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민

하정민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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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정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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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6~2026-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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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이슈]15년만에 다시 주목받는 美 ‘지퍼게이트’… 그리고 두 여인

    “클린턴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깊이 후회하고 있다. 이제 그와 만날 때 썼던 베레모를 불태우고 그때 입었던 푸른색 드레스를 묻을 때가 왔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의 성 추문, 이른바 ‘지퍼게이트’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모니카 르윈스키가 15년 만에 돌아왔다. 1999년 3월 자서전 ‘모니카 이야기’ 출간과 동시에 이뤄진 유명 방송인 바버라 월터스와의 독점 인터뷰 때 100만 달러(약 10억 원)를 받았던 그는 그 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은둔 생활을 했다. 의도하지 않았던 유명세로 취직 연애 등 일상생활이 불가능했고 지퍼게이트 당시 법정에 불려 다니며 쓴 변호사 비용도 감당하기 힘들었다. 다이어트 비디오를 찍고 가방 사업을 벌였지만 모두 실패했다. 마흔한 살이 되도록 일자리도 잡지 못해 이력서에 쓸 말이 ‘백악관 인턴’뿐이었다. 르윈스키의 처지를 바꿔놓은 사람은 공교롭게도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이다. 유력 대선 후보가 된 힐러리의 정치적 위상이 치솟자 역설적으로 르윈스키의 근황을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르윈스키는 2014년 5월 미 연예잡지 배니티페어에 등장했고 이달 초에는 미 NBC와 인터뷰, 내셔널지오그래픽의 3부작 미니시리즈 출연 등 외부활동을 부쩍 늘리고 있다. 특히 클린턴과의 악연을 끊을 뜻을 강조한 배니티페어 인터뷰는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제 미국 언론은 르윈스키의 행보에 특별히 주목한다. 인터뷰, 회고록 출간 요청도 빗발친다. 16년 전에는 미국을 뒤흔들었지만 이제는 케케묵은 스캔들을 뒤로하고 르윈스키의 새로운 행보가 힐러리의 대선 행보와 묘하게 맞물리고 있다. 연적(戀敵)이라 하기는 애매하고 친구는 더더욱 아닌 두 여자가 일종의 운명공동체로 묶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 두 사람을 향한 조명의 밝기가 올라가기 마련이다.보통 가정의 똑똑한 딸 vs 부잣집 철없는 딸 힐러리와 르윈스키에 대한 세간의 주목도가 동시에 올라가자 두 사람의 인생 궤적에 대한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그런데 두 사람은 도무지 공통점을 찾아보기 어려운 이력과 경력을 지녔다. 힐러리는 1947년 미국 중부 시카고에서 태어났다. 직물회사에 다니던 아버지 휴 로댐은 깐깐하고 권위주의적인 인물로 전해진다. 치약 등 생필품을 아껴 쓰라고 자식들을 닦달했고 시험을 잘 봐도 칭찬은커녕 더 잘하지 못했다며 딸을 나무랐다. 어렸을 때부터 똑똑했던 힐러리는 헌신적인 어머니의 보살핌으로 명문 사립여대 웰즐리에 진학했다. 당시 학생회장이던 힐러리는 다른 여학생들을 향해 “언젠가 우리 여자들이 지도력과 힘을 발휘할 시대가 올 것”이라고 연설하기도 했다. 예일대 법학대학원에서 남편을 만난 그는 빌 클린턴을 미국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또 클린턴 재임 당시 역사상 가장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 대통령 부인으로 평가받으며 ‘빌러리(빌+힐러리)’라는 말을 유행시켰다. 이제 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도 넘보고 있다. 르윈스키는 1973년 미 서부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다. 유명 종양 전문의였던 아버지 버나드 르윈스키는 나치 독일의 압제를 피해 미국으로 피신한 유대인 후손이다. 르윈스키 가족들은 베벌리힐스, 벨에어 등 로스앤젤레스 지역 부촌을 옮겨 다니며 호화로운 생활을 즐겼다. 르윈스키는 공부에 취미가 없었다. 포틀랜드 소재 루이스&클라크 칼리지에 입학했지만 연애로 바빴다. 상대는 자신이 고등학생일 때 연기수업 지도를 했던 유부남이었다. 빈둥대는 딸을 보다 못한 그의 부모는 1995년 7월 딸을 리언 패네타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의 인턴으로 밀어 넣었다.희대의 스캔들, 아직도 폭발력 있어 르윈스키는 지퍼게이트를 또 이용할 수 있을까. 그의 재등장에는 ‘돈과 명성을 다시 얻기 위해 일부러 나왔다’는 말이 꼬리를 문다. 지퍼게이트는 지금 시점에서 복기해 봐도 폭발력이 다 소진되지 않은 사건이다. 르윈스키는 1995년 백악관 입성 4개월 만에 대통령의 연인이 됐다. 당시 클린턴은 49세, 그는 불과 22세였다. 비서실 간부들은 특별한 용무 없이 대통령 집무실 주변을 얼쩡거리는 르윈스키가 못마땅했다. 1996년 4월 그를 국방부로 보냈지만 둘의 밀회는 계속됐다. 르윈스키가 국방부로 자리를 옮길 때 린다 트립이라는 여직원도 같이 이동했다. 르윈스키는 트립에게 대통령과의 밀회를 시시콜콜 털어놨다. 트립은 클린턴 정권이 오랫동안 백악관에서 일하던 자신을 이유 없이 내쳤다며 앙심을 품고 있던 터였다. 르윈스키 본인과 트립이 흘리기 시작한 염문은 당시 클린턴을 상대로 성희롱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던 전 아칸소 주정부 직원 폴라 존스의 변호인단에 포착됐다. 존스 변호인단은 클린턴의 여성편력 사례를 입증하기 위해 르윈스키를 증인으로 채택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언론의 전방위 압박과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의 집요한 수사가 죄어들자 클린턴은 1998년 8월 ‘부적절한 관계’를 시인했다. 같은 해 9월 초 스타 검사는 클린턴과 르윈스키가 1995년 11월부터 1997년 3월까지 10회의 성관계를 가졌으며 르윈스키가 제출한 푸른 드레스에 묻은 정액이 클린턴의 것이라고 공개했다. 유사성행위 등 낯 뜨거운 내용들로 구성된 이 보고서는 공개 당시 미국인 2000만 명이 읽었다.르윈스키 복귀, 힐러리에게 호재일까 클린턴이 퇴임하자 르윈스키도 서서히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2008년 힐러리와 버락 오바마 당시 상원의원이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혈투를 벌일 때 르윈스키를 언급하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힐러리가 패하면서 흐지부지됐다. 완전히 잊혀지는 듯했던 르윈스키는 올해 힐러리의 부상과 함께 다시 등장했다. 당초 많은 사람들은 르윈스키라는 이름이 힐러리에게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6월 초 두 번째 자서전 ‘힘든 선택들’을 출간하고 사실상 대선 행보를 공식화한 그에게 남편의 어두운 그림자가 또다시 악재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게 됐다. 하지만 상황은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 오랜만에 등장한 르윈스키가 짜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정도로 클린턴 진영에 유리한 발언만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르윈스키는 “클린턴과의 성관계는 전적으로 상호 합의에 의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 사건을 힐러리 옭아매기용으로 사용하려 했던 공화당의 셈법을 완전히 헝클어뜨렸다. 당초 공화당은 이를 성(性)이 아니라 권력남용 문제로 봤다. 즉, 빌 클린턴이 대통령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어린 여자 인턴을 성적으로 착취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은폐하려 했으며 힐러리도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르윈스키 본인이 이를 강력 부인함에 따라 공화당의 공격 무기가 무뎌져버렸다. 르윈스키는 힐러리가 스캔들이 터졌을 때 자신을 ‘자아도취에 빠진 미치광이’라 비난한 것도 “그 말이 힐러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나쁜 말이라면 나는 오히려 운이 좋은 사람”이라며 미안하다는 뜻을 표했다. 이어 스타 특별검사가 자신을 조사할 때 도청을 지시했지만 그 제의를 거부했다며 의도적으로 클린턴 집안을 곤경에 빠뜨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 언론들도 이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루스 마커스 워싱턴포스트(WP) 정치 전문 칼럼니스트는 “르윈스키가 의도했건 안 했건 그가 힐러리에게 큰 선물을 안겼다”고 평가했다.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쿠스도 “르윈스키 스캔들을 이용하려는 공화당의 전략은 1990년대에도 먹히지 않았으며 지금도 여성 유권자의 표를 잃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두 여자의 묘한 공생 관계 공화당 내부에서는 여전히 르윈스키 사건으로 힐러리를 공격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공화당 선거전략가 키스 어펠은 “르윈스키는 1998년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클린턴이라는 이름의 오점”이라며 공세를 펴기도 했다. 그렇지만 세상은 르윈스키와 클린턴 전 대통령의 스캔들을 낱낱이 알고 있다. 그런데 힐러리나 르윈스키가 상대방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거나 자신만이 피해자인 양 행세하면 서로 손해 보는 게임에 빠진다는 것이 미국 정가의 중론이다. 그렇지 않아도 스캔들에 넌더리가 난 미국인에게 더 큰 짜증과 환멸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서전 출간 직후 인터뷰에서 르윈스키에 관한 질문을 받은 힐러리가 “앞으로 르윈스키의 인생이 잘 풀리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넨 이유도, 르윈스키가 클린턴 측에 유리한 말만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즉 상대방에 관한 부적절한 언급과 신경전으로 논란을 만들어봐야 자신을 공격하는 측에 먹잇감만 던져줄 뿐이고 자신의 이익에도 악영향을 줄 뿐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두 사람이 앞으로도 묘한 공생관계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한다. 악연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싫든 좋든 한 묶음이 돼버린 두 여자. 과연 힐러리는 백악관 주인이 되고, 르윈스키는 남들처럼 직장과 가정을 꾸리고 평범한 삶을 누릴 수 있을까. 결말은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2016년 대선이 끝날 때까지 두 여자가 ‘꺼진 불’로 알았던 지퍼게이트 때문에 마음을 졸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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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S “2015년까지 1만8000명 감원”

    지난해 9월 노키아의 휴대전화 부문을 인수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년 상반기(1∼6월)까지 총 1만8000여 명의 감원을 단행할 것이라고 17일 발표했다. 이번 감원은 MS 전체 직원 12만7000명의 14%에 이르며 MS가 창립한 이후 39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이번 감원은 노키아 및 노키아와 업무가 겹치는 MS 내 사업부, MS의 마케팅 및 엔지니어링 부서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이미 10일 직원들에게 메모를 보내 “MS의 효율성 높이고 군살을 빼야 한다”며 인력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4월 노키아의 휴대전화 부문과 합병이 마무리되면서 MS의 신규 인력이 2만5000명 늘어났었다. MS는 이번 구조조정으로 인해 향후 1년간 최소 11억 달러에서 최대 16억 달러의 비용 지출이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 중 대부분은 고용계약 해지로 인한 비용(7억5000만 달러∼8억 달러)이다. MS는 과거에도 소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해 왔으나 감원 수가 1000명을 넘어선 것은 2009년이 유일했다. 당시 미국 경기침체 속에 MS는 전체 직원의 5%에 이르는 5800명을 해고했다. 지금까지 MS의 인력 구조조정 규모는 수십 명에서 많아야 수백 명에 불과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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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큰손 버핏, 2조8000억원 기부

    세계 3위 거부이자 전설적 투자자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사진)이 개인 기부 금액으로는 사상 최대인 약 28억 달러(약 2조8840억 원)를 기부했다. 버핏 회장은 14일(현지 시간) 버크셔해서웨이 주식 2173만 주를 5개 자선단체에 나눠 기부했다. 가장 많은 금액인 21억 달러를 받은 단체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부부가 세운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버핏 회장의 첫 부인 수전이 만든 수전톰프슨버핏 재단은 2억1500만 달러를 받았다. 그의 세 자녀 이름을 딴 하워드버핏 재단, 수전버핏 재단, 피터버핏 재단에도 각각 1억5000만 달러가 할당됐다. 기부금은 전 세계 교육, 보건,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쓰인다. 버핏 회장은 2006년부터 게이츠 창업주와 함께 ‘부자들이 자신의 재산 절반을 기부하자’는 기부 서약(The Giving Pledge) 운동을 펼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주,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 래리 엘리슨 오러클 창업주, 영화감독 조지 루커스 등 세계적 유명인사 12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버핏 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재산의 99%를 기부하겠다”고도 밝혔다. 현재까지 그가 기부한 금액은 총 230억 달러로 그의 재산 658억 달러의 3분의 1에 이른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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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정부군, 도네츠크 맹폭격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12일 동부 친(親)러시아 무장세력의 주요 거점을 습격해 1000명 가깝게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무장세력은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정부군은 이날 전투기들을 동원해 도네츠크 전역을 집중 공습했다. 안드레이 리센코 정부군 대변인은 “러시아 제르진스크와 도네츠크 사이에 있는 무장세력 핵심 전투기지 한 곳을 파괴해 약 500명을 사살했다. 또 도네츠크 북부 페레발스크도 공격해 약 500명을 사살하고 탱크 2대, 장갑차 10대를 파괴했다”고 말했다. 이날 공습은 11일 도네츠크 젤레노폴리예에서 무장세력 공격으로 정부군이 최소 23명 사망한 데 따른 보복으로 단행됐다. 당시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무장세력은 정부군 한 명의 목숨당 수십, 수백 배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루간스크 지역의 무장세력 관계자는 이날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군이 공습한 지역에 무장세력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현재 무장세력의 마지막 보루인 동부지역 도네츠크에서는 현재 주민들의 피란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정부군을 피해 이곳으로 모여든 무장세력은 결사항전을 다지며 최후 반격을 준비 중이다. 한편 유럽연합(EU)은 이날 무장세력 지도자들에게 제재를 내렸다. 제재 명단에는 동부 분리세력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총리 알렉산드르 보로다이를 비롯해 11명의 지도부가 포함됐다. EU는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를 상대로 하는 반란,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병합에 관련된 개인 61명 및 2개 에너지 기업에 자산 동결과 여행 제한 등의 조치를 내렸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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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하정민]의리에 대한 의리

    한국 사회를 강타한 단어 ‘의리’는 이중성을 지녔다. 일반적으로 믿음과 신뢰를 뜻하나 내 식구 감싸기와 편 가르기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폐막을 앞둔 2014 브라질 월드컵은 의리가 부정적으로 쓰일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잘 보여준다. 8강을 넘본다던 한국, 우승을 노리던 개최국 겸 최다 우승국 브라질, 2010 월드컵 챔피언 스페인은 다 ‘의리 축구’로 망했다. 국가대표가 동창회도 아니건만 선수단 23명 중 15명을 자신과 청소년대표팀, 런던 올림픽을 같이 한 ‘홍명보의 아이들’로 채운 한국은 저조한 성적을 냈고 홍명보 감독이 끝내 사퇴했다. 브라질과 스페인도 능력 우선이 아니라 감독과 친분이 두텁고 이름값 높은 선수를 기용해 쓴맛을 봤다. 스콜라리 브라질 감독이 내세운 최전방 공격수 프레드와 8강전 승부차기에서 선방했던 골키퍼 세자르는 소속팀에서 별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독일과의 4강전에서 프레드는 슛 한 번 제대로 날리지 못했고 세자르는 무려 7점을 내줬다. 한국 누리꾼들은 둘을 ‘브라질의 박주영’ ‘브라질의 정성룡’이라 부른다. 유로 2008과 2012,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제패해 축구 역사를 새로 쓴 스페인도 마찬가지. 33세 노장 골키퍼 카시야스는 소속팀에서 두 시즌 연속 벤치 멤버였다. 델 보스케 스페인 감독은 경험이 중요하다며 그를 고집했고 예선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리더가 자신과 일한 경험이 있는 특정 조직원을 편애하는 현상을 내집단 선호(ingroup favoritism) 혹은 내집단 편향(ingroup bias)이라 한다. 내집단(內集團)이란 말을 만든 이는 미국 사회학자 윌리엄 그레이엄 섬너. 그는 원시부족에 대한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스스로 ‘우리’라고 평가하는 내집단 이외의 사람을 혐오하고 배척한다고 분석했다. 쉽게 말해 우리 편만 중요하고 우리 편이 아닌 사람은 적이라는 ‘사적(私的) 의리’다. 지연과 학연을 유달리 따지는 한국에서 의리는 종종 부정적으로 발현된다. ‘소속팀에서 최고 성적을 기록한 선수를 뽑겠다’는 자신의 말을 뒤집고 홍명보의 아이들로 ‘그들만의 월드컵’을 치른 한국 대표팀은 이제 ‘부정적 의리’의 대명사가 됐다. 홍 감독은 사퇴 기자회견에서도 해외파를 중용한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며 ‘K리그 선수들은 유럽 가면 B급’이라는 발언을 해 ‘엔트으리(엔트리+의리)’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축구계뿐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드러나는 코드 인사, 진영 논리, 원칙 파괴의 근간에는 사적 의리와 내집단 선호가 자리한다. 단순히 결과가 나빠서 월드컵 대표팀과 홍 감독을 비판하는 게 아니다. 스포츠라는 가장 공정해야 할 분야에서 편법과 불통으로 팀을 운영했다는 점, 자신이 아끼는 선수 15명에 대한 의리를 위해 축구 팬 및 국민과의 의리를 저버렸으면서 잘못조차 인정하지 않는 점이 문제다. 얼핏 촌스럽고 시대착오적 단어로 여겨지던 ‘의리’가 히트를 친 지 몇 달 만에 다시 부정적 의미로 쓰이게 됐다는 점도 아쉽다. 이거야말로 의리에 대한 의리가 아니다. 하정민 국제부 기자 dew@donga.com}

    • 2014-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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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라터 FIFA회장 퇴진을”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카타르 월드컵 유치 비리 의혹에 대해 ‘인종차별’이라고 반발했다. 블라터 회장은 9일 2022년 월드컵 개최지인 카타르가 아프리카 FIFA 관계자들에게 집중적으로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 “증거 없는 인종차별이다. 영국 일부 언론이 악의적인 보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최근 무함마드 빈 함맘 전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이 카타르를 지지하는 대가로 FIFA 임원들에게 돈을 건넸다고 보도했다. 유럽 축구계는 곤경에 빠진 블라터 회장이 일부러 인종차별 카드를 꺼냈다고 보는 분위기다. 특히 유럽축구연맹(UEFA) 임원들은 내년 5월 회장 선거에 또 출마할 뜻을 밝힌 블라터가 물러나야 한다며 압박했다. 미하엘 판프라흐 네덜란드축구협회 회장 겸 UEFA 위원은 10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FIFA 연례총회 갈라 만찬 중 블라터 회장 면전에서 “최근 FIFA의 이미지는 모든 면에서 나빠졌으며 이는 전적으로 블라터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데이비드 질 잉글랜드축구협회 부회장도 “블라터 회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거들었다. 블라터는 1998년 회장이 된 이후 16년간 FIFA를 이끌고 있으며 2011년 4선에 성공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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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Hot 피플]18일 왕비되는 레티시아 왕세자비

    18일 스페인 차기 국왕으로 즉위하는 펠리페 왕세자(46)의 대관식을 앞두고 레티시아 왕세자비(42·사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유명 앵커 출신으로 뛰어난 미모와 패션 감각까지 갖춘 그는 사상 첫 평민·이혼녀 출신 왕세자비라는 점에서 결혼 전부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는 1972년 스페인 서북부 아스투리아스에서 태어났다. 기자 아버지와 간호사 어머니의 3녀 중 장녀로 가정 형편은 유복하지 않았다. 결국 그의 부모는 이혼했다. 고등학교 때 마드리드로 이주했고 철학 교사 겸 작가 알론소 게레로 페레스를 만나 10대 시절부터 동거했다. 둘은 1998년 결혼했지만 1년 뒤 이혼했다. 마드리드 콤플루텐세대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한 그는 보수 일간지 ABC를 비롯해 EFE통신, CNN 스페인 지사 등에서 일했다. 2001년 9·11테러 때는 미국 뉴욕의 그라운드 제로에서 마이크를 잡기도 했다. 2002년 공영방송 TVE의 인기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전국적 인지도를 지닌 방송인으로 발돋움했다. 2002년 말 방송국 주최 만찬에서 펠리페 왕세자를 만났고 이듬해 11월 약혼했다. 약혼이 알려지자 스페인이 술렁였다. 보수적인 가톨릭 국가에서 평민 출신 이혼녀 왕세자비가 적합하지 않다는 여론이 높았다. 그가 전 남편과 살던 시절 낙태를 했고 마약에 손을 댔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두 사람은 반대 여론을 극복하고 결국 2004년 5월 결혼식을 올렸다. 마드리드 알무데나 성당에서 열린 결혼식은 1981년 찰스 영국 왕세자와 고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의 결혼식에 맞먹을 정도로 성대했다. 40여 개국에서 사절단을 보냈고 세계 12억 명의 시청자가 생중계로 결혼식을 지켜봤다. 경비를 선 경찰이 2만 명이었고 결혼 비용도 2100만 달러(약 210억 원)에 이르렀다. 그는 왕세자비가 된 뒤 소탈한 면모를 보여 국민 지지를 얻었다. 두 딸 레오노어(9), 소피아(7)를 학교에 직접 데려다주고 지하철을 타고 다니기도 했다. 마드리드 교외에 있는 자신의 집 대출금도 아직 갚고 있다. ‘현대판 신데렐라’가 됐지만 아픔도 있다. 2007년 초 그가 둘째를 임신하고 있을 때 막내 여동생 에리카가 우울증으로 자살했다. 친족의 장례식장에서도 근엄한 모습을 유지하는 대다수 왕족과 달리 동생의 죽음 앞에서 펑펑 우는 왕세자비의 모습은 국민들에게 연민과 동정을 불러일으켰다. 왕실이 서민적인 모습을 보여야 군주제 존속에 대한 회의론이 줄어든다는 점을 파악한 시아버지 후안 카를로스 국왕은 결혼 때부터 내내 며느리를 지지했다. 고질적인 경제난 속에 최근 왕실의 사치 및 부패 추문이 잇따라 불거지자 스페인 일각에서는 군주제 폐지론까지 나오고 있다. 스페인 왕실은 젊고 매력적인 국왕 부부의 등장이 이 논란을 상당부분 잠재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펠리페 왕세자가 권위주의적 성향이 강한 부친과 달리 개혁적 풍모를 지녔다는 점도 이런 기대를 높이고 있다. 두 딸을 둔 그는 줄곧 “남자만 왕이 될 수 있는 왕위 계승법을 바꾸겠다”고 공언해왔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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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중앙銀 단기예금에 첫 ‘마이너스’… 금리 ―0.1%

    유럽중앙은행(ECB)은 5일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0.25%에서 0.15%로 내렸다. 또 시중은행이 ECB에 하루짜리 돈을 맡길 때 단기 예금금리를 0.00%에서 ―0.10%로 낮췄다. 세계 주요 중앙은행 중 예금금리를 마이너스대로 낮춘 곳은 ECB가 처음이다. ECB가 기준금리를 낮춘 것은 지난해 11월 인하 이후 7개월 만이다. 마이너스 예금금리를 도입한 것은 유럽 경기회복이 지지부진한 데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5월 물가상승률(0.5%)이 4월(0.7%)보다 낮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남는 돈을 가계나 기업에 빌려주지 않고 ECB에만 쌓아두는 시중 은행들에 마이너스 금리라는 벌칙을 줘 시중 유동자금을 늘리고 가계 및 기업의 투자와 소비를 촉진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이번 금리인하의 효과가 크지 않으면 ECB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처럼 대규모 양적완화(국채 매입 등으로 중앙은행이 금융시장에 직접 돈을 푸는 방식)를 택할 가능성도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5일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인하 등 다양한 부양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해 양적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ECB의 금리인하로 유로화 가치가 약세로 돌아서면 원화 가치 강세로 국내 수출기업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마이너스 금리 실험’이 효과를 발휘한다면 유럽 경기의 회복이 빨라져 한국의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 2014-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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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펜서웬델 “마지막 여행… 절망하지 않아요”

    “마흔넷에 루게릭 병 환자가 됐다. 살인 청부업자를 고용해 죽으려다 마음을 고쳐먹었다. 병원에서 약이나 먹으며 지내지 말고 소중한 사람들과 여행을 떠나기로.” 자신의 루게릭 병(근위축성측삭경화증) 투병기를 다룬 베스트셀러 ‘안녕이라고 말할 때까지(Until I Say Goodbye)’의 저자 수전 스펜서웬델(사진)이 4일 미국 플로리다 주 자택에서 숨졌다. 향년 47세. 미 지역신문 팜비치포스트의 법조 기자이자 세 아이의 엄마였던 스펜서웬델은 2009년 여름 왼손이 이상하다고 느꼈다. 각종 검사를 거듭한 끝에 2011년 6월 루게릭 병을 확진받았다. 타인의 도움 없이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었지만 그는 절망하지 않았다. 신혼의 추억을 만끽하러 남편과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오로라를 보기 위해 가장 친한 친구와 캐나다 유콘을 갔다. 맏딸 마리나가 훗날 결혼식 때 입을 웨딩드레스를 보기 위해 뉴욕 유명 웨딩숍도 찾았다. 입양아였던 그는 친엄마를 찾기 위한 캘리포니아 여행도 단행했다. 팜비치포스트에 실렸던 스펜서웬델의 감동적인 여행기는 미 대형 출판사 하퍼콜린스의 눈에 띄었다. 2013년 3월 그는 230만 달러(약 23억 원)의 판권 계약을 맺고 ‘안녕이라고 말할 때까지’를 펴냈다. 온몸이 점점 굳어진 스펜서웬델은 유일하게 움직이는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사용해 글을 썼고 이 손가락마저 사용할 수 없자 코를 이용해 글쓰기를 계속했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내가 반드시 손을 써야 하는 기타리스트가 아니어서 정말 다행이다. 끝이 다가오고 있지만 절망하지 않는다”라며 삶에 대한 의지를 불태워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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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하정민]유병언 헌터 열풍의 이면

    ‘바운티 헌터(Bounty Hunter).’ 범죄자를 잡는 민간인 현상금 사냥꾼을 말한다. 19세기 서부 개척시대 미국 정부는 흉악범을 잡느라 골머리를 앓았다. 국토는 광활한데 치안 인력이 부족했다. 결국 미 정부는 범인을 검거하거나 사살하는 사람에게 돈을 주기 시작했다. 1873년에는 이를 정식 직업으로 인정하고 면허도 발급했다. 바운티 헌터는 지금도 미국에서 매년 약 3만 명의 범죄자를 잡는다. 전체 도망자의 무려 90%에 이르러 비용 및 시간 절감효과가 크다. 민간인에게 타인의 목숨을 빼앗을 권한을 줘도 되느냐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존재하는 이유다. 21세기 한국에 때 아닌 바운티 헌터 열풍이 불고 있다. 검경이 도피한 세월호의 실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게 5억 원의 현상금을 내걸었기 때문. 그가 한때 은신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전남 순천 송치재휴게소 인근 별장 일대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유병언 헌터’들이 북적여 조용히 지내던 산골 주민들이 불편해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전까지 가장 높은 현상금은 5000만 원으로 모두 4명에게 걸렸다. 강도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탈옥해 2년 반 동안 도피 행각을 벌인 신창원, 연쇄살인범 유영철, 경찰관 2명을 살해한 이학만, 미제로 남은 화성 연쇄 살인사건 범인 등이다. 무려 10배 수준인 5억 원의 현상금을 유 씨에게 내건 것은 그의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 검경이 그를 잡으려 얼마나 애를 쓰는지 잘 보여준다. 하지만 약간 씁쓸하다는 생각도 든다. 구원파 신도와 비호 세력의 조직적 협조가 있었다지만 참사가 발생한 지 벌써 50일이 지났는데 수사기관이 유 씨의 행방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못내 아쉽다. 70대 노인인 유 씨는 신창원처럼 혈기왕성한 30대가 아니며 한국이 미국처럼 땅덩이가 넓지도 않다. 또 5억 원은 결국 국민 세금에서 나온다. 역대 세계 최고액 현상범은 9·11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 미 정부는 무려 5000만 달러(약 500억 원)의 돈을 걸었지만 그는 이를 비웃듯 신출귀몰한 도피 행각을 이어갔다. 미 정부는 사건 발생 10년 만인 2011년 5월에야 그를 사살했다. 이 작전에 가담했던 특수부대원 매트 비소넷의 회고록 ‘만만한 날은 없다(No Easy Day)’와 이를 소재로 한 영화 ‘제로 다크 서티’에 따르면 빈라덴 검거에 결정적 역할을 한 사람은 미 중앙정보국(CIA)의 30대 초반 여성 요원이다. 미쳤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수년간 빈라덴의 행적만 파고들어 희대의 테러리스트를 잡는 데 성공한다. 즉 아무리 거액의 현상금이 걸려있다 해도 민간인이 전문 훈련을 받은 수사기관 관계자보다 뛰어나긴 힘들다. 검경도 애가 타겠지만 조직의 명예를 걸고 유 씨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길 바란다. 하루속히 그를 체포해 사고 피해자와 그 가족의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풀어줘야 하지 않겠는가. 요즘 유행하는 말로 국민에 대한 ‘의리’를 지켜야 할 시점이다.하정민 국제부 기자 dew@donga.com}

    • 2014-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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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軍 위안부 문제해결에 아베정부 나서라”

    한국 중국 필리핀 등 8개국에서 모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 관련 사회 활동가들이 일본을 직접 방문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에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로 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일본의 유명 비정부기구(NGO)인 피스보트는 1일 제12회 일본군 위안부 문제 아시아연대회의 실행위원회와 정대협이 2일 일본 중의원 회관 앞에서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점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일 계획이라고 공개했다. 참가자들은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동원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한 고노 담화의 작성 경위를 검증한다는 구실을 내세워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부정하려는 모든 시도를 규탄하기로 했다. 대만과 동티모르 네덜란드 일본을 포함해 총 8개국의 활동가와 피해자, 유족은 지난달 31일부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일련의 행사를 벌이고 있다. 이는 일본 정부가 고노 담화 작성의 검증 결과를 6월 22일 이전에 발표하겠다는 일정에 피해자 국가들이 연대해 맞대응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시위에서는 위안부 피해자가 자신의 경험을 직접 증언하는 한편 일본 정부가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배상할 것을 촉구하는 요구서도 일본 정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국의 김복동, 이용수 할머니를 포함한 한국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4개국의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을 방문한 상태다. 이들 위안부 피해자는 3, 4일 이틀간 오차노미즈 여대, 도쿄외국어대, 와세다대 등 7개 학교를 돌며 피해를 증언할 계획이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14-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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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머런 “EU 수장에 융커 되면 영국은 탈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유럽연합(EU)의 확대를 주장하는 장클로드 융커 전 룩셈부르크 총리(60)의 EU 집행위원장 선출을 반대하며 영국의 EU 탈퇴까지 거론했다.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은 지난달 31일 캐머런 총리가 “융커가 EU 집행위원장이 되면 영국은 EU 회원 자격 유지에 관해 국민투표를 해야 할 수 있다”며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위주의 EU 통합이라는 낡은 사고방식을 지닌 융커가 EU가 당면한 여러 난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EU 집행위원장은 EU 각국 정상으로 구성된 EU 이사회가 유럽의회 선거 결과를 토대로 지명한다. 융커 전 총리가 소속된 유럽국민당그룹(EPP)은 지난달 말 유럽의회 선거에서 최대 의석을 확보했다. 그동안 융커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최근 태도를 바꿔 융커를 지지할 뜻을 비쳤다. 각국 정상들은 26∼27일 열리는 정례 EU 정상회의에서 현 조제 마누엘 두랑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의 뒤를 차기 위원장을 공식 선출한다. 캐머런 총리의 강경 발언은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좁아진 자신의 입지를 만회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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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찰스 “푸틴, 히틀러처럼 굴어”, 러 “그런말 하니 왕이 못되지”

    “요즘 푸틴의 행보가 히틀러 같다.” “그런 말이나 하고 다니니 왕이 못 되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62)을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한 찰스 영국 왕세자(66)의 발언이 영국과 러시아 간 외교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외교부 관계자는 21일 “찰스 왕세자의 발언은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의 언어도단이며 수치스럽기까지 하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영국 군주가 될 자격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 전날인 20일 캐나다 노바스코샤 주 핼리팩스에 있는 이민사박물관을 찾은 찰스 왕세자가 유대인 대학살로 가족을 잃은 자원봉사자와 대화를 나누다가 나온 얘기를 겨냥한 것이다. 찰스 왕세자는 “러시아의 크림 반도 합병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이 폴란드와 체코슬로바키아를 침공한 것과 비슷하다. 푸틴이 히틀러처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알렉산드르 크라마렌코 영국 주재 러시아 부대사가 런던의 영국 외교부를 찾아가 찰스 왕세자의 발언에 대한 공식 해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영국 외교부가 논의를 거부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반박하자 양측의 대화는 성과 없이 끝났다. 당장 관심은 다음 달 6일 프랑스에서 열릴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행사에 쏠린다. 1944년 6월 6일 영미 연합군은 독일이 점령하고 있던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 해안에서 사상 최대의 상륙작전을 감행해 2차 대전의 승기를 잡았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도 이 작전을 소재로 만들었다. 찰스 왕세자와 푸틴 대통령은 승전국 수장 자격으로 이 행사에 나란히 참석할 예정이어서 자칫 두 사람이 얼굴을 붉힐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관측이 나온다. 닉 클레그 영국 부총리는 “왕세자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할 권리가 있다”며 찰스 왕세자를 두둔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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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이지리아 피랍 여학생 절반 석방될 듯

    4월 14일 나이지리아 여학생 200여 명을 납치한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이 인질 절반을 석방할 뜻을 보였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보코하람과 가까운 한 소식통을 인용해 18일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나이지리아 정부가 최근 며칠간 비밀 대화를 진행해 왔다”며 “협상이 성사되면 보코하람이 빠르면 이번 주부터 약 100명의 소녀를 풀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질들은 소규모 그룹으로 나뉘어 풀려나고 안전한 장소에서 대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여학생 석방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하다. 나이지리아 NAN 통신은 이날 보코하람이 수도 아부자 남쪽 마쿠르디에 있는 마쿠르디 칼리지에 “남학생도 납치하겠다”는 협박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고드프리 우구두 마쿠르디 칼리지 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14일에 이어 오늘 두 번째로 협박편지를 받았다. 보코하람이 남학생을 납치해 지난달 납치한 여학생들과 강제 결혼시킬 계획이라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 인근 마운트 세인트 가브리엘 중학교를 습격할 뜻도 내비쳤다”고 우려했다. 마쿠르디 칼리지에는 남학생 700여 명이 재학하고 있으며 이 중 500여 명이 학교 안 기숙사에 살고 있다. 마운트 세인트 가브리엘 중학교는 학생 전원이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한편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17일 나이지리아 니제르 카메룬 차드 등 6개국과 정상회담을 갖고 보코하람에 전쟁을 선포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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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하정민]기레순에서 본 한국

    ‘우간다(우리는 지금 유럽으로 간다) 여행’이란 말이 있다. 기자와 같은 ‘응답하라 1994’ 세대, 즉 1990년대 초중반 학번들이 여름방학에 서유럽을 여행할 때 지침서 역할을 했던 책에서 유래한 말이다. 우간다 여행에서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은 “중국인? 일본인?”이었다. 대부분 한국의 위치를 몰랐고 알아도 “남과 북 중 어디서 왔냐”가 고작이었다. 태극기만 봐도 눈물이 핑 돈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지금은 세계 어디를 가도 한국 기업의 간판이 보인다. 종종 현지인으로부터 간단한 한국 인사말을 듣고 유명 관광지에선 한국인가 싶을 정도로 많은 한국인과 마주친다. 편리하고 쾌적한 인프라 등 여러 면에서 한국이 다른 나라의 동경을 받는 반열에 올랐음을 시시각각 느낀다. 최근 터키 기레순대가 주최한 ‘세계 양성평등 심포지엄’에 다녀왔다. 터키 북동부의 기레순은 이스탄불에서 약 1000km 떨어진 인구 9만 명의 소도시. 한국에서 가려면 편도로 약 20시간이 걸리는 이곳에서 실감한 한국의 위상과 한류 바람은 기대 이상이었다. 여드름이 송송 맺힌 10대 후반 대학생들은 단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기자 주변에 몰려들었다. 어색한 한국말로 자기소개를 하며 사진을 같이 찍자고 했다. 이민호, 슈퍼주니어 등 한국 배우와 가수 이름을 줄줄이 읊고 카카오톡을 이용해 한국 친구와 나눈 대화를 보여줄 땐 절로 ‘엄마 미소’가 번졌다. 한 여대생이 ‘I love South Korean’이란 문구가 새겨진 조각품을 선물로 주며 “세월호 희생자를 애도한다”고 했을 땐 눈물이 났다. 세계 20여 개국에서 모인 50여 명의 교수 공무원 언론인이 참석한 심포지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기자 옆에는 1994년 대학살 때 가족을 잃은 르완다 출신 미국 기자, 유고 내전 때 지인을 잃은 보스니아 교수, 20세에 결혼해 49세에 벌써 4명의 손자손녀를 본 아프가니스탄 여성이 앉았다. 세 사람의 개인사만 요약해도 책 한 권을 쓸 정도였다. 이런 일을 겪지 않아도 되는 나라에서 태어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절실히 느꼈다. 요즘 ‘한국이 너무 싫다. 이민 가고 싶다’는 글을 종종 본다.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우리 사회의 적폐(積弊)와 부조리는 심각한 수준이다. 제2의 세월호 참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반성과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지나친 자학과 비하, 편 가르기가 있어선 곤란하다. 1940년대 아르헨티나는 세계 4위 경제대국이었고 1960년대 필리핀은 우리에게 장충체육관을 지어줄 정도로 부국(富國)이었다. 하지만 이를 기억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지금 우리를 짓누르는 죄책감 좌절 분노를 긍정적 에너지로 승화시키지 못하고 소모적 논쟁과 정쟁에만 휩싸인다면 지난 50년간 힘들게 쌓아올린 공든 탑이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그렇게 날려버리기엔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가 너무 아깝지 않은가. 하정민 국제부 기자 dew@donga.com}

    • 201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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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연구팀 “레드와인, 성인병 예방 증거 없어”

    레드와인이 심장병 등 성인병 발생을 억제한다는 주장이 틀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의 리처드 셈바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12일 ‘미국의학협회저널 내과학’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레드와인에 다량 함유된 폴리페놀계 항산화물질 레스베라트롤이 성인병 억제나 장수와 별 상관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이탈리아 와인 산지 토스카나의 마을 두 곳에 거주하는 주민 800여 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셈바 교수는 “이들의 사망, 암, 심장질환의 진행 속도와 레스베라트롤 농도 간에 유의미한 관련성을 발견할 수 없었다”며 “레스베라트롤이 염증, 심혈관 질환, 암, 장수에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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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이지리아 반군, 납치소녀들 모습 첫 공개… 수감자 석방 요구

    최근 여학생 276명을 납치해 세계적 비난을 받고 있는 나이지리아 이슬람 반군 무장단체 보코하람이 처음으로 여학생들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CNN이 12일 보도한 동영상에는 히잡을 두른 소녀들이 모여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인다. 보코하람은 나이지리아 정부가 반군 수감자를 전부 석방하기 전엔 소녀들을 풀어주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CNN 캡처}

    • 2014-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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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하정민]세월호의 아이히만

    “무지의 정의는 생각하는 일을 싫어하는 것이다. 무지한 자는 자신의 일상 외에 아무것도 관심이 없다. 이 철저한 무사유(無思惟·sheer thoughtlessness)가 악(惡)을 만든다.” 철학자 해나 아렌트의 명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3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1960년 5월 이스라엘 첩보기관 모사드가 십수 년의 추적 끝에 아르헨티나에서 유대인 대학살의 실무 책임자 아돌프 오토 아이히만을 체포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으로 압송된 그는 공개재판에서 “윗선의 명령을 따랐을 뿐 아무 잘못이 없다”며 조금도 반성하지 않았다. 대중은 이 뻔뻔함보다 인간 아이히만에 더 놀랐다. 약 600만 명을 죽인 그는 피에 굶주린 악귀나 잔혹한 살인마가 아닌 가족을 사랑하고 이웃에게 친절한 평범한 중년 사내였다. 그를 진찰한 여러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은 아이히만이 매우 긍정적인 사람이며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 심지어 의사 자신보다 더 정상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겉으로 보기에 이렇게 멀쩡한 사람이 왜 엄청난 학살을 자행했을까’란 의문에 빠진 아렌트는 아이히만을 새로운 유형의 범죄자, 즉 ‘평범한 악(banality of evil)’을 지닌 인물로 평가했다. 그는 범죄 의도가 없었고 나치 광신도도 아니었다. 하지만 옳고 그름을 판단하거나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에 대한 성찰이 전혀 없었다. 이 무사유가 그를 희대의 전범으로 만들었다. 즉,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지 않으면 성실하게 사는 일반인도 괴물이 될 수 있음을 그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보여줬다. 세월호 침몰로 우리는 여러 형태의 아이히만을 또 만났다. 아이들을 남겨놓고 먼저 도망치자마자 젖은 돈부터 말린 이준석 선장, 승객 구조할 시간이 없었다더니 옷까지 갈아입고 탈출한 선원들, 참척(慘慽)의 고통에 절규하는 학부모 앞에서 장관 사진부터 챙긴 공무원, 비정한 세월호의 진짜 주인, 무능한 정부와 대통령, 오보를 남발해 불신과 혼란만 키운 언론…. 모두 누군가에겐 다정한 연인, 자상한 부모, 마음씨 좋은 이웃일 것이다. 딱히 악을 행하려는 의도는 없었지만 자신이 무심히 하는 일에 숙고와 성찰이 없었던 이들의 철저한 무사유가 꽃 같은 어린 생명들을 수장시키고 그 가족까지 두 번 죽였다. 세월호의 아이히만을 비판하는 우리는 또 어떤가. 우리는 과연 그들과 얼마나 다른 사람인가. 내가 세월호 승무원이라면 “이준석 선장이 아니라 고 박지영 씨처럼 승객을 위해 죽음을 불사하겠다”고 당당히 말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당장 이 글을 쓰는 기자부터 얼굴이 화끈거린다. 감당할 수 없는 불의(不義)와 마주했을 때 이를 멈추는 첫걸음은 나부터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나 하나 달라진다고 뭐가 바뀔까”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핑계로 일상에 묻혀버리면 평범하고 선량한 우리도 제2의 아이히만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대형 사고가 또 터지면 단지 과거와 비교하기 위해 세월호 얘기를 할 것이다. 우리는 악과 불의에 대해 제대로 사유하고 있는가.하정민 국제부 기자 dew@donga.com}

    • 201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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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혁-보수 양대 아이콘, 동시에 성인 반열 올라

    가톨릭 사상 최초로 교황 두 명이 동시에 성인(聖人) 반열에 올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7일 오전 10시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약 100만 명의 군중 앞에서 261대 교황 요한 23세(재위 1958∼1963년)와 264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재위 1978∼2005년)를 성인으로 선포했다. 시성(諡聖)은 가톨릭에서 순교자나 두 가지 이상의 기적을 행한 모범적인 신앙인을 교황이 성인으로 선포하는 행위다. 시성식 전부터 이탈리아 로마는 축제 분위기였다. 세계 각국 대표단과 가톨릭 신자들이 시성식 참관을 위해 로마로 몰렸다. 한국에서는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이 참석했다. 26일에는 밤샘 기도를 할 수 있도록 시내 모든 성당이 문을 열었다. 곳곳에는 두 교황의 얼굴이 그려진 각종 기념품과 전시물이 넘쳐났다. 소작농의 아들로 ‘착한 교황 요한’이라는 별명을 지닌 요한 23세(본명 안젤로 주세페 론칼리·이탈리아)는 1962년 가톨릭 개혁 및 현대화에 큰 기여를 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소집했다. 라틴어로만 봉헌되던 미사가 각 나라 언어로 바뀐 것도 이 공의회의 결정이었다. 같은 해 미 시사주간 타임이 그를 역대 교황 중 최초로 ‘올해의 인물’로 뽑은 것도 이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종종 요한 23세의 후계자로 평가받는다. 가난한 가정 출신이고 교황이 되기 전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았다가 깜짝 선출됐으며 탈권위적 성향을 지녔다는 공통점 때문이다.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요한 바오로 2세(본명 카롤 유제프 보이티와·폴란드)는 동성애 낙태 안락사 해방신학 등에 반대한 보수적인 인물이다. 그는 27년의 재위 기간에 120여 개국을 방문하며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타국에 도착하는 순간 땅에 입을 맞추는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모국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 민주화에 크게 기여했다. 두 교황은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요한 23세는 1948년 한국 정부가 유엔의 승인을 받을 때 큰 도움을 줬다. 당시 프랑스 주재 교황대사였던 그는 한국 대표단이 외국 대표단과 만나 교섭할 수 있도록 주선했다. 역대 교황 중 유일하게 두 차례 내한한 요한 바오로 2세는 특히 첫 방한인 1984년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바티칸 외부에서 실시된 최초의 시성식을 주례했다. 당시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논어 구절을 언급해 주위를 놀라게 했고 소록도를 찾아 한센병 환자들을 위로했다. 개혁파를 대변하는 요한 23세와 보수파를 대표하는 요한 바오로 2세의 합동 시성은 가톨릭 종파 화합을 위해 현 교황이 택한 고도의 정치행위라는 분석이 많다. 에이먼 더피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요한 23세는 보수파로부터 2개 이상의 기적 시행이라는 성인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을, 요한 바오로 2세는 개혁파로부터 가톨릭 성추문 은폐 논란을 지적받고 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이 합동 시성식으로 양쪽 모두의 비판을 피해 갔다”고 평가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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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러, 유럽안보기구 감시단 13명 억류 “서방의 스파이… 포로와 맞교환 하자”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제네바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25일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슬라뱐스크의 친러시아 무장세력이 제네바 합의의 이행 감독을 맡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감시단 일행 13명을 억류해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26일 “통역 운전사 등을 포함한 OSCE 감시단원들이 버스를 타고 가던 중 슬라뱐스크 진입로 인근에서 친러 무장세력에게 붙잡혀 지역 정보기관 청사에 억류됐다”며 “이 무장세력들은 러시아 정부와 연결돼 있다”고 러시아를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물론이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까지 나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에게 OSCE 감시단의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 하지만 친러 무장세력 측은 “감시단 일행은 서방의 스파이”라며 “이들의 석방을 원하면 우크라이나 정부가 억류하고 있는 친러 분리주의자 포로와 맞교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러시아도 인질 석방에 앞서 우크라이나가 동부 친러 분리주의자 진압을 중단하는 게 먼저라는 뜻을 보였다. 사태 해결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인질 사태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군사 충돌로 비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높다.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OSCE 감시단원 구출을 명분으로 슬라뱐스크에 진입해 친러 무장세력을 제압하면 러시아도 군사 개입으로 맞설 수 있기 때문. 러시아 리아 노보스티통신은 27일 우크라이나 정부가 병력 1만5000명을 슬라뱐스크 외곽에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스티브 워런 미 국방부 대변인은 25일 “러시아 항공기가 24시간 동안 수차례 우크라이나 영공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주요 7개국(G7)은 26일 러시아 제재를 강화하기로 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 및 이들이 운영하는 법인이 표적이 될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강조했다. G7은 이르면 28일 구체적인 제재 방안을 논의한다. 한편 국제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5일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낮췄다. 등급 강등으로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자 러시아 중앙은행은 금리를 0.5%포인트 올렸다. 하지만 금리 인상이 러시아의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려 경기 침체를 가속화하는 ‘양날의 칼’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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