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영

손준영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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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4-04-24~2024-05-24
사회일반50%
사건·범죄30%
금융7%
인사일반7%
모바일/인터넷3%
선거3%
  • 태국, 입국도 도주도 쉬워… 한국 MZ세대 조폭들 활개

    “태국에선 한국 출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범 명단을 따로 관리해야 할 정도로 한국인 범죄자가 많았습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태국 영사로 근무한 한지수 대전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팀장(총경)은 “최근 ‘파타야 드럼통 살인 사건’을 벌인 20, 30대 피의자 3명 외에도 태국과 한국을 수시로 오가는 범죄자가 많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달 초 한국인 관광객 노모 씨(34)가 납치 살해된 뒤 시신이 드럼통에 담겨 저수지에 유기됐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태국에서 한국인이 연루된 강력 범죄가 발생한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한 총경 등 전직 태국 경찰 영사 4명과 현지 사정에 밝은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을 인터뷰했다. 그 결과 △무비자 입국 △3국과 접경하고 바닷길까지 열려 있는 지리적 여건 △정보기술(IT) 인프라 발달 △대마 합법화 등이 공통으로 거론됐다.● “입국도, 도주도 쉬운 구조” 전문가들에 따르면 태국은 입국 절차가 까다롭지 않아 전과가 있는 국내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조직폭력배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고 한다. 태국이 무비자로 입국해 90일 체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2015년 태국 파타야에서 한국인 불법 도박 사이트 조직의 내분이 살인으로 이어진 이른바 ‘임모 씨 살인 사건’ 때도 범인 김형진(39)은 무비자로 태국에 입국했다. 국제마피아파 조직원인 그는 파타야의 한 리조트에 사무소를 차리고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다 개발자 임모 씨를 살해해 체포된 뒤 국내로 송환됐다. 이 사건은 최근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4’의 모티브가 됐다. 당시 현지 영사였던 한 총경은 “김형진처럼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하는 도박 조직이 상당수”라고 설명했다. 태국과 육로로 통하는 미얀마와 라오스, 캄보디아 등 3개국이 전부 우리나라와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지 않은 나라라는 점도 범죄조직의 선호 이유가 되고 있다. 최근 드럼통 살인사건에서도 피의자 3명 중 이모 씨(27)가 캄보디아로 도주했다가 현지 경찰에 붙잡혔지만 미얀마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모 씨(39)는 아직 행방이 묘연하다. 태국 남쪽으로는 바닷길도 열려 있어 태평양으로 밀항이 가능하다. 2019년에도 태국 라용에서 한국인 도박사범이 동료 조직원을 살해하고 캄보디아로 도주하려다 검거됐다. 당시 태국 영사였던 A 씨는 “사건 이틀 만에 캄보디아로 도망치는 걸 겨우 잡았다”며 “태국은 육로로 인근 국가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불법 체류와 월경이 용이한 구조”라고 했다. ● 인터넷 빠르고 대마 합법화돼 도박-마약사범 몰려 태국이 동남아 국가 중 상대적으로 발전해 IT 인프라가 발달한 점도 조직범죄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MZ 조폭의 주요 먹거리인 불법 도박 사이트의 경우 빠른 인터넷 속도가 사이트 운영과 실시간 송금 등에 중요하기 때문이다. B 전 영사는 “현지에서 검거된 한국인 범죄자를 조사해 보면 ‘인터넷 속도가 빠르면 한국 내 조직원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데도 유리하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태국 정부가 2022년 6월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대마 판매 및 흡입을 허용한 뒤로 마약 유통을 위해 태국으로 향하는 조직도 늘고 있다. C 전 영사는 “여행객에게 ‘물건 하나만 옮겨주면 수백만 원을 주겠다’는 식으로 접근해 마약을 몰래 국내로 밀반입시키는 ‘보따리’ 아르바이트가 점점 더 성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B 영사는 “마약 범죄의 특성상 대마가 합법화되면 필로폰 등 더 강한 마약도 구하기 쉬워진다”라며 “앞으로 태국이 국내에 유입되는 마약의 주요 출처가 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내다봤다. 프로파일러로 활동하는 배상훈 전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태국이 범죄자에게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며 “태국 내 범죄조직 취업을 유혹하는 온라인 구인 글을 적극적으로 단속하고, 캄보디아 등 접경국의 교민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도주범에 대한 추적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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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호중, 뺑소니 열흘만에 “음주운전 했다”… 경찰 구속영장 검토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19일 음주운전을 시인했다. 뺑소니 사고를 낸 지 10일 만이다. 9일 사고 이후 김 씨 측은 내내 음주운전을 부인했을 뿐 아니라 매니저에게 거짓 자백을 요구하며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하는 등 죄를 숨기기 급급했다. 하지만 김 씨가 사고 전 음주했다는 여러 정황과 함께 ‘음주로 판단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감정 결과가 알려지자 김 씨 측도 입장을 바꾸기 시작했다. 경찰이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지자 결국 ‘선처 호소’로 방향을 바꿨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속영장 검토’ 알려진 후 음주운전 시인 김 씨는 19일 오후 10시 9분경 소속사를 통해 사과문을 내고 “저는 음주운전을 했습니다.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김 씨는 “저의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많은 분들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김 씨 사건이 처음 알려진 14일부터 “음주운전은 아니다”라고 입장문을 내는 등 수차례 김 씨의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해 온 소속사도 19일 “최초 공식 입장에서부터 지금까지 상황을 숨기기에 급급했다”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또 “아티스트를 보호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고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9일 오후 11시 50분경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왕복 2차로에서 뺑소니 사고를 냈다. 하지만 약 2시간 후 매니저가 경찰에 대신 출석해 거짓 자수한 사실이 밝혀지며 ‘운전자 바꿔치기’ 논란이 일었다. 김 씨가 사고 직후 매니저에게 직접 전화해 ‘대신 출석해서 사고를 처리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자 소속사 대표가 “거짓 자수를 지시한 건 나였다”며 입장문을 내고 사과하기도 했다. 김 씨는 사고 이후 약 17시간 만인 10일 오후 4시 반경 경찰에 출석해 뺑소니 사고를 낸 사실을 시인했지만, 이때도 음주운전 혐의는 부인했다. 음주한 시점으로부터 시간이 경과해 호흡 검사로 음주 여부를 정확히 밝혀낼 수 없는 점을 노린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당시 호흡 검사에서 김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치(0.03%) 미만이었다.● 경찰 “음주 뺑소니 등 철저히 수사” 이후로도 김 씨 측은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김 씨의 몸에서 음주 판단 기준 이상의 음주 대사체(알코올 부산물)가 검출됐다는 국과수 분석 결과가 나온 이후 소속사는 공식 입장 표명을 중단했다. 경찰은 10일 김 씨를 1차 조사할 당시 김 씨의 동의를 얻어 소변을 채취해 국과수에 보냈다. 음주 후 약 8시간이 지나면 호흡 검사로 음주 여부를 밝히기 어려운 점을 고려했다. 그 결과 김 씨의 소변에서는 음주 판단 기준 이상의 알코올 부산물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17일 알려진 것. 알코올 자체는 술을 마시고 나서 약 8시간이 지나면 날숨이나 소변에서 검출되지 않지만, 그 부산물은 72시간이 지나도록 몸속에 남는다. 국과수는 “김 씨가 사고를 낸 후 소변 채취까지 약 20시간 지난 것에 비춰 볼 때 사고 전 음주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결론 냈다. 여기에 김 씨가 사고를 내기 전 3차까지 이어진 술자리에 참석한 사실까지 드러났다. 김 씨 일행은 사고 당일인 9일 오후 서울의 한 스크린골프장에서 술을 주문했다고 한다. 이후 오후 6시경 강남구 신사동의 한 음식점에서도 소주 5병 이상을 주문했다. 김 씨는 오후 7시 반경 청담동 유흥주점으로 이동할 때 대리운전을 이용했고, 11시경 귀가할 때도 대리기사가 운전했다. 경찰이 이런 점을 고려해 김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한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김 씨는 18, 19일 예정됐던 경남 창원시 콘서트를 강행했다. 그는 이틀간 무대에서 연달아 뺑소니 논란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18일 무대에선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후회’다. 모든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고 언급했고, 19일 무대에선 “죄송하다. 죄는 제가 지었지 여러분은 공연을 보러 오신 것뿐”이라며 관객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후 소속사 관계자는 19일 오후 8시경 ‘이르면 20일 (음주운전 여부를 밝히는) 입장을 내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앞당긴 것. 경찰 관계자는 “김 씨의 음주뺑소니 혐의뿐 아니라 운전자 바꿔치기에 관여했는지 여부 등도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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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김호중, 알코올 부산물 기준치 60배…金일행 식당서도 소주 5병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뺑소니 사고를 내고 약 20시간 후에 실시한 검사에서 음주 기준치의 60배가 넘는 알코올 부산물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 씨 일행이 사고 전 음식점에서도 소주 5병을 주문한 점, 유흥주점으로 옮길 때도 대리운전을 이용한 점 등에 비춰 음주운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하는 한편으로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하고 있다.● 알코올 부산물 검출… “기준치 60배 넘어”김 씨는 9일 오후 11시 50분경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왕복 2차로에서 뺑소니 사고를 내고 10일 오후 4시 반경 경찰에 출석했다. 약 17시간 만에 이뤄진 호흡 검사에서 김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치(0.03%) 미만이었고, 김 씨도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다만 경찰은 음주 후 약 8시간이 지나면 호흡 검사로 음주 여부를 밝히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김 씨의 동의를 얻어 소변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보냈다.1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과수 감정 결과 김 씨의 소변에서는 음주 판단 기준 이상의 에틸 황산염(EtS)과 에틸 글루쿠로나이드(Etg)가 검출됐다. EtS와 EtG는 술에 들어 있는 알코올(에탄올)이 간을 거치며 생성되는 대사체(부산물)다. 알코올 자체는 술을 마시고 나서 약 8시간이 지나면 날숨이나 소변에서 검출되지 않지만, EtS와 EtG는 72시간이 지나도록 몸속에 남는다. 국과수는 “김 씨가 사고를 낸 후 소변 채취까지 약 20시간 지난 것에 비춰 볼 때 사고 전 음주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결론 냈다.김 씨의 몸에서 나온 EtS의 농도는 소변 1L당 6.41mg이었고, EtG 농도는 6.83mg이었다. 이는 국내외 연구에서 통용되는 음주 판명 기준인 0.1mg보다 최소 60배 이상 높다. 국과수는 정상적인 호흡 검사를 피하는 지능 음주범이 늘어나자 2020년 이런 분석법을 도입했다.● 식당서도 대리운전… 金 “죄송하다. 죄는 제가”이런 결과에 대해 김 씨 측이 ‘사고 후에 마신 알코올이 남아서 검출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할 가능성도 있다. 김 씨는 사고 후 약 2시간이 지난 10일 오전 2시경 경기 구리시 호텔 인근 편의점에서 맥주 4캔을 구매했다.따라서 경찰은 사고 전후 김 씨의 행적을 조사하고 있다. 특히 사고 5시간 전인 9일 오후 6시경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김 씨 일행이 소주 5병을 주문한 점이 주목된다. 김 씨는 7시 반경 청담동 유흥주점으로 이동할 때 대리운전을 이용했고, 11시경 귀가할 때도 대리기사가 운전했다. 경찰은 김 씨가 주점 등에서 유명 래퍼 A 씨와 개그맨 B 씨 등과 동석한 사실을 파악하고 이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김 씨가 귀가할 때 대리운전을 이용한 데 대해 18일 소속사 관계자는 “유흥주점 측이 음주와 무관하게 제공한 서비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논란이 이어지자 19일 김 씨는 “경찰에 자진 출석해 성실히 조사에 임하고 입장문을 배포할 예정”이라며 “출석 일자는 경찰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김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김 씨는 18, 19일 예정됐던 경남 창원시 콘서트를 강행했다. 그는 이틀간 무대에서 연달아 뺑소니 논란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18일 무대에선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후회’다. 모든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고 언급했고, 19일 무대에선 “죄송하다. 죄는 제가 지었지 여러분은 공연을 보러 오신 것뿐”이라며 관객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다만 향후 공식 일정은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3, 24일 서울 송파구에서 열리는 콘서트는 주최사인 KBS가 주관사에 김 씨를 교체해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다음 달 1, 2일 경북 김천시 콘서트의 공동 주최사인 SBS미디어넷 측도 19일 “김천 콘서트는 연출에 참여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SBS미디어넷 측은 김천 외에도 이후에 열릴 예정이었던 서울 콘서트 역시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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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김호중측 “술잔에 입만 댔지 안 마셔”… 경찰, 자택 등 압수수색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사고 직전 유흥주점에서 대리기사를 이용해 자택에 귀가했지만 이후 다시 차량을 끌고 다른 술집으로 향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주점 동석자와 직원들을 불러 조사하는 한편 주점 내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있다. 사고 직후 김 씨의 매니저가 거짓 자백을 하는 동안 다른 매니저가 김 씨를 경기 구리시의 한 호텔로 피신시킨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은 김 씨 소속사가 뺑소니 은폐를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고 보고 16일 소속사와 김 씨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술잔에 입만 댔다”… 경찰 CCTV 분석 중 이날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씨는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유흥주점을 방문했다. 김 씨의 외사촌 형이자 소속사 ‘생각 엔터테인먼트’ 대표인 이광득 씨(41)가 다른 관계자 3명과 모인 자리에 인사차 합류했다고 한다. 김 씨는 주점에서 나와 유흥주점 대리기사를 불러 자신 명의의 고급 승용차에 탑승해 집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부터 50분 뒤 김 씨는 집에서 다시 자신의 흰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직접 몰고 다른 술집으로 향하다가 사고를 냈다고 한다. 김 씨 측은 음주운전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주점에서 술잔에 입을 대긴 했지만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서 마시진 않았다는 주장이다. 소속사 관계자는 “김 씨는 술 대신 ‘17차’를 마셨다”고 했다. 사고를 낸 건 운전 미숙 때문이었고, 직후 달아난 건 충격 탓에 심한 공황에 빠졌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경찰은 김 씨가 사고를 내고 조사관으로부터 수 차례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출석 요구를 받고도 약 17시간 후에야 경찰서를 찾은 점, 사고 당시 김 씨가 비틀거리며 운전한 점 등을 고려해 주장의 신빙성을 따져보고 있다. 이를 위해 술자리 동석자와 주점 직원 등을 불러 조사했고, 주점 안팎의 CCTV를 분석해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다. 김 씨가 방문한 주점에서 접대부가 동석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소속사 측은 “김 씨는 유흥을 즐기러 온 것이 아니고 지인들에게 인사차 방문한 것일 뿐이다”라고 해명했다.● 뺑소니 은폐에 소속사 총출동… 김 씨 관여 수사 경찰은 김 씨 소속사의 조직적 은폐 여부를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사고 직후 김 씨 매니저 총 3명 중 1명은 그를 회사 차량에 태워 약 11km 떨어진 구리시의 한 호텔로 피신시켰다. 소속사 관계자는 “취재진이 김 씨 자택에 몰릴 것을 우려해 조처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매니저는 김 씨의 옷으로 바꿔 입고 경찰에 출석해 거짓 자백을 한 혐의(범인도피)로 입건된 상태다. 나머지 매니저 1명은 사고 직후 김 씨 차량 블랙박스에서 메모리카드를 빼내 파손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 김 씨가 관여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형법상 범인도피 혐의는 교사범(시킨 사람)뿐만 아니라 방조범도 처벌될 수 있다. 김 씨가 사고 후 매니저에게 직접 전화해 경찰 출석 등 사건 처리를 요청하고 옷도 벗어준 것으로 알려진 만큼, 김 씨가 죄를 피할 의도가 있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김 씨와 이 씨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16일 오후 6시 30분경부터 압수수색했다. 이 씨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사고) 현장에 먼저 도착한 매니저가 본인 판단으로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먼저 제거했고, (거짓) 자수한 것으로 알려진 다른 매니저에게 ‘김호중의 옷을 꼭 뺏어서 바꿔 입고 대신 일 처리를 해달라’고 부탁한 건 나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고 당사자가 김 씨란 게 알려지면 많은 논란이 될 것으로 생각해 두려웠다”고 밝혔다. 4촌 이내 인척에겐 범인도피 혐의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경찰은 이를 사전에 계산한 주장인지도 따져보고 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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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경찰, 김호중 포함 5명 유흥주점 술자리 재구성…소속사 “즐기는 목적 아닌 인사차 방문”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사고 직전 유흥주점에서 대리기사를 이용해 자택에 귀가했지만 이후 다시 차량을 끌고 다른 술집으로 향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주점 동석자와 직원들을 불러 조사하는 한편, 주점 내 폐쇄회로(CC)TV를 분석 중이다. 사고 직후 김 씨의 매니저가 거짓 자백하는 동안 다른 매니저가 김 씨를 경기 구리시의 한 호텔로 피신시킨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은 김 씨 소속사가 뺑소니 은폐를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고 보고 16일 소속사와 김 씨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술잔에 입만 댔다”… 경찰 CCTV 분석 중이날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씨는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유흥주점에 방문했다. 김 씨의 외사촌 형이자 소속사 ‘생각 엔터테인먼트’ 대표인 이광득 씨(41)가 다른 관계자 3명과 모인 자리에 인사차 합류했다고 한다. 김 씨는 주점에서 나와 유흥주점 대리기사를 불러 자신 명의 고급 승용차에 탑승해 집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부터 50분 뒤 김 씨는 집에서 다시 자신의 흰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직접 몰고 다른 술집으로 향하다 사고를 냈다고 한다.김 씨 측은 음주운전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주점에서 술잔에 입을 대긴 했지만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서 마시진 않았다는 주장이다. 소속사 관계자는 “김 씨는 술 대신 17차를 마셨다”고 했다. 사고를 낸 건 운전 미숙 때문이었고, 직후 달아난 건 충격 탓에 심한 공황에 빠졌기 때문이었다고 했다.하지만 경찰은 김 씨가 사고를 내고 조사관으로부터 수 차례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출석 요구를 받고도 약 17시간 후에야 경찰서를 찾은 점, 사고 당시 김 씨가 비틀거리며 운전한 점 등을 고려해 주장의 신빙성을 따져보고 있다. 이를 위해 술자리 동석자와 주점 직원 등을 불러 조사했고, 주점 안팎의 CCTV를 분석해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다.김 씨가 방문한 주점에서 접대부가 동석했는지 묻는 질문에 소속사 측은 “김 씨는 유흥을 즐기러 온 것이 아니고 지인들에게 인사차 방문한 것일 뿐이다”라고 해명했다.● 뺑소니 은폐에 소속사 총출동… 김 씨 관여 수사경찰은 김 씨 소속사가 그의 뺑소니 사고를 은폐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고 보고 있다. 사고 직후 김 씨 매니저 중 1명은 그를 회사 차량에 태워 약 11km 떨어진 경기 구리시의 한 호텔로 피신시켰다. 소속사 관계자는 “취재진이 김 씨 자택에 몰릴 것을 우려해 조처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매니저는 김 씨의 옷으로 바꿔입고 경찰에 출석해 거짓 자백한 혐의(범인도피)로 입건된 상태다. 사고 직후 김 씨 차량 블랙박스에서 메모리카드를 빼내 파손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 김 씨가 관여했는지 중점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형법상 범인도피 혐의는 교사범(시킨 사람)뿐 아니라 방조범도 처벌될 수 있다. 김 씨가 사고 후 매니저에게 직접 전화해 경찰 출석 등 사건 처리를 요청하고 옷도 벗어준 것으로 알려진 만큼, 김 씨가 죄를 피할 의도가 있었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경찰은 김 씨와 이 씨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16일 오후 6시 30분경부터 압수수색했다.이 씨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사고) 현장에 먼저 도착한 매니저가 본인 판단으로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먼저 제거했고, (거짓) 자수한 것으로 알려진 다른 매니저에게 ‘김호중의 옷을 꼭 뺏어서 바꿔입고 대신 일 처리를 해달라’고 부탁한 건 나였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고 당사자가 김 씨란 게 알려지면 많은 논란이 될 것으로 생각해 두려웠다”고 밝혔다. 4촌 이내 인척엔 범인도피 혐의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경찰은 이를 사전에 계산한 주장인지도 따져보고 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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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호중, 매니저에 사고 냈다며 대신 출석 요구”… 소속사는 “대표가 지시”

    뺑소니 혐의로 조사받고 있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매니저에게 ‘사고를 냈다. 경찰에 대신 출석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소속사 측은 매니저에게 대신 출석을 요구한 것은 소속사 대표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씨는 경찰이 수차례 출석을 요구하기 위해 연락했지만 17시간 만에야 모습을 드러냈고, 차량 블랙박스의 메모리카드도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가 사고 전 유흥주점에 갔던 점도 파악됐다. 경찰은 이 사건을 강제수사로 전환해 김 씨의 행적과 ‘운전자 바꿔치기’의 경위를 재구성하고 있다.● 매니저에게 ‘대신 출석해달라’ 이후 “블랙박스 없다” 주장 1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이 김 씨 사건에서 주목하는 건 그의 매니저가 거짓 자수했을 당시 상황이다. 김 씨는 9일 오후 11시 40분경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왕복 2차로에서 비틀거리며 운전하다가 중앙선을 넘어 멈춰 있던 택시를 들이받고 곧장 현장을 벗어났다. 약 2시간 후 경찰서에 나타나 자수한 건 김 씨의 매니저였다. 경찰은 김 씨 매니저의 휴대전화를 입수했고, 김 씨가 ‘사고를 냈다’라며 ‘대신 경찰에 출석해달라’고 직접 요청한 녹취파일도 확보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씨의 매니저는 김 씨의 것과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차에 타고 내리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을 가능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김 씨가 처벌을 피할 목적으로 매니저에게 대리 출석을 요청하고 옷을 바꿔 입는 데도 관여했다면 범인도피 교사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김 씨 소속사 대표는 16일 입장문을 내고 “운전자 바꿔치기는 내가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에서도 같은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김 씨 소속사 관계자는 “지금 (운전자 바꿔치기를) 김 씨가 시킨 게 아닌데 마치 김 씨가 한 것처럼 몰리고 있다”라며 “(운전자 바꿔치기 결정은) 아티스트(김 씨) 보호 차원에서 나온 판단이었지만 미숙한 오판이었고 과잉보호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수사 상황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고 모든 부분을 꼼꼼하게 살펴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매니저를 조사한 후 김 씨에게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으로 여러 차례 직접 조사받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김 씨는 사고 발생 약 17시간 만인 10일 오후 4시 반경에야 경찰서에 찾아갔다. 경찰이 차량 블랙박스의 메모리카드를 요구하자 김 씨는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전 주점 방문… “모든 수단 동원해 조사” 김 씨 측은 사건이 알려진 뒤 “음주운전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10일 경찰이 음주 측정기로 김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했을 때도 면허정지(0.03% 이상)에 해당하는 수치가 나오진 않았다. 하지만 통상 음주 이후 8∼12시간이 지나면 날숨을 통한 음주 측정으로는 사고 당시 음주 여부를 정확히 밝혀낼 수 없다. 경찰은 김 씨가 매니저에게 ‘대신 출석해달라’고 전화했던 점, 사고 직전 강남구의 한 유흥주점에 방문한 점 등을 고려해 추가 수사 중이다. 이런 경우 측정 대상의 키와 몸무게, 적발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등을 근거로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산출할 수도 있다. 모발이나 소변에서 검출되는 음주 대사체 검사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최대 72시간 안에 측정해야 한다. 경찰은 “음주운전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최대한 근거를 수집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14일 김 씨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는 등 강제수사에 나섰다. 김 씨와 매니저의 통화 녹취파일 외에도 물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통상 시일이 경과한 뺑소니 사고를 수사할 땐 피의자의 차량 내비게이션 기록이나 들렀던 장소의 CCTV, 신용카드 사용 명세, 목격자 조사 등으로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할 수 있다. 김 씨 소속사 관계자는 “김 씨가 (사고 당일) 지인들과 주점에 갔던 건 맞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라며 “매니저에게 경찰서에 가달라고 한 건 사고 처리를 부탁한 것일 뿐이었다”고 해명했다. 김 씨는 사고 이후인 11일과 12일에도 예정된 공연을 했고, 추후 공연 일정도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 씨는 2020년 한 트로트 경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성악 창법으로 노래해 ‘트바로티’(트로트와 파바로티의 합성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인기를 얻었다. 김 씨는 2021년 인터넷 불법 사이트를 이용해 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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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약밀수 공모의혹 세관원… 수사직전 수차례 폰 초기화

    해외 조직원들의 마약 밀반입을 도운 혐의를 받는 인천국제공항 세관 직원 중 1명이 경찰 압수수색 전 휴대전화를 수차례 초기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최근 세관 직원 A 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분석한 결과 이미 여러 차례 초기화해 과거 자료가 남아 있지 않은 상태였다. A 씨는 자기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뒤 사설 포렌식 업체에 찾아가 복구가 가능한지 알아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애초 “사생활과 관련된 영상이 있다”는 이유로 휴대전화를 초기화했다고 진술했다가 최근 조사에서 “주요 인사에 대한 의전 영상이 있어 초기화했다”고 말을 바꿨다. 경찰은 A 씨의 휴대전화에 마약 밀반입과 관련된 자료가 있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지난해 한국인과 말레이시아인, 중국인 등으로 구성된 국제 마약 조직을 검거해 수사하는 과정에서 ‘세관 직원들이 마약 조직원을 도왔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확대해 왔다. 현재 피의자로 입건된 세관 직원은 7명으로, 마약 조직원이 탄 항공기가 일제 검사를 받지 않을 수 있게 돕거나 조직원을 택시 승차장으로 안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조직이 숨겨 들여오려던 필로폰은 총 74kg으로, 약 246만 명이 한 번에 투약할 분량이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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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김호중 소속사 대표 “운전자 바꿔치기, 내가 지시” 진술… 경찰 “다각도 수사 중”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뺑소니 혐의와 함께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을 받는 가운데, 김 씨의 소속사 대표가 경찰에 출석해 “운전자 바꿔치기는 내가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 매니저가 사고 직후 경찰서에서 거짓 자수한 건 김 씨와 무관하고 전부 소속사 대표가 주도했다는 취지의 주장인데, 경찰은 신빙성을 따져보고 있다. 1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씨 소속사 대표 A 씨는 최근 경찰에 출석해 “내가 김 씨 매니저에게 ‘네가 사고를 낸 것으로 하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9일 오후 11시 40분경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왕복 2차로에서 택시를 들이받고 현장을 벗어났다. 약 2시간 후 김 씨 매니저는 사고 당시 김 씨가 입었던 옷으로 갈아입고 경찰서에 가서 ‘내가 운전했다’는 취지로 거짓 자백했다. 김 씨는 이후 경찰로부터 여러 차례 직접 조사받을 것을 요구받았지만 사고 발생 약 17시간 만인 10일 오후 4시 반경에야 경찰서에 찾아갔다. A 씨는 이에 대해 “옷을 갈아입으라고 한 것도, 경찰서에서 거짓 자백을 하라고 한 것도 다 내가 지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소속사 측은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통화 녹취파일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김 씨 소속사 측은 이런 내용의 입장문을 곧 배포할 계획이다. 소속사 관계자는 “지금 (운전자 바꿔치기를) 김 씨가 시킨 게 아닌데 마치 김 씨가 한 것처럼 몰리고 있어서 이같이 결정했다”라며 “(운전자 바꿔치기 결정은) 아티스트(김 씨) 보호 차원에서 나온 판단이었지만 미숙한 오판이었고 과잉보호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수사 상황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고 모든 부분을 꼼꼼하게 살펴 보고 있다”고 밝혔다.김 씨는 2019년 한 트로트 경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성악 창법으로 노래해 ‘트바로티’(트로트와 파바로티의 합성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인기를 얻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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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호중, 매니저에 사고 냈다며 대신 출석 요구”… 녹취파일 확보

    뺑소니 혐의로 조사받고 있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매니저에게 ‘음주운전을 했다. 경찰에 대신 출석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경찰이 수 차례 출석을 요구하기 위해 연락했지만 17시간 만에야 모습을 드러냈고, 차량 블랙박스의 메모리카드도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사건을 강제수사로 전환해 김 씨의 행적을 재구성하기로 했다.● 매니저에게 ‘대신 출석해달라’ 이후 “블랙박스 없다” 주장1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이 김 씨 사건에서 주목하는 건 그의 매니저가 거짓 자수했을 당시 상황이다. 김 씨는 9일 오후 11시 40분경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왕복 2차로에서 비틀거리며 운전하다가 중앙선을 넘어 멈춰 있던 택시를 들이받고 곧장 현장을 벗어났다. 2시간 후 경찰서에 나타나 자수한 건 김 씨의 매니저였다.경찰은 김 씨 매니저의 휴대전화를 입수했고, 김 씨가 ‘사고를 냈다’라며 ‘대신 경찰에 출석해달라’고 직접 요청한 녹취파일도 확보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씨의 매니저는 김 씨의 것과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차에 타고 내리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을 가능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김 씨가 처벌을 피할 목적으로 매니저에게 대리 출석을 요청하고 옷을 바꿔 입는 데도 관여했다면 범인도피 교사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경찰은 매니저를 조사한 후 김 씨에게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으로 여러 차례 직접 조사받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김 씨는 사고 발생 약 17시간 만인 10일 오후 4시 반경에야 경찰서에 찾아갔다. 경찰이 차량 블랙박스의 메모리카드를 요구하자 김 씨는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김 씨 측은 사건이 알려진 뒤 “음주운전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10일 경찰이 음주 측정기로 김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했을 때도 면허정지(0.03% 이상)에 해당하는 수치가 나오진 않았다. 하지만 통상 음주 이후 8~12시간이 지나면 날숨을 통한 음주 측정으로는 사고 당시 음주 여부를 정확히 밝혀낼 수 없다.● 사고 전 주점 방문… “모든 수단 동원해 조사”경찰은 김 씨가 매니저에게 ‘대신 출석해달라’고 전화했던 점, 사고 직전 강남구의 한 유흥주점에 방문한 점 등을 고려해 추가 수사 중이다. 이런 경우 측정 대상의 키와 몸무게, 적발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등을 근거로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산출할 수도 있다. 모발이나 소변에서 검출되는 음주 대사체 검사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최대 72시간 안에 측정해야 한다. 경찰은 “음주운전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최대한 근거를 수집하는 중”이라고 밝혔다.경찰은 14일 김 씨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는 등 강제수사에 나섰다. 김 씨와 매니저의 통화 녹취파일 외에도 물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통상 시일이 경과한 뺑소니 사고를 수사할 땐 피의자의 차량 내비게이션 기록이나 들렀던 장소의 CCTV, 신용카드 사용 명세, 목격자 조사 등으로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할 수 있다.김 씨 소속사 관계자는 “김 씨가 (사고 당일) 지인들과 주점에 갔던 건 맞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라며 “매니저에게 경찰서에 가달라고 한 건 사고 처리를 부탁한 것일 뿐이었다”고 해명했다. 김 씨는 사고 이후인 11일과 12일에도 예정된 공연을 했고, 추후 공연 일정도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이다.김 씨는 2019년 한 트로트 경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성악 창법으로 노래해 ‘트바로티’(트로트와 파바로티의 합성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인기를 얻었다. 김 씨는 2021년 인터넷 불법 사이트를 이용해 불법 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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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싸움 영상 돈된다” SNS 생중계…수수료 버는 빅테크는 방치

    《10대들마저 ‘헤드록 기절 현피’ 생중계로 SNS 돈벌이 부산에서 50대 유튜버의 살인 현장이 9일 유튜브로 생중계된 사건은 ‘불량 콘텐츠가 돈이 되는’ 인터넷 방송의 생태계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12일 취재팀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현피’(온라인 다툼의 당사자가 만나서 싸우는 것)로 검색해 보니 싸움 동영상이 수천 건 나타났다. 두 남성이 싸우다 한 명이 실신하는 모습을 10대가 SNS에 생중계하고, 시청자 수천 명이 몰려 댓글을 달고 후원금을 보내는 사례도 있었다. 플랫폼 기업이 불량 콘텐츠를 사실상 방치하고, 정부도 제대로 심의·감독하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다. 유럽처럼 유해 콘텐츠를 방치한 기업에 ‘과징금 폭탄’을 물리자는 제안이 나온다.》11일 새벽 인스타그램 라이브에 두 남성이 몸싸움하는 모습이 생중계됐다. 한 남성이 상대방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쓰러뜨리고 뒤에서 목을 졸라 실신시키는 과정이 동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1300여 명이 실시간으로 시청한 이 영상에는 “이거 보려고 1시간을 (기다렸다)” 등 댓글이 달렸다. 해당 동영상을 게재한 사람은 18세 A 군. 그는 평소 자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계좌번호를 올려둔 채 이른바 ‘현피’(온라인 다툼의 당사자가 만나서 싸우는 것) 등 싸움 동영상을 주로 게시해 왔다.● ‘현피’에 1500만 원 거는 시청자 9일 부산에서 유튜버 홍모 씨(56)가 다른 유튜버를 흉기로 살해하는 현장이 유튜브로 고스란히 생중계된 가운데, 폭행 등 ‘불량 콘텐츠’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인터넷 방송의 유료 후원 생태계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송 진행자(BJ)는 자극적인 방송을 내보내면 실시간 후원 시스템을 통해 즉각 보상받기 때문에 이런 행태를 부추기는 구조다. 유튜브 실시간 후원 시스템 ‘슈퍼챗’의 경우 시청자가 적게는 1000원에서 많게는 50만 원까지 유튜버에게 보낼 수 있다. 1000원을 후원하면 화면에 문구가 뜨지 않지만, 액수가 올라가면 댓글창 상단에 고정되는 시간이 길어진다. 실제로 올 3월 한 인터넷 게임 방송 BJ는 평소 비방전을 벌이던 다른 BJ와 현피를 벌였다. 한 시청자가 ‘둘이 만나 싸우면 1500만 원을 후원하겠다’며 이를 부추겼기 때문이다. 해당 영상 속에서는 한쪽이 상대를 일방적으로 발로 차고 바닥에 눕혀 20차례 넘게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12일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에서 ‘현피’로 검색해 보니 A 군이 올린 것과 비슷한 싸움 동영상이 수천 건 나타났다. 교복을 입은 학생 2명이 교실에서 몸싸움을 벌이는 한 동영상은 2021년 9월 ‘K고딩(고등학생) 현피’라는 제목으로 게재돼 14만 회 넘게 조회됐다.● “빅테크 자정 기대 못 해” 해외선 규제 나서 빅테크 기업들이 극단적인 콘텐츠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유료 후원 중 일부를 수수료로 가져가기 때문이다. 유튜브에선 슈퍼챗으로 발생한 수익의 30%를 운영업체인 구글이 플랫폼 이용료 등 명목으로 가져간다. 페이스북, X(옛 트위터), 틱톡 등도 비슷한 수익모델을 운영 중이다. 국내에선 유튜브 내 폭행 동영상 등은 ‘정보통신 콘텐츠’로 분류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모니터링한다. 심한 경우 시정을 요구하지만 강제성이 없다. 시시각각 쏟아지는 영상들에 비해 인력이 부족해 즉각적인 대응도 어려운 상황이다. 해외에서는 각종 규제 입법을 통해 자극적인 콘텐츠에 엄격히 대응 중이다. 독일에선 2018년 시행한 ‘네트워크집행법’에 따라 유튜브와 X 등 사용자 200만 명 이상이 가입한 SNS에서 폭력이나 비방 등 콘텐츠에 대한 사용자의 불만이 접수되면 24시간 내에 삭제하고 그 결과를 공표해야 한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7월부터 빅테크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인 ‘디지털 서비스법(DSA)’을 도입했다. DSA에 따라 유튜브와 X, 틱톡 등 SNS 플랫폼 기업은 유해·불법·허위 콘텐츠를 발견하는 즉시 제거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매출의 최대 6%를 과징금으로 내야 한다. 전문가들은 폭력을 주제로 하는 콘텐츠들이 실제 범죄로 이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규제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한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현재 심의와 감독, 제재는 지상파나 종합편성채널 등에만 집중돼 있어 인터넷 방송에 대응이 어렵다”고 했다. 이완수 동서대 미디어콘텐츠대 교수는 “유튜버가 유해 콘텐츠를 올리면 후원용으로 공개한 개인 계좌를 동결하거나 예금을 압류하는 등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4-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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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여친 살해’ 의대생 신상공개 안한다… 피해자, 지난달엔 팔 부상 입원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의대생 최모 씨(25·구속·사진)에게 살해당한 여자친구가 지난달 팔을 다쳐 병원에 입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최 씨가 여자친구의 부상에 관련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는 한편,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을 투입해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도 추진하기로 했다. 최 씨는 경찰 출동 당시 범행 사실은 알리지 않아 피해자가 발견되는 데엔 약 1시간 반이 지체되기도 했다. 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피해자는 지난달 오른쪽 팔 부상으로 경기 지역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피해자의 한 지인은 “당시 피해자가 ‘아프다’며 병원에 갔는데 두서없이 말하는 등 감정적으로 격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서초경찰서는 해당 여성이 부상을 당하는 과정에 최 씨가 관련됐을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 경찰은 10일 최 씨에게 프로파일러를 보내 면담하고 사이코패스 진단 등 각종 심리 검사를 시도한다. 최 씨가 의대에서 한 차례 유급한 뒤 여자친구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은 점 등이 범행 동기로 지목되고 있지만,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사건 전후 심리 상태와 성향을 분석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최 씨는 심신미약 상태를 주장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는 범행 직후 미리 챙겨왔던 다른 옷으로 갈아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최 씨는 당초 범행 사실은 숨긴 채 투신 소동으로만 구조된 뒤 파출소에서 현장에 두고 온 소지품에 대해 언급하다가 뒤늦게 덜미를 잡힌 것으로 드러났다. 처음 파출소에 온 뒤 한동안 진술에 비협조적이던 최 씨는 경찰의 설득으로 부모와 통화를 했다. 이 통화에서 최 씨가 두고 온 복용 약, 가방 등에 대해 언급하자 이를 찾으러 현장에 다시 간 경찰이 피해자를 발견했다. 이 과정에서 90분가량이 지체됐다. 경찰은 최 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하고 있다. 당초 최 씨의 신상 공개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서울경찰청은 신상공개심의위원회(신상공개위)는 열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피해자의 신상도 온라인에 유포되는 상황이어서 2차 가해 우려 등 여러 요건을 신중히 검토한 결과다. 최 씨가 재학하는 대학은 그에 대한 무기정학, 제적 등 내부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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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의대생 살인’ 피해자, 지난달 팔 부상 입원…경찰 “관련성 배제 안 해”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의대생 최모 씨(25·구속)에게 살해당한 여자친구가 지난달 팔 부상으로 병원에 입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최 씨가 여자친구의 부상에 관련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최 씨 조사에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을 투입해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도 추진하기로 했다.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피해자는 지난달 오른쪽 팔 부상으로 경기 지역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피해자의 한 지인은 이날 “당시 피해자가 ‘아프다’며 병원에 갔는데 두서없이 말하는 등 감정적으로 매우 격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은 해당 여성이 부상을 당하는 과정에 최 씨가 관련됐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 다만 현재로선 살인 외에 다른 혐의는 최 씨에게 적용되지 않은 상태다.경찰은 10일 최 씨에게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을 보내 면담하고 사이코패스 진단 등 각종 심리 검사를 시도한다. 최 씨가 의대에서 한 차례 유급한 뒤 여자친구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은 점 등이 범행 동기로 지목되고 있지만,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사건 전후 심리 상태와 성향을 분석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다만 이런 검사는 최 씨가 동의해야 가능하다. 최 씨는 8일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심신미약 상태를 주장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최 씨가 범행을 얼마나 오래 계획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최 씨 측은 ‘계획 범행은 맞지만 오래 계획하진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는 미리 챙겨왔던 다른 옷으로 범행 직후 갈아입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경찰은 최 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디지털포렌식 작업을 하고 있다. 결과가 나오는 데는 7~10일가량 걸린다.당초 최 씨의 신상 공개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서울경찰청은 신상공개심의위원회(신상공개위)는 열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유족 측 입장 등 종합적인 검토를 한 결과 신상공개위는 개최하지 않는 걸로 검토했다”며 “(최 씨와 함께) 피해자의 신상도 온라인에 유포되는 상황이라서 2차 가해 우려 등 여러 요건을 신중히 검토했다”고 밝혔다.한편 최 씨가 재학하는 대학은 그에 대한 내부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해당 대학 학칙에 따르면 징계 절차에 들어가려면 본인 진술이 있어야 하지만, 필요한 경우엔 이를 생략하고 징계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학교 측이 무기정학이나 제적 등 중징계를 내릴 가능성도 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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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대생, 여친 경동맥 찔러… 피해자 신상 퍼져 ‘2차 가해’ 우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의대생 최모 씨(25)는 피해자의 목(경동맥) 등을 10여 차례 흉기로 찌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구속된 최 씨는 구속영장 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계획 범행이 맞다”라며 “피해자와 유족에게 평생 속죄하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에서는 피해자로 추정되는 여성의 신상이 퍼지고 있어 ‘2차 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 씨 범행할 때 제정신이었다” 8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 심사에 출석한 최 씨는 모든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 측 국선변호인은 이날 법원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최 씨는) 심신미약 상태를 주장하지 않았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씨가 제정신인 상태로 범행했다는 뜻이다. 최 씨는 계획 범행이었다는 점도 시인했다고 한다. 경찰은 최 씨가 6일 오후 3시 거주지인 경기 화성시의 한 대형마트에서 흉기를 구입하고 약 2시간 후 서울 강남구의 한 건물 옥상으로 피해자를 불러낸 점, 피해자의 경동맥을 포함해 신체를 10여 차례 흉기로 찌른 점 등으로 미뤄 볼 때 살해할 의도가 분명한 상태로 범행을 계획했다고 보고 수사해 왔다. 다만 최 씨 측은 “계획한 기간이 길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피해자의 사망 원인이 흉기에 의한 과다출혈이라는 소견을 내놨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 씨는 피해자와 지난달 말 헤어졌고, 이 과정에서 수차례 이별을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의 한 지인은 “(헤어진 이후에도) 둘 사이의 갈등이 심했던 것으로 안다”며 “피해자가 (최 씨 관련) 얘기를 하는 내내 감정적이고 횡설수설하는 등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외부에선 장학생, 동기 사이에선 ‘불성실’” 수능 만점자 출신이자 서울 소재 의대에 재학 중인 최 씨는 외부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 지원 프로그램 대상으로 선정돼 중국에 피부과 연수를 다녀온 뒤 “의료는 사람을 돕는 따뜻하고 의로운 일”이라는 후기를 남겼고, 지방자치단체 운영 장학재단에서 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한 인터뷰에서는 “이국종 교수님이 롤모델”이라며 “따뜻한 마음과 뛰어난 실력을 갖춘 외과 의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반면 같은 의대에 재학하는 지인들은 평소 최 씨가 불성실한 태도로 주변에 누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최 씨의 한 동급생은 “(의대) 실습 때 다음 조에 구두 인계나 인계장 작성 같은 걸 굉장히 불성실하게 해서 과 내에서 악명이 높았다”라며 “지난주에도 (최 씨로부터) 인계받을 내용이 있었는데 전혀 받지 못했다”고 했다. 또 다른 동급생은 “(의대 본과 1, 2학년 때) 시험을 함께 준비하는데 최 씨는 자료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고 마감 기한도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씨는 의대에서 한 차례 유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여성의 사진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계속 확산되고 있어 ‘2차 가해’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최 씨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이 유출됐는데, 계정 프로필 사진에 피해 여성의 생전 모습까지 같이 공개된 것이다. 본인을 피해자의 언니라고 밝힌 한 인물은 SNS를 통해 “동생의 이별 통보에 최 씨가 옥상에서 뛰어내리려 했고, 동생은 이를 막으려다 계획 범죄에 휘말려 살해된 것”이라며 “부디 동생에 관한 억측은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화성=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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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손가락 없는 열세살 정우 “내 꿈은 손흥민”

    전북 익산시에 사는 김정우(가명·13) 군은 태어날 때부터 왼손 손가락 5개가 전부 없었다. 사람들은 그런 정우를 ‘주먹손 아이’라고 불렀다. 철없는 친구들은 정우의 손을 신기해했다. 그때마다 정우는 왼손을 주머니에 숨기기에 급급했다. 정우를 혼자 돌보는 어머니는 몸이 불편해 주 3회 병원 진료를 받는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한 달에 170만 원인 기초생활 생계급여가 모자의 유일한 수입이다. 수년간 제대로 된 월세방도 구하지 못해 여관방을 전전했다. 지난겨울 그나마 두 가족이 누울 수 있는 쪽방을 얻었다. 정우의 방엔 햇볕이 들지 않아 항상 형광등을 켜놔야 했고, 한겨울엔 온전한 오른쪽 한 손으로 찬물로 설거지했다. 하지만 정우는 개의치 않았다. 추운 날씨에 짐 가방을 들고 거리를 헤매지 않아도 돼서다. 그런 정우가 올 1월엔 아파트로 이사할 수 있었다.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인 ‘희망친구 기아대책’이 모아준 주거지원금 1500만 원 덕분이었다. 이사하는 날 정우는 “이제 더 소원이 없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 정우에게도 이번 어린이날(5일) 소원이 하나 생겼다. 축구화를 선물 받고 싶다는 소망이다. 멀끔한 새 축구화를 신고 친구들과 어울려 신나게 뛰어놀고 싶고, 더 나아가 손흥민처럼 세계적인 축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 한다. 강원 횡성군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사는 허수진(가명·11) 양도 연예인의 꿈을 놓지 않고 있다. 수진이가 ‘껌딱지’처럼 붙어 다니는 할머니가 에어로빅 교실과 오디션, 소년체전 등에 데리고 다니며 수진이의 꿈을 북돋워 주고 있지만 경제적인 사정은 녹록지 않다. 소득 없이 빚을 계속 내는 아버지 탓에 대출 이자만 늘고 있어서다. 수진이는 “춤을 잘 추는 연예인이 돼 할머니에게 맛있는 음식을 사주고 나이가 먹어도 쭉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아대책 관계자는 “21년째 매년 평균 1500가구와 복지시설 40곳에 난방비 지원을 해오고 있지만 사정이 넉넉하지는 않다”며 “어려운 상황에도 꿋꿋하게 꿈을 키워가는 정우와 수진이 같은 어린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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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병무청, 코인거래 업체 내달부터 ‘병역특례’ 중단

    정부가 다음 달부터 가상자산 거래를 중개하거나 자문하는 업체의 병역특례 혜택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현행 법령상 관련 업체는 병역지정업체로 신청할 수 없는데도 일부 업체가 주업종을 ‘정보통신업’ 등으로 우회 신청해 혜택을 받고 있다는 지적(본보 1일자 A12면)에 따른 것이다. 2일 병무청은 ‘국민 눈높이에 맞게 병역지정업체를 관리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가상자산 매매 및 중개거래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업체는 병역지정업체 선정을 전면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또 병역지정업체를 전수 조사해 거짓·부정한 방법으로 선정된 경우에는 선정을 취소하고, 소속 병역특례 전문연구·산업기능요원이 가상자산 거래 등 분야에 근무한 것으로 드러나면 복무 연장이나 편입 취소 등의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당장 6월부터 신청받는 하반기(7∼12월) 병역지정업체 모집 때부터 가상자산 매매 및 중개 실적이 있는 모든 업체의 신청을 제한하기로 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등이 병역지정업체로 선정되려면 중기부의 추천을 받아야 하는데, 이 단계부터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지금까진 가상자산 거래와 중개를 주력으로 영업하는 업체도 소프트웨어 개발 매출 비중이 30% 이상이면 중기부의 심사를 통과할 수 있었지만, 앞으론 이런 ‘우회 신청’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중기부는 이에 더해 업체 스스로가 병역특례에 적격한지 항목을 확인해 제출하는 체크리스트를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기부 관계자는 “병역특례 선정 과정에 대한 사실을 추후 확인할 때 업체가 스스로 점검한 부분에 대해서 제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병무청과 실무 단계에서 소통 중이고 곧 적용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업체가 부설연구소 등 별도 법인을 세워 병역특례 요원을 뽑는 경우까지 감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자선 경제민주주의21 금융사기감시센터장(변호사)은 “‘편법 신청’을 걸러내려면 병역지정업체의 모기업 등 관계사의 매출 비중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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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병역특례’ 안되는 코인거래 업체, “SW 개발” 우회해 편법 선정

    “코인으로 돈 버는 얘기만 할 수 있는 천국.” ―가상자산 운용사 A사 “가상자산 거래 경험 있는 분.”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C사 국내 가상자산 업체가 올린 채용 공고다. 얼핏 숙련된 트레이더를 뽑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병역특례 전문연구요원을 모집하는 글이었다. 병역특례는 군생활 대신 산업체에서 근무하며 병역 의무를 대행하는 제도다. 정부 지침상 가상자산 매매 및 중개업체는 병역지정업체로 선정될 수 없는데도, 유명 코인 거래소와 운용사가 버젓이 ‘병역특례’를 내세워 사람을 뽑고 있는 것이다. 병역지정업체 선정과 심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인 거래소 직원이 ‘병역특례 요원’ 1일 병무청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코인) 매매 및 중개업’이 주 업종이면 병역지정업체로 신청할 수 없다. 병무청에 정보기술(IT) 업체를 병역지정업체로 추천하는 중소벤처기업부가 2017년 신설한 조항이다. 가상자산 거래가 각종 사기에 연루되는 일이 잦아 “신청 제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특별히 예외를 둔 것. 그런데 취재팀이 병무청 선정 병역지정업체 8780곳(지난달 30일 기준)의 명단을 분석한 결과, 최소 6곳이 가상자산 매매와 중개를 주력으로 삼은 업체로 나타났다. 이 중엔 가상자산 중개를 담당하는 가상화폐 거래소는 물론 가상자산 컨설팅, 위탁운용, 자동매매 프로그램 등의 업무를 주로 하는 업체들도 포함돼 있다. 이는 주 업종을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컴퓨터 프로그램 서비스’ 등으로 바꿔서 병역지정업체로 신청하면 심사를 통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인 매매는 기본적으로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프로그램에 기반을 뒀기 때문에 이런 ‘우회 신청’이 가능한 것이다. 유명 코인 거래소인 C사도 ‘소프트웨어 개발업’으로 주 업종을 신고해 2017년 병역지정업체로 선정됐다. 이후 매년 1∼9월 병무청이 실시하는 실태 점검에서도 지정이 취소되지 않았다. 또 다른 5대 가상자산 거래소 K사 역시 ‘전문연구요원 가능’이라며 여러 직군에 병역특례 채용 공고를 내놓았다. 이에 대해 중기부 관계자는 “이들 업체는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 가장 많은 매출이 잡혔고 지금도 주 업종이 소프트웨어 개발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병역지정업체는 병역특례 요원 채용 공고에 대상 직군을 ‘트레이더’로 명기하기까지 했다. 가상자산 운용사 A사는 ‘병역특례 가능’이라는 문구를 앞세운 공고에 “개인 트레이딩을 이미 하고 있지만 혼자 하는 게 재미가 없는 분” “실력은 좋은데 시드(종잣돈)가 부족해서 손해 본다는 확신이 드는 분” 등의 자격요건을 적어놨다. A사도 ‘소프트웨어 개발’로 주 업종을 신고해 2018년 병역지정업체로 선정된 사례다. 법인 등기상 설립 목적을 ‘자산 운용 및 컨설팅’으로 신고했는데도 병무청의 실태 조사를 간단히 통과했다. A사 측은 “해당 공고는 실수였다. 현재 근무 중인 병역특례 요원 3명은 모두 코인 거래가 아닌 개발 직군에 배치돼 있다”고 해명했다.● ‘테라 사태’ 관련 업체도 병역특례 정부가 선정하는 병역지정업체가 되면 입지를 다지고 대외적으로 안정적인 업체라는 인상을 주기 쉽다. 고급 인력을 싼 인건비로 영입하기도 유리해 중기부 기준 한 해에만 4000개 이상 업체가 신청에 몰려든다. 병역지정업체에 대한 허술한 관리는 자칫 사기 피해를 방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5월 국내 투자자 28만 명에게 대규모 피해를 준 가상자산 테라의 개발에 관여한 가상자산 컨설팅 업체 G사도 2020년 병역지정업체로 선정됐던 게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됐다. 전문가들은 코인 관련 업체를 일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로 분류해 병역특례 혜택을 주는 건 명백한 관리 부실이라고 지적했다. 예자선 경제민주주의21 금융사기감시센터장(변호사)은 "가상자산 관련 회사에서 병역특례 요원들이 내부에서 실제로 어떤 업무를 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전문가인 변창호 코인사관학교 대표는 “코인 업체가 코인 거래를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한다고 해서 주 업종을 ‘개발업’으로 보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병역특례가 만연한 현실 속에 기준을 명확히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병역 의무자가 가상자산 매매 등의 분야에서 복무하는 건 병역법에 따라 엄격히 금지돼 있다”며 “향후 관련 업체를 전수조사해 위반 사항이 확인된 경우 업체와 요원 등을 고발하거나 복무 연장 등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 202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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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00억대 손실’ 영풍제지 주가조작 주범 검거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건을 주도해 다른 투자자에게 6000억 원대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는 주범이 검찰에 체포됐다. 1월 밀항을 시도하던 또 다른 주범격 총책 이모 씨가 제주도에서 붙잡힌 지 석 달여 만이다. 30일 동아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하동우)는 전날 공모 씨 등 4명을 영풍제지 시세조종을 주도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체포했다. 공 씨는 영풍제지 무자본 인수부터 주가조작까지 모든 과정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영풍제지 주가조작 일당이 얻은 부당이득은 총 6616억 원으로 단일 종목 사상 최대다. 이들은 1년여간 통정매매 14만8615회(약 1억1788만 주), 고가매수 주문 6만5924회(약 5000만 주) 등의 수법으로 총 22만7448회(약 1억7965만 주)에 걸쳐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영풍제지 시세조종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까지 이 씨 등 시세조종 일당과 이들의 도주를 도운 범인도피 사범 등 16명을 기소했다. 범인도피 사범 중 1명은 5일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나머지 15명은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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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영풍제지 주가조작 사건’ 주범 공모 씨, 검찰에 검거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건을 주도해 다른 투자자에게 6000억 원대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는 주범이 검찰에 검거됐다. 1월 밀항을 시도하던 또 다른 주범격 총책 이모 씨가 제주도에서 붙잡힌 지 석 달여 만이다.30일 동아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하동우)는 최근 공모 씨를 영풍제지 시세 조종을 주도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검거했다. 공 씨는 영풍제지 무자본 인수부터 주가조작까지 모든 과정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영풍제지 주가조작 일당이 얻은 부당이득은 총 6616억 원으로 단일종목 사상 최대다. 이들은 1년여간 통정매매 14만8615회(약 1억1788만 주), 고가매수 주문 6만5924회(약 5000만 주) 등의 수법으로 총 22만7448회(약 1억7965만 주)에 걸쳐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앞서 검찰은 영풍제지 시세조종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까지 이 씨 등 시세조종 일당과 이들의 도주를 도운 범인도피 사범 등 16명을 기소했다. 범인도피 사범 중 1명은 5일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나머지 15명은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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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수사중 시도청장 만난 코인사기 피의자 檢송치… ‘사기방조’→‘사기’로 되레 혐의 확대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연예인 등을 앞세워 30억 원대 투자금을 모집한 뒤 돌려주지 않은 대체불가토큰(NFT) 프로젝트 ‘골든골(GDG)’ 코인 운영업체의 핵심 관계자가 경찰에 고발된 지 1년여 만에 검찰에 넘겨졌다. 그는 수사를 받던 중 시도경찰청장을 만나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현재는 또 다른 ‘스캠(사기) 코인‘ 의혹의 위너즈코인 사건으로도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25일 경기 김포경찰서는 22일 GDG 코인 관계자 최모 씨를 사기 혐의로 인천지검 부천지청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GDG 코인이 2021년 3월경부터 수십 명으로부터 30억 원을 투자받은 뒤 돌려주지 않은 과정에 최 씨가 가담했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28일 먼저 구속 송치된 김모 GDG 운영업체 대표가 직접 송금을 받았고, 최 씨는 판매를 위해 투자자들을 모집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지난해 1월 관련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해왔다.최 씨는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올 1월 시도경찰청장 A 씨와 청장 접견실에서 만나 논란이 됐다. 최 씨는 A 씨와 함께 손 잡고 찍은 사진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했다.애초 경찰은 최 씨를 사기 방조 혐의로 수사해왔다. 하지만 최 씨가 이같이 피의자 신분으로 시도경찰청장을 만났을 뿐 아니라, 또 다른 가상화폐 사건에도 연관돼 있는 점이 드러나자 수사를 원점부터 재검토했다. 이후 최 씨를 공범으로 판단하고 김 대표와 같은 사기 혐의로 송치한 것이다. A 청장은 ‘피의자 접견’ 논란이 일어난 2월 당시 동아일보 통화에서 “최 씨가 피의자인 것도, 가상자산 사업을 하는지도 몰랐다”라며 “(최 씨가 피의자라는 사실을) 인지한 다음엔 아주 의혹이 일체 나오지 않도록 오히려 ‘엄정히 수사하라’고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최 씨는 또 다른 스캠 의혹의 위너즈코인에 대해서도 발행업체 위너즈의 전직 대표 신분으로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의 수사를 받고 있다. 전직 국회의원, 경찰 간부, 유명 유튜버 등을 앞세워 수십 억 원대 투자금을 모은 뒤 돌려주지 않은 혐의다. 최 씨는 위너즈 임직원, 투자자 등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서 ‘유명 영화배우 등이 투자를 확정했다’며 실제 투자를 하지 않은 유명인들을 내세워 거짓 홍보를 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경찰은 1일 최 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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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경찰 수사받는 태광, 감사임원에 ‘수사무마 전력’ 前경찰 영입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수십억 원대의 불법 비자금 조성과 계열사 공사비 부당 지원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가운데, 태광그룹이 수사 청탁으로 복역했던 전직 경찰 간부를 최근 임원으로 영입한 것으로 23일 나타났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태광그룹은 1일 경찰 간부 출신 A 씨를 경영협의회 감사 담당 임원으로 발령했다. 경영협의회는 태광그룹 계열사 대표의 협의체로, A 씨는 전무 직급이다. A 씨는 경찰로 재직할 당시 특진을 거듭하고 대통령비서실에 파견된 경력이 있을 정도로 경찰 안팎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A 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6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3900만 원이 확정됐다. 당시 재판부는 A 씨가 2009년경 대통령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에서 근무하며 수사 무마 청탁 등과 함께 17차례에 걸쳐 약 3900만 원을 받았다고 판시했다. 이후 A 씨는 국내 한 대기업에서 근무하다가 최근 태광그룹으로 옮겼다. 해당 기업은 “A 씨가 대관, 감사 등의 업무를 했다”고 밝혔다. 이 전 회장은 그룹 임원들을 계열사에 근무하는 것처럼 허위로 장부를 작성하고 급여를 되돌려 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업무상 배임 및 횡령) 등으로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올 1월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전직 경찰 간부를 영입한 것에 대해 경찰 내부와 법조계에서는 ‘경찰 수사에 대응하기 위한 인사가 아니냐’란 예측이 나온다. 한 경찰 출신 변호사는 “기업 관련 수사가 진행될 때 수사통인 전직 경찰을 영입하는 것은 오너 수사 과정에서의 리스크를 줄이려는 목적인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태광그룹 측은 A 씨의 영입이 이 전 회장 수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A 씨는 (이 전 회장의) 경찰 수사와 관련된 업무를 맡고 있지 않다”며 “외부 출신이면서 수사 경험도 있어 그룹 내 비위를 잘 적발할 수 있는 인물을 임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A 씨는 23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실에서 감찰 업무를 했고, (퇴직 후) 다른 기업에서도 감사 업무를 했기 때문에 태광 측이 영입을 제안한 것으로 안다”며 “(과거 수사 청탁 건은) 죗값을 다 치른 상태이고 경찰을 그만둔 지 9년이 지나 (이 전 회장) 수사팀에 아는 사람도 없는데 대관을 위해 영입됐다고 보긴 어렵지 않느냐”고 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

    • 202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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