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영

손준영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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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사회를 위해 뛰어다니겠습니다.

hand@donga.com

취재분야

2024-05-18~2024-06-17
사회일반54%
사건·범죄33%
금융7%
모바일/인터넷3%
인사일반3%
  • [단독]경찰, ‘30억원대 축구 NFT 사기’ 2명 수사

    경찰이 축구선수, 연예인 등을 간판으로 내세운 대체불가토큰(NFT) 프로젝트 G 코인을 이용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 A사 B 대표와 관련자 C 씨를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C 씨는 앞서 전직 국회의원과 전 지방경찰청장, 대형 유튜버 등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W 코인의 주요 인물로 지목되기도 했다.13일 김포경찰서는 B 대표와 C 씨 등 2명을 가상화폐 관련 사기 및 사기 방조 등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3월경부터 관련 수사를 진행해왔고 B 대표와 C 씨를 각각 수차례 소환 조사했다. B 대표와 C 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돼 불구속 수사가 이어져 왔다.경찰은 해당 코인이 2021년 3월경부터 투자자 모집이 시작된 이후 수십 명이 30억 원대의 손실을 보게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B 대표가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진행하며 직접 송금을 받았고 C 씨는 판매를 위해 투자자들을 모집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메시지를 주고받은 해당 코인 투자자 D 씨는 2021년 당시 계약서를 보여주며 “코인이 거래소에 상장되기 전에 10% 싸게 사면 상장 후 몇 배는 더 이득을 볼 것이라고 권유받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조만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동아일보는 B 대표가 최근까지 투자자들과 연락을 나눈 휴대전화번호로 수차례 전화했지만 닿지 않았다. C 씨는 1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나는 A사에 등록된 적 없고 영장도 기각된만큼 공범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W 코인에 대해선 “아무 문제없이 잘 돌아가는 정말 탄탄하게 준비를 잘한 코인이고 사기를 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C 씨는 13일 경찰 수사와 관련한 본보의 질문에는 “피해자들에게 정말 죄송하다”면서도 “B 대표에게 ‘거래소 상장이 확정됐다’는 내용 등을 들어 이를 믿고 열심히 지인들(피해자들)에게 홍보한 것. 나도 B 대표에게 당했고 공범이 아니다. 이 같은 내용을 경찰에도 소명했다”고 밝혔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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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0세 ‘젊은 오빠’, 국내 최고령 고교졸업 기록

    “배우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나이에 대한 두려움도 이겨낼 수 있으니 도전해 보길 바랍니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한 학생이 8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고등학교 졸업이 대수인가’ 할 수도 있지만, 그의 인생을 되짚어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6·25전쟁 때 배움의 길을 접었다가 구순의 나이로 1시간 반가량 걸리는 통학길을 하루도 빠짐없이 소화해 21일 졸업을 앞둔 김은성 씨(90)의 말이기 때문이다. 김 씨는 “처음 이 여정을 시작했을 때는 한없이 멀고 길게 느껴졌는데, 지나고 나니 순식간이더라”라며 시원섭섭함을 내비쳤다. 경기 파주시에 살던 김 씨는 일제강점기에 소학교(초등학교)에 다녔지만 1951년 피란길에 오르며 학업을 중단했다. 이후로 서당에 다닌 적도 있지만 길게 가지 못했다. 그런 그가 고양시 학력인정 고양송암고등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건 2022년부터다. 이 학교는 성인도 2년간 6학기를 마치면 고등학교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평생교육시설이다. 입학한 계기는 아들의 강한 권유 때문이었지만, 김 씨는 약 70년 만에 다시 시작한 배움에 금세 흥미를 느꼈다. 김 씨가 가장 좋아한 과목은 영어다. 김 씨는 “세상 사람들이 모두 사용하는 영어를 나도 멋지게 할 수 있다면 아주 즐겁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식이 갖춰지면 외국에 한번 가볼까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급생 할머니들 사이에서는 ‘젊은 오빠’로 통한다. 김 씨는 “10, 20대 젊은이부터 60, 70대 할머니까지 가깝게 지내며 학교생활이 너무 즐거웠다”고 말했다. 고양송암고 측은 “김 씨가 졸업식을 마치면 국내 최고령 졸업생이 되는 걸로 안다”고 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 202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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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가상화폐 ‘테라-루나 사태’ 권도형 측근 한창준 송환 당일 조사

    가상자산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33)와 함께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던 한창준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38)가 6일 국내로 송환됐다. 한 전 대표는 한국 시간 6일 오전 4시 20분경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해 오후 2시경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검정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한 전 대표는 ‘폭락 사태를 예견했나’ ‘범죄 수익을 어떻게 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한 전 대표는 테라·루나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으로 압송됐다. 테라폼랩스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한 전 대표는 테라와 루나가 폭락하기 직전인 2022년 4월 권 대표와 함께 국외로 도피했다. 검찰은 두 사람이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여권을 이용해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하려다 현지 경찰에 체포된 것을 확인하고 몬테네그로 당국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 몬테네그로 법원이 이를 승인해 한 전 대표가 이번에 국내로 송환됐다. 반면 권 대표는 법원 결정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법원이 권 대표의 송환을 최종 결정하면 그를 한국과 미국 중 어디로 송환할지는 몬테네그로 법무 장관이 결정하게 된다. 미국 정부도 그의 인도를 청구한 상태다. 법무부 관계자는 “한 전 대표 송환에 협력한 몬테네그로 당국에 사의를 표한다”며 “주요 피의자인 권 대표도 송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한 전 대표의 신병을 확보하자마자 곧장 조사를 진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한 전 대표가 권 대표와 함께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초래한 주요 인물이라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폭락 사태와 해외 도주 등 모든 혐의에 대해 엄정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는 지난해 5월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가 고점 대비 99% 폭락하며 국내 투자자 28만 명에게 대규모 피해를 준 사건이다. 전 세계 투자자의 피해 규모는 5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테라·루나 폭락 사태 위험성의 사전 인지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 202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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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들아 가지마” “끝까지 기억”… 마지막 출근길 눈물로 작별

    “아이고 우리 아들 가지 마라. 엄마도 데리고 가라.” 3일 오전 8시경 경북 문경시 문경장례식장. 육가공품 공장 화재 현장에서 인명 수색 중 순직한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고 김수광 소방장(27)과 박수훈 소방교(35)의 발인식이 이날 엄수됐다. 두 대원의 영정사진을 가슴에 품은 동료 대원이 고개를 숙인 채 장례식장 입구 밖으로 걸어 나오자 김 소방장의 모친이 오열하며 이렇게 외쳤다. 두 대원을 실은 운구차량은 영결식장으로 향하기 전 생전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문경소방서를 들렀다. 젊은 나이에도 누구보다 열정이 넘쳤던 소방 영웅들이 마지막 출근길에 오른 순간이었다. 유가족들은 참았던 울음을 두 대원의 사물함 앞에서 터뜨렸다. 가족들은 주인 잃은 옷가지들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며 목 놓아 울었다. 체취가 조금이나마 남아 있을까 옷가지를 끌어안고 얼굴에 파묻기도 했다. 영결식은 오전 10시경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경북도청장으로 엄수됐다. 운구차량이 도착하자 도열한 소방관들이 거수경례로 맞았다. 인사를 건넨 대원들은 이내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흘렸다. 이들의 마지막 길에는 유가족과 친지, 경북도지사, 소방청장 등 1000여 명이 함께했다. 영결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과 약력 보고, 1계급 특진 및 옥조근정훈장 추서 순으로 이뤄졌다. 두 대원의 동료 윤인규 소방사는 조사에서 “그날 밤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화재 출동 벨 소리에 한 치의 망설임 없이 현장으로 뛰어갔던 우리 대원들의 늠름한 뒷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며 “내일부터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달려가 최선을 다해 그들의 생명을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방장의 20년 지기인 전남 광양소방서 소속 김동현 소방관은 “술잔을 기울이며 ‘빨리 가려거든 혼자 가고, 멀리 가려거든 함께 가자’던 네 말이 오늘따라 더욱 기억나고 내 마음을 울린다”며 울먹였다. 박 소방교의 친구 송현수 씨는 “시간이 흐르면 (네가) 사람들에게는 잊혀 과거로 남겠지만 나는 끝까지 기억하고 추억하며 잊지 않고 살겠다. 자랑스러운 박수훈을 웃으며 보내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이 대독한 조전에서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두 소방관을 화마 속에서 잃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긴박하고 위험한 화재 현장에 뛰어든 고인들의 희생과 헌신을 국가는 절대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장례위원장인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영결사에서 “현장의 근무 환경을 더욱 살피고 부족한 사항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영결식 후 두 대원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문경=손준영 기자 hand@donga.com문경=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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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폭발-붕괴 위험땐 소방관 진입중단’ 명시… 韓 매뉴얼엔 없어

    지난달 31일 경북 문경시에서 불이 난 공장에 들어가 인명을 수색하던 청년 소방관 2명이 안타깝게 순직하면서 현장 안전을 고려해 관련 매뉴얼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처럼 폭발과 붕괴 위험이 큰 경우엔 미국 등 선진국처럼 현장 지휘관이 ‘진입 중단’을 선언할 수 있도록 원칙을 명확히 세우고, 이를 지킬 수 있도록 권한을 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원 안전 우선’ 매뉴얼, 현장선 무용지물” 4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7시 56분경 고 김수광 소방장과 고 박수훈 소방교 등 소방관 4명이 불이 난 공장에 도착했을 때 건물 안엔 식용유 3200L가 보관돼 있어 폭발 위험이 컸다. 건물도 붕괴 위험이 큰 샌드위치 패널 구조였다. 하지만 이들은 ‘(건물) 안에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말에 진입을 결정했고, 30분 후 갑자기 커진 불 탓에 김 소방장과 박 소방교가 고립돼 끝내 숨졌다. 이럴 땐 소방관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지침이 국내 소방 매뉴얼에 있긴 하다. 지난해 소방청이 발간한 ‘재난현장 표준작전절차’에는 △(진입 전) 유해물질 등 위험 요인 숙지 △지휘관의 최종 승인 후 진입 △폭발 위험 시 안전거리 확보하며 인명 구조 등 절차가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일선 소방관들은 이런 지침이 현장에선 무용지물이라고 호소했다. 작전의 위험이 아무리 커도 구조할 사람이 남아있다면 작전 중단을 명령할 수 있는 ‘진입 중단’ 원칙이 없기 때문이다. 한 소방 관계자는 “위험성이 크다고 건물에 들어가지 않았다가 사상자가 나오면 현장 지휘관과 대원이 문책당할 수 있어, 위험해도 일단 들어가는 문화가 있다”고 토로했다. 현장에서 지키기 어려운 세부 지침이 224쪽에 걸쳐 뒤섞여 있는 탓에 지침 사이의 우선순위가 불명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색할 때 열화상카메라를 이용해 내부 열기를 확인하고 완료 후엔 문에 ‘검색 완료’를 표시하라”는 지침이 대표적이다. 한 소방관은 “일일이 지키면 작전이 불가능할 정도로 세부적인 내용이 많다 보니 싸잡아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美·英, 위험 크면 ‘진입 중단’ 선언 반면 미국에선 진입 중단 원칙을 매뉴얼에 명확히 적어두고 이를 지휘관과 대원들에게 숙지시키고 있다. 미국 화재예방협회 규정에 따르면 현장 지휘관은 위험도 평가를 통해 화재 현장 진입 여부와 수준을 결정한다. 소방관이 처할 수 있는 위험에 따라 발화 지점까지 접근할지, 건물 외곽에서 불길을 잡을지 결정하는 것이다. 특히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폭발 가능성이 있거나 붕괴 조짐을 보이는 장소에는 소방관을 진입시키지 말라”고 명시적으로 권고하고, 현장에선 이를 철저히 지킨다. 2019년 4월 미국 애리조나주(州)의 한 변전소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땐 위험성을 정확히 평가하는 데에만 2시간 넘게 걸렸지만 누구도 진입을 재촉하지 않았다. 한국 매뉴얼엔 폭발 위험 장소에 소방관을 투입할 때 어떤 차량을 먼저 배치할지에 대한 기준만 있고 폭발이 임박해서야 소방관을 현장에서 대피시키도록 돼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영국 정부도 위험이 크다고 판단하면 대응 태세를 ‘방어형’으로 전환해 현장 대원을 철수시킨다. 진입해도 된다는 전문가 판단이나 진입을 도울 전문 장비가 확보되기 전까진 밖에서 대기해야 한다. 이는 실제 소방관 순직 비율의 차이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3년(2021∼2023년)간 국내 재직 소방관 10만 명당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은 11.9명으로, 같은 기간 미국 내 소방관 사망률(8.4명)보다 높았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현장 목소리를 듣고 매뉴얼을 현실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문경=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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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제복영웅의 희생 헛되지 않았으면”… 문경 소방관 빈소에 이틀째 추모 발길

    “두 소방관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난달 31일 경북 문경시 신기동 육가공품 제조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김수광 소방장(27)과 박수훈 소방교(35)의 빈소에는 추모객의 발길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추모객들은 두 소방관의 희생정신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김 소방장과 박 소방교의 빈소는 1일 오전 11시 문경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빈소가 차려지자마자 고인들을 추모하려는 동료 소방관 등 조문객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일반 시민들까지 빈소를 찾으며 밤늦게까지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빈소와 그 주변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진표 국회의장 등 각계각층이 보낸 화환으로 가득했다. 김 소방장의 아버지는 동아일보 기자에게 “그날따라 아들이 열심히 근무해야겠다며 간만에 아침 식사를 달라고 해 아내가 차려준 국과 밥을 같이 먹었다”면서 “아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이 ‘수광아, 오늘도 근무 파이팅하자. 안전하게 근무해래이’였다”며 눈물을 흘렸다. 김 소방장의 18년지기 김모 씨(27)도 “중학생 때부터 소방, 경찰을 꿈꾸던 친구 네 명이서 나중에 다 같이 제복 입고 사진 찍자는 말을 나눴었는데…”라며 흐느꼈다. 분향소는 경북 안동시 풍천면 경북도청 동락관과 문경·구미·상주소방서에도 각각 설치돼 5일까지 추모객을 받는다. 문경소방서는 김 소방장과 박 소방교가 일했던 곳이고, 구미와 상주는 각각 김 소방장과 박 소방교의 고향이다. 도청 분향소에는 수백 명의 시민과 동료 소방관들이 방문해 고인들을 추모했다. 안동시민 김동수 씨(78)는 “나도 지난해 자식을 하나 잃어서 남 일 같지가 않아 찾아왔다”면서 “신년부터 정말 참혹하고, 안타까운 일”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 소방장과 박 소방교의 시신을 수습한 경북119특수대응단 소속의 추교민 소방교도 분향소를 찾았다. 그는 “소방공무원 그 누구라도 당할 수 있는 일”이라며 “너무 안타깝다. 이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더 안전한 사회가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문경소방서 분향소에도 일반 시민과 동료 소방관 200여 명이 방문해 고인들을 추모했다. 두 아이와 함께 온 서아름 씨(41)는 “소방관분들의 희생을 아이들도 기억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60대 남성은 “(소방관들은) 전쟁 나면 국민들 위해서 총칼 들고 싸우는 군인들과 같은 분들”이라고 했다. 두 소방관에 대한 영결식은 3일 오전 10시 유가족과 동료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진행된다. 영결식 후 순직 소방관들의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문경=손준영 기자 hand@donga.com문경=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문경=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4-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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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군가를 위해 나의 크리스마스는 반납” 말 남기고 돌아오지 못한 청년 소방관들

    “누군가의 크리스마스를 위해 나의 크리스마스를 반납한다.” 지난달 31일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육가공품 제조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김수광 소방교(27)가 2019년 성탄절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긴 글이다. 그해 22세의 나이로 소방관이 된 그는 아이디에 119를 붙이고, 프로필에 ‘KOREA FIREFIGHTER(대한민국 소방관)’라는 소개문구를 걸었다. 성탄절 밤 근무가 고될 법도 하건만, 이날 근무복을 입고 찍은 사진 속 그의 표정엔 자부심이 가득했다. “저는 소방하고 결혼했어요.” 또 다른 순직 소방관인 박수훈 소방사(35)는 동료들이 ‘언제 결혼할 거냐’고 짓궂게 물을 때마다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육군 특수전사령부 중사였던 그는 ‘사람을 구하는 보람을 느끼고 싶다’며 2022년 2월 ‘늦깎이’ 소방관이 됐다. 두 소방관은 재난 현장에서 늘 몸을 아끼지 않았다고 1일 동료들은 증언했다. 지난해 7월 경북 집중호우 땐 68일이나 실종자 수색에 참여하고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 동료는 “늘 현장에 먼저 뛰어드는 친구들이었다”고 했다. 동료 김춘영 소방위는 “남들 하기 싫은 걸 다 하고 싶어 했다”고 회상했다. 마지막 출동이 된 지난달 31일도 마찬가지였다. 김 소방교와 박 소방사는 이날 오후 7시 56분경 육가공품 제조공장의 화재 현장에 도착했을 때, ‘안에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직원의 말을 들었다. 이들은 주저 없이 인명 수색을 위해 불이 난 3층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때 불길이 갑자기 커지면서 3층 바닥이 무너졌다. 식품 조리를 위해 쌓아둔 식용유통 더미에 불이 옮겨 붙으면서, 안 그래도 무너지기 쉬운 샌드위치 패널 구조의 공장이 삽시간에 붕괴한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함께 출동한 다른 대원 2명은 창문을 깨고 가까스로 탈출했지만, 김 소방교와 박 소방사는 끝내 고립됐다. 불길은 거셌고 무너진 건물의 잔해는 거대했다. 동료 대원들이 필사적으로 진화했지만 1일 오전 1시경 김 소방교가, 오전 4시 14분경 박 소방사가 각각 잔해 속에서 숨진 채 수습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두 소방관의 순직에 대해 “비보를 듣고 가슴이 아파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고귀한 희생과 노고를 결코 잊지 않겠다”고 대통령실 서면 브리핑을 통해 애도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두 대원에 대해 1계급 특진과 공적이 뚜렷한 공무원에게 수여하는 훈장인 ‘옥조근정훈장’ 추서 했다.“불길 속 사람 있다” 한마디에, 주저없이 뛰어들었다 동료들 “남 하기 싫은 일 하던 사람” 특전사 대원 출신 박수훈 소방사… 작년 예천 폭우땐 실종자 수색 앞장비번날도 출근하던 김수광 소방교… 인명구조사 합격뒤 구조대 자원 “항상 남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다고 했던 사람.” 지난달 31일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육가공품 제조공장 화재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박수훈 소방사(35)의 십년지기 송현수 씨(34)는 떠난 친구를 1일 이렇게 기억했다. 송 씨는 “박 소방사는 근무지인 문경이 다른 대도시에 비해 출동할 기회가 적어서 아쉬워했을 정도”라며 “항상 ‘더 열심히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박 소방사는 특전사로 근무하던 중 ‘사람을 구하는 일에서 큰 보람을 느낄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소방관에 지원해 2022년 2월 임용됐다. “불 속에 사람 있다”는 말에 주저 없이 뛰어든 그는 결국 사람을 구하고 세상을 떠났다.● ‘하면 된다’ 외치던 특전사 출신 구조대원 이번 화재로 순직한 박 소방사와 김수광 소방교(27)의 소식을 접한 동료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박 소방사와 김 소방교는 전날 인근 주민의 신고를 받고 화재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소방관이다. 동료들은 하나같이 이들을 ‘솔선수범하는 사람들’로 기억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7월 경북 예천군 폭우 때도 실종자를 수색하는 데 앞장섰다. 박 소방사는 태권도 도장에서 사범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소방관 시험 준비를 병행했다. 2007년부터 박 소방사를 알고 지낸 김교철 상주시태권도협회장(50)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7전 8기로 소방관을 준비했던 친구”라며 “10년가량 준비한 끝에 32세 늦은 나이에 소방관 임용에 성공했을 때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른다”고 회상했다. 박 소방사는 2021년 소방공무원 최종 합격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합격 소식과 함께 “아싸 소방관!”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송 씨는 “항상 아이들을 챙겼다. 열정적으로 수업을 하니까 아이들이 많이 따랐다”며 “아이들이 잘 못 따라와도 긍정적으로 ‘하면 된다!’를 가르쳤다”고 말했다. 박 소방사는 장남으로 여동생이 둘 있는데 두 여동생의 학자금을 본인이 다 벌어서 대학을 졸업시켰다고 한다. 송 씨는 “(화재) 소식을 기사로 접하고 설마 했는데, 기사 내용과 정황이 다 박 소방사를 가리켜 한숨도 못 잤다”며 “힘든 시기가 길었는데 이렇게 가버리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비번에도 출근해 인명구조사 자격증 공부 김 소방교는 2019년도 공개경쟁 채용으로 임용돼 20대 초반부터 경북도소방본부에 몸을 담았다. 지난해에는 소방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취득하기 어렵기로 소문난 인명구조사 시험에 합격해 구조대에 자원했다. 김 소방교와 함께 일한 김모 소방위는 “남들 하기 싫은 걸 다 하고 싶어 했다”며 “비번에도 집에 안 가고 구조대원들과 함께 인명구조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하고 연습하던 친구였다”고 전했다. 2022년 11월에는 제60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에서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평소 남다른 화재 예방 활동으로 타의 모범이 되는 소방공무원 등에게 매년 주어지는 표창이다. 이날 두 순직 소방관이 속한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직원들은 왼쪽 가슴에 검은색 리본을 단 채 침통함에 빠져 있었다. 센터의 한 팀장은 얼굴에 아직 닦지 않은 재가 묻은 채 울먹였다. 구조할 때 입고 나간 복장을 미처 갈아입지 못한 채 눈가는 빨갛게 충혈된 모습이었다. 본보 기자가 다가가 말을 걸자 한 손에 담배와 장갑을 든 채 “미안합니다”라고 잠긴 목소리로 응답했다. 김 소방교와 박 소방사를 알고 지낸 동료 김모 소방위는 “매사에 적극적이고 정말 좋은 사람들이었다”고 회상했다. 동료 남모 소방관은 “항상 밝게 웃고 다니고 주변에 힘을 줬다”고 기억했다. 남 소방관은 “동료 중에서도 ‘사회생활 진짜 잘한다’ 싶은 사람들 있지 않나. 둘 다 그런 사람이었다”고 덧붙였다. 동료들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7월 예천군 폭우 피해 때도 실종 주민들을 찾기 위해 68일 넘게 지속된 수색 작업에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고 솔선수범해서 물에 뛰어들던 사람들이다.문경=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문경=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문경=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4-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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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임감 컸던 아들, 한 사람이라도 살리려다…” 목이 멘 부친

    1일 오후 경북 문경시 문경장례식장 201호. 국화가 제단 위를 새하얗게 가득 채웠다. 한쪽에는 바나나 한 송이가 놓여 있었다. 전날 화재 현장에 출동했다가 숨을 거둔 고 김수광 소방교(27)의 아버지는 텅 빈 듯 초점을 잃은 눈으로 제단 위 아들의 영정을 보다가 “아들이 생전에 바나나를 좋아했거든요”라고 말했다. 이날 빈소에 들어서던 한 유족은 “엄마! 수광이…”라고 외치더니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붉게 충혈된 눈으로 보던 김 소방교의 아버지는 “평소에 책임감 있고 배려 있던 아이였어요. 마지막까지 한 사람이라도 살리려다가 이렇게 된 거 아닌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위층 301호에 마련된 고 박수훈 소방사(35)의 빈소에도 애통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보쌈과 멸치볶음, 파전 등 각종 음식이 비닐을 깔아둔 테이블 위에 놓였지만 누구 하나 제대로 삼키지 못했다. 박 소방사의 남동생은 빈소에 앉아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박 소방사의 남동생은 “(형은) 좋은 분이었다”며 짧게 기자에게 말했다. 순직한 두 소방관의 빈소를 찾은 유족과 동료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빈소에 찾아온 문경소방서 동료 A 씨는 “둘 다 알고 지낸 동료였고 이번 공장 화재 현장에도 같이 나갔다”며 “진짜 안타깝고 허무하기도 하고,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소방교의 모친은 1일 새벽 아들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듣고 충격으로 오열하며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갔다고 한다. 경북소방본부 긴급심리지원단 관계자는 “어젯밤부터 아침까지 유가족분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눈물을 계속 흘리셨다. 나도 동료로서 비통하다”고 했다. 두 순직 소방관이 소속된 문경119구조구급센터의 백영락 센터장은 “모든 대원들이 충격을 받고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트라우마가 남을까 봐 걱정된다”며 눈물을 훔쳤다. 빈소를 찾은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영결식은 경북도에서 도청장(葬)으로 진행하기로 했다”며 “도에서 할 수 있는 예우는 모두 갖춰 최고로 모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문경=손준영 기자 hand@donga.com문경=한종호 기자 hjh@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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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문경 순직 소방관 마지막 모습…“사람 있을 수도” 얘기에 주저없이 화마속으로

    31일 경북 문경시 신기동 산업단지에 있는 지상 4층 규모의 육가공품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 김수광 소방교(27)와 박수훈 소방사(35)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가 확인됐다. 이들은 공장 안에 고립된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주저 없이 진입했다가 안타깝게 숨을 거뒀다.1일 동아일보가 확보한 공장 내 CCTV에는 전날 오후 8시경 화재 현장에 도착한 김 소방교 등 소방관 4명의 모습이 담겨있다. 당시 김 소방교 등 소방관 4명은 “안에 아직 사람이 있습니까”라고 공장 관계자 A 씨에게 물었고, “있다”는 답변에 주저 없이 쇠지렛대 등을 들고 출입구 쪽으로 향했다. 당시 목격자 증언 등을 종합하면 김 소방교 등은 공장 직원 5명이 모두 대피한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공장 1층 사무실에 직원이 1명 더 남아있다는 얘기에 내부 진입을 결정했다. 공장 직원이 이미 확인된 총 6명 외에도 더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하지만 화재가 갑자기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김 소방교와 박 소방사가 고립됐고,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문경=손준영 기자 hand@donga.com문경=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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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자살 신고에 출동… “문 부쉈다 소송 당할라” 열쇠공 부르는 경찰

    “가족분들이 너무 걱정하세요. 문 좀 열어주세요.” 서울 금천구의 한 주택 앞에서 경찰관이 현관문을 두드리며 호소했다. 지난해 12월 8일 오전 2시경 이 주택에 사는 20대 여성 A 씨가 자살하려는 것 같다는 가족의 신고에 즉시 경찰이 출동했다. 하지만 잠긴 문을 열 장비가 없었던 것. 출동한 경찰관이 끈질기게 문을 두드린 끝에 A 씨가 문을 열었을 땐 자해한 상처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A 씨는 다행히 곧장 응급처치받고 안정을 찾았지만 경찰 관계자는 “끝내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면 어땠을지 아찔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지구대 10곳 중 8곳은 개문 장비 없어 해마다 자살 의심 신고가 늘고 있지만, 정작 경찰은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도 닫힌 문을 강제로 열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 손을 못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 구조대가 도착하길 기다리는 사이 소중한 생명을 잃거나, 강력범죄 등 생사가 오가는 순간에도 빠르게 대처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최근 서울 내 지구대 10곳을 방문해 점검한 결과, 8곳은 노루발못뽑이(속칭 ‘빠루’), 도어오프너, 드릴 등 개문(開門) 장비를 갖추지 않고 있었다. 장비를 갖춘 지구대 2곳도 이를 건물 내에 뒀을 뿐 순찰차에 상시 보관하지는 않고 있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개문 장비는 경찰이 필수로 보유해야 하는 장비에 속하지 않아 보유 현황 등 관련 통계가 없다”고 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자살 시도 등 촌각을 다투는 긴박한 현장에서도 건물 안에 있는 사람에게 문을 열어달라고 읍소하거나, 손으로 방범창을 뜯어야 하는 형편이다. 서울의 한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경찰 관계자는 “개문 장비가 없어서 열쇠 수리공을 부른 적도 있다”고 했다. 31일 경찰청에 따르면 자살 관련 112 신고는 2020년 9만5716건에서 지난해 12만740건으로 3년 새 2만5024명(26.1%) 늘었다. ● 일선에선 “문값 물어내야 할까 봐 걱정” 현행 법령상 경찰이 자살 의심 신고 등 긴급상황 때 주거지 등 건물의 문을 강제로 열 권한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경찰관 직무집행법에는 경찰이 ‘가택 긴급출입권’에 따라 강제로 출입문을 열고 가정에 들어갈 수 있게 돼 있다. 경찰의 긴급출입을 거부한 사람에게 과태료를 물리는 내용의 112기본법도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해 올 6월 시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일선 경찰들은 강제로 문을 연 뒤에 따라올 수 있는 민사 소송이나 손실 보상 절차를 우려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서울의 한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은 “1월 중순에 한 주택에서 불이 나 소방 구조대가 강제로 문을 열었는데 집주인이 ‘수리비를 물어내라’고 요구해 담당 소방관이 곤란해한 적이 있었다”라며 “혹시 모를 책임에 휘말릴까 봐 위축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선 지구대와 파출소, 순찰차마다 개문 장비를 갖추게 하고, 이에 따른 손실 보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긴급한 현장엔 순찰 중이던 경찰이 소방 구조대보다 먼저 도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경찰도 개문 장비를 갖추고 관련 훈련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현장 경찰관의 부담을 덜 관련법이 곧 시행되니 필요한 장비와 세부적인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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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이태원특별법 거부권… 희생자 유가족-야당 반발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이태원 참사 특별법’(10·29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및 피해자 권리 보장을 위한 특별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법안이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19일 정부로 이송된 지 11일 만이다. 2022년 5월 취임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이번이 5번째이며, 법안 수로는 9번째다. 정부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영구 추모시설 건립 등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유가족 측은 “정부는 유족의 요구를 가장 모욕적인 방법으로 묵살했다”며 반발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이태원 참사 특별법’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검경 수사 결과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명확한 근거도 없이 추가 조사를 위한 별도의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하는 게 과연 희생자와 유가족, 우리 국민께 어떤 의미가 있는지 깊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자칫 명분도 실익도 없이 국가 행정력과 재원을 소모하고 국민의 분열과 불신만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시민대책회의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윤 대통령과 정부 관료, 국민의힘 의원들은 무책임하고 어리석은 결정으로 역사에 남을 죄를 지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유족들을 면담하고 “거부권 행사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유가족에 대한 지원 방안을 제시한다고 하는데 이거야말로 유가족과 국민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국민을 편가르기 하고 희생자와 유가족을 오직 정치적 유불리로만 판단하는 것은 참 비정하다”고 했다고 비판했다.정부 “이태원특조위 위헌 소지” 野 “진상규명마저 거부” 尹, 이태원특별법 거부권 행사정부 “총리실 산하 피해지원委 설치… 지원금 확대-희생자 추모시설 추진”특조위 구성요건-권한엔 여야 이견… 대통령실 “문제조항 제거땐 재협상” “국무총리실 산하에 ‘10·29 참사 피해지원위원회’를 설치해 생활지원비, 의료·간병비 등 피해 지원금 확대, 희생자 추모시설 건립을 추진하겠다.”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30일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이태원참사특별법(10·29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및 피해자 권리 보장을 위한 특별법)에 대한 재의요구안(거부권)이 의결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말했다. “이태원 참사는 지금도 많은 분들 가슴에 무거운 슬픔으로 남아 있다”며 “유가족들이 진행 중인 민형사 소송 확정 판결이 나오기 전에 신속하게 지원 및 배상을 진행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9개 법안 가운데 정부가 거부권 건의 배경과 지원 대책을 강조한 것은 처음이다. 4월 총선을 앞두고 피해 유가족을 의식한 조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특별법의 문제 조항이 제거돼 여야가 재협상하면 얼마든지 수용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거부권 행사, 재투표로 폐기 수순을 밟은 기존 법안과 달리 여야의 추가 논의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조위 설치부터 운영 방식까지 이견 윤 대통령이 이날 9개째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압사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를 둘러싼 의견 차가 좁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참사 당시 서울경찰청장 등 23명에 대한 재판이 이미 진행된 만큼 특조위를 새로 꾸려 강제 조사를 진행할 명분이 없다고 본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날 “자칫 명분도 실익도 없이 국가 행정력과 재원을 소모하고 국민의 분열과 불신만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참사로 인한 아픔이 정쟁이나 위헌의 소지를 정당화하는 수단이 될 수는 없다”고 발언한 점이 대표적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현재 검찰에서 기소된 사람을 보면 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한 사람뿐”이라며 “무엇보다 유가족들이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특조위 권한을 놓고도 정부는 “초헌법적 기관이 될 수 있다”고 하고, 야당은 “정부 주장이 과장됐다”고 팽팽히 맞섰다. 정부는 특조위가 정당한 이유 없이 2차례 이상 출석을 거부한 대상자에게 직권 동행 명령을 내리고, 자료 제출 요구 거부만을 이유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점도 위헌성이 있다고 본다. 반면 민주당은 “실제 영장 청구나 수사 지휘는 관할 검찰청 등의 사법적 통제를 받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한다. 정부는 특조위원 11명 중 여당과 야당이 각각 4명을 추천하고, 나머지 3명을 유가족 단체 등이 추천하도록 한 특별법 조항에 대해서도 “사실상 ‘야당 7명, 여당 4명’으로 국회 다수당이 특조위 구성을 좌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당은 과거 ‘사회적 참사의 진상 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여야 각각 4명, 국회의장 1명 추천) 사례를 기준으로 따랐다고 설명했다. 특조위 활동으로 2년간 집행될 정부 예산 96억여 원 수준(국회예산정책처 자료)을 둘러싼 시각차도 첨예하다. ● 與 “다음 달 1일 재표결”, 野 “재표결 시점 미정”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한국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나라, 각자도생 사회라는 공식 선포”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이 정권은 유가족들의 상처를 두 번 세 번 헤집어 놓더니 이제 진상 규명마저 거부한다”고 비판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건의 진실마저 가로막으려는 아무런 정당성이 없는 거부권”이라며 “국민을 편 가르기 하고 희생자와 유가족을 오직 정치적 유불리로만 판단하는 것은 참 비정하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다음 달 1일 재표결과 함께 민주당이 재협상에 응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에 민주당은 ‘쌍특검법’(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재표결을 2월 국회로 고려 중이어서 이태원참사특별법 재표결도 뒤로 밀릴 수 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독소조항을 제거한다면 여야 간에 합의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2월 안에 표결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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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원 유가족들 “정부, 진상규명 요구 모욕적으로 묵살”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이태원참사특별법(10·29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및 피해자 권리보장을 위한 특별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하자 이태원 참사 유족들은 “안전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기회를 또다시 놓쳤고, 재난 참사의 위협에서 단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며 반발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협)는 이날 오후 1시경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족이 바란 것은 오직 진상 규명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유족의 요구를 가장 모욕적인 방법으로 묵살했다”고 비판했다. 이정민 유가협 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헌법 가치를 훼손하고 159명의 희생자와 가족들을 외면했다”며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가 ‘유족과 협의해 피해지원 종합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이 대표는 “일고의 가치가 없고 단 한 줌의 진정성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의 김덕진 대외협력팀장은 “진실을 찾지 않은 채 정부의 지원을 원하는 유족은 없다. 유족 동의 없이는 (정부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어떤 일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유가협은 이날 정부가 ‘법안에 따르면 법원의 영장 없이 동행명령과 같은 강력한 권한을 휘두를 수 있어 헌법상 영장주의 원칙을 훼손한다’고 밝힌 데 대해 반박하는 자료도 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이태원 참사 TF 팀장인 윤복남 변호사는 “해당 권한은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등 유사한 조사위원회에 모두 있었던 권한이지만 위헌성이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 유족들과 종교인들은 전날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에서 대통령실까지 오체투지로 행진하며 이태원참사특별법 즉시 공포를 요구했다. 28일엔 서울시청 앞 분향소에서 “특별법을 공포하라는 유족과 시민들의 간절함을 다시 한번 전달한다”며 100여 명이 1만5900배 밤샘 기도를 하기도 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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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배임혐의’ 카카오엔터 김성수 대표 구속영장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드라마 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 대표와 이준호 투자전략부문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권찬혁)는 29일 김 대표와 이 부문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은 이들이 수년째 영업 적자를 기록하던 드라마 제작사 A사를 당시 시세보다 비싼 200억 원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인수하도록 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김 대표와 이 부문장은 A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기업 가치평가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방법 등으로 인수대금을 부풀렸다. A사는 배우로 활동 중인 이 부문장의 아내가 대주주였던 곳이다. 검찰은 A사에 시세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이 부문장이 김 대표와 공모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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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배임혐의’ 카카오엔터 김성수 대표 구속영장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드라마 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 대표와 이준호 투자전략부문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권찬혁)는 29일 김 대표와 이 부문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은 이들이 수년째 영업 적자를 기록하던 드라마 제작사 A사를 당시 시세보다 비싼 200억 원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인수하도록 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김 대표와 이 부문장은 A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기업 가치평가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방법 등으로 인수대금을 부풀렸다. A사는 배우로 활동 중인 이 부문장의 아내가 대주주였던 곳이다. 검찰은 A사에 시세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이 부문장이 김 대표와 공모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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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운동 하기 두렵다”… 정치인들 ‘피습 포비아’

    4·10총선을 75일 앞두고 정치인을 노린 정치 테러가 잇따르자 정치권에선 “모방 정치 테러 대상이 될까 봐 선거운동 하기가 두렵다”며 ‘피습 포비아’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공개 유세 일정이 늘어나면서 유권자들과의 접촉이 많아지는 만큼 모방범죄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다. 더불어민주당의 수도권 지역 초선 의원은 26일 통화에서 “신년이라 이런저런 자리가 많은데 일정을 좀 줄여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혼자 다니는 것도 좀 불안한 마음이 들어 짧은 일정도 보좌진과 동행하고 있다”며 “가족들과 주변에서도 걱정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한 지역구 의원도 “집으로 돌아갈 때 외진 곳을 지나면 괜히 신경이 쓰일 것 같다”며 “총선이 다가올수록 거리 유세로 유권자들과 만나는 일도 더 많아질 텐데, 경호를 위해 수행하는 인력을 늘리자니 주민들과 거리감이 생길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여야 지도부가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도 분출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폭력행위에 대한 엄벌과 정치권 내에서의 자정과 자숙, 변화를 위한 제도 마련과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며 “각 당의 지도부가 이번 총선 공천 과정에서부터 지켜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당대표 정치테러대책위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국회의장과 여야에 국회 차원에서 정치테러 대책을 세우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잇따른 피습 사건을 계기로 정치권 인사에 대한 신변 보호를 강화하기로 했다. 국민의힘·민주당 대표를 대상으로 근접 신변보호팀을 운영 중인데,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새로운미래 이낙연 인재위원장에 대해서도 신변보호팀 조기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 또 거리 유세 등 위험도가 높은 경우에는 관할 경찰서장이 현장에 직접 나가 신속히 대응하고 불심검문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경호 강화 조치가 자칫 의원 특권 논란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안전 문제도 중요하지만 의원에게 특혜 내려놓기와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최근의 분위기와 맞지 않는 듯해 조심스럽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도 “최근에도 윤석열 대통령 과잉 경호 논란이 있었는데, 정치인들에 대한 경호를 강화하면 정치인 특권이라는 비판이 불거질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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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銀 총재 “韓 남녀 임금차 커, 출산에 보상을”

    “여성의 (출산, 양육) 부담에 대해 적절히 보상하지 않으면 (한국의 인구 문제가) 더욱 심해질 겁니다.”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WB) 총재(65)는 25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글로벌지식협력단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심각한 저출산 문제와 관련해 성별 임금 격차와 과도한 양육 비용 문제를 지적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여성들이 인구 증가에 대한 부담을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지 않으면 복잡한 문제가 초래된다”며 “일하던 여성이 (출산, 육아 등으로) 직장과 떨어져 있던 기간 때문에 손해를 입지 않고 복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학교 교육과 양육 비용이 너무 비싸거나 경쟁적으로 돼 가족들이 힘든 상황에 부닥치면 아이를 가지려는 욕구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저출산 완화를 위해 정부가 교육, 양육 비용을 줄이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방가 총재는 이날 오후 서울대 행정대학원으로 자리를 옮겨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대학생 160여 명과 1시간가량 대담했다. 이 자리에서 방가 총재는 “한국 청년들이 필요하다. 다양한 국가의 청년이 모여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 공유할 수 있으면 한다”며 국내 대학생들의 WB 진출을 주문했다. 그는 “한국에 있는 대학생들과 외국에 있는 한국인 유학생 등 모두 훌륭한 인적 자본이다. 어떤 방면으로든 세계은행과 교류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약 20분간 이어진 학생들과의 질의응답에선 ‘인생과 일에 대한 가치관에 관해 묻고 싶다’는 질문에 “인생의 절반은 (출신 등) 운이다. 하지만 나머지 절반은 그 운으로 무엇을 하느냐다”라고 답했다. 대담에 참여한 대학생 윤모 씨(24)는 “워싱턴에서 컨설팅 회사 인턴을 하며 세계은행에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대담으로 더욱 확고한 꿈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방가 총재는 2010년부터 2021년까지 마스터카드 최고경영자로 일하다가 지난해 2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의해 WB 총재로 지명됐고, 같은 해 6월 인도계 미국인 중 최초로 총재에 취임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4-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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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드라마 제작사 고가 인수’ 카카오엔터 대표 조사

    검찰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드라마 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과 관련해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 대표와 이준호 투자전략부문장을 불러 조사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권찬혁)는 24일 배임 혐의를 받는 김 대표와 이 부문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드라마 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과 관련한 피의자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020년 드라마 제작사 A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시세보다 높은 금액을 지불한 혐의를 포착하고 리베이트가 있었는지 등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수년째 영업 적자를 기록하던 A사를 200억 원에 인수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의혹을 받는다. 해당 드라마 제작사는 배우로 활동 중인 이 부문장의 아내가 투자한 곳으로, 검찰은 부당 시세 차익을 얻은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A사 인수 당시 이 부문장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영업사업본부장으로 재직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부문장의 아내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법 시세조종에 관여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 김 대표 등을 지난해 11월 서울남부지검에 송치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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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배임 혐의 김성수 카카오엔터 대표 조사…드라마 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

    검찰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드라마 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과 관련해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 대표와 이준호 투자전략부문장을 불러 조사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권찬혁)는 24일 배임 혐의를 받는 김 대표와 이 부문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드라마 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과 관련한 피의자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검찰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020년 드라마 제작사 A 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시세보다 높은 금액을 지불한 혐의를 포착하고 리베이트가 있었는지 등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수년째 영업 적자를 기록하던 A사를 200억 원에 인수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의혹을 받는다.해당 드라마 제작사는 배우로 활동 중인 이 부문장의 아내가 투자한 곳으로, 검찰은 부당 시세 차익을 얻은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A사 인수 당시 이 부문장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영업사업본부장으로 재직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부문장의 아내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은 에스엠 인수 과정에서 불법 시세조종에 관여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 김 대표 등을 지난해 11월 서울남부지검에 송치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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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불법 비자금 의혹 이호진 前태광회장 조사

    경찰이 수십억 원대 불법 비자금 조성과 계열사 공사비 부당 지원 등의 혐의를 받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사진)을 조사했다. 2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 전 회장을 20일 오전 비공개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이 전 회장이 그룹 임원들을 계열사에 근무하는 것처럼 허위로 장부를 작성하고 급여를 되돌려 받아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보고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 전 회장이 태광그룹 소유 골프장 태광CC를 통해 계열사에 대한 공사비 8억6000여만 원을 부당하게 지원하도록 한 혐의와 계열사 법인카드 8000여만 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경찰은 이 전 회장의 자택과 서울 종로구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경기 용인시 태광CC 등을 압수수색하고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임원 2명의 자택과 이 전 회장의 계좌 등도 전방위적으로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이 전 회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전 회장은 회삿돈 421억 원 횡령 등의 혐의로 2011년 1월 구속 기소됐다. 이후 2019년 6월 횡령 혐의에 대해 징역 3년이 확정됐다. 재판 기간 7년 9개월 동안 구속집행정지와 병보석으로 풀려나 재판을 받다가 논란이 일면서 2018년 12월 보석이 취소됐다. 이후 이 전 회장은 2021년 10월 만기 출소했고, 지난해 8월 광복절 특사로 복권됐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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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총리 “제복 명예롭도록 국가가 뒷받침할 것”

    “제복 공무원에 대한 신뢰는 대한민국에 대한 믿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언제나 국민을 바라보며 헌신하는 여러분을 국가가 든든히 뒷받침하겠습니다. 여러분이 입고 있는 제복이 더욱 명예로울 수 있도록 근무 여건과 처우를 개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사진)는 18일 열린 ‘제12회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에 축전을 보내 수상자들의 헌신에 감사를 표했다. 한 총리는 “빛나는 헌신과 열정으로 오늘 수상의 영예를 안으시는 열한 분의 수상자와 가족 여러분께 존경과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서 한 총리는 대상 수상자를 언급하며 “(대상 수상자인) 윤종탁 경감은 필리핀 현지에서 납치 피해자를 구출하고 1000억 원대의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을 검거해 우리 국민이 있는 곳은 어디든 국가가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셨다”고 치하했다. 김재호 동아일보·채널A 회장은 기념사에서 “오늘 시상식은 묵묵하게 자신의 자리에서 온 힘을 다해 대한민국을 지켜 온 제복 공무원 열한 분을 위한 자리”라며 “매년 수상자로 선정될 분들을 뵐 때마다 존경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여러분 덕에 지금의 우리가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올해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진태 전 검찰총장은 심사 경과보고에서 “심사위원들은 이 상이 해를 거듭할수록 제복 입는 공무원들에 대해 사기를 더 높이고 국민들의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한층 더 공정하고 엄정하게 심사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남화영 소방청장, 김종욱 해양경찰청장, 이영규 현대자동차 부사장, 이태길 한화그룹 사장, 금석호 HD현대 부사장, 금동근 두산 부사장, 김준영 현대백화점 상무, 홍진숙 포스코이앤씨 상무 등이 참석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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