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민

하정민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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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정민 기자입니다.

dew@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칼럼68%
미국/북미7%
국제일반7%
사회일반3%
국제교류3%
문학/출판3%
유럽/EU3%
인사일반3%
중동3%
  • ‘남자배구 관람罪’ 영국계 이란 여성 보석으로 풀려나

    남자 배구경기를 구경하려다 징역 1년형을 선고받고 투옥됐던 영국계 이란 여성 곤체 가바미 씨(25·사진)가 건강 악화에 따른 보석으로 5개월 만에 풀려났다고 BBC가 23일 보도했다. 다만 법원이 남은 형기의 복역 방식을 결정하지 않아 영국으로 돌아가지는 못했다. 이란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를 둔 가바미 씨는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이란에서 여권신장 운동을 해왔다. 가바미 씨는 올해 6월 동료들과 전통적인 짙은 색 히잡 대신 흰색 두건을 쓰고 이란과 이탈리아의 배구경기를 보려다 체포됐다. 이란은 2012년부터 여성의 남자 배구 경기장 출입을 금지해 왔다. 이란 정부는 그를 악명 높은 에빈 교도소 독방에 수감하고 이달 초 징역 1년, 여행금지 2년을 선고했다. 이에 가바미 씨가 단식투쟁을 벌이자 여성인권 탄압 논란이 거세졌다.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그를 양심수로 분류하며 석방을 요구했고 영국 정부도 우려를 표명했다. 하지만 이중국적을 불허하는 이란 정부는 외압(?)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법원의 갑작스러운 보석 결정은 교도소의 열악한 환경과 단식 투쟁으로 그의 건강이 나빠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의 가족들은 “24일은 가바미의 생일”이라며 환호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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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하정민]장그래와 곽진언의 공통점

    “실제 지구는 둥글고 아래위도 없는데 우리는 북반구만 강조한 평면 세계지도에 익숙하잖아요. 하지만 지도의 아래위를 바꾸면 호주가 세계의 중심처럼 보여요. 사업 보고서도 이처럼 다른 시각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드라마 ‘미생’ 주인공 장그래의 대사) “학교에 가지 않고 홈스쿨링을 했어요. 어머니가 가사 쓰는 것을 도와주셨고요. 어머니가 살아오시면서 얻은 것과 잃은 것이 있을 텐데 그 잃은 것에 대한 노래 ‘후회’를 만들었어요.”(슈퍼스타K 6 우승자 곽진언이 첫 출연 때 한 말) 최근 큰 화제를 모은 두 남자 장그래와 곽진언. 스펙과 자격증만 따지는 세상의 기준으로 보면 별 볼일 없는 20대다. 장그래는 평생 바둑만 뒀지만 프로 입단에 실패했고 가진 거라곤 검정고시 고졸 학력과 가난한 홀어머니가 전부다. 정식 음악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곽진언도 마찬가지. 스스로 고음 불가라고 선언했듯 노래를 빼어나게 잘하는 것도, 젊은 취향의 댄스 음악을 하는 것도 아니다. 도무지 가수로 데뷔하기 어려워 보이는 조건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명문대 졸업자가 대부분인 대기업, 폭발적 성량과 아이돌 뺨치는 외모를 갖춘 지원자가 넘쳐나는 가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당당히 두각을 나타냈다. 비결이 뭘까. 바로 두 사람 모두 ‘최고(best)’보다 ‘유일무이(unique)’를 추구했다는 점이다. 오랫동안 바둑을 두며 나무가 아니라 ‘숲’을 보는 눈을 키운 장그래. 동료들이 보기 좋은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만 치중할 때 뛰어난 관찰력과 한 수 앞을 내다보는 혜안으로 상사의 대형 비리를 적발해내고 회사의 핵심 인재로 부상한다. 경쟁자들이 기성 가수 뺨치는 화려한 무대를 꾸미고 고음으로만 경쟁할 때 곽진언은 오롯이 자신의 중저음 목소리와 통기타로만 승부해 150만 명 대 1의 경쟁을 뚫었다. ‘후회’의 노랫말 ‘사랑하고 사랑받았던/그 시절은 지나갔지만/아마도 후회라는 건/아름다운 미련이어라’를 읽노라면 고작 스물셋 청년이 쓴 가사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두 사람의 사례가 스펙 지상주의 사회에 얼마나 울림을 줄지는 모르겠다. 현실에서는 여전히 모두가 SKY대, 학점 4.0과 토익 950점 이상, 영어연수와 대기업 인턴 경험이라는 빵틀에 찍어낸 인재가 되기 위해 발버둥친다. 근로자 1년 연봉에 해당하는 3000만 원짜리 족집게 과외도 등장했고 헬리콥터 맘, 캥거루 맘에 이어 자녀가 저지른 각종 사고까지 일일이 뒷수습을 해주는 ‘제설차 부모’라는 말도 생겨났다. 이런 노력으로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전문직 종사자가 돼도 밥벌이조차 쉽지 않은 세상이다. 그렇다면 뭔가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다른 시도를 해보려는 노력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규칙, 사례, 불변의 진리가 지배하는 게 바둑이라면 바둑이 결코 지금까지 전해질 수 없었을 것이다. 남들과 다른 수를 둘 줄 알아야 한다.” 장그래의 스승이 남긴 말이 계속 귓가에 맴돈다. 하정민 국제부 기자 dew@donga.com}

    • 201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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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외교 “푸틴, 김정은과 정상회담 준비돼있어”

    러시아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20일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이날 “러시아는 최고위급 접촉을 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리아노보스티 등 러시아 언론이 보도했다. 그는 이날 러시아를 방문 중인 김정은 제1위원장의 특사 최룡해 노동당 비서와 회담을 가진 후 이같이 밝혔다. 최룡해는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김 제1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북한 측이 2005년 공동성명의 바탕에서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알려왔다”고 말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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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스 온두라스 자매 피살, 실종 1주일만에 발견…범인은?

    미스월드 선발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던 2014 미스 온두라스 마리아 호세 알바라도(19)와 언니 소피아 알바라도(23)가 실종 일주일 만에 모두 숨진 채로 발견됐다고 주요 외신들이 19일 보도했다. 알바라도 자매는 13일 친구의 생일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1주일 만에 인근 야산 강가에서 발견됐다. 현재 유력한 용의자는 언니 소피아의 남자친구 플루타르코 루이스로 추정되고 있다. 아르투로 코랄레스 온두라스 내무장관은 "루이스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그를 체포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루이스 외에 그의 친구로 알려진 또 다른 남자 1명을 체포하고 권총 두 자루를 압수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루이스는 생일 파티에서 다른 남자와 춤을 춘 소피아에 화가 나 그녀를 쐈고 이를 보고 달아나던 마리아에게도 총을 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들은 자매를 살해한 후 강기슭에 시신을 묻었다고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바라도는 올해 4월 18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미스 온두라스 선발대회에서 왕관을 차지했다. 그는 다음달 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미스월드 선발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23일 출국을 앞두고 있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온두라스의 살인 범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인구 10만 명당 피살자가 90.4명으로 알려졌다.하정민기자 dew@donga.com}

    • 201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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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 다섯번째 서방 인질 살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16일 미국인 구호활동가 피터 캐시그(26·아랍 이름 압둘라흐만 캐시그·사진) 씨를 참수했다고 주장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미국인으로는 세 번째, 서방 인질로는 다섯 번째 희생자다. IS는 미국인 3명 외에 2명의 영국인을 참수했다. IS가 공개한 약 15분 분량의 동영상에는 직접적인 참수 과정은 없지만 IS 대원으로 추정되는 복면을 쓴 남자가 참수돼 선혈이 낭자한 머리 옆에서 “미국 시민 피터 캐시그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다. IS는 시리아군 포로 16명도 함께 죽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애나 주에서 태어난 캐시그 씨는 2004년 미 육군에 입대했고 2007년 이라크에서 복무했다. 제대 뒤 인디애나폴리스 소재 버틀러대에 다니던 그는 2012년 초 레바논 베이루트 방문을 계기로 시리아 난민 구호활동에 투신했고 2013년 10월 납치됐다. IS는 지난달 3일 영국인 구호활동가 앨런 헤닝 씨를 참수하면서 미국에 경고의 의미로 캐시그 씨를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한편 8일 미군 공습 뒤 사망설이 돌던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가 살아 있다는 설도 확산되고 있다. IS는 13일 바그다디의 음성이 담긴 파일을 인터넷으로 유포해 그의 건재를 과시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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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버지가 닉슨 사퇴 권유”… 부시 ‘아버지 부시 전기’ 출간

    제43대 미국 대통령을 지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68·사진)이 제41대 대통령인 부친 조지 부시 전 대통령(90)의 전기 ‘41: 내 아버지의 초상화’를 출간한다. 미 온라인매체 드러지리포트는 11일 발간될 이 책의 내용을 미리 입수해 7일 소개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책에서 자신의 성장과 대통령직 수행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아버지의 인생과 정치 역정을 애틋한 시선으로 그려냈다. 그는 1974년 8월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으로 재직했던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이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자진 사퇴를 권유했고 이 편지가 효력을 발휘했는지 닉슨 전 대통령이 다음 날 사임을 발표했다고 회고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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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흐 ‘…양귀비 꽃병’ 667억원에 中 연예계 큰손 품으로

    ‘중국의 월터디즈니’로 불리는 연예계 거물 왕중쥔 화이브러더스 회장(54)이 4일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네덜란드 인상파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명작 ‘정물, 데이지와 양귀비 꽃병’(사진)을 6180만 달러(약 667억 원)에 사들였다고 미 언론이 5일 보도했다. 고흐는 죽기 직전인 1890년 여름 주치의 겸 친구 폴 가셰 박사의 집에서 이 그림을 그렸다. 그의 생전에 팔린 몇 안 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1960년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난 왕 회장은 1994년 화이브러더스를 창업해 중국 최대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키워냈다. 판빙빙 리빙빙 등 상당수 중국 유명 연예인이 이 회사 소속이며 영화와 드라마 제작, 광고, 모바일 게임 등 거의 모든 연예분야 사업을 아우르고 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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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부 첫 흑인 상원의원 - 30세 최연소 女의원 탄생

    이번 중간선거에서 남부 최초의 흑인 상원의원, 최연소 여성 의원, 전직 대통령 손자 등 화제의 당선자가 쏟아졌다.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이는 흑인 노예 역사가 뿌리 깊고 인종차별도 심한 남부의 첫 흑인 상원의원이 된 팀 스콧(49·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그는 인종차별 철폐 운동에 투신하다가 이번에 유권자의 대표가 됐다. 서부 유타 주에서는 미아 러브 전 새러토가스프링스 시장(39)이 공화당의 첫 흑인 여성 하원의원이 됐다. 가난한 아이티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2012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저격수’로 활약해 스타로 떠올랐다. 뉴욕에서 하원의원으로 뽑힌 엘리스 스테파닉(30·공화)은 기존 최연소 여성 의원 기록(31세)을 갈아 치웠다. 1984년생인 그는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조지 W 부시 정권 때 백악관 보좌관으로 일했다. 전직 대통령 손자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의 손자이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조카인 조지 P 부시(38)는 주(州) 국토부 장관 격인 텍사스 주 랜드 커미셔너가 됐다. 그의 부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유력한 공화당의 2016년 대선 후보로 부상한 상태다. 그의 조부, 백부, 부친은 정치 관문 중의 하나인 첫 선거에서 졌다. 하지만 그는 이번에 낙승해 부시 가문의 ‘첫 선거 패배 징크스’를 깼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반면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손자 제이슨 카터(39)는 조부의 전례를 따라 조지아 주지사에 도전했지만 현직 주지사인 네이선 딜(공화)에게 패했다. 90세인 카터 전 대통령이 손자 출마 지역구에서 열심히 도왔지만 후광 효과를 누리지는 못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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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하정민]맞춤법 지적이 ‘넌씨눈’?

    기자 일을 하다 보면 고위 공무원, 기관장, 교수 등 이른바 사회 지도층의 글을 받을 일이 종종 생긴다. 유명 학자에게서 정기 원고를 받을 때의 일이다. 채무를 ‘빛’, 모자라다를 ‘모자르다’라고 쓰는 등 원고에 매번 맞춤법 오류가 있었다. 학식과 인품이 훌륭하고 몰라서 틀릴 리도 없는 분이기에 몇 번 주저하다 어렵게 말을 꺼냈다. 돌아온 답은 “미안해요. 요즘 좀 바빠서. 그런데 뭘 그런 사소한 걸 가지고.” 고교 교사인 지인은 최근 학생으로부터 ‘넌씨눈(넌 씨× 눈치도 없냐)’이란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학생들과 단체 카카오톡을 하면 ‘구지(굳이)’ ‘어의없는(어이없는)’ ‘역활(역할)’ ‘어떻해(어떡해)’라고 쓰는 아이들이 많아. 명색이 고등학생인데 이런 걸 틀리느냐고 하니 한 학생이 ‘선생님, 맞춤법 지적하는 사람은 넌씨눈이에요’라고 하는 거야. 뜻은 다 통하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거지. 자기들끼리 ‘과잉교정 인간’이라는 말도 한다더라. 일종의 잘난 척이라나? 한숨만 나왔어.” 비단 이 교수와 학생뿐일까. 한 재벌 3세는 트위터에 ‘명예훼손’을 ‘명의회손’, ‘무궁한 발전’을 ‘무근한 발전’이라고 썼다가 곧 지웠다. 심지어 글로 먹고사는 언론에서도 맞춤법과 문법 오류가 눈뜨고 못 볼 수준이다. 최근 한 방송에 ‘도둑이 든 칼 뺐어’라는 자막이 등장해 앵커가 뉴스를 진행하다 말고 “자막 없애라”는 말을 해야 했다. 이런 세태에 두 여가수가 신선한 충격을 줬다. 그룹 클래지콰이의 멤버 호란은 페이스북에 “‘조금한’ 아니고 ‘조그만’임. ‘인권비’ 아니고 ‘인건비’임. 당신이 ‘갖은’ 게 아니고 ‘가진’ 거임. ‘그래도 되’ 아니고 ‘그래도 돼’임. ‘낳’과 ‘낫’은 그냥 포기”라는 글을 올려 큰 반향을 일으켰다. 파워 블로거로 더 유명해진 이효리도 “남편이 블로그에 올리는 글의 맞춤법을 봐 준다. 소신 발언을 할 때 맞춤법이 틀리면 창피하니까”라고 밝혔다. 맞춤법이 한 사람의 교양과 지식을 재단하는 척도는 아니다. 하지만 맞춤법 오류를 시시하고 사소한 일이라고 여기는 태도는 큰 문제다. 이메일, 보고서, 소셜미디어 메시지, 논문, 기사, 책, 판결문 등 종류는 달라도 인간의 주요 생산물은 글이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하자 있는 물건을 만들면 생산자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반품 및 계약 파기가 불가피하다. 본인은 물론이고 조직에도 큰 피해를 입히는 치명적인 실수다. 맞춤법 집착이 언어의 생명력과 생동감을 반감시킨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언어가 언중(言衆)과 시대의 변화를 반영한다는 건 ‘자장면’과 ‘짜장면’이 복수 표준어로 인정받고 ‘∼읍니다’가 ‘∼습니다’로 바뀌는 수준이지 ‘무난한 분위기’가 ‘문안한 분위기’와 동의어가 된다는 뜻은 아니다. 먹고살기 바쁜데 맞춤법 따위에 신경 쓰느냐고 말하는 태도야말로 ‘넌씨눈’이라는 비판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 사회를 뒤흔드는 수많은 부조리와 적폐 또한 그 ‘대충대충’ 문화에서 비롯됐기에.하정민 국제부 기자 dew@donga.com}

    • 201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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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株價 또 사상최고치

    아이폰6의 판매 호조로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 주가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8일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애플 주식은 전날보다 1.55% 오른 106.74달러로 장을 마쳤다. 애플 주가는 24, 25일에도 신고가를 경신했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30% 이상 올랐다. 전문가들은 아이폰 판매 호조로 인한 실적 호재 외에도 애플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와 모바일 결제 분야에서 협력을 시도하고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 투자전문회사 모틀리풀의 에번 뉴 애널리스트는 “아이폰과 데스크톱 PC인 맥의 판매 호조가 굳건하다”며 “애플 주식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진단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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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연금공단 소유 런던 HSBC본점 빌딩 카타르투자청에 매각

    국민연금공단이 5년 전 사들인 영국 런던의 HSBC 글로벌 본점 빌딩(사진)을 카타르 국부펀드를 굴리는 카타르투자청(QIA)에 판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 보도했다. 매각 예정 가격은 11억 파운드(약 1조8612억 원)로 영국 내 단일건물 매각가로는 사상 최고다. HSBC 글로벌 본점 빌딩은 2002년 런던의 금융 중심지 캐너리워프에 건립된 44층짜리 고층 건물이다. 영국 유명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설립한 건축회사인 포스터 앤드 파트너스가 설계했다. 스페인 부동산회사 메트로바세사가 2006년 이 건물을 10억9000만 파운드에 사들였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금난에 빠지자 HSBC에 이를 되팔았다. 투자 다변화를 시도하던 국민연금은 2009년 11월 이 건물을 7억7250만 파운드에 사들였다. 매각이 예정대로 이뤄지면 약 5년 만에 3억2750만 파운드(약 5538억 원)의 차익을 얻는 셈이다. FT는 “이번 거래는 런던의 고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28일 “본 계약이 체결되기 전인 상태라 뭐라 말하기가 곤란하다”고 말했다. QIA 측은 이 매매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거부했다고 FT가 전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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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세프, 진땀 再選… 경제붐 꺼진 南美 ‘핑크 타이드’ 퇴조

    남미에서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책을 펴던 좌파 정권이 경제난으로 인기가 시들고 있다. 이달 대선을 치른 브라질에서 다시 좌파 정권이 승리했고 우루과이에서도 높은 득표율로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그렇지만 좌파 지지도는 예전에 비해 줄어드는 추세다. 26일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지우마 호세프 현 대통령이 야당 후보를 힘겹게 눌렀다. 중도좌파 노동자당(PT) 후보인 호세프 대통령은 51.6%의 득표율로 48.4%를 얻은 우파 사회민주당(PSDB)의 아에시우 네베스 후보를 물리쳤다. 그는 2010년 대선에서 조제 세하 PSDB 후보를 12%포인트 차로 이겼지만 이번에는 격차가 3.2%포인트로 크게 줄었다. ‘브라질의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호세프 대통령은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서 연임에 성공한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됐다. 하지만 경제난은 막판까지 야당 후보에게 턱밑까지 추격당한 원인으로 꼽힌다. 2010년 호세프의 첫 집권 때 7.5% 성장했던 브라질 경제는 올해 1, 2분기 모두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했다. 여기에다 1차 투표에서 3위를 차지한 마리나 시우바 후보까지 네베스를 지지하자 판세가 급변했다. 다급해진 호세프 측은 “우파 정권이 집권하면 현 복지 정책을 대폭 줄일 것”이라고 선전하며 빈곤층 표를 끌어 모았다. 고질적 치안불안, 잘사는 남부와 개발이 저조한 북부로 갈린 계층 및 지역 갈등 해소가 호세프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를 의식한 그는 재선 확정 직후 “국민이 요구하는 변화와 개혁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선을 치른 우루과이에서는 과반 득표자가 없어 1, 2위 후보가 다음 달 30일 결선투표에서 맞붙는다. BBC는 출구조사에서 집권 좌파연합의 타바레 바스케스 전 대통령이 44∼46%, 중도우파 국민당의 루이스 알베르토 라카예 포우 후보가 31∼34%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2004년 10월 우루과이 최초의 좌파 정권을 탄생시킨 바스케스가 두 번째 집권에 성공할지는 최근 경제난으로 좌파 정권의 장기 집권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유권자들에게 달려 있는 셈이다. 지금까지 파라과이와 콜롬비아를 제외한 남미 10개국에서 좌파가 정권을 잡은 것을 두고 온건한 사회주의 성향의 좌파 물결을 뜻하는 ‘핑크 타이드(Pink Tide)’라고 부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경제난까지 겹치면서 핑크 타이드가 물러서는 것으로 분석한다. 이 때문에 12일 좌파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60% 넘는 압도적 득표율로 3선에 성공한 점이 주목받고 있다. 2006년 첫 집권 때 5.3%였던 실업률은 지난해 3.2%로, 빈곤율은 38%에서 20%로 각각 떨어졌다. 에너지산업 국유화 재원으로 인플레를 통제하고 소득 재분배를 실시한 덕분이다. 미국의 남미 전문 싱크탱크 미주간대화(IAD)의 마이클 시프터 소장은 “모랄레스의 3선 비결은 ‘실용주의적 사회주의(pragmatic socialism)’로 부를 수 있다”며 좌파도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재집권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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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릭스도 시들시들… “신흥국 고성장 시대 끝났다”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은 없다, 한강의 기적도 어렵다.”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신흥국 경제가 휘청거리면서 이런 말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5개국의 저성장 추세가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IMF가 예상한 러시아와 브라질의 올해 성장률은 각각 0.2%, 0.3%로 사실상 제로(0) 성장 시대에 접어들었다. 한때 10%대 성장으로 중국을 위협한 인도는 수년간 4∼5%대 성장에 묶여 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달 2일 ‘국가 주도 산업화’라는 신흥국의 발전 모델이 수명을 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세기에는 제조업, 노동집약 산업, 수출 중심의 산업화가 국내총생산(GDP)과 국민소득의 동시 증가, 중산층 확대 등을 촉진해 한국 일본 중국 홍콩이 발전했지만 21세기에는 급속한 세계화, 실물 교역 퇴조 등 환경이 급변했다는 것이다. 특히 산업화에 성공해도 나라의 부(富)만 늘어날 뿐 개인소득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아 성장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의 산업화가 최고조에 이르렀던 1988년 근로자 1인당 평균소득은 2011년 구매력평가(PPP) 환율 기준으로 약 1만 달러(약 1060만 원)였다. 반면 2002년과 2008년 각각 절정기를 맞은 인도네시아와 인도의 1인 소득은 약 6000달러, 3000달러에 그쳤다. 이코노미스트는 신흥국 저속 성장의 이유로 경제활동의 ‘탈(脫)실물화’를 들었다. 과거와 달리 3차 산업의 중요성이 커졌고 소득이 늘어날수록 소비자들이 의료 교육 정보기술(IT) 서비스에 더 많은 돈을 지출해 제조업만으론 고성장을 떠받치기 어렵다는 것. 1980년 세계 수출의 71%를 차지했던 실물 거래의 비중은 2008년 57%로 감소했다. 반면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구성된 ‘지식 집중(knowledge-intensive)’ 산업의 교역 규모는 2012년 12조6000억 달러로 세계 상품·서비스·금융 거래의 절반을 차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 “향후 10년간 신흥국 경제가 지금보다 나아지기 어렵다. 그간 신흥국 성장세를 주도했던 원자재 수요가 대폭 줄어든 데다 내년부터 미국에서 금리인상이 시작되면 그간 신흥국에 몰렸던 투자자금이 선진국으로 대거 이탈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7일 IMF는 올해 신흥국 성장률 예상치를 4.5%에서 4.4%로 낮췄다. 2011년 말 이후 벌써 6번째 하향 조정이다. 반면 선진국 전망은 기존 1.8%를 유지하고 미국은 7월 전망보다 0.5%포인트 높은 2.2%로 제시했다. 조지 매그너스 UBS 선임 고문은 “신흥국이 2006∼2012년 보였던 이례적인 고성장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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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하정민]슬로 리딩의 미학

    “한 권의 책을 천천히 시간을 들여 읽으면 각기 다른 책 열 권, 스무 권을 읽었을 때와 비슷한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이제 ‘양(量)’의 독서를 끝내야 한다. 속독 후에 남는 건 단순히 읽었다는 사실뿐이다. 그런 독서는 무의미하다.” 데뷔작 ‘일식’으로 1999년 일본 최고 문학상인 아쿠타가와 상을 받은 작가 히라노 게이치로(39)의 말이다. 한 권의 책을 최대한 많은 시간을 들여 천천히 읽는 슬로 리딩(slow reading), 즉 지독(遲讀)을 권하는 그의 주장은 바쁜 일상과 넘쳐나는 정보로 책조차 중요한 부분만 읽고 넘어가는 요즘 세태와 동떨어져 있다. 하지만 그는 빨리 읽는 속독이 아니라 느리게 음미하며 읽는 지독이 한 인간을 변화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독서법이라며 자신도 비슷한 경험을 거쳐 작가가 됐다고 소개한다. 히라노 게이치로는 14세 때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金閣寺)’를 처음 읽었다. 사찰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말더듬이 청년이 이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불을 지른다는 내용의 이 책은 어른이 읽어도 난해한 면이 있다. 소년은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읽고 또 읽었다. 그러다 미시마 유키오의 다른 작품도 읽기 시작했고, 그의 소설과 에세이에 등장한 괴테 실러 도스토옙스키 등으로 독서의 지평을 넓혔다. 그후 다시 금각사를 읽자 내용을 훨씬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약 10년 후 소년은 일본 문단의 스타가 됐다. 공자의 사례도 있다. 말년에 주역에 빠진 그가 이 책을 얼마나 열심히 읽었던지 책을 묶는 가죽 끈, 즉 위편이 세 번이나 끊어졌다. 당시 책은 종이가 아니라 대나무 쪽으로 만들었기에 가죽 끈도 무척 튼튼했다. 이 질긴 끈이 세 번 끊어질 정도로 한 권의 책을 열심히 읽어야 한다는 고사성어가 ‘위편삼절(韋編三絶)’이다.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이런 취지를 살린 모임, 즉 슬로 리딩 클럽이 화제다. 모임 회원들은 일주일에 한 차례 모여 한 시간 동안 책을 읽고 헤어진다. 모임을 통한 사교활동도, 책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토론하는 일도 없다. 그저 조용히 책을 읽다 가는 게 전부. 유일한 철칙은 모임 전에 휴대전화 등 정보기술(IT) 기기의 전원을 끄는 것이다. 독서에 완전히 몰입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말로는 늘 여유와 휴식을 찾지만 실제 삶의 현장에선 속도만 추구한다. 출근 버스와 배달 음식이 늦어지면 화를 내고 ‘당일 배송’이 아닌 쇼핑 사이트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책도 마찬가지여서 속독은커녕 책 자체를 읽지 않는다. 그런데도 슬로 리딩, 슬로 푸드, 슬로 패션, 슬로 트래블 등 수많은 ‘느림’이 화두인 이유는 역설적으로 그만큼 속도 추구에 피폐해진 사람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자신의 인생에 영향을 끼친 책 10권의 목록을 만든 뒤 이를 주변인과 공유하는 ‘북 버킷(book bucket)’이 유행이다. 친구들과 각자 북 버킷에 등장하는 책으로 슬로 리딩을 해보면 어떨까. 먹고살기 바빠도 가을이 가기 전 책 한 권은 읽어야 하지 않겠는가.하정민 국제부 기자 dew@donga.com}

    • 2014-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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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키, IS와 싸우는 쿠르드반군 거점 공습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4일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국제연합전선 동참국에 단합을 요청했다. 그러나 터키는 IS와 싸우는 쿠르드노동자당(PKK) 거점을 공습해 연합전선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국제연합전선 동참 21개국 군 수뇌부와 회동해 IS 공습 전략 등을 폭넓게 논의했다고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공습 작전은 장기전이 될 것이며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때로는 전진하기도 하고 후퇴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까지 전장에서 싸웠던 ‘고전적’인 적들과 전혀 다른 상대와 싸우고 있다. 이념적이기도 하고 중동지역에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정치 정세와 맞물린 상대와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군사 행동에서 연합군 간에 호흡을 맞춰달라고 당부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IS 공습을 위해 터키 내 공군기지를 사용하는 문제를 놓고 터키 정부와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터키 공군이 13일 밤 F-16과 F-4 전투기를 동원해 남동부 학카리 주에 있는 쿠르드족 반군인 PKK의 거점을 공습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터키군이 PKK를 상대로 군사작전을 벌인 것은 지난해 초 양측의 평화 협상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터키 군 총사령부는 지난주 동부를 중심으로 일어난 시위 사태 당시 치안기지 공격과 암살 사건에 연루된 장소를 공습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IS가 터키 국경 코앞까지 진격한 상황에서 IS와 싸우는 쿠르드족을 공습한 것은 터키에 골칫거리인 PKK를 없앨 좋은 기회로 봤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하정민 기자}

    • 2014-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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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3연임 성공

    남미의 대표 좌파 지도자이자 ‘제2의 체 게바라’, ‘볼리비아의 우고 차베스’로 불리는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55·사진)이 3연임에 성공했다. 가디언 등 주요 외신은 12일 볼리비아 대선의 1차 투표 출구조사 결과 좌파 사회주의운동(MAS)의 후보인 모랄레스 대통령이 61%의 지지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야권 후보인 국민통합당(UN)의 사무엘 도리아 메디나 후보는 24%에 그쳤다. 1위 후보가 1차 투표에서 득표율 50%를 넘기면 당선이 확정된다. 2006년 1월 처음 집권한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번 승리로 2020년 1월까지 14년 장기집권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헌법 개정을 통해 당초 단임제였던 대통령 임기의 연임을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2009년 12월 대선, 이번 대선에서 잇따라 승리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또 개헌을 추진해 2019년 말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볼리비아 독립 200주년인 2025년까지 집권 연장을 시도할 것이라는 의미다. 최초의 원주민 출신 대통령인 그는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났다. 7명의 형제자매 중 4명이 생후 1년을 넘기지 못했고 고교 2학년 중퇴가 학력의 전부다. 생존을 위해 코카인 원료인 코카잎을 재배하던 그는 코카잎 재배농 이익단체를 이끌다 1995년 MAS를 창당했다. 그는 지난 9년간 지속적 경제성장, 물가안정, 빈곤층 감소라는 성과를 내 국민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빈민층 및 원주민의 지지가 두텁다. 하지만 반미, 반제국주의 노선을 고수해 미국, 다국적기업, 볼리비아 보수 우파와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2008년 9월 미국과 외교관계를 잠시 중단했고 코카잎 재배를 양성화하면서 유엔 등 국제기구와도 충돌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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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질 대선 호세프 1위… 네베스와 26일 결선투표

    5일 브라질 대선에서 지우마 호세프 현 대통령이 42%의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 다만 과반을 기록하지 못해 26일 2위 아에시우 네베스 브라질사회민주당 대표와 결선투표를 치른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이날 1차 투표에서 집권 브라질노동자당의 호세프 대통령이 41.6%, 네베스 후보가 33.6%, 마리나 시우바 브라질사회당 대표가 21.3%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 여전사’로 불리며 돌풍을 일으켰던 시우바 후보는 선거자금과 고정 지지층 부족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해 3위로 밀려났다. 반면 정치 명문가 후손으로 브라질 우파의 지지를 받은 네베스 후보는 제1야당 대표다운 뒷심을 발휘해 결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전문가들은 결선투표에서도 호세프 대통령이 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차 투표에서 드러났듯 경제난 심화에도 불구하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부터 이어져온 브라질노동자당 집권에 국민 지지가 견고하다. 네베스나 시우바가 집권하면 지난 12년간 집권당이 추진한 사회복지정책이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한 호세프 측의 선거전략도 표심을 자극했다. 현재 호세프 대통령은 네베스 후보와의 양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7∼10%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다만 시우바 후보의 지지표가 네베스 후보 쪽으로 쏠릴 수 있고 과거 대선에서도 2차 투표에서 1, 2위 후보 간 격차가 줄어든 경향이 있어 호세프 대통령의 승리를 안심하긴 아직 이르다. 네베스 후보는 조부, 외조부, 아버지가 모두 유명 정치인이며 20대에 정계에 입문한 정치 엘리트다. 41세에 연방 하원의장이 됐고 1년 뒤 외조부의 뒤를 이어 미나스제라이스 주지사에 뽑혔다. 브라질 우파의 거두인 외조부 탄크레두 네베스는 1985년 대선에서 승리했으나 취임을 앞두고 갑자기 숨졌다. 네베스 후보는 하원의장이던 2001년에 대통령과 부통령이 함께 외국 순방에 나서 3일간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적이 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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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하정민]엽기 노벨상이라도 어디야

    노벨상의 계절이다. 6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7일), 화학상(8일), 평화상(10일), 경제학상(13일)을 받는 영광의 주인공이 발표된다. 문학상은 매년 목요일에 발표됐던 전례로 볼 때 9일이나 16일 수상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인류와 문명 발전에 기여한 주역을 선정하는 노벨상은 전 세계의 이목을 끈다. 그렇다면 이보다 조금 먼저 발표되는 ‘이그노벨상(Ig Nobel Prize)’은 어떨까. 엽기 노벨상, 괴짜 노벨상으로 불리는 이 상은 명칭에서 알 수 있듯 노벨상을 패러디했다. 이그(Ig)는 ‘있을 것 같지 않은 진짜(improbable genuine)’, ‘비열하고 품위 없는(ignoble)’ 같은 말에서 따왔다. 한마디로 황당하고 이색적인 연구를 한 사람에게 주는 상이다. 이그노벨상은 미국 하버드대 과학잡지인 ‘규명 불능 연구 연감(AIR)’이 선정한다. 물리 문학 평화 의학 경제 생물학 의학 수학 환경보호 사회의 10개 분야를 시상하고 하버드대 샌더스홀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는 실제 노벨상 수상자들이 상을 준다. 처음엔 우스개 연구를 하는 괴짜 학자에게 주는 상 정도로 여겨졌지만 이제 과학자라면 한 번쯤 받고 싶은 상이 됐다. 2000년 개구리 공중부양 실험으로 이그노벨상 물리학상을 받은 안드레 가임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는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을 추출해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웃자고 만든 상도 아니고 수상자 면면도 가볍게 보이지 않는다. 올해 이그노벨상 수상자들도 흥미롭다. 물리학상은 바나나 껍질의 마찰 계수를 연구한 마부치 기요시 일본 기타사토대 교수가 받았다. 그는 바나나 껍질이 작은 주머니 형태의 다당류 젤로 이뤄져 있으며 이것이 미끄러움을 일으킨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 외 ‘고양이 키우기의 정신적 위험성’ ‘절인 돼지고기 조각으로 과다 출혈 막기’ ‘지구 자장과 개의 용변 보는 방향의 상관관계’ 등 재기발랄한 과제를 연구한 팀들이 수상자로 뽑혔다. 매년 이맘때면 한국 언론에 ‘왜 우리는 노벨과학상을 못 받느냐’는 기사가 단골로 실린다. 일본이 16명의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는 사실도 빠짐없이 등장한다. 2002년 명문대 교수도 박사도 아닌 학사 출신 연구원 다나카 고이치 씨가 노벨화학상을 받았을 때 이런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다. 하지만 이그노벨상 수상자의 면면을 보면 왜 한국에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없는지 짐작할 수 있다. 국내에서 바나나 껍질이 왜 미끄러운지를 연구하겠다고 할 때 지원을 아끼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니 이 같은 과제를 연구하겠다고 나서는 학자가 나올 수 있을까. 과학자들의 대단한 업적이 실은 얼마나 사소하고 엉뚱한 물음에서 시작되는지를 이해하고 격려하는 풍토가 없다면 아무리 많은 돈을 투자해도 노벨상은커녕 이그노벨상 수상도 몽상일 뿐이다. 노벨상이 만년 남의 잔치가 되지 않게 하려면 톡톡 튀는 창의성부터 꺾지 말고 키워줘야 한다. 하지만 창의성마저 ‘교육’시킨다는 한국 풍토에서 과연 그런 날이 올까. 하정민 국제부 기자 dew@donga.com}

    • 201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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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女전사 vs 女전사… 한발 앞선 호세프, 결선땐 예측불허

    “게릴라 여전사(호세프)냐, 아마존 여전사(시우바)냐.” 5일 치러질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 집권 브라질노동자당(PT)의 지우마 호세프 현 대통령과 마리나 시우바 브라질사회당(PSB)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지금은 호세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약간 우세하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1차 투표에서 절반을 넘지 못하면 1, 2위 후보가 26일 결선투표를 치러야 한다. 이렇게 되면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게 된다. 지난달 26일 여론조사회사 다타폴랴 조사에서는 호세프 대통령이 지지율 47%로 시우바(43%)를 근소하게 앞섰다. 같은 달 15일에는 호세프가 41%로 42%의 시우바에게 간발의 차로 뒤졌다. 그 뒤 호세프 진영은 막대한 선거자금으로 정치 신인 시우바의 경험 부족을 깎아내리는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고, 퇴임 뒤에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지지 선언까지 이끌어내 간신히 역전에 성공했다. TV 광고 비용을 시우바 후보보다 5배나 더 많이 쓴 호세프 진영은 최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거리 유세 때 룰라 전 대통령을 초청해 ‘호세프=룰라의 후계자’ 이미지를 강조했다. 또 다른 여론조사회사 MDA의 지난달 29일 조사에 따르면 호세프 대통령은 결선투표에서도 47.7%의 지지를 얻어 38.7%의 시우바 후보를 앞설 것으로 관측됐다. 당초 이번 선거는 호세프의 낙승이 예상됐지만 올해 1, 2분기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브라질 경제 침체, 2014 월드컵에서 브라질의 저조한 성적 등으로 집권당 인기가 떨어져 판세가 흔들렸다. 당초 사회당의 부통령 후보였던 시우바는 8월 13일 에두아르두 캄푸스 사회당 후보가 비행기 추락사고로 숨져 갑자기 대선 후보가 됐다.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들었지만 룰라-호세프로 이어진 브라질노동자당의 12년 집권에 지친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적극 끌어냈다. 8월 말∼9월 초 조사에서는 그의 지지율이 호세프보다 10%포인트 이상 높게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막바지 선거전에서는 자금과 경험을 내세운 호세프 진영이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특히 세계 최대 가톨릭 국가인 브라질에서 개신교 신자인 시우바 후보의 지지층이 젊은 유권자에 국한돼 있는 것도 불리한 여건이다. 시우바 진영은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반발을 우려해 최근 선거 캠페인에서 ‘동성결혼 지지’ 문구를 뺐지만 장년층 유권자의 눈초리는 여전히 차갑다. 이번 대선은 대조적 이력을 지닌 두 여걸의 대결로 화제를 모은다. 한때 독재정권에 맞선 게릴라 단체에서 활동했던 호세프 대통령은 부유한 집안에서 성장하고 경제학 박사를 받은 전형적인 백인 엘리트다. 반면 아마존 정글에서 11명의 자녀 중 한 명으로 태어난 시우바 후보는 자수성가했다. 16세 때 처음 글을 배웠으며 가족 중 문맹을 벗어난 사람도 그가 처음이다. 가정부 등 허드렛일을 하며 26세에 대학을 졸업했고 환경운동가로 활동하며 젊은층의 지지를 얻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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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 대통령 오바마 “IS 죽음의 네트워크 해체시키겠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4일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 공습에 대해 “죽음의 네트워크를 해체하는 연합세력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결국에는 폭력적 이슬람 극단주의를 뿌리 뽑겠다”고 선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IS 합류자들은 전장에서 떠날 수 있을 때 떠나라”고 경고했다. 앞서 22일 전격 이뤄진 IS 공격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오랜만에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유약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도 벗었고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꿔놓았다. 미 국방부는 24일에도 시리아 동부의 이라크 접경지역과 이라크의 바그다드, 아르빌 등을 5차례 공습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동부는 IS가 이라크에서 노획한 무기를 들여가는 요충지다. BBC는 이날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 도시인 아인알아랍 인근에서도 추가 공습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넘어야 할 산은 한두 개가 아니다. 영국 등 맹방들이 시리아 공습을 주저하고 러시아는 공개 비난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균열 드러낸 강대국 국제정치 시리아 공습 직후 유엔총회로 향한 오바마 대통령은 각국 대표단을 향해 ‘국제공조’를 외쳤다. 지구촌 분쟁을 동맹국 및 협력국과의 공조로 해결해 나가겠다는 원칙은 올해 5월 오바마 대통령이 밝힌 ‘제한적 개입주의’의 핵심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공습에 중동 5개 국가가 참여한 것은 외교적 승리라고 할 수 있다. 과거 미국의 군사 개입에 반대했던 아랍 국가들은 대체로 공습을 지지하는 분위기다. 중동 맹주인 이집트마저 IS 격퇴 작전에 지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다만 전통 우방국인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은 아직도 공습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공습이 시리아 정부의 승인이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없이 이뤄졌다”며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중국이 공습 지지 태도를 밝힌 것은 미국의 위안이 되고 있다.○ 중동 내 ‘적과의 동침’ 딜레마 공습에 참여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요르단 바레인 카타르 등 수니파 5개국은 ‘적의 적’ 딜레마에 빠져 있다. IS의 약화 또는 붕괴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회생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이란-시리아-헤즈볼라(레바논 무장정파)로 이어지는 중동의 시아파 세력 연대가 더욱 강력해지는 것을 뜻한다. 아직 핵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하지 않은 시아파의 맹주 이란과 공조해야 한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이란은 IS 퇴치를 위해 가장 효과적으로 지상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나라로 꼽힌다. 미국은 ‘핵 문제와 IS 공조는 별개’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이란은 미국이 핵 협상에서 융통성을 보여준다면 IS 격퇴 전략에 협력할 수 있다고 손을 내민다. 한편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24일 미국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IS 격퇴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 간 정상회담은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이후 35년 만에 처음이다.○ 돌고 돌아 ‘전쟁 대통령 오바마?’ 오바마 대통령은 의도와 무관하게 ‘전쟁을 수행한 대통령’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IS 격퇴가 장기전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 상황에 따라선 2017년 1월 퇴임 때까지 IS와 전쟁을 치를 수도 있다. 이는 2008년 대선 레이스에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이라크전쟁, 아프가니스탄전쟁을 비난했던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정체성과 충돌한다. 그는 시리아 공습 다음 날인 23일 기자로부터 ‘이번 공습으로 전쟁 대통령(war president)으로 인식되게 생겼는데 심정이 어떠냐’는 질문을 받자 “고맙다”라고만 답했다.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하정민 기자}

    • 2014-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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