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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미군 헌병의 한국 민간인 수갑 연행 사건과 관련해 주한미군이 신속히 사과와 재발방지 등을 약속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제임스 서먼 주한미군사령관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사건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충격을 받은 분들과 지역사회에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아직도 사건 경위에 대한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엇갈리는데도 사건 발생 3일 만에 미군 수뇌부가 전격 사과한 것이다. 서먼 사령관은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고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건에 연루된 미군 헌병들의 임무는 정지될 것”이라며 “한국 경찰의 조사에도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한국 국민은 우리의 소중한 친구이고 한미 동맹은 매우 중요하다”며 “본인은 주한 미7공군사령관이 이번 조사를 신중하고 철저히 수행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주한미군 부사령관인 장마르크 주아스 미7공군사령관도 이날 경기 평택시 신장동 K-55 오산기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택시와 시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반미(反美) 촛불시위의 학습효과 주한미군의 신속한 사과는 전날 한국 정부의 공식 항의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이 한국인의 반미 감정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짙게 깔려 있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발생한 미군 장갑차의 여중생 사망사고 때 미온적인 대처로 촉발된 ‘반미촛불’의 엄청난 파장과 후유증을 떠올렸다는 것이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또다시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미군 개입 사건이 한국인의 반미정서를 폭발시키는 사태로 번지지 않도록 ‘선제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먼 사령관은 사건을 접하자마자 한국 내 여론동향 파악과 사과 성명 등 즉각적 대처를 지시했다고 한다. 구체적인 사건 경위와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주한미군과 한국 경찰의 조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미군 수뇌부가 잇달아 공식 사과를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라는 것이다. 한국군 고위 관계자는 “주한미군은 대선을 앞두고 미군 장병들이 불미스러운 사건사고에 휘말리지 않도록 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먼 사령관이 지난해 7월 취임한 뒤 한국 민간인 성폭행 등 미군 장병의 범죄가 잇따르자 같은 해 10월 야간통금령을 내린 데 이어 올해 1월 초 이를 무기한으로 연장한 것도 이런 조치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엇갈리는 주장 이달 5일 상황이 ‘수갑을 채울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었는지’ ‘미군이 영외지역까지 단속할 권한이 있는지’ ‘왜 현장에 있는 한국 경찰에게 인계하지 않았는지’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장에 있던 시민이 촬영한 영상이 7일 공개됐지만 여전히 양측의 주장은 엇갈리고 있다. 피해를 당했다는 양모 씨(35)는 “미군 헌병의 이동주차 요구에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따랐다. 불법체포에 항의하자 강압적으로 수갑을 채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미군 헌병은 경찰 조사에서 양 씨가 이동주차 요구에 따르지 않은 데다 당시 현장에서 시민들이 삿대질을 하고 밀치는 등 위협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위협을 받을 경우 수갑을 채우라는 매뉴얼에 따라 정당한 공무집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8일 기자회견을 한 주아스 미7공군사령관은 이번 사건의 핵심인 주한미군의 영외순찰 권한 등에 대해 “미군과 그 가족의 안전을 위해서는 모든 지역에서 순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외순찰 과정 전반에 걸쳐 규정에 어긋나는 부분은 없는지 등을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평택=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진해제과의 창업주인 문상이 여사(88)와 사위인 조충현 해군 예비역 소장(해사 13기)은 지난달 해사에 발전기금으로 1억 원을 전달했다. 문 씨는 1946년 남편인 전덕춘 씨(1969년 작고)와 함께 해사 부근에 제과점을 열었다. 부부는 광복 후 피폐한 경제상황에서 고된 훈련으로 허기진 생도들에게 가격보다 훨씬 많은 빵을 주거나 돈을 받지 않고 주기도 했다. 일본식 2층 목조건물인 가게 1층의 작은 방에선 무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 생도들이 쉴 수 있도록 했고 2층 살림집 한쪽엔 외출이나 외박 때 집이 멀어 고향에 갈 수 없는 생도들이 묵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문 씨는 당시 눈여겨봤던 조충현 생도에게 딸을 소개했고 두 사람은 백년가약을 맺었다. 지난해 딸이 지병으로 숨을 거두자 문 씨는 딸에게 물려주려던 유산을 해사 발전기금으로 전달할 뜻을 사위에게 밝혔고 사위는 돈을 더 보태 1억 원을 만들어 해군에 기탁했다. 건강이 좋지 않아 1988년 제과점을 고향 후배에게 넘긴 문 씨는 “오랜 세월 생도들에게 도움을 준 것보다 오히려 많은 것을 받았다”며 “발전기금이 작은 답례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현역 영관급 육군 장교가 같은 부대 소속 여군 부하 장교를 강제로 성추행한 혐의로 군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현역 육군 장성이 여군 부사관을 강제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돼 군 검찰의 수사를 받은 데 이어 일선 부대에서 또다시 장교가 연루된 성(性)군기 위반 사건이 발생해 군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5일 군 당국에 따르면 방위사업청 소속 A 소령(36·여)은 올해 4월 초 자신이 파견 근무를 하던 경기 안양시의 육군 모 군단 소속 B 소령(45)을 강제 성추행 혐의로 군 검찰에 고소했다.A 소령은 고소장에서 올해 3월 말 같은 부서에 근무하던 상관인 B 소령이 부서 회식을 빌미로 자신을 불러낸 뒤 술을 먹이고 인근 노래연습장으로 유인해 강제로 입을 맞추고 옷을 벗기며 성관계를 요구하는 등 성추행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대해 B 소령은 검찰 조사에서 “A 소령 등과 회식 차원에서 술을 마시고 노래방에 간 것은 맞지만 강제 추행한 사실은 없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장마르크 주아스 미 7공군사령관(중장)은 5일 한국과 미국 공군은 전력의 숫자에 연연하기보다는 항공력을 효과적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찾는 일이 더 시급하다고 밝혔다. 주아스 사령관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공군회관에서 열린 ‘제15회 항공우주력 국제학술회의’ 기조연설에서 “더 좋은 성능을 가진 항공기를 구매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울러 “군 현대화보다는 재래식 무기체계를 활용하는 태평양지역 일부 국가들의 위협에 맞서 맞춤형 대응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아스 사령관은 “한때 미군은 U-2 고공전략정찰기를 대체하려고 SR-71 정찰기를 개발했으나 과다한 운용유지비용으로 SR-71 사업을 취소했다”며 “주어진 한정된 예산을 균형적이고 빈틈없이 사용해 동북아 전구의 안보와 안정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군과 세종연구소가 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한 이날 학술회의에는 국방부와 한국국방연구원(KIDA), 학계를 비롯한 국내외 항공우주 전문가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의 요지 교수는 “중국 등 동북아 지역 국가의 군비경쟁은 항공 우주력 분야에서 가속되고 있다”며 “한국이 F-22급의 스텔스기를 확보하지 않는 한 한반도 위기 시 중국의 개입을 효과적으로 억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한승 단국대 교수는 “미국의 신국방전략을 계기로 한미동맹은 한반도 전쟁 억지에서 동아시아 지역안보라는 큰 범위로 기능과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며 “한국군은 장거리 전력투사 능력을 갖춘 공중급유기, 장거리전략수송기 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애국지사 김정숙 여사(사진)가 4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6세. 평남 용강 출신인 여사는 일제강점기에 중국으로 건너가 1938년 한국독립당에 가입해 항일의식 고취에 앞장섰다. 1940년 창립된 광복군에 여군으로 입대해 일본군을 상대로 심리공작을 했고 1942∼1943년 임시정부 교통부 비서와 임시의정원 비서를 지냈다. 정부는 1977년 건국포장,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각각 수여했다. 유족은 아들 고원석 씨 등 1남 1녀가 있다. 빈소는 경희의료원, 발인은 8일 오전 10시,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 4묘역. 080-171-8888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밀실 처리’ 논란으로 돌연 체결 연기 사태를 빚은 한일 정보보호협정이 다른 나라와의 유사 협정에 비해 군사기밀 유출 사고가 났을 때 법적 처리를 비롯한 기밀 분실 차단 대책 등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일 정보보호협정 제17조(분실 및 훼손)는 ‘접수 당사자는 군사비밀 정보의 분실 또는 훼손 시에 상황을 밝히기 위한 조사를 시작하고, 그 결과 또는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제공 당사자에게 전달한다’고 명시돼 있다. 기밀 유출 사고 때 구체적인 조사 방법과 절차에 대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반면 2009년 7월 발효된 한국-스웨덴 정보보호협정은 기밀 유출사고의 조사과정에 상대국 요원을 참여시키고 조사 결과 혐의가 드러나면 형사처리를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불가리아 러시아 영국과 체결한 정보보호협정엔 제공된 군사기밀의 분실 및 훼손사고가 발생할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러시아 캐나다와 체결한 협정엔 정보전문가를 파견해 조사에 참여시키는 조항도 포함돼 있다. 상대국 보안시설의 방문 규정도 차이를 보였다. 프랑스 폴란드 등 11개국과 체결한 협정엔 상대국 보안시설을 방문할 경우 ‘사전 서면허가’를 받는 등 자세한 절차가 규정돼 있다. 그러나 한일 정보보호협정문 제8조(방문)에는 방문 요청은 관련 당국 간에 이뤄진다는 내용만 포함돼 기본적인 사전 승인 절차를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한일 정보보호협정 제5조는 한국 국방부와 일본 방위성 간에 협정의 구체적인 시행을 위한 보충약정서를 체결토록 규정했다. 다른 11개국과 맺은 협정엔 이런 조항이 없다. 국방부 관계자는 “일본은 다른 나라와의 협정 체결 시 관행적으로 부차적인 약정서를 요구한다”며 “일본 측 요구에 따라 포함된 조항”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3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앞으로 각 부처가 정책을 발표할 때 정무적 검토가 필요한 사안은 사전에 국무총리실과 면밀히 협의해 발표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좋은 정책도 충분한 검토 없이 불쑥 내놓으면 오해받을 수 있다”며 “정책 발표 전에 관련 부처와 협의해 총리실과 사전 조율을 거치고 어떤 방법으로 할지도 면밀히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특정 정책을 지칭하진 않았지만 비공개 처리 및 돌연 체결 연기 사태를 빚은 한일 정보보호협정 파문을 염두에 둔 언급이라는 게 중론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은 임기 중에 처리할 주요 정책이 적지 않은데 열심히 일해 놓고 사후 미숙한 처리로 인한 혼란을 줄여 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책 발표 전 정무적 판단은 행정의 기본인데 이 대통령이 뒤늦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같은 주문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이날 한일 정보보호협정의 폐기를 겨냥한 야당의 비판에 대해선 일방적인 정치공세라며 반박에 나섰다. 국방부 관계자는 “야당이 다른 나라와 맺은 군사정보협정에도 포함된 일반적인 표현을 독소조항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 민주통합당 임내현 의원 등이 협정문에 담긴 ‘국가안보 이익상 보호가 필요한 방위와 관련된 모든 정보’라는 표현을 두고 “국회 동의가 필요한 협정인데도 ‘초보적 수준의 정보교환’으로 포장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법제처는 한일 정보보호협정의 국회 동의 필요에 대해 국무회의 통과 나흘 전인 지난달 22일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하는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회신했다고 밝혔다. 국가 안전보장과 직결되지 않고 별도의 입법이 필요하지 않아 이같이 판단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날 신경수 국방부 국제정책차장(육군 준장)과 오노 게이이치 일본 외무성 북동아과장이 4월 23일 협상대표 자격으로 도쿄에서 한일 정보보호협정에 가서명했다고 밝혔다. ‘가서명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처음부터 비공개로 추진하려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국방부 관계자는 “가서명은 문안의 초안에 합의했을 때 이뤄지는 실무협의 과정으로 일일이 국회에 보고할 의무는 없다”고 밝혔다. 이용섭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래 정부가 한일 정보보호협정과 함께 상호군수지원협정을 체결하려 했던 만큼 군수지원협정도 가서명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임관빈 국방부 정책실장은 “군수지원협정은 실무 협의 단계에서 중단돼 가서명 절차까지 밟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한편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했다. 그는 “박 전 위원장이 한일 정보보호협정에 대해 아무 소리도 하지 않다가 국회에서 논의되고 연기되니 ‘절차와 과정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며 “다 된 밥상에 수저를 놓는 태도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비꼬았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주한 미8군에서 의무병으로 근무하는 한국군지원단(카투사·KATUSA) 병사 2명이 미국 육군 최고 휘장 중 하나인 우수야전의무휘장(EFMB)을 받았다. 고보권 병장(22)과 구현 상병(20)은 최근 한 달간 경기 파주시 워리어 베이시 미군기지에서 열린 우수야전의무휘장 대회에 출전했다. 이 대회는 미 육군이 주최하는 우수 의무요원 선발대회로 주한미군뿐 아니라 일본과 하와이에서 근무하는 의무병과 소속 미군 장병 244명이 참가했다. 이 중 47명이 합격했고, 두 병사는 모든 분야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일정 수준의 체력과 사격점수, 심폐소생술 자격증 등 까다로운 출전 자격 때문에 미군 장교 중에서도 이 휘장을 딴 인원은 2%에 불과하고, 부사관과 병사의 경우 0.7%에 그친다고 주한미군은 설명했다. 대회는 6일간에 걸친 필기와 실기시험으로 시작되며 이를 통과하면 추가 심사를 거쳐 마지막 날 17kg 완전군장으로 3시간 안에 20km 행군을 마쳐야 한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국방부는 내년 병사 월급을 올해보다 26% 올리기로 하고 병사 인건비로 올해 예산보다 1236억 원 많은 6494억 원을 기획재정부에 요구했다고 2일 밝혔다. 국방부의 요구안이 수용될 경우 병사 월급(상병 기준)은 현행 9만7500원에서 12만2900원으로 인상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병사들의 월급을 단계적으로 현실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26%씩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당초 병사 월급을 2016년까지 매년 5%씩 올리는 계획을 추진했지만 4·11총선에서 2016년까지 2배 인상을 공약으로 내건 새누리당의 요구를 반영해 인상폭을 대폭 늘렸다.}

새누리당이 인천공항 지분 매각과 차기전투기(FX) 사업,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등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굵직한 국책 사업들에 제동을 걸었다.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밀어붙일 경우 대선 국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차기 정부에 넘길 것을 요구한 것이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일 정보보호협정, 인천공항 지분 매각, FX 사업, 우리금융지주 매각 등에 대해 말이 많다”면서 “충분한 검토 없이 현 정부가 추진하는 것은 국회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의구심이 있기 때문에 정부가 강행하지 말고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한 다음에 현 정부에서 추진할지, 다음 정부에서 추진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우여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인천공항 지분 매각에 대해 “이미 18대 국회에서 매각 보류로 논의를 마친 사항”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 경선 캠프에서 공보단장을 맡기로 한 윤상현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인천공항 지분 매각은 차기 정부에 맡겨야 한다. FX 사업 등도 국회 차원의 의견 수렴이 안 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인천공항 지분 49%를 올해 안에 매각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민영화 방안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19대 국회에서 관련 법 개정안을 재추진하기로 했었다. 정치권의 잇단 제동 속에 약 8조30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최신예 전투기 60대를 도입하는 FX 사업은 좌초 위기에 몰렸다.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도 지난달 21일 FX 사업을 ‘졸속 구매계약’이라고 비판하며 다음 정권으로 넘길 것을 주장한 바 있다. 군 안팎에선 예견된 결과라는 반응이 많다. 그동안 대선을 목전에 둔 정권 말기에 천문학적인 혈세가 투입되는 대규모 무기 도입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군 고위 당국자는 “정부와 여당도 기종 결정 과정에서 특정 기종의 내락설 등 루머가 양산될 경우 대선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방위사업청의 미흡한 사업관리와 일부 참여업체의 무성의로 잡음이 일면서 상황이 더욱 꼬이게 됐다. 방위사업청은 지난달 19일 일부 참여업체가 제안서를 규정대로 제출하지 않았다며 FX 사업 재입찰 공고를 냈다. 방위사업청은 재입찰 사태의 책임을 해당 업체에 떠넘겼지만 기초적인 입찰자료도 받지 못하는 판국에 예정대로 사업 추진이 가능하겠느냐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아울러 3개 후보 기종 중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A는 실물 기체가 아닌 컴퓨터 모의시험장비(시뮬레이터)로 현지 시험평가를 요구해 와 부실 성능평가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FX 사업 전반으로 불신과 의혹이 번졌다. 결국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노대래 방위사업청장이 최근 “필요하다면 FX 기종 결정 시기를 얼마든지 연기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현 정부 임기 내 기종 결정은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군 관계자도 “여러 악재가 겹친 데다 여야 모두가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FX 사업을 강행하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군내 여론이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공군은 2009년부터 예산 문제로 연기된 FX 사업이 다시 늦춰질 경우 심각한 전력 공백이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해병대 창설 63년 만에 처음으로 여군 영관장교가 배출됐다. 해병대는 1일 김윤전(36·보병) 한경아(34·보병) 조윤정 소령(35·헌병) 등 3명이 대위에서 소령으로 진급해 창설 이후 최초로 여군 영관장교가 탄생했다고 밝혔다. 김 소령과 한 소령은 경기 화성 발안의 해병대사령부에서, 조 소령은 경북 포항의 해병 1사단 헌병대에서 각각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2001년 17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해병대 교육훈련단에 사관후보생 96기로 들어와 14주간의 혹독한 훈련을 거쳐 같은 해 7월 소위로 임관했다. 이후 맡는 보직마다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며 화제를 모았다. 김 소령은 2006년 해병대의 첫 여군 전투부대 중대장을 맡아 주목을 받았다. 조 소령은 이번 진급과 함께 1사단 예하부대의 헌병대장에 임명돼 ‘해병대 최초 여성 헌병대장’이라는 경력을 추가했다. 김 소령 등은 “귀신 잡는 해병대의 첫 여성 영관장교가 된 것이 영예스럽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여군 소령’이 아닌 ‘해병대 소령’으로 조국을 수호하는 최정예 장교가 되겠다”고 말했다. 1949년 창설된 해병대의 여군은 6·25전쟁 초기인 1950년 8월 자원입대한 해병 여자의용군이 시초다. 1955년 1월 여자의용군이 모두 전역한 뒤 2001년 7명의 여군 학사장교가 임관할 때까지 해병대는 ‘금녀(禁女)의 공간’이었다. 현재 해병대에는 장교 90여 명과 부사관 120여 명 등 모두 210여 명의 여군이 포병 및 기갑병과를 제외한 모든 병과에서 활약하고 있다. 해병대 여군의 평균 지원경쟁률은 10 대 1 수준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한일 정보보호협정 체결 연기 파문은 대북 공조를 내세운 미국 주도의 한미일 ‘삼각동맹’ 구상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현실을 극명히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그동안 군 안팎에선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의 도발을 철저히 감시하려면 미국뿐 아니라 일본의 정보력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로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될 때마다 한미일 3국은 대북 군사공조 체제를 강화해 왔다. 올해 4월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를 비롯해 과거 1, 2차 핵실험 당시 3국은 첩보위성과 이지스함 등 첨단 감시전력을 배치해 사실상의 연합 감시작전을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이 포착한 정보 중 일부는 미국을 거쳐 한국에 제공돼 북한의 군사 동향을 파악하는 자료로 활용됐다. 그간 미국도 한미일 삼각동맹에 대한 기대감을 여러 차례 피력했다. 2010년 12월 마이클 멀린 미 합참의장은 일본 방위상과의 회담에서 “한일 양국이 과거 문제를 초월해 한미일 3국 연합훈련이 실현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엔 로버트 윌러드 미 태평양함대 사령관이 “3국이 연합훈련을 실시할 적당한 시기가 올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과거사 및 영토 문제로 한일 간 국민 정서가 아직 이를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인 데다 주변국들이 이런 움직임을 수수방관할 가능성이 낮다는 게 문제다. 특히 중국은 한일 간 군사협정 체결을 미국의 중국 봉쇄정책으로 보고 반발해 왔다. 이렇게 되면 동북아에서 미중 대결이 격화되면서 신(新)냉전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군 고위 소식통은 “중국은 한일 군사협력 강화 조치가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MD) 체제 편입 등 중국을 겨냥한 3국의 압박 전략이 본격화하는 것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군비 증강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북한의 ‘후견국’으로 입지를 다지는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북한도 ‘한미일 대 북-중’ 대결구도를 부각시켜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김정은 체제의 공고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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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처는 중국에서 항일운동을 한 여준 선생(1862∼1932)을 7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 경기 용인 출신인 선생은 1905년 을사늑약으로 일제 침략이 본격화되자 북간도의 서전서숙 제2대 숙장을 맡아 민족교육에 앞장섰다. 1910년 서간도로 망명해 신흥무관학교에서 독립군 양성교육에 힘쓰는 한편 상하이 임시정부와 북만주의 한국독립당에 몸담았다. 1932년 만주사변 중 일본군과 싸우다 후퇴하던 중국군에 변을 당해 숨을 거뒀다. 정부는 1968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6·25 영웅 조달진 소위▼국가보훈처는 특공대원으로 북한군 전차를 격파한 조달진 육군 소위(1928∼2008·사진)를 7월의 6·25전쟁영웅으로 선정했다. 6사단 19연대 소총수였던 조 소위는 특공대원 10명과 함께 1950년 6월 28일 강원 홍천 말고개에 매복해 적 전차부대를 격파했다. 이날 전적으로 공산군의 남하는 사흘간 지연됐다. 같은 해 7월에도 경북 상주 유곡 인근에서 특공대원 6명과 함께 적 전차 4대를 격파하는 전공을 세웠다. 정부는 을지무공훈장과 태극무공훈장을 수여했다. ▼호국인물 이근식 준장▼전쟁기념관은 전투기 편대를 이끌고 싸우다 산화한 이근식 공군 준장(1917∼1950·사진)을 7월의 호국인물로 선정했다. 평남 평원 출신인 이 준장은 일본에서 비행학교를 졸업하고 광복 후 귀국해 조선경비대 내 항공부대 창설에 기여했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미국이 제공한 전투기의 국내 인수작전을 완수한 이 준장은 전투기 편대를 이끌고 남하하는 공산군을 공격하다 적 대공포를 맞고 기체와 함께 산화했다. 정부는 태극무공훈장과 일계급 특진을 추서했다.}

한일 정보보호협정 서명식 50분 전 취소 사태라는 ‘국제적 망신’에 당장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정부는 김황식 국무총리까지 나서 사과했지만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총리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의 협정 추진이 철저히 국익의 관점에서 추진되었지만 절차상의 문제로 의도하지 않게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에 앞서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이날 서명식 취소 결정을 전하며 “일 처리에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충분히 유념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성환 외교부 장관이 이번 파문에 책임을 져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같은 답변을 반복하며 자세를 낮췄다. 국방부는 하루 만에 말을 바꿔 비난을 자초했다. 고위 당국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여야 정책위의장이 한일 정보보호협정에 찬성했냐’는 질문에 “여당 정책위의장은 전적으로 동의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날 서명식이 취소된 뒤엔 “많은 분이 협정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를 느꼈다는 톤으로 전달하려고 했는데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작 책임을 져야 할 곳은 실무 부처가 아니라 청와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국무회의에서 협정안을 비공개 처리한 것을 비롯해 협정의 강행을 청와대가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최종 조언자는 천영우 외교안보수석이지만 이번 사안은 수석급인 김태효 대통령대외전략기획관(사진)이 총괄 지휘했다. 김 기획관은 그동안 이번 협정이 국가 안보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청와대는 진작 ‘6월 말까지 반드시 처리한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한다. 특히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은 협정 체결을 공개리에 추진하면 정치권의 반일감정을 유발해 불발로 끝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물밑 작업을 선호했고, 결국 ‘밀실 처리’ 논란을 키웠다. 서명식 전날 여론이 예상보다 험악해지자 청와대 내에서는 “반대 분위기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얘기가 나왔다. 1차적인 정무 판단에 실패했음을 시인한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청와대 홍보, 정무, 민정, 기획 등 민감한 현안을 다룰 때 머리를 맞대는 인사들도 사안의 민감성과 민심 동향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혀를 찼다. 이에 대해 일부 청와대 당국자는 “우리는 큰 틀의 방향만 잡았고, 세부 실무는 외교부와 국방부가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 안팎에선 이런 식의 논란이 커지면 결국 비판의 칼끝이 이명박 대통령을 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제2연평해전 10주년 기념식이 29일 경기 평택시 해군2함대사령부 내 서해수호관 광장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주요인사, 유족, 시민 등 3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개최된 이날 행사에 이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로는 처음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윤영하 소령 등 당시 스러져간 장병 6명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한 뒤 “조국이 그들을 불렀을 때 그들은 바로 거기에 있었다. 온몸을 던져 조국을 지켰다”며 “조국은 그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연평해전은 남북대화와 교류가 활발하던 시점에 일어났다. 더이상 전쟁은 없고 곧 평화통일이 이뤄질 것이라는 환상에 젖어 있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을 포함해 어떤 도발도 우발적 실수가 아니라 모두가 계획된 도발이었다”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북한 지도부를 향해 “냉전시대 사고를 버리고 세계평화 대열에 합류해야 한다. 무력도발을 포기하고 민생경제를 살리면서 남북이 함께 번영하는 길로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국군 통수권자로서 어떤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해 대한민국을 굳건히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통령은 전사자 6명의 이름을 붙인 유도탄고속함(PKG)에 올라 윤영하 소령의 부모를 만났다. 그는 “이제 훌훌 털어버리세요. 아버지 어머니가 보내줘야 마음이 편할 겁니다. 자랑스럽게 생각하시고 슬퍼하지 마세요”라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보훈처는 제2연평해전 10주년을 맞아 당시 교전에서 침몰했다가 인양돼 서해수호관에 전시된 고속정 참수리 357호 앞에 행사장을 마련했다. 이날 기념식에선 해군의 승전을 기념하는 ‘연평해전 승리의 노래’가 제창됐다. 이날 기념식이 끝난 뒤 역대 해군참모총장과 해군 예비역단체들은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제2연평해전이 ‘해군의 작전 실수’라는 임 전 장관의 발언은 사실을 왜곡 조작하는 것으로 국민에 대한 기만행위이자 제2연평해전의 전사 장병과 유족뿐 아니라 전체 해군 장병에 대한 모독이자 능멸”이라며 공개 사과와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임 전 장관은 반박자료를 내고 “교전 종료 후 소집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군은 ‘고속정이 북방한계선(NLL) 이남 작전통제선을 넘을 때는 엄호할 초계정이 사거리 내에 대기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즉각 응징할 수 없어 일방적으로 당하고 말았다’며 작전 미스를 부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윤상호 군사전문 기자 ysh1005@donga.com}

“지난 10년간 혈육과 같았던 전우들을 앗아간 적에게 천 배, 만 배 앙갚음을 해줄 기회가 제게 오지 않은 게 안타깝습니다.” 제2연평해전 10주년을 하루 앞둔 28일 경기 평택시 해군2함대사령부의 안보공원. 이곳에 전시된 고속정 참수리 357호를 바라보는 김찬 중령(45·해사 44기)의 얼굴은 슬픔과 분노가 교차했다. 2002년 6월 29일 북한 경비정의 무차별 기습포격을 받은 참수리 357호의 선체 곳곳에 당시의 깊은 상흔이 생생히 남아 있었다. 북한 경비정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뒤 240여 발의 총포탄을 참수리 357호에 퍼부었다. 정장인 윤영하 소령과 한상국, 조천형, 황동현,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등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부상했다. 당시 윤 소령의 직속상관이자 고속정 편대장(소령)으로 참수리 358호에 올라 교전에 참가한 김 중령은 “부하들의 한을 꼭 풀어주고 싶다” “전우들이 정말 보고 싶다”는 말을 되뇌었다. 김 중령은 현재 2함대 23전대 부전대장을 맡고 있다.▼ “그날 이후 내 가슴엔 분노-슬픔 뒤섞인 눈물이 흐른다” ▼―제2연평해전 10주년을 맞는 소감은…. “해마다 이맘때면 영해를 지키다 전사한 부하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아픔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나를 포함해 2함대 전 장병들은 10년간 간직해 온 빚을 (적에게) 돌려줄 기회가 오길 기다리고 있다.” ―당시 교전상황을 자주 떠올리나. “적의 기습으로 발발한 30여 분의 교전상황이 슬라이드 영상처럼 지나간다. 적탄이 빗발치는 사지(死地)에서 편대장의 지시에 따라 한 치의 주저함 없이 목숨 걸고 싸웠던 부하들의 눈빛과 일사불란한 행동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제2연평해전은 북한의 우발적 도발이라거나 우리 해군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자신이 입수한 잘못된 정보를 맹신하거나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람들에게 뭐라 얘기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교전 현장을 목격하고 지휘한 군인으로서 철저히 계획된 적의 도발이라고 확신한다. 적의 기습도발에도 우리 장병들이 목숨 걸고 NLL을 사수했다는 사실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사전에 치밀히 계획한 도발로 보는 근거는…. “북한 경비정은 내가 탄 참수리 358호의 40mm 기관포 사격각도에서 벗어나자마자 뒤따라오던 참수리 357호를 향해 기습 포격을 감행했다. 초탄을 357호의 함교에 명중시켜 지휘부를 마비시킨 뒤 기관실과 통신실 등에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 ―왜 참수리 357호를 노렸을까. “참수리 357호를 노린 게 아니라 2함대의 고속정 중 하나를 표적으로 삼았다고 본다. 북한군은 1999년 제1연평해전에서 아군에 패한 뒤 보복을 별러왔을 것이다. 그날 교전에서 내가 전사할 수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면 가슴에서 뭔가가 치밀어 오른다.” ―참수리 357호를 볼 때마다 감회가 남다를 텐데…. “그날 이후 내 가슴속엔 분노와 슬픔이 뒤섞인 눈물이 흐른다. 적탄에 처참히 찢긴 참수리 357호에 올라 사상자들을 수습한 뒤 마지막으로 내리면서 바닷속으로 가라앉던 357호의 모습을 결코 잊을 수 없다. 매일 357호를 본다. 그날을 절대 잊지 않기 위해서, 내가 나태해지는 것을 용서하지 않기 위해서….” ―과거 제2연평해전을 패전으로 보는 시각이 있었는데…. “가장 안타까운 대목이다. 당시 장병들은 불의의 기습을 당했지만 사력을 다해 응전해 적에게 큰 피해를 주고 NLL을 지켜냈다. 그 과정에서 6명의 부하들은 목숨까지 바쳤다. 고귀한 희생으로 영해를 수호한 승전으로 평가돼야 한다.” ―최근 서해 6용사의 이름이 명명된 유도탄고속함에 올라 해상기동훈련을 실시했는데…. “가슴 한쪽이 조금은 시원해졌다. 훈련을 참관한 유족들도 함정으로 부활한 자식과 남편을 보면서 많이 감격해하시고 뿌듯해하셨다. 한 유족은 ‘우리 아들이 이렇게 늠름하게 돌아왔는데 앞으로 더이상 울지 않을 것’이라며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서해 6용사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근 해상기동훈련에서 윤영하함에 올라 함정으로 부활한 부하들에게 ‘우리 바다와 승조원들을 잘 지켜 달라’고 명령했다. 항상 그들과 함께 생각하고 행동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들이 정말 보고 싶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정부가 일본과의 첫 군사협정인 한일 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을 서두르는 이유는 일본의 첨단 감시전력이 포착한 북한정보를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받아보기 위해서다. 그동안 정부 당국자들은 “동북아 안보환경이 진화하고 있는 만큼 이제 우리도 자신감을 갖고 일본과의 군사협정을 시도할 때가 됐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정부는 이런 중요한 협정의 체결 절차를 비공개로 진행해 “민감한 사안을 ‘쉬쉬’하며 처리했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협정안을 차관회의에 올리지 않고 곧바로 국무회의에 상정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충분한 여론 설득 작업도 없이 이를 밀어붙인 점도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군사정보 공유할 제도적 틀일본의 대북 감시능력은 한국보다 ‘몇 수 위’로 평가된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 징후를 포착하고 궤도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이지스구축함을 6척이나 운용하고 있다. 이 함정들은 탄도미사일을 고고도에서 요격할 수 있는 SM-3 미사일도 탑재하고 있다. 한국 해군은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이 없는 이지스구축함 2척을 실전배치한 상태다.일본 방위성은 올 4월 작성한 ‘장거리미사일 발사검증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탐지를 위해 서해에 이지스함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방안이 확정되면 일본의 북한 미사일 관련 첩보와 동향 파악이 더 정교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이 보유한 정찰위성의 능력도 무시할 수 없다. 일본은 지상 60c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광학위성 2기와 야간·악천후에도 촬영이 가능한 레이더위성 2기 등 모두 4기의 감시위성을 운용하고 있다. 이 정찰위성들은 북한의 핵시설과 미사일기지 등 특정 목표물을 최소 하루 한 차례 이상 정밀 촬영할 수 있다. 아울러 일본 항공자위대가 보유한 10여 대의 공중조기경보기와 육상의 장거리 대공레이더도 한반도 주변에서 신호정보(SIGINT)와 영상정보(IMIMT) 등 각종 대북 군사첩보를 수집하고 있다.그동안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장거리로켓을 발사했을 때 일본이 이렇게 수집한 대북 정보는 미국을 거쳐 한국에 전달됐다. 한국과 일본은 각각 미국과 군사비밀보호협정을 체결했지만 두 나라 간에는 이 협정을 맺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이 한일 간 군사정보의 ‘중간통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군 정보 당국자는 “분초를 다투는 위기 상황에서 미국을 경유해 제공받는 일본의 대북 정보와 첩보는 가치가 떨어지거나 전달 과정에서 가공돼 활용도가 낮은 경우가 많다”며 “한미일 3국의 대북 감시태세를 극대화하려면 한일 간에도 정보공유 체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감한 협정을 왜 이런 식으로?일제의 식민 지배를 경험한 한국으로서는 일본과 군사협정을 맺는다는 것 자체가 극도로 민감한 문제이다. 시민단체와 일부 정치권은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 구도가 형성되면서 신(新)냉전을 불러올 것”이라며 반대해 왔다. 이들은 정부가 정보보호협정과 함께 체결을 추진해온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에 대해서도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입 발판을 마련해주는 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국회 차원의 논의를 거쳐 처리하겠다”며 방일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또 군수지원협정의 추진은 보류하고 정보보호협정부터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당초의 ‘군사정보보호협정’이라는 명칭에서 ‘군사’라는 표현을 빼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협정 체결의 추진 주체가 국방부에서 외교부로 뒤늦게 바뀌었다. 당초 국방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다 예상 외로 강한 여론의 반발에 부딪히자 외교부로 이를 떠넘겼고 외교부는 얼떨결에 이를 받아든 모양새가 됐다.정부는 공청회나 공개세미나 등 국민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는 절차도 진행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다음 달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 방위백서가 나오기 전에 서명을 서두르려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한국이 이미 러시아 같은 옛 사회주의 국가를 포함해 24개국과 유사한 군사협정을 체결할 때에도 공청회 절차는 거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한미일 3국 협력을 강조하며 압박한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에도 “미국이 등을 떼밀어서가 아니라 우리의 안보에 필요해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 기자 ysh1005@donga.com}
역대 해군참모총장과 해군 예비역단체들이 29일 제2연평해전 10주년 기념식장에서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직 해군총장과 예비역단체들이 공개석상에서 특정 인사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27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역대 해군총장단과 해군 예비역단체들은 29일 정부 주관으로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개최되는 제2연평해전 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뒤 그 자리에서 최근 제2연평해전에 관한 임 전 장관의 발언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로 했다. 제2연평해전 당시 대통령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던 임 전 장관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2연평해전의 책임이 우리 해군에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당시 우리 해군의 잘못도 있었다. 우리 해군의 작전 미스(실책)라서 우리가 발표하기 뭐해서 그렇지…”라며 “우리 선박이 (작전)통제선을 넘어간 잘못이 있다”고 말했다. 성명서 발표에는 김영관 이은수 안병태 김성찬 새누리당 의원 등 역대 해군총장 10여 명과 해군사관학교 동창회, 해군사관후보생(OCS) 장교 중앙회 등 대부분의 해군 예비역단체 관계자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임 전 장관의 발언을 제2연평해전의 실체적 진실을 왜곡하고 과거 정부 대북정책의 잘못을 덮기 위해 군을 ‘정치적 제물’로 삼으려는 행위로 규정해 공개 사과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예비역단체의 한 관계자는 “모든 예비역은 임 전 장관의 발언을 10년 전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사수하다 산화한 장병들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하는 망언으로 보고 있다”며 “그의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해명을 요구하는 공개질의도 성명서에 담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임 전 장관의 발언은 제2연평해전 10주년을 앞두고 희생 장병과 유족의 가슴에 또다시 깊은 상처를 줬다”며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는 예비역들의 여론을 모아 규탄 성명서를 발표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훈련 중이던 해군 함정에서 장비 오작동으로 추정되는 어뢰 오발사고가 발생했다. 해군에 따르면 21일 서해 태안반도 부근에서 해상훈련을 하던 2함대 소속 호위함(2300t) 청주함에서 잠수함 격파용 경어뢰인 청상어 1발이 갑자기 발사됐다. 발사된 어뢰는 폭발하지 않은 채 바다에 가라앉았으며 해군은 며칠 내 인양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해군 관계자는 27일 “어뢰 발사장치 내 유압장치에 이상이 발생해 저절로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원인을 관계기관과 함께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5년부터 10년간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500억 원을 들여 개발한 청상어는 초계함 이상의 함정과 한국형구축함(KDX), 헬기, 해상초계기(PC-3) 등에 장착된다. 2009년 12월에도 해군의 대잠훈련 과정에서 청상어 1발이 발사 직후 폭발하지 않고 유실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