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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6일 “북은 대결과 갈등의 길에서 벗어나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와야 한다”며 북한의 변화를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56회 현충일 추념식 추념사에서 “우리는 이를 위해 인내심을 갖고 진지하고 일관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이 남북 간의 비밀접촉 사실을 폭로한 지 닷새 만에 나온 대북 메시지여서 주목된다. 북한의 외교적 결례에도 불구하고 과거보다 차분하게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올 것을 북한에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6·25전쟁 당시 전사했지만 지난해에야 유해를 찾은 고 이천우 이등중사의 가족 이야기에 추념사의 앞머리를 할애했다. 고 이 이등중사는 만 18세 나이에 형인 이만우 하사가 입대한 뒤 한 달 만에 입대했고, 형제는 모두 전사했다. 이 대통령은 “어머니는 1985년 돌아가셨지만 정부는 시신도 못 찾고 애태우던 어머니의 눈물을 잊지 않았다”며 유해발굴 사업의 의미를 평가했다. 이 대통령 부부는 이날 열린 이 이등중사의 안장식에 참석해 유족들을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추념식을 마친 뒤 국립서울현충원 내에 있는 유해발굴감식단을 방문해 6·25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호국용사들의 유골은 이 나라를 지탱하는 버팀목과 같은 존재로, 이분들이야말로 영원히 살아 있는 대한민국”이라고 평가했다. 또 “최후의 한 사람까지 끝까지 찾아내야 한다”며 “남북통일이 되면 북에서도 찾고, 최후의 한 구까지 끝까지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군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은 2000년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5182구를 발굴했다. 6·25전쟁 전사자 13만여 명의 4%에 이른다. 한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현충일을 맞아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오늘의 우리가 있기까지, 이 강토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신 분들의 고귀한 희생에 경건하게 옷깃을 여미며 우리 시대의 사명을 생각한다”고 썼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국가정보원의 구체적인 조직과 편제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 있다. 정부조직법 15조에도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기관으로서 국가안전보장에 관련되는 정보·보안 및 범죄수사에 대한 사무를 담당한다’고만 돼 있을 뿐 자세한 조직과 직제는 명시돼 있지 않다. 실제로 외부에 공개된 국정원 조직과 신원은 원장(장관급)과 1∼3차장, 기획조정실장이 전부다. 과거 국가안전기획부 시절부터 현 정부 출범 이후 2009년 초까지 국정원의 조직과 임무는 주로 지역으로 구분해 이뤄졌다. 1차장은 해외, 2차장은 국내, 3차장은 북한 분야를 맡아 산하 30여 개의 실무부서와 수천 명의 요원들을 데리고 국내외와 북한 관련 정보를 수집 분석 판단하는 한편 각종 정보공작 활동을 벌여 왔다. 그러나 원세훈 현 원장이 취임한 뒤 국정원은 2009년 하반기 기존의 지역별 담당 체제의 틀을 깨는 대규모 조직 개편과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모든 정보가 통합돼야 살아 있는 정보가 된다”(2009년 2월 국회 인사청문회)는 원 원장의 소신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1차장은 해외는 물론이고 대북정보 수집 및 분석, 산업스파이 관련 국제범죄 정보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차장은 국내 정보 수집 및 분석에다 방첩과 국가보안법 위반사범 적발 등 대공수사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큰 변화는 3차장인데 주된 업무가 북한 분야에서 산업 및 과학정보 수집과 사이버 보안, 특수업무로 확대됐다고 한다. 갈수록 국가 간 첨단산업 기술을 둘러싼 정보전이 치열해지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대북공작은 군과 협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한다. 이종명 3차장은 합참 민군심리전부장 출신이다. 원 원장은 또 국정원 내부 조직 간 경쟁과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연공서열을 파괴한 팀제를 도입했다. 4급 팀장 밑에서 3급 팀원이 일하게 하는 등의 인사실험도 했다고 한다. 팀제는 원 원장 취임 이전부터 추진돼온 사안이지만 성과 위주의 국정원 운용이 내부 불만과 갈등을 키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정원의 예산 규모는 알려져 있지 않다. 정부 자료에 나타난 특수활동비 명목의 올해 국정원 예산은 지난해보다 127억 원이 늘어난 4963억 원(예비비 3000억 원가량은 별도)이며 알려지지 않은 예산까지 포함하면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3일 “저축은행 문제가 전관예우에서 발생했다는 게 전체 이유가 될 수는 없지만, 상당한 부분은 그것이 이유다. 공정사회와 가장 배치되는 것이 전관예우”라고 말했다. 이날 정부중앙청사에서 제3차 공정사회 추진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다. 이 대통령은 이날 토론을 주재하면서 전관예우 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반복해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공정한 사회는 기회의 균등을 의미하는데 (공직자들이 은퇴 후 민간분야에서 대우받는) 전관예우는 기회 균등이 아니다”라며 “비록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며 일반적으로 관습이 돼 버렸지만 전관예우를 바로잡지 않으면 우리는 선진 일류국가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전관예우 관행에 따라 특혜를 보던) 소수가 (앞으로는) 불이익을 받겠지만 국민 모두에게는 공정사회로 가는 하나의 큰 기회가 된다”며 이날 회의에서 제시한 전관예우 근절 방안의 의미를 평가했다. 이어 “국민소득은 우리가 노력하면 10년 안에 4만 달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두려운 것은 소득은 높아졌는데 사회가 공정하지 못한 것이다. 이것은 아주 비극적인 사회”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자칫 (전관예우와 같은) 사회의 나쁜 관례가 젊은 세대를 물들 게 할 수 있다. 그러면 희망이 없는 사회가 된다”며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이해 당사자들이 조금씩 양보해 달라”고 당부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한나라당은 전 정권(김대중-노무현 정부), 민주당은 현 정권을 향해 폭로의 화살을 무차별적으로 날렸다. 우연히 식사를 함께한 것도, 해외 체류 기간이 비슷한 것도 저축은행 사태 연루 의혹으로 제시됐다. 2일 국회 본회의는 저축은행 사태의 원인과 해법을 찾는 자리가 아니라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장이었다. 》○ 여, 김진표 겨냥 이날 오전부터 국회 안팎에는 한나라당이 대정부 질문에서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와 관련된 ‘큰 건’을 터뜨릴 것이란 얘기가 퍼졌다. 야당 의원 중 첫 대정부 질문자인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이 우리 원내대표의 의혹을 제기할 거라고 하는데 (본회의 발언의) 면책특권 뒤에 숨어서 하지 말기를 바란다”며 미리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그러나 곧이어 단상에 오른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은 “2007년 김 원내대표의 3차례 캄보디아 방문 중 두 번째(7월), 세 번째(12월) 방문이 부산저축은행 대주주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포문을 열었다. 신 의원은 “부산저축은행그룹이 1999∼2010년 9개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캄보디아에 설립해 4966억 원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방식으로 투자했는데 그 막후에 김 원내대표가 개입됐다는 현지 경제인의 제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원내대표와 부산저축은행 대주주들이 캄보디아를 방문한 시점이 겹치거나 연관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원내대표가 다녀오면 큰 프로젝트가 움직인 정황을 볼 때 양측이 모종의 사업을 협력해서 진행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신 의원은 대정부질문 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원내대표가 2007년 2월 캄보디아에서 훈센 총리를 만나 ‘캄보디아에 진출한 외국(한국) 기업들에 인센티브를 달라’고 요청해 부산저축은행을 간접 지원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2006년 11월 노무현 당시 대통령 내외가 캄보디아 국빈방문 시 부산저축은행 김양 부회장도 캄보디아를 방문했으며, 김 부회장은 한명숙 전 총리로부터 저축증대활동에 이바지했다고 표창장까지 받았다”며 부산저축은행과 전 정권과의 관련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본회의 신상발언을 통해 “부산저축은행 관계자들과 개인적으로 한 번도 만나거나 인사를 나누거나 통화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2007년 2월, 12월 캄보디아에 간 것은 자신이 다니는 교회의 선교행사 때문이었고 그해 7월에 간 것은 한-캄보디아 의원친선협회 공식방문 행사였다는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듯 이후 다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본인이 아니면 확인해주지 않는 출입국관리기록을 누가 신 의원에게 줬느냐. 청와대인가 아니면 어떤 권력기관이냐”라며 목청을 높였다.○ 야, 곽승준 이상득 김두우 겨냥 이석현 의원도 삼화저축은행이 올해 2월 우리금융지주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정권 실세 등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다시 제기했다. 이 의원은 “1월 삼화저축은행 위기 당시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구속 기소)과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식당에서 회동한 후 삼화저축은행이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금융에 인수돼 살아났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에게 삼화저축은행 구명 로비를 했다는 말도 있다. 또 영포목우회(영일·포항 출신 고위공무원 모임) 회장이었던 박명재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2010년 봄 부산저축은행이 금융감독원과 감사원 조사를 받을 때 부산저축은행 측 부탁을 받고 ‘영포라인’의 인맥을 통해 사태를 무마했다는 정보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로비스트로 알려진 박태규 씨를 거론하며 “박 씨가 김두우 대통령기획관리실장과 만난 자리에서 김양 부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한 후 김 실장을 바꿔주자, 김 실장이 김 부회장에게 ‘얘기 잘 알았다’라고 했다는 게 검찰의 김 부회장 조사에서 나온 얘기”라고도 했다. 김 실장은 앞서 자신과 박태규 씨와 교분이 있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주장에 대해 “공작정치는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반박한 바 있다. 이상득 의원은 기자들에게 “나는 저축은행과 관련된 사람을 한 명도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저축은행에 대해서도 아는 게 없다”며 “이석현 의원이 의혹을 거론한 것은 무책임한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곽승준 위원장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코오롱 이 회장이 밥을 먹자고 해서 함께 갔고 신 명예회장은 옆 자리에 있다가 합석했지만 나는 잘 모르는 사람이어서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며 “테이블도 홀에 있었다. 우리가 무슨 이야기를 했다면 룸에서 하지 홀에서 하겠느냐”라고 일축했다.○ 박지원 대 정진석 청와대 관계자는 2일 “박 전 원내대표가 (전날) ‘신 명예회장이 부산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서 (사실상 부산저축은행 돈으로)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했다’며 ‘정진석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무슨 역할을 했는지 밝히라’고 했는데 금융당국의 확인 결과 인수자금은 부산저축은행 돈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측은 “신 명예회장이 삼화저축은행을 2004년에 인수할 때 180억 원을 썼다. 그 돈 가운데 80억 원은 홍콩계 투자자금, 50억 원은 신 명예회장 개인 돈, 50억 원은 금지금(金地金·원재료 상태의 금) 수입회사에서 대출받은 것으로 부산저축은행이나 대주주 돈이 1원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 명예회장은 과거 금 관련 사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신 명예회장이 정 수석의 도움을 받아 부산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했다는 박 전 원내대표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면 박 의원은 결국 정계를 떠나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정책위원회 보도자료를 통해 “인수위원회와 대선캠프, 소망교회 등 이명박 정부와 관련된 인사 53명이 현 정부에서 은행 등 금융기관 임원이나 사외이사로 금융계에 ‘낙하산’으로 진출했다”고 주장했다.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청와대는 2일 이재오 특임장관이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회동을 앞두고 “(그 회동에) 과도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에 대해 “적절치 않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여권 고위관계자는 2일 “대통령의 명을 받아 활동하는 특임장관이 대통령의 비중 있는 공식 정치 일정에 대해 마치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게 청와대 다수 참모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청와대 관계자는 “자신의 정치적 상황이 있더라도 이 장관이 이 대통령 행사의 성격을 사전에 규정하는 듯한 발언은 절제됐어야 했다”고 말했다.이 장관은 1일 “(3일 청와대 회동에서 박 전 대표의) 유럽 특사 활동에 대해 보고하는 것 이외에 다른 정치적 의미를 낳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오히려 (한나라)당에 더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북한이 남북 간 비밀 접촉 내용을 전격 공개한 1일 청와대는 당황하며 여론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북한의 보도에 담긴 ‘저자세의 흔적’이 사실이라면 이명박 대통령이 누차 밝혀온 대북정책의 원칙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집권 4년차를 맞아 국정 지지율이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는 시점에 ‘이벤트 효과’를 노리고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려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기회 있을 때마다 △투명하고 △원칙 있고 △국민적 합의에 바탕을 둔 대북정책을 약속해 왔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남북 정상회담은 정치적으로 계산하지 않는다” “만남을 위한 만남은 하지 않는다” “임기 내에 정상회담을 한 번도 안 해도 좋다” “최소한 천안함 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를 통해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등을 강조해왔다. 앞서 대선 후보 시절에도 “핵폐기와 북한 개방에 기여하는 회담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의제와 목표를 국민 앞에 분명히 밝혀야 하며 절차도 투명해야 한다”며 남북 정상회담의 원칙을 여러 차례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천안함 및 연평도 도발이 발생한 이후엔 “우리 국민의 목숨을 앗아간 도발이 발생했는데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북한과 웃으며 대화할 수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로서는 이번 비밀접촉을 통해 ‘북한의 사과’를 단호히 요구했다는 점을 어떻게든 설득력 있게 설명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우리 정부가 단호한 사과 요구를 했더라도 “올 6월과 8월에 정상회담을 갖자”고 제안한 게 사실이라면 ‘선 사과-후 정상회담’이란 기존의 정책을 소리 없이 뒤엎는 게 된다. 청와대 핵심 인사들은 “북한이 정상회담 협상과정에서 ‘유감 표시를 하겠다’고 약속을 하더라도 위험부담이 크다. 덜컥 회담을 했지만 북한이 아무 말을 하지 않으면 낭패다. 따라서 선 사과를 받기 전에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일은 없을 거다”라며 사전정지의 중요성을 줄곧 강조해 왔었다.이 대통령 자신이 ‘국민적 합의’가 정상회담에 우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던 것도 청와대로선 부담스럽다. 이 대통령은 2007년 4월 헌정회를 방문해 “국민의 합의가 없는, 투명하지 않은 어떤 회담도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로선 지금이 남북 정상회담을 서둘러야 할 시점인지 국민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결국 이번 접촉의 전후과정을 보면 그동안 정부가 밝혀온 원칙이 무색해지고 임기 내 정상회담 추진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흔들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따를 수밖에 없다.청와대는 원칙 없는 회담 추진이란 지적에 동의하지 않았다. 또 남북관계의 특성상 일일이 공개하면서 일을 진행할 수 없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는 반론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돌출행동으로 비공개 원칙이 지켜져야 할 사안이 알려지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대외적으로 원칙을 지키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북한과 대화를 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는 게 확인된 거다”라고 항변했다. 베를린 제의 이후에 △북측에 구체적 내용을 전달할 것이며 △전달한 후에는 청와대 대변인이 공식 브리핑에서 접촉 사실을 밝혔다는 점에서 ‘비밀 협상’이라고 규정해선 안 된다는 논리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일 남북 비밀접촉에 나선 것으로 지목한 우리 정부 측 인사 3인은 청와대, 국가정보원, 통일부의 핵심 실무자다.김태효 대통령대외전략비서관은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후보이던 시절부터 대외정책의 밑그림을 그린 핵심 참모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41세의 나이로 외교안보수석실 선임 비서관으로 발탁됐으며 이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실세 참모’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현 정부 내에서 대표적인 대북 원칙론자로 분류된다. ‘비핵개방 3000’, ‘북핵 일괄타결(그랜드바겐) 구상’ 입안에도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 외교안보 관계자들과의 소통도 잦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내년 3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 때 초청하자는 이른바 ‘베를린 제안’을 구체화하는 데도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데다 평소 강성 이미지를 갖고 있는 김 비서관이 직접 북측 인사를 접촉했다면, 이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과거 어느 때보다 강하게 실린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 비서관은 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내가 북한을 접촉했는지 아닌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김천식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은 2009년 11월 남북이 개성 자남산 여관에서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비밀접촉을 2차례 가졌을 때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20년 넘도록 통일부에서 일한 직업 공무원으로 김대중 정부 시절이던 2000년 제1차 남북 정상회담 준비와 6·15 공동선언문 작성의 실무를 담당했다. 이후 남북대화사무국 등에서 일하면서 남북접촉에 깊숙이 관여했다. 현 정부 출범과 함께 통일부 정책국장을 맡으면서 현 정부의 ‘상생 공영’ 대북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했다.그는 지난달 19일 ‘김천식 베이징 대북 접촉설’이 보도됐을 때 “나는 그 시점에 사무실에서 일했다”며 강하게 부인하기도 했었다. 김 실장은 북한이 자신의 이름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 “별로 할 말이 없다”고 말한 뒤 이날 내내 언론과의 접촉을 피했다.국가정보원 홍창화 국장으로 표현된 제3의 인물의 신분은 베일에 가려 있다. 다만 국정원의 대북 파트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로 추정된다. 정부 관계자는 “평소 대북접촉 때 가명을 쓰게 된다는 점에서 그의 이름은 실명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저축은행 부실 및 로비 의혹을 둘러싼 청와대와 민주당의 대치가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는 31일 “지난해 11월 민주당 A 의원이 보좌관을 시켜 지역구(전남 목포)에 소재한 B저축은행과 관련된 자료를 보내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민주당 문건’에는 B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낮아 대주주가 500억 원 이상을 증자해야 하므로 ‘BIS 기준을 완화해 달라’는 청탁이 담겨 있었다고 했다. 청와대는 A 의원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박지원 저축은행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위원장(전 원내대표)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한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 측의) 청탁에 따라 경제수석실에 문의했더니 ‘예외 없이 처리한다’는 답을 들었다”며 원칙대로 처리했음을 강조했다. 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번 사태엔 과거(정권)부터 이어진 ‘부실의 카르텔’이 관련돼 있다”며 “그들이 저축은행 문제에 메스(수술용 칼)를 들이댄 청와대와 감사원에 사활을 걸고 전방위 로비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2000년대 초기부터 저축은행 사태가 커져온 과정을 보면 일정 부분까지는 ‘성공한 로비’였지만 (현 정부에선) ‘실패한 로비’가 됐다. 현 정부에서 로비가 성공했으면 저축은행이 퇴출됐겠느냐”고 반문했다. 청와대의 강경 대응은 ‘참을 만큼 참았다’는 내부 기류를 반영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참모진에 “철저히 조사해 잘못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처벌해야 한다”는 뜻을 재차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당정청 수뇌부도 국무총리 공관회의 때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한 관계자가 밝혔다. 민주당은 발끈하며 “로비 의혹을 자백하라”고 공세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청와대의 공세를 ‘공갈 협박’이나 ‘야당 의원 겁주기’라는 표현을 써가며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박 전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향토기업이 보유한) 저축은행이 토요일(2월 19일)에 영업정지를 당해 김석동 금융위원장에게 전화로 문의한 적이 있을 뿐 청와대에 전화 한 번 안했다. 만약 (민주당의) 문건이 있다면 청와대는 공개하라”며 청탁 의혹을 반박했다. 그는 “제가 감옥에서 4년을 산 사람이고 머리가 있다. 청와대가 공갈을 친다고 넘어갈 내가 아니다”며 목청을 높였다. 박선숙 의원도 “실명을 거론하며 겁을 주려나 본데, 누가 두려운지 두고 보자”고 했고 이용섭 대변인은 “적반하장이다”며 가세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자기들 살려고 이런다”며 “정진석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구속된) 삼화저축은행 신삼길 명예회장과 밀접한 관계다. W골프장과 강남 한정식집에 가면 (두 사람의 관계를 알 수 있는) 기록이 다 있다”며 청와대를 겨냥한 공격을 계속했다. 그는 정 수석 밑의 김연광 정무1비서관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그가 내게 말조심을 하라고 했다. 말조심하라고 경고하기에 앞서 청와대부터 조심해야 한다. 청와대가 나와 한 번 해보자는 것이냐”며 불쾌해 했다. 김 비서관은 전날 “제기한 의혹의 팩트가 틀렸다”며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전화를 박 전 원내대표에게 건 것으로 전해졌다. 이용섭 대변인은 전날 ‘청와대에 로비 전화를 건 의혹이 있는 박모 변호사는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의 친삼촌’이라고 했던 자신의 언급이 잘못됐음은 인정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박 변호사가 권재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게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라고 말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지난해 9월 취임한 이후 국회와 청와대를 잇는 ‘당-청 가교’를 자임했던 이재오 특임장관이 ‘여의도 거리두기’를 1개월 가까이 지속하고 있다. 이 장관은 28일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당정청 9인회의’에 유일하게 참석하지 않았다. 또 20일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첫 청와대 방문 때도 불참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5월 6일 당선된 황 원내대표와 이 장관은 아직 상견례도 못 가졌다”고 말했다. 누구보다도 당정청의 윤활유 역할을 자임했던 그간의 행보에 비춰볼 때 이례적이다. 이 장관은 5월 중순쯤에는 △장관직을 떠나 당에 복귀하고 △전당대회 출마 대신 전국을 돌며 서민과 호흡한다는 쪽으로 생각을 정리했다는 게 주위의 설명이다. ‘흙과 땀에 얼룩진 옷’에 빗댄 토의종군(土衣從軍)이란 조어가 회자된 것도 그즈음이다. 이 장관은 지난주 국무회의 직후 이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장관직 사의’를 밝힐 생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다들 떠나려고 한다”는 이 대통령의 말에 속내를 밝히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 장관의 ‘낯선 움직임’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 골격이 바뀔 수 있는 시점에 그의 빈자리가 아쉽다고 보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새롭게 출범한 당 지도부가 ‘과거 권력’이 돼 버린 듯한 이 장관과 같이 있는 것이 부담”이라는 해석도 들린다. 그렇다고 이 장관의 민생형 현장정치마저 중단된 것은 아니다. 이 장관은 고엽제 논란을 빚은 경북 칠곡의 캠프 캐럴을 방문했고, 충남 당진에서 모내기 활동을 했으며 대구와 충북 청주를 오가며 강연 정치를 이어갔다. 31일에는 충남 천안연암대에서 특강한 뒤 특임장관실 직원들과 함께 충남 연기군에서 4대강 홍보 활동을 할 계획이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검찰의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의 향방을 예의주시하던 민주당이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캠프 출신인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의 긴급 체포를 계기로 청와대를 정조준하고 있다. 통상의 금융비리 사건이 아니라 청와대까지 연루된 ‘권력형 게이트’로 몰아붙이겠다는 기세다. 청와대는 은 전 감사위원의 금품수수 의혹에 곤혹스러워하면서도 ‘청와대 로비설’엔 당당히 맞서겠다는 태도다.○ 민주당의 창민주당은 30일 김황식 국무총리, 권재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정진석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의 실명을 거론하며 총공세를 폈다. 민주당의 ‘저축은행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을 맡은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이날 첫 TF 회의에서 정진석 수석이 2004∼2008년 삼화저축은행 사외이사를 맡았던 전력을 거론하며 “부산저축은행의 부실은 삼화저축은행 인수합병 때문에 시작됐다. 사외이사였던 정 수석이 (구속 기소된) 신삼길 삼화 명예회장과 밀접한 관계였던 만큼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혀라”라고 주장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은 전 감사위원이 권재진 수석에게 구명 로비를 했다는 의혹도 있다”며 권 수석을 겨냥했다. 특별히 근거를 대지는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또 공동 성명서를 통해 김황식 총리도 끌어들였다. 김 총리가 국회 답변 때 “감사원장 시절 저축은행의 부실 문제를 감사하는 과정에서 오만 군데서 청탁을 받았다”고 말한 게 빌미가 됐다.민주당의 총공세는 레임덕(권력누수현상)을 가속화하고 현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저축은행 피해가 큰 부산 경남의 민심 공략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청와대의 방패청와대도 적극적인 방어에 나섰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공식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는 어떤 형태의 청탁도 들어준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는 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개혁의 중심이자 주체”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검찰 감사원 등) 다른 기관을 독려하는 것도 청와대로, 오히려 (수사과정과 저축은행 개혁에 대해) 응원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당정청 수뇌부는 28일 조찬 회동 때 민주당이 요구하는 저축은행 국정조사 수용 여부를 긍정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권 수석과 정 수석은 개별적으로 적극 해명에 나섰다. 권 수석은 “사법연수원 동기생인 박모 변호사가 전화를 걸어와 30초가량 통화한 적이 있지만 저축은행 이야기를 꺼내기에 ‘내 업무가 아니다’라며 전화를 끊었다”면서 “청와대에서 저축은행 감사와 수사를 총괄하며 대통령을 보좌하는 자리에 있는 내가 마치 로비를 받은 듯 말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정 수석은 “3년 넘게 사외이사를 지냈으니 (신삼길 씨의) 얼굴도 알고 당시에 만난 적도 있다”며 “(신 씨는) 내가 아는 지인 수천 명 중 하나일 뿐인데도, 마치 무슨 의혹이 있는 것처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측은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정 수석을 대놓고 공격하면서 (인수합병 사실이 없었다는) 기본을 못 챙겼다는 게 뭘 의미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제 부산저축은행은 부산, 부산2, 중앙부산, 대전, 전주, 보해, 도민 등 7개의 저축은행을 갖고 있지만 삼화저축은행은 무관한 곳이다. 청와대 측은 하루 사이에 잇달아 나온 ‘청와대 로비설’은 로비사건의 본질을 흐리기 위한 고의적인 음해라는 판단이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뭔가 청와대를 물고 들어가야 얘기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감사원 “일처리 방식 개선”은 전 감사위원의 비리 의혹으로 궁지에 몰린 감사원은 신뢰 회복을 위해 직원 10여 명으로 TF를 구성하고, 내부 규정과 감사원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감사원의 독립성 강화 방안에는 △감사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이나 로비를 받으면 즉시 감찰관에게 신고하도록 하고 △감사원 직원의 ‘전관예우 재취업’을 금지하며 △감사원장의 대통령 수시보고 규정을 고치고 △감사위원을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에 포함하는 등의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
청와대가 한국전력공사 한국도로공사 등 147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에 맞춰 비(非)수도권 공공기관의 지방대 졸업생 ‘우선 채용’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기획재정부를 통해 공공기관 경영평가 기준에 ‘지방대생 채용비율’을 새롭게 포함시키기로 했다”며 “공공기관의 실제 이전은 2013년 이후에 완성되더라도 지방대 출신 우선 채용 방침은 올 하반기부터 적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다만 역차별 논란을 없애기 위해 ‘지방대생 최소 채용비율’까지 정해놓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서울산업정보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지방대생 우대정책’을 언급한 것도 이번 정책 도입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정부는 또 147개 기관의 지방 이전이 부동산 시장 위축에 따른 건물매각 및 토지구입 지연 등의 이유로 늦춰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올 연말까지 80개 청사의 신축공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5월 말 현재 신축공사가 시작된 기관은 17개에 그치고 있다. 정부는 신축청사 건설 때 전체 공사비의 40%는 지역 건설사에 의무적으로 배정한다는 원칙도 밝혔다. ‘40% 룰’은 그동안 10개 혁신도시 건설, 4대강 살리기 사업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돼 왔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청와대가 혹시라도 이명박 대통령 내외의 친인척이나 측근 관련 비리가 터져 나올까 긴장하며 고강도 감찰에 나선 분위기다. 이 대통령의 대선캠프 출신인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의 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또 다른 권력형 사건이 터진다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9일 “예방 강도를 2, 3단계 높이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친인척 관리를 맡아 온 민정1비서관실은 지난주 이후로 “발로 뛰는 현장 확인”을 부쩍 강조하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그동안 이 대통령 내외의 친척, 사돈, 학교 동창, 소망교회와 현대그룹 시절의 지인을 대통령을 중심으로 동심원을 그리면서 3, 4개 등급으로 나눈 뒤 차등적으로 관리해 왔다. 대상자는 10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관계자는 “감사원 국무총리실은 물론이고 수사기관의 도움을 폭넓게 받아 대통령 주변 인물이 누구를 만나는지, 어떤 사업을 진행하는지, 금전거래는 없는지 등을 현장을 직접 확인하면서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과거엔 전화로 확인했다면 이제는 만나서 하고, 분기별로 연락했다면 이제는 매달 점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공직기강비서관실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한나라당 대선캠프, 이 대통령의 개인조직이었던 안국포럼, 서울시에서 재직했던 ‘정치적 주변 인물’ 중 공직에 몸담았거나 현재 공직에 있는 인사들에 대한 특별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대통령과 직접 인연이 없더라도 경북 영일 혹은 포항 출신 공직자는 특별 관리대상에 포함돼 있다. 여권의 한 인사도 “이른바 영포라인(영일-포항 라인)이라는 게 실체는 없지만 이들 지역 출신 공직자의 수뢰사건이 터지면 국민의 오해를 피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 직제표에 따르면 두 비서관실에 소속된 감찰 인력은 30명을 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청와대는 일반 공직자에 대해서까지 ‘사정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것은 아니라는 태도다. 민정라인의 한 참모는 “집권 4년차를 맞아 친인척과 측근 비리를 차단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는 것이며 공직사회에 대한 이 대통령의 기본적인 신뢰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물론 감사원 금융감독원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감독·사정 기관은 고강도 감찰의 예봉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은 전 감사위원의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진 뒤 “타인의 업무를 감독하고 감찰하는 조직의 비리는 용납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청와대가 29일 ‘지방이전 공공기관의 지방대생 우선채용’ 방침을 마련한 것은 지역발전과 학벌사회 탈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특히 공공기관장 경영 평가 때 지방대생 채용 비율을 반영하는 시점을 ‘올해부터’라고 못 박은 것도 청와대의 단호한 정책 의지를 보여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지방을 근본적으로 살리려면 대규모 건설공사와 같은 하드웨어 투자보다는 지방 대학에 우수학생이 모여 경쟁력을 되찾고 지방에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겨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는 게 청와대의 기본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들은 전남 나주로 옮겨갈 한국전력공사(서울 소재), 경북 김천으로 옮겨갈 한국도로공사(경기 성남시 분당 소재)를 사례로 제시하고 있다. 한전과 도공이 2013년 이후 두 지역으로 옮겨간 뒤 전남과 경북에서 성장한 지방대 졸업생이 취업하는 것이 안정적인 장기 근무의 토대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방학생과 학부모들은 “반드시 서울로 진학해야만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고, 지방 명문으로 통하던 대학들도 우수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악순환이 이어져 왔다. 지방대가 취업의 기회를 지금보다 더 많이 가질 때 지방대의 경쟁력도 유지될 수 있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인 셈이다. 현재 지방에 이전하기로 한 147개 공공기관 소속 임직원은 4만6000명을 넘어선다. 통상 현재 조직의 3, 4%를 새로 채용한다고 보면 이들 기관의 올 채용 예상자는 14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은 평소 지방대 출신의 일자리 마련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대통령이 19일 직업학교 학생들을 만난 자리에서 “지방대를 나와도 이제는 최고경영자가 될 확률이 높아지고, 길게 보면 진급하는 데 나아졌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부기관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는 청와대 정책소식지에 신종호 대통령지역발전비서관의 글을 게재하면서 지방화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금년 말까지 80개 기관의 청사를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지방 이전을 가시화하는 것이나, 공공기관의 지방청사 신축 때 일감의 40%는 지방기업에 주기로 한 것도 지역경제 살리기의 일환이다. 공공기관 신축을 위해서는 총 9조2000억 원의 정부 예산이 책정돼 있다. ‘40% 룰’에 따르면 약 3조6000억 원의 사업비가 지방기업에 돌아가게 된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은진수 전 감사위원의 비리 연루 혐의가 드러나자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나라당의 재·보궐선거 패배, 새 지도부의 정책노선 선회에 이어 권력 심장부의 비리 사건까지 터지면서 팽팽한 위기의식에 휩싸인 분위기다. 당정청 수뇌부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만나 저축은행 비리 사건 수사와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에선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 정부 측에서 김황식 총리와 임채민 총리실장, 청와대에서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백용호 정책실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비서관(1급) 40여 명이 참석한 확대비서관회의를 주재했다. 당초 주제는 ‘어떻게 하면 청와대가 효과적으로 작동할까’였지만 최근 사태에 대한 반성과 자기성찰의 자리로 바뀌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임 실장은 2시간 45분 동안 비서관 20여 명의 발언을 들은 뒤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남 탓을 하기보다는 스스로에게서 문제점을 찾는다’는 뜻인 ‘반구저신(反求諸身)’을 거론했다. 임 실장은 “그동안 청와대에 소통, 동지애, 공감이 부족했다”며 “청와대에는 동지는 없고 동업자만 있다는 외부 평가를 뼈아프게 받아들이자”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청와대가 가장 낮은 곳에서 국민을 섬기는 ‘최후의 을’의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5·6 개각으로 퇴임하는 장관들을 격려하기 위해 국무위원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임기 하루 전까지 일하는 전통을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 나도 마찬가지로 행복한 퇴임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감사위원의 비리 혐의로 직격탄을 맞은 감사원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양건 감사원장은 이날 “지켜야 할 원칙들을 철저히 준수하고 오해받을 만한 일이 없도록 처신에 각별히 유의하라”고 지시했다. 양 원장은 외부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감사원 신뢰회복 방안의 구상에 들어갔다. 정창영 사무총장도 과장급 이상 전체 간부가 참석하는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이날 저축은행 사태에 대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니 전모가 밝혀지면 정치권에서도 필요 시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황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저축은행 사건 수사에서 놀랍게도 감사원 감사위원이 연루된 혐의가 나타나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며 “감사원은 사상 초유의 현역 감사위원이 연루된 혐의를 성역 없이 자체 감사하고, (검찰) 수사도 성역 없이 엄정히 해 감사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사원 감사위원을 지낸 황 원내대표는 은진수 전 감사위원의 비리 연루 혐의를 엄중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은 전 감사위원의 뇌물의혹 사건을 ‘측근 권력 게이트’라며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의 최측근이 감사위원으로 가는 것이 부당하다고 그렇게 말렸는데도 임명했고 그 결과는 최악으로 나타났다”고 비판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도 “정권 말 게이트로 비화할 조짐이 보인다”며 “국회 국정조사를 6월 임시국회에서 실시하자”고 주장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
“고강도 공직기강 감찰 계획을 밝힌 감사원 내부에서 이런 일이 터지다니….” 은진수 감사위원이 부산저축은행그룹의 로비 청탁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진 26일 감사원 간부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양건 감사원장이 공직기강 해이와 비리 엄단 의지를 밝힌 지 겨우 열흘 만이다. 감사원 관계자들은 일단 “은 감사위원 개인의 문제일 뿐”이라며 언급을 피하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이번 의혹이 감사의 공정성 논란으로까지 이어질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저축은행 부실사태 대응 책임을 놓고 검찰과 최근 신경전이 벌어졌던 만큼 이번 일이 감사원과 검찰 간 갈등의 재연으로 비칠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솔직히 임명권자의 뜻에 따라 외부에서 들어오는 사람은 우리 업무에 대해 잘 모르고 4년 있다 나갈 사람”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감사위원 자리에 정치권 인사가 임명된 것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은 위원은 2009년 감사위원으로 임명된 이후에도 끊임없이 논란의 대상이 됐다. 임명 직후 여권 인사들과의 모임에 참석해 구설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4대강 감사 결과 발표를 지연시켰다는 비판 속에 주심위원 자리에서 밀려났다. 청와대 분위기도 침울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보고를 받고 아주 어두운 표정을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모는 “저축은행 문제는 지난 두 정권을 거치며 곪을 대로 곪아 현 정부에서 터진 것인데, 이번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현 정부로서도 할 말이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참모진 회의를 소집해 민심수습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26일 “기업들이 제품가격을 올릴 때와 내릴 때 반영 기간(속도)이 다르다”며 “무엇보다 (물건값 인상 인하 과정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제87차 국민경제대책회의를 열고 “기업은 이윤 추구도 중요하지만 공익적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 그럴 때 신뢰받는 사회가 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특히 과점·독점적 위치에 있는 기업들이 공익적 생각을 하면 우리 사회가 훨씬 좋아지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는 정부뿐만 아니라 시장지배력이 큰 일부 기업도 공익 차원에서 서민층의 물가 부담을 덜어주는 데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한 말이다. 올해 물가상승률이 연말 목표치인 3%대를 이미 넘어선 상황에서 시장 개입이라는 일부 오해가 있더라도 서민생활 안정에 국정의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국제적으로 생산량과 수요량의 균형이 맞는데도 가격이 뛰는 데는 투기성이 있다”면서 “국내적으로도 유통 과정에 투기적 요인이 없는지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생산자뿐 아니라 소비자 모두를 고려해야 한다”며 “쉽지 않은 일이지만 양쪽의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5월 마지막 날이 다가오면서 청와대가 뒤숭숭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의 4·27 재·보궐선거 패배 다음 날 참모진 회의에서 “총선이니 뭐니 자기 일 챙겨야 할 사람은 5월 중에 떠나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과 관련해 남을 사람, 나갈 사람의 이름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청와대 안팎에선 청와대 개편의 폭과 시기를 두고 두 가지 상이한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일부 참모들은 26일 ‘속전속결 개편’ 가능성을 거론했다. 6월 초 1, 2명의 수석비서관을 교체하고 이어 일부 비서관을 교체할 것이라는 얘기다. 물론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는 일부 수석과 비서관들은 내년 19대 총선 출마 희망자와 앞으로 있을 차관 및 정부기관장 물망에 오르는 이들이다. 현재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를 고심 중인 참모는 이성권 시민사회비서관과 박명환 국민소통비서관 등이다. 여기에 김희정 대변인과 김연광 정무1비서관도 총선 출마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오랫동안 청와대에서 근무해 온 2, 3명이 바뀔 것이란 얘기가 있다. 지식경제부 1차관으로 옮겨간 윤상직 전 지식경제비서관의 후임 인선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7·4 전당대회 이후에나 청와대 개편이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히 우세하다. 이 대통령이 8일 유럽 3개국 순방을 앞두고 연 참모진 회의에서 “5·6 개각이 끝났으니 청와대 개편은 한나라당의 새 지도부가 안착한 뒤에 하겠다”는 취지의 언급이 아직 유효하다는 것이다. 이 경우라면 4·27 패배 직후 사실상 사의를 표명했던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핵심 수석비서관의 거취가 맞물리면서 큰 틀의 정국 구상도 함께 그려야 한다. 후임자 검증 시간까지 감안할 때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얘기다. 물론 아직까지는 임태희 체제의 지속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한나라당 전당대회 결과를 본 뒤 당청을 이끌 청와대 진용을 짜는 게 자연스럽다”며 7월 개편이 더 유력하다고 했다. 물론 이 대통령이 청와대 개편을 한나라당 전대 이후로 늦추더라도 일부 차관 및 ‘보충형 비서관 인사’는 다음 주에 이뤄질 수 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25일 “북한은 한 민족이기 때문에 아프리카 국가 지원할 때보다 더 큰 애정을 갖고 자립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게 정부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30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북한을 돕는 것은 먼 외국이 식량지원 하는 방식과는 달라야 한다. 북한과 관계가 좋아지면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중국 의존도 증가 우려에 대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에 자주 가야 한다. 자주 보고, 배우고 해야 한다. 자꾸 보다보면 ‘아, 이런 것을 우리도 해 보자’ 이렇게 될 수 있다. 걱정할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영수(원자바오 총리)를 (22일 일본 도쿄에서) 만났을 때도 ‘중국이 자주 불러서 북한 지도자에게 보여주고 이야기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고 소개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청와대 “일단 지켜볼것”… 잇단 정책선회엔 떨떠름청와대는 한나라당 새 지도부의 ‘반값 등록금’ 도입 움직임에 대해 23일 “당에서 갓 ‘발제’를 내놓은 수준이니 지켜보자”며 조심스럽게 반응했다. “한나라당 내부조차 의견이 하나로 모이지 않은 단계”라는 참모도 있었다. 결론이 어찌 나더라도 초반부터 당청이 의견 충돌을 빚는 것처럼 비쳐선 안 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의 잇따른 정책변경 시도를 두고 “그동안 뭔가 크게 잘못했다는 것처럼 오해받을 수 있다”며 불편해했다. 한 참모는 “(급식 보육 의료를 무상으로, 대학등록금은 절반으로 내리겠다는) 민주당의 3+1 무상시리즈에서 써먹은 정책을 왜 다시 들고 나오느냐”고 반문했다. “당이 일관되게 정책과 노선을 추진해야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한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주 발언을 언급하는 이들도 있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재정부 “기부금 稅공제, 세수감소 우려 2007년 포기”기획재정부는 여당이 추진하겠다는 반값 등록금과 관련해 “추가 재원 확보방안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2013년 균형재정 목표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사안”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값 등록금이 실현되기 위해선 4조9000억 원가량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여당이 반값 등록금 등 친서민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재원 확보방안 없이는 추진할 수 없다”며 “선거를 앞두고 여의도의 포퓰리즘 정책에 밀리면 2013년 균형재정은 달성하기 어렵다는 게 재정부의 분위기”라고 말했다. 재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목은 대학기부금 전액을 세액 공제해 달라는 여당의 주장이다. 이미 2007년에 추진했다가 ‘나라 곳간’ 문제로 없던 일로 접었던 사안을 다시 꺼내든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소득공제 대상인 대학기부금을 세액공제로 바꾸면 세수가 크게 감소한다”며 “다른 기부금과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교과부 “기부금 유인책에 기대… ‘반값’은 비현실적”교육과학기술부는 기대 반 염려 반으로 정치권의 ‘반값 등록금’ 추진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 우선 대학 수입원에서 등록금 비중을 낮추기 위해 추진한 대학재원 다변화 방안이 탄력을 받은 데는 긍정적인 분위기. 교과부 관계자는 “대학 기부금을 늘리려면 기부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며 10만 원 이하 소액 기부금 전액을 공제해주는 방안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정치권에서 얘기하는 ‘반값 등록금’이 현실을 외면한 공약(空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교과부 관계자는 “부담을 완화하는 수준이지 반값 등록금을 현실화하기는 불가능하다. ‘반값 등록금’이란 말 자체가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현재 전국 4년제 대학의 등록금 수입은 14조 원. 반값 등록금을 실제 추진하려면 7조 원의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한나라당 계획대로 2조 원 이상 예산을 마련한다고 해도 저소득층 중심의 지원만 가능하다. 이 때문에 계층 간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나온다.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 대학 “정부 지원 늘어나면 간섭도 심해질까 걱정”당정의 ‘반값 등록금’ 추진 소식에 대학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소액 기부금 세액 공제나 대학역량강화 사업 확대가 마냥 반갑지 않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10만 원 이하 대학 기부금을 세액 공제하면 개인 기부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지만 대학들은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본다. 서울의 유명 사립대 교수는 “대학의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고 잘라 말했다. “동문 충성도가 높은 주요 사립대나 효과를 볼까, 대다수 사립대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것. 그는 “우리 대학만 해도 본교에는 기부금이 들어오지만 분교는 그렇지 않다. 정책을 만들 때 몇몇 사립대만 볼 게 아니라 전체 대학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학역량강화 사업을 확대하는 계획에도 걱정스러워하는 눈치이다. 한 지방 사립대 교수는 “지금도 대학을 선정한다며 여러 잣대를 들이대는데, 지원 사업을 늘리면 정부의 간섭이 또 얼마나 늘어날지 벌써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정부 지원으로 대학 재정이 안정될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통제도 커질 것이라는 우려다.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 민주당 “우리가 제안땐 비난하더니… 진정성 있나”민주당은 23일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의 ‘반값 등록금 추진’ 발언을 환영하면서 이 정책의 ‘원조’는 민주당임을 강조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이 (반값 등록금에 대해) 정말 의지가 있다면 6월 국회에서 구제역, 친환경 무상급식 등을 위한 민생 추가경정예산에 포함해 처리하자”며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모든 정책에 적극 지원하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민주당이 보편적 복지의 일환으로 반값 등록금을 주장할 때 ‘표(票)퓰리즘’이라고 비난한 게 한나라당이다. 이에 대한 사과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황 원내대표가) 부자 감세를 철회하자고 했다가 갑자기 반값 등록금을 말하는데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