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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에 광복군으로 활동한 애국지사 조동성 선생(사진)이 18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1920년 평북 정주에서 태어난 선생은 1944년 1월 중국 허베이(河北) 성 스자좡(石家庄)에서 항일 지하공작에 가담했다. 같은 해 3월 허난(河南) 성 뤄양(洛陽)에서 중국군 별동대원과 함께 항일 활동을 하다 광복 직전 광복군 제3지대 본부에 입대했다. 정부는 1980년 대통령표창을 수여했다. 빈소는 대구보훈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20일 오전 8시 반,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 4묘역. 010-9611-1768}
국방부가 다음 달 10일경 역대 해·공군참모총장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초청해 국방개혁 설명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군소식통은 19일 “역대 해·공군총장들이 국방개혁을 반대하며 설명회에 불참했지만 끝까지 개혁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구하고 군 선배의 조언과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별도로 설명회를 여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부실한 군 의료체계로 인한 장병들의 인명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지난달 27일 현역 병사가 취침 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호흡 곤란을 겪다 숨진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19일 군 당국에 따르면 육군 모 사단 공병대대 소속 김모 일병(20)은 지난달 27일 오전 4시 20분경 부대 생활관에서 잠을 자다 갑자기 의식을 잃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김 일병이 의식불명 상태에서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하자 동료들은 김 일병을 사단 의무대로 옮겨 당직 군의관으로부터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받도록 한 뒤 오전 6시경 국군춘천병원으로 후송했지만 숨졌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군 병원은 김 일병의 사인을 ‘상세불명의 심장정지’로 인한 돌연사로 추정하고 유가족의 동의를 얻어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실시했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고엽제는 미군이 적의 은신처인 숲을 고사시키기 위해 사용한 맹독성 혼합제초제로 ‘에이전트 오렌지(Agent Orange)’라고 불린다. 고엽제가 살포된 삼림지역은 몇 시간 만에 잎이 타들어갈 만큼 독성이 강하다. 미국은 1962년부터 1972년까지 10년간 총 1900만 갤런의 고엽제를 베트남전쟁에 사용했다. 1999년에는 주한미군이 1960년대 말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 이남 지역에 고엽제를 집중 살포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기도 했다. 주한미군이 1968년 작성해 미국 화생방사령부에 보고한 ‘식물통제계획’이란 문건에 따르면 한미 군 당국은 1968년 4월 15일∼5월 30일, 1969년 5월 19일∼7월 31일 두 차례에 걸쳐 2만6000여 명의 군 병력을 투입해 고엽제 살포작전을 진행했다. 남방한계선 일대의 북한군 예상 침투로를 불모지화해 침투도발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제초제는 약 5만9000갤런이 살포됐고, 이 중 독성이 강한 고엽제는 약 2만1000갤런이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이번에 주한미군으로 근무했던 미국인 3명이 1978년 경북 칠곡군 왜관읍의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 묻었다고 증언한 다량의 고엽제는 미군이 DMZ 일대에 살포하고 남았거나 베트남전쟁이 끝난 뒤 한국으로 반입한 물량일 가능성이 높다. 캠프 캐럴은 주한미군의 군수지원 전담 기지다. 일각에선 캠프 캐럴 외에 전국에 산재한 미군기지에서도 고엽제와 같은 독성물질을 처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베트남전쟁 참전자 가운데 상당수가 지금까지 고엽제로 초래된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고엽제 후유증 환자는 3만5363명, 후유의증(후유증 의심) 환자는 9만239명이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이유종 기자 pen@donga.com}
군 시설공사와 관련해 각종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건설업체들로부터 수천만 원어치의 금품과 골프 접대를 받은 공군 중령과 군무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군 검찰에 구속됐다. 공사 감독관의 지위를 이용해 건설업체 대표로부터 차용금 명목으로 2000만 원의 금품을 받은 공군 소령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18일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에 따르면 공군 시설병과의 노모 중령(48)은 올해 3월 A건설업체로부터 월 한도액이 1억 원에 달하는 법인신용카드를 건네받아 개인적으로 쓰고 300만 원 상당의 상품권과 아이패드 3대를 포함해 모두 1300만 원어치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군 검찰 관계자는 “노 중령은 A사로부터 퇴직 후 입사를 약속받은 뒤 공군 시설사업의 평가위원으로 선정된 다른 공군 장교들에게 100만 원 상당의 상품권과 식사를 접대하면서 조직적인 로비를 벌였다”고 말했다. 또 노 중령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다른 민간건설업체 6곳으로부터 여덟 차례에 걸쳐 골프 접대를 받은 혐의도 있다고 군 검찰은 밝혔다. 공군 시설병과의 6급 군무원 최모 씨(52)는 2009년 1월 경기 평택시 오산공군기지 내 항공기 급유시설과 저유탱크 공사의 하도급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등 편의를 봐주고 B건설업체로부터 현금 33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씨는 공사 편의를 봐준 민간건설업자들을 시켜 자신의 상급자들에게 600여만 원어치의 한우고기세트를 보내도록 하고 자신의 차량 수리비 145만 원까지 대신 내도록 한 혐의가 있다고 군 검찰은 설명했다. 구속된 최 씨와 민간건설업체로부터 25만∼28만 원 상당의 한우고기세트를 받은 공군 간부는 준장 1명을 포함한 장교 10명, 부사관 2명, 군무원 2명 등 모두 14명이다. 군 검찰은 소속 부대에 이들에 대한 징계를 의뢰할 방침이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아들과 같은 소대 훈련병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목숨을 잃었다는 동아일보의 보도를 보면서 하루 종일 울었습니다.” 15일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온 중년 여성의 목소리는 흐느낌으로 가늘게 떨렸다. 올해 2월 중이염과 이명(耳鳴) 증세로 민간병원 진료를 요구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는 편지를 남기고 자살한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정모 훈련병(21)의 어머니였다. 본보는 14일자 A1면에 지난달 야간 행군 뒤 급성호흡곤란 증세로 사망한 노모 훈련병(23)이 정 훈련병과 같은 소대였다고 보도했다. 정 훈련병의 어머니는 “내 아들도 초기에 제대로 진료를 받았더라면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더 이상 나 같은 부모가 없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전화를 끊은 뒤 20여 년 전 훈련병 시절이 떠올랐다. 육군 모 사단 훈련소에 기자를 비롯한 1000여 명의 젊은이가 군인으로서 첫발을 내디딘 때였다. 다소 쌀쌀한 초봄 날씨에 난생처음 군복과 군화 차림으로 연일 고된 훈련을 받다 보니 적지 않은 훈련병이 목감기와 몸살, 근육통에 시달렸다. 일부 증세가 심한 훈련병은 밤새 식은땀을 흘리며 끙끙 앓기도 했지만 사단 의무대에서 처방받은 약으로 버텨야 했다. 당시에도 훈련병이 민간병원을 이용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했다. 큰 부상이나 뚜렷한 병세가 없으면 군 병원 후송도 힘들었다. 섣불리 후송 얘길 꺼냈다가는 ‘군기가 빠졌다’ ‘꾀병 부린다’는 면박을 받거나 이른바 ‘고문관’으로 낙인찍히지 않을까 우려했다. ‘군 병원에 가면 병을 더 키운다더라’ ‘누가 군 병원에서 수술한 뒤 불구가 됐다더라’는 풍문에 불신도 컸다. 그로부터 강산이 두 번이나 변했지만 군 의료체계에 대한 불신과 불안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군 의료시설을 믿지 못해 휴가를 이용해 민간병원을 찾는 현역병 수도 줄지 않고 있다. 최근 군내 의료사고가 잇따르면서 국회가 팔을 걷어붙였다. 여야 국회의원들은 국방의학원 설립을 재추진하는 등 군 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약속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도 군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국방부도 더 이상 예산 타령이나 다른 부처 탓만 하지 말고 군 의료체계 대수술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낙후된 군 의료체계 때문에 피해를 보는 장병과 ‘내 아들 군대 보내기 불안하다’는 부모들의 근심이 사라지지 않는 한 ‘싸워 이기는 선진강군’ 건설은 요원하다.윤상호 정치부 ysh1005@donga.com}
북한군이 17일 오후 강원 중부전선에서 240mm 방사포 4문을 포진지에서 끌어내 남쪽을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군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경 강원 김화군 성후리에 있는 북한군 포진지에서 240mm 방사포 4문이 밖으로 나와 남쪽을 향하고 있는 상황이 포착됐다. 북한군 포진지는 강원 화천군 남방한계선에서 약 6km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부전선 인근 전방 부대들은 경계 태세를 강화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포병 훈련을 하기 위해 방사포를 전개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까지 특이한 동향은 없지만 만약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북측의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군이 휴전선 인근에 집중 배치한 240mm 방사포는 차량에 12∼22개의 로켓 발사관을 탑재한 다연장로켓으로 최대 사거리가 43∼60km에 이른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16일 “군에서 적군과 싸워야 하는 군인들이 질병과 싸워서야 되겠느냐”며 부실한 군 의료체계의 개선을 촉구했다. 이날 이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김관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정책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부름을 받은 군인들의 건강은 나라가 지켜줘야 한다. 그러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오진과 늑장 치료로 의식을 잃거나 의식 불명에 빠진 장병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한 동아일보 13일자 신문을 들어 보이며 “기사 제목이 ‘부모 가슴에 못 박는 구멍 난 군 의료’다”며 “군대에 자식을 보낸 부모 심정에서 보면 오죽하겠느냐”라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을 보면 대통령 장관 등 최고 국가지도자가 병이 생기면 군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정도로 우수한 의료시설과 의료진을 군에서 가지고 있다”며 “선진국의 길목에 있는 우리도 그런 수준이 될 수 있도록 국방부와 한나라당이 같이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정책위의장은 장기복무 군의관 양성을 위한 국방의학원의 설립에 대한 의사협회의 문제 제기에 대해선 “많은 수를 늘리지 않더라도 장기복무 인센티브를 줘 우수인력이 이쪽(군)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거나 의대 재학 중 장학금을 줘 군에 올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잇단 군내 의료사고에 대해) 국민에게 죄송스럽다”며 “군 의료체계와 관련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 차원의 개혁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박진, 민주당 신낙균, 자유선진당 박선영, 미래희망연대 김정 의원 등 여야 4당 의원들은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국회 국방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인 국방의학원 설치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초당적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한편 김상기 육군참모총장은 16일 “야전부대의 의료 실태와 환경을 종합적으로 정밀 진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김 총장은 충남 계룡대 대회의실에서 열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장병의 건강을 지키는 일은 튼튼한 국방을 유지하는 전제이자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얻는 핵심”이라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육군은 전했다. 육군 관계자는 “최근 언론 보도로 군 의료사고 장병 피해가 잇달아 알려지고 군 안팎의 비판이 제기되자 육군 최고지휘관으로서 장병 건강과 의무진료 환경 개선에 대한 일선 지휘관들의 관심과 노력을 각별히 촉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육군은 이날 오후 보건복지부 소속 질병관리본부와 장병들의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을 위한 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육군은 앞으로 치료가 힘든 질병이 발생할 경우 질병관리본부의 전문 인력과 각종 정보, 백신 등을 지원받게 된다. 7월 전방 지역의 말라리아 환자 발생을 차단하기 위한 공동 역학조사도 실시하기로 했다.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육군 대장·사진)이 최근 “(상부지휘구조 개편을 골자로 한) 한국군의 국방개혁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샤프 사령관이 한국군 국방개혁에 대해 명시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샤프 사령관은 최근 서울 용산 주한미군사령부에서 홍규덕 국방부 국방개혁실장, 박찬주 상부지휘구조개편추진단장 등 한국 측 관계자들로부터 국방개혁 307계획에 대한 브리핑을 받은 뒤 “한국군 상부지휘구조 개편이 복잡하게 생각됐는데 많이 이해했으며 이를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군 소식통들이 16일 전했다. 샤프 사령관은 브리핑을 받으며 다음 달 창설되는 서북도서방위사령부의 위치와 기능, 올해 12월 창설되는 합동군사대학의 역할 등에 깊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2015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따라 주한미군사령부를 대체할 한국사령부(KORCOM) 사령관의 한국 측 상대가 합참의장과 합참 1차장 중 누구인지를 물었고, 국방부 관계자들은 “합참의장이 원칙적으로 맡되, 합참 1차장이 대행할 수도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방부는 다음 달 초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일반 국민과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국방개혁 대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조창현 광주신세계 대표 모친상=14일 경남 진주의료원, 발인 16일 오전 10시 055-771-7921}

현역 장교가 임관 후 8년 동안 매달 봉급의 일부를 떼어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육군 제20기계화 보병사단에 근무하는 김장근 대위(32·학군 41기·사진)는 2003년 3월 소위로 임관하면서 받은 첫 봉급 가운데 10만 원을 고향인 충북 음성군 음성읍사무소에 기부했다. 읍사무소 측은 이 돈으로 쌀 4포대(40kg)를 사 관내 무의탁 노인과 생활보호대상자에게 전달했다. 김 대위가 지금까지 읍사무소에 기부한 금액은 총 1000여만 원으로 이 돈은 460여 포대의 쌀로 바뀌어 어려운 이웃들에게 소중한 보탬이 됐다. 김 대위는 20사단으로 전입한 2008년 3월부터는 음성읍사무소에서 소개받은 소년소녀가장 2명에게 매달 3만 원을 후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그간 틈틈이 모은 100만 원을 양평읍사무소에 전달해 홀로 사는 노인 등 6가구에 연탄 1690여 장을 지원했다. 김 대위는 현재 매달 봉급의 10%에 해당하는 약 26만 원을 이웃사랑 실천에 쓰고 있다. 그는 간편한 자동이체 대신 직접 가까운 은행이나 현급지급기를 찾아가 계좌이체로 기부금을 전달한다. 첫 기부를 하면서 ‘평생 나눔을 실천하겠다’고 했던 다짐을 되새기고 송금하는 짧은 시간이나마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김 대위는 “틈날 때마다 홀로 사는 노인에게 도시락을 전달하고, 양로원을 찾아 청소 봉사를 실천한 어머니를 보면서 자랐다”며 “넉넉하진 않지만 알뜰한 아내가 이해해주고 부모님도 성원해 줘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육군훈련소의 같은 소대에서 불과 2개월 사이에 훈련병 2명이 잇달아 숨지는 등 허술한 군 의료체계로 인한 장병 피해가 잇따르자 더는 이를 방치해선 안 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국회에선 여야를 떠나 초당적 차원에서 국방의학원 설립 재추진을 비롯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정부도 군 의료체계의 총체적 점검에 나서는 등 이번 사태의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군 관계자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후진적인 군 의료체계를 확 뜯어고치지 않는 한 ‘싸워 이기는 강군’이란 구호는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여야, 군 의료체계의 전면 개선 추진한나라당 박진, 민주당 신낙균, 자유선진당 박선영, 미래희망연대 김정 의원 등 여야 4당 의원들은 15일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국회 국방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인 국방의학원 설치 법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밝혔다.이들은 “열악한 우리 군 의료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장기복무 군의관 양성을 통해 안정적이고 선진화된 의료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전공의 부족과 시설 낙후 등 열악한 군 의료시스템으로 생명을 위협받고 억울한 피해를 보는 장병들이 더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국방의학원법은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한나라당도 군 의료체계 개선에 적극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방의학원 문제는 결국 예산 문제로 귀속된다”며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국방부와 함께 확대당정회의를 조만간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16일 오후 김관진 국방부 장관을 당으로 불러 군 의료체계의 실태와 개선 방안에 대해 보고받은 뒤 획기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다.임채민 국무총리실장은 15일 “최근 동아일보가 군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한 기사는 의미 있는 내용이었다”며 “(과거) 군 의료체계의 문제점에 대해 나도 지적해 왔지만 간신히 장기복무 군의관 13명을 늘리는 게 전부였다”고 말했다.○ 육군훈련소의 열악한 의료체계 실태불과 두 달 사이에 충남 논산시 육군훈련소의 한 소대에서 훈련병 2명이 잇달아 숨진 사건은 낙후된 훈련소 의료체계와 후진적 제도가 낳은 ‘합작품’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시대가 바뀌어도 장병들을 ‘소모품’으로 여기거나 낙후된 군 의료체계를 당연시하는 사회 인식도 훈련병들의 정당한 의료권리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국방부는 올해 2월 민간병원 진료 요청을 번번이 거절당한 정모 훈련병이 자살한 뒤에야 실태 조사를 벌인 뒤 부랴부랴 관련 훈령을 고쳤다. 군의관이 승인을 해야만 민간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기존 훈령 때문에 훈련병들은 몸에 이상이 있어도 훈련소 내 의무대와 군병원 진료에만 의존해야 했다.개정된 훈령에 따라 육군훈련소는 지난달부터 훈련소장이 판단해 훈련병의 민간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격’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군 관계자는 “군 당국이 현역병의 건강보험 부담금을 줄이고 훈련병들에 대한 용이한 통제를 위해 민간병원 이용을 최대한 자제시킨 게 결국 화근이 됐다”며 “이번 사건으로 훈련병은 물론이고 그 부모들이 군 의료체계를 더 불신하게 됐다”고 말했다.육군훈련소의 미흡한 의료시설도 심각한 문제다. 국방부는 최근 군 의무 현대화 계획을 추진하면서 기존 20개의 국군병원을 15개로 줄였다. 이로 인해 그동안 육군훈련소에 대한 의무지원을 전담하던 국방부 직속 국군논산병원이 없어지고 훈련소 안에 설치된 육군 예하 논산지구병원이 그 역할을 대신하면서 진료 능력과 수준이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이런 국군병원 축소로 약 1만7000여 명에 달하는 육군훈련소의 훈련병들은 적절한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없었고, 결국 늑장 치료나 오진으로 인한 의료사고의 위험성이 상존해 왔다고 군 관계자들은 전했다. 한 관계자는 “육군훈련소 내 논산지구병원을 찾는 훈련병이 하루 500명에 달하는데 제대로 된 진료가 이뤄질 수 있겠느냐”며 “이번 사건이 곪을 대로 곪은 군 의료체계의 실상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말했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국방부가 국방의학원 설립을 적극 추진했던 배경에는 장기복무 군의관의 확보뿐 아니라 생화학 무기에 대한 연구 등 유사시 국가안보는 물론이고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군 특수의학 연구를 활발히 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군의 특수한 상황이 반영되지 않은 채 장기복무 군의관을 확보할 경우 전시와 같은 국가 위기상황에서 효과적인 의무지원 체계가 이뤄지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미국과 일본은 오래전부터 국방의료기관을 설립해 전문성을 갖춘 의료 인력을 안정적으로 배출하고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직업군의관을 양성하기 위해 1976년 국방의대(USUHS)를 설립했다. 현재 매년 165명의 군 의료 인력을 양성하고 있으며 이들은 4년간의 수련 기간을 포함해 11년간 군에서 의무 복무를 해야 한다. 미군 전체 군의관의 25%, 20년 이상 장기복무 군의관의 80%가 국방의대 출신이다. 미 국방부는 군의관 가운데 국방의대 출신이 장기근속, 진료능력 및 태도 등 모든 면에서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한다. 일본도 1974년 방위의대를 설립해 매년 80여 명의 직업 군의관을 배출하고 있다. 이들도 6년간의 수련 기간을 비롯해 9년간 의무 복무해야 한다. 현재 일본 자위대 전체 군의관의 50% 이상이 방위의대 출신이라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일본도 40년 전 군의관 확보가 한국만큼 힘들었지만 방위의대를 설립한 뒤 짧은 기간에 장기복무 군의관 확충은 물론이고 군 의료 수준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지난달 충남 논산시 육군훈련소에서 야간 행군 뒤 패혈증에 따른 급성호흡곤란 증세로 사망한 노모 훈련병(23)이 올해 2월 중이염 증세로 민간병원 진료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는 편지를 남기고 자살한 정모 훈련병(21)과 같은 소대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불과 2개월 사이에 같은 소대에서 훈련병 2명이 잇달아 숨지자 군 당국은 두 훈련병이 속한 소대를 폐쇄하고 소대장에게도 지휘를 중지시키고 대기 조치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정 훈련병은 올해 2월 중이염과 이명(耳鳴) 증세가 계속되자 민간병원에서 진료를 받게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훈련소 측은 관련 훈령에 따라 국군대전병원에서 치료를 받도록 했다. 정 훈련병은 가족에게 ‘훈련소에서 민간병원 진료를 허락해주지 않는다’는 내용의 편지를 남긴 뒤 훈련소 내 화장실에서 목을 매 숨졌다. 이 사건 후 국방부는 육군훈련소의 의료시스템을 점검하는 한편 훈련병이 민간병원 진료를 원할 경우 훈련소장이 판단해 승인하도록 훈령을 고쳐 지난달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기존 훈령에 따르면 육군훈련소 훈련병은 국군대전병원의 군의관이 승인을 해야만 민간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현역 장병이 민간 의료기관을 이용할 경우 국방부가 내야 하는 건강보험 부담금을 줄이려는 취지 때문이었다. 군 소식통은 “육군훈련소의 1만5000여 명에 달하는 훈련병을 국군대전병원에서 모두 떠맡기 힘들고 진료 수준도 한계가 있어 훈령을 개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달 뒤인 지난달 23일 정 훈련병과 같은 소대의 노 훈련병이 야간 행군 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군 의료체계 전반에 대한 불신과 불안이 더 팽배하고 있다. ▼ “軍의료 시스템 전면수술” ▼원유철 국방위장 “즉각 추진”… 金총리 “진상 철저하게 조사”오진과 늑장 치료로 인한 군 장병들의 피해 사례가 속출하면서 국회와 정부가 군 의료실태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대책 마련에 나섰다. 원유철 국회 국방위원장은 13일 국회 브리핑에서 “이제 ‘땜질식 처방’으론 우리 아들들의 생명을 지키고 군 의료시스템의 체질을 변화시킬 수 없다”며 △군 의료사고 진상조사 소위원회 구성 △국방의학원 설립 재추진 △관련 예산 확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008년 국방의학원 설립 법안을 대표 발의한 한나라당 박진 의원도 “올해 3월 무산된 국방의학원 설립 법안을 다른 여야 의원들과 뜻을 모아 다음 달 국회에서 반드시 되살리겠다”고 말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날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다시는 이런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대비책을 강구하고 군 의료체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

부모 가슴에 못 박는 구멍 난 군 의료체계를 고치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나섰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군 의료체계의 문제점에 대해 철저히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 국회도 국방위원회를 중심으로 국방의학원 설립 재추진과 군 병원 민간 의사 채용 확대 등 대책 추진에 나섰다. 하지만 군 의료체계의 현실을 고려할 때 후속 대책이 제대로 추진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방의학원 다시 추진되나 국방부는 4년 전부터 장기복무 군의관 양성을 위해 국방의학원 설립을 추진했다. 임상 경험이 풍부한 장기복무 군의관이 전체 군의관의 4%에 불과해 군 의료진에 대한 불신이 계속되는 상황을 더는 외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국방부는 2015년까지 국방의학원을 설립해 매년 40명, 중장기적으로 600명의 장기복무 군의관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국군수도병원을 비롯한 주요 군 병원에 배치할 계획이었다. 국방의학원 건립에 약 2000억 원, 연간 운영비로 약 726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올해 3월 국무총리실 주재로 국방부와 보건복지부, 교육과학기술부 차관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국방의학원 설립 계획은 취소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국방부 관계자는 “의사협회가 과잉 중복투자라고 반발했고 관련 부처에서 재원 마련에 난색을 표해 결국 포기하는 쪽으로 정리됐다”고 말했다. 이에 국방부는 국방의학원 설립을 포기하는 대신 내년부터 해마다 13명씩 장기복무 군의관 양성 요원을 민간 의대에 보내 전문의 자격증을 따도록 한 뒤 군에 복귀해 10년간 의무 복무토록 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는 단기적인 대책일 뿐 의료 인력의 안정적 확보와 군 의료 수준의 향상을 위한 근본 대책이 아닌 만큼 무산된 국방의료원의 설립을 재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원유철 국회 국방위원장은 “군 의료체계에 대한 국민의 불안과 비판을 국회와 정부가 더는 외면해선 안 된다”며 “좌초된 국방의학원 설립 법안을 국방위 차원에서 재논의하겠다”고 밝혔다. 2008년 국방의학원 설립 법안을 발의한 박진 한나라당 의원도 “후진적 군 의료체계를 바꾸려면 국방의학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뾰족한 대책 없는 국방부의 속사정 군내 의료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국방부는 군의 전반적 의료체계를 점검하고 다양한 개선책을 추진해 왔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그간 많은 대책을 추진했지만 예산 문제와 관련 부처 협의 과정에서 현실적 한계에 부닥쳐 빛이 바랜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장기복무 군의관 확보 문제만 해도 국방부는 그동안 군 장학생과 단기복무 군의관의 장기복무 전환, 사관생도 위탁교육, 민간 계약직 의사 채용 등 각종 노력을 기울였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08년 5월부터 2013년까지 180명의 민간 의사를 영입해 20여 개 주요 군 병원에 배치한다는 계획도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군 병원에 채용되더라도 전문계약직이어서 신분이 불안정하고, 군이 제시하는 1억 원 안팎의 연봉 수준에 민간 의사들이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장병의 심리상담에 필요한 정신과 전문의의 경우 연봉 요구 수준이 2억 원이나 된다”며 “민간 의사 채용 공고를 내도 전반적으로 연락이 잘 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방의학원 설립 재추진을 비롯한 군 의료체계의 전면적 개선은 군 당국의 역량만으로는 요원하다”며 “범정부 차원의 정책적 관심과 예산 지원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고 말했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군에서 진료를 받다 사망하거나 의식불명에 빠진 장병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군 의료체계의 허점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해당 장병의 가족들은 군 병원의 오진과 늑장 진료 때문에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 병을 키웠다고 비판한다.육군 21사단 66연대 소속 오동은 병장(22)이 몸에 이상을 느끼고 사단 병원을 찾은 것은 지난해 8월 말. 며칠째 속이 메스껍고 체중도 102kg에서 62kg으로 줄어든 오 병장을 검진한 군의관은 ‘중증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군의관은 오 병장을 데리고 간 중대장에게 일주일분의 우울증 약까지 처방했다.이후로도 오 병장은 지난해 10월 중순까지 세 차례에 걸쳐 같은 증세를 호소했지만 사단 병원의 우울증 진단은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병세가 악화된 11월 초에야 국군 홍천병원을 찾은 오 병장은 군의관에게서 폐결핵일 수 있다는 소견을 들었고 얼마 뒤 폐결핵 확진 판정을 받았다.오 병장의 어머니는 “당시 병원을 찾아 의식을 잃은 아들을 걱정하는 내게 군의관이 ‘안정제를 투여해 2∼3시간 후면 깨어날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음 날 오 병장의 병세는 더 악화돼 거의 의식을 잃은 상태로 인근 강원 춘천시 한림대 성심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병원 측은 오 병장의 두개골에 구멍을 내 물을 빼내는 한편 뇌경색 위험도 커 혈관을 펴는 수술까지 했다. 이후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 추가로 뇌수술을 받아 고비는 넘겼지만 오 병장은 눈을 깜박이는 것 외엔 손가락조차 움직일 수 없는 처지가 됐다.담당 의사는 오 병장의 가족에게 “폐결핵균이 뇌로 침투해 뇌의 30% 이상이 손상되는 바람에 회복이 힘들고 평생 이런 상태로 살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결국 군 병원의 초기 진단 착오로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 병세가 손쓸 수 없을 만큼 악화됐다고 가족은 주장하고 있다.이에 대해 육군 21사단 측은 “초진 당시 X선 촬영 등을 했으나 특별한 증상을 발견하지 못하던 차에 오 병장이 우울증 자가진단표를 가져와 우울증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해 정신과 진료를 권했고 이후 찾아왔을 때도 별다른 증상이 없어 보여 우울증 치료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동아일보는 당시 오 병장을 진료한 군의관의 해명을 듣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군 당국은 “규정상 군의관이 언론과 직접 접촉할 수 없다”고 밝혔다.지난달 충남 논산시 육군훈련소에서 야간 행군훈련을 한 뒤 숨진 노모 훈련병(23)도 적절한 응급조치를 받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지난달 23일 새벽 20km의 야간 행군을 마친 뒤 부대로 복귀한 노 훈련병은 고열 증세로 부대 병원을 찾았지만 군의관이 환자 진료를 마치고 퇴근하는 바람에 제대로 진단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결국 일병 계급의 의무병이 당직 군의관에게 보고하지 않고 노 훈련병에게 해열진통제만 처방한 다음 부대로 복귀시킨 게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육군훈련소 측은 처음엔 “의무병이 군의관에게 보고하지 않고 임의 처방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거듭된 확인 요구에 “군의관이 직접 진료하지 않고 의무병이 해열제 처방을 한 게 맞다. 당직 군의관에게 보고했는지는 조사하고 있다”고 말을 바꿨다.노 훈련병은 고열 증세가 계속되고 병세가 악화되자 육군훈련소 지구병원에서 패혈증 의심 진단을 받은 뒤 민간병원인 건양대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음 날 숨을 거뒀다. 부검 결과 노 훈련병은 뇌수막염으로 인한 패혈증과 급성호흡곤란 증세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잠복기가 며칠에 불과한 뇌수막염의 특성을 고려하면 입대 후 병에 걸렸을 개연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세대에 다니다 올해 3월 입대한 노 훈련병은 173cm, 70kg의 체격으로 현역 1급 판정을 받았다. 가족은 “입대 전 특별한 병을 앓은 적이 없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군 안팎에선 두 사건 모두 군의 미비한 의료 수준과 장병들의 의료 권리에 대한 군 당국의 안이한 인식 때문에 초래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전문가들은 “군에서 장병들이 제때 진료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등 피해를 보는 사례가 계속되는 한 ‘후진군대’라는 오명을 씻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역대 참모총장단을 비롯한 해군과 공군 예비역 장성들이 17일부터 사흘간 김관진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열리는 국방개혁 설명회에 대대적으로 불참하기로 했다. 역대 해·공군 총장들은 조만간 기자회견을 통해 군 상부지휘구조 개편을 골자로 한 ‘국방개혁 307계획’을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어서 군 개혁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해·공군 예비역 참모총장단은 12일 김 장관에게 보낸 공문을 통해 군 상부지휘구조 개편에 대한 토론회를 열 것을 제의하면서 예비역 장성 초청 국방개혁 설명회에 불참하겠다고 통보했다. 이한호 전 공군총장은 1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김홍래 전 공군총장, 안병태 전 해군총장 등 역대 총장들이 논의한 결과 해·공군 예비역 장성들은 국방개혁 설명회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장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우편을 통해 해·공군 예비역 장성들에게 결정 내용을 전파했고 다수가 (우리 불참 결정에) 동의했다”며 “이미 국방개혁 설명회 참가 의사를 밝힌 예비역 장성들도 대부분 불참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지휘구조 개편안으로는 합동성도 강화되지 않고 지휘조직도 더 복잡해지면서 각 군의 전문성이 훼손될 게 뻔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해·공군 예비역 장성들은 9일 각각 해군협회와 공군전우회 명의로 한민구 합참의장에게 육군 위주의 인적 구성, 과도한 권한 편중 등이 우려된다며 국방개혁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전달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런 움직임과 상관없이 예정대로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성우회 소속 예비역 장성 2300여 명에게 초청장을 발송해 현재까지 598명이 참석 의사를 밝혀왔고 최종 참석 인원은 650명 안팎으로 예상된다”며 “아직 불참을 통보하거나 참석 의사를 철회한 예비역 장성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국방개혁 307계획’의 명칭을 ‘국방개혁 기본계획 11-30’으로 바꾸기로 했다. 김 장관은 12일 참모회의에서 “국방개혁 307계획은 일종의 지침 성격의 계획에 붙인 명칭으로 어느 정도 계획이 구체화한 만큼 이제 바꿀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1-30’은 2011년에서 2030년까지 추진한다는 의미라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307계획’은 국방부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방개혁을 보고한 3월 7일에서 따왔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오진과 늑장 치료로 병사들이 의식 불명에 빠지거나 숨지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허술한 군 의료 체계에 불신이 커지고 있다. 아들을 군에 보낸 부모들은 낙후된 군 의료 실태에 불안감을 호소하며 근본적인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A3면 관련기사21사단 66연대 소속 오동은 병장(22)은 지난해 말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결핵을 앓고 있었는데도 군 병원에서 우울증 진단을 받고 방치돼 있다가 뇌수막염과 뇌경색으로 악화됐다. 오 병장의 어머니는 “결핵 증세를 오진해 뇌수막염으로 악화되도록 군 병원에서 별 조치를 하지 않아 제대 두 달을 앞둔 아들이 식물인간이 됐다”고 주장했다.오 병장은 지난해 8월 속이 메스껍고 살이 급격히 빠지는 증세로 사단 병원을 찾았다가 중증 우울증 판정을 받고 약을 처방받았다. 이후로도 증세가 악화됐지만 같은 진단이 반복되자 오 병장은 지난해 11월 초 국군 홍천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결핵성 폐흉막 염증’이라는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결핵성 수막염 등 다른 합병증까지 겹쳤다.지난달 23일에는 충남 논산시 육군훈련소 30연대 소속 노모 훈련병(23)이 야간행군을 끝낸 뒤 고열을 동반한 패혈증 증세를 보여 민간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다음 날 숨졌다. 병원 측이 추정한 사인은 패혈증에 따른 급성호흡곤란 증세. 병원 측은 노 훈련병에게 균을 죽이는 스테로이드제를 투여했지만 상황이 악화돼 사망했다고 설명했다.노 훈련병의 아버지는 “23일 새벽 아들이 고열로 부대 의무실에 갔을 때 빨리 이송했다면 사망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노 훈련병은 고열이 계속되자 23일 새벽 분대장과 함께 연대 의무실을 찾았지만 의무병에게서 해열진통제 두 알만 처방받은 것으로 확인됐다.이 같은 군 장병들의 인명 피해는 낙후된 군 의료 인력과 시설이 주된 원인이라는 비판이 오랫동안 제기돼 왔지만 현실은 별로 나아지지 않고 있다. 국방부는 2006년부터 부족한 군의관을 안정적으로 양성 확보하기 위해 국방의학원 설립을 추진했지만 의사 단체의 반대에 부닥쳐 올해 3월 결국 포기했다.군은 2008년 5월부터 장병들을 위해 민간의사를 계약직으로 영입하고 있지만 목표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에서 제시한 급여 등 각종 처우가 민간의사들의 기대 수준과 너무 차이가 나 인력 채용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군 병원에 대한 장병들의 불신도 달라진 게 없다. 육군 일선부대의 한 관계자는 “군 병원에서 공짜로 진료를 받을 수 있지만 오히려 병을 키울까 싶어 많은 장병이 가급적 민간병원을 이용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부실한 군 의료체계에 대한 군 안팎의 비판과 불만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거 군 의료사고가 날 때마다 국방부는 인력 확충과 시설 개선 등 각종 대책을 발표했지만 국민들의 기대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2005년 제대 보름 만에 위암으로 숨진 노충국 씨에 대한 군의 합동감사 결과 군의관의 진료기록부 조작 사실이 드러나자 국방부는 군 의료체계의 총체적 개선책을 발표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는 평가다. 군 의료체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숙련된 의료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근무 중인 군의관 2200여 명 가운데 96% 이상이 병원에서 인턴을 끝냈거나 갓 전문의 자격을 딴 의사들이다. 이 때문에 많은 군의관이 실제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임상 경험이 부족하고 총상과 같은 중대한 외상 치료를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12일 “더욱이 대부분 3년간의 복무 기간을 끝내면 제대하는 단기 군의관들이어서 만성적인 군 의료진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2008년 5월부터 장기복무 군의관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2013년까지 민간 의사 180명을 계약직으로 채용하기로 했지만 지지부진하다. 국군수도병원의 민간 의사 30여 명을 제외하곤 다른 군 병원에선 민간 의사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민간 의사들이 군의 처우 수준으로는 거의 지원하지 않아 사실상 계획 달성은 불가능한 형편이다. 또 군의관의 안정적 배출을 위해 2008년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방의학원 설립 법안도 의사협회의 반발과 예산 문제 등으로 최근 무산되면서 군 의료 인력난은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국방의학원을 통해 연간 40명의 장기복무 군의관과 60명의 공중보건의를 양성해 점진적으로 군의관 600여 명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군 관계자는 “2009년에 군의관 대상자와 수요 인원을 예측한 결과 앞으로 10년 안에 군의관 정원의 50% 결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말했다. 낙후된 군 의료시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아직도 전방지역을 비롯한 일선 군부대에는 건립된 지 30∼40년이 지난 군 병원들이 적지 않다. 육군 일선 부대의 한 지휘관은 “군 병원의 낡은 시설과 장비 때문에 장병들은 군내 진료를 불신할 수밖에 없고, 중증질환은 물론이고 가벼운 질환도 일부러 휴가를 내고 민간병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군 당국에 따르면 민간병원 위탁진료 건수는 2005년 576건에서 2009년 2400여 건으로 4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군 관계자는 “장병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의료체계야말로 싸우면 이기는 선진강군을 육성하는 데 필수적 요소”라며 “인력과 시설 확충 등 군 의료체계 개선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정부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한국군 장성이 미국 정부가 외국군에 주는 최고 공로훈장(Legion of Merit)을 받는다. 주인공은 육군 27사단장으로 근무하는 전인범 소장(53·육사 37기·사진). 그는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한미동맹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훈자로 결정됐다고 군 당국은 11일 전했다. 전 소장은 2008년 11월부터 1년간 합동참모본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추진단장(당시 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미 군 당국 간 긴밀한 협의 아래 150개의 전환 과제를 추진해 연합작전 태세를 발전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전 소장은 13일 서울 중구 정동 주한미국대사관저에서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로부터 공로훈장을 전달받을 예정이다. 전 소장은 유창한 영어와 뛰어난 업무 추진력으로 주한미군 지휘부와 깊은 신뢰관계를 유지해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불린다. 2005년 대령 시절 이라크에 파견돼 현지 다국적군사령부(MNF-I) 선거지원과장으로 이라크 총선을 무사히 치러내 한국군 영관장교로는 최초로 미국 정부의 동성무공훈장을 받았다. 이 공로로 한국 정부로부터는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전 소장은 중위 시절인 1983년 10월 북한의 버마(현 미얀마) 아웅산 테러 때 중상을 입은 이기백 합참의장을 긴급 후송해 생명을 구하기도 했다. 전 소장의 어머니는 한국인 첫 여성 외교관인 홍숙자 씨, 부인은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이다. 전 소장은 “한미 군사관계의 돈독한 유지와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