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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는 국내 대학 최초로 통번역 기능을 지원하는 ‘인공지능(AI) 안경’을 교육·연구·행정 전반에 시범 도입한다고 23일 밝혔다.AI 안경은 강의·세미나·국제교류 현장에서 외국어 발언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착용자의 시야에 번역한 자막을 띄우는 장비다. 한국어·영어·일본어·중국어·스페인어 등 20여 개 다국어 번역을 98% 이상 정확도로 지원한다. 번역할 수 있는 언어는 70개까지 확대된다고 한다.AI 안경에는 최신 음성인식 및 자연어처리 기술이 탑재돼 기존 스마트폰 언어 번역 앱보다 통·번역의 정확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제품은 엑스퍼트아이엔씨㈜가 개발했으며 ‘CES 2025’에서 소개된 바 있다.부산대는 AI 안경을 교수와 행정 부서, 대학원 강의실 등에 우선 배치해 효용성을 검증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부산대가 추진 중인 ‘AX 대전환’ 프로젝트의 핵심으로, 첨단 AI 기술의 도입 적합성과 학습·연구 전반에 활용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고자 추진된다.최재원 부산대 총장은 “AI 안경은 언어 장벽에서 비롯된 교육 격차를 줄여줄 것”이라며 “이 안경을 통해 세계 우수 인재가 부산대에서 마음껏 학문적 역량을 발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13일 오후 부산 사하구 다대소각장. 오래돼 칠이 벗겨진 벽면에 파란 직박구리가 바다를 응시하는 모습의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HOTEL INCINERATION(호텔 소각)’이란 문구가 적혀 있었다. 설치미술가 조형섭 작가의 ‘장기 초현실’이라는 작품이다. 조 작가는 ‘2025 부산바다미술제’ 전시를 위해 소각장을 찾았다가 이곳에 둥지를 튼 새를 보고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현장을 안내하던 부산바다미술제 관계자는 “도시의 폐기물을 태웠던 소각장은 지금은 폐허로 남아 있지만, 앞으로 호텔 같은 해양관광 시설로 바뀔 예정”이라며 “작가는 이곳에서 살아가는 새를 통해 다대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눈에 보여주고 관람객이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하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소각장 입구의 경비실도 조 작가의 작품 공간으로 꾸며졌다. 푸른빛 호텔 객실을 형상화한 벽면 TV에서는 13분 분량의 영상이 반복 재생됐다. 영상에는 새의 탈을 쓴 인물이 휑한 소각장 안에 머물며 창밖을 응시하는 모습이 담겼다. 소각장 굴뚝에는 붉은색과 푸른색 계열의 대형 깃발 두 장이 펄럭였다. 라울 발히 작가의 ‘부산의 온도 깃발’이란 작품으로, 지구의 온도가 점점 빨갛게 변하는 모습을 통해 기후 위기의 현실을 시각화했다. 부산바다미술제가 열리는 다대포해수욕장 일대는 거대한 야외 미술관으로 변신했다.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언더커런츠: 물 위를 걷는 물결들’을 주제로 다음 달 2일까지 다대포해변과 몰운대산책로 등지에서 바다미술제를 개최하고 있다. 17개국 작가 38명이 출품한 작품 46점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다대포해수욕장에는 20여 점의 작품이 설치됐다. 해변 중앙 모래 둔덕에는 성인 키의 두 배 높이인 황금빛 조각상이 서 있다. 김상돈 작가는 고대 가야국이 있던 부산의 역사에 주목해, 가야 금관과 알에서 태어난 박혁거세 설화를 모티브로 ‘알 그리고 등대’를 제작했다. 이보다 서쪽에는 하얀색 대형 구조물 세 개가 설치돼 있다. 다대포, 뉴욕, 마르요카에서 채취한 모래 알갱이를 고정밀 기술로 1000배 확대해 만든 것이다. ‘편린들: 바닷물결의 기억’이라는 작품으로, 지역별 물질의 특성과 조화를 보여준다. 해변 곳곳에 설치된 컨테이너 안에서는 영상 작품이 상영되고 있다. 입구의 커튼을 젖히고 들어가면 댐 건설로 변화한 태국 국경 강 유역 주민의 삶을 담은 솜 수파파린야 작가의 ‘달의 양면’ 등을 볼 수 있다. 서울에서 왔다는 김성태 씨(39)는 “머리를 식힐 겸 혼자 부산 내륙 끝인 다대포까지 우연히 찾았는데, 날씨 좋은 가을날 이런 작품을 만나니 더욱 뜻깊다”며 “해변이 워낙 넓어 보물찾기하듯 작품을 관람하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인기 강연과 작가 퍼포먼스는 대부분 마무리됐지만 일부 참여 프로그램은 폐막일까지 이어진다. 다음 달 2일까지 계속되는 ‘직조 워크숍: 플라스틱 쓰레기에서 카펫으로’에서는 버려진 쓰레기를 직접 손으로 엮는 과정을 해변에서 볼 수 있다. 버려진 플라스틱의 숨은 가치를 알리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전시 해설사와 함께 60분 동안 해변을 걸으며 작품을 안내받는 ‘숨은 물결 따라 걷기’ 프로그램도 2일까지 진행된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13일 오후 부산 사하구 다대소각장. 오래돼 칠이 벗겨진 벽면에 파란 직박구리가 바다를 응시하는 모습의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HOTEL INCINERATION(호텔 소각)’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설치미술가 조형섭 작가의 ‘장기 초현실’이라는 작품이다. 조 작가는 ‘2025 부산바다미술제’ 전시를 위해 소각장을 찾았다가 이곳에 둥지를 튼 새를 보고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현장을 안내하던 부산바다미술제 관계자는 “도시의 폐기물을 태웠던 소각장은 지금은 폐허로 남아 있지만, 앞으로 호텔 같은 해양관광 시설로 바뀔 예정”이라며 “작가는 이곳에서 살아가는 새를 통해 다대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눈에 보여주고 관람객이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하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소각장 입구의 경비실도 조 작가의 작품 공간으로 꾸며졌다. 푸른빛 호텔 객실을 형상화한 벽면 TV에서는 13분 분량의 영상이 반복 재생됐다. 영상에는 새의 탈을 쓴 인물이 휑한 소각장 안에 머물며 창밖을 응시하는 모습이 담겼다. 소각장 굴뚝에는 붉은색과 푸른색 계열의 대형 깃발 두 장이 펄럭였다. 라울 발히 작가의 ‘부산의 온도 깃발’이라는 작품으로, 지구의 온도가 점점 빨갛게 변하는 모습을 통해 기후 위기의 현실을 시각화했다. 부산바다미술제가 열리는 다대포해수욕장 일대는 거대한 야외 미술관으로 변신했다.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언더커런츠: 물 위를 걷는 물결들’을 주제로 다음 달 2일까지 다대포해변과 몰운대산책로 등지에서 바다미술제를 개최하고 있다. 17개국 작가 38명이 출품한 작품 46점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다대포해수욕장에는 20여 점의 작품이 설치됐다. 해변 중앙 모래 둔덕에는 성인 키의 두 배 높이인 황금빛 조각상이 서 있다. 김상돈 작가는 고대 가야국이 있던 부산의 역사에 주목해, 가야 금관과 알에서 태어난 박혁거세 설화를 모티브로 ‘알 그리고 등대’를 제작했다. 이보다 서쪽에는 하얀색 대형 구조물 세 개가 설치돼 있다. 다대포, 뉴욕, 마르요카에서 채취한 모래 알갱이를 고정밀 기술로 1000배 확대해 만든 것이다. ‘편린들: 바닷물결의 기억’이라는 작품으로, 지역별 물질의 특성과 조화를 보여준다.해변 곳곳에 설치된 컨테이너 안에서는 영상 작품이 상영되고 있다. 입구의 커튼을 젖히고 들어가면 댐 건설로 변화한 태국 국경 강 유역 주민의 삶을 담은 솜 수파파린야 작가의 ‘달의 양면’ 등을 볼 수 있다. 서울에서 왔다는 김성태 씨(39)는 “머리를 식힐 겸 혼자 부산 내륙 끝인 다대포까지 우연히 찾았는데, 날씨 좋은 가을날 이런 작품을 만나니 더욱 뜻깊다”며 “해변이 워낙 넓어 보물찾기하듯 작품을 관람하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인기 강연과 작가 퍼포먼스는 대부분 마무리됐지만, 일부 참여 프로그램은 폐막일까지 이어진다. 다음 달 2일까지 계속되는 ‘직조 워크숍: 플라스틱 쓰레기에서 카펫으로’에서는 버려진 쓰레기를 직접 손으로 엮는 과정을 해변에서 볼 수 있다. 버려진 플라스틱의 숨은 가치를 알리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전시 해설사와 함께 60분 동안 해변을 걸으며 작품을 안내받는 ‘숨은 물결 따라 걷기’ 프로그램도 2일까지 진행된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 수영구는 17∼19일 광안리해수욕장 일원에서 ‘옥토버 페스타 인(in) 광안리’를 처음 연다고 16일 밝혔다. 해변에 집중됐던 관광객을 골목 상권으로 유입시키기 위해 기획된 행사다. 수영구는 이 행사를 가을마다 개최해 매년 봄 열리는 ‘광안리 어방축제’와 짝을 이루는 축제로 육성할 계획이다. 행사장에는 5개 법정동별 유명한 콘텐츠를 내세운 테마 거리가 조성된다. 남천동은 빵, 망미동 책(독립서점), 수영동 공방, 광안동 디저트, 민락동 카페 등이다. 구는 동마다 10개 부스를 설치해 공모로 뽑은 지역 소상공인 50팀이 이곳에서 물품 등을 판매할 수 있게 한다. 개막 공연 때 가수 최백호 등이 무대에 오르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다채로운 공연을 펼친다. DJ 파티와 함께 다양한 먹거리존도 조성된다. 독일 맥주 축제인 ‘옥토버 페스트’와 다르게 맥주 판매가 행사의 주된 성격은 아니다. 그동안 부산불꽃축제와 광안리 드론 M 라이트쇼 등 대형 행사 때 인파가 광안리해수욕장에만 몰려 골목 상권 소상공인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구는 해변에서 골목 상인의 상품과 서비스를 홍보하고, 관광객을 골목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취지로 행사를 기획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 수영구는 17~19일 광안리해수욕장 일원에서 ‘옥토버 페스타 인(in) 광안리’를 처음 연다고 16일 밝혔다. 해변에 집중됐던 관광객을 골목상권으로 유입시키기 위해 기획된 행사다. 수영구는 이 행사를 가을마다 개최해 매년 봄 열리는 ‘광안리 어방축제’와 짝을 이루는 축제로 육성할 계획이다.행사장에는 5개 법정동별 유명한 콘텐츠를 내세운 테마 거리가 조성된다. 남천동은 빵, 망미동 책(독립서점), 수영동 공방, 광안동 디저트, 민락동 카페 등이다. 구는 동마다 10개 부스를 설치해 공모로 뽑은 지역 소상공인 50팀이 이곳에서 물품 등을 판매할 수 있게 한다. 개막 공연 때 가수 최백호 등이 무대에 오르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다채로운 공연을 펼친다. DJ 파티와 함께 다양한 먹거리존도 조성된다. 독일 맥주 축제인 ‘옥토버 페스트’와 다르게 맥주 판매가 행사의 주된 성격은 아니다.그동안 부산불꽃축제와 광안리 드론 M 라이트쇼 등 대형 행사 때 인파가 광안리해수욕장에만 몰려 골목 상권 소상공인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구는 해변에서 골목 상인의 상품과 서비스를 홍보하고, 관광객을 골목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취지로 행사를 기획했다. 강성태 수영구청장은 “옥토버 페스타는 수영구만의 가치를 담아 구민과 관광객 모두가 즐기는 대한민국 대표 가을 축제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지난달 19일 오후 8시 50분경 부산 김해공항을 출발해 베트남 다낭으로 향하는 에어부산 여객기(BX773편) 안에선 평소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여태껏 승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승무원 대부분이 여성이었던 것과 달리 이날은 5명의 남성 승무원만 탑승해 있었다. 승무원들이 무거운 짐을 번쩍 들어 올려주는 모습에 중년 여성들은 “듬직해서 좋다”며 웃음을 보였다. 기내식을 준비하거나 면세품 등을 보관하는 공간에 승무원 5명이 함께 모이자 서로 어깨가 부딪힐 정도로 좁았다. 한 남자 승무원은 “오늘따라 비행기가 작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에어부산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창사 이래 처음 남자 5인조 비행’이라는 제목의 영상 속 모습이다. 현재까지 45만 회 이상 재생되며 화제를 모았다. 15분 분량의 영상에는 남자 승무원 5명의 비행 과정 등이 담겼다. 국내 항공사에 근무하는 승무원 중 남성 비율은 5∼10% 정도여서 남성 승무원으로만 이뤄진 비행은 유례를 찾기 어려웠다. 이색적인 운영에 호평이 이어졌다. 기내 보조배터리 화재와 비행 중 비상 출입문 개방 등의 기내 사고가 잇따르면서 이를 제지할 남성 승무원이 대거 탑승하는 것이 안정감을 준다는 것이다. 에어부산은 유튜브 촬영을 위해 기획된 일회성 이벤트라는 입장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남자 승무원만으로 구성된 여객기를 편성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승객 요구가 이어진다면 비슷한 시도를 한 번 더 진행하는 것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에서 친구들의 따돌림을 호소하다가 숨졌으나 학교폭력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초등학생 사건이 재조사된다. 15일 부산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교육청은 8월 행정심판위원회(행심위)를 열어 산하 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가 2월 내린 ‘학교폭력 조치 없음’ 처분을 취소했다. 학폭 관련 유족이 제기한 행정심판이 인용된 사례는 부산에서 최근 2년간 이 사건이 유일하다. 행심위는 “학폭위가 목격 학생의 진술을 확보하지 않는 등 법률상 부여된 조사권 행사를 소홀히 해 심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지원청은 휴대전화 포렌식으로 확보된 녹취 등 새롭게 제출된 증거를 포함해 사실 관계를 재조사하고, 학교폭력을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청구인 강모 씨는 “딸이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다가 숨졌다”고 주장해왔다. 2023년 10월 강 씨 딸 조모 양(당시 13세)은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숨졌다. 강 씨는 “딸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친구의 포즈를 따라 했다는 이유 등으로 따돌림을 당하다가 자살했다”고 주장했다. 교육지원청 학폭위는 2023년 12월 첫 회의를 열었으나, 관련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조치를 유보했다. 경찰이 지난해 3월 “범죄 혐의가 없다”고 사건을 종결하자, 강 씨는 딸과 관련된 학생 3명을 정서적 학대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경찰은 지난해 10월 “혐의 없음”으로 결론냈고, 강 씨는 “따돌림을 입증할 친구 진술서 등을 냈음에도 조사가 불충분했다”며 부산경찰청에 수사 이의 신청을 했다. 부산경찰청 수사심의위원회도 증거 불충분으로 이를 기각했다. 이후 교육지원청 학폭위는 올 2월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에게 ‘학교폭력 조치 없음’ 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강 씨는 5월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강 씨는 “딸이 생전 학교 건강 설문조사에 ‘학교폭력 있음’이라고 표시했으나 담임이 이를 무시했다. 이를 인정하는 녹취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강 씨는 재조사로 가해 사실이 드러나면 관련자를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지원청은 현재 강 씨 등을 재조사하고 있다. 한 경찰 출신 변호사는 “가해 사실이 확인되면 학교의 책임이 커질 수 있어 당시 학폭위가 소극적으로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친구들의 따돌림을 호소하다 숨졌지만 학교폭력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여학생 사건에 대한 재조사가 추진된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가 “학교폭력이 아니었다”고 결론 낸 사안에 대해 부산시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행심위)가 “심리가 부실했다”며 결정을 취소했기 때문이다.15일 부산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교육청은 지난 8월 4일 행정심판위원회를 열고 산하 교육지원청이 2월 내린 ‘학교폭력 조치 없음’ 처분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2023년 10월 숨진 초등학생 조모 양(당시 13세)의 어머니 강모 씨(40대)는 “딸이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다가 숨졌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관할 교육지원청 학폭위는 “학폭이 없었다”는 취지의 결정을 통보했고, 이에 반발한 강 씨는 5월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학폭 피해로 숨진 학생의 유족이 제기한 행정심판이 인용된 사례는 부산에서 최근 2년간 이 사건이 유일하다.행심위는 변호사와 교수 등 9명이 참여한 회의에서 “학폭위가 목격 학생의 진술을 확보해 조사하지 않는 등 법률상 부여된 조사권 행사를 게을리했다”며 “심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지원청은 숨진 학생의 유서, 담임의 상담기록, 휴대전화 포렌식으로 나온 녹취 등 새로 제출된 증거를 포함해 사실관계를 면밀히 재조사하고 학폭 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결정했다.●“딸 따돌림 증거 제출했는데 외면”…유족 “은폐·축소 조사 없애야”조 양은 2023년 10월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강 씨는 “딸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친구의 포즈를 따라 했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딸이 숨지기 전 학교 건강 설문에서 ‘학교폭력이 있었다’ 항목에 표시했지만 담임이 이를 외면했다”며 “최근 담임이 이 사실을 인정한 녹취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앞서 강 씨는 딸의 사망과 연관이 있다고 판단한 3명의 학생을 정서적 학대·모욕·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관할 경찰서는 ‘입건 전 조사 종결’ 처분을 내렸다. 강 씨는 “따돌림을 입증할 친구의 진술서를 증거로 냈는데도 조사가 충실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부산경찰청에 수사 이의를 제기했지만, 수사심의위원회는 증거 불충분으로 사건을 기각했다.그는 “재조사를 통해 딸의 억울한 죽음이 밝혀지길 바란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피해자에 대한 경찰과 학폭위의 은폐·축소 조사 관행이 사라졌으면 한다”고 말했다.●“학폭위 과중 업무로 서류심사만”…전문가들 “2차 피해 부른다”현재 교육지원청은 피해자 측이 제출한 자료를 검토하며 관련자 진술을 듣는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전문가들은 학폭위의 허술한 조사로 피해 유족이 두 번 상처받는다고 지적했다. 한 경찰 출신 변호사는 “실제 가해 사실이 확인될 경우 학교 당국의 책임이 커질 수 있어 학폭위가 적극적으로 조사에 나서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확보된 자료 외에도 생활기록부 등에서 사건 단서를 철저히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황정용 동서대 경찰학과 교수는 “교육지원청 학폭위가 담당해야 할 사건 수가 지나치게 많다”며 “이 때문에 서류 검토만으로 결론을 내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13일 오전 부산 연제구 연산교차로 인근 편도 3차선 도로. 부산시청 쪽에서 약 100m 구간을 달려온 성화봉송 주자들은 은색 성화봉을 기울여 이글거리는 주황색 불꽃을 다음 주자에게 옮겼다. 성화를 넘겨받은 이들은 밝은 표정으로 “전국체전 성공 개최!”라고 외치며 천천히 달렸다. 17일부터 23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를 앞두고 이날 성화봉송이 시작됐다. 성화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3일까지 부산 금정산 고당봉(희망의 불)과 유엔평화공원(평화의 불), 가덕도 연대봉(비상의 불), 강화도 마니산(화합의 불) 등 4곳에서 채화된 뒤 이날 부산시청에서 하나로 합쳐졌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장인화 부산시체육회장 등이 합화자로 참여했다. 첫 봉송 주자는 1970년 방콕아시안게임 사이클 은메달리스트인 원로 체육인 권중현 씨였다. 체육 꿈나무인 이건호(대신중)·황설후(광남초) 선수가 부주자였다. 이 선수는 올해 열린 제54회 전국소년체전에서 100m 금메달을 거머쥐었고, 황 선수는 같은 대회 수영 종목에 참여해 배영 50m·100m의 2관왕에 올랐다. 성화는 16일까지 16개 구군의 주요 도로 151개 구간을 지난다. 구간마다 8명의 주자가 100∼200m를 달리고 다음 주자에게 불꽃을 넘긴다. 부산시는 공개 모집을 통해 봉송 주자 1200명을 선발했다. 이 중에는 북구의 장애인 론볼 선수 부부와 서구의 세쌍둥이 출산 부부와 자녀 등이 포함됐다. 성화는 17일 전국체전 개막식이 진행되는 아시아드주경기장 성화대에 점화돼 체전 기간 내내 타오른다. 성화대에 불씨를 지필 마지막 주자는 비공개로 유지되고 있는데 부산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가 맡을 가능성이 높다. 전국체전이 열리는 7일간 아시아드주경기장을 비롯한 82개 경기장에서 50개 종목의 경기가 치러지며, 31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제4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이어진다. 부산시는 전국체전에서 종합 순위 3위권 내 진입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부산시체육회와 함께 우수 선수를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또 팀 창단을 지원해 불참 종목 해소를 위해 노력했다. 시는 올 3월 생활체육 활성화와 선수 육성을 전담하는 스포츠 행정의 컨트롤타워인 ‘체육국’을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신설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5년 만에 부산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많은 시민이 함께 준비했다”며 “성화가 ‘생활체육 천국 도시’로 도약하는 불꽃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는 17일 전국체전 개회식 잔여 입장권을 당일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1인당 2장까지 추가 배부한다. 지난달 30일부터 16개 구군에서 무료 배부한 입장권이 대부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시는 전국체전 교통소통 종합대책을 시행한다. 마라톤 등의 경기로 광안대교 일대 등 일부 도로가 통제된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13일 오전 부산 연제구 연산교차로 인근 편도 3차선 도로. 부산시청 쪽에서 약 100m 구간을 달려온 성화봉송 주자들은 은색 성화봉을 기울여 이글거리는 주황색 불꽃을 다음 주자에게 옮겼다. 성화를 넘겨받은 이들은 밝은 표정으로 “전국체전 성공개최!”라고 외치며 천천히 달렸다.올 17부터 23일까지 부산 전역에서 열리는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를 앞두고 이날 성화봉송이 시작됐다. 성화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3일까지 부산 금정산 고당봉(희망의 불)과 UN평화공원(평화의 불), 가덕도 연대봉(비상의 불), 강화도 마니산(화합의 불) 등 4곳에서 채화된 뒤 이날 부산시청에서 하나로 합쳐졌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장인화 부산시체육회장 등이 합화자로 참여했다.첫 봉송 주자는 1970년 방콕아시안게임 사이클 은메달리스트인 원로 체육인 권중현 씨였다. 체육 꿈나무인 이건호(대신중)·황설후(광남초) 선수가 부주자였다. 이 선수는 올해 열린 제54회 전국소년체전에서 100m 금메달을 거머쥐었고, 황 선수는 같은 대회 수영 종목에 참여해 배영 50m·100m의 2관왕에 올랐다.성화는 16일까지 16개 구·군의 주요 도로 151개 구간을 지난다. 구간마다 8명의 주자가 100~200m를 달리고 다음 주자에게 불꽃을 넘긴다. 부산시는 공개 모집을 통해 봉송 주자 1200명을 선발했다. 이 중에는 북구의 장애인 론볼 선수 부부와 서구의 세쌍둥이 출산 부부와 자녀 등이 포함됐다. 성화는 17일 전국체전 개막식이 진행되는 아시아드주경기장 성화대에 점화돼 체전 기간 내내 타오른다. 성화대에 불씨를 지필 마지막 주자는 비공개로 유지되고 있는데 부산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가 맡을 가능성이 높다.전국체전이 열리는 7일간 아시아드주경기장을 비롯한 82개 경기장에서 50개 종목의 경기가 치러지며, 31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제4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이어진다.부산시는 전국체전에서 종합 순위 3위권 내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부산시체육회와 함께 우수선수를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또 팀 창단을 지원해 불참 종목 해소를 위해 노력했다. 시는 올 3월 생활체육 활성화와 선수 육성을 전담하는 스포츠 행정의 컨트롤 타워인 ‘체육국’을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신설했다.박형준 부산시장은 “25년 만에 부산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많은 시민이 함께 준비했다”라며 “성화가 ‘생활체육 천국 도시’로 도약하는 불꽃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시는 17일 전국체전 개회식 잔여 입장권을 당일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1인당 2매까지 추가 배부한다. 지난달 30일부터 16개 구군에서 무료 배부한 입장권이 대부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시는 전국체전 교통소통 종합대책을 시행한다. 마라톤 등의 경기로 광안대교 일대 등 일부 도로가 통제된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저 같은 유족이 있다면 더 늦기 전에 꼭 연락 부탁드립니다.” 4일 오후 5시경 부산 남구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추모공원. ‘곤론마루(崑崙丸) 격침 사건’으로 82년 전 아버지를 잃은 김영자 씨(85)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김 씨는 약 10년 전부터 매년 10월 열리는 추모제에 참여해 왔다. 비슷한 처지의 유족이 나타나길 바라지만, 아직 국내에서 확인된 생존 유족은 김 씨 한 사람뿐이다. 이날 추모제는 조촐했다. 김 씨와 그의 딸, 한일 역사 문제에 관심 있는 시민 등 참석자는 10명 남짓이었다. 매년 사용해 온 ‘곤론마루 침몰 추모제’라고 적힌 검은색 플래카드가 내걸렸고, 참가자들은 차례로 하얀 국화를 헌화하며 묵념했다. 곤론마루 사건은 2013년경 국내에 처음 알려졌다. 김문길 한일문화연구소장(80)과 김영자 씨가 함께 진상 규명 활동에 나서면서다. 두 사람은 곤론마루 폭침 70주년을 맞아 일본 후쿠오카 해역에서 열린 한일 합동 위령제에 참여했고, 김 소장은 일본 신문 등 사료를 수집해 분석한 뒤 2015년 ‘곤론마루 격침 사건’이라는 제목의 52쪽 분량 소책자를 펴냈다. 곤론마루는 일제강점기 부산과 일본 시모노세키를 오가던 정기 여객선이었다. 1943년 10월 5일 오전 1시 15분경 시모노세키를 출항한 배가 후쿠오카 오키노섬 근처 해역에서 침몰했다. 승선자 655명 중 생존자는 일본인 선원 등 72명뿐이었다. 희생자 대부분이 조선인이었으며, 배 하부 승선실에 머물고 있었다. 김 씨의 아버지 김종주 씨는 2등실에 탑승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마이니치신문과 아사히신문 등은 사고 발생 이틀 뒤 “곤론마루가 적(미군) 잠수함의 어뢰 공격을 받아 침몰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태평양전쟁 중 미군이 “이 배에 일본군 2000명이 탑승했다”는 잘못된 정보를 입수해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소장은 “신문에 실린 조난자 명단에는 조선인으로 추정되는 일본식 이름이 많아 가족들조차 사망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곤론마루에는 일본 관공서에 근무하던 조선인 직원과 사업가들이 다수 탑승했다. 김종주 씨 역시 조선과 일본, 중국을 오가며 무역업을 하던 사업가였다. 김 씨는 “4세 때 아버지가 숨진 뒤 가정은 큰 어려움에 처했다”며 “어머니는 일본은행 등에 보관돼 있던 아버지의 자산을 찾을 길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날 추모제 참가자들은 “더 늦기 전에 김 씨 외의 다른 유족이 나타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제대로 된 진상 규명과 역사 복원을 위해서는 유족의 증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시모노세키의 한 절에 곤론마루 침몰 희생자의 무명 유골이 보관돼 있다”며 “유골과 유족의 유전자(DNA)를 대조하면 실제 연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한일 양국 정부가 합동조사단을 꾸려 사고 해역의 선체와 주변 유해를 수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소장은 “일본 정부는 자국 희생자 유족에게 사과와 보상을 했다. 한국 유족에게도 같은 조처가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가 10월 5일을 ‘곤론마루 추모의 날’로 지정해 더는 초라한 행사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호소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저 같은 유족이 있다면 더 늦기 전에 꼭 연락 부탁드립니다.”4일 오후 5시경 부산 남구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추모공원. ‘곤론마루(崑崙丸) 격침 사건’으로 82년 전 아버지를 잃은 김영자 씨(85)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김 씨는 약 10년 전부터 매년 10월 열리는 추모제에 참여해 왔다. 비슷한 처지의 유족이 나타나길 바라지만, 아직 국내에서 확인된 생존 유족은 김 씨 한 사람뿐이다.이날 추모제는 조촐했다. 김 씨와 그의 딸, 한일 역사 문제에 관심 있는 시민 등 참석자는 10명 남짓이었다. 매년 사용해 온 ‘곤론마루 침몰 추모제’라고 적힌 검은색 플래카드가 내걸렸고, 참가자들은 차례로 하얀 국화를 헌화하며 묵념했다.곤론마루 사건은 2013년경 국내에 처음 알려졌다. 김문길 한일문화연구소장(80)과 김영자 씨가 함께 진상 규명 활동에 나서면서다. 두 사람은 곤론마루 폭침 70주년을 맞아 일본 후쿠오카 해역에서 열린 한일 합동 위령제에 참여했고, 김 소장은 일본 신문 등 사료를 수집해 분석한 뒤 2015년 ‘곤론마루 격침 사건’이라는 제목의 52쪽 분량 소책자를 펴냈다.곤론마루는 일제강점기 부산과 일본 시모노세키를 오가던 정기 여객선이었다. 1943년 10월 5일 오전 1시 15분경 시모노세키를 출항한 배가 후쿠오카 오키노섬 근처 해역에서 침몰했다. 승선자 655명 중 생존자는 일본인 선원 등 72명뿐이었다. 희생자 대부분이 조선인이었으며, 배 하부 승선실에 머물고 있었다. 김 씨의 아버지 김종주 씨는 2등실에 탑승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일본 마이니치신문과 아사히신문 등은 사고 발생 이틀 뒤 “곤론마루가 적(미군) 잠수함의 어뢰 공격을 받아 침몰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태평양전쟁 중 미군이 “이 배에 일본군 2000명이 탑승했다”는 잘못된 정보를 입수해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소장은 “신문에 실린 조난자 명단에는 조선인으로 추정되는 일본식 이름이 많아 가족들조차 사망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곤론마루에는 일본 관공서에 근무하던 조선인 직원과 사업가들이 다수 탑승했다. 김종주 씨 역시 조선과 일본, 중국을 오가며 무역업을 하던 사업가였다. 김 씨는 “4세 때 아버지가 숨진 뒤 가정은 큰 어려움에 처했다”며 “어머니는 일본은행 등에 보관돼 있던 아버지의 자산을 찾을 길이 없었다”고 회상했다.이날 추모제 참가자들은 “더 늦기 전에 김 씨 외의 다른 유족이 나타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제대로 된 진상 규명과 역사 복원을 위해서는 유족의 증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시모노세키의 한 절에 곤론마루 침몰 희생자의 무명 유골이 보관돼 있다”며 “유골과 유족의 유전자(DNA)를 대조하면 실제 연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참가자들은 한일 양국 정부가 합동조사단을 꾸려 사고 해역의 선체와 주변 유해를 수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소장은 “일본 정부는 자국 희생자 유족에게 사과와 보상을 했다. 한국 유족에게도 같은 조처가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가 10월 5일을 ‘곤론마루 추모의 날’로 지정해 더는 초라한 행사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호소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낙동강 하구 둔치인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에서 대규모 정원박람회가 올해 처음 열린다. 부산시와 사상구는 16일부터 19일까지 삼락공원 연꽃단지 1만5000㎡(약 4530평) 일원에서 ‘2025 부산가든쇼’를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시는 2017년부터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과 사하구 다대포해수욕장 등에서 ‘부산정원박람회’를 열어왔다. 올해부터 행사 명칭을 부산가든쇼로 바꾸고 정원 조성 규모도 과거보다 최소 5배 넘게 확대했다. 행사장에는 30여 개 정원이 조성된다. 국내 대표 정원 작가인 황지해와 손경석 등이 낙동강과 습지공원 주변에 이색적인 정원을 꾸민다. 황 작가는 자연 속 안식처를 ‘헤이븐(Haven)’이라는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 손 작가는 자연의 순환과 조화를 주제로 ‘오가닉 링스(Organic Rings)’를 연출한다. 또 부산도시공사·LG전자·BNK부산은행 등 8개 기업이 참여하는 ESG 기업 동행정원, 부산대·동아대 등 지역 대학과 시민 정원사가 함께 꾸미는 시민참여정원 3개소도 마련된다. 가든쇼의 핵심은 ‘자연주의 정원’이다. 인공 조형물 설치를 최소화하고 삼락생태공원의 기존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정원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시는 유명 작가의 정원은 행사 종료 후에도 존치해 이 일대를 ‘정원 도시 부산’의 상징 공간으로 자리 잡게 할 계획이다. 행사 기간에는 ‘가든 음악회’, 환경영화를 상영하는 ‘정원극장’, 작가와 함께 정원을 꾸미는 ‘가든스쿨’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시는 삼락생태공원을 국가정원으로 지정받기 위한 기반 마련 차원에서 올해 처음 이곳에서 가든쇼를 개최하기로 했다. 앞서 시는 2023년 8월 삼락생태공원 일원을 부산 1호 지방정원으로 등록·고시했다. 이후 별도 조직을 구성해 지방정원을 관리하고 있으며, 2029년까지 국가정원 지정을 목표로 차별화된 정원 조성에 나서고 있다.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려면 5개 이상의 주제 정원과 3년 이상 지방정원 운영·관리 능력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시 관계자는 “낙동강 하구를 자연 친화적인 정원 공간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캄보디아에서 한국 청년이 취업 사기나 감금 등 범죄에 연루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지만 한국 외교·치안 당국의 대응 체계는 현장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뒤늦게 캄보디아에 ‘코리안 데스크’(한인 범죄 전담 경찰)를 설치하는 방안을 현지 당국과 협의하기로 했다. 12일 현지 교민과 경찰 등에 따르면 2023년 11월 미얀마·라오스·태국 접경의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이 여행 금지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이 지역에 있던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이동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반면 캄보디아 경찰은 미온적으로 대응했다. 범죄조직의 위치나 내부 정보를 신고해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 캄보디아의 한 웬치(범죄 단지)에 갇혔다가 탈출한 30대 남성은 “조직 관계자가 ‘우리는 경찰·고위 공무원과 깊게 연관돼 있어 적발로부터 안전하다’며 가담을 권유했다”며 “사실상 현지 경찰이 범죄 조직의 뒷배인 셈”이라고 주장했다. 보이스피싱 전문가인 오영훈 부산서부경찰서 수사과장은 “자국민 피해가 없고 조직의 소비 활동이 현지 경제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캄보디아 정부가 단속에 소극적이었던 측면이 있다”고 했다. 한국 수사기관의 국제 공조 역량이 취약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 직원 15명 가운데 사건·사고를 담당하는 경찰 인력은 주재관 1명과 협력관 2명 등 3명에 불과하다. 지난달에야 1명을 추가 파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대사관에 신고했더니 ‘번역기를 돌려 현지 경찰에 신고하라’는 안내만 받았다”는 불만도 나왔다. 공권력의 공백 속에 범죄조직을 스스로 추적하는 ‘자경단’까지 등장했다. 한국인 대상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얼굴과 여권 사본, 주거지 등을 공개하는 익명 채널이 텔레그램에서 활동하고 있다. 올 8월 캄보디아 보코산 지역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박모 씨(22)가 범죄조직의 강요로 마약을 투약하는 영상도 이런 채널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자경단 채널 운영자 천마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지 피의자 검거까지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신상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뒤늦게 총력 대응에 나섰다. 경찰청은 “이달 중 국가수사본부장을 캄보디아에 파견해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합동 수사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낙동강 하구 둔치인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에서 대규모 정원박람회가 올해 처음 열린다.부산시와 사상구는 16일부터 19일까지 삼락공원 연꽃단지 1만5000㎡(약 4530평) 일원에서 ‘2025 부산가든쇼’를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시는 2017년부터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과 사하구 다대포해수욕장 등에서 ‘부산정원박람회’를 열어왔다. 올해부터 행사 명칭을 부산가든쇼로 바꾸고 정원 조성 규모도 과거보다 최소 5배 넘게 확대했다.행사장에는 30여 개 정원이 조성된다. 국내 대표 정원 작가인 황지해와 손경석 등이 낙동강과 습지공원 주변에 이색적인 정원을 꾸민다. 황 작가는 자연 속 안식처를 ‘헤이븐(Haven)’이라는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 손 작가는 자연의 순환과 조화를 주제로 ‘올가닉 링(Organic Rings)’을 연출한다.또 부산도시공사·LG전자·BNK부산은행 등 8개 기업이 참여하는 ESG 기업 동행정원, 부산대·동아대 등 지역 대학과 시민 정원사가 함께 꾸미는 시민참여정원 3개소도 마련된다.가든쇼의 핵심은 ‘자연주의 정원’이다. 인공 조형물 설치를 최소화하고 삼락생태공원의 기존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정원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시는 유명 작가의 정원은 행사 종료 후에도 존치해 이 일대를 ‘정원 도시 부산’의 상징 공간으로 자리 잡게 할 계획이다.행사 기간에는 ‘가든 음악회’, 환경영화를 상영하는 ‘정원극장’, 작가와 함께 정원을 꾸미는 ‘가든스쿨’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시는 삼락생태공원을 국가정원으로 지정받기 위한 기반 마련 차원에서 올해 처음 이곳에서 가든쇼를 개최하기로 했다. 앞서 시는 2023년 8월 삼락생태공원 일원을 부산 1호 지방정원으로 등록·고시했다. 이후 별도 조직을 구성해 지방정원을 관리하고 있으며, 2029년까지 국가정원 지정을 목표로 차별화된 정원 조성에 나서고 있다.국가정원으로 지정되려면 5개 이상의 주제 정원과 3년 이상 지방정원 운영·관리 능력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시 관계자는 “낙동강 하구를 자연 친화적인 정원 공간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눈에는 보이지 않는 초미세플라스틱을 현장에서 10분 만에 검출할 수 있는 휴대용 기기가 부산대에서 개발됐다. 부산대는 미생물학과 이은희 교수연구팀이 형광 기반 측방유동분석법을 활용해 크기 20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플라스틱을 신속하게 검출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우리가 마시는 수돗물과 생수 등에 포함된 초미세플라스틱은 머리카락 굵기의 수만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작아 육안 관찰이나 검출이 어려웠다. 몸 안으로 유입되면 쉽게 배출되지 않아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지금껏 수억 원대 장비로 복잡한 분석을 거쳐야 검출할 수 있었기에 현장에서 즉시 확인할 수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플라스틱 표면에 잘 달라붙는 형광물질과 초미세플라스틱을 붙잡는 고분자 물질을 활용해 새로운 검출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폴리스타이렌과 폴리염화비닐 등 5종의 초미세플라스틱을 L당 9.3∼163.9㎍ 수준까지 검출할 수 있다. 검출과 분석 등에 걸리는 시간은 약 10분에 불과하다. 또 연구팀은 검출 결과를 즉시 촬영하고 분석할 수 있는 휴대용 장치도 함께 제작해 현장에서 초미세플라스틱 오염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은희 교수는 “이번 기술을 수질·식품 안전 관리에 적용하면 갈수록 심각해지는 초미세플라스틱 오염 문제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저널 오브 해저더스 머티리얼스(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5일자에 게재됐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시는 ‘부산형 차세대 급행철도(BuTX)’ 사업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민자 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고 9일 밝혔다. 민간 참여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경제성이 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이 사업은 부산 강서구 가덕신공항과 기장군 동부산 오시리아 관광단지를 33분 만에 연결하는 54km 구간의 철도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민간이 제안한 사업 중 총사업비 20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것은 비용대비편익(B/C) 등을 평가하는 적격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BuTX에는 4조7690억 원대 예산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B/C 평가가 1 이상이거나 정책성 평가(AHP)에서 0.5가 넘어야 민자 적격성 조사를 통과할 수 있는데, 두 지표 중 하나는 기준을 넘은 것”이라며 “BuTX 사업을 민자로 시행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시는 ‘제3자 제안공고’ 등을 이어나간다. 최초 제안자 외에 다른 사업자에도 BuTX 참여 기회를 부여하는 절차다. KDI 등 국가 연구기관이 작성한 공고안을 기획재정부 등의 심의를 거쳐 공고를 확정한다. 제3자 공고 이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2027년경 실시협약 등을 맺는다. 시는 2028년 초 착공이 이뤄지면 6년의 공사를 거쳐 2034년 철도 건설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 시 관계자는 “가덕신공항 개항 일정에 맞춰 BuTX가 개통될 수 있게 공사 기간을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BuTX는 부산 전역을 15분대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교통수단이다. 가덕신공항을 출발해 명지, 하단, 북항, 부전, 센텀시티, 오시리아까지 총 7개 정거장이 건립된다. 시속 150km 속도로 지하 대심도 터널을 달리는 급행철도다. 가덕신공항∼북항은 18분, 가덕신공항∼오시리아는 33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동서대는 창업 동아리 싱크사이트(SinkSight)가 최근 개최된 ‘제11회 부산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전국 2위(부산대 총장상)를 차지했다고 1일 밝혔다. 대회에서 싱크사이트는 사회 문제로 떠오른 싱크홀을 드론으로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 기술은 지하 2m 이내의 비교적 얕은 땅속 상태만 확인할 수 있었던 기존 지표투과레이더(GPR) 기술의 한계를 개선한 것이다. 편대 비행을 하는 드론이 고주파를 쏴 지하 5∼6m 내부를 감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과거 싱크홀이 발생한 지역의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AI)이 차량이 위험지역에 진입하면 내비게이션을 통해 경고하는 시스템도 개발했다. 싱크사이트는 AI 기반 예측 플랫폼과 싱크홀 탐사 드론 등에 관한 특허 4건을 출원했다. 싱크사이트가 이 같은 기술을 연구개발할 수 있도록 조언한 김대건 동서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직접 실증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현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실제 장비 생산 가능성 등을 협의 중”이라며 “학생들이 창업을 원하면 국비 등을 지원받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가 주최하고 부산기술창업투자원 등이 주관하는 부산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는 2015년에 시작됐다. 청년들의 이색 기술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실제 사업화 등을 지원해 창업 문화를 확산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는 전국에서 300여 팀이 지원했으며 1500만 원의 상금이 지급되는 최고상(부산시장상)은 서울대 ‘딱맞아목재’ 팀이 차지했다. 동서대 싱크사이트 팀은 600만 원의 상금 전액을 학교 인근의 ‘에바다보육원’에 기부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시설공단은 ‘추석맞이 전통 민속놀이 한마당’을 운영한다고 1일 밝혔다. 행사는 3일부터 12일까지 부산 부산진구 어린이대공원과 수영구 비콘그라운드, 금정구 부산종합버스터미널에서 진행된다. 어린이대공원 만남의 광장에서는 대형 윷놀이와 투호, 제기차기, 딱지치기 등의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다. ‘보름달 엽서 소원 적기’ 이벤트도 준비됐으며 매일 어린이 30명에게 특별 선물이 증정된다. 또 공원 진입광장에 대형 보름달 포토존이 마련됐고, 광장 바닥 분수도 운영된다. 비콘그라운드의 야외광장에서도 사방치기와 투호 던지기 등의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다. 부산종합버스터미널 승하차장 입구 공실에도 팽이 돌리기와 윷놀이 등 귀성객과 시민을 위한 민속놀이 체험 마당이 꾸며진다. 이성림 부산시설공단 이사장은 “시민들이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따뜻한 한가위 추억을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동서대는 창업동아리 싱크사이트(SinkSight)가 최근 개최된 ‘제11회 부산 창업아이디어경진대회’에서 전국 2위(부산대 총장상)를 차지했다고 1일 밝혔다.대회에서 싱크사이트는 사회 문제로 떠오른 싱크홀을 드론으로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 기술은 지하 2m 이내의 비교적 얕은 땅속 상태만 확인할 수 있었던 기존 지표투과레이더(GPR) 기술의 한계를 개선한 것이다. 편대 비행을 하는 드론이 고주파를 쏴 지하 5~6m 내부를 감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과거 싱크홀이 발생한 지역의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AI)이 차량이 위험지역에 진입하면 네비게이션을 통해 경고하는 시스템도 개발했다. 싱크사이트는 AI 기반 예측 플랫폼과 싱크홀 탐사 드론 등에 관한 특허 4건을 출원했다. 싱크사이트가 이 같은 기술을 연구개발할 수 있도록 자문한 김대건 동서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직접 실증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현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실제 장비 생산 가능성 등을 협의 중”이라며 “학생들이 창업을 원하면 국비 등을 지원받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가 주최하고 부산기술창업투자원 등이 주관하는 부산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는 2015년에 시작됐다. 청년들의 이색 기술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실제 사업화 등을 지원해 창업 문화를 확산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는 전국에서 300여 팀이 지원했으며 1500만 원의 상금이 지급되는 최고상(부산시장상)은 서울대 ‘딱맞아목재’팀이 차지했다. 동서대 싱크사이트팀은 600만 원의 상금 전액을 학교 인근의 ‘에바다보육원’에 기부했다. 동서대 관계자는 “상금을 의미 있게 사용하려고 고심했던 학생들이 간식과 학용품, 생필품 등을 구매해 보육원에 제공하며 따뜻한 마음을 나눴다”며 “앞으로 학생들이 지역 문제 해결과 연계한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