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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가서 하버드대 출신이라고 티내지 말길 바랍니다.” 미국 대학 졸업 시즌을 맞아 아이비리그 명문 하버드대 내에서 ‘H-폭탄(H-bomb)’을 경계하라는 학내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고 2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H-폭탄’은 하버드대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이력을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행위를 비꼬듯 일컫는 은어다. 지난해 말 라케시 쿠라나 하버드대 학장도 교내 신문에 “H-폭탄을 함부로 터뜨리지 말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미 연방대법원이 대학 입시에서의 미 소수인종 우대 정책(affirmative action)에 대한 합헌 여부를 곧 판결할 예정인 가운데 WSJ는 재판 과정에서 하버드대의 특권적 이미지가 부각되자 ‘H-폭탄 경계령’을 통해 자중하는 모습을 보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이란 단체는 2014년 하버드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를 상대로 “학교 측이 흑인과 히스패닉 지원자를 우대하는 소수인종 우대 정책에 따라 성적이 우수한 아시아계 지원자에게 불이익을 주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한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이달 중 나올 예정이다. 현 미 연방대법원은 보수 성향 대법관이 과반수여서 소수인종 우대 정책 폐기를 판결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소송 과정에서 베일에 가려 있던 하버드대의 기부자 및 동문 자녀, 고급 스포츠 특기생의 합격률이 높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하버드대의 법원 제출 자료를 분석해 2019년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09∼2014년 평균 합격률(지원자 대비 합격자의 비율)은 6%였지만, 기부자 가족이라는 의미의 ‘학장 관심 목록’에 있는 지원자의 합격률은 42.2%에 달했다. 또 하버드대 백인 학생의 43%가 동문, 교직원, 기부자의 가족이거나 체육 특기자라는 점도 드러났다. 하버드대 합격률은 최근 2년 연속 3%대로 사상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 내 입시 과열 양상이 심해지면서 하버드대의 특혜성 입학 기준에 대한 비판 여론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뉴욕포스트는 21일 “소수인종 우대 정책 폐지에 이어 기부자나 동문 자녀를 선호하는 등 대학 입학 과정의 연고주의도 함께 없애야 한다”고 보도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16일 오전 8시 50분(현지 시간), 오피스 타워가 몰려 있는 미국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을 가로지르는 7번 지하철 내부는 한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는 발 디딜 틈이 없던 시간대지만 이날은 누구나 앉아 갈 수 있을 정도였다. 한산한 구간을 지날 때는 객차가 텅 비어 무섭기까지 했다. 뉴욕 지하철 이용객은 팬데믹 이전 대비 65% 정도다. 코로나19 이후 일상을 되찾았지만 재택근무와 대규모 구조조정의 여파로 사무실로 돌아오지 않은 직장인이 늘어난 결과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26개 공간만큼, 로스앤젤레스는 시 대표 빌딩 US뱅크타워 30.7개 공간만큼 사무실이 남아돌고 있다. 텅 빈 사무실 풍경은 뉴욕만의 일이 아니다. 글로벌 주요 도시의 오피스 공실률은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미국 부동산 시장조사업체 CBRE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세계 17개 주요 도시 중 뉴욕 홍콩 상하이 런던 등 10곳의 공실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오피스 평균 공실률은 12.9%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2010년 기록한 13.1%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이에 극심한 침체에 빠진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이 은행 위기의 또 다른 뇌관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미국 상업용 부동산 은행 대출의 80%가 올해 줄파산한 미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등과 같은 중소형 지방은행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미국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도 지난달 31일 열린 ‘2023 동아국제금융포럼’에서 현재 미국 금융회사의 최대 취약점으로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부실 가능성을 꼽았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과 한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같은 리스크는 적극적인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외 부동산에 약 40조 원을 투자하고 있는 국민연금을 포함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 속에 해외 부동산 투자를 늘려온 국내 금융사들도 대규모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며 “투자금을 조기에 회수하지 못하면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뉴욕 공실, 엠파이어빌딩 26개 맞먹어… 해외투자 韓금융사 비상 세계 오피스 공실률, 금융위기 수준美 사무실 19% 비어… 최고치 육박상업 부동산 가격 하락에 부도 속출해외 부동산 펀드 30조 2년내 만기… 美-佛 투자 韓증권사들 손실 위기 #.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이달 8일(현지 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피스타워 가치가 2019년보다 70%나 하락했다”며 사상 최악의 부동산값 폭락 사태를 경고했다. 기요사키의 예언은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가 몰려 있는 샌프란시스코 도심 금융지구 사무실 공실률은 30%대로 치솟았다. 최근 샌프란시스코 출장을 다녀온 대기업 임원 A 씨는 “예전에 알던 도시 같지 않았다. 노숙자도 많고 빈 사무실도 너무 많아 ‘유령 도시’ 같았다”고 말했다. #. 세계 최고가 상업용 건물이 모여 있던 홍콩의 사무실 건물들도 역대급으로 텅 비어 있는 상태다. 블룸버그는 이달 기준 홍콩 비즈니스 지구 센트럴 심장부의 랜드마크인 청콩센터 공실률이 25%에 달한다고 전했다. 청콩센터는 골드만삭스, 도이체방크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입주한 68층짜리 초고층 빌딩이다. 미국 뉴욕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26개 공간만큼의 사무실이 남아돌고 있다. 미국의 주요 도시는 물론이고 홍콩, 파리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상업 부동산의 공실률이 급격하게 치솟고 있다. 최악의 ‘공실 폭풍’으로 채무를 못 갚고 부도를 내는 빌딩도 속출하는 가운데 대출해 준 금융기관으로의 부실 전이 가능성까지 불거지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이 또 다른 금융위기를 불러올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공포가 고개를 든다. ● 역대 최고치 근접한 美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 가격도 하락 무디스 분석 결과 올해 1분기 미국의 사무실 공실률은 19.0%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정점이던 2021년(18.5%)을 넘어서 역사상 최고점인 1991년(19.3%)에 근접한 수준에 다다랐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재택근무가 확산된 데다 빅테크들의 인원 감축까지 겹치면서 사무실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든 영향이다. 공실은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다가구주택과 업무용 빌딩의 영향으로 1% 미만 하락했는데, 이는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유럽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부동산 서비스 회사 세빌스는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유럽 주요 도시 3곳의 프라임 오피스 빌딩 가격이 1년 새 30% 이상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더 큰 문제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위기가 금융 부문으로 옮겨 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투자회사들이 오피스타워를 담보로 받은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하고 채무불이행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 부동산 정보업체 트레프(Trepp)에 따르면 지난해 말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규모는 5조6000억 달러에 달한다. 이 중 은행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데, 중소형 은행들에 약 70%가 집중된 터라 연체 및 채무불이행의 타격이 더 클 수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이 높은 중소형 은행들이 무너지게 되면 은행들이 기업 대출 및 가계 대출을 줄이게 된다”며 “미국은 가계 저축률이 낮기 때문에 대출 감소가 소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늘린 국내 금융투자사, 손실 위기 처해 국내 금융투자사도 해외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다.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려 온 금융투자사들은 시장 침체로 손실 위기에 놓여 있다.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기차역 ‘유니언 스테이션’에 4억3000만 달러를 투자한 다올자산운용과 교보생명은 약 2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볼 위기에 처했다. 코로나19로 이용객이 줄면서 이들 기업과 대출채권 투자 계약을 체결한 USI(Union Station Investco)의 자회사가 디폴트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 국영철도회사 암트랙(Amtrak)이 관리 부실을 이유로 역사를 2억5000만 달러에 강제 수용하겠다는 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투자금을 날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올자산운용 측은 “실사 결과 수용 가능성이 극히 낮았으며 수용 시에도 시장 가격을 지불하게 되어 있어 대출의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지만 금융사들의 리스크 관리 능력에 대한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도 2017년 인수한 미 항공우주국(NASA) 본사가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매각이 무산돼 리파이낸싱(기존 대출금 상환 뒤 신규 대출을 받는 것)을 진행한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마중가 타워), 메리츠증권-NH투자증권(에크호 타워), 대신증권(CBX 타워), 한국투자증권(유럽 타워) 등이 투자한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지구에서도 위험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 부동산 전문 매체 르모니터에 따르면 라데팡스 지구의 평균 공실률은 2019년 4%대에서 올해 초 20%를 넘어섰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이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에게 제출한 해외 부동산 펀드 투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해외 부동산 펀드 규모는 29조900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해외 부동산 펀드 투자 금액(78조5000억 원)의 38%가 부동산 가격 하락기와 맞물려 만기가 도래하는 셈이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로 단기간에 시장이 회복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며 “금리가 높고 공실률이 높은 상황에서 어떻게 다시 수입을 만드느냐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특파원 종합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21일(현지 시간) 아마존이 유료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의 구독을 취소하기 어렵게 만든 혐의(온라인 신뢰회복법 등 위반)로 시애틀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아마존이 소비자 수백만 명을 속여 연간 139달러짜리 구독 서비스에 가입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다크패턴’(눈속임 상술) 피해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현행법으로 규율할 수 없는 다크패턴 유형에 대해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美 경쟁당국 “아마존 사용자 속여” 리나 칸 FTC 위원장은 이날 “아마존은 사용자를 속여 동의 없이 구독을 유지하도록 유도해 사용자에게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아마존은 “FTC 주장은 사실과 법에 근거하지 않은 허위”라고 반박했다. FTC는 다크패턴을 확인해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가 기만적이라고 봤다. 다크패턴은 소비자의 구독을 유인하고 결제 취소를 어렵게 하는 장애물을 두는 전략이다. FTC에 따르면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 가입은 클릭 한두 번이면 가능하지만 취소에는 ‘4쪽 분량, 6번 클릭, 15개 옵션 절차’ 등이 필요했다. 아마존 내부에서는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드’에 빗대 ‘일리아드 흐름’이라고 불렀다는 것. 구독 취소가 서사시에 버금갈 만큼 복잡한 절차라는 사실을 아마존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의미다. 앞서 FTC는 지난해 인터넷 전화 기업 보니지가 서비스 해지 과정을 어렵게 만들고 예기치 않은 해지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보니지는 배상금 1억 달러(약 1294억 원) 지급에 합의했다. 칸 위원장과 아마존의 악연도 주목받고 있다. 칸 위원장은 미 예일대 로스쿨 재학 시절인 2017년 아마존 독점을 비판하는 논문으로 명성을 얻어 ‘아마존 저승사자’로 불려 왔다. FTC는 2018년 아마존이 인수한 스마트홈 업체 링(Ring)이 이용자 사생활 보호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소송을 내 지난달 아마존이 580만 달러(약 75억 원) 배상에 합의했다. 또 지난달 아마존 음성 인공지능(AI) 서비스 알렉사가 부모 동의 없이 13세 미만 아동 정보를 수집했다며 소송을 제기해 아마존이 2500만 달러(약 323억 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국내서도 추가 입법 추진 해외 경쟁당국이 다크패턴을 규제하면서 국내에서도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다. 공정위와 국민의힘은 올 4월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어 현행법으로 규율하기 어려운 일부 다크패턴 유형에 대해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연구용역을 거쳐 소비자 피해 우려가 큰 13개 유형을 선정했다. 이 중 7개 유형은 현행법으로도 규율이 가능하지만, ‘숨은 갱신’이나 ‘탈퇴 방해’ 등의 6개 유형은 이를 금지할 법적 근거가 없어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숨은 갱신은 기존 서비스 이용자에게 무료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하거나 구독료를 인상하면서 이를 알리지 않고 자동 갱신, 결제하는 것이다. 플랫폼 사업자들이 30일 무료체험을 제공한 뒤 별도 공지 없이 유료로 전환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이 유형의 다크패턴 피해를 경험한 소비자는 응답자의 92.6%에 이른다. 공정위는 ‘온라인 다크패턴 피해 방지를 위한 가이드라인’ 제정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다크패턴:: 인터넷 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에서 고객이 유료 결제 등을 하도록 은밀히 유도하는 행위.::일리아드 흐름:: 구독 취소 절차가 복잡한 것을 고대 그리스 서사시 ‘일리아드’에 빗댄 것.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중 패권 경쟁과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속에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사진)가 20일(현지 시간) 국빈 방미(訪美)를 시작했다. 특히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제조업 기지로 떠오르면서 모디 총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데 이어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빅테크(정보기술 대기업) 리더도 만날 예정이다. 모디 총리는 이날 오후 뉴욕에 도착해 머스크 CEO와 만나 테슬라 인도 공장 건설 계획 등을 논의했다. 머스크는 이후 기자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인도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내년 인도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모디 총리 팬”이라며 “머지않아 무언가 발표하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아이폰 생산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인도에서도 아이폰을 만들기 시작한 팀 쿡 애플 CEO와 인도계인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사티아 나델라 MS CEO 등은 22일 백악관 국빈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모디 총리는 23일 이 CEO들과 별도로 만나 중국 공급망 다각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미 CNBC방송은 “중국 경제가 흔들리면서 미 기업 CEO들은 모디 총리 면담을 최우선 순위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디 총리의 미국 국빈 방문은 바이든 행정부 들어 지난해 12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 4월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미 CNN방송은 “한때 종교 자유 억압을 이유로 미국 입국이 금지되기도 했던 모디 총리가 (이제) 가장 환대받는 해외 정상 중 한 명이 됐다”며 “미국과 국방, 기술, 무역 분야의 유대 강화를 논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일간 USA투데이와 200여 지역 신문사를 보유한 미국 최대 신문 그룹 개닛이 20일(현지 시간) 구글을 반독점법 및 소비자보호법 위반으로 뉴욕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구글의 디지털 광고 독점이 지역 뉴스 산업에 피해를 준다는 이유다. 이로써 올 초 미 법무부와 유럽연합(EU) 등에 이어 미 언론사도 구글의 디지털 광고 제동 대열에 합류했다. 마이크 리드 개닛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USA투데이 기고를 통해 “구글 (디지털 광고) 거래소는 자체 경매를 조작해 구글 광고주가 저렴하게 광고 공간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등 통제권을 남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글 측 댄 테일러 부사장은 “퍼블리셔(콘텐츠 기업)는 광고 기술 선택 옵션이 많다”고 반박했다. 구글은 약 2000억 달러(약 258조5000억 원) 규모의 미국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디지털 광고를 관리하고 거래하는 단계별 기술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디지털 광고 거래소 ‘구글 애드 익스체인지’ 시장 점유율은 50% 이상이며 콘텐츠 기업 광고를 관리해주는 구글 ‘더블 클릭’ 점유율은 90%가 넘는다. 구글의 광고 문제는 전 세계 각 정부의 우려 사안으로 곳곳에서 문제가 제기돼 왔다. 올 초 미 법무부는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광고비 30%를 수수료로 챙겨 언론사 등에 손해를 끼쳤다며 구글을 반독점법 위반으로 버지니아 동부지법에 제소했다. 당시 “구글이 거래소를 독점하는 것은 (미 주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뉴욕 증권거래소를 보유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EU 집행위원회도 지난주 구글이 광고 입찰 과정에서 경쟁사 입찰가를 미리 알려주는 등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며 구글에 광고 기술 사업 매각을 권고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올해 추가 금리 인상 2번은 꽤 정확한 예측”이라며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지속될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6월 금리 동결은 긴축 사이클의 동결이 아니라 ‘속도조절’임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파월의 매파적 발언으로 이날 미 나스닥 지수는 1% 안팎 하락세로 출발, 기술주 랠리에 제동이 걸렸다.파월 의장은 21일(현지시간)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반기 통화정책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추가 두 번 인상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경제가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그것이 꽤 정확한 예측(Pretty good guess)’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나는 (6월 금리 동결에 대해) 멈춤(pause)이란 단어를 쓴 적이 없고, 오늘도 쓰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의 긴축 사이클에 멈춤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속도를 늦춘 것 뿐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또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을 단행한 공격적 속도가 지금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며 “더 적당한 속도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합리적 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주 13, 14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은 10여 차례 이어져 온 금리 인상을 6월에는 단행하지 않는다면서도 연말까지 약 0.5%포인트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소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 두 차례 추가 인상을 시사한 것이다. 이는 현 기준 금리 5.0~5.25%에서 연말까지 5.5~5.75%까지 오를 것임을 의미한다.파월 의장은 이날 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거의 모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참가자들은 연말까지 금리를 더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있지만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훨씬 상회하고 있다”며 “아직 할 일이 더 많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의원 상당수가 연준의 2% 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재조정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파월 의장은 “연준의 목표가 2% 임에는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홍해를 발견하라.” 지난해 5월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36)는 홍해에 떠 있는 요트 갑판에 앉아 석양을 바라보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사우디아라비아 여행과 관련해 그가 올린 첫 사진이었다. 사우디 ‘스포츠 워싱’(인권 침해 문제 등을 스포츠로 덮으려는 시도)에 이용당했다는 논란을 부른 이 사진 값은 약 200만 달러(약 25억6000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1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 사진을 메시가 인스타에 올리는 대가로 사우디 관광청이 제공한 돈이 약 200만 달러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NYT가 입수한 양측 비밀 계약에 따르면 사진 게재 이외에 메시는 1년에 한 번, 5일 이상 사우디에 가족 여행을 가야 한다. 3일 여행을 두 번 가는 것도 가능하다. 가족과 친구를 20여 명 동반할 수 있으며 5성급 호텔 숙박료 등 비용 전액은 사우디 정부가 지급한다. NYT에 따르면 인스타 팔로어가 약 4억7300만 명인 메시가 더 적극적으로 사우디를 홍보하면 3년간 최대 2500만 달러(약 320억 원)를 받을 수 있다. 인스타 등 소셜미디어에 사우디 홍보 게시물을 연 10회 올리면 200만 달러, 연례 관광 캠페인 행사에 참여하면 200만 달러를 추가로 제공하는 식이다. 메시는 올 4월 사우디 여행 사진을 한 장 더 인스타에 올리면서 “사우디에 이렇게 녹색(나무)이 많다니!”라고 남겼다. 계약에는 ‘어떤 경우에도 사우디 평판을 훼손하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이 붙었다고 한다. 메시는 계약 이행을 위해 지난달 1일 당시 속한 프랑스 프로축구팀 파리 생제르맹(PSG)의 허락 없이 사우디로 여행을 떠나 팀에서 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번 계약을 중개한 전 축구 선수 라이코 가르시아 카브레라는 NYT에 사우디 프로축구팀과 계약한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카림 벤제마의 연봉에 비하면 메시가 받는 돈은 소액이라며 “메시가 생각보다 적은 돈을 요구해 놀랐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PSG와 결별하는 메시는 사우디 프로축구팀 알힐랄의 연봉 4억 유로(약 5595억 원) 계약 제안을 거부하고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에서 뛰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연봉은 5000만 유로(약 700억 원)로 알려졌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전기차 시장에서 미국은 아직 중국을 이길 수 없다.” 미국 2위 자동차 기업인 포드의 빌 포드 회장(사진)은 18일(현지 시간) CNN의 ‘파리드 자카리아 GPS’에 출연해 “중국은 전기차를 매우 빠르고 대규모로 개발했으며 이제 수출에 나서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창업자 헨리 포드의 증손자인 포드 회장은 이날 방송에서 중국 전기차의 미국 상륙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중국 배터리 기업 CATL과 손잡고 가격을 낮추는 등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중국은 14년째 세계 1위 자동차 생산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내수 소비를 넘어 수출로도 일본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배터리 광물에서 전기차 완성차까지 중국 내 공급망을 바탕으로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히는 비싼 가격을 극복하고 가격 경쟁력을 높인 게 주요인으로 꼽힌다. 포드는 올해 2월 중국 CATL과의 기술 제휴를 통해 미 미시간주에 35억 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마코 루비오 미 상원의원 등은 중국산 배터리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우회하는 ‘꼼수’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포드 회장은 CNN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제휴가 포드 엔지니어들이 배터리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라며 “그곳(미시간)은 전적으로 포드 소유의 시설이고, 기술 라이선스만 제공받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도 “우리는 GM이나 도요타가 아닌 중국을 주요 경쟁자로 보고 있다. 중국을 이기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브랜딩이나 낮은 비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요즘은 줄었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니하오(你好·중국어로 안녕하세요)’ 하며 중국인인지 일본인인지 묻는 서양인이 꽤 있었다. 그냥 무시하고 지나칠 법도 하지만 우리는 정색하고 정정해 주는 경우가 많다. “아이 엠 코리안.”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발언 후폭풍이 거센 것은 복잡한 국제 정세를 떠나 이런 국민 자존심을 건드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감정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없지만 감정이 상하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5000년 동안 우리를 침략하고 역사를 왜곡하려는 이웃 나라들을 상대하면서 “위 아 코리안”이라고 당당히 외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싸워 왔다. 지난해 찾은 미국 워싱턴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도 어쩌면 “우리는 조선 사람”이라며 몸부림친 흔적이다. 조선 정부가 1889년 워싱턴 금싸라기 땅 건물을 구입해 이전한 곳이다. 1887년 고종이 주미 공사를 파견하려 하자 청나라는 ‘속국 조선이 단독으로 외교 공관을 설치할 수 없다’며 거세게 반대했다. 고종은 미국과 직접 교류할 때는 청나라 관리를 대동하거나 보고하기로 약속하고 나서야 초대 공사 박정양을 파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에 도착한 박정양은 호기롭게 청나라 공사를 건너뛰고 그로버 클리블랜드 당시 대통령에게 고종의 국서를 전달했다. 자주 외교 꿈을 키우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1905년 외교권을 빼앗기며 꿈은 사라지고 만다. 공사관 건물은 비극적 공간이지만 미국 한인에게는 꼭 방문해야 할 명소다. 자주 외교에 대한 조상의 의지와 염원뿐 아니라, 한국 정부가 2012년 공사관 건물을 사들여 역사를 재현한 과정을 보며 고국의 저력에 긍지를 느낄 수 있다. 싱 대사 발언을 들으며 이 공사관을 떠올린 까닭이다. 구한말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의 각축에 휘말린 것처럼 현재 한국은 미중 갈등을 큰 축으로 하는 지정학적 대변동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하지만 우리는 과거의 우리가 아니다. 반도체나 2차전지 같은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글로벌 ‘경제 안보’ 전쟁에서 한국은 든든한 협상 패를 쥔 주요 플레이어다. 국가 간 전략 갈등이 경제 보복으로 표출되는 흐름을 감안하면 우리는 전략무기를 갖춘 셈이다. 2016년 중국의 사드 보복도 자국 기업이 대체할 수 있는 소비재에 집중됐을 뿐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분야는 건드리지 못했다. 2019년 일본은 한국 반도체 소재 공급망에 타격을 주려 했지만 국내 기업의 발 빠른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한국 주요 기업의 해외 투자 확대는 각국 정·재계 핵심 인사와의 네트워크를 탄탄히 하는 역할을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초기 백신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삼성이 화이자와 협상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른 나라와의 갈등을 최대한 피해 우리에 대한 경제 보복을 최소화한다면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하지만 피할 수 없을 경우를 대비해 기술력 격차를 유지하고 회복탄력성 높은 공급망을 강화해야 한다. 협상력 없는 외교는 힘이 없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를 만난 데에는 MS가 미래 첨단산업을 이끌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선두 업체 오픈AI 주요 투자자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술력이 곧 협상력이라는 방증이다. 미중이 고위급 교류를 재개하기로 했다. 공분(公憤)보다 힘, 즉 기술력과 전략 산업을 키우는 일이 슬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는 길임을 깨닫는다. 134년 전에는 허망하게 끝난 자주 외교의 꿈이 계속 뻗어 나도록 하는 것이 우리 임무다.김현수 뉴욕특파원 kimhs@donga.com}

“홍해를 발견하라.”지난해 5월 ‘축구 황제’ 리오넬 메시(36)는 홍해에 떠 있는 요트 갑판에 앉아 석양을 바라보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사우디아라비아 여행 관련 그가 올린 첫 사진이었다. 사우디 ‘스포츠 워싱’(인권 침해 문제 등을 스포츠로 덮으려는 시도)에 이용 당했다는 논란을 부른 이 사진 값은 약 200만 달러(25억6000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1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 사진을 메시가 인스타에 올리는 대가로 사우디 관광청이 제공한 돈이 약 200만 달러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NYT가 입수한 양측 비밀 계약에 따르면 사진 게재 이외에 메시는 1년에 한 번, 5일 이상 사우디에 가족 여행을 가야 한다. 3일 여행을 두 번 가는 것도 가능하다. 가족과 친구를 20여 명 동반할 수 있으며 5성급 호텔 숙박료 등 비용 전액은 사우디 정부가 지급한다.NYT에 따르면 인스타 팔로워가 약 4억7300만 명인 메시가 더 적극적으로 사우디를 홍보하면 3년 간 최대 2500만 달러(약 320억 원)를 받을 수 있다. 인스타 등 소셜미디어에 사우디 홍보 게시물을 연 10회 올리면 200만 달러, 연례 관광 캠페인 행사에 참여하면 200만 달러를 추가로 제공한다. 메시는 올 4월 사우디 여행 사진을 한 장 더 인스타에 올리면서 “사우디에 이렇게 녹색(나무)이 많다니!”라고 남겼다.계약에는 ‘어떤 경우에도 사우디 평판을 훼손하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이 붙었다고 한다. 메시는 계약 이행을 위해 지난달 1일 당시 속한 프랑스 프로축구팀 파리 생제르맹(PSG) 허락 없이 사우디로 여행을 떠나 팀에서 징계를 받기도 했다.이번 계약을 중개한 전 축구선수 라이코 가르시아 카브레라는 NYT에 사우디 프로축구팀과 계약한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카림 벤제마 연봉에 비하면 메시가 받는 돈은 소액이라며 “메시가 생각보다 적은 돈을 요구해 놀랐다”고 말했다.이번 시즌을 끝으로 PSG와 결별하는 메시는 사우디 프로축구팀 알힐랄의 연봉 4억 유로(약 5595억 원) 계약 제안을 거부하고 미국 메이저리그축구(MLS) 인터 마이애미에서 뛰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연봉은 5000만 유로(약 700억 원)로 알려졌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억만장자와 대기업이 공정한 몫을 치러야 할 때입니다!” 17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컨벤션센터. 2024년 대선 재도전을 선언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첫 유세에서 부자와 대기업에 세금을 더 매기겠다고 밝히자 미 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 소속 노동자 2000여 명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반도체지원법이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창출한 투자 성과를 열거하며 “핵심 원칙은 미국 노동자와 물건, 제조시설 등으로 미국에서 만들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60개 산업별 노동조합이 가입한 AFL-CIO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자신의 지지 기반인 노조 앞에서 좌파적 ‘부자 증세’와 우파적 ‘메이드 인 아메리카’라는 경제 정책을 캠페인 화두로 내세워 재선 도전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을 천명한 것이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야당 공화당 대선주자 중 선두를 달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가상 대결에서 여전히 뒤져 있다. 건강 이슈에 이은 실언 논란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바이든 선거 전략은 ‘경제’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2021년 1월 취임사에서 한 “나는 미국 역사상 가장 노조 친화적 대통령”이라는 발언을 반복하며 ‘노조 사랑’을 강조했다. 그는 2020년 대선 출마 선언도 피츠버그 노조 회관에서 했다.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에서 노조 지지세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또 라이벌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언급하기보다는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을 겨냥해 부자와 미 월가 그리고 대기업 비판으로 선명성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을 만든 것은 월가가 아니라 여러분, 노동자”라며 “투자은행이 내일 파업한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겠지만 여러분이 출근하지 않는다면 나라가 멈춘다. 누가 더 미국에 중요한가”라는 말로 환호를 이끌어냈다.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적 논란보다 (그의) 포퓰리즘적 경제 정책을 재선을 향한 유세의 중심에 두고 싶어 한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메이드 인 아메리카 달성을 위해 반도체법, IRA 등을 도입하고 실제 일자리를 늘렸다는 점을 강조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차별화했다. 그는 유세에서 “나는 이론을 가지고 (대통령에) 취임한 게 아니라 계획을 가지고 취임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 英 여왕 서거했는데 “여왕에게 신의 가호를”하지만 고령에 따른 건강 논란과 함께 바이든 대통령의 약점으로 꼽히는 실언 문제가 또 불거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코네티컷주 총기 규제 행사 연설을 마치며 갑자기 “여왕에게 신의 가호를(God save the Queen, man)”이라고 말했다. 엘리자베스2세 영국 여왕이 지난해 9월 서거한 데다 왜 연설 마무리에 영국식 구호를 덧붙였는지 그 맥락을 모르겠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장을 취재한 백악관 풀(공동 취재) 기자 역시 “나도 (발언) 맥락을 모르겠다”며 어이없어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가상 대결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결과도 나오고 있다. 하버드대 미국정치학센터(CAPS)와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이 실시한 14, 15일 여론조사 결과 ‘오늘 2024년 대선이 치러지면 누구를 지지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 45%, 바이든 대통령 39%로 나타났다. 지난달 같은 기관 조사 결과도 ‘트럼프 지지’ 47%, ‘바이든 지지’ 40%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섰다. 이번 조사 공동 책임자 마크 펜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 기소는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공화당 내부의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높아지고 있다. ‘오늘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이 열린다면 누구를 뽑을 것인가’란 질문에 응답자 59%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택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선거 유세를 하다가 ‘대한민국 보고 뽑겠다’란 말을 많이 들었어요. 국격 덕을 봤습니다.” 이자형 외교부 국제법률국장(사진)은 1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치러진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재판관 선거에서 선출된 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국장은 2032년까지 ITLOS 재판관을 맡게 된다. 한국은 1996년 ITLOS가 재판관을 처음 뽑은 이래 세 명째 재판관을 배출하게 됐다.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ITLOS는 해양 질서 근간을 형성하는 유엔 해양법협약 해석 및 적용과 관련된 분쟁을 다루는 상설 국제재판소다. 이 신임 재판관은 외교부 국제법규과장과 주아프가니스탄 대사 등을 지낸 국제법 전문가다. 이 신임 재판관은 “기후변화에 대비하고 해양 오염을 줄이기 위한 각국의 의무에 대한 ITLOS 권고 의견 작성에 기여하고 싶다”며 “현장 실무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출 문제에 대해 이 신임 재판관은 “정부의 기본 입장은 오염수가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안전하며 관련 국제 기준에 부합하게 처리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국제법적 차원에서도 일본에는 해양 오염 방지, 환경영향평가 의무 등이 있다. 해양법을 지키도록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14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보다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예상치를 나타낸 도표)가 더욱 매파 성향을 보여줘서 이목을 끌었다. 금리 인상을 놓고 매파와 비둘기파가 나뉜 연준 내부에서 파월 의장보다 긴축을 더 강력하게 주장하는 인사가 많다는 의미다. 이날 공개된 연준 점도표에 따르면 연말까지 금리 동결을 예상한 FOMC 위원은 2명뿐이었고 나머지 16명 모두 추가 인상을 가리키면서 올 연말 최종 금리를 3월 전망치보다 0.5%포인트 높인 5.5∼5.75%로 전망했다. 연내 금리 인하를 예측한 위원은 한 명도 없었다. 파월 의장도 “연내 인하는 없다”며 “한두 해가 지나야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0%로 2년래 가장 낮았지만 여전히 연준 물가상승률 목표 2%보다 높아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 확대 부담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월 “금리 동결은 속도 조절 의미” “동결 후 금리를 다시 올리느니 먼저 다 올려버리는 게 낫지 않나요?” 이날 기자회견에서 FOMC 위원 18명 중 12명이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보는데도 동결한 이유를 묻자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 속도와 (최종 금리) 수준은 구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간 0.75%포인트(P) 인상에서 0.5%P, 0.25%P로 (인상률을) 내려가며 금리 인상 속도를 합리적으로 조절해 왔다”며 “현재 금융 혼란 범위를 다 알지 못하고, 경제가 (금리 인상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동결은 속도 조절의 일환이지 긴축 종료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파월 의장은 “(점도표) 전망은 FOMC 결정이나 계획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달라”며 점도표대로 2차례 추가 인상하는 게 아닐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또 이번 동결을 ‘스킵(건너뛰기)’이라 부르고 싶지 않다며 7월 인상 여부에 대해서도 정확한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 그는 “7월 FOMC는 ‘라이브(실시간)’ 회의에 가까울 것”이라며 실시간 경제 지표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파월 의장 기자회견 이후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서 투자자들은 7월 베이비스텝(0.25%P 인상) 확률을 64%까지 끌어올렸다. 글로벌 금융사 ING 수석 이코노미스트 제임스 나이틀리는 블룸버그통신에 연준의 ‘동결 후 인상 전략’이 “향후 정책 운용에 큰 유연성을 가져다준다”고 평가했다.● 커지는 한미 금리 차…韓銀 고민 만약 연준이 하반기에 금리를 추가로 올려 한미 양국 금리 차가 더 커지고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오를 경우(원화 가치 하락) 원자재 수입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 앞서 국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3.3%로 집계됐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미) 금리 격차가 얼마나 오래 유지되느냐가 중요하다”며 “미국이 하반기에 금리를 인하한다는 시장 참가자들의 예상이 빗나가고, 금리 차가 더 큰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외환시장이 민감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높은 경계심을 갖고 국내외 금융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14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발언보다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예상치를 나타낸 도표)가 더욱 매파 성향이어서 이목을 끌었다. 금리 인상을 놓고 매파와 비둘기파가 나뉜 연준 내부에서 파월 의장보다 긴축을 더 강력하게 주장하는 인사가 많다는 의미다. 이날 공개된 연준 점도표에 따르면 연말까지 금리 동결을 예상한 FOMC 위원은 2명뿐이었고 나머지 16명 모두 추가 인상을 가리키면서 올 연말 최종 금리를 3월 전망치보다 0.5%포인트 높인 5.5~5.75%로 전망했다. 연내 금리 인하를 예측한 위원은 한 명도 없었다. 파월 의장도 “연내 인하는 없다”며 “한두 해가 지나야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0%로 2년래 가장 낮았지만 여전히 연준 물가상승률 목표 2%보다 높아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 확대 부담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월 “금리 동결은 속도 조절 의미”“동결 후 금리를 다시 올리느니 먼저 다 올려버리는 게 게 낫지 않나요?” 이날 기자회견에서 FOMC 위원 18명 중 12명이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보는데도 동결한 이유를 묻자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 속도와 (최종 금리) 수준은 구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간 0.75%포인트(P) 인상에서 0.5%P, 0.25%P로 (인상률을) 내려가며 금리 인상 속도를 합리적으로 조절해왔다”며 “현재 금융 혼란 범위를 다 알지 못하고, 경제가 (금리 인상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동결은 속도 조절의 일환이지 긴축 종료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파월 의장은 “(점도표) 전망은 FOMC 결정이나 계획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달라”며 점도표대로 2차례 추가 인상하는 게 아닐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또 이번 동결을 ‘스킵(건너뛰기)’이라 부르고 싶지 않다며 7월 인상 여부에 대해서도 정확한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 그는 “7월 FOMC는 ‘라이브(실시간)’ 회의에 가까울 것”이라며 실시간 경제 지표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파월 의장 기자회견 이후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서 투자자들은 7월 베이비스텝(0.25%P 인상) 확률을 64%까지 끌어올렸다. 글로벌 금융사 ING 수석 이코노미스트 제임스 나이틀리는 블룸버그통신에 연준의 ‘동결 후 인상 전략’이 “향후 정책 운용에 큰 유연성을 가져다 준다”고 평가했다.● 커지는 한미 금리 차…韓銀 고민만약 연준이 하반기에 금리를 추가로 올려 한미 양국 금리 차가 더 커지고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오를 경우(원화 가치 하락) 원자재 수입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 앞서 국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3.3%로 집계됐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미) 금리 격차가 얼마나 오래 유지되느냐가 중요하다”며 “미국이 하반기에 금리를 인하한다는 시장 참가자들 예상이 빗나가고, 금리 차가 더 큰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외환시장이 민감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높은 경계심을 갖고 국내외 금융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4일(현지시간) 15개월만에 금리를 동결했지만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고했다. 연준 경제전망상 올해 안에 최소 2번 베이비스텝(0.25%포인트)을 추가로 단행할 뜻을 내비친 것이다. 이 때문에 ‘매파적 건너 뛰기(hawkish skip)’란 표현이 나온다. 연준은 13, 14일 이틀에 걸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갖고 미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5.00~5.25%로 유지해 한국과의 금리 격차는 최대 1.75%포인트를 이어갔다. 지난해 3월 이후 10차례에 걸쳐 5.0%포인트를 올린 연준의 인상 행렬에 마침내 ‘쉼’이 찾아온 것이다. ● 매파적 점도표, 파월은 “전망은 계획이 아니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연준 경제전망요약(SEP)은 연준의 40여년 만의 고강도 긴축이 완전히 멈춘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예상치를 종합한 점도표는 상당히 매파적이었다. 연내 최종금리 중간 값은 5.6%(5.5~5.75%)로 직전 전망치(5.1%)보다 0.5%포인트나 올라갔다. 현재 미국 기준 금리가 5.00~5.25%임을 감안하면 올해 안에 베이비스텝을 두 번 더 단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점도표상 연말까지 동결을 예상한 FOMC 위원은 2명 뿐, 나머지 16명은 모두 추가 인상을 가리켰다. 인하 전망은 한 명도 없었다. 내년 최종금리 중간 값은 4.3%(4.25~4.5%), 2025년은 3.1%(3.0~3.25%)로 집계 됐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은 SEP보다는 덜 매파적이었다. 파월 의장은 “7월 FOMC는 (경제지표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생방송’에 가까울 것”이라며 “경제전망은 FOMC의 결정이나 계획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 달라. 경제가 예상대로 발전하지 않는다면 정책 경로를 조정해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 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드시 0.5%포인트 추가 인상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또 이번 동결을 ‘스킵(건너뛰기)’라고 부르고 싶지 않다며 인상 속도를 조정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SEP 이후 급격히 하락하던 뉴욕증시는 파월 기자회견 이후 일부 상승세로 전화해 나스닥 지수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지수는 각각 0.39%, 0.08%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파월도 “FOMC 위원들은 어느 정도(some) 추가 금리 인상을 내다보고 있다”며 이번 동결이 긴축의 종료가 아니라고 밝혔다. 또 ‘어차피 올릴 거라면 그냥 빨리 올려버리면 안 되느냐’는 질문에 파월 의장은 “속도와 (최종 금리) 수준은 구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월은 “우리가 0.75%포인트 인상에서 0.5%포인트, 0.25%포인트로 점차 내려왔듯이 우리는 금리 인상 속도를 합리적으로 조절해 왔다”며 “우리가 봐온 금융 혼란의 범위를 다 알지 못하고, 경제가 (금리 인상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동결은 속도 조절의 일환이지 긴축 종료는 아니라는 것이다. ●美 경기전망 높여…“No, 침체” 분석도연준은 이번 경제전망에서 올해 미 경제성장률을 1.0%로 예측해 지난 전망치(0.4%)보다 0.6%포인트나 올렸다. 실업률eh 지난 전망 4.5%에서 4.1%로 하향 조정했고,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 전망 3.6%에서 3.9%로 올렸다. 경제가 경기침체를 면할 정도의 성장을 보이는 가운데 근원 물가는 끈적거리고(sticky), 실업률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제임스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트위터에 “연준이 더 이상 명확하게 경기 침체를 우려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세계 반도체 기업 사상 처음으로 종가(終價) 기준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277조4000억 원)를 넘어서며 인공지능(AI) 파워를 입증했다. 미 기업으로는 7번째 시총 1조 달러 돌파다. 엔비디아 경쟁사 미 AMD도 AI용 반도체 신제품을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13일(현지 시간) 미 뉴욕 증시에서 전장보다 3.9% 상승한 410.22달러로 마감해 시총 1조1000억 달러(약 1406조5700억 원)를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장중 1조 달러를 찍었지만 이후 주가가 하락해 종가 기준 공식 ‘1조 클럽’에는 들지 못했다. 13일 종가 기준 미 증시에서 시총 1조 달러 이상 기업은 애플(2조880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2조4900억 달러), 알파벳(구글·1조5800억 달러), 아마존(1조3000억 달러)과 엔비디아 등 5개사뿐이다. 테슬라와 메타 플랫폼은 1조 달러를 찍은 뒤 다시 내려갔다. 올해 창립 30주년인 엔비디아는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1993년 ‘컴퓨터는 엔터테인먼트가 된다’며 설립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 기업이다. 한 번에 수많은 픽셀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GPU 특성을 AI 연산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AI용 GPU 개발에 먼저 뛰어들어 현재 관련 시장 90%를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생성형 AI 챗GPT가 돌풍을 일으키며 GPU 수요가 급증해 몸값도 함께 뛰었다. 지난달 발표한 2분기(엔비디아 회계 기준 5∼7월) 매출 전망치는 시장 예상보다 53% 많았다. 윤리 논란에 따른 규제 움직임에도 생성형 AI 성장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입어 반도체 산업도 동반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엔비디아 경쟁사 AMD는 13일 첨단 AI용 GPU ‘MI300X’를 공개하고 엔비디아 독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리사 수 AMD CEO는 이날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신제품 소개 행사에서 “AI는 AMD의 가장 크고 가장 전략적인 장기 성장 기회”라면서 “MI300X는 대형언어모델(LLM) 및 다른 최첨단 AI 모델을 위해 설계됐다”고 말했다. 이어 “MI300X가 최대 192GB 메모리를 탑재해 경쟁 제품인 엔비디아 H100의 120GB 메모리를 능가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AMD는 이날 유력 고객사가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시장이 엔비디아 독주 체제 지속에 베팅하면서 AMD 주가는 3.61% 하락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1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카페. 과일주스 두 잔을 시켰더니 세금을 포함해 총 23.08달러(약 3만 원)가 나왔다. 신용카드를 내미니 계산대에 설치된 스크린에 팁을 얼마나 줄지 선택하라는 화면이 나타났다. 선택지는 다섯 가지. 15%, 20%, 25%, ‘직접 결정’, 그리고 ‘노 팁’(팁을 주지 않겠음)이다. 주스 두 잔을 사면서 팁을 얼마나 줘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에 점원과 눈이 마주쳤다. 뒤에서 쳐다보는 다른 고객들의 시선도 느껴졌다. 결국 안전한 선택을 하기로 했다. 뉴욕에서 팁의 평균이 돼버린 전체 가격의 20%, 우리 돈 약 6000원을 팁으로 냈다.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할 때도 가격 기준으로 약 20%를 팁으로 내야 하는 심리적 압박이 상당하다. 68달러(약 8만6500원)짜리 초밥 세트를 주문했더니 세금과 수수료를 합해 총 77.44달러가 나왔다. 12달러 이상 주문이라 공식 배달료는 무료지만 배달원에게 팁을 줘야 한다며 배달 앱은 음식값의 20% 수준인 13.5달러를 추천했다. 이 경우 총 가격은 90.94달러(약 11만5700원)에 이른다. 결과적으로 음식값의 33%가 더 얹어진 것이다.》 카페·배달앱도 팁 요구 팁 문화가 발달한 미국에서도 커피숍 계산대나 배달 앱에서 총 가격의 15∼25%를 팁으로 내는 것은 최근의 일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터치스크린이 장착된 디지털 계산대와 결제 앱이 확산됐고, 사업자가 결제 화면에서 팁 금액 가이드라인을 쉽게 설정할 수 있게 된 것이 계기다. 예전 같으면 계산대에 ‘팁 항아리’를 놓고 원하는 사람에 한해 1달러 안팎을 받던 스타벅스도 지난해 결제 화면에서 팁 금액을 선택하도록 정책을 바꿨다. 사업자들은 어디까지나 ‘선택’이라고 하지만 미 소비자들은 ‘사실상 강요’라며 불만이 만만치 않다. 업주와 근로자, 소비자 간 심리 게임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를 수 있는 팁의 최저 제시 금액이 높을수록, 다른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환경일수록 팁의 액수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회적 압박에 내는 ‘길티 팁’(죄책감 팁), 슬쩍 안 내도 될 팁을 내게 하는 ‘팁 바가지’, 팁 하한선을 올리는 ‘팁플레이션’(팁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 등 온갖 신조어도 나오고 있다. 뉴욕시 직장인 티오 파커 씨(27)는 “식당보다 배달 앱 음식 가격이 비싼데 여기에 수수료와 팁까지 얹으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다. 그래서 식당에서 테이크 아웃을 하려고 하면 이번엔 계산대에서 팁 액수를 고르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팁이 아까우면 외식이란 사치를 누리지 말아야 한다’고 배워왔지만 최근의 팁 문화는 도를 넘어섰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NBC방송에 따르면 결제 시스템 업체 ‘스퀘어’ 집계 결과, 지난해 4분기(10∼12월) 서버가 없는 커피숍, 프랜차이즈 등 ‘퀵 서비스 식당’의 팁 빈도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6% 늘었다. 전체 금액도 올랐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컬럼비아대가 뉴욕시 택시 결제 화면에서 팁 선택지를 ‘15%, 20%, 25%’와 ‘20%, 25%, 30%’로 나눠 소비자 행동을 조사한 결과, 높은 가이드라인이 있는 후자 쪽의 전체 팁 금액이 높았다. 사업자가 팁 액수를 올리기 위해 임의로 가이드라인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최저임금 받는데 팁까지?” 미국은 전통적으로 식당 서버나 호텔 미화원 등에게 팁을 주는 것이 관례다. 법적 근거도 있다. 외식업이나 숙박업 일부 직종은 팁을 받는다는 가정하에 최저임금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이른바 ‘팁 근로자’의 최저임금은 연방 기준 시간당 2.13달러. 일반 직종 최저임금(시간당 7.25달러)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팁 근로자의 팁을 포함한 총수입이 일반 직종 최저임금보다 낮아지면 고용주가 이를 보전해줘야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런 구조 때문에 미국인들은 대체로 식당 서비스를 잘 받고 팁을 적게 주는 것은 무례하다고 본다. 30대 엔지니어 케빈 씨는 “식당 종업원들은 팁에 의존해 생활하고, 음식값에 그들의 서비스 비용은 들어 있지 않다. 그래서 팁을 꼭 챙겨줘야 한다. 호텔 청소 직원도 ‘팁 근로자’여서 호텔을 이용할 땐 팁으로 놓고 갈 3∼5달러의 현금을 준비해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저임금을 보장받는 바리스타나 계산원에게도 많은 팁을 줘야 하는지에 대해선 현지인들도 고개를 갸웃한다. “바리스타가 커피를 만들어주는 수고를 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그런 수고비는 회사가 지급해야 한다” “그들은 이미 최저임금 이상을 받는 직장인”이란 볼멘소리가 높다. 피부 관리나 네일아트와 같은 서비스 팁 논란도 적지 않다. 뉴욕의 한 40대 직장인은 “피부 관리사의 추천을 받아 화장품을 구입했는데, 팁 청구 대상 금액에 화장품 가격 50달러까지 포함시켰다”며 “속았다는 느낌에 기분이 나빴다. 화장품을 골라주는 ‘서비스’에까지 팁을 내야 하느냐”고 토로했다. 미국에서 통상적으로 팁은 가격의 20% 정도인데 피부 관리를 받고 추천해 준 화장품 가격까지 팁을 계산하는 기준 금액에 포함시켰다는 것이다. 미국 에티켓 전문가나 현지인들은 점원이나 주변 시선의 압박에 굴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결제 화면에 팁 금액이 뜨더라도 예전의 ‘팁 항아리’처럼 원할 때만 팁을 지불하라는 것이다. 케빈 씨도 “커피는 1달러, 베이커리는 노 팁, 테이크아웃은 10%, 종업원의 서비스를 받는 식당은 18∼20% 정도로 나름대로의 기준을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뉴욕, 배달원에 최저임금 보장 테크 플랫폼 경제의 등장도 팁플레이션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우버나 리프트 같은 차량 공유서비스나 우버이츠, 도어대시 등 음식배달 서비스 앱에선 팁을 선택하도록 유도한다. 운전사나 배달원은 고용 근로자가 아니라 최저임금을 보장받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식당종업원처럼 완전한 팁 근로자는 아니다. 2019년 시카고대 연구에 따르면 우버 차량 이용 고객의 60%가 팁을 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 배달원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과거에도 전화로 주문한 피자나 중국음식 배달원에게 고객 재량으로 3∼5달러, 음식 주문이 많으면 10달러 이상 팁을 현금으로 내는 등 팁이 보편화돼 있었다. 하지만 배달 앱 등장 이후 음식 가격에 비례해 15∼20% 이상 팁을 고르게 돼 있어 부담이 훌쩍 커졌다. 올 4월 뉴욕타임스(NYT)가 음식 배달원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현장을 취재하며 “388달러짜리 스시를 배달했지만 팁은 20달러에 불과했다”고 보도하자 해당 기사에 댓글 3800여 개가 달리며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왜 음식값이 비싸다고 배달원에게 팁을 더 줘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터진 것이다. 반면 “팁이 없으면 기름값도 안 나온다”며 배달원을 두둔하는 의견도 있다. 일각에선 ‘팁 근로자’ ‘플랫폼 노동자’에게도 최저임금을 보장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한다. 미국 서비스직 노동자들의 연합체 ‘원 페어 웨이지(One Fair Wage)’의 대표 사루 자야라만 씨는 CNN에 “팁은 서비스 근로자의 임금에 포함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시는 최근 팁에 의존해 온 배달원에게 최저임금을 시간당 20달러(약 2만6000원)로 보장해주기로 했다. 미국에서 처음 시행되는 조치다. 뉴욕시에 따르면 맨해튼 음식 배달원은 약 6만 명이며 팁을 받기 전 기준으로 시간당 평균 7.09달러를 받아 왔다. 이들의 새로운 최저임금 20달러는 미 연방정부 최저임금(시간당 7.25달러)은 물론이고 뉴욕주 최저임금(14.20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도어대시와 우버이츠 등 배달 플랫폼 업체들이 이에 반발하고 있고 향후 배달 수수료 인플레이션을 야기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현수 뉴욕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세계 반도체 기업 사상 처음으로 종가(終價) 기준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277조4000억 원)를 넘어서며 인공지능(AI) 파워를 입증했다. 미 기업으로는 7번째 시총 1조 달러 돌파다. 엔비디아 경쟁사 미 AMD도 AI용 반도체 신제품을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13일(현지 시간) 미 뉴욕 증시에서 전장보다 3.9% 상승한 410.22달러로 마감해 시총 1조1000억 달러(1406조5700억 원)를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장중 1조 달러를 찍었지만 이후 주가가 하락하며 종가 기준 공식 ‘1조 클럽’에는 들지 못했다. 13일 종가 기준 미 증시에서 시총 1조 달러 이상 기업은 애플(2조880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2조4900억 달러) 알파벳(구글·1조5800억 달러) 아마존(1조3000억 달러)과 엔비디아 등 5개사뿐이다. 테슬라와 메타 플랫폼은 1조 달러를 찍은 뒤 다시 내려갔다. 올해 창립 30주년인 엔비디아는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1993년 ‘컴퓨터는 엔터테인먼트가 된다’며 설립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 기업이다. 한번에 수많은 픽셀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GPU 특성을 AI 연산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AI용 GPU 개발에 먼저 뛰어들어 현재 관련 시장 90%를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생성형 AI 챗GPT가 돌풍을 일으키며 GPU 수요가 급증하면서 몸값도 함께 뛰었다. 지난달 발표한 2분기(엔비디아 회계 기준 5∼7월) 매출 전망치는 시장 예상보다 53% 많았다. 윤리 논란에 따른 규제 움직임에도 생성형 AI 성장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입어 반도체 산업도 동반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엔비디아 경쟁사 AMD는 13일 첨단 AI용 GPU ‘MI300X’를 공개하고 엔비디아 독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리사 수 AMD CEO는 이날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신제품 소개 행사에서 “AI는 AMD의가장 크고 가장 전략적인 장기 성장 기회”라면서 “MI300X는 대형언어모델(LLM) 및 다른 최첨단 AI 모델을 위해 설계됐다”고 말했다. 이어 “MI300X가 최대 192GB 메모리를 탑재해 경쟁 제품인 엔비디아 H100의 120GB 메모리를 능가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AMD는 이날 유력 고객사가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시장이 엔비디아 독주 체제 지속에 베팅하면서 AMD 주가는 3.61% 하락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2014년 아마존이 인수한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 발행인 겸 최고경영자(CEO)로 디지털 전환을 이끈 프레드 라이언(68·사진)이 9년 만에 물러난다. WP는 12일(현지 시간) 기사를 통해 라이언 CEO가 8월에 물러나고 임시 CEO로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초대 CEO를 지낸 패티 스톤시퍼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최근 시청률 하락과 노선 논란으로 CNN방송 CEO가 사퇴하고 뉴미디어 매체가 잇달아 문을 닫는 등 미 미디어 산업에 부는 변화의 바람 속에 WP도 세대교체를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라이언 CEO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재단이 신설한 ‘공공 시민성 센터’를 이끌기 위해 떠난다. 그는 이날 성명에서 “정치에서 예의와 존중이 쇠퇴하고 있다. 이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느껴 왔다”고 말했다. 레이건 대통령 재단도 “공공 시민성 센터가 미국의 깊은 분열과 불화를 다룰 건설적인 해법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대 중반부터 레이건 대통령 백악관(1981∼1989년)에서 일한 그는 이후 1995년까지 퇴임한 레이건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았다. 2007년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창업 멤버가 됐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낙점해 WP에 온 뒤 3만5000명에 불과하던 온라인 구독자를 현재 약 250만 명으로 늘렸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인플레이션이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6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였다. 다만 연준의 물가 목표치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 6월은 건너 뛰더라도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압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4% 상승해 4월 CPI 상승률(4.9%)보다 큰 폭으로 내려갔다고 밝혔다. 이는 2021년 3월 이후 2년여 만에 최저 상승률이다. 전달 대비 CPI도 0.1% 상승해 예상치에 부합했다. 식료품과 에너지와 같은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5.3%, 전달 대비 0.4% 상승으로 여전히 ‘끈적거리며(sticky)’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월 주거비는 전년대비 8.0%, 전월 대비 0.6% 올라 계속해서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부는 “5월 CPI 상승률은 주거비 물가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며 “이어 중고차 및 트럭, 자동차 보험, 의류 등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미국 핵심 물가지표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데다 2년 만에 최저치로 나타남에 따라 13, 14일 열리는 미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동결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5월 CPI가 나온 직후 뉴욕증시 선물은 일제히 상승했고, 국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연준이 통화정책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될 때 보이는 시장 움직임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5월 CPI 발표 직후 시장 투자자들은 동결 가능성을 90.8%까지 높였다. 하루 전만해도 79.1%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CPI 상승률이 8.6%에 달했던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올해 5월 4%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높고 연준정책 목표(2%)와 거리가 멀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경제학자 조사에 따르면 연준이 결국 기준금리를 현재 5~5.25%에서 연중 5.5~6.0% 사이로 인상해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최소한 베이비스텝(0.25% 인상)을 두 번 더 단행해야한다는 의미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