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효림

손효림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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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효림 기자입니다.

aryssong@donga.com

취재분야

2025-11-28~2025-12-28
문화 일반52%
문학/출판23%
연극13%
교육3%
무용3%
산업3%
학술3%
  • [어린이 책]통통 튀는 방방타고 달나라 토끼 만나요

    ‘심심해 마을’에 사는 아이는 너무 지루해 마법이 일어나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어느 날 ‘마법의 방방’이 나타났다. 사람들은 위험하고 마법은 없다고 외면하지만 아이는 방방에 올라가 뛰기 시작한다. 그런데…. 아이는 하늘로 날아오른다! 마을이 한눈에 보이더니 어느새 고래와 펭귄, 가오리를 만난다. 달토끼들과 방방이 가득한 달나라까지 간다. 다시 구름 위에 살포시 내려앉은 아이. 물방울과 함께 미끄러지듯 방방에 착지한다. 아이의 짜릿한 모험에 생동감 넘치는 그림이 어우러져 붕붕 뜨는 기분이 느껴진다. 구름을 뚫고 날아간 아이의 두 발만 오른쪽 위 귀퉁이에 보인다. 책장을 한 장 더 넘기면 저 아래 조그맣게 보이는 방방이 있고, 구름 위로 높이 올라 함성을 지르는 아이의 얼굴이 나온다. 가슴이 탁 트인다. 환상의 세계를 누비는 아이의 통통 튀는 에너지를 한가득 머금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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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 어른이 최고의 환경… 지금 우리는 어떤 어른인가[광화문에서/손효림]

    아이는 그림을 그릴 때면 너무 좋아 심장이 콩닥콩닥 뛰었다. “하아, 하아” 하고 숨이 가빠질 정도로 설렜다. “하고 싶은 건 뭐든 다 해 보렴.” 엄마는 기분 좋은 흥분에 들뜬 아이를 늘 응원했다. 딸 셋 중 막내인 아이는 인형도 무척이나 사랑했다. 아빠는 아이와 함께 인형을 만들고, 망치로 나무판을 뚝딱뚝딱 두드려 강아지 집, 벤치를 완성해 냈다. 그럴 때마다 마법을 보는 듯 황홀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동문학상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받은 백희나 작가(49)의 어린 시절 이야기다. ‘구름빵’, ‘장수탕 선녀님’, ‘달 샤베트’, ‘나는 개다’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큰 사랑을 받는 백 작가는 창작의 원천에 대해 “내 안에 어린아이가 있다”고 말한다. ‘구름빵’에 나오는 고양이 남매의 다정하고 유쾌한 엄마 아빠는 백 작가 부모님의 실제 모습이다. 행복한 기억을 간직한 아이가 가슴속에 자리 잡아 영감의 샘물을 길어 올리는 것이다. 몽환적이고 웃음을 쿡쿡 자아내며 따스함을 전하는 작품들은 그렇게 나올 수 있었다. 현재 방송 중인 SBS 인기 드라마 ‘아무도 모른다’는 좋은 어른이 한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는지 정면으로 묻는다. 외로운 고등학생 은호는 이웃집 여성 형사 영진과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되면서 단단한 사람이 되길 꿈꾼다. 악담을 퍼붓던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보육원에서 자란 상호는 사업가로 성공하지만 저주 같은 악담 속 인물이 돼 버렸다. 그에겐 온기를 지닌 손을 내미는 어른이 없었다. 그는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묻는다. 좋은 어른을 만났다면 자신의 인생이 달라졌을까. 보다 나은 양육법, 더 뛰어난 교육 시스템과 환경에 대한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개학’이라는 지금껏 가지 못한 길을 가고 있는 데다 하루 종일 집에 머무는 아이들을 어떻게 챙겨야 하는지 혼란스러워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건 뭘까. 그건 자신을 사랑해 주고 지지해 주는 어른이 아닐까. 아이 곁에 좋은 어른이 있는 것만큼 좋은 환경은 없다. 가장 훌륭한 교육은 롤 모델이 되는 어른의 존재 그 자체일 것이다. 백 작가는 일상을 아이의 눈으로 찬찬히 바라보며 소재를 찾고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를 풀어낸다. 작품 속 인물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맑고 유쾌하다. 그가 작품이라는 꽃들을 피워낼 수 있었던 씨앗은 엄마 아빠가 심어준 셈이다. 백 작가는 ‘구름빵’ 저작권 소송에서 패소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매년 봄마다 새 작품을 발표해 왔지만 올해는 이를 못 할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고통스러운 상황을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다. 마음속 행복한 아이가 가진 힘은 생각보다 훨씬 크니까. 그는 다시 일어나 위로와 웃음을 주는 작품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문득 생각해 본다. 지금 아이들이 훗날 어른이 됐을 때 그들의 마음에는 어떤 아이가 자리 잡게 될까. 아이들에게 나는, 그리고 우리는 어떤 어른일까.  손효림 문화부 차장 aryssong@donga.com}

    • 2020-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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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이후 ‘비대면 문화’ 급속도 커질것… 자기만의 색깔 지닌 실험적 콘텐츠 육성”

    “코로나 이후 시대는 비대면, 디지털 문화가 급속도로 확장되며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질 거라고 하죠. 미래 모습을 예측하고 필요한 콘텐츠를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송경희 경기콘텐츠진흥원장(59)은 차분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지난해 8월 취임한 송 원장은 KBS 아나운서,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 대통령비서실 대변인(노무현 정부), 성균관대 초빙교수 등을 지내며 미디어·콘텐츠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경기 부천시 경기콘텐츠진흥원에서 7일 송 원장을 만났다. 2001년 설립된 경기콘텐츠진흥원은 게임 영화 음악 출판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콘텐츠 산업을 지원한다. 올해는 창업 지원에 150억 원, 영화 음악 출판 등에 150억 원, 미래 콘텐츠에 120억 원 등 모두 420억 원을 투입한다. 송 원장은 “교육부터 창업, 기업 지원까지 콘텐츠를 둘러싼 모든 과정을 다루게 되니 어깨가 무거우면서도 짜릿하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경기콘진원은 1인 크리에이터 지원 관련 노하우가 탄탄하게 축적돼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시나리오 개발, 인디 음악인 발굴 등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풀뿌리를 육성하는 데 특히 강하다는 것.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프리랜서 창작자들을 긴급 지원하고, 활기를 불어넣는 콘텐츠가 많이 만들어지도록 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이후 시대에도 대비해야 한다. 그는 VR AR 등 미래 콘텐츠가 일상에 어떤 방식으로 녹아들어 활용될지에 관심이 많다. “올해 10월 경기도와 함께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는 행사를 거리 등 실생활 공간에서 열 예정입니다. 실내에서 기술을 시연하는 기존 컨벤션 형식이 아니죠. 달라지는 삶의 방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거든요.” 경기콘진원 직원은 100명이 조금 넘는다. 그는 취임 후 지금까지 80명 가까운 직원들과 한 명씩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맡고 있는 업무, 콘텐츠 정책에 대한 의견을 두루 들었어요. 콘텐츠는 사람에게서 나오기 때문에 사람이 성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거든요. 인생의 선배로서 직원들이 고민하는 부분을 함께 채우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그는 사회생활을 시작할 당시, 한 직장에서 오래 일할 거라 생각했는데 운명처럼 참 많은 경험을 하게 됐다며 웃었다. “좋은 콘텐츠는 자기만의 색깔을 지닌 이야기에, 사람들의 마음을 이어주는 힘이 있어요. 더 새롭고 실험적이면서도 좋은 콘텐츠가 탄생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그동안 쌓은 경험과 역량을 쏟아부을 겁니다.”부천=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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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할아버지 모르게 살금살금 따라가요

    초등학교 2학년 준이는 일곱 살 동생 현이와 함께 할아버지 뒤를 살금살금 밟는다. 수염도 안 깎던 할아버지가 매일 면도하고 양복을 입은 채 외출하시는 게 영 수상하기 때문이다. 여자 친구가 생긴 걸까? 꼬마 탐정 준이는 세 번의 시도 끝에 할아버지가 꽃바구니를 미용실 아주머니에게 전하는 현장을 확인한다! 할아버지를 뒤쫓다 다리가 아프다고 주저앉는 현이, 탐정을 자처하며 으쓱해하는 준이의 모습이 천진하다. 지하철을 타고 물건을 배달하는 할아버지를 가슴 콩닥거리며 몰래 쫓는 둘의 추격전은 흥미진진하다. 할머니를 위하는 준이의 마음, 할머니와 준이 현이에게 사탕과 과자를 사주고 싶어 일하는 할아버지의 마음이 따뜻하게 와 닿는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에 금세 빨려 들어가게 된다. 뜻밖의 반전은 훈훈함을 더한다. 제41회 샘터동화상 당선작.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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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끝나는 날… ‘달빛여행’ 어떠세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끝난 뒤 야간 관광을 즐기기에 좋은 100곳이 꼽혔다. 한국관광공사는 전문가 선정위원회를 꾸려 야간 관광 매력도와 접근성, 치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야간 관광 100선’을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지역별로 △서울 덕수궁 돌담길, 반포한강공원 △부산 달맞이언덕 문탠로드, 송도해상케이블카 △대구 김광석다시그리기길, 수성못 △인천 강화문화재 야행, 송도센트럴파크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월봉서원 △대전 대동하늘공원, 달빛 품은 계족산 낭만산책 △울산 시티투어 생태탐방, 대왕암공원 등이 선정됐다. △경기 수원시 화성행궁 야간 개장, 고양시 행주산성 △강원 영월군 별마로천문대, 강릉시 안목해변 △충남 서산해미읍성, 부여군 궁남지 △충북 충주시 중앙탑 일원, 단양군 단양강 잔도 △전남 여수 해상케이블카 △전북 전주 문화재 야행 △경남 통영밤바다 야경 투어, 저도 콰이강의 다리 스카이워크 △경북 경주 동궁과 월지, 안동 월영야행 △제주 라이트 아트 페스타, 새연교도 있다. ‘야간 관광 100선’은 관광공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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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은 진실보도를 생명줄로 여겨야”… 제64회 신문의 날 기념행사

    한국신문협회(회장 홍준호)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회장 김종구), 한국기자협회(회장 김동훈)가 공동으로 주최한 제64회 신문의 날 기념행사가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홍준호 신문협회장은 “각종 권력으로부터 언론을, 가짜 뉴스로부터 진짜 뉴스를 지키기 위해 외부 압력과 간섭을 배격하며 진실 보도라는 언론 본연의 가치를 생명줄로 여겨야 한다”며 “뉴미디어와 신기술을 활용하면 새로운 중흥을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민은 자기 수준만큼의 언론을 갖는다”며 “포털은 이용자가 각 신문의 독자로 전환되도록 정책의 대전환을 단행해야 하고 시행 1년이 넘은 정부광고법의 왜곡과 변질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규모가 축소돼 열렸다. 손현덕 신문협회 부회장, 이영만 한국신문상 심사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신문협회는 이날 신문의 날 표어 및 한국신문상 시상식도 함께 진행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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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책]‘고흐의 방’에 숨은 북극곰을 찾아라

    고흐의 ‘아를에 있는 반 고흐의 방’ 그림 속 창문 밖에 북극곰이 천연덕스럽게 코를 붙이고 방 안을 들여다본다.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에서는 짚을 가득 실은 수레 뒤에 북극곰이 고개를 삐죽 내민다.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의 작품에 숨은 북극곰을 찾아보자. 조각가 프랑수아 퐁퐁이 돌로 만든 높이 1.6m, 길이 2.5m의 이 북극곰은 실제 오르세 미술관에 있다. 마네, 모네, 르누아르 등의 유명 작품 44점을 찬찬히 감상하며 숨은그림찾기 하듯 북극곰을 발견하는 재미가 짜릿하다. 조각품인 로댕의 ‘지옥의 문’에도 북극곰이 있다. 의외의 지점에 꼭꼭 숨어 웃음을 자아낸다. 자연스레 작품들을 구석구석 살피게 된다. 북극곰과 놀다 보면 명작이 어느 새 머리와 가슴속에 살포시 자리 잡는다. 시리즈는 2, 3권까지 있다. ‘이집트 하마가 숨어 있는 루브르 박물관’도 나왔다. 각 2만500원.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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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직도 도련님-아가씨? ‘○○씨’로 불러도 됩니다

    남편의 남동생이나 여동생이 본인보다 나이가 어릴 경우 ‘도련님’ ‘서방님’ ‘아가씨’ 대신 ‘○○ 씨’라고 이름을 불러도 된다는 제안이 나왔다. 자녀가 있다면 ‘○○(자녀 이름) 고모·삼촌’으로 부를 수도 있다. 국립국어원은 언어 예절 안내서인 ‘우리, 뭐라고 부를까요?’를 펴냈다고 2일 밝혔다. 배우자의 남동생이나 여동생이 본인보다 나이가 많으면 ‘동생님’으로 부를 수 있다. 남편의 누나가 본인보다 나이가 어린 경우 ‘누님’이라고 하거나 ‘○○(자녀 이름) 고모’라고 해도 된다. 남편의 형이 자신보다 나이가 적다면 결혼 전에는 ‘○○(자녀 이름) 큰삼촌’, 결혼 후에는 ‘○○(〃) 큰아버지’로 부른다. ‘형님’이라고 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내의 남동생이 나이가 더 많으면 ‘처남님’, 여동생은 ‘처제님’으로 ‘님’을 붙이면 된다. 여동생의 남편이 본인보다 나이가 많으면 ‘매부님’, ‘매제님’으로 부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나이와 서열이 역전된 경우 ‘동서님’, ‘조카님’이라고 하면 된다. 형의 아내는 ‘형수님’으로 불러야 하지만 본인보다 나이가 어리고 서로 양해가 되었다면 ‘형수’로 부르는 것도 가능하다. 오빠의 아내 역시 ‘언니’ ‘새언니’ ‘올케언니’로 불러야 하지만 나이가 어리면 ‘올케’로 부를 수 있다. 소강춘 국립국어원장은 “안내서가 획일적인 호칭이나 남녀 차별적인 표현으로 인한 불편을 줄여 편하게 소통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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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발레단 사태가 던진 질문, 국립예술단은 왜 존재하는가[광화문에서/손효림]

    “이럴 줄은 몰랐다….” 강수진 국립발레단장의 탄식이다. 단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심각했던 대구에서 공연한 후 자가 격리 기간에 일본 여행을 하고 외부 강의를 했다는 사실에 강 단장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다른 단원과 직원들도 “문화 기사가 아닌 사회 기사로 국민적 주목을 받게 돼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일본 여행을 가 국립발레단 창단 후 처음으로 해고 처분을 받은 나대한은 3월 27일 재심을 청구했다. 4월 10일 이내에 재심이 열릴 예정이지만 결과가 바뀔 가능성은 낮아 소송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나대한은 군무를 추는 ‘코르 드 발레’다. 특강을 해 각각 정직 3개월, 1개월 징계를 받은 김희현 솔리스트와 이재우 수석무용수는 재심을 청구하지 않았다. 강 단장은 “군무 없이 주연 없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며 단합을 중시하기로 유명하다. 그 자신이 작은 일이라도 정해진 규칙은 반드시 지키는 성격이어서 단원들도 ‘당연히’ 그럴 것으로 믿었다고 한다. 국립예술단원의 외부 활동도 도마에 올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등 산하 17개 기관 및 예술단체를 대상으로 2018, 2019년 외부 활동 파악에 나섰다. 현재 자료를 받고 있고 문제가 심각할 경우 현장 조사를 할 예정이다. 외부 활동 규정은 예술단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 단장 및 기관장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개인 차원에서는 부가 수입을 올리고 퇴직 후를 대비해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다. 소속 단체를 알리고 예술 역량을 사회에 환원하는 의미도 있어 적정 수준의 외부 활동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다만 창작 활동은 장려하되 영리 목적의 활동은 횟수를 제한하는 식으로 규정을 보다 촘촘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립발레단 사태는 국립예술단의 존재 이유를 근본적으로 돌아보게 만들었다. 매년 단원을 뽑는 곳도 있지만 몇 년에 한 번 소수를 뽑는 곳도 많아 국립예술단원이 되려면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입단은 최고 기량을 갖췄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동시에 월급을 받으며 예술에 전념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급여는 단체마다 다르지만 대기업에는 한참 못 미친다. 국립발레단원은 40세 전후에 은퇴하고 연금이 없지만 장르에 따라 정년을 채우고 공무원 연금을 받는 곳도 있다. 한 국립예술단 합격자는 “꿈의 직장에 들어가게 됐다”며 벅찬 감격을 숨기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큰 혜택을 받는 국립예술단은 수준 높은 작품을 무대에 많이 올려 존재의 필요성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관객층이 얕아 공연을 자주 할 수 없다”는 말 대신 참신한 시도를 통해 관객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의무가 있다. 우리나라 에이스들이 모인 단체들 아닌가. 무대에 설 기회가 많아지면 단원들은 자연스레 외부보다 예술단에 집중하게 된다. ‘국립’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무게를 지닌 무대를 지금보다 더 자주 보고 싶다. 손효림 문화부 차장 aryssong@donga.com}

    • 2020-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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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내 안의 ‘블랙독’, 우울증과 싸우다

    지독하게 달라붙어 삶을 짓누르는 우울증.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자신의 우울증을 ‘블랙독’이라고 표현했고, 이후 블랙독은 우울증의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오랜 기간 우울증을 앓아온 저자는 블랙독을 검은색 반려견으로 설정해 자신의 경험을 흑백 그림과 글로 풀어낸다. ‘내’가 세 살 때 물기 시작했고 사춘기에 접어들자 미친 듯이 날뛰어 온몸을 상처투성이로 만든 블랙독. 전문가에게 블랙독을 통제하는 기술을 배워 효과를 보기까지 수년이 걸렸다. 우울증으로 인한 고통과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을 사나운 개와 함께 사는 삶으로 절묘하게 비유해 같은 경험을 한 이들에게 위로를 건넨다. 블랙독을 길들이며 사는 법을 익혔고 모두 자신만의 블랙독이 있음을 깨달았기에 두렵지도, 부끄럽지도 않다는 고백을 통해 우울증과 싸우는 이들의 손을 맞잡아 준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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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주말예배 걱정”… 종교집회 자제 메시지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여전히 예배를 열겠다는 교회가 적지 않아 걱정”이라며 개신교가 이번 주말 예배를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경기) 성남의 한 교회와 대구 요양병원의 집단 감염으로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 모두가 안타까웠을 것이다. 그런 일은 언제든지 되풀이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종교 집회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취하고 있는 조치를 적극 지지한다”고 했다. 박 시장과 이 지사는 밀집 예배 등 종교 집회를 제한하겠다는 뜻을 강력하게 밝힌 바 있다. 불교계는 법회 중단을 연장했다. 2월 20일부터 한 달간 전국 사찰에서 법회를 중단키로 한 대한불교조계종은 “4월 5일까지 전국 사찰의 법회와 대중이 참여하는 행사를 모두 중단한다”고 밝혔다. 천주교는 서울대교구와 인천, 대전, 수원 등 7개 교구가 4월 2일부터 미사를 재개하기로 했다. 광주대교구는 4월 3일부터 미사를 다시 시작한다.한상준 alwaysj@donga.com·손효림 기자}

    • 2020-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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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얼굴색은 달라도 우리는 단짝친구

    만화 그리기를 좋아하는 흑인 중학생 조던은 부모님의 권유로 명문사립학교에 진학한다. 다수가 백인인 데다 수업마다 각 건물을 찾아다녀야 하는 학교는 딴 세상 같다. 노예제, 경제적 지원에 대해 배울 때 시선은 흑인에게 쏠린다. 피부색에 따라 서로를 어떻게 대하는지, 미국의 적나라한 현실이 펼쳐진다. 한 선생님은 친절하지만 흑인인 드류를 늘 디안드레라고 부른다. 관심이 없는 것이다. 그래도 재능 있는 친구를 응원하고 자신 역시 격려받으며 친구들과 한걸음씩 가까워지는 조던. 마음의 문은 차츰 열리고 아이들은 서로를 보듬는다. 유머러스하면서도 공감 가는 캐릭터와 에피소드가 탄탄하게 직조됐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이미지를 비트는 등 미국 문화가 짙게 반영돼 이를 잘 알면 더 흥미롭게 볼 수 있다. 그래픽 노블로는 처음으로 미국 유명 어린이청소년문학상인 뉴베리상 대상을 올해 수상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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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문화예술시설 휴관, 내달 5일까지 2주 연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립문화예술시설의 휴관 기간을 4월 5일까지 2주간 연장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중앙박물관, 지방박물관 13곳(경주 광주 전주 대구 부여 공주 진주 청주 김해 제주 춘천 나주 익산), 국립민속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4곳(과천 서울 청주 덕수궁), 국립중앙도서관 3곳(서울 세종 어린이청소년) 등 24개 기관의 휴관을 4월 5일까지로 연장한다고 18일 밝혔다. 국립중앙극장, 국립국악원(서울 부산 진도 남원), 정동극장, 명동예술극장, 국립아시아문화전당도 4월 5일까지 휴관한다. 국립극단,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국립현대무용단, 국립합창단, 서울예술단,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4월 5일까지 공연을 중단한다. 이번이 3차 휴관 조치로, 앞서 이들 기관은 1차로 3월 8일까지, 2차로 3월 22일까지 휴관하기로 결정했다. 4월 6일 이후 재개관 및 공연 재개 여부는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보며 결정할 예정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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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흥겨운 ‘국악공연’도 집에서

    국립국악원이 온라인에서 국악공연을 감상하는 ‘일일국악’ 프로그램을 17일 시작했다. 소규모 실내악과 독주, 독무 등을 소개하며 연주자들이 직접 해당 작품을 해설한다. 이달에는 ‘남도시나위’ ‘천년만세’ 등 모두 11편을 공개한다. 4월에는 봄이 무르익는 분위기에 맞춰 생동감 있는 ‘부채입춤’과 흥겨운 ‘태평무’, ‘설장구’와 ‘가야금병창’을 준비했다. ‘일일국악’은 주중 매일 오전 11시 국립국악원 누리집과 유튜브, 네이버TV를 통해 볼 수 있다. 국악원은 28일부터 다음 달 25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하는 국악 토크 콘서트 ‘사랑방 중계’도 선보인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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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거짓말을 했더니 마음이 무거워요

    동생 엘로디와 축구공을 갖고 놀다 부엌 창문을 깬 루카스. 화가 잔뜩 난 아빠를 보자 루카스는 엘로디가 그랬다고 말해버린다. 엘로디는 일주일 동안 간식을 못 먹는 벌을 받는다. 루카스는 잠이 오지 않고 배 속에 무거운 덩어리가 생긴 것 같더니 코끼리가 등에 꼭 달라붙은 것처럼 답답하다. 수업시간에도, 점심시간에도, 축구를 할 때도 코끼리는 루카스를 놓아주지 않는다. 거짓말에 짓눌리는 마음을 파란색 코끼리가 찰싹 붙은 모습으로 절묘하게 표현했다. 죄책감의 무게를 한눈에 그려내 ‘맞아!’라며 격하게 공감하게 된다. 루카스가 사실을 털어놓자 스르르 사라진 코끼리. 진실을 말하면 이렇게 마음이 가벼워진다. 책 맨 앞과 뒤 면지에 “저리 가”라고 외치는 루카스를 졸졸 따라다니는 동그란 파란색 덩어리는 거짓말에서 자유로워지기 쉽지 않음을 은유적으로 나타낸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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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티고 견뎌야 하는 시기, 힘을 주는 말과 글 절실해[광화문에서/손효림]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가 밝았다. “올해 2월에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입학한 지 무려 15년 만이네요. 하하.” 아버지와 함께 운영하던 회사가 부도난 후 다시 일어선 정재엽 씨(46)였다. 얼마 전 소식을 전해온 그에게서 싱그러운 기운이 느껴졌다. 그는 2013년 회사 부도를 맞은 후 고통을 견뎌낸 과정을 담은 책 ‘파산수업’(2016년)을 출간했다. 어둠만으로 가득 찬 긴 터널을 지나게 해준 건 책, 정확히는 문학이었다. 채권자들에게 멱살을 잡힌 채 욕설을 들을 때도, 법원에서 조사를 받을 때도 그의 주머니에는 책이 꽂혀 있었다. ‘변신’에서 벌레로 변해 경제력을 잃은 주인공 그레고르가 자신 같았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세라가 고난을 이겨내는 ‘소공녀’, 가난하지만 작은 행복을 찾고 미래를 꿈꾸는 ‘작은 아씨들’에 몰입하다 보면 그 순간만이라도 현실을 잊을 수 있었다. 이전에 읽은 책이었지만 완전히 새롭게 다가왔다. “어떤 답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 되니 절망이란 게 뭔지 알겠더군요. 부여잡을 수 있는 뭔가가 절실히 필요했어요. 그래야 숨을 쉴 수 있었으니까요.” 그는 안간힘을 쓴 끝에 회사를 회생시켜 매각했다. 지금은 벤처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졸업생 대표로 연설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졸업식이 취소되는 바람에 연설을 못 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그래도 이런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된 것 자체가 기쁘고 감사하다”고 했다. 그가 읽었던 작품의 작가들은 알았을까. 자신의 글이 삶을 포기할 생각까지 했던 한 사람을 일으켜 세운 버팀목이 될 것이라는 걸. 진심을 담은 말 한마디도 힘을 준다. 오랜 기간 남편의 병간호로 몸과 마음 모두 기진맥진했던 한 작가가 들려준 이야기다. “사방을 둘러봐도 기댈 곳 하나 없는 것 같았어요. 그때 어릴 적부터 단짝으로 지내던 친구가 등을 가만가만 쓸어주며 말했어요. ‘(신께서) 나중에 한 보따리 주실 거야’라고요.” 당장 오늘 하루를 어떻게 견뎌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던 때, 그 말을 듣는 순간 신기하게도 온몸에 따뜻한 기운이 차오르는 것 같았다고 했다. 그는 주저앉고 싶은 순간마다 이 말을 떠올렸다. 주문처럼 “한 보따리 주실 거야”를 되뇌며. 불안과 공포가 일상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예민함과 분노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마음을 다독일 수 있는 무언가가 어느 때보다 더 필요해 보인다. 그 무언가는 사람에 따라 각각 다를 수 있다. 중요한 건 자기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다. 다만 한마디 말, 한 구절의 글 또는 한 권의 책이 생각과 감정을 다스리는 의미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걸 머릿속 한편에 담아두었으면 좋겠다. 말과 글의 잔향은 오래도록 남아 삶의 고비, 고비마다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될 것이다. 그 언덕은 생각보다 든든할지 모른다. 말과 글은 힘이 세다.  손효림 문화부 차장 aryssong@donga.com}

    • 202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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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엑소시스트’ ‘정복자 펠레’ 출연, 유명 배우 막스 폰쉬도브 별세

    영화 ‘엑소시스트’의 메린 신부 역으로 유명한 스웨덴 출신 배우 막스 폰쉬도브(사진)가 8일(현지 시간) 별세했다고 AFP 통신이 9일 보도했다. 향년 91세. 1951년 ‘영양 제리’로 데뷔한 고인은 잉마르 베리만 감독의 ‘제7의 봉인’(1957년)에서 ‘죽음’과 체스를 두는 청년 안토니우스 블로크 역으로 이름을 알렸다. 베리만 감독과 10개 넘는 작품을 함께해 베리만 감독의 페르소나로 여겨졌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정복자 펠레’, ‘마이너리티 리포트’ ‘쿠르스크’에 출연했다. ‘007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1983년)에서 악당을 연기했고,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셔터 아일랜드’(2010년)에도 출연했다. 2014년 ‘심슨 가족’에 목소리 출연을 했고 2016년 ‘왕좌의 게임’에서도 등장하며 노년에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베니스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1982년), 유럽영화상 남우주연상(1988년)을 받았다. 두 번째 결혼 후 프랑스 국적을 취득하고 스웨덴 국적을 포기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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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나는 남들과 달라요, 그래서 내가 좋아요

    열한 살 소녀 오로르는 말을 못 한다. 태블릿에 글씨를 써서 표현하는 오로르에게는 비밀이 있다. 사람의 눈을 보면 생각을 읽어내는 것. 어느 날 오로르는 엄마와 언니 에밀리, 에밀리의 친구 루시와 놀이동산에 간다. 평소 에밀리와 루시를 괴롭히던 도로테 일당과 마주치고, 이들이 ‘코끼리’라고 놀리자 루시는 뛰쳐나간다. 경찰까지 나서지만 루시는 보이지 않는데…. 오로르가 루시를 찾는 여정이 짜릿하게 펼쳐진다. 부모의 이혼, 아이들의 놀림에도 상처받지 않고 당당한 오로르는 해맑고 사랑스럽다. 장애나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건 조금 다른 것일 뿐, 있는 그대로 존중해야 한다는 걸 자연스레 공감하도록 이야기한다. 어린이는 물론이고 어른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힘겨워하는 이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며 온기와 용기를 전하는 작품이다. 소설 ‘빅 픽처’로 유명한 더글라스 케네디의 새로운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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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민조 ‘인수봉, 바위하다’ 사진전

    전민조 사진작가(76)가 서울 종로구 ‘갤러리 담’에서 사진전 ‘인수봉, 바위하다’를 15일까지 개최한다. 사진기자를 지내며 인수봉을 50년 넘게 찍어온 작가는 북한산 안과 밖에서 본 인수봉을 담았다. 전시에서는 ‘인수봉: 억년바위의 초현실주의’(사진), ‘왜 인수봉은 먼 곳에서 더 높을까’ 등 2013년부터 최근까지 촬영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박인식 작가(69)가 전 작가의 인수봉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보고 영감을 얻어 시를 쓴 것이 계기가 됐다. 2일 출간된 박 작가의 시집 ‘인수봉, 바위하다’에는 전 작가의 사진이 함께 실렸다. 전 작가는 “빛과 계절에 따라 변하는 인수봉은 인간의 얼굴 같았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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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로 연극 관객도 확진… 소극장 긴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서울 대학로에서 연극을 관람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3일 서울 종로구청에 따르면 대구에 거주하는 여성 A 씨(54)가 지난달 22일 오후 1시 42분경 종로구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 도착했다. 오후 2시 반부터 대학로 일대의 유명 카페와 음식점, 약국 등을 들렀다. 이후 오후 5시 20분부터 ‘M시어터’ 극장에서 코믹 추리극인 연극 ‘셜록홈즈’를 관람했다. A 씨는 닷새 뒤인 지난달 2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학로에는 폐쇄된 공간에 좁게 붙어 앉아 연극을 관람하는 소극장이 많고 공연을 보러 온 시민들이 많아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됐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종로구청에 따르면 A 씨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공연을 봐 함께 연극을 관람한 관객들은 밀접 접촉자에서 제외됐다. 종로구청은 A 씨가 들른 음식점에 있던 일부 인원만 자가 격리 대상자로 통보했다. 종로구 관계자는 “A 씨가 다녀간 음식점과 약국 등은 모두 방역을 마쳤고 아직까지는 추가 확진자나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셜록홈즈’ 제작사 측은 “극장은 지난달 29일 방역을 마쳤고 6일까지 연극은 중단될 예정이다. 추후 상황을 지켜본 뒤 운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또 “티켓을 예매한 관객에게는 의사를 물어보고 환불해 주거나 관람을 원할 경우 원하는 날짜로 티켓을 교환해주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대학로를 다녀간 사실이 확인되면서 대학로에서 진행 중인 다른 공연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대학로에서 공연을 진행하고 있는 연극 ‘리마인드’ 측은 “대학로에서 공연을 관람하신 분 중 확진자 소식이 있어 안전거리 유지를 위해 최소 인원으로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구특교 kootg@donga.com·홍석호·손효림 기자}

    • 202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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