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효림

손효림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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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효림 기자입니다.

aryssong@donga.com

취재분야

2025-11-29~2025-12-29
문화 일반52%
문학/출판23%
연극13%
교육3%
무용3%
산업3%
학술3%
  • [어린이 책]일곱 개의 호주머니에 무얼 채울까

    새 옷을 입은 윌리는 일곱 개의 호주머니를 갖게 됐다. 윗도리에 3개, 바지에 4개. 호주머니에 뭘 넣을지 골똘히 생각하던 윌리는 각설탕, 손수건을 넣는다. 바닷가로 가 노란 조가비, 코르크 마개, 조약돌도 넣어본다. 집으로 온 윌리는 이들 물건을 하나하나 꺼내 아빠에게 보여준다. 호주머니를 어떻게 채울지 궁리하고 물건을 넣은 뒤 뿌듯해하는 윌리의 모습이 정감 어린 그림에 담겼다. 윌리가 할머니에게 동물 친구를 소개받는 이야기, 할머니 집으로 혼자 걸어서 가는 이야기도 있다. 새로운 상황을 마주한 아이가 하는 생각과 행동을 세밀하게 묘사해 공감을 자아낸다. 윌리가 무엇을 할지 상상해보고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떠올려보면 책장을 넘길 때마다 즐거움이 더 커질 듯하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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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프라노 김반디-윤아르나 20일 조인트 리사이틀 열려

    ‘소프라노 김반디&윤아르나 조인트 리사이틀’이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20일 오후 8시 열린다. ‘여성을 말하다 시리즈 2―여성과 문학’을 주제로 한 음악회로, 셰익스피어의 작품 ‘햄릿’에 등장하는 오필리아를 다룬다. 순수함을 지녔지만 끝내 광기로 치닫는 오필리아의 이야기를 담은 곡들과 함께 셰익스피어의 시로 만든 가곡들, 비극과 희극을 보여주는 오페라 속 두 장면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소프라노 김반디는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보스턴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민대 성악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대 성악과 및 동 대학원을 나온 소프라노 윤아르나는 프랑스 부흐라헨 컨서버토리에서 성악 및 실내악,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 피아니스트 오순영이 반주한다. 3만 원.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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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투명한 유리창에 ‘쿵’… 새들이 위험해요!

    싱그러운 숲을 힘차게 날던 황조롱이 아저씨. 무언가에 쿵 하고 부딪치며 떨어져 크게 다쳤다. 박새 아저씨도, 굴뚝새 아저씨도 똑같은 일을 겪었다. 딱딱한 하늘이 있다고 여긴 새들은 회의를 열어 중지를 모은 끝에 원인을 알게 된다. 사람들이 유리로 숲속 카페를 만든 것. 새들은 더 이상 다치지 않기 위해 돌멩이를 떨어뜨려 유리를 깨려 하지만 끄떡도 없다. 나뭇잎을 붙여도 금세 떨어져 버린다. 고민에 빠진 새들은 어떤 해결책을 찾아낼까. 유리 때문에 겪는 위험을 새들의 입장에서 실감나게 묘사해 인간이 다른 생명에게 주는 고통을 돌아보게 한다. 묵직한 주제를 발랄하게 그려내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마침내 새들이 떠올린 통쾌한 방법을 추리해 보는 재미가 읽는 맛을 더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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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서 온 관광객, 특별히 모십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8일까지 ‘2019 베트남 환대주간’을 운영한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2일 오전 8시경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베트남 관광객들을 맞이했다.(사진) 아이돌 그룹 타겟, 배우 엄현경, 베트남 전문 유튜버 체리혜리도 환영 행사에 참여했다. 베트남 환대주간에는 인천공항 입국심사장에 베트남어 안내 인력이 배치돼 베트남 관광객의 입국 수속을 돕는다. 인천공항과 김해공항, 서울 명동, 부산 광복로에 안내소도 모두 5곳 운영한다. 안내소에서는 베트남인에게 할인권 책자, 기념품을 담은 환영꾸러미를 제공하고 1330 관광통역안내전화 연결도 지원한다. 관광경찰대는 환대 캠페인 부스가 설치된 지역에 영어나 베트남어 안내가 가능한 대원을 주로 배치해 베트남 관광객의 문의를 처리할 예정이다. 베트남 관광객은 이달 21일까지 서울 롯데월드, 경기 가평군 쁘띠프랑스 등 주요 관광지를 할인된 가격으로 방문할 수 있다. 난타, 점프 공연도 20%가량 할인해 준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베트남인은 45만7818명으로 전년보다 41%나 급증했다. 올해 1∼7월에는 32만7800명이 방한해 아시아·중동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27.3%)을 나타냈다. 박정하 관광공사 국제관광본부장은 “연말에 아세안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환대주간 사업을 확대해 보다 다양한 나라 사람들이 한국을 방문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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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인터뷰]“회고록은 ‘영화에 미친 80년’… 또 영화제 위원장 합니다”

    그는 줄곧 허허벌판에 서야 했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 무언가를 만들어내야 하는 건 숙명 같았다.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BIFF) 전 집행위원장(82)의 삶은 그랬다. 1996년 BIFF를 탄생시키고 아시아 최고 영화제로 키워낸 그는 서울 예술의전당, 남양주종합촬영소, 국립현대미술관, 국악당, 독립기념관 건립 등 일일이 꼽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일을 했다. 그가 다시 도전에 나섰다. 강릉국제영화제 초대 조직위원장을 맡은 것이다. 영화제(11월 8∼14일)까지는 고작 두 달 남았다. 그는 무슨 생각으로 이를 수락한 걸까. 팔당호 바로 옆에 자리한 경기 광주시 자택에서 1일 그를 만났다. 두 개 면이 통유리로 된 서재에 들어서자 그림처럼 펼쳐진 팔당호 풍경에 탄성이 나왔다. 그는 “서울 광진구의 아파트에서 38년간 살았다”며 “이곳에 4층 건물을 지어 올해 이사했다”고 말했다. 1층은 이탈리안 식당, 2층은 카페로 임대를 주고 3층은 서재 겸 사무실, 4층은 생활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늘색 셔츠에 빨간 넥타이를 맨 그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커피를 내리고 복숭아를 깎았다. 강릉국제영화제 준비 상황을 묻자 그는 빙그레 웃으며 조용히 말을 이어갔다.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을 때도 주위 사람들이 모두 말렸어요. 이번에도 마찬가지고요. 국내에 영화제가 많아 성공하기가 쉽지 않고 실패하면 오명만 남는데 왜 하느냐고 걱정해요. 한데 강릉이란 곳을 차분히 들여다 보니 승산이 보입디다.”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강릉은 국내외 영화인들이 편안하게 쉬면서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장소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국내외 영화제 대부분은 행사가 끝나면 참석자들이 뿔뿔이 흩어집니다. 영화계 이슈에 대해 논의하고 머리를 맞댈 기회가 없어요. 강릉국제영화제에 라운드 테이블을 마련해 국내외 영화인들이 현재의 고민과 영화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영화제 속의 영화제’가 되도록 할 겁니다.” 예술총감독인 김홍준 감독(63)이 프로그램을 짜고 자문위원장인 안성기 씨(67)가 배우들의 참석을 독려하고 있다. 그는 해외 영화인을 초청하기 위해 발로 뛰고 있다. “지난주 일본에 가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만나고 왔어요. 인지도 높은 영화인들은 연간 스케줄이 다 짜여 있어 이를 비집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지만 우정을 쌓아온 이들을 중심으로 연락하고 있습니다.” 도전을 즐기는 승부사 기질을 타고난 걸까. “새로운 일을 마주하면 엔도르핀이 솟아요. 1961년 공보부(현 문화체육관광부)에 들어가 일하다 보니, 뭔가를 만들어야 하는 일이 계속 생기더라고요. 스스로에 대한 도전이기도 한데, 이뤄냈을 때 정말 뿌듯해요. 이게 반복되다 보니 도전이 삶의 일부가 돼 버린 것 같아요. 강릉국제영화제 걱정 때문에 잠을 설치지 않는지 걱정하는 분이 있는데요, 아주 잘 자고 있습니다.”(웃음) 그의 집은 손님들로 늘 북적인다. 올해 칸영화제에서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50)도 마찬가지다. “칸에서 경쟁부문 진출작을 발표하기 전날 봉 감독이 우리 집에서 밤늦도록 술잔을 기울이다 갔어요. 황금종려상 수상 직후 봉 감독에게 전화로 축하 인사를 건넸어요. 봉 감독이 ‘위원장님 댁에 다녀간 게 좋은 신호였던 것 같다’고 말해 같이 웃었지요.” 그는 한국영화가 100주년을 맞은 올해 ‘기생충’의 수상은 낭보 중의 낭보라고 반겼다. 칸, 베를린, 베니스, 모스크바 등 주요 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과 수상 연도, 감독 이름을 줄줄이 읊었다. 하지만 한국 영화가 새로운 100년을 맞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고 했다. “홍상수 김기덕 이창동 봉준호 박찬욱 감독의 뒤를 이을 만한 감독이 안 보여요. 인재 풀이 부족한 게 큰 문제입니다. 영화계도 양극화가 심해져 독립영화가 설 수 있는 자리가 사라지는 것도 걱정됩니다. 독립영화가 많이 만들어지고 상영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합니다. 예술영화 전용관을 전국에 확대해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 우려 속에서도 여성 감독들의 약진은 반가운 현상이라고 했다. 대표적으로 ‘벌새’의 김보라 감독을 꼽았다. “7월에 (명예위원장을 맡은) 말레이시아국제영화제에서 ‘벌새’를 봤습니다.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벌새’는 말레이시아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 등 3관왕에 올랐고 베를린국제영화제, 시애틀국제영화제 등에서 상을 휩쓸었다. 그는 예상치도 못한 영화인의 길을 걷게 된 것이 큰 행운이었다고 했다. 통유리 앞에 놓인 의자 세 개는 그의 영화 인생을 상징한다. 하나는 BIFF 후원사인 에르메스가 감사의 의미를 담아 특별 제작했고, 또 하나는 젊은 감독 모임인 ‘디렉터스컷’이 명예감독으로 추대해 증정했다. 나머지 하나는 그가 감독이 돼 만든 단편영화 ‘주리’(2013년)를 촬영할 때 앉았던 의자다. 그는 장편영화 감독 데뷔도 꿈꾸고 있다. “좋은 시나리오가 있다면 장편영화를 꼭 찍어보고 싶어요. 영화 만드는 게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더라고요.” 언젠가 술자리에서 배우 박중훈 씨(53)가 묘비에 뭐라고 쓸 건지 그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그는 “영화로 인해 정신없이 뛰어다니던 미친 놈 여기 누워 있다”라고 답했다. 묘비 내용을 바꿀 생각이 있는지 물었다. “박중훈 씨가 갑자기 물어보는 바람에 튀어나온 말이었어요. 저는 눈 감으면 화장해서 수목장을 할 예정이어서 묘비가 필요 없어요. 내년에 회고록을 써서 출간할 계획인데, 책 제목으로 ‘어느 미친놈의 80년’이 어떨까 싶어요. 아, ‘미친놈’이라는 말은 너무 직설적이니까 ‘어느 광인의 80년’이 좋겠네요.” 그는 작은 목소리로 말해도 정확히 알아들을 정도로 청력이 좋았다. 보청기는 물론이고 돋보기 안경도 없다. “매일 아침 인근 공설운동장에서 한 시간 정도 조깅을 해요. 서울에 있을 때는 일주일에 세 번 정도 테니스를 했는데 여기로 이사 온 후에는 테니스 코트가 없어서 못 하고 있어요. 그 대신 서울에 갈 때면 테니스를 하죠.” 집안 형편이 워낙 어려워 경기고, 서울대를 청량리에 있는 집에서 걸어서 다니다 보니 원치 않게(?) 체력을 단련한 덕분인 것 같다며 웃었다. 술은 2005년 1월 1일부터 딱 끊었다. 그는 술자리에서 참석자들과 일대일로 소주 한잔씩을 마시며 눈 맞추고 얘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술이 몇 바퀴를 돌아도 끄떡없을 정도의 두주불사(斗酒不辭)였다. “혹자는 제게 ‘술로 부산국제영화제를 만들었다. 술로 세계를 제패했다’고도 해요.(웃음) 일을 하고 사람들을 사귀는데 술이 도움이 된 건 사실이에요. 한데 나이 70이 가까워 오니 이렇게 마셔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곧바로 끊었죠.” 그는 안성기, 강수연 배우 등 오랜 우정을 나눈 이들과 계속 존댓말을 쓴다. “저보다 나이가 한참 어려도, 알고 지낸 기간이 길어도 이상하게 반말을 못 쓰겠어요. 말을 놓지 않는다고 해서 거리감이 생기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더 조심하고 예의를 지키게 되죠.” 서재 한 편에는 백남준 씨(1932∼2006)가 1988년 보낸 연하장이 액자에 담겨 걸려 있다. TV 모니터처럼 네모 칸을 빼곡하게 그려 색색의 숫자를 써 넣은 작품으로, 예술인과 그의 폭넓은 교류를 보여주는 듯했다. 그는 회고록 출간에 이어 내고 싶은 책이 많다. 서울 예술의전당, 남양주종합촬영소 등 그가 맡았던 프로젝트의 시작과 끝을 정리하고 싶다고 했다. 많은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고 지금도 도전을 반기는 것이 가능한 비결이 궁금했다. “제가 어릴 때는 대통령, 장군이 되겠다며 큰 꿈을 꾼 아이들이 많았어요. 한데 저는 워낙 어렵게 자라서인지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어요. 너무 멀리 보기보다는 일단 내게 온 기회를 붙잡아 충실하게 해내자는 생각으로 한 걸음씩 걸어왔답니다.” 그의 서재에는 영화 DVD 3000여 장과 영화, 그림 등에 대한 책 1만여 권이 있다. 영화 ‘마부’(1961년) ‘하녀’(1960년)의 복원판도 있다. 서재에는 스크린과 빔 프로젝터가 있어 영화를 볼 수 있다. 그는 매달 한 번씩 동네 이웃들과 소장한 영화 DVD를 함께 보는 ‘작은 영화제’를 열고 있다. “해외 영화제에 참석하느라 세계 곳곳을 다녔고, 영화도 진짜 많이 봤어요. 운이 참 좋았죠. 제가 쌓은 경험과 지식을 주변 사람들과 나누며 살고 싶습니다. 제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알차게 살아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 ● 김동호 씨 프로필△1937년생△경기고, 서울대 법대 졸업△1961년 공보부 입사, 문화공보부 기획관리실장, 문화부 차관(1992∼1993년)△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1996∼2010년), 영화진흥공사 사장, 서울 예술의전당 사장, 공연윤리위원회 위원장,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장,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 은관문화훈장△(현)강릉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광주(경기)=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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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을 뒤흔든 ‘인생여행’ 해 보셨나요?[광화문에서/손효림]

    마흔 살 아빠와 여섯 살 딸이 192일간 세계 여행을 떠났다. 세계 일주를 하는 이가 많은 지금, 이 여행이 눈길을 끄는 건 아빠가 1년간 육아휴직을 하고 ‘독박 육아 및 여행’을 행동에 옮겼다는 점이다. 아내는 한국에 남아 회사를 다녔다. ‘육아휴직 하고 딸과 세계 여행 갑니다’를 최근 출간한 이재용 씨 이야기다. 대부분의 맞벌이 부부가 그렇듯 이 씨 역시 딸 서윤이의 얼굴을 보는 건 많아야 하루 2∼3시간이었다. 생후 100일부터 어린이집에 맡겨졌던 서윤이는 발레, 수영, 미술 학원에 다니느라 바빴다. 어느 날 이 씨는 아이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가장 큰 행복을 놓치고 있다는 걸 깨달았고 고민 끝에 육아휴직과 여행을 선택했다. 물론 6개월이 넘는 여행은 쉽지 않았다. 서윤이가 복통에 시달려 말도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 응급실로 뛰어갔을 때, 친구들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뚝뚝 흘릴 때면 당장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서윤이가 원하는 것을 분명히 표현하며 한 뼘씩 자라는 모습을 보는 건 힘겨움을 훌쩍 넘어선 기쁨이었다. 이 씨의 선택은 이제 갓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남성 육아휴직이 개인과 가정에 미치는 신선한 파장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갈수록 다양해지는 여행 방식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우리 사회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세 살 된 아들과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겠지!’(2007년) 등을 출간한 오소희 씨는 아이를 키우느라 여행은 엄두도 내지 못했던 엄마들에게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배낭여행을 하며 자유롭게 세상을 누빈 세대였지만 엄마가 된 후 꼼짝달싹하지 못하던 이들에게 오 씨는 새로운 길을 안내해 준 셈이었다. 이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뒤에는 아빠가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도 딸과 긴 여행을 할 수 있는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환갑잔치를 여는 대신 어머니와 아들이 세계 일주를 떠나고, 미니 버스를 마련해 러시아 핀란드를 거쳐 포르투갈까지 육로로 여행한 가족도 있다. 은퇴한 아버지와 군대를 제대한 아들이 함께 길을 나서기도 했다. 집을 판 비용으로 네 살 아들을 데리고 여행한 용감한(?) 부부도 있다. 사회가 암묵적으로 요구하는 인생의 타임 테이블에 억지로 맞추지 않겠다는 이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자신에게 진짜 소중한 게 무엇인지 찬찬히 돌아보고 이를 실천하려는 움직임이 점점 활발해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타인의 시선보다는 나의 행복에 집중하고 각자 원하는 것에 맞춰 계획을 짜다 보니 여행의 방법이 다채로워지는 건 자연스러운 결과다. 그런데 왜 여행일까. 길 위에서는 오로지 한 명의 자연인으로 존재하기 때문일지 모른다. 학력, 사회적 지위, 나이는 의미가 없다. 사회가 입혀 놓은 옷은 사라지기에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파악하고 미처 몰랐던 모습도 발견하게 된다. 물론 그 길이 꼭 해외일 필요는 없다. 기간이 길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혼자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든 원하는 방식으로 움직이고 보고 느끼면 된다. 그렇게 성장은 계속된다.손효림 문화부 차장 aryssong@donga.com}

    • 2019-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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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나무숲 거닐며 심신 추스리고… 고택 머물며 솔송주도 빚고…

    혜민 스님이 마련한 마음치유콘서트에서 마음을 다독이고 운치 있는 돌담길을 걷는다. 박흥선 식품명인과 솔송주를 담그고 유현수 셰프가 만든 음식도 맛본다. 생각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일이 현실이 된다. 다음 달 열리는 ‘취향저격 마을여행단’ 프로그램으로, 참가를 원하는 사람이 사연을 보내 당선되면 이를 즐길 수 있다. 1인당 1만 원만 내면 된다. ‘취향저격 마을여행단’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협회중앙회와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가 마련한 가을 여행주간(9월 12∼29일)에 운영되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 싶다면 9월 19일 전남 담양군 삼지내마을에서 진행하는 일일 여행이 제격이다. 슬로시티로 지정된 삼지내마을은 3.6km에 이르는 고즈넉한 돌담길로 유명하다. 삼지내마을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돌담길을 따라 천천히 걷고 고택을 감상할 수 있다. 약초밥상으로 든든하게 점심식사를 한 후에는 다례 체험을 하고 대나무숲으로 이름난 죽녹원에서 상쾌한 기운을 불어넣는다. 이어 혜민 스님이 진행하는 마음치유콘서트가 열린다. 혜민 스님은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몸과 마음을 편안히 만드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9월 23, 24일 경남 함양군 개평마을에서 1박 2일간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는 솔송주를 담그고 와인밸리를 돌아본다. 고택 60여 채가 모여 있는 개평마을에서는 냇가를 따라 마을 골목을 누비며 선조들의 생활을 살펴볼 수 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애기씨’ 고애신(김태리)의 집으로 잘 알려진 조선시대 대학자 일두 정여창 선생(1450∼1504)의 일두고택도 있다. 박흥선 명인과 함께 솔잎과 송순으로 솔송주를 담그는 시간도 있다. 유현수 셰프는 솔송주에 어울리는 음식을 마련한다. 하미앙와인밸리에서는 와인으로 족욕을 하고 나만의 와인도 만든다. 강원 태백시 철암탄광역사촌(9월 17일), 충남 당진시 할매마을(9월 25일)에서도 일일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4개 프로그램의 참가 인원은 각각 30명이다. 해당 여행을 하고 싶은 이유를 적어 9월 4일까지 신청하면 된다. 2017년부터 선보인 ‘취향저격 마을여행단’은 경쟁률이 평균 10 대 1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 문체부 관계자는 “여행을 하고 싶은 사연을 검토해 참가자를 선정하기에 의미 있고 눈길을 끄는 사연을 구체적으로 적어 보낸 이들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지역별 프로그램으로 부산 산복도로 탐험, 인천 원도심 여행, 강원 지역별 역사 알기, 충남천년백제길 여행 등이 있다. 여행주간이 추천하는 전국의 캠핑장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하고 싶은 활동을 적어 보내면 3명을 선정해 캠핑카로 2박 3일 여행할 수 있는 기회도 준다. 자세한 내용은 여행주간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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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소녀의 눈물로 꽃피운 일본군 위안소의 박꽃

    ‘남태평양 추크섬 일본군 위안소가 있었던 자리에 박꽃이 핀다.’ 이 기사를 접한 저자는 일제에 끌려간 소녀들을 떠올렸다. 순이는 방직 공장에서 돈 벌게 해주고 공부도 시켜준다는 말에 몇 달간 배를 타고 추크섬에 왔다. 하지만 공장도, 학교도 없었다. 막사에서 군인들은 소녀들을 사납게 괴롭혔다. 탈출하려던 순이는 총에 맞은 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다. 그리고 고향에서 가져온 박씨를 우물가에 심는다. 하얀 무명옷을 입어 박꽃 같던 엄마를 떠올리며. 머나먼 땅에서 짓밟히고 스러져간 소녀들. 추크섬에서 피고 지는 박꽃은 어쩌면 이들의 영혼인지 모른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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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맑은 유리알 같네, 아이들이 보는 세상

    아이의 재잘거림은 그대로 시가 된다. 시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노래 부르듯 시를 읊는다. ‘밤이면/책 속에 있던/모든 시들이/잠옷을 걸쳐 입고/이불 밑으로 숨어들어./그걸 다 꿈꿀 수는 없어,/내 귀에 속삭이는/그 모든 숨겨진 단어들을/나의 아기 곰이 웅얼대는/그 모든 달콤한 노래들을.’ ‘시는 봄날의 나무 위로/제비가 돌아오는 거야,/내 코끝에/나비가 날아 앉듯이.’ 아이들의 청명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리는 듯하다. 맑고 보드랍게 펼쳐진 세상은 기분 좋은 낯섦을 선사한다. 천진함을 가득 담은 그림은 아이의 마음 같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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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화가’ 한중옥 크레파스 작품전

    크레파스만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유명한 한중옥 작가(62)가 14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아리수에서 ‘한중옥크레파스 작품전’(사진)을 연다. 제주 토박이인 한 작가는 평생 제주에서 지내며 용암석을 화폭에 담았다. 캔버스에 크레파스를 수십 번 두껍게 칠하고 칼로 벗겨내는 지난한 작업을 통해 시간의 흔적이 용암석에 빚어낸 자취를 세밀하게 그렸다. 용암석의 기이한 형태, 다채로운 색과 질감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은 때로 추상화 같은 느낌을 주며 상상력을 자극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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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불교, 女교역자 결혼 허용

    원불교가 여성 교역자의 결혼을 허용했다. 1916년 개교한 지 103년 만이다. 원불교는 지난달 최고 의결기구인 수위단회를 열고 여성 교역자 지원자가 의무적으로 내야 했던 ‘정녀(貞女)지원서’를 삭제하는 내용의 ‘정남정녀 규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고 1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원불교 여성 교역자도 남성 교역자처럼 결혼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정녀지원서는 원불교 여성 교역자가 독신으로 지내겠다고 약속하는 서약서다. 여성 교역자는 독신으로 사는 것이 불문율처럼 여겨져 왔고, 1986년 정녀지원서 제출 의무를 명시화했다. 다만 이번 개정으로 정남정녀 지원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변경된 규정에 따라 정남정녀 희망자는 승인을 받은 때로부터 42세 전까지 지원서를 제출한다. 이들이 독신 서약을 지켜 60세가 되면 정남정녀 명부에 정식으로 등록된다. 한편 원불교는 여성 교역자들이 입는 검정 치마에 흰 저고리 정복을 바꾸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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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색색깔 실처럼 엮은 관계에 관한 이야기

    서울로 전학 온 경수는 성주와 명호에게 ‘촌놈’이라고 놀림 받는다. 시험에서 일등을 한 게 문제였다. 늘 일등이던 성주의 비위를 건드린 것. 성주는 명호와 단짝이다. 보이스카우트 야영 때 가파른 산길에서 홀로 뒤처진 명호. 고민하던 경수는 구명줄을 내밀고, 머뭇거리다가 이를 잡고 걷던 명호는 초콜릿을 건넨다. 색색의 퀼트 같은 동화 8편은 다양한 관계 속에서 겪는 감정의 변화를 세밀하게 짚는다.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 공주처럼 구는 언니, 자꾸 밖으로 나가는 고양이…. 얄밉고 때로 분통이 터지지만 작은 일을 계기로 마음이 스르르 풀리는 과정이 공감을 자아낸다. 쌍둥이 언니가 생일날 심장 수술을 받게 되자 아빠와 마당에 감나무를 심는 ‘생일 나무’, 인쇄소 운영이 어려워져 핼쑥해진 아빠가 만든 방패연을 날리며 아빠에게 용기를 달라고 기원하는 ‘할아버지 저예요’에서는 속 깊은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표제작 ‘마법에 걸린 방’에서 입양된 소녀는 벽지에 그린 나무가 살아나 이야기를 나누고, 알에서 깨어나 자라는 새를 보며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연다. 서로의 어깨에 기대고 손을 잡아주는 이들이 포근한 그림에 담겼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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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충·사선문화제, 내달 20일 임실-전주서 사흘간 열려

    소충·사선문화제(위원장 양영두)가 다음 달 20일부터 사흘간 전북 임실군 사선대 광장과 전주 일원에서 열린다. 첫날인 20일에는 전주한옥마을에서 풍년맞이 무사고 기원 길놀이 공연을 시작한다. 21일에는 사선루각에서 사신선녀 신위제를 지낸다. 국악 공연을 펼치고 사선가요제 본선도 이어진다. 22일에는 호남좌도농악전국경연대회가 열리고 소충·사선문화상 시상식이 개최된다. 제33회 사선녀 선발 전국대회 참가 접수는 이달 30일까지 진행한다. 소충·사선문화제는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인 박준승 선생 및 구한말 의병 활동을 했던 정재 이석용 의병장과 28인의 충절을 기리며 소충사에서 제례를 지내는 소충제와 하늘에서 사선녀(四仙女)가 내려왔다는 전설을 바탕으로 한 사선제를 합친 축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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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바 뛰고 용돈 모아… 한류체험 꿈 이뤘죠” 한국 찾은 프랑스 고교-대학생 90명

    “보자기!” 프랑스 학생들이 우리말로 또렷하게 외치는 소리가 6일 서울 종로구 한국관광공사 K스타일 허브에 울려 퍼졌다. 패션 디자이너 이효재 씨가 연분홍색 보자기를 펼쳐 보이며 “이걸 뭐라고 하죠”라고 묻자 이렇게 답한 것. 프랑스에서 온 고교생 및 대학생 90명은 빨간색, 연두색, 자주색 등 다양한 색상과 크기의 보자기를 이 씨가 댕기, 가방, 모자, 숄로 만들어 주자 연신 탄성을 자아냈다. 박수도 수시로 쏟아졌다. 20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이들은 한국관광공사가 이날 마련한 보자기 수업, 한식 맛보기, 한복 입기, 가요 프로그램 방청 등을 한 뒤 나머지 기간은 자유롭게 여행한다. 관광공사는 프랑스에서 한류 체험 희망자를 모집했고, 이들은 각각 여행비를 마련해 한국에 왔다. 낭트, 엑상프로방스 등 프랑스 곳곳은 물론이고 프랑스령인 폴리네시아의 타이티섬, 아프리카 남동쪽 바다에 있는 레위니옹섬에서 온 학생도 있었다. 이들은 잡채, 불고기를 젓가락으로 집어 먹으며 음식을 담아온 그릇을 깨끗이 비웠다. 대학생 오펠리 캉베 씨(18)는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4년간 용돈을 모으고 초등학생 돌보미, 맥도널드 아르바이트도 각각 6개월가량 했다. 그는 “인터넷에서 한국 드라마, 음식을 접하며 프랑스와는 다른 풍경과 문화에 매료됐다”며 “한국에 오는 꿈을 이룬 만큼 경복궁, 창경궁 등 서울의 궁궐을 모두 보고 부산, 속초에도 꼭 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대학에서 한국어 수업도 들은 그는 “여행하면서 한국어를 많이 사용해 보고, 한국인의 일상생활도 속속들이 살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엄마, 형과 함께 온 대학생 에반 부르도 씨(21)는 베레모처럼 만든 자주색 보자기를 쓰고 싱글벙글 웃었다. 그는 “케이팝을 듣고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자라 한국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졌다”며 “동대문시장, 전쟁기념관, 인천, 설악산 등 가고 싶은 곳이 진짜 많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한복을 입고 부채로 더위를 식히며 청계천을 돌아보기도 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프랑스인은 10만여 명으로, 연평균 5.6% 증가하고 있다. 프랑스인은 체류 기간도 평균 11.2일로 비교적 길다고 관광공사 측은 설명했다. 김영희 관광공사 한류관광팀장은 “프랑스는 유럽 한류의 중심지로, 2011년 한류 체험 희망자를 처음 모집한 후 해마다 참가자가 늘어나고 있다. 캐나다, 카자흐스탄에서도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대상 국가들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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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서양 철학 교수의 美 대학 불교 강의

    미국 미네소타주립대 철학과 교수인 저자가 2007년 개설해 10년 넘게 진행하고 있는 불교철학 강의를 풀어 썼다. 24개의 에세이에서 학생들과 묻고 답하는 과정을 통해 깨달음, 윤회, 열반, 자비 등 불교의 주요 개념을 설명한다. 기독교 전통이 강한 ‘바이블 벨트’에 자리 잡은 대학에서 이방인이 영어로 진행하는 불교 강의에 학생들은 호기심을 보인다. 서양 현대철학을 공부한 그가 불교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게 된 건 대학원생인 아내가 바빠, 그가 조교수직을 휴직하고 쌍둥이를 전담해 키운 경험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쌍둥이 기저귀를 7000장 정도 갈았을 때 온몸에 즐거운 전기 자극이 오는 걸 느꼈다. 2박 3일 정도 계속됐는데 그때 ‘깨쳤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쌍둥이 기저귀 갈이가 스님들이 수행에 집중하는 ‘용맹정진’과 비슷했다는 것. 도발적이고, 기독교인이라면 당연히 할 법한 학생들의 질문을 능숙하게 요리해 나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상대성이론을 비롯해 서양 철학과 연결지어 불교를 설명하는 데 귀 기울이다 보면 체계적으로 불교를 이해하게 된다. 거침없는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강의실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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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80 어울려 소통의 ‘청춘음악다방’

    광주 서구 발산마을에서는 올해 4월부터 한 달에 한 번 어르신과 청년들이 모여 노래를 부르는 ‘발산할매 청춘음악다방’이 열리고 있다. 청년 디제이가 ‘내 나이가 어때서’ ‘사모곡’ ‘동반자’ 등을 골라 믹싱하고 가사를 일부 바꿔 함께 부른다. 갖가지 색의 빛을 뿜어내는 미러볼까지 돌아가며 흥겨운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이 순간을 사진으로 촬영해 앨범을 만들고 개사한 노래를 모아 ‘발산할매 메들리’도 만든다. 김임순 씨(78)는 “좋아하는 노래를 청년들과 신나게 부르고 우리만의 메들리를 만드니 젊어지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원연합회가 2005년 시작한 어르신 문화 프로그램 ‘문화로 청춘’이 여러 세대가 소통하고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데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어르신들이 생활 가까이에서 문화예술을 즐기도록 하기 위해 마련한 이 프로그램은 △어르신 문화예술교육 △어르신 문화예술동아리 △찾아가는 문화로 청춘(공연 개최) △어르신& 협력 프로젝트(청년, 어린이와 함께하는 문화예술활동)로 구성된다. 올해 전국에서 311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3293개 프로그램이 운영됐고 참여한 어르신은 11만3529명에 이른다. 부산 영도구에서는 청년들이 해녀의 삶을 조사한 후 해녀 체험 프로그램과 관련 축제를 만드는 ‘영도 해녀들의 인어발자국’을 진행하고 있다. 청년들은 나날이 줄어가는 해녀들의 생활과 이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해녀 캐릭터를 만들고 해녀 문화를 지역 축제와 연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해녀 이정옥 씨(64)는 “영도 해녀에 대한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 특색 있는 지역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마을지도 만들기, 자서전 쓰기, 뉴스 제작하기, 하모니카 연주하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김태웅 한국문화원연합회장은 “어르신들과 젊은이들이 자주 만나 함께 문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세대 간 갈등이 줄어들고 노년 생활이 즐거워지는 것은 물론 지역별 문화 콘텐츠도 풍성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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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1인당 국내여행 평균 7번… 96만원 지출

    지난해 우리 국민은 1인당 국내 여행을 평균 7번 하고 여행비로 96만 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만 15세 이상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국민여행조사’ 결과 89.2%가 국내 여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1인당 평균 국내 여행 횟수는 6.9회였고 여행일수는 12.4일이었다. 연간 여행 지출액은 95만9000원으로, 회당 14만2000원이었다. 지출 항목은 음식점비(39.2%) 비중이 가장 컸고 이어 교통비(26.7%) 숙박비(11%) 쇼핑비(9.4%) 문화재·공연·스포츠·오락활동비(6.4%) 순이었다. 여행지로는 강원도(15.4%)의 인기가 제일 높았다. 2위는 경기도(13.5%)였으며 경남(11.2%) 전남(10%)이 뒤를 이었다. 여행을 다녀오지 않은 이들은 그 이유로 ‘시간이 없어서’(64.8%)라고 답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가족, 친구와 시간을 맞추기 어렵고, 함께 여행할 사람이 없거나 여행 경비가 부족하다는 답변도 나왔다. 한편 응답자의 22.4%가 해외여행을 했고, 1회 평균 지출액은 119만5000원이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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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가 인정한 서원-사찰들…文대통령 “한국 관광 활성화하자”

    경북 영주 소수서원,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경주 옥산서원….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6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서원들이다. 이들을 포함해 전북 정읍 무성서원, 충남 논산 돈암서원 등 모두 9곳이 등재됐다. 지난해에는 통도사(경남 양산시) 부석사(경북 영주시) 선암사(전남 순천시) 등 7개 사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이들 서원과 사찰은 아름다움과 역사성을 두루 갖추고 있어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에게도 매력적인 관광지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수보회의에서 수출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방법으로 관광 활성화를 꼽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관광수지 적자가 132억 달러에 달했다”며 “국내에도 한류붐과 함께 세계문화유산 등 좋은 관광 상품이 많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우리 경제를 살리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콘텐츠도 풍성해지고 있다. 보령머드축제, 안동국제탈춤축제, 진주남강유등축제, 김제지평선축제, 화천산천어축제는 개막 날짜를 손꼽아 기다리며 찾아오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류 콘텐츠가 한국 관광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지는 오래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달 137개국 2만 2272명의 외국인을 대상으로 ‘방탄소년단(BTS) 발자취를 따라 가고 싶은 한국 관광명소 톱 10’ 투표를 한 결과 앨범 재킷 촬영 장소인 강원 강릉시 주문진해수욕장 향호해변 버스 정거장이 1위로 꼽혔다. 부산 다대포해수욕장, 전남 담양 메타세콰이어길이 뒤를 이었다. 김홍기 한국관광공사 국내관광실장은 “권역별 테마 여행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매력적이지만 덜 알려진 관광지를 발굴해 관광객이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또다시 방문하도록 만드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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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기 180종 빌려 드려요”… 오산 ‘소리울도서관’ 22일 문 열어

    악기를 빌려주는 도서관인 ‘소리울도서관’이 경기 오산시에 22일 문을 연다. 소리울도서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연면적 2995m²(약 906평)이다. 오카리나, 기타, 바이올린 등 180여 종의 악기 1000여 대를 갖췄다. 홈페이지에서 예약한 오산시민에게 악기별로 소정의 대여료를 받고 빌려준다. 음악 전문 서적과 악보를 포함해 책 2만여 권이 있다. 악기 전시 체험관과 연주홀, 음악동아리실, 녹음실, 연습실 등으로 구성됐다. 시민참여학교, 청소년 만능뮤지션기획단, 음악동아리 활동, 악기 실기강좌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주말 상설 프로그램인 ‘음악이 흐르는 도서관’ 콘서트도 진행한다. 악기 대여는 소리울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연습실과 음악동아리실 등의 대관은 오산백년시민대학에서 예약할 수 있다. 도서관 운영은 23일부터 시작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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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상여를 두는 ‘곳집’… 귀신이 나타난다고?

    호철이는 어둑어둑해지자 엄마가 밭에서 소를 몰고 오라고 심부름을 시키는 게 싫다. 상여를 두는 ‘곳집’을 지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귀신이 나타날까 봐 온 몸이 쪼그라든다. 영택이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마을 사람들이 모여 장례를 치른다. 염하는 순서, 상여의 구조와 의미 등 전통 장례에 대해 어른들이 자세히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골 마을에서 아이들은 떠들썩하게 장난치며 쑥쑥 자라고, 마을에 초상이 나면 함께 장례를 치르는 풍경을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세밀하게 그렸다. 삶과 죽음이 멀리 떨어져 있는 별개의 것이 아님을 찬찬히 생각해 보게 한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9-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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