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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13일 복당파를 둘러싼 당내 논란에 “오늘로써 (복당파 논란은) 상황 끝”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바른정당 탈당파의 한국당 재입당에 반발해 소집한 의원총회 직후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의총에서 “정치적 소신이 달라 탈당했던 분들 가운데 절반이 이제 돌아왔다. 남아있는 사람이나 나갔던 사람이나 (탄핵 사태를 맞은) 잘못은 같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한국 보수우파 진영을 궤멸시키기 위해 (문재인 정부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정치적 앙금을 서로 풀고 한마음이 돼 문재인 정부에 대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친박계의 요구로 의총이 열렸지만 홍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와 친박계 모두 정면충돌은 피하는 모습이었다. 의총 소집을 요구한 이완영 의원은 “우리가 싸우는 모습을 보여서는 한국당의 미래가 없다”며 ‘화해’를 설파했다. 친박계 의원들이 복당파에 사과를 요구하자 홍 대표가 대신 “내가 사과한 것으로 받아 달라”고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다만 일부 친박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제명과 서청원, 최경환 의원 징계 과정을 문제 삼았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의원 총회 직후 서, 최 의원의 제명을 위한 의총 소집 여부에 “제가 (원내대표) 임기를 하는 동안 의총을 소집해 해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 임기는 12월 중순까지다. 정 원내대표는 “아마 당 대표도 부담스러울 것이다. 정치라는 게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의총에는 9일 재입당한 바른정당 탈당파 8명 가운데 5명이 참석했으며 김무성 김영우 홍철호 의원은 불참했다. 의총 직후 홍 대표 주재로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친박계와 복당파 의원들이 두루 참석해 만찬을 했다. 한편 홍 대표는 당 수석대변인에 대선 과정에서 바른정당을 탈당해 복당한 장제원 의원, 대표 비서실장에는 대변인을 맡았던 강효상 의원을 임명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이명박(MB) 전 대통령에 대해 출국 금지 조치를 내려 달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에 약 8만 명이 참여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대한민국의 성공적인 역사를 알리러 나가는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12일 오후 6시 현재 이 전 대통령의 출국 금지를 요청하는 청와대 청원에는 7만9001명이 찬성했다. 이 청원은 시작 이틀 만에 추천 수가 많은 ‘베스트 추천’ 2위에 올랐다. 여자 초등학생을 잔혹하게 성폭행한 조두순의 출소를 반대하는 청원에 이어 두 번째였다. 출국 금지 청원에 이 전 대통령 측은 발끈했다. 이동관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출국 길에 인천국제공항에서 “한국의 성장 비결을 가르쳐 달라는 외국 정부의 정식 초청을 받아 나가는 건데, 출국을 금지시키라는 청원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국격과 품격을 지키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른 참모도 “대한민국 국민이 5000만 명이다. 이 가운데 8만 명은 많은 수도 아니고 열혈 여권 지지자들이라 신경 쓸 것도 없다”고 일축했다. 특히 정치인까지 청원에 가세한 것이 적절한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출국 금지 조치는 수사기관의 고유 권한으로, 이를 청원하는 것은 청와대에 수사 지휘를 해달라는 얘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앞서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적폐 청산 대상 2호 MB는 구속 대상이다. MB 출국 금지 요청 한 표 서명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트위터에 “이명박 바레인행 비행기 탑승 전에 20만 명 돌파하자”며 청원 참여를 독려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 측은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 의혹 수사와 관련해 법률적인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사 선임 단계는 아니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당시 청와대 참모 가운데 이종찬 권재진 전 민정수석비서관 등 변호사들을 주축으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한다. 이 전 수석은 “(현재 상황은) 정치 문제이지 법률 문제는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법무비서관을 지낸 법무법인 바른 강훈 변호사도 “변호사 선임은 너무 나간 얘기다. 2주 전 청와대 전직 참모 중 변호사들이 모여 (수사가 진행되면 변호인단에) 참여할지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집단 탈당 사태를 겪으며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잃은 바른정당이 13일 새 지도부를 선출하고 전열 정비에 나선다. 새 지도부 앞에는 한 달 안에 중도·보수 대통합의 가시적 성과를 내면서 추가 탈당을 막아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바른정당은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지명대회(당원대표자회의)를 열어 새 지도부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당 대표 후보로는 유승민, 박인숙, 하태경, 정운천 의원과 정문헌 전 의원, 박유근 당 재정위원장 등 6명이 출마했다. 분당 사태로 정치적 위기를 겪은 유 의원이 대표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박 의원은 여성 몫 최고위원에 자동으로 당선된다. 나머지 2명은 득표순으로 최고위원에 선출된다. 당장 새 지도부는 교섭단체 지위 상실 후 약해진 원내 영향력과 국고보조금 축소 등에 대한 해법을 찾는 게 절실하다. 중도·보수 대통합의 시기와 방법 등을 담은 로드맵 구성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앞서 잔류파 의원 11명은 추가 탈당 사태를 막기 위해 “중도·보수 대통합을 적극 추진하고 다음 달 중순까지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자”고 합의했다. 차기 지도부가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못하면 잔류파에서도 ‘2차 탈당’이 나올 가능성이 여전하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검찰이 적폐청산 수사와 관련해 올해 안에 이명박 전 대통령(76·사진)과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이명박 정부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에 이 전 대통령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68)과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64)은 10일 군 형법상 정치관여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았다. 2012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사이버사령부에 여권을 지지하고 야당 후보를 비난하는 댓글 활동을 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장관으로부터 이 전 대통령에게 사이버사령부의 활동을 보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의 소환조사 등을 대비해 최근 변호인단을 선임하는 등 맞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찬 권재진 전 민정수석비서관 등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참모들이 법적 자문에 응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은 최근 당시 청와대 참모진들을 잇따라 만나 대응책을 숙의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계속 이런 식으로 하면 정면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이 전 대통령의 판단”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9일 재직 당시 국무위원과 청와대 비서관들을 만나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안팎으로 나라가 어려운데 정말 걱정이다. 지금 우리가 (적폐청산 공방을 벌이면서) 이럴 때냐. (대통령) 권력은 (전체 중) 80%만 쓰는 거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8일 국회 연설을 거론하며 “해외 정상들도 한국의 기적적인 성장사를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데…”라며 씁쓸해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또 “대통령이 전화해서 댓글을 쓰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도 했다는 후문이다. 사이버사령부의 활동을 보고받았더라도 ‘댓글 공작’을 지시한 적은 없다는 의미다. 이 전 대통령은 2박 4일 일정으로 바레인을 방문하기 위해 12일 출국한다. 한국이 단기간에 고도의 성장을 이룬 비결에 대해 강연하기 위해서다. 이번 방문은 바레인 마이 빈트 무함마드 알 칼리파 문화장관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마이 장관은 초청장에 “얼마 전 이 전 대통령의 자서전인 ‘신화는 없다’(The Uncharted Path) 해외판을 읽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강연에서 “자원이 부족한 대한민국이 기적적인 성장을 이룬 비결은 교육과 국민의 단합된 힘”이라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이 전 대통령은 12일 출국 시 필요하면 적폐청산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10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특활비) 청와대 상납과 관련해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국정원장인 이병호 전 원장(77)을 소환 조사했다. 이 전 원장은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취재진에게 “국정원이 큰 상처를 입고 흔들리고 약화되고 있다. 크게 걱정된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남재준 전 국정원장(73)에게서 “박 전 대통령의 요구로 국정원장 특활비 중 매달 5000만 원씩을 정기적으로 상납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 남 전 원장의 후임자인 이병기 전 국정원장(70)이 취임하면서 청와대에 보내는 특활비 액수가 월 1억 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13일 이병기 전 원장을 소환해 상납 액수가 늘어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또 이들 전직 국정원장 3명의 조사가 모두 끝난 뒤에 박 전 대통령 조사 방식과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다.홍수영 gaea@donga.com·강경석 기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0일 KBS 운영에서 정치권의 영향력을 완전 배제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사나 사장 선임에 여야 모두 손을 떼도록 하는 것으로,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개정안보다 더 독립성이 강화된 안이다. 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 냈던 개정안 그대로 통과시켜야 한다는 당론을 밝힌 바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우선 KBS 이사는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이 속한 전국시도지사협의회에서 4명, 주요 사회단체에서 9명을 각각 추천하도록 했다. 지역 대표성과 각계각층의 의견을 고루 반영하자는 취지다. 현재는 방송통신위원회가 11명을 추천하고 있다. 민주당은 야당 시절인 지난해 7월 국민의당, 정의당과 함께 여당이 7명, 야당이 6명을 추천해 이사회를 구성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제출했다. KBS 사장은 별도의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를 구성해 추천하도록 했다. 17개 광역단체장이 1명씩 추천하는 17명, 주요 사회단체에서 추천하는 19명, 전임 KBS 사장(현재 11명) 등으로 구성하자는 것. 새 사장은 사추위에서 추천한 인물에 대해 이사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뽑도록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같은 당 의원 25명이 참여한 이 개정안은 독일 공영방송인 ZDF 모델을 차용했다. ZDF 방송위원회는 각계각층의 대표 77명으로 구성된다. 강 의원은 “지금 방송법 개정 논의는 KBS 이사를 국회에서 추천하도록 해 공영방송을 정치권에 오히려 종속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강 의원의 이른바 ‘탈(脫)정치 방송법’은 한국당 과방위원들 사이에도 이견이 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와 자리를 바꿔 놨노. 내 자리가 연데(여긴데)….”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6층에서 열린 ‘재입당 국회의원 간담회’. 홍준표 대표가 예정된 시간보다 15분 늦게 간담회장에 들어서며 말했다. 평소 자신이 앉는 자리에 바른정당을 탈당하고 복당한 김무성 의원이 앉아 있자 에둘러 핀잔을 준 것이다. 간담회는 복당파 의원들의 일종의 ‘입당 신고식’이었다. 앞서 간담회장에는 김 의원을 비롯해 강길부 김영우 김용태 이종구 황영철 정양석 홍철호 의원 등 복당파 8명이 오전 10시 반부터 둘러앉아 있었다. 하지만 홍 대표는 바로 옆 대표실에서 10분이 넘도록 나서질 않았다. 측근인 김대식 여의도연구원장은 복도에서 안절부절못했고, 복당파인 황 의원은 “다 끝난 게임인데 이렇게 기다리게 하느냐”고 혼잣말을 했다. 홍 대표가 복당파의 기선을 제압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바른정당을 탈당한 의원 8명이 8일 한국당에 복당했다. 바른정당 창당을 선언하며 새누리당(현 한국당)을 탈당한 지 318일 만의 회군(回軍)이다. 이로써 탄핵 정국에서 쪼개졌던 보수 야당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분적으로 재결합했다. 그러나 바른정당이 개혁 보수의 깃발을 내리지 않은 만큼 완전한 보수통합까지는 넘어야 할 관문이 많다. 홍 대표와 복당파의 첫 공동 일성은 “좌파 정권의 폭주를 저지하겠다”는 것이었다. 홍 대표는 간담회에서 “좌파 정부가 폭주기관차를 몰고 가는 데 대해 우리가 공동 전선을 펴서 저지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무성 의원도 “생각 차이나 과거 허물을 따지기에는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이 너무 위중하다”고 화답했다. 이어 “나라를 걱정하는 많은 국민들이 ‘보수는 무조건 하나로 뭉쳐 문재인 좌파 정권의 폭주를 막아 달라’고 요청했고 이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보수 대통합에 제일 먼저 참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초 김 의원은 간담회에 참석할지를 고민했다. 홍 대표가 주재하는 입당식에 참석하는 게 ‘보수 적통’ 경쟁에서 패배했음을 널리 알리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며 주변에서 만류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과 홍 대표는 각각 ‘김영삼(YS) 직계’와 ‘YS 키즈’로 1996년 15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동기다. 하지만 김 의원은 “나 혼자 빠지는 모습이 또 다른 억측을 만들 수 있다. (간담회에) 참석해 비판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을 향한 비난은 감수할 테니 보수 재결합의 효과를 제대로 내야 한다는 마음이었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비공개 간담회에서 “앞으로 보수 대통합은 지방선거 때 국민의 심판으로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보수 정당의 적통은 한국당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보고, 바른정당과의 당 대 당 통합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그 대신 홍 대표는 옛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이었던 이재오 전 의원이 이끄는 늘푸른한국당과 다음 주 통합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김 의원 등의 복당에 대해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 진영은 장외 설전을 벌였다. 친박계인 김진태 의원은 “침을 뱉고 떠난 자들의 무임승차는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친박 의원 15명은 복당에 반발하며 의원총회 소집 요청서를 냈다. 반면 정진석 의원은 “참호 속의 동료에게 총구를 겨누지 말라”고 맞섰다. 홍 대표도 “시대의 흐름도 모르고 당랑거철(螳螂拒轍·사마귀가 수레를 막는다는 뜻) 같은 행동으로 당과 나라를 어지럽히는 철부지는 없어졌으면 한다”고 친박계를 겨냥했다.홍수영 gaea@donga.com·박훈상 기자}
자유한국당 친박(친박근혜)계에서도 서청원, 최경환 의원의 당적 정리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솔솔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제명된 상황에서 친박 핵심인 서, 최 의원을 지키자는 게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박계인 김태흠 최고위원은 6일 서, 최 의원에게 “억울한 점도 있겠지만 정치적 결단을 해 달라”며 탈당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총회에서 의원 3분의 2의 찬성으로 출당되기 전에 두 의원이 먼저 박 전 대통령을 따라 당적을 정리해 최소한의 명예라도 지키라는 취지다. 친박계의 정치적 기반인 TK(대구경북) 의원들 사이에도 최근 서, 최 의원에 대한 반응이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초선 의원은 “친박 대 친홍(친홍준표)의 갈등으로 비칠까 봐 잠자코 있지만 서, 최 의원의 진흙탕 싸움이나 홍준표 대표의 당 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7일 박 전 대통령 제명에 반발하는 일부 친박에 대해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해 비판했다. 특히 ‘보수 재건을 위한 당원 모임’ 회원 151명이 홍 대표를 상대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데 대해 “잔박(잔류 친박)들은 뒤에 숨고 이름 없는 사람들을 내세웠다. 국민들이 잔박보다 더 똑똑한 세상”이라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지난해 12월 27일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을 탈당하며 “진짜 보수 세력을 모아 보수의 적통을 이어가겠다”던 개혁 보수의 실험이 10개월여 만에 사실상 좌초됐다. 개혁 보수의 기치를 내걸고 출항한 바른정당이 6일 의원 9명의 탈당과 한국당 복당 선언으로 끝내 분당(分黨)으로 치달았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의원 13명이 집단 탈당한 데 이어 이날 2차 분열을 겪으며 바른정당은 원내교섭단체 지위마저 잃게 됐다. 한국당과의 재결합을 추진해 온 김무성 강길부 주호영 김용태 김영우 이종구 황영철 정양석 홍철호 의원 등 9명은 기자회견에서 “바른정당을 떠나 보수대통합의 길로 먼저 가겠다”고 탈당을 선언했다. 창당의 주역인 김무성 의원은 “바른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로 창당해 대선에 도전했는데 결과는 참담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북핵 위기 대응과 포퓰리즘을 바로잡아 달라는 보수층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남아 있는 의원 11명도 선도 탈당 행렬에선 빠졌지만 뒤숭숭한 분위기다. 한 의원은 “지역민을 만나 보면 여당일 때는 보수 혁신에 방점을 찍었지만 야당일 때는 여당 견제에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고 전했다. 의원실로도 “(한국당과) 통합하라”는 전화가 쏟아진다고 했다. 다른 의원은 “전날 작별 의원총회 이후 당 대표에 출마한 유승민 하태경 의원 등 5명 안팎을 빼면 다들 마음에 탈당과 잔류가 반반(半半)씩”이라고 말했다. 13일 열리는 바른정당 전당대회도 ‘반쪽짜리’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강파로 분류됐던 박인숙 정운천 의원은 당 대표 후보직을 사퇴했다. 파국을 막자며 “일단 전당대회를 연기하자”고 마지막으로 호소한 것이다. 하지만 직후 탈당파는 탈당 선언으로, 유 의원 등 다른 후보 4명은 전당대회 유지 회견으로 각각 ‘고(go)’를 택했다. 초대 대표를 지낸 정병국 의원과 유 의원은 동요하는 의원들과 함께 오찬과 만찬을 하며 수습에 나섰다. 당 안팎에서는 탈당파들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보수 대통합’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결국 생존을 위한 선택을 했다는 얘기다. 한 의원은 “무릎 꿇고 국민에게 사과한 지 1년도 채 안 됐는데 개혁 보수의 명분을 헌신짝처럼 던진 이들이 한국당에 돌아가 보수를 개혁하겠다는 말을 누가 믿겠느냐”고 말했다. 탈당한 의원 9명의 복당 절차가 완료되면 한국당은 116석으로 늘어난다. 이제 정치권의 관심은 한국당이 원내 1당을 탈환할지에 쏠리고 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의석수는 121석이다. 한국당은 4명 이상이 추가로 합류하면 여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를 막을 수 있는 국회선진화법 저지선(120석)을 확보하게 된다. 탈당 규모가 15명까지 늘어나면 한국당은 122석으로 후반기 국회의장과 내년 지방선거에서 ‘기호 1번’까지 노릴 수 있다. 그러나 보수 야당이 재결합해도 과반 의석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오히려 여권의 견제 심리가 발동하면서 추가 정계개편을 몰고 올 가능성도 높다. 당장 국민의당의 속내가 복잡하다. 바른정당과 연대 의지를 보여 온 안철수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을 비판하며 탄핵을 주도하고 정치개혁을 하겠다고 시작한 정당이지 않느냐.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반면 호남 출신인 박지원 의원은 “한국당 중심의 보수 세력이 뭉친다. 문재인 대통령이 연정 개혁벨트 구성을 하지 않으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이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특활비)를 받아 어디에 썼고, 어떻게 보관했는지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재만 전 대통령총무비서관(51·구속)은 검찰 조사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국정원 특활비를 전달했지만 돈을 어디에 썼는지는 모른다”고 주장했다. 안봉근 전 대통령국정홍보비서관(51·구속)은 “박 전 대통령에게 국정원 특활비를 어디에 썼는지 묻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국정원 돈이 박 전 대통령의 은밀한 비자금, 이른바 ‘통치자금’이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통치자금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변호를 했던 인사에게 확인한 결과 박 전 대통령은 ‘단 한 푼도 사적으로 사용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청와대가 부족한 업무추진비를 채우기 위해 국정원 특활비를 끌어다 썼다는 것이다. 3일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직후 청와대는 국정원의 특활비 상납을 중단시켰다가 두 달 뒤 다시 국정원에서 2억 원을 받았다. 국정원 관계자는 검찰 조사에서 “지난해 9월 안 전 비서관이 ‘박 전 대통령이 돈이 부족하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 지시니 2억 원을 보내라’고 연락을 해왔다”고 진술했다. 당시 국정원 측은 정호성 전 대통령부속비서관(48·구속 기소)에게 현금 2억 원을 전달했다. 정 전 비서관은 “2억 원을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청와대 관저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 건넸다”고 진술했다. 검찰에 따르면 국정원에서 돈 전달은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64)이 담당했다. 이 전 실장이 청와대 근처에 도착하면 주로 이 전 비서관 또는 안 전 비서관이 차량 편으로 마중을 나왔다. 이 전 실장은 두 비서관이 타고 나온 차에 함께 탑승해 청와대 부근을 돌면서 돈 가방을 전달했다고 한다. 검찰은 국정원 돈이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에게 흘러갔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올해 4월 최 씨의 뇌물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38)는 “최 씨가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검 조사실에서 마주쳤을 때 ‘박 전 대통령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에 현금을 놔뒀다. 그 돈으로 딸 정유라(21)와 손주를 돌봐 달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최 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최 씨는 (국정원 돈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정확한 돈 전달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청와대에 특활비를 갖다 주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남재준(73), 이병기(70), 이병호 전 국정원장(77)을 조만간 소환할 계획이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이 뇌물을 받은 것이므로 추가 수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국정원 특활비도 수사해야 한다고 맞불을 놨다. 김윤수 ys@donga.com·홍수영·박성진 기자}
자유한국당이 3일 ‘1호 당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적을 정리한 것은 보수 야당은 물론이고 정치권 전체에 정계 개편의 소용돌이를 몰고 올 수 있다. 우선 박 전 대통령 출당을 보수 재결합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바른정당 소속 의원 20명 중 7, 8명이 이르면 5일 탈당한 뒤 한국당으로 복당하며 야권 개편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바른정당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의원 8∼10명이 6일 방송 3사 당 대표 후보 경선 TV토론회 중계 전 탈당하자는 결심을 굳힌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당과의 재결합을 추진하는 통합파의 한 의원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5일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의원총회 직후 1차로 의원 7, 8명이 탈당을 선언하고, 이어 전당대회(13일) 전에 2차로 2, 3명이 더 합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분당(分黨)이 임박하면서 바른정당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파국을 막을 중재안으로 내놓은 한국당과의 통합전당대회 제안도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당 대표에 출마한 유승민 의원은 “한국당이 변한 게 하나도 없는데 무슨 희망을 보고 거기에 기어 들어가느냐. 통합전당대회 주장에도 찬성 못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외곽에 있는 보수 세력을 결집해 보수 통합의 효과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옛 친이(친이명박)계 이재오 전 의원이 이끄는 늘푸른한국당 등이 대상이다. 바른정당 일부 의원이 한국당 합류를 위해 탈당하는 순간 바른정당은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20석)이 무너진다. 20대 국회의 원내 기반도 기존 4당 체제에서 더불어민주당, 한국당, 국민의당 등 3당 체제로 재편된다.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 재결합이 속도를 내자 정치권에는 연쇄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당장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원내지도부는 공동 기자회견을 하며 정책연대의 출항을 알렸다. 양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방송법 개정안, 규제프리존특별법, 채용절차 공정화법(부정채용 금지법) 등을 처리하는 데 힘을 모을 계획이다. 이는 양당 간 중도정당 통합론이 당분간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일단 정책연대를 통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수 있는 길을 트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정책연대가 선거연대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그런 정도로 우리 당내에서도 지난번에 얘기를 했다. 이제 정책연대부터 활발히 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내 1당의 지위를 위협받는 민주당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에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로 구성되는 ‘2+2+2회의’를 제안했다. 보수 재편으로 몸집이 커질 제1야당 한국당을 제외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국민의당 호남 의원들을 흡수하는 방식의 여권 재편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홍수영 gaea@donga.com·최고야 기자}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이 2일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된 방송4법 개정을 위해 공조에 나섰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여권 우위로 재편되며 김장겸 MBC 사장 해임안 처리가 임박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전날 야 3당 원내대표 회동을 소개하며 “방송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문재인 정부가) 방송 장악 시도를 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게 합의사항”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와 3일 공동기자 간담회를 열어 방송법 개정안 등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가 필요한 법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방송법 개정안 처리에 여권이 추진하는 다른 법안을 연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야 3당이 공조에 나선 방송법 개정안은 지난해 7월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민의당, 정의당 소속 의원 162명이 공동 발의한 것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KBS, MBC, EBS 등 공영방송 이사를 여당이 7명, 야당이 6명 추천하고 사장 임명은 이사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뽑도록 하는 ‘특별다수제’를 따르도록 했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청와대와 여당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코드 인사’를 사장으로 선임하기 어렵다. 방송법 개정안은 9월 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된 이후 심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야 3당은 MBC 사장의 교체가 가시화되자 12월 9일 끝나는 정기국회 안에 개정안을 처리하겠다며 분주해졌다. 여당도 원칙적으로 “정치권이 공영방송의 지배구조에 개입하는 길을 막아야 한다는 대의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야 3당은 “개정되는 방송법에 따라 MBC 사장의 임명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야당 주장은 전 정권에서 임명한) 김장겸 사장의 임기를 보장하고 공영방송에 대한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려고 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수영 gaea@donga.com·길진균 기자}
바른정당 소속 의원 20명 중 보수 통합파 8명이 이르면 6일 집단 탈당을 결행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자유한국당과의 재결합 문제를 결론 내지 못하면 행동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한국당은 3일 표결 없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여부를 확정 지을 방침이다. 이로써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재통합을 놓고 ‘운명의 일주일’을 맞게 됐다. 바른정당은 1일 의총을 열어 한국당과의 재결합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진 못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두 보수 야당의 새 지도부를 함께 선출하는 방식으로 통합을 추진하는 ‘통합 전당대회’ 제안을 내놓으면서 논의가 연장된 것이다. 의원들은 5일 다시 모이기로 했지만 이미 ‘심리적 분당(分黨)’ 상태를 확인했다는 게 중론이다. 통합파의 수장인 김무성 의원은 의총에서 자강파의 주장을 일일이 반박하며 보수 통합의 필요성을 강하게 설파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한국당은 변한 게 없다”는 주장에 “한국당은 엄청 변하고 있다. ‘박근혜당’이었던 한국당이 박근혜를 내쫓는 게 엄청난 변화”라고 반박했다. 또 “새 지도부를 세운 뒤 통합 움직임을 이어가면 된다”는 주장에는 “지금 당 대표 후보의 면면을 보면 통합 논의는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은 분당이란 파국을 피하기 위해 전당대회(13일 예정)를 일단 연기하자는 주장을 일축했다. 유 의원은 “‘통합 전당대회’는 통합의 방법론일 순 있지만 그 자체가 (한국당과의) 원칙 있는 통합은 아니다. 전당대회는 예정대로 진행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 김 의원의 주장과 관련해 “새로 선출될 지도부가 통합 논의를 하지 않을 것으로 단정 짓는 데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통합파의 한 의원은 의총 뒤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5일에도 한국당과의 통합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면 우리는 원래 예정했던 수순대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과 강길부, 김영우, 김용태, 이종구, 황영철, 정양석, 홍철호 의원 등 8명과 원외당협위원장 60여 명은 이르면 6일 집단 탈당 뒤 한국당 복당을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 제명안을 의결하지 않고 처리할 방침이다. 박 전 대통령이 2일 밤 12시까지 탈당 권유에 대한 이의 제기를 하지 않으면 제명이 가능하다. 당 핵심 관계자는 “홍문표 사무총장이 최고위에 제명안을 보고하면 국회의 국무위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방식을 준용해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위원들의 찬반 의견을 모두 개진하게 하되 이후 제명안을 채택했다고 선언하는 방식이다.홍수영 gaea@donga.com·송찬욱 기자}

자유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최근 제2연평해전(2002년 6월 29일)에서 전사한 용사의 노모를 만난 일화를 전해줬다. 노모는 손목을 내보이며 자랑을 하더란다. 일명 ‘이니 시계’라 불리는 ‘문재인 대통령 기념 손목시계’였다. 추석 직전 전사·순직자 유가족 초청 청와대 오찬에서 받은 것이다. 노모는 “국회의원들도 안 가진 것을 내가 가지고 있다”며 웃었다고 한다. “북한에 퍼주기만 안 하면 좋겠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문 대통령이 참 잘한다”고도 했다. 노모는 시계 하나로 아들을 잃은 아픔을 잠시나마 위로받았을지 모른다. 대통령 시계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절대 반지처럼 ‘절대 시계’다. 제작 단가는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의 선물 한도(5만 원)를 넘지 않는 4만 원 수준이다. 하지만 시계 앞면에 새겨진 대통령 친필 사인과 봉황 문양 때문에 ‘명품 시계’가 부럽지 않은 묘한 힘이 있다. 이 시계를 차기만 하면 누구나 대통령과 가까운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여당 의원들은 시계로 ‘힘 있는 의원’ 행세를 할 수 있다. 심지어 야당 의원들도 하나 얻으려고 청와대에 알음알음 민원을 한다. 지역민들이 “우리도 대통령 시계 좀 보자”면 도리가 없다. 대통령 시계만큼 정권의 흥망성쇠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물건도 없다. ‘박근혜 시계’를 두고 빚어진 각종 논란은 박근혜 정권의 축소판이었다. 취임 후 1년도 안 된 2014년 1월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가 당시 여당의 원외 당협위원장에게 시계를 다섯 쌍씩 돌려 구설에 올랐다. 당 사무총장이던 친박(친박근혜)계 홍문종 의원은 “잘 활용하셨으면 좋겠다”는 발언으로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 예산으로 제작한 대통령 시계를 여권의 선거 전략에 활용한다는 야권의 공격이 빗발쳤다. 박 전 대통령 인기가 좋았을 때 일이다. 박 전 대통령의 시계 인심이 박해 여당에선 원성도 자자했다. 2015년 8월 모처럼의 청와대 오찬 직후 여당 의원들의 분위기가 싸했다. 알아보니 오찬장에서 늦게 나온 이들만 종이가방을 하나씩 챙겼다는 것이다. 청와대의 ‘의전’ 실수였지만 못 받은 의원들은 뿔이 났다. 그러나 그 귀했던 ‘박근혜 시계’도 찬밥 신세가 되는 순간이 왔다. 이듬해 20대 총선을 마친 뒤부터다. 한 친박 의원이 “얼마 전 ‘박근혜 시계’를 세 쌍이나 받았지만 곧장 서랍장에 넣었다”고 하던 모습이 기억난다. 그 시계들은 지금 다 어디에 있을까. 지난달 22일 한 바자회에서 ‘문재인 시계’ 한 쌍이 420만 원에 낙찰됐다. 정권이 출범한 지 6개월, ‘문재인 시계’뿐만 아니라 ‘문재인 우표’ ‘문재인 책’ 등 ‘이니 굿즈’가 두루 인기다. 그간 우리 역사에는 쓰린 진실이 있었다. 역대 어느 대통령의 시계도 ‘절대 시계’에서 ‘서랍장 시계’를 거쳐 ‘휴지통 시계’로 몰락하는 과정을 피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꼭 국정 농단 사태가 아니었대도 대통령 5년 단임제의 한계이기도 했다. ‘이니 굿즈’에 대한 열광에는 이 같은 불행한 ‘대통령 역사’를 끊고 싶은 국민의 바람이 투영됐을 테다. 한국당 관계자는 제2연평해전 유가족이 안보를 강조해 온 자신들보다 문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모습을 보면서 당장 씁쓸했을 수 있다. 그러나 노모가 ‘문재인 시계’를 정권 말까지 소중히 차고 다니시면 좋겠다. 더불어 ‘성공한 대통령’을 갖고 싶어 하는 국민의 바람은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는다는 점을 집권 세력이 잊지 않으면 한다. 홍수영 정치부 기자 gaea@donga.com}

자유한국당의 보이콧으로 ‘반쪽짜리’로 진행돼 온 국정감사가 종료를 하루 앞둔 30일 정상화됐다. 보이콧 선언 나흘 만에 한국당이 국감 복귀를 선언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12개 상임위는 부처별 종합감사를 진행했다. ○ ‘은둔의 경영자’ 이해진 “네이버, 언론과 달라” 과방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감사에서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증인으로 불러 미디어 시장에서 네이버의 부당 편집과 광고 시장에서의 독과점 문제 등을 추궁했다. 이 창업자는 외부 노출을 꺼려 ‘은둔의 경영자’로 불린다. 국감 출석도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껏 대외 활동을 자제했던 그는 답변 중 종종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다. 이 창업자는 스포츠 뉴스를 의도적으로 재배치한 것과 관련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향후 개선 방향이나 여론 조작 의혹에 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네이버는 최근 자사 직원이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청탁을 받고 K리그 축구 기사를 부당 재배열한 사실이 드러났다. 네이버 한성숙 대표가 최근 사과문을 올렸고, 한 대표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도적인 뉴스 편집이 없도록 근본적 해결책을 마련하겠다”며 다시 사과했다. 뉴스 공정성과 관련된 질의가 집중됐으나, 이 창업자는 네이버에서 글로벌 투자만 담당하고 있어 현안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답변을 피해갔다. “네이버를 언론으로 보느냐”는 의원 질의에 이 창업자는 “뉴스 생산을 하지 않아 기존의 언론과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통적인 언론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언론이라 생각하느냐’는 추가 질의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또 네이버가 언론 조작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질의에는 “현재 해외사업을 담당하고 있어 내용을 깊이 있게 알지는 못한다”고 답했다. 다만 이 창업자는 뉴스 서비스 공정성과 관련해 “외부 기관에 더 많은 권한을 맡기겠다고 시사했다. 그는 “외부 공격에 대한 위협이 없다면, 뉴스 서비스 알고리즘을 공개하는 것이 장기적으론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네이버 편집 책임을 강화하고 견제하는 뉴미디어 편집위원회 설립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 야당 “네이버 청문회 열어야” 한국당 의원들은 이 창업자의 국감 증인 출석 여부와 별개로 과방위 차원에서 네이버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태 한국당 의원은 “국민을 기만한 네이버에 대한 검찰 고발과 함께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네이버가 기사 순위를 재배열하면서 옥상옥으로서 언론 위에 군림하려 한다”고 했다. 광고 시장에서 독과점적인 지위라는 지적에 대해서 이 창업자는 일부 의원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국당 김정재 의원은 네이버의 검색 광고인 ‘파워링크’ 서비스를 “유전(有錢) 앞줄, 무전(無錢) 뒷줄”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돈만 내면 품질과 상관없이 광고비에 따라 (검색 결과에서) 앞줄에 간다. 네이버가 손만 대면 중소기업이 팍팍 쓰러진다”며 따졌다. 이 창업자는 “검색 광고 방식은 네이버뿐만 아니라 구글 등 전 세계 검색 엔진이 다 하는 방법”이라고 반박했다. 또 네이버가 시장지배적 사업자여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이 창업자는 “구글은 시장점유율 90%를 갖고 있는 데 반해 우리는 한국에서 70%를 지키고 있다. 인터넷은 국내만 보시지 말고 세계도 같이 보시는 게 좋겠다. 광고 수도 구글과 비교하면 네이버가 절대로 많지 않다”라고 답했다. 이 창업자의 답변 태도를 놓고 여야 의원 간 공방도 오갔다. 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네이버의) 실질적인 오너가 이해진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해외로 뻗어나가려고 애 쓰는 분인데 죄인 취급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당은 국감에 복귀했지만 국감장 곳곳에서 여야 간 마찰이 벌어졌다. 한국당 의원들은 장례식장에서 볼 법한 검은 정장과 넥타이 차림으로 국감장에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의 방송 장악으로 공영방송이 사망했다’는 항의 표시 차원이었다. 홍수영 gaea@donga.com·임현석·송찬욱 기자}

# 검찰은 최근 주요 대기업의 사회공헌팀에서 2008년 이후 최근까지 공익단체 지원 내용을 제출받았다. 압수수색 영장 없이 수사 참고자료를 요청하는 형식이었다. 사회공헌 담당 임원들도 여러 차례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이 사실상 이명박 정부까지 거슬러 올라가 보수 정권 9년간 대기업의 기부 명세를 다 들여다보는 셈이다. 이는 박근혜 정권이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을 통해 보수단체를 지원했다는 일명 ‘화이트리스트’ 수사의 확대 버전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결국 보수단체 지원 사실을 실토하라는 거니 정부의 ‘야마’(핵심이란 뜻의 일본말)에 맞춰 보수단체 위주로 제출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검찰이 영장 없이 무리한 전수 조사를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 27일 자유한국당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장.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냥한 ‘다스’ 실소유주 의혹, 박근혜 정부 이재만 안봉근 전 비서관의 경찰 인사 개입 의혹,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관련 논란, 채동욱 전 검찰총장 개인정보 유출 의혹, 롯데월드타워 건립 특혜 의혹, 강원랜드 채용 비리, KBS 등 방송 장악 의혹 등 대략 10개 안팎의 수사를 촉구하는 주문이 쏟아졌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이 같은 적폐청산 수사 촉구에 “유념하겠다. 엄중히 최선을 다해 수사하겠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 ‘자나 깨나 적폐청산’에 곳곳 대치 검찰, 국가정보원, 정부 부처 등 여권이 전방위로 적폐청산을 추진하면서 대한민국이 온통 ‘지뢰밭’이다. 검찰의 수사력이 총집결된 서울중앙지검은 현재 적폐청산에 ‘다걸기(올인)’하고 있다. 수사부서 24곳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9곳에서 적폐 수사를 하고 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과 국군 기무사령부의 심리전단 활동을 비롯해 보수 정권 9년의 치부에 검찰의 칼끝이 향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다스㈜ 실소유주 의혹도 첨단범죄수사1부에 배당했다. 문화체육관광부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 등 정부 부처의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도 속속 수사를 의뢰하고 있어 검찰의 수사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코너에 몰린 보수 야당은 ‘정치 보복’이라며 반격에 나섰다. 자유한국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640만 달러 수수 의혹 사건을 검찰에 고발하며 ‘맞짱’을 떴다. 청와대가 각 부처에 적폐청산 TF를 구성하라는 공문을 발송한 것과 관련해선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백원우 민정비서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 전 대통령 수사 가능성을 내비친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 대해선 ‘해임 카드’도 거론했다. 당초 적폐청산은 국정 농단 사태를 계기로 상식적이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자는 ‘촛불 민의’에서 출발했다.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을 ‘촛불의 명령’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다. 유인태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국가기관이 불법행위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줘야 우리 사회가 한 단계 성숙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적폐청산은 과거 권력의 잘못된 행태를 끊자는 개혁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가 원로와 전문가 사이에선 적폐청산의 본래 취지가 흐려지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적폐청산이 ‘전환기 정의 세우기’라는 정당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컨트롤타워가 돼 진두지휘하다 보니 ‘정치 보복’이라는 반격을 불렀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정치적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 적폐청산 대상 목표 명확해야 문재인 정부는 출범 6개월을 맞도록 적폐청산 외에 별다른 미래 청사진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적폐청산을 국정의 최우선 목표로 삼으면서 적폐로 몰린 이들의 저항이 커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 대한 기대를 채워주지 못한 채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적폐청산에 대한 국민의 피로감만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적폐청산을 하자면 양파 껍질 까듯 5년 내내 계속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원종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김영삼 정부)은 “적폐청산은 미래로 가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것인데 이 정부가 하려는 적폐청산이 무엇이고, 어떻게 하려는 것인지 현실적인 비전이 없다”고 말했다. 김영삼 정부 때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 도입과 같은 적폐청산은 ‘한국병 치유’라는 국정 비전을 국민과 공유하며 동력을 얻었다는 것이다. 적폐청산의 칼끝이 정해진 수순처럼 이 전 대통령을 정조준하는 것에도 우려가 나왔다.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는 “정치의 본질은 사회 통합이다. 여권이 적폐청산이라는 미명으로 ‘한풀이 정치’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라”고 주문했다. 과거 정권의 폐단을 문재인 정부 임기 내 다 뜯어고치려는 것 자체가 과욕이라는 지적도 있다. 허 석좌교수는 “부처별로 잘못된 관습이 있다면 조용히 들춰내 가능한 것부터 고치고, 임기 말에 국민 앞에 결산 보고를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런 뒤 미처 못 한 부분에 대해선 국민의 선택을 다시 구하는 게 ‘책임 정치’라는 얘기다.홍수영 gaea@donga.com·송찬욱·전주영 기자 ● 도움말 주신 분(가나다순)김형오 전 국회의장, 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유인태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이용모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한국정책학회장), 이원종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임채정 전 국회의장,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 최경환 의원에게 ‘탈당 권유’ 결정을 내렸지만 친박계는 30일 열릴 최고위원회의에서 징계안을 부결시키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박 핵심 의원은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 등에 대한 ‘탈당 권유’ 징계가 확정되려면 최고위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며 “현재 지도부 구성을 볼 때 징계안이 부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규인 ‘윤리위원회 규정’ 21조 2항에 따르면 당원에 대한 제명은 윤리위원회의 의결 후 최고위의 의결을 거쳐 확정하도록 돼 있다. 이를 근거로 최고위의 의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한국당에서 홍준표 대표를 비롯해 의결권을 가진 최고위원은 현재 9명이다. 이 가운데 김태흠 류여해 이재만 최고위원과 정우택 원내대표, 김광림 정책위의장 등 5명이 친박계로 분류된다. 류, 이 최고위원은 일찌감치 박 전 대통령의 출당에 반대해 왔고 김 최고위원도 표결로 갈 경우 징계안에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뜻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탈당 권유’ 징계안을 확정하는 데 최고위의 의결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지에는 해석의 여지가 있다. 홍 대표와 친박계가 표 대결로 갈 경우 어느 한쪽이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그런 만큼 강 대 강 충돌을 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홍 대표와 서 의원 간 정면충돌은 23일 국회 국정감사장으로 번졌다.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국감에서 “홍 대표가 ‘항소심에 가서 (‘성완종 리스트’의 핵심 증인인) 윤모 씨의 진술을 번복하게 해 달라’고 서 의원에게 통화한 객관적 자료를 저희 당이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서 의원은 “성완종 사건 검찰 수사 과정에서 홍 대표가 나에게 협조를 요청한 일이 있다”고 폭로했다. 홍 대표는 이날 4박 5일 일정으로 미국으로 출국하며 서 의원을 향해 “6년간 박 전 대통령을 팔아서 호가호위했던 분”이라면서 “탄핵 때는 숨어 있다가 자신의 문제가 걸리니 이제 나와서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좀 비겁하다”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바른정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이 국민의당과의 제3지대 통합론에 대해 “개혁보수의 원칙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과 정당을 같이 할 수는 없다”면서 제동을 걸었다. 유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보를 확실히 지키는 게 개혁보수다. 국민의당은 안보 문제에서 그동안 오락가락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의 유불리만 따져서 그저 숫자와 세력을 불리기 위한 셈법은 하지 않겠다”며 “선거를 앞두고 원칙도, 명분도 없는 정치공학적 통합은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범중도보수 통합 구상을 밝혔던 유 의원이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은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분출되는 설익은 통합론이 되레 ‘제3의 길’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자유한국당과의 재결합을 추진하는 당내 통합파로부터 ‘야합’이라고 역공을 당하는 상황도 불거졌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회동 여부에 대해 “만날 계획이 없다”며 “우리는 우리 길을 가겠다. 안 대표든 누구든 같이 가겠다면 그 길 위에서 만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당내 통합파의 구심점으로 보수 재결합을 위해 집단 탈당까지 고려하고 있는 김무성 의원에 대해선 “저는 제 갈 길이 있고 그분은 그분의 갈 길이 있다”며 분당(分黨)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자유한국당이 20일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물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자진 탈당을 권유했다. 이로써 한국당은 2012년 이후 당의 최대 주주였던 박 대통령과 공식적으로 절연(絶緣)하게 됐다. 한국당 중앙윤리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보수 진영의 결집을 위해 불가피하다”며 박 전 대통령과 친박(친박근혜) 핵심인 서청원 최경환 의원에 대해 ‘탈당 권유’ 징계를 의결했다. 통상 현역 의원이 아닌 당원은 탈당 권유를 받은 뒤 이를 거부할 경우 열흘 뒤 자동 제명된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선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열흘 뒤인 10월 30일경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제명 여부를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에서 출당 작업이 본격화된 8월 이후 기류를 감안할 때 자진 탈당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정주택 윤리위원장은 의결 직후 “당에서 서울구치소로 (자진 탈당 의사를 묻는) 서한을 발송한 것으로 전해 들었지만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됐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박 전 대통령은 사실상 출당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역 의원인 서, 최 의원을 제명하려면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이 때문에 두 의원의 제명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르면 이달 말 출당 조치가 완료되면 박 전 대통령은 1998년 정계 입문 이전의 ‘나 홀로 박근혜’로 돌아가게 된다. 박 전 대통령은 긴 침묵 끝에 6개월의 구속 만기 마지막 날인 16일 ‘재판 보이콧’을 선언하며 ‘옥중 정치’를 예고했다. 이 같은 결정이 향후 재판 결과에 어떤 영향을 줄지, 야권발 정계개편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홍수영 gaea@donga.com·이호재 기자}

자유한국당이 20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탈당 권유’ 징계안을 의결하자 일부 친박(친박근혜)계는 “패륜행위”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대상자이기도 했던 최경환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하며 변호사도 없이 외로이 투쟁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 출당 요구는 유죄를 인정하라는 패륜행위이자 배신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 의원은 “정치적 신의를 짓밟고 개인의 권력욕에 사로잡혀 당을 사당화하는 홍준표 대표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며 앞으로 이를 위해 끝까지 싸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친박계 의원들도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연장에 대한 아쉬움도 있는데 무리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등의 불만이 나왔다. 하지만 이날 중앙윤리위원회의가 열린 여의도 당사에서 별다른 소동은 없었다. 시간과 장소가 사전에 공개됐는데도 돌발 사태 없이 징계 의결이 마무리된 것. 이를 두고 쪼그라든 친박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는 말도 나왔다. 3월 법원에 제출할 박 전 대통령의 불구속 수사 청원서에는 80여 명의 친박 의원이 이름을 올렸지만, 박 전 대통령 불구속 재판을 촉구한 지난달 28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장에는 16명만 모습을 나타냈다. 16일 박 전 대통령이 첫 법정 메시지를 내놓자 이제 정치권에선 ‘정치인 박근혜’의 부활 가능성을 놓고 설왕설래하는 모습이다. 한국당과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절연(絶緣)이 몰고 올 정계 개편도 여의도 정가의 화두다.○ 숨죽이고 동향 살피는 친박 박 전 대통령의 ‘옥중 투쟁’ 메시지 이후 20일까지 한국당에서 이름이 들어간 성명서를 통해 ‘박근혜 지킴이’로 나선 의원은 최 의원과 김태흠, 박대출, 이장우 의원뿐이다. 4선인 최 의원을 제외한 세 의원은 모두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시절인 2012년 19대 총선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김진태 의원처럼 페이스북으로 박 전 대통령 출당에 항의한 의원도 더러 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는 분위기가 조용하다. 사석에선 의원들도 곧잘 얘기한다. 박 전 대통령에게 동정론을 펴는 이들은 출당을 추진한 홍 대표를 향해 “고마 해라. 마이 묵었다”고 말한다. “당이 망하게 생겼는데 박근혜를 그만 놓자”고 주장하는 의원도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커튼 뒤에서다. 특히 ‘보수의 심장’인 TK(대구경북) 의원들은 전통 지지층의 마음이 어디로 향할지 몰라 견해를 내놓은 뒤 실명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다. 친박 핵심 인사 가운데 ‘탈박(脫朴)’도 속속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정권 당시 친박계 내부의 서열을 꼽으면 열 손가락 안에 들었던 한 의원은 최근 “그간 (박 전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옹호했던) 외눈박이로 산 것 같다”면서 ‘전향’을 선언했다고 한다. ○ “전통 지지층 결집” vs “이미 정치적 사망” 청와대 전직 참모를 중심으로 한 당 일각에서는 옥중 투쟁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부활할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러운 예측을 내놓았다. 한 전직 청와대 참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할 때 지지율이 한 자릿수였는데도 지금 정치적으로 살아났다”면서 “박 전 대통령도 살아계시든, 돌아가시든 언젠가는 어쩔 수 없이 (정치권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도 TK 친박 의원들에게 “반드시 반전의 기회가 온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 명예회복을 할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회의적인 시각이 상당하다. 박 전 대통령이 국정 농단 사태와 이후 전개된 탄핵 정국의 주요 고비마다 악수(惡手)를 두며 이미 정치적으로 사망 선고를 받았다는 것이다. 한 한국당 의원은 “‘박정희 향수’가 강한 TK 일부에서는 몰라도 이미 ‘국민 밉상’이 돼 예전처럼 보수 전반에 영향력을 갖기는 힘들다”고 평가했다. 한 친박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3월 삼성동 사저에 돌아왔을 때나 구속됐을 때 지도자의 면모를 보였더라면 부활할 수도 있었다”면서 “이제 ‘정치인 박근혜’는 끝났다”고 말했다. 다른 당직자는 “‘정치인 박근혜’의 부활은 친박 핵심 세력이 정권을 잡을 때나 가능한데 이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며 “보수의 부활은 있을 수 있지만 박근혜의 부활은 힘들다”고 말했다.○ 朴 출당, 정계 개편 물꼬 트나 한국당과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결별이 이뤄지면서 여의도에는 ‘정계 개편’ 도미노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진원지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다. 최근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한국당과 바른정당 통합파 간 보수 통합 움직임은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보수우파 통합추진위원회’ 실무모임 대변인을 맡은 바른정당 황영철 의원은 이날 박 전 대통령 출당 조치에 대해 “보수의 대통합을 위한 새로운 발걸음에 힘이 되는 큰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12월 탄핵에 대한 입장차로 새누리당(현 한국당)을 탈당했던 이들로서는 최소한의 복귀 명분이 마련된 셈이다. 서청원, 최경환 의원에 대해서도 제명이 이뤄질 경우 바른정당 이탈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바른정당 자강파와 국민의당의 통합 흐름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아직 통합 논의가 본격화하지 않았는데도 양당 의원들은 벌써부터 새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비롯해 내년 6·13지방선거에서 연합 공천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바른정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도 11·13전당대회 이후 중도보수 통합을 추진할 예정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의석수가 늘며 원내 1당의 지위가 위태로워질 것에 대비해 국민의당과의 연정 논의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국민의당 호남 지역 의원을 대상으로 ‘민주당 복귀’ 카드를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홍수영 gaea@donga.com·송찬욱·박훈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유남석 광주고등법원장을 지명했지만 여야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여당은 김이수 헌재소장 권한대행 체제 논란을 낳은 법률적 미비를 강조한 반면 야당은 새 헌재소장 임명을 거듭 촉구하며 맞섰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유 후보자는 법원 내 대표적인 헌법 전문가로 적격인 인물”이라고 환영했다. 이어 “국회는 헌재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직 재판관을 소장으로 임명할 때 잔여 임기만 하는지, 6년 임기가 새로 시작하는지를 놓고 해석이 엇갈리는 부분부터 국회가 먼저 정리해야 한다는 얘기다. 반면 헌재소장 후보자 대신 재판관 후보자를 받아들며 허를 찔린 야당은 발끈했다. 자유한국당은 전희경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헌재소장을 명명백백하게 새롭게 지명해 국회의 검증을 받아라”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도 “헌법재판관만을 지명했다는 것은 권한대행 체제를 계속 가져가겠다는 아집”이라며 “문 대통령은 헌재를 더 이상 흔들지 말고 신임 헌재소장 지명 계획을 명확히 밝혀라”고 촉구했다. 바른정당 이종철 대변인은 “유 후보자 역시 우리법연구회 멤버이자 주축”이라며 편중 인사를 우려했다. 호남이 주요 지지 기반인 국민의당에선 전남 목포 출신인 유 후보자에게 우호적인 기류가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지명 방식에 대해선 다른 야당과 마찬가지로 비판적이다. 유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진행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간사인 이용주 의원은 “이번 지명은 꼼수”라면서 “유 후보자를 향후 헌재소장으로 임명할 계획이라면 이날 헌재소장 후보자로 동시 지명해 두 번의 인사청문 절차를 밟지 않도록 하는 게 헌법 관례에 맞다”고 했다. 홍수영 gaea@donga.com·장관석·배석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