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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히텐슈타인은 인구가 3만7000명에 불과한 유럽의 소국(小國)이다. 면적은 서울의 4분의 1 정도로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사이에 있다. 별다른 부존자원이 없는데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최상위권이다. 2013년 기준 1인당 GDP는 무려 15만2933달러(약 1억7000만 원)에 달한다. 관광국가 모나코(17만3377달러)에 이어 세계 2위다. 중동 산유국인 카타르(9만3352달러)와 쿠웨이트(5만2198달러)보다 많다. 국가 채무는 없다시피 하고 실업률도 2.3%(2012년 기준)로 대단히 낮다. 리히텐슈타인은 어떤 방법으로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경제성장을 이끌 수 있었을까. 입헌군주국인 리히텐슈타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다. 정부 재정이 부족해 군주가 소유한 미술품을 팔아 국가 재정에 보태야 할 정도였다. 리히텐슈타인은 우선 금융업 육성부터 시작했다. 인접 국가인 스위스에서 금융업이 발달한 점에 주목한 것이다. 유럽 중앙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을 잘 활용해 전 세계 자산가들의 재산을 유치한다면 금융업을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1950년대에는 저축은행 수준의 은행 2개가 수도 파두츠에서 영업하고 있었다. 군주가 직접 프라이빗뱅킹(PB) 은행인 LGT은행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금융업을 일으켰다. 현재 파두츠에는 10여 개의 대형 은행이 영업을 하고 있다. 금융업의 규모는 상당하다. 민간 PB 은행 중 하나인 VP은행의 고객자산이 지난해 385억 스위스프랑(약 46조 원)에 달할 정도다. 지리적 이점은 살리면서 약점은 보완했다. 리히텐슈타인은 인구가 적어 기업들이 성장하기엔 전문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스위스 오스트리아 독일 이탈리아 등 인접국의 전문인력을 적극 유치했다. 현재 리히텐슈타인에서 발생한 3만6000개의 일자리 중 절반이 인접국에서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의 몫이다. 기업 유치를 위해 세금을 낮게 책정하고 전 세계 기업에 문호를 개방했다. 그 결과 리히텐슈타인의 최대 기업은 글로벌 직원 수가 리히텐슈타인 전 국민의 60%에 이를 정도로 커졌다. 1941년 설립된 공구·건설장비 생산업체 힐티는 120여 개국에서 2만20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국가원수가 직접 기업의 CEO를 겸임할 정도로 친기업 환경을 갖춘 리히텐슈타인에는 현재 4000개가 넘는 기업이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리히텐슈타인은 한국과 ‘체급’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다만 경제를 살리려고 동분서주하는 국내 지방자치단체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국내 지자체들은 지역경제 성장과 관련해서 대동소이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장점과 약점을 꼼꼼히 따져 먹거리를 발굴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성장전략이 겹치며 청사진에는 ‘첨단’이라는 단어만 난무한다. 장점과 단점을 처음부터 다시 파악하고 장기 성장전략을 세우는 것은 어떨까. 이유종 국제부 기자 pen@donga.com}

《 백제인 왕인(王仁)은 4, 5세기 정도에 일본으로 건너가 고대 일본에 백제 문화, 나아가 선진적 한반도 문화를 전한 대표적인 지식인이다. 그는 백제에서도 박사(博士) 칭호를 받은 당대 석학으로서 일본으로 건너가 문자를 만들어 주고 학문을 가르치고 도자기, 기와 기술까지 전해줬다. 일본 고대 역사서들에 기록된 그에 대한 이야기는 이렇다. ‘15대 천황인 오진(應神) 천황이 백제국에 “만약 현인(賢人)이 있다면 보내 달라”고 청했다. 백제왕은 왕인을 추천했다. 일왕은 백제에 사신을 보내 왕인을 초청해 왔다. 왕인은 논어 10권과 천자문 1권을 갖고 일본으로 건너왔다. 16년 봄 2월의 일이다.…태자는 그를 스승으로 모시고 전적(典籍·여러 사상 등이 적힌 책)을 배웠는데 (왕인은) 통달하지 못한 것이 없었다.’<일본 역사서 고사기(古事記·712년), 일본서기(日本書紀·720년), 속일본기(續日本紀· 797년) 종합> 이러한 일본 고대서의 기록들은 왕인이 당시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었고 일본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이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덧붙여 고대 왜(倭)와 백제 왕실이 당대 석학을 청하고 또 선뜻 보내줬다는 것을 보면 두 나라가 매우 가까운 관계였으며 또 백제가 왜에 문명 전달자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일본 전역에 흩어진 왕인 박사의 흔적 왕인 박사의 흔적은 일본 전역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1699년 건립된 사가(佐賀) 현 간자키(神埼) 시에는 왕인신사(王仁神社)와 왕인천만궁(王仁天滿宮)이 있는데 ‘천만궁’은 ‘학문의 신’을 모시는 신사라는 뜻이다. 교토 야사카신사(八坂神社) 경내에도 왕인신사가 있으며 오사카 마쓰하라(松原) 시 왕인성당지(王仁聖堂址), 사카이(堺) 시의 다카시노신사(高石神社) 등도 왕인을 신으로 추앙하고 있다. 일본인들에게 마음의 고향이라 불리는 도쿄 우에노 공원에서도 왕인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수목 울창한 경내에 각각 높이 3m, 1.5m에 달하는 두 개의 대형 대리석 비(碑)가 있는데 비석 앞뒷면에 박사의 위업이 앞뒤로 빼곡히 적혀 있다. 뭐니 뭐니 해도 박사의 흔적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은 오사카(大阪) 히라카타(枚方) 시에 있는 박사의 묘이다. 올 4월 9일 관광책자에 적힌 대로 시내에서 동북쪽으로 약 30km 정도 떨어진 히라카타 시 나가오(長尾) 역에 내렸다. 작은 간이 역사가 말해주듯 일본의 작고 조용한 전형적인 시골 마을이었다. 하지만 그 옛날에는 이 일대가 일본 고대국가 형성의 요람으로서 군사 외교적으로 매우 중요했던 가와치(河內) 국의 영역이었다고 한다. 왕인묘가 역에서 멀지 않다고 책자에 적혀 있어 금방 찾으리라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어디에서도 표지판을 찾을 수 없었다. 길 가던 일본 청년을 붙잡고 ‘왕인묘’의 일본어 발음인 ‘와니쓰카(王仁塚)’라고 물으며 종이에 한자로 ‘왕인(王仁)’이라는 단어를 적어 보여 주었다. 청년은 대번에 알고 있었다. 손짓 발짓으로 그가 가르쳐 준 길을 따라 걸으며 일본 정부가 과거의 많은 기록들을 왜곡하고 은폐하려 노력하고 있는 와중에도 다행히 아직도 일본인들이 왕인 박사를 잊지 않고 있는 것 같아 으쓱했다. 10분 정도 걸으니 기와를 얹고 ‘백제문’이라는 현판을 단 한국식 전통 문이 나왔고 그 앞에 사람 키만 한 커다란 돌에 ‘오사카부 지정 사적 전 왕인묘’라는 글이 한자로 새겨진 조형물이 보였다. 드디어 왕인 박사 묘에 온 것이다. 묘역에는 한국인들의 흔적이 곳곳에 보였다. 백제문 왼쪽에 설치된 철제 표지판에는 ‘이 백제문은 2006년 10월 한일 양국의 문화친선협회가 건립했다’는 내용과 ‘왕인 박사는 왕실의 사부로 학문과 경사(經史)를 전수하시어 일본 문화의 원류인 아스카 문화의 시조라고 전해지고 있다’는 소개 글이 적혀 있었다. 문 안으로 들어서니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1999년 9월 5일 심은 기념식수도 보였다. 2008년 2월 29일 전남 영암군수의 무궁화 기념식수도 있었다. 정자도 하나 세워져 있었는데 왕인묘를 사적으로 지정한 60주년을 맞아 축하한다는 내용의 김대중 전 대통령의 글(1998년 5월 9일)이 적힌 액자가 보였다. 눈을 돌려 앞을 보니 ‘박사 왕인지묘’라고 해서체로 쓰인 비석이 있었다. 높이는 1m 정도 됐고 앞에는 누가 갖다놓았는지 생화 몇 송이도 있었다. 묘비 앞에 서니 만감이 교차했다. 천년도 더 전에 이 낯설고 물선 땅에 와 일본인들에게 문자를 가르치고 학문을 전해준 왕인 박사의 혼(魂)이 시공간을 훌쩍 뛰어넘어 전해지는 듯 숙연해졌다. 짧은 참배를 하고 밖으로 나와 10∼15분 정도 걸어가니 테니스장에 수영장까지 갖춘 꽤 큰 공원이 나왔는데 이름이 ‘왕인공원’이었다. ○ 왕인박사의 숨결을 그대로 간직한 묘역 백제인 왕인, 그는 일본에서 과연 어떤 일을 했기에 이렇게 천년의 세월을 훌쩍 넘어서도 존경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일까. 고대 일본 역사서들은 왕인 박사가 일본에 문자를 만들어 준, 이를테면 한국의 ‘세종대왕’에 비견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751년 편찬된 일본 최초의 한시집 가이후소(懷風藻)에서는 ‘왕인은 왜어(倭語)의 특질을 훼손하지 않고서 한자를 이용해 왜어를 표현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표현해 그가 일본 문자 가나(假名)를 창안했음을 명시하고 있다. 또 ‘고사기’와 ‘일본서기’에는 ‘서수(書首)와 문수(文首)의 시조’라고 적고 있다. 즉, ‘책(書)과 글(文)을 다루는 전문직의 우두머리(首)’라는 뜻이다. 왕인 박사는 또 고대 일본 귀족들이 짓거나 암송했던 전통 정형시 와카(和歌)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905년 발간된 노래집 ‘고킨와카슈(古今和歌集)’는 ‘난파진에는, 피는구나 이 꽃이, 겨울잠 자고. 지금은 봄이라고, 피는구나 이 꽃이’라는 내용의 ‘난파진가(難波津歌)’를 소개하는 대목에서 ‘왕인 박사가 지은 최초의 와카’라며 박사를 ‘와카의 아버지’라고 적고 있다. ‘일본서기’는 또 박사가 오진 일왕의 4남인 닌토쿠(仁德) 일왕을 ‘난파(難波) 일왕’이라고 부르며 즉위할 것을 권고하며 난파진가를 지었다고도 했다. 이 기록들로 미뤄 볼 때 박사가 일왕에게 직접 조언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왕인 박사의 위업은 당대에만 그치지 않았다. 그의 후손들이 대대로 일본 조정에서 문필과 외교, 군사 등 각 분야에서 활약한 것으로 전해진다. 불교계에도 진출해서 큰스님이 된 사람도 많다. 특히 설법과 사회 사업을 병행한 생활불교를 펴서 ‘민중의 구제자’로 일본인들이 흠모하는 대상인 교키(行基·668∼749) 스님도 왕인 박사의 후손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왕인의 가문 전체가 일본 문화 확립에 크게 기여한 것이다. 오사카에서 만난 오사카오타니대 다케타니 도시오(竹谷俊夫) 역사문화학과 교수는 “한류(韓流), 한류 하지만 사실 고대 일본에도 한류가 불었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왕인 박사야말로 한류의 1대 전도사였던 셈”이라고 말했다. :: 도래인(渡來人) :: 일본 말로는 ‘도라이진’이라 읽으며 ‘물을 건너온 사람’이란 뜻이다.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온 한국인을 일컫는 말이다. 도래인의 유형은 왕인 박사처럼 일본에 문명을 전해주러 갔다가 눌러앉은 사람과 고구려나 백제처럼 나라가 망해 삶의 기반을 잃자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나 일본으로 건너갔던 사람, 두 유형으로 나뉜다. ※ 4회는 오사카에서 만난 백제 도래인들의 이야기로 이어집니다.히라카타=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미국 사법체계의 한계를 드러낸 인권침해 사건이 잇따라 일어났다. 40년 이상 감옥에 갇혔던 60대 흑인 남성은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났다. 단 한 번도 재판을 받지 않고 3년이나 수감됐던 20대 흑인 청년은 풀려난 뒤 정신질환을 앓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이 사건을 두고 ‘미국판 사법살인’이라 부르며 사법제도의 허점을 잇달아 지적하고 있다. 10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루이지애나 주 배턴루지 법원의 제임스 브레이디 판사는 8일 교도관 살해 등의 혐의로 43년 동안 수감된 앨버트 우드폭스(68)를 무조건 즉각 석방하라고 판결했다. 브레이디 판사는 “교도관을 살해했다는 물증이 나오지 않아 그를 수감할 명백한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브레이디 판사는 또 우드폭스의 나이, 건강 악화, 공정한 재판에 대한 신뢰 부족 등의 이유로 우드폭스가 나머지 재판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루이지애나 주 법무부는 항소할 뜻을 밝히며 9일 연방항소법원에 우드폭스의 석방을 막아 달라고 요청했다. 우드폭스는 12일까지 석방이 보류된 상태다. 우드폭스는 1971년 무장강도 혐의가 인정돼 교도소에 수감됐다. 1972년 동료 재소자 로버트 킹, 허먼 월리스 등과 함께 폭동을 일으켜 백인 교도관을 숨지게 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독방에 갇혔다. 이들은 수감된 루이지애나 주립 교도소 소재지인 앙골라의 이름을 따서 ‘앙골라 3인방’으로 불렸다. 흑인 급진주의 좌파 단체인 블랙팬서당 출신인 우드폭스는 당시부터 “교도소 환경 개선을 요구했을 뿐 백인 교도관을 살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우드폭스가 교도관 살해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기까지는 43년이 걸렸다. 1992년 ‘인종 차별’을 이유로 주 법원에서 우드폭스가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검찰은 곧바로 항소했고 1998년 배심원 판결로 유죄가 결정됐다. 하지만 이 사건은 이후에도 올 2월까지 주 법원과 연방 법원을 오가며 유죄 판결과 번복이 이어졌다.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우드폭스는 문제투성이의 법적 절차 때문에 43년이나 독방에 갇혔다”고 지적했다. 우드폭스는 현재 신부전, C형 간염, 심장질환 등을 앓고 있다. 보석금 330여만 원이 없어서 3년 동안 교도소에 갇혔던 20대 흑인 청년은 출소 후 정신질환을 앓다 자살을 선택했다. 9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가방을 훔친 혐의로 2010∼2013년 소년범 교도소인 뉴욕 라이커스교도소에 수감됐던 칼리프 브라우더(22)가 6일 자택에서 목을 매 숨졌다. 2010년 가방 절도 혐의로 체포된 10대의 브라우더는 결백을 주장했으나 단 한 번도 재판을 받지 못했다. 수감된 3년 동안 재판만 기다렸다. 가난한 가족은 보석금 3000달러(약 333만 원)를 마련하지 못했다. 2년 동안 독방에 갇혔고 자살을 4번이나 시도했다. 그는 교도소에서 교도관과 동료에게 상습적으로 구타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우더는 2013년 검찰이 공소를 기각하면서 가까스로 풀려났다. 하지만 석방 이후의 삶은 더 비참했다. 그는 독방 수감으로 발생한 피해망상과 불안증 등 정신질환에 시달렸다. 출소한 뒤에도 방에서 나오지 않고 갇혀 지냈다. 경찰이 자신을 쫓는다고 주변 사람에게 말하는 등 극심한 정신질환을 앓았다. 급기야 6일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어머니에게는 전날 “더이상 견딜 수가 없다”고 말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90대의 중국 조선족 할머니가 옛 소련을 도와 일본군과 맞서 싸운 공로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9일 중국 교포신문 흑룡강신문에 따르면 헤이룽장(黑龍江) 성 하얼빈(哈爾濱) 시 외사판공실은 최근 선양(瀋陽) 주재 러시아총영사관의 위탁을 받아 하얼빈에 거주하는 중국 공산당 고위 간부 출신 이민(李敏·91·사진) 할머니에게 ‘러시아 2차 대전 승리 70주년 기념훈장’과 증서를 전달했다. 푸틴 대통령 명의의 훈장을 받은 중국 항일 노전사는 이 할머니를 포함해 모두 40명에 이른다. 주중국 러시아대사관 측은 “조선족 등 중국인이 옛 소련을 도와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훈장을 수여해 파시즘과 싸운 공로를 기념하려고 한다”고 수여 배경을 설명했다. 이 할머니는 훈장을 받은 뒤 “전쟁의 승리는 중국과 러시아의 희생으로 이룬 것이다. 후대가 잊어서는 안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1924년 헤이룽장 성에서 태어난 이 할머니는 12세 때 항일 무장투쟁을 시작했다. 특히 김일성 전 북한 주석이 활동했던 항일 무장단체인 동북항일연군에 가담해 김 전 주석과 매우 가까운 사이로 전해졌다. 이 할머니가 천레이(陳雷·1917∼2006) 전 헤이룽장 성장과 결혼할 당시 김 전 주석이 주례를 맡았을 정도다. 또 이 할머니는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이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옛 소련에 머물렀을 때 김 전 위원장을 직접 돌보는 등 김씨 가문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왔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미국의 저명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한국의 메르스 사태에 대해 “전 세계적 유행병으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네이처는 5일 ‘한국의 메르스 사태는 전 세계적 위협은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 세계적인 유행병이 발생하려면 사람을 통한 전염이 일어나야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메르스 바이러스는 사람을 통한 전염이 병원에서만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기침을 통해 폐 깊숙한 곳에 있는 메르스 바이러스를 몸 밖으로 내보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메르스 바이러스가 유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네이처는 설명했다. 병원 등 특수 공간이나 감염된 사람과 매우 가깝게 접촉할 때에만 전염될 수 있다는 것. 병원에서는 기도 삽관 등 기계호흡 치료를 하면서 생성되는 ‘수분 미세입자(에어로졸)’ 형태로 가까운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네이처는 “메르스 바이러스가 사람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전염되려면 바이러스의 변이가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의 역학 조사 정보를 보면 변이의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에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유독 널리 퍼진 이유는 최초 환자가 증상을 보이고도 오랜 기간 격리되지 않은 채 여러 병원을 돌아다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255명의 감염 사태를 일으켰던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사례에 비하면 한국의 환자는 매우 적다고도 했다. 또 한국 정부가 메르스 바이러스의 확산을 적극적으로 차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이처는 “한국에서는 메르스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는 누구라도 바로 격리된다”며 “공격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미국과 스위스의 사정 당국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부패 스캔들’ 조사에 한층 더 고삐를 죄고 있다. 각국의 축구단체들도 이 스캔들의 여파로 조사를 받아야 하거나 단체장 퇴진 압박을 받는 등 후폭풍이 외부로도 향하는 양상이다. 스위스 검찰은 부패 스캔들과 관련해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을 소환할 수도 있다며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다. 1일 AFP통신에 따르면 안드레 마르티 스위스 검찰 대변인은 전날 “FIFA 고위 간부들이 참고인 성격의 조사를 받고 있다”며 “블라터 회장도 필요하면 소환 조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당시 러시아와 카타르에 표를 던진 FIFA 집행위원들을 우선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2008년 스위스 FIFA 계좌에서 빠져나간 1000만 달러(약 111억 원)의 사용처와 송금 승인 과정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돈은 3차례에 걸쳐 FIFA 부회장과 잭 워너 전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 회장의 관리 계좌로 들어갔다. 1일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축구협회는 전날 비상 대의원 회의를 열고 언론 인터뷰에서 블라터 FIFA 회장을 두둔한 니콜라이 톨스티흐 현 회장의 해임안을 처리했다. 대의원들은 러시아축구협회 집행부가 무능한 것에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2018년 월드컵 개최를 앞둔 러시아 당국이 이번 사태에 따른 비난의 불똥을 피하기 위해 해임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브라질축구협회도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할 처지가 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조제 에두아르두 카르도주 브라질 법무장관은 지난달 29일 브라질축구협회와 후원업체들이 FIFA 비리에 연루됐는지를 조사하라고 연방경찰에 지시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도 이번 조사를 찬성했다. 브라질 연방 상원의원들은 브라질축구협회가 담당하는 모든 축구대회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파라과이 의회는 수도 아순시온에 본부를 둔 남미축구연맹이 각국 대사관 수준으로 받아온 특권을 박탈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블라스 랴노 파라과이 상원의장은 남미축구연맹의 면세, 본부 사무실 조사 불허 등 1998년부터 누려 온 특권을 없애는 법안을 공개했다. 랴노 의장은 “미국 사법 당국의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파라과이가 남미축구연맹을 두둔하는 듯한 인상을 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블라터 회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계속 나오고 있다. 존 휘팅데일 영국 문화언론체육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블라터 회장의 사퇴를 압박하기 위해 월드컵 보이콧을 포함한 모든 선택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유럽축구연맹(UEFA)에서는 월드컵과 경쟁할 새로운 축구대회를 개최하자는 주장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알란 한센 전 덴마크 축구협회장은 4년마다 열리는 UEFA 챔피언스리그를 월드컵에 대항할 세계적인 축구대회로 키우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스캔들의 몸통인 블라터 회장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딸 코린 블라터는 지난달 31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2, 3주 지나면 아무도 더 이상 블라터 회장의 사임을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블라터 회장이 사임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오히려 “미국인들과 영국인들에 의한 것이라고 말하진 않겠지만 막후에 누군가 분명히 있다”며 음모설까지 내놓았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미국 국무부의 대테러 훈련에 참가한 타지키스탄 특수 경찰이 이슬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합류해 ‘호랑이 새끼를 키운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CNN에 따르면 타지키스탄 경찰 특수부대 ‘오몬(OMON)’의 지휘관 출신인 굴무로드 칼리모프는 IS가 인터넷에 올린 10분짜리 동영상에 등장해 “미국에서 실시된 테러 대응 전술 훈련 프로그램에 직접 참가했다”며 “너희들이 어떻게 무슬림을 죽이도록 훈련시키는지 지켜봤다. 너희들을 찾아내 죽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칼리모프는 동영상에서 20m 이상 떨어진 곳에 놓은 토마토를 소총으로 쏴 맞히는 모습도 보여줬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칼리모프는 2003∼2014년 안보분야에서 미국에 협력하는 국가의 경찰과 군인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대테러 훈련에 모두 5번 참여해 위기대응, 특수 전술 운용, 전술 리더십 등의 훈련을 받았다. 칼리모프의 IS 합류로 미국의 대테러 전술·전략이 통째로 유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타지키스탄 정부는 칼리모프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미 육군 장교 출신 인사들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칼리모프는 대테러 작전 수립 과정, 대테러 요원의 사고방식, 대사관 보호 계획 등 모든 노하우를 알고 있다”며 “미국에서 훈련을 받은 요원이 적으로 돌아설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고 경고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스페인 북부 산악지대에서 인류의 첫 살인 희생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두개골(사진)이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폭력이 인류의 역사만큼 오래된 행동으로 보인다고 추론했다. 28일 미국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들은 스페인 북부 아타푸에르카 산악지대에서 발견된 43만 년 전 유골의 주인공이 폭행을 당해 희생된 것으로 보인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아타푸에르카 산악지대의 ‘뼈 구덩이’라고 불리는 곳에서는 최소 28명의 유골이 발견됐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진화와 인간행동 센터’는 이곳에서 발견한 52개의 뼛조각을 거의 완벽한 두개골로 맞췄고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왼쪽 눈 위에 구멍이 뚫린 것을 확인했다. 유전자(DNA) 분석 결과 ‘뼈 구덩이’의 유골은 현생인류에 앞서 지구에 나타난 네안데르탈인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고대인이 자신의 무리 가운데 죽은 이들을 의도적으로 이곳에 놓아둔 것 같다. 사회적 관습이거나 어쩌면 인류 화석 기록상 최초의 장례 행동이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또 한 유골에 있는 구멍 2개는 같은 물체의 서로 다른 충격으로 생긴 것으로 추정했다. 여러 차례 구타를 당해 상처가 생겼고 구타는 살인 의도를 가진 강력한 것으로 여겨졌다. 희생자는 산악지대에서 머리를 맞은 뒤 13m 높이의 수직 통로에 버려진 것으로 보인다. 인류학자인 데브라 마틴 미 네바다대 교수는 “연구진의 법의학적 증거 등을 보면 폭력이 문화의 영향을 받으며 문화만큼 인류와 함께 오랫동안 이어져 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진화와 인간행동 센터’는 이번 연구 결과를 미국 과학잡지 ‘PLOS One’에 발표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스위스중앙은행이 올 1월 15일 최저환율제를 전격 폐지했지만 이 나라 국민들과 산업은 그 여파에 크게 휘말리지 않았다. 세계 각국이 그 비결에 주목하고 있다. 스위스는 유럽 금융위기로 스위스프랑이 급등하자 2011년 9월 이후 유로와 스위스프랑을 1 대 1.2로 유지하는 최저환율제를 시행해오고 있었다. 수출 중심의 산업을 보호하려는 정책의 하나였다. 하지만 유럽 각국이 양적완화(돈 풀기)를 확대하자 스위스중앙은행은 더 이상 견디기가 어려워져 마침내 최저환율제를 폐지하기까지에 이른 것. 스위스의 주력산업이라 할 만한 금융과 관광, 정밀기계, 제약 산업은 모두 환율에 민감한 산업들이다. 당장 스위스 주가는 9% 가까이 하락했고 스위스프랑의 가치는 40%나 급등했다. 시계기업 스와치의 최고경영자(CEO) 닉 하이에크는 “쓰나미”라고까지 했다. 기업들은 갑작스러운 환율 변동 때문에 생존 전쟁을 벌여야 했다. 정부는 디플레이션도 걱정했다. 하지만 우려했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시계 산업은 2월 성장률이 주춤하기는 했으나 마이너스로 떨어지지 않았다. 거대 제약회사인 로슈는 1∼3월 매출액이 오히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3% 늘었다. 이유가 뭘까. 스위스의 위기돌파 해법은 일반적인 방법과는 달랐다. 세계 각국은 양적완화를 통해 수출을 늘리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스위스는 이런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최저환율제 폐지 이후 수출 지역이 많았던 유로존에서는 환율이 크게 올랐다. 그렇지만 달러를 사용하는 국가에서는 환율 변동 폭이 상대적으로 적어 스위스 제품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기업들은 이 점을 위기 돌파의 기회로 삼아 판로를 유럽 중심에서 미국, 아시아 등으로 분산시켰다. 노동법도 기업과 근로자들의 적응을 도왔다. 스위스에선 주당 최대 45시간까지 고용주가 임금을 더 주지 않고 직원의 근무시간을 늘릴 수 있다. 올 1월부터 스위스 노동자들은 하루 30분∼1시간 정도 더 일하는 대신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경영진에게서 얻어냈다. 영리한 선택이었다. 기업들도 업무의 일부를 해외로 이전하는 방법도 검토했지만 제품 생산지는 자국으로 고집했다. ‘Swiss Made’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독일의 권위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환율 변동이 스위스 경제에 오히려 ‘모닝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장은 다소 주춤할 수 있어도 내실을 다질 좋은 계기라는 얘기다. 스위스의 사례는 환율에 민감한 한국에 배울 점을 던진다. 한국에서는 지금 원화 강세 장기화로 수출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환율이 떨어지면 국내 기업들은 죽는 소리를 하며 하소연만 하기 일쑤다. 하지만 스위스에서도 보이듯 중요한 것은 환율 자체보다 국제적인 경쟁력이 있는 산업을 내실 있게 키우기 위한 노사(勞使)의 노력이다. 환율 변동은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수출업체에 경쟁력을 시험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음을 스위스는 보여준다. 이유종 국제부 기자 pen@donga.com}
미국 연방 국세청(IRS)의 웹사이트가 신원 미상의 해커들에게 뚫려 554억 원에 달하는 세금이 잘못 환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신원 불명의 해커들이 올 2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약 4개월 동안 IRS의 웹사이트에 접속해 약 20만 명의 계정에서 인증 절차를 시도했고 10만4000명의 계정을 뚫었다. 해커들은 침입한 계정 중에서 약 1만5000명의 계정에 세금 환급을 받아야 한다고 IRS에 요청해 5000만 달러(약 554억 원)의 세금을 허위로 타갔다. 해커들은 IRS의 웹사이트 중 ‘증명서 발급(Get Transcript) 시스템’에 접속해 세금 환급을 요청했다. 이들은 사전에 다른 경로를 통해 납세자의 e메일 주소, 비밀번호, 사회보장번호, 생년월일 등을 확보했고 이를 활용해서 본인 인증 절차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 증명서 발급 시스템은 납세자들이 온라인으로 세금을 낼 때 사용하는 시스템으로 최근 5년 동안의 세금 환급 내역을 볼 수 있다. 존 코스키넨 국세청장은 “아마추어의 소행은 아니다. 분명 조직적인 범죄 집단의 소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 국세청은 해킹을 당한 증명서 발급 시스템은 세금 정산을 총괄적으로 담당하는 중앙전산망과는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미 국세청은 “중앙 전산망에는 피해가 없다”고 했다. 국세청은 해커들의 침입을 확인한 뒤 지난주부터 증명서 발급 시스템을 일시 중단하고 수사를 의뢰했다. 이번 해킹은 해외 해커의 소행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세청은 해킹 피해는 아니었지만 2013년 다른 사람의 명의를 도용한 사기범에게 40억 달러(약 4조4200억 원)의 세금을 환급하기도 했다. 허술한 보안 및 환급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다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이유종기자 pen@donga.com}
24일 스페인 지방선거에서 신생 좌파 연합이 마드리드 등 주요 도시에서 압승을 거뒀다. 1975년 프란시스코 프랑코 총통 사망 이후 정권을 주고받은 보수 국민당과 중도좌파 사회노동당의 양당체제가 무너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5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수도 마드리드에서는 급진좌파 정당인 ‘포데모스(Podemos·우리는 할 수 있다)’ 등이 참여한 좌파 연합 ‘아오라 마드리드(Ahora Madrid·지금 마드리드)’가 전체 57석 중 20석을 차지했다. 국민당은 21석을, 사회노동당은 9석을 확보했다. 아오라 마드리드가 사회당 등과 연정을 구성하면 국민당은 24년 동안 유지해 온 ‘텃밭’ 마드리드를 잃게 된다. 제2의 도시 바르셀로나에서도 포데모스가 참여한 좌파 연합 ‘바르셀로나 엔 코무(바로셀로나 공동체)’가 1위를 차지했다. 좌파 연합의 중심인 포데모스는 지난해 1월 창당한 신생 정당으로 그리스의 급진 좌파 집권당 시리자에 비유되기도 한다. 포데모스도 젊은 정치인 파블로 이글레시아스(36)가 이끌고 있다. 이 정당은 긴축 조치 철폐와 국가채무 불이행 등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울 정도로 급진 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당과 사회노동당을 합친 득표율은 52%로 2011년 지방선거(65%)와 비교하면 1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포데모스 대표는 선거 직후 “스페인에서 양당 체제가 무너지는 새로운 역사가 쓰이고 있다”고 선언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미국 공군이 구체적인 임무가 베일에 싸여 있는 무인 우주비행선 ‘X-37B’를 다시 발사했다. 미 공군은 20일 오전 11시 5분 플로리다 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X-37B를 ‘아틀라스 5’ 우주로켓에 실어 성공적으로 쏘아 올렸다. 이번 발사는 2010년 4월, 2011년 3월, 2012년 12월에 이어 4번째다. 이번 4번째 행해에는 ‘AFSPC-5’이라는 암호명이 붙었다. AFSPC는 미 공군우주사령부의 약자다. X-37B는 높이 2.9m, 길이 8.8m, 무게 약 5t으로 우주왕복선의 약 4분의 1 크기다. 미 공군은 이전 발사 때처럼 임무, 비행기간 등에 대해 함구했다. 새뮤얼 그리베스 우주미사일시스템(SMC) 사령관은 발사성공 사실을 밝히면서도 “우리는 임무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X-37B의 임무와 관련해 적대국 인공위성 포획, 고성능 첩보, 극초음속 비행실험 등 다양한 분석과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2012년말에 발사된 세 번째 항해에선 674일 동안 우주에 머물다가 지구로 돌아왔다.이유종기자 pen@donga.com}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2001년 9·11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거치며 정보 수집이라는 고유 업무에서 벗어나 테러범 검거 및 살해까지 하는 조직이 되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 외교안보 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제지 불능의 임무(Mission: Unstoppable)’라는 제목의 최신호 특집기사에서 CIA가 경쟁 정보기관들을 따돌리고 활동 영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대통령 직접 보고 권한과 워싱턴 인맥을 활용해서 자신들의 과오를 숨기는 등 ‘거대 괴물’이 됐다고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CIA는 1947년 창설 이후 본업무인 첩보 활동뿐만 아니라 테러범, 요주의 인사 살해 등으로 업무 영역을 꾸준히 늘렸다. 1975년 미 상원 청문회에서 CIA의 해외 지도자 암살 음모가 폭로되면서 이후 정치인 암살 등에는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9·11테러가 발생하면서 테러범 관련 업무를 재개할 여건이 조성됐다. CIA는 2002년 알카에다 야전사령관 까에드 살림 시난 하레티의 살해를 계기로 요주의 인사의 추적 및 살해를 재개했다. 담당 업무가 늘어나고 민감한 사안까지 다루면서 실수도 잦아졌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대량살상무기와 관련된 정보를 잘못 제공하면서 결과적으로 미국이 이라크에 침공하도록 만들었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급부상도 예측하지 못했으며 러시아의 크림 반도 침공도 사전에 알아채지 못했다. 자체 내 운용 중인 무인기는 끊임없이 민간인 오폭을 이어가면서 스스로 궁지에 몰리게 만들었다. 2004년 6월부터 올 4월까지 파키스탄에서만 민간인 사망자가 960명에 달한다. CIA가 전 세계에 걸쳐 운영하는 비밀감옥과 물고문 등 비인권적인 가혹행위도 입지를 좁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CIA는 이런 위기를 교묘하게 빠져나오고 있다. 포린폴리시는 CIA가 광범위하게 퍼진 아이비리그 출신 인맥과 대통령 직접 보고권 등을 적절하게 활용해서 과오를 숨기고 영향력은 확대해 왔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2월 미 상원 정보위원장이었던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은 CIA의 고문 사실 등을 공개했으며 고문 금지 관련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파인스타인 의원이 입법안을 의회에 제출해도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을 통과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공화당 의원들이 CIA의 버팀목이 되기 때문이다. CIA와 백악관, 의회 등의 고위층은 대부분 아이비리그 출신이다. 대학 동문인 이들은 CIA의 과오를 적절하게 감추고 있다. 게다가 CIA는 대통령에게만 사안을 직접 보고하면 된다. 업무와 관련된 책임도 대통령에게만 지면 된다. 다른 경쟁 정보기관과 비교할 때 ‘비밀활동 권한’이 훨씬 크다. CIA 출신들이 정부 핵심 요직에 입성하는 것도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주요한 자산으로 작용했다. 로버트 게이츠, 리언 패네타 등 전직 CIA 국장들이 연속으로 국방장관을 맡았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2001년 9·11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거치며 정보수집이라는 고유 업무에서 벗어나 테러범 검거 및 살해까지 하는 조직이 되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 외교안보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제지 불능의 임무·Mission : Unstoppable’라는 제목의 최신호 특집기사에서 CIA가 경쟁 정보기관들을 따돌리고 활동영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대통령 직접보고 권한과 워싱턴 인맥을 활용해서 자신들의 과오를 숨기는 등 ‘거대 괴물’이 됐다고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CIA는 1947년 창설 이후 본업무인 첩보 활동뿐만 아니라 테러범, 요주의 인사 살해 등으로 업무 영역을 꾸준히 늘렸다. 1975년 미 상원 청문회에서 CIA의 해외 지도자 암살 음모가 폭로되면서 이후 정치인 암살 등에는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9·11 테러가 발행하면서 테러범 관련 업무를 재개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CIA는 2002년 알카에다 야전사령관 카에드 살림 시난 알 하레티의 살해를 계기로 다시 요주의 인사의 추적 및 살해를 재개하기 시작했다. 담당 업무가 늘어나고 민감한 사안까지 다루면서 실수도 잦아졌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대량살상무기와 관련된 정보를 잘못 제공하면서 결과적으로 미군이 이라크에 침공하도록 만들었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급부상도 예측하지 못했으며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도 사전에 알아채지 못했다. 자체 내 운용 중인 무인기는 끊임없이 민간인 오폭을 이어가면서 CIA를 궁지에 몰리게 만들었다. 2004년 6월부터 올 4월까지 파키스탄에서만 민간인 사망자가 960명에 달한다. CIA가 전세계에 걸쳐 운영하는 비밀감옥과 물고문 등 비인권적인 가혹행위도 입지를 좁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CIA는 이런 위기를 교묘하게 빠져나오고 있다. 포린폴리시는 CIA가 광범위하게 퍼진 아이비리그 출신 인맥과 대통령 직접 보고권 등을 적절하게 활용해서 과오를 숨기고 영향력은 확대해왔다고 분석했다. 미 상원 정보위원장인 파인스타인 의원은 지난해 12월 CIA의 고문 사실 등을 공개했으며 고문 금지 관련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파인스타인 의원이 입법안을 의회에 제출해도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을 통과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공화당 의원들이 CIA의 버팀목이 되기 때문이다. CIA와 백악관, 의회 등의 고위층은 대부분 아이비리그 출신이다. 대학 동문인 이들은 CIA의 과오를 적절하게 감추고 있다. 게다가 CIA는 대통령에게만 사안을 직접 보고하면 된다. 업무와 관련된 책임도 대통령에게만 지면 된다. 다른 경쟁 정보기관과 비교할 때 ‘비밀활동 권한’이 훨씬 크다. CIA 출신들이 정부 핵심 요직에 입성하는 것도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주요한 자산으로 작용했다. 로버트 게이츠, 레온 파네타 등 전직 CIA 국장들이 연속으로 국방부 장관을 맡았다. CIA에게 크게 의존하지 않으려던 대통령도 취임 이후엔 생각이 달라진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취임 이전에는 국내사안에 관심을 더 기울였으나 대통령 취임 이후 외교정책의 비중을 깨닫고 CIA를 보다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포린폴리시는 분석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미국의 전통 우방 사우디아라비아가 핵무기 독자 보유를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사우디가 핵무장에 돌입하면 이집트, 요르단, 터키 등도 핵무기 보유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돼 중동에서 ‘핵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17일 미국의 전직 고위 국방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사우디가 파키스탄의 재고 핵무기를 구입하는 방안을 오랫동안 논의해 오고 있으며 이미 ‘전략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은 약 12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핵무기 구입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사우디는 무엇을 말하고 행동할지 결정했다”는 상반된 견해를 전했다. 이슬람 수니파인 사우디는 그동안 같은 수니파 국가인 파키스탄의 핵무기 개발을 재정적으로만 지원해 왔다. 하지만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시아파 국가인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허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핵무기 직접 보유로 안보 전략을 바꿨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미국의 전통 우방 사우디아라비아가 핵무기 독자 보유를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사우디가 핵무장에 돌입하면 이집트, 요르단, 터키 등도 핵무기 보유 경쟁에 나설 가능성기 제기돼 중동에서 ‘핵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영국 선데이타임즈는 17일 미국의 전직 고위 국방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사우디가 파키스탄과 재고 핵무기를 구입하는 방안을 오랫동안 논의해오고 있으며 이미 ‘전략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은 약 12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핵무기 구입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사우디는 무엇을 말하고 행동할지 결정했다”는 상반된 견해를 전했다. 이슬람 수니파인 사우디는 그동안 같은 수니파 국가인 파키스탄의 핵무기 개발을 재정적으로만 지원해왔다. 하지만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시아파 국가인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허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직접 핵무기 보유로 안보 전략을 바꿨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원자력에너지 개발사업을 추진 중인 사우디가 우라늄 농축과 핵연료 재처리 금지 규정을 거부하는 등 핵개발 가능성과 연관된 미심쩍은 행동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 주요 6개국과 이란의 핵협상이 타결되면 이란은 약 10년 동안 핵개발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사우디 등 수니파 국가들은 이란이 10년 뒤에는 핵 재무장에 나설 수 있고 유예기간 10년은 이란의 핵무기 위협을 효과적으로 대처하기에는 매우 짧은 시간이라서 불안한 감정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14일 사우디, 쿠웨이트, 바레인 등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 정상을 초청했으나 사우디 등 4개국은 정상 대신 대리인을 보냈다. 사우디가 핵무기 개발을 위해 일부러 미국과 거리두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사우디가 실제 핵무기를 보유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4일 ‘중동국가들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이란 핵무기가 중동의 핵 보유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 신문은 이어 “최근 사우디에서 독립적인 행보를 보이는 파키스탄이 핵무기 관련 기술을 사우디에 제공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게다가 사우디는 핵무기 관련 기술 및 인프라가 매우 취약한데다 원자력에너지 개발사업을 추진하려면 우라늄 농축과 핵연료 재처리를 금지하고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규정에 반드시 서명해야 하기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15일(현지 시간) 밤 미국 육군 특수부대 ‘델타포스(Delta Force)’ 요원들이 UH-60 블랙호크 헬리콥터와 수직이착륙기 V-22 오스프리에 나눠 타고 이라크 기지를 출발해 시리아 동부 아므르에 도착했다. 델타포스는 오사마 빈라덴 제거로 유명한 해군 특전단 6팀(SEAL)과 함께 합동특수전 사령부 특수임무대의 양대 축의 하나로 1977년 11월 발족돼 지금까지 온갖 종류의 전쟁과 비밀공작을 수행해 왔다. 헬기에서 뛰어내린 델타포스 요원들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고위 지도자인 아부 사이야프가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건물 벽을 폭파하고 들어가 IS 대원들과 치열한 교전을 벌여 대원들을 사살했다. 이어 여자와 아이를 방패 삼아 저항하는 아부 사이야프를 사살하고, 역시 IS 조직원인 그의 아내 움 사이야프를 생포했다. 이 부부에게 노예로 잡혀 있던 야지디족 출신 18세 여성은 무사히 구출됐다. 몇 시간의 작전을 마무리한 이들은 움 사이야프를 데리고 출발지였던 이라크 기지에 16일 동틀 무렵 도착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아부 사이야프를 생포하려고 했으나 거세게 반격해 사살했다. 육박전이 포함된 근거리 전투였다”며 “이날 작전에서 아부 사이야프와 함께 IS 대원 10여 명이 사살됐다. 미군이나 민간인의 희생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간부 4명을 포함해 IS 대원 3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블랙호크에 박힌 총알 자국들이 미군이 입은 손실의 전부였다고 했다. 미군 특수부대가 IS를 대상으로 성공을 거둔 첫 지상 작전이었다. 튀니지 국적의 아부 사이야프는 잘 알려진 인물은 아니지만 석유와 가스 밀매 등으로 IS의 돈줄을 관리하는 ‘금고지기’이자 ‘석유 에미르(왕자)’로 불렸다. 로이터통신은 그를 “IS의 CFO(재무책임자)”라고 했다. 외신들은 그의 본명이 ‘나빌 사딕 아부 살레 알자부리’라며 “특히 그가 남겼을 것으로 보이는 기록물들은 IS의 실체와 작전 내용을 알려줄 매우 중요한 자료”라고 전했다. 델타포스는 미 국방부와 중앙정보국(CIA) 정보를 토대로 최근 몇 주 동안 그의 동태를 파악한 뒤 구체적인 작전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이 IS를 상대로 인질 구출이 아니라 군사 작전에 지상군을 투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올해 2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 의회에 IS를 상대로 군사력을 동원할 수 있는 3년 기한의 무력사용권(AUMF) 승인을 요청하면서 “인력 구출작전과 IS 지도부를 겨냥한 군사작전 때 특수부대 활용 등 지상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은 전면적 지상군 투입에 대해서는 여전히 ‘절대 불가’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의 대공세에 맞선 IS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17일 이라크 현지 언론에 따르면 IS는 15일 “IS가 이라크 정부를 지지한 알아사프 부족민 수십 명을 죽였다. 두 살배기 딸을 포함해 부족 지도자의 가족 11명도 죽였다”고 전했다. 시리아 사막에 있는 고대 오아시스 도시이자 ‘중동의 베네치아’라고도 불리는 팔미라도 IS 손아귀에 넘어갈 위기에 처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팔미라 남서부 원형경기장 등은 아직 IS 수중에 떨어지지 않았으나 교전이 이어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15일(현지 시간) 밤 미국 육군 특수부대 ‘델타포스(Delta Force)’ 요원들이 UH-60 블랙호크 헬리콥터와 수직이착륙기 V-22 오스프리에 나눠 타고 이라크 기지를 출발해 시리아 동부 아므르에 도착했다. 델타포스는 오사마 빈라덴 제거로 유명한 해군 특전단 6팀(SEAL)과 함께 합동특수전 사령부 특수임무대의 양대 축의 하나로 1977년 11월 발족돼 지금까지 온갖 종류의 전쟁과 비밀공작을 수행해 왔다. 헬기에서 뛰어내린 델타포스 요원들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고위 지도자인 아부 사야프가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건물 벽을 폭파하고 들어가 IS 대원들과 치열한 교전을 벌여 대원들을 사살했다. 이어 여자와 아이를 방패 삼아 저항하는 아부 사야프를 사살하고, 역시 IS 조직원인 그의 아내 움 사야프를 생포했다. 이들 부부에게 노예로 잡혀 있던 야지디족 출신 18세 여성은 무사히 구출됐다. 몇 시간의 작전을 마무리한 이들은 움 사야프를 데리고 출발지였던 이라크 기지에 16일 동틀 무렵 도착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아부 사야프를 생포하려고 했으나 거세게 반격해 사살했다. 육박전이 포함된 근거리 전투였다”며 “이날 작전에서 아부 사야프와 함께 IS 대원 10여 명이 사살됐다. 미군이나 민간인의 희생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블랙호크에 박힌 총알 자국들만이 미군이 입은 손실의 전부였다고 했다. 미군 특수부대가 IS를 대상으로 성공을 거둔 첫 지상 작전이었다. 튀니지 국적의 아부 사야프는 잘 알려진 인물은 아니지만 석유와 가스 밀매 등으로 IS의 돈줄을 관리하는 ‘금고지기’이자 ‘석유 에미르(왕자)’로 불렸다. 로이터통신은 그를 “IS의CFO(재무책임자)”라고 했다. 외신들은 그의 본명이 ‘나빌 사딕 아부 살레 알자부리’라며 “특히 그가 남겼을 것으로 보이는 기록물들은 IS의 실체와 작전내용을 알려줄 매우 중요한 자료”라고 전했다. 델타포스는 미 국방부와 중앙정보국(CIA) 정보를 토대로 최근 몇 주 동안 그의 동태를 파악한 뒤 구체적인 작전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이 IS를 상대로 인질 구출이 아니라 군사 작전에 지상군을 투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올해 2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 의회에 IS를 상대로 군사력을 동원할 수 있는 3년 기한의 무력사용권(AUMF) 승인을 요청하면서 “인력 구출작전과 IS 지도부를 겨냥한 군사작전 때 특수부대 활용 등 지상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은 전면적 지상군 투입에 대해서는 여전히 ‘절대 불가’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의 대공세에 맞선 IS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17일 이라크 현지 언론에 따르면 IS는 15일 “IS가 이라크 정부를 지지한 알아사프 부족민 수십 명을 죽였다. 두 살짜리 딸을 포함해 부족 지도자의 가족 11명도 죽였다”고 전했다. 시리아 사막에 있는 고대 오아시스 도시이자 ‘중동의 베네치아’라고도 불리는 팔미라도 IS 손아귀에 넘어갈 위기에 처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팔미라 남서부 원형경기장 등은 아직 IS 수중에 떨어지지 않았으나 교전이 이어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시리아 문화재청장은 “IS가 고대유적에 진입한다면 팔미라는 처참하게 망가질 것”이라고 전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25.59 캐럿짜리 미얀마산 루비 반지가 역대 최고가인 3033만 달러(약 333억 원)에 낙찰됐다. 13일 영국 일간 텔레그레프에 따르면 전날 스위스 제네바 소더비 경매에서 짙은 붉은 색의 ‘해돋이 루비(The Sunrise Ruby)’가 치열한 경합을 거쳐 익명 인사에게 루비 경매사상 최고가로 팔렸다. 예상가 1200만~1800만 달러(약 131억~197억 원)를 웃돌았다. 소더비 관계자는 “현재까지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린 루비는 지난해 11월 860만 달러(약 94억 원)에 낙찰된 8.62캐럿의 ‘그라프 루비’였다”며 “최근 40년 동안 ‘해돋이 루비’처럼 크고 독특한 색깔을 가진 루비를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나폴레옹 1세의 조카딸이 소장한 적이 있으며 핑크색 다이아몬드로는 드물게 가장자리는 장방형이고 네 귀퉁이는 둥근 전통적인 방식으로 처리된 8.72캐럿짜리 다이아몬드가 1590만 달러(약 174억 원)에 팔렸다. 당초 예상가는 1400만~1800만 달러(약 153억~197억 원)였다. 또 카르티에의 미얀마산 사파이어 귀걸이 세트와 다이아몬드도 340만 달러(약 37억 원)에 낙찰됐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만성적인 공무원 연금 적자에 시달리는 미국 시카고 시의 채권 신용등급이 정크본드 수준으로 떨어졌다. 정크본드는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 발행하는 고위험·고수익 채권이다. 13일 일간 시카고트리뷴 등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전날 시카고 시의 신용등급을 기존 ‘Baa2’에서 ‘Ba1’으로 올리고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Ba1의 신용등급은 정크본드 수준이다. 무디스는 “일리노이 주 대법원이 최근 연금개혁법과 관련해서 ‘공무원의 혜택을 줄이거나 훼손할 수 없도록 규정한 주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한 게 평가 결과에 영향을 끼쳤다”며 “시카고 시는 연금 적자 규모를 줄이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카고 시의 공무원 연금 기금 적자 규모는 200억 달러(약 22조 원)에 달한다. 시카고 시는 신용등급 하향 조정으로 도시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81억 달러(약 8조9000억 원)에 달하는 채무 상환에서도 이자율이 올라가 자금 조달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람 이매뉴얼 시장은 “시카고 시의 부채 관리 능력을 감안하지 않은 무책임한 조치”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매뉴얼 시장은 재산세 인상, 카지노 설립 등을 통해 세수를 늘린다는 계획을 내놓았다.이유종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