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7일(현지 시간) 오전 미국 뉴욕시 퀸스 롱아일랜드시티의 한 도로변. 휴일을 맞아 구름 같이 몰려나온 시민들이 길가에서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이들의 눈앞에서 달리던 사람들은 응원하는 시민들에게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화답을 했다. 이날 뉴욕시에서는 세계 메이저 마라톤 대회 중 하나로 꼽히는 뉴욕 마라톤이 2년 만에 열렸다. 뉴욕시 남쪽 스태튼 아일랜드에서 출발해 5개 자치구(borough)를 모두 통과한 뒤 맨해튼 센트럴파크로 골인하는 코스였다. 결승선이 마련된 센트럴파크도 오전부터 구경 나온 시민들이 길가를 가득 메웠다. 이곳은 전날부터 차량 진입을 통제하기 위해 가드레일이 일제히 깔렸다. 시민들은 지칠 대로 지친 참가자들에게 “조금만 더 힘을 내시라”며 힘찬 격려를 보냈다. 50회째를 맞는 뉴욕 마라톤은 작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의 여파로 열리지 못 했다. 원래부터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한바탕 축제 분위기에서 열리지만 작년을 건너뛰었다는 이유로 올해는 더 특별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길거리에는 대회 개최를 축하하기 위한 컨페티(종이로 만든 꽃가루)가 가득 쌓였고 코스 길목마다 라이브 밴드 음악이 곁들여지며 구경나온 시민들도 행사를 실컷 즐겼다. 이들은 마라톤에 참가한 지인들 뿐 아니라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박수를 치며 레이스를 격려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많은 뉴욕시민들에게는 올해 마라톤이 팬데믹으로부터 도시가 회복해나가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물이 됐다”고 보도했다.다만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참가자를 평소보다 약 40% 적은 3만 명 정도로 제한했다. 참가자들은 몇 개 그룹으로 오랜 시간 분리된 채 레이스를 펼쳐야 했고, 도착지점 등에 모인 관중 수도 예전보다 적은 수준으로 유지됐다. 하지만 참가한 시민들이나 응원 나온 사람들 모두 축제 분위기를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의료 자원봉사를 나온 병원 응급실 레지던트 리키엘 러바인 씨는 NYT에 “세상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 같다. 매우 흥분된다”면서 “이 도시가 다시 한 데 모여 교류하는 것을 보니 정말 좋다”고 말했다. 브루클린 지역에서 흥겨운 음악을 선사한 어느 음악 DJ는 달리던 마라토너들에게 “우리는 당신들을 너무 그리워했다. 우리가 돌아왔다”고 외쳤다. 올해 처음 뉴욕 마라톤을 완주한 어맨다 장 씨(27)도 골인 지점을 통과하며 느꼈던 흥분을 감추지 못 했다. 그는 “관중들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며 “킴 카다시안(헐리우드 모델)이 레드카펫에서 모두가 환호할 때 이런 느낌을 받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마라톤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장녀 첼시 클린턴(41)도 참가해 화제를 모았다. 결승 지점인 센트럴파크에는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나와 딸의 완주를 축하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인근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의 유명 쇼핑몰인 아메리칸드림몰. 화장품과 식료품 등 한국 소비재 상품을 미국인들에게 소개하기 위한 ‘K-라이프스타일 미국’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한국 화장품을 체험하던 흑인 여성 크리스티나 씨는 “한국 스킨케어 제품을 5, 6년 전부터 애용해왔다. 미국 화장품보다 좋다”고 했다. 온라인숍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자신이 판매할 한국 화장품들을 둘러보기 위해 이 전시장을 찾았다고 했다. 코트라(KOTRA) 북미지역본부가 주최한 이 행사에는 뷰티, 식품, 패션 등 53개 소비재 기업의 미국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 뉴욕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열린 한국 제품 전시회다. 이날 K팝 댄스 경연, 패션쇼, 태권도 시범, 국악 공연 등 한국을 알리기 위한 부대 행사들도 함께 열렸다. 행사장에서 1시간 넘게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여성 재케타 씨는 “다양한 브랜드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고, 직원들이 제품에 대한 설명도 잘해줬다”면서 “실제로 아마존으로 제품 몇 개를 주문했다”고 말했다. 전시 부스에서 설명을 맡은 한 한국인 직원은 “K뷰티에 대한 현지의 관심이 요즘 들어 더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공동 기획한 아메리칸드림몰의 폴 거메지안 이사는 “지금까지 이 몰에서 열린 아시아계 이벤트로는 가장 큰 규모다. 여기 전시된 한국 상품들은 ‘월드 클래스’(세계적인 수준)”라며 한국인의 힘과 독창성을 미국인에게 보여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드라마 ‘오징어게임’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은 지금이 한국 소비재를 알리는 데 가장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스트러더퍼드=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저 같은 바이어는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이 한국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5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뉴저지주 최대 쇼핑몰 중 하나인 아메리칸드림몰. 이곳에선 화장품과 식료품 등 한국 소비재 상품을 미국인들에게 소개하기 위한 ‘K-라이프스타일 미국’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부스마다 다니면서 화장품을 체험하던 흑인 여성 크리스티나는 “한국 스킨케어는 5, 6년 전부터 애용해왔다”면서 “종류가 다양하고 솔직히 미국 화장품보다도 좋다”고 말했다. 온라인샵을 운영하고 있는 크리스티나는 자신이 판매할 한국 화장품들을 둘러보기 위해 이 전시장을 찾았다. 이날 행사장에는 그밖에도 많은 바이어들이 눈에 띄었다. KOTRA 북미지역본부가 주최한 이 행사에는 뷰티, 식품, 패션 등 53개 소비재 기업의 미국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 뉴욕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열린 한국 제품 전시회다. 행사장에서 1시간 넘게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여성 제퀘다 씨는 “다양한 브랜드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고, 직원들이 제품에 대한 설명도 잘 해줬다”면서 “실제로 아마존으로 제품 몇 개를 주문했다”고 말했다. 전시부스에서 설명을 맡은 한 한국인 직원은 “K-뷰티에 대한 현지의 관심이 요즘 들어 더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유동인구가 많은 대형 쇼핑몰 내부에서 열려 더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었다. KOTRA와 함께 행사를 공동 기획한 아메리칸드림몰(ADM)의 폴 거메지안 이사는 “지금까지 이 몰에서 열린 아시아계 이벤트로는 가장 큰 규모”라며 “여기 전시된 한국 상품들은 ‘월드 클래스’(세계적인 수준)다. 이곳에서 한국인의 힘과 독창성을 미국인들에게 보여주게 돼 감사하다”고 밝혔다. 쇼핑몰을 개발한 트리플 파이브 월드와이드의 아시아지역 총괄책임 로라 데스와트도 “이번 행사는 팬데믹으로 휴업한 뒤 우리 몰에서 개최하는 첫 대규모 행사”라며 “오징어게임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은 지금이 한국 소비재를 알리는데 가장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행사장에서는 K팝 댄스 경연, 패션쇼, 태권도 시범, 국악 공연 등 부대행사들도 함께 열였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최근 미국 뉴욕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에릭 애덤스 당선인이 첫 3개월치 급여를 비트코인으로 받겠다고 밝혔다. 당선되자마자 미국 내 ‘가상화폐 허브’가 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애덤스 당선인은 4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내가 시장이 되면 나의 첫 3개월 급여를 비트코인으로 받겠다”며 “뉴욕시는 가상화폐 산업을 비롯해 빠르게 성장하는 혁신 산업들의 중심이 되겠다. 기다려라”라고 적었다. 이 트윗은 2일 역시 재선에 성공한 프랜시스 수아레스 마이애미 시장이 남긴 트윗의 답글 형태로 올라왔다. 수아레스 시장은 이 트윗에서 “다음 월급을 100% 비트코인으로 받겠다”고 선언했는데 애덤스 당선인은 한술 더 떠서 3개월치를 받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는 최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가 가상화폐에 대한 각종 지원책을 펼치며 치고 나가자 뉴욕이 뒤늦게 ‘가상화폐의 수도’ 자리를 놓고 경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애덤스 당선인은 전날인 3일에도 블룸버그 라디오에 출연해 수아레스 시장과 “우호적인 경쟁”을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마이애미시가 도입한 ‘마이애미 코인’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 뉴욕도 비슷한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또 뉴욕시의 가상화폐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무엇인지도 들여다보겠다고 약속했다. CNBC방송에 따르면 마이애미는 공격적인 정책으로 이미 가상화폐 경쟁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스타트업과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이에 호응해 본사를 마이애미로 옮기거나 새로 지사를 열고 있다. 수아레스 시장은 올 초에 시민들이 가상화폐로 세금을 내고, 공무원들도 가상화폐로 월급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계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북한이 매년 20개 이상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우라늄 생산 능력을 갖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는 최근 이런 내용의 연구 보고서를 내놨다. CISAC는 황해도 평산 지역에 있는 우라늄 광산 단지의 시설과 장비를 위성사진으로 분석하고 2017~2020년 삼림 벌채 수준 등 토지 이용의 변화 양상을 추적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원래 북한의 연간 우라늄 광석 채굴량이 3만 t이지만 실제 채굴 역량은 최대 36만 t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북한이 연간 최대 340kg의 고농축 우라늄을 얻을 수 있는 옐로케이크(우라늄 광석에서 불순물을 제거한 농축 원료)를 처리할 수 있다는 뜻으로, 매년 핵폭탄 20개 이상을 만들 수 있는 양에 해당한다. 지금까지 미군은 북한이 1년에 6개 정도의 핵폭탄 제조 역량을 갖췄다고 추정해 왔다. 보고서 저자는 “북한은 자신들이 가진 역량의 10분의 1 또는 20분의 1만을 사용하고 있다”며 “왜 그러는지가 큰 의문점”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북한이 옐로케이크 처리량을 늘리더라도 영변 핵시설의 우라늄 농축 역량이 제한돼 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다만 연구진은 자신들의 분석이 위성사진에만 의존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현 대북 제재를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을 재차 밝히며 북한에 대화를 촉구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 제재 완화를 담은 결의안 초안을 제출한 것에 대해 “우리는 대북 제재 체제에 계속 전념하고 있다. 모든 유엔 회원국들에게 제재 의무를 준수할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최근 대북 제재를 일부 완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 초안을 유엔에 제출한 상태다. 프라이스 대변인의 언급은 이런 제재 완화 요구를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북한과 지속적이고 진지한 외교를 계속 추구한다”면서 “북한이 도발을 삼가고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의 목표는 여러 번 밝힌 대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며 “우리는 북한에 대해 적대적 의도가 없다”고 설명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북한 등 특정 정부와 근본적인 이견이 있을 때도 그 나라 주민들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고려한다”면서 “우리는 북한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우려한다”고 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약 2년간의 경기부양 기조를 접고 통화정책 정상화의 첫 스텝을 밟았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부터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테이퍼링)해 나갈 계획이다. 3일(현지 시간)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작년 12월 이후 경제에서 연준의 목표를 향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는 것을 고려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연준은 11월부터 월간 자산 매입 규모를 국채 10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MBS) 50억 달러 등 모두 150억 달러씩 줄여 나가기로 했다. 연준은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제로 수준(0.0∼0.25%)으로 낮추고 매월 국채 800억 달러와 MBS 400억 달러 등 120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며 시장에 돈을 풀어 왔다. 이제는 이 규모를 차츰 줄여 내년 6월까지는 자산 매입 규모를 ‘0’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다만 11, 12월에 각각 150억 달러 줄인 뒤 경기 상황을 보고 테이퍼링 속도를 결정하기로 했다. 연준이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공식 선언함에 따라 앞으로 미국의 경기회복 속도가 빠르고 인플레이션 압력도 계속된다면 연준은 자산매입을 완전히 종료하고 정책금리를 본격적으로 올릴 가능성이 높다. ○ 통화정책 정상화 첫걸음연준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제로 금리와 양적완화(유동성 공급)라는 2가지 비상수단을 동시에 강행하는 초강수를 뒀다. 시장 금리를 낮게 유지해 소비와 투자를 유도하고 이에 더해 인위적으로 돈을 꾸준히 풀면서 충격에 빠진 경제를 소생시키겠다는 목적이었다. 중앙은행의 이런 긴급 처방은 재정지출 확대, 백신 보급 등과 맞물려 상당한 정책 효과를 냈다. 이제는 오히려 경기 과열과 인플레이션, 수요 급증에 따른 공급난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백신 접종과 정책 지원으로 경제활동 지표가 계속 강화되고 있다”며 “수급 불균형과 경제 재가동 등이 일정 부문에서 상당한 가격 상승을 일으켰다”고 진단했다. 최근의 자산 가격 급등도 연준이 돈줄을 죄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요즘 미국 집값은 유동성 확대와 주택 수요 증가로 역대 최고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증시 역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연준의 출구전략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되면 미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달러화 가치가 오르고 신흥국에서 자금 이탈이 일어나며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 시장은 이제 금리인상 시기에 관심 테이퍼링이 시작됨에 따라 이제 시장의 관심은 연준의 다음 스텝인 금리 인상 시기에 쏠리고 있다. 자산 매입을 종료하고 나면 연준은 내년 중반쯤 경제 상황에 따라 본격적인 금리 인상 채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은 일단 금리 인상 자체에는 선을 긋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오늘 테이퍼링을 시작하는 것이 금리 인상에 대한 직접 신호는 아니다. 지금은 금리를 올릴 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금리 인상을 위해서는 고용 등의 경제지표가 더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준의 테이퍼링 개시 선언으로 한국은행도 이달 2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은은 8월 시작한 선제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내년 초반까지 유지하면서 연준의 향후 긴축 움직임을 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가 일시적이라는 기존 입장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연준은 성명에서 “인플레는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들을 반영해 상승했다”고 밝혔다. 그간 인플레는 ‘일시적인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표현한 것에 비해 다소 후퇴한 것이지만 그래도 물가 상승 국면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엔 변함이 없었다. 이에 대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 폴 애슈워스는 “여전히 비둘기파(통화 완화주의자)들이 연준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의 이런 입장은 테이퍼링에 따른 금융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안전장치라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여전히 내년 6월 테이퍼링 종료와 함께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내년 말까지 1∼4차례의 금리인상을 전망하고 있다. 유동성 공급 속도를 늦추겠다는 연준 결정에도 이날 뉴욕 증시는 “시장에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해석이 나오며 3대 지수가 동반 상승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미국이 작년 초부터 거의 2년 동안 이어진 경기부양 기조를 접고 통화정책 정상화의 첫 스텝을 밟았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일(현지 시간) 이달부터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테이퍼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작년 12월 이후 연준의 목표를 향한 경제의 상당한 진전을 고려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연준은 11월부터 월간 자산 매입 규모를 국채 10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MBS) 50억 달러 등 모두 150억 달러씩 줄이기로 했다. 연준은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경기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제로 수준(0.0~0.25%)으로 낮추고 매월 국채 800억 달러와 MBS 400억 달러 등 120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며 시장에 돈을 풀어 왔다. 이제는 이 규모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가 내년 6월까지는 자산 매입 규모를 ‘0’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다만 11월, 12월에 각각 150억 달러씩 줄인 뒤 경기 상황을 보고 테이퍼링 속도를 확대 또는 축소할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연준의 이번 조치는 지금까지의 양적완화식 경기부양이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백신 보급 등과 맞물려 상당한 정책 효과를 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제는 오히려 경기 과열과 인플레이션, 수요 급증에 따른 공급난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이르렀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팬데믹과 연관된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 경제 재가동 등이 일부 부문의 상당한 가격 상승을 일으켰다”고 진단했다. 예상보다 빠른 경기 회복이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실제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5%를 넘어서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최근 자산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도 연준이 돈줄을 죄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요즘 미국 집값은 유동성 확대에 더해 팬데믹으로 인해 좋은 집을 가지려는 수요마저 늘어나면서 역대 최고 상승률을 보이고 있고, 증시 역시 매일 같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테이퍼링이 공식 개시됨에 따라 이제 시장은 연준의 다음 스텝인 금리 인상이 언제 단행될지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만일 미국의 경기회복 속도가 충분하고 인플레이션 압력도 내년에도 계속 이어진다면 연준은 내년 중반쯤 자산매입을 완전히 종료하고 2년 넘게 제로 수준에 머물러 있는 정책금리를 올리는 결정을 할 공산이 크다. 또 연준이 출구전략에 예상보다 속도를 낼 경우 미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이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달러화 가치 상승으로 신흥국에서 자금 이탈이 일어날 수 있고, 이에 대응해 각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가계 및 기업의 부채 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2013년 연준의 테이퍼링 때는 신흥국 통화가치가 크게 흔들리고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는 등 ‘긴축 발작’으로 불리는 큰 충격이 있었다. 하지만 연준은 일단 금리를 올리는 것 자체에는 선을 긋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 테이퍼링을 시작하는 것이 금리 인상에 대한 직접적인 신호는 아니다”면서 금리 인상을 위해서는 고용 등 경제지표가 더 개선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따라서 작년 3월 이후 20개월 동안 동결돼 온 제로 금리는 앞으로도 최소 몇 달 동안은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기존의 입장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연준은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들을 반영해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인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표현한 것에 비하면 다소 후퇴한 것이지만 그래도 물가 상승 국면이 장기화되진 않을 것이라고 보는 기본 시각 자체는 변함이 없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 폴 애시워스는 CNBC방송에서 “연준은 아직 인플레 상승을 대체로 일시적인 것이라고 주장한다”면서 “이는 여전히 비둘기파(통화 완화주의)들이 연준의 주도권을 잡고 있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연준의 이런 입장은 테이퍼링으로 인한 금융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장치라는 해석도 많다. 2013년 같은 충격의 재발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의 여지를 주는 발언을 최대한 자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여전히 내년 6월 테이퍼링 종료와 함께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내년 말까지 1~4차례의 금리인상을 전망하고 있다. 금리인상에 거리를 두는 듯한 연준의 발언이 알려지며 이날 뉴욕 증시는 3대 증시가 모두 일제히 올라 또다시 동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0.29% 오른 36,157.58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65%, 1.04% 오른 채 마감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이 공화당 내 차기 대선 주자들 가운데 지지율 면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최근 하버드대 미국정치학센터와 여론조사기관 해리스의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지지층과 무당파 중 47%의 지지를 받았다고 2일 보도했다. 2위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로 이보다 훨씬 낮은 10%의 지지를 받았고,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9%로 3위를 차지했다. 19%는 지지하는 주자를 꼽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6∼28일 유권자 157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하지 않는다고 가정했을 때는 펜스 전 부통령이 23%로 디샌티스 주지사(21%)를 간신히 앞섰다.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이 12%로 3위에 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직 명확하게 출마 선언을 하진 않은 상황이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그가 2024년 차기 대선에 도전장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더힐은 “최근의 비슷한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경선에 참여할 경우 압도적인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결과가 많았다”고 보도했다. 차기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나서서 디샌티스 주지사와 맞붙을 경우 40% 대 42%로 근소하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리스 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과 대선에서 만나면 41%로 동률을 이룰 것으로 조사됐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내 차기 대선 주자들 가운데 지지율 면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최근 하버드대 미국정치학센터와 여론조사기관 해리스의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지지층과 무당파 중 47%의 지지를 받았다고 2일 보도했다. 2위는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로 이보다 훨씬 낮은 10%의 지지를 받았고,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9%로 3위를 차지했다. 19%는 지지하는 주자를 꼽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하지 않는다고 가정했을 때는 펜스 전 부통령이 23%로 드샌티스 주지사(21%)를 간신히 앞섰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주)는 12%로 그 뒤를 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직 명확하게 출마 선언을 하진 않은 상황이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그가 2024년 차기 대선에 도전장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더힐은 “최근의 비슷한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경선에 참여할 경우 압도적인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결과가 많았다”고 보도했다. 한편 차기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나서서 드샌티스 주지사와 맞붙는 경우 40% 대 42%로 근소하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해리스 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과 대선에서 만나면 41%로 동률을 이룰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유권자 1578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6~28일 시행됐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증시가 공급망 위기와 중앙은행의 긴축 움직임에도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주가의 바로미터인 기업실적이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일(현지 시간)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테이퍼링)하면서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돈줄을 죄는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연준의 통화 긴축은 기본적으로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데다 인플레이션과 구인난 등의 우려도 남아있어 향후 금융시장의 향배는 안개 속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0.39% 오른 36,052.63으로 마감됐다. 이로써 다우 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 36,000 고지를 밟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37% 오른 4,630.65에, 나스닥 지수는 0.34% 오른 15,649.60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는 3거래일 연속으로 계속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미국 경제는 최근 물류대란과 기업들의 인력난, 인플레이션 우려로 3분기 성장률이 급감하는 등 큰 위기에 빠져 있다는 분석이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탈출하며 급증하는 소비 수요를 기업들과 공급망이 감당해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그럼에도 증시가 계속 뜀박질을 하는 것은 이런 수요 증가가 결국 기업 이익에 도움이 되고 경제 활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판단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로이트홀드그룹의 짐 폴센 최고투자전략가는 CNBC방송에서 “많은 기업들이 공급망 제약이 문제라고 경고하지만 대부분은 가격을 올리고 건강한 수요를 충분히 활용해 매출을 늘릴 수 있었다”며 “이익이 떨어질 것이라는 공포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날 제약회사 화이자는 예상보다 높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4.1% 올랐고 듀퐁(8.7%), 에스티로더(4.1%) 등도 같은 이유로 급등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이날까지 실적 발표를 마친 S&P 500대 기업 중 83%가 월가의 전망치를 넘어서는 실적을 내놨다.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분석 결과 S&P 500 지수는 1936년 이후 11월에 평균 1.1%, 12월에 평균 2.3% 각각 상승했다. 특히 마지막 달인 12월에는 지수가 상승하는 경우가 80%가 됐다. 연준은 2일부터 이틀 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3일 오후 통화정책방향을 발표한다. 월가는 연준이 이날 자산매입 규모의 축소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은 지난해 3월 정책금리를 제로 수준(0.0~0.25%)으로 낮추고 매월 1200억 달러에 이르는 채권을 매입하면서 시장에 돈을 풀어왔다. CNBC방송은 “연준이 3일 테이퍼링을 선언할 게 거의 확실시된다”면서 “이어 내년 6월 정도에는 금리를 처음 인상하고, 이후 연내 한두 차례 정도 더 올리는 것에 시장은 베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에서 조종사와 승무원들이 모자라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되는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은 현재 항만 근로자와 트럭 운전사의 부족으로 운송 병목 현상이 생기면서 심한 물류대란을 겪고 있다. 미국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구인난 여파가 이제는 항공대란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1일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아메리칸항공은 주말인 지난달 29∼31일 1900여 편의 항공편을 취소한 데 이어 월요일인 1일에도 400편 이상이 결항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무더기 결항 사태는 지난달 28∼29일 아메리칸항공 본사가 있는 텍사스주 댈러스·포트워스 공항에서 강풍이 불어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면서 시작됐다. 이에 따라 조종사와 승무원들의 발이 묶이면서 다른 공항에서도 연쇄적으로 결항이 생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항공사들이 조종사와 승무원 등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론은 분석한다. 항공사의 구인난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비행 지연 등으로 기존 인력 활용이 불가능할 경우 항공사들은 대체 인력을 투입해 운항을 이어가지만, 지금은 승무원이 너무 부족한 상황이라 이런 비상 플랜을 가동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미국 항공사들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여행객이 급감하자 수천 명의 조종사와 승무원을 조기 퇴직 형태로 내보내거나 무급 휴직으로 쉬게 하면서 인건비 절감에 나섰다. 그러나 올해 들어 백신 접종자가 늘어나고 여행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자 막상 이들을 다시 회사로 불러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AP통신은 항공사 내부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31일 아메리칸항공 결항의 3분의 2는 승무원 부족에 따른 것이고 나머지도 대부분은 조종사가 모자라 생긴 일”이라고 보도했다. 고객 피해도 늘고 있다. 서맨사 시메린트 씨(28)는 지난달 31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카고로 여행할 계획이었지만 항공편 일정이 두 번 재조정된 끝에 취소됐고 다른 항공편들도 이용할 수 없었다고 한다. 공항 내에서 항공사 직원을 찾는 데도 몇 시간이 걸렸고, 그렇다고 다른 항공사를 이용하자니 수백 달러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결국 그는 12시간을 공항에서 허비한 끝에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경제매체 CNBC방송에 따르면 주말 동안 결항 사태의 영향을 받은 여행객은 13만6000명에 이른다. 미국 항공사들은 최근에도 인력난으로 정상 운행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저비용항공사인 스피릿항공은 올 8월 구인난과 기상 악화로 열흘 동안 약 2800편의 항공편을 취소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 역시 지난달 2000여 편의 항공편이 결항돼 75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급하게 인력 충원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아메리칸항공은 “1일부터 1800명이 넘는 승무원이 복직할 예정”이라며 “연말까지 4000명을 새로 채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행 수요가 급증하는 연말이 다가오고 있어 항공대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테마로 한 가상화폐 ‘스퀴드(SQUID·오징어)’의 가격이 갑자기 급등하다 한순간에 휴지조각으로 변했다. 개발자들이 보유 화폐를 현금화하면서 사실상 훔쳐 달아났기 때문이다. 이 가상화폐는 오징어게임이나 넷플릭스와 아무 관련이 없는데도 가상화폐 시장에서 인기를 끌어 주의가 요구돼 왔다. 1일 CNN과 정보기술(IT) 전문매체 기즈모도에 따르면 이날 한때 2861달러(약 336만 원)까지 올랐던 스퀴드 가격이 불과 5분 만에 0.00079달러로 떨어졌다.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 기준 이날 오후 11시에도 코인당 0.00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사실상 가치가 거의 없는 자산이 돼 버린 것이다. 이는 스퀴드 개발자들이 일명 ‘러그 풀(rug pull)’이라는 사기를 저지른 여파로 풀이된다. ‘발아래 카펫을 갑자기 잡아 뺀다’는 뜻으로 가상화폐 개발자가 투자자금을 모두 현금화하면서 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는 행위를 의미한다. 스퀴드는 지난달 26일 출시됐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나오는 각종 게임들로 구성된 한 온라인 토너먼트의 게임 토큰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타며 가치가 가파르게 올랐다. 스퀴드의 시가총액은 사기가 발생하기 전만 해도 200만 달러(약 23억5000만 원)를 넘는 수준까지 올라가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 가상화폐가 사기일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는 여러 차례 제기됐다. 잠시 운영됐던 스퀴드 홈페이지는 당시 오탈자와 비문으로 가득 차 있었고 지금은 아예 접속이 차단됐다. 가장 큰 문제는 이 가상화폐가 살 수만 있고 팔 수는 없도록 설계됐다는 점이다. 코인마켓캡 역시 이 가상화폐가 사기일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 주의보를 발령한 바 있다. 기즈모도는 “우리는 이 가상화폐가 분명한 사기라고 이미 경고했지만 많은 사람이 경고를 제때 듣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 가상화폐 개발자들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테마로 가상화폐 ‘스퀴드’(SQUID·오징어)의 가격이 갑자기 급등하다 한순간에 휴지조각으로 변했다. 개발자들이 보유 화폐를 현금화하면서 사실상 훔쳐 달아났기 때문이다. 이 가상화폐는 오징어게임이나 넷플릭스와 아무 관련이 없는 데도 가상화폐 시장에서 인기를 끌어 주의가 요구돼 왔다. 1일 CNN과 정보기술(IT) 전문매체 기즈모도에 따르면 이날 한때 2861달러(약 336만 원)까지 올랐던 스퀴드 가격이 불과 5분 만에 0.00079달러로 떨어졌다.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 기준 이날 오후 11시에도 코인당 0.00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사실상 가치가 거의 없는 자산이 돼 버린 것이다. 이는 스퀴드 개발자들이 일명 ‘러그 풀’(rug pull)이라는 사기를 저지른 여파로 풀이된다. 러그 풀은 ‘발 아래 카페트를 갑자기 잡아 뺀다’는 뜻으로 가상화폐 개발자가 투자자금을 모두 현금화하면서 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는 행위를 의미한다. 스퀴드는 지난달 26일 출시됐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나오는 각종 게임들로 구성된 한 온라인 토너먼트의 게임 토큰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타며 가치가 가파르게 올랐다. 스퀴드의 시가총액은 사기가 발생하기 전만 해도 200만 달러(약 23억5000만 원)를 넘는 수준까지 올라가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 가상화폐가 사기일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는 여러 차례 제기됐다. 잠시 운영됐던 스퀴드 홈페이지는 당시 오탈자와 비문으로 가득 차 있었고 지금은 아예 접속이 차단됐다. 가장 큰 문제는 이 가상화폐가 살 수만 있고 팔 수는 없도록 설계됐다는 점이다. 코인마켓캡 역시 이 가상화폐가 사기일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 주의보를 발령한 바 있다. 기즈모도는 “우리는 이 가상화폐가 분명한 사기라고 이미 경고했지만 많은 사람이 경고를 제때 듣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 가상화폐 개발자들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최근 5년 동안 미국 경찰이 차량 단속 때 총이나 흉기를 소지하지 않은 운전자나 동승자를 400명 이상 살해한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31일 탐사보도를 통해 운전자의 별다른 위협이 없는데도 경찰의 과잉 대응으로 일주일에 한 번 이상꼴로 불필요한 비극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2016년 9월 30일 이후 경찰이 운전자나 동승자를 살해한 400여 사건 중 180여 건의 사건 기록과 동영상, 음성 파일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대부분이 차량 도난과 난폭 운전 등 폭력적이지 않은 범죄가 의심된 경우였다. 총기나 흉기 소지 같은 즉각적인 위협이 없는데도 경찰이 차량 단속 과정에서 운전자를 살해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400여 건 가운데 경찰관이 기소된 것은 32건이고, 이 중 유죄가 선고된 것은 5건에 불과했다. 사례로 제시된 제네비브 도스 씨(당시 21세)는 2017년 1월 댈러스 지역의 한 아파트 건물 인근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차에서 잠들었다가 경찰의 검문에 걸렸다. 주차장에 의심스러운 차량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6명의 경찰관이 차량을 에워쌌다. 한 경관이 “손 들어. 움직이지 마”라고 외치자 잠에서 깨어난 도스는 당황한 채 차량을 뒤로 잠시 뺐다. 경찰차가 이를 막아서자 그녀는 차량을 다시 앞으로 움직였고 갑자기 두 명의 경관이 멈추라고 소리치면서 조수석 창문을 통해 13발의 총격을 가했다. 당시 한 경찰관이 무전기에 “그들이 경찰차를 두 번 박았다”고 거짓으로 보고하는 장면도 경찰관 몸에 부착하는 카메라(보디캠)에 담겼다. NYT는 “기록을 검토해 본 결과 많은 사건들이 이 사례처럼 경찰이 위협을 느끼고 지시에 따르지 않는 운전자를 살해하는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운전자가 언제든지 돌변해 총을 꺼내들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경찰이 과잉 대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운전자가 경찰관을 공격하는 상황은 생각보다 매우 드물기 때문에 경찰관의 이런 두려움은 과장된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실제로 각종 연구 결과 경찰이 교통 단속 때 살해당할 확률은 360만분의 1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최근 5년 동안 미국 경찰이 총이나 흉기를 소지하지 않은 운전자나 동석자를 400명 이상 차량 단속 때 살해한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31일 탐사보도를 통해 운전자의 별다른 위협이 없는 데도 경찰의 과잉대응으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꼴로 불필요한 비극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2016년 9월 30일 이후 경찰이 운전자나 동석자를 살해한 400여 사건 중 180여 건의 사건 기록과 동영상, 음성 파일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대부분이 차량 도난과 난폭 운전 등 폭력적이지 않은 범죄가 의심된 경우였다. 총기나 흉기 소지 같은 즉각적인 위협이 없는 데도 경찰이 차량 단속 과정에서 운전자를 살해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400여 건 가운데 경찰관이 기소된 것은 32건이고, 이중 유죄가 선고된 것은 5건에 불과했다. 사례로 제시된 제네비브 도스 씨(21)는 2017년 1월 댈러스 지역의 한 아파트 건물 인근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차에서 잠들었다가 경찰의 검문에 걸렸다. 주차장에 의심스러운 차량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6명의 경찰관이 차량을 에워쌌다. 한 경관이 “손들어. 움직이지마”라고 외치자 잠에서 깨어난 도스는 당황한 채 차량을 뒤로 잠시 뺐다. 경찰차가 이를 막아서자 그녀는 차량을 다시 앞으로 움직였고 갑자기 두 명의 경관이 멈추라고 소리치면서 조수석 창문을 통해 13발의 총격을 가했다. 당시 한 경찰관이 무전기에 “그들이 경찰차를 두 번 박았다”고 거짓으로 보고하는 장면도 동영상에 담겼다. NYT는 “기록을 검토해 본 결과 많은 사건들이 이 사례처럼 경찰이 위협을 느끼고 지시에 따르지 않는 운전자를 살해하는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운전자가 언제든지 돌변해 총을 꺼내들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경찰이 과잉 대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운전자가 경찰관을 공격하는 상황은 생각보다 매우 드물기 때문에 경찰관의 이런 두려움은 과장된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실제로 각종 연구 결과 경찰이 교통 단속 때 살해당할 확률은 360만 분의 1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구글과 페이스북 등 다국적 기업들로 하여금 매출이 발생한 국가에 세금을 내도록 하는 디지털세 합의안을 각국 정상들이 인정했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최된 정상회의에서 디지털세 합의안을 추인했다. 이번에 마련된 합의안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큰돈을 벌면서도 사업장은 조세회피처에 세우며 납세를 회피해 온 다국적기업에 새로운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23년부터 연 매출액 200억 유로(약 27조 원) 이상, 영업이익률 10% 이상인 다국적기업들은 통상이익률(10%)을 넘는 초과 이익의 25%를 시장 소재국에 내야 한다. 한국 정부 역시 국내에서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기업에 세금을 더 물릴 수 있게 된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디지털세 적용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는 글로벌 법인세 최저세율(15%) 도입이다. 이제 연결매출액 7억5000만 유로(약 1조 원) 이상인 다국적기업은 반드시 15%의 세율로 세금을 내야 한다. 이에 따라 각국이 기업 유치를 위해 법인세를 낮추는 출혈 경쟁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5%, 최저는 17% 수준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기자들에게 “여기에 보고할 좋은 내용이 있다”면서 “세계가 기업에 대한 최저한세에 합의했다. 이는 디지털화 시대에서 정의가 구현되는 분명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는 단순한 세금 협상 이상으로 글로벌 경제를 재편하는 외교”라고 의미를 부여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가 참여하는 정보공유 동맹체 ‘파이브아이스(Five Eyes)’에 한국 등의 참여를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권고가 미국 의회에서 또 나왔다.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2022 회계연도 정보수권법의 부속 보고서를 공개했다. 정보위는 이 보고서에서 “위원회는 국가정보와 국가방위 전략을 완전히 이행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정보·자원 공유 협정의 중요성, 동맹 및 다른 나라들과의 연계 강화 필요성에 주목한다”고 적었다. 이어 정보위는 “‘파이브아이스’ 회원국인 5개국 간 정보공유 협정 현황과 함께, 이 협정을 한국 일본 인도 독일 프랑스로 확대할 경우의 이익과 위험, 실현 가능성을 검토한 뒤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행정부에 지시했다. 확대 대상국 중 한국은 가장 앞에 언급됐다. 이에 따라 국가정보국(DNI)은 국방부 등과 협의를 거쳐 내년 5월 20일까지 이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다만 보고서는 권고 사항을 담은 일종의 지침으로 강제성은 없다. 또 정보위는 중국 이란 북한 러시아 등을 지목해 이들 나라의 생물학 무기를 이용한 전쟁 위협을 다룬 보고서도 제출하라고 DNI에 지시했다. 앞서 9월 초에는 하원 군사위도 비슷한 내용이 포함된 2022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을 처리한 바 있다. 당시 군사위는 중국, 러시아를 주된 위협국으로 지목하고 현재 5개국으로 구성된 파이브아이스를 한국 일본 인도 독일 등 다른 민주주의 국가로 확대할 필요성을 거론했다. 파이브아이스는 1946년 냉전시대 미국과 영국이 구소련 등 공산권에 대항하기 위해 처음 양자 협정을 맺은 것이 시작이다. 참여국들은 서로 민감한 군사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미국의 최우선 동맹국’으로 불린다. 이처럼 미국 영국 등이 민감한 외교안보 기밀을 한국에도 공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중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과 유럽연합(EU)이 3년 넘게 이어졌던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분쟁을 일단락하기로 했다. EU의 대미(對美) 수출이 용이해지면서 한국산 철강의 대미 수출이 상대적으로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 시절 시작된 EU와의 관세 갈등을 해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당국자들은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의 일정량이 관세 없이 미국에 들어올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무역담당 집행위원 역시 트윗을 통해 “우리는 무역 분쟁을 멈추기로 미국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6월 국가안보상 위험을 이유로 유럽을 비롯한 거의 모든 외국산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했다. 특정 품목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해당 품목의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했다. 그러자 EU는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버번 위스키, 피넛 버터, 오렌지주스 등 78억 달러에 해당하는 미국 수출품에 보복 관세를 매겼다. 이후 3년간 대립했던 양측이 이날 발표를 통해 분쟁 종식에 합의한 셈이다. 미국과 EU는 이번 합의에서 중국산 철강이 유럽을 경유해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너무 오랫동안 값싼 철강을 유럽과 다른 시장을 통해 미국으로 들여보냈다. 이는 가격을 떨어뜨렸고 미국의 철강과 알루미늄 산업이 경쟁하는 것을 본질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양측은 무역 합의와 동시에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사를 노골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이번 합의가 한국의 대미 수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관세 면제를 받는 대신, 철강과 알루미늄 수출을 2015∼2017년 평균 물량의 70%로 제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미국 내 철강 수요가 늘어도 일정량 이상으로 제품 수출을 하지 못하는 제한을 받는 것이다. 쿼터제가 그대로 유지되는 한 국내 철강업계는 대미 수출이 계속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한국은 미국의 5대 철강 수입국 중 하나다. EU산 철강 가격은 관세 합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EU산 철강의 경쟁력이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셈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EU가 구체적으로 어떤 합의를 했는지 면밀히 살핀 뒤 대응 방안을 찾아야 할 것 같다”면서도 “경쟁 국가의 관세 규제가 풀리는 것은 한국 철강사들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국 정부 또한 미국과 쿼터 제한 해지 등을 적극 논의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구글과 페이스북 등 다국적 기업들로 하여금 매출이 발생한 국가에 세금을 내도록 하는 디지털세 합의안을 각국 정상들이 인정했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최된 정상회의에서 디지털세 합의안을 추인했다. 이번에 마련된 합의안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큰돈을 벌면서도 사업장은 조세회피처에 세우며 납세를 회피해 온 다국적기업에 새로운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23년부터 연 매출액 200억 유로(약 27조 원) 이상, 영업이익률 10% 이상인 다국적 기업들은 통상이익률(10%)을 넘는 초과 이익의 25%를 시장 소재국에 내야 한다. 한국 정부 역시 국내에서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기업에 세금을 더 물릴 수 있게 된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디지털세 적용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는 글로벌 법인세 최저세율(15%) 도입이다. 이제 연결매출액 7억5000만 유로(약 1조 원) 이상인 다국적기업은 반드시 15%의 세율로 세금을 내야 한다. 이에 따라 각국이 기업 유치를 위해 법인세를 낮추는 출혈 경쟁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5%, 최저는 17% 수준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기자들에게 “여기에 보고할 좋은 내용이 있다”면서 “세계가 기업에 대한 최저한세에 합의했다. 이는 디지털화의 시대에서 정의가 구현되는 분명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는 단순한 세금 협상 이상으로 글로벌 경제를 재편하는 외교”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세계적인 공급망 위기가 경기 회복을 저해하면서 미국의 성장세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극심한 구인난과 공급 대란에 처한 미국 기업들은 비용 증가를 견디다 못해 제품 가격을 줄줄이 인상하고 있다. 최근 전력난과 원자재 가격 급등의 직격탄을 맞은 ‘세계의 공장’ 중국도 물가가 크게 뛰었다. 높은 인플레에 대응해 각국이 긴축에 나서고,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 경기가 빠르게 식으면 세계 경제가 팬데믹 이후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국면이 가시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현지 시간) 미국 상무부는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연율 기준 2.0%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미국의 성장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한 작년 2분기에 ―31.2%까지 떨어졌다가 그해 3분기에 33.8%로 급반등했고, 올해 1, 2분기에도 각각 6.3%, 6.7%의 고성장세를 보였다. 2%의 성장률은 월가의 예상치보다 낮은 것으로 소비 둔화와 정부의 재정지출 감소, 공급망 위기 등이 올 들어 강한 회복세를 보이던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상무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해 경제 재가동이 지연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인플레이션 압력까지 커지면서 세계 경제는 시계 제로의 상태에 놓였다. 뉴욕타임스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27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미국의 주요 기업들이 일제히 제품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나섰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분을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널드는 올해 제품 가격을 6%가량 인상한다고 밝혔다. 맥도널드는 구인난으로 인해 올해 인건비가 벌써 10% 이상 올랐고 음식 재료와 기타 자재 값도 최대 4% 증가하는 등 비용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가 상승에 대응해 제품 가격을 이미 1.5% 올린 식품기업 크래프트하인즈는 내년에도 이런 가격 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혀 추가적인 가격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코카콜라 역시 이날 실적을 발표하면서 “인건비와 물류비용이 높게 유지된다면 필요에 따라 가격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제조기업 3M도 “원자재 비용과 인건비 상승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했다.美-中물가 급등 → 한국 등 수입국 ‘도미노 충격’ [글로벌 인플레 비상]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기업들의 이 같은 가격 인상 행렬은 최근 이례적인 인력난과 공급망 위기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에서는 월별 구인 건수가 계속 1000만 명을 넘을 정도로 일손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정작 일할 사람이 부족해 기업들이 앞다퉈 임금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또 항만과 육상 물류에 병목 현상이 생기면서 기업들은 단가가 비싼 항공 화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고 아예 자체 화물선을 띄우는 곳도 등장하고 있다. 공급망 위기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 최대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는 3분기 수익이 24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0% 줄었다고 27일 발표했다. 포드도 순이익이 18억 달러로 1년 전에 비해 23%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GM과 포드의 실적이 나빠진 주요 원인은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로 풀이되고 있다. 중국도 각종 물가가 급등하고 있다. 중국 경제 매체들에 따르면 26일 현재 ‘농산물 도매가격 200지수’와 ‘장바구니 제품 도매가격 200지수’는 지난달 말보다 각각 13.4%, 15.4% 올랐다. 특히 폭우 등 기상이변과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이동 제한 조치로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채소 등 가격이 크게 올랐다. ‘수출 대국’ 중국의 물가 상승은 세계 각국의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한 문제다. 중국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작년 동월 대비 10.7% 상승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6년 이후 25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독일도 10월 소비자 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4.6%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력 대란과 원자재 가격 급등의 여파가 중국의 수출 물가를 끌어올리면서 다른 나라로 인플레가 전이될 경우 한국의 수입물가에도 비상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