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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차량 돌진으로 40여 명의 사상자를 낸 테러 용의자는 미 육군에서 복무한 이력이 있는 미국 시민권자로 확인됐다. 불법 이민자일 것이란 일각의 추측은 빗나간 것이다. 용의자가 최근 이슬람교로 개종했으며,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IS)를 추종했다는 증언도 나온다.1일(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이번 테러 용의자는 미국 텍사스 출신 시민권자 샴수드딘 자바르(42)다. 자바르는 이날 오전 3시 15분께 뉴올리언스의 프렌치 쿼터 버번 스트리트에 픽업트럭을 몰고 돌진해 최소 10명이 숨지고, 35명이 다쳤다. 용의자는 이후 차량에서 내려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가 숨졌다. 용의자가 몰던 차량에서 ISIS 깃발과 무기, 사제 급조폭발물 등이 발견됐다.CNN은 현직 관리를 인용해 자바르가 미 육군에서 2006~2015년까지 10년간 근무했다고 전했다. 용의자는 복무 당시엔 미 육군 인사부와 IT부를 거쳤으며, 2009년 2월~2010년 1월 아프가니스탄에 근무한 이력도 확인됐다. 군 전역후 조지아주립대에 진학해 2017년 컴퓨터공학 학위를 받았다. 용의자는 2019년 부동산 중개업 자격증을 취득해 텍사스, 조지아주 일대에서 중개업체를 차리기도 했다.용의자는 주변에 사업 성과를 자랑했으나 실제로는 두 차례 이혼과 사업 실패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것으로 알려졌다. 첫 번째 부인과 아이 두명의 양육비를 두고 법정 다툼을 벌였으며, 2022년 1월 두 번째 이혼 당시엔 당시 주택 대출 연체액이 2만7000달러(약 4000만 원)를 넘겼다는 증언도 나왔다. 중개업 사업도 이 무렵 2만8000달러(약 4100만 원) 적자를 냈고, 신용카드 연체액도 1만6000달러(약 2300만 원)에 달했다고 한다. 또 용의자는 2002년 절도, 2005년엔 무면허 운전 전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 수사당국은 자바의 범행 동기에 대해 조사중이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용의자가 최근 범행 전 녹화한 영상을 확보해 분석에 들어갔다. 용의자는 해당 영상을 통해 꿈에서 영감을 받아 ISIS에 합류했다고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가 최근 이슬람교로 개종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용의자 전 부인의 남편 드웨인 마시는 뉴욕타임스(NYT)에 “용의자가 육군을 정상적으로 제대한 뒤 최근 이슬람 교인으로 개종했다. 최근 머리를 자르는 등 비정상적인 행위를 해 자녀와의 만남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첫 번째 부인 사이에 15살과 20살의 딸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해외 언론과 전문가들은 활주로 끝에 설치된 ‘콘크리트 둔덕’ 구조물이 공항 설계상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통상 해외 공항에선 충돌에 대비해 활주로 가까이에 단단한 구조물을 세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30일(현지 시간) 전직 항공기 조종사 더그 모스는 워싱턴포스트(WP)에 “공항의 레이아웃(구조물 설계)이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활주로를 완전히 평탄하게 만들려면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약간의 경사는 드물지 않고 특이한 공항 설계도 많이 봐왔으나 이번(무안공항)이 최악”이라며 “공항 설계는 여객기가 활주로를 벗어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무안공항 활주로 끝의 경사면과 로컬라이저(착륙 유도 안전시설)의 수평을 맞추기 위한 구조물(콘크리트 둔덕)을 세울 때 충돌 가능성에 대비했어야 함을 지적한 것이다. 무안공항 활주로의 끝부분에서 264m 떨어진 지점에 설치된 로컬라이저 안테나는 활주로 끝단과 높이를 맞추기 위해 2m가량 솟아 있다. 사고 여객기는 동체로 활주로에 내린 뒤 시속 200km가 넘는 속도로 경사면을 질주하다가 솟아오른 둔덕에 부딪치며 폭발했다. 미국 비영리단체인 항공안전재단 하산 샤히디 회장도 같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공항 내) 구조물 배치는 국제 표준에 따라 결정된다. 조사관들은 구조물이 규정을 준수했는지를 알고 싶어 할 것”이라며 “활주로 근처의 물체들은 (항공기와) 충돌 시 부서지기 쉬운 물체여야 한다”고 말했다. 48년 경력의 조종사로 사고기와 동일 기종인 보잉 737-800을 운항한 경험이 있는 크리스 킹스우드는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활주로에서 일정 거리와 범위 내에 있는 장애물은 부서지기 쉬워야 한다. 항공기와 충돌하면 부서져야 하기 때문”이라며 “딱딱한 소재로 만든 게 이상하고, 확실히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독일 루프트한자항공 조종사인 크리스티안 베케르트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보통 활주로 끝에 그런 콘크리트 구조물 벽을 세우진 않는다”고 했다. 한편 영국 항공전문매체 플라이트 인터내셔널 매거진의 데이비드 리어마운트 편집자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한국 당국에 대한 질문’이란 제목의 글을 게재하고 “활주로 끝 바로 너머에 있던 장애물(콘크리트 둔덕)은 무엇이며, 왜 거기에 있었는지 규명되어야 한다”고 했다. 또 “(동체) 착륙이 대규모 사망자가 나온 원인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콘크리트 둔덕 때문에 대형 참사가 났다고 진단한 것이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카터는 신(神)과 국민의 겸손한 종(從)이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 시간) 별세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이렇게 추모했다. 향후 30일간 미 국내외 관공서에 조기를 게양하고 내년 1월 9일을 ‘국가 애도일’로 정해 그를 추모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또한 “카터는 모든 미국인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우리 모두는 그에게 감사의 빚을 지고 있다”고 애도했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언론도 그에 관한 기사를 대서특필했다. 정치적 양극화와 이념 대립이 심한 미국 사회 전반에서 이처럼 카터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 열기가 뜨거운 것은 그가 퇴임 후 더 빛난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1977년 1월부터 1981년 1월까지 39대 미 대통령으로 활동했던 카터 전 대통령은 재선에 실패했다. 정치인으로는 젊은 나이인 57세에 ‘백수’가 된 것이다. 하지만 세계를 돌며 민주주의, 인권, 평화, 기아 퇴치 등에 헌신하는 바람직한 ‘인생 2막’을 열었다. 이제는 누구나 그를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 ‘가장 성공한 전직 대통령’으로 부른다.● 美 대통령이 된 ‘땅콩 농부’ 카터 전 대통령은 1924년 조지아주 플레인스에서 태어났다.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땅콩 농장을 운영하던 부친의 가업을 물려받았다. 1946년 결혼한 부인 로절린 여사와의 사이에 3남 1녀를 뒀다. 지난해 11월 로절린 여사가 사망할 때까지 77년간 해로했다. 둘은 가장 긴 결혼 생활을 유지한 미국 대통령 부부다. 부인의 추모 예배 당시 “당신을 볼 때마다 나는 다시 사랑에 빠진다”는 신혼 시절 편지도 공개했다. 연방 상하원 의원 경력이 없고 조지아 주지사만 지낸 그는 워싱턴 정계의 아웃사이더였다. 이런 그가 세계 최고 권력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베트남전과 워터게이트 사건을 겪은 국민들에게 ‘정직’, ‘상식’ 같은 보통 사람의 가치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대선 유세 당시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라고 강조한 것은 ‘정치인 카터’의 지향점을 보여준다. 재임 중 주요 성과로 중동 평화협상 중재, 중국과의 관계 개선(데탕트) 등이 꼽힌다. 1978년 그는 미 대통령 별장이 있는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평화 협상 ‘캠프 데이비드 협정’을 중재했다. 이를 통해 이스라엘은 전쟁으로 잠시 점령했던 시나이반도를 이집트에 돌려줬고, 한 해 뒤 이집트는 아랍국 최초로 이스라엘과 수교했다. 하지만 오일쇼크 여파로 집권 초 6.5%였던 소비자물가가 3년 후 13.5%로 치솟자 민심이 돌아섰다.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당시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은 수도 테헤란의 주이란 미국대사관에 미국인 52명을 444일간 억류했다. 최강대국의 명성에 치명타를 입힌 이 사건으로 ‘강한 미국’과 ‘경제 성장’을 강조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에게 백악관을 내줬다.● 세계 누비며 평화 중재한 ‘미스터 픽스 잇’ 자연인이 된 그는 1982년 비영리재단 ‘카터센터’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세계 곳곳을 돌며 민주주의, 인권, 기아 퇴치에 앞장섰다. 특히 저소득층의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개선해주는 ‘해비탯(사랑의 집 짓기)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2017년에는 93세 고령으로 캐나다 매니토바주 위니펙에서 집 짓기 자원봉사를 하던 중 탈수증으로 쓰러졌다. 그는 해비탯 재단과 함께 전 세계 14개국에서 4447채 이상의 주택을 건설, 수리했다. 집을 지으며 환하게 웃는 모습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외교 협상 막후에서 해결사 겸 중재자로도 나섰다. 북한, 수단, 아이티, 세르비아, 보스니아 등 분쟁지에서도 ‘평화 중재자’로 활약했다. 덕분에 ‘사태를 정리한다’는 뜻의 ‘미스터 픽스 잇(Mr. Fix it)’으로 불렸다. 말년에는 흑색종 투병 등으로 대부분을 플레인스 자택에서 보냈다. 지난해 2월부터 호스피스 돌봄 치료를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1월 초 수도 워싱턴 의회에서 거행될 장례 행사에서 직접 추도사를 낭독하기로 했다. 미 대통령의 국장은 2018년 타계한 조지 H 부시 전 대통령 이후 7년 만이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미국 뉴욕의 출판사 코드힐 프레스가 지난달 한국 근대 시인 윤곤강(1911~1950)의 영역시집 ‘윤곤강 선집: 1937-1948’(Yoon Gon-Gang Selected Poems: 1937-1948)을 출간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윤곤강문학기념사업회가 2021년부터 추진해 온 시인의 업적 선양 사업의 일환이다.이번 영역시집은 윤곤강 시집 6권에서 선별된 80편의 시를 담고 있다. 번역은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하인즈 인수 펭클(Heinz Insu Fenkl) 뉴욕 주립대 교수가 맡았다. 펭클 교수는 번역 후기에서 “영어로 번역된 윤곤강의 시는 주제와 이미지에서 낭만주의 시인들을 연상시키지만, 월트 휘트먼의 열정적인 에너지와 진지함도 내포되어 있다”고 평했다.코드힐 프레스는 그동안 김광균, 김후란, 신달자 등 한국 근대 시인들의 영역시집을 출간해 왔다. 이번 윤곤강 영역시집의 출간으로 한국 근대시에 대한 소개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윤 시인은 1911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나 1931년 동경 유학 당시 문예지 ‘비판’에 첫 시를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 다수의 평론과 시론을 발표하며 평론가로도 활동했다. 생전에 총 6권의 시집을 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경남 창원에 사는 한부모 가정 중학생 이서준 군(13·가명)은 골수암을 앓는 어머니를 돌본다. 어머니 정경희 씨(가명)가 골수암 진단을 받은 것은 2년 전이다. 처음엔 감기가 오래간다고만 생각했다. 몸을 움직이기 어려운 수준까지 이르러서야 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연고가 없는 서울에서 2개월이나 병원 입원 신세를 졌다. 식당 조리와 청소 일을 전전하던 정 씨는 생계가 끊겼다. 갑작스레 병원비를 마련해야 하는 탓에 정 씨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돈을 빌렸다. 그 이후로 졸지에 1500만 원 빚이 생겼다.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보니, 당장 갚을 길이 없다.현재 정 씨는 집 밖을 나가기도 어려워한다. 빌라 건물 4층으로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은 엄두를 내지 못한다. 조금만 걸으려고 해도 숨이 차고 눈앞이 어지러워진다. 지금 보다 병세가 심해지면 부산에 있는 대형 병원 신세를 져야만 한다. 그러나 치료비와 간병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탓에 쉽사리 입원 결정을 하지도 못한다. 이 군은 돈이 없어서 어머니가 제때 병원에 가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다. 하지만 당장 생계 전선에 나설 수도 없다. 이 군은 중학교 1학년. 방과 후 또래들이 모여서 어울리는 모습을 지나쳐서 곧장 집으로 향한다. 기력이 없다시피 한 어머니를 대신해 밥상을 차리는 일도 이 군이 한다. 몸이 불편한 어머니가 하는 심부름을 하기 위해 되도록 함께 집 밖으로 잘 나가지 못하게 됐다.어머니는 불가피하게 아이에게 부탁하면서도, 평범한 일상과는 다소 어긋나 보이는 아들의 모습이 안쓰럽다고 했다. 정 씨는 병이 빨리 완치돼야 한다며 “아이를 데리고 놀이공원에 한 번 데려가 본 적이 없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남들 다하는 평범한 일들을 아들에게도 해주고 싶어요” 정 씨는 자신의 꿈이라고 했다. 그러나 당장 학업을 이어가는 것도 힘겹다. 현재 이들 가족은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이다.이 군처럼 중증질환이나 장애가 있는 가족을 돌보는 13~34세 청소년이나 청년을 흔히 ‘가족돌봄청년’, 또 다른 표현으로는 ‘영 케어러’라고 한다. 돌봄 노동으로 인해 미래 설계를 하지 못한다. 청소년부터 돌봄을 시작하는 경우, 생계에 대한 책임까지도 길게 짊어지는 경우가 많다. 정부는 가족돌봄청년 규모가 18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복지 사각지대 된 청소년 돌봄…정책 지원과 기부 문화 활성화 필요돌봄 부담은 이 군처럼 청소년기 혹은 그 이전에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삶, 진로 설계를 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들 가족돌봄 청년에 대한 실태를 되도록 조기에 확인하고 지원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계속되지만, 현재 가정돌봄청년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정확한 현황 파악도 되지 않고 있다. 대상자 확인을 통해 기존 복지 정책에 대한 안내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필요한 예산과 지원 정책에 대한 수립도 보다 정교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정부는 내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선 ‘영 케어러’ 통계를 확인키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8월부터 시범사업을 벌여 인천, 울산, 충북, 전북 등 네 곳에 ‘청년미래센터’를 열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족돌봄청년이 온라인(www.mohw2030.co.kr)으로 지원을 신청할 수 있게끔 했다. 센터를 통해 가족돌봄청년은 연간 200만 원의 자기돌봄비와 가족 돌봄 및 의료, 심리지원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제도는 2026년께나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현재로선 읍면동 센터에 도움을 요청해 일상돌봄 등 보건복지부 서비스를 연계받아야 한다. 다만 서비스가 아픈 가족 지원에 집중하다 보니, 돌봄청년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 등의 지원은 빠져 있다는 지적이 있다.제도적 지원이 자리잡기 전까지는 지자체 지원이나 기부, 후원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복지 사각지대에 대한 기부금 모금과 후원단체 중 한 곳인 대한적십자사는 가족돌봄청년과 기초생활수급자 등을 대상으로 한 결식아동 지원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동아일보와 대한적십자사는 후원하는 돌봄 청소년인 이서준 군에 대한 기부 캠페인(아래 첫 번째 링크)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아울러 결식 아동을 돕기 위한 후원(두 번째 링크)를 통해서 이어갑니다. 모금액은 기부금품법에 의해 관리되며 사용 내역은 대한적십자사 기부금품 모집 및 지출명세를 통해 공개됩니다.공동기획 가족돌봄 서준이 돕기공동기획 결식아동 돕기임현석 기자 lhs@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을 때, 거기 걸맞는 성공에 만족하면서 살아라.”‘피터의 원리 : 무능한 사람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이유’ 中어느 조직에나 저 자리까지 어떻게 승진해서 올라갔는지 의문이 들 만큼 무능한 사람이 있다. 어떻게 저 사람이 저 자리에 있는지 궁금한가? 이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는 경영 이론이 바로 ‘피터의 법칙’(또는 피터의 원리)이다.미국 컬럼비아대 로런스 피터 교수는 1969년 수백 건의 조직 내 무능력 케이스를 연구했다. 이를 토대로 “조직원들은 자신의 무능력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승진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힌다. 보통 조직에서 능력을 인정받으면 더 높은 직급으로 올라간다. 문제는 능력을 인정받았던 분야와 승진해서 새로 맡는 업무가 대부분 다르다는 점이다. 보통 승진하면 실무자가 관리자가 된다. 관리자는 또 작은 팀 단위부터 큰 규모 부서까지 맡게 된다. 실무자가 예전엔 자기 일만 잘하면 됐지만, 관리자는 다르다. 업무를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일을 종합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조직 내 불만이 고조되지 않게 조율하는 업무도 더해진다. 직급이 높아질수록 업무 범위는 넓어지고, 이전엔 없었던 과제를 맡아야 한다. 스테이지마다 요구되는 역량이 다른 것이다. 그러니 이전에 잘했다고 새로 맡은 일도 잘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이 이론에 따르면, 조직 내 위계가 높은 자리일수록 그와 같은 부담이 커진다.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지금은 무능해 보이는 관리자도 한때 조직에서 ‘에이스’라고 불렸던 실무자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게임 회사에서 유능한 IT 개발자가 인사권자인 회장에게 발탁돼서 부사장이 됐다가, 과금 체계를 엉망으로 뒤흔들어서 회사를 위기에 내몬 사례를 들은 적이 있다. 한때 승진을 거듭하던 검사도 안다. 이걸 정치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이전 성과를 토대로 사실상의 인사권자인 국민의 선택을 받아서 더 높은 선출직 지위에 올랐는데, 새로운 직분에 적응하지 못한 채…. 경영 이론 얘기로 돌아가자. 피터의 법칙을 유념한다면, 인사권자는 직원을 발탁할 때 이전 경험이나 성과보다는 앞으로 맡을 업무에 적합한지를 따지는 게 더 중요하다. 이전 지위에서 뚝심이 필요했더라도, 더 높은 지위에선 정치적인 조율 감각이 더 중요하다면 당연히 그런 사람을 발탁해야 한다. 로런스 피터는 해당 이론을 주창한 책에서 구성원 역시 자기 능력을 알았다면, 더 높은 자리를 탐내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 마음이 어디 쉬울까. 그러나 누구나 반드시 어디쯤에서 멈춰 선다. 은퇴한 다음엔 누구나 동네 호프집에 들러서 친구들과 술이나 한잔 기울이고, 예전 이야기를 주워섬기다가 취해서 돌아간다. 보통 그렇게들 산다. 그런 삶엔 수습할 일도 없을 것이다. 해가 내려갈 쯤, 편의점 앞 비어 있는 파라솔 의자를 보다가 든 생각이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이이안 군(8·가명)은 희귀난치병을 두 개나 앓고 있다.첫 번째 진단은 두 살 때였다. 어머니 김은주 씨(가명)는 아이가 오랫동안 눈을 마주치지 못하자, 병원을 여러 곳 찾은 뒤에야 생소한 병 이름을 듣게 됐다. 가족삼출유리체망막병증. 선천적으로 망막이 떨어져나가는 병이다.● 2년 새 두 번 진단, 희귀질환 버티는 이안이병명을 알았을 땐 이미 망막이 절반가량 떨어져 있었다. 오른쪽 눈은 처음엔 실명으로 진단받을 만큼 상태가 좋지 않았다. 급하게 레이저 수술을 몇 차례나 받았지만, 잦은 수술에도 완치가 되는 병은 아니다. 병세가 나빠지진 않는지 꾸준히 관찰해야 하다 보니 주기적으로 병원에 들른다.특수 렌즈로 만든 안경을 써야만 겨우 0.1의 시력이 나온다. 시야가 좁은 탓에 침대에서 일어나서 자주 떨어지고, 계단을 올라가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안경이 없으면 얼굴 앞까지 붙이다시피 가져간 휴대전화 글씨만 알아차린다.이마저도 안경을 1년에 두 세 번씩 맞춰야 하는데 한 번 맞출 때마다 렌즈 가격만 100만~150만 원이 든다. 국내에서 생산하지 못해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특수 렌즈이기 때문이다. 희귀난치병이라 의료보험을 통한 치료비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아이는 망막 질환 치료를 받기에도 빠듯한 와중에 모야모야병 진단도 받았다. 은주 씨는 어느날 아이가 화장실에 가려고 새벽에 일어났다가 왼쪽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것을 보고 급가헤 응급실에 데려갔다. MRI를 찍은 뒤에 이 병을 알게 됐다. 네 살 때였다. 모야모야병은 특별한 원인 없이 뇌에 피를 공급하는 동맥이 서서히 좁아지는 병이다. 뇌 혈관이 막히면, 피를 공급받는 부위가 손상된다. 작은 몸집을 한 아이는 뇌 수술을 세 군데나 받아야 했다. 모야모야병 탓에 아이는 시야가 사라지면서 갑작스레 쓰러질 때가 있다. 최근에도 네 번이나 쓰러졌다. 은주 씨는 그때마다 놀라서 병원 응급실을 찾는다. 은주 씨는 아이가 일어나자마자 몸 한쪽을 불편해하거나 넘어지진 않았는지 들어가서 살피는 일과로 하루를 시작한다.● 마음까지 스며들어간 아픔 은주 씨는 최근 들어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아이는 낮아지는 시력 탓에 학교에 들어간 뒤에 의기소침해졌다. 아이는 다른 아이들 것과 다른 큰글씨 책을 보고, 축구에 끼지 못한 채 다른 아이들을 지켜만 본다. 그러다가 자신의 병이 어떤 의미인지 인지하게 된 것이다. 은주 씨는 레고 블록 맞추는 법을 가르쳐주려고 했다가 아이로부터 “나는 못 할 거야”라고 들었다. 아이 마음 속에서 어둠이 커져가는 것이다.올해 병원에 들렀다가 은주 씨는 또 다시 놀랐다. 의사는 아이의 눈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고 했다. 은주 씨는 치료 시기가 특히 중요하다는 말도 들었다. 아이 실명을 피하기 위해 내년 초에 다시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 은주 씨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가 웹툰작가라는 꿈을 이어갈 수 있기만을 기도한다. 그런 마음으로 다음 치료를 기다리고 있다.그 와중에 덤프트럭을 운전하면서 생계를 이어가는 아버지 이중후 씨(가명)는 2021년부터 일하던 곳에서 사기를 당해 급여 4000만 원을 떼였다. 소송도 해봤지만 사업체 명의가 바뀐 뒤여서 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 사장도 저희 아이가 아픈 걸 알고 있었어요.” 은주 씨는 말했다.지원 사각지대에 놓인 소아 희귀난치질환 환자소아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의 경우, 복지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이들 환자를 위한 산정 특례라는 제도가 있다다.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등록이 먼저 이뤄져야 하고, 이후 각자 아이에 대한 장애 정도를 판단해 특례 대상인지 확인받는 절차를 거친다.즉 정부가 인정하는 희귀난치병에 해당하고 환자가 질환 산정 특례 인정을 받아야 치료비를 10%로 경감 내지는 면제받을 수 있다.은주 씨 가족은 가족삼출유리체망막병증으로 특례 산정을 신청했지만 정부 심사에서 탈락했다. 시력이 남아 있는 아이의 질환 중증도가 낮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당장 아이의 시력이 실명 수준은 아니라고 해도, 망막과 시력 상황에 따라서 언제든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또한 현 제도는 치료에 적기가 있다는 점은 간과된다. 급하게 막대한 수술비가 들어갈 수도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보니 가족은 다음 치료를 앞두고 초조할 수밖에 없다.아이가 앓는 모야모야병의 경우, 산정 특례를 받았다. 그러나 이 역시 치료비에 국한된다. 마비와 관련된 재활은 별개다. 은주 씨는 몸을 잘 쓰지 못하고, 낮은 시력에 익숙해져야 할 아이 재활을 위한 치료도 받았으면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선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고, 비교적 비용이 저렴한 공공 재활센터는 몇 개월씩 기다려도 자리가 나지 않는다. 다행히 공공 재활센터에 등록한다고 하더라도, 워낙 대기인원이 많다보니 수업을 길게 들을 수 없다.소아 희귀난치병과 관련해 의료 사각지대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제도가 보완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제대로 된 지원 제도가 마련되기까지, 사각지대에 놓인 환아와 가족들은 기부에 의존하며 버티고 있는 현실이다.동아일보와 대한적십자사는 소아 희귀난치병 환자인 이이안 군을 후원하는 기부 캠페인(아래 링크)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모금액은 기부금품법에 의해 관리되며 사용 내역은 대한적십자사 기부금품 모집 및 지출명세를 통해 공개됩니다.▶후원하기임현석 기자 lhs@donga.com}

2004년 11월 12일. 임요환과 홍진호가 에버 2004 온게임넷 스타리그 4강전에서 맞붙었다. 올해 이달로 딱 20년이 됐다.임요환은 일꾼을 동원해 상대 앞마당에 벙커를 짓고 초반에 압박하는 전술, 벙커링을 통해 5판 3선승제 승부에서 필요한 승수를 내리 따내면서 결승에 오른다. 홍진호는 승부추가 기울어진 가운데서도 첫 경기 14분을 버티면서 분투하지만, 이후 2·3경기는 4분여 만에 내리 내준다. 3회 연속 벙커링, 흔히 ‘삼연벙’으로 오늘날 회자된다.● 삼연벙이 던진 질문 2001 코카콜라배부터 쌓아온 두 선수의 라이벌 서사가 허망했다. 당시 논란도 컸다. 둘의 합(合)을 보고 싶어 했던 당시 팬들은 상대를 빠르게 봉쇄하는 임요환의 최적화 전략이 지나치게 승패에만 연연했다며 비판했다. 반면 프로의 세계에서 승부에 집착하는 것이 무엇이 잘못이냐는 반박도 비등했다. 분명한 것은 당시 저그로선 최적화 수준이 높은 테란의 전략을 막기 어려웠다는 점(초반 일꾼 동원 벙커링을 극복한 것은 저그도 최적화 수준이 높아진 다음)이다. 그날 게임은 팬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게임이란 무엇인가? 스타크래프트란 결국 가장 빠른 시간대에 상대를 초살하는 최적화로 수렴되는 것인가? 그동안 양자가 경합하는 가운데서 발생하는 창의적 해법과, 이로 인해 생기는 미학(독창적이던 박용욱과 강민, 홍진호의 경기에서 우린 이런 인상을 받았다)이란 무엇이었나? 분투에서 느껴지는 비감, 양자의 합에서 드러나는 예술성은 무엇이었나? 모두 착시였나? 삼연벙 이후로도 게임은 진화를 거듭한다. 저그가 최적화를 하는 과정에서 테란은 벙커링이라는 답지 대신 ‘원배럭 더블’ 전략의 효율성을 다듬는 과정으로 나아간다. 게임은 궁극의 최적화를 향해갔다. 이를테면 저그는 저그대로 빠른 뮤탈리스크 전략으로 최적화한다. 진화라는 점에서 프로토스도 마찬가지다. 그러다가 결국 3종족 모두 패러다임이 고정된다. 벙커링 이후 20년이 흘렀다. 이제 게임은 정해진 길, 공식에 철저하다. 현 스타크래프트 최강자로 최근 개인 리그를 3연패 한 ‘철벽’ 저그 김민철의 경우 이와 같은 최적화에 관한 한 빈틈이 없다. 그것이 이 시대의 미학이다. 악랄했던 박용욱의 프로브와 홍진호식 폭풍 저그, 조정현식 대나무 테란의 독창성에서 아름다움을 느꼈다면, 이제 게임을 보는 이들은 승리 공식에서 한치의 벗어나지 않는 철저함에서 미감을 느낀다. 이전과는 달라진 감상법이다. 기점을 거슬러 올라가면 분기점은 그날의 벙커링이었다. 벙커링이 아니었더라도 최적화의 시대가 도래했을 것이다. 다만 그날의 벙커링은 일꾼 정찰 시점과 병력 동원 시점을 초 같이 계산해서 진출하는 최적화의 절대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남았다. 그것이 삼연벙이다. ● 그러나 다시, 삼연벙이란 무엇인가 스타크래프트를 보는 이들이 20년 전 느낀 감정을 이제 온 세상이 느낀다. AI 때문이다. 바둑기사 이세돌은 이달 1일 서울대에서 열린 특별 강연에서 “예술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일컬어 바둑을 예술이라고 배운 마지막 세대라고 하면서다. 한없이 승률이 높은 수만을 찾고, 이를 의심하지 않는 AI 바둑은 예술이 아니라는 것. 그는 승패가 바둑의 전부가 아니라고 했다. 그는 말했다. “승패가 결정된다고 해도 그 순간 끝난 게 아니다.”그러나 삼연벙 이래 스타크래프트에선, 게임을 예술로 보는 시각을 ‘아마추어리즘’으로 분류한다. 만약 한판의 게임이(혹은 대국이) 예술이라고 하더라도, 승패를 떠나서 어떤 가치를 지닌단 말인가. 삼연벙 이후 그 질문은 내 머릿속을 떠난 적이 없다. 오랫동안 그 답을 찾아 헤맸으나, 찾지 못했다. 머릿속에서 이세돌은 되풀이한다. 예술엔 정답이 없다고. 그렇다면 나에게 스스로 다시 묻는다. 삶이란 예술인가, 게임인가. 최적화를 향한 진화, 공식 정립으로 나아갈 게임의 운명을 예감하면서, 나는 2004년 11월 12일 방송이 끝난 뒤에도 그 채널을 한참 더 봤다. 아버지가 “게임 좀 그만 보고, 잠이나 자라”고 할 때도 나는 오랫동안 영상을 찾아보면서, 게임을 돌이키고 또 돌이켰다. 제발 좀 자라. 아버지가 내 등을 때리면서 하소연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다. 나는 그 의미를 다 알고 있으면서도, 확정하지 않은 채로 여전히 속에 대고 묻는다. 삼연벙이란 무엇인가. 그 질문을 던지는 동안 지금도 불필요한 것을 곱씹고 매달린다. 결함을 안은 인간으로서, 불가피하다. 그렇게 존재한다. 벌써 20년이 지났던가.[소소칼럼]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나 소소한 취향을 이야기하는 가벼운 글입니다. 소박하고 다정한 감정이 우리에게서 소실되지 않도록, 마음이 끌리는 작은 일을 기억하면서 기자들이 돌아가며 씁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배우 이영애 씨(사진)가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됐던 사할린 동포와 형편이 어려운 독립 운동가 후손을 위해 써달라며 동아일보-대한적십자사 디지털콘텐츠 공동기획 프로젝트 ‘동행’에 2000만 원을 기부했다.5일 대한적십자사 등에 따르면 이 씨는 “일제 강점기 때 일어난 희생과 고통을 입은 분들에게 써달라”며 9월초 사할린 동포 돕기 캠페인과 독립운동가 후손 돕기 캠페인에 각각 1000만 원을 기부했다. 이 씨 측 관계자는 “우리가 어려운 시기에 돌보지 못했던 분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드리고 싶다는 의미”라며 “앞으로 계속 지원을 약속하며 2000만 원을 우선 기부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씨는 일제 강점기 피해자, 독립 운동가와 그 후손의 생활상에 더 많은 사회적 관심이 이뤄지면 좋겠다는 뜻도 전달해왔다.이 씨는 8월말 지인에게 ‘동행’ 시리즈에서 귀국 사할린 동포 지원과 관련된 기사를 보내오며 기부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8월 보도됐던 사할린 강제동원 피해자 등에 대한 지원 부족 문제를 다룬 ‘깊은 상처 안고 돌아온 고국, 따뜻한 희망의 한끼’() 기사다. 이후 수년간 단칸방을 전전해온 독립 운동가의 후손을 다룬 기사 ‘천석꾼 가세 기울었어도, 독립운동 아버지 원망은 이제 안 해요’() 기사를 본 뒤에도 기부 의사를 밝혔다.이 씨는 독립 유공자와 참전 용사와 관련된 기관 등에 꾸준한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올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천안함재단에 5000만 원을, 8월 광복절을 맞아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1억 원을 기부했다.동아일보와 대한적십자사는 독립운동가 후손을 지원하는 기부 캠페인(아래 링크)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모금액은 기부금품법에 의해 관리되며 사용 내역은 대한적십자사 기부금품 모집 및 지출명세를 통해 공개됩니다.▶후원하기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지난해 2월 6일, 튀르키예 동남부 가지안테프에서는 규모 7.8, 연이어 카흐라만마라쉬에서 규모 7.5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사망자는 무려 5만 명, 부상자도 11만 명에 달했습니다. 워낙 피해가 큰 탓에 21세기 최악의 재난 중 하나라는 말이 나왔죠. 전문가들은 참상을 극복하는 데만 10년, 혹은 그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지진 발생 후, 한국에서는 슬픔에 빠진 튀르키예를 도우려는 움직임이 크게 일었습니다. 대한적십자사는 급히 성금을 모았고요. 애초 200억 원을 모금 목표로 세웠으나, 이를 훌쩍 뛰어넘는 400억 원 성금이 마련됐습니다. 6·25 전쟁 당시 파병했던 우리나라에 반대로 도움의 손길을 받게 된 것이죠.한국에서 모인 성금은 지진 피해 복구 현장에서 식량, 보건, 생계 등 다양한 분야에 지원됐습니다. 특히 지진 피해자들의 임시 숙소로 쓰이는 카르만마라쉬 지역 ‘우정의 마을’ 운영 자금으로 쓰입니다. 적십자사는 지역 내 소상공인의 피해 복구에도 힘을 썼습니다. 취약계층과 더불어 소규모·중소 자영업자에게 13억4000만 원의 현금을 지급하였고, 총 428개의 업체가 지원을 받았습니다. 동아일보는 현장을 찾아 당시의 참상과 함께, 한국 국민의 성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살펴봤습니다.한국으로부터 지진 피해 지원을 받은 튀르키예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유튜브()를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동아일보와 대한적십자사는 지난해 큰 지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역 내 임시 거주처 등을 지원하기 위한 후원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모금액은 기부금품법에 의해 관리되며 사용 내역은 대한적십자사 기부금품 모집 및 지출명세를 통해 공개됩니다. 아래 링크와 QR코드를 통해 지원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가지안테프=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불가리아는 튀르키예과 국경을 맞댄 곳으로, 흔히 유럽의 관문으로 불리죠. 긴 내전을 겪는 시리아 난민들이 인근 국가가 아닌 곳을 향할 때 먼저 찾게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지난달 찾은 불가리아 하르만리 난민 센터. 불가리아 동쪽 끝에 위치한 이곳에는 약 1000여명의 난민이 살고 있습니다. 주로 대규모 난민이 발생한 시리아와는 1000km 넘는 곳이지만, 육로로 이어진 난민센터 중 이슬람권인 튀르키예를 제외하면 유럽권에서는 가장 가깝습니다.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최대 규모의 난민 센터인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난민들은 이곳에서 난민 자격을 인정받는 심사를 받습니다. 이때 더 나은 경제적 기회를 찾아 자발적으로 온 이주자는 난민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난민의 정의는 이렇습니다.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적 집단의 구성원 신분, 정치적 견해 등으로 인해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어 본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사람. 이들은 심사를 마치기 전까지 이곳에서 머무릅니다. 난민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불가리아 내에서만 체류할 수 있습니다. 통상 6개월이지만, 2년까지도 걸립니다. 난민 센터에 처음 들어와 신분 등록을 위한 절차를 밟는 동안 8평 남짓한 공간에서 스무 명 넘는 인원이 대기하기도 합니다. 의료 지원 등은 NGO 단체 등을 통해 지원 받습니다.흔히 경제적 이주자들이 모이는 서유럽과는 달리, 이곳 난민 센터에는 실제로 장기화하는 시리아 내전 탓에 가족을 잃고, 고향과 멀어진 이들이 많았습니다. 가족을 잃은 이들이 많다 보니 아이를 혼자 길러야 하는 ‘독신모’가 된 이들을 위한 숙소만 한 동 따로 있을 정도였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난민들은 생명의 위협을 느껴왔다고 했습니다. 난민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인권과 인류애라는 보편적 가치 또한 포기할 수 없으므로, 우리의 고민은 깊어집니다. 현장에서 만난 난민들의 목소리. 유튜브()를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동아일보와 대한적십자사는 실제로 박해와 위협을 받아 고국을 떠나 본국을 떠나온 사람들, 다시 고국으로 돌아가길 희망하는 난민들을 돕기 위한 후원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모금액은 기부금품법에 의해 관리되며 사용 내역은 대한적십자사 기부금품 모집 및 지출명세를 통해 공개됩니다. 아래 링크와 QR코드를 통해 지원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하르만리=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신곡 ‘아파트’를 듣다가 몇 가지 새로 알게 됐다. 첫 번째, 아파트라는 술자리 게임이 있다. 노래 가사는 그에 착안했다. 나는 그런 게임 모른다. 후배에게 물었다. “그럼 ‘당연하지’ 같은 건가? 가수 김종국 있잖아. 그 옛날에….” 그러자 그의 눈빛엔 언제 적 ‘당연하지’냐는 빈축이 담긴다. 사무실 자리로 돌아가 귀에 이어폰을 꼈다. 유튜브로 검색해서 무슨 게임인지 알아본다. 랜덤 게임. 랜덤 게임…. 두 번째, 아파트는 콩글리시다. 중간에 R 발음을 넣어 혀를 안쪽으로 유순하게 말면서 ‘아파ㄹ-트-먼트’(Apartment)라고 해야 뜻이 통한다. 해외 특파원으로 아파트먼트에 1년 살았는데, 몰랐다. 몰랐는데도, 그땐 아‧파‧트라고 끊어 말한 적이 없긴 하다. 굳이 따지자면, 아파트는 욕망과 결부된 재화라면 아파트먼트는 주거 형태를 일컫는 단어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무려나 깊게 따질 일은 아니다. 이 노래는 아파트의 사회적 의미와는 별 관련이 없다. 랜덤 게임, 랜덤 게임…. 입과 귀에 착 감기는 리듬일 뿐이다. 노래는 한국적인 맥락을 이질적인 영어 가사에 가져다 놓는다. 그러면서 가수 본인의 자의식과 배경을 영리하게 드러낸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단어가 영어 가사 속에서 생경하게 맞부딪치자, 누구든 아파트라는 단어가 새롭게 느껴질 지경이 된다. 그러다가 노래가 창의적이면서도, 편안하다는 인상이 함께 전달된다. 이 노래를 들을 때, 한국인을 포함한 전세계인이 비슷하게 받는 느낌이다. 여럿 모이는 술자리 게임에서 리듬감을 만들어내기 위해 박자에 정확하게 맞물리는 단정한 3음절, 초성에 ㅍ-ㅌ 파열음이 맞물리면서 만들어내는 어감이 입안에 굴리기 좋다는 건 술자리 게임에 끼어본 적 없는, 나도 알겠다. 그러나 이게 전 세계 어디서든 통하는 상품이자, 즐길 만한 음악적 잠재성이 있다고 하는 건 다른 차원이다. 어지간한 자기 확신 없이는 밀어붙일 수 없었을 것이다. 로제의 자기 확신을 뒷받침했던 건 우선은 예술가적 직관일 것이다. 그동안 로제의 음악뿐 아니라 디자인 작품도 소개되면서, 예술가로서의 미감이 진작부터 예사롭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오는 모양이다. 이처럼 타고난 직관에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로서 수년간 대중의 취향과 발맞춰온 가운데 쌓아간 자신감도 있었을 것이다. 성공 공식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자기 취향을 더할 수 있는 균형 감각이 느껴진다. 그렇다면 아파트의 흥행은 탁월한 잠재성을 지닌 개인 예술가를 발굴하고, 그 재능을 위축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육성해 온 창작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결합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엔터테인먼트라는 업(業)의 본질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덕분에, 예술가를 산업 부속물로 여기지 않고, 그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방식으로 진화했다고 생각해도 될까. 그리고 그 결과물은 지금 확신에 차서 결과로 입증한, 솔로 로제라고 말이다.정말 그렇게 생각해도 괜찮다면, 엔터업에 종사하며 일을 사랑하는 사람들, 자기가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해야하는지 아는 사람들이 업의 본질을 지켜나가려고 하는 이유도 이해가 간다. 아파트 덕분에 새롭게 이해하게 된 일 중 하나다. “That’s what I’m on, yeah.” (로제·브루노 마스, APT 中)임현석 기자 lhs@donga.com}

1956년 초, 스물다섯 튀르키예군 부사관 한 명이 전쟁 뒤 폐허가 된 한국 땅에 내렸다. 유엔군이 6·25 전쟁 후 남아서 전후 복구 작업과 대북 감시 업무를 수행할 때다. 그는 한국에 파견 보낼 인력을 모집하자 자원했다. 한국은 세계인의 눈에 여전히 전쟁 불씨가 남은 곳이었다. 그는 세 살 딸과 두 살 아들을 두고 있었다. 어떻게 그런 결정을 내렸을까. 손녀 두이구 니한 아자르 씨(32)가 말했다.“튀르키예 또한 투쟁 끝에 자유를 얻은 나라니까. 한국의 자유를 도와야 한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참군인이기도 하셨다. 파견도 당연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여기셨을 것이다.”그 군인, 故 무자페르 아자르 씨는 1956년 2월부터 1년 5개월가량 한국에서 근무했다. 차량 정비 업무였다. 유엔군 일원으로 한국인들에게 관련 기술을 전수하면서. 폐허가 된 한국의 재건을 도왔다.손녀에게서 사진으로 본 할아버지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군인의 손녀는 대한적십자사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재건복구지원단에서 일하고 있다. 올해 1월 정식으로 채용됐다. 기자가 지난달 23일 지진 상흔이 남아 있는 튀르키예 동남부 가지안테프 지역을 찾았을 때 만났다. 지난해 규모 7.8 지진이 일어나 5만 명 넘게 숨진 지역이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을 돕던 할아버지, 한국의 도움을 받아 튀르키예 복구를 돕는 손녀.한국 재건 도운 할아버지, 튀르키예 돕는 대한적십자사 직원 손녀 - 한국과 특별한 인연이다.“대한적십자사에서 일한다고 알렸더니, 아버지가 놀라더라. 할아버지로부터 한국 얘길 많이 듣곤 하셨는데, 이젠 딸까지 한국과 인연이 생겼으니까. 아버지가 운명적이라고 하더라. 아예 남편도 한국에서 찾으라고 한다.(웃음)”- 할아버지는 어떤 분이셨나?“할아버지는 군대에서 차량 정비를 맡았던 군인이자 기술자였다. 내게도 무언가 늘 가르쳐주려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페인트로 벽 칠하는 법이라든지, 물건을 고치는 법이라든지. 남자아이 말고도 손녀인 내게도 말이다. 할아버지가 손자·손녀 중 가장 어린 나를 아껴주셨던 것 같다. 나도 그런 할아버지를 사랑했다. 엄격하면서도 자상하신 분이었다. 할아버지는 10여 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늘 그립다.”- 할아버지는 한국을 어떻게 기억하던가?“할아버지는 한국 사람들이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말씀하셨다. 전쟁 중에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라고. 한국 사람들은 정말 성실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래서 더 한국 사람들을 돕고 싶어하셨다. 군대에서 사귄 한국인 친구와 같이 사진을 찍고 사진 뒤에 이름을 적어놓기도 할 만큼 한국을 애틋하게 생각하셨다.”- 몹시 혼란스러웠을 때인데.“그런 말씀도 했다. 한국에서 전쟁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폭탄이 터지고 길거리 싸움이 벌어졌고, 갈등이 많다고 말이다. 한국에 도착하기까지 튀르키예로부터 배를 타고 두세 달이 걸릴 만큼 먼 곳이라고 말씀하셨던 기억도 난다. 그러면서 할아버지는 튀르키예 군인들이 타고온 배를 수리하기 위해 애썼던 한국 사람들의 모습을 기억하더라.”그는 한국에서 복무 중에 튀르키예에 있는 아내에게 편지와 사진을 보내곤 했다. 사진 뒤엔 그날 상황이 담긴 메모도 종종 적었다. ‘1956년 7월 26일 목요일 아침 경보가 울리자 철수’. 한국이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을 때다. 한국은 전쟁 후에도 유엔군의 도움 손길을 바랐다. 튀르키예군은 1966년까지 한국에 주둔했다.- 그때와는 한국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도 아셨나?“언젠가 할아버지가 TV로 서울의 발전상을 보신 적이 있는데 ‘저기가 한국이라니 믿을 수 없어’라고 말씀하셨다. 한국이 그만큼 정말 많이 발전하고, 달라진 것이다.”- 가족과 한국의 인연이 깊다. 대한적십자사에선 어떻게 일하게 됐나?“지난해 큰 지진이 난 후,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에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로 먼저 일했다. 그러다가 튀르키예를 지원하러 온 한국 분들을 만났는데 그때 대한적십자사에 일자리가 났다고 들었다. 그 자리가 가족과의 인연 때문에 더 관심이 가기도 했다. 할아버지가 한국에 대해서 말씀해주셨으니까. 대한적십자사가 튀르키예 국민들을 돕겠다는 점도 그렇고.”대한적십자사는 지난해 지진 이후 이재민 돕기 성금으로 402억 원을 모았다. 당초 200억 원을 목표로 했는데, 예상보다 두 배가 더 모인 것이다. 사망자 5만 명 이상, 부상자 11만 명 이상, 이재민은 2300만 명에 달할 만큼 극심한 피해를 남긴 최악의 자연재해에 인도주의의 손길을 내민 사람들이 그만큼 많았다. 한국인이 이재민 돕기에 진심이었던 이유는 또 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어려운 시기 한국을 도와준 데 대해 보답하려는 마음을 담아 성금을 보낸다고 말씀하신 기부자도 많았다”고 전했다.워낙 큰 구호금이 모인 만큼 대한적십자사는 지원 활동을 챙기고 점검할 현지 행정 직원이 필요했다. 이미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에서 같은 직무로 일해본 경험이 있는 아자르 씨가 적격이었다.채용 면접 때 한국과의 인연을 밝혔다면 도움이 됐을 텐데, 아자르 씨는 할아버지가 6‧25에 참전했다는 사실을 밝히진 않았다고 한다. 당시 면접을 맡았던 김재율 대한적십자사 국제협력팀장(당시 튀르키예 대표단장)은 채용 후에야 할아버지 이야기를 들었다. 김 팀장은 “그런 사연이 있었느냐”며 깜짝 놀랐다고 한다.“피해 현장, 사람 살던 곳이라 믿을 수 없을 정도”- 지진이 일어난 날 어땠는지 기억하나?“두 번째 지진(규모 7.5)은 집이 있는 앙카라에서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지진 피해 소식과 상황을 TV로 들었다. 피해가 무려 11개 주에 걸쳐 일어났다. 지진 피해자들이 물도 전기도 없는 곳에서 버티면서 잘 곳도 찾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괴롭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아마 다른 튀르키예 사람들도 다 그랬을 것이다.”- 지진 피해 현장도 찾았을 텐데“지진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방법을 찾았고 지난해 3월 국제적십자연맹에 직원으로 합류했다. 피해가 일어난 곳을 찾아가 보니, 폐허와 잔해뿐이었다. ‘여기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이 살던 곳이 맞나’라고 묻게 되더라. 사람 살던 곳이라 믿을 수가 없을 정도로 황폐하더라. 지진이 일어나던 순간과 폐허로 변해버린 곳을 찾았던 기억을 떠올리면, 지금도 여전히 마음이 아프다. 말하기가 힘들 정도다. 나를 비롯해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특히 큰 충격을 받았다. 아직도 다 회복이 되지 않았다.”- 한국에서 모인 성금이 도움이 됐을까.“물론 그렇다. 성금 덕분에 대규모 임시주거시설을 마련할 수 있었다. 대규모 급식 시설과 위생 관련 시설을 짓고 차량 지원도 이뤄졌다. 1000개 컨테이너로 설비를 갖춘 ‘우정의 마을’도 만들었다. 큰 피해를 본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데에도 쓰이고 있다. 정말 피해자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 컨테이너 숙소가 정식 집은 아니지만 그래도 필요한 가구나 시설이 갖춰져 있어서 겨울과 여름을 버틸 수 있는 곳이다.”우정의 마을은 튀르키예 지진 피해가 특히 컸던 카르만마라쉬 파잘직 지역에 세워졌다. 컨테이너 숙소 한 동은 4인 가구 기준으로 제작됐으며, 국내 가전제품과 가구로 채워졌으며 생필품과 식료품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 성금 지원을 받은 분들은 어떤 말씀을 하시나?“우정의 마을에서 머무는 분들은 한국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들 덕분에 여기 있을 수 있다고도 말한다. 한국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준 것을 알고 감사한 마음을 우리에게 늘 전하고 있다. 한국 성금 지원을 받고 고마워하는 분들을 보면, 우리가 정말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니, 성금을 낸 분들이나 대한적십자사 분들이나 모두 보람을 느낄 법하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이곳 우리 아이들은 한국인이 건넨 도움을 기억하게 되리라는 것이다. 마치 우리 세대가 한국전쟁을 기억하는 것처럼.”- 한국이 전쟁으로 어렵던 시기, 튀르키예가 도움을 줬다. 튀르키예 재건은 한국이 돕는다. 각별한 인연이다.“한국은 튀르키예가 힘들 때 잊지 않고 기억해줬다. 튀르키예가 한국을 도울 땐 이런 보상을 바라고 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 분들은 아마 보답해야 한다고 느꼈던 게 아닐까. 오랜 세월이 지나도 형제애는 남는다.”- 한국과 함께 피해자들을 돕는 과정에서 어떤 느낌을 받나?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한국에서 받은 도움 덕분에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어려운 시기에 서로 돕고 있는데, 미래에 좋은 날도 같이 누렸으면 좋겠다.”인터뷰가 막바지에 접어들었을 때였다. 마지막 대답을 듣는 동안에 바람이 불었고, 그 탓에 녹화 용도로 쓰던 스마트폰 촬영 삼각대가 쓰러졌다. 내가 잠시 인터뷰를 멈추고 스마트폰을 바로 세우려고 하자 아자르 씨가 웃으며 농담을 던졌다. “그거 삼성 아니죠? 삼성이면 그렇게 금방 쓰러지질 않을 텐데. 삼성 쓰세요.” 아자르 씨가 자신의 스마트폰을 흔들어 보였다.동아일보와 대한적십자사는 지난해 큰 지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역 내 임시 거주처 등을 지원하기 위한 후원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모금액은 기부금품법에 의해 관리되며 사용 내역은 대한적십자사 기부금품 모집 및 지출명세를 통해 공개됩니다. 아래 링크와 QR코드를 통해 지원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가지안테프=임현석 기자 lhs@donga.com}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1989)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2008) 속 신념에 차서 쉴 새 없이 떠드는 조커 캐릭터의 인기는 가히 컬트적이다. 이들 시리즈를 거쳐 아예 배트맨을 제치고 주인공 자리를 꿰차기까지 한다. ‘조커’(2019)를 거쳐, 최근작 ‘조커: 폴리 아 되’(2024)가 그 인기를 입증하는 작품이다.배트맨 원작 영화 시리즈 명대사를 찾아보면, 조커 지분이 더 높다. 시리즈 최고 명대사를 꼽으면 빠지지 않는 “왜 그리 심각해?”와 “너는 나를 완성시켜”(다크 나이트), “난 내 삶이 비극인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뭣 같은 코미디였어” (조커) 같은 대사가 모두 이 악당 입을 통해 나왔다. 스크린을 뚫고 나와서 밈(meme)으로 승화된 대사들이다.위 명대사에 비하면 다소 약할지 몰라도, 조커 최고 명대사로 팀 버튼의 ‘배트맨’(1989) 속 한 장면에서 나온 대사를 꼽는 이도 적잖다. 조커(잭 니컬슨)가 부하들과 함께 영화 배경 중 한 곳인 플루겔하임이라는 가상 박물관에서 온갖 예술품들을 난도질하다가, 한 작품 앞에서만큼은 부하를 멈춰 세우며 말한다.“이건 마음에 들어, 밥. 건들지 마.”(I kinda like this one, Bob. Leave it.)조커가 멈춰 세운 작품은 영국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1909~1992)의 ‘고깃덩어리와 인물’(1954). 조커가 기존 예술을 모욕하는 와중에도 왜 이 작품만큼은 남겨두었을까. 시리즈 팬들 사이에선 다양한 해석이 있다. 우선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이 영화 상영 당시에도 생존 인물이기 때문에 그랬다는 시각. 조커와 부하들이 마음 놓고 파괴한 작품들은 렘브란트 판 레인(직물조합 위원회, 자화상),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저울을 든 여인) 같은 작품들이다. 특히 역사적 인물로 미국 1달러 지폐에 그려진 조지 워싱턴 초상화를 두고서 조커가 중의적인 의미로 ‘1달러짜리’라고 낮춰 말하는 장면과 대조되기에 나온 해석이다. 틀린 말은 아니겠지만, 어딘가 흡족하지 않다.그보다는 팀 버튼의 조커를 현대 개념미술가에 대한 비유로 보는 팬들 시각 쪽이 더 흥미롭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극중의 예술 박물관, 조커 패거리는 붐박스를 들고 경쾌한 프린스 음악을 틀어놓은 채로 기존 작품 위에 물감을 끼얹고 낙서를 새긴다. 이 키치한 액션 페인팅이 조커가 완성된 작품의 고정된 의미를 거부하고, 이보다 표출 자체를 더 우위에 두는 현대 예술의 제스처라는 것이다.이런 관점이라면 ‘교황 인노첸시오 10세’의 초상화에 담긴 엄숙성을 비틀고 패러디한 프랜시스 베이컨의 작품에서 조커가 매력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신성은커녕 한낱 고깃덩어리에 불과한 인간 존재에 대한 냉소에서 조커 자신의 모습이 비쳐 옹호했다는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프랜시스 베이컨 해당 작품에 대한 설명은 동아일보 칼럼 로.)팀 버튼의 조커 재해석과 박물관 난동 장면이 워낙 많은 이들의 뇌리에 남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장면은 다른 배트맨 & 조커 작품에서 오마주 된다. 지금도 해석이 새로 나오는 팀 버튼 영화 속 장면과 대사 덕분에, 그 이후의 조커 캐릭터 해석에도 탄력이 붙게 됐다. (공교롭게도 놀란 감독 역시 프랜시스 베이컨 작품에 매료돼 있었기에, 자신 작품 속 조커 이미지를 베이컨 작품에서 따온다.)감독마다 조커 해석을 겹겹이 내놓고, 관객 또한 자신만의 해석을 통해 조커의 의미를 확장한다. 조커 영화를 보는 이 독특한 재미가 이 장면과 대사에서 비롯됐다. 창작자를 벗어나서 의미가 재창조된다.그 파괴적 제스처 때문만 아니라, 재창조라는 관점 때문에라도 ‘박물관’ 씬과 대사는 더 할 수 없이 현대적으로 읽히게 됐다. 신작 ‘폴리 아 되’에서 조커의 예술성도 기존 작품(팀 버튼, 크리스토퍼 놀란 실사 영화 시리즈, 만화 시리즈 등)의 오마주를 통해 표출된다. 시리즈의 팬들은 이번 작품에선 어떤 과거 조커를 인용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지금 보니 1989년 작 조커의, 즉흥적이면서도 기존 작품을 의식하는 제스처는 캐릭터의 운명을 암시했던 것으로 보인다. 자기 인용과 임의성에 이끌려갈 현대성의 향방까지도.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동아일보 뉴스레터 ‘여행의 기분’ 입니다.동아일보가 간추린 이 계절 여행지 소식. 매주 만나보세요.이번 주 선별한 여행지1. 가을 문턱, 생태공원 나들이 어때요?경기관광공사가 추천하는 가을 쉼터를 소개합니다. 가평의 ‘반딧불이서식생태공원’, 연천의 ‘로하스파크’, 안산의 ‘갈대습지’ 등 다양한 생태공원을 방문해 보세요. 자연 속에서 힐링하며 가을의 소리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길고 긴 무더위, 나가서 먼저 가을을 맞이하자고요.2. 가을엔 버스 타고 ‘남도한바퀴’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남도한바퀴’ 버스 투어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전남의 다양한 관광 코스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으며,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통해 지역 역사와 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고흥쑥섬여행, 순천·광양 주말여행, 목포 아찔한 비행 등 매력적인 코스들이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을 예정입니다.3. 옛 부산시장 관사 건물… 40년 만에 시민 품으로‘부산시열린행사장’이 이달 말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됩니다. 과거 대통령 별장으로 사용되었던 이 장소는 약 87억 원을 투입해 리모델링을 거쳐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강연장, 카페, 공유오피스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되어 도심 속 문화와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명소가 될 것입니다.1. 가을 문턱, 생태공원 나들이 어때요?▶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기사 전문을 볼 수 있습니다.경기 가평 명지산으로 접어드는 한적한 길에, 작지만 다양한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공원이 있다. ‘반딧불이서식생태공원’이다. 가평에서도 최고의 청정지역으로 꼽힌다. 숲이 우거지고 인적이 드물어 공원 이름처럼 반딧불이가 수놓은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2. 가을엔 버스 타고 ‘남도한바퀴’▶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기사 전문을 볼 수 있습니다.여름이 끝나가면서 전남의 가을 정취를 한껏 즐길 수 있는 ‘남도한바퀴’ 버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전남도는 가을 남도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28개 코스를 새롭게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울긋불긋 가을 단풍을 감상할 수 있는 산림과 민간정원, 고즈넉함을 느끼며 걸을 수 있는 사찰코스까지 남도의 매력을 담은 다양한 코스를 1만2900원부터 시작하는 ‘착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특히 △사계절 꽃 피는 바다 위 비밀정원 ‘고흥쑥섬여행’ △선암사를 거닐며 가을 산사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순천·광양 주말여행’ △바다 위 케이블카에서 유달산의 단풍을 즐기는 ‘목포 아찔한 비행’ 코스가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의 주요 관광지를 경유하는 ‘전남·광주 공동상품’도 매주 금·일요일 2회 운영한다. 색색의 꽃단지가 있는 ‘광주호 호수생태원’, 역사와 문화를 품은 ‘포충사’를 경유한다.3. 옛 부산시장 관사 건물… 40년 만에 시민 품으로▶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기사 전문을 볼 수 있습니다.옛 부산시장 관사인 ‘부산시열린행사장’이 40여 년 만에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된다. 이곳은 한때 대통령 별장으로 사용되며 ‘지방 청와대’로 불렸고, 최근에는 방송 드라마 세트장으로 활용돼 많은 관심을 끌었다.부산시는 열린행사장을 도심에서 문화와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이달 말 시민들에게 공개한다고 8일 밝혔다.시는 지난해 7월부터 약 87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 중이다. 본관 2147㎡, 야외 1만8015㎡ 규모의 열린행사장은 광안대교가 한눈에 펼쳐지고 뒤로는 황령산 자락이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진양철 회장의 저택인 ‘정심재’ 촬영지로 알려져 큰 관심을 끌었다.동아일보가 간추린 이 계절 여행 이야기, ‘여행의 기분’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기초생활수급자로 수년간 단칸방을 전전해 온 양옥모 할머니(81). 증조부부터 아버지까지 3대에 걸친 독립운동 명문의 후손입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가벽으로 단칸방과 구분해 놓은 거실에서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여름도 한풀 꺾였다는 인사말을 쉽게 꺼내려다가 멈칫했습니다. 에어컨이 없는 집에선 선풍기 하나가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더위에도 환기가 쉽지 않아서, 할머니는 인터뷰 중에 집 문을 살짝 열어놓으셨습니다.● 3대째 독립운동, 아버지 얼굴도 제대로 못 봐 지금과 달리 할머니 집안은 한땐 양평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는 부호였습니다. 가세가 기운 건 1919년 3‧1 운동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증조부부터 아버지까지 모두 독립운동에 몸을 내던진 시점입니다.주변 증언 등을 토대로 하면, 조부 양건석 선생(1893~1938)은 전국적인 만세 운동이 벌어질 당시 태극기 100여 개를 만들어 나눠주었다고 합니다. 본인도 거리로 뛰쳐나왔고요. 이후 만세 운동의 배후로 지목됐고, 일제의 탄압을 피해 만주로 건너갑니다. 인쇄소를 운영하던 증조부 양재묵 선생(1871~1932)도 만주를 오가며 도왔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그렇게 조부는 독립운동 중심지 역할을 하던 신흥무관학교에서 하사관 과정을 수료한 뒤 김좌진 장군을 따라 북로군정서에 가담했다고 합니다. 이후 청산리 전투에 참여하면서 독립운동에 매진합니다. 조부는 독립운동 과정에서 배재고보 4학년이던 아들 양승만(1909~1990)을 중국으로 데리고 옵니다. “그 시절 배재고보 다닐 정도면 큰 부자였다고 하더군요. 맞습니까?”양옥모 할머니는 집안이 원래는 천석꾼이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기자에게 되레 되물으셨습니다. 지금도 양평에 가면 가문 얘기를 들려주는 사람들이 있다는군요. 할머니는 지금도 간직해둔 아버지의 사진을 꺼내 보여주며 말을 이었습니다. 조부가 돌아가신 뒤로도 아버지 양승만 선생은 유지를 이어받아 독립운동에 나섭니다. 1927년엔 독립운동가 신숙 선생이 설립한 신창학교 교사로 교육에 힘쓰는 한편 대한독립군을 조직해서 일제를 상대로 공작 활동을 펼쳤습니다. 그리고 광복이 왔습니다. 아버지 양승만 선생은 광복 후에도 해외에 있던 동료들을 해방된 조국으로 보내는 역할을 맡았다고 합니다. 그래서죠. 1943년생인 할머니는 집에서 아버지를 본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여덟 살 때 같이 살던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론 형제자매들끼리 똘똘 뭉쳐 살았다고 합니다. 7남매 중 다섯째였던 양옥모 할머니는 집안엔 어쩌다가 한 번씩 나타나는 아버지를 원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하얼빈 수공예품 공장에서 일하며 생애를 꾸려갔죠. 아버지는 집에 왔다가도 이내 “절에 도 닦으러 들어간다”는 말만 남기고 훌쩍 떠났다고 합니다. 아버지 양승만 선생은 기어코 고국으로 돌아옵니다. 1984년 일입니다. 이후 일제의 수배 기록과 독립운동가 동료들의 증언을 통해 독립운동가로 인정받게 됩니다. 왜 바로 고국으로 돌아오지 않았느냐고 동지들이 묻자 “중국에서 광복을 위해 힘쓴 동료들을 먼저 고국으로 보내고 나중에 돌아올 생각이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 가세 기울었지만…“더 어려운 사람 도와주세요”“아버지가 독립운동이라는 걸 했다는 걸 알았더라면, 그렇게 원망은 안 했을 겁니다. 왜 우리에겐 한 번도 말씀도 없으시고….”양옥모 할머니는 아버지 사진을 쓸면서 말했습니다. 할머니는 아버지의 수기를 나중에야 보게 됐다는군요. 조부의 독립운동 이야기도 알게 되면서 고국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느끼게 됐다고요. 하지만 1980년대 중국과 한국의 교류가 드물던 시절이었습니다. 할머니는 고국에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1990년 아버지가 임종했을 때까지도요. 할머니는 2011년이 돼서야 자신의 뿌리라고 여겨온 고국에 돌아오게 됩니다. 아직 기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독립운동가로 인정받지 못하는 조부를 독립운동가로 인정받게 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도 치매를 앓는 언니와 함께 용산구 서빙고동 일대 단칸방을 전전했습니다. 독립운동가 후손에게 주어지는 연금은 또 다른 언니 한 분이 받고 있고, 자신은 기초생활수급자에게 나오는 돈 100여 만 원을 받습니다. 생계를 꾸려나가기 쉽진 않습니다. 부호였던 가세는 독립운동을 거치면서 기울어졌지만, 할머니는 원망보다는 자부심을 말합니다. 독립운동과 관련한 행사가 있으면 꾸준히 참석하시고요. 할머니 사시는 집으로 들어가는 비좁은 골목길, 빌라 앞 철문에도 직접 태극기를 달아놓으셨습니다. 고국에 원망하는 마음은 없다고 하십니다. 오히려 한국에 왔더니 감사한 일이 많다고요. “지금도 기초생활수급자라고 도움 많이 받은걸요.”할머니는 평일에는 인근 복지관에서 치매 노인을 돕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노인복지관과 장애인시설에서 청소, 식사 등의 방문 봉사는 2013년부터 하셨으니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고국에서 많은 도움을 받은 만큼, 이웃을 돕고 싶으시다는군요. 가문이 꿈꾸던 광복된 조국에서 남에게 도움을 주며 살아가는 것이 행복하다고도요. 대한적십자사가 독립운동가 후손을 돕는 프로젝트에 대상자로 선정됐지만, 할머니는 대한적십자사 직원들을 만나서도 같은 말씀이셨습니다. “더 어려운 사람, 도와주세요. 더 어려운 사람들이 있잖아요. 전 지금도 감사해요.”동아일보와 대한적십자사는 독립운동가 후손 양옥모 씨를 지원하는 기부 캠페인(아래 링크)을 펼치고 있습니다. 모금액은 기부금품법에 의해 관리되며 사용 내역은 대한적십자사 기부금품 모집 및 지출명세를 통해 공개됩니다.▶후원하기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동아일보 뉴스레터 ‘여행의 기분’ 입니다.동아일보가 간추린 이 계절 여행지 소식. 매주 만나보세요.이번 주 간추린 여행지1. ‘템플스테이 최우수’ 현덕사, 비결은 “억지로라도 쉬어가라”강원 강릉의 작은 절, 현덕사는 문화재 없이도 템플스테이 최우수 사찰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이곳은 오대산 만월산 중턱에 위치해 있으며, 스님 두 명과 작은 전각들이 전부입니다. 소박한 시설 속에서도 참가자들의 높은 만족도를 자랑하며, 진정한 쉼을 제공합니다. “억지로라도 쉬어가라”는 주지 스님의 철학이 담긴 이곳에서, 진정한 휴식을 경험해 보세요.2. 세계적 그라피티 작품, 울산서 본다울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반구천에서 어반 아트로’ 전시가 큰 인기를 끌며 개막 56일 만에 2만 명의 관람객을 맞이했습니다. 1970년대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 그라피티를 비롯해 제프 쿤스, 셰퍼드 페어리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오는 10월 27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다양한 거리 예술의 매력을 만나보세요.3. 왕가의 길, 풍류의 길 따라… ‘국가유산 여권’ 들고 인증 챌린지국가유산 방문자 여권이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전국 10개 코스, 76곳을 방문하며 도장을 모으는 이 특별한 여권은 이미 많은 이들의 필수 아이템이 되었죠. 올해 발행된 7만5000부가 빠르게 소진되었으며, 추가 제작된 물량도 금세 동났습니다. 여행과 역사를 즐기는 새로운 방식입니다.1. ‘템플스테이 최우수’ 현덕사, 비결은 “억지로라도 쉬어가라”▶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기사 전문을 볼 수 있습니다.이렇게 아무것도 없는 작은 절이 템플스테이 최우수 사찰이라고?이달 10일 방문한 강원 강릉 현덕사(주지 현종 스님·사진)는 오대산 줄기 만월산 중턱에 자리한, 스님이라고는 2명뿐인 자그마한 절. 마당을 중심으로 대웅전과 템플스테이 숙소, 공양간 그리고 극락전과 삼성각 등 작은 전각 두 채가 전부다. 시도 지정 문화재는 고사하고, 절의 입구를 알리는 일주문(一柱門)도 없다.그런데 이 볼품없는(?) 절이 지난해 대한불교조계종 템플스테이 평가에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북 경주 불국사, 지리산 전남 구례 대화엄사, 국빈들을 모시는 서울 은평구 진관사, 천년 전통 충남 예산 수덕사 등과 나란히 최우수 등급(A)을 받다니….2. 세계적 그라피티 작품, 울산서 본다▶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기사 전문을 볼 수 있습니다.“울산에서도 세계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어 좋아요. 방학이라 같이 온 아이들도 재밌어하네요.”26일 울산시립미술관에 따르면 울산 중구 북정동 울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반구천에서 어반 아트(Urban art)로’ 전시가 개막 56일 만인 21일 관람객 2만 명을 돌파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어반 아트는 1970년대 미국 뉴욕의 사우스 브롱크스 지역의 그라피티(벽화)에서 시작된 거리 예술이다. 거대한 벽에 물감 등으로 글자나 그림을 표현한 그라피티는 다양한 퍼포먼스나 공공예술로 범위를 넓혔다.25일 전시장을 찾은 박가은 씨(42)는 “이름만 들어본 제프 쿤스, 셰퍼드 페어리 등의 작품을 실제로 봐서 신기했다”고 말했다. 박 씨와 함께 온 딸 김다은 양(12)은 “작가들이 작품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보여주는 영상도 있고, 만화 같은 작품도 있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3. 왕가의 길, 풍류의 길 따라… ‘국가유산 여권’ 들고 인증 챌린지▶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기사 전문을 볼 수 있습니다.연두색 한복을 입고 올해 6월 충북 보은군 속리산의 법주사에 방문한 한복 크리에이터 김현진 씨(34)는 법주사 셀프 체험존에 들러 ‘국가유산 방문자 여권’에 인증 도장부터 찍었다. 지금까지 모은 도장만 40개. 남성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그는 한복과 잘 어울리는 유적지를 수시로 찾아다니는데, 국가유산 방문자 여권에 인증 도장을 찍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 됐다. 김 씨는 “처음엔 영상을 찍기 위해 찾아다녔지만 이제는 아름다운 유적지의 인증 도장을 수집하는 게 또 다른 목표가 됐다”고 말했다.국가유산 방문자 여권이 최근 쉽게 구할 수 없는 ‘핫템’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이 함께 진행하고 있는 ‘국가유산 방문 캠페인’ 중 하나로 실제 여권 크기와 비슷하게 제작된 이 가상 여권은 온·오프라인으로 발급 받은 뒤 전국 10개 코스의 거점 76곳에 방문해 도장을 찍을 수 있다. 스탬프 개수에 따라 여권 케이스, 레디백 등의 상품도 받는다. 76곳에서 모두 도장을 찍으면 완주 인증서와 크리스털 인증패가 수여된다. 원래는 단순 스탬프 투어였지만 2022년 10월부터 여권을 도입하면서 인기가 더 많아졌다.국가유산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발권 예정이었던 여권 7만5000부는 상반기 안에 모두 소진됐다. 추가 물량 3만5000부를 더 생산했지만 이마저 금세 동이 났다. 여권에 표기된 76곳 모두를 방문한 인원은 이달 기준 199명에 이른다. 진흥원 최은정 지역협력팀장은 “콜센터로 여권을 다시 발급해 달라는 전화가 하루 평균 300통가량 올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고 했다.동아일보가 간추린 이 계절 여행 이야기, ‘여행의 기분’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정리=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동아일보 ‘동행’ 캠페인…도움의 손길 필요한 이들을 찾다지난달 25일 인천 연수구 인천사할린동포복지회관에서 가장 눈에 띈 건 한산한 복도였습니다. 이곳에는 영주 귀국한 사할린 동포 72명이 거주하고 계시는데요, 거주자들의 평균 연령은 85세로 고령입니다. 그렇다 보니 거동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고, 방에 머물고 계셨던 것이죠. 특히 22명은 치매 환자, 30여 명은 와상 환자였습니다. 거주자 절반 이상은 돌봄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상황입니다.세월이 흐르면서 요양이 필요한 사할린 동포분들이 점점 늘고 있지만 복지회관의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보통 장기요양기관에서는 어르신 2.1명당 요양보호사 1명을 채용하도록 돼 있는데요, 이곳은 양로 수준의 어르신과 요양 수준의 어르신들이 함께 거주해 장기요양기관으로 분류돼 있지 않다 보니 요양보호사는 14명뿐입니다. 인천시는 이곳 복지회관 전체 직원 수(간호사, 물리치료사, 사무직 직원, 요양보호사 등을 합친 인원)를 30명으로 규정했지만, 현재 직원 수는 25명 수준입니다.복지회관 관계자는 “지난해 국고보조금이 10%가량 삭감되면서 운영비와 인건비가 모자라 직원 추가 채용은 엄두도 못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돌봐야 하는 어르신은 점점 더 늘고 있어 요양보호사뿐 아니라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 모든 직원이 나서 어르신을 케어하고 있다 보니 업무에 차질이 생기며 다들 소진되기 시작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빠듯한 예산에 거주자들의 식사도 걱정입니다. 복지회관에서 거주자들에게 제공하는 식사는 한 끼에 4200원이라고 하는데요. 기초생활수급자인 이곳 거주자들이 받는 생계급여만으로는 충당할 수 없어 매년 약 6000만 원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합니다.인천 복지회관 부족 식비 중 상당액 캠페인 후원 통해 지원동아일보는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엄혹했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과 수탈로 인해 고향 땅을 떠났다가 가까스로 돌아온 동포들의 이야기를 시리즈로 다뤘습니다. 재한 원폭 피해자, 사할린 강제징용 피해자, 중앙아시아 고려인이 바로 그분들입니다.1부. 재한 원폭 피해자2부. 사할린 강제징용자와 그 후손3부. 중앙아시아 고려인이번 시리즈를 기획하면서 고국에 어렵사리 돌아오신 분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으실 수 있도록, 대한적십자사 공동 기획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사 취지에 공감해 주셨고, 십시일반 후원해 주신 분도 있었습니다.이중 사할린 캠페인 모금 금액 일부를 먼저 인천 연수구 사할린동포복지회관의 식비 해결에 쓸 수 있게 됐습니다. 앞서 말했듯 이 복지회관은 연간 6000만 원 정도 식비가 부족한데요. 이번 모금액 등을 포함해 약 2400만 원을 이분들에 대한 식비 지원에 먼저 쓸 방침이라고 합니다. 이후 모금되는 금액은 아직 돌아오지 못한 사할린 동포 분들의 일시·영주 고국 방문 등을 위한 기금으로 쓰인다고 합니다. 모금액은 기부금품법에 의해 관리되며 사용 내역은 대한적십자사 기부금품 모집 및 지출 명세를 통해 공개합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동아일보 뉴스레터 ‘여행의 기분’ 시작합니다.동아일보가 간추린 이 계절 여행지 소식. 매주 만나보세요.이번 주 간추린 여행지1.골칫덩이 폐창고가 ‘마을 복덩이’로 (충남 흥성군 광천읍 흥남동로 121)충남 홍성군 광천읍에 위치한 ‘잇슈창고’는 버려진 쌀 창고를 복합문화창업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곳입니다. 이곳에는 7개의 청년 기업이 입주해 소품, 식품 등을 제작하며 지역 주민을 위한 다양한 문화행사도 열리고 있습니다. 잇슈창고는 개장 3년 만에 6만 명이 넘는 방문객을 끌어모으며 홍성군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았습니다.2.국내산 원두에 체험관광 연계, 年 4만명 ‘순례’ 귀농카페의 기적 (전남 고흥군 과역면 과역리)전남 고흥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는 ‘고흥 커피 거리’가 생겨났습니다. 김철웅 씨가 귀농하여 성공적으로 커피나무를 재배하면서 시작된 이 거리에는, 100% 국내산 원두로 만든 ‘K커피’를 맛보려는 사람들로 붐빕니다. 또한, 경남 밀양에서는 우정호 씨가 스마트 팜을 통해 재배한 국산 ‘초피’를 일본에 수출하며 한국의 매운맛을 세계에 알리고 있습니다.3.“포용적인 대안을 찾아서”… 더 깊어진 ‘예술의 바다’ (부산 사하구 낙동남로 1191 부산현대미술관 등)부산비엔날레가 ‘어둠에서 보기’라는 주제로 17일 개막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해적 사회의 유연함과 불교의 포용성을 중심으로 32개국 62팀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특히 동남아시아 작가들도 대거 조명되며, 다양한 정치·사회적 이슈를 다룬 작품들이 눈길을 끕니다. 10월 20일까지 부산현대미술관 등 4개 장소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1.골칫덩이 폐창고가 ‘마을 복덩이’로▶아래 링크로 들어가시면 기사 전문을 볼 수 있습니다.“버려진 창고가 일곱 청년의 꿈이 이뤄지는 마법 같은 공간이 됐어요.”14일 충남 홍성군 광천읍에 있는 잇슈창고에서 만난 전진표 씨(27)가 갓 구워 탱글탱글한 소시지를 먹어보라며 이렇게 말했다. 2022년 4월에 문을 연 잇슈창고는 1974년에 지어져 2000년대 초반까지 쌀 창고로 쓰였다.그 후 10년 넘게 방치된 건물을 개조해 만든 복합문화창업공간으로 재탄생했다.올해 4월 잇슈창고에 입주한 전 씨는 홍성에서 키운 돼지로 만든 다양한 소시지를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그는 “이달(8월) 말에는 매장을 내 홍성을 대표하는 최초의 육가공 브랜드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경기 안산 출신인 그는 잇슈창고 입주와 동시에 주민등록까지 옮겨 진짜 홍성 군민이 됐다. 잇슈창고 지붕 아래에는 전 씨를 포함해 소품, 식품, 찻집 등 다채로운 꿈을 현실로 이뤄가는 만 39세 이하 청년 사장 7명이 모였다.2.국내산 원두에 체험관광 연계, 年 4만명 ‘순례’ 귀농카페의 기적▶아래 링크로 들어가시면 기사 전문을 볼 수 있습니다.16일 전남 고흥군 과역면 한적한 시골 도로에는 ‘고흥 커피 거리’라는 푯말이 붙어 있었다. 푯말을 따라 도착한 석촌마을에서 1km쯤 지나자 산티아고 커피농장이 나타났다. 농장 옆 100m²(약 30평) 남짓한 작은 카페에선 로스팅 원두의 고소한 향기가 흘러나왔다.이곳 카페에서 가장 눈에 띄는 메뉴는 고흥에서 재배한 100% 국내산 원두 커피라는 ‘K커피’. 한 잔에 1만2000원이라는 비싼 가격에도 1시간 동안 30명이 넘는 커피 순례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곳에서 만난 최모 씨(54·여)는 “맛이 진하고 신선하다”고 했다. 산티아고 커피농장을 운영하는 김철웅 대표(62)는 다국적 기업 등에서 15년간 일한 후 2014년 귀농했다. 같은 해 9월 고흥에 처음 커피나무 묘목을 심어 재배에 성공했다. 그가 10년 전 심은 작은 묘목이 고흥을 K커피의 주산지로 만들었다.3.“포용적인 대안을 찾아서”… 더 깊어진 ‘예술의 바다’▶아래 링크로 들어가시면 기사 전문을 볼 수 있습니다.화가 난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지는 그림 앞에 쌀 포대가 놓여 있다. 스피커에서는 시위 현장에서 부르는 듯한 노래가 흘러나온다. 정치·사회적 불안과 직결됐던 인도네시아의 쌀값 폭등 문제를 다룬 예술 그룹 타링 파디의 작품 ‘메메디 사와/허수아비’가 부산현대미술관 1층에 설치됐다.이 작품을 마주 보는 벽면은 윤석남의 ‘여성 독립운동가 초상’ 시리즈로 가득하다. 조선시대 윤두서(1668∼1715)의 ‘자화상’을 보고 채색화를 공부한 윤석남은 여성 독립운동가 63명의 초상을 그렸다. 윤석남과 타링 파디의 작품은 시대적 배경도 국가도 다르지만,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에 항의하는 모습을 뜨겁게 그린다.해방을 꿈꾸면서도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대안으로 제시한 2024 부산 비엔날레 ‘어둠에서 보기’가 17일 개막했다. 전시는 18세기 마다가스카르 연안을 오간 해적들 사이에서 형성됐던 자치 사회와 불교의 도량(度量)에서 영감을 얻었다. 정해진 틀을 벗어나 상황에 따라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었던 해적 사회의 유연함, 공동체를 존중하는 불교의 포용성을 중심 주제로 32개국 62작가(팀)의 작품을 선보인다.동아일보가 간추린 이 계절 여행 이야기, ‘여행의 기분’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동아일보 뉴스레터 ‘여행의 기분’ 시작합니다.동아일보가 간추린 이 계절 여행지 소식. 매주 만나보세요.이번 주 간추린 여행지1. 파리서 입증한 ‘궁사 DNA’… 고구려인의 활 실력은? (경기 부천시 원미구 소사로 482)부천 활박물관 20주년 특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활박물관은 500여 점에 이르는 활 관련 자료와 유물을 보유하고 있죠. 매주 화∼일요일 오전 9시 반∼오후 6시 운영되며, 관람료는 없습니다.2.“군산서 여름밤의 근현대사 기행을” (전북 군산시 신흥동 일대)전북 군산시는 원도심 지역 전체가 근대사 박물관으로 불릴 정도죠. 문화유산이 모여있는 원도심 지역을 밤에 걷는 행사가 열립니다. 바로 군산 문화유산 야행인데요. 역사가 살아 숨 쉬는 현장으로 떠나보시죠.3. 대구 육아박람회서 최신 육아용품 구경해 볼까 (대구 북구 엑스코로 10 엑스코)대구 육아박람회는 한 해 네 차례 열립니다. 이중 세 번째 행사가 15~18일 동안 손님을 맞이합니다. 태교용품, 육아용품과 교육, 산후 도우미 등 임신·출산·육아 관련 300개 브랜드가 참여하는군요. 파리서 입증한 ‘궁사 DNA’… 고구려인의 활 실력은?▶아래 링크로 들어가시면 기사 전문을 볼 수 있습니다.경기 부천시 활박물관이 개관 20주년을 맞아 특별기획전을 연다. 11월 17일까지 열리는 이번 특별전의 주제는 ‘화중사예(畵中射藝)―옛 그림 속의 우리 활’이다.이번 전시는 선조들이 사냥의 도구이자 수양과 유희의 수단, 무기로 사용했던 전통 활 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활이 그림의 소재로 들어간 고구려에서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산수인물화와 풍속화, 병풍 자료 등이 전시된다. 또 이 박물관이 개관할 때 기증받은 국가무형유산 제47호 궁시장이었던 김장환 선생(1909∼1984)의 유품 240여 점 가운데 일부도 볼 수 있다.전시장에 들어서면 고구려시대 고분벽화인 ‘기마인물 벽화편’ 패널이 관람객을 맞는다. 말 양쪽으로 활과 화살을 차고 있는 무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말타기와 활쏘기에 익숙했던 고구려인들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군산서 여름밤의 근현대사 기행을”▶아래 링크로 들어가시면 기사 전문을 볼 수 있습니다.여름밤 다수의 근대문화 유산을 보면서 다양한 체험을 즐기는 행사가 전북 군산에서 열린다.군산시는 16, 17일과 23, 24일 두 차례에 걸쳐 원도심 일원에서 ‘2024년 군산 문화유산 야행’을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2016년 국가유산청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시작된 군산 문화유산 야행은 올해로 9년 연속 개최되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올해 야행은 ‘근대 문화유산 빛의 거리를 걷다’를 주제로 50개의 문화유산 탐방과 전시, 공연, 체험 행사가 마련됐다. 일제의 쌀 수탈 현장인 부잔교와 조선은행 군산지점, 신흥동 일본식 가옥, 군산세관 등의 근대 문화유산을 배경으로 한 프로그램들이다.대구 육아박람회서 최신 육아용품 구경해 볼까▶아래 링크로 들어가시면 기사 전문을 볼 수 있습니다.대구 엑스코는 15일부터 18일까지 육아박람회인 대구 베이비&키즈페어(베키)를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이 행사는 엑스코와 전시 전문 기업 메쎄이상이 공동 주관하고 대구시가 후원한다.이번 베키에서는 본격적인 가을을 앞두고 최신 유행 제품과 서비스를 비롯해 육아 관련 세미나 등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태교용품, 육아용품 등 300개 브랜드가 한자리에 모인다. 브랜드별로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준비했다. 프리미엄 유모차 브랜드 오르빗은 선착순 10명에게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하이브리드는 코어2 디럭스 유모차 구매 시 이지폴드3 휴대용 유모차를 증정한다.동아일보가 간추린 이 계절 여행 이야기, ‘여행의 기분’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