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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는 분수의 도시다. 인구 100만 명의 고대 로마는 수로를 건설해 20∼30km 떨어진 수원지에서 물을 공급받아 공중목욕탕에서 목욕을 즐겼다. 시내 곳곳에는 식수를 공급하는 분수를 만들었다. 바티칸의 성베드로 대성당 앞 광장의 중앙에는 오벨리스크가 서 있고, 그 양쪽에는 바로크 양식으로 조각된 두 개의 분수대가 있다. 순례자들이 대성당에 들어가기 전 물로 죄를 씻는 분수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팬데믹도 함께 노래하며 같이 음악을 만들고 싶은 마음을 막아내진 못했습니다.” (이건용 작곡가) 합창단 ‘음악이있는마을’의 제20회 정기연주회 ‘스무고개를 넘어서, 비로소…’가 18일 오후 5시 경기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1996년 고(故)이강숙 단장(한국예술종합학교 초대 총장)에 의해 창단된 음악이있는마을은 50여명의 단원이 활동하는 시민합창단이다.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합창으로 그리고 세계로’의 정신으로 한국합창음악을 찾고 개발하고 보급해왔다. 지금까지 350여곡의 창작곡을 연주하면서 한국 창작 합창곡은 재미없을 거라는 편견을 깨고 정기연주회마다 매번 2000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큰 호응을 얻어왔다. 작곡가 이건용 단장(전 서울시오페라단장)을 비롯해 홍승찬 기획감독(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홍준철 음악감독(음악이있는마을 초대지휘자), 김홍수 지휘자(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정이와 반주자, 신명순 음악코치로 구성된 음악진이 만들어내는 화음이 일품이다. 1996년 창단 이래 정기공연 19회, 소외된 이웃을 찾아가는 음악회인 푸른나무 공연 56회, 기획공연 24회 초청공연 70회에 이르는 음악회를 가졌다. 그러나 코로나 19로 모든 것이 중단되었다. 이건용 단장은 “당연한 듯 여기고 지내던 일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기적 같은 일이었나를 새삼 느꼈던 시간이었다”며 “팬데믹 상황에도 집에서 개인연습을 하고, 인터넷 줌으로 모여 합창을 하고, 마스크를 쓴 채 대면연습을 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며 준비한 이번 연주회라 더욱 설렌다”고 했다. 특히 이번 스무번째 연주회는 음악이있는마을을 창단한 고 이강숙 초대단장(2020년 소천)의 추모 연주회로 진행된다. 이건용 단장이 작곡한 ‘Requiem Aeternam’과 홍준철 음악감독이 쓴 노랫말에 노선락 작곡가가 곡을 붙인 ‘기억할게요’가 고 이강숙 초대단장의 추모곡으로 연주된다. 또한 음악이있는마을 단원이기도 한 강현나, 양이룩, 채수남, 한태호 작곡가가 창작한 열 세 곡의 합창곡도 연주된다. 강현나 작곡가의 ‘아라리요’는 우리의 가락 아리랑 선율을 모던한 감각으로 재창조한 곡으로, 리드미컬한 도입부에 이어 익숙한 아리랑 선율을 거쳐 애처로운 마음을 휘몰아치듯 곡이 이어진다. 합창곡을 듣다보면 어느새 한(恨)과 흥에 동화된다. 양이룩 작곡가의 ‘봄꽃피는 날’은 용혜원 시인의 시를 인용해 만든 곡이다. ‘봄에 꽃이 필 때 나의 진심을 알게 되었다’는 가사가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멜로디와 화성으로 구성됐다. 채수남 작곡가의 ‘별밤’은 작은 별의 일상을 ‘별’의 시점에서 동화적으로 표현한 한 편의 시같은 곡이다. 녹록치 않은 삶에 초연하면서도 순응하며 살아내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 ‘일상을 합창으로’ 만드는 작업에 관심이 많은 한태호 작곡가의 ‘믹스커피’는 신입사원의 탕비실 스토리를 곁들여 현대인의 삶과 애환을 합창으로 달달하게 풀었다. “마실 다녀본지가 언제인지, 흙냄새를 맡아본 지도 오래입니다. 빚장 걸어 잠그고 틀어박힌 지가 오래입니다. 이제 곧 흙에서 나는 모든 것들이 서로 얼굴 맞대고 수다 떨며 살내음이라도 맡으면 숨통이 좀 트일지 모르겠습니다. 흙으로 돌아가신 촌장님도 함께 하시리라 믿습니다.”(홍승찬 기획감독) 3년 전 제2대 지휘자로 취임한 김홍수 지휘자는 이번이 첫 공식 무대다. 그는 “지휘자는 연주자들 없이 홀로 설 수 없고, 연주자들은 들어주는 사람 없이 존재하기 어렵다”며 “합창에 대한 열정 하나로 인내하며 지켜낸 단원들과 이 순간의 소중한 가치를 인정해주시고 찾아주시는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물의 도시’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가로등은 분홍빛이다. 노을이 질 무렵 핑크색 가로등이 하나둘씩 켜진다. 카사노바가 살았던 도시답게 세상이 마법적인 색채 속에서 낭만적으로 변화하는 시간이다. 그래서 베네치아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곤돌라를 탈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해질 녘에 타야 한다. 줄무늬 티셔츠를 입은 뱃사공이 노를 저으며 칸초네를 부를 때, 잔잔하게 흔들리는 물결까지 온통 장밋빛으로 물들기 때문이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KB금융그룹의 역사와 미래2001년 주택은행과 통합 후 급성장… 은행-증권-보험 ‘3Top 체제’ 구축영업부터 플랫폼까지 꾸준한 혁신… “편리하고 더 나은 세상 만들겠다”KB국민은행은 2001년 대표적인 서민 금융기관인 국민은행과 주택금융 기관인 주택은행의 합병으로 출범한 초대형 우량은행이다. 이후 급변하는 금융환경 변화와 위기 속에서도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소매금융을 통해 다져진 기반을 바탕으로 리딩뱅크의 위상을 공고히 했고, 이후 국민카드 합병과 KB생명, KB투자증권을 출범시키며 수익원 확대와 안정성을 강화했다. 이제 아시아 금융을 선도하는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나가기 시작했다. 2002년 FIFA 월드컵 공식은행으로 지정된 국민은행은 월드컵 엠블럼 사용을 통해 선진 은행의 이미지를 높였다. 당시 판매한 ‘2002월드컵통장’, ‘필승월드컵통장’, ‘월드컵펀드’ 등은 월드컵 효과에 특화된 상품이었다. 국민은행은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국내 10개 축구경기장과 대회본부에 소규모 미니점포를 열거나 현금자동입출금기(CD/ATM)를 설치하기도 했다. 2001~2008 한국 대표 금융그룹, KB금융그룹 출범통합 KB국민은행을 모태(母胎)로 꾸준한 혁신과 도약을 이뤄온 KB금융그룹은 새로운 성장을 위해 2008년 9월 8개의 계열사와 함께하는 KB금융지주를 출범했다. 계열사들의 전문성과 협력을 통한 종합금융그룹의 시너지 창출을 확대해 ‘아시아 금융을 선도하는 글로벌 금융그룹’이라는 목표를 향한 큰 걸음을 내딛겠다는 전략이었다. KB생명(2009년), KB국민카드(2011년), KB저축은행(2012년) 등을 자회사로 편입하며 종합금융그룹 기틀을 마련했고, KB국민은행을 비롯한 계열사의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로 내실을 강화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당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장기 저성장 기조 속에서도 KB금융공익재단 설립, ‘KB굿잡’을 통한 청년일자리 창출 지원 등 다양하고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도 벌여왔다. KB금융그룹은 2008년 연간 연결기준으로 당기순이익 1조8733억 원의 실적을 거뒀다. ROE(자기자본순이익률)는 연환산 기준 11.92%에 달했다. 13년이 지난 2021년 KB금융그룹의 당기순이익은 4조4096억 원이다. 그룹 ROE는 10.22%로 핵심 이익의 견조한 증가와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결실에 따른 것이다. 2014~2017 리딩금융그룹으로의 도약KB금융그룹은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며 리딩금융그룹을 향한 새로운 경영전략을 추진했다. 눈에 띄는 변화는 비은행 부문 사업 확대를 통해 미래의 성장 기반을 견고히 한 것이다. KB캐피탈(우리파이낸셜 인수) 출범, KB손해보험(LIG손해보험 인수)과 KB증권(현대증권 인수)을 새 가족으로 맞이하며 금융 서비스의 영역을 넓혀 그룹의 성장과 사업다각화를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은행·증권·보험의 3TOP 체제를 통해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자산관리(WM)와 기업투자금융(CIB)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또한 모바일 생활금융플랫폼 ‘Liiv’, 통합멤버십 플랫폼 ‘Liiv Mate’, 중고차와 금융의 결합 ‘KB차차차’, 종합 부동산플랫폼 ‘Liiv On’(현 Liiv 부동산)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디지털 혁신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더불어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핀테크허브센터’(현 KB Innovation HUB센터)를 출범하고 혁신적 서비스에 도전하는 기술 창출을 위해 제휴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성과 측면에서도 금융그룹 출범 이후 당기순이익 3조 원, 시가총액 1위를 달성함으로써 수익성, 성장성, 건전성을 확보한 리딩금융그룹의 위상을 갖추게 됐다. 2018 이후 글로벌 금융그룹을 향한 새로운 도전국내 리딩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을 확립한 KB금융그룹은 해외로 눈을 돌려 글로벌 사업 부문에 역량을 집중했다. 고성장이 예상되는 동남아 시장과 투자 안정성이 높은 선진국 시장 진출을 동시에 추진하는 투 트랙(Two-Track) 전략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 전략 시장의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뉴욕, 런던, 홍콩 등 선진 자본시장에서의 IB 분야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등 장기적인 글로벌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한 정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 맞춰 그룹 차원의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2018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선포한 이래 ‘고객에게 가장 사랑받는 No.1 금융플랫폼’ 기업을 목표로 조직과 영업 방식, 플랫폼, 서비스 등 모든 부문에서 그룹 차원의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0년 가동을 시작한 ‘The K 프로젝트’는 혁신적인 정보기술 인프라를 구축해 고객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디지털금융 생태계를 선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KB금융그룹은 그룹 차원의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국내 최초로 ‘탈석탄 금융’을 선언하며 선제적이고 모범적인 ESG 경영 체제를 확립해 ESG 부문에서 리더십을 굳히고 있다. ‘KB GREEN WAVE 2030’ 전략으로 2030년까지 ESG 상품·투자·대출을 50조 원으로 확대하고 중장기 탄소중립 전략인 ‘KB Net Zero S.T.A.R’를 바탕으로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등 지속가능한 가치와 고객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ESG 경영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2020년에는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해 생명보험 부문을 강화하며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마련했다. 회사 측은 “금융을 통해 보다 편리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세계적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KB금융그룹의 새로운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지리산 국립공원에는 반달가슴곰이 산다. 검은색 털과 흰색 V자 무늬가 선명한 반달곰은 단군신화의 주인공으로, 반만년 동안 우리민족의 가슴 속에 살고 있는 모신(母神)적 존재다. 호랑이의 멸종 이후 한반도에 살고 있는 가장 큰 맹수이기도 하다. 야생의 산 속에서 나무를 타고 있을 반달곰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지리산은 신비스럽고 친근하게 다가온다. ●‘숲 속의 농부’로 돌아온 반달가슴곰 “반달가슴곰은 ‘숲 속의 농부’라고 불립니다. 곰은 나무열매와 과일을 주로 먹는데, 배설물에 씨앗이 함께 나와 숲 속 이곳 저곳에 퍼집니다. 씨앗에는 보통 발아를 억제하는 화학물질이 있는데, 곰의 뱃 속을 거친 씨앗은 화학물질이 씻겨져 훨씬 발아가 잘 됩니다. 반달곰이 숲 속을 풍요롭게 하는 ‘씨앗배달부’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죠.” (김진경 국립공원공단 자연환경해설사) 전남 구례 화엄사 인근에 있는 지리산국립공원 종복원기술원. 이 곳 반달곰생태학습장에는 야생복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반달곰 27마리가 살고 있다. 숲 속 공간에서 나무에 올라타며 놀거나, 토마토와 사과를 먹는 반달곰의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다. 방사 훈련을 진행 중인 곰도 있지만, 대부분 야생 적응에 실패해서 구조해온 곰들이 많다. 덫에 걸려 한쪽 발을 잃었거나, 등산객이 던져준 먹이에 길들여진 곰들이다. “등산객들이 산에서 곰을 만날 경우 과일이나 과자를 던져 주면 절대 안됩니다. 등산객이 주는 먹이에 맛을 들인 곰은 이제는 등산로에서 사람을 기다립니다. 이런 음식을 먹고 이빨이 다 썩어버린 곰도 있습니다. 이렇게 야생성을 잃은 곰은 더 이상 숲 속에서 살 수 없기 때문에 이곳으로 들어와야 합니다.” 이렇게 한번 들어온 반달곰은 다시 야생으로 돌아가긴 어렵다고 한다. 반달곰생태학습장에 있는 곰은 관람객이 가까이 가면 ‘똑,똑,똑,똑…’하며 마치 목탁을 두드리는 것 같은 소리를 냈다. 곰이 사람을 무서워하며 다가오지 말라고 경계할 때 내는 소리라고 한다. “지리산을 등산할 때는 반드시 정해진 등산로를 타야합니다. 평소 사람들이 안다니는 비법정 탐방로에는 곰이 생활하고 있을 수 있거든요. 곰도 사람과 마주치는 것을 무서워합니다. 산에서 ‘똑똑똑’하고 목탁소리를 내면서 경계하고 있는 곰과 만난다면, 뒷걸음질 치면서 차분하게 피하면 됩니다. 등을 보이면서 도망가면 호기심 많은 사춘기 곰이 얼굴을 보고 싶어 따라올 수 있기 때문이죠.” 반달가슴곰은 한반도와 러시아 연해주, 아무르, 중국 동북부지방 등 동북아시아 지역에 널리 서식하는 아시아 흑곰(Asiatic Black Bear)이다. 그래서 단군신화에 나오는 웅녀도 반달가슴곰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국립공원공단 직원은 “실제로 곰에게 쑥을 주면 무척 잘 먹는다”고 말했다. 봄에 난 햇쑥을 특히 좋아한다고. 그는 “단군신화 속 곰이 먹었던 마늘은 현재의 매운 마늘이 아니라 ‘산마늘(명이나물)’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반달가슴곰은 일제강점기 ‘해수구제’라는 명목으로 한반도에서 1000여 마리 이상 사냥을 당해 사라졌고, 최근까지도 각종 덫에 걸려 희생돼 멸종위기에 이른 상태다. 국립공원공단 직원들은 신호장치가 부착된 반달곰이 동면 시기가 아닌 데도, 한 장소에서 며칠 동안 움직이지 않는 신호가 발견되면 현장에 가서 확인하기 위해 출동한다. 만일 덫이나 올무에 걸려 움직이지 못하는 곰을 발견하면 구조하기 위해서다. 반달가슴곰은 우리나라 국립공원공단의 상징이다. 공단 직원들이 입고 있는 옷에 부착돼 있는 마크에 원래는 호랑이가 그려져 있었는데, 반달곰 복원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후 반달곰으로 바뀌었다. 반달가슴곰 생태탐방 프로그램은 매일 5회(오전 10시, 11시, 오후 1시30분, 2시30분, 3시30분) 1시간 정도 진행된다. 강의실에서 반달가슴곰 생태에 대해 시청각교육을 한 야외방사장 주변으로 조성된 생태학습로를 따라 걸으면서 직접 곰을 관찰한다.●야생화가 만발한 노고단 지리산 노고단(老姑亶·해발 1507m)은 천왕봉, 반야봉과 함께 지리산 3대 봉우리 중 하나다. 지리산 종주를 하는 연간 30만 명의 등산객 중에 90%가 노고단에서 출발한다. 요즘 노고단에는 털진달래, 철쭉, 병꽃나무, 쥐오줌풀, 복주머니란 등 야생화가 만발해 있다. 구상나무를 비롯해 아고산대(亞高山帶)의 키작은 나무와 풀들이 자라고 있는 평원처럼 생긴 노고단은 선선한 바람과 변화무쌍한 날씨가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노고단 정상에 있는 돌탑은 노고할미에게 바치는 산신제가 열린다. 노고단은 우리말로 ‘할미단’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할미는 할머니가 아니라 우리말 ‘한’과 생명의 뿌리를 뜻하는 ‘어머니’를 합쳐 만든 말로 창조신화 속 대모신(大母神)를 상징하는 말. 지역에 따라 마고할미, 노고 할미(지리산, 경기), 개양 할미(서해안), 설문대할망(제주)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왔다.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인 지리산국립공원 설립의 출발점이 됐던 노고단은 지리산 훼손, 복원의 역사를 지켜본 산 증인이다. 이 곳엔 일제강점기인 1925년부터 1937년까지 외국인 선교사들의 휴양지가 56동이 건설되면서 개발되기 시작했다. 반쯤 허물어진 돌로 쌓은 선교사 별장터는 아직도 노고단 주위에 남아 있다. 이후 해방 후 1947~48년에는 노고단에서 스키대회가 열리고, 여순사건과 한국전쟁 당시 빨치산 토벌을 위해 군부대가 주둔하기도 했다. 1988년 올림픽을 앞두고 성삼재 관광도로가 개통되면서 노고단 주변은 야영객들이 쳐놓은 텐트로 몸살을 앓았다. 크게 훼손된 노고단 주변이 메마른 초원이나 사막처럼 보일 정도였다. 결국 1991년부터 자연휴식년제를 적용해 생태를 복원하고, 군부대는 1995년에 1차, 2007년에 최종적으로 철수했다. 현재 생태복원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노고단은 하루 1870명만 예약을 통해 오전 5시부터 4시까지만 탐방이 가능하다. 국립공원공단 전남사무소 성삼재분소의 윤세영 해설사는 “지리산은 지혜로울 지(智), 다를 이(異)자를 쓰는데 ‘이 곳에 머물다가면 지혜롭게 달라진다’는 뜻”이라며 “자연은 훼손되긴 쉽지만 복원하는데는 오랜 세월이 걸린다는 것이 노고단 생태복원 작업이 보여준다”고 말했다. 지리산생태탐방원국립공원공단이 운영하는 지리산생태탐방원은 북한산에 이어 2015년 두 번째로 문을 연 생태탐방원이다. 자연 속에서 숙박하면서 천년고찰 화엄사 탐방부터 노고단 등반, 야생화 차담, 반달가슴곰 생태관찰, 녹차를 맛보는 ‘별멍 야생화 차담’ 등 10여개의 프로그램을 선택해서 경험할 수 있다. 지리산생태탐방원의 총 객실 수는 20개, 100명 정도 동시 수용이 가능하다. 4인 기준 기본 방은 6만6000원. 국립공원 생태탐방원은 현재 북한산, 설악산, 소백산, 가야산, 한려해상, 지리산, 무등산, 내장산 등 8곳이 있으며 국립공원 예약사이트에서 예약이 가능하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엔데믹 시대를 맞이해 골프와 다이빙을 즐기기 위한 인천∼필리핀 항공편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마닐라에서 차량으로 1시간 내 거리인 팜팡가주의 클라크는 이국적인 정취 속에서 라운딩을 즐길 수 있는 골프 천국으로 불린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플라이 강원(양양∼클라크 노선)이 필리핀 클라크 국제공항으로 직항편을 운영하고 있다. 클라크는 이전 미국 공군기지를 재개발한 곳으로 ‘클라크 경제자유구역’으로도 불리는 청결하고 안전한 도시이다. 클라크 국제공항에서 30분 내로 주요 리조트와 호텔로 이동이 가능하다. 필리핀을 대표하는 골프 여행지로 이름난 클라크는 비즈니스 및 레저 여행객에게 안성맞춤이다. 인근에 있는 피나투보산은 해발 1745m 높이의 활화산이다. 인근에 자리한 푸닝 온천에서는 화산의 멋진 경치를 보며 온천욕을 즐기고, 화산지대 모래를 이용한 따뜻한 모래찜질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10만 m²(약 3만 평) 규모의 워터파크인 ‘아쿠아 플래닛’은 38개 이상의 워터슬라이드와 놀이시설이 있다. 클라크에 있는 ‘클라크 선밸리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은 깊은 계곡 위에 있는 골프 코스와 야자나무가 울창한 피나투보 정글을 끼고 있는 산악형 골프 코스가 있어 이국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폰타나 앤드 아폴론 코리아 컨트리클럽’은 전 미 공군기지에서 가까운 곳에 자리해 있다. 총 36홀 규모의 골프장으로 한국 기업에서 관리하고 있다. 클라크 공항에서 10∼15분 거리이며 페어웨이, 그린, 벙커의 상태가 좋은 명품 골프 코스로 유명하다. ‘미모사 플러스 골프 코스’는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골프 코스다. 타이거 우즈가 극찬한 미모사 골프클럽은 레이크뷰 18홀, 마운틴뷰 18홀로 이루어져 있다. 오래된 큰 나무와 열대나무 정원수, 야생화 등이 어우러진 조경이 멋진 코스다. 또한 필리핀은 2021년 ‘월드 트래블 어워즈’에서 아시아 최고의 다이빙 여행지로 선정됐다. 팔라완은 다양하고 희귀한 동식물과 해양생물들이 가득해서 생태관광지로서 스킨스쿠버 명소로 유명하다. 마닐라에서 국내선으로 1시간 반이면 팔라완의 푸에르토프린세사 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이곳의 ‘투바타하 산호초 자연공원’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지역이다. 수중 환초(고리 모양의 산호초)에는 700여 종의 물고기, 360여 종의 산호, 11종의 상어, 13종의 고래가 살고 있다. ‘코론’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 해군의 공격으로 바다에 침몰한 일본 함대 선박을 둘러보는 난파선 다이빙이 유명하다. 세부의 모알보알에서는 수백만 마리의 정어리들이 모여 구형으로 헤엄치는 ‘사딘(정어리) 런’을 볼 수 있다. 막탄세부 공항에서 차로 약 2시간 반 거리에 있는 모알보알은 다이버 자격증을 따기에 좋은 곳이다. 말라파스쿠아섬에서는 진환도상어를 1년 내내 만날 수 있다. 보홀은 현재 제주항공이 인천에서 보홀까지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팡라오섬은 보홀 남서쪽에 있으며, 국제공항도 이곳에 있다. 알로나 비치의 따뜻한 모래 해변은 안다, 발리카사그, 카빌라오 지역으로 배로 30분 만에 갈 수 있는 매력적인 다이빙 사파리의 출발점이다. 안다의 산호로 덮인 평평한 암초는 호크피시, 붉은성게, 말미잘새우의 서식지다. 발리카사그는 바다거북 생태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숲속의 농부’로 돌아온 반달가슴곰 지리산국립공원에는 반달가슴곰이 산다. 검은색 털과 흰색 V자 무늬가 선명한 반달곰은 단군 신화의 주인공으로, 반만년 동안 우리 민족의 가슴속에 살고 있는 모신(母神)적 존재다. 호랑이의 멸종 이후 한반도에 살고 있는 가장 큰 맹수이기도 하다. 야생의 산속에서 나무를 타고 있을 반달곰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지리산은 신비스럽게 다가온다. “반달가슴곰은 ‘숲속의 농부’라고 불립니다. 곰은 나무열매와 과일을 주로 먹는데, 배설물에 씨앗이 함께 나와 숲속 이곳저곳에 퍼집니다. 씨앗에는 발아를 억제하는 화학물질이 있는데, 곰의 배 속을 거친 씨앗은 화학물질이 씻겨져 훨씬 발아가 잘됩니다. 반달곰이 훌륭한 ‘씨앗 배달부’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죠.”(김진경 국립공원공단 자연환경해설사) 전남 구례 화엄사 인근에 있는 지리산국립공원 종복원기술원. 이곳 반달곰생태학습장에서는 야생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반달가슴곰 27마리를 만날 수 있다. 방사 훈련을 진행 중인 곰도 있지만 대부분 야생 적응에 실패해서 구조해온 곰들이 많다. 덫에 걸려 한쪽 발을 잃었거나 등산객이 던져준 먹이에 길들여진 곰들이다. “등산객들이 산에서 곰을 만날 경우 과일이나 과자를 던져 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이런 생활에 길들여진 곰은 등산로에서 사람을 기다립니다. 사람이 던져준 음식을 먹고 이빨이 다 썩고, 야생성을 잃은 곰은 더 이상 숲속에서 살 수 없습니다.” 이곳에 한번 들어온 반달곰은 다시 야생으로 돌아가긴 어렵다고 한다. 반달곰은 관람객이 가까이 가면 ‘똑, 똑, 똑, 똑…’ 하며 마치 목탁을 두드리는 것 같은 소리를 냈다. 곰이 사람을 무서워하며 다가오지 말라고 경계할 때 내는 소리다. “지리산을 등산할 때는 반드시 정해진 등산로로 다녀야 합니다. 평소 사람들이 안 다니는 비법정 탐방로에는 곰이 생활하고 있을 수 있거든요. 곰도 사람을 무서워합니다. 산에서 ‘똑똑똑’ 하고 목탁 소리를 내면서 경계하고 있는 곰과 마주친다면, 뒷걸음질하면서 피하면 됩니다.” 반달가슴곰은 한반도와 러시아 연해주, 아무르, 중국 동북부 지방 등 동북아시아 지역에 널리 서식하는 아시아 흑곰(Asiatic Black Bear)이다. 반달가슴곰 생태탐방 프로그램은 매일 5회(오전 10시, 11시, 오후 1시 30분, 2시 30분, 3시 30분) 1시간 정도 진행된다. ○야생화가 만발한 노고단 지리산 노고단(老姑亶·해발 1507m)은 천왕봉, 반야봉과 함께 지리산 3대 봉우리 중 하나다. 지리산 종주를 하는 연간 30만 명의 등산객 중에 90%가 출발하는 봉우리다. 요즘 노고단에는 털진달래, 철쭉, 병꽃나무, 쥐오줌풀, 복주머니란 등 야생화가 만발해 있다. 구상나무를 비롯해 아고산대(亞高山帶) 특유의 키 작은 나무와 풀들이 자라고 있는 평원처럼 생긴 노고단은 선선한 바람과 변화무쌍한 날씨가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곳이다. 노고단 정상에 쌓여 있는 돌탑 앞에서는 노고할미에게 바치는 산신제가 열린다. 할미는 우리말 ‘한’과 생명의 뿌리를 뜻하는 ‘어머니’를 합쳐 만든 말로 창조신화 속 대모신(大母神)을 상징한다. 노고단은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인 지리산국립공원의 시작이자 훼손, 복원의 역사를 지켜본 증인이다. 이곳엔 일제강점기인 1925년부터 1937년까지 외국인 선교사들의 휴양지 56동이 건설되면서 개발되기 시작했다. 광복 후 노고단에서 스키 대회가 열리고, 여수순천10·19사건과 6·25전쟁 당시 빨치산 토벌을 위해 군부대가 주둔하면서 크게 훼손됐다. 1988년 올림픽을 앞두고 성삼재 관광도로가 개통되면서 노고단 주변은 야영객들이 쳐놓은 텐트로 몸살을 앓았다. 노고단 주변이 메마른 초원이나 사막처럼 보일 정도였다. 결국 1991년부터 자연휴식년제를 적용해 생태를 복원하고, 2007년에는 마지막 군부대가 철수했다. 현재는 하루 1870명만 예약을 받아 탐방이 가능하다. 윤세영 해설사는 “자연은 훼손되긴 쉽지만 복원하는 데는 오랜 세월이 걸린다는 것을 노고단이 보여준다”고 말했다.●지리산 생태탐방원 국립공원공단이 운영하는 지리산 생태탐방원은 북한산에 이어 2015년 두 번째로 문을 연 생태탐방원이다. 자연 속에서 숙박하면서 천년고찰 화엄사 탐방부터 노고단 등반, 반달가슴곰 생태관찰, 녹차를 맛보는 ‘별멍 야생화 차담’ 등 10여 개의 프로그램을 선택해서 경험할 수 있다. 지리산생태탐방원의 총 객실 수는 20개, 100명 정도 동시 수용이 가능하다. 4인 기준 기본 방은 6만6000원. 국립공원 생태탐방원은 현재 북한산, 설악산, 소백산, 가야산, 한려해상, 지리산, 무등산, 내장산 등 8곳이 있으며 국립공원 예약 사이트에서 예약할 수 있다. 글·사진 지리산=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엔데믹시대를 맞이하여 골프와 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여행지로 가는 인천-필리핀 항공편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마닐라에서 차량으로 1시간내 거리인 팜팡가주의 클라크는 이국적인 정취 속에서 라운딩을 즐길 수 있는 골프천국으로 불린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플라이 강원 (양양-클라크노선)이 필리핀 클라크 국제공항으로 직항편을 운영하고 있다.●이국적인 정취 ‘골프 천국’ 클라크 클라크는 이전 미국 공군 기지를 재개발한 ‘클라크 경제자유 구역(Clark Freeport Zone)’으로도 불리는 청결하고 안전한 도시이다. 클라크국제공항에서 30분 내로 주요 리조트와 호텔로 이동이 가능하다. 필리핀을 대표하는 골프 여행지로 이름난 클라크는 비즈니스 및 레저 여행객에게 안성맞춤이다. 인근에 있는 피나투보산은 해발 1745m 높이의 활화산이다. 인근에 자리한 푸닝 온천에서는 화산의 멋진 경치를 보며 온천욕을 즐기고, 화산 지대 모래를 이용한 따뜻한 모래 찜질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3만평 규모의 워터 파크인 ‘아쿠아 플래닛’은 38개 이상의 워터슬라이드와 놀이 시설이 있다. 클라크에 있는 ‘클라크 선 밸리 골프 앤 컨트리 클럽’은 깊은 계곡 위에 있는 골프 코스와 야자나무가 울창한 피나투보 정글을 끼고 있는 산악형 골프 코스가 있어 이국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폰타나 앤 아폴론 코리아 컨트리클럽’은 전 미공군기지에서 가까운 곳에 자리해 있다. 총 36홀 규모의 골프장으로 한국기업에서 관리하고있다. 클라크공항에서 10~15분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페어웨이, 그린, 벙커의 관리상태가 좋아 클라크내에서 명품 골프코스로 유명하다. ‘미모사 골프 앤 컨트리클럽’은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골프코스다. 타이거 우즈가 극찬한 미모사골프클럽은 레이크뷰 18홀, 마운틴뷰 18홀로 이루어져있다. 오래된 큰 나무와 열대나무 정원수, 야생화 등이 어우러진 조경이 멋진 코스다. 또한 필리핀은 2021년 ‘월드 트래블 어워즈(World Travel Awards)’에서 아시아 최고의 다이빙 여행지로 선정됐다. 팔라완은 자연 생태계가 잘보존된 지역으로 다양하고 희귀한 동식물들과 해양생물들이 가득해서 생태관광지로서 스킨스쿠버 명소로 유명하다. 마닐라에서 국내선을 탑승, 1시간 반 정도 가면 팔라완의 국제공항인 푸에르토 프린세사 공항에 도착한다.●팔라완의 투바타하 리프와 코론 푸에르토 프린세사에 있는 ‘투바타하 산호초 자연공원(Tubbataha Reef)’은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생태보호 지역이다. 이 지역의 수중 환초(고리 모양의 산호초)에는 700여 종의 물고기, 360여 종의 산호, 11종의 상어, 13종의 고래가 살고 있다. 또한 북부의 작은 섬은 멸종 위기에 처한 바다거북 2종의 보금자리다. ‘코론’은 2차 세계 대전 당시 미 해군의 공격으로 바다에 침몰한 일본 함대 선박을 둘러보는 난파선 다이빙이 유명하다. 이 지역에는 당시 미국의 공습으로 침몰된 24척의 일본 선박이 수장돼 있다. 이 중 매우 잘 보존된 12척의 난파선은 산호와 수중 생물의 서식지로 활용되고 있다. 레크리에이션 다이빙을 하기에 완벽한 6~10m 사이의 얕은 물에 위치해 있어 다이빙 포인트로 인기를 얻고 있다. ●세부의 말라파스쿠아와 모알보알 세부는 수백만 마리의 정어리들이 모여 구형으로 헤엄치는 ‘사딘 런(Sardines Run)’과 진환도 상어를 1년 내내 만날 수 있다. 또한 피그미 해마, 고스프 파이프 피쉬, 푸른 고리 문어 등 많은 희귀종들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말라파스쿠아 섬에서는 진환도 상어와 함께 수영하는 진귀하고 짜릿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또한 희귀 야행성 생물들을 관찰할 수 있는 야간 다이빙과 난파선 탐사도 인기다. 큰지느러미흉상어의 서식지인 가토 섬 근처를 가로지르는 수중터널도 다이빙 명소다. 이곳에서는 갑오징어, 줄무늬 바다뱀, 게, 쏠배감펭의 비밀스러운 삶을 만날 수 있는 작은 동굴을 탐험할 수 있다. 모알보알은 정어리떼와 고래 상어와 함께 수영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모알보알은 또한 다이버 자격증을 따기에 좋은 곳이다. 고래 상어, 환도 상어, 화이트 팁 상어도 자주 볼 수 있다. 막탄-세부 공항에서 차로 약 2시간 반 거리에 있다. ●보홀의 안다, 발리카삭, 카빌라오 보홀은 세계적인 호텔시설과 비치들이 즐비하다.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팡라오섬은 보홀 남서쪽에 있으며, 국제공항도 이곳에 있다. 현재 제주항공이 인천에서 보홀까지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안다(Anda)는 비교적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다이빙 명소다. 이곳의 산호로 덮인 평평한 암초는 호크피쉬, 붉은성게, 말미잘새우의 서식지다. 카빌라오(Cabilao)는 작지만 특별한 매력을 가진 다이빙 성지다. 발리카삭(Balicasag)은 바다거북 생태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 지역들은 모두 알로나비치에서 배로 30여분 거리에 있다. 알로나 비치의 따뜻한 모래는 안다, 발리카삭, 카빌라오 지역으로의 매력적인 다이빙 사파리의 출발점인 셈이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옛 건반악기 전문 연주자 최현영의 포르테피아노 독주회가 28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혜화동 JCC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최 씨는 서울예고와 서울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하던 중 옛 건반악기인 하프시코드(쳄발로)에 매료돼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 하프시코드(Harpsichord)는 현을 뜯어서 소리를 내는 건반 악기로, 피아노가 상용화되기 이전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인 독주 및 합주 악기였다. 그는 파리국립고등음악원에서 하프시코드와 포르테피아노를 전공한 후 학사,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또한 에라스무스 장학재단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독일 프라이부르크 음대에서 수학했으며, 구스타프 레온하르트, 봅 판 에스페렌, 로버트 레빈 등 옛 건반악기 명연주자들의 마스터클래스에 참여했다. 유럽 체류 중 독주, 실내악, 오케스트라 연주, 오페라 코치로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이날 독주회에서 최 씨는 모차르트(1756~1791), 베토벤(1770~1827), 하이든(1732~1809)을 비롯해 빌헬름 프리드만 바흐(1710~1784), 카를 필립 에마뉴엘 바흐(1714~1788), 크리스티안 고틀로프 네페(1748~1798) 등 18세기 중후반 시기에 포르테 피아노나 쳄발로로 연주됐던 곡들을 연주한다. 이번 독주회에서는 초기 포르테피아노 음악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건반악기 환상곡들을 연주한다. 바로크 시대부터 이어져온 건반악기 즉흥연주의 전통은 토카타, 전주곡, 환상곡으로 발전해왔다. 18세기 중후반 ‘질풍노도의 시기’에 이르러서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표현하고자 하는 작곡가들의 시도가 이어졌다. ―포르테피아노는 어떤 피아노인가?“18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초까지 쓰였던 피아노다. 모차르트가 가장 사랑했던 악기고, 베토벤도 초중기까지는 포르테피아노의 음역대를 염두에 두고 쓴 곡들이 많다. 초창기 포르테피아노는 현대의 피아노보다 훨씬 작아서 쳄발로(하프시코드)에 가까운 길이와 크기, 음역대를 갖고 있다.” ―포르테 피아노 전에 연주되던 쳄발로는 어떤 악기인가. “쳄발로는 소리 자체가 피아노랑 완전 다르다. 건반을 치는 것은 같지만, 현을 튕겨서 내는 소리다. 건반에 연결된 막대의 끝에 조그맣게 손톱만한 ‘퀼(quill)’이 달려 있어서 현을 튕긴다. ‘퀼’은 예전에는 새의 뼈나 깃털 등을 깎아서 만들었다. 그래서 쳄발로는 기타나 하프, 류트처럼 현악기 소리가 난다. 원래 노래반주는 류트로 연주를 많이 했다. 왼손으로 여러 줄을 동시에 누르며 류트를 연주하는 것은 쉽지 않았기 때문에, 건반을 눌러 현을 튕기도록 기계화 시킨 것이 쳄발로다. 열개의 손가락으로 건반을 누르면 화성을 더 쉽게 연주할 수 있다. 하프시코드는 현을 튕기기 때문에 ‘챙챙’ 거리는 소리가 난다. 개별 음은 명확히 잘 안들릴 수 있지만, 동시에 여러 가지 음이 들리는 화성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악기다. 대위법적인 푸가를 많이 쓰던 바로크 음악에서는 화성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프시코드는 연주자가 음량을 마음대로 키우거나 줄일 수가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포르테피아노가 탄생하게 된 배경은.“질서, 조화, 균형을 강조하는 바로크 음악이 약 100년간 작곡되다가, 18세기 중반 장 자크 루소의 자연주의가 나올 즈음 음악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도 조금씩 바뀌게 된다. 대위법적인 엄격한 화성 구조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게 노래 선율이 흐르는 음악을 듣고 싶다는 취향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하프시코드는 건반을 누르면 현을 뜯는 소리가 났는데, 포르테 피아노는 건반을 누르면 망치가 쇠줄을 땅하고 치고 내려가는 구조다. 건반을 세게 치면 큰 소리가 나고, 약하게 치면 작은 소리가 나도록 조절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다이나믹한 표현이 가능해졌다. ‘포르테피아노’란 이름부터 이탈리아어로 강한 소리는 ‘포르테’, 약한 소리는 ‘피아노’라고 하는 데, 강약을 잘 조절할 수 있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19세기부터는 쳄발로가 거의 사라지고, 포르테 피아노를 염두에 두고 작곡하는 작곡가들이 많아졌다.”― 현대 피아노와 포르테피아노의 음색은 어떻게 다른가. “88개의 건반을 가진 현대의 피아노는 강철 현을 커다란 해머가 때리는 구조라 음량의 표현이 거의 무한대다. 그야말로 0에서 100까지의 음량 범위 안에서 연주자가 조절하면서 원하는 다이내믹을 표현할 수가 있다. 포르테 피아노의 음량 범위는 0에서 50정도까지로 훨씬 적다. 음량이 작다는 것이 제한이 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다양한 표현의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말을 할 때 항상 0에서 100까지의 음량을 모두 쓰고 사는 것은 아니잖아요? 말을 좀더 조리있게, 설득력 있게 하기 위해서는 템포를 천천히 하거나, 끊어 읽거나, 아티큘레이션(각 음을 분명하고 명확하게 연주하는 것)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수단을 쓰게 된다. 그래서 옛날 악기를 연주하는 것은 ‘사람이 말하는 것’에 더 가깝다고 표현한다. 보다 섬세한 뉘앙스를 살리기 위한 표현수단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옛날 악기의 표현방식이 제가 하고자 하는 음악에 더 맞다는 느낌이 든다.” ―포르테피아노와 현대 피아노의 구조의 차이는? “포르테피아노는 소리를 울리고 증폭시키는 공간에 사용되는 목재가 매우 얇다. 건반악기를 칠 때는 뚜껑을 열고 치는데, 소리가 나무 전체를 울린 뒤 반사판을 통해서 나온다. 포르테피아노는 나무판이 매우 얇아서 톡하고 부러질 정도다. 건반을 두드리는 해머도 작은 나무에 얇은 양가죽이 한두겹 싸여 있는 형태다. 연주자는 작은 해머가 부서지지 않을 정도로 섬세하게 건반을 쳐야 한다. 반면 현대의 모던 피아노는 굉장히 크고, 나무도 두껍고, 철로 된 견고한 보강물들이 있다. 낭만시대로 갈 수록 더 큰 소리를 내고, 더 많은 음역대를 연주하기 위해 피아노의 크기 점점 커지고, 메카닉이 점점 복잡해져왔다.” ―포르테피아노가 더 맑고 투명한 음색이 나는 이유는. “현대의 그랜드피아노는 저음역대와 중음역대의 현이 대각선으로 교차되도록 설계돼 있다. 악기의 크기 안에서 최대한의 음역대와 큰 소리를 내기 위한 아이디어였다. 그런데 교차된 현의 공명현상 때문에 소리가 섞여서 들리기도 한다. 그래서 바흐나 모차르트와 같은 옛날 음악을 칠 때는 현대의 피아노로는 표현하기 힘들 때가 많다. 특히 저음 부분을 칠 때 명징하게 독립된 성부로 들리게 하기가 약간 어렵다는 게 느껴진다. 저는 대학시절에 원래 모던 피아노를 연주했는데, 처음 포르테피아노를 연주해봤을 때 부드러운 하얀 밥만 먹다가 잡곡이 섞인 밥을 먹는 느낌이 들었다. 여러 가지 질감, 식감이 한꺼번에 느껴졌기 때문이다. 숨겨졌던 음이 하나하나 다 들렸다. 포르테 피아노의 현은 대각선으로 교차하지 않고, 평행하게 설치돼 있다. 때문에 중음역, 고음역 등 개별성부가 모두 명징하고 유리처럼 투명한 음색으로 들리게 된다. 소리 구분이 더 잘되니, 제가 개인적으로는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많아지고, 숨겨진 보물찾기를 하는 재미가 생겼다. 현대 피아노로 연주하면 아무래도 음이 뭉쳐지게 된다. 현대 피아노로 20세기 레퍼토리를 연주하면 무리가 없다. 왜냐하면 그 시대의 작곡가들도 이 피아노를 썼기 때문이다. 그런데 옛날 베토벤, 모차르트 시대의 악기와는 너무나 많은 차이가 있다.” 최 씨는 “독일의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은 자기가 만든 피아노를 가지고 다닌다”고 설명했다. 겉모양은 현대의 피아노이지만 내부는 현이 교차돼 있지 않고, 옛 건반악기처럼 현이 평행하게 설치돼 있다고 한다. 각 성부의 살아 있는 목소리를 표현하기 위한 바렌보임 자신만의 피아노인 셈이다. ―모차르트는 어떤 건반악기를 많이 연주했을까. “모차르트에게는 평생 가장 많이 연주한 악기가 ‘포르테 피아노’였다. 물론 쳄발로도 많이 연주했지만, 가장 좋아했던 악기는 포르테 피아노였다. 또한 포르테 피아노의 직속 선배 악기인 ‘클라비코드(Clavichord)’도 많이 연주했다. 클라비코드는 소리가 워낙 작아 연주용 보다는 개인용 악기였다. 모차르트는 마차에 클라비코드 하나를 싣고 다니면서 호텔방에서 오페라를 작곡하곤 했다. 요즘 디지털 건반 같은 느낌이다. 클라비코드는 ‘밤의 악기’라고 불린다. 사람이 소곤대는 목소리 정도의 데시벨로, 바로 옆에 앉아서 들어야 들릴 정도로 소리가 아주 작다. 저도 집에 클라비코드가 있는데, 밤에 연주해도 층간소음에 전혀 문제가 없는 악기다. 바로크 작곡가들도 밤에 연주를 해야 한다거나, 내밀한 분위기에서 연주할 때는 클라비코드를 이용했다고 한다. 호텔방에서 갖고 다니면서 작곡하기엔 좋은 악기다.” ―쇼팽은 주로 어떤 피아노를 사용했나? “쇼팽은 플레이엘사의 피아노와 에라르 사 피아노를 주로 연주했다. 흔히 ‘낭만 피아노’라고 부르는 악기다. 소리가 거의 모던 피아노와 비교해도 그렇게 약하지 않은 소리가 난다. 내부는 평행한 줄로 제작돼 있는 경우가 많다. 낭만시대 피아노는 공장식으로 제작돼 현대에도 많이 남아 있다. 피아노 회사마다 메카닉이 다르고, 음색의 차이가 컸다. 리스트는 에라르 피아노를 선호했고, 쇼팽은 플레이엘을 선호했다. 에라르는 파워풀하고 깊이 있는 소리가 났다면, 플레이엘은 둥그렇고 달콤한 음색이 특징이다.” ―시대악기를 처음에 어떻게 만나게 됐나. “서울대 음대에서 전공수업 중에 쳄발리스트 오주희 선생님에게 옛 건반악기 수업을 들었다. 음반이나 영화에서만 듣던 찰랑찰랑한 소리를 들었을 때, 음악이 하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에 빠져들었다. 치열한 입시경쟁을 거치고 음대에 들어갔는데, 회의감이 들던 시절이었다. 이렇게 세상에 많은 피아니스트들이 있는데, 굳이 한 명의 연주자를 더 보탤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음악이론을 배워보기도 하고, 다른 진로를 찾아 전과를 할 생각도 했다. 그런데 쳄발로 소리를 듣는 순간 ‘다시 음악하고 싶다. 연주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 건반악기를 제대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짐을 싸서 프랑스로 떠났다.” ―프랑스에서 포르테 피아노까지 전공하게 된 계기는. “챔발로를 전공하러 파리 19구에 있는 파리국립고등음악원에 입학했다. 학교 옆에는 악기박물관이 있었는데, 거기서 플레이엘 초기 피아노를 발견해 쳐보게 됐다. 별 생각없이 내가 제일 좋아하는 모차르트 곡을 연주했는데, 내가 상상만 해오던 소리가 피아노에서 나는 것이었다. 말 그대로 ‘유리구슬이 또르륵 굴러가는 소리’였다. 그동안 모던 피아노로 연주할 때는 대가들만 이렇게 모차르트를 연주할 수 있는 것이고, 나는 절대 안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포기하다시피했던 소리였다. 그런데 내가 연주해도 이런 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나서 포르테피아노도 본격적으로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쳄발로에서 바로 그 다음시대의 악기로 자연스럽게 넘어오게 된 것이다.” 최현영 씨는 2019년 귀국 후 하우스 콘서트와 살롱 콘서트를 통해 옛 건반악기의 아름다움을 관객들과 나누고 있다. 시대악기로 고음악 연주는 물론 국악, 현대음악, 인문학, 미술사 등 다른분야와의 협업도 열정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이번 독주회에서는 18세기 중후반 ‘환상곡’ 레퍼토리를 연주하는데…. “바로크 음악에서 즉흥연주는 오랜 전통이었다. 성당에서 오르간으로 미사곡을 연주할 때는 즉흥연주를 해야할 순간이 굉장히 많다. 사제가 미사를 집전하는 도중 예식을 할 때 배경음악을 깔아야할 때도 있고, 성체성사 줄이 굉장히 길 때는 오랫동안 음악을 연주해야 할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새로운 성가를 부르기 보다는, 연주자가 찬송가 주제를 활용해 즉흥연주를 하게 된다. 예식에 맞춰 연주하다가 언제든지 바로 끝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음악가가 귀족 집에 초대받아서 연주할 때도 처음에 피아노를 조율하고, 테스트하면서 손을 푸는 ‘자유로운 전주곡’도 즉흥연주였다. 16~17세기에는 악보로 표기 안된 즉흥연주가 많았는데, 18세기에 들어서 ‘환상곡’이라는 이름으로 악보가 출판되면서 지금까지 악보가 남게 됐다. 18세기 중반에는 미술계에서는 낭만주의가 시작된다. 음악에서도 바로크와 고전주의 사이의 짧은 기간에 ‘질풍노도의 시기’가 있다. J.S 바흐가 1750년에 사망했는데, 바흐의 아들 세대 작곡가들부터 기상천외한 시도를 많이 한다. 예전같으면 말도 안되는 화성을 과감하게 넣기도 하고, 전통적인 양식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형식으로 ‘환상곡’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후기 바로크, 로코코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 당시에 포르테 피아노도 생겼다. 제가 연주하는 곡 중에 1801년에 쓰여진 베토벤의 피아노소나타 13번이 있는데, ‘Quaisi una Fantasia’(거의 환상곡처럼)라는 제목이 달려 있다. 소나타는 엄격한 형식(제시부, 발전부, 재현부)이 있는데, 베토벤은 이 곡에서 환상곡이라는 장르를 활용해 실험적인 시도를 한다. 이번 독주회에서 바흐 사후 약 50년 동안 좀더 과감한 표현을 하기 시작한 건반악기의 흐름을 보여주고 싶다.” ―바로크 음악에서 통주저음이란. “통주저음(通奏低音·Basso continuo)은 앙상블에서 즉흥연주를 할 때 쓰는 저음 반주다. 왼손 악보는 첼로의 베이스 선율을 따라가고, 오른손은 그 코드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즉흥적으로 연주한다. 통주저음은 요즘의 재즈하고도 비슷하다. 콘트라베이스가 통주저음을 연주해주면, 나머지 악기는 기본 코드 안에서 자유롭게 즉흥연주를 하는 것이 재즈다. 바로크 음악도 그런 요소를 많이 사용한다. 예를 들어 샤콘느라는 양식에서 첼로랑 쳄발로 파트 악보에는 네가지 음밖에 없다. 곡 전체에서 계속 반복이 된다. 네가지 음만 연주하면 재미가 없기 때문에 그걸 변주하기도 하고, 분위기에 따라서 피치카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연주해 나간다. 음악이란 것이 악보에만 갇혀 있는 것이 아니다. 시공간을 뛰어넘어서 현대의 연주자와 옛 작곡가들의 생각과 느낌이 서로 연결되고, 대화를 나누는 과정이 음악을 더 살아 있게 만든다.” ―시대악기를 연주하는 원전연주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바로크나 고음악을 한다고 하면 흔히 옛날 연주를 고증해서 똑같이 재현해서 연주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1세대 연주자들은 ‘정격연주’ ‘원전연주’의 연주법을 찾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왔다. 저희 세대는 그 혜택을 많이 받았다. 300~400년 전의 악기로 연주하는 고음악은 당시의 작곡가들과 접점을 가질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을 가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정격연주라고 해서 옛날 연주법을 그대로 재현하기 보다는, 현대의 사람들에게 더 깊이 와 닿을 수 있게 하는 것으로 목표가 옮겨가고 있다.” ―고음악을 대중화시키기 위한 노력은?“고음악을 즐기는 분들은 현재 소수다. 그러나 굉장히 깊게 사랑한다. 고음악 연주를 ‘한번도 안들은 사람은 있지만, 한번만 들은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고음악 연주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이 아니라 작은 살롱 음악회에서 들어야 악기 소리의 미묘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역사와 문학, 미술, 무용과 함께 렉처 콘서트로 관객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바로크 미술, 무용과 고음악의 연관성이 있다면. “바로크 시대는 장식적인 게 엄청 유행하던 시기다. 음악에도 장식음이 풍부하다. 유학시절 옛 음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바로크 무용도 배웠다. 특히 프랑스 바로크 음악은 춤곡이 대부분이다. 사라방드, 쿠랑트, 미뉴에트와 같은 바로크 시대의 무용 스텝을 알지 못하면 바로크 음악을 이해할 수가 없다. 스텝을 이해해야 프레이징을 이해할 수 있다. 어디까지가 한 문장이고, 한 세트라는 것을 모르고서는 해석이 불가능하다. 왈츠만해도 스텝을 몰라도 음악 리듬자체로도 확 와 닿는다. 그러나 바로크 춤곡은 바로 이해하기 힘들다. 귀족들만 향유했던 예술이기 때문이다. 사라방드는 우아한 느린 세박자 춤곡이다. 두 번째 박자에 엄청난 장식음이 들어가는데, 그 이유는 두 번째 스텝에서 발을 들어올려서 다양한 동작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시간을 음악으로 채워주기 위해 트릴, 꾸밈음을 넣어주는 것이다. 그래서 프랑스 음대에서는 필수로 바로크 무용을 배운다. 별도의 바로크 무용 캠프에 가서도 배웠다. 한국에서 전통무용을 배우는 사람이 있듯이, 프랑스에서 은퇴하신 분들이 취미로 궁정에서 추던 바로크 무용을 배우는 사람들도 많다.” ―국악하고 협업을 하는 이유는.“서양 바로크 음악이랑 국악은 굉장히 유사하면서도,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 조선시대 궁중음악을 연주하는데, 만약에 서양의 음악가들이 와서 같이 연주했으면 어땠을까? 그런 상상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다. 실제로 우리나라 꼭두각시 선율과 스코틀랜드 민요의 춤곡은 굉장히 유사한 선율이 반복된다. 또한 옛날 바로크 선율을 국악기가 연주해도 전혀 무리가 없고, 꾸밈음을 붙이는 방식에서 굉장히 접점이 많았다. 서양 바로크 음악 연주자들과 국악연주자들이 한국의 즉흥음악인 ‘시나위’를 함께 연주하기도 했다. 장구 리듬에 맞춰 시나위를 각자의 방식으로 연주하니 연주자들이 무척 즐거워했다. 기본적인 틀 안에서 자유롭게 연주해보니 굉장히 재밌고 폭발적인 에너지가 나왔다. 이러한 시나위 연주는 유럽에서도 굉장히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다. 국악도 현대적인 요소와 결합해서 세계인들과 호흡하고 있는데, 저희 서양 고음악 바로크 연주자들도 서로 영감을 받는 부분이 많다. 옛 음악이 박물관 유리창 안에 갇혀 있지 않고, 살아 있게 하는 것이 현대 연주자들의 역할인 것 같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스페인 바르셀로나에는 ‘해골의 집’ ‘뼈로 만든 집’으로 불리는 건물이 있다. 세계적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가 설계한 카사바트요다. 이 집은 바르셀로나의 수호성인인 성 게오르기오스가 용과 싸우는 전설을 담고 있다. 건물의 꾸불꾸불한 곡선은 살아 숨쉬는 유기체 같다. 발코니는 해골 모양이고, 기둥은 뼈, 지붕은 용의 비늘로 덮여 있다. 내부엔 용의 등뼈처럼 생긴 계단 난간이 이어진다. 한 편의 판타지 영화 속에 들어온 듯한 집이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우리 집으로 가자.’ 20∼29일 열흘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이 개최하는 ‘공예주간’이 옛 서울역사인 ‘문화역서울284’를 비롯해 전국 600여 곳에서 열린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제한적으로 열렸던 ‘공예주간’ 행사가 올해는 3년 만에 오프라인 전시 관람과 마켓, 체험 프로그램 등이 본격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코로나19는 새삼 집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집은 힘들고 지쳤을 때 내 몸을 받아주고, 사람을 초대해 음식을 나누며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입니다. 집 안에서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 반려기물인 공예품에도 더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였죠.” 김태훈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은 올해 국민 공모로 선정된 공예주간의 슬로건인 ‘우리 집으로 가자’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번 공예주간에는 ‘집(Home)’과 관련된 공예문화에 대한 전시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마켓과 체험 프로그램들을 선보인다. 다음은 김태훈 원장과의 일문일답. ―올해 가장 역점을 둔 프로그램은…. “공예시장 활성화를 위해 작가와 소비자들이 직접 만나서 컵과 그릇 등 실생활용 공예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마켓이 열립니다. 문화역서울284 서측 복도에서 구월마켓이 열리고, 양평 리버마켓과 매일상회, 곤지암 마켓, 태백의 블랙마켓, 양림동 공예마을 펭귄마을, 서순라길 공예거리, 전주 별별체험단 협동조합 등이 대표적입니다. 또한 전국 600여 곳의 공예주간 참여처와 창작지원센터에서는 물레 체험, 한지뜨기 체험 등을 직접 할 수 있습니다.” ―메인 행사장인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리는 전시는…. “밀라노 한국공예전에 참여한 37개 팀 작가들의 ‘사물을 대하는 태도’ 전시회가 열립니다. RTO공간에서 열리는 ‘촉각의 순간들(Touch in the Dark)’은 눈여겨봐야 할 전시입니다. 시각장애인 학생들이 다니는 대구 광명학교의 졸업앨범을 3D프린터로 입체로 만들어 친구들과 선생님의 얼굴을 만져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손으로 얼굴 모양을 누르면 그 사람의 녹음된 목소리도 들을 수가 있지요. 시각장애인과 작가들이 함께 작업한 공예작품도 영상과 함께 전시됩니다.” 김 원장은 이번 공예주간의 특징을 다양한 ‘협업’이라고 말했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개방형 수장고)에서 전통 소반과 반닫이 전시와 함께 작가들이 재해석한 현대적인 작품도 선보입니다. 또한 연남방앗간과 협업해서 그린요거트, 그래놀라를 공예작가들이 만든 그릇에 담아 먹을 수 있는 특별메뉴도 선보입니다.” ―‘우리 집으로 가자’는 슬로건에 맞는 전시는…. “스테이폴리오의 ‘공예와 함께하는 집’ 전시는 서울, 부산, 경북 경주 등에서 하룻밤 자면서 공예품을 감상할 수 있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뉴턴의 ‘웰컴 투 마이 홈’은 서울 홍익대 앞 망원동에 있는 에어비앤비 숙소를 스피커, 조명 등 집에 잘 어울리는 신진작가들의 공예작품으로 꾸며 전시합니다.” MZ세대들에게 미술작품 구입과 더불어 공예전시회도 요즘 점점 핫한 트렌드가 되고 있다. 지난해 공예트렌드페어는 사상 최고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KCDF는 3월에 지역별로 도자기, 목공, 자수 등의 공예 클래스 2000여 건의 정보를 담은 책자를 발간했다. “올해 소외계층을 위해 ‘엘시스테마’처럼 공예를 가르쳐주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내년에는 은퇴자들과 실버세대를 위한 공예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해 공예의 저변을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우리 집으로 가자’ 20~29일 열흘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이 개최하는 ‘공예주간’이 구 서울역사인 ‘문화역서울284’를 비롯해 전국 600여 곳에서 열린다. 작년, 재작년엔 코로나19의 여파로 비대면 전시 위주로 열렸던 ‘공예주간’ 행사가 올해는 3년 만에 오프라인 전시관람과 마켓, 체험 프로그램 등이 본격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코로나19는 우리를 어딘가로 떠나지 못하게 했지만, 새삼 집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내가 힘들고 지쳤을 때 내 몸을 받아주는 곳, 나를 쉬게 해주는 곳, 내가 아끼는 사람을 초대해서 음식을 나누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곳입니다. 집에서 나 자신을 새롭게 돌아보면서 반려기물인 공예품에도 더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였죠.” 김태훈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은 올해 국민공모로 선정된 공예주간의 슬로건인 ‘우리 집으로 가자’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래서 이번 공예주간에는 특별히 ‘집(Home)’과 관련된 공예문화에 대한 전시가 많이 마련됐다. 또한 문화역서울 284 공예기획전시 ‘사물을 대하는 태도’, 촉각 중심으로 사물을 인식하는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공예 특별전시 ‘촉각의 순간들(Touch in the Dark)’, 다양한 공예품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는 마켓과 체험 등 전국 각지에서 풍성한 프로그램들을 선보인다. 다음은 김태훈 원장과의 일문일답. ―올해 가장 역점을 둔 프로그램은? “코로나19로 각종 도자기 페스티벌이 안 열리면서 공예작가들의 생태환경이 황폐화됐습니다. 그래서 작가와 소비자들이 직접 만나서 공예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마켓을 곳곳에서 열려고 합니다. 문화역서울284 서측복도에서 구월마켓이 열리고, 양평 리버마켓과 매일상회, 곤지암 마켓, 태백의 블랙마켓, 양림동 공예마을 펭귄마을 마켓, 서순라길 공예거리 마켓, 전주 별별체험단 협동조합 마켓 등 전국 곳곳에서 컵이나 그릇, 부채 등 생활 속 공예품을 살 수 있는 마켓이 열립니다.”―메인 행사장인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리는 전시는? “밀라노 한국공예전에 참여한 37개 팀의 작가들의 ‘사물을 대하는 태도’ 전시회가 열립니다. 3등 대합실 공간에서는 생태 환경위기를 부각시킨 변종 생명체들의 모습을 표현한 도자 작품들이 전시 되어 있는데, 자연과 환경, 사람과 공예에 대한 화두를 던질 수 있는 전시입니다. 조계종 종정인 성파스님이 직접 만든 한지에 인화한 사진작품도 감동적입니다. RTO공간에서 열리는 ‘촉각의 순간들(Touch in the Dark)’은 공예의 사회적 책임을 생각케하는 전시로 눈여겨 볼만 합니다. 시각장애인 학생들이 다니는 대구의 광명학교의 졸업앨범을 3D프린터로 입체적으로 만들어 손으로 친구들과 선생님의 얼굴을 만져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얼굴을 누르면 그 사람의 목소리 인사말도 들을 수가 있지요. 시각장애인과 작가들이 함께 작업한 공예작품도 영상과 함께 전시됩니다. 전시공간을 어둡게 조명해서 비장애인들도 촉각의 경험을 체험하도록 했습니다.” 김 원장은 이번 공예주간의 특징은 다양한 단체와의 ‘협업’을 통한 전시, 마켓, 체험이라고 말했다. 국립민속물관 파주관(개방형 수장고)과 협업해서 ‘소반’, ‘반닫이’ 전시를 하고,홍대앞 핫플레이스 카페인 연남방앗간과 협업해서 식음료 특별메뉴를 개발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전통 소반과 반닫이를 전시하면서, 공예주간 참여작가들이 재해석한 현대적인 소반, 반닫이 작품을 선보입니다. 작년에는 강릉의 대표적인 커피숍 브랜드인 테라로싸와도 협력했는데, 이번에는 연남방앗간과 협업해서 그린요거트, 그래놀라를 공예작가들이 직접 만든 전용 그릇에 담아먹는 특별메뉴를 만들었습니다.” ―‘우리 집으로 가자’는 슬로건에 맞는 전시는. “스테이폴리오의 ‘공예와 함께 하는 집’ 전시와 에어비앤비 숙박업소에서 진행하는 뉴턴의 ‘웰컴 투 마이 홈’이 있습니다. 스테이폴리오는 20만 명 이상의 팔로어를 가지고 있는 숙소공유 플랫폼인데 서울, 부산, 경주 등에서 하룻밤 자면서 공예품을 감상할 수 있는 이벤트도 같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뉴턴은 홍대앞 망원동에 있는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청주공예비엔날레, 공예트렌드페어에서 수상한 신진 작가들의 공예작품으로 꾸미게 됩니다. 그릇, 컵 뿐 아니라 스피커, 조명까지 집에 잘 녹아든 공예작품을 체험하는 즐거움을 느끼도록 했습니다.” ―관람객들이 직접 공예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관람객들이 가장 관심을 갖게 된 것이 공예체험입니다. 집 안에서 공예키트를 이용해 직접 그릇에 문양을 넣고, 매듭으로 마스크도 만들어보는 체험이 큰 인기를 끌었죠. 이번에도 문화역서울284에서는 밀라노공예전 참여작가과 함께 도자기 물레체험, 한지뜨기 체험, 섬유체험 등을 할 수 있습니다. 전국에서 600여 곳의 공예주간 참여처와 창작지원센터에서도 공예체험 행사를 열 계획입니다.” MZ세대들에게 미술작품 구입과 더불어 공예전시회도 요즘 점점 핫한 트렌드가 되고 있다. 지난해 가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공예트렌드페어는 사상 최고의 매출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KCDF는 3월에 각 지역별로 도자기, 목공, 자수 등의 공예 클래스가 진행되는 공방 2000여 건의 정보를 담은 책자를 발간했다. 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홈페이지에도 공예공방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원래 공예는 모든 사람들이 예술가입니다. 집 안에 있는 소소한 물건을 직접 만들어 썼죠. 산업화 기간 중에 이런 전통이 사라졌지만, 손으로 만들면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공예에 대한 원초적인 욕구가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올해 소외계층을 위한 공예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소외계층 청소년들에게 오케스트라 교육을 시켰던 ‘엘시스테마’처럼 공예교육을 시켜주는 프로그램이지요. 내년에는 은퇴자들과 실버세대를 위한 목공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공예의 저변을 확대하는 사업을 벌여갈 계획입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로마 건국 신화에는 초대 왕인 쌍둥이 형제 로물루스와 레무스를 키워준 늑대가 등장한다. 마르스 신(神)과 인간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이 형제는 출생 직후 테베레강에 버려졌으나, 늑대의 젖으로 자라서 훗날 로마를 건국했다. ‘불을 뿜고 있는 늑대’는 유럽 고속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탈리아 주유소 ‘아지프(Agip)’의 로고로 쓰인다. 이 로고에서 늑대 다리가 6개인 이유는 젖을 먹는 쌍둥이 형제가 다리처럼 보이기 때문이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멸치가 하늘을 난다. 그물을 잡아당길 때마다 사방으로 튀어 오르고, 봄 하늘로 높이 솟구친다. 은빛으로 반짝이는 멸치는 항구로 쏟아진다. 선원의 얼굴에도, 옷에도, 모자에도 온통 멸치다. 지나가는 구경꾼들은 멸치를 줍느라 바쁘고, 항구의 갈매기는 호시탐탐 멸치를 노리며 쉼 없이 울어댄다. 4∼6월 부산 기장군 대변항에 가면 볼 수 있는 ‘멸치그물 털기’ 현장이다. 겨우내 먼바다에서 통통하게 살이 오른 뒤 부산 앞바다를 찾아오는 생멸치 회는 봄에 대변항에서 맛볼 수 있는 미식이다. 멸치가 튀어 오르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약동하는 봄의 힘찬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올해는 기장 멸치축제도 3년 만에 다시 열린다. ● 기장 미역에 싸 먹는 생멸치 회 멸치회로 유명한 부산 기장군 대변항(大邊港)은 독특한 이름 때문에 더욱 유명한 포구다. 개교 이래 55년간 ‘똥학교’로 놀림받던 대변초등학교는 2017년 용암초등학교로 이름을 바꿨다는 소식이 뉴스에 전해지기도 했다. 부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한 5학년 학생의 공약이 실현된 덕분이었다. 그러나 대변항은 조선시대 이곳에 있던 대동고(大同庫)라는 창고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대동고 주변의 포구’라는 뜻으로 ‘대동고변포(大同庫邊浦)’라는 이름이 붙었고, 줄임말로 ‘대변포’ ‘대변마을’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실제로 가 본 대변항은 깊숙이 들어간 만이 아늑하고 예쁜 미항이다. 혹자는 둥그렇게 생긴 항구가 펑퍼짐한 엉덩이를 닮았다고 말하기도 한다. 대변항에서는 전국 멸치 60%가 공급된다. 포구의 가건물에는 “멸치젓 사이소” 하는 외침이 들리고, 항구 주변 가게들에서는 석쇠에 멸치를 통째로 굽는 냄새가 코를 간질인다. 대변항에서 볼 수 있는 멸치는 몸길이 10∼15cm의 크고 굵은 ‘대멸’이다. 어른 손가락만 한 크기의 기장 멸치는 고깃배가 멸치 떼를 따라가며 잡는 ‘유자망(流刺網)’ 어업 방식으로 잡는다. 유자망은 배와 함께 떠다니는 그물로, 떼를 이뤄 이동하는 멸치가 그물코에 그대로 꽂히게 된다. 남해, 사천에서는 대나무 말뚝을 촘촘히 박아서 만든 죽방렴으로 멸치를 잡고, 제주도에서는 바닷가에 돌담을 쌓고 멜(멸치의 제주 방언)을 잡기도 한다. 몇 해 전 제주도에서 다이빙을 하던 중 멜 떼를 만났는데, 수백 마리의 멸치가 바닷속에서 투명한 에메랄드 빛으로 반짝거리는 모습은 보석처럼 아름다웠다. 대변항에서 새벽에 출항한 유자망 어선은 오후 3시부터 해 질 녘까지 항구로 돌아온다. 길이가 2km나 되는 유자망 어선에는 은빛 멸치가 가득 꽂혀 있다. 10여 명의 선원들이 박자를 맞추어 손목 힘으로 그물을 당기고 내려치기를 반복한다. ‘어야라 차이야∼ 어야라 차이야∼.’ 어부들은 ‘멸치 후리소리’의 구성진 가락에 맞춰 그물에 걸린 멸치를 털어낸다. 한 사람이라도 엇박자를 낸다면 멸치를 그물코에서 떼어낼 수 없다. 멸치는 하늘로 치솟았다가 떨어지면서 머리가 떼어지고, 내장이 터지기도 한다. 서너 시간이 지나면 선원들의 얼굴은 땀과 비늘로 범벅이 된다. 신성한 노동, 치열한 삶의 현장이다. 멸치는 급한 성질 때문에 그물에 잡아 올리면 바로 죽어 버린다. 그래서 정약전의 자산어보는 ‘멸어(蔑魚)’라고 했다. 생멸치 회는 부산 대변항과 남해안 거제, 제주 등의 일부 포구에서만 맛볼 수 있다. 멸치회는 미나리와 양파, 상추 등 각종 채소를 넣고 새콤달콤하게 무쳐내는데, 기장 미역에 싸서 먹어야 제맛이다. 멸치구이는 석쇠에 올려 머리부터 꼬리까지 통째로 구워 먹는다. 큰 멸치인데도 뼈가 부드러워 발라낼 필요가 없다. 된장 베이스의 자작한 국물에 배추 우거지와 무를 넣고 끓여낸 멸치조림, 멸치찌개도 있다. 조림과 찌개 속 통멸치를 밥과 함께 상추와 깻잎, 다시마에 싸서 먹는 ‘멸치쌈밥’은 고소한 멸치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별미다. 대변항에서 잡힌 멸치는 횟감이 아니면 말려서 국물용으로 쓰거나, 멸치젓을 담가서 판다. 국물을 낼 때는 멸치 똥까지 통째로 삶아야 한다. 내장과 뼈까지 포함한 멸치 똥까지 들어가야 깊은 맛이 나기 때문이다. 멸치는 바다 생태계의 최하위에 속하기 때문에 플랑크톤밖에 먹지 않아 내장도 깨끗한 편이다. 멸치는 갈치, 농어, 다랑어, 고래류, 바닷새들에게 소중한 먹이다. 멸치가 풍부할수록 어업생산량이 늘어난다. 이 때문에 멸치는 우리 바다를 풍요롭게 만들고, 한국인의 밥상을 책임지는 어엿한 생선이다. “똥이라 부르지 말자/(중략)/바다 안에서도 밖에서도 늘 잡아먹은 적 없이 잡아먹혀서/어느 목숨에 빚진 적도 없으니 똥이라 해서 구리겠느냐/(중략)/밸도 없이 배알도 없이 속도 창시도 없이/똥만 그득한 세상을 향하여/그래도 멸치는 뼈대 있는 집안이라고/등뼈 곧추세우며/누누천년 지켜온 배알이다”(복효근의 시 ‘멸치똥’) 대변항 일대에서는 20일부터 3일간 기장멸치축제가 열린다. 코로나19로 3년 만에 다시 열리는 행사다. 육지에서는 멸치잡이를 기원하는 풍물패 퍼레이드가 열리고, 대변항 일대 바다에서는 어선들이 줄지어 행진을 벌인다. 인근 해운대 해수욕장에서는 20일부터 나흘간 ‘해운대 모래축제’도 열린다. ‘모래로 만나는 세계여행’을 주제로 에펠탑, 피라미드 등 세계 각국의 랜드마크를 모래 작품으로 선보인다. 축제 첫날인 20일 오후 8시 반에는 해상 불꽃쇼도 펼쳐진다.● 아홉산 숲과 죽성드림세트장 대변항을 구경한 뒤에 인근 기장군 철마면의 온통 초록세상인 ‘아홉산 숲’을 구경하는 것도 좋다. ‘휴대폰을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라는 광고가 떠오를 정도로 사계절 청정한 대숲의 바람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아홉산(해발 361m)은 9개의 골짜기를 품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임진왜란 직후 이곳에 정착한 남평 문씨 가문이 9대에 걸쳐 금강송과 대나무, 편백, 삼나무 등 수백 종의 나무를 심고 가꿔온 숲이 오늘에 이르렀다고 한다. 숲을 따라 난 탐방로는 총 3.2km. 천천히 산책하며 둘러보는 데에는 1시간 반가량 걸린다. 입구에 들어서 금강송 군락지를 지나면 아홉산 숲을 상징하는 빽빽한 맹종죽 대나무 숲이 펼쳐진다. 영화 ‘군도’에서 하정우가 무공을 익히던 장면, 영화 ‘대호’에서 최민식이 호랑이를 추격하던 장면도 모두 이곳에서 찍었다. 대숲 가운데에 있는 굿터에는 두 개의 돌기둥이 서 있는데 가족들과 연인들이 사진을 찍는 포토존이다. 매표소 입구에는 문중의 종택인 관미헌이 있다. 정원에서 자라고 있는 ‘구갑죽(龜甲竹)’은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신기한 모양이 눈길을 끈다. 대나무 마디가 일(一)자가 아니라 거북 등 껍데기처럼 다이아몬드 형태로 울퉁불퉁하게 생겼다. 1950년대 중국에서 일본을 거쳐 들여온 뿌리를 이식한 것으로, 당시 국내에서 유일하게 아홉산 숲에서만 볼 수 있는 귀한 대나무였다고 한다. 대변항에서 해안도로를 달려 기장읍 죽성리 두호마을에 다다르면 푸른 바다 갯바위에 붉은색 첨탑과 지붕이 아름다운 건물이 눈길을 끈다. 성당처럼 생긴 이 건물은 2009년 방영된 SBS 드라마 ‘드림’을 촬영했던 세트장이다. 이곳은 분홍빛 노을로 물드는 해 질 녘에 찾아가면 더 아름답다. 성당 외벽 곳곳에 켜진 조명이 바닷물에 비치는 모습이 낭만적이다. 글·사진 기장=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스페인 그라나다에 있는 알람브라 궁전은 프란시스코 타레가(1852∼1909)의 기타 명곡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트레몰로 주법으로 연주되는 이 곡은 감미로운 사랑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알람브라 궁전 곳곳에는 전기 동력도 없이 물을 뿜어내는 분수가 솟아오른다.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천장 장식, 석회동굴의 종유석이나 벌집 모양의 아라베스크 무늬는 낭만적인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지난 3월 초 스페인 산티아고순례길을 걷다가 눈을 만났다. 갈리시아 지방 해발 1300m의 고원에 있는 ‘산타 마리아 레알 오 세브레이로’ 성당이 있었다. 산의 아랫녘에는 각종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데, 산꼭대기에는 눈이 내렸다. 푹푹 빠지는 눈을 밟고 성당으로 향하는데, 나뭇가지에도 흰 눈이 수북수북 쌓여 있었다. 지난 겨울에 강원도의 산 속에서 나뭇가지에 얼음이 얼어붙은 상고대를 봤지만, 말 그대로 나무에 함박눈이 쌓여 핀 눈꽃은 오랜만에 보았다. 성당의 꼭대기에 매달려 있는 종이 ‘땡땡~’하고 울리기 시작했다. 고즈넉한 산골의 눈쌓인 성당에서 듣는 종소리는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었다. 그런데 담벼락에 심어진 나무에서 새빨간 열매를 발견했다. 뾰족뾰족한 초록색 잎사귀와 빨간색 열매, 그 위에 덮여진 새하얀 눈! 12월25일 크리스마스 카드에 그려져 있는 그림 그대로였다. 그것도 봄에 스페인 산골에서 초록색, 빨간색, 흰색이 선명한 대조를 이루는 모습을 현실에서 마주하니 신기할 따름이었다. 호랑가시나무 잎사귀는 어찌나 뾰족한지 손을 대면 찔릴 정도다. 호랑이가 등이 가려울 때 등을 비빈다고 해서 ‘호랑가시나무’ ‘호랑이 등긁기 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런데 호랑가시나무는 서양에서는 성당이나 교회 앞마당, 국내에서도 외국인 선교사 사택 등에 어김없이 심어져 있는 나무다. 지난해 광주 무등산 자락에 있는 양림동 마을의 ‘호랑가시나무 언덕’에서 호랑가시나무를 처음 만났다. 100여 년 전 이곳을 찾은 우일선(로버트 윌슨) 선교사가 심은 호랑가시나무, 흑호두나무, 은단풍나무 등도 아름드리 거목이 되어 숲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이 나무가 성탄트리로 애용된 것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고난을 받을 때 ‘가시 면류관’의 가시나무가 호랑가시나무였다고 해서 신성시돼왔기 때문이다. 그 후로 잎과 줄기를 둥글게 엮은 것은 가시관을 상징하고, 빨간 열매는 예수가 흘린 성스러운 피, 줄기 껍질의 쓴맛은 고난을 의미한다고 한다. 매년 연말이면 이웃 돕기 상징으로 빨간 열매 3개가 한 송이로 된 ‘사랑의 열매’는 바로 호랑가시나무 열매다. 이 때문에 호랑가시나무의 영어 이름은 성스럽다는 의미의 ‘홀리(Holly)’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할리우드(Hollywood), 할리스 커피(Hollys Coffee) 이름도 호랑가시나무숲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유럽에서는 겨울이 되면 호랑가시나무 잎사귀로 둥글게 화환을 만들어 문 앞에 걸어놓는다. 나쁜 기운으로부터 집을 보호하고, 가정의 평화와 행복을 기원하는 의미의 풍습이다. 세브레이로 성당은 ‘기적의 성배’가 있는 성당으로도 순례자들에게 유명하다. 때는 1300년대의 중세시대. 아랫마을에 사는 한 신자가 눈보라가 몰아치고, 엄청나게 추운 날에 산을 넘고 넘어 성당을 찾아왔다. 그는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그 악천후를 뚫고 온 것이다. 사제는 이런 날씨에 산꼭대기 성당까지 미사를 보러 올 신자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농부 한 사람이 찾아온 것이다. 그 신부는 마음 속으로 “한 조각의 빵과 포도주를 먹기 위해 온 사람이구만!”이라고 신자를 폄훼했다고 한다. 그런데 미사를 하러 들어갔더니 성배에 담겨 있던 포도주가 실제 피로 변하고, 성체는 살덩이로 변해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제대 오른편에 있는 ‘기적의 성배’에 담긴 설명에는 “믿음이 부족한 사제를 깨우치기 위해 하느님께서 일으키신 기적”이라고 씌여져 있었다. 이 성당에서는 요즘도 산티아고순례길 순례자를 위한 미사가 매일 열린다. 이 성당에는 세계 각국의 언어로 된 성서가 비치돼 있다. 그 중에는 한국어 ‘성경’도 있었고, 한국어로 된 ‘순례자를 위한 축복기도문’도 있었다. 기도문의 마지막 구절이 가슴에 와 닿았다. “행복하세요./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행복하게 하세요.” 수백km를 걸어야하는 산티아고 순례길에서는 순례자들끼리 서로 물과 음식을 나누고, 짐을 들어주고, 동행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도움을 준다. 찬란한 햇빛과 들꽃, 새소리를 들으며 내 안에서 행복함을 느끼는 것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다.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민겨’(전우익 저), ‘당신이 잘 있으면 나도 잘 있습니다.’(정은령 저)라는 책의 제목처럼, 나만 행복하다고 결코 행복해지지 않는 게 현실이다. 순례길에서는 내 자신을 찾은 듯하고, 많은 깨달음을 얻었더라도 현실로 돌아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까맣게 잊혀지기도 한다. 귀국해서 사진을 정리하던 중 세브레이로 성당 벽에 걸려 있던 성프란시스코 수도회의 ‘순례자의 기도’를 번역해서 다시 한 번 읽어본다. 순례자의 기도 동쪽에서 서쪽으로 난 모든 길을 걷고, 산과 계곡을 건너더라도, 만일 내 안의 자유를 발견하지 못했다면,나는 아무 곳에도 도착하지 못한 것입니다.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사람들과 모든 소유물을 나누고, 길에서 만난 수천명의 순례자들과 친구가 되고, 성인과 왕자와 알베르게 숙소에 함께 지내더라도,만일 내일 만나게 될 내 이웃을 용서할 마음을 갖지 못한다면,나는 아무 곳에도 도착한 것이 아닙니다. 내가 매일 음식과 물을 마시고, 매일 저녁에 지붕 아래서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나의 모든 상처를 치료 받을 수 있더라도,만일 그 모든 것이 하느님의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면,나는 어느 곳에도 도착한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역사 유적을 답사하고 최고로 멋진 노을을 감상하고, 모든 언어로 인사하는 법을 배우고, 수많은 샘의 맑은 물을 맛본다 해도, 만일 그토록 아름다운 자연과 평화를 공짜로 얻게 해준 창조주를 느끼지 못했다면, 나는 어느 곳에도 도착한 것이 아닙니다. 만일 오늘부터 더 이상 내 자신의 길을 걷지 않고, 배우고 느낀대로 살지 않는다면,일상에서 만나는 사람들 속에서 순례길처럼 벗과 동료를 찾아낼 수 없다면, 내 삶의 유일한 절대자인 나자렛 예수를 알아보지 못한다면, 나는 어느 곳에도 도착하지 못한 것입니다. (산티아고의 성 프란치스코 수도회)글·사진 산티아고 순례길=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어린이는 어른보다 한 시대 더 새로운 사람이다.” 1923년 조선소년운동협회가 주최한 첫 번째 어린이날 행사에서 소파 방정환 선생(1899∼1931·사진)은 ‘어린이 선언’을 발표했다. 세계 최초의 아동권리에 대한 선언이었다. 2022년 5월 5일은 100회째 어린이날이다. 100회 어린이날을 기념하여 다양한 행사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아동권리보장원에서는 아동권리의 100년을 회고하는 ‘대한민국 아동권리 100년사’를 발간하고, 5월 4일에는 보건복지부와 함께 어린이날 100회를 기념하는 공식 행사를 개최한다. ‘어린이’, ‘권리’라는 말조차 낯설던 100년 전, 국권을 상실한 식민지 조선에서 어린이날을 제정한 것은 어떤 의미였을까? 지난 100년 아동권리의 역사는 한국 근현대사만큼이나 험난했다. 가부장 중심의 전통사회에서 아동은 기본적인 생존권과 발달권조차 지켜지지 않았고 일제강점기에는 전쟁에 동원돼 희생되기도 했다. 또한 6·25전쟁 기간 중 전쟁의 참화에 노출돼 장애를 입고, 부모를 잃은 아동을 위한 지원은 대부분 해외 원조에 의존했다. 전쟁이 끝나고 국가 재건이 본격화하면서, 아동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첫발자국을 떼었다. 1960년대에는 아동복리법을 제정하고,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 내에 ‘모자보건과’를 신설하는 등 아동에 대한 교육과 복지의 기틀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아동권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매우 낮아 아동에 대한 차별과 학대, 특히 여아에 대한 차별은 지속됐다. 1990년대로 접어들어 대한민국의 아동권리는 크게 도약한다. 1991년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비준하면서 다양한 제도 개선이 이뤄졌다. 2002년에는 대한민국이 유엔아동특별총회의 의장국으로 ‘아동이 살기 좋은 세상’이라는 결의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2000년대에는 호주제 폐지(2005년), 학생인권조례 제정(2010년), 대한민국 아동권리헌장 선포(2016년), 아동수당 도입(2018년), 아동권리보장원 설립(2019년), 고교 무상교육 실시(2021년) 등 아동을 위한 보편적 정책의 토대가 마련됐다. 특히 2021년에는 그동안 부모의 자녀 체벌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오인되어 온 민법의 징계권 조항을 삭제했다. 제100회 어린이날을 맞는 지금, 지나온 역사를 통해 얻은 중요한 시사점은 법과 제도의 보완이 곧바로 아동권리의 실질적 보장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의 인식 변화이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아동을 ‘권리의 주체’가 아닌 부모에게 속한 ‘미숙한 존재’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100년 전 방정환 선생은 아동을 하나의 인격체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어린이’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어림은 크게 자라날 어림이요, 새로운 것을 지어낼 어림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어린이들은 학교의 규칙과 예산 쓰임새를 정하는 일이나 지자체의 정책 입안에도 아동의회 등을 통해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투표 참여(만 18세)와 정당 가입(만 16세)으로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보여주고 있다. 아동권리보장원은 5월 4일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 기념 공식 행사에서 아동권리와 사회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며 활동할 ‘100인의 아동위원’을 위촉할 예정이다. 윤혜미 아동권리보장원장은 “어린이날을 제정했던 의미에서 더 나아가 아동이 스스로 권리의 주체임을 천명하고 아동의 삶과 관련된 결정 전반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음을 보여줄 것”이라며 “이제 아동을 보호 대상이 아닌 독립된 인격체이자 주체적인 미래 세대로서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3월 초 스페인 산티아고순례길 ‘산타 마리아 레알 오 세브레이로’ 성당에는 눈이 소복이 쌓였다. 호랑가시나무의 새빨간 열매에도 눈꽃이 피었다. 호랑가시나무의 잎은 예수의 가시면류관, 빨간 열매는 예수의 성혈을 상징한다. 호랑가시나무의 영어 이름은 ‘홀리(Holly)’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할리우드(Hollywood), 할리스 커피(Hollys Coffee)도 호랑가시나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프라이빗 뱅킹(PB)은 은행에서 고액 예금자를 상대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오프라인 컨설팅을 해주는 금융 포트폴리오 관리 전문가다. 그런데 이런 PB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모든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면? 하나은행의 대표 모바일 뱅킹 앱 ‘하나원큐’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구축된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고객들이 종합적인 자산관리를 할 수 있도록 개발된 서비스다. 은행의 모바일 뱅킹이 생활금융 플랫폼을 넘어 ‘종합금융 플랫폼’이 되겠다는 목표다. ‘국내 은행권 최초’라는 타이틀을 내세운 하나원큐가 국내 디지털 금융을 선도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은행권 최초 비대면 얼굴 인증 서비스‘하나원큐’는 은행권 최초로 얼굴 촬영만으로 실명 확인이 가능한 ‘비대면 실명확인 얼굴 인증 서비스’를 선보였다.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안면 인식 솔루션을 통해 신분증 사진과 고객의 얼굴을 빠르게 대조해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서비스다. 국내 은행권 최초로 휴대전화 종류와 상관없이 얼굴 인증만으로도 1초 만에 간단하게 로그인할 수 있고, 공동인증서와 보안카드, 일회용 비밀번호(OTP) 없이도 쉽고 빠른 이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하나은행이 지원하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원큐 애자일랩(1Q Agile Lab) 참여 기업인 M사가 개발한 AI 얼굴 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구현된 서비스다. ‘하나원큐’는 하나금융그룹 관계사들과의 연계를 통해 주식, 보험, 카드 등 다양한 금융 거래를 이용할 수 있다. 단 ‘한 번의 로그인(SSO·Single Sign On)’으로 주식을 추천받고 해외 주식 매입도 가능하다. 그뿐만 아니라 가입한 보험을 분석하고, 카드 사용 내용 조회와 카드 신청도 가능하다. 또한 하나원큐에서 대출을 신청한 고객에게 적합한 한도가 제공되지 않을 경우 그룹사의 대출을 비대면으로 연계해 적시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하나원큐는 한 번에 다른 은행에 흩어져 있는 본인 계좌를 일괄 등록하고, 여러 은행과 보험, 증권 등 다른 금융회사에 흩어진 계좌를 관리하고 이체할 수 있는 오픈뱅킹 기능을 갖고 있다. 오픈뱅킹 기능을 토대로 카드 결제일이 다가오기 전에 하나원큐 앱 푸시를 통해 고객에게 미리 알려주는 ‘카드 결제일 알림 서비스’도 내놓았다. 또한 하나금융그룹의 결제 플랫폼인 하나원큐페이(하나카드), 해외 결제인 GLN(Global Loyalty Network) 서비스 등의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원큐 앱에서 온라인 결제를 하면 고객 혜택도 풍부하다. 쿠폰 마켓에서 쿠폰을 사면 결제 금액의 7%, 골프 토털서비스인 스마트스코어에서 구매하면 결제 금액의 2% 상시 리워드를 준다. 내 손 안의 금융비서 ‘하나 합’하나금융그룹은 국내 금융회사 중 최초로 지난해 11월 그룹 통합 마이데이터 서비스 브랜드인 ‘하나 합’을 선보였다. 마이데이터는 기존 소수의 고액 자산가에게만 제공되던 자산관리와 외환 서비스를 디지털을 통해 모든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금융 소비자가 본인의 금융정보를 직접 조회하고 관리하기 쉽도록 도와준다. ‘하나 합’의 브랜드 아이덴티티(BI)는 ㅎ,ㅏ,ㅂ을 박스 안에 담은 형상이다. 다양한 금융자산을 한곳으로 ‘모아(合)’ 관리하며 금융 서비스를 즐긴다는 뜻이다. PB 중심의 오프라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빅데이터와 AI 기반으로 대중화, 디지털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브랜드다. ‘하나 합’은 △자산관리 성향을 진단하는 ‘자산관리 스타일’ △손님 개개인의 지출을 분석하는 ‘라이프 스타일 분석’ △이루고 싶은 목표를 설정해 외화 자산을 불려주는 ‘환테크 챌린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중에서 ‘환테크 챌린지’, ‘내 주변 핫플레이스’는 가장 인기가 높다. ‘환테크 챌린지’는 손님이 외화 저축 목적과 목표 금액을 설정한 후 1주일, 1개월, 3개월, 6개월, 1년까지 환율 차트를 보며 외화 매수를 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을 지원해준다. 달러, 유로, 엔, 파운드 등 27개 외화를 지원하고 있는데, 환율 알림과 자동 매매 기능을 제공해 고객이 더욱 쉽게 외화를 모을 수 있도록 했다. ‘내 주변 핫플레이스’는 알려진 리뷰나 주관적 평점이 아닌 실제 가맹점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도에 ‘방문순’, ‘다시 방문순’, ‘인근 주민 찾는 순’, ‘멀리서도 찾는 순’ 등으로 실시간 핫플레이스를 안내해 주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사장님 서비스’와 연계해 향후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마케팅을 돕는 서비스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 외에도 ‘또래와의 자산 비교’, ‘카테고리별 지출&소비 엿보기’, ‘MY단골집&푸드로그’, ‘하나합 리포트’ 등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라이브 커머스 방송으로 금융상품 판매하나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라이브커머스 방송으로 판매하기 시작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9회차 방송을 이어나갔다. 하나은행의 자체 유튜브 채널에서 시작해 롯데온, 11번가, NS홈쇼핑 등 전문 커머스 채널까지 진출했다. 하나원큐 앱 내에도 라이브 방송 플랫폼을 연계해 고객에게 평소 금융상품에 대해 궁금한 점을 설명해주며 상품과 서비스를 안내하는 양방향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신록이 점차 짙푸르러진다. 어린 자녀들과 함께 여행 가기 좋은 날씨다. 강원 태백은 함백산, 만항재의 멋진 백두대간 풍광과 함께 옛 탄광지역을 공원으로 꾸민 통리탄탄파크, 오로라파크, 몽토랑산양목장 등 즐길거리가 많다. 그중에서도 안전체험과 게임시설을 융합한 ‘365세이프타운’을 보고, 태백 한우와 물닭갈비 등 지역의 명물 음식을 맛보는 것도 가족들과 강원도에서 하루를 보내기에 좋은 코스다.》 태백은 민족의 영산인 태백산과 함께 한반도의 등줄기인 백두대간의 중심이다. 한강과 낙동강의 첫 물이 발원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태백산(해발 1566m) 함백산(1572m) 정상에는 4월에도 이른 아침에는 눈꽃과 상고대가 피어나기도 한다. 태백시 핫플 ‘365세이프타운’산불-지진-테러 등 가상체험 공간심폐소생술-실내탈출 흥미만점전망대-산책로 등 즐길거리 풍부태백시 평화길에 있는 안전체험 테마파크인 ‘365세이프타운’을 찾았다. KBS 교양프로인 ‘긴급구조 119’에 방영되는 생활 속 각종 재난에서 나와 가족을 지키는 안전체험을 게임처럼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테마파크다. 종합안전체험관에는 산불, 풍수해, 지진, 설해, 테러 등을 4차원(4D) 시뮬레이터를 통해 가상 체험해 볼 수 있다. 입체영상이 펼쳐지는 대형 스크린 앞에서 119소방헬기를 타고 산불 현장을 날아다니고, 해일이 덮친 도심을 구명 보트를 타고 달리며 인명을 구조하는 체험은 여느 놀이동산 시설 부럽지 않게 박진감이 넘친다. 멀미가 날 정도로 상하좌우로 요동치고, 비명소리가 튀어나올 정도로 아찔한 화면을 보고 즐기다 보면, 산불이나 홍수와 같은 비상시에 생존하는 법을 몸으로 체득하게 해준다. 특히 가장 인상적인 경험은 실제 완강기에 매달리는 것이다. 완강기는 화재가 났을 때 몸에 줄을 묶어서 천천히 지상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한 장치. 그러나 막상 불이 났을 때 완강기에 매달려 내려오는 법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아빠와 함께 온 6세 여자 어린이는 처음에는 “무섭다”며 물러서다가 소방관 조교가 자세히 설명해주자 안전하게 내려온 후 재미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기자도 체험을 해보려고 3층 높이로 올라가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무척 떨렸다. 겨드랑이에 밧줄을 묶고 매달린 채 손을 놓지 않자 조교는 “두 손을 과감히 놓아야 몸이 내려간다”고 조언했다. 과연 손을 놓고 내려오니 완강기는 밧줄 중간의 브레이크 장치가 천천히 내려가도록 설계돼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알 수 있었다. 365세이프타운에는 이외에도 심폐소생술을 배워보는 스마트 심폐소생술(CPR) 체험, 정전과 화재 연기로 가득 찬 암흑 같은 실내에서 탈출하는 농연(짙은 연기) 대피 체험 등을 해 볼 수 있다. 360도로 전복되는 모형 자동차에 타고 진행되는 안전벨트 체험은 교통사고 때 안전벨트가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알게 해준다. 세이프타운 내 문필봉 정상에는 챌린지월드가 조성돼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788m 산 정상에 오르면 난이도가 다른 14개 코스로 구성된 트리트랙, 길이 100m로 호수 위를 가르는 집라인, 높이 10m의 번지점프가 있다. 또한 전망대, 호수, 웰빙800 산책로, 별자리전망대, 숲속 공연장 등 즐길거리도 풍부하다. 365세이프타운 자유이용권은 2만2000원이지만 표를 구입하면 2만 원짜리 태백사랑상품권을 준다. 상품권은 태백시 가맹업소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어 연탄불에 구워 먹는 태백 한우나 쑥갓을 가득 넣어 상큼한 맛이 일품인 ‘물닭갈비’ 등 태백의 명물 음식을 맛보는 데 보태면 된다. ‘몽토랑 산양목장’과 테마파크방목중인 산양에 다가가 인증샷전망 좋은 카페서 치즈 맛볼수도‘태양의 후예’ 세트장도 가볼만 해발 800m의 산속에 위치한 ‘몽토랑 산양목장’은 산양이 방목형 목장에서 뛰어노는 곳이다. 산양은 염소과 동물로 젖 생산을 목적으로 사육된 가축. 온순한 성격이라 사람들에게 잘 다가오기도 하고 사진 찍히는 것도 능숙해 재미있는 기념 사진을 남길 수 있다. 목장 내에 있는 전망 좋은 카페에서는 산양유와 치즈, 빵,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통리탄탄파크’는 옛 한보탄광의 폐광 부지와 폐 갱도를 활용해 만들어진 테마파크다. 최신 정보기술(IT)을 접목해 2개의 전시장 ‘기억을 품은 길’과 ‘빛을 찾는 길’을 만들었다. 입구에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 세트장도 마련돼 있다. 짜릿함 넘치는 동해 ‘무릉별유천지’채석장이 체험시설 명소로 탈바꿈고공 스카이글라이더 등 스릴 만점태백 인근 동해시에 지난해 11월 20일 개장한 ‘무릉별유천지’도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가족과 함께 놀 수 있는 곳이다. 시멘트 기업 쌍용C&E가 1968년부터 40여 년간 석회석을 채광했던 무릉3지구가 관광 명소로 탈바꿈한 곳이다. 무릉별유천지의 하이라이트는 4종의 체험시설이다. 여름 썰매라는 별명처럼 레일을 따라 시속 40km로 신나게 달리는 알파인코스터, 곡선형 고공 레일에 몸을 맡기고 소나무숲 사이를 요리조리 빠져나오는 롤러코스터형 집라인, 채석장 내 임시관리용 도로를 주행하며 속도를 만끽하는 오프로드 루지, 그리고 공중을 날아가는 스카이글라이더다. 특히 4명이 매달려 타는 스카이글라이더는 쏜살같이 하늘을 나는 새가 된 듯한 스릴감을 맛보게 된다. 낭만 가득 캐리비안베이 ‘해변카페’파도풀에 비친 보름달 보며 칵테일 한잔 “카리브해에서 모히토 한 잔?”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 있는 캐리비안베이에 30일 매력적인 해변 카페가 등장했다. 마치 바닷가 해변에 온 듯 야자나무 아래서 칵테일과 와인을 마시며 한가롭게 버스킹을 즐길 수 있는 ‘마르 카리베 더 베이사이드 카페’(Mar Caribe The Bayside Cafe)다. 폭 120m, 길이 104m 규모 야외 파도 풀로 유명한 캐리비안베이는 국내에서 대표적인 워터파크. 그러나 여름 성수기에 물놀이 손님들이 집중되고, 날씨가 선선한 나머지 시즌에는 썰렁한 분위기였다. 그런데 코로나19 여파로 2년 만에 다시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하면서 ‘복합문화 공간’으로 새롭게 재단장했다. ‘마르 카리베(Mar Caribe)’는 스페인어로 ‘카리브 바다’라는 뜻. 시그니처 포토스폿인 야외 파도 풀에는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보름달을 콘셉트로 지름 10m 크기의 거대한 보름달 조형물이 떠 있다. 특히 환하게 불이 켜진 야경이 멋지다. 보름달이 파도 풀 수면에 비치며 주변 수십 개의 작은 달과 배와 함께 낭만적인 인스타 감성 사진을 남길 수 있다. 또한 3m 높이의 해적선 모래 조각, 셀카 거울존 등 포토스폿과 함께 백사장 모래놀이 체험도 마련돼 있어 어린이 동반 가족들이 참여하기에 좋다. 야외 파도 풀 주변에는 최고 7m 높이의 야자수 17그루를 새로 심었고 해먹, 소파, 행잉체어 등 약 260석 규모의 휴식처가 마련됐다. 친구, 연인, 가족들이 여유롭게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전문 연기자가 펼치는 서커스 공연과 파이어(Fire)쇼, 가수들의 버스킹 공연을 구경할 수 있다. 또한 테이블 축구인 푸스볼, 맥주잔에 공을 넣는 비어퐁 등 아웃도어 게임도 비치돼 있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야외 파도 풀 주변에서 펼쳐지는 공연은 집중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라며 “해변에서처럼 파도소리를 들으며 한가롭게 쉬면서 가족과 연인들이 편안하게 즐기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파도 풀에 인접한 아일랜드존에 있는 비치사이드 바에서는 모히토, 생과일주스 등 칵테일과 음료, 주류, 핑거푸드도 맛볼 수 있다. 파에야, 파히타, 세비체, 바비큐 등 카리브해 분위기의 음식도 선보인다. 파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바텐더의 칵테일쇼도 흥을 돋군다. 글·사진 태백시=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