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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15일 대만계 미국인들이 모여 있던 교회에 아시아계 남성이 총을 난사해 신도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전날 뉴욕주 버펄로시 ‘흑인 혐오 총기 난사’ 사건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또 터진 총격 사건에 미국이 충격에 빠졌다. 미국의 첫 흑인 여성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는 “증오의 풍토병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15일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실버타운 러구나우즈시 제네바장로교회에 60대 아시아계 남성이 침입해 권총을 난사했다. 당시 신도 40여 명이 점심 모임을 하고 있었다. 신도들은 몸을 던져 범인을 제압한 뒤 손발을 묶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인계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갖고 있던 권총 2자루를 증거물로 확보했다. 전날에는 18세 백인 페이턴 겐드런이 버펄로시 톱스슈퍼마켓에서 총을 50발 이상 마구 쏴 손님과 점원 10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사망자 전원과 부상자 1명은 흑인이었다. 당시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던 시민은 총소리를 듣고 대형 냉장고 안에 숨어 총격이 멈추기만 기다렸다고 말했다. 뉴욕주 경찰 등에 따르면 겐드런은 흑인을 많이 살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흑인 밀집 지역의 이 슈퍼마켓을 고른 뒤 차를 3시간이나 몰고 범행 현장으로 갔다. 그는 범행 직후 온라인에 올린 성명에서 “미국 백인 중심 문화가 유색인종에 의해 대체될 것이다. 그래서 가능한 한 많은 흑인을 죽이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범행 전 작성한 180쪽 분량의 문서에서도 스스로를 ‘백인 우월주의자’라고 묘사했다. 실버타운 교회 총격사건은 범행 동기가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증오 범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고 있다. 공영라디오방송 NPR는 버펄로 총격 사건이 올 들어 미국에서 벌어진 198번째 총격 범죄라고 14일 전했다. 이에 따르면 실버타운 교회 총격 사건은 199번째인 셈이다. NPR는 “올해에만 총격 사건이 매주 평균 10건 벌어진 셈”이라고 전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날 2019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증오 범죄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2020년 미국 증오 범죄는 8263건으로 전년보다 500건 이상 늘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5일 성명에서 “인종 범죄는 매우 혐오스럽다. 백인 우월주의를 포함한 어떠한 국내 테러 행위도 미국의 가치에 반한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버펄로시 사건 현장을 방문해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위로할 예정이다. 해리스 부통령도 “인종 범죄와 극단주의 폭력은 모두에게 해를 끼친다. 우리가 안전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거세게 반대하고 있는 러시아가 14일 0시부터 핀란드에 대한 전력 공급을 전격 중단했다. 이에 굴하지 않고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산나 마린 총리는 15일 수도 헬싱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나토 가입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두 사람은 3일 전 처음 나토 가입 의사를 언급했고 이날 74년 만에 중립국 지휘를 포기할 것임을 공식화했다. 마린 총리는“나토 동맹 전체의 안보도 책임지겠다”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도 모자라 폴란드, 발트3국 등 동유럽 나토 회원국을 위협하고 있는 러시아를 비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은 14일 니니스퇴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중립국 위치를 포기한 것은 실수”라며 “핀란드의 나토 가입이 양국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핀란드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으므로 나토 가입을 철회하라고 거듭 압박했다. 나토 회원국인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역시 13일 핀란드는 물론이고 조만간 나토 가입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진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나토 회원국 30곳 중 한 곳이라도 반대하면 두 나라의 가입이 불가능하다. 러시아 국영에너지회사 ‘RAO 노르딕’은 결제 대금이 지불되지 않았다며 14일 핀란드에 대한 전력 공급을 중단했다. 러시아 전력은 핀란드 전력 소비의 10%를 차지한다. 하지만 핀란드 측은 “전력 수급에 별다른 타격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푸틴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14일 영국 더타임스는 익명의 러시아 신재벌을 인용해 “혈액암에 걸린 푸틴 대통령이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수술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우크라이나군이 미국 승차공유 업체 ‘우버’ 앱과 비슷한 프로그램 ‘GIS 아르타’ 를 러시아군 격퇴에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적군의 위치를 신속히 알려주고, 동시에 아군의 가장 가까운 무기를 포착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최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의 도네츠크 강을 건너려다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전멸 했을 때도 위력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상하이 봉쇄’의 혼란을 지켜본 대만이 중국과는 다른 길을 택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극단적인 도시 봉쇄 조치를 취한 중국과 달리 대만이 경제활동 재개를 선택했다고 14일(현지 시간) 미국 CNN이 보도했다. 그간 중국과 대만은 코로나19 국면에서 강경한 봉쇄 조치를 취한 대표적인 두 국가로 꼽혔다. 하지만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의 주요 도시가 봉쇄되고 민심이 들끓으며 혼란으로 이어지자 대만이 중국과는 다른 길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CNN은 대만이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출구 전략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대만 수도 타이페이에서 4대 째 식당을 운영해 온 오스카 첸 씨는 최근 식당 운영을 재개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정부의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때문에 두 달 이상 식당 문을 닫아야만 했다. 손님 감소는 매출 감소로 이어졌고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일부 직원들을 내보내야 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방역 조치를 완화하며 식당 운영도 재개됐다. 최근 대만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는 약 6만 명 수준이지만 정부는 ‘경제 회복’을 택했다. CNN은 “대만은 그간 중국과 비슷하게 거의 마지막까지 강력한 봉쇄를 유지한 국가였기 때문에 더 주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대만 정부가 방역 정책의 방향을 고민했고 결국 코로나19와 함께 공존하는 ‘위드 코로나’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CNN은 “이는 대만해협 넘어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혼란상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첸 씨는 “우리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조심스럽게 한 걸음 씩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며 정부의 조치를 지지했다. CNN은 “중국은 제로 코로나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엄격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는 주민들의 희생과 민심 동요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첸 씨의 동생은 상하이에 거주 중인데 45일 째 집에 격리된 채 외부 출입을 못 하고 있다. 대만의 의료전문가들도 대만 정부의 조치를 지지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대만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접종 완료자들 중에서도 재감염 사례가 잇달아 나오고 있지만 중증, 사망 비율은 매우 낮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봉쇄보다는 부스터샷(추가 접종) 확대, 항바이러스제와 자가진단키드 보급 확대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타이페이의 한 주민은 “중국의 가혹한 봉쇄 조치는 사람들에게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다. 이는 어렵게 백신을 접종한 의미를 없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다만 대만 내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달 초부터 대만의 확진자가 급증하자 타이페이 등 대도시의 약국 앞에는 자가진단키트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긴 줄을 섰다. 하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방역조치를 완화하기 전에 미리 충분한 진단키트를 확보해 놓았어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대만 중앙전염병통제센터(CECC)는 7월 중 코로나19를 5급 전염병에서 4급 전염병으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5급 전염병은 확진 뒤 24시간 이내에 당국에 신고해야하지만 4급 전염병은 확진 뒤 24시간~1개월 이내에만 신고하면 된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서방 제재로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산업 부품 수입이 막힌 러시아가 가전제품 반도체를 뜯어 군사무기에 쓰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은 제2도시 하르키우 일부 지역 탈환에 성공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12일(현지 시간) 미 상원 청문회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노획한 러시아 군사장비 내부에 냉장고나 식기세척기에서 빼낸 것으로 보이는 반도체들이 채워져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러몬도 장관은 “대(對)러시아 제재 이후 러시아에 대한 미국 첨단제품 수출은 70% 가까이 줄었다”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또 “러시아 탱크 생산업체 2곳은 부품 부족으로 공장 가동을 멈췄다”고 말했다. 러몬도 장관은 “우리는 러시아의 군사작전 지속 능력을 없애기 위해 제재를 한다. 정확히 그렇게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미국은 반도체 컴퓨터 통신정보장비 레이저 센서 등의 러시아 수출을 막았다. 다른 국가가 미국 장비나 기술이 쓰인 제품을 러시아에 수출할 수 없도록 하는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도 발동했다. 서방 무기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군은 일부 지역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0일 “러시아군이 하르키우에서 점차 밀려나고 있다”고 말했고, 우크라이나군도 “하르키우 북부 4개 마을을 탈환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에 대한 보복 조치로 ‘유럽 수출 가스관’ 중단에 나섰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12일 러시아에서 폴란드를 경유해 다른 유럽국으로 공급되는 ‘야말-유럽’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서방 제재로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산업 부품 수입이 막힌 러시아가 가전제품 반도체를 뜯어 군사무기에 쓰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전 중인 우크라이나군은 제2도시 하르키우 일부 지역 탈환에 성공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12일(현지 시간) 미 상원 청문회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노획한 러시아 군사장비 내부에 냉장고나 식기세척기에서 빼낸 것으로 보이는 반도체들이 채워져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러몬도 장관은 “대(對)러시아 제재 이후 러시아에 대한 미국 첨단제품 수출은 70% 가까이 줄었다”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또 “러시아 탱크 생산업체 2곳은 부품 부족으로 공장 가동을 멈췄다”고 말했다. 러시아 최대 탱크 생산업체 우랄바곤자보드는 공장을 돌리지 못하게 되자 근로자 일부를 일시 해고했다. 러몬도 장관은 “우리는 러시아의 군사작전 지속 능력을 없애기 위해 제재를 한다. 정확히 그렇게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미국은 반도체 컴퓨터 통신정보장비 레이저 센서 등의 러시아 수출을 막았다. 다른 국가가 미국 장비나 기술이 쓰인 제품은 러시아에 수출할 수 없도록 하는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도 발동했다. 서방 무기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군은 일부 지역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0일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하르키우에서 점차 밀려나고 있다. 헤르손 멜리토폴 베르ㅤ댠스크 마리우폴 같은 도시도 해방시키기 위해 모든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도 하르키우 북부 4개 마을을 탈환했다고 이날 발표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북유럽국 핀란드가 12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 공식화할 것이 유력하고 스웨덴도 가입 추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럽의 안보 지형이 격변하고 있다. 5세대 스텔스 전투기 등 최첨단 무기를 보유한 이들 국가가 합류함에 따라 나토 전력은 강화될 전망이다. 나토를 견제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러시아는 상황이 오히려 ‘나토 확장’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자 반발했다. 나토 회원국은 1949년 창설 당시 미국, 영국 등 12개국이었으나 현재 30개국으로 늘었다. 스웨덴, 핀란드가 합류하면 32개국으로 확대된다. 나토 헌장 제5조는 회원국 중 누구라도 침공을 당할 경우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자동 개입해 집단 방위권을 발동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회원국인 미국, 프랑스, 영국은 세계 2, 4, 5위 핵무기 보유국이기 때문에 나토에 대한 공격은 ‘핵무기 보유국’에 대한 공격이 되는 셈이다. 핀란드는 정규군 28만 명, 예비군 90만 명을 보유 중이고 스웨덴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국방비 지출을 늘렸다. 폴란드 매체 뉴이스턴유럽은 “두 국가는 강력한 육해공군과 잠수함,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다”며 “북유럽 나토 회원국이 F-35 등 최첨단 전투기 250기 이상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는 F-35의 대항마로 꼽히는 수호이(Su)-57을 가지고 있지만 비용 문제 때문에 실제 배치된 것은 5기가 채 안된다. 미국과 영국은 러시아가 나토를 공격할 경우 확실히 응징하겠다며 경고장을 날렸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11일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토를 공격한다면 이는 상황을 완전히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어떤 방식으로든 집단적으로 확실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나토에 대한 공격은 푸틴 대통령의 계산에 없을 것”이라며 “러시아의 핵 능력은 현재와 미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와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를 각각 만나 상호 안보협정을 체결했다. 여기에는 ‘상대방 국가가 위기에 처하거나 공격당하면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존슨 총리는 스웨덴과 핀란드를 ‘중요한 안보 파트너’라고 지칭하며 “확고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핵 위협’을 가하며 반발했다. 앞서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연방우주공사 사장은 “핵전쟁이 나면 나토국은 30분 만에 파괴될 것”이라고 주장했고, 러시아 국영TV도 러시아의 핵미사일이 발사 200초 안에 런던, 파리, 베를린을 타격할 수 있다는 내용의 영상을 방송했다. 하지만 서방의 경제 제재로 러시아의 처지가 갈수록 어려워 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12일 상원 청문회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노획된 러시아 군사장비에는 냉장고나 식기세척기에서 떼어낸 반도체들이 채워져 있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첨단 제품의 대러 수출금지 제재 때문에 러시아가 심각한 부품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1913년 설립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109년 만에 최초의 흑인 여성 이사가 탄생했다. 백인 남성 일색인 연준에는 그간 흑인 남성 이사조차 3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1월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출범한 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곧 연방대법관 취임을 앞둔 커탄지 브라운 잭슨 판사 등 최고위직에 속속 흑인 여성이 자리하면서 미 사회의 유리천장이 부서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현지 시간) 미 상원은 리사 쿡 미시간주립대 경제학 교수(사진)에 대한 인준안을 51 대 50으로 통과시켰다. 상원 100석을 절반씩 나눠 가진 집권 민주당과 야당 공화당은 각각 찬성 50표와 반대 50표를 던졌다. 상원 의장인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간신히 통과됐다. 공화당은 쿡 교수가 거시경제 및 통화정책 경험이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거 인종차별이 심했던 남부 조지아주에서 태어난 쿡 교수는 학창 시절 백인 학교를 다니면서 본인 또한 인종차별을 경험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박사 학위를 땄고 인종 불평등이 경제 발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연구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 행정부에서 대통령의 경제교사 격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1913년 설립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109년 만에 최초의 흑인 여성 이사가 탄생했다. 백인 남성 일색인 연준에는 그간 흑인 남성 이사조차 3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1월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출범한 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곧 연방대법관 취임을 앞둔 커탄지 브라운 판사,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 등 최고위직에 속속 흑인 여성이 자리하면서 미 사회의 유리천장이 부서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현지 시간) 미 상원은 리사 쿡 미시간주립대 경제학 교수에 대한 인준안을 51대 50으로 통과시켰다. 상원 100석을 절반씩 나눠 가진 집권 민주당과 야당 공화당은 각각 찬성 50표와 반대 50표를 던졌다. 상원 의장인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간신히 통과됐다. 공화당은 쿡 교수가 거시경제 및 통화정책 경험이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거 인종차별이 심했던 남부 조지아주에서 태어난 쿡 교수는 학창시절 백인 학교를 다니면서 본인 또한 인종 차별을 경험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땄고 인종 불평등이 경제 발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연구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 행정부에서 대통령의 경제교사 격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연준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는 의장 1명, 부의장 2명, 이사 4명 등 총 7명이다. 이들은 모두 미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참석한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전직 미국 해병대 지휘관과 영국 참전용사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군사조직을 만들어 전장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특수부대 병사, 공군 파일럿 등에게 사격술 전술 전략부터 공중 기동전 노하우까지 가르치고 있다. 미국 시사지 뉴스위크는 최근 ‘모차르트 그룹’이라고 불리는 이 조직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의 악명 높은 용병 바그너 그룹에 대항하는 서방 용병부대”라고 전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미 해병대 예비역 대령 앤드류 밀번이 모차르트 그룹을 만들었다. 밀번 예비역 대령은 과거 미군이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기 위해 만든 특수작전 태스크포스(TF) 첫 지휘관이었다. 홍콩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학교를 나온 밀번 대령은 31년 간 미군에 몸담고 2019년 전역했다. 밀번은 외신을 통해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 상황을 알게 됐다. “당시 우크라이나 특수부대는 무인항공기(드론) 방어장구 의료장비 통신장비 등 모든 물자가 부족했어요. 이를 알고 모차르트 그룹을 조직해 우크라이나를 돕기로 했습니다.” 그는 푸틴의 용병조직 ‘바그너 그룹’에 대항한다는 의미에서 조직 이름을 ‘모차르트 그룹’이라고 지었다. 신(新)나치주의자들이 주축인 것으로 알려진 바그너 그룹은 아돌프 히틀러가 좋아한 음악가 리하르트 바그너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밀번이 모차르트 그룹을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전직 미 특수작전부대(SOF) 대원, 영국 참전용사, 전직 파일럿 등이 모였다. 전 세계에서 합류를 신청한 약 5000명 가운데 시험을 통과한 이들을 중심으로 그룹을 꾸렸다. 모차르트 그룹은 러시아군과 직접 싸우지는 않는다. 이들은 우크라이나군이 더 효율적으로 러시아군을 막아내고 격퇴할 수 있도록 교육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우크라이나 병사들에게 사격, 지뢰를 비롯한 사제 폭발물(IED) 식별 및 제거, 전술 전략 등을 가르친다. 우크라이나군에 방탄복, 야간투시경, 드론을 비롯한 군장비도 조달, 지원하고 있다. 모차르트 그룹은 미국 정부 지원을 받지 않고 외부 기부금으로만 운영된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러시아군이 퇴각하며 ‘러시아군이 궁지에 몰렸다’는 얘기도 있지만 밀번은 이런 평가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군 공격이 다소 서툴지 몰라도 그들은 지뢰와 탄약, 무기를 어마어마하게 보유하고 있다”며 “목표물을 매우 빨리 파괴할 수 있는 포격 능력도 지녔다”고 말했다. 키이우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밀번은 러시아군이 저지른 전쟁범죄 참상을 목격했다. 그는 지난달 20일 뉴스위크 기고에서 ‘부차 학살’이 벌어진 부차를 방문했을 때 경험을 털어놨다. 그는 “러시아군이 퇴각한 부차 거리에는 어린이들 시신이 방치돼 있었다. 러시아군은 IS보다 더 나쁜 짓을 저지르고 있다”면서 “이 전쟁이 단기간에 끝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최소 1년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말 밀번은 외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남부 요충지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고립된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을 대피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정권은 우크라이나 정부에 있다. 우리는 작전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2일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민간인 수십 명이 피신해 마리우폴을 벗어났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곳곳에서 화폐, 행정체계, 상징물이 러시아 것으로 교체되는 등 ‘우크라이나 민족성 말살’이 벌어지고 있다고 1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CNN방송 등이 전했다. 점령지에는 러시아혁명을 일으킨 레닌 동상이 다시 등장했다. 미국은 국방·국무장관, 하원의장에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가능성을 열어놓으며 러시아를 압박했다. ○ “루블 쓰게 하고 러 사상교육”WSJ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지난달 남부 헤르손 중심부에 레닌 동상을 설치하고 옛 소련 국기를 게양했다. 주민들은 “당신들은 침략군이고 파시스트”라고 항의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러시아와 관계가 좋았을 때 우크라이나 전역에는 레닌 동상이 약 2500개 있었으나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자 반(反)러시아 여론이 고조돼 대부분 철거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소련 시대로 돌아간 것 같다”고 했다. 러시아는 또 헤르손주와 자포리자주 등에 민군합동정부를 설치하고 일방적으로 화폐, 공문서 양식 등을 교체했다. 헤르손과 멜리토폴에서는 이달부터 법정화폐가 우크라이나 화폐 흐리우냐에서 러시아 루블화로 바뀌었다. 항구도시 베르s스크 결혼식장에서는 신혼부부에게 ‘러시아연방 결혼증명서’가 발급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2일 점령지 학교들에 휴교령을 내렸지만 러시아군은 러시아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해 강제로 사상교육을 할 예정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러시아군은 점령지 통신 케이블을 자르고 통신기지국을 폐쇄해 휴대전화와 인터넷 서비스를 차단했다. 전쟁 관련 뉴스나 정보 접근을 막으려는 것이다. WSJ는 “성인 남성은 러시아군에 강제 징집돼 동족과 싸워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농기계, 곡물, 건축자재 등을 조직적으로 약탈해가고 있다고 CNN이 1일 전했다. 멜리토폴 농기계 판매점은 러시아군에 수확기, 트랙터, 파종기를 비롯한 농기계 27대, 총 500만 달러(약 63억 원)어치를 강탈당했다. 다만 이 농기계들에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원격 잠금장치가 달려 있어 러시아군이 시동을 걸지 못해 전문가를 수소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후 항전지 대피소, 산소마저 부족”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간신히 빠져나온 민간인들은 2일 참혹한 현장 상황을 증언했다. 두 달 넘게 러시아군에게 포위된 채 공격당하는 제철소 안에서는 우크라이나 병사와 민간인 등 2500명 이상이 최후 항전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제철소에서 탈출한 나탈리야 우스마노바 씨는 “러시아군이 폭격할 때마다 벙커가 무너질까 봐 무서웠다”며 “지하 대피소에는 산소가 부족하다. 피란민들은 상상도 못 할 공포에 질려 있다”고 말했다. 제철소에 있는 부상자 600여 명은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다친 부위에 괴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직접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30일 키이우를 방문한 민주당 소속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이 검토되고 있다.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CNN에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가서 군사·재정 지원을 재확인한다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하원은 1일 바이든 대통령에게 ‘무력사용권한(AUMF)’을 부여하는 결의안을 상정했다.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나 생화학무기를 사용할 경우 미군을 우크라이나에 파병할 수 있도록 전권을 부여하는 결의안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지난달 국내 산업 생산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증가했지만 소비와 투자는 동시에 감소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마저 6개월 만에 하락해 한국 경제의 회복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은 전달 대비 1.5% 늘어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는 지난해 6월(1.8%)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서비스업, 광공업 생산이 전월 대비 각각 1.5%, 1.3% 늘었다. 라면, 김치 등 가정용 식재료를 중심으로 식료품 생산이 7.1% 증가했다. 국내 내수 지표들은 뒷걸음쳤다.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5% 감소했다. 가전제품 신규 교체 수요가 줄면서 내구재 판매가 7.0% 감소했다. 재택치료 증가 등으로 의복 수요가 감소해 준내구재 판매도 2.6% 줄었다. 설비투자는 전달에 비해 2.9% 줄며 2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2.9%)와 자동차 등 운송장비(―3.0%) 투자 감소가 영향을 줬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경기가 다시 회복세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내수 지표들이 다 감소하면서 불안한 회복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하며 6개월 만에 마이너스(―)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 경기 회복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징표”라고 평가했다.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2월보다 0.3포인트 떨어지며 9개월째 하락세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중국 봉쇄 등으로 수출이 안 좋아지면 회복세가 이어지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경제가 올 1분기(1∼3월) ―1.4%(연율 기준)의 성장률을 보이며 2년 만에 역성장했지만 소비, 투자가 모두 줄어든 한국보다 질적으로 낫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소비지출은 1분기 연율 2.7% 증가했다. 28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선 오히려 다우지수가 전일 대비 1.8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2.47%, 나스닥이 3.06% 올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비 지출과 기업 실적 강세로 경제가 곧 회복할 전망이라고 이날 보도했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지난달 국내 산업 생산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증가했지만 소비와 투자는 동시에 감소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마저 6개월 만에 하락해 한국 경제의 회복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은 전달 대비 1.5% 늘어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는 지난해 6월(1.8%)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서비스업, 광공업 생산이 전월 대비 각각 1.5%, 1.3% 늘었다. 라면, 김치 등 가정용을 중심으로 식료품 생산이 7.1% 증가했다. 증가 폭은 1989년 8월(12.0%) 이후 약 33년 만에 가장 컸다. 국내 내수 지표들은 뒷걸음질쳤다.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5% 감소했다. 가전제품 신규 교체 수요가 줄면서 내구재 판매가 7.0% 감소했다. 재택치료 증가 등으로 의복 수요가 감소해 준내구재 판매도 2.6% 줄었다. 설비투자는 전달에 비해 2.9% 줄며 2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2.9%)와 자동차 등 운송장비(―3.0%) 투자 감소가 영향을 줬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경기가 다시 회복세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내수 지표들이 다 감소하면서 불안한 회복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하며 6개월 만에 마이너스(―)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려운 대외여건 속에 경기 회복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징표”라고 했다.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2월보다 0.3포인트 떨어지며 9개월째 하락세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중국 봉쇄 등으로 수출이 안 좋아지면 회복세가 이어지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미국 경제는 올 1분기(1~3월) 2년 만에 역성장했지만 소비, 투자가 모두 줄어든 한국보다는 질적으로 낫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소비지출은 1분기 연율 2.7% 증가했다. PNC 거스 포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침체된 것은 아니다. 2분기 성장이 재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1940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됭케르크 해안에서 연합군을 구출해낸 것처럼 우리를 구해 달라. 부상당한 사람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면 이대로 죽어갈 것이다.” 우크라이나 남부 요충지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최후 항전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군 지휘관이 27일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했다. 제철소에는 부상병과 민간인 등 약 2500명이 러시아군에 맞서 두 달째 고립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군 제36해병여단 세르히 볼린스키 사령관(사진)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62일간 러시아군에 포위된 상태에서 작전을 수행했다. 이곳에는 부상자가 600명이 넘지만 치료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날 하루 러시아군은 제철소를 35번 공습했다. 됭케르크 작전은 2차 세계대전 개전 초기 나치 독일군에 맞서 싸우다 프랑스 해안도시 됭케르크에 고립된 연합군 30만여 명을 구출한 작전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돈과 권력을 가진 억만장자들이 이제 말(word)까지 쥐려 한다.” 세계 1위 부자인 일론 머스크 미국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인수하자 억만장자들의 미디어 장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이사회 의장은 미국 양대 일간지 중 하나인 워싱턴포스트를 소유하고 있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을 창업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인스타그램과 와츠앱도 갖고 있다.○ “글로벌 미디어, 억만장자들 주머니로”트위터의 전 세계 사용자는 지난해 기준 2억6000만 명에 달한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등 다수의 정치 지도자들이 애용하는 플랫폼이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전황을 거의 매일 트위터에 올린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로 테슬라와 우주 기업 스페이스X, 터널 굴착 기업 보링컴퍼니, 뇌과학 연구 기업 뉴럴링크에 이어 5개 거대 기업을 거느리게 됐다. “미국에서 대통령을 제외하고 가장 큰 영향력을 갖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표현의 자유가 더 강화될 것”이라고 했지만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빌 클린턴 미국 행정부에서 노동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시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공공정책학과 교수는 “억만장자가 소통 플랫폼을 장악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의 승리가 아니다. 그것은 ‘소수 독점 권력’의 승리”라며 트위터를 통해 비판했다. 미디어를 소유한 다른 기업인들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저커버그가 보유한 페이스북은 전 세계 사용자가 29억 명이다.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세계 최대 검색 플랫폼인 구글을 통해 언론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구글의 자회사인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는 사용자가 25억 명이 넘는다. 인도 방송매체 뉴스나인은 26일 “글로벌 미디어가 점점 소수의 억만장자들의 주머니에 들어가고 있다. 머지않아 이들은 미국 의회마저도 사버릴 것”이라고 했다. 저커버그가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초청으로 백악관에 방문했을 때 “페이스북에 유통되는 뉴스를 놓고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 가짜뉴스 무분별 확산 우려도세계보건기구(WHO) 마이크 라이언 보건긴급대응국장은 26일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보건과 관련한 가짜뉴스가 만연하면 사람들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유색인종 차별, 여성 혐오, 극단주의자들의 거짓 주장이 아무 규제 없이 퍼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동안 트위터는 미국 극우진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미세한 로봇을 집어넣었다”는 등의 가짜뉴스가 트위터를 통해 확산될 때 제동을 걸었지만 머스크가 이 같은 규제 조치를 할지는 의문이다. 머스크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부자세 신설’ 등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어 트위터가 머스크의 ‘정치적 확성기’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계획을 발표한 뒤 26일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12% 떨어진 876.42달러로 마감했다. 하루 만에 시총 1250억 달러(약 158조 원)가 증발한 셈이다. 머스크가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수십억 달러의 테슬라 주식을 처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매도세가 이어졌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서 가장 큰 실패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접종을 배제한 것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상하이 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봉쇄가 이어지는 중국 방역 난맥상에 대해 27일(현지 시간) 이같이 지적했다. 전 세계가 화이자-바이오엔텍 모더나 등의 mRNA 백신을 접종했지만 중국은 자국이 개발한 시노백 시노팜에만 의존하고 있다. 시노백 시노팜은 화학 처리해 감염력을 없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만든 불활성 백신이다. 이날 블룸버그는 “중국은 자국이 만든 백신이 기술적으로 뒤처진 걸 알면서도 서양 백신을 보급하길 거부하고 있다”면서 “극단적인 도시 봉쇄까지 마다하지 않는 시 주석이 지금까지 하지 않은 단 하나의 조치가 mRNA 백신 접종”이라고 꼬집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본격적으로 개발, 보급된 mRNA 백신은 기존 백신보다 감염 예방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고령층이나 건강 취약계층의 감염, 병세 악화, 사망 확률을 줄이는 데 효과를 발휘했다. 블룸버그는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시노팜 시노백은 감염 및 사망 예방효과가 mRNA 백신에 비해 낮다”며 “mRNA 백신은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벗어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2020년 상하이포선제약이 독일 바이오엔텍 지분 0.7%를 매입하고 화이자와 공동 개발한 mRNA 백신을 중국에서도 팔 수 있도록 합의했다. 마음만 먹으면 1억 도스(1회 접종분)를 즉시 중국에 공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이 백신 사용 승인을 내주지 않고 있다. 현재 중국 인구 약 14억 명 중 88%가 중국산 백신으로 접종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자국 제약업체들이 mRNA 백신을 자체 개발해 내놓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영국 컨설팅업체 에러다임컨설팅 엘리슨 힐스 연구원은 “서방 mRNA 백신 접종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고위 관료들에게 당혹스러운 상황이 될 수 있다.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하는 순간 중국산 백신이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의 장기집권(3연임) 성과로 내세워야 할 코로나19 대응 정책에 금이 갈 수도 있다는 얘기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이미 수 주 전에 미군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방공시스템을 점검했다고 27일(현지 시간) 미국 NBC뉴스가 보도했다. 미국 전현직 국방, 정보 당국자들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군대와 전투기의 위치, 예상 공습 지점을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있다. 이 정보를 이용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 수송기를 격추시키기도 했다”고 말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한 러시아의 암살 시도를 막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우크라이나에 제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NBC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은 러시아군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매일 실시간으로 우크라이나와 공유하고 있다. 여기에는 러시아의 미사일이 언제 어디를 공격할지, 어디서 폭탄이 투하될지 등에 대한 정보도 포함됐다. NBC에 따르면 전쟁 초반 러시아 병사 수백 명이 탄 수송기가 수도 키이우를 향하다가 우크라이나에 의해 격추됐는데 이 배경에도 미국이 제공한 정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BC는 “그 덕분에 우크라이나는 키이우의 주요 공항에서 러시아 공수부대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었다. 현재까지 우크라이나가 거둔 성공에 미국 정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전쟁에 직접 참전하지 않고 군수물자 등을 지원하고 있는 미국은 전쟁 초반부터 ‘정보 지원’을 핵심 과제로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미국 관료는 “처음부터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대항할 수 있는 주요 전략, 실행 가능한 정보들을 공유하는데 힘을 기울였다. 이는 전술 전략 차원에서 모두 영향을 미쳤고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한 전직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을 타격할 수 있는 실시간 정보가 많이 공유됐다. 상업용 위성이미지 뿐만 아니라 특정 러시아 부대가 활동 중인 위치 정보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전쟁 초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을 집중 공격해 공중전에서 우위를 잡으려 했으나 실패했다. 최근에도 러시아 전투기가 우크라이나 방공망에 격추됐다는 소식이 잇달아 들려오고 있다. NBC에 따르면 전쟁 초반부터 우크라이나는 미국 정보당국의 도움을 받아 방공망과 전투기를 이동 배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NBC는 “미국의 도움으로 미리 방공시스템을 옮긴 덕분에 러시아는 ‘한때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이 있었던’ 텅 빈 들판을 공격해야만 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전달해주는 특정 좌표를 이용해 러시아군 진지와 전투기를 공격했다. 미국은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무력 합병한 이후부터 우크라이나와 본격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다. 이번 전쟁이 발발하기 이전에도 이미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을 점검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의 폭격에 대비해 방공망을 부산 배치하는 노하우 등이 우크라이나에 전달됐고 실행됐다. 미국이 어느 수준의 정보까지 우크라이나와 공유할지를 놓고서는 미국 정부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NBC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 및 정보당국의 법무팀은 러시아에게 매우 치명적일 수 있는 일부 기밀 정보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와 공유하는 것을 제한하는 지침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전쟁이 진행되고 러시아의 공세가 거칠어지면서 민간인 사상자가 늘자 이 지침이 해제됐다. NBC는 “이달 초부터는 국가정보국(DNI)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돈바스 지역 탈환에 필요한 군사 정보들도 공유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CIA도 젤렌스키 대통령의 신변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필요한 정보들도 우크라이나와 실시간 공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미국 관료는 “미국은 러시아의 군대 배치, 공격 경로, 실시간 정보 등 세부사항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만큼 서로 신뢰했다”고 말했다. 전 CIA 국장이자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교수인 존 맥러플린은 “러시아의 계획과 의도에 대한 미국의 정보는 정확했다”고 말했다. 한 서방 정보당국 관계자는 “미국이 제공한 정보도 훌륭했지만 우크라이나가 이를 영리하게 사용했다. 그들은 정보를 가지고 놀라운 속도로 대응했다”고 평가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에서 103㎞ 떨어진 곳에 있는 러시아 내 연료저장시설이 25일(현지 시간) 폭발해 화재가 발생했다. 러시아 벨고로드 연료저장창고에 이어 또 다시 러시아 내 시설에서 폭발, 화재가 발생하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를 러시아가 폭발 책임을 우크라이나에 돌리고 공세를 강화하기 위한 ‘가짜 깃발’ 작전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우크라이나는 “우리가 공습한 일은 없다”며 공식 입장에서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 참모총장은 “우리가 당했던 일을 이제 러시아도 당할 때가 됐다”며 묘한 여지를 남겼다. 이날 우크라이나 매체 유로마이단프레스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서부도시 브랸스크의 연료저장시설 두 곳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2시에 첫 화재가 보고됐고 현장 폐쇄회로(CC)TV에는 연료저장창고가 두 차례 폭발하는 장면이 담겼다. 폭발이 일어난 두 곳 중 한 곳은 러시아 정유기업 로즈네프트 소유의 정유시설로 알려졌다. 다른 한 곳은 인근의 군부대 시설로 알려졌다. 사건 직후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인명 피해는 없다”고 발표했다. 유로마이단프레스는 “러시아 내 전략시설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성공한 것이거나 혹은 우크라이나에게 책임을 돌리기 위한 러시아의 가짜 깃발 작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에 폭파된 시설은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유럽으로 통하는 송유관이 있는 핵심 시설이다. 때문에 “러시아 석유 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러시아 언론은 우크라이나 드론이 공습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 보도도 내놨다. 유로마이단프레스는 “처음에는 이 시설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150㎞ 떨어졌다고 보도됐지만 사실 최단거리는 103㎞에 불과하다”며 “이는 우크라이나군이 보유한 토치카 미사일의 사정거리 이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미사일 공격으로 러시아 본토 연료시설을 파괴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앞서 1일에도 우크라이나 북부도시 하르키우와 인접한 러시아 서부도시 벨고로드에서 군사시설과 연료저장시설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벨고로드 주지사는 우크라이나 육군 헬기 2대가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를 부인했다. 지난달 29일에도 벨고로드 인근의 러시아 탄약고에서 화재와 폭발이 발생했고 일부 러시아 관계자들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내 잇단 군사 및 에너지 시설의 피해를 둘러싸고 아직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인한 것인지 단순한 화재인지, 혹은 러시아 측의 작전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참모총장 이호르 로마넨코는 “브랸스크 폭발 탓에 러시아군은 최소 2, 3일 동안 연료공급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이 우크라이나 기차역,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는 것을 지켜만 보진 않을 것이다. 그들에게도 똑같은 일이 일어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동부 작전지역에서 러시아가 공개하지 않은 또 다른 러시아 미사일 저장창고에 대한 공격이 있었다”고도 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유럽 최강국에서 원성의 대상으로…. 러시아의 침공에 맞선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 등은 중화기를 비롯한 군사 지원을 늘리고 있지만 독일은 미온적이어서 원성을 듣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독일에서도 “우크라이나에 중화기를 지원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져 중화기 지원에 선을 그은 올라프 숄츠 총리가 불신임 투표에 직면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WJS는 이날 ‘우크라이나를 위한 독일 무기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사설(社說)에서 올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유럽 전반의 안보 위기로 번지자 숄츠 총리는 외교·국방정책 변화를 약속했지만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독일은 키이우(우크라이나 수도)에 보낼 무기를 선적하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 독일에서도 정치적 스캔들이 되고 있다”면서 “전쟁은 장기화하는데 숄츠 총리는 탱크 장갑차 같은 중화기 지원을 꺼린다”고 했다. 독일은 집권여당 사회민주당(SPD)을 비롯해 기독민주당(CDU) 녹색당 등 여야 가리지 않고 중화기 지원을 요구하지만 숄츠 총리는 태도에 보이지 않는다. WSJ는 “숄츠는 우크라이나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 “이유가 무엇이든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지원을 약속한 유권자에게도 당혹스런 일”이라고 비판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도 23일 “독일은 외교·국방정책을 바꾸겠다고 했지만 그 사고방식은 바꾸지 않았다”며 “숄츠 총리는 유럽의 러시아산 에너지 금수(禁輸) 조치, 관세 부과 요구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일은 러시아에 화석연료 대금으로 매일 수천만 유로를 지불한다면서 “다른 유럽 국가는 독일의 더딘 지원에 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숄츠 총리가 18일 “독일 혼자서는 중화기를 지원해선 안 된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이코노미스트는 “다른 나토 회원국은 장갑차 헬리콥터 장거리포 전투기까지 이미 보내고 있다. 독일의 침묵이 눈에 띌 정도”라고 반박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지원했다는 사실을 최근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군용 방탄헬멧 5000개를 지원하겠다고 밝혀 조롱을 받기도 한 독일은 이후 대공미사일, 로켓 추진 수류탄, 기관총, 지뢰 등을 보냈지만 그 속도는 매우 느린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는 독일에 레오파드탱크, 장갑차, 다연장로켓, 대함미사일, 스파이크 대전차미사일 제공을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뉴보이스 오브 우크라이나’는 “독일에서도 비판받는 숄츠 총리는 독일의 안티히어로”라고 25일 주장했다. 최근 독일 인프라테스트디맵 설문조사에 따르면 독일인 55%는 ‘우크라이나에 중화기를 지원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숄츠 총리는 22일 유력 시사지 슈피겔 인터뷰에서 “왜 우크라이나에 중화기를 지원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더 이상 무기고에서 무기를 공급할 여력이 없다”고 대답했다.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 시절 군비 증강에 투자하지 않아 국방력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러시아에 석유와 액화천연가스 상당량을 의존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슈피겔은 “독일 야당이 우크라이나 중화기 지원 법안 발의를 검토하고 있다. 숄츠 총리가 계속 반대한다면 총리 불신임 투표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엄마, 저 지금 러시아로 끌려가는 중이에요. 러시아 군인들은 어디로 가는 건지 목적지도 안 알려줘요.’ 우크라이나 중남부 도시 드니프로에 머물고 있는 나탈리야 디메시 씨(40)는 4일 아들 유리 디메시(21)에게서 이 같은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나탈리야 씨는 황급히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당장 탈출하라”고 재촉했지만 부질없었다. 아들은 출입구와 창문이 모두 잠긴 어느 열차 안에 감금돼 있었다. 러시아는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일부 점령지역 주민들을 러시아로 강제 이송하고 있다. 미국 NBC방송은 강제 이송 희생자인 나탈리야 씨 가족의 사연을 24일 전했다. 전쟁 전 회계사였던 나탈리야 씨는 재혼한 남편, 두 딸과 함께 살았다. 공대생인 아들은 친부와 살았다. 이들은 모두 마리우폴에 살았다. 전쟁 발발 후 이들은 폭격을 피해 34일간 지하실에서 숨어 지냈다. 지난달 29일 나탈리야 씨는 겨우 차편을 구해 일단 두 딸을 데리고 자포리자로 탈출했다. 하지만 아들과 전남편이 살던 집은 러시아군의 폭격을 받았고 이후 연락이 끊겼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나서야 아들에게서 겨우 연락이 왔는데 러시아로 끌려간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아들 유리 씨를 태운 기차는 마리우폴에서 북동쪽으로 약 1086km 떨어진 러시아 동부도시 세묘놉카에 7일 도착했다. 그는 숲속의 한 목조 건물로 옮겨졌다. 그곳에서 휴대전화를 압수당한 채로 가족은 누구인지, 우크라이나군에 복무 중인 친구가 있는지 등 신문을 받았다. 러시아군은 그에게 “우크라이나는 국가였던 적이 없다. 러시아의 일부”라며 사상교육을 했다. 유리 씨가 항의하자 두 시간이 넘는 추가 신문이 이어졌다. 그들은 “너는 러시아군에 징집돼 우크라이나로 파병될 수 있다. 총알받이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한다. NBC는 “러시아는 수많은 민간인들을 강제 이송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는 국제법상 전쟁범죄”라고 지적했다. 현재 나탈리야 씨는 아들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방법을 수소문 중이다. 터키나 조지아 등을 경유해 아들을 데려오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나탈리야 씨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자들에게 러시아 군복을 입히고 이곳으로 데려와 무기를 들고 싸우라고 강요할지 모른다”며 “나의 아들이 조국에 맞서 싸우게 될까봐 그게 가장 큰 걱정”이라고 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아무리 무서워도 함께 모여 부활절을 축하할 겁니다.” 2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 시내 한 성당에 주민들이 모였다. 빵과 소시지, 햄, 치즈 등이 담긴 바구니를 들거나 꽃바구니를 들었다. 이 성당 신부는 이들을 환영하며 성수(聖水)로 축복의 기도를 베풀었다. 이날은 우크라이나 정교회 축일인 부활절이었다. 올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국토는 전쟁터로 변하고 공포에 휩싸였지만 우크라이나인들은 부활절 축하 행사를 열었다고 미국 CNN,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외신들은 “그들은 러시아군의 잔인한 공습과 상상도 못 할 희생을 경험했지만 그럼에도 올해 가장 큰 기념일의 하나를 축하했다”고 전했다. 시민들은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보낼 부활절 달걀에 ‘살아 돌아오라’ ‘우크라이나 군대와 방공 시스템에 영광을’ 같은 메시지를 적었다. 수도 키이우 성볼로디미르 성당 등에서도 이날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부활절 미사가 진행됐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부활절 연휴 러시아군이 군사행동을 늘릴 위험이 있다며 통행금지령을 내렸지만 시민 수백 명이 성당에 모였다. 참석하지 못한 이들은 생중계로 미사를 지켜봤다. 성당 내부 사진 촬영은 엄격히 금지됐다. 몇 명이 모였는지, 누가 참석했는지 같은 정보가 러시아 측에 유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시민들은 서로 키스로 인사를 나눴다. 이날 미사에는 전투모를 ‘부활절 바구니’ 삼아 손에 들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인들도 참석했다. 전란을 피해 폴란드를 비롯한 인접국으로 갔던 사람들도 부활절을 기리기 위해 고국으로 돌아왔다. 전쟁이 발발했을 때 임신 9개월이던 안나마리아 니키포친 씨(25)는 남편과 폴란드로 피신했다가 최근 르비우 자신의 아파트로 돌아왔다. 피란 중에 태어난 딸도 함께였다. 그는 “부활절이 되기 전에 집에 돌아오는 일이 정말 중요했다. 가족이 모두 함께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3일 부활절 연설에서 “오늘은 기독교의 성토요일(聖土曜日), 십자가에 못 박히심과 부활 사이의 날”이라면서 “처음에는 죽음이 승리하고 신이 사라지지만 결국에는 부활이 이어질 것이고 삶이 죽음을 물리칠 것이다. 악은 벌을 받을 것”이라며 대(對)러시아 항전 의지를 강조했다. 미 ABC뉴스는 “전쟁 최전선에서 싸우는 이들을 위해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모여 기도했다”고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