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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향후 두 번 연속 금리 인상도 고려하고 있다며 7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특히 미 경제가 생각보다 강력해 “내년에도 연준 목표인 2%대 인플레이션 도달이 어려울 것”이라며 긴축 사이클의 장기화도 시사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앤드류 베일리 영국중앙은행 총재도 긴축 고삐를 쥐겠다고 밝혀 세계 각국의 금리 인상 추세가 지속될 것임을 경고했다. 28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 ECB 포럼에서 패널 토론에 참여한 파월 의장, 라가르드 총재, 베일리 총재 등 주요국 중앙은행 수장들은 미국과 유럽, 영국 경제가 강력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고, 노동시장은 과열됐으며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이 상당하다고 입을 모았다. 파월 의장은 “지난 분기 데이터를 보면 예상보다 경제는 성장하고 있고, 노동시장은 타이트하며 인플레이션은 생각보다 높다”며 “통화정책이 충분히 제약적이지 않았을 수 있고, 그 기간이 충분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파월 의장이 미 은행위기 사태 확산을 우려하며 ‘금리가 충분히 제약적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발언했던 것에 비해 ‘매파’ 수위를 높인 것이다. 지난해 3월부터 총 5%포인트 올린 미 기준금리 5.00~5.25%가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고 물가를 끌어내리기에 부족하다며, 금리를 더 올리거나 고금리를 오래 끌고 갈수 있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또 시장이 징검다리식(스킵)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는 데 대해 “그럴 수도 있고, 안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2번) 연속 인상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이달 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리 동결을 발표하며 “대부분의 FOMC 위원들은 금리를 추가로 올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FOMC 위원들은 연말 최종 금리를 현 수준보다 0.5%포인트 높은 5.50~5.75%로 전망해 2번 가량 추가 인상을 예고했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달 4%대까지 내려왔지만 과열된 노동시장에 기인한 서비스 물가 등 근원 물가는 5.3%로 연준의 목표인 2%대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2%대 목표는 올해도 내년에도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고도 발언해 2025년 이전까지 긴축 싸이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 이후 투자자들은 7월 금리 가능성을 미 동부시간 기준 29일 0시 현재 81.8%까지 올렸다. 이날 함께 자리한 라가르드 ECB 총재도 9월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확답을 자제했지만 “7월 인상 중단보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단언했다.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매파적 발언을 쏟아낸 것은 고금리 충격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미 은행위기, 중국 경제 둔화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각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고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연준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숨고르기’에 돌아갔다 안정세에 돌아간 것을 보고 금리 인상 카드를 고민하는 것이다. 이날 연준은 미 주요 은행 23곳에 최악의 경기침체를 가정한 스트레스테스트에 모두 성공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주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영국의 베일리 총재도 “영국은 가벼운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해 왔지만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에 함께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일본 물가상승률은 2% 미만”이라면서도 “만약 내년에 2%를 상회하면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정책 선회 가능성을 시사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중국 반입을 더욱 엄격하게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챗GPT 열풍 속에 최근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한 미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 규제 품목을 늘리는 것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를 만나 AI 기술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한 가운데 양국 간 해빙 무드에도 AI 기술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2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반도체 수출 규제를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AI에 필수로 들어가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설계하는 엔비디아는 중국 수출 시 품목별로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미 상무부가 최첨단 AI용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자 성능이 떨어지는 중국 수출용 GPU ‘A800’을 만들어 판매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바이두 등 중국 정보기술(IT) 기업이 생성형 AI 개발에 뛰어들었고, 엔비디아는 올 들어 주가가 192.53% 급등했다. 하지만 새 규제가 시행되면 A800도 수출 금지 대상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중국 IT 기업들이 미 반도체 규제를 회피해 데이터센터를 직접 짓는 대신, 미 기업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해 AI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보고 중국에 대한 클라우드 임대 서비스도 규제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AI 개발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미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올해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악지대에서 악천후 속에 등반하다 실종된 영국 배우 줄리언 샌즈(사진)가 5개월여 만에 시신으로 발견됐다. 향년 65세. 27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 샌버너디노 카운티 보안관은 사흘 전 샌게이브리얼 산맥 볼디산에서 발견된 시신이 샌즈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샌즈 유족은 시신 발견 전 성명을 내고 “훌륭한 아버지이자 남편, 탐험가, 자연과 예술을 사랑한 사람, 독창적이고 협력적인 연기자로 우리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고 애도한 바 있다. 샌즈는 1984년 캄보디아 공산주의 정권 크메르루주 대학살을 다룬 영화 ‘킬링필드’ 사진작가 역과 1985년 ‘전망 좋은 방’에서 여주인공 헬레나 보넘 카터의 연인인 로맨티스트 조지 에머슨 역으로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공포영화 ‘워록’(1989년)으로 이름을 떨친 뒤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를 비롯해 40년 동안 영화와 드라마 150여 편에서 왕, 마법사, 포주 같은 다양한 역으로 도전적인 연기 경력을 펼쳤다. 영화 킬링필드에서 역시 사진작가 역으로 나와 오랜 우정을 쌓은 배우 존 말코비치는 올 2월 샌즈와 함께 출연한 영화 ‘세네카’가 출품된 독일 베를린영화제 시사회에서 “훌륭한 이야기꾼인 샌즈를 사랑한다”고 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에릭 슈밋 구글 전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만든 거짓정보 탓에 2024년 미국 대선은 진흙탕 싸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거짓정보 확산의 플랫폼이 되는 소셜미디어가 이를 걸러내지 못하면서 문제가 커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슈밋 전 CEO는 26일(현지 시간) 미 CNBC방송 인터뷰에서 “소셜미디어가 AI가 만들어내는 거짓정보를 가려내지 않기 때문에 내년 (미국) 대선은 혼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소셜미디어는 거짓정보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방안을 연구해왔지만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 (정보의) 신뢰와 안전을 담당하는 조직은 되레 작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모기업인 메타플랫폼과 트위터 등이 실시한 대규모 감원 당시 소셜미디어에 도는 허위사실 삭제 등 콘텐츠를 조정하는 직원들이 포함된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빅테크가 비용 절감을 위해 콘텐츠 조정 직책 수천 개를 없앤 것은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소셜미디어에서 “컴퓨터가 아닌 인간을 위한 표현의 자유는 허용해야 한다”며 “누가 어떤 콘텐츠를 게시했는지 알게 하고 이용자가 법을 위반하면 책임을 묻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슈밋 전 CEO는 미 의회 산하 인공지능국가안보위원회(NSCAI) 회장을 맡아 AI의 윤리적 문제뿐 아니라 중국에 의한 AI의 군사적 위험 등을 경고해왔다. 스티브 워즈니악 애플 공동 창업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AI업계 리더들이 AI 기술 개발을 6개월 중단하자고 제안했을 때는 “서방이 기술 경쟁을 포기하면 중국이 통신, AI 플랫폼과 양자역학 분야를 지배할 것”이라며 반대하기도 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 국가 수출이 지난해 9월 이후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선진국 경기 둔화 및 소비 패턴 변화 같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국과 대만은 ‘반도체 한파’ 영향으로 하락 폭이 더 컸다. 25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한국 등 아시아 5개국의 직전 12개월 수출액은 총 6조1000억 달러(약 7050조 원)로 팬데믹 이후 정점을 찍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 시행이 본격화한 2020년 3월 대비 이 기간 중국 수출은 52% 급상승했고 대만(48%), 싱가포르(33%), 한국(30%)도 성장세를 보였다.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지원금을 늘리고,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소비자가 가구나 가전, 컴퓨터 같은 제품을 더 많이 구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발 고강도 긴축으로 주요국 금리가 고공 행진하면서 지난해 4분기(10∼12월)부터 선진국 경기 둔화가 본격화했고,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자 아시아 5개국 수출도 위축됐다. 올 5월 기준 한국의 직전 12개월간 수출은 지난해 9월 기준 같은 기간 대비 11% 감소했고 대만은 14%, 싱가포르 6%, 일본 4%, 중국 3%가 줄었다. 특히 한국과 대만 수출이 두 자릿수 하락세를 보인 것은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불황을 맞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WSJ는 “소비패턴 변화도 아시아 국가들 무역수지에 타격을 줬다”고 짚었다. 가전 컴퓨터 자동차 같은 상품 소비에서 외식이나 여행 같은 서비스로 소비 추세가 이동하며 한국과 대만산 반도체나 중국산 컴퓨터, 스마트폰 판매가 저조해졌다는 얘기다. 특히 미중 관계 악화라는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도 여전히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5월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5% 급감해 시장 예상치(―0.4%)를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나 시장에 충격을 줬다. 줄리언 에번스프리처드 캐피털이코노믹스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미국 수요 급감을 이유로 들며 “중국은 향후 6개월 동안 수출 붐으로 경제 회복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자재 가격 하락과 아시아에서 생산하는 가전 컴퓨터 등 수요 급감으로 아시아 생산자물가도 동반 하락했다. 중국 5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4.6% 떨어지는 등 9개월 연속 하락했다. 한국 대만 싱가포르에서 수입한 미국 5월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6.3% 떨어졌다. 다만 팬데믹 이전 아시아 물가 하락이 세계 물가 안정에 기여했던 것과 달리 현재 아시아 물가 하락이 미국 인플레이션 기세를 꺾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미국 상품가격 하락에는 기여했지만 무역 (블록) 분열화 등으로 그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해저 4000m에 가라앉아 있는 타이태닉호 잔해 관광에 나섰던 ‘타이탄’ 잠수정이 교신 두절 4일 만에 산산조각이 난 채 일부 잔해가 발견됐다. 미국 구조 당국은 잠수정 탑승자 5명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타이탄은 해수면의 약 400배에 달하는 해저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치명적인 내파(catastrophic implosion)’로 파괴된 것으로 파악됐다. 내파는 외부 압력으로 구조물이 파괴되는 일종의 내부 폭발이다. ● 타이태닉호 488m 지점서 잔해 발견 존 모거 미 해안경비대 소장(1구역)은 22일(현지 시간)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잠수정 잔해가 타이태닉 뱃머리에서 약 488m 떨어진 해저 바닥에서 발견됐다”며 “탑승객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미 해저 탐사 업체 오션게이트 엑스페디션이 운영해 온 잠수정 타이탄은 18일 오전 8시 미 매사추세츠주 케이프코드 해안에서 약 1450km 떨어진 지점에서 잠수를 시작해 1시간 45분 만에 통신이 끊겼다. 그 후 4일이 지난 22일 오전 캐나다 심해에서 원격조종 로봇이 수심 4000m 해저에서 타이탄의 일부 잔해를 발견했다. 발견된 잔해는 탑승객들이 머물던 공간의 일부인 잠수정 선체 꼬리 부분과 선체 앞부분 등 총 5조각이다. 구조 당국은 발견된 선체 부위와 파손 상태 등을 통해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판단했다. 모거 소장은 시신 수습 가능성에 대해 “해저 상황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며 말을 아꼈다. 수색에 참여했던 대원들은 기자회견장 뒤편에서 연신 눈물을 닦기도 했다.● “심해 압력에 선체 찌그러진 듯” 타이탄은 심해의 강한 압력에 선체가 찌그러지듯 파괴됐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데이비드 마켓 전 미 해군 대령은 NBC 방송 인터뷰에서 “그 정도(해저 4000m) 수준의 압력은 사람 위에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올라와 있는 것과 같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압력”이라고 말했다. 잠수정 폭발 시점은 교신이 두절된 직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 해군 고위 관계자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해군은 18일 교신이 끊긴 직후 일급 군사 음향 탐지기를 통해 폭발음 비슷한 소리를 감지했다. 소리의 발원지도 잠수정 잔해가 발견된 장소 인근이었다. 해안경비대는 이 정보를 토대로 수색 범위를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안경비대 측은 “사고 관련 시간별 상황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며 “잠수정이 폭발할 정도의 소리라면 부표형 음파탐지기에도 포착될 수 있는데 현재로선 확인된 게 없다”고 했다.● 캐머런 감독 “111년 전 참사 반복에 충격” 타이탄이 해저 압력을 견디지 못한 이유에 대해선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정전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일각에선 2021년부터 운항을 시작해 온 타이탄이 수차례의 심해 잠수를 진행하며 선체의 강도를 유지해 주는 티타늄 탄소 섬유에 ‘피로 균열’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타이탄 운항사인 오션게이트 측의 안전 의무 이행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션게이트의 전 임원은 타이탄이 심해 잠수 안전 규정을 지키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경고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1997년 영화 ‘타이태닉’ 제작 과정에서 타이태닉호 잔해를 탐사했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이날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11년 전인 1912년 타이태닉 참사와 비슷한 일이 거의 같은 곳에서 또 일어난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타이태닉호 선장은 반복된 경고를 무시하고 흐린 날 밤에 유빙을 향해 돌진해 수많은 인명이 희생됐다. 이번에도 안전 경고를 무시한 유사한 비극이 일어났다는 점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억만장자 英탐험가-파키스탄 재벌 父子… 귀환 못한 3억짜리 여행 “재벌 아들, 무섭지만 아버지 위해 타”타이태닉 희생자 고손녀 남편도 사망 타이태닉호를 보기 위해 잠수정 ‘타이탄’에 올랐다가 숨진 5명의 탑승객은 타이태닉호에 대한 관심과 함께 탐험에 대한 열망이 높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타이탄 운영사인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스톡턴 러시 최고경영자(CEO)는 부인이 1912년 타이태닉호 침몰로 사망한 스트라우스 부부의 고손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등석에 탔던 이 노부부는 사고 당시 다른 이들에게 구명보트를 양보한 뒤 죽음을 맞았다고 한다. 러시 부부는 타이태닉 잔해를 수차례 찾아 나서기도 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아들 술레만(19)과 함께 타이탄에 오른 파키스탄의 재벌 샤자다 다우드(48)는 파키스탄의 최대 식품·비료 기업인 엔그로홀딩스의 부회장이다. 그의 누나는 미 NBC 인터뷰에서 “동생은 어릴 때부터 1958년 영화 ‘타이태닉호의 비극’을 여러 번 봤을 정도로 타이태닉에 집착했다”라며 “조카인 술레만은 이번 여행이 무섭다고 말하면서도, 아버지를 기쁘게 해주려 동반 탑승을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항공업체 ‘액션에이비에이션’ 회장이자 영국 국적의 억만장자로 알려진 해미시 하딩(58)도 여러 기네스 세계기록을 보유한 탐험가다. 2021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에서 가장 오래, 가장 멀리 해저를 탐사한 기록도 세웠다. 지난해에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세운 민간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을 통해 우주여행을 다녀왔다. 프랑스 국적의 폴앙리 나르졸레(77)는 ‘미스터 타이태닉’이란 별명을 가진 해양 탐사 전문가다. 해군 출신인 그는 1987년 최초의 타이태닉호 복구 작업을 했고 타이태닉호 선체 인양권을 가진 기업에서 5000여 개에 이르는 유물 발굴 작업을 이끌기도 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일각에선 14일(현지 시간) 그리스 해안에서 파키스탄인 약 400명을 포함해 750명의 실향민이 탄 선박이 침몰한 지 며칠 만에 억만장자들이 위험한 초호화 관광에 나섰다가 변을 당한 사건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8일 일정인 이 잠수정 관광의 1인당 비용은 25만 달러(약 3억4000만 원)에 달한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해저 4000m에 가라앉아 있는 타이태닉호 잔해 관광에 나섰던 ‘타이탄’ 잠수정이 교신 두절 4일 만에 산산조각이 난 채 일부 잔해가 발견됐다. 미국 구조당국은 잠수정 탑승자 5명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타이탄은 해수면의 약 400배에 달하는 해저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치명적인 ‘내파(catastrophic implosion)’로 파괴된 것으로 파악됐다. 내파는 외부 압력으로 구조물이 파괴되는 일종의 내부 폭발이다. 존 모거 미 보스턴 해안경비대 소장은 22일(현지 시간)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잠수정 잔해가 타이태닉 뱃머리에서 약 488m 떨어진 해저 바닥에서 발견됐다”며 “탑승객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 타이태닉호 488m 지점서 잔해 발견 미 해저탐사 업체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이 운영해온 잠수정 타이탄은 18일 오전 8시 미 매사추세츠주 케이프코드 해안에서 약 1450km 떨어진 지점에서 잠수해 1시간 45분 만에 통신이 끊겼다. 그로부터 4일 후인 22일 오전 캐나다 심해 원격 조종 로봇은 수심 4000m 해저에서 타이탄의 일부 잔해를 발견했다. 타이태닉호 뱃머리에서 불과 488m 떨어진 지점이었다. 처음 발견된 잔해는 잠수정 외부 선체의 꼬리 부분이었다. 이 선체는 동그란 캡슐 모양으로 탑승객들이 머물던 곳이다. 이어 선체 앞부분 등 총 5조각이 추가로 발견됐다. 구조당국은 발견된 선체 부위와 파열 상태 등을 통해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판단했다.모거 해안경비대 소장은 시신 수습 가능성에 대해 “해저 상황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며 말을 아꼈다. 4일 간 구조작업에 참여했던 대원들은 기자회견장 뒤편에서 연신 눈물을 닦기도 했다.● “심해 압력에 선체 찌그러진 듯” 사고 경위는 선체 잔해 수거 후 정밀 조사를 통해 밝혀야할 부분이지만 현재로선 심해 압력에 선체가 찌그러지듯 파괴됐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데이비드 마르켓 전 미 해군 잠수함 사령관은 NBC 방송 인터뷰에서 “그 정도(해저 4000m) 수준의 압력을 사람 위에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올라와 있는 것과 같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압력”이라고 말했다. 잠수정 폭발한 시점에 대해선 교신이 두절된 직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 해군 고위 당국자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해군은 18일 교신이 끊긴 직후 일급 군사 음향 탐지기를 통해 폭발음 비슷한 소리를 감지했다. 소리의 발원지도 잠수정 잔해가 발견된 장소 인근이었다. 해군은 이 정보를 해안경비대와 공유했고 수색팀이 이 이 정보를 바탕으로 수색 범위를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안경비대 측은 “사고 관련 시간별 상황은 아직 명확하게 말할 수 없다”며 “잠수정이 폭발할 정도의 소리라면 부표형 음파탐지기에도 포착될 수 있는데 현재로선 확인된 게 없다”고 했다. ● 심해 안전규정 준수 여부 쟁점 될 듯 타이탄이 해저 압력을 견디지 못한 이유에 대해선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정전 등 다양한 이유가 잇을 수 있지만 일각에선 2021년부터 운항을 시작해 온 타이탄이 수차례의 심해 잠수를 진행하며 선체의 강도를 유지해주는 티타늄 탄소 섬유에 ‘피로 균열’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타이탄의 운항사 오션게이트의 안전 의무 이행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오션게이트의 전 임원은 타이탄이 여러 차례 심해 잠수 안전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여러 차례 경고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1997년 영화 ‘타이태닉’ 제작 과정에서 타이태닉호 잔해를 탐사했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이날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타이태닉 참사와 비슷한 일이 또 일어났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타이태닉호 선장은 반복적 경고를 무시하고 흐린 날 밤에 전속력으로 유빙을 향해 돌진해 많은 승객이 숨졌다. 이번에도 그런 안전 경고를 무시한 유사한 비극이 일어났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 대서양에서 ‘타이태닉’을 찾으려다 실종된 타이탄 잠수정이 ‘치명적인 내부 폭발(catastrophic implosion)’을 겪었다며 탑승했던 5명이 전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존 모거 미 해안경비대 소장은 22일(현지시간) 오후 기자 회견을 열고 “타이태닉 잔해를 보러 하강하다 사라진 잠수정 잔해가 이날 오전 타이태닉 뱃머리에서 약 1600ft(488m) 떨어진 해저에서 발견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18일 오전 타이탄이 잠수를 시작한지 1시간 45분 후 연락이 두절된 지 나흘 만이다.수색 당국은 총 5개의 잔해를 발견했다. 미 해군의 인양 전문가인 폴 행킨스는 “처음에는 압력 선체의 노즈콘(잠수정이나 로켓 앞부분 뾰족하게 디자인된 부분)을 발견했고, 그 다음 큰 ‘잔해 지대’를 찾았다”며 “그 안에서 압력 선체의 앞쪽 종을 발견했는데 그것이 ‘재앙적 사건’이 있었다는 첫 번째 징후였다”고 전했다. 이어 발견된 잔해들이 압력 선체 전체로 구성돼 있었다고 행킨스는 전했다. 잠수정 사고인 ‘내부폭발(implosion)’이 일반적인 폭발(explosion)과 어떻게 구별되는 지에 대해 미 NBC방송 “외부폭발은 안에서 밖으로 폭발이 일어난다면, 내부폭발은 외부의 압력이 내부에 가해져 부피를 최소화하는 폭발을 말한다”고 말했다. 미 해안경비대는 선박이 언제 폭발했는지, 어떤 경위로 폭발했는지 등을 파악하긴 이르다며 말을 아꼈다. 경비대 측은 “이것은 선박의 치명적인 파열이라 소나 부표(부표형 음파탐지기)가 포착할 수 있는 광대역 음파를 발생시켰을 것”이라면서도 “소나 부표가 탐지한 것은 없었다”고도 덧붙였다. 또 20, 21일 일정한 패턴으로 들렸던 소음에 대해서는 “소음과 해저에서 발견된 파편 위치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것 같다”고 일축했다. 미 해군 고위 당국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해군은 즉시 음향 데이터를 분석, 통신 두절 시점에 타이탄 잠수정이 운행하던 부근에서 내폭 혹은 폭발로 보이는 비정상적 현상을 감지했다”며 “확실하지는 않지만, 당시 진행 중이던 수색·구조 임무 지원을 위해 해당 정보가 지휘관과 즉시 공유됐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사안은 보안을 이유로 답변할 수 없다고 이 관리는 덧붙였다. 희생자 시신 수습 가능성에 대해 해안경비대 측은 “해저 상황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며 말을 아꼈다. 잠수정에는 타니태닉 모험에 대한 열망으로 뭉친 서로 다른 국적을 가진 5명이 탑승해 있었다. 타이태닉 잔해 탐험 상품을 운영한 오션게이트 공동 창업자이자 잠수정 운항사인 미국 국적의 스톡턴 러시(61), ‘액션애비에이션’의 회장이자 기네스기록 보유자 영국 국적의 해미쉬 하딩(58), 프랑스 국적의 해양전문가 폴 앙리 나졸레(77), 파키스탄 재벌인 샤자다 다우드(48)와 그의 아들 술레만(19) 등이다. 특히 러쉬 씨의 아내 웬디 러쉬 씨가 실제 111년 전 타이태닉호에서 함께 숨진 ‘스트라우스 부부’의 고손녀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스트라우스 부부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는 타이태닉호 사건에서 가장 잘 알려진 사연이다. 한편 1997년 영화 타이태닉 제작 과정에서 여러 차례 타이태닉 잔해 탐사에 나섰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이날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타이태닉 참사와 비슷한 일이 또 일어났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선장은 반복적 경고를 무시하고 달도 없는 밤에 전속력으로 얼음밭으로 돌진해 수많은 사람이 사망했다. 또 그 경고를 무시한 매우 유사한 비극이 일어났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타이탄 잠수정이 여러차례 안전 우려 경고를 무시하고 잠수를 감행했다는 지적을 언급하며 안전불감증을 비판한 것이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어디 가서 하버드대 출신이라고 티내지 말길 바랍니다.” 미국 대학 졸업 시즌을 맞아 아이비리그 명문 하버드대 내에서 ‘H-폭탄(H-bomb)’을 경계하라는 학내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고 2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H-폭탄’은 하버드대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이력을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행위를 비꼬듯 일컫는 은어다. 지난해 말 라케시 쿠라나 하버드대 학장도 교내 신문에 “H-폭탄을 함부로 터뜨리지 말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미 연방대법원이 대학 입시에서의 미 소수인종 우대 정책(affirmative action)에 대한 합헌 여부를 곧 판결할 예정인 가운데 WSJ는 재판 과정에서 하버드대의 특권적 이미지가 부각되자 ‘H-폭탄 경계령’을 통해 자중하는 모습을 보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이란 단체는 2014년 하버드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를 상대로 “학교 측이 흑인과 히스패닉 지원자를 우대하는 소수인종 우대 정책에 따라 성적이 우수한 아시아계 지원자에게 불이익을 주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한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이달 중 나올 예정이다. 현 미 연방대법원은 보수 성향 대법관이 과반수여서 소수인종 우대 정책 폐기를 판결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소송 과정에서 베일에 가려 있던 하버드대의 기부자 및 동문 자녀, 고급 스포츠 특기생의 합격률이 높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하버드대의 법원 제출 자료를 분석해 2019년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09∼2014년 평균 합격률(지원자 대비 합격자의 비율)은 6%였지만, 기부자 가족이라는 의미의 ‘학장 관심 목록’에 있는 지원자의 합격률은 42.2%에 달했다. 또 하버드대 백인 학생의 43%가 동문, 교직원, 기부자의 가족이거나 체육 특기자라는 점도 드러났다. 하버드대 합격률은 최근 2년 연속 3%대로 사상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 내 입시 과열 양상이 심해지면서 하버드대의 특혜성 입학 기준에 대한 비판 여론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뉴욕포스트는 21일 “소수인종 우대 정책 폐지에 이어 기부자나 동문 자녀를 선호하는 등 대학 입학 과정의 연고주의도 함께 없애야 한다”고 보도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16일 오전 8시 50분(현지 시간), 오피스 타워가 몰려 있는 미국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을 가로지르는 7번 지하철 내부는 한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는 발 디딜 틈이 없던 시간대지만 이날은 누구나 앉아 갈 수 있을 정도였다. 한산한 구간을 지날 때는 객차가 텅 비어 무섭기까지 했다. 뉴욕 지하철 이용객은 팬데믹 이전 대비 65% 정도다. 코로나19 이후 일상을 되찾았지만 재택근무와 대규모 구조조정의 여파로 사무실로 돌아오지 않은 직장인이 늘어난 결과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26개 공간만큼, 로스앤젤레스는 시 대표 빌딩 US뱅크타워 30.7개 공간만큼 사무실이 남아돌고 있다. 텅 빈 사무실 풍경은 뉴욕만의 일이 아니다. 글로벌 주요 도시의 오피스 공실률은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미국 부동산 시장조사업체 CBRE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세계 17개 주요 도시 중 뉴욕 홍콩 상하이 런던 등 10곳의 공실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오피스 평균 공실률은 12.9%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2010년 기록한 13.1%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이에 극심한 침체에 빠진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이 은행 위기의 또 다른 뇌관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미국 상업용 부동산 은행 대출의 80%가 올해 줄파산한 미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등과 같은 중소형 지방은행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미국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도 지난달 31일 열린 ‘2023 동아국제금융포럼’에서 현재 미국 금융회사의 최대 취약점으로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부실 가능성을 꼽았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과 한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같은 리스크는 적극적인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외 부동산에 약 40조 원을 투자하고 있는 국민연금을 포함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 속에 해외 부동산 투자를 늘려온 국내 금융사들도 대규모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며 “투자금을 조기에 회수하지 못하면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뉴욕 공실, 엠파이어빌딩 26개 맞먹어… 해외투자 韓금융사 비상 세계 오피스 공실률, 금융위기 수준美 사무실 19% 비어… 최고치 육박상업 부동산 가격 하락에 부도 속출해외 부동산 펀드 30조 2년내 만기… 美-佛 투자 韓증권사들 손실 위기 #.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이달 8일(현지 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피스타워 가치가 2019년보다 70%나 하락했다”며 사상 최악의 부동산값 폭락 사태를 경고했다. 기요사키의 예언은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가 몰려 있는 샌프란시스코 도심 금융지구 사무실 공실률은 30%대로 치솟았다. 최근 샌프란시스코 출장을 다녀온 대기업 임원 A 씨는 “예전에 알던 도시 같지 않았다. 노숙자도 많고 빈 사무실도 너무 많아 ‘유령 도시’ 같았다”고 말했다. #. 세계 최고가 상업용 건물이 모여 있던 홍콩의 사무실 건물들도 역대급으로 텅 비어 있는 상태다. 블룸버그는 이달 기준 홍콩 비즈니스 지구 센트럴 심장부의 랜드마크인 청콩센터 공실률이 25%에 달한다고 전했다. 청콩센터는 골드만삭스, 도이체방크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입주한 68층짜리 초고층 빌딩이다. 미국 뉴욕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26개 공간만큼의 사무실이 남아돌고 있다. 미국의 주요 도시는 물론이고 홍콩, 파리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상업 부동산의 공실률이 급격하게 치솟고 있다. 최악의 ‘공실 폭풍’으로 채무를 못 갚고 부도를 내는 빌딩도 속출하는 가운데 대출해 준 금융기관으로의 부실 전이 가능성까지 불거지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이 또 다른 금융위기를 불러올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공포가 고개를 든다. ● 역대 최고치 근접한 美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 가격도 하락 무디스 분석 결과 올해 1분기 미국의 사무실 공실률은 19.0%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정점이던 2021년(18.5%)을 넘어서 역사상 최고점인 1991년(19.3%)에 근접한 수준에 다다랐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재택근무가 확산된 데다 빅테크들의 인원 감축까지 겹치면서 사무실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든 영향이다. 공실은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다가구주택과 업무용 빌딩의 영향으로 1% 미만 하락했는데, 이는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유럽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부동산 서비스 회사 세빌스는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유럽 주요 도시 3곳의 프라임 오피스 빌딩 가격이 1년 새 30% 이상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더 큰 문제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위기가 금융 부문으로 옮겨 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투자회사들이 오피스타워를 담보로 받은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하고 채무불이행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 부동산 정보업체 트레프(Trepp)에 따르면 지난해 말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규모는 5조6000억 달러에 달한다. 이 중 은행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데, 중소형 은행들에 약 70%가 집중된 터라 연체 및 채무불이행의 타격이 더 클 수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이 높은 중소형 은행들이 무너지게 되면 은행들이 기업 대출 및 가계 대출을 줄이게 된다”며 “미국은 가계 저축률이 낮기 때문에 대출 감소가 소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늘린 국내 금융투자사, 손실 위기 처해 국내 금융투자사도 해외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다.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려 온 금융투자사들은 시장 침체로 손실 위기에 놓여 있다.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기차역 ‘유니언 스테이션’에 4억3000만 달러를 투자한 다올자산운용과 교보생명은 약 2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볼 위기에 처했다. 코로나19로 이용객이 줄면서 이들 기업과 대출채권 투자 계약을 체결한 USI(Union Station Investco)의 자회사가 디폴트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 국영철도회사 암트랙(Amtrak)이 관리 부실을 이유로 역사를 2억5000만 달러에 강제 수용하겠다는 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투자금을 날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올자산운용 측은 “실사 결과 수용 가능성이 극히 낮았으며 수용 시에도 시장 가격을 지불하게 되어 있어 대출의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지만 금융사들의 리스크 관리 능력에 대한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도 2017년 인수한 미 항공우주국(NASA) 본사가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매각이 무산돼 리파이낸싱(기존 대출금 상환 뒤 신규 대출을 받는 것)을 진행한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마중가 타워), 메리츠증권-NH투자증권(에크호 타워), 대신증권(CBX 타워), 한국투자증권(유럽 타워) 등이 투자한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지구에서도 위험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 부동산 전문 매체 르모니터에 따르면 라데팡스 지구의 평균 공실률은 2019년 4%대에서 올해 초 20%를 넘어섰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이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에게 제출한 해외 부동산 펀드 투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해외 부동산 펀드 규모는 29조900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해외 부동산 펀드 투자 금액(78조5000억 원)의 38%가 부동산 가격 하락기와 맞물려 만기가 도래하는 셈이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로 단기간에 시장이 회복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며 “금리가 높고 공실률이 높은 상황에서 어떻게 다시 수입을 만드느냐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특파원 종합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21일(현지 시간) 아마존이 유료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의 구독을 취소하기 어렵게 만든 혐의(온라인 신뢰회복법 등 위반)로 시애틀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아마존이 소비자 수백만 명을 속여 연간 139달러짜리 구독 서비스에 가입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다크패턴’(눈속임 상술) 피해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현행법으로 규율할 수 없는 다크패턴 유형에 대해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美 경쟁당국 “아마존 사용자 속여” 리나 칸 FTC 위원장은 이날 “아마존은 사용자를 속여 동의 없이 구독을 유지하도록 유도해 사용자에게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아마존은 “FTC 주장은 사실과 법에 근거하지 않은 허위”라고 반박했다. FTC는 다크패턴을 확인해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가 기만적이라고 봤다. 다크패턴은 소비자의 구독을 유인하고 결제 취소를 어렵게 하는 장애물을 두는 전략이다. FTC에 따르면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 가입은 클릭 한두 번이면 가능하지만 취소에는 ‘4쪽 분량, 6번 클릭, 15개 옵션 절차’ 등이 필요했다. 아마존 내부에서는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드’에 빗대 ‘일리아드 흐름’이라고 불렀다는 것. 구독 취소가 서사시에 버금갈 만큼 복잡한 절차라는 사실을 아마존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의미다. 앞서 FTC는 지난해 인터넷 전화 기업 보니지가 서비스 해지 과정을 어렵게 만들고 예기치 않은 해지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보니지는 배상금 1억 달러(약 1294억 원) 지급에 합의했다. 칸 위원장과 아마존의 악연도 주목받고 있다. 칸 위원장은 미 예일대 로스쿨 재학 시절인 2017년 아마존 독점을 비판하는 논문으로 명성을 얻어 ‘아마존 저승사자’로 불려 왔다. FTC는 2018년 아마존이 인수한 스마트홈 업체 링(Ring)이 이용자 사생활 보호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소송을 내 지난달 아마존이 580만 달러(약 75억 원) 배상에 합의했다. 또 지난달 아마존 음성 인공지능(AI) 서비스 알렉사가 부모 동의 없이 13세 미만 아동 정보를 수집했다며 소송을 제기해 아마존이 2500만 달러(약 323억 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국내서도 추가 입법 추진 해외 경쟁당국이 다크패턴을 규제하면서 국내에서도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다. 공정위와 국민의힘은 올 4월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어 현행법으로 규율하기 어려운 일부 다크패턴 유형에 대해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연구용역을 거쳐 소비자 피해 우려가 큰 13개 유형을 선정했다. 이 중 7개 유형은 현행법으로도 규율이 가능하지만, ‘숨은 갱신’이나 ‘탈퇴 방해’ 등의 6개 유형은 이를 금지할 법적 근거가 없어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숨은 갱신은 기존 서비스 이용자에게 무료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하거나 구독료를 인상하면서 이를 알리지 않고 자동 갱신, 결제하는 것이다. 플랫폼 사업자들이 30일 무료체험을 제공한 뒤 별도 공지 없이 유료로 전환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이 유형의 다크패턴 피해를 경험한 소비자는 응답자의 92.6%에 이른다. 공정위는 ‘온라인 다크패턴 피해 방지를 위한 가이드라인’ 제정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다크패턴:: 인터넷 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에서 고객이 유료 결제 등을 하도록 은밀히 유도하는 행위.::일리아드 흐름:: 구독 취소 절차가 복잡한 것을 고대 그리스 서사시 ‘일리아드’에 빗댄 것.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중 패권 경쟁과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속에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사진)가 20일(현지 시간) 국빈 방미(訪美)를 시작했다. 특히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제조업 기지로 떠오르면서 모디 총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데 이어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빅테크(정보기술 대기업) 리더도 만날 예정이다. 모디 총리는 이날 오후 뉴욕에 도착해 머스크 CEO와 만나 테슬라 인도 공장 건설 계획 등을 논의했다. 머스크는 이후 기자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인도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내년 인도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모디 총리 팬”이라며 “머지않아 무언가 발표하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아이폰 생산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인도에서도 아이폰을 만들기 시작한 팀 쿡 애플 CEO와 인도계인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사티아 나델라 MS CEO 등은 22일 백악관 국빈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모디 총리는 23일 이 CEO들과 별도로 만나 중국 공급망 다각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미 CNBC방송은 “중국 경제가 흔들리면서 미 기업 CEO들은 모디 총리 면담을 최우선 순위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디 총리의 미국 국빈 방문은 바이든 행정부 들어 지난해 12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 4월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미 CNN방송은 “한때 종교 자유 억압을 이유로 미국 입국이 금지되기도 했던 모디 총리가 (이제) 가장 환대받는 해외 정상 중 한 명이 됐다”며 “미국과 국방, 기술, 무역 분야의 유대 강화를 논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일간 USA투데이와 200여 지역 신문사를 보유한 미국 최대 신문 그룹 개닛이 20일(현지 시간) 구글을 반독점법 및 소비자보호법 위반으로 뉴욕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구글의 디지털 광고 독점이 지역 뉴스 산업에 피해를 준다는 이유다. 이로써 올 초 미 법무부와 유럽연합(EU) 등에 이어 미 언론사도 구글의 디지털 광고 제동 대열에 합류했다. 마이크 리드 개닛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USA투데이 기고를 통해 “구글 (디지털 광고) 거래소는 자체 경매를 조작해 구글 광고주가 저렴하게 광고 공간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등 통제권을 남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글 측 댄 테일러 부사장은 “퍼블리셔(콘텐츠 기업)는 광고 기술 선택 옵션이 많다”고 반박했다. 구글은 약 2000억 달러(약 258조5000억 원) 규모의 미국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디지털 광고를 관리하고 거래하는 단계별 기술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디지털 광고 거래소 ‘구글 애드 익스체인지’ 시장 점유율은 50% 이상이며 콘텐츠 기업 광고를 관리해주는 구글 ‘더블 클릭’ 점유율은 90%가 넘는다. 구글의 광고 문제는 전 세계 각 정부의 우려 사안으로 곳곳에서 문제가 제기돼 왔다. 올 초 미 법무부는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광고비 30%를 수수료로 챙겨 언론사 등에 손해를 끼쳤다며 구글을 반독점법 위반으로 버지니아 동부지법에 제소했다. 당시 “구글이 거래소를 독점하는 것은 (미 주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뉴욕 증권거래소를 보유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EU 집행위원회도 지난주 구글이 광고 입찰 과정에서 경쟁사 입찰가를 미리 알려주는 등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며 구글에 광고 기술 사업 매각을 권고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올해 추가 금리 인상 2번은 꽤 정확한 예측”이라며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지속될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6월 금리 동결은 긴축 사이클의 동결이 아니라 ‘속도조절’임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파월의 매파적 발언으로 이날 미 나스닥 지수는 1% 안팎 하락세로 출발, 기술주 랠리에 제동이 걸렸다.파월 의장은 21일(현지시간)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반기 통화정책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추가 두 번 인상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경제가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그것이 꽤 정확한 예측(Pretty good guess)’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나는 (6월 금리 동결에 대해) 멈춤(pause)이란 단어를 쓴 적이 없고, 오늘도 쓰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의 긴축 사이클에 멈춤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속도를 늦춘 것 뿐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또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을 단행한 공격적 속도가 지금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며 “더 적당한 속도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합리적 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주 13, 14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은 10여 차례 이어져 온 금리 인상을 6월에는 단행하지 않는다면서도 연말까지 약 0.5%포인트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소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 두 차례 추가 인상을 시사한 것이다. 이는 현 기준 금리 5.0~5.25%에서 연말까지 5.5~5.75%까지 오를 것임을 의미한다.파월 의장은 이날 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거의 모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참가자들은 연말까지 금리를 더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있지만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훨씬 상회하고 있다”며 “아직 할 일이 더 많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의원 상당수가 연준의 2% 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재조정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파월 의장은 “연준의 목표가 2% 임에는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홍해를 발견하라.” 지난해 5월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36)는 홍해에 떠 있는 요트 갑판에 앉아 석양을 바라보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사우디아라비아 여행과 관련해 그가 올린 첫 사진이었다. 사우디 ‘스포츠 워싱’(인권 침해 문제 등을 스포츠로 덮으려는 시도)에 이용당했다는 논란을 부른 이 사진 값은 약 200만 달러(약 25억6000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1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 사진을 메시가 인스타에 올리는 대가로 사우디 관광청이 제공한 돈이 약 200만 달러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NYT가 입수한 양측 비밀 계약에 따르면 사진 게재 이외에 메시는 1년에 한 번, 5일 이상 사우디에 가족 여행을 가야 한다. 3일 여행을 두 번 가는 것도 가능하다. 가족과 친구를 20여 명 동반할 수 있으며 5성급 호텔 숙박료 등 비용 전액은 사우디 정부가 지급한다. NYT에 따르면 인스타 팔로어가 약 4억7300만 명인 메시가 더 적극적으로 사우디를 홍보하면 3년간 최대 2500만 달러(약 320억 원)를 받을 수 있다. 인스타 등 소셜미디어에 사우디 홍보 게시물을 연 10회 올리면 200만 달러, 연례 관광 캠페인 행사에 참여하면 200만 달러를 추가로 제공하는 식이다. 메시는 올 4월 사우디 여행 사진을 한 장 더 인스타에 올리면서 “사우디에 이렇게 녹색(나무)이 많다니!”라고 남겼다. 계약에는 ‘어떤 경우에도 사우디 평판을 훼손하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이 붙었다고 한다. 메시는 계약 이행을 위해 지난달 1일 당시 속한 프랑스 프로축구팀 파리 생제르맹(PSG)의 허락 없이 사우디로 여행을 떠나 팀에서 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번 계약을 중개한 전 축구 선수 라이코 가르시아 카브레라는 NYT에 사우디 프로축구팀과 계약한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카림 벤제마의 연봉에 비하면 메시가 받는 돈은 소액이라며 “메시가 생각보다 적은 돈을 요구해 놀랐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PSG와 결별하는 메시는 사우디 프로축구팀 알힐랄의 연봉 4억 유로(약 5595억 원) 계약 제안을 거부하고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에서 뛰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연봉은 5000만 유로(약 700억 원)로 알려졌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전기차 시장에서 미국은 아직 중국을 이길 수 없다.” 미국 2위 자동차 기업인 포드의 빌 포드 회장(사진)은 18일(현지 시간) CNN의 ‘파리드 자카리아 GPS’에 출연해 “중국은 전기차를 매우 빠르고 대규모로 개발했으며 이제 수출에 나서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창업자 헨리 포드의 증손자인 포드 회장은 이날 방송에서 중국 전기차의 미국 상륙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중국 배터리 기업 CATL과 손잡고 가격을 낮추는 등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중국은 14년째 세계 1위 자동차 생산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내수 소비를 넘어 수출로도 일본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배터리 광물에서 전기차 완성차까지 중국 내 공급망을 바탕으로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히는 비싼 가격을 극복하고 가격 경쟁력을 높인 게 주요인으로 꼽힌다. 포드는 올해 2월 중국 CATL과의 기술 제휴를 통해 미 미시간주에 35억 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마코 루비오 미 상원의원 등은 중국산 배터리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우회하는 ‘꼼수’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포드 회장은 CNN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제휴가 포드 엔지니어들이 배터리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라며 “그곳(미시간)은 전적으로 포드 소유의 시설이고, 기술 라이선스만 제공받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도 “우리는 GM이나 도요타가 아닌 중국을 주요 경쟁자로 보고 있다. 중국을 이기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브랜딩이나 낮은 비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요즘은 줄었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니하오(你好·중국어로 안녕하세요)’ 하며 중국인인지 일본인인지 묻는 서양인이 꽤 있었다. 그냥 무시하고 지나칠 법도 하지만 우리는 정색하고 정정해 주는 경우가 많다. “아이 엠 코리안.”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발언 후폭풍이 거센 것은 복잡한 국제 정세를 떠나 이런 국민 자존심을 건드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감정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없지만 감정이 상하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5000년 동안 우리를 침략하고 역사를 왜곡하려는 이웃 나라들을 상대하면서 “위 아 코리안”이라고 당당히 외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싸워 왔다. 지난해 찾은 미국 워싱턴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도 어쩌면 “우리는 조선 사람”이라며 몸부림친 흔적이다. 조선 정부가 1889년 워싱턴 금싸라기 땅 건물을 구입해 이전한 곳이다. 1887년 고종이 주미 공사를 파견하려 하자 청나라는 ‘속국 조선이 단독으로 외교 공관을 설치할 수 없다’며 거세게 반대했다. 고종은 미국과 직접 교류할 때는 청나라 관리를 대동하거나 보고하기로 약속하고 나서야 초대 공사 박정양을 파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에 도착한 박정양은 호기롭게 청나라 공사를 건너뛰고 그로버 클리블랜드 당시 대통령에게 고종의 국서를 전달했다. 자주 외교 꿈을 키우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1905년 외교권을 빼앗기며 꿈은 사라지고 만다. 공사관 건물은 비극적 공간이지만 미국 한인에게는 꼭 방문해야 할 명소다. 자주 외교에 대한 조상의 의지와 염원뿐 아니라, 한국 정부가 2012년 공사관 건물을 사들여 역사를 재현한 과정을 보며 고국의 저력에 긍지를 느낄 수 있다. 싱 대사 발언을 들으며 이 공사관을 떠올린 까닭이다. 구한말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의 각축에 휘말린 것처럼 현재 한국은 미중 갈등을 큰 축으로 하는 지정학적 대변동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하지만 우리는 과거의 우리가 아니다. 반도체나 2차전지 같은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글로벌 ‘경제 안보’ 전쟁에서 한국은 든든한 협상 패를 쥔 주요 플레이어다. 국가 간 전략 갈등이 경제 보복으로 표출되는 흐름을 감안하면 우리는 전략무기를 갖춘 셈이다. 2016년 중국의 사드 보복도 자국 기업이 대체할 수 있는 소비재에 집중됐을 뿐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분야는 건드리지 못했다. 2019년 일본은 한국 반도체 소재 공급망에 타격을 주려 했지만 국내 기업의 발 빠른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한국 주요 기업의 해외 투자 확대는 각국 정·재계 핵심 인사와의 네트워크를 탄탄히 하는 역할을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초기 백신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삼성이 화이자와 협상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른 나라와의 갈등을 최대한 피해 우리에 대한 경제 보복을 최소화한다면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하지만 피할 수 없을 경우를 대비해 기술력 격차를 유지하고 회복탄력성 높은 공급망을 강화해야 한다. 협상력 없는 외교는 힘이 없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를 만난 데에는 MS가 미래 첨단산업을 이끌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선두 업체 오픈AI 주요 투자자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술력이 곧 협상력이라는 방증이다. 미중이 고위급 교류를 재개하기로 했다. 공분(公憤)보다 힘, 즉 기술력과 전략 산업을 키우는 일이 슬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는 길임을 깨닫는다. 134년 전에는 허망하게 끝난 자주 외교의 꿈이 계속 뻗어 나도록 하는 것이 우리 임무다.김현수 뉴욕특파원 kimhs@donga.com}

“홍해를 발견하라.”지난해 5월 ‘축구 황제’ 리오넬 메시(36)는 홍해에 떠 있는 요트 갑판에 앉아 석양을 바라보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사우디아라비아 여행 관련 그가 올린 첫 사진이었다. 사우디 ‘스포츠 워싱’(인권 침해 문제 등을 스포츠로 덮으려는 시도)에 이용 당했다는 논란을 부른 이 사진 값은 약 200만 달러(25억6000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1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 사진을 메시가 인스타에 올리는 대가로 사우디 관광청이 제공한 돈이 약 200만 달러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NYT가 입수한 양측 비밀 계약에 따르면 사진 게재 이외에 메시는 1년에 한 번, 5일 이상 사우디에 가족 여행을 가야 한다. 3일 여행을 두 번 가는 것도 가능하다. 가족과 친구를 20여 명 동반할 수 있으며 5성급 호텔 숙박료 등 비용 전액은 사우디 정부가 지급한다.NYT에 따르면 인스타 팔로워가 약 4억7300만 명인 메시가 더 적극적으로 사우디를 홍보하면 3년 간 최대 2500만 달러(약 320억 원)를 받을 수 있다. 인스타 등 소셜미디어에 사우디 홍보 게시물을 연 10회 올리면 200만 달러, 연례 관광 캠페인 행사에 참여하면 200만 달러를 추가로 제공한다. 메시는 올 4월 사우디 여행 사진을 한 장 더 인스타에 올리면서 “사우디에 이렇게 녹색(나무)이 많다니!”라고 남겼다.계약에는 ‘어떤 경우에도 사우디 평판을 훼손하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이 붙었다고 한다. 메시는 계약 이행을 위해 지난달 1일 당시 속한 프랑스 프로축구팀 파리 생제르맹(PSG) 허락 없이 사우디로 여행을 떠나 팀에서 징계를 받기도 했다.이번 계약을 중개한 전 축구선수 라이코 가르시아 카브레라는 NYT에 사우디 프로축구팀과 계약한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카림 벤제마 연봉에 비하면 메시가 받는 돈은 소액이라며 “메시가 생각보다 적은 돈을 요구해 놀랐다”고 말했다.이번 시즌을 끝으로 PSG와 결별하는 메시는 사우디 프로축구팀 알힐랄의 연봉 4억 유로(약 5595억 원) 계약 제안을 거부하고 미국 메이저리그축구(MLS) 인터 마이애미에서 뛰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연봉은 5000만 유로(약 700억 원)로 알려졌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억만장자와 대기업이 공정한 몫을 치러야 할 때입니다!” 17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컨벤션센터. 2024년 대선 재도전을 선언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첫 유세에서 부자와 대기업에 세금을 더 매기겠다고 밝히자 미 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 소속 노동자 2000여 명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반도체지원법이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창출한 투자 성과를 열거하며 “핵심 원칙은 미국 노동자와 물건, 제조시설 등으로 미국에서 만들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60개 산업별 노동조합이 가입한 AFL-CIO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자신의 지지 기반인 노조 앞에서 좌파적 ‘부자 증세’와 우파적 ‘메이드 인 아메리카’라는 경제 정책을 캠페인 화두로 내세워 재선 도전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을 천명한 것이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야당 공화당 대선주자 중 선두를 달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가상 대결에서 여전히 뒤져 있다. 건강 이슈에 이은 실언 논란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바이든 선거 전략은 ‘경제’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2021년 1월 취임사에서 한 “나는 미국 역사상 가장 노조 친화적 대통령”이라는 발언을 반복하며 ‘노조 사랑’을 강조했다. 그는 2020년 대선 출마 선언도 피츠버그 노조 회관에서 했다.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에서 노조 지지세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또 라이벌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언급하기보다는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을 겨냥해 부자와 미 월가 그리고 대기업 비판으로 선명성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을 만든 것은 월가가 아니라 여러분, 노동자”라며 “투자은행이 내일 파업한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겠지만 여러분이 출근하지 않는다면 나라가 멈춘다. 누가 더 미국에 중요한가”라는 말로 환호를 이끌어냈다.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적 논란보다 (그의) 포퓰리즘적 경제 정책을 재선을 향한 유세의 중심에 두고 싶어 한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메이드 인 아메리카 달성을 위해 반도체법, IRA 등을 도입하고 실제 일자리를 늘렸다는 점을 강조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차별화했다. 그는 유세에서 “나는 이론을 가지고 (대통령에) 취임한 게 아니라 계획을 가지고 취임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 英 여왕 서거했는데 “여왕에게 신의 가호를”하지만 고령에 따른 건강 논란과 함께 바이든 대통령의 약점으로 꼽히는 실언 문제가 또 불거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코네티컷주 총기 규제 행사 연설을 마치며 갑자기 “여왕에게 신의 가호를(God save the Queen, man)”이라고 말했다. 엘리자베스2세 영국 여왕이 지난해 9월 서거한 데다 왜 연설 마무리에 영국식 구호를 덧붙였는지 그 맥락을 모르겠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장을 취재한 백악관 풀(공동 취재) 기자 역시 “나도 (발언) 맥락을 모르겠다”며 어이없어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가상 대결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결과도 나오고 있다. 하버드대 미국정치학센터(CAPS)와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이 실시한 14, 15일 여론조사 결과 ‘오늘 2024년 대선이 치러지면 누구를 지지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 45%, 바이든 대통령 39%로 나타났다. 지난달 같은 기관 조사 결과도 ‘트럼프 지지’ 47%, ‘바이든 지지’ 40%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섰다. 이번 조사 공동 책임자 마크 펜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 기소는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공화당 내부의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높아지고 있다. ‘오늘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이 열린다면 누구를 뽑을 것인가’란 질문에 응답자 59%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택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선거 유세를 하다가 ‘대한민국 보고 뽑겠다’란 말을 많이 들었어요. 국격 덕을 봤습니다.” 이자형 외교부 국제법률국장(사진)은 1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치러진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재판관 선거에서 선출된 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국장은 2032년까지 ITLOS 재판관을 맡게 된다. 한국은 1996년 ITLOS가 재판관을 처음 뽑은 이래 세 명째 재판관을 배출하게 됐다.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ITLOS는 해양 질서 근간을 형성하는 유엔 해양법협약 해석 및 적용과 관련된 분쟁을 다루는 상설 국제재판소다. 이 신임 재판관은 외교부 국제법규과장과 주아프가니스탄 대사 등을 지낸 국제법 전문가다. 이 신임 재판관은 “기후변화에 대비하고 해양 오염을 줄이기 위한 각국의 의무에 대한 ITLOS 권고 의견 작성에 기여하고 싶다”며 “현장 실무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출 문제에 대해 이 신임 재판관은 “정부의 기본 입장은 오염수가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안전하며 관련 국제 기준에 부합하게 처리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국제법적 차원에서도 일본에는 해양 오염 방지, 환경영향평가 의무 등이 있다. 해양법을 지키도록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