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우

신진우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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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동아일보 신진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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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1-22~2026-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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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 패키지 공식합의 아냐” 관세협의 논란 확산

    관세 협의 속도를 두고 한미 경제 수장들이 엇갈린 발언을 내놓으면서 양국의 관세 협상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선 전 결론을 내릴 이유가 없다”며 조속한 합의에 대한 압박은 없었다는 정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한국이 대선 전에 협상을 마무리하고 그 성과로 선거운동을 하려 한다’는 발언을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최 부총리는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어제 (베선트 장관의) 발언을 보고 당황해서 원문을 찾아보니 그렇게 돼 있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국내용으로 얘기했구나’라고 이해했다”고 말했다.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미 2+2 통상 협의를 진행하면서 7월 8일 유예 기간 동안 협의를 하는 것으로 했지만 대선이 실시되는 6월 3일까지 결론을 낼 수 있는 절차적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밝혔다.하지만 한미 통상 협의 직후 공동보도문 등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합의 속도를 두고 양국 정부 말들이 엇갈리고 있어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줄라이(July·7월) 패키지’ 역시 미국 정부와 공식 합의된 문구가 아닌 한국 정부의 7월 일괄 타결 목표를 의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총리가 미국과의 통상협상을 정치에 활용한다는, 결국 대한민국 국가 이익이 되지 않는 일을 했다는 얘기”라며 “공직자가 해야 할 최소한의 책임을 저버리지 말길 바란다”고 비판했다.美, 관세 성과위한 압박에… 韓, 속도 맞추기 시그널 줬을수도[美재무 “韓, 대선전 협상 타결 원해” 파문]‘한미 관세협상’ 무슨 일이베선트 “韓, 최선의 제안 가져와”… 韓대행 “충돌 없이 해결 가능해”최상목 “7월 8일이 시한 아니다”… 차기정부 출범전 협상 합의 부인관세 협의 속도를 두고 한미 정부의 입장은 ‘2+2 통상 협의’ 직후부터 엇갈렸다. 미국 정부는 협의 직후 당장 일주일 후에 양해에 관한 합의에 이를 수 있다며 일관되게 속도전을 시사해 온 반면 한국 정부는 차기 정부 출범 전까지 합의가 이뤄질 일은 없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6월 대선을 앞두고 국내 정치 상황과 얽히면서 속도를 내기 어려운 한국 정부와 ‘관세 전쟁’ 후폭풍으로 돌아선 미국 내 민심을 반전시켜야 하는 미국 정부의 입장이 상충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우리 정부가 조속한 합의에 이르겠다는 시그널을 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줄라이 패키지 문구 합의된 것 아냐” 한미 협의의 입장 차는 한국 정부가 내놓은 ‘줄라이(July·7월) 패키지’ 문구에서도 드러난다. 30일 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유예가 끝나는 시점인 7월 8일 전에 패키지로 통상 합의를 이끌어 내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고, 이를 줄라이 패키지라는 용어로 설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정부가 합의를 거쳐 줄라이 패키지라는 문구를 사용한 건 아니라는 것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과의 협상 시한이 7월 8일까지가 맞느냐’는 질문에 “7월 8일이 미국과의 협상 시한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비관세 장벽 등 시간이 더 필요한 의제에 대해선 그 이후에도 협상을 이어갈 수 있다는 의미라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18개국이 동시에 협의를 진행하다 보면 7월보다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 정부는 빠른 합의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무역 협상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고 일본과도 상당한 논의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4일 열린 2+2 통상 협의 직후에도 “다음 주 ‘양해 관련 합의’에 도달할 수도 있다”며 “(양국이)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도 한미 협의 직후 보도자료에서 “양측은 신속하고 의미 있는 진전(expedient and meaningful progress)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한미 엇갈린 입장에 파장 확산 미국의 속도전 언급에 한국 정부는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정부 관계자는 “당시 협의 테이블에 앉은 한국 정부 측 인사만 해도 기재부,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등 굉장히 많아 선거 전에 빨리 합의를 끝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논의가 이뤄졌다면 숨길 수가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미국이 협의 과정에서 나온 말을 공식적으로 표현하지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반대 여론에 부딪힌 미국이 관세 정책의 성과를 보여주는 게 시급해 한국을 압박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협의 과정에서 미국 정부의 속도에 맞춰주려는 시그널을 줬을 수 있다는 해석도 일각에선 나온다. 양국 정부가 공동보도문을 따로 내놓지 않아 정확히 의견 일치를 본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려운 상태다. 베선트 장관은 협의 당일에도 “한국 대표단이 일찍 (협상하기 위해) 왔고, ‘최선의 제안(A game)’을 가져왔다”고 밝힌 바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한미가 충돌하지 않는 방식으로 (관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비관세 장벽에) 개선이 가능한 부분이 있다”고 말한 점도 논란을 부르고 있다. 현 정부 체제에서 관세 합의를 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달 29일 열린 국무회의에선 “협의가 마무리되는 7월까지 숱한 장애물을 극복해야 하며 때로는 국익을 위해 결단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 2025-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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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협상 오래 걸리면 그냥 관세 정할 것”

    “나는 (관세 협상국에) 예의를 지키고 싶고, 정중하게 하고 싶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면 그냥 가격을 정하겠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간) 미시간주 워런의 머콤커뮤니티칼리지에서 가진 취임 100일 기념 집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고관세 정책에 대한 비판과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 일본, 인도 등 우선 협상국과의 합의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날 그는 공격적이고 거친 목소리로 자신의 관세 정책을 적극 옹호했다.● 통상협상 상대국에 대한 압박 의사 드러내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미국) 대통령을 만나러 오고 있다”며 “인도, 프랑스, 스페인에서 오고, 중국에서도 온다”고 했다. 중국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의가 전혀 없었다고 재차 밝혔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 같이 주장한 것.그는 또 “우린 거래를 하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도 없다”며 “우리에게 ‘상품’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그 상품을 갖고 있다. 전 세계가 우리 상품의 일부를 원한다”고 강조하며 “우리는 그냥 가격만 정하면 된다”고 했다. 관세를 앞세워 미국과 통상 협상을 진행 중인 나라들이 조속한 합의에 나설 수 있도록 압박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을 모아놓고 집회를 연 곳은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인 디트로이트 인근 지역이다. 주민 중 많은 수가 자동차 업계에 종사한다. 또 미국 빅3 자동차 제조사의 생산시설이 자리잡은 미시간주는 트럼프 지지세가 강한 ‘러스트벨트(미국의 쇠락한 공업지대)’에 속한다. 최근 보수 지지층에서도 관세 정책 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자동차 산업과 제조업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미시건주를 집회 장소로 택해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겨냥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낸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전 대통령을 “슬리피 조(졸린 조)”라고 조롱하며 “(그가) 1년만 더 집권했어도 이 나라는 사라졌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우리가 급진 좌파를 끝장냈다”고 했다. 고물가, 우크라이나 전쟁, 불법체류자 유입 등의 책임도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돌렸다.자신의 대한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공화당원보다 민주당원을 훨씬 많이 인터뷰하는 ‘가짜 조사’라고 주장했다. 40%대에 머물고 있는 지지율이 “(실제로는) 60∼70% 정도일 것”이라고 했다.● 중국에 대한 ‘집중 공격’ 이어가관세 전쟁의 핵심 타깃인 중국에 대해서도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중국은 미국에서 그 어떤 나라보다 많은 일자리를 빼앗아갔다”며 “수십 년간 디트로이트를 망치고 베이징을 키워온 정치인들의 시대가 끝났다”고 선언했다. 이어 “이제는 백악관에 미국 노동자들을 위한 ‘투사’가 있다”고 외쳤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미 ABC 방송과의 취임 100일 인터뷰에서도 “중국은 우리를 뜯어먹었고, (145% 고율 관세는) 그들이 자초했다”고 말했다. 중국산 제품에 고관세를 매기는 건 사실상 금수 조치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고관세 여파로 물가가 오를 가능성에 대해선 “중국이 관세를 흡수할(eat)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소비자가 아닌 공급자인 중국이 관세 부담을 떠안을 거라는 얘기다. 경기 침체 경고에 대해서도 “나는 유세 기간부터 ‘전환기’를 예고했다”며 “다들 힘든 시기를 예견하지만 나는 (결국) 좋은 시기가 올 것으로 본다”고 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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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최대 해저케이블 공장 첫삽 뜬 LS전선… “공급망 자립 선제대응”

    “셋, 둘, 하나.” LS전선의 미국 자회사 LS그린링크가 28일(현지 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체서피크에서 해저케이블 제조 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 글렌 영킨 버지니아주 주지사, 팀 케인 버지니아주 상원의원, 릭 웨스트 체서피크 시장 등이 힘차게 삽을 뜨자 환호성이 행사장을 가득 채웠다. 구 대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인프라를 바탕으로 급증하는 세계 해저케이블 수요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LS전선은 이번 공장 건설을 위해 최소 6억8100만 달러(약 1조 원)를 투자했다. 미국 내 해저케이블 공장 중 역대 최대 규모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한국 기업이 미국에서 대규모 공장을 건설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해저케이블은 ‘대륙과 대륙’ ‘육지와 섬’ 사이 해역에 전력이나 통신 신호를 전달하기 위해 바닷속에 설치하는 장치다. 초고압 전력을 정밀하고 안정적으로 전송해야 하는 만큼 높은 기술력과 안정성이 필요하다. ‘케이블의 꽃’으로 불릴 만큼 부가가치 또한 높다.● 트럼프 2기 韓 기업 첫 美 현지 착공 이날 착공식이 열린 행사장은 광활하게 펼쳐진 공장 부지 위에 마련됐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가운데 둘러본 부지에선 이미 기초 공사가 한창이었다. 39만6700㎡(약 12만 평)의 부지에는 연면적 약 7만 ㎡(약 2만 평)의 공장이 들어선다. 201m 높이의 전력 케이블 생산 타워(VCV 타워)도 세워진다. 완공 시 주내 최고층 건물이 된다. 여기에 전용 항만시설까지 더해진다. 고압직류(HVDC) 해저케이블의 생산부터 운송, 공급까지 ‘원스톱’ 처리가 가능한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 설비 세트’가 완성되는 셈이다. LS전선은 공장이 완공되면 6억∼7억 달러(약 8600억∼1조6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기수 LS그린링크 법인장은 “지난해 미국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한국 연간 전력 수요(62GW)의 절반에 달하는 32GW였다”며 “2030년에는 120GW로 세 배 이상 증가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케이블 수요 역시 급증할 것”으로 기대했다. LS전선은 향후 수요가 늘어날 때를 대비해 설비 확장까지 고려하고 있다. ● “미국 공급망 자립에 선제 대응” LS전선은 미국의 해상풍력 산업이 대부분 미 동부 연안에 몰려 있다는 점을 감안해 버지니아주를 공장 부지로 택했다. 인근에 미 최대 해군기지가 있어 퇴역 군인 등 양질의 인력을 확보하기 쉽다는 점을 고려했다. 주 내에서만 330명 이상을 채용할 계획이다. 여기에 LS전선은 미국의 공급망 자립 전략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미국 내 공장 건설에 나섰다. 확장되는 미국 해저케이블 산업을 현지 생산을 통해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동부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유럽으로 수출할 경우 한국에서 보내는 것보다 물류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다는 장점도 고려했다. 김 법인장은 “이미 유럽 수출용 18개월 치 물량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LS전선 공장 설립 배경에는 미국 연방정부 및 주정부의 지원도 있다. LS전선은 조 바이든 전 행정부 당시 제정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해 연방정부로부터 9900만 달러(약 1415억 원)의 투자세액공제를 받는다. 이와 별도로 버지니아 주정부에서 4800만 달러(약 686억 원)의 보조금 및 세제 혜택을 받는다. 집권 공화당의 주요 정치인이며 차세대 대선 후보로도 꼽히는 영킨 주지사는 이번 공장을 통해 “수백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며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 모델도 제시할 것”으로 기대했다. 체서피크 시당국 또한 공장 착공을 기념해 아예 공장 앞 도로를 ‘1 LS WAY(LS 1번가)’로 명명했다. 이날 웨스트 시장이 해당 표지판을 구 대표에게 전달했다.체서피크=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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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격 올랐어요” 연신 아마존 알림… 쉬인 타월제품 377% 폭등

    ‘당신의 장바구니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선 요즘 제품 값이 올랐다는 알림 메시지가 계속 뜬다. 아마존은 이용자들이 관심 품목으로 저장한 상품의 가격이 오르거나 내릴 때마다 장바구니 알림을 보내주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이 시작된 뒤 ‘내렸다’는 알림은 사실상 사라졌다. 27일(현지 시간)에도 아마존 계정에선 다양한 품목의 가격 상승 알림 메시지가 떴다. 한 달 전 담아둔 주방 랩 가격은 14.97달러에서 17.67달러로 18%, 학용품인 물풀은 15.60달러에서 20.31달러로 30.2%, 체온계는 19.99달러에서 29.99달러로 50% 뛰었다. 모두 중국 등 해외에서 생산되는 제품이다.● 대중(對中) 관세로 일부 제품 377% 가격 급등트럼프 2기 행정부 취임 100일을 이틀 앞둔 27일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고율 관세 부과에 따른 미국 내 물가 상승 우려를 쏟아냈다.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상호관세는 유예됐지만 미국 소비재 공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에 대한 145% 관세 부과는 이미 소비자 물가에 본격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다음 달 2일부터는 그간 면세 적용을 받은 800달러 미만 소액 소포에도 관세가 부과된다. 이에 미국 앱스토어 쇼핑 부문 1, 2위 업체로 미국인들이 즐겨 쓰는 중국계 쇼핑몰 테무와 쉬인이 가격 상승의 직격탄을 맞게 됐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지난주 금요일(26일)을 기점으로 쉬인의 제품 값이 일제히 올랐다”며 “뷰티 및 건강 부문 100대 제품 평균 가격은 전날보다 51%, 가정용품·주방용품·장난감은 30% 이상 올랐다”고 전했다. 한 주방 타월 제품은 377%나 가격이 폭등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가 미국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FT는 컨테이너 추적 서비스 업체를 인용해 “이달 중순 현재 중국에서 미국으로 오는 컨테이너가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45%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해운회사인 플렉스포트는 관세 발효 이후 3주간 중국에서 미국으로 오는 해상 컨테이너 예약이 60% 이상 급감했다고 밝혔다. 중국산 물건이 가장 많이 들어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항의 기항 취소는 전달보다 세 배 넘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는 몇 주 내로 미국 매장의 물건 매대가 텅텅 비게 된다는 의미”라며 “트럭 운송, 물류, 소매업 부문에서 상당한 해고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미국이 중국 관세를 60%로 낮춘다고 해도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16%대에 달해 관세 전쟁 이전(2.2%)보다 7배 이상 높은 상황”이라며 “이는 트럼프 1기 때의 10배 이상이며 미국 수입업체들이 5000억 달러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트럼프 “관세로 소득세 면제” 상황이 심상치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관세가 부과되면 많은 사람의 소득세가 크게 줄어들거나, 심지어 완전히 면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물가 상승에 민감한 서민층을 의식한 듯 연간 소득이 20만 달러(약 2억9000만 원) 이하인 사람들에게 감세 혜택이 집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통상 협상을 주도 중인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ABC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관세정책’을 옹호했다. 그는 “게임 이론에선 이것을 ‘전략적 불확실성’이라 부른다”며 “이는 협상 상대에게 최종 방향을 알려주지 않는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만큼 이 레버리지(지렛대)를 잘 활용하는 사람은 없다”고 했다. 베선트 장관은 현재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 나서지 않고 있는 중국이 결국은 대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비즈니스 모델이 저가의 보조금 지원 상품을 미국에 판매하는 데 기반한 만큼, 수출이 막히면 중국 경제가 멈출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 2025-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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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7월 패키지 딜” 관세폐지 첫발

    한국과 미국이 상호관세 유예가 끝나는 7월 8일 이전까지 관세 폐지를 목표로 한 ‘줄라이(July·7월) 패키지’를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통상 의제를 7월 초까지 일괄 타결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6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한국은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인 반면 미국은 속도전을 시사해 온도 차를 보였다.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된 한미 ‘2+2’ 재무·통상장관 통상 협의는 약 85분간의 대화 후에 끝났다. 정부는 미국 측의 주요 관심사인 무역·투자·조선·에너지 등과 관련한 우리의 협력 의지와 비전을 소개했다고 밝혔다. 줄라이 패키지에는 관세 및 비관세, 경제 안보, 투자 협력, 통화 정책 등 4개 분야 이슈가 담겨 있으며 양국은 내주부터 실무 협의를 시작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늘은 협의의 틀을 마련한 것이다. 전체 패키지가 합의돼야 한다”며 6월 3일 대선 후 합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협의 직후 “이르면 내주 양해에 관한 합의와 기술적 조건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혀 시각차를 보였다. 미 무역대표부(USTR)도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 통상 정책을 (한국 측에) 강조했고, 균형 잡힌 무역을 향해 신속하고 의미 있는 진전”이 필요하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은 관세 정책으로 인해 금융시장 불안이나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어 경제적 성과를 내기 위해 빠른 협상을 바랄 것”이라며 “반면 한국은 현 정부와 차기 정부 간 협상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번 협의는 미국과의 공동 보도문이 발표되지 않아 미국이 요구한 ‘청구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방위비 재협상은 언급되지 않았다는 게 정부 측의 설명이다. 앞서 미일 통상 협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깜짝 등장해 직접 방위비 압박에 나섰지만, 최 부총리는 미국 측의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요구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세종=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 2025-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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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최선의 제안, 빠른 진행” 韓 “안 서두를 것” 협상속도 온도차

    “이르면 다음 주에 (한미가) 상호 ‘양해 관련 합의’에 도달할 수도 있다.”(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차분하고 질서 있는 협의를 위한 한미 간 인식을 공유했다.”(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한국과 미국이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통상협의를 갖고 협상 범위와 향후 절차 등에 대해 대략적인 합의를 이뤘지만, 협상 속도를 놓고는 온도 차를 보였다. 이날 베선트 장관은 한미가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상황”이라며 조속한 협의를 거듭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25일 공개된 미 시사 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각국과의 무역협상과 관련해 “중국과도 회담 중이고 모든 기업 및 국가들과 잘 진행되고 있다. 3∼4주 내 무역협상 200건을 타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발표 후 일부 국가들이 (협상 내용의) 조정을 요구한다면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비해 한국은 7월 초 ‘패키지 합의’를 강조하며 사실상 6월 조기 대선 이후 포괄적 합의에 방점을 뒀다. 일각에선 협의를 서두르려는 미국과 속도 조절에 나서려는 한국 사이에 입장 차가 가시화되면 협상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베선트 “다음 주부터 ‘기술적 세부 사항’ 논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노르웨이 정상회담에 배석한 베선트 장관에게 “우린 지금 아주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진행 중인 관세 협상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다. 이에 베선트 장관은 “오늘 우리는 한국과 아주 성공적인 협의를 가졌다”며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한미)는 이르면 다음 주부터 ‘기술적인 세부 사항(technical terms)’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이르면 다음 주에 ‘양해 관련 합의(agreement on understanding)’에 도달할 수 있다”고 했다. 베선트 장관이 언급한 ‘양해 관련 합의’를 놓고 일각에서 당장 다음 주에 한미 간 잠정 합의가 나올 것임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미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미 협상을 시작한 일본, 인도 등과 ‘잠정 합의’ 형태의 양해각서 등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최 부총리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국내 언론 대상 브리핑에서 ‘잠정 합의’ 등 어떤 내용도 미국과 논의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최 부총리는 베선트 장관의 ‘양해 관련 합의’ 표현에 대해 “앞으로 (통상) 협의의 틀이나 범위를 어떻게 정할지, 또 협의를 어떤 체계로 할 건지 등을 (오늘) 마련했다는 의미로 이해한다”고 했다. 베선트 장관이 말한 ‘기술적인 세부 사항’에 대해 안 장관은 “(한미 간) 실무협의가 다음 주에 개최될 것이라는 의미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 부총리는 “한국의 정치 일정과 통상 관련 법령, 국회와의 협력 필요성 등 앞으로 협의에 있어 다양한 고려 사항이 있음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미 측의 이해를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대선 일정 등을 고려해 협상에서 속도 조절 필요성을 요청한 것이다.● ‘최선의 제안’ 표현 “조선 협력 공감대 나타낸 듯”이날 베선트 장관은 “한국 대표단은 일찍 (협상하기 위해) 왔고, ‘최선의 제안(A game)’을 가져왔다”며 “이제 그들이 이 약속을 얼마나 잘 이행하는지 지켜보겠다”고도 했다. 이를 두고 한국 정부가 예상을 뛰어넘는 ‘선물 보따리’를 준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안 장관은 “우리가 판단하기론 조선 산업 협력 비전에 대해 (미국이) 공감대를 나타낸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관심사인 조선 협력 관련 제안 말곤 정부가 이날 추가로 미국에 약속한 특별한 제안은 없었다는 얘기다. 한편, 이날 한미 협상단은 기념 주화를 선물로 주고받았다. 한국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거북선 무늬가 새겨진 ‘한국의 주력 산업과 경제발전 기념 주화’를 전달해 조선 강국 이미지를 부각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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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가 말한 ‘한국 최선의 제안’은?…조선업 협력 지목한 듯

    “이르면 다음 주에 (한미가) 상호 ‘양해 관련 합의’에 도달할 수도 있다.”(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차분하고 질서 있는 협의를 위한 한미 간 인식을 공유했다.”(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한국과 미국이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통상협의를 갖고 협상 범위와 향후 절차 등에 대해 대략적인 합의를 이뤘지만, 협상 속도를 놓고는 온도 차를 보였다. 이날 베선트 장관은 한미가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상황”이라며 조속한 협의를 거듭 강조했다. 딱히 언제까지 합의하면 좋겠다는 데드라인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비해 한국은 7월 초 ‘패키지 합의’를 강조하며 사실상 6월 조기 대선 이후 포괄적 합의에 방점을 뒀다. 일각에선 협의를 서두르려는 미국과 속도 조절에 나서려는 한국 사이에 입장 차가 가시화되면 협상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베선트 “다음 주부터 ‘기술적 세부 사항’ 논의”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노르웨이 정상회담에 배석한 베선트 장관에게 “우린 지금 아주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진행 중인 관세 협상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다. 이에 베선트 장관은 “오늘 우리는 한국과 아주 성공적인 협의를 가졌다”며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한미)는 이르면 다음 주부터 ‘기술적인 세부 사항(technical terms)’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이르면 다음 주에 ‘양해 관련 합의(agreement on understanding)’에 도달할 수 있다”고 했다.베선트 장관이 언급한 ‘양해 관련 합의’를 놓고 일각에서 당장 다음 주에 한미 간 잠정 합의가 나올 것임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미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미 협상을 시작한 일본, 인도 등과 ‘잠정 합의’ 형태의 양해각서 등의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하지만 최 부총리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국내 언론 대상 브리핑에서 ‘잠정 합의’ 등 어떤 내용도 미국과 논의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최 부총리는 베선트 장관의 ‘양해 관련 합의’ 표현에 대해 “앞으로 (통상) 협의의 틀이나 범위를 어떻게 정할지, 또 협의를 어떤 체계로 할 건지 등을 (오늘) 마련했다는 의미로 이해한다”고 했다. 베선트 장관이 말한 ‘기술적인 세부 사항’에 대해 안 장관은 “(한미 간) 실무협의가 다음 주에 개최될 것이라는 의미로 이해한다”고 말했다.특히 최 부총리는 “한국의 정치 일정과 통상 관련 법령, 국회와의 협력 필요성 등 앞으로 협의에 있어 다양한 고려 사항이 있음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미 측의 이해를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대선 일정 등을 고려해 협상에서 속도 조절 필요성을 요청한 것이다.● ‘최선의 제안’ 표현 “조선 협력 공감대 나타낸 듯”이날 베선트 장관은 “한국 대표단은 일찍 (협상하기 위해) 왔고, ‘최선의 제안(A game)’을 가져왔다”며 “이제 그들이 이 약속을 얼마나 잘 이행하는지 지켜보겠다”고도 했다. 이를 두고 한국 정부가 예상을 뛰어넘는 ‘선물 보따리’를 준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이에 대해 안 장관은 “우리가 판단하기론 조선 산업 협력 비전에 대해 (미국이) 공감대를 나타낸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관심사인 조선 협력 관련 제안 말곤 정부가 이날 추가로 미국에 약속한 특별한 제안은 없었다는 얘기다.한편, 이날 한미 협상단은 기념주화를 선물로 주고받았다. 한국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거북선 무늬가 새겨진 ‘한국의 주력 산업과 경제발전 기념 주화’를 전달해 조선 강국 이미지를 부각했다. 앞서 일본 협상단을 이끌고 방미한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오사카 엑스포 마스코트 인형 등을 선물로 전달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답례로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문구가 적힌 모자를 줬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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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가 만난 사람]“트럼프의 ‘원스톱쇼핑’ 협상, 한국 등 동맹들 신뢰 훼손시킬 것”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융단 폭격’에 전 세계가 혼란스럽다. 고강도 관세 정책의 후폭풍은 관세 진원지인 미국에도 부메랑처럼 몰아닥쳐 타격을 주고 있다. 주가 폭락에 이어 미 국채 투매가 벌어지는 등 시장이 요동치고, 미 재계의 우려도 증폭되고 있는 것. 이 같은 자국 내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의식한 듯, 끝없는 ‘관세 폭탄’을 예고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대중(對中) 관세율 조정을 직접 언급하는 등 숨 고르기에 나선 모양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 일본 등 협의에 나선 국가에는 가능한 모든 카드를 활용해 압박하며 조속히 성과를 내겠다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통상 협의를 ‘원스톱 쇼핑(ONE STOP SHOPPING)’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통상은 물론 안보 문제 등도 ‘패키지’로 묶어 협상 테이블에 모두 올리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조 바이든 행정부 때인 2021년 5월부터 올해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전까진 상무부 부장관으로 활동했던 돈 그레이브스 전 부장관은 이 같은 ‘원스톱 쇼핑’ 접근 방식이 “한국 등 동맹들의 신뢰를 훼손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경제적 결정과 무관한 정치 문제로 동맹국들을 인질로 잡지 않는다는 확신도 그들에게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을 관세와 연계해 협상 테이블에 올릴 경우, 동맹 관계에 대한 잘못된 시그널이 전달될 것을 우려한 것이다.》그레이브스 전 부장관은 변호사 출신으로 1997년부터 2년간 재무부 정책 고문을 맡았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4년부턴 대통령 직속 ‘일자리 및 경쟁력 위원회’ 사무국장을 지냈다. 당시 조 바이든 부통령의 수석 고문이자 국내 경제정책 디렉터로 활동하며 경제정책 기획 및 집행에 깊숙이 관여했다. 그는 상무부 부장관 재임 시절 국가 공급망 전략 수립을 총괄했다. 당시 미 제조업 강화를 위한 통상 정책을 이끌었다는 평가도 받는다. 인터뷰는 21일(현지 시간) 서면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추진 중인 관세 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를 앞세운 통상정책은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의 경제정책과는 명확하게 궤를 달리하는 접근이다. 미국의 경제정책은 그동안 파트너십, 협력, 다자주의, 국제 규범 등을 중심에 두고 이뤄졌다. 물론 불공정 무역 관행을 바로잡거나 전략 산업을 자국으로 유치하겠다는 건 역대 미국 행정부들이 공유해 온 목적이긴 하다. 다만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방식은 미국의 경쟁력을 뒷받침해 온 동맹과 경제 생태계를 악화시킬 위험을 가지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관세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여전히 미중 간 통상 전쟁 양상은 정면충돌을 불사하고 앞만 보고 달리는 ‘치킨게임’ 같다.“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 부과로 언론의 주목을 받을 순 있다. 하지만 이런 접근은 이미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기술 디커플링(탈동조화) 등으로 압박받는 글로벌 공급망에 심각한 불확실성까지 더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반도체 수출 통제, 핵심 광물 공급망 등에서 미국과 전략적으로 공조해 온 한국 같은 동맹들에는 이 같은 예측 불가능성이 우려스러운 신호로 작동하게 된다. 미국과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음에도 충격에서 벗어나기 힘들고 불안도 계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은 장기적 전략이 아닌, 경제적 (협상을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한 도구로 보여 더 걱정스럽다.” 이달 2일 트럼프 행정부는 교역 상대국들에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각국의 관세·비관세 장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세율을 산정해 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론 미국을 상대로 흑자를 많이 내는 나라일수록 높은 세율을 매기는 단순한 계산법을 적용한 것으로 드러나 큰 논란이 됐다. 미국 상품이 경쟁력이 부족해 시장에서 밀린 것까지 ‘불공정 무역장벽’ 탓으로 돌린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작지 않다. 관세율 산정 방식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상호관세 개념은 직관적으론 설득력 있어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뜯어보면 실제로는 무역 관계를 결국 제로섬의 거래로 전락시킬 수 있어 위험하다. 오늘날 복잡한 글로벌 공급망의 구조, 오랜 파트너십의 가치, 협력을 통한 경제적 시너지 등 현실을 외면하는 접근 방식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고강도 관세 정책이 한국 기업들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상호관세 같은 프레임이 국제무역 관계에서 표준이 된다면, 특히 전기차·배터리·첨단 제조업과 같은 자본집약적 고성장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주도해 온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 또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의 관세 정책이 미국 제조업 부활을 이끌 것으로 믿고 있다. “한국 기업들을 예로 들어 보자. 이들이 미국 내 핵심 산업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관세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미국의 법적 안정성, 소비시장, 예측 가능한 법치 전통 등을 신뢰하기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거다. 만약 미국이 스스로 이러한 예측 가능성을 훼손한다면 우리가 보유한 투자의 신뢰 기반 역시 함께 무너질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적 관세 부과와 미중 무역 갈등으로 미국의 동맹인 한국, 일본 등에서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은 미국의 동맹들에는 분명히 어려운 선택을 요구한다. 그런 만큼 미국은 통상 정책을 풀어 나갈 때 정밀하게, 그리고 동맹과의 협의를 통해 진행해야 한다. 특히 한국은 단순한 경제 파트너가 아니다.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5G, 그린에너지 등 미래 성장을 이끌 핵심 분야에서 기술적으로 미국과 대등한 국가다. 미국의 정책은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 이런 국가들의 가치를 무시하는 관세 정책이 중국에 일시적인 비용은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 일본 등 미국과 경제적으로 긴밀히 얽힌 동맹들에 끼칠 부수적 피해도 분명히 걱정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첫 통화에서 한국과의 협상을 ‘원스톱 쇼핑’으로 표현하며 “아름답고 효율적인 절차”라고 했다. 상호관세를 협상 지렛대로 조선업 협력과 에너지 구매는 물론이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까지 함께 논의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뒤 “한국은 내 첫 임기 중 처음으로 방위비 분담금을 지불하기 시작했고, 이는 수십억 달러에 달한다”고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을 관세 협상과 연계하려는 듯하다.“그러한 구상은 전략적 일관성이란 관점에서 볼 때 걱정스럽다. 주한미군 방위비 같은, 통상과 전혀 다른 지정학적 문제를 관세와 결합해 추진할 경우 (미국과 상대국 모두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안보 의무를 부과하려는 건지, 무역 제재를 하겠다는 건지 분명치 않으면 전략적 일관성이 흐려질 수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원스톱 쇼핑’ 구상은 어떻게 봐야 하나.“이른바 ‘원스톱 쇼핑’ 외교 접근은 이론상으론 협상을 간소화하는 방식으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 동맹국들의 신뢰만 훼손시킬 뿐이다. 미국은 동맹국들에 협력의 규칙이 안정적이란 확신을 줘야 한다. 또 경제적 결정과 무관한 정치 문제로 동맹을 인질로 잡지 않는다는 확신도 줘야 한다. 방위비 분담과 관세를 연계시키면 동맹 관계에 대한 잘못된 시그널이 동맹들에 전달될 수 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중·장기적으로도 지속 가능한 통상 전략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관세는 일시적으로 국내 산업을 보호할 순 있다. 하지만 지속 가능한 산업 전략이 될 수는 없다. 결국 인력 개발, 혁신 생태계, 회복력 있는 공급망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해답이다.”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보여 줘야 할 비전이나 리더십은 뭔가. “미국은 예측 가능성, 동맹과의 파트너십, 미래 지향적 비전으로 세계를 이끌 수 있다. 고립과 일방주의를 고집하면 안 된다. 한국 등 동맹들은 미국이 무엇을 하느냐는 물론이고 어떻게 하느냐까지 지켜보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협상의 카드가 아닌, 다음 세대 경제 번영을 함께 만들어갈 동반자로 인정받길 원한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리더십은 바로 그것이다.”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어떻게 평가하는가.“한미관계는 21세기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 중 하나다. 상호 방위, 깊은 경제적 유대, 민주주의라는 공동의 가치 위에 기반을 두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양국 관계는 안보를 넘어 글로벌 혁신과 산업 협력의 핵심축으로 진화해 왔다. 또 한국 기업들은 미국 내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핵심 산업 분야의 제조 역량 재건 과정에서도 최대 규모의 해외 투자자로서 중요한 역할도 해 왔다. 지정학적·기술적 변화가 가속화되는 현시점에서 한미 동맹은 과거의 유산이 아니다. 미래의 핵심 자산이다.”돈 그레이브스 전 미국 상무부 부장관△윌리엄스대 정치학·조지타운대 로스쿨 졸업△1997∼1999년 재무부 정책 고문△2005∼2009년 ‘그레이브스&호턴 LLC’공동 창립자△2014∼2016년 대통령 직속 ‘일자리 및 경쟁력 위원회’ 사무국장△2016년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 수석 고문 및 국내경제정책 디렉터△2017~2020 ‘키뱅크’ 기업 책임 및 커뮤니티 관계 부사장△2020년 조 바이든 대선 캠프 수석 고문△2021년 5월~2025년 1월 상무부 부장관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 202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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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시진핑에 ‘강경대응’ 않겠다” 美재무도 “긴장 완화 기대”

    “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강경하게 나가겠다’고 말하지 않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향후 중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강경하게 대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오히려 “우리는 매우 친절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관세 부과는 물론이고 저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통제와 중국산 선박 대상 입항 수수료 부과 같은 비관세 조치까지 적용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Hybrid) 통상전쟁’을 벌여 왔다. 중국 역시 보복 관세와 희토류 수출 통제 등으로 맞대응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유화 메시지를 내며 중국에 손을 내민 건 관세전쟁 장기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예측 불가능한 발언으로 상대를 혼란에 빠뜨린 뒤 협상 주도권을 잡고, 최대한의 이득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매드맨(미치광이) 전략’일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美中 함께 잘 지내고 일할 수 있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폴 앳킨스 증권거래위원장의 취임 행사에서 중국과의 관세 협상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중국과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코로나19 얘기를 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앞서 백악관은 코로나19가 중국의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글을 홈페이지에 올려 중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중국을 자극하지 않겠단 뜻으로도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는 함께 잘 지내고,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또 중국에 부과 중인 145%의 관세율에 대해 “그 수치는 펜타닐(마약류) 등 문제로 올라갔던 것”이라며 “이젠 그 정도로 높지 않을 것이다.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이날 JP모건이 비공개로 주최한 투자 행사에서 미중 무역갈등이 협상으로 봉합될 것이란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미중 무역에서 긴장이 완화되면 “시장에 안도감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전했다.● 트리플 약세와 산업계 우려 커지자 中에 유화 제스처 고강도 관세 정책을 앞세워 중국을 압박한 트럼프 행정부가 유화 제스처를 취하며 협상을 서두르는 모양새를 보이는 건, 중국과의 통상전쟁이 미국 경제에 큰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에 비해 금융업 비중이 큰 미국에서 최근 나타난 주식, 채권, 달러 가치의 ‘트리플 약세’는 간과할 수 없는 빨간불이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며 트럼프 대통령도 의견을 경청한다고 알려진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15일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으로 미국의 국가 신뢰도가 손상을 입을 수 있다”며 중국과의 신속한 관세 협상을 촉구했다. 소비자들과 밀접한 유통업계에서도 불만이 커지고 있다. 월마트 등 미국 대형 유통업체 CEO 세 명이 21일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만나 물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트럼프 행정부가 이미 통상 협상을 시작한 일본, 인도 등과도 제대로 된 무역 합의 대신 ‘잠정 합의’ 형태의 양해각서 등의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 등이 이날 전했다. 동요하는 시장을 달래기 위해 민감한 쟁점은 제외한 채 결과물 만들기에 초점을 맞춰 대략적인 합의안을 마련하려 한다는 것.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J D 밴스 부통령이 인도를 방문해 양자 무역협정을 위한 협상운영세칙(TOR)을 체결했다고 21일 발표했다. 밴스 부통령은 “협상에서 중요한 진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지만, 전문가들은 TOR이 협상 시작 전 범위를 정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만, 미국이 중국과의 관세 협상을 앞당기더라도 압박 강도는 일정 수준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있다. 향후 협상 시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과) 협상이 되지 않으면 우리가 숫자(관세율)를 정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코스피는 23일 미중 무역 갈등이 다소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에 힘입어 38.92포인트(1.57%) 상승하며 2,525.56에 거래를 마쳤다. 상호관세 발표(현지 시간 2일, 한국 시간 3일) 이후 처음으로 2,500 선을 회복한 것이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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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시장 요동에 “中관세 상당히 낮아질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부과 중인 고율 관세가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고 22일(현지 시간) 밝혔다. 미국과 중국이 고율 관세를 주고받는 치킨게임이 본격화된 뒤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對中) 관세율 조정을 직접적으로 시사한 건 처음이다. 주가 폭락에 이어 미 국채 투매까지 벌어지는 등 시장이 요동치면서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조속한 협상을 위해 유화 메시지를 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폴 앳킨스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취임 선서 행사 뒤 취재진이 중국에 부과 중인 145%의 관세율에 대해 묻자 “매우 높은 수치다. 그렇게 높게 유지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수치가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며 “우리는 중국을 매우 잘 대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23일 궈자쿤 외교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싸우면 끝까지 맞설 것이고, 대화를 원하면 언제든지 문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50∼65%로 내리는 등 기존 145%에서 대폭 인하하거나 항목별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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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루저 파월” 연일 때리자 ‘셀 USA’가속… 美국채-달러 흔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면서 연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사진)을 공격하고 나서자 미국 자산시장이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다. 뉴욕 3대 증시가 21일(현지 시간) 일제히 2% 내림세를 나타냈고 미국 장기 국채 가격도 내려갔다.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들에도 무차별 관세 폭탄을 퍼부은 데 이어 연준의 독립성을 무시하는 등 기존의 경제질서를 뒤흔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치솟은 여파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100일도 안 돼서 미국의 금융패권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 속에 ‘셀(Sell) USA’가 가속화되고 있다. ● 연일 파월 때리기에 나선 트럼프21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파월 의장을 향해 “‘(금리 인하 결정이) 너무 늦은 사람’(Mr. Too Late)이자 ‘엄청난 패배자’(a major loser)”라고 비판했다.그는 “에너지 비용과 식료품 가격이 상당히 낮아졌고, 다른 대부분의 ‘물가’도 하락 추세”라면서 “사실상 인플레이션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파월이 지금 당장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다면 경제는 둔화할 수 있다”면서 자신의 기준금리 인하 요구에도 금리를 잇달아 동결한 파월 의장이 “언제나 너무 늦다”고 비판을 거듭했다.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국채 금리 하락을 유도하길 바라던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이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침체)을 경계하면서 신중한 태도를 나타내자 공격 수위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특히 파월 의장이 이달 16일 “관세가 올해 내내 우리를 물가와 실업률 안정에서 더 멀어지게 할 가능성이 크다”는 등 관세 정책의 부작용을 거론하자 이에 크게 분노했다는 해석도 나온다.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파월 의장의 해임을 요구하는 등 금리 인하에 대한 압박을 키우고 있다. 앞선 17일에는 법적으로 임기가 보장된 파월 의장의 해임을 “더 미룰 수 없다”라고 썼고, 같은 날 취재진에게는 “내가 그(파월 의장)를 내쫓고 싶다면 아주 빠르게 그렇게 될 것”이라고 했다.● 흔들리는 미국에 대한 신뢰, 美 증시와 국채 가격·달러 가치도 떨어져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할 경우 미국 자산시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회사인 에버코어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 해임에 나설 경우 미국의 채권 금리 상승과 달러 가치 하락, 주식 투매 등 강한 시장 반응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실제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미 자산 시장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 대비 124.50포인트(2.36%) 떨어진 5,158.20에 마감했다. 나스닥지수(―2.55%)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2.48%)도 미끄러져 내렸다. 미국의 빅테크 업체들의 주가도 추락했다. 테슬라가 5.75% 급락한 가운데 엔비디아도 4.51% 하락했다. 미국의 신뢰도에 금이 가고 기축 통화인 달러화 지위가 흔들리면서 미 채권 가격도 추락했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이달 초까지 3.85%였지만, 최근 4.58%까지 치솟은 뒤 현재 4.4%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도 97.9까지 떨어지는 등 3년 만에 최저점을 찍기도 했다. 금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금 현물가격은 사상 최초로 온스(oz)당 3400달러를 넘어섰다.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금 선물가격도 전일 대비 2.9% 오른 3425.3달러에 거래를 마치면서 최고치를 경신했다. 벤 파월 블랙록 아시아·태평양 담당 최고투자전략가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이전까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가속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 202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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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만난 美유통업체 CEO들 “관세 우려 전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월마트의 더그 맥밀런, 타깃의 브라이언 코넬, 홈디포의 테드 데커 등 미국 대형 유통업체 최고경영자(CEO) 3명과 전격 회동했다고 CNBC 등이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CEO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강도 ‘관세 폭격’이 미국 유통업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주로 취급하는 생활필수품 가격이 상승하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정책인 ‘관세’에 대한 여론 악화가 불가피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유통업체 CEO들과의 만남을 가진 건 이런 점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번 회동은 백악관이 사전 배포한 공개 일정엔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언론 보도로 회동 사실이 알려지자 백악관은 “회의가 잘 진행됐다”고 밝혔다. 유통업체들도 같은 의견을 냈다. 월마트는 “대통령과 생산적인 회의를 했다. 우리의 견해를 공유할 기회를 감사히 여긴다”고 했다. 타깃은 “무역에 대한 향후 방향을 논의했다”, 홈디포는 “유익하고 건설적인 회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만남은 업체들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관세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을 우려한 유통기업들이 백악관에 직접 대화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이번 회동에서 CEO들은 트럼프 정부가 부과해 온 관세가 업체들이 취급하는 제품의 원가를 어떻게, 얼마나 급등시킬 수 있는지 등을 상세하게 설명했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유통업체가 취급하는 제품의 상당수는 중국과 멕시코 등 해외에서 생산된다. 관세가 붙으면 자연스럽게 이들 업체의 부담도 커지는 구조다. 이에 CEO들은 결과적으로 그 부담이 소비자들에게 전가돼 전반적인 소비 심리 위축은 물론 경기 둔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 정책의 집행 강도를 낮춰달라고 요청했을 가능성 역시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4일에도 포드의 짐 팔리 CEO 및 빌 포드 회장, 메리 배라 제너럴모터스(GM) CEO, 존 엘칸 스텔란티스 회장과 잇달아 통화했다. 당시 미국 자동차 ‘빅3’ CEO들은 관세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하루 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자동차 및 관련 부품에 대해 1개월간 관세를 면제했다. 자동차업계 경영자와의 면담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만남을 계기로 백악관이 미국 유통업체를 배려하는 조치를 내놓을지 관심이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백악관에서 열린 ‘부활절 달걀 굴리기’ 행사에서 ‘관세 협상’과 관련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 우리(미국)는 큰돈을 벌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많은 돈이 들어오고 있다. 이 나라가 지금까지 본 것보다 더 많은 돈”이라면서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24일 워싱턴에서 우리 정부와도 ‘2+2’ 재무·통상 장관회의를 갖는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 202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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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8대 비관세 부정행위’ 열거하며 “환율조작” 첫번째 적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환율 조작’을 세계 각국이 미국에 취한 ‘비관세 부정행위(NON-TARIFF CHEATING)’ 중 첫 번째로 거론했다. 상대국의 인위적인 환율 조작이 미 달러 강세를 불렀고, 이로 인해 미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단 문제의식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이에 따라 관세 전쟁에 이어 ‘환율 전쟁’이 본격화되며 엔화 가치를 끌어올린 1985년 ‘플라자 합의’와 비슷한 이른바 ‘마러라고 합의’가 체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23, 24일 미국 워싱턴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가 열리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이 기간에 인위적 달러 약세 등 환율 의제를 비중 있게 거론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번 G20 회의 기간에는 한미 재무·통상장관이 참여하는 ‘2+2’ 고위급 통상 협의도 열린다.● 관세 이어 ‘환율’ 공격 나설 듯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환율 조작, 부가가치세, 덤핑, 정부 보조금, 수입 농산물에 적용되는 기준, 안전에 관한 각종 기준, 지식재산권 침해, 환적(관세 회피를 위한 우회 수출) 등 총 8가지의 비관세 부정행위를 적시했다. 이 중 환율을 가장 먼저 거론한 건 통상 협상에서 이 의제에 집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를 해소하고 미국 제조업을 부활시키려면 달러 약세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와 관련해 스티븐 미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국제 무역체제 재편을 위한 가이드’ 보고서가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최근 통상 전쟁 행보가 이 보고서의 내용과 유사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런은 보고서에서 기축통화(국제 금융거래에서 기본이 되는 돈) 보유 국가인 미국이 무역적자와 제조업 붕괴를 해소하려면 환율 압박이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이 1985년 달러에 대한 엔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높일 것을 일본에 압박한 ‘플라자 합의’가 다시 필요하다고 봤다. 보고서는 또한 주요 통상국들이 미국의 통화 합의를 수용하도록 고율의 징벌적 관세로 압박하고, 안보 위협도 가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폭격’ 수위를 올리더니 최근엔 방위비 분담 등 안보 사안까지 ‘패키지’로 묶어 협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트럼프 행정부가 환율 카드까지 협상에 들이밀 시점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최근 트럼프 행정부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비중이 커진 것도 환율 공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배경으로 지목한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내 대표적인 ‘환율통’으로 꼽힌다. 그는 이번 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회의와 한미 ‘2+2’ 고위급 통상협의에 모두 참석한다.● 韓, 美 통화 압박 타깃 될 수도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통상협의를 눈앞에 두고 환율과 부가가치세, 보조금 등을 비관세 부정행위로 거론한 게 심상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 자동차에 10% 부가세를 매기고 있다. 특히 외환 보유액이 4000억 달러가 넘는 데다 최근 정치 불안으로 원화 가치가 낮은 한국이 환율 압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씨티그룹은 “일본처럼 막대한 외환 보유액을 갖고도 자국의 통화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국가가 (마러라고 합의의) 주요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관세 전쟁 등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이 가중되면서 달러화 가치는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 인덱스가 이날 98대까지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10% 넘게 빠졌다. 원-달러 환율도 이달 초 1480원대에 육박했지만 최근 1410원대로 떨어졌다. 한편 21일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통상 협상 중인 상대국에 중국과의 무역 제한 등을 압박할 경우 ‘대등한’ 반격 조치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최근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관세 폭격을 집중적으로 맞는 등 통상전쟁의 핵심 타깃으로 여겨져 왔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입장문에서 “중국은 어떤 국가가 중국의 이익을 희생한 대가로 (미국과의) 거래를 달성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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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파시스트” 美전역서 또 700건 동시 시위

    “왕, 트럼프, 파시스트에 반대한다!(No King, No Trump, No Fascist!)” “독재는 물러가라!(Dictatorship has got to go!)” 1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곳곳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구호와 함성으로 가득 찼다. 맨해튼 브라이언트공원에서 시작된 이날 시위에는 최소 수천 명의 시민이 모였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오락가락 관세 정책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 연방정부 구조조정 정책 등이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거듭 외쳤다. 각자 손수 만든 피켓과 포스터를 들고 나타난 시민들은 두 시간에 걸쳐 1.8km 떨어진 센트럴파크까지 행진했다. 노부부, 10대 청소년, 성소수자 등 각계각층 시민들이 “우리는 모두 이민자다” “건강보험은 인권이다” “화석 연료 개발을 멈춰라” 등의 구호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정책을 비판했다. 같은 시간 백악관이 있는 수도 워싱턴에서도 역시 시민 수천 명이 반트럼프 시위를 개최했다. 이들 또한 국회의사당에서부터 링컨기념관까지 이어진 내셔널몰 공원에서 “트럼프는 집에 가라”, “부끄러운 줄 알라”고 외쳤다. 일부 시위대는 현수막, 성조기, 피켓 등을 들고 백악관 뒷마당 격인 라피엣 광장으로 행진해 트럼프 대통령을 규탄했다. 또 다른 시위대는 J D 밴스 부통령의 워싱턴 관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시작된 ‘50501’ 운동에서 비롯됐다. ‘미국 50개 주에서, 각 50건의 시위를, 하나의 운동으로 열자’는 뜻을 담고 있다.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 출발한 이 시위에는 최소 29만 명이 참여하고 있다.“미국이 이상해져, 망할것 같다” 2주만에 다시 反트럼프 행렬[美전국서 反트럼프 시위]“50개주서 50건씩 하루에” 50501 시위… 트럼프를 ‘히틀러’ ‘KKK’ 빗대기도내달 노동절에도 美전역 시위 예고… “트럼프 경제 정책 반대” 55% 달해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이르기까지 미 전역에서 700건 이상의 시위가 개최됐다. 5일 전국적으로 50만 명 이상이 트럼프 대통령을 규탄하는 ‘핸즈오프(Hands Off·손을 떼라)’ 시위에 참여한 데 이어, 2주 만에 또다시 반트럼프 시위가 벌어진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NYT는 진단했다.참가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시위 일정을 공유하고 여러 정치 단체와 연대해 조직적으로 반트럼프 시위를 열고 있다. 연방 공휴일인 올 2월 17일 ‘대통령의 날(Presidents’ Day)’에 첫 시위가 벌어졌다. 5일 약 50만 명이 참가한 ‘핸즈 오프’ 시위로 확대됐고 이날에도 비슷한 시위가 열린 것이다.참가자들은 노동절(May Day)인 다음 달 1일에도 대규모 시위를 예고한 상태다. 50501은 “트럼프와 그의 억만장자 친구들이 공공 서비스를 민영화하고, 노조를 공격하며, 이민자 가정을 공포와 폭력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규탄했다. 이어 “재산보다 가족을, 사적 이익보다 공립 학교를, 헤지펀드보다 의료를, 자유 시장 정치보다 번영을 중시하는 나라를 원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이 망할 것 같아 시위 참여”이날 기자가 만난 시위대는 모두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미국이 망할 것 같아 두렵다”고 했다.5일에 이어 이날도 시위에 참여했다는 워싱턴 시민 마이클 씨는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미국이 침몰하고 있다. 침몰하는 배에서 나만 살기 위해 빠져나가는 건 조국을 버리는 것”이라며 시위 동참을 호소했다. 이어 “트럼프는 (미국의) 모든 법과 균형, 원칙을 무시하고 있지만 국민에게 맞설 수 있는 대통령은 없다”고 강조했다.또 다른 워싱턴 시민 캐시 씨 또한 “원래 공화당 지지자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후 나라가 무너지는 것을 보다 못해 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친구와 시위에 참가했다는 40대 여성 뉴요커 제인 씨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후 미국의 모든 것이 이상해지고 있다”며 “그런데도 주변도, 심지어 페이스북 게시물조차도 너무나 조용하다. 그게 가장 무섭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뉴요커는 “사람들이 모두 겁에 질려 있고, 목소리 내는 걸 두려워하고 있다”며 “나라도 일어서서 말하지 않으면 미국이 망할 것 같아 시위에 나왔다”고 했다.● 트럼프 개인 비판 여론 고조앞서 5일 시위 때는 트럼프 대통령 못지않게 그의 최측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및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았다. 하지만 이날 시위에서는 대부분의 참가자가 트럼프 대통령만을 비판했다. 이를 두고, 최근 머스크가 무리한 업무 추진과 트럼프 대통령 주변 인사들과의 갈등으로 백악관 안팎에서 큰 비판을 받으며 영향력이 줄어든 게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일부 시민은 트럼프 대통령을 나치 독일을 이끈 아돌프 히틀러, 백인 우월주의 단체 ‘KKK’ 등에 빗댔다. 또 다른 시민은 뉴욕의 랜드마크 ‘자유의 여신상’이 미국을 떠나는 모습을 그린 그림 등을 들었다.실제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실감할 수 있다. 이날 CNBC방송이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대통령을 반대한다’는 응답자는 51%였다.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사람은 43%였다.특히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반대한다’는 응답자는 55%로 ‘찬성’(43%)보다 훨씬 높았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를 살려줄 것으로 보고 그에게 투표한 유권자가 많았지만 경제가 어느 때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믿는 미국인이 급증한 상태라고 진단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 202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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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코로나, 中 우한 연구소서 유출” 보건 분야까지 中 때리기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의 연구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화난 수산시장에서 처음 발견되기 수개월 전인 2019년 가을부터 코로나19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며 아팠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백악관이 18일 공식 홈페이지에 코로나19가 중국의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중국 정부가 매우 민감하게 여기는 ‘코로나19 우한 기원설’을 사실상 검증된 내용인 것처럼 강조하며 노골적으로 중국을 자극한 것이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관세 폭격’을 주고받으며 통상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공격 전선을 넓혀 대(對)중국 압박 강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저성능 반도체 수출 통제, 중국산 선박 대상 입항 수수료 부과, 우회 수출 제한 등 ‘비(非)관세 보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보건과 방역 분야에서도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고 평가한다.● 中 민감한 ‘코로나19 우한 기원설’ 꺼내 들어 백악관은 이날 ‘실험실 유출(LAB LEAK)’이란 자극적인 제목에 ‘코로나19의 진정한 기원’이란 소제목을 달고 코로나19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등을 짚었다. 이 글은 “코로나19는 자연계에서 발견되지 않는 생물학적 특성을 지닌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학적 기준에 비춰 볼 때, 자연 기원설이 사실이라면 그 증거는 이미 나왔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 그런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사실상 우한 연구소에서 코로나19가 유출됐을 것으로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기 때부터 코로나19를 ‘우한 바이러스’라고 부르는 등 중국에 대립각을 세웠다. 하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에선 우한 유출설을 공식화하진 않았다. 당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CNN방송 등의 인터뷰에서 “정보기관 사이에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며 “지금으로선 최종적 답은 없다”고만 밝혔다. 또 중국 정부는 ‘우한 기원설’이 거론될 때마다 “중국에 대한 먹칠과 코로나19 기원 조사 문제의 정치화를 중지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이 이날 전격적으로 우한 연구소 유출설을 주장하고 나선 건, 중국과의 통상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의 약점을 최대한 공략하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보건 방역 분야로도 ‘전선 확대’ 미국은 이미 고강도 ‘관세 폭탄’을 중국에 투하했지만 중국 역시 대규모 보복관세로 맞불을 놓았다. 또 중국 정부는 희토류에 대한 수출 통제에 나서는 등 관세와 비관세 요소가 합쳐진 ‘하이브리드(Hybrid)’ 양상으로 전장을 더 넓혔다. 트럼프 행정부 역시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저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 ‘H20’을 대중(對中) 수출 통제 목록에 추가하는 등 중국을 압박했다. 이어 17일에는 자국 항구에 정박하는 중국산 선박 등에 대해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대중국 ‘해운전쟁’까지 선포했다. 여기에 이젠 코로나19 ‘우한 유출설’ 카드까지 꺼내 보건 및 방역 분야로 전선을 또다시 확대한 것이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정부는 어차피 가장 어려운 중국과의 협상은 후순위로 생각하는 만큼 시간이 있다고 보고 있을 것”이라며 “그 전까지 중국에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압박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 202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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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파시스트” 美전역서 2주만에 700건 동시 시위

    “왕, 트럼프, 파시스트에 반대한다!”(No King, No Trump, No Fascist!)“독재는 물러가라!”(Dictatorship has got to go!)1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곳곳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구호와 함성으로 가득 찼다. 맨해튼 브라이언트공원에서 시작된 이날 시위에는 최소 수천 명의 시민이 모였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오락가락 관세 정책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 연방정부 구조조정 정책 등이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거듭 외쳤다.각자 손수 만든 피켓과 포스터를 들고 나타난 시민들은 두 시간에 걸쳐 1.8km 떨어진 센트럴파크까지 행진했다. 노부부, 10대 청소년, 성소수자 등 각계각층 시민들이 “우리는 모두 이민자다” “건강보험은 인권이다” “화석 연료 개발을 멈춰라” 등의 구호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정책을 비판했다.같은 시간 백악관이 있는 수도 워싱턴에서도 역시 시민 수천 명이 반트럼프 시위를 개최했다. 이들 또한 국회의사당에서부터 링컨기념관까지 이어진 내셔널몰 공원에서 “트럼프는 집에 가라”, “부끄러운 줄 알라”고 외쳤다. 일부 시위대는 현수막, 성조기, 피켓 등을 들고 백악관 뒷마당 격인 라피엣 광장으로 행진해 트럼프 대통령을 규탄했다. 또 다른 시위대는 J D 밴스 부통령의 워싱턴 관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이날 시위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시작된 ‘50501’ 운동에서 비롯됐다. ‘미국 50개 주에서, 각 50건의 시위를, 하나의 운동으로 열자’는 뜻을 담고 있다.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 출발한 이 시위에는 최소 29만 명이 참여하고 있다.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이르기까지 미 전역에서 700건 이상의 시위가 개최됐다. 5일 전국적으로 50만 명 이상이 트럼프 대통령을 규탄하는 ‘핸즈오프(Hands Off·손을 떼라)’ 시위에 참여한 데 이어, 2주 만에 또다시 반트럼프 시위가 벌어진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NYT는 진단했다.참가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시위 일정을 공유하고 여러 정치 단체와 연대해 조직적으로 반트럼프 시위를 열고 있다. 연방 공휴일인 올 2월 17일 ‘대통령의 날(Presidents’ Day)’에 첫 시위가 벌어졌다. 5일 약 50만 명이 참가한 ‘핸즈 오프(Hands Off·손을 떼라)’ 시위로 확대됐고 이날에도 비슷한 시위가 열린 것이다.참가자들은 노동절(May Day)인 다음 달 1일에도 대규모 시위를 예고한 상태다. 50501은 “트럼프와 그의 억만장자 친구들이 공공 서비스를 민영화하고, 노조를 공격하며, 이민자 가정을 공포와 폭력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규탄했다. 이어 “재산보다 가족을, 사적 이익보다 공립 학교를, 헤지펀드보다 의료를, 자유 시장 정치보다 번영을 중시하는 나라를 원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이 망할 것 같아 시위 참여”이날 기자가 만난 시위대는 모두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미국이 망할 것 같아 두렵다”고 했다.5일에 이어 이날도 시위에 참여했다는 워싱턴 시민 마이클 씨는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미국이 침몰하고 있다. 침몰하는 배에서 나만 살기 위해 빠져나가는 건 조국을 버리는 것”이라며 시위 동참을 호소했다. 이어 “트럼프는 (미국의) 모든 법과 균형, 원칙을 무시하고 있지만 국민에게 맞설 수 있는 대통령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워싱턴 시민 캐시 씨 또한 “원래 공화당 지지자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후 나라가 무너지는 것을 보다 못해 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친구와 시위에 참석했다는 40대 여성 뉴요커 제인 씨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후 미국의 모든 것이 이상해지고 있다”며 “그런데도 주변도, 심지어 페이스북 게시물조차도 너무나 조용하다. 그게 가장 무섭다”고 말했다.익명을 요구한 한 뉴요커는 “사람들이 모두 겁에 질려 있고, 목소리를 내는 걸 두려워하고 있다”며 “나라도 일어서서 말하지 않으면 미국이 망할 것 같아 시위에 나왔다”고 했다.● 트럼프 개인 비판 여론 고조앞서 5일 시위 때는 트럼프 대통령 못지않게 그의 최측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및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았다. 하지만 이날 시위에서는 대부분의 참가자가 트럼프 대통령만을 비판했다. 이를 두고, 최근 머스크가 무리한 업무 추진과 트럼프 대통령 주변 인사들과의 갈등으로 백악관 안팎에서 큰 비판을 받으며 영향력이 줄어든 게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일부 시민은 트럼프 대통령을 나치 독일을 이끈 아돌프 히틀러, 백인 우월주의 단체 ‘KKK’ 등에 빗댔다. 또 다른 시민은 뉴욕의 랜드마크 ‘자유의 여신상’이 미국을 떠나는 모습을 그린 그림 등을 들었다.실제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실감할 수 있다. 이날 CNBC방송이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대통령을 반대한다’는 응답자는 51%였다.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사람은 43%였다.특히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반대한다’는 응답자는 55%로 ‘찬성’(43%)보다 훨씬 높았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를 살려줄 것으로 보고 그에게 투표한 유권자가 많았지만 경제가 어느 때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믿는 미국인이 급증한 상태라고 진단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 2025-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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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日 관세대표단 만난뒤 “큰 진전”… 본협상 시작 전에 양보 요구 ‘선제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관세 협상을 하러 워싱턴을 찾은 아카자와 료세이(赤澤亮正) 일본 경제재생상을 면담한 뒤 “큰 진전(Big Progress)이 있었다”고 밝혔다. 장관급 본회담이 열리기도 전에 직접 나서서 일본에 ‘큰 양보’를 요구하는 선제적 압박 메시지를 날린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개별 교섭들에 직접 관여하고 싶어 한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다음 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방미해 관세를 중심으로 첫 통상 교섭에 나서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면담 같은 압박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을 찾은 아카자와 경제재생상과 50분간 면담했다. 미국 쪽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뿐만 아니라 안보 정책을 담당하는 마이클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참석했다고 NHK는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방위비 부담 확대, 미국산 자동차의 일본 내 낮은 판매량, 미국의 대(對)일 무역적자 등 ‘3가지 축’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부담 확대를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뿐만 아니라 안보 등을 묶어 ‘원스톱 쇼핑’을 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에게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 문구가 새겨진 붉은색 모자를 선물했다고 NHK는 전했다. 이후 미일 각료급 회담은 75분간 이어졌고, 양측은 이달 중 추가 협의를 여는 일정 조율에 들어갔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협상 무대에 등장하자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또 미국은 안보 분야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았는데 정작 이번 방미길에 방위성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는 16일 오후 10시(한국 시간)에 총리 관저에서 긴급회의를 주재했다. 17일 오전 1시 소셜미디어에 트럼프 대통령이 아사카와 경제재생상을 만나겠다고 한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적었다. 협상 후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의 전화 보고를 받은 뒤 이시바 총리는 기자들에게 “미일 간에 입장 차가 여전하다”며 “앞으로도 쉬운 회의가 되지는 않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의 협의를 최우선으로 했다”고 의미를 뒀다. 그러면서 “가장 적절한 시기에 방미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회담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 202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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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저성능 AI칩도 中수출 통제… 관세전쟁, 반도체로 확전

    갈수록 격화되는 미중 관세 전쟁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전쟁으로 확전됐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저성능 AI 반도체 ‘H20’과, 이와 비슷한 성능을 내는 AMD의 ‘MI308’까지 대중(對中) 수출 통제 목록에 포함시켰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반도체 해외 수출 규제로 인해 엔비디아뿐 아니라 중국 AI 투자 붐을 기대했던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가 H20을 중국에 수출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통보했다”며 “해당 규칙은 무기한 유지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미 정부 당국자들은 H20이 중국의 슈퍼컴퓨터에 사용될 것이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H20 반도체는 미국이 2022년 고성능 AI 칩의 대중 수출을 규제하면서 중국 시장을 겨냥해 따로 설계된 제품이다. 엔비디아의 고성능 주력 제품인 ‘H100’ 대비 연산 능력이 약 20%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올 초 중국 AI 기업 딥시크가 저사양 AI 반도체로 생성형 AI 개발에 성공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H20 물량을 대거 사들이기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워싱턴의 H20 규제는 미국이 어떻게 관세와 무역 장벽을 활용해 베이징에 대한 압력을 높이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희토류를 포함한 가공된 핵심 광물과 그 파생 제품 수입이 국가 안보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하라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또 미국은 중국 제품의 우회 수출 막기,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퇴출 등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의 관세 협상에 자신도 참석한다고 알렸다. 그는 16일 트루스소셜에 “일본이 오늘 관세, 군사 지원 비용, 무역 공정성에 대해 협상하러 온다. 나도 재무·상무장관과 함께 이 회의(일본과의 관세 협상)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썼다. 美, AI칩 무기로 ‘제2 딥시크’ 봉쇄… 관세 넘어 中 압박 확대[美, AI칩으로 관세전쟁 확전]美中 관세전쟁 극한갈등 우려엔비디아 55억 달러 손실 위기… 삼성전자-하이닉스 타격 불가피中 희토류 수출 통제에도 강공… 공급망 재편위한 행정명령 발동15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엔비디아 ‘H20’ 대중(對中) 수출 통제 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또다시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미중 간 힘겨루기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산업으로 번지자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된서리를 맞았다. 미국은 이 밖에 미 증시 상장 중국 기업 퇴출, 중국산 제품 우회 수출 봉쇄 등 다른 비관세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 미중 양국의 극한 갈등이 한국과 글로벌 경제에 큰 충격을 가져올 것으로 우려된다.● ‘700조 원 투자’ 발표도 못 막은 추가 규제 워싱턴의 H20 규제 소식이 전해지기 불과 하루 전날인 14일 엔비디아는 미국에서 AI 생산 설비를 구축하기 위해 4년간 5000억 달러(약 713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9일 미 공영방송 NPR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마러라고 만찬에 참석한 뒤 미국 정부가 H20 수출 통제 계획을 철회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결국 황 CEO의 물밑 협상과 대규모 현지 투자 결정도 미 정부의 중국 AI 굴기 철퇴 의지를 막지 못한 것이다. 엔비디아는 이번 조치로 인해 회계연도 1분기(2∼4월)에 약 55억 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장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6.31% 하락했다. 엔비디아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삼성전자(―3.36%)와 SK하이닉스(―3.65%) 역시 16일 증시에서 약세를 면치 못했다. H20 수출 통제의 배경에는 올 초 서방 세계에 ‘스푸트니크 모먼트’를 상기시킨 중국 딥시크의 충격파가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22년 10월 미국 정부는 중국 AI 굴기를 막기 위해 엔비디아의 고성능 ‘H100’ 수출을 통제했다. 하지만 딥시크는 엔비디아의 ‘H800’ 등 저성능 AI 칩을 활용해 생성형 AI 개발에 성공했다. 이에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AI 투자에 뛰어들면서 H100의 대체품인 H20을 사재기했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지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텐센트,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등은 1분기(1∼3월) 동안 최소 160억 달러 이상의 H20 칩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AI 투자 붐 수혜를 기대하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이번 수출 통제 조치로 매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H20용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3’를 엔비디아에 공급해 왔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중국의 H20 서버용 수요는 올해만 칩 100만 개가량으로 강하게 유지될 것”이라며 “딥시크가 삼성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저성능 AI 칩으로까지 미국의 제재 범위가 확대되면서 장기적으로는 결국 대부분의 중국 반도체 시장을 포기해야 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이번 조치는 그동안 ‘이가 없으니 잇몸으로’ 대응하던 중국으로부터 잇몸까지 앗아가겠다는 것”이라며 “대중 제재가 결국 반도체 전반으로 확대될 수도 있는 만큼 향후 중국 물량의 대부분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中 우회 수출 봉쇄에도 나서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가공된 광물 및 파생 상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를 통한 국가안보 및 경제적 회복력 보장’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은 희토류를 포함해 가공된 핵심 광물들이 미국의 경제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안정적인 공급망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 세계 희토류 공급에서 6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은 최근 AI 반도체 제작 등에 쓰이는 사마륨, 가돌리늄 등 핵심 광물들을 수출 통제 리스트에 추가했다. 미중 통상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미국에 절실한 핵심 광물 위주로 ‘맞춤형’ 대미 압박에 나선 것이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이번 일을 계기로 (미국이) 중국산 핵심 광물 의존도를 줄이며 공급망 재편에 나서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의 우회 수출 봉쇄에도 나섰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 정부와의 상호관세 협상에서 중국이 해당국을 거쳐 상품을 운송하는 걸 막아줄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중국 기업이 미국 관세 회피용으로 해당국에 회사를 설립하거나, 대미 수출이 막힌 중국산 공산품 수입을 막는 방안도 포함됐다.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을 퇴출시킬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과 대통령 지지자들이 미 증시에 상장된 300여 개의 중국 기업을 퇴출시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미중 통상전쟁이 관세와 비관세 요소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로 진행 중인 만큼, 이런 방안까지 대중 압박 카드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미국이 중국 기업들을 거래 통제 목록(블랙리스트)에 대폭 추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지난달 미국의 국가안보 및 외교 정책에 반하는 활동을 했다며 중국 기업 50여 곳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 202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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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한국 패싱… 美 동아태 고위관리, 日-베트남 등 순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위 외교 당국자가 일본, 베트남 등을 순방하면서 한국은 방문하지 않기로 했다. 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에 이어 조기 대선 국면에 접어든 한국의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을 감안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선 미 당국자들의 한국 ‘패싱’이 양국 외교안보 협력에 차질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 국무부는 션 오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 고위 관리가 16일(현지 시간)부터 다음 달 25일까지 베트남, 캄보디아, 일본, 하와이 호놀룰루 등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동아태국은 국무부에서 한국, 일본, 중국,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등의 지역 외교를 총괄하는 곳이다. 국무부에 따르면 오닐 고위 관리는 베트남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대한 양국 간 이해를 확인하고, 무역 현안 등을 논의한다. 또 일본에선 미일 동맹과 ‘미일 경제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과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호놀룰루에선 미군 관계자들을 만나 인도태평양 지역 내 미군 주둔을 협의한다. 앞서 다른 미국 고위 외교안보 인사들도 최근 아시아 국가들을 방문할 때 한국은 건너뛰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달 털시 개버드 미 국가정보국장은 한국을 제외한 채 일본 등 4개국만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버드 국장은 미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등 17개 미 정보기관을 지휘·통솔한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지난달 일본, 필리핀을 잇달아 방문했지만 한국은 찾지 않았다. 당시 국방부가 헤그세스 장관의 방한을 미국과 협의했으나, 결국 순방지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 202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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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한국 패싱…美국무부 동아태 고위관리, 日·베트남 등 순방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외교 당국자가 일본, 베트남 등을 순방하면서 한국은 방문하지 않기로 했다. 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에 이어 조기 대선 국면에 접어든 한국의 혼란스런 정치 상황을 감안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선 미 당국자들의 한국 ‘패싱’이 양국 외교안보 협력에 차질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미 국무부는 션 오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 고위 관리가 16일(현지 시간)부터 다음 달 25일까지 베트남, 캄보디아, 일본,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등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동아태국은 국무부에서 한국, 일본, 중국,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등의 지역 외교를 총괄하는 곳이다.국무부에 따르면 오닐 고위 관리는 베트남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대한 양국 간 이해를 확인하고, 무역 현안 등을 논의한다. 또 일본에선 미일 동맹과 ‘미일 경제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과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호놀룰루에선 미군 관계자들을 만나 인도태평양 지역 내 미군 주둔을 협의한다.앞서 다른 미국 고위 외교안보 인사들도 최근 아시아 국가들을 방문할 때 한국은 건너뛰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달 털시 개버드 미 국가정보국장은 한국을 제외한 채 일본 등 4개국만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버드 국장은 미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등 17개 미 정보기관을 지휘·통솔한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지난 달 일본, 필리핀을 잇달아 방문했지만 한국은 찾지 않았다. 당시 국방부가 헤그세스 장관의 방한을 미국과 협의했으나, 결국 순방지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 2025-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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