거 후의 새 정부와 한일합의를 착실히 실시하면서 대북 정책과 안전보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부산 소녀상 설치와 관련해 1월 9일 일시귀국한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의 귀임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 문제만 보더라도 한일관계의 안정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불가결하다”며 “위안부 합의를 실행하는 것은 한일 양국의 국제적인 책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사실이 전해지자 아사히신문 등은 호외를 냈으며 방송사들은 긴급 속보로 소식을 전했다. 교도통신은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은 법과 민주주의 시스템이 건전하게 기능한 결과로 한국 현대사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FNN)는 “5월 9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7-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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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북카페]내면의 희생과 시련 거쳐 도달한 ‘재생의 길’

    초상화가인 ‘나’는 갑자기 아내로부터 결별을 통보받고 가나가와 현 오다와라 시 산중 작업실에 틀어박힌다. 이 작업실은 미대 동기의 아버지인 유명 화가 야마다 도모히코가 사용하다가 치매로 요양원에 입소해 비어 있던 곳이다. ‘나’는 다락방에서 ‘기사단장 죽이기’라는 미발표 걸작을 찾아낸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의 한 장면을 묘사한 이 그림이 세상에 나오면서 작품 속 등장인물이 실제로 눈앞에 나타나는 등 불가사의한 일이 연달아 일어난다. ‘나’는 인근 호화저택에 사는 멘시키라는 의문의 남자와 함께 그림과 야마다 도모히코에 얽힌 비밀을 풀어나간다. 지난달 일본에서 출간된 무라카미 하루키(68)의 7년 만의 신작 ‘기사단장 죽이기’(사진)는 작가의 명성만큼이나 다양한 화제를 부르고 있다. 두 권을 합쳐 1000페이지가 넘는 분량임에도 초판으로 130만 부를 찍었고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랐다. 난징대학살에 대한 언급 때문에 일본 우익들의 공격을 받고 있기도 하다. ‘책이 너무 보고 싶다’며 훔친 회사원이 체포된 사건도 있었다. 작품은 그의 팬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대목이 많다. 작업실 근처의 ‘우물’은 작가의 단골 소재 중 하나로 현실과 비현실을 잇는 역할을 한다. 멘시키가 단 한 명의 여자아이를 위해 호화 주택을 사고 매일 건너편에서 지켜본다는 설정은 ‘위대한 개츠비’의 팬인 작가의 오마주다. 위스키와 고급 오디오, 농도 짙은 성 묘사 등 ‘하루키월드’를 장식하는 소재도 곳곳에 배치돼 있다. 작가는 여기에다 20세기 초 독일의 오스트리아 침공, 난징대학살 등 역사적 사건을 불러들인다. 야마다는 오스트리아 빈 유학 시절 현지 애인과 지하조직에 소속돼 독일 고관을 암살하려다 실패했다. 현지 애인은 처형됐고 유력가 자제인 그는 입막음을 당한 채 일본에 돌아온다. 피아니스트였던 동생은 난징대학살에서 살인에 가담한 자책감에 일본에 돌아와 자살을 택한다. 과거의 상처에 힘들어하는 것은 현재의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주인공 ‘나’는 학창 시절 동생을 잃고 아내로부터 위안을 찾으려 하지만 뜻대로 잘 되지 않는다. 멘시키는 세상을 떠난 애인을 잊지 못해 애인의 옷을 모아놓고, 자신의 딸일지 모르는 여자아이의 주변을 맴돈다. 중반까지 작업실을 중심으로 다소 불안하게 이어지던 이야기는 후반부에 모험소설로 바뀐다. 주인공은 죽은 동생과 동갑인 여자아이를 지키기 위해 지하세계로 내려가 ‘내면의 두려움’과 맞선다. ‘이데아’(이상)를 자처하는 기사단장이 스스로를 희생하며 그를 돕는다. 그렇게 ‘희생’과 ‘시련’을 거쳐 ‘재생’의 길을 걷는다. 작가는 30대 주인공의 시선에서 섬세하면서도 간결한 문체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며 여전한 에너지를 보여준다. 마라톤으로 다져진 체력 덕분일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소설 곳곳에서 나이가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주인공은 e메일도 쓰지 않고, 인터넷도 하지 않고, 휴대전화도 없다. 친구는 카세트로 음악을 듣기 위해 오래된 차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쓴다. 정보기술(IT)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다’며 거리를 두는 기색이 역력하다. 읽은 후 ‘대작’이라기보다는 ‘역작’이라는 단어가 어울린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나이를 감안할 때 어쩌면 작가의 마지막 ‘역작’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한 명의 팬으로서 페이지를 넘기기가 아쉬웠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7-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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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 넘기기가 아쉬웠던 7년만의 하루키 신작 ‘기사단장 죽이기’

    초상화가인 ‘나’는 갑자기 아내로부터 결별을 통보받고 가나가와현 오다와라시 산중 작업실에 틀어박힌다. 이 작업실은 미대 동기의 아버지인 유명화가 야마다 도모히코가 사용하다가 치매로 요양원에 입소해 비어있던 곳이다. ‘나’는 다락방에서 ‘기사단장 죽이기’라는 미발표 걸작을 찾아낸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의 한 장면을 묘사한 이 그림이 세상에 나오면서 작품 속 등장인물이 실제로 눈앞에 나타나는 등 불가사의한 일이 연달아 일어난다. ‘나’는 인근 호화저택에 사는 멘시키라는 의문의 남자와 함께 그림과 야마다 도모히코에 얽힌 비밀을 풀어나간다. 지난달 일본에서 출간된 무라카미 하루키(68)의 7년 만의 신작 ‘기사단장 죽이기’는 작가의 명성만큼이나 다양한 화제를 부르고 있다. 두 권을 합쳐 1000페이지가 넘는 분량임에도 초판으로 130만 부를 찍었고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랐다. 난징대학살에 대한 언급 때문에 일본 우익들의 공격을 받고 있기도 하다. ‘책이 너무 보고 싶다’며 훔친 회사원이 체포된 사건도 있었다. 작품은 그의 팬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대목이 많다. 작업실 근처의 ‘우물’은 작가의 단골 소재 중 하나로 현실과 비현실을 잇는 역할을 한다. 멘시키가 단 한 명의 여자아이를 위해 호화주택을 사고 매일 건너편에서 지켜본다는 설정은 ‘위대한 개츠비’의 팬인 작가의 오마주다. 위스키와 고급 오디오, 농도 짙은 성 묘사 등 ‘하루키월드’를 장식하는 소재도 곳곳에 배치돼 있다. 작가는 여기에다 20세기 초 독일의 오스트리아 침공, 난징대학살 등 역사적 사건을 불러들인다. 야마다는 오스트리아 빈 유학 시절 현지 애인과 지하조직에 소속돼 독일 고관을 암살하려다 실패했다. 현지 애인은 처형됐고 유력가 자제인 그는 입막음을 당한 채 일본에 돌아온다. 피아니스트였던 동생은 난징대학살에서 살인에 가담한 자책감에 일본에 돌아와 자살을 택한다. 과거의 상처에 힘들어하는 것은 현재의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주인공 ‘나’는 학창시절 동생을 잃고 아내로부터 위안을 찾으려 하지만 뜻대로 잘 되지 않는다. 멘시키는 세상을 떠난 애인을 잊지 못해 애인의 옷을 모아놓고, 자신의 딸일지 모르는 여자아이의 주변을 맴돈다. 중반까지 작업실을 중심으로 다소 불안하게 이어지던 이야기는 후반부에 모험소설로 바뀐다. 주인공은 죽은 동생과 동갑인 여자아이를 지키기 위해 지하세계로 내려가 ‘내면의 두려움’과 맞선다. ‘이데아’(이상)를 자처하는 기사단장이 스스로를 희생하며 그를 돕는다. 그렇게 ‘희생’과 ‘시련’을 거쳐 ‘재생’의 길을 걷는다. 작가는 30대 주인공의 시선에서 섬세하면서도 간결한 문체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며 여전한 에너지를 보여준다. 마라톤으로 다져진 체력 덕분일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소설 곳곳에서 나이가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주인공은 e메일도 쓰지 않고, 인터넷도 하지 않고, 휴대전화도 없다. 친구는 카세트로 음악을 듣기 위해 오래된 차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쓴다. 정보기술(IT)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다’며 거리를 두는 기색이 역력하다. 읽은 후 ‘대작’이라기보다는 ‘역작’이라는 단어가 어울린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나이를 감안할 때 어쩌면 작가의 마지막 ‘역작’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한 명의 팬으로서 페이지를 넘기가 아쉬웠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7-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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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원전 절반 설계한 웨스팅하우스 파산

    경영난에 빠진 도시바가 자회사인 미국 원전 회사 웨스팅하우스(WH)의 파산을 공식 신청했다. 이로써 세계 원전의 절반가량을 설계한 130년 전통의 WH는 해체 수순에 돌입했다. 쓰나카와 사토시(綱川智) 도시바 사장은 29일 오후 도쿄(東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WH가 28일(현지 시간) 미 연방 파산법 11조 적용을 신청했다”며 “(도시바 경영 위기의 주범인) 해외 원자력 사업의 리스크를 차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WH는 1886년 미국에서 조지 웨스팅하우스 씨가 교류전기 시스템을 판매하기 위해 세운 기업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원자로 제조 분야에 진출해 세계적인 원자력발전 회사로 거듭났다. 전 세계에 원전 설계코드를 보유한 회사는 WH와 프랑스 아레바 단 2곳이다. 미국에서 가동하는 원전 가운데 단일 회사로는 가장 많은 49기를 건설했고, 전 세계 440여 개 원전 중 200여 곳에 원천 기술을 제공했다. 한국 첫 원전인 고리 원전 1호기가 WH의 기술 지원을 받아 1977년 준공됐고 이후 고리 2∼4호기, 한울, 한빛 원전 등에도 WH 기술이 채택됐다. 도시바는 WH의 채무를 보증하고 있어 손실 처리할 경우 2016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에 1조100억 엔(약 10조1000억 원)의 적자를 낸다. 2009년 히타치제작소가 기록한 적자(7873억 엔)를 넘어 제조업 역사상 최대 규모다. 도시바는 2006년 WH를 인수하고 세계 원전에 공들였으나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각국에서 원전 안전기준이 강화되면서 거액의 손실을 입었다. WH는 이미 도시바에 7125억 엔(약 7조1000억 원)의 손실을 안겼으며 현재 회계부정 의혹까지 받고 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세종=박민우 기자}

    • 2017-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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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바 반도체 사업 부문 매각, 美기업 우선 고려…SK하이닉스 고전

    경영난에 빠진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 부문 매각 대상으로 미국 기업을 우선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도시바의 사외이사 고바야시 요시미츠(小林善光) 씨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미국 회사와 (사업을) 해 왔다. 그 정도 수준에서 (기술 유출을) 막는 것을 당연히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도시바와 반도체를 공동 생산해 온 미국의 웨스턴 디지털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도시바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 분야 세계 2위이고 웨스턴 디지털은 세계 3위여서 둘이 합쳐질 경우 반도체 업계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29일 1차 마감되는 도시바의 메모리 인수전에는 대만의 훙하이(鴻海)정밀과 TSMC 등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안보를 감안할 때 중국 대만 기업에는 넘기지 않겠다는 방침이어서 낙찰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다만 민관 펀드인 산업혁신기구나 정부 산하의 일본정책투자은행을 통해 입찰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산케이신문은 이날 “(일본 정부가) 응찰 기업과 액수를 지켜본 뒤 일본의 안보 파트너인 미국 기업과 공동출자 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도체의 안보상 중요성을 감안해 ‘미일동맹’ 차원에서 접근하겠다는 것이다. 도시바가 미국 기업 우선 협상 방침을 유지할 경우 인수전에 뛰어든 SK하이닉스의 고전이 예상된다. 도시바 반도체 부문의 매각 금액은 1조5000억~2조 엔(약 15조~20조 원)으로 전망되며 경영권 프리미엄에 따라 더 오를 수도 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7-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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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취재노트]국가주의로 역주행하는 日도덕교육

    “동네 빵집 대신 일본과자점에 가면 애국심과 향토애가 생기나.” 최근 일본에선 24일 발표된 초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다. 올해 처음 검정을 시행한 초등학교 1학년 도덕 교과서(도쿄서적)에 ‘동네 산책 중 친구의 빵집을 발견하고 마을이 좋아졌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런데 정부는 ‘일본과 향토의 문화·생활과 친숙해지고 애착을 갖게 한다’는 학습지도요령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수정을 지시했다. 출판사는 ‘동네 빵집에서 향토애를 느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지만 결국 검정 통과를 위해 빵집을 일본과자점으로 바꿔야 했다. 문부성의 ‘깨알 지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다른 출판사는 아이들이 ‘공원 놀이터’에서 노는 사진을 실었다가 비슷한 지적을 받고 ‘일본 악기를 파는 가게’ 사진으로 바꿨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지금이 전쟁 중이냐. 시대착오적이다’, ‘카레, 돈가스도 교과서에 나오면 안 되느냐’ 등의 비판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이번에 초등학교에서 도덕이 정규 교과로 격상된 것은 2011년 이지메(집단 따돌림)로 중학교 2학년 학생이 자살한 사건이 직접적 계기가 됐다. 피해 학생이 매일 자살 연습까지 강요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도덕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당시 일각에선 도덕 교육을 통해 특정 가치관을 강요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실제로 이번에 검정을 통과한 도덕 교과서를 보면 ‘애국’을 강조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색채가 강하게 배어 있다. 일본의 국기와 국가를 존중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으며, 재해 현장에서 맹활약하는 자위대원의 모습도 들어가는 등 국가주의 색채가 농후하다. 도쿄신문은 28일 “(도덕 교육이) 전쟁 전 ‘교육칙어’에 가까워지고 있다. ‘아름다운 일본’을 주장하는 아베 총리의 사상 그대로”라고 비판했다. 교육칙어는 1890년 메이지(明治) 일왕이 발표한 것으로 군국주의 교육의 사상적 기둥이다. 최근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이 국회에서 교육칙어를 옹호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일본에는 역사를 되돌리고 싶어하는 우익 세력이 존재한다. 이들의 퇴행적이고 역사수정주의적인 시각이 일본 교육과정에 침투하지 않도록 일본의 양심 세력과 함께 우리도 눈을 크게 뜨고 지켜봐야 한다.장원재 도쿄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7-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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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외화벌이 무대로 러시아-중동 부상

    미국과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에 직면한 북한과 러시아가 노동자 수출입 확대와 철도망 확충을 논의하는 등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가 27일 보도했다. 양국은 22일 평양에서 관계 부처 협의회를 열어 북한 노동자 파견 확대를 위한 중장기 계획을 공유했으며 국영 러시아 철도 대표단도 1월 말 북한을 방문해 북-러 철도망 확충 문제를 논의했다. 이 신문은 “(러시아의 대북한 접근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력 강화에 대항하려는 외교 전략”이며 “노동자 파견 확대에는 극동지역 개발이라는 현실적 이유도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에서 허가받아 일하는 북한 노동자는 5년 사이 2배 이상으로 늘어 현재 4만 명이 넘는다. 불법 노동자를 포함하면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에서 고립되던 북한은 러시아의 접근을 환영하고 있다. 최대 후원자였던 중국 정부가 올해 말까지 북한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며 압박하는 상황에서 러시아를 대외 관계 활로로 삼고 있다는 설명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김정은이 설 연하장을 보낸 나라를 열거하면서 러시아를 가장 먼저 소개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북한이 아랍을 무대로 위조품 밀매나 노동자 파견 등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의 금융 도시 두바이의 소매점에서는 가짜 브랜드 상표를 단 북한제 손목시계가 정품의 5∼10%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한 점포 관계자는 “북한제는 중국이나 터키제에 비해 정교하고 질이 높아 평판이 좋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짝퉁 상품은 최근 이란을 경유해 두바이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두바이 상점가에는 북한 여성 종업원이 서빙하는 북한 음식점도 성업 중이다. 북한은 2월 김정남 암살로 우호국이던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의 경계가 강화되자 아랍 국가들로 외화 획득 무대를 옮기려 한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북한은 걸프협력회의 6개국 중 사우디를 제외한 5개국(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오만)과 국교를 수립하고 있다. 현재도 쿠웨이트나 카타르 등에 단순 노동자 1만5000명이 외화벌이를 나가 있다.도쿄=서영아 sya@donga.com·장원재 특파원}

    • 2017-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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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자 파견 확대·철도망 확충 논의…러시아, 北에 접근하는 속내는?

    최근 러시아가 북한 노동자를 더 많이 받아들이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북한과 철도망 확충을 논의하는 등 북-러 관계가 점차 긴밀해지는 모습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7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국은 22일 평양에서 북한 노동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관계부처 협의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러시아는 북한 노동자 파견 확대를 위한 중장기계획을 전달하며 대북관계에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국영 러시아 철도 대표단도 1월 말 북한을 방문해 북-러 철도망 확충 문제를 논의했다. 러시아는 여기서 자국 대학에서 북한 엔지니어의 연수 기회를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러시아는 국제사회의 제재 기조에도 여전히 북한에 석유를 공급하고 있다. 그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는 비판 일색이다. 신문은 “(러시아의 북한 접근은)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력 강화에 대항하려는 외교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또 노동자 파견 확대에는 극동지역 개발이라는 현실적 이유도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에서 허가를 받아 일하는 북한 노동자는 5년 동안 2배 이상으로 늘어 현재 4만 명이 넘는다. 불법 노동자를 포함하면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연이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되던 북한은 러시아의 접근을 팔 벌려 환영하고 있다. 특히 최대 후원자였던 중국 정부가 석탄 수입 금지 조치를 취하며 북한을 압박하는 상황이어서 러시아를 ‘최대 우방’으로 간주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김정은이 설 연하장을 보낸 나라를 열거하면서 러시아를 가장 먼저 소개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7-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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