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훈

전승훈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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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라는 정글에서 새로운 세상을 발견합니다. 도시를 산책하고 탐사하는 즐거움을 함께합니다.

raphy@donga.com

취재분야

2026-02-23~2026-03-25
문화 일반31%
여행27%
사회일반8%
경제일반8%
음악8%
요리/음식4%
칼럼4%
운수/교통4%
문학/출판4%
기업2%
  • [바람개비]라오콘 군상

    로마의 바티칸미술관에 있는 라오콘 군상은 헬레니즘 조각의 걸작품으로 불린다. 신화에서 트로이 성직자인 라오콘은 목마를 들이는 것을 반대했고, 포세이돈이 보낸 두 마리의 큰 뱀에게 두 자식과 함께 살해당했다. 라오콘 군상은 1506년 1월 로마의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당 인근의 포도밭에서 발견됐다. 라오콘 군상의 비틀어진 육체는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루벤스의 예수 고난 작품 등에 큰 영향을 끼쳤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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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나무 다리 건너면 은자의 땅…유유자적 걸어볼까[전승훈의 아트로드]

    경북 영주는 소백산 자락에 둘러싸인 은자(隱者)의 땅이다. 깊은 산과 맑은 물소리, 글을 읽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 선비의 땅이다. 조선 최초의 서원이자 사액서원인 소수서원에서는 지금도 소나무 숲 속에서 글 읽는 소리가 들린다. 휘돌아가는 강물에 둘러싸인 무섬마을은 17세기 병자호란 후 출사를 단념한 선비들이 충절과 은자의 정신으로 들어가 살기 시작했던 마을이다. 그런가하면 6.25이후에는 피난민들이 모여들었다. 북한에서 내려온 피난민들은 풍기인삼과 풍기인견을 지역의 명물로 만들었다. 마을 공동체가 살아 있는 문화도시인 영주에서 품격있는 선비문화를 체험하는 여행을 떠났다. ●무섬마을로 들어가는 외나무 다리이른 새벽, 밤새 내린 비가 그치고 나니 새소리에 잠을 깼다. 강가로 나갔다. 새벽공기에 강물 위에는 옅은 안개가 끼었다. 금빛 모래가 펼쳐진 들판에는 느릿한 강물이 곡선을 그린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는 노래가 저절로 떠올려지는 풍경이다. 강물이 산에 막혀 물도리동을 만들어낸 영주의 무섬마을. 무섬은 ‘물 위에 떠 있는 섬’이란 뜻이다. 행정지명은 수도리(水島里)다. 앞은 물로 가로막혀 있고 뒤는 산으로 둘러싸여 섬처럼 고립된 마을이다. 풍수지리상 ‘물위에 핀 연꽃(蓮花浮水形)’ 또는 ‘매화 떨어진 자리(梅花落地形)’로 풀이되는 길지다. 17세기에 박수가 병자호란 후 출사를 단념하고 이 곳에 들어와 만죽재를 짓고 살면서 생긴 집성촌이다. 이 마을에 들어가려면 외나무 다리를 건너야 했다. 지금은 널찍한 콘크리트 다리(수도교)가 놓였지만, 아직도 S자 모양으로 생긴 외나무 다리(약 150m)는 그대로 남아 있다. 반원형으로 자른 나무를 대충 다듬은 뒤 얕은 물길 위에 세운 것이다. 폭이 20~30cm에 불과한 외나무 다리를 건너는 것은 짜릿한 스릴이 넘친다. 외나무 다리에서 원수를 만나지 말기만을 바랄 뿐이다. 가끔 가다가 삐걱대고, 덜커덩 거리기도 한다. 시인 위초하는 ‘무섬행여나 물여울에 마음을 뺏기면 물멀미가 나고, 균형을 잃을 수도 있다. 물은 깊지 않지만 옷과 소지품이 젖어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혼자 걷는 길이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그렇게 마음이 굽은 듯 외나무 다리를 건너거들랑 물너울에 마음을 뺏기지 말아야 한다’(위초하의 시 ‘무섬 외나무 다리에 서면’) 예전에는 마주오는 사람과 만나면 한 사람이 앉고, 그 위를 넘어갔다고 한다. 지금은 중간중간에 ‘잠깐 비켜다리’를 만들어놔 마주오는 사람과 인사하고 대화도 나눌 수 있다. 무섬마을의 외나무다리는 드라마, 영화, 광고 촬영지가 되기도 하고,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돼 명소가 됐다. 다리를 건너서 들어간 무섬마을은 기와집과 초가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골목길이 정겹다. 돌로 쌓은 담장에는 접시꽃이 한창 피었다. 초가집에는 ‘까치구멍집’이라는 설명이 써 있다. 지붕의 용마루 양쪽에 구멍이 뚫려 있는 까치구멍집이다. 까치구멍은 난방이나 조리 시 발생하는 연기를 외부로 배출하고 낮에는 빛을 받아들여 집 안을 밝혀주며 통풍과 습도를 조절하는 숨구멍 역할을 한다고 한다. 무섬마을에서는 까치구멍집, 기와집을 골라서 민박을 할 수도 있다. ●선비문화 체험할 수 있는 선비세상 무섬마을에서 나와 발걸음을 소수서원으로 옮긴다. 1542년 풍기군수 주세붕이 최초의 성리학자인 회헌 안향(1243~1306) 선생을 기리고자 백운동서원을 건립한 것이 서원의 시초다. 소수서원 입구에 들어서니 울창한 소나무가 반긴다. 서원 앞 죽계천에는 퇴계 이황이 터를 닦고 ‘취한대(翠寒臺)’란 이름을 붙인 정자가 그림같이 놓여 있다. 선비들이 푸른 산의 기운과 시원한 물빛에 취하여 시를 짓고 풍류를 즐기던 곳이다. 죽계천에는 주세붕이 쓴 ‘경(敬)’ 자가 새겨진 바위도 있는데, 그 앞에서 검은 가마우지 한 마리가 놀고 있었다. 서원 안으로 들어가니 장맛비 떨어지는 처마 너머로 글 읽는 소리가 들렸다. 강학당 안에는 머리에 탕건을 쓰고 두루마기를 입은 어르신 두 명이 있었다. 황영회(72) 씨는 “소수서원을 찾는 방문객에게 선비정신을 보여주기 위해 지역주민들이 조를 짜서 강학당에서 글을 읽는다”고 말했다. 소수서원 인근에는 영주의 선비문화를 현대적으로 되살린 테마파크도 들어섰다. 9월3일 문을 여는 K-문화 테마파크 ‘선비세상’이다. 한옥, 한복, 한글, 한국음악, 한지, 한식촌 등 6개 테마별 전시관을 조성했다. 지난달 24일 선비세상의 정자에서 열린 음악과 명상이 함께한 ‘웰니스 숨숨공연’은 비오는 날씨에 더욱 어울리는 힐링체험이었다. 이 곳에서는 선비의 이상향을 주제로 한 몰입형 미디어아트와 한지뜨기 및 다도체험, 한글놀이터 등 다양한 타깃층을 겨냥한 콘텐츠와 체험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장원급제 행렬을 18m 규모로 구현한 ‘오토마타’ 인형극이 공연되기도 한다. 부지 면적만 96만974㎡ 에 달한다. 영주시는 사업비 1700억 원을 투입, 9년 만에 선비세상을 완공했다. 공식 개관을 앞두고 22일부터 8월 15일까지 매주 토, 일요일과 광복절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무료 임시개방을 진행한다. 이 기간 중에는 선비세상 퍼레이드 공연과 ‘힙(hip)선비’ 크루의 풍류한마당, 뮤직콘서트, 저잣거리酒페스티발夜, 한스타일 플리마켓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열릴 예정이다. ●마을공동체가 살아 있는 문화도시 지난달 24일 영주시내 경북전문대 안에 있는 148아트스퀘어에서는 이여운 작가가 캔버스 천에 수묵화로 그린 노동당사 그림 앞에서 민경인 재즈피아니스트의 공연이 펼쳐졌다. 100여 명의 관객들은 공연이 끝난 후에 열띤 박수를 보내며 민경인, 이여운, 권무형 작가와 함께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곳은 한때 연초제조창이었던 담배공장 건물을 리모델링해 지역민을 위한 복합문화예술 창작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곳이다. 가로 100m, 세로 48m를 뜻하는 148아트스퀘어는 공연장(117석)을 비롯해 전시장, 연습실, 북카페, 창작작업실 등을 갖추고 있다. 옛 영주역 주변의 골목길과 중앙시장, 365시장, 후생시장 근처에는 영주 근대역사 문화의 거리가 조성돼 있다. 그 중에서 영주1동 두서길 일대 ‘관사골’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이곳은 일제강점기에 영주역에서 근무하던 철도직원들이 거주하던 관사가 모여 있는 마을. 골목길 곳곳에는 담장 가득 ‘은하철도 999’가 그려져 있는가 하면, 아예 커다란 기차 조형물이 설치된 벽도 있다. 굽이굽이 마을 길을 오르며 땀이 맺힐 즈음 숨이 확 트이는 전망대 ‘부용대’가 나타난다. 부용대에서 바라다보이는 소백산 능선도 아름답지만, 옹기종기 모여 앉은 시가지가 한눈에 보여 도시 야경을 보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사과로 유명한 영주의 시골길에는 초록색 사과가 달린 사과나무를 곳곳에서 만난다. 일부는 한쪽 면이 붉그스레 익어가기 시작했다. 영주의 특산물 중에는 ‘부석태(콩)’도 유명하다. 우리나라 최고의 목조건물인 무량수전이 있는 부석사 인근은 ‘콩 마을’로 불린다. 콩세계 과학관에 가면 부석태 이야기를 보고 들을 수 있고, 영주 부석면에 있는 콩세계 과학관에서는 부석태 이야기를 보고 들을 수 있다. 인근 동네는 ‘콩 마을’로 불린다. ‘부석태 콩타령’을 부르는 ‘콩 할매 합창단’은 영주 인삼축제, 사과축제 무대에 오르면서 일약 동네 스타로 급부상했다. ‘콩 마을‘은 2020년 경북도 행복농촌만들기 콘테스트에서 문화·복지 분야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인근에 폐교된 부석북부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한 영주 소백예술촌에는 마을주민들로 구성된 모듬북 타악팀 ‘락&무‘가 연습과 공연을 한다. 소백예술촌은 ‘극단 미추’의 마당놀이 자료 보관소와 비품실과 연습실, 의상실, 음악실 등을 갖춘 창작을 위한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소백산 옥녀봉 자락에 있는 국립산림치유원은 숲 속에서 힐링을 체험하는 시설이다. 산림치유지도사 80여 명이 상주해 스트레스 해소와 심신 안정에 탁월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해준다. 무장애 데크로드를 따라 숲속 길을 걷고, 소나무 밑에서 해먹에 누워 명상도 할 수 있다. 수치유센터에선 14가지 종류의 다양한 수압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난세를 피해 오는 곳 6.25 전쟁 전후 영주 풍기읍에는 북한 황해도와 평안도에서 내려온 피난민들이 몰려들었다. 민초들이 난세에 몸을 보전할 최적지는 ‘교남양백(嶠南兩白ㆍ영남의 소백과 태백 사이)’이라는 ’정감록‘에 예언된 말을 믿고 풍기로 내려온 피난민들이다. 30~40년 전만해도 풍기의 60대 이상 인구의 약 70%가 북에서 내려온 이들이었다고 한다. 이들 중엔 명주의 본고장인 평안도 영변 덕천 등지서 남하한 직물공장 경영자와 기술자들이 많았다. 그들은 나무에서 실을 뽑은 인견사를 원료로 한 인견직물을 짜기 시작했다. 이후 풍기에는 인견을 짜는 집이 한때 2000여 호를 넘었고, 읍내의 골목에선 ‘철커덕 철커덕’ 직조기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인견은 시원하고 정전기가 생기지 않아 ‘에어컨 이불’ ‘냉장고 섬유’로 불리며 요즘 같은 끈적끈적한 여름철에 인기 만점이다. 풍기인삼이 명품 브랜드로 자리잡는 데에도 개성과 황해도 등지에서의 보다 앞선 재배기술을 익힌 피난민들의 영향이 크다. 풍기읍내 평양냉면집인 ‘서부냉면’도 피난민들 덕분에 생겨난 곳이다. 지금은 전국의 냉면 마니아들이 꼭 들러야 하는 순례지로 꼽힌다. 영주에는 묵집도 많다. 산간 지방이 많은 영주는 예부터 메밀 재배가 흔해 제사나 잔치를 지낼 때 메밀묵이 빠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묵집에는 김치찌개와 비슷한 ‘태평초’라는 다소 낯선 이름이지만 맛이 기가막힌 메뉴가 있다. 잔칫날 먹고 남은 메밀묵과 돼지고기, 김치를 넣어 끓여 먹은 찌개라고 한다. 먹고 살기 힘들던 시절, 어머니께서 묵을 쑤어 배고픈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나눠주던 영주의 향토음식이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2-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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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 기억을 가로질러 건너가면… 추억 속의 네가 기다리고 있을까[전승훈 기자의 아트로드]

    《경북 영주는 소백산 자락에 둘러싸인 은자(隱者)의 땅이다. 산 깊은 골에 맑은 물소리와 글을 읽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 선비의 땅이다. 조선 최초의 서원이자 사액서원인 소수서원에서는 지금도 소나무 숲속에서 글 읽는 소리가 들린다. 휘돌아 가는 강물에 둘러싸인 무섬마을은 17세기 병자호란 후 출사를 단념한 선비들이 충절과 은자의 정신으로 들어가 살기 시작해 생겨난 마을이다. 그런가 하면 6·25전쟁 이후에는 피란민들이 모여들었다. 북한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은 풍기인삼과 풍기인견을 지역의 명물로 만들었다. 마을 공동체가 살아 있는 문화도시인 영주에서 품격 있는 선비문화를 체험하는 여행을 떠나 보자.》 ○ 무섬마을로 들어가는 외나무다리이른 새벽, 밤새 내린 비가 그치고 나니 새소리에 잠을 깼다. 새벽 공기에 강물 위에는 옅은 안개가 끼었다. 금빛 모래가 펼쳐진 들판에는 느릿한 강물이 곡선을 그린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는 노래가 저절로 떠올려지는 풍경이다. 강물이 산에 막혀 물도리동을 만들어낸 영주의 무섬마을. 무섬은 ‘물 위에 떠 있는 섬’이란 뜻이다. 행정지명은 수도리(水島里)다. 앞은 물로 가로막혀 있고 뒤는 산으로 둘러싸여 섬처럼 고립된 마을이다. 풍수지리상 ‘물 위에 핀 연꽃(蓮花浮水)’ 또는 ‘매화 떨어진 자리(梅花落地)’로 풀이되는 길지다. 17세기에 박수가 병자호란 후 출사를 단념하고 이곳에 들어와 만죽재를 짓고 살면서 생긴 집성촌이다.오랜 세월 동안 이 마을에 들어가려면 외나무다리를 건너야 했다. 널찍한 콘크리트 다리(수도교)가 놓인 후에도 S자 모양으로 생긴 외나무다리(약 150m)는 그대로 남아 있다. 반원형으로 자른 나무를 대충 다듬은 뒤 얕은 물길 위에 세운 것이다. 폭이 20∼30cm에 불과한 외나무다리를 건너면 짜릿한 스릴이 넘친다. 가끔 가다가 삐걱대고, 덜커덩거리는 외나무다리에서 원수를 만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행여나 물여울에 마음을 뺏겨도 안 된다. 물멀미가 나 균형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마주 오는 사람과 만나면 한 사람이 앉고, 그 위를 타고 넘어갔다고 한다. 지금은 중간중간에 ‘잠깐 비켜다리’를 만들어 놔 마주 오는 사람과 인사하고 대화도 나눌 수 있다. 무섬마을의 외나무다리는 드라마, 영화, 광고 촬영지가 되기도 하고,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돼 명소가 됐다. 다리를 건너서 들어간 무섬마을은 기와집과 초가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골목길이 정겹다. 돌로 쌓은 담장에는 접시꽃이 한창이다. 초가집에는 ‘까치구멍집’이라는 설명이 쓰여 있다. 지붕의 용마루 양쪽에 구멍이 뚫려 있는 미음(ㅁ)자형 집이다. 까치구멍은 난방이나 조리 시 발생하는 연기를 배출하고, 낮에는 빛을 받아들이고 통풍과 습도를 조절하는 숨구멍 역할을 한다고 한다. 무섬마을에서 까치구멍집, 기와집 중에 골라서 민박을 해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다.○선비문화 체험할 수 있는 선비세상무섬마을에서 나와 발걸음을 소수서원으로 옮긴다. 1542년 풍기군수 주세붕이 최초의 성리학자인 회헌 안향 선생(1243∼1306)을 기리고자 세운 서원이다. 소수서원 입구에 들어서니 울창한 소나무가 반긴다. 서원 앞 죽계천에는 퇴계 이황이 터를 닦고 ‘취한대(翠寒臺)’라 이름 붙인 정자가 그림처럼 놓여 있다. 죽계천에는 주세붕이 쓴 ‘경(敬)’ 자가 새겨진 바위도 있는데, 그 앞에서 검은 가마우지 한 마리가 놀고 있었다. 서원 안으로 들어가니 장맛비 떨어지는 처마 너머로 글 읽는 소리가 들렸다. 강학당 안에는 머리에 탕건을 쓰고 두루마기를 입은 어르신 두 명이 있었다. 황영회 씨(72)는 “소수서원을 찾는 방문객에게 선비정신을 보여주기 위해 지역 주민들이 조를 짜서 강학당에서 글을 읽는다”고 말했다. 소수서원 인근에는 영주의 선비문화를 현대적으로 되살린 테마파크도 조성됐다. 9월 3일 문을 여는 K문화 테마파크 ‘선비세상’이다. 한옥, 한복, 한글, 한국 음악, 한지, 한식촌 등 6개 테마별 전시관을 갖췄다. 선비의 이상향을 주제로 한 몰입형 미디어아트와 한지 뜨기 및 다도 체험, 한글놀이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영주도령의 장원급제 행렬을 18m 규모로 구현한 ‘오토마타’ 인형극이 볼만하다. 부지 면적만 96만974m². 영주시는 사업비 1700억 원을 투입해 9년 만에 선비세상을 완공했다. 공식 개관을 앞두고 22일부터 8월 15일까지 매주 토, 일요일과 광복절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무료 임시 개방을 한다. 선비세상 퍼레이드 공연과 ‘힙(hip)선비’ 크루의 풍류한마당, 뮤직콘서트, 저잣거리酒페스티벌夜, 한스타일 플리마켓 등 다채로운 이벤트도 열릴 예정이다. ○마을공동체가 살아 있는 문화도시지난달 24일 영주시내 경북전문대 안에 있는 148아트스퀘어에서는 이여운 작가가 수묵화로 그린 철원 노동당사 그림 앞에서 민경인 재즈피아니스트의 공연이 펼쳐졌다. 100여 명의 관객들은 공연이 끝난 후에 민경인, 이여운, 권무형 작가와 함께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곳은 한때 연초제조창이었던 담배공장 건물을 리모델링해 지역 주민을 위한 복합문화예술 창작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곳. 공연장(117석)을 비롯해 전시장, 연습실, 북카페, 창작작업실을 갖추고 있다. 옛 영주역 주변의 골목길과 중앙시장, 365시장, 후생시장 근처에는 영주 근대 역사 문화의 거리가 조성돼 있다. 그중에서 영주1동 두서길 일대 ‘관사골’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이곳은 일제강점기에 영주역에서 근무하던 철도 직원들이 거주하던 관사가 모여 있는 마을. 골목길 곳곳에는 담장 가득 ‘은하철도 999’가 그려져 있는가 하면, 아예 커다란 기차 조형물이 설치된 벽도 있다. 마을 꼭대기에 있는 전망대 부용대에서는 소백산 능선의 아름다운 풍경과 영주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목조건물인 무량수전이 있는 부석사 인근은 ‘콩 마을’로 불린다. 영주의 특산물인 ‘부석태’라는 콩이 나기 때문이다. 콩세계 과학관에 가면 부석태 이야기를 보고 들을 수 있고, 콩마을에는 부석태 콩타령을 부르는 ‘콩할매 합창단’이 유명하다. 콩할매 합창단과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모둠북 타악팀 ‘락&무’는 폐교를 리모델링한 영주 소백예술촌에서 연습과 공연을 한다. 소백예술촌은 손진책 연출가가 이끄는 ‘극단 미추’의 마당놀이 자료와 비품이 보관돼 있고, 연습실과 의상실 등을 갖추고 있다. ○난세를 피해 오는 곳6·25전쟁 직후 영주 풍기읍에는 북한에서 내려온 피란민들이 몰려들었다. 민초들이 난세에 몸을 보전할 최적지는 ‘교남양백(嶠南兩白·영남의 소백과 태백 사이)’이라는 ‘정감록’에 예언된 말을 믿고 온 피란민들이다. 이들 중엔 명주의 본고장인 평안도 영변 덕천 등지에서 남하한 직물공장 경영자와 기술자들이 많았다. 그들은 나무에서 실을 뽑은 인견사를 원료로 한 인견직물을 짜기 시작했다. 한때 풍기에는 인견을 짜는 집이 2000여 가구가 넘었다고 한다. 풍기인견은 시원하고 정전기가 생기지 않아 ‘에어컨 이불’ ‘냉장고 섬유’로 불리며 요즘 같은 끈적끈적한 여름철에 인기 만점이다. 풍기인삼이 명품 브랜드로 자리 잡는 데에도 개성과 황해도에서 앞선 재배 기술을 익힌 피란민들의 영향이 크다. 전국 냉면 마니아들의 순례지로 꼽히는 풍기읍내 정통 평양냉면집 ‘서부냉면’도 피란민들 덕분에 생겨난 곳이다. 영주에는 묵집도 많다. 그런데 묵집에서는 김치찌개와 비슷한 ‘태평초’라는 독특한 묵 메뉴가 인기다. 잔칫날 먹고 남은 메밀묵과 돼지고기, 김치를 넣어 끓여 먹은 찌개에서 유래한 음식이다. 먹고살기 힘들던 시절, 어머니께서 묵을 쑤어 배고픈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나눠 주던 영주의 향토음식이다.글·사진 영주=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2-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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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 인재, 여성리더 육성… 인사도 빅데이터 기반으로

    [흔히 신한금융그룹을 가리켜 ‘평범한 사람이 만든 비범한 조직’이라고 한다. 평범한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이 창업 후 짧은 시간 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딩 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까지 한결같이 인재 육성에 진심인 회사였다. 신한금융그룹의 모태(母胎)가 되는 신한은행은 창업 초기부터 직원들에게 공부를 많이 시키는 회사, 금융권 인재사관학교로 명성이 높았다. 또한 신한은행이 최초로 구입한 부동산이 ‘신한연수원’일 정도로 직원들의 학습과 성장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이런 전통은 지금도 이어져 신한금융그룹의 중기 전략 ‘FRESH 2020s’의 근간이 되는 과제 역시 ‘Human Talent¤미래를 선도하는 융·복합형 인재 육성’이다. 여성리더 육성으로 리더십의 다양성 추구신한금융그룹은 그룹 내 리더십 다양성 확보 전략으로 2018년부터 쉬어로즈(SHeroes)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금융권 최초의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으로 ‘신한(SH)의 영웅들(Heroes)’이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그룹 코칭과 다양한 특강으로 구성돼 있다. 지금까지 200여 명의 여성 부서장들이 수료했고 이들 중 최초 여성 CEO를 비롯한 임원, 본부장 등 최상위 리더를 꾸준히 배출했다.신한에서 쉬어로즈는 인재 다양성을 상징하는 핵심 프로그램으로 그룹 CEO인 조용병 회장이 모든 것을 챙긴다. 작년 코로나 시기에도 회장이 모든 쉬어로즈 리더들을 대상으로 비대면 티타임 형태의 그룹 코칭을 실시했다. 특히 올해는 여성 리더가 그룹의 중심, 미래 지속 성장의 핵심이 된다는 의미로 C.O.R.E 육성 원칙을 수립했다. C.O.R.E는 Confidence(자신감과 자부심), Opportunity (성장 기회 확대), Reinforce(동반 성장 및 관계 강화), Embrace(포용적 문화 구축)를 뜻한다. 그동안 해당 프로그램을 수료한 쉬어로즈 펠로우즈가 내부 코칭 강사로 참여해 여성 리더들이 현업에서 실질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코칭할 방침이다.그룹 내 인재 교류 통한 경험 확대이뿐만 아니라 신한금융그룹 16개 자회사 간 인력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직원들에게 직무 경험 확장 기회를 주고 있다. 예를 들어 신한은행의 리스크 관리 담당 직원이 리스크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금융업 전반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러한 인력 교류는 매년 80¤90여 명 규모로 실시되고 있다.미래 성장동력 확보 위한 과감한 인재 투자인재육성 전략은 시대 변화에 맞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금융전문가 육성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금융 전문성과 디지털 역량을 함께 보유한 인재를 육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디지털 전문가 육성 프로그램으로는 고려대와 함께 운영 중인 ‘디지털금융공학 석사과정’을 꼽을 수 있다. 매년 30여 명의 그룹 직원이 2년 석사과정에 입학해왔으며 현재까지 모두 127명이 수료했다. 이들은 그룹 내 디지털 분야 핵심 인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신한금융은 그룹 차원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기존의 디지털 연수 프로그램을 직급별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개편해 하반기 중 시행할 예정이다.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신한DBL, 차세대 리더급을 대상으로 한 신한DBS, 실무자급 대상 신한DU 과정이 8월부터 운영된다. 투명하고 공정한 HR 운영 체계 구축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공정하고 투명한 HR 운영 체계 구축을 위해 신한금융은 작년부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2021년 7월 신한문화 RE: Boot 선포 이후 그룹 차원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변화를 추진 중인 영역 중 하나다. 그간 HR은 소수 인사 담당자를 중심으로 의사 결정이 이뤄져 폐쇄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신한의 주요 자회사들은 객관적인 데이터 기반 인사 운영 체계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그룹의 대표 자회사인 신한은행은 금년 초 HR 빅데이터 및 AI 알고리즘 기반의 새로운 인사 전산 ‘S-HR’을 마련했으며, 성과, 역량 평가, 연수 이력 등 50여 개 요소를 활용한 AI 승진 심사와 이동 배치 알고리즘을 실제 인사에 활용해 공정성을 강화하고 인사의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는 사내공모(Open Job Posting) 프로세스 운영 확대를 통해 직원주도형 경력관리 체계를 강화했다. 또한 직원의 역량개발 동기부여 및 인사 결과에 대한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비공개로 관리하던 HR 데이터의 직원 공유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인사평가 또한 큰 변화가 진행 중이다. 전통적으로 금융회사의 인사 평가는 과정보다는 성과 중심의 정량평가 방식으로 운영됐다. 하지만 직원에 대한 상시 코칭 및 목표 달성을 위한 동기 부여를 강화하기 위해 2021년부터 OKR(목표 및 핵심 결과 지표)을 활용한 직원 성과관리 프로세스를 본격 운영 중이다. 분기 단위 OKR 설정과 매월 1회 이상 부서장의 상시 피드백을 정착시킴으로써 기존의 결과를 측정하고 평가등급을 부여하는 수단으로서의 인사평가가 아니라 직원을 성장시키는 상시 코칭 기반 육성형 인사평가 체계로 업그레이드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2-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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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개비]오페라 가르니에 천장화

    프랑스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 극장의 천장화는 마르크 샤갈이 1964년에 그린 ‘꿈의 꽃다발’이다. 작곡가 14명의 발레와 오페라 장면을 몽환적 색채로 표현한 그림에는 무희와 악사, 천사와 유령들이 둥둥 떠다닌다. 천장화 아래엔 340개의 등과 크리스털로 장식된 샹들리에가 빛나고 있다. 1896년 무게 8t의 이 엄청난 샹들리에가 떨어져 박살난 사건은 작가 가스통 르루가 쓴 ‘오페라의 유령’의 모티브가 됐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2-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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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년전 고대도시 돌아보고 홍해서 스킨스쿠버 즐기세요”

    “사우디아라비아는 덥기만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눈이 내리는 곳도 있습니다. 전국 13개 관광 지역에 1만1000개 이상의 고고학 유적지가 있을 뿐 아니라 사막 탐험, 수상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가 있습니다.” 27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사우디아라비아관광청이 주최하는 ‘코리아 로드쇼’가 열렸다. 이날 알하산 알다바그 사우디아라비아관광청 APAC(아시아 태평양) 최고 책임자는 기자회견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여행엔 다른 문화적 에티켓(비키니, 음주 금지)이 따르지만, 술이 생각나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매력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사우디를 찾는 외국인 여행객 중 한국이 상위 10개국에 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우디관광청은 8월 16일부터 인천∼리야드 직항 노선에 국영 사우디아항공 항공편을 주 3회 일정으로 취항할 예정이다. 알하산 알다바그 최고 책임자는 1960∼80년대 ‘중동 신화’의 주역인 한국인 건설 역군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VIP 초청 투어 계획도 밝혔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국민은 당시 땀 흘려 나라 곳곳을 아름답게 만들어주신 대한민국 건설 노동자들을 존중한다”며 “그분들을 초청해 달라진 사우디의 발전상과 매력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과 사우디는 60년 넘게 외교적 관계를 이어온 만큼 정서적으로도 맞닿아 있습니다. 노인을 공경하고 손님을 환대하고, 실내에서 신발을 벗는 문화 등도 닮았습니다. 사우디에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 케이팝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가장 흥미로운 관광지는 요르단 페트라를 건설한 나바테아 문명이 남긴 2000년 역사의 ‘알 울라’ 고대 도시 유적이다. 또한 홍해를 접하고 있는 제다에서 스킨스쿠버, 스노클링, 크루즈 등 해양 스포츠와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이슬람 신자 외엔 방문이 불가능했던 이슬람 성지 메디나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개방된다. 메카 북쪽 340km 지점에 있는 메디나는 622년 무함마드가 이주(헤지라)한 후 이슬람의 중심이 된 ‘예언자의 도시’다. 사우디 정부는 2030년까지 대규모 호텔과 친환경 리조트를 건설하는 ‘홍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알하산 알다바그 최고 책임자는 “사우디는 두바이, 아부다비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관광 산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다양한 국가 사람들이 자유롭게 왕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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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개비/전승훈]프로방스 해바라기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역에는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해바라기가 들판 가득히 피어난다. 수백만 송이의 해바라기가 태양을 향해 얼굴을 들고 서 있는 장면은 마치 위대한 영웅이나 지도자를 숭배하는 군중들처럼 보이기도 한다. 해바라기를 사랑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남프랑스 도시 아를의 노란 집에 살면서 강렬한 터치의 해바라기 작품을 남겼다. 해바라기는 정열의 화가 고흐의 자아를 상징하는 분신이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2-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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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속 빠져드는 듯…자연주의 철학 담긴 알록달록 예술 공원 [전승훈의 아트로드]

    제주도 섬 속의 섬, 우도(牛島)는 누워 있는 소의 모습과 닮았다. 섬에서 가장 높은 우도봉(해발 126.8m)은 소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우두봉, 쇠머리오름이라고 불린다. 우도봉을 오르는 길은 완만한 경사지만, 우도봉 아래쪽에는 깎아지른 절벽이다.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루고 있는 톨칸이 해변은 바로 소의 여물통에 해당한다. 톨칸이는 제주도 방언으로 촐까니라고도 불린다. ‘촐’은 소에게 먹이는 ‘꼴(건초)’이고, ‘까니’는 소에게 먹이를 주는 큰 그릇이다. 톨칸이 해변에 퇴적암이 층층이 쌓인 기암절벽은 마치 큰 바위 얼굴처럼 보일 정도로 절경을 이루고 있다. 제주도는 안도 다다오, 이타미 준, 마리오 보타, 김중업, 정기용과 같은 대가들의 건축물로도 유명한데, 우도에 자연을 테마로 한 세계적 예술가의 뮤지엄이 올해 3월 개관했다. ●우도의 자연과 어우러진 예술 공원, 훈데르트바서 톨칸이 해변 맞은편에 양파돔이 올려져 있는 알록달록한 예술 건축물. 우도의 자연을 그대로 살린 낮은 구릉 같은 형태로 지어진 훈데르트바서 파크를 걷노라면 한 작가의 그림 속에 빠져드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3대 화가 중 하나인 훈데르트바서의 작품을 테마로 한 ‘훈데르트바서 파크(Hundertwasser Park)’다. 훈데르트바서(1928~2000)는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실레와 함께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3대 화가로 꼽힌다. 스페인의 가우디를 방불케 하는 곡선의 미학을 선보인 독창적인 건축가였던 그는 자연을 사랑하는 환경운동가이기도 했다.10여 년 전 오스트리아 수도 빈을 여행할 때 깜짝 놀라 돌아다본 건물이 있었다. 콘크리트 건물과 도로가 있는 도심 한복판에 동화책에서 튀어나왔을 법한 노랑, 빨강, 파랑으로 칠해진 궁전이 세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곳이 바로 쓰레기 소각장이라는 사실이 더 놀랐다. 훈데르트바서가 리모델링한 빈의 아파트 단지에 난방을 공급하는 친환경 시설이자 연간 5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슈피텔라우 쓰레기 소각장’이었다. 독일에서 제작해 공수해 온 알록달록한 78개의 세라믹 기둥, 3개의 양파돔, 131개의 개성 있는 창문으로 지어진 파크는 곳곳이 인증샷 명소다. 파크는 훈데르트바서의 일생과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는 ‘훈데르트바서 뮤지엄’과 미술관인 ‘우도갤러리’, 카페 ‘레겐탁’ 등으로 이뤄져 있다. 쌍둥이 분수인 ‘쯔블링 분수’, 우도갤러리의 세라믹 기둥, 톨칸이 카페에서 바라보는 큰 바위 얼굴을 품은 해안 절경은 압도적이다.그런데 천천히 파크를 돌아보다 보면 “당신은 자연에 잠깐 들른 손님입니다. 예의를 갖추세요”라고 말한 훈데르트바서의 자연주의 건축 철학과 미학에 더욱 공감하게 된다. ●나무 세입자“나무 세입자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화폐로 월세를 지불합니다. 나무 세입자는 산소를 공급하고, 사막과도 같은 도시에 습기를 공급합니다. 도시의 진공청소기로서 먼지를 빨아들이고, 소음의 울림 현상을 감소시켜 조용한 도시를 만듭니다. 나무 세입자는 아낌없이 주는 사람입니다….” 훈데르트바서가 1980년에 주창한 ‘나무 세입자’론이다. 그는 메마른 도시의 건축물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건축물 그 자체가 인간의 마음을 치유하는 도구가 될 수 있도록 힘쓴 ‘건축 치료사(Architecture doctor)’다. 그는 인간이 집을 짓는 과정에서 뽑힌 나무들을 지붕과 창문 주변에 ‘나무 세입자’로 심는 것을 설계에 넣곤 했다. 그래서 훈데르트바서 파크의 창문 베란다마다 살아 있는 나뭇가지들이 밖으로 나와 있다. 그의 철학에 따라 우도에 파크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자생하고 있던 1600여 그루의 나무들은 모두 그대로 옮겨 심었다고 한다. 훈데르트바서의 이름은 ‘백 개(Hundert)의 강(Wasser)’이란 뜻이다. 그는 물을 사랑했다. 뮤지엄에 전시돼 있는 그의 판화는 ‘비 오는 날(Regentag)’ 시리즈다. 그는 “비 오는 날 세상은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비 오는 날 나는 행복에 흠뻑 젖는다”고 했다. 비 오는 날, 자연의 모든 색이 선명하게 떠오르면 훈데르트바서는 곡선으로 떨어지는 자연 앞에 경배하며 그림을 그렸다. 훈데르트바서 파크 안에도 우도에서 빗물이 고이는 샘인 ‘각시물’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물이 귀했던 우도에 생긴 최초의 연못에 대해 이러한 전설이 내려온다. “우도의 땅의 기운이 남자라서, 샘에서 물이 나오려면 서쪽 어두운 곳의 ‘색시물’을 구해 와야 했다. 동네 사람들은 수소문 끝에 구좌읍 하도리와 종달리 사이에 있는 ‘서느랭이굴’ 속에서 솟아나는 생수를 발견해 정성껏 제를 지내고 새 각시를 모셔오듯 물을 항아리에 담아 샘물통에 부었다. 메말랐던 흙 속에서 숨기가 차기 시작하더니 물이 솟아났다.” 이후로 ‘각시물통’이라는 지명이 탄생했으며, 이 각시물에서 소원을 빌면 사랑이 이루어지고, 자손이 번창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나선(The Spiral)“나선은 삶과 죽음의 상징이다. 나선은 무생물이 생명으로 변화하는 바로 그 지점에 존재한다. 진화는 언제나 나선형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창조 행위에는 나선의 본성이 담겨 있다고 확신한다. 멀리 있는 별들은 나선 형태로 배열돼 있으며, 보이지 않는 분자들 역시 그렇다. 우리의 삶조차도 나선 형태로 진행된다.”파란색 양파 모양 돔이 있는 훈데르트바서 뮤지엄에 들어서면 기둥과 계단이 온통 물결치는 곡선이다. 나선 모양으로 돌아 올라가는 계단의 바닥도 구불구불하다. ‘직선은 신(神)의 부재를 뜻한다’는 훈데르트바서의 철학에서 나온 건축이다. 자연에는 곡선만 있듯이, 전시돼 있는 그의 그림과 건축은 온통 곡선의 향연이다. 뮤지엄에 전시돼 있는 독일 다름슈타트의 ‘나선의 숲’ 건축물 모형은 거대한 아파트 단지가 나선형으로 지어져 있어 낮은 구릉을 오르듯 지붕 위로 산책할 수 있게 돼 있다. 양파 모양의 나선형 동심원은 훈데르트바서 건축의 상징물이다. 뮤지엄 옥상에서 톨칸이 해변을 바라볼 때 보이는 비너스, 다비드상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훈데르트바서는 생전에 “황금의 양파첨탑은 거주자의 신분을 왕의 지위로 끌어올린다”고 말했다. ●창문권“집은 벽이 아니라 창문들로 이루어져 있다. 창문은 눈과 같다. 일반적인 평이한 창문들은 슬프다. 창문들은 춤을 출 수 있어야 한다.” 훈데르트바서는 오스트리아 빈의 공공주택 훈데르트바서하우스를 완공한 뒤 세입자 계약서에 창문을 꾸밀 권리인 ‘창문권’ 권리 조항을 넣었다. “모든 세입자가 자신의 창문을 어떤 색깔로도 칠할 수 있고, 장식물을 달 수 있으며 색색의 타일로 장식할 권리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거주공간이 인간을 획일화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우도의 훈데르트바서 파크 건축물에도 총 131개 창문이 있다. 뮤지엄에서 크고 작은 유리창을 통해서 바라보는 우도의 풍경은 어떤 그림보다도 더 감동적이다. 창문을 장식하는 세라믹 타일은 현장에서 인부들이 창의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가장 독특한 타일 문양은 화장실에서 발견된다. 세면대를 꾸민 푸른색, 빨간색, 흰색 타일은 세상에서 가장 예쁜 화장실을 만들어냈다.해질 녘. 톨칸이 해변에서 우도의 노을을 바라보면 하늘과 바다가 온통 분홍색이다. 바다 건너 성산일출봉뿐 아니라 한라산까지 붉게 물든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2-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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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록달록 동화마을 들른 손님, 자연에 예의를 갖추세요[전승훈 기자의 아트로드]

    제주도 섬 속의 섬, 우도(牛島)는 누워 있는 소의 모습과 닮았다. 섬에서 가장 높은 우도봉(해발 126.8m)은 소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우두봉, 쇠머리오름이라고 불린다. 우도봉을 오르는 길은 완만한 경사지만, 우도봉 아래쪽은 깎아지른 절벽이다.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루고 있는 톨칸이 해변은 바로 소의 여물통에 해당한다. 톨칸이는 제주도 방언으로 촐까니라고도 불린다. ‘촐’은 소에게 먹이는 ‘꼴(건초)’이고, ‘까니’는 소에게 먹이를 주는 큰 그릇이다. 톨칸이 해변에 퇴적암이 층층이 쌓인 기암절벽은 마치 큰 바위 얼굴처럼 보일 정도로 절경을 이루고 있다. 제주도는 안도 다다오, 이타미 준, 마리오 보타, 김중업, 정기용과 같은 대가들의 건축물로도 유명한데, 우도에 자연을 테마로 한 세계적 예술가의 뮤지엄이 올해 3월 개관했다. ○ 자연과 어우러진 예술 공원톨칸이 해변 맞은편에 양파돔이 올려져 있는 알록달록한 건축물. 우도의 자연을 그대로 살린 낮은 구릉 같은 형태로 지어진 훈데르트바서 파크를 걷노라면 한 작가의 그림속으로 빠져드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3대 화가 중 하나인 훈데르트바서의 작품을 테마로 한 ‘훈데르트바서 파크(Hundertwasser Park)’다. 훈데르트바서(1928∼2000)는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실레와 함께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3대 화가로 불린다. 스페인의 가우디를 방불케 하는 곡선의 미학을 선보인 독창적인 건축가였던 훈데르트바서는 자연을 사랑하는 환경운동가이기도 했다. 10여 년 전 오스트리아 수도 빈을 여행할 때 깜짝 놀라 돌아다본 건물이 있었다. 콘크리트 건물과 도로가 있는 도심 한복판에 동화책에서 튀어나왔을 법한 노랑, 빨강, 파랑으로 칠해진 궁전이 세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곳이 바로 쓰레기 소각장이라는 사실이 더 놀라웠다. 훈데르트바서가 리모델링한 빈의 아파트 단지에 난방을 공급하는 친환경 시설이자 유명한 관광 상품이 된 ‘슈피텔라우 쓰레기 소각장’이었다. 독일에서 제작해 공수해 온 알록달록한 78개의 세라믹 기둥, 3개의 양파돔, 131개의 개성 있는 창문으로 지어진 파크는 곳곳이 인증샷 명소다. 파크는 훈데르트바서의 일생과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는 ‘훈데르트바서 뮤지엄’과 미술관인 ‘우도갤러리’, 카페 ‘레겐탁’ 등으로 이뤄져 있다. 쌍둥이 분수인 ‘쯔블링 분수’, 우도갤러리의 세라믹 기둥, 톨칸이 카페에서 바라보는 큰 바위 얼굴을 품은 해안 절경은 압도적이다. 그런데 천천히 파크를 돌아보다 보면 “당신은 자연에 잠깐 들른 손님입니다. 예의를 갖추세요”라고 말한 훈데르트바서의 미학과 철학에 더욱 공감하게 된다.○나무 세입자 “나무 세입자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화폐로 월세를 지불합니다. 나무 세입자는 산소를 공급하고, 사막과도 같은 도시에 습기를 공급합니다. 도시의 진공청소기로서 먼지를 빨아들이고, 소음의 울림 현상을 감소시켜 조용한 도시를 만듭니다. 나무 세입자는 아낌없이 주는 사람입니다….” 훈데르트바서가 1980년에 주창한 ‘나무 세입자’론이다. 그는 메마른 도시의 건축물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건축물 그 자체가 인간의 마음을 치유하는 도구가 될 수 있도록 힘쓴 ‘건축 치료사(Architecture doctor)’다. 그는 인간이 집을 짓는 과정에서 뽑힌 나무들을 지붕과 창문 주변에 ‘나무 세입자’로 심는 것을 설계에 넣곤 했다. 그래서 훈데르트바서 파크의 창문 베란다마다 살아 있는 나뭇가지들이 밖으로 나와 있다. 그의 철학에 따라 우도에 파크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자생하고 있던 1600여 그루의 나무들은 모두 그대로 옮겨 심었다고 한다. 훈데르트바서의 이름은 ‘백 개(Hundert)의 강(Wasser)’이란 뜻이다. 그는 물을 사랑했다. 뮤지엄에 전시돼 있는 그의 판화는 ‘비 오는 날(Regentag)’ 시리즈다. 그는 “비 오는 날 세상은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비 오는 날 나는 행복에 흠뻑 젖는다”고 했다. 비 오는 날, 자연의 모든 색이 선명하게 떠오르면 훈데르트바서는 곡선으로 떨어지는 자연 앞에 경배하며 그림을 그렸다. 훈데르트바서 파크 안에도 우도에서 빗물이 고이는 샘인 ‘각시물’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물이 귀했던 우도에 생긴 최초의 연못에 대해 이러한 전설이 내려온다. “우도의 땅의 기운이 남자라서, 샘에서 물이 나오려면 서쪽 어두운 곳의 ‘색시물’을 구해 와야 했다. 동네 사람들은 수소문 끝에 구좌읍 하도리와 종달리 사이에 있는 ‘서느랭이굴’ 속에서 솟아나는 생수를 발견해 정성껏 제를 지내고 새 각시를 모셔오듯 물을 항아리에 담아 샘물통에 부었다. 메말랐던 흙 속에서 숨기가 차기 시작하더니 물이 솟아났다.” 이후로 ‘각시물통’이라는 지명이 탄생했으며, 이 각시물에서 소원을 빌면 사랑이 이루어지고, 자손이 번창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나선(The Spiral) “나선은 삶과 죽음의 상징이다. 나선은 무생물이 생명으로 변화하는 바로 그 지점에 존재한다. 진화는 언제나 나선형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창조 행위에는 나선의 본성이 담겨 있다고 확신한다. 멀리 있는 별들은 나선 형태로 배열돼 있으며, 보이지 않는 분자들 역시 그렇다. 우리의 삶조차도 나선 형태로 진행된다.” 파란색 양파 모양 돔이 있는 훈데르트바서 뮤지엄에 들어서면 기둥과 계단이 온통 물결치는 곡선이다. 나선 모양으로 돌아 올라가는 계단의 바닥도 구불구불하다. ‘직선은 신(神)의 부재를 뜻한다’는 훈데르트바서의 철학에서 나온 건축이다. 자연에는 곡선만 있듯이, 전시돼 있는 그의 그림과 건축은 온통 곡선의 향연이다. 뮤지엄에 전시돼 있는 독일 다름슈타트의 ‘나선의 숲’ 건축물 모형은 거대한 아파트 단지가 나선형으로 지어져 있어 낮은 구릉을 오르듯 지붕 위로 산책할 수 있게 돼 있다. 양파 모양의 나선형 동심원은 훈데르트바서 건축의 상징물이다. 뮤지엄 옥상에서 톨칸이 해변을 바라볼 때 보이는 비너스, 다비드상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훈데르트바서는 생전에 “황금의 양파첨탑은 거주자의 신분을 왕의 지위로 끌어올린다”고 말했다.○창문권 “집은 벽이 아니라 창문들로 이루어져 있다. 창문은 눈과 같다. 일반적인 평이한 창문들은 슬프다. 창문들은 춤을 출 수 있어야 한다.” 훈데르트바서는 오스트리아 빈의 공공주택 훈데르트바서하우스를 완공한 뒤 세입자 계약서에 창문을 꾸밀 권리인 ‘창문권’ 권리 조항을 넣었다. “모든 세입자가 자신의 창문을 어떤 색깔로도 칠할 수 있고, 장식물을 달 수 있으며 색색의 타일로 장식할 권리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거주공간이 인간을 획일화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우도의 훈데르트바서 파크 건축물에도 총 131개 창문이 있다. 뮤지엄에서 크고 작은 유리창을 통해서 바라보는 우도의 풍경은 어떤 그림보다도 더 감동적이다. 창문을 장식하는 세라믹 타일은 현장에서 인부들이 창의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가장 독특한 타일 문양은 화장실에서 발견된다. 세면대를 꾸민 푸른색, 빨간색, 흰색 타일은 세상에서 가장 예쁜 화장실을 만들어냈다. 해질 녘. 톨칸이 해변에서 우도의 노을을 바라보면 하늘과 바다가 온통 분홍색이다. 바다 건너 성산일출봉뿐 아니라 한라산까지 붉게 물든다. 글·사진 제주=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2-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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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제철, 전기차 감속기어 합금강 개발

    현대제철이 전기차용 고성능 소재 시장 공략을 위해 감속기 기어용 합금강과 해당 제조기술을 개발하고 산업통상자원부의 신기술인증(NET)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이 개발한 합금강은 기존 감속기 부품에 들어가는 강종 대비 열변형이 48% 향상돼 기어 구동 시 발생하는 소음을 줄여 주행 정숙성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 또한 고온 안정성을 확보해 감속기 기어 내구성을 기존 대비 2배 이상 늘렸다. 이 기술은 올해 출시되는 고성능 전기차 EV6 GT에 적용되며 이후 적용 차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산업기술혁신 촉진법’에 근거한 신기술인증은 국내 최초로 개발된 기술 또는 기존 기술을 혁신적으로 개선, 개량한 우수 기술로서 경제적, 기술적 파급효과가 크고 상용화 시 제품의 품질과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국가가 공식적으로 인증하는 제도다. 신기술인증을 보유한 업체는 정부에서 투자하는 연구개발(R&D)사업 신청 시 우대를 받게 되며, 핵심 부품 국산화 지원 등의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현대제철이 이번에 인증을 획득한 기술은 현대자동차·기아와 공동 개발한 기술로 현대제철이 합금성분 설계 및 제조 공정의 최적화를, 현대차·기아가 소재개발 기획과 시제품 제작을 맡았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신기술인증 전기차 감속기 기어에 적용되는 고성능 특수강 부품 관련 핵심 기술을 갖추게 되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2-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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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개비]교황의 삼종기도

    로마 바티칸의 성베드로 광장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창문’이 있다. 주일 삼종기도 시간에 교황청의 집무실 창문이 열리면 광장에 모인 수만 명의 순례객이 환호를 보낸다. 교황이 발코니에서 광장을 바라보며 주례하는 삼종기도는 1954년 비오 12세 교황 때부터 시작됐다. 코로나19 기간 교황의 삼종기도는 인터넷 생중계로 대체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4월 삼종기도에서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촉구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2-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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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현대적인 그림, 조선시대 민화 ‘책가도’[전승훈 기자의 아트로드]

    프랑스 파리에 있는 기메동양박물관(Musée Guimet)은 1889년에 문을 연 유럽 최대의 동양미술 전문박물관이다. 기메박물관에는 김홍도의 풍속화를 비롯해 화조화, 산수화, 인물화 등 다수의 한국 미술품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방대한 조선시대 민화 수집품이 유명하다. 1888년 프랑스 인류학자이자 여행가인 샤를 바라(1842~1893)가 한국에서 수집한 민화들과 2001년에 현대화가 이우환 씨가 기증한 민화들이다. 그 중에서 프랑스 관람객들이 가장 눈을 떼지 못하는 작품은 ‘책가도(冊架圖)’ 혹은 ‘책거리(冊巨里)’로 불리는 병풍이다. 책과 문방사우(文房四友) 등 사랑방에 있는 책장 속에 여러 가지 물품을 그린 그림이다. 그런데 민화 책가도를 접한 첫 인상이 매우 현대적이다. 책장 속 책은 자를 대고 그린 것처럼 반듯반듯해 디자인 작품처럼 표현돼 있다. 또한 쌓여 있는 책더미가 마치 건물처럼 투시도법으로 표현돼 있는데, 시점이 다양하다. 책장의 칸에 있는 기물들이 왼쪽에서 본 모양, 오른쪽에서 쳐다본 모양, 위에서 본 시점, 아래에서 올려다본 시선으로 변화무쌍하다. 르네상스 시대의 발명품인 원근법이 조선시대 민화에 사용됐는데, 마치 입체파 화가 피카소 작품처럼 왼쪽, 오른쪽, 위 아래에서 내려다본 다양한 시점이 한 폭의 그림에 담겨 있다. 외국 관람객들도 “조선시대 민화에서 어떻게 이렇게 현대적인 회화 느낌이 날 수 있느냐”며 연신 “뷰티풀!”을 외치게 만든다. 조선시대 민화인 ‘책거리 병풍도’는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고 있는 ‘책거리: 우리 책꽂이, 우리 자신’ 전시회에서도 선보였다. 한·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 전시는 합스부르크 왕가 페르디난트 대공의 방대한 소장품이 있는 ‘빈 세계박물관(Weltmuseum Wien)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회에서 단독 디지털아티스트로서 참가한 이돈아 작가의 작품 ’To be, Continued‘(렌티큘러 에디션)는 빈 세계박물관에 영구 소장됐다. 이돈아 작가의 디지털아트 영상작품은 전시회 오프닝 콘서트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이 작가의 ’책거리‘ 작품은 뉴욕의 마천루 빌딩과 책가도가 오묘하게 중첩돼 있는 모양이다. 전통 민화가 현대 도시의 공간으로 확장돼 재탄생한 독특한 세계다. 이 작품의 제목은 ’시공연속체(時空連續體)-Space Time Continuum‘. 오스트리아에서 선보인 이돈아 작가의 조선 민화와 책가도, 달항아리, 모란화 등 다양한 작품세계를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도 열리고 있다. 21일까지 볼 수 있는 ’무우수갤러리 기획전 K-ART 시리즈2 : 이돈아 초대전 Omni_Verse‘ 전시회다. 서울과 뉴욕을 오가며 작품활동을 해온 이 작가를 만나 인터뷰했다. ―책가도와 뉴욕의 빌딩숲을 겹쳐서 그리는 이유는. “책가도 병풍 속의 책더미들과 도시의 빌딩이 처음엔 조형적으로 굉장히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속에 담긴 의미까지도 닮은 것을 발견하게 됐다. 책가도는 정조가 특별히 사랑했던 그림이었다. 책과 그림을 사랑한 정조는 어좌 뒤에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 병풍을 두는 관례를 깨고 책거리 병풍을 펼쳐놓을 정도였다. 정조는 학문에 정진하라는 의미에서 책가도를 사랑했는데, 왕실과 사대부들을 넘어 서민층으로까지 유행하면서 자기가 갖고 싶은 기물을 책가도에 하나씩 채워나갔다. 학문에 대한 열망부터 인생의 행복과 장수까지 상징하는 물건들이었다. 책가도에 민초들의 욕망이 담겼듯이, 빌딩숲도 네모난 한칸 한칸마다 사람들의 강렬한 욕망이 담긴 것이 똑같다고 생각했다. 부정적인 욕망이 아니라, 더 발전하고 싶은 삶의 긍정적인 욕망이라고 생각한다.” 이돈아 작가의 그림 속에는 ’비뚤어진 사다리꼴‘ 모양의 도형이 등장한다. 2005년 뉴욕에서 생활하던 때 뉴저지의 공장을 빌려 작품 활동을 하며 번민, 불안 속에서도 자아를 지키려했던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도형이다. “2000년도부터 조선시대 민화를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해왔어요. 뉴욕에 있는 친정집에서 머물며 2년 동안 작업을 했는데,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민화니 꽃이니 다 빼고 나를 그리자고 생각했습니다. 쓰러질 듯 위태롭게 서 있는 콘크리트 빌딩이 제 자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비뚤어진 6면체 건물은 현실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모양이다. 원근법에도맞지 않는 기하학적 조형물이다. 내 불안한 현재의 심리상태를 있는 그대로, 잘 표현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조선시대 민화인 책거리 병풍도가 현대적인 미술로 보이는 이유는. “저도 내가 그린 기하학적 도형과 책거리 그림이 조형적으로 비슷하다고 느꼈다. 책거리는 원근법, 투시도법상으로 정확히 맞지 않는 데, 그래서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책가도 속 시렁 위에 놓인 책과 기물들은 밑에서 위로 보기도하고, 위에서 내려다보기도 하고, 좌우에서 바라본 시점이 다양하다. 정말 천재적인 회화 작품이다. 이렇게 다양한 시점은 진정한 ’자유로움‘이 담겨 있다. 선비들이 공부를 할 때 한쪽 면만 파고들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시점에서 이리저리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 궁리해야 한다는 의미를 강조한 뜻일 수도 있다. 유럽에서 피카소와 같은 입체파가 나온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정해진 틀을 깨고 자유롭고 싶은 욕구가 자연스럽게 그림으로 표현된 것 같다.” 전시장에는 영화 ’인터스텔라‘에 나온 책이 세로로 가득 꽂혀 있고, 책이 동동 떠다니는 거대한 책꽂이 모양의 책가도 그림도 있다. 이 작가는 “이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마지막 장면에 주인공이 아빠를 만나는 서가를 상상하며, 책가도를 변형시켰다”고 말했다. 책가도와 빌딩숲을 그린 작품에 이어 이돈아 작가가 새롭게 내놓은 작품은 ’달항아리‘ 시리즈다. 순백의 달항아리가 우주를 배경으로 한 보름달로 변화하는 모습이 중첩되는 렌티큘러(lenticular·보는 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변화하는 3D입체 제작기법) 작품이다. 이 작품 앞에서 걸어가거나, 고개를 약간씩 움직이면 각도에 따라 달이 되었가, 달항아리로 변화한다. 이 작가의 책가도와 달항아리, 모란꽃 그림은 10월에 오픈하는 경기도청 신청사 1층 로비에 대형작품으로 설치돼 선보일 예정이다. ―조선백자인 달항아리를 소재로 한 이유는. 달항아리의 매력은 무엇인가. “달항아리는 크고, 넉넉해서 여유와 풍요를 상징하는 기물이다. 그런데 저는 달항아리를 볼 때마다 ’절제‘의 아름다움이 너무나 감명적이었다. 누구나 하얀 도화지를 주면 그림을 그리고 싶어하겠는가. 애들이 벽에 낙서를 하고 싶어하듯이 말이다. 그런데 새하얀 달항아리 표면에 아무 것도 그리지 않았다는 게 신기할 뿐이다. 이렇게 큰 항아리 같은 경우에 도공이라면 그림을 그려넣고 싶었을 것이다. 고려청자, 청화백자, 분청사기처럼 얼마든지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넣을 수 있는 실력이 있는데도, 달항아리는 거기에서 멈췄다. 미완성이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절제에서 오는 숨막히는 아름다움이다. 맥시멀리스트인 나는 언제나 캔버스를 꽉꽉 채우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정반대인 예술작품을 보니까 비어있는 여백의 아름다움이 정말 매력적이다. 일본사람들이 우리나라 막사발에 대해서 뛰어난 작품이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처음엔 잘 이해를 하지 못했다. 그런데 일본 나오시마 축제 때 여행을 가서 깨달았다. 일본은 도자기 뿐 아니라 공원의 조경까지도 극도의 완벽함을 추구한다. 흐트러뜨리는 것을 못하기 때문에 일본인들은 막사발 같은 것을 못 만든다. 매뉴얼에 따른 완벽함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사람들이 무심한 듯,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만든 막사발에 그렇게 흥분하는 것이다. 아무 것도 그려넣지 않은 달항아리의 울퉁불퉁한 표면에 빠져드는 것도 그 이유다.” ―달항아리와 달을 겹치는 작품을 만든 이유는. “10월에 오픈하는 경기도청사 1층 로비에 설치되는 10폭짜리 족자(가로 30m) 작품 중의 하나로 달항아리 작품이 들어간다. 10폭짜리 족자에는 그림과 렌티큘러 작품, 미디어아트가 융합된 작품들이 들어간다. 지난해에 8개월에 걸쳐 이 작품을 만들고 있던 중 뉴욕에 살고 계시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어머니 장례식에 갈 수가 없었다. 작품 완성기일이 임박해서 미국에 다녀오면 자가격리 때문에 작업을 완료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유튜브로 장례식을 치르면서 정말 울면서 작업을 했다. 2018년에 아버지가 뉴욕에서 돌아가셨을 때 물려주신 달항아리가 있었다. 부모님을 그리워하며 밤하늘의 달을 쳐다보면서, 하늘나라에서 평안하게 쉬시길 기원하면서 달항아리 시리즈를 시작하게 됐다. 방 안에 놓인 달항아리가 우주로 올라가 둥그런 보름달로 변화하는 작품이다.” ―렌티큘러 제작기법으로 만든 이유는. “렌티큘러는 옛날에 학교 다닐 때 책받침에서 많이 보던 것이다. 과자봉지 속에 들어있는 캐릭터도 렌티큘러로 만든 것이 많다. 책받침이나 엽성, 캐릭터에는 ’렌즈‘라고 불리는 얇은 아크릴판을 사용한다. 제 작품은 2mm 짜리 아크릴판을 사용해 3차원 입체감을 높였다. 제 그림 속 민화적 소재는 과거를 상징하고, 빌딩과 같은 것은 현재(미래)의 상징한다. 제가 과거와 현재를 다루는 작가니까, 2차원으로 보여주는 렌티큘러 제작기법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민화를 소재로 한 미디어아트를 만들게 된 계기는. “제가 30년 전 결혼할 때 부모님께서 혼수품으로 시댁에 병풍을 보냈다. 까맣게 잊고 지내다가 남편에게 물어봐서 시댁에서 병풍을 찾았다. 병풍에는 전서체로 글씨가 써 있었는데 해석이 안됐다. 아는 지인의 도움으로 구글링을 해서 번역해보니 후한시대 학자 중장통(仲長統)의 시 ’낙지론(樂志論)‘이었다. 물질을 넘어 행복하게 사는 삶에 대해 쓴 시인데, 시집가는 딸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이 ’낙지론‘을 내용으로 한 미디어 아트 작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미디어아트의 주요 모티브 중의 하나는 단청이다. 우리나라 건축에서 단청은 지붕과 기둥, 면과 면을 ’연결‘해주는 무늬다. 뉴욕과 서울을 이어주는 모티브로 오방색 끝과 단청을 선택했다. 그 안에 달항아리, 빌딩, 책가도, 모란꽃과 같은 다양한 영상이 이어진다. 부모님이 사랑하셨던 옛 기물들은 그리움의 대상이고, 알루미늄이나 렌티큘러, 미디어아트 같은 소재는 현대적인 것을 상징한다.” ―모란꽃 그림도 많은데, 그 의미는. “민화에서 모란꽃은 부귀영화를 상징한다고 해서 집 안에 걸어놓는 경우가 많았다. 사람들이 부귀영화하면 부(富)에만 집중하는데, 저는 고귀함에 더 끌린다. 모란은 황후의 꽃같은 느낌이라 매우 좋아한다. 모란은 스스로 뽐내지 않는다. 본인 자체가 고귀한 화려함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뽐내지 않아도 주변에서 다 느끼니까 존중받는 것이다. 남을 귀하게 여기면 자신도 귀함을 받게 된다.”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 2022-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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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리핀 여행체험 떠나볼까”…‘더현대 서울’서 팝업 이벤트 개최

    필리핀 관광부는 14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 서울’에서 필리핀 여행을 테마로 한 팝업 이벤트 ‘It’s More Fun With You in the Philippines‘를 개최한다. 더현대 서울 지하1층 이벤트 플라자에서 열리는 팝업 이벤트 행사장에서는 버추얼존, 사진전시회, 포토존, 액티 비티존을 마련해 다채로운 필리핀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날 오전 오프닝 기념식에는 마리아 테레사 디존 데 베가 주한 필리핀 대사, 마리아 아포 필리핀 관광부 한국지사장, 알렉스 마카투노 한-아세안센터 문화관광 총괄, 더현대 서울 김창섭 전무, 하나투어 송미선 대표, 모두투어 유인태 대표 등이 참석했다. 팝업 이벤트는 대표 여행지인 마닐라, 세부, 팔라완, 보홀, 클라크, 보라카이를 비롯하여 시아르가오, 코르디예르 지역과 같이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보물 같은 여행지들의 영상과 이미지를 선보이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어 있다. 해양생물의 보고인 필리핀 바닷속에서 만나볼 수 있는 고래상어 및 물고기들을 입체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버추얼 존‘, 총 7641개의 섬의 영감 가득한 비주얼로 가득한 ’사진전시회 존‘, 실제로 현지에 있는 것처럼 사진을 찍어볼 수 있는 ’포토존‘, 그리고 필리핀을 비롯한 휴양지 테마의 다채로운 상품이 판매되고 고객이 흥미로운 게임과 이벤트에 직접 참여해 볼 수 있는 ’액티비티 존‘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팝업 이벤트 기간 동안 세부퍼시픽, 필리핀항공, 진에어, 대한항공 등이 공동으로 협찬한 총 13장의 필리핀 왕복 항공권이 방문객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제공될 예정이다. 당첨자는 행사 종료 후 필리핀 관광부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지된다. 이와 함께 현장 이벤트에 참여하는 고객들에게는 필리핀 관광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선물이 제공된다. 또한 필리핀 관광부의 온라인 및 소셜 미디어 채널을 통한 이벤트 참여 시에도 다양한 경품이 제공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의 타이틀인 ’It‘s More Fun With You in the Philippines (필리핀에서 당신과 함께하면 더욱 즐겁다)’는 필리핀 관광부의 글로벌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을 통해 필리핀 관광 진흥위원회(TPB)와 함께 코로나 이후 뉴노멀 시대에 최적화된 전세계 글로벌 여행객들 대상으로 다양한 지역별 테마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대한항공, 세부퍼시픽, 아시아나항공, 에어서울, 제주항공, 진에어, 필리핀항공, 플라이강원(양양-클라크) 등의 주요 항공사가 마닐라, 세부, 클라크, 보홀, 보라카이 등으로의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필리핀 관광부 마리아 아포 한국 지사장은 “일주일간 열리는 더 현대 서울과 함께하는 필리핀 테마의 팝업 이벤트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코로나 이후 달라진 안전하면서도 즐거움이 가득한 필리핀의 매력적인 비경과 액티비티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2-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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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개비]오마하 해변

    프랑스 북서부 노르망디의 오마하 해변에서는 매년 6월 6일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행사가 열린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4년 6월 6일 이곳에서 나치 독일이 점령한 프랑스를 탈환하기 위해 연합군 병력 15만여 명이 인류 최대의 상륙작전을 벌였다. 기념일에 해변에서는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정상들이 참가하는 기념식이 열리고, 군복 차림의 참전용사들이 2차 대전 때 쓰였던 탱크와 지프차를 타고 행진을 벌이기도 한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2-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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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도소리만으로 치유…삶의 강박을 내려놓으려 찾는 그곳”[전승훈 기자의 아트로드]

    “파도가 없어도 서핑보드 위에 누워 있으면 그 자체로 좋습니다. 가만히 물이 출렁거리는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되지요. 삶의 강박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시간입니다.” 강원 양양은 대한민국 서핑의 성지다. 여름에는 물론이고 한겨울에도 높은 파도 속으로 뛰어드는 서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2030세대가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로 꼽히는 서핑은 동해안의 풍경과 문화, 라이프스타일까지 바꾸어 놓고 있다. 양양 서프시티 협동조합의 김나리 대표는 “바다에서 심신을 힐링하는 ‘해양치유’의 중심에 서핑이 있다”고 말한다. 설악산과 아름다운 해변, 온천이 샘솟는 양양은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웰니스 관광’의 대표적 명소로 손꼽힌다. 사계절 서핑, 해양치유의 중심양양에 있는 21개의 해변에서는 모두 서핑을 즐길 수 있는 파도가 있다. 심지어 한겨울 눈 내리는 영하의 날씨에도 슈트와 장갑, 후드로 무장한 서퍼들이 보드를 들고 파도로 뛰어든다. 영하 10도의 날씨에도 동해의 수온은 7도 내외로 물속에서는 그렇게 춥지 않기 때문에 서핑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한겨울에도 동해안에 서퍼들이 몰리는 것은 계절풍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을부터 겨울까지 북동풍이 불어 동해안에 2m가 넘는 파도가 생겨납니다. 그래서 서핑을 제대로 즐기려면 겨울에는 동해안을 찾아야 합니다. 여름철엔 남서풍이 불기 때문에 제주 서귀포 중문이나 부산에서 파도가 크고 높습니다. 여름철 동해안은 상대적으로 잔잔한 파도가 치기 때문에 초심자들이 안전하게 서핑을 배우기 좋습니다.”(김 대표) 우리나라의 서핑은 1990년대 후반부터 제주 중문 색달해변과 부산 송정해변에서 자생적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서핑문화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곳은 양양의 죽도해변과 인구해변 일대다. 2009년에 죽도에 서핑스쿨이 자리 잡으면서 숙박, 음식, 패션, 게스트하우스, 요가, 캠핑, 교육, 영화제 등 서핑 관련 문화산업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서울양양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양양은 서울에서 2시간 만에 도착할 수 있는 서핑 천국으로 떠올랐다. 양양의 서핑문화는 점차 북쪽 해변으로 확산되면서 낙산해수욕장에도 초보 서퍼들을 위한 ‘양양서핑학교’가 들어섰다. 2017년 12월에 문을 연 서핑학교는 ‘사계절 서핑 활성화’를 모토로 내걸었다. 겨울에 3개월 과정으로 주말마다 교육을 하는데, 매년 1200명 정도가 겨울바다에서 서핑을 즐긴다. 강사진은 서핑 국가대표 코치도 포함돼 있는데,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처음으로 서핑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국가적인 관심도 커지고 있다. 요즘 서해안, 남해안, 동해안 등 바다를 끼고 있는 지자체에는 ‘해양치유센터’가 곳곳에 건립되고 있다. 바닷물과 모래, 해산물과 같은 바다에서 얻을 수 있는 자원을 이용한 치료시설이다. 김 대표는 ‘해양치유’의 효과를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중심에는 서핑이 있다고 설명한다. “강한 바닷바람을 맞는 것은 신진대사를 증가시켜 면역력을 향상시키고, 강한 자외선에 닿게 되면 우울증 해소에 도움을 줍니다. 바닷바람에 함유된 미세한 소금입자는 기관지를 통해서 염증을 감소시키고, 파도 소리는 백색소음으로서 심리적 안정감을 주지요.” 실제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 ‘작전명: 서핑’에서는 전쟁에서 살인기계로 활약하다가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 퇴역 군인들이 서핑을 통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치유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퇴역 군인이 서핑에 빠지면 내일 파도는 어떨지 궁금해하기 시작합니다. 내일 파도를 궁금해하는 사람은 오늘 자살할 생각을 안 하죠. 앞으로 의사들이 처방전을 쓸 땐 약과 함께 서핑수업을 처방할 수도 있습니다’라는 영화 속 대사는 감동을 준다. 김 대표는 “파도 위에서 홀로 서야 하는 서핑은 굉장히 이기적인 스포츠”라고도 말했다. “원 웨이브, 원 맨(one wave, one man)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 파도에는 한 사람밖에 탈 수 없다는 뜻입니다. 아무리 멋진 파도가 오더라도 그 파도에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만이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게 서핑의 유일한 룰입니다. 한번 파도에 올라타면 잊을 수 없는 매력이지요.” 설악산과 바다에서 온천힐링단풍으로 유명한 양양의 설악산 오색(五色)지구는 ‘하늘 아래 온천 1번지’로 불릴 정도로 약수와 온천이 유명하다. 오색은 주전골의 암반이 다섯 가지 빛을 발하고, 봄이면 다섯 가지 색의 꽃이 피는 나무가 있다 하여 붙여진 지명이다. 오색지구에서는 탄산약수를 마시고, 탄산온천을 경험해봐야 한다. 오색그린야드호텔은 지하 470m에서 끌어올린 탄산온천의 명소다. 해발 647m 지점에 있는 미지근한 탄산온천수에 입욕하면 탄산기포가 온몸을 감싼다. 탄산온천은 피부의 이물질을 제거해 ‘미인온천’이라고도 불린다. 호텔에는 강황 등 건강 식재료를 활용한 면역증강 메뉴 식단도 마련돼 있다. 전문 숲길지도사와 함께 주전골 트레킹을 통해 설악산의 비경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1박 2일 세러피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온천에서 1년 이상 장기 숙박하며 치유를 하는 투숙객도 있다. 양양국제공항 옆에 지난해 6월 개장한 온천리조트 설해원(雪海園)은 이름 그대로 ‘설악산과 동해를 품은 정원’이다. 100% 원탕의 온천수가 공급되는 야외 온천 수영장에 몸을 담근 채 설악산을 바라보는 경치는 일품이다. 건축가 양진석이 설계한 설해원은 편백나무와 물을 테마로 한 ‘오리엔탈 모더니즘’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일본의 온천이나 동남아 풀빌라가 부럽지 않은 시설이다. 설해원의 면역공방은 투숙객이 아닌 일반 고객도 이용할 수 있다. 원적외선 파동을 이용해 몸 안에 있는 각종 독소, 노폐물, 콜레스테롤 등의 유해성분을 체외로 배출시키는 ‘디톡스 온열요법’ 힐링체험 공간이다. 양양 중광정해수욕장에서 국도 7호선을 건너면 있는 ‘솔향기 언덕’은 소나무 숲속에 자리 잡은 카페에서 책을 읽으면서 힐링할 수 있는 장소다. 한국검인정교과서협회 양양 연수원 안에 있는 북카페는 도서 1만3000여 권을 갖추고 있다. 책을 보며 커피를 마신 후 400m 구간에 이르는 솔밭산책로를 걸으며 향긋한 솔향기를 맡아보길 권한다. 인근 가볼 만한 곳양양의 북쪽에 있는 속초에는 올해 3월 개장한 ‘속초아이’가 있다. 영국의 템스강을 내려다보는 ‘런던아이’와 비슷한 대관람차다. 속초아이에서는 속초해수욕장, 외옹치해변, 청초호, 속초항, 동명항, 영금정 등 바다 주변을 구경할 수 있다. 15분 남짓한 시간에 최대 높이 65m까지 올라가는 캐빈을 타고 있으면 동해를 향해 서서히 올라가는 시선의 확장을 느낄 수 있다. 야간에는 8가지 패턴의 화려한 발광다이오드(LED) 퍼포먼스를 펼친다. 지난해 12월 개관한 강릉 아르떼뮤지엄은 ‘영원한 자연’을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가 입소문을 타면서 벌써 41만 명이 다녀갔다. 마치 진짜 해변에라도 온 듯이 출렁이는 파도 앞에서 아이는 까르르 웃으며 뛰어다니고, 연인은 바닷가에 나란히 앉아 하늘을 바라본다. 전시관에 들어서는 순간 관객은 하늘과 맞닿은 바다, 꽃잎이 흩날리는 숲속에서 노니는 사슴, 8 m 높이서 쏟아지는 폭포, 굉음과 함께 꽂히는 벼락에 이내 빠져들고 만다. 진짜보다 더 실감 나는 자연을 보여주는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이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2-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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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심 박차고 파도에 올라타라… 물 오른 짜릿함은 너의 몫[전승훈 기자의 아트로드]

    “파도가 없어도 서핑보드 위에 누워 있으면 그 자체로 좋습니다. 가만히 물이 출렁거리는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되지요. 삶의 강박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시간입니다.” 강원 양양은 대한민국 서핑의 성지다. 여름에는 물론이고 한겨울에도 높은 파도 속으로 뛰어드는 서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2030세대가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로 꼽히는 서핑은 동해안의 풍경과 문화, 라이프스타일까지 바꾸어 놓고 있다. 양양 서프시티 협동조합의 김나리 대표는 “바다에서 심신을 힐링하는 ‘해양치유’의 중심에 서핑이 있다”고 말한다. 설악산과 아름다운 해변, 온천이 샘솟는 양양은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웰니스 관광’의 대표적 명소로 손꼽힌다. ○ 사계절 서핑, 해양치유의 중심 양양에 있는 21개의 해변에서는 모두 서핑을 즐길 수 있는 파도가 있다. 심지어 한겨울 눈 내리는 영하의 날씨에도 슈트와 장갑, 후드로 무장한 서퍼들이 보드를 들고 파도로 뛰어든다. 영하 10도의 날씨에도 동해의 수온은 7도 내외로 물속에서는 그렇게 춥지 않기 때문에 서핑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한겨울에도 동해안에 서퍼들이 몰리는 것은 계절풍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을부터 겨울까지 북동풍이 불어 동해안에 2m가 넘는 파도가 생겨납니다. 그래서 서핑을 제대로 즐기려면 겨울에는 동해안을 찾아야 합니다. 여름철엔 남서풍이 불기 때문에 제주 서귀포 중문이나 부산에서 파도가 크고 높습니다. 여름철 동해안은 상대적으로 잔잔한 파도가 치기 때문에 초심자들이 안전하게 서핑을 배우기 좋습니다.”(김 대표) 우리나라의 서핑은 1990년대 후반부터 제주 중문 색달해변과 부산 송정해변에서 자생적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서핑문화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곳은 양양의 죽도해변과 인구해변 일대다. 2009년에 죽도에 서핑스쿨이 자리 잡으면서 숙박, 음식, 패션, 게스트하우스, 요가, 캠핑, 교육, 영화제 등 서핑 관련 문화산업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서울양양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양양은 서울에서 2시간 만에 도착할 수 있는 서핑 천국으로 떠올랐다. 양양의 서핑문화는 점차 북쪽 해변으로 확산되면서 낙산해수욕장에도 초보 서퍼들을 위한 ‘양양서핑학교’가 들어섰다. 2017년 12월에 문을 연 서핑학교는 ‘사계절 서핑 활성화’를 모토로 내걸었다. 겨울에 3개월 과정으로 주말마다 교육을 하는데, 매년 1200명 정도가 겨울바다에서 서핑을 즐긴다. 강사진은 서핑 국가대표 코치도 포함돼 있는데,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처음으로 서핑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국가적인 관심도 커지고 있다. 요즘 서해안, 남해안, 동해안 등 바다를 끼고 있는 지자체에는 ‘해양치유센터’가 곳곳에 건립되고 있다. 바닷물과 모래, 해산물과 같은 바다에서 얻을 수 있는 자원을 이용한 치료시설이다. 김 대표는 ‘해양치유’의 효과를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중심에는 서핑이 있다고 설명한다. “강한 바닷바람을 맞는 것은 신진대사를 증가시켜 면역력을 향상시키고, 강한 자외선에 닿게 되면 우울증 해소에 도움을 줍니다. 바닷바람에 함유된 미세한 소금입자는 기관지를 통해서 염증을 감소시키고, 파도 소리는 백색소음으로서 심리적 안정감을 주지요.” 실제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 ‘작전명: 서핑’에서는 전쟁에서 살인기계로 활약하다가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 퇴역 군인들이 서핑을 통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치유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퇴역 군인이 서핑에 빠지면 내일 파도는 어떨지 궁금해하기 시작합니다. 내일 파도를 궁금해하는 사람은 오늘 자살할 생각을 안 하죠. 앞으로 의사들이 처방전을 쓸 땐 약과 함께 서핑수업을 처방할 수도 있습니다’라는 영화 속 대사는 감동을 준다. 김 대표는 “파도 위에서 홀로 서야 하는 서핑은 굉장히 이기적인 스포츠”라고도 말했다. “원 웨이브, 원 맨(one wave, one man)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 파도에는 한 사람밖에 탈 수 없다는 뜻입니다. 아무리 멋진 파도가 오더라도 그 파도에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만이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게 서핑의 유일한 룰입니다. 한번 파도에 올라타면 잊을 수 없는 매력이지요.”○설악산과 바다에서 온천힐링 단풍으로 유명한 양양의 설악산 오색(五色)지구는 ‘하늘 아래 온천 1번지’로 불릴 정도로 약수와 온천이 유명하다. 오색은 주전골의 암반이 다섯 가지 빛을 발하고, 봄이면 다섯 가지 색의 꽃이 피는 나무가 있다 하여 붙여진 지명이다. 오색지구에서는 탄산약수를 마시고, 탄산온천을 경험해봐야 한다. 오색그린야드호텔은 지하 470m에서 끌어올린 탄산온천의 명소다. 해발 647m 지점에 있는 미지근한 탄산온천수에 입욕하면 탄산기포가 온몸을 감싼다. 탄산온천은 피부의 이물질을 제거해 ‘미인온천’이라고도 불린다. 호텔에는 강황 등 건강 식재료를 활용한 면역증강 메뉴 식단도 마련돼 있다. 전문 숲길지도사와 함께 주전골 트레킹을 통해 설악산의 비경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1박 2일 세러피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온천에서 1년 이상 장기 숙박하며 치유를 하는 투숙객도 있다. 양양국제공항 옆에 지난해 6월 개장한 온천리조트 설해원(雪海園)은 이름 그대로 ‘설악산과 동해를 품은 정원’이다. 100% 원탕의 온천수가 공급되는 야외 온천 수영장에 몸을 담근 채 설악산을 바라보는 경치는 일품이다. 건축가 양진석이 설계한 설해원은 편백나무와 물을 테마로 한 ‘오리엔탈 모더니즘’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일본의 온천이나 동남아 풀빌라가 부럽지 않은 시설이다. 설해원의 면역공방은 투숙객이 아닌 일반 고객도 이용할 수 있다. 원적외선 파동을 이용해 몸 안에 있는 각종 독소, 노폐물, 콜레스테롤 등의 유해성분을 체외로 배출시키는 ‘디톡스 온열요법’ 힐링체험 공간이다. 양양 중광정해수욕장에서 국도 7호선을 건너면 있는 ‘솔향기 언덕’은 소나무 숲속에 자리 잡은 카페에서 책을 읽으면서 힐링할 수 있는 장소다. 한국검인정교과서협회 양양 연수원 안에 있는 북카페는 도서 1만3000여 권을 갖추고 있다. 책을 보며 커피를 마신 후 400m 구간에 이르는 솔밭산책로를 걸으며 향긋한 솔향기를 맡아보길 권한다. ○인근 가볼 만한 곳 양양의 북쪽에 있는 속초에는 올해 3월 개장한 ‘속초아이’가 있다. 영국의 템스강을 내려다보는 ‘런던아이’와 비슷한 대관람차다. 속초아이에서는 속초해수욕장, 외옹치해변, 청초호, 속초항, 동명항, 영금정 등 바다 주변을 구경할 수 있다. 15분 남짓한 시간에 최대 높이 65m까지 올라가는 캐빈을 타고 있으면 동해를 향해 서서히 올라가는 시선의 확장을 느낄 수 있다. 야간에는 8가지 패턴의 화려한 발광다이오드(LED) 퍼포먼스를 펼친다. 지난해 12월 개관한 강릉 아르떼뮤지엄은 ‘영원한 자연’을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가 입소문을 타면서 벌써 41만 명이 다녀갔다. 마치 진짜 해변에라도 온 듯이 출렁이는 파도 앞에서 아이는 까르르 웃으며 뛰어다니고, 연인은 바닷가에 나란히 앉아 하늘을 바라본다. 전시관에 들어서는 순간 관객은 하늘과 맞닿은 바다, 꽃잎이 흩날리는 숲속에서 노니는 사슴, 8 m 높이서 쏟아지는 폭포, 굉음과 함께 꽂히는 벼락에 이내 빠져들고 만다. 진짜보다 더 실감 나는 자연을 보여주는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이다. 양양=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2-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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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개비]분수의 도시 로마

    로마는 분수의 도시다. 인구 100만 명의 고대 로마는 수로를 건설해 20∼30km 떨어진 수원지에서 물을 공급받아 공중목욕탕에서 목욕을 즐겼다. 시내 곳곳에는 식수를 공급하는 분수를 만들었다. 바티칸의 성베드로 대성당 앞 광장의 중앙에는 오벨리스크가 서 있고, 그 양쪽에는 바로크 양식으로 조각된 두 개의 분수대가 있다. 순례자들이 대성당에 들어가기 전 물로 죄를 씻는 분수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2-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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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줌으로 모여 합창 연습”…팬데믹도 못 막은 음악 열정

    “팬데믹도 함께 노래하며 같이 음악을 만들고 싶은 마음을 막아내진 못했습니다.” (이건용 작곡가) 합창단 ‘음악이있는마을’의 제20회 정기연주회 ‘스무고개를 넘어서, 비로소…’가 18일 오후 5시 경기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1996년 고(故)이강숙 단장(한국예술종합학교 초대 총장)에 의해 창단된 음악이있는마을은 50여명의 단원이 활동하는 시민합창단이다.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합창으로 그리고 세계로’의 정신으로 한국합창음악을 찾고 개발하고 보급해왔다. 지금까지 350여곡의 창작곡을 연주하면서 한국 창작 합창곡은 재미없을 거라는 편견을 깨고 정기연주회마다 매번 2000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큰 호응을 얻어왔다. 작곡가 이건용 단장(전 서울시오페라단장)을 비롯해 홍승찬 기획감독(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홍준철 음악감독(음악이있는마을 초대지휘자), 김홍수 지휘자(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정이와 반주자, 신명순 음악코치로 구성된 음악진이 만들어내는 화음이 일품이다. 1996년 창단 이래 정기공연 19회, 소외된 이웃을 찾아가는 음악회인 푸른나무 공연 56회, 기획공연 24회 초청공연 70회에 이르는 음악회를 가졌다. 그러나 코로나 19로 모든 것이 중단되었다. 이건용 단장은 “당연한 듯 여기고 지내던 일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기적 같은 일이었나를 새삼 느꼈던 시간이었다”며 “팬데믹 상황에도 집에서 개인연습을 하고, 인터넷 줌으로 모여 합창을 하고, 마스크를 쓴 채 대면연습을 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며 준비한 이번 연주회라 더욱 설렌다”고 했다. 특히 이번 스무번째 연주회는 음악이있는마을을 창단한 고 이강숙 초대단장(2020년 소천)의 추모 연주회로 진행된다. 이건용 단장이 작곡한 ‘Requiem Aeternam’과 홍준철 음악감독이 쓴 노랫말에 노선락 작곡가가 곡을 붙인 ‘기억할게요’가 고 이강숙 초대단장의 추모곡으로 연주된다. 또한 음악이있는마을 단원이기도 한 강현나, 양이룩, 채수남, 한태호 작곡가가 창작한 열 세 곡의 합창곡도 연주된다. 강현나 작곡가의 ‘아라리요’는 우리의 가락 아리랑 선율을 모던한 감각으로 재창조한 곡으로, 리드미컬한 도입부에 이어 익숙한 아리랑 선율을 거쳐 애처로운 마음을 휘몰아치듯 곡이 이어진다. 합창곡을 듣다보면 어느새 한(恨)과 흥에 동화된다. 양이룩 작곡가의 ‘봄꽃피는 날’은 용혜원 시인의 시를 인용해 만든 곡이다. ‘봄에 꽃이 필 때 나의 진심을 알게 되었다’는 가사가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멜로디와 화성으로 구성됐다. 채수남 작곡가의 ‘별밤’은 작은 별의 일상을 ‘별’의 시점에서 동화적으로 표현한 한 편의 시같은 곡이다. 녹록치 않은 삶에 초연하면서도 순응하며 살아내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 ‘일상을 합창으로’ 만드는 작업에 관심이 많은 한태호 작곡가의 ‘믹스커피’는 신입사원의 탕비실 스토리를 곁들여 현대인의 삶과 애환을 합창으로 달달하게 풀었다. “마실 다녀본지가 언제인지, 흙냄새를 맡아본 지도 오래입니다. 빚장 걸어 잠그고 틀어박힌 지가 오래입니다. 이제 곧 흙에서 나는 모든 것들이 서로 얼굴 맞대고 수다 떨며 살내음이라도 맡으면 숨통이 좀 트일지 모르겠습니다. 흙으로 돌아가신 촌장님도 함께 하시리라 믿습니다.”(홍승찬 기획감독) 3년 전 제2대 지휘자로 취임한 김홍수 지휘자는 이번이 첫 공식 무대다. 그는 “지휘자는 연주자들 없이 홀로 설 수 없고, 연주자들은 들어주는 사람 없이 존재하기 어렵다”며 “합창에 대한 열정 하나로 인내하며 지켜낸 단원들과 이 순간의 소중한 가치를 인정해주시고 찾아주시는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2-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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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개비]베네치아의 핑크빛 가로등

    ‘물의 도시’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가로등은 분홍빛이다. 노을이 질 무렵 핑크색 가로등이 하나둘씩 켜진다. 카사노바가 살았던 도시답게 세상이 마법적인 색채 속에서 낭만적으로 변화하는 시간이다. 그래서 베네치아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곤돌라를 탈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해질 녘에 타야 한다. 줄무늬 티셔츠를 입은 뱃사공이 노를 저으며 칸초네를 부를 때, 잔잔하게 흔들리는 물결까지 온통 장밋빛으로 물들기 때문이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2-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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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딩뱅크 넘어 혁신-차별화로 ‘아시아 넘버원’ 지향

    KB금융그룹의 역사와 미래2001년 주택은행과 통합 후 급성장… 은행-증권-보험 ‘3Top 체제’ 구축영업부터 플랫폼까지 꾸준한 혁신… “편리하고 더 나은 세상 만들겠다”KB국민은행은 2001년 대표적인 서민 금융기관인 국민은행과 주택금융 기관인 주택은행의 합병으로 출범한 초대형 우량은행이다. 이후 급변하는 금융환경 변화와 위기 속에서도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소매금융을 통해 다져진 기반을 바탕으로 리딩뱅크의 위상을 공고히 했고, 이후 국민카드 합병과 KB생명, KB투자증권을 출범시키며 수익원 확대와 안정성을 강화했다. 이제 아시아 금융을 선도하는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나가기 시작했다. 2002년 FIFA 월드컵 공식은행으로 지정된 국민은행은 월드컵 엠블럼 사용을 통해 선진 은행의 이미지를 높였다. 당시 판매한 ‘2002월드컵통장’, ‘필승월드컵통장’, ‘월드컵펀드’ 등은 월드컵 효과에 특화된 상품이었다. 국민은행은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국내 10개 축구경기장과 대회본부에 소규모 미니점포를 열거나 현금자동입출금기(CD/ATM)를 설치하기도 했다. 2001~2008 한국 대표 금융그룹, KB금융그룹 출범통합 KB국민은행을 모태(母胎)로 꾸준한 혁신과 도약을 이뤄온 KB금융그룹은 새로운 성장을 위해 2008년 9월 8개의 계열사와 함께하는 KB금융지주를 출범했다. 계열사들의 전문성과 협력을 통한 종합금융그룹의 시너지 창출을 확대해 ‘아시아 금융을 선도하는 글로벌 금융그룹’이라는 목표를 향한 큰 걸음을 내딛겠다는 전략이었다. KB생명(2009년), KB국민카드(2011년), KB저축은행(2012년) 등을 자회사로 편입하며 종합금융그룹 기틀을 마련했고, KB국민은행을 비롯한 계열사의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로 내실을 강화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당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장기 저성장 기조 속에서도 KB금융공익재단 설립, ‘KB굿잡’을 통한 청년일자리 창출 지원 등 다양하고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도 벌여왔다. KB금융그룹은 2008년 연간 연결기준으로 당기순이익 1조8733억 원의 실적을 거뒀다. ROE(자기자본순이익률)는 연환산 기준 11.92%에 달했다. 13년이 지난 2021년 KB금융그룹의 당기순이익은 4조4096억 원이다. 그룹 ROE는 10.22%로 핵심 이익의 견조한 증가와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결실에 따른 것이다. 2014~2017 리딩금융그룹으로의 도약KB금융그룹은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며 리딩금융그룹을 향한 새로운 경영전략을 추진했다. 눈에 띄는 변화는 비은행 부문 사업 확대를 통해 미래의 성장 기반을 견고히 한 것이다. KB캐피탈(우리파이낸셜 인수) 출범, KB손해보험(LIG손해보험 인수)과 KB증권(현대증권 인수)을 새 가족으로 맞이하며 금융 서비스의 영역을 넓혀 그룹의 성장과 사업다각화를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은행·증권·보험의 3TOP 체제를 통해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자산관리(WM)와 기업투자금융(CIB)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또한 모바일 생활금융플랫폼 ‘Liiv’, 통합멤버십 플랫폼 ‘Liiv Mate’, 중고차와 금융의 결합 ‘KB차차차’, 종합 부동산플랫폼 ‘Liiv On’(현 Liiv 부동산)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디지털 혁신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더불어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핀테크허브센터’(현 KB Innovation HUB센터)를 출범하고 혁신적 서비스에 도전하는 기술 창출을 위해 제휴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성과 측면에서도 금융그룹 출범 이후 당기순이익 3조 원, 시가총액 1위를 달성함으로써 수익성, 성장성, 건전성을 확보한 리딩금융그룹의 위상을 갖추게 됐다. 2018 이후 글로벌 금융그룹을 향한 새로운 도전국내 리딩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을 확립한 KB금융그룹은 해외로 눈을 돌려 글로벌 사업 부문에 역량을 집중했다. 고성장이 예상되는 동남아 시장과 투자 안정성이 높은 선진국 시장 진출을 동시에 추진하는 투 트랙(Two-Track) 전략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 전략 시장의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뉴욕, 런던, 홍콩 등 선진 자본시장에서의 IB 분야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등 장기적인 글로벌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한 정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 맞춰 그룹 차원의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2018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선포한 이래 ‘고객에게 가장 사랑받는 No.1 금융플랫폼’ 기업을 목표로 조직과 영업 방식, 플랫폼, 서비스 등 모든 부문에서 그룹 차원의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0년 가동을 시작한 ‘The K 프로젝트’는 혁신적인 정보기술 인프라를 구축해 고객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디지털금융 생태계를 선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KB금융그룹은 그룹 차원의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국내 최초로 ‘탈석탄 금융’을 선언하며 선제적이고 모범적인 ESG 경영 체제를 확립해 ESG 부문에서 리더십을 굳히고 있다. ‘KB GREEN WAVE 2030’ 전략으로 2030년까지 ESG 상품·투자·대출을 50조 원으로 확대하고 중장기 탄소중립 전략인 ‘KB Net Zero S.T.A.R’를 바탕으로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등 지속가능한 가치와 고객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ESG 경영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2020년에는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해 생명보험 부문을 강화하며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마련했다. 회사 측은 “금융을 통해 보다 편리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세계적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KB금융그룹의 새로운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2022-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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