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효림

손효림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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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효림 기자입니다.

aryssong@donga.com

취재분야

2025-11-28~2025-12-28
문화 일반52%
문학/출판23%
연극13%
교육3%
무용3%
산업3%
학술3%
  • 中 문호 옌롄커 “사람 죽어가는데 歌功頌德 노랫소리만…”

    중국 유명 작가인 옌롄커(62·사진)가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중국 정부의 대응과 정보 통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위화, 모옌과 함께 현재 중국 3대 문호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옌롄커는 노벨 문학상 후보로 매년 거론되고 있다. 옌롄커는 2일 발간한 계간 대산문화에 실린 ‘국가적 기억 상실을 거부한다: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9’ 확산에 부쳐’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우한, 중국 전역에서 사람이 죽고 가정이 파괴되어 곡소리가 그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는 통계 숫자의 호전으로 인해 경축을 준비하는 북소리와 가공송덕(歌功頌德·공적을 노래하고 덕을 칭송함)의 노랫소리를 듣고 있다”고 비판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많은 국민들이 숨지고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데도 중국 공산당은 대응을 잘하고 있다고 호도하며 언론과 인터넷 검열을 강화하는 행태를 비판한 것이다. 그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지, 병원에서 죽은 사람과 병원 밖에서 죽은 사람이 몇 명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심지어 조사나 질의조차 시작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인의 기억이 규제되고 말살되는 것을 경계하며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래야 사스, 문화대혁명으로 인한 비극이 지금처럼 재연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한의 팡팡 작가가 자신의 기억을 문자로 써내지 않았다면 무엇을 들을 수 있었을까?”라고 질문했다. 팡팡 작가는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우한일기’라는 제목으로 우한 상황을 매일 위챗에 올렸다. 중국 당국은 유언비어 날조라며 팡팡 작가의 모든 글과 계정을 삭제했다. 옌롄커는 “(코로나19의 위험을 알린 의사) 리원량처럼 먼저 호각을 불 수 없다면 호각 소리를 듣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큰소리로 말할 수 없으면 귓속말을 하면 되고, 귓속말을 할 수 없으면 기억을 가진 침묵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기억이 없는 사람은 흙과 마찬가지여서 구두로 밟아 어떤 모양이든 만들어낸다. 기억이 없는 사람은 합판이어서 어떤 형태의 물건이 될지는 톱과 도끼가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개인의 기억과 한마디 바른말은 역사를 전설과 상상이 아닌 진실로 기록되게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말없이 망각하는 것은 더 무서운 야만”이라며 “기억의 낙인을 갖는 사람이 돼 언젠가 개인의 기억을 생성해 후대 사람들에게 전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옌롄커는 이 글을 이탈리아 프랑스 싱가포르 일본 신문사에도 기고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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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보름달만 예쁜가? 초승달도 예쁜데

    아이도 어른도 종종 남과 비교하고 기가 죽는다. 저자는 그럴 필요 없다고, 아니 그래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가만가만 이야기를 들려준다. 초승달은 보름달이 되기 위해 있는 게 아니고, 작은 그릇은 큰 그릇이 되려 하지 않는다. 조약돌도 마찬가지다. 바위가 되려 하지 않는다. 멸치도, 작은 꽃도 그렇다. 고래나 큰 나무가 되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 나도 그렇다. 학교에 가기 위해, 어른이 되기 위해 태어난 게 아니다. 난 그냥 나다. 왼쪽 페이지에 초승달 조약돌 멸치를, 오른쪽 페이지에 보름달 바위 고래를 각각 그려 넣었다. 한 손엔 멸치가 든 작은 그릇을, 다른 손엔 작은 꽃을 들고 머리에 조약돌을 얹은 채 자유롭게 노니는 아이의 모습이 편안하고 당당하다. 있는 모습 그대로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사랑하자고 다짐해본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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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겨여왕-국민타자도 코로나 극복 동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에 ‘피겨 여왕’과 ‘국민 타자’도 힘을 보탰다. 유니세프 국제친선대사를 맡고 있는 김연아(30)는 26일 팬들과 함께 코로나19 치료 활동에 사용해달라며 1억850만 원을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 전달했다. 김연아가 1억 원을 보탰고 행복한 스케이터 김연아 팬카페, 디씨인사이드 김연아 갤러리 등에서 활동하는 팬들도 동참했다. 김연아 팬 연합은 최근 김연아의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 10주년(2010년 2월 26일)을 기념하는 이벤트를 통해 기금을 모았다. 김연아와 팬 연합은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고자 하는 감염 예방과 치료에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기금 전액은 경북 권역 책임 의료기관인 경북대병원에 기부될 예정이다. 대구가 고향인 이승엽 KBO홍보위원(44)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승엽야구장학재단도 같은 날 5000만 원을 대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이승엽 이사장은 “대한민국과 내 고향 대구에 이러한 어려움이 생겨 너무 가슴이 아프다.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회장 이대호)도 같은 날 3000만 원의 성금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하며 기부에 동참했다. 연예인들도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배우 이병헌 신민아 김우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각각 1억 원을 기탁했다. 방송인 유재석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1억 원을, 배우 정려원과 가수 아이유는 굿네이버스에 각각 1억 원을 기부했다. 배우 박신혜는 희망친구 기아대책에 5000만 원을 전달했다. 기부금은 보건용 마스크, 손 소독제 등을 구매하고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조수빈 채널A 주말 뉴스 앵커는 아동양육시설 10여 곳에 손 소독제 6000개를 지원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지원사업에 20억 원을 기부했다. 재단과 정 이사장이 10억 원씩 출연해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했다. 이헌재 uni@donga.com·손효림 기자}

    • 2020-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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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연아·이승엽 등 코로나19 극복 위해 기부 동참…연예계 선행ing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에 ‘피겨 여왕’과 ‘국민 타자’도 힘을 보탰다. 유니세프 국제친선대사를 맡고 있는 김연아(30)는 26일 팬들과 함께 코로나19 치료 활동에 사용해달라며 1억850만 원을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 전달했다. 김연아가 1억 원을 보탰고 행복한 스케이터 김연아 팬카페, 디씨인사이드 김연아 갤러리 등에서 활동하는 팬들도 동참했다. 김연아 팬 연합은 최근 김연아의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 10주년(2010년 2월 26일)을 기념하는 이벤트를 통해 기금을 모았다. 김연아와 팬 연합은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고자 하는 감염 예방과 치료에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 코로나19 치료 활동에 이번 기금을 사용해 달라”고 밝혔다. 기금 전액은 경북 권역 책임 의료기관인 경북대 병원에 기부될 예정이다. 대구가 고향인 이승엽 KBO홍보위원(44)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승엽야구장학재단도 같은 날 5000만 원을 대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이승엽 이사장은 “대한민국과 내 고향 대구에 이러한 어려움이 생겨 너무 가슴이 아프다. 선수시절 대구시민 여러분들께 받은 사랑이 너무나 크다.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회장 이대호)도 같은 날 3000만원의 성금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하며 기부에 동참했다. 연예인들도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배우 이병헌 신민아 김우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각각 1억 원을 기탁했다. 김우빈은 “뉴스에서 사회복지시설을 이용하는 이들이 코로나19 확진을 받는 안타까운 사례를 봤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이 더 큰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기부금을 사용해 달라”고 밝혔다. 방송인 유재석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1억 원을, 배우 정려원과 가수 아이유는 굿네이버스에 각각 1억 원을 기부했다. 배우 박신혜는 희망친구 기아대책에 5000만 원을 전달했다. 기부금은 보건용 마스크, 손 소독제 등을 구매하고 저소득층을 지원하는데 사용된다. 조수빈 채널A 주말 뉴스 앵커는 아동양육시설 10여 곳에 손 소독제 6000개를 지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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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등학교 교사와 학생들, 책 번역한 수익 앰네스티에 기부

    “선생님과 학생들이 책을 번역해 출간한 수익을 기부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은 결과물을 통해 얻은 귀한 수익을 기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경은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처장은 25일 조금 특별한 손님들을 맞았다. 이태구 전 고양국제고등학교 체육교사(현 백신중학교 교사)와 권다원 윤하린 씨가 서울 종로구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를 방문해 번역한 책 ‘나를 점프해’(꿈엔비즈)의 인세를 전달한 것. 이 책은 스타 농구 선수이자 미국 대통령 예비선거에 도전했던 빌 브래들리가 삶의 가치에 대해 쓴 ‘Values of the Game’을 옮겼다. 이 교사는 고양국제고등학교에 근무하던 중 2017년 학생 13명과 함께 번역동아리 ‘The Renders’(번역자들)를 만들고 ‘Values of the Game’을 번역했다. 미국 상원의원을 지낸 브래들리는 농구를 하며 깨달은 원칙이 삶의 모든 순간에 적용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열정, 규율, 이타심, 존중, 통찰력 등 10개 가치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풀어내 책을 출간했다. “스포츠가 인생에 필요한 역량을 키우는데 어떻게 기여하고 사회생활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용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책입니다. 삶에 대한 안목을 향상시켜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고요.” 이 교사의 설명이다. 학생들은 번역가에게 번역의 기본과 함께 번역 작업을 할 때 주의할 점에 대해 배운 뒤 번역을 시작했다. 대학 입시 준비를 하며 번역하는 건 만만치 않았다. 학생들은 빡빡한 일정을 쪼개 각자 번역을 한 뒤 소그룹 토론을 하며 보완했다. 전체 회의도 열어 단어, 문장에 대해 꼼꼼하게 논의했다. 8개월 넘게 바짝 매달린 끝에 번역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이들은 “끝까지 번역을 마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지만 완주하고 나니 한 단계 성장해 있는 스스로를 발견했다. 그리고 영어를 바탕으로 한국어를 더 깊이 배울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당시 고교 3학년으로, 동아리 부장을 맡았던 권다원 씨(고려대 경영학과)는 “번역할 때만해도 책이 판매돼 인세를 기부까지 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동아리 활동 당시 고교 1학년이었던 윤하린 씨(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과)는 “중학교 때까지 체육도, 스포츠도 좋아하지 않았는데 책을 번역하면서 스포츠에 관심을 갖게 됐다. 삶의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The Renders’ 멤버로 함께 번역한 이들은 남상범 문류빈 윤하은 이규리 이우일 신현재 이정현 황정윤 정새롬 최다인 홍지영 씨다. 권 씨는 올해 5월 군에 입대한다. 그는 “이 선생님이 ‘책이 계속 판매되면 2년마다 앰네스티에 기부하러 가자’고 하셨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제대 후 다시 기부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2018년 출간된 ‘나를 점프해’는 학교에서 독서교육 교재로 사용되는 등 독자들에게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어 현재 1000권 넘게 판매됐다. 현재 이 교사는 동료 교사들과 함께 ‘나를 점프해: 스킬편-스포츠가 청소년에게 알려주는 10가지 삶의 가치’를 집필하고 있다. 교사들이 ‘나를 점프해’를 독서교육에 활용할 경우 책에서 언급한 열정, 규율, 이타심 등 10가지 가치를 익힐 수 있도록 다양한 학습 방법 및 자료로 안내하는 내용을 담았다. 인문적 체육 학습을 위한 시도로, 올해 4월 출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를 점프해: 스킬편’의 인세 역시 국제엠네스티에 기부하기로 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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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걱정이 사라지는 신기한 세탁기

    ‘개학 첫날부터 지각하면 어쩌지, 3학년 교실은 잘 찾아갈 수 있을까….’ 재은이는 걱정이 많다. 선생님이 2학년 때 배운 내용으로 진단평가를 본다고 하자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그러다 발견한 ‘가상현실 걱정 세탁소’. 고글을 쓰고 ‘1시간’ 버튼을 누르자 세탁이 시작됐다. 빨래하듯 물이 차오르고 회전했다. 그러고는 신기하게도 1시간 동안 걱정이 사라졌다. 재은이는 이후 12시간 버튼을, 나중에는 30일 버튼을 누른다. 모둠 과제, 시험공부를 안 해도 마음이 편해진다. 너무나 느긋해지며 모든 일에 손을 놓아 버린 재은이의 ‘변신’에 당황하는 친구, 가족의 모습이 유머러스하게 펼쳐진다. 하지만 때로 피할 수 없는 걱정이 있고, 적당한 걱정은 열심히 생활하게 하는 동력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걱정’에 대하여 생각하게 하는 유쾌한 이야기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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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적인 K컬처, 그림책 불모지에서 꽃피운 기적[광화문에서/손효림]

    영화 ‘기생충’으로 K컬처에 대한 관심이 더 뜨거워지고 있다. 세계인을 사로잡은 K컬처에는 그림책도 있다. 이억배 작가의 그림책 ‘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은 지난달 미국 배첼더 어워드 아너리스트에 선정됐다. 배첼더 어워드를 주관하는 전미도서관협회(ALA)는 미국 내 최고 어린이책에 수여하는 칼데콧상, 뉴베리상을 주관한다. 아카데미 시상식에 비유하자면 국제영화상을 받은 셈이다. 한국 작가가 배첼더 어워드에서 수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철조망에 가로막힌 비무장지대를 보며 고향을 그리워하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배첼더 어워드 아너리스트 4권 중 한 권으로 이름을 올렸다. 심사위원들은 “야생동물의 피난처인 동시에 군대가 맞서고 있는 곳, 평화로워 보이지만 실은 깊은 슬픔을 안고 있는 가족. 이들이 나란히 배치되어 흘러가며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안긴다”고 평했다. 해외에서 큰 상을 탄 한국 그림책 작가는 일일이 꼽기 힘들다. 세계 3대 그림책상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볼로냐 라가치상’ ‘BIB상’ 가운데 볼로냐 라가치상을 받은 작가로는 정유미 배유정 정진호 조원희 김장성 안영은 지경애 박연철 씨 등이 있다. 2015년에는 볼로냐 라가치상 전 부문에서 한국 작가가 상을 휩쓸어 세계 출판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가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2년에 한 번씩 그림책 축제를 열고 수여하는 BIB상은 조은영 유주연 한병호 작가가 받았다. 해외에서는 “한국 그림책은 매우 독특하고 역동적이다. 분위기는 동양적이고 기법은 서구적이면서도 실험적이다”고 평가한다. 시선을 국내로 돌리면 분위기는 사뭇 달라진다. 그림책 작가들이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림책은 독립된 장르가 아니라 아동책의 일부로 분류돼 지원을 받기가 쉽지 않다. 그림책 작가를 키워내는 학과도, 그림책을 대상으로 한 국내 상도 별로 없다. 권윤덕 작가는 “하나의 예술 장르로 인정받는 건 창작의 중요한 동력이 된다. 그래야 좋은 작품도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그림책은 판매할 때도 고민해야 한다. 한 출판사 팀장은 “그림책 독자가 성인으로 확대됐지만 별도 서가가 없어 성인용은 에세이 서가에 배치할 때도 있다. 그나마 논픽션 그림책은 에세이로 분류할 수 있지만 픽션 그림책은 그럴 수도 없어 어디에 놓을지 매번 고민한다”고 말했다. 독립서점을 중심으로 그림책 코너를 마련해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점이 그나마 고무적이다.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한국 작가들이 거둔 눈부신 성과에 대해 출판계에서는 “기적이다”고 말한다. 작가 개개인의 역량으로 여기까지 왔다는 의미다. 하지만 언제까지 기적만을 바랄 수 있을까. 작가들은 사막 같은 땅에 뿌리를 내리고도 멋스러운 꽃을 힘겹게 피워내고 있다. 이들에게 조금만 관심을 갖고 지원한다면 근사한 꽃이 연이어 피어날 수 있다. K컬처 역시 더욱 풍성해질 수 있음은 물론이다.  손효림 문화부 차장 aryssong@donga.com}

    • 2020-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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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겐 매정했던 아카데미… 봉준호에게도 짜게 굴까봐 걱정했죠”[파워인터뷰]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중계되던 10일, 생전 처음 3시간 넘게 TV 앞에서 꼼짝 않고 자리를 지켰다. 봉준호 감독(51)이 감독상, 작품상까지 거머쥐자 벌떡 일어나 “와!” 소리를 지르며 손뼉 쳤다. 1970년대부터 해외 영화제를 두드리던 순간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함께 TV를 보던 아내는 연신 눈물을 훔쳤다. 2002년 ‘취화선’으로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임권택 감독(86)이다. 해외 영화제를 개척한 1세대 영화인인 임 감독을 경기 용인시 자택에서 13일 만났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자주색 스웨터에 짙은 회색 재킷을 입은 임 감독이 서 있었다. 집 현관문도 활짝 열어 놓았다. 임 감독이 손수 차를 끓이자, 외출하고 돌아온 부인 채령(본명 채혜숙·69) 여사가 서둘러 거실로 모셨다. 소파에 앉은 임 감독은 특유의 느릿느릿한 말투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한국 영화가 도달하고자 하는 정점까지 봉 감독이 끌어올렸다”고 했다. 지난해 ‘기생충’을 본 뒤 봉 감독에게 전화해 칭찬했다. “평소 영화를 보고 나서 감독에게 전화하지 않는데 ‘기생충’은 작품성이 대단히 뛰어났거든요. 수준 높은 사람들의 역량이 가득 들어백힌(박힌) 영화예요.” 그는 ‘살인의 추억’(2003년)을 봤을 때를 떠올렸다. “‘큰일 낼 사람이다. 봉 감독 일내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래서 ‘마더’, ‘설국열차’도 챙겨 봤어요. 모두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영화는 아니지만요.(웃음)”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봉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받았을 때도 축하 전화를 했다. 아카데미 수상 후에는 아직 통화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춘향뎐’ 등으로 여러 차례 아카데미를 두드렸지만 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아카데미는 짜도 너무 짰어요. 하도 외면을 당하니까 욕이 나와요. 저놈들이 봉 감독에게도 그러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기생충’이 워낙 세니까 성과가 있을 거라고 확신했어요. 그런데 저렇게 통쾌하게 휩쓸지는 몰랐죠.” 임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환하게 번졌다. 다음 달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손자 지우에 대해 말할 때와 같은 표정이었다. 그는 아카데미 투표권이 있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이다. 2015년 봉 감독, 배우 최민식 송강호 씨 등과 함께 한국 영화인으로는 처음 아카데미 회원이 됐다. 하지만 투표를 한 적은 없다고 했다. “아카데미에서 자료를 엄청나게 보내줘요. 투표를 하려면 후보 작품들을 다 보고 공부도 해야 하는데, 솔직히 힘들어서 그럴 수가 없어요. 딴거 하나도 안 봤는데 ‘기생충’에만 표를 주면 안 되잖아요. 대신 마음으로 열심히 응원했죠.” ‘기생충’이 뛰어난 통역자와 함께 체계적으로 해외 캠페인을 벌이는 모습에 세월의 흐름을 실감했다고 한다. ‘내 작품이 도대체 어느 정도 수준인지 너무 궁금해서’ 해외 영화제에 출품했던 그는 초반에 정부 직원과 단둘이 외국에 갔다. 영화제 조직위원회가 마련해 준 호텔에서 사나흘을 지낸 후에는 돈이 없어 뒷골목 여인숙에서 머문 적도 많다. 채 씨는 “엽서를 보내왔는데 ‘별이 잘 보인다’고 쓴 거예요. 도시 외곽의 아주 낡은 숙소에서 지내는 걸 알고 어찌나 속이 상하던지요”라고 했다. 임 감독은 “처량하게 있다 왔지”라며 웃었다. 통역자도 사비로 구해야 할 때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통역 수준도 들쭉날쭉했다. 임 감독은 “영어를 전혀 못해 참 답답하고 곤란했다”고 했다. “내가 1분 넘게 말했는데 통역은 영어로 10초 정도 말하는 거예요. 영어를 모르니 제대로 전했는지 알 수도 없고….(웃음) 나중에 김홍준 감독, 유지나 교수가 기회가 되면 같이 가서 통역을 해줘 고마웠죠.” ‘씨받이’(1986년)로 강수연 씨가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을 때 시상식장에는 임 감독도, 강 씨도 없었다. 정부 직원이 대신 받았다. 상을 받을지 몰라 강 씨는 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했고, 임 감독은 다른 일정 때문에 먼저 출국했기 때문이다. 그는 “주최 측이 얼마나 어이가 없었겠느냐”며 껄껄 웃었다. 임 감독은 강 씨의 수상으로 자신감을 얻었다. 이후 배우들도 영화제에 참석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강 씨는 ‘아제아제 바라아제’(1989년)로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을 땐 현장에서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한국 영화에 대한 무관심 역시 처절하게 실감했다. ‘길소뜸’(1986년)으로 베를린 영화제 본선에 진출했을 때였다. “영화 시사가 끝나고 질문을 받는데 단 한 명도 영화에 대해 묻지 않았어요. ‘한국은 군인들이 정치를 어떻게 하느냐’, ‘영화 검열은 어느 정도로 어떻게 하느냐’ 같은 질문만 하는 거예요. 그때 느낀 모멸감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어요.” 당시 상황이 떠오르는 듯 임 감독의 얼굴이 굳었다. 다시 아카데미 이야기로 돌아가자 표정이 풀리며 봉 감독이 이제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주변의 기대가 얼마나 가슴을 짓누르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2000년 ‘춘향뎐’이 칸 영화제 본선에 진출했을 때 수상 가능성이 높다고 연일 기사가 쏟아졌어요. 기자들이 칸으로 취재도 많이 오고요. ‘이러다 상을 못 타면 이 빚을 어떻게 다 갚아야 하나’ 걱정이 됐습니다.” 수상은 불발됐고, 임 감독은 ‘서편제’(1993년)를 만들 때 끊었던 담배를 다시 물었다. 아내와 함께 서둘러 귀국길에 올랐다. ‘취화선’으로 2002년 칸 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후에야 비로소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고 한다. 채 씨는 2002년 칸에 함께 가지 않았지만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며 빨리 오라는 연락을 받고 시상식 나흘 전쯤 혼자 비행기를 탔다. 감독상을 받은 후 호텔방에서 와인을 마시며 임 감독은 고백하듯 말했다. “상을 탈 것 같은데 혹시 그렇게 되면 그 좋은 자리에 같이 있고 싶었다”고. 채 씨는 “이제 어깨에 얹은 짐을 내려놓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임 감독은 ‘해외 영화제 개척 1세대’라는 표현에 강하게 손사래를 쳤다. “해외 영화제로 가는 길을 제가 만들었다는 건 맞지 않아요. 한국 영화가 주목받은 건 한국 사람들과 더불어 만들어서 그런 거지 나 혼자 중뿔나게 한 게 아니에요. 한국 영화의 수준이 높아진 건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수준이 높아진 결과예요.” 요즘 눈여겨보는 감독이 있는지 궁금했다. “몇 사람을 꼽아 잘한다고 칭찬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실례가 됩니다. 서운하고 상처받을 수 있잖아요. 한국 영화가 많이 세련돼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102번째 영화 ‘화장’(2014년)을 선보이며 50년 넘게 영화만 했다. 임 감독 특유의 고집 혹은 집념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그는 고개를 저었다. “고집은 아니고요. 좋아하는 걸 정하고 줄곧 그 안에서 살았던 거죠. 그게 다예요.” 그는 지우가 태어난 후 손자 보는 재미에 빠져 있다. 거실 한쪽에는 어린이 바둑판, 로봇 장난감이 놓여 있었다. 거실과 주방에는 지우가 갓난아기 때 목욕하는 사진, 유치원 친구들과 찍은 사진들이 곳곳에 있었다. 채 씨가 “(지우가 오는) 오후 6시가 얼마 안 남았다”고 하자 임 감독의 얼굴이 해바라기처럼 피어났다. 종종 서점을 찾아 책을 사는 일도 요즘 누리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다. “책은 손으로 한 장 한 장 넘겨보는 재미가 있어야 해요. 최근에는 종교 관련 책을 읽고 있습니다. 종교에 대한 영화를 여럿 만들어서 그 많은 종교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알고 싶거든요.” 1979년 임 감독과 결혼한 채 씨는 그가 지금까지 올 수 있도록 뒷바라지한 일등공신이다. 임 감독은 그런 아내와 결혼한 데 대해 “로또 맞았다”고 했다. 임 감독은 인터뷰 중간중간 연도가 헷갈리면 “혜숙 씨가 보충을 해줘야지”라며 SOS를 보내기도 했다. 그래도 마음을 표현하는 건 여전히 서투른 듯했다. 정월대보름(8일)이 채 씨의 생일이었는데 챙겼느냐고 묻자 임 감독은 시선을 딴 데로 돌리며 “정월대보름은 우리 민족이 다 같이 즐기는 날이고…”라고 했다. 채 씨는 깔깔 웃으며 “가족들이 함께 모여 식사했다. 그거면 충분하다”고 했다. 앞으로 계획을 묻자 임 감독은 후진 양성에 힘쓰고 싶다고 했다. 그는 동서대 임권택영화영상예술대 석좌교수로, 특강 형식으로 학생들을 만난다. “영화를 만들며 경험했던 걸 많이 얘기해 주고 싶어요. 돌아보니 나는 영화 만드는 걸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평생 슬럼프 없이 영화 일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이 큰 행복이었습니다.”용인=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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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부엉이 사진사에게 새 식구가 생겼어요

    “가족사진을 갖고 싶어요.” 숲속 사진관에 편지 한 통이 왔다. 부엉이 사진사와 곰 조수는 긴 여행 끝에 지도에 그려진 곳에 도착한다. 말코손바닥사슴, 사향소, 바다코끼리…. 동물들은 도움을 주는 한편 가족사진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부엉이 사진사는 차례차례 사진을 찍어주고, 마침내 편지를 보낸 꼬마 북극여우를 만난다. 할머니 북극여우와 꼬마 북극여우의 다정한 모습이 카메라에 담긴다. 하지만 할머니 북극여우는 하늘나라로 떠나는데…. 혀를 쑥 내민 말코손바닥사슴, 풀을 입에 문 사향소 가족 등 동물들의 표정은 천연덕스럽고 익살맞다. 슬퍼하는 꼬마 북극여우 곁을 지키는 부엉이와 곰의 뒷모습이 따뜻하다. 부엉이네 새 식구가 된 꼬마 북극여우. 새 가족과 함께 찍은 부엉이 가족사진이 정겹다. 이별과 만남, 입양의 의미가 포근한 그림 속에 스르르 녹아들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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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생충’ 여운 삼키고… 배우들 다시 관객 앞으로

    영화 ‘기생충’에 출연한 배우들의 향후 활동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송강호는 항공기 테러를 다룬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 ‘비상선언’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영화 ‘관상’, ‘더 킹’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의 신작이다. 송강호는 이병헌과 함께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박소담은 다음 달 개봉하는 장률 감독의 신작 ‘후쿠오카’로 돌아온다. 28년 전 한 여자를 사랑했던 두 남자와 ‘소담’이 기묘한 여행을 하는 내용이다. 박소담은 미스터리한 여성 ‘소담’을 맡아 권해효, 윤제문과 호흡을 맞췄다. 최우식은 미국 영화 제작·배급사인 A24로부터 ‘전생’ 출연을 제안 받고 검토 중이다. 어린 시절 한국에서 만났던 두 사람이 시간이 흘러 재회하는 내용이다. A24는 ‘문라이트’ ‘레이디 버드’ 등을 만들었다. 이정은은 박지완 감독의 영화 ‘내가 죽던 날’에 발탁됐다. 유서를 남긴 채 사라진 소녀를 추적하는 형사의 이야기로, 김혜수가 출연한다. 이정은은 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나 홀로 그대’에서 주인공 소연(고성희)의 엄마 역을 맡았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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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김성환 화백, 대전현충원 안장

    시사만화 ‘고바우 영감’을 그린 고 김성환 화백이 국립대전현충원 국가사회공헌자 묘역에 7일 안장됐다. 이날 안장식에는 권영섭 한국원로만화가협회장, 김용발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등 만화계 및 언론계 인사와 유가족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9월 타계한 고인은 1955년 2월 1일 동아일보에 ‘고바우 영감’ 첫 회를 실은 후 2000년 9월까지 45년간 네 컷 만화에 현대사를 담았다. 총 1만743장의 원화는 2013년 근대 만화 최초로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지난해 12월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됐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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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코끼리를 그리자 우린 친구가 됐다

    침대에서 아프리카 책을 본 소년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소년의 마음은 초원으로 향한다. 코끼리, 얼룩말, 달려가는 기린 떼를 화폭에 담는다. 사자는 멀리 있는 나무에 올라가 망원경으로 보며 그린다. 때론 코뿔소에게 쫓기기도 한다. 황토와 초록빛 나무, 생명력 넘치는 동물들을 선명하고도 눈부시게 빚어냈다. 소년을 태우고 다니는 코끼리는 다정한 친구가 된다. 다시 침대라는 현실로 돌아온 소년. 그림 그리기는 계속된다. 글 없이 그림으로만 구성돼 상상력을 더 자극한다. 소년의 모험을 생동감 있게 담은 장면 하나하나에 빠져든다. ‘작가의 노트’에서 저자는 어린 시절 그림을 그리며 상상의 나래를 펼친 행복했던 시간이 영감의 원천이 됐다고 밝힌다. 그리고 당부한다. ‘그냥 그리세요. 멈추지 말고 계속 그리세요.’ 원제는 ‘DRAW!’.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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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집불통 스타 셰프의 티격태격 로맨스… ‘요리男’ 에릭-고원희 열연 기대감

    고집불통 스타 셰프와 자유분방한 패션 디자이너가 로맨스를 펼치는 채널A 드라마 ‘유별나! 문셰프’가 다음 달 6일 방송을 시작한다. 에릭이 기고만장한 문승모 셰프 역을, 고원희가 패션 디자이너 유벨라 역을 맡았다. ‘유별나! 문셰프’는 별 많고 달 밝은 서하마을에서 스타 셰프인 문승모와 기억을 잃고 천방지축 사고뭉치가 돼 버린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유벨라가 만나 사랑하고 성장하는 힐링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문승모는 한식의 역사를 새로 쓰는, 잘생기고 잘나가는 셰프지만 화재 사고로 부모님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자 모든 것을 접고 서하마을로 향한다. 한식집을 열지만 손님이라곤 없고,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은 유벨라가 나타난다. 드라마 ‘또! 오해영’ ‘연애의 발견’을 통해 ‘검증된 로맨스 장인’으로 불리는 에릭이 생활의 모든 것이 서툰 시골에서 고원희와 티격태격하며 어떤 매력을 보여줄지 관심이 높다.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뛰어난 요리 실력을 보여줬기에 에릭의 셰프 연기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시골 정취와 함께 정갈한 한상 차림을 통해 여유로움도 선사한다. 정유리 김경수 작가가 극본을 쓰고 최도훈 정헌수 PD가 연출한다. 5월에는 이유리 연정훈 이일화가 출연하는 채널A 드라마 ‘거짓말의 거짓말’을 선보인다. ‘유별나! 문셰프’의 후속작이다. 이유리는 재벌가 며느리에서 남편 살해범이 되는 지은수 역을 맡았다. 교도소에서 낳은 아이가 입양된 사실을 알고 새엄마가 되기 위해 거짓 사랑을 하는 안타까운 모성을 연기한다. 연정훈은 입양한 딸을 홀로 키우는 다정하고 정의로운 기자 강지민으로 출연한다. 이일화는 지은수의 전 시어머니인 김활란 역을 맡아 아들을 죽인 살인범으로 지목된 은수에게 복수를 실행한다. 이유리와 연정훈이 한층 깊어진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이일화도 섬뜩한 면모를 드러내며 변신을 예고했다. 김지은 작가와 김정권 PD가 손잡았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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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사과는 어렵지만 용기 내서해봐요

    초등학교 3학년 현우는 공원에서 친구들과 학예회에서 선보일 연극 연습을 하다 예쁜 아기를 만난다. 현우와 놀던 아기가 갑자기 넘어져 이마를 살짝 긁혔다. 현우가 죄송하다고 말하려 했지만 아기 엄마는 화를 내고 가버린다.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른 현우. 어느 날 아기 엄마가 아파트 바로 아래층에 사는 걸 알게 된 현우는 초인종을 누른 뒤 도망치고 거실에서 쿵쿵 줄넘기를 하며 소심한 복수에 나서는데…. 미안함이 분노로 바뀌고, 복수를 하며 통쾌해 하지만 곧 죄책감을 느끼는 현우의 마음이 현실적이고도 세밀하게 묘사돼 공감을 자아낸다. 각 장면을 익살스럽게 그린 그림은 역동적이고 깜찍하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건 용기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행동이다. 사과하는 건 쉽지 않지만 솔직하게 미안함을 표현하면 상대방도 마음을 열 수 있다고 찬찬히 일러준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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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만원 내고 40만원 받자” 근로자 휴가비 지원 접수

    중소기업 근로자, 소상공인 등에게 국내 휴가비를 지원하는 ‘근로자 휴가 지원 사업’에 참여할 기업과 근로자를 3월 4일까지 모집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근로자가 20만 원을 부담하면 기업이 10만 원, 정부가 10만 원을 각각 지원해 총 40만 원을 국내 휴가비로 사용할 수 있는 근로자 휴가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부터 중소기업 근로자, 소상공인뿐 아니라 비영리 민간단체, 사회복지법인 근로자로 대상을 확대했다. 모집 인원은 8만 명이다. 지원이 확정되면 올해 4월부터 내년 2월까지 11개월간 여행비를 사용할 수 있다. 전용 온라인몰 ‘휴가#’에서 리조트, 항공, 렌터카, 패키지 등 40여 개 여행사의 9만여 개 상품을 구입하면 된다. 40만 원을 초과할 경우 개인이 추가 결제할 수 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중소기업확인서와 사업자등록증을, 비영리 민간단체와 사회복지법인은 단체등록증 또는 설립허가증과 고유번호증을 내야 한다. 근로자 휴가 지원 사업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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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가벗은 듯 연기하는 배우, 삶이라는 무대 돌아보게 해[광화문에서/손효림]

    “(합창하던) 배우들이 사라진 후 저 문을 열고 나오면 2400개의 눈동자가 제게 꽂힙니다. 저를 바라보는 2400개 눈동자를 보면 심장이 쪼그라듭니다….” 뮤지컬 ‘스위니 토드’ 막공(마지막 공연)이 끝난 26일 밤 조승우 씨가 말했다.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 이 뮤지컬은 그가 출연한 모든 회차 티켓이 순식간에 매진돼 예매 전쟁이 벌어지고 암표까지 기승을 부릴 정도로 화제 속에 막을 내렸다. 억울하게 아내와 딸을 빼앗기고 복수만을 꿈꾸는 이발사 스위니 토드 역을 맡은 그는 광기와 분노는 물론이고 유머에 때론 애드리브까지, 노련하고 집중력 있는 연기로 객석을 들었다 놓았다 했다. 그런 그가 관객들과 처음 대면하는 매 순간이 그토록 떨린다고 털어놓은 것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분장을 지우고 배역에서 벗어나면 쓸쓸하고 고독함을 느낍니다. 좋은 이별이 있어야 좋은 만남도 있겠죠.” 말을 이어가는 그를 보며 모든 것을 오롯이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배우의 무게감, 그리고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무대는 기댈 곳도, 숨을 데도 없다. 배우들은 “무대에 서면 발가벗은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실수를 해도, 연기가 성에 차지 않아도 ‘다시 한 번’은 없다. 수십 년을 연기한 베테랑 배우도 무대에서는 겸허해진다. 연극 ‘오구’, ‘친정엄마와 2박 3일’에 오랜 기간 출연해 온 강부자 씨는 “아침에 눈을 뜨면 예불부터 시작한다. 오늘 공연도 무사히 끝나게 해 달라고 부처님께 기도한다. 공연 전에는 언제나 긴장된다”고 했다. 믿을 건 연습과 자기 관리뿐이다.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해 ‘세일즈맨의 죽음’ ‘사랑해요 당신’, 현재 공연 중인 ‘그대를 사랑합니다’까지 65년째 무대에 서고 있는 이순재 씨는 대사 암기력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그는 “기억력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 대통령들 이름을 외운다. 좋은 대통령도 외우고 쭉정이도 외운다(웃음). 조선시대 왕 이름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명산들은 위에서부터 내려가면서 외운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그렇게 성장한다.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무대만큼 냉정하게 보여주는 곳이 없기에. 살다 보면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발가벗은 채 서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때가 온다. 그럴 때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피하는 것도, 부딪쳐 보는 것도 스스로 정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를 감당하는 것 역시 자신의 몫이다. 연극 ‘미스 프랑스’ ‘멜로드라마’ ‘아트’에 출연한 김성령 씨의 말이 떠오른다. “무대에 서면 부족한 게 많다는 걸 계속 확인하게 됩니다. 두렵죠. 하지만 간절한 마음으로 애쓰면 조금씩 채워지는 느낌이 들어요. 그만큼 나아지고 있는 거라고 믿어요.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사로잡혀 도전 자체를 하지 않는 것보다는 끝까지 해내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요.” 그렇게 배우들과 무대는 우리네 삶을 비춘다. 지금 우리는 어떤 모습과 어떤 마음으로 내 인생의 무대에 서 있는가. 손효림 문화부 차장 aryssong@donga.com}

    • 2020-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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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강릉-전주-목포-안동, 관광거점도시 됐다

    외국인이 많이 찾아오는 지역이 되도록 집중 지원하는 ‘관광거점도시’ 사업에 부산, 강원 강릉시, 전북 전주시, 전남 목포시, 경북 안동시 등 5곳이 선정됐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8일 “외국인 관광객의 80%가 서울에 집중돼 한국을 찾는 외국인을 늘리기 위해서는 지역의 새로운 관광 거점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은 국제관광도시로, 강릉 등 4곳은 지역관광거점도시로 뽑혔다. 올해 부산에는 43억 원, 강릉 등 4개 도시에는 각 21억5000만 원, 홍보 및 컨설팅 30억 원 등 국비 159억 원을 투입한다. 2024년까지 이들 도시별로 5년간 각각 500억 원가량을 지원할 예정이다. 조현래 문체부 관광산업정책관은 “국비 지원 규모는 해당 도시의 사업 계획에 따라 700억 원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설을 짓는 것보다는 기존 관광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주요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 부산은 관광 기반 시설이 우수하고 발전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바다를 끼고 있는 점을 살려 각종 축제와 역사 문화 행사를 마련할 예정이다. 평창 겨울올림픽을 개최한 강릉은 올림픽 도시라는 이미지를 활용한 사업을 제시했고, 강원 지역을 연계하는 안내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전주는 한옥마을을 적극 활용하고 전북도 내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관광 상품을 만들겠다고 제안했다. 목포는 근대역사문화와 음식문화, 섬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안동은 유교문화 자원을 바탕으로 한국의 전통문화를 다채롭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1750만 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2000만 명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관광거점도시가 한국 관광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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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당, 불교단체에 육포 선물 논란…황교안 “심려 끼쳐드려 송구”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설날 선물로 조계종 등 복수의 불교단체에 육포를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실무적 착오로 인한 실수”라지만 육식을 원칙적으로 금하는 불교계에 설 선물로 육포가 배송됐다는 사실만으로 불교계 표심 이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20일 한국당 등에 따르면 황 대표 비서실은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과 국회의원, 사회지도층에게 설 선물로 9만원 상당의 백화점 육포 선물세트 500여개를 보내면서 불교 단체에는 한과세트를 보내겠다고 황 대표에게 보고했다. 한과 세트는 12개였다. 하지만 배송이 시작된 17일 조계종 등 복수의 불교 단체에 한과 대신 육포가 배송됐다는 걸 알게 됐다. 대표실과 백화점 실무진끼리 배송 명단을 분류하던 중 착오로 벌어진 ‘배달사고’였다는 게 한국당의 설명이다. 한국당은 17일 담당자가 조계사를 방문해 총무원장 등 스님 3명에게 배송된 육포를 한과로 교체하고 사과한 데 이어 김명연 대표 비서실장이 20일 총무원장을 만나 재차 사과했다. 육포가 배송된 다른 불교단체들에는 백화점 측이 찾아가 사과하고 해당 지역구의 한국당 의원들도 전화로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명연 실장은 20일 황 대표에게 보직 사퇴 의사를 전했다.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조계종에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하다. 경위를 파악해보겠다”고 했다. 당 안팎에선 이런 공감 능력으로 총선을 치를 수 있겠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종교계에 보내는 선물은 당대표가 해당 종교와 인연이 깊은 의원에게 부탁해 전달하는 게 관례”라며 “향후 총선 실무 처리가 우려스럽다”고 했다. 조동주기자 djc@donga.com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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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나이테가 쌓이듯 역사를 품은 나무

    강원 강릉시 오죽헌의 커다란 매화나무는 1400년대 초반 이조참판을 지낸 최치운이 이 집을 짓고 뒤란에 심었다. 신사임당이 이 집에 머물 때는 100년쯤 된 큰 나무였다. 매화를 좋아한 사임당은 ‘고매도’ ‘묵매도’ 등 매화 그림을 많이 그렸다. ‘나무 인문학자’인 저자는 최치원 이황 원효대사 김구 등 역사적 인물과 관련된 나무들을 차례차례 소개한다. 경남 합천 해인사의 전나무는 최치원이 꽂은 지팡이가 자란 것이라는 전설을 간직했다. 경기 양평군 용문사의 은행나무는 마의태자가 운명을 다한 신라를 생각하며 심었다고도 하고, 신라의 의상대사가 심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은행나무는 임진왜란, 6·25전쟁 등 나라에 변고가 다가오면 큰 울음소리를 냈다고 한다. 전국 곳곳의 나무를 통해 우리 역사와 전설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당당하고 멋스러운 자태의 나무들이 컬러 사진에 시원스레 담겨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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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좋아하는건 달라도 우리는 모두 친구!

    원숭이 모모는 바나나 우유를, 토끼 토토는 당근 수프를 좋아한다. 둘은 단짝 친구. 토토가 주황색 장난감 자동차가 어떤지 묻자 모모는 노란색이 더 멋지다고 말한다. 토토가 주황색 모자를 고르자 모모는 노랑이 더 잘 어울린다며 모자를 씌워 준다. 자기 생각을 말하려는 토토에게 모모가 노란 꽃다발을 안기자 토토는 같이 안 논다는 쪽지를 남기고 가 버리는데…. 단짝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걸 마냥 건네는 모모는 해맑다. 초록 모자를 쓴 판다와 갈색 옷을 입은 코알라를 보며 토토가 토라진 이유를 깨달은 모모, 수줍게 모모가 내민 주황색 꽃 한 송이에 마음이 풀린 토토. 각각 다른 취향을 존중하자는 당부를 예쁘게 담아냈다. 앞 면지에는 모모가 좋아하는 야구공과 망원경을, 뒤 면지에는 토토가 아끼는 축구공과 팔레트 등을 그렸다. 작은 그림에도 하나하나 의미를 담은 고운 작품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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