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

양종구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구독 128

추천

스포츠에 빠져 사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건강해야 100세까지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yjongk@donga.com

취재분야

2024-05-17~2024-06-16
건강44%
칼럼40%
사회일반7%
해외스포츠3%
문화 일반3%
육상3%
  • 91세 테니스광 안효영 교장 “건강은 덤, 전국 친구들 만나는 재미 쏠쏠”[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서울에서 오셨어요?” 5일 충북 청주시 충북테니스코트를 찾았을 때 한 어르신이 자전거를 세우며 물었다. “네, 안효영 선생님을 찾아왔습니다”했더니 “접니다”라고 했다. 깜짝 놀랐다. 한국나이 92세의 테니스 마니아라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정정해 보였다. 안효영 전 청주농고 교장(91)은 청주이순(耳順)테니스회에서 가장 나이가 많음에도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연식정구로 시작해 60년 넘게 공을 치면서 다져진 탄탄한 체력이 왕성한 활동의 원동력이다. 요즘도 매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테니스를 친다. “눈비가 오지 않으면 매일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이날도 일부 회원들이 나오지 않자 전화를 걸어 “왜 안 나오는 거야? 뭐 감기라고? 그러니 관리 잘해야지~”하며 끊기도 했다. 안 교장은 이날 청주이순테니스회 노병하(87) 정인명 회원(81) 등과 테니스를 치고 점심 식사를 함께 한 뒤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고령에 자전거를 자유자재로 탈 수 있다는 것은 체력은 물론 균형 감각, 인지 능력 등 모든 신체능력이 건강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김용권 전주대 운동처방학과 객원교수(전주본병원 본스포츠재활병원 대표이사)는 “90세 넘어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자전거를 타기 위해선 균형감각은 기본이고, 오감으로 상황을 인식해야 하고, 장애물 등 위험한 상황이 왔을 때 피하기 위해선 신경반응 속도도 빨라야 한다. 아주 건강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안 교장은 평생 테니스를 치며 즐거움과 건강을 찾고 있다. “서울대 농대에서 교직과목을 수강하고 1952년 진천농고(충북)에서 교직을 시작했다. 한 30세 정도 됐나…. 선배들이 연식정구를 치는데 재밌어 보여 배우기 시작했다. 너무 좋았다. 연식정구와 테니스는 혼자서는 할 수 없고 꼭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 최소 2명은 있어야 한다. 또 짝을 이뤄 복식을 쳐야 하기 때문에 친구를 사귀는데 더 없이 좋았다. 내가 당시 지역 교사들하고 친분이 두터웠는데 모두 테니스 덕분이었다.” 안 교장은 1973년 고 민관식 전 문교부 장관이 학교를 방문한 것을 계기로 테니스로 바꿔 치기 시작했다. “민 장관께서 속리산 쪽 행사에 가다가 우리 학교에 잠깐 들렀다. 교장실에 연식정구 라켓이 걸려 있는 것으로 보고 ‘저거 누구 것입니까’고 묻기에 ‘제 것입니다’했더니 ‘이제부터 소프트 말고 하드로 바꿔서 해보세요’라고 조언했다. 당시엔 테니스 라켓이 귀할 때다. 그래서 해외에 다녀오는 사람들에게 부탁해 라켓을 구비해 테니스를 치게 됐다.” 고 민 장관은 소강배중고테니스대회를 만들 정도로 테니스에 열정을 가지고 있던 인물이었다. 안 교장은 “교직에 있을 땐 방과 후에 교사들과 매일 테니스를 쳤다. 1993년 정년퇴직한 뒤엔 은퇴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테니스를 치고 있다”고 말했다. 안 교장은 1993년 2월 모교인 청주농고에서 정년퇴직한 뒤에는 테니스를 치면서 ‘청주백년회’, ‘청주이순테니스회’ 등을 동호회를 만들어 주도적으로 끌고 나갔다. 2000년대 초반 청주이순테니스회를 조성해 초대회장을 맡기도 했다. 동호회 이름으로 직지배 동호인테니스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사실 난 건강을 위해 연식정구를 시작하지는 않았다. 당시 갓 30대였기 때문에 건강엔 자신이 있었다. 취미로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큰 병 없이 건강한 것을 보면 테니스를 쳤기 때문인 것 같다.” 테니스를 치다보니 건강은 덤으로 왔다. 그는 지금도 각종 동호인테니스대회에 출전해 상위권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5월 제10회 아천배슈퍼시니어테니스대회와 9월 제30회 코리아오픈 시니어 전국테니스대회 85세 이상부에서 우승했다. 90세 이상부가 없어 85세 이상부에 출전해 거둔 성과였다. 동호인테니스대회에는 복식만 있는데 현장에서 파트너를 추첨으로 뽑기 때문에 안 씨의 우승은 더욱 빛난다. 매일 함께 연습한 파트너가 아닌데도 우승을 할 정도면 체력은 기본이고 기술도 능수능란하다는 뜻이다. “우승하고 예선 탈락하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아직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즐거움을 찾는다. 전국에서 오는 테니스 친구들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서울의 아무개, 대구의 아무개, 수원의 아무개 등 대회 현장에서 만나면 얼마나 반가운지…. 테니스를 하지 않았으면 느끼지 못하는 즐거움이다.” 안 교장은 연간 20여개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그는 청주이순테니스회 회원들은 물론 전국 테니스 동호인들과의 끈끈한 유대관계에서 얻는 즐거움이 크다고 했다. “테니스의 가장 큰 장점은 친구 사귀는 것이다. 테니스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생활의 일부분이 됐다. 또 나이 들어 병들면 어떻게 이렇게 돌아다니겠나? 내가 100세를 바라보며 아직도 이렇게 건강하게 사는 원동력엔 테니스가 있다. 현재 살아 있는 내 친구는 거의 없다. 살아 있어도 거동이 불편하거나 자리보전하고 있다. 그게 사는 것인가? 나도 언제 갈지는 모른다. 하지만 오늘 테니스 치고 내일 죽는다 해도 여한은 없다. 지금까지 팔팔하게 잘 살았기에….” 안 교장은 동호인테니스 계에서 현역으로 활동하는 최고령이다. 1, 2년 연장자가 있기는 하지만 이제 대회 출전은 못하고 있다. 청주이순테니스회 정인명 회원은 “3월 충주에서 전국시니어테니스대회가 열렸는데 동호인이 600명이 넘게 나왔다. 그중 안 교장 선생님이 가장 고령이다. 테니스 기술도 뛰어나다. 네트 넘어가다 뚝 떨어지는 드롭샷은 그 어느 누구도 받아내지 못 한다”고 말했다. 안 교장은 각종 시니어랭킹에서 전국 2~3위를 유지하고 있다. 안 교장이 보는 100세 시대 건강법은 뭘까. “다동(많이 움직이는 것), 즉 운동이 중요하다. 테니스를 즐기는 사람은 훨씬 건강하다. 병이 나도 일찍 털고 일어난다. 체력이 뒤받침 되기 때문이다. 운동하면 사람도 사귈 수 있다. 나이 들어 소외되면 고독하다. 외롭게 지내는 사람들 오래 못 간다.” 안 교장은 테니스 외에 다른 운동은 하지 않는단다. “테니스만으로도 건강 유지는 충분하다. 다만 새벽에 일찍 일어나 자리에서 몸의 여러 부위들을 돌리고 스트레칭 체조 등으로 10분 정도 몸을 풀어준 뒤 본격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새벽 4시30분에서 5시에 일어나 저녁 9시30분에서 10시에 잠자리에 든다. 규칙적인 생활이 중요하다. 평생 이렇게 살고 있다. 나이 들면 음식도 조금씩 천천히 먹어야 한다. 주 2, 3회 고기도 먹는다. 단백질을 섭취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그는 정기적인 의료 검진도 강조했다. “솔직히 나이 들면 언제 갈지 모른다. ‘안녕하셨습니까’란 인사가 왜 나왔나. 저녁 잘 먹고 자다가 가는 사람도 많아서 그렇다. 건강하다고 자만하면 안 된다. 몸에 어떤 이상이 있는지 늘 체크해야 한다. 난 우리 막내아들이 의사라 1년에 1, 2번은 꼭 정밀검사를 받는다. 그 전에도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이 있으면 바로 병원을 찾는다.” 안 교장의 2남2녀 중 막내아들인 안용진 안용진내과의원 원장(61)은 “우리 아버지는 집안의 자랑이다. 건강하게 즐겁게 사시는 모습이 너무 좋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테니스를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 교장은 ‘100세 시대’에 딱 맞는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살고 있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4-13
    • 좋아요
    • 코멘트
  • [양종구의 100세 건강]예측하고 계획 세우면 장수는 저주 아닌 선물

    지난해 8월부터 dongA.com에 100세 시대 건강법 연재를 시작해 스포츠를 즐기는 마니아 20여 명을 소개했다. 그들이 왜 특정 스포츠를 시작했고 열정적으로 참여하는지를 조명했다. 다양한 연령대를 취재했는데 특히 고령층에서 나타나는 공통점이 있었다. 스포츠 활동, 즉 운동이 일상생활의 중요한 일부분이라는 것이다. 5일 충북 청주시 충북테니스코트에서 만난 안효영 씨(91)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테니스를 친다. “눈비가 오지 않으면 매일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1952년 충북 진천농고에서 교직을 시작한 그는 30세 무렵에 연식정구를 배웠다. 충북 보은농고 교장 시절인 1973년 민관식 전 문교부 장관이 학교를 방문했을 때 “연식정구 그만하고 테니스를 해봐라”고 해서 테니스로 바꾼 뒤 오늘에 이르고 있으니 ‘라켓 인생’이 60년을 넘긴 셈이다. 민 장관은 소강배중고테니스대회를 만들 정도로 테니스에 열정을 가졌던 인물이다. 안 씨는 “교직에 있을 땐 방과 후에 교사들과 매일 테니스를 쳤다. 1993년 정년퇴직한 뒤엔 은퇴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테니스를 치고 있다”고 했다. 사실 안 씨는 건강을 위해 연식정구를 시작하지는 않았다. “갓 30대였기 때문에 건강엔 자신이 있었다”는 그는 취미로 연식정구에 빠져들었다. 최소 2명 혹은 짝을 이뤄 복식으로 치는 연식정구는 친구를 사귀는 데 더없이 좋았다. 안 씨는 “연식정구와 테니스는 혼자서는 할 수 없다. 꼭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 내가 당시 지역 교사들하고 친분이 두터웠는데 모두 테니스 덕분”이라고 말했다. 안 씨는 이날 청주이순(耳順)테니스회 노병하(87) 정인명 회원(81)과 테니스를 치고 점심 식사를 함께한 뒤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테니스를 치다 보니 건강은 덤으로 왔다. 그는 지금도 각종 동호인테니스대회에 출전해 상위권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5월 제10회 아천배슈퍼시니어테니스대회와 9월 제30회 코리아오픈 시니어 전국테니스대회 85세 이상부에서 우승했다. 90세 이상부가 없어 85세 이상부에 출전해 거둔 성과였다. 동호인테니스대회에는 복식만 있는데 현장에서 파트너를 추첨으로 뽑기 때문에 안 씨의 우승은 더욱 빛난다. 매일 함께 연습한 파트너가 아닌데도 우승을 할 정도면 체력은 기본이고 기술도 능수능란하다는 뜻이다. 안 씨는 “우승하고 예선 탈락하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아직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즐거움을 찾는다”고 말했다. 100세 시대를 맞아 안 씨의 삶이 던져주는 메시지가 크다. 미국의 유명한 정치인 벤저민 프랭클린(1706∼1790)은 “이 세상에서 죽음과 세금 말고는 확실한 것이 없다”고 했다. 그는 장수를 저주로 봤다. 노쇠함과 병약함, 치매의 확산, 의료비 증가, 그로 인한 위기 탓이다. 100세 시대가 현실이 된 지금도 프랭클린이 말한 ‘장수는 저주’라는 시각이 아직 남아 있는 듯하다. 필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 인물들에 대해서도 “박수를 보낸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그렇게 100세까지 살아서 뭐해”라는 반응도 많았다. 하지만 린다 그래턴과 앤드루 스콧은 저서 ‘100세 인생’(2016년 출간)에서 “제대로 예측하고 계획을 세우면 장수는 저주가 아니라 선물이다. 그것은 기회로 가득하고 시간이라는 선물이 있는 인생이다”고 했다. 이 책은 100세 시대의 다양한 삶을 예측하며 “인간은 현재보다 더 많은 단계의 삶을 준비해야 한다. 일도 더 해야 하고 늘어난 시간을 잘 활용하는 지혜도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100세 시대는 이제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 됐다. 늘어난 많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 것인가. 운동이 훌륭한 대안일 수 있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운동을 생활화하면 늘어난 시간을 잘 활용하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어 ‘일석이조’다”고 조언했다. 스포츠 동호인들과의 끈끈한 유대관계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안 씨는 말했다. “내가 100세를 바라보며 아직도 이렇게 건강하게 사는 원동력엔 테니스가 있다. 현재 살아 있는 내 친구는 거의 없다. 살아 있어도 거동이 불편하거나 자리보전하고 있다. 나도 언제 갈지 모른다. 하지만 오늘 테니스 치고 내일 죽는다 해도 여한은 없다. 지금까지 팔팔하게 잘 살았기에….” 100세 시대 가장 좋은 건강법은 ‘9988234(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 2, 3일 앓다 죽는 것)’라고 한다. 매일 운동하며 건강을 챙겨야 가능한 일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4-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축구선수에서 스포츠 IT 사업의 ‘개척자’로…이상기가 유니폼을 벗은 이유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이상기 (주)큐엠아이티 대표(32)는 프로축구 골키퍼 출신의 ‘개척자’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프로 시절까지 20년 축구하면서 현장에서 느낀 부당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과감히 유니폼을 벗고 IT업체를 만들어 대한민국 축구환경을 업그레이드 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큐엠아이티(QMIT·Question Management Information Technology)는 스포츠 현장에서 절감하는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선수와 지도자 등에게 효율적인 팀관리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기업이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하며 항상 질문을 해왔다. 우리 엘리트스포츠 현장에서는 어떤 한계를 가지고 있고 어떠한 방식과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 지에 대한 질문, 현재와 다른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란 질문 등…. 스포츠 현장의 한계를 해소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절감했고 이를 해소해줄 매니저가 필요하고 체감했다. 이러한 질문과 매니지먼트를 정보기술과 결합한 스포츠과학을 통해 엘리트 스포츠 현장의 문화를 바꿔보자는 뜻에서 선수는 물론 지도자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주는 IT 서비스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대표가 축구선수로 살면서 가장 억울했던 부분이 지도자들이 근거도 없이 선수들을 자신들의 감으로만 평가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훈련도 지도자 기분에 따라 달라졌다. 지도자가 기분이 좋으면 훈련 분위기가 좋았고 기분이 나쁘면 살벌한 분위기에서 훈련했다.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어떤 선수에 대해 잘 한다 못 한다 평가를 하는 기준이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감각이었다. 자기 맘에 드는 선수만 기용하고 싫어하는 선수를 벤치에 앉힌다. 왜 그런지에 대한 기록이나 데이터는 만들지도 않으면서…. 그 선수는 축구에 인생을 걸었고 그를 지켜보는 가족도 있는데…. 너무 무책임한 행태라고 생각했다.” 이 대표는 성균관대 스포츠과학과에서 공부하면서 아주 잘 짜여진 스포츠 과학 이론을 접했다. 그런데 이론과 현장은 너무 떨어져 있었다. “축구 현장과 이론은 너무 멀었다. 사실 이론은 현장에서 나오고 그 이론이 다시 현장으로 들어오는 것인데 이 시기가 너무 길다. 중간에서 접목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정작 가장 중요한 선수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그래서 내가 나서기로 했다.” 전남 나주 영산포초교 5학년 때 축구를 시작한 이 대표는 망운중(전남 무안)과 순천고, 성균관대를 거쳐 2010년 프로축구 1부 리그 성남 일화에 입단한 유망한 골키퍼였다. 신인이라 주전을 꿰차지 못해 수원 삼성(2011년)으로 이적했다 상주 상무(2011~2013년)에서 군을 해결하고 다시 수원으로 복귀했지만 전망은 밝지 않았다. 대형 스타들이 몰려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에 많이 뛰고 돈도 벌기 위해 2014년 2부 리그 수원 FC로 갔다. 그리고 강원 FC를 거쳐 2016년 서울 이랜드 FC로 옮겼다. 당시 이랜드에는 스포츠 과학적 훈련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댄 해리스 수석 코치가 있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만 20년 지도한 경력이 있었고 내가 원하는 운동을 시켜줬기 때문에 선택했다” 이 대표는 해리스 코치를 만나면서 스포츠 과학적으로 한 단계 더 도약했다. “당시 해리스 코치는 아침마다 백지를 줘 몸 상태와 컨디션 등을 적으라 했다. 그는 그것을 엑셀에 저장해 자료로 썼다. 내가 오른쪽 어깨가 좋지 않다고 하면 훈련 때 오른쪽 어깨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다른 신체부위만 활용하는 훈련을 시켰다. 정말 대단했다.” 2013년부터 스포츠심리학 등 책을 보며 공부를 시작한 이 대표는 2017년부터 서울과학기술대 석사과정에 등록해 스포츠 과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해리스 코치와도 스포츠과학에 대해 토론했다. 선수생활을 하면서도 웹툰도 그리고 블로그도 운영했던 그는 프로 시절부터 선수 및 지도자들에게 스포츠 과학적 지식 및 관리법을 서비스하는 애플리케이션를 만들고 있었다. 해리스 코치의 지도 방식은 이 대표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해리스는 수기(手記)로 피드백을 주고받았지만 이 대표는 컴퓨터, 탭, 휴대폰을 활용한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싶었다. 계약기간이 2년 남았지만 2017 시즌을 마치고 은퇴해 지난해초 큐엠아이티를 창업했다. 그렇게 탄생한 게 비공개 유료 플랫폼인 팀매니저다. “선수 부상 예방 및 예측, 컨디션 관리 등을 해주는 솔루션이다. 일종의 모니터링서비스로 선수에 대한 모든 것을 자료화해 선수 및 지도자에게 제공한다. 팀에서 필요한 영상도 제공하고 선수들 교육도 해준다. 과거 주먹구구로 했다면 체계적으로 선수와 팀을 관리하며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물론 훈련은 지도자가 시킨다.” 올 춘계 대학축구에서 우승한 성균관대도 팀매니저를 이용했다. 성균관대는 결승에서 객관적으로 중앙대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2-1로 이겼다. 현재 엘리트아마추어 30개 팀이 이 서비스를 유료로 이용하고 있다. “팀매니저를 통해 선수, 스태프 간 소통을 하고 다양한 데이터로 훈련 강도 및 회복 시간에 대한 정보도 제공할 수 있다. 훈련 스케줄도 관리해준다. 성균관대의 경우 훈련 강도를 높이기도 했지만 선수들에게 회복할 시간도 충분히 줬다. 그렇다보니 선수들 훈련 만족도도 좋았다. 이 모든 게 데이터로 나와 있다. 그런 게 어우러져 우승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축구를 하면서도 늘 고민하고 공부했다. 순천고 시절 다른 선수들은 새벽 훈련 하고 잠 잘 때 오전 수업을 들었다. 성균관대 시절에도 단 한번의 낙제 없이 졸업했단다. “최근 대학에서 C0 못 받으면 대회 출전 못한다는 규정이 생겼는데 성균관대는 그 때부터 C0가 안 되면 장학금이 없어져 등록금을 내야 했다. 할머니 밑에서 자란 나로선 등록금을 마련할 수 없어 공부를 할 수 밖에 없었는데 결과적으로 내겐 큰 도움이 됐다.” 스포츠심리학에 꽂혀 2016년부터 한국스포츠심리학회 스포츠 멘탈 코치가 됐고 2017년엔 스포츠 심리상담사 3급 자격증을 땄다. 그해 최우수 멘털 코치상을 받기도 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인재육성 자문위원, 대한체육회 은퇴 진로 강사도 했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창업 과정에서도 이 대표는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4월 중기부(중소벤처기업부) 지원사업 ‘스마트 벤처캠퍼스’에 합격했고 6월 경기 수원시 주관 스타트업 콘테스트 합격, 8월 도전K 스타트업 서울 지역 1위를 했다. 11월엔 중기부 주관 데모데이에서 1위를 해 투자를 받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은퇴선수 지원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한국엔 제대로 된 은퇴 선수 진로 프로그램이 없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조언하고 있다. “저랑 같이 운동했던 형들 혹은 다른 형들과 후배들이 찾아와서 은퇴 후 뭘 해야 하는지 조언을 구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 대학원에 가서 공부하라고 한다. 1년, 2년 프로젝트를 만들어 대학원에 진학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지금 현역으로 활동하면서 대학원에 다니는 선수들 중 내 조언을 받은 선수가 많다.” 이렇게 조언하다보니 이 대표는 선수들 공부시키기에도 일가견이 생겼다. “솔직히 운동선수 공부시키기 쉽지 않다. 선수들에게는 1부터 알려주면 안 된다. 마이너스 7부터라 생각하고 알려줘야 한다. 예를 들어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하면 안 되고, 이런 게 있는 데 한번 봐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어렸을 때부터 자기 주도적 학습을 못 받고 시키는 일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동선수들이 머리가 좋다. 하나하나 알려 주다보면 금세 어떻게 하는지 알고 열심히 한다. 기발한 아이디어도 생각해 낸다. 요즘 대학원 다니는 선수들에게 프레젠테이션 시키는데 논리 정연하면서 톡톡 튀게 한다. 그럴 땐 소름이 돋는다.” 사업은 잘 될까? 현장에서는 아직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도 투자자 등 미래가치를 보는 사람들에게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단다. “요즘 트렌드도 도움은 되고 있다. (성)폭력이 문제가 되고 선수들에게도 개인화 자율화가 강조되고 있다. 또 문제가 발생할 때 신고를 해야 하니 선수들에게 스마트폰도 적극적으로 쓰도록 하고 있다. 게다가 합숙도 못하게 한다. 이렇다보니 지도자들이 선수들을 가둬두지 못하니 다른 방식의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게 됐고 우리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대표에 따르면 과거에도 이런 서비스가 있었다. 하지만 수기로 하다보니 효율성이 떨어졌다. 스마트폰이 활성화된 현 시대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다보니 자연스럽게 수요로도 이어지고 있단다. “전국대회에서 1승도 못하던 팀이 우리 프로그램 지원을 받고 조 예선 통과를 넘어 16강, 8강까지 진출한 사례도 있다. 우리 아이들이 어릴 땐 유럽, 남미 팀도 무너뜨리는데 나이를 먹으면서 형편없이 진다. 지도자 자실 문제, 스포츠 과학적 지도 등 관리 문제 등 축구 환경이 열악해서 나타난 현상이다. 스마트하게 효율적으로 훈련하고 관리하는 방법은 많다. 이렇게 축구환경 및 문화를 바꾸는 시도를 해야 한국축구도 좋아진다.” 이 대표는 사실 요즘은 사업 때문에 축구를 직접 즐기지는 못한다. 조기 축구, 주말 동호회 등에 나가야 하지만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초기 단계라 회사를 안정시키기 위해 매일 새벽 출근해 저녁 늦게 퇴근한다. 하지만 20년 운동 본능은 살아 있다. “시간 날 때마다 홈 트레이닝을 한다. 코어 근육 운동과 유연성 운동…. 요즘 유튜브에 혼자 할 수 있는 운동 프로그램이 많다. 이제 정보의 시대 아닌가. 우리 팀매니저 말고도 유튜부 등 다른 좋은 프로그램이 있으면 활용하면 좋겠다. 좋은 훈련 프로그램을 써야 자라나는 아이들이 성장한다.” 이 대표가 이렇게 축구 훈련법 및 관리에 집중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자라나는 후배들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싶기 때문. “솔직히 나를 포함해 대부분의 축구인들이 어려운 환경에서 축구를 했다. 하지만 이젠 그런 시대가 아니다. 너무 좋은 프로그램이 많다. 그런데 활용을 안 한다. 이젠 제발 ‘나’만이 아닌 ‘우리’가 잘 되는 축구 환경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특히 자라나는 세대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이 대표는 현재 축구에 집중하고 있지만 다른 스포츠로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스포츠 IT의 중심에 서겠다. 스마트한 시대 스마트하게 운동해야 대한민국 스포츠가 발전한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19-03-30
    • 좋아요
    • 코멘트
  • “2년 전 2골 ‘손 하트’ 그 느낌 그대로”

    “양 팀 감독님이 다 바뀌어 상황은 달라졌지만 그 경기 결과가 우리 선수들에겐 충분한 자신감으로 작용할 것 같다.” 한국 축구대표팀 이재성(27·홀슈타인 킬)은 25일 경기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평가전(2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 기자회견에서 2017년 11월 10일의 추억을 떠올렸다. 당시 이재성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손흥민(27·토트넘), 권창훈(25·디종 FCO)과 함께 뛰어 2-1 승리를 견인했다. 이재성은 권창훈과 2선에서 호흡을 맞추며 최전방 공격수 손흥민의 플레이를 지원했다. 이재성은 “창훈이, 흥민이가 그때 같이 뛰었다. 우리 호흡은 좋다. 편하게 할 수 있다. 콜롬비아전을 앞두고 훈련도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권창훈과 이재성의 짜임새 있는 중원 플레이에 힘을 받아 2골을 터뜨렸다. 이날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50)은 이재성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이재성 손흥민 권창훈 ‘3인방’의 동시 출전을 암시했다. 이재성은 22일 볼리비아와의 평가전 땐 벤치를 지켰지만 손흥민과 권창훈은 선발로 출전해 1-0 승리를 도왔다. 이재성은 올 초 아시안컵에서 필리핀과의 조별리그 한 경기만 뛰고 다치는 바람에 5경기 연속 A매치에 출전하지 못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대표팀 42경기에 출전해 7골을 터뜨린 이재성은 정확한 패스와 뛰어난 개인기를 앞세워 권창훈과 함께 미드필드에서 손흥민 등 공격수들에게 슈팅 기회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킬레스힘줄 파열로 1년 만에 대표팀에 돌아온 권창훈은 중앙 미드필더 자리를 확실하게 꿰차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볼리비아와의 경기에서 2선 오른쪽을 맡은 권창훈은 경기 내내 황인범(23·밴쿠버), 손흥민 등과 수시로 자리를 바꾸면서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플레이메이커 역할도 잘 소화했다. 최근 A매치 8경기 연속 무득점에 허덕이고 있는 손흥민은 “공격수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좋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난 늘 욕심이 많은 선수다. 더 좋은 선수가 되려면 이런 부분도 성장해야 한다”며 골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벤투 감독은 “백승호(지로나 FC)와 이강인(발렌시아 CF) 등을 경기 상황에 따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동원(30·아우크스부르크)은 왼쪽 무릎 부상으로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한편 벤투 감독의 스승인 카를루스 케이로스 콜롬비아 감독(66)은 이란 대표팀 시절 날린 ‘주먹감자’와 관련해 “당시 한국 언론의 보도에 과장된 부분이 있고, 오해가 있었다. 한국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파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3-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몸 만드는 이봉주 “손기정 선생 기록 목표”

    “올해 다시 달려서 고 손기정 선생님이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세운 2시간29분19초를 깨보는 게 목표예유∼.” 은퇴했던 남자 마라톤 한국기록 보유자 ‘봉달이’ 이봉주 대한육상연맹 홍보이사(49·사진)가 17일 열린 2019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90회 동아마라톤 출발선에 섰다. 엘리트 선수로서가 아니라 10월 열리는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홍보대사로 달렸다. 전국체전이 100돌을 맞는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특별 이벤트였다. 이 이사는 마스터스 마라토너들과 2km를 즐겁게 달린 뒤 빠져나왔다. 2009년 10월 전국체전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이 이사는 요즘 매일 조깅을 하며 몸을 만들고 있다. 은퇴 10돌을 맞아 풀코스에 다시 도전하기 위해서다. 그는 “올가을에 풀코스에 도전하겠다. 손기정 선생님이 세운 기록을 넘어 보겠다”고 했다. 이 이사가 2000년 세운 2시간7분20초의 남자마라톤 한국 최고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올해 한국 나이로 50세가 되고 은퇴한 지 10주년이 돼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또 요즘 2시간10분 벽도 못 넘는 후배들에게 도전정신을 심어주고 싶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마라톤 은메달리스트인 이 이사는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에서 마라톤 2연패를 이룬 한국 남자마라톤의 대들보였다. 2001년엔 세계 최고 권위의 보스턴 마라톤을 제패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3-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중병으로 죽을 위기 넘기고…70세에 ‘아마추어 테니스 최강자’ 된 사연은[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성기춘 한국테니스진흥협회(KATA) 회장은 한국 나이로 70세이지만 40, 50대와 테니스를 겨뤄도 웬만해선 지지 않는다. 30년 넘게 철저한 관리로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니스 동호인들은 그를 “챔피언 중 챔피언”이라고 부른다. 그는 중병으로 생을 마감할 위기를 넘긴 뒤 체력 관리를 위해 테니스에 빠져 들었고 ‘대한민국 아마추어의 최강자’가 됐다. “결혼하고 1년 뒤인 1982년 사실상 죽다 살아났다. 간 질환이었는데 당시 서울대병원 최고의 간 전문의인 김정룡 박사(작고)도 고칠 수 없다고 가족들에게 통보했다. 7개월간 입원해 있었고 입원 중에 아들이 태어났다. 아내가 어리니 큰 형님이 아들을 양자로 들이고 재출가 보낸다고 하는 등 내가 죽는 것으로 알고 모든 것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기적적으로 살았다. 김정룡 박사는 1000분의 1의 확률을 뚫고 살아났다고 했다.” 살기는 했지만 2년여를 아무 일도 못하고 지냈다. 73kg이던 체중이 60kg으로 주는 등 기력이 너무 떨어졌다. 그 때 테니스가 보였다. “고등학교 친구가 집 근처에 살았는데 테니스를 치러 다니고 있었다. 내가 보긴 잘 치지도 못했다. 그런데 그렇게 재밌어 했다. 난 중고교 시절 탁구 선수를 했기 때문에 테니스를 하면 잘 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친구 따라 나섰고 레슨을 받으면서 테니스에 입문했다.” 1986년 여름일 이었다. 간 질환에서 회복한 뒤 ‘1988년 서울올림픽은 보고 죽자’가 1차 목표였다. 스포츠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탁구 유망주였다. 우여곡절 끝에 고교 3학년 때 그만 두긴 했지만…. 탁구를 치는 감각이 살아나면서 테니스도 잘 치게 됐다. 초보지만 게임 운영도 잘 했다. 코치가 대회에도 자주 내보냈다. 그러면서 테니스의 매력에 빠져 들었다.” 건강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성 회장 테니스 인생의 변곡점은 1992년. 당시 주원홍 감독(63·전 대한테니스협회 회장·현 서울시체육회 수석부회장)이 동호인들을 위해 슬레진저컵을 개최했다. 동호인들 사이에서 최고로 큰 대회였다. “우승 상금만 150만 원이었다. 지금으로 말하면 1500만 원보다 더 큰 액수다. 그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동호인테니스계에 이름을 알렸다. 당시 세계 최고 권위의 윔블던테니스대회 참관 기회가 주어였다. 정말 꿈같은 일이었다. 그 때 ‘나도 돈을 벌면 동호인들을 위해 큰 테니스대회를 열어야 하겠다’는 꿈을 갖게 됐다.” 슬레진저컵 우승으로 테니스에 대한 애정은 더 커졌고 1995년부턴 주원홍 감독과 신충식 대한테니스협회 동호인위원회 위원장 등과 함께 동호인 랭킹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탰다. “동호인랭킹은 한국동호인테니스협회의 시작이다. 처음엔 대한테니스협회 산하에서 움직이다 2001년 한국동호인테니스협회가 발족했고 신충식 위원장이 초대회장을 맡았다.” 탤런트였던 신충식 회장(77)은 2006년까지 회장을 맡은 뒤 2007년부터 성 회장에게 바통을 넘겼다. (사)한국동호인테니스협회는 2007년 (사)한국테니스진흥협회로 이름을 바꿨다. 당시 테니스 인기가 좋았다. 1995년 전국지방자치제가 시작되면서 각 지자체가 축제 때 테니스대회를 만들었다. 대회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성 회장은 동호인랭킹에서 1996년부터 2002년까지 7년간 ‘넘버 1’을 지키기도 했다. “동호인테니스대회는 단식이 아닌 복식으로 랭킹 점수를 준다. 수준별로 전국 대회 성적에 따라 랭킹 포인트를 주는 것이다. 솔직히 7년간 랭킹 1위를 지키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9주 연속 우승하기도 했다. 2001년에는 한해에 13개 대회에서 우승한 적도 있다. 지금까지 전국대회 140회 우승했다.” 주방기기 사업을 하던 성 회장은 서울에서 가장 테니스 잘 치는 동호인 10여명을 주축으로 ‘그랑프리테니스클럽’을 만들기도 했다. 매주 만나서 훈련하고 경기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이 모임 멤버들이 동호인대회를 거의 석권했다. 성 회장은 1995년 무렵부터 기업 스폰서를 받아 동호인대회를 치르기 시작했다. 기아자동차컵, 하나은행컵, 암웨이컵, 헤드컵…. 지금도 성 회장은 동호인들을 위해 기업 스폰서를 잡기 위해동분서주하고 있다. “동호인들에게도 대회는 중요하다. 대회가 없는 것은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입시가 없는 것과 같다. 사람은 테니스를 웬만큼 치면 누구든 대회에 나가고 싶어 한다. 뛸 대회를 많이 만들어 줘야 붐이 일고, 그래야 테니스가 발전한다.” 동호인랭킹을 만든 이유도 동호인들의 관심 유발과 대회 참가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어느 종목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사람들은 테니스를 치게 되면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알고 싶어 한다. 수준별 랭킹 점수를 통해 사람들은 동기 부여도 받는다. 랭킹이 높으면 유지하려고, 낮으면 높아지려고 한다.” 성 회장은 지난해부터 서울시와 함께 서울컵동호인대회를 만들었다. NH농협은행배도 만들었다. 하나은행컵과 함께 국내 최고의 대회다. 참가 인원만 매 대회 2000명에 가깝다. 대회 상금도 다른 동호인대회보다 높다. 메이저대회는 1인당 300만 원(복식팀당 600만 원), 일반 대회는 100만 원(복식팀당 200만 원)이다. 올해는 서울컵이 4월 11일부터 14일까지, NH농협은행배가 4월 18일부터 21일까지 열린다. 하나은행컵은 5월 9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 “솔직히 내가 상금을 크게 올렸다. 과거 상품이 라켓 등 테니스 용품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그런데 초창기엔 여기저기서 나를 비난하기도 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날 비난하는 사람은 없다.” 최근 테니스 동호인들이 엄청 늘었단다. “사실 요즘은 대회를 치르기가 힘들 정도다. 참가자가 너무 많아 코트 확보가 어렵다. 테니스 발전을 위해선 좋은 일이긴 하지만….” 최근 케이블 TV 와 종편 TV 등에서 테니스를 중계하면서 팬들의 관심이 높아졌단다. 메이저대회는 물론 각종 테니스 대회가 TV를 통해서 중계된다. “테니스는 운동량이 엄청나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코트를 이쪽저쪽 뛰어 다니려면 체력이 좋아야 한다. 그리고 기술도 어느 정도 돼야 한다. 기술을 배우는 재미와 활용하는 재미, 그것은 안 해본 사람은 모른다. 가장 중요한 것은 테니스는 골프와 달리 다양한 사람과 금세 친해질 수 있다. 복식으로 대회를 나가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과 파트너가 될 수 있다.” KATA는 1년에 53개 대회를 치른다. 사실상 매주 대회를 3~4일씩 치르는 셈이다. 모두 성 회장이 뛰어다닌 노력의 결과다. 성 회장은 그동안 KATA 대회 운영비와 물품 등 100억 원의 스폰서를 끌어왔다. KATA 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동호인은 전체 약 10만 명이고 부상 등 개인적인 일정을 감안하면 연간 7만 여명이 대회에 출전하고 있단다. 성 회장은 동호인들을 위해 KATA 랭킹 시상식도 연다. 레벨과 성별 랭킹 포인트 1~10위까지 시상한다. 우수 동호인들에게는 메이저대회 관람 기회도 준다. “지난해 농협컵 우승한 동호인 등 38명과 올 초 호주오픈을 보러 다녀왔다. 지난해 9월 KCC배에서 우승한 동호인 등 40명과는 US오픈을 보고 왔다. 잘하는 동호인들에게는 그만큼 기회를 줘야 한다. 메이저대회를 보고 온 동호인들을 보고 다른 동호인들이 부러워하며 잘 할 것 아닌가? 이런 선순환적 대회 운영을 해야 한다.” 성 회장은 국내 최고의 국제대회인 코리아오픈을 살리기 위해서도 뛰어다녔다. 대회조직위가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를 때 테니스를 하며 구축한 인맥을 통해 스폰서 확보에 큰 도움을 줬다고. 성 회장은 모두 ‘테니스의 힘’이라고 말했다. “테니스가 귀족 스포츠인 만큼 기업 수뇌부에서는 거의 테니스를 즐겨한다. 난 테니스를 치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만들었다. 그 인연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사실 풀뿌리 테니스에 관심을 가진 기업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 테니스도 없었을 것이다. 늘 후원해주는 기업에 감사의 마음을 이 자리를 빌러 다시 전한다.” 성 회장은 아마추어 대회를 개최하며 유망주들에게 장학금도 주고 있다. “대회 출전비에 1인당 2000원씩을 유망주 장학금으로 걷고 있다. 어느 누구도 반대하지 않는다. 연간 약 8000만 원 정도 들어오는데 모두 유소년테니스 발전기금으로 쓰고 있다.” 성 회장은 지난해 유망주 한찬희(서울 마포중1)와 박소현(17·여)에게 각 1500만 원씩 지원하는 등 꿈나무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성 회장은 테니스를 시작한 뒤 단 한번도 건강에 이상이 생기질 않았다. 매일 즐겁게 테니스 치며 철저하게 관리했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은 “철두철미한 관리가 아직도 아마추어 최강자로 자리를 지키는 이유”라고 말한다. 간 질환을 앓은 뒤 음주는 물론이고 탄산음료도 입에 대지 않는다. 성 회장은 사실상 하루 종일 ‘관리’를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침대 위에서 옆으로 누워 다리 들어올리기를 한쪽 다리 당 200번씩 한다. 스트레칭 체조를 한 뒤 10분 정도 걷고 스윙 연습을 혼자 300~400번 정도 한다. 그리고 식사 한 뒤 출근한다. “화요일과 목요일은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경기 남양주테니스코트에서 게임 위주로 테니스를 한다. 이와 별도로 월화목금엔 오전 일찍 20~25분 씩 고수와 함께 테니스를 친 뒤 출근한다. 기술보다는 다양한 반복 동작으로 공을 넘기는데 집중한다. 내게 기술이 뭐가 중요한가. 공을 네트 너머로 잘 넘기면 되지….” 성 회장은 지난해에도 6개 대회에서 우승했다. 올해도 3월 열린 청주직지배에서 준우승했다. 성 회장은 아마추어 초보자들에게 늘 말한다. “공을 세게만 치려하지 말고, 일단 ‘네모’ 안에 넣으란 말이야! 테니스는 실수를 줄여야 이기는 게임이여~.” 테니스는 잘 치는 사람하고 쳐야 한다는 지론도 설파한다. “시간을 투자해 연습하고, 자신보다 잘 치는 사람과 공을 쳐야 실력이 는다. 나보다 못 치는 사람과 아무리 쳐 봐라. 실력이 느는지.” 성 회장에게 여기저기서 테니스 치자는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 그 때마다 주저하지 않고 나간다. “테니스는 건강을 위한 운동이기도 하지만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테니스 치면서 그 사람과 친해지고 또 살다보면 그 사람에게 도움도 요청하기도 하는 것 아니겠느냐.” 성 회장이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 동호인테니스의 전설’이란 명성. 그냥 온 것이 아니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19-03-16
    • 좋아요
    • 코멘트
  • 대학축구 한일전 “도쿄 분패 앙갚음”

    제16회 덴소컵 한일대학축구정기전이 17일 오전 11시 30분 경남 통영 공설운동장에서 열린다. 덴소컵은 한국과 일본이 1996년 2002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권을 딴 것을 계기로 동아일보와 아사히신문이 1997년에 만든 대회다. 1972년부터 1991년까지 부정기적으로 치러지던 대학 ‘한일전’을 부활시킨 것이다. 2004년부터는 한국과 일본 대학축구연맹이 홈 앤드 어웨이로 공동 주최(동아일보, 아사히신문 공동 후원)하고 있다. 한국대학선발은 지난해 일본 도쿄 방문경기에서 3-4로 당한 패배를 되갚고 자존심을 찾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국대학축구연맹(회장 변석화)은 조민국 청주대 감독을 사령탑으로 선임하고 정예 멤버 22명을 확정해 6일부터 통영에서 마무리 훈련을 하고 있다. 대학연맹 주최 대회 성적에서 한국은 6승 2무 7패로 일본에 뒤지고 있다. 역대 한일 대학정기전에서는 한국이 17승 8무 11패로 앞선다.덴소컵 대표팀 명단 △골키퍼=민성준(고려대) 정성원(인제대) △수비수=변수호(광운대) 노은석(명지대) 김재현(울산대) 강상희(선문대) 김상현(단국대) 김지민(경기대) 박형운(광주대) 인석환(성균관대) △미드필더=엄승민(홍익대) 장재원(울산대) 양지훈(연세대) 김효찬(성균관대) 박민수(경희대) 김호(고려대) 김현우(중앙대) △공격수=김인균(청주대) 정창용(용인대) 김민준(용인대) 이건희(한양대) 정성욱(수원대)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3-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공부 잘 한다고 잘 사나요?”…‘축구 목사님’ 노장덕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노장덕 경기 군포 삼성교회 목사(53·엘드림 중고등학교 교장)는 ‘축구 목사님’으로 불린다. 1주에 최소 2일은 공을 차야 직성이 풀린다. “수요일만 빼고 공차는 모임이 요일별로 다 있다. 일요일에도 목회를 마치고 공을 찬다. 목사님들도 건강해야 목회 활동을 잘할 수 있다. 운동을 잘 안하는 목사님들이 많은데 최소한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축구를 하라고 권유한다.” 노 목사는 경기 안양시 목회자축구팀과 경기 사회복지사축구팀 감독을 맡고 있다. 전통의 헤브론축구선교회 사령탑을 지내기도 했다. 4월 8일 전북 익산에서 열리는 전국목회자축구대회에서도 운영위원으로 적극 참여한다. 올해로 2회째다. “목회자 축구팀들이 각 시도에 다 있다. 70개 팀 정도가 된다. 올해 전국목회자축구대회에는 15개 팀이 참가해 자웅을 겨룬다. 지난해 19개 팀보다 좀 줄었지만 대회 규모를 키워서 프로축구 K리그의 3부 리그처럼 운영하는 게 목표다. 전국의 팀들을 조직화해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전국목회자축구대회를 열고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축구를 즐기기 시작한 그는 경기 가평 조종중학교에 들어가면서 클럽팀 선수로 활약했다. 기술이 좋아 고등학교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왔다. 하지만 중학생 기준으로 보기에 키가 너무 작다고 판단해 축구를 포기했다. 그런데 조종고등학교 시절 키가 훌쩍 컸다. 그러나 축구를 다시 하기엔 이미 때가 늦었다. “축구를 그만 둔 것을 후회됐지만 음악에도 관심이 많아 음대에서 작곡을 전공했다. 하지만 축구는 늘 내 가슴 안에 있었다. 대학 시절엔 동아리축구를 했고 사회에 나와서는 조기축구와 주말 축구팀에 나가서 공을 찼다.” 노 목사는 음악 교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서울 성지중고교와 경기 군포 용호고에서 교사로 일했다. 하지만 공교육의 한계를 절감하면서 2004년 교직을 그만두고 대안학교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노 목사는 공부 잘하는 일부 학생들만 끌고 가면서 대부분의 학생을 포기하는 공교육 시스템에 실망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공부 상위권 학생들의 들러리로 전락한다.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 학생들은 하루 종일 자거나 휴대폰만 만지작거리다 집으로 간다. 이런 학교가 무슨 의미가 있나. 학생들이 원하는 교육을 해주고 그 학생에게 맞는 능력을 계발해주는 게 교육 아닌가?” 경기도 고양시 일산 로고스기독학교에서 대안학교 운영을 배운 뒤 2007년 경기도 용인 태화국제학교 설립 교장으로 대안교육을 본격 실시했다. 7년 전부터는 경기교육청 지정 위탁학교인 안양사랑빛예능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특정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한 학생을 받아 교육을 시켜 그 학교 졸업장을 받게 해주는 학교다. 모두 기독교 산하의 대안학교다. “어릴 적부터 교회를 다녔다. 자연스럽게 기독교 산하 대안학교에서 일을 하게 됐다. 형님도 목사다. 그러다보니 주위에서 목사 안수를 받으라고 했다. 2008년 목사 안수를 받았다.” 그는 목사 안수를 받은 뒤 ‘선교축구’를 표방하고 나섰다. 좋아하는 축구를 활용해 목회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축구가 가지고 있는 영향력이 크다. 공 하나만 있으면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사람들이 서로 친해진다. 다른 지역 사람들과 축구하며 어우러질 수 있다. 주거지인 경기 안양에서 30~50대를 주축으로 축구팀을 만들었다. 안산, 군포에서 팀들 만들어 활동한다. 목사들도 끌어 들였다. 그래서 안양 목회자축구팀과 경기 사회복지사팀 감독이 된 것이다. 축구하는 목사들이 건강하고 목회활동에도 열성적이다.” 젊었을 땐 오른쪽 날개 공격수였지만 요즘은 최종 수비수나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한다. 전국 목회자 축구계에서 노 목사를 모르면 ‘간첩’이란다. 기독교 축구계에서는 최고의 ‘선수’로 불린다. 한국축구대표팀에서 활약한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 급이다고. 그는 2016년에 한국교회연합 교단대회에서 백석팀으로 나가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2018년엔 할렐루야컵 목회자축구대회에서 팀을 우승시키는 등 크고 작은 대회에서 맹위를 떨쳤다. 노 목사는 ‘100세 시대’를 맞아 요즘 노장년층 축구팀 활성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재 목회자축구에서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세대가 50대다. 하지만 60대를 넘어 70대, 80대 분들도 축구를 한다. 내가 아는 분 중 93세에도 축구를 즐기고 있다. 건강해야 100세까지 즐겁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시고 있다.” 노 목사는 어린이들에게도 축구할 기회를 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안양에서 교회 대항 유소년대회를 열어 올해로 6회 째를 맞는다. “어른들도 건강해야 하지만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도 움직일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요즘 학교에서는 주지교육에 밀려 아이들이 제대로 체육활동을 하지 못한다. 아이들 몸이 건강해야 정신도 건강하다. 심신이 건강하면 나쁜 길로도 빠지지 않는다. 우리 대회에는 각 교회에서 5명만으로도 출전하면 다른 교회팀과 연합으로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한다. 그러면 다음 대회 땐 참가자 수가 배가 넘어 ‘베스트 11’을 채워서 나온다. 그만큼 움직이고 싶은 아이들의 열망이 강하다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시작하면 평생 운동을 즐길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100세 시대를 맞아 어린이들에게도 운동할 기회를 많이 줘야 한다.” 노 목사는 올 초 경기도 광주에서 스포츠 예능 특기 적성특성화 학교 엘드림 중고등학교(http://cafe.daum.net/ELDreamSchool)를 열었다. 자신이 너무 일찍 축구선수를 포기했던 과거를 거울삼아 축구를 하고 싶지만 여건이 되지 않는 아이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싶었다. 또 자신의 재능을 어린 학생들에게 전수할 기회를 마련하고 싶었다. “우리 학교는 다른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을 받는다. 이 세상이 공부만 잘한다고 잘 사는 것은 아니지 않나? 다른 특기 적성을 살려주는 교육을 표방한다. 그 시작은 축구다. 축구 하다 그만둔 선수, 축구가 하고 싶은 학생들을 받아 교육 시킬 것이다. 꼭 선수가 돼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축구 분석과 지도자 과정 등으로 직업 교육을 시킬 것이다. 향후 핸드볼과 골프 등 종목을 추가할 예정이다. 아무런 특기가 없는 학생이 와도 된다. 자신만의 특기를 계발해 삶을 잘 살 수 있는 길을 제시하겠다.” 노 목사는 엘드림학교 운영위원장으로 김정남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1986 멕시코 월드컵 한국대표팀 감독)을 영입했다. 초빙 감독으로 유상철 전 전남 드래곤즈 감독도 끌어 들였다. 축구학교를 만들기 위해 4년 전 유소년 지도자 자격증도 획득했다. 그가 가지고 있는 자격증만 15개나 된다. 노 목사는 대학교 3개 팀, K3(한국 3부리그) 팀 및 독일·중국·필리핀 등 해외 구단과 업무 협약(MOU)을 맺었다. 유망주를 발굴해 선수로 보내거나 지도자를 육성해 파견하기 위해서다. “100세 시대를 맞아 노인들을 돌보는 사회복지사에 대한 수요가 늘 것이다. 교회에서 운영하는 노인복시센터도 많다. 또 동남아시아엔 축구 지도자가 필요하다. 이렇게 수요를 예측 파악하고 학생의 특기를 살리는 교육을 시키면 자연스럽게 직업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 6월 24일 캄보디아에서 4박5일간 태국 미얀마 등 4개국이 참가하는 ‘캄보디아 교육부 차관배 축구대회’를 여는 이유도 ‘축구를 통한 해외선교’에 더해 축구로 동남아시아 시장 창출의 목적도 담겨 있다. 베트남, 필리핀. 태국 등에서도 대회를 이미 열었다. 엘드림 학교는 미인가 대안학교라 졸업장은 없다. 하지만 노 목사는 ‘공교육에서 20년 가까이, 대안학교에서 10여년의 경험’을 살려 희망 없는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다고 자신한다. “고정관념을 떨쳐야 한다. 아이들이 잘 따라가지도 못하는 수학과 과학은 안 시키면 된다. 세상 사는데 필수 과목은 아니다. 자기가 잘하는 축구와 음악, 아니면 바리스타 등으로 재능을 계발하면 된다. 또 세상 살아가는데 대학 졸업장이 무슨 필요가 있나?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을 시키면 된다. 대학 졸업장이 굳이 필요하다면 특기를 살려 키워주고 검정고시로 상급학교에 진학시키면 된다. 국내외 대학 다 갈 수 있다.” 노 목사는 그동안 대안학교를 통해 아이들의 특기를 살려 서울예술종합학교와 백석예술대 등 각종 예술대학교에 진학시켰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만 키울 순 없는 것 아닌가. 그렇지 못한 아이들도 키워야 한다. 원래 이런 일은 나라에서 해야 하는 것이다. 교육청 차원에서 특성화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진짜 공교육에서 외면 받은 학생들이 많다. 그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 공교육에 적응한 교사는 이런 현실을 잘 모른단다. 솔직히 대안학교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다고. “한 때 경기도 모 처에 있는 공립 대안학교에 강사로 나간 적이 있다. 일반학교에서 온 교사들은 왜 대안학교를 운영해야 하는지를 잘 몰랐다. 그냥 임기만 채우고 다른 학교로 가려고 했다. 공교육에서 소외된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없으면 절대 그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노 목사는 최소 비용으로 학생들에게 원하는 특기를 배울 기회를 제공한다. 학비와 기숙사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사재도 털었고 후원자를 찾아 연결해 주기도 한다. “공부 하고 싶은데 못하는 아이들이 너무 많다”며 후원자도 적극 찾고 있다. “축구 외에 실용음악, 방송연예, 바리스타, 미용도 교육과정을 만들었다. 축구 등 특기 하나만으로도 자신의 삶을 잘 개척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노 목사에게 축구는 100세 시대를 맞아 평생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최선의 ‘건강법’이자 세상 살아가는데 갈피를 잡지 못하는 어린 학생들에게는 꿈을 키워주는 ‘도구’였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3-09
    • 좋아요
    • 코멘트
  • 호주 럭비 ‘여자 타이슨’ 리즈 파투

    경기를 하다 상대 선수 팔을 깨문 호주 여자 럭비 선수가 6주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4일 AP통신에 따르면 2일 호주에서 열린 슈퍼 W(호주 뉴질랜드 등 남태평양제도 럭비리그) 경기에서 럭비WA 레베카 클러프의 왼쪽 팔뚝을 문 퀸즐랜드의 리즈 파투(사진)가 호주럭비연맹으로부터 6주 출전 정지를 받았다. 파투는 당시 경기 시작 후 70분쯤 그라운드에 엉켜 볼을 빼앗는 과정에서 클러프의 왼팔을 물었다. 국제럭비연맹 규정에 따르면 이런 반칙 행위는 최소 12주에서 24주, 최대 4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호주연맹은 “그동안 파투가 럭비를 하면서 보여준 성실성과 투지 등을 감안해 50%를 경감해 6주 출전 정지를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 호주 여자 럭비대표팀의 드루 미첼이 “혐오스럽다”고 하는 등 파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파투가 호주 대표팀에서 주장으로 클러프와 함께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투는 청문회에서 자신의 행위를 인정하고 “클러프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 럭비WA와 우리 팀, 그리고 전체 럭비인들에게도 사죄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국제 스포츠계에서는 권투의 마이크 타이슨(미국)과 축구의 루이스 수아레스(아르헨티나)가 상대 선수를 물어 ‘핵 이빨’로 악명을 떨쳤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3-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마라톤으로 정치라는 마약 끊어…완주땐 국회의원 당선보다 더 기뻤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4선 국회의원을 지낸 유준상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 원장(대한요트협회 회장)은 올해로 만 77세지만 10년은 넘게 젊어 보인다. 인사를 하고 나이를 알게 되면 깜짝 놀란다. 이런 ‘젊음’의 원동력에 마라톤이 있다. 유 원장은 만 65세인 2007년부터 마라톤에 입문해 인생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며 살고 있다. “고려대 후배의 끈질긴 권유 때문에 달렸다. 또 재보만고(財寶滿庫) 건실무용(健失無用)(재물과 보배가 창고에 가득해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란 그 절실한 깨달음이 한 이유였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봉사와 감사로 살아보자, 그러려면 무엇보다 건강이 최우선이다’라는 결의도 나를 달리게 만들었다.” 달리기 시작한 것은 2006년 말. 2004년 총선에서 낙마한 뒤 한동안 실의에 빠져 있었을 때였다. 최근 마스터스마라톤계에서 ‘맨발 마라톤 전도사’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박필전 씨(62)가 2년 넘게 쫓아다니며 “달리면 모든 스트레스가 날아간다”고 해서 시작했다. “달리기로 맘먹고 한강으로 나가서 달렸는데 200m도 못 가서 숨을 헉헉거리며 멈췄다. 하지만 시작을 했으니 끝을 봐야하는 것 아니냐. 1km, 3km 계속 달리며 거리를 늘려갔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달리면 달릴수록 거리도 늘고 재미도 있었다.” 유 원장은 2007년 4월 제4회 호남국제마라톤대회에 출전해 5km 완주했고 5월 제3회 보성녹차 마라톤대회 10km 완주했다. 그리고 10월 강남마라톤대회에서 하프를, 11월 제5회 스포츠서울 마라톤대회에서 풀코스 완주했다. 마라톤 입문 1년도 안돼 풀코스를 완주했다. 4시간40분. 초보자치고도 괜찮은 기록인데 환갑을 넘어 시작한 초보로서는 아주 좋은 기록이었다. “42.195km 완주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벅찬 감동이었다. 솔직히 국회의원에 당선된 것보다 더 기뻤던 순간이었다. 무엇보다 자신감이 생겼다.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마라톤을 시작하면서 이젠 총선에 출마 안하기로 결심했다. 마라톤으로 정치란 마약을 끊은 셈이다.”유 원장은 마라톤을 시작하면서 정치권을 떠났다. 39세에 고향인 전남 보성에서 11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유 원장은 14대까지 내리 4선을 한 ‘정치인’이었다. 1996년 15대 총선 당시 민주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고 한나라당으로 옮겨 16대(2000년), 17대(2004년) 총선에 서울 광진을 후보로 나섰으나 연패했다. 정치를 계속 해야 하나 고민을 하던 상황에서 마라톤은 그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건강하게 살며 인류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유 원장은 유도 5단으로 배구와 테니스, 스키, 수영 등을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마라톤이 주는 감동은 달랐다. 유 원장은 “아편이 따로 없었다. 달리는 즐거움에 매일 달렸다”고 말했다. 매일 새벽 한강을 달렸다. 2007년 제17대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유 원장은 이명박 후보 선거운동을 하러 다녔는데 서울에서 선거운동이 끝나면 광진구 집까지 거의 매일 뛰어 다녔단다. “여의도에서 선거운동이 끝나면 집까지 달렸다. 차를 미리 보내고 집까지 뛰어 갔다. 한 20km 되는데 전혀 힘들지 않았다. 자주 가는 사우나에서 샤워하고 집에 가니 날아갈 듯 기분이 좋았다.” 지금까지 풀코스를 20여 차례 완주했다. 최고 기록은 4시간37분이지만 기록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달리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었다. 유 원장은 그냥 달리진 않았다. 2008년 독도사랑 마라톤대회 하프코스에 참가한 인연으로 2009년부터 독도수호마라톤대회를 기획해 만들었다. ‘독도 사랑을 실천’하고 싶은 이유 때문이다. “독도는 우리 땅이란 말은 틀렸다. 일본 사람들도 똑같이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한다. 독도는 대한민국 땅이라고 말하는 게 맞다. 그리고 일본을 싫어하면서 왜 일제는 쓰나?” 유 원장은 1996년 국회의원 공천에서 탈락한 뒤 7월 일본 와세다대학 사회과학연구소에 방문학자로 가 3년 반 일본을 공부했다. 일본에 대해 전혀 모른 상태에서 일본 및 일본인 연구했고 ‘한국인 변해야 산다-일본이 싫다면서 일제는 왜 써’라는 책도 썼다. “단순히 독도가 우리 땅이라고 주장하는 것보다는 독도에 대한 애정을 갖게 하는 게 더 중요하다. 그래서 달리며 독도를 생각하는 독도수호마라톤대회를 만들었다. 올해로 12회째다.” 유 원장은 2009년 4월 11일 제주 국제울트라마라톤대회 100km 출전했다. 12개국 285명에 참가한 가운데 17시간30분09초로 완주했다. 완주 제한시간 15시간을 넘겼지만 벅찬 감동은 그 누구도 모른다. “솔직히 대한민국 5000만 명을 통틀어 100km를 완주한 자 몇 명이나 되겠는가? 이런 얘기하면 좀 거시기 하지만 정치인 중에 풀코스 뛴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지도자가 되려면 마라톤 풀코스는 뛰어 봐야 한다. 그래야 인생을 알고 겸손해질 수 있다. 미국의 조시 부시 전 대통령, 엘 고어 전 부통령, 요슈카 피셔 전 독일 외무장관이 달렸다. 그들이 왜 달렸을까? 달리면 인생이 보인다. 국내에서는 양승조 충남지사가 풀코스를 달린다고 알고 있다.” 그는 2012년엔 인천 아라뱃길에서 낙동강까지 633km 국토종주 마라톤에 도전해 완주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완주한 것은 아니지만 국토를 종단했다는 의미가 있었다. 그해 10월 3일 인천 아라서해갑문에서 출발선을 끊었다. 그 후 팔당대교~충주 탄금대~상주 상풍교를 거쳐 낙동강 하굿둑에 이르는 633km의 길을 20차례에 나누어 달렸다. 수도권 지역을 뛸 땐 평일 저녁과 주말을 이용했다. 지방 코스는 금요일 오후부터 그 지역으로 내려가 일요일 오후까지 달렸다. 하루 평균 30여 km를 뛰었다. 그해 11월 27일 낙동강에 다다랐다. “2010년 KITRI 원장으로 갔는데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3가지 목표를 위해 달렸다. IT 보안강국으로 인재 양성에 힘쓰고, 인라인롤러를 올림픽 종목에 넣자(당시 대한인라인롤러연맹 회장),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들의 동서 화합을 이룬다는 목표로 달렸다.” 유 원장은 마라톤을 시작한 뒤 느낀 소회를 ‘내 인생의 마라톤은 끝나지 않았다’는 책으로 엮었다. 판매를 목적으로 한 게 아니다. 그는 이 책을 만나는 사람에게 명함 대신 준다. 유 원장은 마라톤을 하면서 정치인으로 하는 것보다 더 큰 의미 있는 일을 한다고 자부하고 있다. “솔직히 내가 국회의원이었다면 이런 일을 할 수 있었을까? KITRI 원장에 한국블록체인기업진흥협회 이사장, 롤러에 이어 요트협회 회장도 맡았다. 달리면서 건강해지고 열정이 생기니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생각이 절실해졌다. 대한민국 IT와 생활체육 발전을 위해 내 인생을 바치겠다. 국회의원이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유 원장은 한국의 미래를 위해 사이버대학원대학교와 시니어대학원대학교를 만드는 게 꿈이다. “사회가 아무리 발전해도 결국 사람이 중요하다. 인재를 키워야 한다. 4차 산업이라고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 4차 산업을 이끌 인재를 양성하고 있나? 100세 시대인데 경험 많은 노인들을 활용하고 있나? 대한민국의 미래는 4차 사업이고 노인이다. 사람은 70세는 돼야 인생을 안다. 그들의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렇게 활기차게 움직이는 원동력에 마라톤이 있다. “건강을 잃으면 마음도 잃는다. 건강하지 않는데 무슨 일을 하겠는가? 나이를 아무리 많이 먹어도 건강하면 무슨 일도 할 수 있다.” 유 원장은 4개 국어를 한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나이 먹었다고 공부 안하면 안 된다. 난 매일 외국어 어플리케이션 등으로 외국어 공부를 10분에서 30분 한다. 원어민하고 통화도 한다. 반복하면 안 되는 게 없다. 나이는 변명이 아니다. 늘 공부해야 하루하루가 즐겁다.” 유 원장은 최소 주 3, 4회 운동을 한다. 빠른 속도로 걷거나 달린다. 집 근처 건국대 트랙이나 아파트 주변, 한강이 운동 장소다. 마라톤 대회에선 주로 10km를 즐겁게 달린다. 풀코스는 1년에 1, 2회로 한정한다. 17일 열리는 2019서울국제마라톤 겸 제90회 동아마라톤에도 10km를 신청했다. “빨리 걷고 천천히 뛰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 마라톤에 출전하지만 빠른 속도로 걷는 수준으로 천천히 달린다. 솔직히 이 나이에 기록이 뭐가 중요한가. 움직이고 있다는 자체, 걸을 수 있어 달린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유 원장은 100세 시대에 부부 관계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유 원장은 결혼 주례를 자주 맡는다. 그 때마다 강조하는 말이 있다. “마라톤은 인생의 축소판이다, 빨리 출발한다고 빨리 들어오는 게 아니고 늦게 출발했다고 늦게 들어오는 게 아니다. 결혼식 때 많은 사람이 축하해준다. 마라톤에서 도중에 하차하면 완주의 기쁨을 만끽할 수 없다. 인생도 그렇다. 온갖 고난이 오지만 부부가 손잡고 백년해로 하면 많은 사람이 박수 쳐줄 것이다. 마라톤 풀코스 완주할 때 피니시 라인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완주자에게 박수 쳐주듯이. 중간에 포기하면 실패하는 것이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참고 끝까지 달려야 한다.” 유 원장은 정치는 포기했지만 ‘정치인’으로서 딱 한 가지 소망은 있다. “통일이 된다면 서울시청 앞에서 평양까지 달려서 평양시장에 도전하고 싶다. 단 1표가 나오더라도. 서울에서 평양까지 약 200km밖에 안 된다. 1박2일이면 충분히 달리는 거리를 이렇게 오랫동안 오고가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200km 완주하면 최소한 내가 나이 먹었다고 뭐라고 하지는 않을 것 아니냐? ㅎㅎ.” 유 원장은 “나는 아직 청년”이라고 강조한다. 80세는 넘어야 장년으로 접어든다고. “사실 전철 탈 때 청원 경찰이 신분증 보자고 하면 기분이 나빴다. 그런데 생각보니 내가 그만큼 젊어 보인다는 것 아닌가? ㅎㅎ. 난 하루 만보는 걸어야 기분이 좋다. 6000보도 못 걸으면 짜증이 난다. 그럼 바로 밖으로 나가 걷고 달린다. 그럼 기분이 좋다. 건강해야 인생이 행복하다.” 유 원장은 손자가 자식을 낳는 만 98세 가을을 넘어서 까지 살고 싶단다. 결혼해서 자식 낳고 손자보고 그 손자가 애를 낳는 재미는 경험 안 해본 사람은 모른다고. 유 원장은 요즘도 부인 손을 꼭 잡고 잠자리에 든다. 이 모든 게 건강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3-02
    • 좋아요
    • 코멘트
  • 스마트한 시대, 집에서 스마트폰 앱으로 운동하고 돈도번다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스마트폰 문자 하나에 사람의 행동이 달라질 수 있을까?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2015년 미국의학협회(AMA)에 발표된 ‘관상동맥 심장질환자의 위험요소 관리에 대한 생활방식중점 문자 메시지의 영향(Effect of Lifestyle-Focused Text Messaging on Risk Factor Modification in Patients With Coronary Heart Disease·A Randomized Clinical Trial)’이란 논문에 따르면 문자는 사람의 행동변화에 영향을 줬다. 호주 시드니대와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등이 2011년 9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한 실험의 결과다. 연구자들은 심장질환자 710명(평균 나이 58세, 남자 82%, 53%는 흡연자)에게 기본 기초검사(LDL·Low 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혈압, BMI·Body Mass Index, 운동량, 흡연량)를 한 뒤 일상적인 관리를 해주면서 두 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했다. 352명은 실험군(Intervention)으로 주 4회 6개월간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358명은 통제군(Control)으로 문자 메시지를 받지 않았다. 보내는 문자는 ‘운동’ ‘식사조절’ ‘금연’ ‘심혈관질환 관련 정보’ 등 4개 분야로 ‘걷기는 돈이 들지 않습니다.’ ‘사람 90%가 하루 필요량의 야채를 먹지 않는다는 것을 아시나요?’ 등 건강 증진을 위해 특정 행동을 유발하는 내용이다. 한마디로 생활 방식을 개선하도록 유도하는 문자를 보낸 그룹과 안 보낸 그룹에 대한 비교 실험을 한 것이다. 결과는 실험군이 각 지표에서 통제군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LDL은 실험군이 평균 79로 통제군(84)에 비해 5가 낮았다. 혈압(수축기)에서도 실험군(128.2)이 통제군(135.8)비해 7.6이 낮았다. 비만 여부를 알 수 있는 체질량지수인 BMI에서도 실험군(29)이 통제군(30.3)보다 개선됐다. 특히 운동량에서는 실험군(932 MET min/week)이 통제군(587 MET min/week)에 비해 눈에 띄게 높았다. 흡연량도 실험군(흡연자비율 26%)이 통제군(흡연자비율 42.9%)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 논문은 ‘삶의 방식을 개선하도록 유도하는 휴대폰 문자가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결론 지었다. 국내서도 이와 비슷한 연구 결과가 있다. 스마트 헬스케어 전문IT 기업 ㈜와이즈웰니스가 2017년 미래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의 정부과제 실증사업을 수행하면서 얻은 결과다. 당시 운동실천을 돕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면서 대사증후군을 가진 직장인 2000여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대상은 전혀 운동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다. 걷기(Walking), 앉았다일어서기(Squat), 팔굽혀펴기(Push Up), 윗몸일으키기(Sit Up), 계단오르기 등 5개 활동을 체크해주는 자체 개발 앱 피트카운팅(Fitcounting)을 깔게 하고 실험군엔 주 4회 ‘운동 독려 관련’ 문자서비스를 제공했고 통제군엔 문자를 보내지 않았다. 그 결과 실험군이 통제군에 비해 58%이상 높은 운동 참여율을 보였다. 위 5개 활동은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미국대학스포츠의학회(ACSM) 등에서 추천한 생활운동이다. 스포츠심리학적으로 자극은 의사결정과 행동실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단서가 된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심리학적 용어로 특정 자극은 프롬프트(Prompt)라고 하는데 의사결정 및 행동을 유발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운동을 할까 말까 하는데 스마트폰에서 문자나 알람으로 ‘운동할 시간입니다’고 하면 ‘그래 해야지’하며 마음을 먹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최근 스마트폰 운동 앱이 많이 나와 있다. 이는 자극 이상의 효과를 줄 수 있다. 자신에 맞는 앱을 찾아 적정한 목표를 설정하고 운동시간 알람까지 맞춰 놓는다면 운동을 실행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앱에 따라 운동하겠다는 ‘동기 유발’이 되고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까지 한다는 것이다. 매일 운동량 기록과 주별 월별 분석은 피드백이 돼 ‘강화효과(더 운동을 열심히 하겠다는)’를 줘 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특히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사회적 비교까지 받게 되면 운동을 더 열심히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자신에 잘 맞는 앱을 찾으면 훌륭한 퍼스널트레이너(PT) 못지않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중엔 스마트폰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운동 앱이 나와 있다. 집에서 하는 트레이닝과 다이어트 앱. 일정 정도 운동하면 포인트를 줘 현금화할 수 있는 앱도 있다. 특정 운동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 운동량을 비교하는 앱도 있다. 피트카운팅은 세계 최초로 5가지 운동의 자동 측정과 인공지능형 코칭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걷기 및 계단 걷기를 빼고 스마트폰에 얼굴을 인식시키고 동작을 제대로 해야 카운트가 된다. 계단 걷기도 계단을 오르며 시작을 눌러야 카운트 된다. 걷기는 만보기와 같이 하루 종일 체크된다.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누구나 무료로 다운로드 받아 쓸 수 있다. 스마트한 시대 스마트폰 앱의 도움을 받으며 운동하는 것도 건강을 지키는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2-23
    • 좋아요
    • 코멘트
  • “공부하겠다는 내게 감독님이 열쇠 주셔” 서울대 가서도 유도-삼보로 꿈 키워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유도선수 출신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화제를 모았던 신재용 씨(25·체육교육과 3학년)는 최근 열린 삼보 국가대표 선발전 남자 57kg급에서 1위를 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16일부터 시작되는 삼보국가대표 훈련에도 본격 참여한다. 신 씨는 유도로 다 펼치지 못한 꿈을 삼보에서 펼치겠다는 각오다. “유도에서 내 장기인 다리잡아어깨로메치기 기술이 2012년부터 공식 경기에서 쓸 수 없게 됐다. 삼보에서는 그 기술을 쓸 수 있다. 유도로 국제무대에서 2위만 했는데 애국가를 울려보고 싶은 꿈이 아직도 있다. 그래서 2022년 항저우 아시아경기 정식 종목인 삼보에서 금메달에 도전하기 위해 유도와 삼보를 병행하고 있다.” 러시아 격투기 중 하나인 삼보(sambo)는 러시아어로 ‘무기를 소지하지 않은 호신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유도와 경기 방식이 비슷하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정식 종목이 됐고 2022년 항저우 아시아경기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열린다. ‘호신술을 배워야 한다’는 부모님의 성화로 5살 때부터 유도장을 다닌 신 씨는 서로 몸을 붙잡고 쓰러뜨리고 메치는 재미에 푹 빠졌다. 함열초교(전북 익산) 4학년부터 선수로 등록해 각종 대회에 출전했다. 그리고 유도 명문 원광중(전북 익산)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엘리트 선수’의 길을 걸었다. “당초 엘리트 선수를 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초등학교 때 대회에 출전하기는 했지만 그저 운동 차원이었다. 그런데 전국대회에서 입상하자 원광중에서 장학금을 준다고 했다. 당시 집안 형편이 어려웠기 때문에 원광중을 선택했다.” 초등학교 때 부회장까지 했던 신 씨는 공부도 잘 했다. 중학교 배치 고사에서 380명 중 20등 안에 들 정도였다. 신 씨도 공부와 운동을 하겠다는 마음을 먹었지만 부모님도 ‘기본적인 공부는 해야 후회 안 한다’고 늘 강조했다. “중학교 진학했을 때 담임선생님이 운동하지 말고 공부만 하라고 했다. 하지만 장학생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그럴 순 없었다. 그래서 공부와 운동을 병행했다. 당시 수업 시간에 잠만 자며 면학분위기를 흐리는 유도부 학생들을 선생님들이 싫어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난 공부에도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면서도 두 분야에서 모두 성적이 좋게 나오자 교사들도 호의적으로 바뀌었다. 수업을 듣고 모자라는 것은 인터넷 강의로 보충했다. 모른 게 있으면 선생님들 도움을 청했다. 영어 수학 선생님들이 점심시간 등 틈나는 대로 체크하며 더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법을 알려줬다. 유도 명문 원광고(전북 익산)에 가서도 이런 삶은 계속 됐다. “사실 고교 1학년 때까지는 유도 명문 용인대를 가려고 했다. 그런데 2학년 올라갈 무렵 축구 선수 출신으로 서울대 체육교육과에 진학한 형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을 바꿨다. 수시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개인 종목의 경우엔 전국대회에서 1등을 하고 수학능력시험 최저등급(서울대 기준)을 맞추면 갈 수 있었다. 그래서 그 때부터 서울대 체육교육과를 목표로 공부하며 운동을 병행했다.” 바로 진학부장 교사를 찾아갔다. 교사들도 적극적으로 도왔다. “문제는 운동부 형들을 설득하는 것이었다. 선후배 ‘군기’가 세서 독자적인 행동을 못하게 하던 때였다. 1학년 땐 눈치를 보며 공부했지만 2학년 땐 선배들에게 양해를 구하자 반대하지는 않았다. 다른 선수들은 4교시를 마치고 쉬다가 오후 3시부터 훈련에 들어갔다. 난 6교시까지 다 마치고 훈련했다. 6교시를 마치면 오후 2시50분이다. 10분 안에 훈련 준비를 하려면 다급해 점심시간에 훈련 복장으로 갖추고 수업을 들었다. 그리고 수업 종료 종이 울리면 부리나케 뛰어가 훈련했다. 오후 6시 훈련이 끝나면 저녁 8시부터 야간 훈련이다. 저녁을 빨리 먹고 공부했다. 저녁 훈련 마치고 10시부터는 자유시간이라 새벽 1,2시까지 공부하고 잤다.” 이렇게 노력하는 신 씨를 주변 사람들도 도왔다. 유도부 감독도 흔쾌히 감독실을 내줬다. “유도부 감독실이 컸는데 감독님은 그곳보다는 다른 교사들과 함께 있는 교무실에서 일을 보셨다. 내가 공부한다고 하니 ‘틈나는 대로 공부하라’며 열쇠를 주셨다. 그래서 시간만 나면 감독실에서 공부를 했다.” 그렇게 ‘주훈야독’하며 전국대회에서 메달도 땄고 공부 성적도 유지할 수 있었다. 감독 및 교사들이 신 씨를 적극적으로 도운 배경에도 이렇게 공부와 운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잘 잡아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신 씨는 2013학번으로 목표로 했던 서울대 체육교육과에 당당하게 합격할 수 있었다. “대학에 가면 운동을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고교 3학년 때 국제대회에 2번 나가서 은메달만을 땄던 게 아쉬움이 남았다. 국제무대에서 애국가를 울려보고 싶은 생각에 계속 운동했다. 대학 1학년까지는 20세 이하 대회 나갈 수 있다. 선발전에서 1위를 해 세계청소년선수권에도 나갔다.” 신 씨는 2012년 체코 국제청소년대회와 아시아 유소년청소년대회에서 잇따라 은메달을 땄다. 하지만 그는 대학 1학년 때인 2013년 10월 열린 세계청소년유도선수권대회 남자 55kg급에서는 예선 탈락의 쓴맛을 봤다. “그래도 유도를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전라북도에서도 나를 계속 전국체전 대표로 선발해줬다. 전국체전은 메달 획득이 중요하다. 내가 계속 메달을 따니 전북에서도 인정한 것이다. 2015년 상무에 입대했다. 2015년 세계군인체육대회가 열린 게 도움이 됐다. 상무의 유도 선수 선발인원이 2배로 늘었다. 2년 열심히 운동하고 제대했다.” 신 씨는 대학에서는 학내 유도 동아리나 유도 명문 학교를 찾아다니며 운동을 하고 있다. “가급적 수업을 오전으로 배치하고 오후에 한국체대와 유도 명문 경신고를 찾아가 훈련했다. 유도는 어느 팀이나 오후 3시나 3시30분에 훈련을 시작한다. 내가 가면 모든 지도자들이 환영해줬다. 후배들과 겨루기 하며 도와주는 조건이지만 그렇게 후배들 틈에서 훈련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상무를 제대하고는 학생회 활동에 적극 나섰다. “사실 대학 1학년 때 학번 대표로 나섰다. 어떤 직을 맡으면 더 열심히 대학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 때문이었다. 그렇다보니 체육과 학생회, 사범대 학생회, 총학생회에서도 일하게 됐다. 2016년 말 전역할 때가 되니 2017년 과학생회장 후보가 없었고 당시 학생회장의 권유가 있어 고민 끝에 체육교육과를 잘 이끌기 위해 출마했다.”체육과 학생회장으로 활동하던 2017년 시흥캠퍼스 반대 운동을 함께 할 때 주류 세력이었던 ‘강경파’들의 지나친 독선에 반감이 생겼다. 모든 일을 방향을 정해놓고 결정하는 문화가 아쉬웠다. 그래서 총학생회장 선거에 나갔다. “총학생회 운영에 있어 난 학생들의 의견이 어떻게든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강경파 위주의 총학생회는 ‘무슨 소리냐, 답은 정해져 있다’는 식으로 움직였다. 전체학생 총회는 본부 점거를 위한 요식행위로 생각했다. 그래서 시흥캠퍼스 반대 운동이 격렬했던 2017년 4월 출마를 결심했다.” 신 씨가 나서자 120명의 선거운동캠프가 꾸려졌다. 1학년 때부터 학생회 활동을 하며 쌓은 인맥이었다. 캠퍼스 모든 과가 총망라된 선거캠프의 도움으로 총학생회장이 됐고 2018년 한 해 동안 서울대 총학생회를 이끌었다. 신 씨는 총장 선거에서 학생의견 반영 비율을 이끌어 내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3월 대학 4학년에 올라가는 신 씨는 법학전문대학원 진학 등 미래를 준비하면서도 유도와 삼보라는 운동의 끈을 놓지 않을 계획이다. “7월 법학적성시험을 치른다. 내 궁극적인 목표는 체육행정가다. 스포츠 행정을 제대로 하기 위해 법체계를 아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다는 판단을 했다. 유도와 삼보는 이런 목표를 위해 정진하는 데 힘을 주는 원천이다.” 신 씨는 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에서도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 유도가 있다고 믿고 있다.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기가 힘들긴 하다. 하지만 몇 시간 씩 엉덩이 붙이고 책상에 앉아 있을 수 있었던 배경엔 유도를 하며 쌓은 체력과 투지가 있었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해준 유도는 끝까지 내 인생과 함께 할 것이다.” 신 씨는 공부와 운동을 충분히 병행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운동선수가 공부를 못하는 이유는 그동안 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육체계상 운동선수도 공부하게 하면 운동과 공부를 모두 잘하는 학생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해도 은퇴 후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현실을 위해서도 운동선수들에게 공부를 시켜야 한다. 물론 요즘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일반 학생들의 운동 부족도 함께 해결해야 할 것이다.” 신 씨는 유도와 삼보를 병행하며 ‘올림피언’의 꿈도 꾸고 있다. 유도로는 올림픽 출전이 사실상 좌절됐다. 유도는 선수 층이 두터운데다 자신만의 장기도 사용할 수 없게 됐기 때문. 하지만 삼보로는 아직 희망이 있다. “삼보는 2024년 파리 올림픽 때 정식종목이 될 수 있다. 지난해 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삼보를 임시 승인 단체로 인정했다. 3년 뒤엔 정식 종목 단체가 될 수 있다. 변수는 있지만 일단 2022년 항저우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목표로 하면서 삼보의 올림픽 정식종목 승인을 기다리겠다. 파리 올림픽 정식종목 결정은 2022년 결정된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2-16
    • 좋아요
    • 코멘트
  • “축구 꿈나무들은 사랑을 먹고 자란다” 31회 ‘차범근 축구상’ 시상식

    “축구 유망주는 사랑을 먹고 자랍니다.” 13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1회 차범근 축구상 시상식(사진). 차범근 전 한국축구국가대표팀 감독(66)은 수상자들에게 “저도 앞서 가신 선생님과 선배님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며 “선배님들의 진심 어린 충고와 사랑이 있었기에 차범근이란 이름 석 자가 알려졌고 이렇게 30년 넘게 유망주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회상했다. 차 감독은 “선수들이 대선배님들의 격려를 받는 게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축구 원로들을 초청했다”고 말했다. 이회택, 노흥섭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과 김진국 전 대한축구협회 전무 등 축구 원로들은 수상자들을 격려하며 함께 사진을 찍는 자리도 가졌다. 차 감독은 “수상자뿐만 아니라 축구 꿈나무들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보내줄 것”을 당부했다. 1988년 시작된 차범근 축구상은 초등학생 유망주에게 준다. 박지성과 기성용(뉴캐슬), 이동국(전북)을 포함해 황희찬(함부르크), 백승호(지로나), 이승우(베로나) 등 한국 축구의 간판들이 수상했다.   ◇ 제31회 차범근 축구상 수상자▽베스트11=윤기욱(서울숭곡초·GK) 조대희(제주동초) 장정익(경기 신곡초) 김찬우(경기 진건초) 강주혁(서울신정초·이상 DF) 김환(포항제철초) 김준희(서울삼선초) 김종현(인천 U12) 최형우(성남 U12·이상 MF) 김민성(경북 입실초) 김건우(충남 논산동성초·이상 FW) ▽최우수 여자 선수상=김윤서(전남 광양중앙초·MF) ▽최우수 지도자상=김계중 감독(전북 이리동초)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2-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MET로 에너지 소비량 계산하며 다이어트 하면 효율성 최고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2019년 기해년 새해 다이어트 계획은 잘 돼 가고 있는가? 벌써 1년의 한 달 반이 지나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설을 기회로 다시 한번 다이어트 방법을 소개한다. 지난해 몇 차례 소개한 일상생활 속 운동 및 다이어트 방법의 연장선이다. 에너지 소비에 대해 구체적인 개념을 알고 계산적으로 움직일 수 있기에 자세히 소개한다. MET(Metabolic Equivalent of Task, 보통 Metabolic Equivalent로 쓰임)에 기초한 다이어트 방법이다. MET는 체중 1kg이 1분 동안 사용하는 산소소비량 mL를 의미한다. 우리 근육 세포는 근수축을 위해 에너지를 소비할 때 산소를 쓴다. 신체가 특정 활동을 할 때 산소를 많이 소비하면 그만큼 에너지를 태우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 몸은 산소 1L를 소비할 때 5kcal의 에너지를 태운다. MET 개념을 잘 알면 어떤 활동을 할 경우 우리 몸이 얼마만큼의 에너지를 소비하는지를 알 수 있다. 1MET는 3.5mL다. TV 시청과 수면이 1MET 활동이다. 70kg인 사람이 10분 TV 시청을 하면 얼마의 에너지를 소비할까? 3.5(mL)X1(MET)X70(kg)X10(분)=2350mL. 이는 2.35L이고 1L는 5kcal을 소비하니 2.35X5=12.24kcal. 70kg인 사람이 TV를 10분 시청하면 12.24kcal을 소비하는 셈이다. 걷기는 어떨까? 속보인 시속 5.0~6.4km로 걷는 활동은 4MET 운동이다. 체중 50kg인 사람이 30분 걷는다면 얼마의 에너지를 소비할까? 앞에서 했듯이 계산하면 된다. 3.5(mL)X4(MET)X50(kg)X30=21000mL. 21(L)x5=105kcal. 50kg인 사람이 속보로 30분 걸을 경우 105kcal을 소비한다. 움직일 때 에너지 소비가 크게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자 그럼 70kg인 사람이 체중 1kg을 어떻게 감량해야 할까? 체중 감량의 주 성분인 지방을 1kg 태우려면 무려 7700kcal가 필요하다. 체중이 느는 것은 쉽지만 빼긴 쉽지 않은 것이다. 칼로리 소비량을 산소소비량으로 역계산 해보자. 7700(kcal)=산소소비량x5. 산소소비량=7700÷5=1540. 1540은 L당 5kcal로 계산 한 것이니 mL로 환산하면 1540000mL다. 만일 격렬한 7MET운동(축구, 수영)을 할 경우 어느 정도 해야 1kg을 뺄 수 있을까? 3.5(mL)X7(MET)X70(kg)X시간=1540000. 시간=1540000/3.5X7X70=약 898(분). 약 15시간 운동을 해야 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는 7MET 운동을 약 75분 씩 12회 해야 하는 것이다. 주 3회 7MET 운동을 75분씩 한 달(4주)은 해야 1kg이 빠진다. 물론 운동 외 나머지 시간은 1MET 활동인 수면이나 TV 시청으로 간주한 단순 계산이다. 하지만 사람은 일상생활도 한다. 그것도 7일이나. 주 5일 출퇴근을 한다. 집을 나와 걷고 지하철과 회사 건물의 계단을 오른다. 버스나 전철을 타기 위해, 혹은 신호등을 건너기 위해 10~20m를 달리기도 한다. 이런 활동을 감안하면 7MET 운동을 굳이 75분씩 주 3회 한 달간 할 필요가 없다. 주 3회 30분이나 그 이하로 운동해도 된다는 얘기다. 김용권 전주대 운동처방학교 객원 교수(전주본병원 본스포츠재활병원 대표이사)는 “효과적인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선 운동요법에 더해 일상생활 속에서 신체활동을 증가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수 십 년간 재활 및 운동처방을 해주면서 지켜본 봐 ‘맞지 않은 고강도 운동을 할 경우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란다. 무리한 운동은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김 교수는 출퇴근시 20분 씩 걷기, 엘리베이터보다는 계단 이용하기, 식사후 10분 산책하기, 틈나는 대로 스트레칭체조와 스쿼트(앉았다 일어나기), 팔굽혀펴기 등 간단 근육운동하기 등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권유한다. 이와 함께 커피 줄이기, 음식 오래 씹기, 대화하며 식사하기, 식사 전 물 한 컵 마시기, 군것질 하지 않기 등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김 교수는 “한달에 1~2kg 감량이 적당하다. 운동을 통한 칼로리 소비로 1kg, 식이조절로 1kg 감량하는 게 다이어트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운동요법과 일상생활 속 신체활동 증가 및 식이조절을 병행하는 게 다이어트에 가장 효과적이란 얘기다. 물론 실천하기 쉽지는 않다. 하지만 자신이 하는 활동이 어느 정도 에너지를 소비하는지를 잘 파악하고 일상생활을 한다면 조금 더 움직이고 덜 먹을 가능성이 높다. 인간은 이성적이기에…. 참고로 우리 몸은 아무 일을 안 해도 에너지를 소비한다. 이를 기초대사량이라고 한다. 30세 성인 남자(70kg)의 경우 약 1700kcal, 30세 성인 여자(60kg)의 경우 약 1400kcal이다. 기초대사량은 연령이 적을수록 많고 많을수록 적다. 하루 3000kcal의 열량을 음식으로 섭취 한다면 남자는 최소 1300kcal, 여자는 최소 1600kcal 이상을 운동 등 활동으로 에너지를 태워야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 이를 운동대사량이라고 한다. 이는 단순 비교일 뿐이다. 3000kcal은 많이 먹는 편이다. 또 보통 여성들이 덜 먹기 때문에 훨씬 소비해야 할 칼로리는 적다. MET를 활용해 다이어트 계획을 구체적으로 짜서 실천해보자. 살 빼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의 이성을 믿어라.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19-02-09
    • 좋아요
    • 코멘트
  • ‘군사정권 시대 시스템 탈피하자’…체육계 개혁 위한 특별 세미나

    ‘군사정권 시대의 엘리트스포츠 시스템을 벗어나 스포츠선진국으로….’ 8일 서울 연세대 스포츠과학관에서 열린 ‘체육계 개혁을 위한 스포츠와 미디어의 재검토’ 특별 세미나. 한국스포츠미디어학회와 한국체육기자연맹, 한국여성체육학회, 한국여성스포츠회, 한국체육정책학회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세미나에서 발제자와 토론자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냈지만 결론은 구시대적 스포츠 패러다임을 벗어나자는 얘기로 모아졌다. 유상건 상명대 교수(스포츠정보통신기술 융합학과)는 ‘한국 스포츠 저널리즘의 재구성’에 대한 발제에서 스포츠저널리즘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반성적 고찰을 했다. 매일경제신문 기자 출신인 유 교수는 “스포츠가 재미와 흥미를 전해주는 분야이기는 하지만 스포츠 보도에 있어 다소 선정적인 보도가 이어진 측면이 없지 않다. 저널리즘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모습인 감시와 탐사보도, 그리고 의견제시 등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폭로한 성폭력 사건 등 스포츠계 (성)폭력에 대해 좀더 관심을 가지고 심층 취재해서 보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권종오 SBS 스포츠부 기자는 ‘한국 스포츠, 인권의 사각지대인가’에서 (성)폭력의 구조적인 원인을 분석했다. 그는 ‘성적지상주의’, ‘상하관계를 넘어 주종(主從) 관계인 선수와 지도자 관계’, ‘신뢰를 주지 못하는 경기단체’, ‘그릇된 온정주의’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권 부장은 특히 “지도자의 95% 이상이 성폭력을 행사하고도 아무런 문제없이 활동하고 있다. 가해자가 거의 처벌이 안 되는 체육행정이 가장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각 경기 단체의 상급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시 기능도 전무하다. 순환보직으로 전문성이 부족하고 ‘복지부동’ ‘보신주의’ 등으로 체육단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재용 KBS 취재부장은 ‘스포츠개혁은 근본적인 대책이 존재하는가?’에서 “체육계 모든 문제는 결국 정부가 학교체육을 왜곡되게 운영하면서 파생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두가 즐겨야할 스포츠를 엘리트선수 위주로 끌고 가다보니 금메달의 가치가 인권보다 더 인정받는 등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운동기계’ ‘공부기계’를 없애고 모두가 즐기는 스포츠로 가기 위해선 학교체육의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부장은 “학교체육의 키워드는 스포츠클럽과 리그다. 학교체육의 모든 문제점인 대학입시를 바꾸고 그에 따라 초중고도 모든 학생이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영신 한국스포츠미디어학회 회장(연세대 교수)은 ‘체육계 개혁을 위한 입법 제안 및 여성 체육의 확장’에서 “허울뿐인 정책이 더 이상 반복 되서는 안 된다. 20여 년 전부터 거론되던 스포츠기본법을 당장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포츠기본법은 국민이 유아 청소년기부터 노년기를 거쳐 죽을 때까지 스포츠를 통해 건강하게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드는 제도적 장치. 스포츠기본법이 만들어지면 스포츠는 단순하게 체육, 스포츠가 아니라 모든 국민이 향유해야 될 기본적인 내용 그리고 스포츠복지라는 개념으로 접근해 효율적으로 스포츠 복지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원 교수는 “최근 불거진 성폭력과 관련해서는 미성년자 성폭행은 개인의 삶을 파괴하는 살인행위다.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피해자를 보호하고 보상하는 법적 장치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원 회장은 “스포츠 단체 임원과 지도자의 여성 비율도 높여야 한다. 대한체육회가 여성임원 비율 30%를 의무화한다고 하지 않고 권장이라고 하고 있는 이유가 뭐냐”고 묻기도 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이용식 한국체육학회 부회장(가톨릭 관동대 교수)은 “1970년대 군사정권 때 만든 스포츠시스템이 아직도 힘을 발휘하고 있다. 당시 국가를 위해 선수를 희생하는 동구권 스포츠 시스템을 들여왔는데 이젠 바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엘리트스포츠를 포기하자는 게 아니다. 미국, 일본도 엘리트 시스템을 하고 있다. 하지만 공부하고 운동하면서도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신자 한국여성스포츠학회 회장(경희대 교수)은 스포츠 현장에서 성폭력이 일어나는 수치를 구체적으로 들며 “체육지도자에 여성 할당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공간 제약 없이 계속 성폭력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선 여성 지도자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미혜 한국여성체육학회 회장(인하대 교수)은 “이번만큼은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 2차 피해와 보복을 염려해 두려움으로 침묵하는 또 다른 피해자를 전수 조사해 범죄자를 색출해 퇴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젠 스포츠 강국은 버려야 한다. 인권 친화적인 패러다임의 선진국형 스포츠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구 한국체육정책학회 회장(삼육대 교수)은 “사실 2012년 발표된 학교체육진흥법은 누더기 법안이다. 스포츠기본법으로 다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체육 예산도 확보해야 한다. 지금 2조 원이 안 되는데 5조 원은 돼야 제대로 된 체육정책을 펼 수 있다”고 말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19-02-08
    • 좋아요
    • 코멘트
  • 크로스 트레이닝을 해야 운동 더 재밌게 오래 즐길 수 있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설 연휴가 길다. 연휴 앞뒤로 연차를 쓰면 최대 10일까지 쉴 수 있다. 민족 최대 명절이니 고향을 찾는 사람도 많겠지만 긴 휴일을 이용해 각종 스포츠나 운동을 즐기는 사람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운동하는 게 좋을까? 매일 운동하면서도 싫증나지 않을 방법은 없을까? 종목 다변화가 그 답이다. 훈련 개념으로 말하면 크로스 트레이닝(Cross-Training)이다. 한 종목만 계속 하면 흥미가 떨어지고 어느 순간 운동이 스트레스가 될 수가 있다. 평소에도 도움이 되는 운동 방법이다. 크로스 트레이닝의 정의는 스포츠나 피트니스 현장에서 다양한 운동으로 몸의 다양한 부위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특정 운동은 특정 근육만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크로스 트레이닝은 이런 불균형을 막기 위한 훈련법이기도 하다. 필자의 경우 주당 30~50km를 달린다. 하지만 매일 달리지만은 않는다. 주 1,2회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웨이트트레이닝도 피트니스센터에서 기구를 가지고 하기도 하지만 집에서 케틀벨(Kettle bell) 스윙을 포함해 몸을 이용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기도 한다.(최근 자기 몸으로만 하는 Body Fitness라는 개념의 운동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달리는 곳도 매일 다르다. 도로를 달리기도 하고 산을 뛰기도 한다. 궂은 날씨엔 트레드밀에서 달린다. 날씨가 따뜻한 휴일엔 사이클을 50~80km 탄다. 이렇게 다양한 운동을 하는 이유는 지루함을 떨치기 위해서다. 아무리 좋은 운동도 매일 같은 것을 하면 재미가 없는 법이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다양한 종목을 하게 되면 지루함에서 오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고 성취감이 배가 된다. 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말한다. 마라톤과 사이클을 하게 되면 마라톤이 잘 안될 땐 사이클을 타고, 사이클이 잘 안 될 땐 마라톤을 하면 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사이클을 타다보면 어느 순간 마라톤을 할 때 안 되던 것이 될 수 있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특정 종목에 얽매이다보면 해결 되지 않는 문제가 다른 종목을 할 때 해결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다보면 마라톤과 사이클 두 종목 모두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마라톤과 수영의 경우 쓰는 근육이 다르다보니 마라톤 할 땐 수영 때 주로 쓰는 근육이 회복하게 되고 수영할 땐 마라톤 할 때 쓰는 주 근육이 회복하다보니 종목을 바꿀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일종의 테이퍼링(Tapering) 효과다. 테이퍼링 효과는 강도 높은 훈련을 하다가 대회를 앞두고 점진적으로 훈련 강도를 낮춰주면 어느 순간 ‘초과 회복(평소 회복보다 더 많은 회복)’이 일어나 경기력을 향상시킨다는 이론이다. 마라톤이 힘들고 지겨워 수영을 하다보면 마라톤에서 테이퍼링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김용권 전주대 운동처방학교 객원 교수(전주본병원 본스포츠재활병원 대표이사)는 “같은 종목을 부위별로 훈련을 달리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웨이트트레이닝의 경우 하루는 상체, 하루는 하체, 하루는 복근 및 등배로 하면 지루하지도 않고 역시 일종의 ‘테이퍼링 효과’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서 유산소운동까지 되는 서키트트레이닝(Circuit-Training)을 끼어 넣어도 된다. 스키트트레이닝은 5~10개 동작(Bench Press, Squat, Arm Curl, Leg Extension, Burpee Test 등)을 한 세트로 한 동작을 일정 시간 동안하고 잠시 쉬고 바로 다른 동작을 계속 이어서 하는 훈련 방법이다. 김용권 교수는 “부상 방지를 위해서도 종목 다변화 운동법이 좋다. 운동을 할 땐 긴장을 해야 하는데 늘 하던 운동을 반복적으로 하면 무의식적으로 하다 다칠 수 있다. 긴장감을 키우기 위해서도 여러 종목을 하면 좋다. 근육도 한 동작만 계속 할 경우 파열될 수 있다. 물론 자기 체력에 맞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주변을 잘 살펴보면 종목 다변화를 한 스포츠 마니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마라톤에 빠진 사람이 몇 년 뒤 철인3종을 하고 산과 들을 달리는 트레일러닝을 하고 있다. 사막을 달리기도 한다. 물론 축구나 농구, 야구 등은 다르다. 이 종목은 사실상 거의 매일 즐길 수 없기 때문. 하지만 축구 마니아들도 축구를 더 잘하기 위해 달리고 웨이트트레이닝도 하고 등산도 한다. 운동, 하나보다는 여러 가지를 섞어서 할 때 더 재밌게 오래 즐길 수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2-02
    • 좋아요
    • 코멘트
  • 일본의 대반전… 결승까지 갈 줄이야

    ‘실리’를 앞세운 일본이 2019 아시안컵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일본은 이번 대회 초반 체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폭넓게 선수를 기용하는 한편 극단적인 볼 돌리기로 재미없는 축구를 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는 전반 20분에 선제골을 넣은 뒤 일찍부터 극단적인 수비에 치중해 국내외로부터 맹비난을 받았다. 그랬던 일본이 29일 아랍에미리트 알아인의 하자 빈 자예드 경기장에서 열린 강호 이란과의 준결승에서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3-0 완승을 거뒀다. 대회 초반 체력을 아꼈다가 체격과 체력이 좋은 이란을 상대로 중요한 순간에 전력을 다한 결과다. 일본은 조별리그 포함 6전 전승을 거두고 2011년 이후 8년 만에 결승에 올랐다. 아시안컵 통산 다섯 번째 진출. 특히 일본은 결승에 진출한 1992, 2000, 2004, 2011년 모두 정상에 올라 이번 결승 결과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일본이 우승하면 역대 대회 최다 우승 횟수를 5회로 늘리게 된다. 일본은 특유의 패스 축구를 구사하면서도 백패스 위주가 아닌 전진 패스와 공간 침투 능력을 발휘했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일본에 대해 “(해외파가 많은) 일본에는 경험 많고 개인 능력이 있는 선수가 많다. 조직력과 능력치가 경기를 할수록 나아진다”고 경기를 본 소감을 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0위 일본과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29위 이란의 이날 대결은 사실상의 결승전이었다. 0-0의 박빙의 승부가 이어지던 후반 11분 일본의 집요한 집중력과 이란의 미스플레이가 분위기를 바꿨다. 이란 진영을 돌파하던 일본 미나미노 다쿠미가 이란 선수와 충돌해 넘어지자 이란 선수 5명이 일제히 미나미노의 과격한 플레이에 대해 주심에게 항의를 했다. 주심의 휘슬이 울리지 않은 그사이 미나미노는 라인 밖으로 나가지 않은 공을 확보한 뒤 정확하게 골문 앞의 오사코 유야에게 전달했다. 전열이 흐트러진 이란 수비수들은 오사코를 놓쳤고 오사코는 가볍게 머리로 받아 넣었다. 그 순간부터 이란은 허둥대기 시작했다. 후반 18분 페널티킥까지 헌납했다. 조급하게 서두르던 이란은 일본의 하라구치 겐키에게 경기 종료 직전 쐐기 골까지 내주며 1976년 이후 43년 만의 우승 기회를 날렸다. 카를루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포르투갈)은 “올라갈 팀이 올라갔다”며 일본의 결승 진출을 축하했다. 그는 “이란을 이끄는 8년 동안 행복했다”며 이란 대표팀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이란은 페어플레이에서도 졌다. 이날 후반 추가시간에 이란 사르다르 아즈문이 볼을 다투던 시바사키 가쿠의 뺨을 때린 것이다. 이란과 일본 선수들은 ‘벤치클리어링’처럼 몸싸움을 펼쳤다. 아즈문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말 부끄럽고 미안하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사비 ‘족집게 예측’ 갈수록 화제 ▼ 한편 일본의 결승 진출로 스페인 출신 사비 에르난데스(알사드·사진)가 ‘족집게 축구도사’로 각광받고 있다. 에르난데스가 지난해 12월 카타르의 한 방송사에 출연해 아시안컵을 예측했는데 4강 팀 중 3팀(일본 이란 카타르)을 맞힌 데 이어 일본의 결승 진출 예상도 들어맞은 것이다. 에르난데스는 카타르가 8강에서 한국을 꺾고 올라올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카타르의 우승을 점쳤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1-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사업 실패 12번이나 경험했던 박필전씨…‘맨발 마라톤 전도사’가 된 이유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박필전 씨(62·사업)는 마라톤으로 ‘인생 역전’을 이뤘다. 사업 실패를 12번이나 했는데 마라톤 정신으로 번번이 일어나 아직도 생생하게 버티고 있다. 지금도 매일 달리며 사업도 잘 키우고 있다. “24일이 어머니 삼우제였다. 어머니 상을 치르면서 5남매가 만나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어느 순간 머리가 아팠다. 다들 어디가 아프다는 얘기뿐이었다. 나만 생생했다. 마라톤 덕분이다.” 2000년 지인의 권유로 마라톤에 입문한 박 씨는 매일 새벽에 일어나 7~8km를 달리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해야 하루가 시작된다. 주말엔 20km를 달린다. “새벽에 운동을 한 날과 안 한 날은 천지 차이다. 운동을 하고 출근한 날은 ‘완전 무장’을 하고 나온 느낌이랄까. 어떤 고난도 버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운동을 안 하면 뭔가 개운치 않는 느낌에 하루 종일 짜증이 난다.” 박 씨는 마라톤 계에선 ‘운산’으로 불리는 ‘유명 스타’다. 기록이 좋아서가 아니라 20년 가까이 늘 즐겁게 재밌게 달려서 마라톤마니아들이 다들 그를 좋아한다. “2000년 3월 동아마라톤에 무작정 출전했다. 훈련이 안 된 상태에서 남들도 다 하기에 무작정 풀코스에 참가해 뛰었다. 무리한 선택이었다. 한번도 제대로 달려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25㎞에서 포기하고 3일을 앓아누웠다. 엄청난 육체적 고통이 따랐지만 마음만은 평온했다. 그때부터 마라톤에 미쳤다. 그때 알았다. 인도 신비주의자들에겐 마라톤명상이라는 게 있었다. 육체적 고통을 수반한 수련를 해야만 마음이 더 편해진다.” 선린상고(현 선린인터넷고)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다 뒤늦게 고려대 철학과에 들어간 박 씨는 달리면서 도를 닦는다고 표현한다. “마라톤은 수련의 하나다. 산에 들어가 도를 닦기도 했고 명상에 빠져보기도 했지만 마라톤만큼 심신을 ‘해탈’에 이르게 하는 게 없었다. 마라톤하면서 명상하는 기분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2000년 4월 온라인 동호회인 ‘런너스클럽(이하 런클·http://cafe.daum.net/runners)’에 가입했다. 함께 해야 즐겁게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런클은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함께 달리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전국 지역별로 따로 함께 훈련하고 각종 대회 때 만나서 우의를 다지고 있다. 현재 회원은 2만4000여명. “2000년 10월 춘천마라톤에서 처음 풀코스를 완주했다. 3시간 52분. 세상을 얻은 것 같이 기뻤다. 2002년 런클 회장에 도전해 당선돼 풀뿌리 마라톤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이렇게 좋은 것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했다.” 박 씨는 최근엔 ‘맨발 마라톤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다. “한 10여 년 전쯤이다. 등산을 하다 신발을 벗었는데 너무 상쾌하고 기분 좋았다. 그래서 산을 맨발로 타기 시작했다. 한라산과 설악산, 아차산, 관악산, 울릉도 성인봉까지 맨발로 올랐다. 산도 뛰었다. 그런데 솔직히 아스팔트를 달릴 생각은 못했다. 그런데 ‘나는 달린다 맨발로(백우진 저)’ 등 각종 책에서 아스팔트에서 뛰어도 된다고 해 달렸다. 그동안 풀코스를 46회 완주했는데 그중 3회를 맨발로 뛰었다.” 최근엔 산악마라톤(트레일러닝)을 맨발로 달리고 있다. “지난해 산악마라톤 16km를 달려봤다. 너무 좋았다. 사람들은 발바닥이 아플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전혀 안 아프다. 오히려 방심하다 바위에 발등이 찍히는 경우는 있어도 발바닥을 다치진 않는다. 맨발로 달리면 집중력이 높아진다. 뾰족한 곳을 피하기 위해서 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양이처럼 사뿐 사뿐 달린다. 그러다보니 운동량도 더 많다. 관절에도 무리가 없다.” ‘족탈주(足脫走) 쾌변숙면(快便熟眠).’ 맨발로 달리면 배변도 잘되고 잠도 잘 온단다. “진화생물학적으로 인간은 원시시대부터 맨발로 달렸다. 최근에 들어서야 신발이라는 것을 신고 달렸다. 맨발로 달리면 앞꿈치로 착지한다. 발을 ‘제2의 심장’이라고 한다. 발은 우리 몸에서 가장 멀리 있다. 게다가 깨어 있는 시간의 대부분 동안 발은 우리 몸에서 가장 낮은 곳에 머문다. 발에 공급된 피가 종아리로 허벅다리로 올라오려면 중력을 떨쳐야 한다. 맨발 앞착지는 심장에서 가장 멀리 있는 반대편(정맥) 혈액 순환을 촉진함으로써 심장박동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게다가 지압효과까지 있다.” 맨발 달리기가 인간에 좋다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입증되고 있다. 무엇보다 ‘맨발의 아베베’로 알려진 에티오피아의 마라토너 아베베 비킬라는 1960년 로마 올림픽에서 맨발로 우승했고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신발을 신고 올림픽 2연패를 이뤘다. 인간이 맨발로 달려도 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대한민국은 맨발로 달릴 곳이 많다. 도심 주위에 야산이 많기 때문이다. 그 야산은 사람들이 등산을 하면서 잘 다져놓아 맨발로 달리기엔 안성맞춤인 상태가 됐다.” 박 씨는 수도권에 ‘제2의 계족산’을 만드는 게 꿈이다. 계족산은 대전에 있는 산으로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60)이 마사토를 깔아 맨발로 걷고 달릴 수 있게 만들었다. 그곳에서 맨발 마라톤대회도 열린다. “맨발로 걷고 달리면 대한민국이 건강해질 것이다. 서울 근교 산에 마사토를 깔아 시민들이 아무 때가 맨발로 걷고 달리게 하면 병원 하나 짓는 것보다 더 좋은 효과를 거둘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K-pop보다 더 좋은 상품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박 씨는 대한민국 어린이들이 어릴 때부터 운동을 못하는 것이 대한민국을 망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일본은 유치원 때부터 맨발로 걷게 한다. 왜 그렇겠나.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서 0교시 수업으로 운동을 시켰는데 대부분 명문대 갔다고 한다. 왜 우리나라는 그렇게 할 수 없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서울 매봉산에 마사토를 깔고 어린이 맨발 마라톤대회를 개최하고 싶다.” 박 씨는 추운 겨울엔 맨발로 달리면 안 된다고 한다. 그래서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3월 17일 열리는 2019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90회 동아마라톤에서는 신발을 신고 달리고 5월부터 맨발로 달릴 계획이다. “마라톤 인생 20년이 가까워 온다. 하지만 난 1년에 1,2번만 풀코스를 달린다. 무리하지 않는 게 좋다. 사실 우리 같은 소시민들은 사회생활도 해야 한다. 마라톤을 하는 이유는 일을 하기 위한 방편일 뿐이다. 마라톤이 목표나 목표가 되면 안 된다.” 박 씨는 마라톤 전도사로 유준상 전 국회의원을 마라톤에 입문 시킨 것으로도 유명하다. “유준상 전 의원께서 건강이 좋지 않았을 때 마라톤을 권유했다. 2006년 4월 풀코스를 완주하셨다. 지난해 10월 춘천마라톤에서는 유 전 의원 희수(77세) 기념으로 완주했다. 유 전 의원은 이제 달리기 마니아가 됐다. 달리면 인생이 달라진다.” 박 씨는 99세까지 맨발로 산악마라톤을 100회 완주하는 게 목표다. 왜 100세가 아니고 99세일까. “심리적 나이일 뿐이다. 힘이 있는 한 달린다는 얘기다. 달려야 몸과 마음이 건강하다.” 환갑을 넘긴 박 씨는 동년배에 비해 10년 넘게 젊어 보인다. 박 씨는 “매일 달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달리는 게 그의 나이를 뒤로 가게 하고 있는 셈이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19-01-26
    • 좋아요
    • 코멘트
  • 상상을 초월하는 ‘교육 1번지’…스포츠도 사교육으로 내모는 한국 교육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최근 만난 한 체육교육자는 이런 말을 했다. “서울 강남에서 고등학교 체육 교사로 있을 때다. 방과 후 스포츠클럽 활동으로 농구를 시키는데 아이들이 선수처럼 잘 해서 물어봤다. ‘너희들 선수로 활약했냐’고. 그랬더니 ‘아니에요. 우린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농구 클럽에서 운동했어요’라고 하더라.” 5~6명이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농구를 했고 그 때부터 중, 고등학교까지 함께 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대한민국 ‘교육 1번지’ 서울 강남은 상상을 초월한다. 대학입시에 가장 중요한 속칭 ‘국영수(국어 영여 수학)’은 물론 아이들을 어릴 때부터 스포츠클럽에 가입시켜 운동을 시킨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미국 유명 대학교에서 스포츠클럽 활동을 했던 학생을 뽑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때문이라는 게 그쪽 계 정설이다. 하버드 등 이른바 ‘아이비리그’ 학교는 스포츠부 주장 출신에게 후한 점수를 준다. 물론 꼭 미국 명문대에 보내기위해서만은 아니다. 최근 여러 과학적인 조사에서 ‘운동하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얘기를 듣고 아이들을 일찌감치 스포츠클럽에 가입시키기도 한다. 어렸을 때부터 건강을 챙기기 위한 것이다. 이런 현상은 강남만이 아니다. 한때 대부분 어린 아이들이 다니는 태권도장은 이젠 그냥 놀이일 뿐이다. 축구, 농구, 야구 등 엘리트 운동선수는 아니지만 전문적으로 훈련시키는 스포츠클럽에 아이들이 몰리고 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공교육’이 무너졌기 때문에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교육이 수학능력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국영수’로 몰리면서 사교육이 판을 쳤듯 이젠 스포츠에서도 사교육이 늘고 있는 것이다. ‘국영수’ 교육에서도 빈부 격차에 따른 사교육이 횡행하듯 이젠 스포츠에서도 사교육이 판을 친다. 이른바 ‘스포츠 디바이드(Sports Divide)’다. 대한민국 교육 시스템 상 사실상 초등학교 2학년까지는 체육이 실종됐다고 봐야 한다. 초등학교 1,2학년에 즐거운 생활로 체육활동을 하도록 돼 있지만 현장에서는 체육을 지도할 사람이 없다. 최근 인터뷰 한 전선혜 중앙대 사범대 체육교육과 교수(58·유아체육)는 이런 말을 했다. “대한민국의 체육진층정책은 ‘체육은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선 전혀 다르게 돌아가고 있다. 이상과 현실이 동일해야 조화로운 교육을 할 수 있다. 우리 교육은 이상과 현실이 따로 돌아가고 있다.” 각종 연구 결과 인간은 어릴 때부터 운동을 해야 조화롭게 성장한다고 한다. 발달 단계 이론에 따르면 영유아기부터 지각과 인지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 제대로 하지 않으면 발달 속도가 늦어진다. 모든 발달 단계가 신체 활동과 연계돼 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이런 말을 했다. “신은 인간이 인생에서 성공하기 위해 두 가지 수단을 전해줬다. 교육과 신체 활동. 교육은 정신을 위해, 신체 활동은 신체 건강을 위한 게 아니다. 두 가지가 함께 가야 한다. 이 두 가지가 함께 갈 때 인간은 완벽해질 수 있다.” 이상과 현실이 따로 가는 대한민국 교육. 공교육이 바뀌지 않으면 스포츠 디바이드는 계속 될 것이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19-01-26
    • 좋아요
    • 코멘트
  • 운동하면 머리가 좋아진다! 학교체육 활성화 시켜야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요즘 자주 인용되는 뇌신경전달 물질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가 운동하면 생성되고 활성화된다는 과학적 결과를 필자가 가장 먼저 국내에 보도했다. 지난해 ‘운동하면 치매를 예방 한다’는 칼럼을 썼을 때 살짝 인용했던 내용이지만 학교체육을 왜 활성화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다시 인용한다. 필자는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2007년 3월 26일자에 보도한 ‘더 강하게, 더 빠르게, 더 현명하게(Smarter)’ 라는 주제의 커버스토리를 보고 BDNF을 알게 됐다. 뉴스위크는 당시 존 레이티 하버드메디컬스쿨 교수가 쓴 ‘불꽃: 운동과 뇌에 대한 혁명적인 신과학’(Spark: The Revolutionary New Science of Exercise and the Brain)이란 책을 소개했다. 레이티 박사는 이 책에서 “운동하면 머리가 좋아진다. 바로 BDNF가 생성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과학적 결과물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과거 BDNF는 그저 신경성장 인자로만 인식됐을 뿐이었다. 운동과 BDNF의 상관관계를 제대로 분석한 책이었다. 필자는 아마존에서 바로 책을 주문해 다 읽었고, 각종 기획에 BDNF를 소개했고 2008년 1월 출간한 ‘스트레스 Zero 운동법’에도 자세히 소개했다. ‘Spark’를 시발로 운동을 하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연구가 계속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에는 왜 공부 잘하는 운동선수가 드물까? 이유는 간단하다. 레이티 박사는 당시 책에서 “운동선수들이 도서관보다는 운동장이나 체육관에 오래 있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머리는 좋은데 공부할 기회가 없었다는 얘기다. 운동을 잘하는 아이들에게는 어느 순간 ‘선수’라는 불필요한 딱지가 붙는다. 그리고 학업을 도외시하고 신체능력을 키우는데 집중하게 된다. 이는 학교나 사회가 조장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 ‘공부하는 운동선수’라며 운동선수에게 공부시키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운동 안하는 일반학생이 더 문제다. 다양한 연구결과 유산소 운동을 한 뒤 1~2시간 동안이 집중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0교시 체육(본 수업 시작하기 전 체육활동)’을 실시해 효과를 보고 있는 곳도 있다. 하지만 실제 교육 현장은 대부분 다르게 돌아가고 있다. 우리 교육은 ‘지(智) 덕(德) 체(體)’를 강조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외면한다. 대학입학이라는 미명아래 아이들의 정서적인 발달을 키워줄 체육 음악 미술은 도외시 되고 있다. 한마디로 지(智)만, 즉 인지능력을 키우는 것만을 강조하는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벤치마킹의 천국’이라고 할 정도로 선진국의 좋은 면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교육은 늘 후진국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유치원에서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만들어 놨다. 우리나라에서 ‘사교육’ 문제를 거론하듯 선진국에서도 특정 집단을 중심으로 입시교육이 열풍을 이루고 있지만 교육과정만은 전인교육을 시키기 위한 기본적인 토대에서 만들어졌다. 일부 사회학자들이 “국가가 체육, 스포츠를 강조하는 것은 국가 이데올로기를 심어주고 일정한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정치적인 야심 때문”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단체 경기는 단결심과 협동심을 키워줘 애국심으로 무장하면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은 미식축구를 통해 다민족출신의 국민들을 하나로 뭉치게 했고 결국 세계 최강이 됐다. 그러나 미국을 포함해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은 체육과 스포츠 등을 강조해 강인한 국민들을 길러내 세계의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만큼 체육과 스포츠가 국가 경쟁력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운동을 하면 머리도 좋아진다니 우리나라도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공부 잘하는 운동선수를 키울 게 아니라 모든 학생을 운동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게 만들면 일석이조가 아닐까. 운동선수는 그런 학생 중에서 선발하면 된다. 이게 바로 선진국 교육시스템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9-01-19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