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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과 눈물이 뒤섞여 뺨을 타고 흘러 내렸다. 후배들은 몰려나와 샴페인과 맥주를 쏟아 부었다. 얼마나 기다려온 순간이었나. 그 맛은 황홀하기만 했다. 박세리(33)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떠날 줄 몰랐다. 극적인 부활이었다. 지난 2년 10개월 동안 55개 대회에 출전하고도 트로피가 없었다. 무관의 시간이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다. 하지만 박세리는 다시 일어섰다. 17일 미국 앨라배마 주 모빌의 매그놀리아 그로브 골프장(파72)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벨 마이크로 클래식. 박세리는 18번 홀(파4·402야드)에서 열린 3번째 연장전에서 극적인 버디를 낚아 우승했다. 2007년 7월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 클래식 우승 이후 오랜 침묵을 깼다. 통산 25승째. 박세리는 브리타니 린시컴(25·미국), 수잔 페테르센(29·노르웨이)과 공동 선두(13언더파)로 4라운드에 들어갔다. 경기 초반 흐름은 좋지 않았다. 박세리는 3번 홀까지 1타를 잃어 단독 선두에 나선 린시컴에 2타 뒤졌다. 이 때 하늘이 도왔다.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로 4라운드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장타자인 린시컴, 페테르센보다 거리가 뒤지는데다 전날 밤 101mm의 비가 내려 페어웨이가 흠뻑 젖은 상황. 게다가 체력도 열세. 여러모로 불리했던 박세리에게 행운이 찾아왔다. 우승자는 세 명의 연장전으로 가려지게 됐다. 페테르센이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보기를 해 먼저 탈락했다. 운명의 연장 세 번째 홀. 박세리의 드라이버 티샷은 오른쪽 페어웨이 벙커에 빠졌다. 린시컴의 티샷은 페어웨이에 안착. 박세리는 170야드를 남기고 6번 아이언으로 한 벙커샷이 핀 3m에 떨어졌다. 여유를 보이던 린시컴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8번 아이언으로 한 두 번째 샷은 디벗을 깊게 내며 벙커에 빠졌다. 린시컴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3온에 이어 내리막 5m 거리의 만만치 않은 파 퍼트에 성공했다. 연장전에서 통산 5전승으로 승률 100%를 기록하고 있던 승부사 박세리는 버디 퍼트를 기어이 컵에 떨어뜨린 뒤 오른 손을 번쩍 들었다. 존경하던 선배를 응원하기 위해 6시간 넘게 기다리던 '세리 키즈' 신지애(22), 양희영(21), 최운정(19)은 그린으로 달려가 얼싸안으며 우승 세례를 했다. 항공편까지 취소하며 응원한 신지애는 "세리 언니가 우승하는 장면을 직접 본 것은 처음이다. 굉장히 영광스럽고 뿌듯했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페테르센이 우승했더라면 신지애는 2주 만에 세계 1위에서 물러날 수 있었다. 박세리가 그의 여왕 자리를 지켜준 셈. 박세리의 우승 소식을 접한 최경주는 "실력은 어디 가는 게 아니다. 기회가 오면 잡기 마련이다. 마음고생도 해갈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시련이 찾아와도 오뚝이처럼 일어난 희망의 전도사였다. 2004년 미켈럽울트라오픈 우승으로 명예의 전당 가입 포인트를 채운 뒤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렸다. 2005년 우승 없이 평균 타수가 74.21타까지 치솟으며 상금 랭킹은 102위로 처졌다. '목표를 상실한 박세리는 이젠 끝났다'는 말까지 나왔다. 정신력을 키우려고 태권도와 킥복싱까지 한 끝에 2006년 맥도널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그린에서 펄쩍 뛰며 눈시울을 붉혔다. 2007년 우승 후 그는 자신의 영향으로 골프에 매달려 성공 시대를 연 후배들을 격려하는 역할에 치중할 때가 많았다. 그러면서도 땀을 흘렸다. 지난해 후반부터 찾아온 퍼트 난조를 극복하기 위해 전담 코치까지 둘 정도로 의욕을 보였다.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어요. 그날까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인내와 훈련뿐이었죠. 우승을 많이 했지만 오늘은 정말 특별한 날입니다." 이번 우승으로 박세리는 박수 받으며 떠나고 싶다는 자신의 향후 계획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게 됐다. 20대 중반만 넘어서면 기량이 쇠퇴하기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기에도 충분하다.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에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이 된 박세리. 새로운 골프 인생은 벌써 시작된 지도 모른다.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한국 여자 셔틀콕이 결코 무너질 것 같지 않던 만리장성을 허물었다. 배드민턴 여자대표팀은 1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23회 세계여자단체선수권(우버컵)에서 7연패를 노리던 세계 최강 중국을 3-1로 꺾었다. 1956년 시작된 이 대회에 한국은 1984년 처음 출전하기 시작해 중국의 벽에 막혀 준우승만 5차례한 뒤 사상 처음으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김중수 대표팀 감독은 “결승에서만 중국에 5번 진 뒤 거둔 승리라 더욱 감격스럽다. 꼭 한번 해보자고 선수들과 똘똘 뭉쳤다. 스승의 날을 맞아 선수들에게서 큰 선물을 받았다”고 기뻐했다. 한국은 여자 배드민턴 강국으로 불렸지만 단체전에서는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3단식과 2복식으로 치러지기에 열세 종목인 단식의 핸디캡을 극복하지 못한 탓이다. 결승에 앞서 중국 리융보 감독은 “올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이긴다”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이날 한국은 세계 16위 배승희(KT&G)가 1단식에서 세계 1위 왕이한을 접전 끝에 2-0(23-21, 21-11)으로 눌러 이변을 예고했다. 왕이한에 2전패였던 배승희는 “중국이 워낙 강해 부담 없이 경기를 즐긴 게 승인이다. 긴 푸시 공격이 잘 먹혀들었다”고 말했다. 1복식에서는 이효정(29·삼성전기)-김민정(24·전북은행) 조가 세계 1위 마진-왕샤오리 조에 2-1(18-21, 21-12, 21-15)로 역전승했다. 2연승으로 기세를 올린 한국은 2단식에서 성지현(19·한국체대)이 졌지만 2복식에서 맏언니 이경원(30·삼성전기)이 하정은(23·대교눈높이)과 호흡을 맞춰 세계 2위 두징-위양 조에 2-1(19-21, 21-14, 21-19)로 역전승해 승리를 결정지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양수진(19·넵스·사진)이 프로 첫 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했다. 양수진은 16일 경주 디아너스CC(파72)에서 끝난 제24회 태영배 한국여자오픈 최종 3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쳐 합계 4언더파 212타로 아마추어 이은주(17·대전체고)와 동타를 이룬 뒤 세 번째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이겼다. 2008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드전을 1위로 통과하며 지난해 프로에 뛰어든 양수진은 대형 신인으로 주목받았으나 지난해 아쉽게 신인왕 포인트 랭킹에서 2위에 머물며 신인상을 안신애에게 내줬다. 하지만 이번 우승으로 메이저 퀸에 등극하며 1억3000만 원의 상금을 받아 상금 랭킹 23위에서 선두로 뛰어올랐다. 1타 차 선두로 18번홀(파4)에 나선 양수진은 뼈아픈 3퍼트로 보기를 해 이은주와 연장에 들어갔다. 18번홀에서 계속된 연장 첫 번째 홀과 두 번째 홀에서 이들은 똑같이 보기와 파를 기록하며 팽팽히 맞섰다. 역시 18번홀에서 열린 세 번째 연장전에서 양수진은 특유의 장타를 앞세워 가볍게 파를 잡아 티샷과 세컨드 샷을 연이어 벙커에 빠뜨리며 보기를 한 이은주를 따돌렸다. 2003년 송보배 이후 7년 만에 이 대회 아마추어 챔피언을 노린 이은주는 첫 번째 연장전에서 두 번째 샷을 홀 1m에 붙이고도 3퍼트로 보기를 한 게 아쉬웠다. 지난해 우승자 서희경(하이트)은 2라운드까지 8오버파로 부진해 3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박세리(33), 신지애(22·미래에셋), 최나연(23·SK텔레콤).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 여자 골프의 간판인 이들은 한지붕 식구로 불린다. 같은 매니지먼트 회사에 몸담고 있어서다. 대형 스타들의 뒷바라지에 앞장서고 있는 주인공은 세마스포츠마케팅 이성환 대표(45). ‘필드의 마당발’로 불리는 이 대표는 소속 선수들이 주요 행사에 참석할 때마다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선수들과 깊은 신뢰를 쌓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조건은 그 다음 문제죠.” 이 대표는 선수의 스폰서 및 광고 계약과 일정 관리, 홍보 등의 업무뿐 아니라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것으로 유명하다. 20일부터는 총상금 9억 원 규모인 SK텔레콤오픈의 진행을 맡는다. 대회가 열리면 그는 현장을 누비며 의전, 경호, 갤러리 통제 등 온갖 궂은일을 다 한다. 연예계 출신인 이 대표는 배우 배용준 유오성 씨 등의 매니지먼트 일을 돕다 1999년 박세리와 인연을 맺은 것을 계기로 골프 이벤트 대행 업무에 뛰어든 뒤 2002년 회사를 설립했다.영화 ‘제리 맥과이어’(1996년)에는 “Show me the money”라는 유명한 대사가 나온다. 미식축구 선수가 스포츠 에이전트인 톰 크루즈에게 한 말이다. 이 대표는 영화 속 배우가 부러워할 만한 대박 스폰서 계약을 자주 성사시켰다. 2002년 박세리와 CJ의 150억 원 계약, 올 들어 신지애와 미래에셋의 5년간 최대 75억 원 계약, 최나연과 SK텔레콤의 5년 재계약 등이 그의 손끝을 거쳤다. 계약 성사의 비결은 무얼까.“협상에 앞서 상대에 대해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사전 정보 수집에 만전을 다하죠. 누구를 만나든 어떤 화제로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다양성을 갖추려고 애씁니다.”국내 유일의 LPGA투어 대회도 독자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2004년에는 200만 달러에 이르는 거액의 초청료를 들여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첫 한국 방문을 성사시켰다.이 대표는 골프에만 머물지 않는다. 테니스 스타 마리야 샤라포바와 비너스 윌리엄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데러와 왼손 천재 라파엘 나달의 슈퍼 매치와 아이스 쇼를 대행해 국내 스포츠팬들을 열광시켰다.쓰라린 기억도 있다. 2007년 연이은 악재에 허덕였다. 서울에서 샤라포바와 맞붙을 예정이던 린지 대븐포트가 임신으로 방한을 취소한 데 이어 김연아 아이스쇼는 목동링크의 화재로 무산됐다. 경북 경주에서 열린 LPGA투어 코오롱챔피언십은 비바람으로 3라운드가 취소돼 입장권 환불 사태가 벌어졌다.“물불 안 가리고 달리다 뒤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죠. 사회적인 책임 의식도 커졌습니다. 위기관리의 노하우를 익힐 수 있었습니다.”이 대표는 스포츠와 교육을 접목시킨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스포츠는 지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만듭니다. 이런 속성은 훌륭한 교육 수단이 됩니다. 운동을 놀이처럼 즐기게 하면 심성과 체력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2006년 2월 21일 여자 골프 세계 랭킹이 처음 발표됐을 때 1위에 올라 60주 동안 정상을 지켰다. 뒤를 이어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158주 동안 그 자리에 머물렀다. 이달 초 고별 무대에 나선 오초아를 랭킹표 꼭대기에서 밀어낸 신지애(미래에셋·사진)는 2주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신지애가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새 골프 여왕으로 장수할 수 있을까. 13일 미국 앨라배마 주 모빌의 RTJ골프트레일(파72)에서 개막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벨마이크로클래식은 그 판도를 점쳐 볼 수 있는 무대다. 신지애는 세계 1위에 오른 뒤 처음으로 LPGA투어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신지애뿐 아니라 랭킹 11위 이내의 모든 선수가 출전해 정상을 향한 뜨거운 승부가 예상된다. 시즌 5개 대회에서 3승을 휩쓴 미야자토 아이(일본)는 강력한 경쟁자다. 미야자토는 랭킹 포인트에서 신지애(9.29점)에 0.12점 뒤진 2위. 3위 청야니는 8.82점. 대회 때마다 순위가 요동칠 수 있다. 이번 대회 우승자는 30점, 2위는 19점 정도의 랭킹 포인트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에 최근 2년간 대회의 획득 포인트를 합산해 랭킹이 매겨진다. 신지애는 올 시즌 LPGA투어 4개 대회에서 아직 우승은 없지만 최근 3개 대회 연속 5위 이내에 들며 컨디션을 되찾고 있다. 강도 높은 겨울 훈련으로 근력이 강화되면서 대회 때마다 아이언을 교체할 만큼 클럽 선택에 애를 먹었지만 이달 초 일본투어 우승을 계기로 마음에 드는 그라파이트 샤프트를 찾았다. 이 대회 코스를 처음 접하는 신지애는 “오랫동안 품어왔던 세계 1위의 꿈을 이룬 만큼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상민이도 가고, 지원이도 가고….”프로농구 SK의 ‘람보 슈터’ 문경은(39·사진)은 최근 밤잠을 못 이룰 때가 많았다. 연세대 시절 후배로 한솥밥을 먹으며 전성기를 누렸던 이상민(38)과 우지원(37)이 잇달아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이젠 내 차례인가’라는 생각에 한숨을 짓던 문경은이 은퇴를 결정했다. 문경은은 13일 “구단과 협의를 거쳐 유니폼을 벗게 됐다. 미련이 남지만 현실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전력분석 코치로 지도자 수업을 쌓게 된 그는 “스타 출신은 좋은 지도자가 되기 힘들다는 속설을 깨고 싶다.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배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문경은은 이미 2008∼2009시즌 종료 후 코트를 떠날 뻔했다. 구단에서 지도자를 권유했으나 더 뛰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결국 전년도 연봉 2억 원에서 1억4000만 원이나 삭감된 6000만 원에 사인하며 선수 생활을 1년 연장했다.서울 답십리초등학교 5학년 때인 1982년 처음 농구공을 잡은 문경은은 국내 최고의 슈터로 이름을 날리며 프로 통산 최다인 1669개의 3점슛을 기록했다.문경은이 떠난 SK는 올 시즌 에어컨 리그에서 최대 관심을 끌고 있다. 주희정 방성윤 등 굵직한 자유계약선수(FA)가 쏟아져서다. 이들은 15일까지 원 소속 구단인 SK와 우선 협상한 뒤 결렬되면 27일까지 다른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 고액 연봉자인 주희정(5억2000만 원)과 방성윤(4억 원)은 FA 프리미엄을 앞세워 몸값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적 소문도 무성하다. 신선우 감독은 구단에 두 선수 모두 꼭 잡아 달라고 요청했는데 재계약 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도 높다. 은퇴 기로에 섰던 김병철(37·오리온스)은 1년 계약에 연봉은 구단에 위임하는 조건으로 사인했다. 신기성(KT)은 계약 조건을 둘러싼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시즌 통합챔피언 모비스에서는 김효범 김동우 박종천 등이 FA로 풀렸는데 모두 재계약할 방침이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문경은, “웃으면서 떠나겠다”}
모비스 우지원(37)이 은퇴를 선언했다. 우지원은 1990년대 뜨거운 사랑을 받은 농구대잔치 세대 가운데도 최고 인기 스타였다. 연세대 시절 그는 곱상한 외모에 폭발적인 3점슛 능력을 앞세워 코트의 황태자로 불렸다. 서울 신촌의 연세대 농구부 숙소를 관할하는 서대문우체국은 크리스마스, 밸런타인데이 같은 기념일에는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e메일도 없던 시절 우지원을 비롯한 오빠들에게 보내는 팬레터와 카드가 하루에 수천 통씩 쏟아졌기 때문이었다. 1996년 대우증권의 창단 멤버로 입단한 우지원은 프로에서는 연이은 시련에 시달렸다. 소속팀이 매각을 되풀이하더니 선후배들에게 밀려 운명이 달라졌다. SK 빅스 유니폼을 입던 2001년 연세대 2년 선배인 문경은이 삼성에서 이적해 오면서 졸지에 팀을 떠났다. 삼성에서 적응할 만하니 이번에는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대학 1년 후배 서장훈이 SK로부터 둥지를 옮기게 되면서 떠밀리듯 모비스로 옮겼다. 모비스에서도 수비가 약하고 스피드가 떨어지는 약점으로 주전 자리를 잃었지만 우지원은 달라졌다. 연세대 시절 코치로 인연을 맺었던 유재학 감독 밑에서 힘겨운 기본기 훈련부터 매달렸다. 화려했던 과거에 집착하지 않았다. 궂은일을 도맡았다. 우수후보선수상을 받았을 때는 어떤 상보다 값지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올 시즌 비록 자신은 12명 출전 엔트리에서 빠질 때도 있었다. 속으로는 눈물을 흘렸지만 겉으로 인상 한번 쓴 적이 없었다. 오히려 주장으로 후배들을 다독거리며 훈련장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런 모습에 KT 전창진 감독은 “대단하다. 우리 팀에 데려다 쓰고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 모비스를 통합챔피언으로 이끈 숨은 주역인 우지원은 선수라면 누구나 그렇듯 더 뛰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하지만 미련을 버렸다. “어차피 겪어야 할 일이다. 아쉬움도 있지만 이젠 마무리할 때가 됐다고 결심했다.” 우지원은 전력분석원으로 변신해 지도자를 향한 첫발을 내딛는다. 그의 또 다른 별명은 된장이다. 새 길을 걷게 된 우지원이 묵은 장맛을 펼쳐내기를 기대해 본다.김종석 kjs0123@donga.com}
모비스 우지원(37)이 은퇴를 선언했다. 우지원은 1990년대 뜨거운 사랑을 받은 농구대잔치 세대 가운데도 최고 인기 스타였다. 연세대 시절 그는 곱상한 외모에 폭발적인 3점슛 능력을 앞세워 코트의 황태자로 불렸다. 서울 신촌의 연세대 농구부 숙소를 관할하는 서대문우체국은 크리스마스, 발렌타인데이 같은 기념일에는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이메일도 없던 시절 우지원을 비롯한 오빠들에게 보내는 팬레터와 카드가 하루에 수천 통씩 쏟아졌기 때문이었다. 1996년 대우증권의 창단 멤버로 입단한 우지원은 프로에서는 연이은 시련에 시달렸다. 소속팀이 매각을 되풀이하더니 선후배들에 밀려 운명이 달라졌다. SK 빅스 유니폼을 입던 2001년 연세대 2년 선배인 문경은이 삼성에서 이적해 오면서 졸지에 팀을 떠났다. 삼성에서 적응할 만하니 이번에는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대학 1년 후배 서장훈이 SK로부터 둥지를 옮기게 되면서 떠밀리듯 모비스로 옮겼다. 모비스에서도 수비가 약하고 스피드가 떨어지는 약점으로 주전 자리를 잃었지만 우지원은 달라졌다. 연세대 시절 코치로 인연을 맺었던 유재학 감독 밑에서 힘겨운 기본기 훈련부터 매달렸다. 화려했던 과거에 집착하지 않았다. 궂은 일을 도맡았다. 우수후보선수상을 받았을 때는 어떤 상보다 값지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올 시즌 비록 자신은 12명 출전 엔트리에서 빠질 때도 있었다. 속으로는 눈물을 흘렸지만 겉으로 인상 한 번 쓴 적이 없었다. 오히려 주장으로 후배들을 다독거리며 훈련장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런 모습에 KT 전창진 감독은 "대단하다. 우리 팀에 데려다 쓰고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 모비스를 통합챔피언으로 이끈 숨은 주역인 우지원은 선수라면 누구나 그렇듯 더 뛰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하지만 미련을 버렸다. "어차피 겪어야 할 일이다. 아쉬움도 있지만 이젠 마무리할 때가 됐다고 결심했다." 우지원은 전력분석원으로 변신해 지도자를 향한 첫 발을 내딛는다. 그의 또 다른 별명은 된장이다. 새 길을 걷게 된 우지원이 묵은 장맛을 펼쳐내기를 기대해 본다.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노승열(19·타이틀리스트)의 고향은 강원 속초시다. 동해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 속에서 골프를 익혔다. 지난해 유럽투어를 뛰면서 일부러 바람이 거세지는 봄과 가을에 집중적으로 속초에서 연습 라운드를 하기도 했다. “유럽투어 대회는 대부분 바람이 강해 드라이버가 뜨면 고전합니다. 적응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이었죠.” 그런 노승열이 최고 시속 30km를 넘나드는 제주의 강풍 속에서 한국 골프의 자존심을 지켰다. 노승열은 25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GC(파72)에서 끝난 국내 유일의 유럽투어인 발렌타인챔피언십에서 공동 4위(7언더파 209타)에 올랐다. 40명의 한국 선수 중 최연소로 도전해 최고의 성적을 냈다. 최종 3라운드에 4언더파 68타를 친 것을 포함해 54홀로 축소된 이번 대회 사흘 내내 언더파를 치는 안정된 경기력을 과시했다. 캐디를 맡은 아버지 노구현 씨와 호흡을 맞춘 노승열은 “대회 내내 바람이 많이 불어 힘든 한 주였다. 바람의 세기를 헤아려 컨트롤이 잘됐다. 러프가 길지 않아 장타자에게 유리했다”고 말했다. 전날 원포인트 레슨을 하러 현지를 찾은 전현지 전담 코치는 “퍼트가 오른쪽으로 자꾸 빠진다고 해서 보니 힐 쪽에 맞고 있어 교정을 했다. 유럽 선수들처럼 적당한 탄도의 구질이라 바람의 영향을 덜 받았다”고 분석했다. 16세 때인 2007년 프로에 뛰어들어 연령 제한에 걸려 뛸 수 없던 국내 대신 아시아투어에 데뷔한 그는 지난달 유럽투어 말레이시아오픈에서 우승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 출전권도 따낸 그는 300야드가 넘는 장타가 주무기다. 유연한 몸과 임팩트까지 코킹을 유지해 힘을 전달하는 효율적인 스윙이 그 비결. 이날 4개의 파5홀에서 이글 1개와 버디 2개로 4타를 줄였다. 이번에 받은 상금 9만3639유로(약 1억3900만 원)가 국내와 아시아투어 상금 랭킹에도 포함돼 노승열은 양쪽 투어에서 모두 상금 선두에 나섰다. 세계 랭킹 232위 무명으로 슈퍼마켓 점원출신인 마커스 프레이저(호주)는 합계 12언더파 204타로 우승해 36만6660유로를 받았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갤러리를 몰고 다닌 어니 엘스(남아공)는 지난해 챔피언 통차이 자이디(태국) 등과 공동 9위(5언더파)에 머물렀다. 앤서니 김은 공동 16위(3언더파).서귀포=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dongA.com에 동영상▲동아일보 김종석기자}
제주의 짓궂은 날씨는 금의환향한 양용은(38)이라고 봐주지 않았다.지난주 중국에서 끝난 볼보차이나오픈에서 50홀 연속 노보기 플레이를 앞세워 정상에 오른 양용은.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춘 뒤 고향 제주를 찾은 그가 홈 팬 앞에서 연방 고개를 숙여야 했다.23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GC(파72)에서 열린 유럽과 한국프로골프투어를 겸하는 발렌타인챔피언십. 전날 짙은 안개로 첫날 1번홀만을 버디로 마친 양용은은 1라운드 잔여 경기와 2라운드를 합해 하루에 35홀을 돌면서 6오버파 150타로 부진했다. 1라운드 17개 홀에서 버디와 이글을 한 개씩 했지만 더블보기 2개와 보기 5개를 해 5오버파로 무너진 뒤 2라운드에서 한 타를 더 잃어 100위 밖으로 밀려나 컷오프 탈락 위기에 몰렸다.미국에서 끝난 마스터스와 중국 대회에 이어 휴식 없이 출전하느라 피로가 쌓인 데다 제주 특유의 강한 바람은 양용은의 몸을 더욱 무겁게 했다.양용은은 “바람이 심하게 불어 2클럽 정도 길게 잡았는데도 샷이 쉽지 않았고 드라이버 거리도 평소처럼 나오지 않았다. 날이 추워 몸이 굳었다”고 아쉬워했다.대회 조직위원회가 첫날 파행 운영에 따라 대회를 3라운드 54홀 대회로 축소하기로 결정한 것도 갈 길 바쁜 양용은의 마음을 더욱 초조하게 했다.타노 고야(아르헨티나)와 지난해 우승자 통차이 자이디(태국)는 중간 합계 8언더파 136타로 공동 선두에 나섰다. 40명의 한국 선수 중에는 오태근이 1라운드까지 5언더파 67타로 공동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날 4언더파 68타를 친 앤서니 김은 이날 경기를 치르지 않고 24일 2라운드에 나선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작별을 말하기는 쉽지 않았다. 프로농구 최고 인기 스타 이상민(38·삼성·사진)의 은퇴 기자회견이 열린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클럽. 이상민은 회견장에 입장하느라 애를 먹었다. 입구에 100여 명의 열성 팬이 몰려 은퇴 번복을 요구하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내건 채 눈물을 흘렸다. 경호요원 7명의 도움으로 어렵게 자리를 잡은 이상민의 눈시울도 어느새 붉어져 갔다. “운동하면서 후회한 적은 없어요. 행복한 순간이 많았어요. 새로운 길을 가려고 해요. 팬들의 사랑을 가슴에 안고 살아갈 거예요.” 이상민이 힘겹게 말문을 열자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아무 말 하지 마세요. 더 뛰세요.” 한 여성 팬의 절규가 터져 나왔다. 이상민은 계약 기간을 1년 남긴 시점에서 전격적으로 은퇴를 결심한 배경에 대해 “지난해부터 허리가 너무 아팠다. 스스로에게 물어봤다. 더 뛸 수 있겠냐고. 이젠 힘들다는 결정을 내렸다. 미련을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우승하고 떠나기를 바랐는데 그게 아쉽다. 삼성으로 이적할 때 2년만 뛰려고 마음먹었는데 이승준의 입단으로 정상을 노려볼 만할 것 같아 연장했다. 마무리가 나빴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지도자의 길을 선택한 이상민은 캐나다와 미국 동부로 유학을 떠나 우선 영어연수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 어느 때보다 길게 느껴진 기자회견을 마친 이상민은 불쑥 자신의 운명을 얘기했다. “주위 사람을 많이 울릴 팔자라고 하더군요. 팬들을 슬프게 한 것 같아 마음이 무겁네요.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잖아요. 다시 좋은 모습으로 돌아올 겁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dongA.com에 동영상▲동아닷컴 김진회 기자}

‘골프 지존’ 신지애(22·미래에셋·사진)는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투어챔피언십이 끝난 뒤 아쉬움의 눈물을 쏟았다.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에서 로레나 오초아(29·멕시코)에게 1점 뒤져 그토록 원하던 수상의 영예를 날려버린 허탈감이 컸다. 신지애는 오초아에 대해 “경쟁자가 있기에 더 노력하게 된다”고 말했다. 도전 의식을 불어넣어 자신을 채찍질하게 하는 존재라는 뜻이다. 오초아의 갑작스러운 은퇴 선언은 신지애에게도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23일 일본 시즈오카 현 이토 시의 가와나호텔GC(파72)에서 개막하는 일본 투어 후지산케이클래식에 출전하고 있는 신지애는 “너무 놀랐다. 오초아 입장에서는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은 셈이다. 그의 결정을 존중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일본 언론은 신지애의 세계랭킹 1위 등극 여부에 관심을 집중했다. 세계랭킹 1위 자리를 157주 동안 지키고 있는 오초아의 뒤를 2위 신지애가 바짝 쫓고 있기 때문이다. 오초아의 랭킹 포인트는 9.25점이고 신지애는 8.76점이므로 0.49점 차다. 신지애는 “세계 1위는 누구나 꿈꾸는 목표다. 하지만 오초아의 거취와 랭킹을 연관지을 입장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투어 데뷔 8년 만에 필드를 떠나는 오초아처럼 신지애도 평소 투어 생활을 10년만 한 뒤 물러나겠다는 말을 자주 했다. 짧고 굵게 뛴 뒤 정상에서 박수를 받으며 떠나겠다는 것이다. 이런 목표를 위해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훈련 방식도 바꿨다. 한 달 가까이 아예 클럽도 잡지 않고 휴식만으로 재충전한 뒤 호주 쇼트트랙 대표 출신인 전문 트레이너 리처드 니지엘스키의 도움으로 체력 강화에 주력했다. 니지엘스키는 시즌 동안에도 한 달에 1주일씩 신지애를 관리하고 있다. 몸에 힘이 많이 붙으면서 자신에게 딱 맞는 클럽을 찾지 못해 대회 때마다 아이언을 바꿔가며 궁합이 맞는 제품을 찾고 있을 정도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대한항공 임원 105명은 2월 함박눈이 쏟아지던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에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해마다 계열사인 하얏트리젠시인천호텔에서 열렸기에 이례적이었다. 사연은 이랬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를 향한 결의를 다지는 의미에서 장소 변경을 지시했다.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 회장은 “우리 임원들도 국가 대사인 겨울올림픽 유치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모두가 적극적으로 활동하기 바란다”며 각별한 관심을 당부했다. 이 세미나에는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해외에 주재하는 9명의 임원도 참석해 올림픽 유치를 위한 대한항공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조 회장은 12일 밴쿠버 겨울올림픽 피겨 금메달리스트 김연아와의 후원 계약 연장식에 참석해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의 중요성을 새삼 강조했다. 주요 외부 행사에 평창 유치위원회 배지를 달고 다니는 조 회장은 “김연아 선수는 평창 겨울올림픽 홍보대사인 만큼 적극적으로 활동해 달라”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조 회장은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4월 말부터 2018년 겨울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되는 내년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때까지 15개월 동안 유치 활동을 위한 해외 출장 계획을 일찌감치 세웠다. 4월 25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개막하는 스포츠 어코드 참석을 시작으로 5월에는 멕시코에서 열리는 북미와 중남미 지역 스포츠 총괄기구인 FASO 총회를 방문한다. 6월 평창이 공식 후보 도시로 선정되면 유치 활동에 가속 페달을 밟을 작정이다. 6월 남아공 월드컵, 8월 싱가포르 유스올림픽, 11월 중국 광저우 아시아경기 등 주요 인사들이 참가하는 국제 스포츠 이벤트에는 모두 참석하기로 했다. 이 기간 IOC 위원들과 활발히 접촉해 겨울올림픽 유치 삼수에 나선 평창을 홍보하며 표심을 잡는 데 주력할 생각이다. 조 회장은 당분간 올림픽 유치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사내 의사결정 체제를 자신이 부재중이더라도 총괄사장 중심의 책임경영 체제로 전환하도록 했다. 조 회장이 스포츠 리더로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08년 대한탁구협회장에 취임하면서부터. 당시 탁구협회는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었다. ‘스포츠를 통한 사회공헌의 실현’이라는 대의를 내세워 협회장직을 수락한 조 회장은 한국 탁구 중흥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약속과 함께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과 상시훈련 체제 구축을 청사진으로 제시하며 협회의 안정을 이끌었다. 기업 경영 시스템을 도입한 조직 운영과 원칙에 맞는 인사로 협회의 갈등을 해소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탁구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9월부터 유치위원회를 이끌기 시작한 조 회장은 항공사 최고경영자로서 쌓은 오랜 경험을 통한 폭넓은 네트워크와 서비스 정신을 유치 활동에 접목했다. 1월 유치위원회 내에 5명의 외국인 홍보 전문가를 영입해 컨설턴트팀을 구성했다. 유치위원회에 기금 30억 원을 쾌척하기도 했다. 2월 밴쿠버 겨울올림픽 때는 현지를 방문해 인사를 나눴던 70여 명의 IOC 위원과 국제경기연맹 관계자 전원에게 친필 서명이 담긴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당시 코리아하우스 개관식에선 국제 스포츠 주요 인사들에게 맥주, 음료수 등을 직접 서빙해 화제가 됐다. 조 회장은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는 5000만 국민의 열망이다. 작은 도움이라도 된다면 어떤 일이라도 해야 한다. 마지막 결정의 순간까지 계속 뛰겠다”고 다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유재학, 유재학….” 모비스 선수들은 일제히 감독 이름을 불렀다. 우승 헹가래를 받기 위해 코트 중앙에 나선 유 감독은 선수들에게 몸을 맡겼다. 가볍게 허공을 나는 그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넘쳤다. 모비스 선수들은 유재학의 아이들로 불린다. 모비스에는 유 감독을 포함해 6명이 뛴다는 말도 나온다. 그만큼 모비스에서 감독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올 시즌 모비스는 유 감독과 그 아이들의 탄탄한 호흡 속에 정규 시즌 우승에 이은 통합챔피언을 거머쥐었다. 11일 1만3203명의 관중이 들어찬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모비스와 KCC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 모비스는 경기 초반부터 KCC를 거칠게 몰아붙인 끝에 97-59의 역대 챔프전 최다 점수차 승리를 거뒀다. 4승 2패로 2007년 이후 3년 만의 정상 복귀. 갈비뼈 통증으로 복대를 차고 출전한 양동근은 19점을 넣었다. 브라이언 던스톤은 37득점 13리바운드로 모비스 골밑을 장악했다. 유 감독은 2004년 모비스 사령탑 부임 후 6년 동안 정규 시즌 우승 4회, 포스트 시즌 우승 2회의 눈부신 지도력을 발휘했다. 변화무쌍한 작전으로 ‘만수(萬數)’라고 불리는 그는 강력한 공격과 수비 조직력으로 눈에 띄는 대형 스타 없이도 번번이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최근 유 감독은 변신을 꾀했다. 4강전을 앞두고 강원 양양군의 한 리조트로 2박 3일 여행을 떠나 동해의 바람을 맞았다. KCC와 챔프전 3차전에서 패한 뒤 선수들에게 일제히 외박을 줬다. 잠실 경기에 앞서 처음으로 용인 숙소를 대신해 서울 강남의 호텔을 잡았다. 조금이라도 느슨한 모습을 보이면 호통을 치던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큰 경기에서 선수들이 부담을 느낄까봐 오히려 편하게 해주고 싶었다”는 게 그의 얘기. 모비스는 2006년 챔프전에서 삼성에 4전패를 당했고 지난해에는 정규 시즌 1위에 오르고도 사상 처음으로 챔프전 진출에 실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이날 경기 전 유 감독은 “왜 얼굴들이 하얘졌냐. 부담 없이 경기를 즐기라”라고 주문했다. 최고 대우로 재계약이 유력한 유 감독은 “힘든 감독 만나서 힘들게 고생하며 운동한 선수들에게 모든 영광을 돌린다. 축하 파티에서 모두에게 마음의 잔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MVP 함지훈 “입대 앞두고 최고의 선물”▼모비스 함지훈(26·사진)은 지난달 8일 정규 시즌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뒤 “큰 상을 받아 기쁘지만 아직 할 일이 남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가 말한 남은 과제는 챔피언 결정전 우승. 2007∼2008시즌 데뷔한 함지훈은 지난해 정규 시즌 1위를 경험했지만 4강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19일 입대를 앞둔 함지훈이 그토록 바라던 통합 우승과 함께 챔프전 MVP까지 거머쥐며 홀가분한 마음으로 군복을 입게 됐다. 그는 챔프전 MVP를 뽑는 기자단 투표에서 전체 69표 중 63표를 얻어 역대 5번째로 통합 MVP에 올랐다. 함지훈은 1, 2차전에서 모두 양 팀 최다인 26점과 25점을 넣으면서 2연승으로 기선을 제압하는 데 앞장섰다. 이번 챔프전 평균 16득점, 6.3리바운드, 5.8어시스트. 그는 2006∼2007시즌 통합 우승을 달성한 뒤 상무에 입대한 팀 선배 양동근의 뒤를 따르고 싶어 했다. 당시 양동근도 통합 우승뿐 아니라 정규 시즌과 챔프전 MVP까지 휩쓸며 모든 것을 이룬 뒤 입대했다. 그로부터 3년 뒤 함지훈이 양동근과 똑같은 자리에 올랐다. 함지훈은 “좋은 감독과 선배들을 만났기 때문에 큰 상을 받을 수 있었다. 나는 운이 좋은 선수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농구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에 대해 “비행기를 많이 타볼 수 있을 것 같아 시작했다”는 그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11일 하늘을 나는 듯한 기분을 만끽하며 농구 인생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고개 숙인 전태풍 “승진이만 있었어도…”▼“(하)승진이만 있었어도 우승할 수 있었을 텐데….” KCC 가드 전태풍은 11일 챔피언 결정전 6차전에서 모비스에 38점 차 완패를 당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가면서 “아직 시즌이 끝난 것 같지 않다”며 안타까워했다. 5차전에서 부상 중인 하승진을 4쿼터에 투입하는 강수를 던졌던 KCC는 6차전에서도 초반 일방적인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하승진을 기용했다. 하승진은 1-16으로 뒤진 1쿼터 6분 4초에 코트에 들어서 1분 45초를 뛰었다. 그러나 득점과 리바운드를 하지 못한 채 점수 차가 더 벌어진 5-23 상황에서 벤치로 물러났다. 1월 올스타전에서 당한 종아리 부상으로 두 달 이상 벤치를 지켰던 하승진은 상대에게 위협이 되지 못했다. 하승진의 부재를 누구보다 아쉬워한 선수는 올 시즌 귀화 혼혈 선수로 모국 무대에 데뷔한 전태풍이다. KCC는 전태풍과 하승진의 조합으로 개막 전 우승 후보로 꼽혔다. 시즌 초반 전태풍은 개인기 위주가 아닌 작전에 의한 한국식 패턴 농구에 혼란을 느끼며 고전했지만 이후 빠르게 적응했다. KCC 허재 감독은 “내가 현역 시절 전성기였을 때보다 전태풍이 더 낫다”고 할 만큼 실력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가 한국 농구에 적응을 끝내고 챔프전에 나섰을 때는 하승진이 없었다. 5월 29일 결혼하는 전태풍은 피앙세에게 약속했던 챔피언 반지 선물을 아쉽지만 내년으로 미루게 됐다.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생각보다 덩치가 크지 않더군요, 굉장히 부드러운 인상과 말투로 친절하다는 느낌이었어요.” ‘골프 지존’ 신지애(22·미래에셋)가 밝힌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5)에 대한 첫인상이다. 신지애는 우즈를 처음 만나 나란히 상을 받았다. 그는 8일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내셔널GC 인근의 마르티네스에서 미국 골프라이터스협회(GWAA)가 선정한 2009 올해의 여자 선수상을 수상했다. 올해의 선수상은 지난해 12월 미국 골프전문기자들의 투표로 결정됐는데 여자는 신지애, 남자는 우즈가 1위에 올랐다. 당시 한국 선수로는 1998년 박세리 이후 두 번째로 수상하게 됐다는 소식을 접한 신지애는 “(섹스 스캔들로 두문불출하고 있던) 우즈가 시상식에 정말 올지 모르겠다”며 기대감을 밝혔다. 우즈가 이번 대회를 5개월 만의 복귀전으로 결정하면서 만남이 성사됐다. 애틀랜타에 있는 집에서 차로 2시간 거리인 시상식장을 찾은 신지애는 우즈에게 “만나서 반갑고 무엇보다 필드에 복귀한 것을 환영한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우즈는 “TV에서 가끔 봤는데 이렇게 직접 만나니 매우 반갑다”고 화답했다. 신지애는 지난해 US오픈 1, 2라운드 때 갤러리로 우즈를 따라다니며 경기를 지켜본 적도 있다. 이런 사연을 듣자 우즈는 “진짜냐. 3, 4라운드 때 오지 그랬냐. 1, 2라운드 때는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며 웃었다. 우즈는 신지애가 최근 메이저 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5위를 했다는 얘기에 “나쁘지 않다. 워밍업을 하고 있나 보다. 올해 적어도 3승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느냐. 행운을 빈다”고 덕담을 건넸다. 신지애 역시 “이번 주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한편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어 조만간 기쁜 소식을 전할 것 같다. 내년에도 이 상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힌 신지애는 9일 귀국한 뒤 16일 일본 구마모토에서 열리는 일본 투어 니시진 레이디스 클래식에 출전한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우즈, TV광고 모델도 ‘복귀’▼나이키 제작… ‘선친 훈계에 침묵하는 우즈’ 내용타이거 우즈가 필드 복귀에 발맞춰 TV 광고 모델로도 돌아왔다. 우즈의 메인 스폰서인 나이키는 8일 마스터스 개막에 맞춰 우즈가 등장하는 30초짜리 새 광고를 ESPN과 골프채널을 통해 내보내기 시작했다. 흑백 화면으로 제작된 이 광고에서 우즈는 카메라를 응시하는 가운데 2006년 세상을 뜬 아버지 얼 우즈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아버지 얼은 “타이거, 나는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네 기분은 어떤지, 네가 어떤 것을 배웠는지 알고 싶구나”라고 읊조린다. 섹스 스캔들로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한 아들의 상황을 아버지의 훈계를 통해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우즈는 측은한 얼굴로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는다. 미국의 유명 광고대행사인 위든 앤드 케네디가 몇 주 전 우즈의 올랜도 집 근처인 아일워스CC에서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이 광고는 연민을 일으킨다는 평가와 함께 부친까지 이미지 개선을 위한 카메오로 활용했다는 비난이 엇갈렸다. 스폰서십으로 연간 1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던 우즈는 지난해 성 추문 후 액센추어, AT&T, 게토레이 등 주요 스폰서로부터 후원과 광고 중단의 한파를 겪었다. 반면 나이키는 변함없이 지지 입장을 밝혔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동부 강동희 감독은 22일 울산에서 열린 모비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을 앞두고 불쑥 날씨 얘기를 꺼냈다. “중부 지방에 눈이 많이 오고 있다는데….”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야간에 연고지인 원주로 이동해야 했기에 도로 사정을 걱정했다. 그러면서 “만약 오늘 2연패라도 한다면 버스 안에서 참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강 감독이 한결 편하게 홈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됐다. 동부는 모비스를 접전 끝에 72-70으로 힘겹게 꺾고 적지에서 소중한 1승을 챙겼다. 1승 1패로 팽팽히 맞선 양 팀은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향한 최대 고비가 될 3차전을 24일 원주에서 치른다. 1차전에서 모비스의 압박 수비에 막혀 전반에 고작 23점을 넣는 데 그치며 13점 차로 완패한 동부는 이날도 1쿼터를 10-21로 끝내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김주성(205cm), 윤호영(197cm), 마퀸 챈들러(197cm)를 앞세운 골밑 공략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김주성은 16득점 7리바운드. 윤호영은 13점을 넣었다. 기복이 심한 플레이로 강 감독에게 “어떻게 외국인 선수가 국내 선수보다 못하느냐”는 꾸중을 들은 챈들러는 28득점 10리바운드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강동희 감독은 “모비스 외곽슛이 안 들어가서 운 좋게 이겼다. 분위기 반전을 이뤄 다행”이라며 기뻐했다. 동부는 71-70이던 종료 8.2초 전 박지현이 자유투 1개만을 넣어 2점 차로 불안하게 앞섰지만 모비스가 마지막 공격에서 서로 슈팅을 미루다 종료 버저가 울리자 가슴을 쓸어내렸다. 모비스는 4쿼터에 6개의 3점슛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한 게 뼈아팠다.울산=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최경주(40·사진)는 지난해 극심한 부진에 허덕였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2개 대회에 출전해 10위 이내에 한 번 들었을 뿐 9번이나 예선 탈락했다. 급격한 체중 감량으로 스윙이 흔들린 탓이었다. 그래도 그는 “장거리 비행을 하려면 잠시 내려 급유도 받아야 한다”며 여유를 보였다. 최근 그의 성적을 보면 자신의 말대로 정비를 마친 뒤 재도약하고 있는 듯하다. 최경주는 22일 미국 플로리다 주 팜하버 쿠퍼헤드의 이니스브룩골프장(파71)에서 끝난 트랜지션스챔피언십에서 12언더파로 준우승했다. 우승 트로피를 안은 동갑내기 짐 퓨릭(미국)은 13언더파. 이달 초 유럽투어 말레이시아오픈에 이은 2연속 1타 차 2위. 두 대회 모두 아쉬움이 컸을 텐데도 최경주는 오히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우승자를 축하하는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말레이시아오픈에서 우승한 노승열(19)은 까마득한 후배로 기대감을 드러냈고 퓨릭은 2007년 신한동해오픈에 동반 출전했던 절친한 사이다. 이달 초만 해도 세계 랭킹 96위에 머물던 최경주는 75위로 순위를 끌어올린 뒤 다시 47위까지 점프했다. 이로써 세계 50위 이내까지 주어지는 다음 달 마스터스 초청장을 받아 8년 연속 출전할 희망을 높였다. 최경주는 “샷 느낌이 매우 좋다. 기대 이상이다. 다음 주 더 나은 위치에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김형태(33·토마토저축은행·사진)는 가을 사나이로 불린다. 찬바람이 불 때면 유달리 힘을 냈기 때문이다. 2006년 11월 몽베르오픈에서 출전 57개 대회 만에 첫 승을 거둔 뒤 2007년 10월 NH농협오픈, 2008년 10월 메리츠솔모로오픈까지 해마다 가을에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런 김형태가 이제 별명을 바꿔야 할지 모르겠다. 김형태는 한국프로골프투어 시즌 개막전인 KEB외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정상에 올랐다. 김형태는 20일 중국 상하이 링크스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3개로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우승했다. 2위 강성훈(신한금융그룹)과는 4타 차. 통산 4승째를 올린 김형태는 우승 상금 8000만 원을 받았다. 2006년부터 해마다 우승을 맛본 김형태는 지난해 한국과 일본투어를 번갈아 뛰는 빡빡한 스케줄에 손목 부상까지 겹쳐 무관에 그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강도 높은 겨울 훈련을 소화한 김형태는 “날씨가 선선해져야 성적이 좋았는데 올해에는 봄과 여름에도 가을처럼 플레이하겠다”고 각오를 밝히며 재기에 성공했다. 2월에는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투어 인터내셔널에 출전했는데 손목이 유연해 어프로치샷이 뛰어난 태국 선수들에게서 쇼트게임을 익힐 목적이었다. 김형태는 “개막전에서 우승해 톱니바퀴가 잘 맞물려 돌아가는 느낌이다. 일본 투어도 뛰겠지만 한국에서 상금왕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2타 차 단독 선두로 티오프한 김형태는 8번홀(파5) 버디에 이어 9번홀(파4)에서 9m 내리막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일찌감치 우승을 예약했다.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강성훈은 2007년 프로 데뷔 후 우승 없이 6번째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달 초 유럽과 아시아투어를 겸하는 말레이시아오픈 우승으로 국내 투어 정회원이 된 노승열(타이틀리스트)은 7위(4언더파 284타)에 올랐다. 3년 연속 상금왕을 노리는 배상문(키움증권)은 공동 25위(3오버파 291타)에 머물렀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2010시즌 한국프로골프투어(KGT)가 18일 중국 상하이 링크스골프장(파72)에서 개막하는 KEB인비테이셔널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한국과 중국의 상위 랭커 133명(한국 73명, 중국 60명)이 출전하는 이 대회에서 노승열(19·타이틀리스트)은 차세대 에이스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노승열은 7일 유럽투어와 아시아투어를 겸하는 말레이시아오픈에서 대회 최연소 챔피언에 오른 데 이어 브리티시오픈 아시아 지역 예선을 통과해 본선 출전권을 따냈다. 이런 활약으로 KGT 정회원 자격과 시드를 확보한 노승열은 이번에 정식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16일 처음 연습라운드를 한 노승열은 “나무가 별로 없고 바닷가에 자리 잡은 전형적인 링크스 코스다. 바람을 잘 따져야 할 것 같다.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편하게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상승세의 비결에 대해 그는 “겨울 훈련 동안 체력 관리에 신경썼다. 체중도 76kg으로 3kg 가까이 늘렸다. 스윙 교정으로 샷의 정확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3년 연속 상금왕을 노리는 배상문(키움증권)과 이승호(토마토저축은행), 김대현(하이트맥주) 등도 우승 후보로 꼽힌다. 일본투어에서 뛰고 있는 김경태(신한은행)와 김형성도 가세한다. 총상금 4억 원에 우승 상금은 8000만 원이 걸렸다. 올 시즌에는 20개 대회가 개최될 예정인데 상반기에 굵직한 대회가 줄을 잇는다. 특히 4월 22일 제주 핀크스골프장에서 열리는 유럽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이 KGT의 공식 상금 대회로 포함됐다. 이 대회 우승 상금은 5억4000만 원에 이른다. 지난해 배상문이 벌어들인 5억6000만 원에 맞먹어 로또로 불릴 만하다. 컷 통과만 해도 일반 대회의 8위 정도인 1000만 원가량을 확보한다. 일찌감치 상금왕이 결판날 수도 있어 시즌 후반기 흥행에 차질을 부를 수 있다. 지난해 성적 등에 따라 한국 선수 40명에게만 출전 자격을 부여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 등 논란도 일고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무서운 10대 골퍼’ 노승열(19·타이틀리스트·사진)이 한국프로골프투어 출전권을 따냈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는 7일 유럽투어와 아시아투어가 공동 주최한 메이뱅크 말레이시아오픈에서 우승한 노승열을 정회원으로 받아들여 올 시즌 코리안투어 시드를 부여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로써 노승열은 아시아투어와 일본투어, 유럽투어에 이어 4개 투어 시드권을 갖게 됐다. 메이뱅크 말레이시아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세계 랭킹을 266위에서 130위까지 끌어올린 노승열은 11일에는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 예선을 통과해 본선 출전권을 확보했다. 노승열은 18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하는 코리안투어 시즌 개막전인 KEB인비테이셔널 1차 대회에 출전한다. 노승열의 최종 목표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진출. 이를 위해 올해 아시아와 유럽투어에 집중할 계획이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