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기반을 갖춘 곳으로 이전해 시너지 효과를 높여야 한다.”(수성구)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역사생태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달성군) 대구 달성공원 동물원 유치를 놓고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1993년부터 추진된 동물원 이전 사업은 지난해 11월 본격화됐다. 시설이 낡아 동물이 수난을 겪고 관람객도 감소해 더이상 미룰 수 없었기 때문. 1970년 개원 당시 1500여 마리가 있었지만 현재 700여 마리로 크게 줄었다. 대구시는 올해 말 동물원 이전을 시작할 방침이다. 1월 동물원 이전 입지선정 및 타당성 조사 용역을 대구경북연구원에 맡겼다. 결과는 9월 나올 예정. 사업비 1800여억 원은 민자를 유치해 마련할 계획이지만 사업자가 없으면 대구시가 500여억 원으로 직접 추진해 2016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당초 계획했던 차량을 타고 동물을 관람하는 사파리 조성은 어렵지만 숲 속에 동물을 풀어놓고 탐방로를 따라가며 체험하는 형태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수성구와 달성군이 동물원 유치에 적극적이다. 수성구의회 동물원 이전 특별위원회는 주민 1만7346명이 참여한 서명서를 대구시와 대구시의회에 29일 제출했다. 수성구 곳곳에 ‘동물원은 수성구 삼덕동 구름골로 이전해야 한다’는 내용의 펼침막이 걸려 있다. 김삼조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대구시가 1993년 동물원을 이전하기 위해 삼덕동 일원을 공원으로 이미 지정했다. 이번 서명운동은 동물원이 반드시 수성구로 이전돼야 한다는 주민들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달성군은 하빈면 대평리 등 5곳을 동물원 이전 후보지로 내세우며 유치 운동을 펴고 있다. 지난해 8월 해당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구성한 동물원 유치 추진위원회에 최근 9개 읍면의 번영회와 이장협의회가 가세했다. 3월에는 서명운동을 벌여 3000여 명이 참여했다. 주민들은 ‘동물원은 하빈면에 유치하자’는 내용의 펼침막을 곳곳에 내걸었다. 권광수 하빈면 동물원 유치위원장은 “대구교도소가 이전되는 하빈면에 동물원이 꼭 와야 한다. 토지 매입비용이 적고 지하철2호선 종점인 문양역과 가까워 접근성도 좋다”고 주장했다. 동물원 이전이 지지부진하면서 대구의 주요 문화유산인 달성토성 복원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2010년부터 추진한 복원 사업은 지난해 국비 60여억 원을 확보했지만 동물원 때문에 진전이 없다. 강정문 대구시 공원녹지과장은 “수성구와 달성군을 포함해 10여 곳을 동물원 이전 대상지로 검토 중”이라며 “지자체 유치 경쟁이 과열됨에 따라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 30명이 참여하는 입지선정심의위원회를 구성해 확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디자인까지도 귀엽네!’ 29일 대구 중구 계산동 동아백화점 쇼핑점 7층 매장에서 여성 고객이 앙증맞은 캐릭터 시계를 고르고 있다. 가격은 1만7900원부터 다양하다. 동아백화점 제공}
대구 달서구 상인동∼수성구 범물동을 연결하는 4차 순환도로가 다음 달 3일 임시 개통한다. 제한속도는 80km. 통행료는 6월 중순 결정된다. 그때까지는 무료. 이 도로는 길이 10.4km에 왕복 6차로이며 국내에서 가장 긴 앞산터널(4392m)과 범물터널(921m) 등 터널 2개를 만들었다. 터널 안에는 동방재시스템과 고화질 폐쇄회로(CC)TV 27대를 설치했다. 파동 나들목(IC)에 6개 요금소가 있다. 지역 유료도로 처음으로 하이패스가 설치됐다. 도로 개통으로 상인∼범물동 간 통행시간이 기존 40분에서 10분 이내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는 1일 오전 8시 개통기념 시민걷기 체험행사를 연다. 범물터널 입구∼파동고가교(왕복 4.5km)를 둘러보는 코스다. 높이 43m인 파동고가교는 전망이 좋다. 대구 도심 외곽을 잇는 4차 순환도로는 1989년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2조5000여억 원을 들여 동구 신서동과 북구 서변동, 수성구 범물동, 달서구 상인동 등을 연결한다. 총길이 63.6km 중에 이번 앞산 구간을 포함해 29.1km를 완공했다. 나머지 구간은 2019년까지 개통 예정.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쾌적한 분위기에 쇼핑하기도 편리해요.” 주부 조미정 씨(43·경산시 하양읍 금락리)는 집에서 가까운 하양공설시장을 자주 찾는다. 대형마트처럼 카트(손수레)를 이용해 다양한 물건을 살 수 있기 때문. 그는 “휴식공간도 있어 아이들을 데리고 가도 좋다”고 말했다. 하양공설시장은 2009년부터 184억 원을 들여 시설 현대화 사업을 시작해 최근 마무리했다. 연면적 9108m²(2750여 평)에 2층(A동)·3층(B동) 등 건물 2개를 지었다. 점포 109곳과 주차장, 무빙워크, 엘리베이터, 문화교실, 어린이놀이터 등 편의시설을 갖췄다. A동에는 농수산물 의류 신발 화장품 매장이, B동에는 방앗간 한약방 전통음식점이 들어섰다. 1931년 개설된 이 시장은 1970∼80년대에는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경기침체와 대형마트에 밀려 활력을 잃어갔다. 경산시와 상인들이 대형마트 방식을 접목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상인들은 스스로 친절교육을 하고 할인행사 등 고객 확보를 위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이대희 상인연합회장은 “겉모습은 마트에 가깝지만 정겹고 흥정을 할 수 있는 전통시장의 특성을 살렸다. 매출 상승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역에 전통시장의 특성과 쇼핑 편의를 높이는 새로운 개념의 전통시장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대구 서문시장 2지구 상가에서 홈인테리어 섬유전문 매장을 운영하는 주신영 씨(32·여)는 “손님이 늘어 장사할 맛이 난다”며 좋아했다. 상점을 40m²(약 12평)로 넓혔고 직원도 1명 채용했다. 이불과 앞치마, 잠옷 원단 등 주문도 늘고 있다. 주 씨는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은데도 매출이 예년보다 10%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문을 연 서문시장 2지구 신축 상가는 요즘 분위기가 활기차다. 손님이 늘면서 6개월 만에 자리를 잡아 상인들의 자신감이 넘친다. 2005년 12월 화재 후 4층 규모로 다시 지었다.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같은 시설을 갖추고 옥상은 공원으로 꾸몄다. 29일 이곳 상가연합회에 따르면 점포 1494곳 중 1300곳(약 87%)이 입주했다. 주차장 이용 차량은 하루 평균 1250여 대. 오후에는 손님으로 건물 전체가 붐빌 정도다. 옷감 전문매장 부성상회 서정훈 대표(65)는 “구경삼아 왔다가 물건을 사는 손님도 많다. 상인들 모두 옛 명성을 곧 찾을 거라고 자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쇼핑 환경이 바뀌면서 20, 30대 손님이 부쩍 늘어난 것도 특징. 1층 유아복과 남녀 의류 전문매장에 특히 많아졌다. 상인들도 젊어지고 있다. 3000여 명 중 절반 이상이 30, 40대. 가업을 잇거나 창업한 젊은 세대다. 2지구 상가는 손님들이 늘어남에 따라 연말까지 편의시설을 확충하기로 했다. 건물 옥상 330m²(약 100평)에 5억 원을 들여 고객지원센터와 여성휴게실, 회의실, 전시실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의류상가 중심으로 할인행사도 준비 중이다. 조여일 상가조합장은 “젊은 상인이 늘면서 도매 점포를 연결한 인터넷 쇼핑몰도 활성화되고 있다. 서울 동대문상가처럼 종합패션센터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영남대 중국언어문화학부 중국인 초빙교수들이 조금씩 모은 100만 원을 학부발전기금으로 내놨다. 주인공은 거강옌(葛剛巖·42) 닝웨이(寧薇·34·여) 리위화(李玉華·47·여) 쉬리화(徐利華·37·여) 위하이페이(于海飛·39·여) 지레이(姬뢰·32·여) 퍄오징순(朴京順·47·여) 교수 등 7명. 이들은 내년 2월 중국으로 돌아가지만 한국인 교수들이 학생들을 위해 매달 10만 원씩 기금을 적립하는 것을 알고 동참키로 뜻을 모았다. 교수들은 “제자를 아끼는 스승의 마음은 한국이든 중국이든 마찬가지”라며 “작은 정성이지만 학생들에게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소식을 접한 학생들은 무척 고마워했다. 평소에도 이들의 제자 사랑은 각별해 강의 후에도 발음 등 공부나 취업 상담에 적극적이었기 때문이다. 2학년 손세임 씨(20·여)는 “열심히 공부해서 중국전문가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중국인 교수들은 “한국 학생들은 인정이 있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영남대에서 맺은 인연을 오래도록 유지해 두 나라 발전에 도움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29일 오후 4시 반경 경북 청도군 청도읍 한 마을회관 앞에서 이 마을에 사는 김모 씨(52)가 길을 가던 이웃주민 2명에게 낫을 휘둘러 이모 씨(53·여)가 숨지고 또 다른 이모 씨(54·여)는 중상을 입었다. 김 씨는 이날 오후 마을 뒷산에 다녀온 뒤 집에서 갑자기 낫을 들고 나와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평소에는 이 씨 등과 인사하며 지냈지만 아무 이유 없이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누군가 가족을 죽이려 한다’는 환청이 들려 낫을 휘둘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 씨가 정신질환과 알코올의존증 등으로 치료받은 전력이 있다는 가족들의 진술에 따라 이날 김 씨가 정신분열 증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청도=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27일부터 전국적으로 무더위를 식히는 비가 내렸다. 28일 오전 대구 달서구 신당동 계명대에서 우산을 쓴 학생들이 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캠퍼스를 걷고 있다. 계명대 제공}

“개성 있는 작품으로 관객을 만나는 좋은 기회죠.” 배우 경력 10년째인 이지영 씨(34·여)는 28일 대구 수성아트피아(수성구 지산동)가 제작한 악극(음악과 무용을 섞은 연극) ‘비 내리는 고모령’의 여주인공을 맡은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대구가톨릭대 역사학과를 졸업한 그는 연기에 관심이 많아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그동안 뮤지컬과 연극 30여 개 작품에 출연했다. 이 씨는 “수도권 출신 배우들도 공개오디션에 관심을 보일 정도로 대구의 공연문화 수준이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수성아트피아가 무대만 빌려주는 공연장을 넘어 ‘창작 공간’으로 성장하고 있다. “대구지역 공연문화 콘텐츠 경쟁력을 높여 관객의 호응을 받는 데 적잖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게 지역 공연기획 전문가들의 평가다. 수성아트피아는 수성구가 설립한 수성문화재단 소속으로 2007년 4월 개관했다. 수성아트피아는 2011년 2월 처음 창작뮤지컬 ‘엄마와 젓가락’을 제작했다. 기획과 무대 설치 등을 자체적으로 준비했다. 인건비를 아껴 2억 원가량 들 제작비용을 60% 가까이 줄였다. 배우는 대구에서 활동하는 배우를 공개 선발했다. 지난달에는 계명대와 영남대 음대 학생이 참여하는 제1회 대학오페라축제를 열었다. 대학생들은 무대 경험을 했고 시민들은 대학생의 열정이 담긴 공연을 즐겼다. 지난해 9월 선보인 공연축제 극단열전도 반응이 좋았다. 자체 제작한 가족뮤지컬 ‘엄마들의 수다’, 연극 ‘코마치후덴’과 서울지역 극단의 연극작품 4개를 무대에 올렸다. 관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서울의 공연단체와 손잡은 것이다. 최영 공연기획팀장은 “꾸준히 공연 제작을 하면서 기획력과 전문성을 쌓고 있다. 지역의 연출가와 신예 배우들에게 무대 경험을 제공해 전문인력 양성 효과도 얻는다”고 말했다.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공연하는 ‘비 내리는 고모령’은 60, 70대 관객을 위해 준비했다. 가수 현인(1919∼2002)이 부른 노래로 잘 알려진 이 작품은 수성구 고모동에 있는 고모령(顧母嶺)이 배경이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시와 ㈜애플애드벤처, 대구상인연합회, 대구중서부슈퍼마켓협동조합, 한국프랜차이즈협회 대구경북지회는 최근 모바일 홈페이지 제작 지원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대구지역 중소상인에게 스마트폰용 홈페이지를 무료로 만들어준다. 제작은 대구의 전자상거래업체 애플애드벤처가 맡는다. 매월 2개 업체를 선정해 회사 소개와 위치, 제품 가격, 공지사항 등을 담은 100만 원 상당의 모바일 홈페이지를 제작해준다. QR코드(스마트폰용 바코드)를 만들어주며 인터넷 쇼핑몰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문의는 애플애드벤처 홈페이지(applead.co.kr)나 전화 1544-5757.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경주의 속살을 봄 향기 맡으며 느낄 수 있어 좋았죠.” 김미정 씨(39·여·서울 광진구)는 최근 경북 경주시 첨성대 앞에서 비단벌레 전기자동차를 타 본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그는 “부모님과 함께 해 더 좋은 추억이 됐다. 경주의 새로운 상징물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경주는 도시 전체가 야외박물관이나 다름없다. 이 중 서라벌 중심지였던 동부사적지구(황남동·인왕동 일대)는 나들이하기 딱 좋은 곳이다. 계절마다 피는 꽃과 싱그러운 녹색 물결로 항상 새 옷을 갈아입는다. 신라 문무왕 왕궁 연못으로 조성된 안압지와 신라의 시조로 알려지는 박, 석, 김의 세 성씨 중 김알지의 탄생 설화가 담긴 계림(鷄林) 등이 즐비하다. 크기만 66만9293m²(약 20만 평)에 이르러 산책하며 모두 둘러보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 봄부터 동부사적지구가 관광객과 가까워졌다. 경주시가 올해 3월 선보인 전기자동차 덕분이다. 2억 원을 들여 제작한 이 차량은 비단벌레(천연기념물 제496호) 모양이다. 길이 10m이며 22명이 탈 수 있다. 첨성대 앞을 출발해 계림∼향교∼교촌마을 최부자집∼월정교∼첨성대 구간(2.9km)을 하루 15회 오간다. 시속 10km 속도로 움직이며 1회 운행시간은 30분 정도. 아름다운 곤충의 대명사인 비단벌레는 보는 각도에 따라 달리 보이는 초록빛깔의 딱지날개를 장식품 등으로 이용했다. 1970년대 초에 출토된 경북 황남대총 등에도 비단벌레와 관련한 유물이 나왔다. 최정환 경주시 문화관광과장은 “경주의 새로운 관광자원이 되도록 코스를 다양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되살아나는 서라벌 1000년 요즘 경주는 활기가 넘친다. 경주시가 몇 년 동안 추진해 왔던 여러 역사 복원 사업들이 하나씩 결실을 보면서 경주를 관광하는 코스와 방법이 많아졌다. “화려하고 웅장했던 자태를 보면서 찬란한 신라 역사를 느낄 수 있었어요.” 지난달 월정교(인왕동)를 찾았던 박민정 씨(29·대구 남구)는 다리 외양에 감탄했다. 통일신라시대 월정교는 최근 1차 복원돼 관광객의 발걸음을 잡는다. 2008년부터 복원 사업을 추진해 1단계 사업인 다리 위에 기와지붕을 설치하는 누교(樓橋) 복원이 마무리됐다. 2단계 사업인 교량 양쪽 문루 건립은 내년쯤 준공될 예정. 월정교는 신라 제35대 경덕왕 19년(760년)에 축조돼 고려 제25대 충렬왕 6년(1280년)에 중수한 사실이 삼국사기에 나온다. 520년간 다리의 기능을 유지한 것이다. 복원된 월정교는 길이 66.15m, 폭 9m, 높이 9m 규모. 공사비용만 현재까지 200억 원이다. 양쪽 문루는 아직 설계되지 않았지만 80억 원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이된다. 조용수 경주시 월정교복원팀장은 “개방 이후 밤낮없이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복원된 금장대(석장동)의 정자 인근에는 최근 황포돛배가 띄워졌다. 강변도로를 달리던 관광객들이 차를 세워두고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만큼 명소가 됐다. 산꼭대기 전망대에 오르면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많은 문인들이 이곳을 찾아 시를 읊었다는 기록이 있다. 경주 출신 소설가 김동리(1913∼1995)의 소설 ‘무녀도’의 배경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유명해졌다.새로운 1000년 미래의 꿈 경주가 희망찬 미래를 꿈꾸는 것은 역사복원뿐만 아니라 첨단과학도시 기반을 마련하고 있어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올해 1월 서울에 있던 건설본부를 경주시 동천동으로 옮기는 등 본사 이전을 추진 중이다. 경주시는 올해를 한수원 경주시대 원년으로 삼고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 유치에 따른 인센티브로 양성자가속기 설치, 특별지원금 및 국비지원사업이 활발하게 추진 되고 있다. 한수원 신사옥은 양북면에 2015년 준공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착공한 보문관광단지 내 화백컨벤션센터는 한수원이 1200여억 원을 들여 내년 9월 완공한다. 원자구조를 바꿔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내 ‘산업의 손’으로 불리는 양성자가속기도 건천읍에 1조5000억 원을 들여 2018년까지 완성할 계획이다. 한수원은 또 787억 원을 들여 자율형사립고를 설립해 2016년 3월 개교할 예정이다. 7월 학교법인을 만들고 10월까지 설립인가를 받을 계획이다. 일반고 수준의 등록금에 우수 교사를 유치해 명문고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경주시는 이 같은 사업들을 첨단과학도시 발전의 기반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에 풍부한 관광산업과 연결하는 마이스(MICE)산업을 성장 동력으로 정하고 집중 육성키로 했다. 경주시는 지난해 각종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면서 마이스산업 중심도시의 가능성과 자신감을 얻었다. 시는 민관이 참여하는 마이스산업 운영기구(컨벤션뷰로)를 설립하고 관련 전문 인력도 양성할 계획이다. 김상준 부시장은 “앞으로 경주는 역사문화관광도시를 기반으로 매력적인 국제회의도시로 발전해 도시 경쟁력을 더욱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경주 관광의 중심인 보문관광단지에 새로운 볼거리가 생긴다. 경주시는 보문단지 입구에 ‘동궁식물원’을 건립 중이다. 6만4830m²(약 1만9600평) 터에 식물원과 농업체험시설, 버드파크(화조원·꽃과 새가 어우러진 전시관) 등이 들어선다. 연말에 개원할 예정. ‘동궁(東宮)’은 안압지 서쪽에 있었던 신라 왕궁의 별궁 이름. 국가적인 경사가 있거나 외국에서 귀한 손님이 왔을 때 이곳에서 잔치를 베풀었다는 역사 기록이 있다. 삼국사기에는 문무왕 14년(674년) 궁내에 못을 파고 산을 만들고 화초와 진귀한 새와 짐승을 길렀다는 내용이 있다. 동궁식물원이란 이름은 신라시대 동·식물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이를 재현한다는 뜻을 담았다. 식물원은 2353m²(약 700평) 터에 가로 61m, 세로 30m, 높이 16.6m 한옥 형태로 건립한다. 야자원과 관엽원, 화목원, 수생원, 열대과수원 등 5개 주제별로 아름다운 정원을 꾸민다. 아열대 식물 400여 종과 나무 5500여 그루를 전시한다. 휴식·편의시설과 농·특산물 전시관도 만든다. 안압지에서 발견된 신라 귀족의 유물들을 본떠 만든 상징물도 곳곳에 세워 옛 신라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농업체험시설은 1만4000m²(약 4200평) 규모로 유리온실과 과수포장, 하우스 등 농업 시험연구동이 들어선다. 각종 농작물 재배 시험장을 조성하는 한편 음악분수와 숨바꼭질 정원, 토마토정원 등 특색 있는 체험공간도 꾸민다. 사계절 체험형 버드파크는 5000m²(약 1500평)에 2층 규모. 110억여 원을 들여 전시장과 수족관을 만든다. 펭귄과 플라밍고 앵무새 홍학 등 250여 종 900마리의 조류를 전시할 예정. 비단잉어와 열대어, 파충류 등 다양한 동물도 선보일 계획이다. 경주시는 동궁식물원이 문을 열면 가족 관광객 유치와 머무는 관광콘텐츠 개발에 도움을 줘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영춘 경주시 문화관광국장은 “학생들에게는 체험 교육을,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선물하는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하는 경주를 만날 것입니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최근 새로운 관광콘텐츠를 의욕적으로 개발하는 의미를 이렇게 말했다. 그는 “유적지를 둘러보는 관광에서 역사의 숨결을 느끼는 체험 관광으로 바뀌고 있다. 역사문화도시 경주가 요즘 얼마나 매력적인 공간으로 변했는지 꼭 와서 느껴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 시장은 2010년 7월 ‘새로운 천년 도전하는 경주 건설’을 내걸고 취임했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도심 배치 문제를 두고 시민들의 민심이 갈라섰고 관광객 감소 등으로 경주 명성도 예전만 못한 시기였다.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시장 직속 발전전략팀을 꾸렸다. 최 시장은 “경주의 미래를 설계하고 시민 여론에 귀를 기울인 결과 지난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교육장관회의와 국제 펜(PEN)대회 등 굵직한 국제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 관광객 1100만 시대를 열었다”고 말했다. 요즘 경주는 사라지거나 훼손된 신라 1000년의 숨결을 되살리는 노력이 한창이다. 최 시장은 “황룡사 9층 목탑의 모형 제작을 비롯해 신라 왕궁 복원 등 문화재 복원 사업을 하나씩 진행 중이다. 신라인의 삶과 놀이문화를 체험하는 화랑풍류체험벨트와 서라벌연희테마단지 조성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라시대 합의체 회의기구인 화백(和白)의 육부 촌장과 신라의 56왕을 통해 화려한 신라역사를 새롭게 조명하는 관광지(제왕전)도 계획하고 있다. 경주 관광의 가치를 높이는 체험 명소도 선보였다. 400년 동안 12대 만석꾼을 배출한 최부자 가문의 생활현장을 교육·체험하는 교촌한옥마을은 최근 문을 열었다. 통일신라시대 월성 남쪽 신라 궁성의 통로였던 월정교도 공개됐다. 유적지 곳곳을 연결하는 자전거도로와 황토 포장이 된 산책길은 색다른 경주를 보여준다. 최 시장은 “신라 천년의 문화를 공연으로 즐길 수 있도록 사계절 축제와 체험 행사가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올해 관광객 2000만 시대를 반드시 열 것”이라고 밝혔다. 관광지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도시 기반시설 확충도 순조롭다. 경주∼감포 구간 국도 4차선을 연말까지 준공하고 영천∼언양 구간 경부고속도로 확장과 울산∼포항 구간 고속도로 건설도 진행하고 있다. 강변도로를 비롯해 농어촌 연결도로와 마을길 포장 등 도로 정비는 관광 편의를 도울 것으로 보인다 경주는 역사문화를 발판으로 첨단과학 도시로 도약하는 중요한 시기에 서 있다.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 유치에 따른 인센티브로 한수원 본사 이전과 양성자가속기 설치, 특별지원금 및 국비지원사업이 진행 중이다. 폐기물 반입에 따른 수수료만 매년 80억 원 이상 생긴다. 경주의 미래를 열어 줄 양성자가속기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3조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 시장은 “한수원 이전과 여러 과학 기반사업들이 본궤도에 오르면 경주는 세계가 주목하는 역사문화와 첨단과학이 어우러진 국제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27일 대구 달서구 이곡동 이곡분수공원 장미원에서 결혼이주여성들이 활짝 핀 장미를 촬영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이곳에는 장미 120여 종 7000여 그루가 심어져 있다. 대구 달서구 제공}
대구사회복지영화제가 29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남구 대명동 대구영상미디어센터 영화관 ‘씨눈’에서 열린다. 올해 4회째. 우리복지시민연합과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대구경북지부 등 20여 개 단체가 마련했다. ‘영화, 복지를 만나다’를 주제로 열리는 영화제는 11편을 21회 무료 상영하고 감독과 대화하는 자리도 마련한다. 주제는 가족과 빈곤, 청년취업, 장애, 재개발 등. 개막작은 대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 이야기인 ‘울면서 달리기’(오현민 감독)다. 폐막작 ‘탐욕의 제국’(홍리경 감독)은 반도체 공장의 산업재해를 다룬다. 그 외 정신병원 환자들이 생활터전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위 캔 두 댓’, 사회적 기업을 설립한 젊은이들의 이야기인 ‘불안’ 등도 선보인다. 좌석은 영화 상영 시간에 맞춰 상영관에 가면 선착순으로 배정 받는다. 문의 053-628-2590, facebook.com/swffindaegu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 중구 북성로 공구골목 일대가 ‘역사문화공간’으로 변신 중이다. 밋밋한 거리 이미지를 벗고 걷고 싶은 매력적인 곳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이곳은 1950, 60년대에 미군 군수물자용 공구를 유통하는 상점들이 모이면서 형성됐다. 당시 국내 거의 모든 공구가 이곳으로 모일 만큼 호황을 누렸다. ‘도면만 있으면 탱크도 만든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 이후 공구 판매점이 전국적으로 분산되면서 공구골목도 옛 모습을 잃어 갔다. 상점 문을 닫는 밤에는 오가는 사람이 별로 없을 정도로 썰렁한 분위기를 풍긴다. 중구는 최근 이곳에 공구박물관을 열었다. 1930년대 쌀 창고로 쓰였던 근대건축물을 개조해 만들었다. 75m²(약 22평)에 2층 규모. 작은 공간이지만 북성로 공구 상인들의 삶을 보여 준다. 1층은 기술자 작업 공간과 사무실을 재현했다. 일제강점기 때 썼던 공구 50여 점을 전시했다. 2층에는 세미나실 등을 마련했다. 중구는 개관을 기념해 ‘전쟁과 북성로’를 주제로 전시회를 열고 있다. 6·25전쟁 때 전시물자와 탄피상자, 군용 컵 등 군수품 125점을 보여 준다. 공구골목의 역사적 배경도 볼 수 있다. 양수용 중구 도시경관과장은 “상점들이 기증한 공구 1000여 점도 전시하고 대구산업화를 주제로 강의도 열 계획”이라며 “공구골목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구골목 변화의 핵심은 ‘어가길’ 복원이다.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 순종(재위 1907∼10)은 대한제국이 일제에 병합되기 1년 전인 1909년 대구를 찾았다. 순종은 어가(御駕·임금이 타는 수레)를 타고 북성로와 경상감영 일대를 둘러봤다. 이를 계기로 달성공원∼북성로 약 1km 구간은 ‘어가길’로 불린다. 중구는 2016년까지 70억 원을 들여 어가길 역사거리 조성과 공구골목 경관 개선을 추진한다. 대구 근대사에서 뺄 수 없는 공구골목 일대를 문화공간으로 꾸며 관광지로 만들려는 구상. 북성로∼서성로(1.6km)에는 휴식 공간과 상징 조형물을 설치한다. 인도와 차도는 읍성 이미지를 넣은 돌을 바닥에 깔 계획이다. 일제강점기 때 민족교육을 위해 설립한 우현서루(현 대구은행 북성로 지점)와 국채보상운동의 발원지인 광문사 터(현 수창초교 후문)는 역사공원으로 조성해 대구근대골목투어 코스에 추가할 예정이다. 공구골목 인근의 삼성상회(삼성그룹 발상지) 터를 출발점으로 공구골목과 광문사 터 등을 걷는 ‘구국의 길’(가칭)도 개발하고 있다. 이 코스는 박근혜 대통령 생가 터∼2·28민주운동기념회관∼국채보상운동기념회관으로 이어진다. 윤순영 중구청장은 “공구골목 등 대구의 오늘을 만든 유산이 관광자원으로 다시 태어나 시민과 관광객의 관심을 모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경북지방우정청은 대구 경북지역 우체국에서 근무할 경력직 집배원 22명을 채용한다. 대구 경북에 거주하는 남녀 만 18세 이상 운전면허(2종 보통 이상) 소지자로 우편물 배달 또는 일반기업의 택배업무 경력이 1년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다. 또 정보처리기사 워드프로세서 컴퓨터활용능력 인터넷정보관리사 등 4가지 자격증 가운데 3급 이상을 최소 1개 제출해야 한다. 자격증이 많거나 등급이 높으면 서류심사 점수에 반영된다. 31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우정청 인력계획과(동구 입석동)로 방문 또는 우편으로 신청하면 된다. 1차 서류전형과 2차 면접을 거쳐 다음 달 27일 홈페이지(koreapost.go.kr/kb)에 합격자를 발표한다. 053-940-1555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한민국 대표 문화박람회인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한국의 문화콘텐츠를 수출하겠다는 꿈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1998년 국내에 첫 선을 보인 후 6차례 열리는 동안 90여 개 나라가 참가했다. 누적관람객은 외국인 100만 명을 포함해 1000만 명을 기록해 수출 성공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2006년 캄보디아와 공동으로 ‘앙코르-경주문화엑스포’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경험은 큰 자산이 됐다. 해외 첫 진출 달성과 동시에 ‘지자체 문화수출 1호’를 기록한 의미 있는 행사였다. 2001년부터 상시 개장한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의 연간 관람객은 35만 명을 넘어섰다. 운영 경험은 자신감으로 이어졌고 더 큰 국제무대에 도전하게 됐다. 바로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8월 31일∼9월 22일)다.세계적인 문화 축제 기대감 경주문화엑스포 조직위원회는 이스탄불 엑스포 개막 D-100일(23일)에 맞춰 의미 있는 행사를 마련했다. 국내 대표 문화계 인사가 참석하는 간담회를 연 것이다. 엑스포 조직위원장인 김관용 경북도지사를 비롯해 이동우 경주문화엑스포 사무총장, 조현재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김형오 전 국회의장, 정정길 한국학중앙연구원장,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 손지애 아리랑 국제방송 사장, 황경식 서울대 교수, 작가 이문열 씨 등 전문가 1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경주문화엑스포가 한류 활성화와 세계적인 축제로 성공하기 위한 조언들을 쏟아냈다. 정정길 원장 “엑스포는 전통과 현대의 창조적 융화로 문화경제를 일으키는 좋은 사례다. 정부와 각계에서 많은 관심과 도움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스탄불. 고대 문명의 중심지인 이곳에서 엑스포가 열린다는 것만으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주는 한 왕조로 1000년을 이어온 도읍지이고 이스탄불은 동로마와 오스만에 걸쳐 1600년 동안 제국의 수도였다. 경주가 한국의 국보 중의 하나라면 이스탄불은 터키의 보배 중의 하나. 두 도시가 문화를 주제로 만난다는 것은 사실만으로 기대를 모은다.한국 문화의 힘을 세계에 알리다 이스탄불 엑스포 개최는 21세기 문화 실크로드(비단길·고대 통상교역로)를 연결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길, 만남, 그리고 동행’을 축제 주제로 정한 이유다. 1월 터키와 공동조직위를 구성해 구체적인 행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국 터키의 문화를 알리고 세계의 문화가 한자리에서 소통하고 융합하는 전시와 공연, 영상, 체험행사가 풍성하게 열릴 예정이다. 현재 10개 주제로 30여 개 문화프로그램이 준비 중이다. 중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 세계 50여 개국이 참가할 예정이다. 한국 전통문화와 첨단 정보기술(IT)이 결합한 ‘한국문화관’은 엑스포의 핵심이다. 낮 시간대 유동 인구가 200만 명인 에미뇌뉘 광장에 들어선다. ‘형제의 나라로 동행하는 한국과 터키’를 주제로 다양한 전시물과 영상을 선보인다. 한국 대표작가 사진전과 한국문화재 특별전, 전통 패션쇼 등 과거 전통과 현대의 아름다움이 만나는 프로그램이 이스탄불 곳곳에서 다채롭게 열린다. 한류 바람을 이어가는 한국영화축제, 케이팝(한국대중가요) 공연, 태권도 시범도 선보일 예정이다. 지구촌 문화화합 축제와 세계 민속공연에는 30여 개 나라가 함께 어우러질 계획이다. 2011년 경주엑스포 주제 공연으로 선보인 ‘플라잉’도 무대에 오른다. 터키에서 세계시장 진출을 시험해 볼 좋은 기회다. 플라잉은 대사 없이 동작만으로 공연해 외국인도 즐길 수 있는 게 장점. 리듬체조와 기계체조 선수 출신 배우 10명이 박진감 넘치는 몸동작을 쉴 새 없이 펼치기 때문에 눈을 떼기 어렵다. 경주엑스포공원에서 상설 공연 중인데, 지난달 관람객 20만 명을 돌파했다. 그동안 450회 공연했으며 매회 평균 관람객은 440여 명을 기록해 성공작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최철기 공연 감독(난타 연출자)은 “경북에서 시작한 한국형 공연 콘텐츠의 우수성을 유럽 문화의 중심지 이스탄불에서 선보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도 엑스포와 함께 뛴다. 삼성과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이 한국기업홍보관을 열고 제품 홍보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여준다. 경북도와 경주시의 역사문화와 관광지를 알리는 전시관도 마련될 계획이다.한국 문화예술인 총출동 이번 엑스포를 위해 한국 문화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이스탄불에 총출동한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터키에서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 이스탄불 엑스포 총감독은 서울 올림픽 계·폐막식 제작단장과 세종문화회관 초대 이사장을 지낸 표재순 씨다. 개막 축하공연의 안무는 최정임 전 정동극장 대표가 맡았다. 대한민국 대표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 씨는 한국-터키 전통패션쇼를 통해 한복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린다. 한국영화축제와 케이팝 공연 등에도 한국 대표 감독과 배우, 인기가수가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문학심포지엄에 소설가 이문열씨가, 한국 대표 화가 박대성 화백, 건축가 승효상 씨 등 국내 문화계 거물급 인사들의 지원과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경주문화엑스포 조직위는 이번 행사를 글로벌 문화축제로 만든다는 목표로 8월 초까지 준비를 마칠 계획이다. 김종수 경주문화엑스포 행사기획실장은 “이스탄불 엑스포는 한국과 터키의 문명과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아시아와 유럽을 넘어 세계 각국의 문화가 한자리에 만나는 지구촌 문화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조직위원회 사람들 ‘한국문화 사절단’ 자부심에 행복해요 ▼“메르하바!”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조직위원회 직원들이 요즘 서로 만나면 나누는 인사말이다. 메르하바는 터키어로 ‘안녕하세요’라는 뜻이다. 몇몇 직원은 아예 터키어 공부를 시작했다. 이스탄불 엑스포 현장에서 세계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겠다는 마음에서다. 조직위 직원들은 자신이 곧 한국을 대표하는 외교문화 사절단이란 자부심이 크다. 인사말뿐만 아니라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다. 이스탄불 엑스포 준비에 한창인 조직위 사무실은 직원들의 열정으로 가득하다. 행사기획실과 대외협력실로 나눠 50여 명이 막바지 준비에 눈코 뜰 새가 없을 정도. 다음 달 행사 세부 계획이 나올 예정이어서 요즘 거의 매일 야근을 하지만 즐거운 분위기다. 엑스포의 하이라이트인 계·폐막식을 준비하는 행사팀 박정호 씨(41)는 “한국 문화공연의 힘을 세계인들에게 보여준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설렌다. 혼자 공연장 음향과 조명, 무대 등 챙겨야할 것이 많지만 행복하게 일하고 있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조직위에는 공연기획을 비롯해 전시물 시설 설치, 영상제작 등 다양한 분야 최고전문가들이 모였다. 국내 유명 대형 기획사 못지않은 실력들을 자랑한다. 전산업무를 맡고 있는 이용승 씨(36)는 ‘만물박사’로 통한다. 보유한 국내외 자격증만 20여개. 온라인 홍보가 업무지만 조직위 궂은 일을 도맡아 마당쇠 역할을 자처한다. 2004년부터 근무한 이 씨는 “경주엑스포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직원들 모두 보람과 긍지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자체에서 파견 온 직원들은 엑스포 근무가 좋은 기회라고 느끼며 더 열심이다. 홍보팀 김선주 씨(38·여)는 “예술과 역사, 홍보 등의 전문가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 늘 즐겁다. 행사 준비 과정에 얻은 소중한 경험은 개인의 발전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라며 웃었다. 이스탄불 엑스포 개막 90여 일을 앞두고 조직위는 더 바빠졌다. 다음 달에는 운영요원과 자원봉사자도 모집하는 등 빈틈없는 관람서비스 체계를 갖춰야 한다. 박창수 대외협력실장은 “8월초에는 전 프로그램에 걸친 리허설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엑스포가 한국 대표 문화를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반드시 성공적으로 치러내겠다”고 다짐했다. ▼ 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 “우수한 문화유산 세계화 할 기회… 한국-터키간 교류통해 경제효과 기대”▼“동·서양 문화를 상징하는 두 도시가 만나 가슴 뭉클한 문화축제를 선보일 겁니다.” 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59)은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성공 개최를 자신했다. 이 사무총장은 “두 도시가 단순히 문화행사를 벌이는 것이 아니라 문화경제를 창출하는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주 출신으로 경주고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경주에 대한 애정이 그만큼 남다르다. 경주문화엑스포와는 각별한 인연이 있다. 당초 이스탄불은 엑스포를 꺼리는 분위기였다. 인구와 경제규모를 봤을 때 경주와 나란히 하기 어렵다는 게 이유였다. 지난 1년간 경북도와 경주시의 끈질긴 설득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개최 협약은 맺기 힘들었다. 이 과정에 대통령실 정책기획관을 지냈던 이 사무총장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는 이스탄불 엑스포를 누구보다 잘 치러내고 싶은 욕심이 많다. 그는 3월 사무총장에 취임하면서 “이스탄불 엑스포는 대한민국의 중요한 문화유산과 경북의 선비정신, 경주의 문화가치를 세계화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사무총장과의 일문일답.―이스탄불 엑스포 개최가 중요한 이유는…. “이스탄불은 동서 문명의 가교라고 할 수 있다. 동쪽은 아시아, 서쪽은 유럽이다. 아랍권의 관문이며 이슬람문화의 중심도시다. 한국의 유럽 진출 교두보인 동시에 중동 공략의 핵심도시다. 이스탄불 엑스포를 통해 21세기 새로운 실크로드, 드넓은 문화고속도로를 열게 될 것이다. 그 길을 따라 터키와 한국, 아시아와 유럽의 다양한 문화가 만나 새로운 역사를 꽃피웠으면 한다.” ―개최 후 경제 문화적 기대 효과는…. “한국 문화콘텐츠를 세계에 수출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이제 문화는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핵심기반이 됐다. 경주문화엑스포란 이름을 달고 대한민국의 문화와 경제가 터키를 찾아간다고 이해하면 된다. 지자체가 문화콘텐츠를 갖고 국제무대에 당당히 서는 좋은 모델로 주목 받을 것이다. 경제적 효과도 적잖게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이달 한국-터키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와 함께 이번 행사를 통해 양국 경제 교류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현대 등 우리 기업 60여 곳이 터키에 진출해 있는데 이번 엑스포가 기업 홍보 활동과 판로 개척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경북지역의 외국인 관광객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개막이 다가왔는데 준비 상황은…. “이번 행사에 대한 국민들 관심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정부 차원의 지원도 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외교부 국방부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학중앙연구원 등 여러 기관이 힘을 보태고 있다. 터키 현지 홍보가 성공의 열쇠라고 생각해 언론매체를 통해 행사 소개를 계속 보도하고 있다. 1월 터키와 공동조직위를 출범시키면서 행사 밑그림을 그렸고 세부 준비가 한창이다. 다음 달부터 운영요원과 자원봉사자도 모집한다. 한국의 명예를 걸고 마련하는 행사인 만큼 품격 높은 문화엑스포가 되도록 모든 역량을 모으겠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제발 내 딸 좀 찾아 주이소.” 25일 오후 7시경 대구 중구 삼덕동 삼덕지구대를 찾아온 한 중년 여성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실종 신고를 했다. 이 여성은 “경북대에 다니는 둘째 딸이 새벽에 여자친구들이 태워준 택시를 탄 뒤 사라졌다. 휴대전화도 꺼져 있고 지금까지 연락이 안 된다”며 말했다. 지구대는 접수를 한 뒤 1시간 넘게 실종자 남모 씨(22·여)가 택시를 탄 지점 주변을 탐문했지만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했다. 지구대 측은 경찰 전산망에 실종자로 등록하고 발견되면 즉시 보고토록 조치했다. 그러나 남 씨는 신고가 접수된 지 15시간 만에 경북 경주의 한 저수지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27일 대구중부경찰서에 따르면 26일 오전 10시 반경 경주시 건천읍 화천리의 한 저수지에서 남 씨가 숨진 채 물에 떠 있는 것을 한 낚시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택시를 탄 삼덕소방서 앞길에서 직선거리로 약 50km 떨어진 이 저수지는 인적이 드문 곳이다. 남 씨는 하의가 벗겨진 채 상의는 속옷만 걸친 상태였다. 얼굴 곳곳에 멍이 들고 윗니 4개가 부러지는 등 심하게 구타당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휴대전화, 핸드백 등 다른 소지품은 없었다. 2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부검한 결과 남 씨는 물리적 외부 충격 때문에 심장과 폐가 손상돼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누워 있는 상태로 누군가에게 구타당한 것 같다. 성기 주변에 상처가 있는 것으로 미뤄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숨진 남 씨는 25일 0시경 커피숍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어머니에게 “아는 언니들과 놀다가 조금 늦게 귀가한다”고 전화를 한 게 마지막이었다. 그는 전에 같이 아르바이트를 했던 김모(29·여), 이모 씨(24·여)와 삼덕동 로데오거리의 클럽 등에서 칵테일과 맥주를 나눠 마셨다. 남 씨가 이들과 헤어진 시간은 오전 4시 20분경.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날 남 씨는 택시를 타면서 행선지로 수성구의 자기 집을 정확히 말했을 정도로 만취 상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 씨 등은 택시가 밝은색 계통이었다는 것 외에 차량번호 등을 기억하지 못했다. 경찰이 남 씨의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한 결과 택시를 탄 곳 부근에서 마지막 신호가 잡힌 뒤 꺼졌다. 경찰은 남 씨가 택시를 타고 얼마 안 돼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남 씨가 탄 택시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실종 지점 주변 지역과 경부고속도로의 나들목 폐쇄회로(CC)TV 자료를 확보해 사고 발생 시간대 해당 경로를 통행한 택시들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한 수사정보가 보수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에 사전 유출됐다는 논란이 일었다. 경찰 수사 발표 당일인 27일 0시 10분경 일베 게시판에는 ‘[속보] 대구경북대 재학생 택시기사한테 강간살인당함’이란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오늘 새벽 사건이라 아직 기사화 안 됨. 지인이 대구지방경찰서 수사반장인데 26일 새벽 3시쯤 경북대학 ○○학과에 재학 중인 여자가 만취상태로 택시에 탔는데 택시기사가 그대로 경주로 차 몰고 가버림. 거기서 강간 후 살인. 내일 아침쯤 기사화될 듯’이라고 적혀 있었다. 실제 이 여학생이 실종된 시간은 25일 오전 4시 20분경이었지만 나머지 내용은 얼추 실제 사건 상황과 비슷하다. 논란이 일자 글쓴이는 27일 오전 10시경 “내 지인이라고 썼지만 사실은 내 지인에 친척이고 솔직히 수사반장 이런 직책 있는지도 몰랐다. 알게 된 루트는 지인에게 카톡 받은 게 전부”라고 해명 글을 올렸다.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이스탄불 엑스포는 동서양의 새 문명을 여는 디딤돌이다.”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8월 31일∼9월 22일) 개막 100일을 앞두고 23일 열린 오피니언 간담회에서 표재순 엑스포 총감독(76), 정정길 한국학중앙연구원장(71)은 “엑스포가 한국과 터키의 문화를 매개로 대통합을 이뤄내고 문화경제를 일으키는 좋은 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조직위원회가 최근 이스탄불 엑스포 성공 개최를 위해 문화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회를 열었다. 한국 대표 문화박람회인 엑스포를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다. ‘길, 만남 그리고 동행’을 주제로 50개국이 참가하는 이스탄불 엑스포는 경북도와 경주시, 이스탄불 시가 공동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콘텐츠진흥원 KOTRA 등 18개 기관이 후원한다. 이스탄불 곳곳에서 한국문화를 보여주는 공연과 전시, 영상, 체험행사 등이 펼쳐진다.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73)은 간담회에서 “엑스포를 글로벌 문화제전으로 승화시킬 필요가 있다. 참가국 문화 융성뿐 아니라 경제에도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탄불 엑스포 개최는 21세기 문화 실크로드(비단길·고대 통상교역로)를 연결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비단 대신 디지털 정보기술(IT) 문화를 싣고 간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터키에서 한국의 문화와 콘텐츠를 세계시장에 선보이는 좋은 기회다. 경주문화엑스포 조직위는 여러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를 초빙했다. 표 감독은 서울올림픽 계·폐막식 제작단장과 세종문화회관 초대 이사장을 지냈다. 한국 터키 양국이 공동으로 펼치는 개막 축하공연의 안무는 최정임 전 정동극장 대표가 맡았다. 대한민국 대표 한복디자이너 이영희 씨는 전통패션쇼에서 한복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린다. 난타 연출가 최철기 감독은 경주엑스포공원에서 상설 공연 중인 ‘플라잉’을 이스탄불에서 선보이며 ‘세계화’ 가능성을 타진한다. 이스탄불 엑스포 준비는 순조롭다. 대구은행, 농협과 공동으로 지난해 8월 출시한 이스탄불 엑스포 지원 예금상품은 현재 1800억 원(3만5000여 명)을 유치했다. 터키에서는 전시장과 공연물 제작이 한창이다. 다음 달부터 운영요원과 자원봉사자도 모집한다. 8월 초까지 준비를 마친 후 최종 리허설을 할 계획이다. 이동우 경주문화엑스포 사무총장은 “동서양을 상징하는 두 도시가 지구촌 문화축제를 만들 것”이라며 “한국을 대표하는 고품격 문화엑스포가 되도록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말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 수상 소식을 전해들은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예년에 비해 밝았습니다. 힘겹던 지난날이 떠올라 목 놓아 우는 수상자도 없었습니다. 다문화상하면 으레 역경을 이겨낸 이주자들이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올해로 3년째 ‘LG와 함께하는 동아다문화賞’을 시상하면서 다문화에 대한 인식과 이주자들의 마음이 모두 밝아지는 것을 차츰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상은 동아일보와 LG가 여성가족부 후원으로 2010년 처음 만들었습니다. 올해는 △다문화가족 세 가족 △다문화공헌 개인 2명 △다문화공헌 단체 세 곳이 선정됐습니다. 청소년 부문은 수상자를 내지 못했습니다. 심사는 이복실 여성가족부 차관, 고선주 한국건강가정진흥원장, 양민정 한국외국어대 다문화교육원장, 한기흥 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이 맡았습니다. 시상식은 29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립니다. 》▼ 개인상 소모뚜씨… 이주노동자 차별철폐 인권운동에 온힘 ▼이주민방송 ‘MWTV’ 기자 겸 PD. 미얀마 민주화 운동단체인 ‘버마 국민행동’ 활동가, 이주노동자밴드 ‘스탑크랙다운’ 리더, 다문화인권강사…. 소모뚜 씨(38·사진)를 소개하는 수식어들이다. 1995년 한국 땅을 밟은 뒤 18년 동안 살아온 여정이 이 이력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그는 한국이 다문화사회로 변모해 가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봤다. 지금은 예전처럼 특별하게 보지 않는다. 한국 사회가 다른 민족과 어울려 살아도 어색해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그는 한때 한국 정부로부터 미운 털이 박힌 인물이었다. 이주 노동자에 대한 차별 철폐를 주장하는 등 인권운동에 힘을 쏟았기 때문이다. 2009년 법무부는 ‘미얀마에서 민주화 활동에 소극적이었고 귀국해도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며 그의 난민신청을 기각하기도 했다. 그는 ‘난민인정 결정 불허결정 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법원에 제기해 1심에서 패소했지만 2010년 11월 2심에서 승소했다. 난민으로 인정받은 그는 “나를 싫어하는 한국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인생의 절반을 한국에서 보낸 사람이다. 한국을 진정으로 사랑하기에 인권운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주민만 따로 지원하는 다문화정책이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주민들에게는 다문화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놀이공원 할인권이 나온다. 하지만 이주민들은 이런 식의 특혜를 불편해한다”며 “이주민들도 한국 사람들과 똑같이 경쟁하고 같은 조건으로 지원해줄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다문화사회”라고 강조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개인상 이사벨씨… 상담사로, 통역사로, 이주여성 ‘큰언니’ ▼“남편한테 매일 맞는다는 여자가 많았어요. 듣고만 있을 수 없었지요.” ‘필리핀댁’ 이사벨 씨(51·사진)가 2000년 남편을 따라 광주에 와서 처음 접한 결혼 이주여성들의 삶은 충격 그 자체였다. 영어학원 강사를 시작한 그는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이주여성을 돕기 시작했다. 폭력 남편을 피해 도망친 이주여성들에게 월급을 털어가며 생활비와 의료비를 지원했다. 지금도 그는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다. 하지만 ‘봉사가 내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강조하며 이렇게 또박또박 말했다. “37세 때 결혼을 늦게 한 편이에요. 대부분 젊고 어린 다문화여성들을 보살필 수 있는 ‘큰언니’가 내 역할이에요.” 그는 이주여성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상담’이라고 했다. 이주여성과 남편의 갈등은 서로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생긴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2004년부터 ‘광주여성의전화’에서 가정문제 상담봉사를 시작했다. 가정문제, 약물중독 등으로 법률적 도움이 필요한 이주여성을 위해 통역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의 활동을 전해들은 인근 주민들의 도움으로 2010년 광주북구청소년수련관에 ‘이주여성사랑방’을 차렸다. 이주여성들 스스로 모이고 도울 수 있는 문화공간이 생긴 것이다. 지난해부터는 다문화가정 자녀 60여 명을 대상으로 ‘모국어 문화교실’을 열어 어머니 나라의 언어문화 바로알기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우리 사회가 다문화라는 현실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보다 꾸준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요청했다.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 가족상 박지영씨… 장애3급 남편-뇌중풍 시어머니 지극 봉양 ▼한국의 시댁 형편은 베트남 친정보다 나을 게 없었다. 2005년 10월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소개받은 지 사흘 만에 결혼한 20년 연상 남편 임원준 씨(52)는 젊은 시절 공사장 추락사고로 여러 차례 뇌수술을 받았지만 왼손을 쓰지 못하는 장애인(신체3급)이었다. 남편은 결혼 직후까지 돼지를 키웠으나 구제역으로 파산한 뒤 생활비를 벌지 못했다. 노환과 뇌중풍을 앓는 시부모 봉양만 해도 허리가 휠 지경이었지만 시아버지가 진 농협 빚은 매달 꼬박꼬박 이자고지서가 날아왔다. 박지영(도티 홍 한·32) 씨는 전북 익산시 왕궁면 온수리로 시집와서도 베트남에서처럼 홀로 온 가족을 부양하고 있다. 남편이 장애인인 줄 모르고 결혼했지만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국에 온 뒤로 집 근처 병원에서 청소일을 하는 틈틈이 상자를 주워 팔았다. 퇴근 뒤 시아버지가 입원한 병원으로 가서 수발을 들었다. 집에 오면 뇌중풍을 앓는 시어머니 안마와 말벗 역할도 빠뜨리지 않았다. 베트남 친정도 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어린 친정 동생들에게 적은 돈이라도 부쳐 주려고 마른 수건을 짜보지만 쉽지 않다. 뇌중풍을 앓는 친정어머니도 한국에서 치료를 받게 하고 싶다. 마을에서나 일터에서나 모두가 ‘복덩이’가 굴러 왔다고 칭찬이 자자하다. 8년 동안 모신 시아버지가 한 달 전 돌아가시고 시어머니도 시누이집에 가 있어 요즘은 한결 수월한 편이다. 지금은 병원 주방보조로 일해 벌이도 나아졌다. 다행히 초등학교 1학년 딸 선아 양(7)이 똘똘하고 예쁘게 자라 기대가 크다. 앞으로 미용일을 배우는 게 꿈이다. 미용일로 안정적이고 여유 있게 돈을 벌어 남편, 딸과 오순도순 살면서 친정까지 돕는 게 소박한 희망이다.익산=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 가족상 조야쥬디씨… 원어민 강사 활동하며 간호조무사 꿈꿔 ▼“어머니, 학원! 학원 가요.” 쪽빛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경남 통영시 산양읍 척포길의 아담한 농가주택에 사는 조야쥬디 씨(39)는 오전 9시경 시내 간호학원으로 ‘등교’하며 시어머니 유순덕 씨(70)에게 깍듯이 인사한다. 남편 박용이 씨(44)에게도 “몸조심하고 일 잘하세요”라며 약간은 어눌한 우리말로 격려를 보낸다. 남편은 인근 문어양식장에서 일한다. 2005년 주변 사람의 소개로 박 씨와 결혼해 한국생활을 시작한 그는 간호조무사 꿈을 이루기 위해 올해 3월부터 간호학원에 다니고 있다. 자격시험은 내년 3월이다. 하루 5시간씩 주5일 수업을 받는다. 이 학원 강석범 부원장은 “항상 긍정적이고 공부도 열심히 한다”며 “다문화가정이 늘고 있어 병원에 취직하면 통역 등에도 장점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금요일은 학원이 끝나자마자 통영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로 달려간다. 초등학생들에게 방과후 학습으로 영어를 가르친다. 주 4시간 강의를 하고 한 달에 48만 원을 받는다. 결혼 후 몇 년 동안은 수산물 가공공장에서도 일했다. 필리핀의 한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그는 “남편 수입이 적어 내가 병원에 취직해 돈을 벌어야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부부는 초등학교 2학년인 다빈(8)과 다은 양(5) 등 딸 둘을 두었다. 둘째는 장애가 있어 신체발육이 늦고 의사소통도 어렵다. 미혼인 시동생(34)도 함께 산다. 통영다문화가족지원센터 옥해숙 팀장과 최경희 방문교사는 “쥬디 씨는 주변에서 보기 드물 정도로 착하고 생활력도 남다르다”며 “가족을 돌보면서 학원 다니고 원어민 강사까지 1인 3역을 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다”고 전했다.통영=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 가족상 조만숙씨… 마을길 포장-쉼터 리모델링 이끈 이장 ▼“제 마음을 열고 먼저 다가갔죠. 모르면 수천 번이고 물었어요.” 중국 출신인 조만숙 씨(46)는 마을 어르신들을 찾아 안부를 묻는 일로 일과를 시작한다. 그는 ‘맏며느리’라고 불리는 것이 더 좋다. “어르신들이 대견하다고 칭찬할 때 정말 뿌듯하다”고 했다. 그는 경북 영천시 고경면 석계리 이장이다. 50여 가구, 130여 명의 주민이 산다. 80% 이상이 65세가 넘는 주민들은 사람됨과 성실성을 눈여겨보고는 2010년 8월 이장으로 추대했다. ‘외국 사람, 그것도 여자가 무슨 이장이냐’며 일부 반대도 있었지만 어르신들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숙원이었던 마을 농로 포장과 쉼터인 정자 리모델링을 해냈다. 최근에는 경로당에 요가교실도 마련했다. 담당 관청을 부지런히 찾아다니며 민원을 건의하고 설득시킨 결실이다. 1995년 중국 선양(瀋陽)에서 유치원 교사로 일할 때 남편 천봉만 씨(53)를 만나 첫눈에 반해 결혼했다. 화려한 생활을 꿈꿨지만 어려운 가정형편과 문화 차이는 몇 번씩 포기를 생각할 만큼 고민스러웠다. 하지만 희망을 놓지 않았다. 건강이 좋지 않은 남편 대신 농사를 도맡아 생계를 꾸렸다. 딸 설빈 양(17)과 아들 성표 군(15)이 좋은 교육을 받도록 식당과 자동차부품공장에서도 일했다. 힘들었지만 자신도 대학에 다니며 사회복지사와 보육교사, 심리상담사 자격증을 땄다. 이 덕분에 2008년부터는 영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다문화가정 방문지도사로, 올해 3월에는 경북도 다문화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조 씨는 “힘들 때마다 ‘한국에 살려고 왔다. 꿈을 좇아 온 것이 아니다’라고 마음속으로 외쳤다. 그렇게 열심히 사니까 주변에서 인정해줬다”고 말했다.영천=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 함께하는 사회 만드는… 당신이 희망입니다 ▼단체상 생각나무BB센터… 이중언어 교재 만들어 아이들 학습 도와“한국생활을 하는 이주여성들에게 중요한 건 자신의 힘을 키우고 재능을 발휘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야 자녀들에게도 모범이 될 수 있거든요.” 이주여성 자조모임인 ‘생각나무BB센터’의 안순화 대표(48·여)는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센터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2009년 10월에 문을 연 센터의 온라인 회원은 800여 명, 오프라인 회원은 280명이다. 약 20개국 출신의 이주여성들이 가입해 있다. 센터 이름은 이주민 출신 엄마와 자녀들의 생각이 나무처럼 튼튼하게 자라라는 뜻으로 붙였다. BB는 이중언어(Bilingual), 이중문화(Bicultural)라는 뜻. 회원들은 2011년 ‘우리는 하나’라는 이름의 이중언어 교재를 개발했다. 자녀들은 이 교재를 학교에 갖고 가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자랑하곤 했다. 한때는 한국말이 서툰 엄마를 부끄러워했던 아이들이 모국어에 유창한 엄마를 보며 자부심을 느꼈다. 어려운 이주여성들을 돕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2011년 1월 돈을 모아 생활고를 겪는 이주여성들에게 이불을 선물했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라고. “한국에서 생활한 지 8년이 됐는데 처음으로 새 이불을 덮는다”며 감사를 표한 이주여성도 있었다. 회원들은 지난해엔 중국을 방문해 현지 어린이들에게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소개했다. 자신들의 제2의 고향인 한국을 자랑스럽게 알리면서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한국사회에 기여하는 당당한 여성으로 살아가겠다는 센터 설립 초기의 다짐을 회원들은 잊지 않는다. 국회의원실 비서관, 이중언어 강사, 문화재단 이사 등으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는 회원도 있다. 이런 이주여성들이 좀더 많아지는 게 이들의 꿈이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단체상 KAIST… 융합인재과정 운영해 맞춤형 과학 교육 ▼“원래 과학에 관심이 많았지만 뚜렷한 목표는 없었는데 다문화학교를 다니며 로봇 분야에서 소질을 찾을 수 있었어요.” 올해 서울 로봇고에 입학한 홍예브게니 군(15)의 말이다. 그는 어머니가 러시아인이어서 KAIST가 운영하는 ‘LG 사랑의다문화학교’에 다닐 기회를 얻었다. 이곳에서 자신의 흥미를 찾아내 국내에서 유일한 로봇·기계제어 분야 마이스터고로 진학했다. 앞으로 모바일 로보틱스 분야를 공부하겠다는 계획도 벌써 정했다. 그를 도운 KAIST 자연과학연구소 산하의 융합교육연구센터는 2010년부터 LG와 함께 사랑의 다문화학교 융합인재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모두 67명의 초중고교생이 참여했다. 30명은 매달 한 번씩 KAIST를 직접 찾아와 수업을 듣는다. 초중고교 수준을 나눠 실험수업을 한다. 화산폭발 실험을 직접 꾸며보거나 사막의 오아시스, 물로켓, 유전자 칩 등을 만들어보는 체험형 수업을 11명의 KAIST 멘토들이 옆에서 도와줬다. KAIST까지 직접 오기 힘든 30명의 초등학생들은 온라인 교육을 받았다. 모두에게 태블릿 PC를 지급하고 실험을 위한 재료는 ‘과학상자’에 담아 보내줬다. 센터는 2010년부터 꾸준히 과학 엑스포에 학생들을 참여시키기도 했다. 체험형 교육이라 흥미도 높다. 지난해 2기 학생의 출석률은 오프라인이 94%, 온라인이 89%에 이르렀다. 융합인재과정은 학생들을 단순히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공학 분야의 소질을 맞춤형으로 키워준다는 특징이 있다. 이 과정을 거쳐 고교에 진학한 학생 18명 중 9명이 창원 과학고를 비롯한 특수목적고나 자율형 사립고 등에 진학하는 성과를 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단체상 전라남도… 인터넷 요금 지원-한국요리 온라인 강좌 ▼지난해 12월 현재 전남지역 결혼이주여성은 9768명, 자녀는 1만여 명이다. 국제결혼이 크게 늘면서 전남도는 지난해 6월 여성가족과에 다문화정책계를 신설했다. 20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이주여성과 다문화가족의 ‘정보교류의 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55억 원을 들여 한국어교육, 가족통합교육, 취업연계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다문화가정의 통신요금 부담을 줄여주는 인터넷요금 지원사업은 반응이 좋아 매년 4억5000여만 원의 예산을 6년째 배정하고 있다. 입국한 지 7년 이내 가정을 대상으로 인터넷 사용 요금의 70%를 지원한다. 다문화가정의 갈등 요인 중 하나인 음식문화의 이해를 돕기 위한 온라인 강좌(jn.damunwha.com)는 테마별 한국요리 레시피를 6개 국어로 소개하고 있다. 시군에 배치된 언어지도사 23명은 다문화가정 자녀의 언어를 평가해 수준에 맞는 언어교육을 하고 언어영재교실도 운영한다. 또 어린이집 이용안내, 육아기술 등의 정보를 담은 부모교육 자료집 1000부를 영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로 만들어 배포했다. 2011년부터 시작한 ‘엄마(아빠) 나라 말 경연대회’는 다문화가정의 가족애를 더욱 두텁게 하는 촉매제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통·번역 전담요원으로 일하는 이주여성 양성도 주력사업 중 하나다. 지난해 12월에는 통·번역 역량강화 교육을 받은 이주여성 16명이 한국어능력시험(3급·4급)에 합격했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다문화가정은 이미 우리 농촌의 보편적인 가족 형태 중 하나가 됐다”며 “우리 지역 다문화가족이 꿈과 희망을 키워가며 행복한 가정을 이루도록 다양한 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다짐했다.무안=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