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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문화 주부 12명 ‘도전! 韓-쿡 요리왕’ 경연 다문화가정 주부 12명이 한식 요리 ‘정면승부’를 벌였다. 이들은 CJ제일제당이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도전! 한(韓)-쿡(Cook) 요리왕’에 참가한 주부들로 예심과 본선을 거쳐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최후의 12인이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대회 시작 신호음이 울리자 준비된 야채와 재료를 다듬고 냄비에 물을 끓이는 등 참가자들의 손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중국 출신인 이효염 씨(27)는 호박 안에 익힌 마파두부를 넣고, 고추장에 갖은 양념을 더해 ‘마파두부 단호박 찜’을 만들었다. 이 씨는 “단호박 안에 대추와 고구마 등 몸에 좋은 재료를 넣었고 여성 입맛에도 맞아 요리 이름을 ‘예쁜 아가씨’로 지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 씨는 중국 허난 성 육상대표 선수 출신으로 2005년 상하이에서 헬스 트레이너로 일하다 한국인 남편 곽덕순 씨(34)를 만났다. 곽 씨는 이날 세 살배기 아들 문기 군과 함께 아내를 응원했다. 이날 선보인 한식 요리들은 다문화가정 주부들이 저마다 고국의 맛과 아이디어를 더해 새롭게 태어났다. 다진 불고기에 치즈를 곁들인 ‘불고기 케사디아’, 매콤한 소스에 코코넛 맛을 더한 ‘갈비찜 코코넛 밀크’, 마파두부에 한국 고추장으로 맛을 낸 ‘마파두부 단호박 찜’ 등 국경과 문화를 뛰어넘는 신선한 시도가 돋보였다. 심사위원 이지민 씨(40)는 “메뉴 몇 가지는 당장 상품화해도 경쟁력이 있을 정도로 한식 세계화에 도움이 될 아이디어가 많았다”며 “세계화와 사업화 가능성이 큰 요리에 가산점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회가 종료되는 오후 2시가 다가오자 참가자들의 손길은 더욱 바빠졌다. 밤잠을 줄이고 연구해 ‘야채 편육롤 고추장 무침’ 메뉴를 개발했다는 주미자 씨(42·중국)는 출품할 음식에 파프리카, 죽순, 표고버섯, 마늘, 목이버섯을 보기 좋게 배열해 색감을 더하기도 했다. 이날 대상은 ‘갈비찜 코코넛 밀크’를 선보인 인도네시아 출신인 아나수피아나 씨(37)가 받았다. 아나수피아나 씨에게는 상금 1000만 원과 CJ그룹 외식계열사인 CJ엔시티 취업기회가 주어졌다. 한국 생활 8년째를 맞은 아나수피아나 씨는 “고국에 계신 어머니가 지금 너무 보고 싶어요. 어머니 사랑합니다”라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우수상은 베트남 출신 보티키우친 씨의 ‘닭볶음탕’, 이효염 씨의 ‘마파두부 단호박 찜’에 돌아갔다. 2004년부터 한국음식 블로그 ‘젠김치(www.zenkimchi.com)’를 운영하고 있는 미국 출신 조 맥퍼슨 씨의 ‘불고기 케사디아’는 특별상을 받았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
“75만 원이 아까워서가 아니에요. 돈을 물어준다면 우리 딸이 그 물건들 전부를 훔쳤다는 걸 인정하는 거잖아요. 정말 너무하는 것 아닙니까?” 15일 서울 용산경찰서 형사당직실. 놀란 마음에 눈물을 펑펑 쏟고 있는 서울 모 여대 1학년 이모 씨(19)를 대신해 이 씨의 아버지(43)가 항변했다. 사건은 9일 오전 11시경 서울 용산구 청파동의 한 편의점에서 시작됐다. 아침 식사를 못했던 이 씨가 편의점에서 1200원짜리 커피우유를 하나 집어 들고 휴대전화로 트위터를 하다가 깜빡하고 계산대를 그냥 지나친 것. 며칠이 지난 15일 오후 이 씨는 친구와 함께 이 편의점을 들렀다가 주인 허모 씨(57·여)가 가로막고 나서자 잠시 주춤했다. 허 씨는 이 씨에게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여주며 “훔친 물건 값을 치러야 한다”고 다그쳤다. CCTV에서 자기 모습을 확인한 이 씨가 돈을 내겠다고 말하자, 허 씨는 “그간 우유가 많이 없어졌다. 그동안 없어진 물건 값 75만 원을 내라”고 윽박질렀다. 졸지에 절도범이 될 위기에 처한 이 씨가 울며 아버지를 찾았고, 다급히 달려온 아버지가 이 사실을 알고 “해도 너무한다”며 경찰에 신고한 것이 이 사건의 전말. 서울 용산경찰서는 19일 검사의 수사 지휘를 받아 이 씨에게 ‘혐의없음 의견’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경찰은 “이 씨가 커피우유를 주머니나 가방에 몰래 넣은 것도 아니었고 훔치려 한 것으로 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
18일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졌다. 그러나 일부 학교에서는 시험 진행이 원만하지 못하거나 수험생들이 휴대전화를 소지하는 등의 규정 위반으로 무효처리되기도 했다.서울 성북구 석관동 석관고에서는 1교시 언어영역 듣기평가 시간에 학교 관계자의 조작 실수로 1번과 2번 문항 지문 순서가 바뀌어 방송되는 사고가 났다. 이 학교는 학생들에게 1교시 종료 시각인 오전 10시에 5분간 추가 시간을 주고 지문 순서대로 문제를 한 번 더 들려줬다.시험장에 휴대할 수 없는 전자제품을 들고 들어갔다 적발돼 퇴실 조치된 학생도 있었다. 인천 인천여고에서는 2교시가 끝날 때까지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던 두 여학생이 다른 수험생의 신고로 적발돼 시험이 무효 처리됐다. 대전 호수돈여고에서도 한 여학생이 휴대전화를 반납하지 않고 있다가 점심시간에 퇴실조치됐다. 대전 서구 동방고에서는 남학생 1명이 언어 듣기 시험시간에 진동이 울리는 바람에 그 자리에서 쫓겨났다. 부산에서는 MP3플레이어를 시험 시작 때까지 반납하지 않은 학생이 퇴실조치 처분을 받았다.지각생도 어김없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8시 35분경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경찰차 한 대가 일방통행 도로를 역주행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여고 교문으로 들어왔다. 한 여학생이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인근에서 길을 헤매고 있자 급히 순찰차에 태워 데려온 것. 서울 중구 퇴계로에서 다급히 112에 신고한 한 남학생은 경찰 오토바이에 몸을 싣고 20분 만에 고사장인 관악구 삼성동 광신고까지 무사히 갈 수 있었다. 시계 등 일부 준비물을 미처 챙겨오지 못한 학생들은 교문 앞에서 애타게 부모님을 기다리거나 눈물을 훔치며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한편 이날 시험장 입구에서는 후배들과 학부모들이 수험생들을 위한 응원을 펼치기도 했다. 서울 종로구 계동 중앙고 앞에는 오전 2시 반부터 서울과학고와 배문고, 환일고, 성동고 등 응원 나온 학생들 간에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신경전이 펼쳐졌다. 환일고 학생들은 “범죄신고는 112, 수능등급은 111”이라는 이색 플래카드를 들고 선배들을 응원하기도 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수험생들이 등장할 때마다 꽹과리를 치며 열띤 응원 세리머니를 펼쳤다.학부모들은 이날 수험생들이 입실을 마친 뒤에도 교문 앞에서 서성이며 애타는 표정이었다. 여의도여고에 재수생 딸을 들여보낸 고진광 씨(55)는 “아이가 올해는 꼭 본인이 희망하는 언론정보학과에 갈 성적을 받았으면 좋겠다”며 “1교시가 끝날 때까지 딸을 위해 기도하며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동영상=입시한파도 물러낸 2011 수능 시험날 풍경}

최근 SK텔레콤에 들이닥친 국세청 때문에 재계가 술렁이고 있다. ‘정기 세무조사’라는 국세청과 SK그룹의 말이 촉수 예민한 기업인에게는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는단다. 이번 조사가 대기업 사정의 신호탄일까. 재계가 숨을 죽인 채 지켜보고 있다. ■ 영어권 한류 연예사이트 가보니20대 영국인이 한국 걸그룹 ‘소녀시대’를 일본어 발음 ‘쇼조 지다이’로 읽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한국 대중가요 등 한류를 소개하는 영어권 인터넷 사이트에 연예인을 폄하하는 내용이 다수 실리면서 오히려 혐한(嫌韓)을 조장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는데…. ■ 함께해요, 나눔공연 2제 ‘아름다운 동행’이란 이름의 특별한 나눔 공연(사진)이 있다. 유명인과 특정 관객이 경험담을 나누며 서로에게 위안을 주는 무대. 두 곳의 동행 무대와 함께한 관객은 이주노동자와 보호관찰을 받는 청소년들. 작지만 용기와 희망이 담긴 뜻깊은 동행 음악회를 찾았다. ■ 목소리로 전기 만들 수 있다는데…‘재잘재잘 조잘조잘’ 1시간 넘게 통화를 해도 배터리 눈금은 거의 그대로인 전화기를 만들 수 있을까. 말소리가 전기로 바뀌어 다시 배터리를 충전하면 가능하다. 최근 국내에서는 소리가 가진 미세한 힘이나 나뭇잎의 엽록소로 전기를 만드는 이색 연구가 한창이라는데…. ■ 건설업계 상생 공염불?정부가 연초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외쳤지만 건설업계에서는 반향이 없다. 대형건설사에서 일감을 받아 공사하는 많은 중소건설사는 “달라진 건 없다”고 말한다. 공사비 후려치기, 이중계약서 같은 방식으로 협력업체가 당하는 불공정 관행의 실상을 들여다봤다.}

서울에 사는 대학생 배기환 씨(25)는 최근 영국 친구 제임스 윌슨 씨(23)와 대화를 나누다 깜짝 놀랐다. 윌슨 씨가 “한국 연예인 대부분이 성형을 하고 인기를 얻기 위해 성 상납도 하지 않느냐”고 말했기 때문이다. 배 씨는 “윌슨이 한류(韓流)에 대한 이해가 높은 편이었지만 한국 걸그룹 ‘소녀시대’를 ‘Girls' Generation’이 아닌 일본식 발음인 ‘쇼조 지다이’로 읽어 뜻밖이었다”고 말했다.외국인들이 한국 대중가요(K-Pop) 등 한류를 접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오히려 혐한(嫌韓) 감정을 조장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는 누리꾼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올케이팝닷컴’(www.allkpop.com)은 회원만 1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영어권 한류 연예정보 사이트.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의 한국 홍보자료 게시판에도 소개될 정도로 한류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이 반드시 거치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 사이트가 클릭 수를 높이기 위해 성형, 성 상납 의혹 등 한국 연예인들에 대한 소문을 여과 없이 영문으로 번역해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성 연예인들에 대한 성적(性的) 조롱이 담겨 있는 등 한국 연예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외국인들에게 전파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유명 여배우 A 씨는 이 사이트에서 ‘거만한 ×(Arrogant Bitch)’로 표현됐다. 또 이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2008년 2월 8일자 기사에는 한국 그룹 빅뱅의 앨범 ‘For the world’를 ‘최근 10년간 최대 음악적 재앙 중의 하나(one of the greatest musical disasters of the decade)’로 평가했다. 한 국내 여성 연예인의 노출 동영상 촬영 의혹, 10대 여성 가수 지망생의 성 상납 의혹 등을 다룬 기사도 실려 있었다.한국 그룹들의 이름을 일본식으로 표기하는 것도 문제다. 이 사이트는 한국 그룹 ‘동방신기(DBSK)’를 적을 때 ‘DBSK’ 옆에 이 그룹의 일본어 발음 표기인 ‘Tohoshinki’를 적는가 하면 ‘소녀시대(SNSD)’를 일본어 발음인 ‘Shoujo Jidai’로 쓰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소녀시대의 정식 영어 명칭인 ‘Girl's generation’이 있는데 굳이 ‘일본 발음으로 표기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내용을 알아보고, 필요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외에 한류문화를 소개하는 사이트들이 광고수입 등을 목적으로 접속자 수를 늘리기 위해 자극적이고 왜곡된 정보를 올리려고 한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온다. 신승일 한류전략연구소장은 “왜곡된 정보로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쌓아간다면 한류 열기는 금세 식고 말 것”이라며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있는 것부터 정확히 알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제2의 한류’ 주역 소녀시대▲2010년 11월2일 동아뉴스스테이션}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만드는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는 2001년 처음 선보인 이후 ‘참여’라는 인터넷 정신을 가장 잘 구현하는 발명품이라는 찬사를 받아왔다. 하지만 내용의 정확성이나 공정성에 있어 적지 않은 오류와 왜곡이 발견되는 등 논란을 빚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공정언론시민연대(언론연대)는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한국어판 위키피디아의 내용을 분석한 뒤 사전에 실린 내용이 얼마나 사실에 부합하는지, 현재 논쟁 중인 사안을 일방적으로 한쪽 편에 유리하게 기술했는지를 조사했다. 언론연대는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이승만 등 4명의 전직 대통령과 김일성 김정일 등 북한 최고위층 지도자들에 대한 한글판 위키피디아의 내용을 분석한 결과 100건이 넘는 오류가 발견됐다”며 “사실관계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역사적 사실과 다르거나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사실인 것처럼 표현하고, 북한을 찬양하는 듯한 표현도 다수 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해선 근거 없는 폄훼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박 전 대통령이 한국전쟁 발발 중 군사반란을 시도했으나 급박한 전투 상황을 고려해 상급자들이 이를 무마시켰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이는 근거가 전혀 없는 소문이라는 것이 현대사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위키피디아에는 또 ‘5·16군사정변은 당시 군수사령부 사령관 소장이었던 김종필 주도하에 육사 8기생 출신 해병대, 6군단 포병대 등이 일으킨 군사정변으로 박정희는 정변 거사 도중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윤재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군수사령부 사령관도 박정희 전 대통령이고 군사정변 주도도 그가 직접 했다”고 말했다. ‘이승만’으로 검색된 문서 중에도 ‘이승만이 하와이 재미교민들의 돈으로 귀족처럼 호의호식하며 생활했다’, ‘이승만 대통령이 하와이 재미교포를 양극화시켰다’는 내용이 있다. 이 글을 작성한 이는 각주로 2개의 언론 기사를 첨부했으나 실제 기사에는 이 같은 내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우 ‘1989년 3월 노태우 전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중간평가에 대한 유보를 결정하는 과정에 김영삼 전 대통령이 개입했다’는 내용이 있다. 그러나 당시 동아일보(1989년 3월 21일자 1면) 등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중간평가는 대국민공약이기 때문에 반드시 실시돼야 한다”고 끝까지 주장한 것으로 돼있다. 김기수 전 대통령수행실장은 김 전 대통령이 1990년 3당 합당을 전후해 노 전 대통령에게서 40억여 원의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있다는 위키피디아의 기술에 대해서도 “당시 민주당 재정위원회에서 정치자금 관리를 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도 없었던 데다 김 전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에게 돈을 받을 이유도 전혀 없었다”며 “근거 없는 소문일 뿐”이라고 말했다.김대중 전 대통령 기술 부분에는 ‘1959년 차용애(김 전 대통령의 첫 부인)가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자살했다’는 내용이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최경환 전 대통령비서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서전을 봐도 차 씨는 병환으로 숨진 것으로 기록돼 있다”며 “자살은 전혀 근거 없는 소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 내용에 대한 각주에는 참고문헌이 ‘만화 김대중’으로 되어 있으나 이 책은 내용에 오류가 많아 논란이 있었다.이 밖에도 언론연대는 “1951년 3월 마산의 교회에서 결혼한 김영삼 대통령에 대해 ‘1953년 부산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거나 김대중 전 대통령이 14대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날을 (1992년) 5월 25일이 아닌 5월 15일로 잘못 표기하는 등 세부적인 내용에서 수십 건의 오류가 추가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북한 관련 내용은 찬양 일색김일성 부자나 북한 관련 내용은 북한 당국의 선전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거나 북한을 찬양하는 듯한 표현이 곳곳에 실려 있다. 김일성에 대한 설명 첫 문장에서는 그를 ‘한국의 독립운동가’로 정의했다. 고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창시한 ‘주체사상’을 김일성이 창시했다고도 했다. 김정일에 대한 설명 중에는 ‘김정일이 산문과 가곡을 쓰고 세계 각국을 여행했다’고 표현했지만 여러 기록을 보면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다.판문점 인근의 나뭇가지를 자르다 북한의 갑작스러운 도끼 공격을 받아 미군 2명이 사망한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에 대해서는 ‘미군이 손에 들고 있던 도끼를 먼저 집어던져 조선인민군 병사가 이 도끼를 잡아 되받아 던짐으로써 미군 장교 1명이 즉사했다’는 북한 측의 일방적 주장이 실려 있다. 이 밖에 북한이 1993년부터 수년간 겪었던 최악의 식량난인 ‘고난의 행군’에 대해서는 ‘당시 60만∼90만 명의 사람이 아사했다’거나 ‘고난의 행군 이후 북한은 강성대국으로 향하고 있다’는 등 사실상 북한 측 주장이 담겨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이 기간 굶어 죽은 북한 주민만 3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조선인민공화국’은 ‘광복 직후 한반도의 첫 근대국가이자 최초의 통일국가’라고 했으나 조선인민공화국은 역사적으로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일각에서는 북한 해킹부대 등에서 한국인들의 ID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위키피디아에 접근하는 것 같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실제 올 6월에는 북한 측 인사가 도용한 주민등록번호로 국내 인터넷 사이트에 천안함 날조설을 집중 게재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에서 직접 이 같은 내용을 작성했을 수도 있지만 해외 또는 국내의 북한 추종세력들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올리거나 각색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전문가들 “편향된 정보 거를 시스템 마련 필요” ▼ “믿어봐” 국민 87% “위키피디아 내용 신뢰”… “믿지마” 해외 언론-공공기관 “참고 말아라” 로버트 케네디 미국 법무장관의 보좌관이었던 존 시건솔러 씨는 2005년 12월 위키피디아 때문에 큰 홍역을 치렀다. 자신에 대한 정보 중 ‘시건솔러가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인물’이라는 내용이 수개월 전부터 추가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시건솔러 씨는 위키피디아 운영진에 강력하게 항의했고 얼마 후 이 내용이 삭제된 뒤에야 해프닝이 마무리됐다. 해외에서도 위키피디아의 잘못된 정보에 대한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많은 언론이나 공공기관에서는 “기사나 공문서를 작성할 때 위키피디아를 참고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2007년에는 미국의 유명 골퍼 퍼지 죌러 씨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이 위키피디아에 올라가 있다며 인터넷주소(IP)를 추적해 이 IP를 사용하는 회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도 했다. ‘죌러가 술과 마약에 찌들어 살고 있으며 가정에서 폭력까지 휘두른다’는 음해성 글이 적혀 있었다는 것. 또 2006년에는 켄 레이 전 엔론 회장의 사망사건 직후 위키피디아에 사망 원인을 둘러싼 수많은 추측이 사실인 것처럼 올라와 가족과 회사를 곤혹스럽게 했다. 왜곡되거나 일방적 주장이 담겨 정확성과 공정성에 의심이 가는데도 많은 사람들은 위키피디아의 내용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언론시민연대가 올해 9월 한 달간 4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위키피디아의 내용을 신뢰한다는 대답이 410명(87%)에 이르렀다. 또 전체의 286명(61%)은 백과사전으로 위키피디아를 활용한다고 답했다.전문가들은 “사실관계를 정확히 검증하거나 편향된 정보를 걸러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제도나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박성희 이화여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위키피디아는 백과사전인 만큼 내용을 올리는 사람들의 정직성과 정확성이, 참여형이라는 점에서 성실성이 동시에 요구된다”며 “두 요소 중 하나라도 무너지거나 악의적으로 왜곡된 정보를 퍼뜨리려는 시도가 있다면 내용이 편향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사용자들도 내용을 무조건 사실로 받아들이지 말고 선별적이고 비판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위키피디아에 실린 백과사전 못지않은 풍부한 콘텐츠는 집단 지성이 힘을 발휘한 성공적인 사례”라며 “사용자들의 신뢰도를 높이려면 정확성과 공정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동영상=김일성 사진 들고 광화문 활보하는 옛날 사진}

국가인권위원회 현병철 위원장(사진)은 최근 자신의 퇴진 요구와 관련해 “흔들림 없이 업무를 보겠다”고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혀 인권위 내홍 사태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 위원장은 16일 ‘최근 논란과 관련한 국가인권위원회 입장’이라는 글을 통해 “묵묵히 사태의 진정을 기다렸으나 일부 발언이 사실과 다르게 알려져 오해되고 왜곡된 점이 있어 국민께 알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권위원이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채 사임하는 데 따른 논란 등으로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이 문제가 결과적으로 정치 쟁점화되고 인권위에 대한 불신감이 확대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현 위원장은 “인권위의 독립성이 외부의 일방적 비난으로 흔들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오로지 인권이라는 기준을 토대로 흔들림 없이 업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사회적으로 지난(至難)한 문제에 대해 위원회에 급박한 결정을 요구한 뒤 수용되지 않는다고 해서 압박하는 모습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히며 최근 이어진 줄사퇴 행보를 에둘러 비판했다. 현 위원장은 인권위 독립성 훼손 논란, 인권 현안에 대한 침묵, 상임위원회 무력화, 위원장의 부적절한 발언, 합의제 기구를 무시한 독단적 운영, 인권위 활동 미흡 등 사퇴한 인권위원 및 인권단체 등이 주장한 항목에 대해서는 별도의 해명 자료를 내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민감한 정치 현안에 침묵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전원위 또는 상임위 논의 과정에서 부결된 것이며 이는 인권위원 간 견해차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 인권위가 내린 18건의 정책권고나 의견 표명 중 7건이 제 임기 중 결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 위원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인권단체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해명이 아니라 비겁한 변명인 만큼 현 위원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서울동부지법 형사2단독 박광우 판사는 16일 ‘숙부 박재규 경남대 총장이 부친의 학교를 빼앗았다’는 허위 사실이 보도되도록 한 혐의(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로 기소된 박모 씨(53)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박 씨는 고 박정희 대통령 경호실장 출신으로, ‘피스톨 박’ 이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고 박종규 씨의 아들이다. 박종규 씨는 1970년부터 10년간 경남학원 이사장을 지내며 경남대를 운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박 총장이 돈을 주고 부친에게서 학교를 샀으며 경영권을 돌려달라고 하자 보안대를 동원해 자신을 조사하도록 했다’고 주장하지만 그러한 사실은 없었다”고 밝혔다. 또 “박 총장이 부친의 흔적을 지우려고 해 경남대 관련 자료에서 부친 이름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고 피고인이 주장했지만 대학 공식자료는 물론 비공식 문서에도 박종규 씨에 대한 기록이 빠짐없이 들어있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 2008년 7월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숙부 박재규 경남대 총장 아버지를 두 번 죽였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게재되도록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박 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

“‘로봇 알포’가 국내외 어린이들에게 최고 인기 캐릭터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의수 동국대 산학협력중심대학육성사업단장의 로봇 알포에 대한 애착은 대단했다. 로봇 알포는 고화질(HD) 3차원(3D) 영상으로 제작된 TV용 애니메이션으로 동국대 산학협력 프로그램인 ‘콘텐츠 발전소’ 공모 사업을 통해 영화영상학과 교수 및 연구원들이 스토리텔링 작업 등에 적극 참여해 완성됐다. 알포는 이탈리아의 RAI픽션, 프랑스의 카날플뤼스, 독일 KIKA 등 현지 TV 방영이 확정됐으며 국내에서도 내년 초 지상파를 탈 예정이다. 동국대는 지난해 7월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의 지원을 받는 2단계 산학협력중심대학육성사업 수행기관으로 서울지역에서 유일하게 선정된 뒤 ‘차세대 융합형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우수한 정보기술(IT)과 문화예술 분야의 축적된 역량 및 풍부한 문화콘텐츠 등을 기반으로, 충무로∼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DMC)∼경기도 ‘한류우드’를 연결하는 문화 콘텐츠 클러스터로서의 ‘충무로 컬처 밸리’를 구축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도 세웠다. 특히 동국대는 산학협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영화, 디지털 콘텐츠, 정보통신, 인쇄산업 등이 밀집해 있는 지역의 특수성을 감안해 서울 중구 필동 ‘동국대 충무로 영상센터’에 산학협력중심대학육성사업단의 전용공간을 마련하는 등 적극 지원하고 있다. 산학협력중심대학육성사업단 주해종 교수(46)는 “특성화 교육과 창의적 공학설계인 ‘캡스톤 디자인’ 현장실습과 같은 산학교육 과정은 물론이고 300여 개의 문화콘텐츠 관련 기업의 기술개발 활동 등이 이곳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동국대는 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맞춤형 고급인력 양성에 초점을 둔 특성화교육 과정과 함께 인턴십 및 멘터링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컴퓨터공학과 등 공대생 3264명 중 2419명(75%)과 영상미디어대학 등 비공대생 500여 명이 동국대의 각종 산학교육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실무 중심의 교육은 전국 산학협력중심대학 캡스톤디자인 경진대회 최우수상을 받는 등 훌륭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동국대 기계공학과 4학년 유재범 씨(25)는 “산학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과 팀을 이뤄 융합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업무 수행 시 협력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며 “취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

국가인권위원회가 위촉한 전문·자문·상담 위원 등 61명이 15일 집단 사퇴를 표명하면서 인권위 내분 사태가 점점 악화하고 있다. 인권위 상임위원 2명과 비상임위원 1명이 사퇴한 데 이어 이날 자문위원 등 인권위 결정을 주변에서 돕는 전문가들마저 인권위 활동에서 손을 뗐기 때문이다. 인권위 전체 전문·자문·상담 위원은 모두 250명으로 이들 중 4분의 1가량이 사퇴하면서 인권위 일부 위원회는 소집이 어려워졌다. 어느 쪽이 옳든 인권위 기능의 마비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병철 위원장은 이날 인권위 내분 사태와 관련해 견해를 발표하려다가 취소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현 위원장이 사퇴한 상임위원 및 시민단체 주장에 대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16일 견해를 표명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인권위 자유권 전문위원인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 등 10명은 이날 서울 중구 무교동 인권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뒤 인권위에 동반 사퇴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61명이 서명한 ‘인권위가 부여한 모든 직을 사퇴하며’라는 성명에서 “현 위원장이 취임 이후 독단적인 조직운영과 정부 눈치 보기로 일관해 인권위가 제 역할을 할 수 없도록 마비시키고 있다”며 “현 위원장의 즉각 사퇴와 위원장을 비롯한 인권위원 인선을 위한 올바른 인선 시스템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박원순 변호사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 건과 용산 참사 건, 야간시위 위헌법률심판제청 건, 국가기관의 민간인 사찰 건 등 현안이 전원위에서 부결되거나 중요 안건으로 다뤄지지 않은 점도 비판했다. 사퇴 의사를 밝힌 위원은 손숙 전 환경부 장관과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 정책자문위원 15명, 신창현 환경분쟁연구소 소장 등 조정위원 5명, 정승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전문위원 26명,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등 전문상담위원 14명, 이상희 법무법인 한길 변호사 등 기타위원 3명 등(중복 포함) 모두 61명이다. 이들은 현 위원장 면담이 이뤄지지 않자 20여 분간 회견을 통해 입장을 발표하고 나서 손심길 인권위 사무총장에게 사퇴서를 전달하고 위촉 당시 받았던 위촉장도 반납했다.현재의 인권위 파행을 바라보는 시각은 양분되어 있다. 현 위원장을 지지하는 측은 최근의 ‘줄사퇴’ 행보를 진보 진영의 ‘현병철 흔들기’로 보고 있다. 상임위 기능을 축소하려는 현 위원장 측 움직임에 ‘집단행동’으로 맞서고 있다는 것이다. 한 인권위 관계자는 “(우리 측도) 현 위원장을 옹호하는 목소리를 담은 성명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한 적이 있다”며 “목소리를 못 내는 것이 아니라 안 내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현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측은 “현 상황이 위원회 내부의 힘겨루기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진보와 보수 간의 갈등이 아니라 현 위원장이 인권위원장으로서 자격이 없어 지금의 사태가 벌어졌다는 주장이다. 인권위원장을 지낸 안경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와 불편한 자리에 서기를 주저하지 않는 위원장이었다면 현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인권위 문제를 ‘정부에 대한 도전’ 정도로 보고 있는 현 정부의 시각에 근본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어떤 입장이든 상임위원과 비상임위원, 위촉 위원 등이 잇달아 인권위를 떠난 점에서 인권위의 신뢰성 훼손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유남영 전 상임위원 후임으로 김영혜(51·여) 전 법무법인 ‘오늘’ 대표변호사를 임명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 ▲동영상=국가인권위원들 동반사퇴!}
경북지역 종가(宗家) 12곳이 서울 나들이를 한다. 서울대 조형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각 집안을 상징하는 문장(紋章)을 개발해 전시회를 열기로 한 것. 500여 년간 품어온 가문의 역사가 연꽃과 벼루, 소나무, 옥피리 등으로 꾸며진 각 문장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데….■ 반기문 총장이 본 G20지난주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머리를 맞댄 33명의 정상급 지도자 가운데는 이명박 대통령 외에 또 한 명의 한국인이 있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다. 취임 후 근 4년간 세계 오지를 누비며 글로벌 이슈 해결에 진력하고 있는 반 총장이 조국에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 파탄지경 인권위 앞날은요즘 국가인권위원회 직원들의 표정이 굳어 있다. 유남영 문경란 상임위원에 이어 조국 비상임위원이 사퇴한 상황에서 15일 전문·자문·상담위원 등 61명이 동반 사퇴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인권위 내홍이 언제 끝날지, 인권위 사태를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의 심정은 착잡하기만 하다. ■ 군, 발열기능 군복 보급겨울이 오면 내복과 일명 ‘깔깔이’(노란색 방한 내피)를 여러 겹 껴입고도 야전의 추위에 떨어야 했던 군 장병들을 위해 신형 방한복이 개발됐다. 기존 방한복보다 보온성과 방수, 습기흡수 등이 탁월하다는데…. 깔깔이로는 막지 못한 칼바람을 고성능 방한복은 막아줄까. ■ 가수들의 트위터 활용법그 많던 팬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1994년 ‘마법의 성’으로 인기를 끌면서 증권사 펀드매니저 활동을 해온 더 클래식의 김광진의 말이다. 트위터는 활동이 뜸해진 중견가수는 물론이고 인디밴드에도 새로운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때론 ‘속보성 뉴스’와 콘서트의 비밀도 귀띔해 준다.}

15일 오전 1시 29분경 서울 중구 신당동 버티고개역 부근에서 캐딜락 승용차 한 대가 멈췄다. 음주운전 차량을 단속하던 경찰관이 차를 세운 것. 운전석 창문이 열리자 경찰관은 낯익은 얼굴을 한 번에 알아보고 깜짝 놀랐다. 운전자가 다름 아닌 ‘슈퍼스타K’ 시즌2에서 냉철한 심사위원으로 활약한 가수 이승철 씨(44·사진)였던 것. 경찰은 이 씨에게서 술 냄새가 나는 것을 확인하고 음주 측정을 요구했고 측정 결과 혈중 알코올 농도가 0.125%나 나왔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소속사 직원들과 회식을 하면서 맥주 다섯 잔을 마셨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즉시 경찰관과 함께 서울 중부경찰서로 옮겨 조사를 받은 뒤 매니저와 함께 돌아갔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을 정도는 아니었으며 조사를 받으며 잘못한 부분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날 이 씨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 씨의 운전면허는 당연히 취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씨는 이날 오후 소속사를 통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앞으로 성숙한 모습을 보이겠다”고 사과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
국가인권위원회가 위촉한 전문·자문·상담위원 등 57명이 집단으로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병철 위원장이 그동안 도저히 위원장의 언행이라 믿을 수 없는 행보를 계속해 왔다”며 “이에 우리는 인권위가 소위 ‘인권 전문가’라고 하는 우리 57명에게 부여한 모든 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인권위의 전문·자문·상담위원 정원은 180명으로 사퇴의사를 밝힌 위원은 3분의 1가량 된다. 이들은 또 “현 위원장과 반인권적 인권위원들이 계속 정부 편에서 정치적 판단만을 계속한다면 인권위를 세운 이 땅의 양심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루빨리 현 위원장이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자진사퇴할 것과 다시는 ‘인권 문외한’이 인권위원장 또는 인권위원이 될 수 없도록 인사시스템을 도입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15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무교동 인권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집단사퇴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던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은 “15일 사퇴하는 위원 외에도 위원직을 유지하면서 인권위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견을 밝힌 위원도 있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최근 상임위원회가 아닌 전원위원회에서 주요 사안을 의결하도록 한 운영규칙 개정안에 반발해 상임위원 및 비상임위원들이 잇따라 사퇴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현 위원장은 이날 오후 휴대전화를 꺼 놓는 등 외부와의 접촉을 피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백색가루 소동땐 아찔했었죠 “승객은 없지만 혹시 모를 테러에 대비해 오늘도 평상시처럼 근무하고 있습니다.” 김경호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장(51·사진)은 12일 최근 6개월 중 가장 ‘한산한’ 하루를 보냈다. 삼성역 지하 역사(驛舍)가 G20 회의장인 코엑스와 연결돼 있어 경호를 위해 이날 하루 열차들을 무정차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지하철 1∼4호선 중 수송 인원이 가장 많은 삼성역은 하루 평균 25만 명이 이용한다. 김 역장은 올해 1월 부임 이후 G20 회의 안전 개최를 위해 뛰어온 숨은 조력자 중 한 명이다. “외국인 승객이 두고 내린 노트북 가방을 폭발물로 오인하는 일도 있었고, 얼마 전에는 ‘백색가루’ 소동으로 가슴을 쓸어내렸죠.” 김 역장은 “그 많던 승객이 한 명도 없으니 어색하다”며 “사고 없이 안전하게 행사를 마무리하는 데 일조한 것 같아 만족한다”고 말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손님 줄었지만 성공개최 보람 “손님이 줄어 서운한 마음 절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되어 뿌듯한 마음 절반이에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에서 부대찌개 가게를 운영하는 백인환 씨(28·사진)는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가는 12일 오후 그동안의 가슴앓이를 이렇게 표현했다. G20 정상회의 개최로 코엑스몰 내 상점 대부분이 회의 기간에 문을 닫거나 열어도 손님이 없어 개인적으로는 영업에 큰 손해를 봤다. 출입증을 지니지 않은 사람들의 코엑스 입장이 제한됐고 가게를 열어도 손님이 없어 장사가 잘되지 않았기 때문. 백 씨는 “1년에 두세 번 있는 대목 중 하나인 ‘빼빼로데이’(11월 11일)에도 G20 정상회의 때문에 손님이 없어 무척 속상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조금 손해보고 큰 국가행사인 G20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끝나니 뿌듯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서운하다”고 말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 ■ 영어로 외국기자 취재 뿌듯 “기자 10분을 인터뷰했어요. 독일 기자 아저씨도 영어로 인터뷰했는데 조금 떨렸어요.”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가 선발한 ‘청사초롱 e-리포터’ 최영웅 군(13·경기 평촌중 1년·사진)은 “다들 이번 회의를 만족스럽게 평가해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7 대 1의 경쟁을 뚫고 최연소로 합격한 최 군은 9∼12일 다른 대학생 리포터 13명과 함께 코엑스 미디어센터에서 내외신 기자를 상대로 이번 회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인터뷰했다. 코엑스 구석구석을 사진으로 찍어 공식 홈페이지(cafe.naver.com/g20echorong)에도 올렸다. 토종 영어인데도 매우 유창하다. 유엔 사무총장이 꿈인 최 군은 “큰 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 가문의 영광”이라며 “친구들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사인을 꼭 받아오라고 했는데 성사되지 않아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미뤄둔 신혼여행 이젠 가야죠 서울 중부경찰서 약수지구대 김상준 순경(28·사진)에게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7일 결혼한 김 순경은 G20 정상회의 기간에 신혼여행이 겹쳤다. 이탈리아로 신혼여행을 갈 계획을 세웠지만 그는 여행을 미뤘다. “신혼여행을 미루면 평생 바가지 긁힌다”고 주위에서 충고했지만 부족한 인원에 G20 경비까지 나서야 할 지구대 형편에 혼자 빠질 수 없었다. 부인 남가영 씨(28)도 흔쾌히 허락했다. 김 순경은 G20 기간 내내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묵었던 서울 신라호텔 경비를 섰다. 그는 “신라호텔로 출근하는 기분이 이상하더라”며 “그러나 주요 정상의 안전을 지켜 행사를 무사히 치르는 데 일조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순경은 14일 신혼여행을 떠난다. 공무원은 결혼 다음 날부터 휴가를 써야 하기 때문에 연차를 쓰기로 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바쁜 경찰에 작은 힘 보탰을 뿐 “G20 정상회의 경비로 격무에 시달리는 경찰관들을 조금이나마 도우려고 했는데, 퍽치기 상습 절도범까지 잡게 됐네요.” G20 정상회의 기간에 서울 성동경찰서 경찰관들과 합동 순찰근무를 서고 있던 강상길 씨(36·부동산중개업·사진)는 8일 오후 11시50분경 “서울 성동구 용답동의 한 전화부스 근처에서 한 남성이 취객을 상대로 지갑을 훔쳐 달아나려고 한다”는 긴급 무전을 받았다. 강 씨는 즉시 경찰관들과 순찰차를 타고 현장으로 출동했고, 막 달아나려던 전과 28범의 절도범 김모 씨(48)를 경찰관을 도와 격투 끝에 붙잡았다. 이어 강 씨는 순찰차에 김 씨를 태우고 직접 경찰서로 호송했다. 그는 “경찰과 함께 도둑을 잡을 때는 정말 긴장됐다”면서도 “방범 일손이 부족한 상황에서 동네 치안 유지에 작은 힘이나마 보탰다는 점이 뿌듯하다”고 말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
9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강남우체국에서는 정체불명의 소포 때문에 작은 소동이 빚어졌다. 소포는 평범한 과일 상자로 보였지만 수취인란에 ‘서울 강남구 삼성동 159번지 오바마의 딸 샤샤에게’라고 적혀 있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가족을 위한 선물로 추정됐다. ‘삼성동 159번지’는 G20 정상회의 공식 회의장인 코엑스가 있는 무역센터 주소. G20 회의 기간에 우편물을 이용한 테러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비상근무를 하고 있는 강남우체국은 즉시 과일 상자를 X선 투시기에 집어넣어 해당 내용물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분석 결과 소포 안에는 동그란 과일로 보이는 물체 십여 개가 들어있었을 뿐 테러를 의심할 만한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래도 안심하지 못한 우체국은 경찰 특공대와 폭발물 탐지견까지 불러 살펴본 뒤에야 테러 위험물질이 아니라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소포 안의 동그란 과일은 배였다. 강남우체국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소포는 11일 오후 방한한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발송자에게 반송됐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배를 선물하려 한 배모 씨는 부산에 사는 70대 노인으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도 비슷한 방법으로 과일을 선물한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막일인 11일 서울 시내 교통상황은 예상과는 다르게 상당히 순조로웠다. 시민들이 자율적인 차량 2부제에 적극 참여하면서 출퇴근시간대 교통량이 평소보다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이날 출근 시간인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서울 46개 지점에서 교통량을 측정한 결과 차량 39만1409대가 통행해 지난주 목요일인 4일 같은 시간대(40만3516대)보다 3.0%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회의장인 코엑스가 위치한 강남 교통량은 13만6688대로 4일 같은 시간대(14만7655대)보다 7.4%나 줄었다. 주요 차량 운행 감소 지점은 1만9842대 통행에 그친 코엑스 옆 포스코 사거리로 4일보다 무려 78.1%나 감소했다. 교통량 감소로 이 시간대 서울시내 주요 도로의 평균속도는 시속 27.9km로 4일 같은 시간대보다 1.8% 빨라졌다. 퇴근시간대에도 G20 행사장인 코엑스 주변 도로와 도심 주요 도로에서 큰 혼잡은 벌어지지 않았다. 이날 오후 7시부터 서울 용산구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했던 각국 정상들도 큰 문제 없이 20∼30분 만에 행사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처럼 교통량이 줄어든 것은 정부의 승용차 자율2부제 실시와 수도권 공무원 출근시간 및 강남·서초·동작·송파구의 초중고교 등교시간이 각각 10시로 늦춰진 점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이날 오전 1시간 동안 올림픽대로와 한강다리 등 주요 지점 18곳에서 조사한 결과, 승용차 자율2부제 참여율은 약 62%인 것으로 나타났다.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한 시민들이 많은 점도 원활한 차량 소통에 기여했다. 평소 자가용으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으로 출근하는 회사원 장연욱 씨(32)는 “G20 기간이어서 도로가 많이 막힐 것으로 예상해 조금 귀찮지만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했다”고 말했다. 코엑스 주차 관리요원 배성민 씨(25)는 “평소 출근 시간대에 차량이 10대 들어왔다면 오늘은 2, 3대 정도만 들어온 것 같다”고 했다. 강북 지역인 서울 중구 소공동 직장으로 출근한 배미영 씨(29·여)는 “자율2부제 대상이어서 오늘은 승용차를 놔두고 지하철로 출근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반(反)G20 민간단체인 ‘G20대응민중행동’이 서울역에서 집회를 연 뒤 오후 4시 45분경부터 지하철 1호선 남영역까지 3개 차로를 이용해 행진하면서 주변 도로가 혼잡해졌다. 또 이날 저녁 국립중앙박물관에서 G20 정상회의 공식 만찬이 열려 인근 서빙고로와 동작대교가 전면 통제되면서 우회로 일부 구간에서 교통정체가 빚어졌다. 경찰 관계자는 “G20 정상회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2일에는 코엑스 주변 도로가 통제되는 만큼 승용차 자율2부제 준수와 대중교통 이용 등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더욱 절실하다”고 말했다.박진우 기자 pjw@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일대에는 업체의 특성에 따라 G20 특수(特需)와 한파(寒波)가 동시에 닥쳐 희비가 엇갈렸다. 함박웃음을 짓는 곳은 호텔 및 모텔 등 숙박업소들이다.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인근은 물론 선릉역과 강남역 일대 업소까지 G20 관계자들로 꽉 들어찼다. 강남구 청담동의 엘루이호텔은 G20 경호 업무를 위해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경찰들이 투숙하면서 9일 이후 11일까지 빈방이 없었다. 인근 프리마호텔도 “외국 언론인이 많이 투숙하면서 11일부터 이틀간은 만실”이라고 했다. 리베라호텔 등도 객실이 90% 이상 찼다. 4200여 명의 해외 취재진이 진을 치고 있는 코엑스 내 미디어센터는 국내 기업들의 제품 홍보전이 치열하다. 식품전문기업 SPC는 미디어센터에 임시로 카페테리아를 차려놓고 자사 커피와 떡, 베이커리 등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한국인삼공사는 홍삼 아메리카노와 홍삼 젤리 등 퓨전 형태의 홍삼 식품을 선보여 외국 취재진의 관심을 끌었다. 코엑스 외곽에 위치한 식당들은 된서리를 맞았다. 포스코 사거리에 있는 한정식집 대장금은 “코엑스 주변 교통이 전면 통제된 것으로 오해한 손님들이 예약을 취소하면서 예약률이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울상을 지었다. 인근 고깃집 곰바위의 고재용 대표(61)는 “평소에는 9개 방과 홀이 꽉 차는데 10일 저녁에는 5팀밖에 받지 못했다”며 “20년간 장사하면서 이번 주처럼 장사가 안 되는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G20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미뤄진 고교 3학년 학생들도 걱정이 늘었다. 코엑스 반경 600m 이내에 있는 경기고교는 안전 문제로 12일 아예 휴교한다. 이 학교 3학년 이동혁 군(18)은 “학교를 하루 쉬면 공부 리듬이 끊어질 것 같아 걱정된다”고 했다. 11일 ‘빼빼로 데이’ 특수를 기대했던 코엑스 인근 편의점들도 한숨을 쉬고 있다. 삼성역 인근의 한 편의점 관계자는 “일반 시민보다 경찰이 더 많다 보니 빼빼로가 거의 팔리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편의점 업체 GS25는 빼빼로 물량을 평균 30%가량 늘렸지만, 강남지역은 반대로 30%가량 줄였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동영상=코엑스 ‘초비상 경계’ 긴장감 감도는 삼성동}

‘코엑스 내 비상계단과 지하주차장, 엘리베이터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장소에 경찰을 배치했다.’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10일 회의 장소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는 도심 속 ‘요새’로 탈바꿈했다. 코엑스를 둘러싼 이중(二重) 안전펜스가 설치된 가운데 지상에는 장갑차와 경찰 1000여 명이, 하늘에는 헬리콥터가 철통같은 경호 경비를 위해 동원됐다. ○ ‘코엑스 캐슬’은 이중 펜스 철옹성경찰과 G20경호안전통제단은 9일 오후 10시부터 10일 오전 6시 사이 아셈로와 봉은사로를 비롯해 영동대로와 테헤란로 등 코엑스와 무역센터 단지 외곽에 높이 2m, 길이 1900m의 녹색 철제 펜스를 세웠다. 각 도로가 만나는 지점과 횡단보도 구간에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교통과 출입이 통제되는 12일 0시부터 설치할 예정이다. 10일 아침 출근길 시민들은 밤새 생긴 펜스를 신기한 듯 바라봤다. 횡단보도에 서서 기념사진을 찍은 회사원 이용석 씨(43)는 “조금 갑갑한 느낌이 들지만 혹시 모를 불상사에 대비해 꼭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10일 오후 10시부터는 코엑스 건물을 둘러싼 ‘전통 담장형 펜스’를 쳤다. 경찰 관계자는 “한국 고유의 전통 문양이 아기자기하게 그려져 있어 철제 펜스보다는 조금 덜 삭막할 것”이라며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초 코엑스 반경 600m에 설치하려던 ‘담쟁이라인’은 상황에 따라 가변적으로만 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코엑스를 지키는 ‘병사들’경찰청은 G20 경호 경비를 위해 갑호 비상령을 발동하고 전국에서 5만여 명의 경찰인력을 동원했다. 이 중 코엑스에 배치된 경찰은 전·의경을 제외하고도 1000명에 이른다. 이들은 500명씩 하루 2교대로 코엑스와 삼성역, 경기고 사거리 일대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삼성역 지하 역사(驛舍)와 코엑스몰 등 코엑스 밖 테러 취약지점 3000여 곳도 경찰의 주요 경비대상 구역. 특히 방탄조끼를 입은 경찰 특공대원들은 기관단총 등 중화기를 들고 24시간 경계근무를 섰다. 전기로 이동하는 경찰 삼륜차는 지상 행사장과 코엑스몰 등을 순찰하고 폭발물 탐지 훈련을 받은 경찰특공대 및 군 소속 특수탐지견 수십 마리도 코엑스 검색대와 삼성역, 선릉역 등에서 혹시 모를 테러에 대비하고 있다. 탐지견들은 지난달부터 행사 준비에 투입돼 밤에는 경찰버스 화물칸에서 잠을 잔다. 한편 이 같은 삼엄한 경비 속에서도 1인 시위 등 작은 소동이 잇따라 벌어졌다. 이날 오후 ‘인터넷 방송 진행자와 결혼하고 싶다’며 플래카드를 들고 온 한 남성이 30분간 1인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캐나다 토론토 G20 회의 시위에도 참가했던 전력이 있는 일본인이 ‘평화 위에 융화’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가 삼성역 인근에서 체포됐다. 저녁에는 검문검색에 불만을 품고 코엑스몰 내 얼굴 인식 검색대를 파손한 남성이 경찰에 검거돼 조사를 받았다.○ 쓸고 닦고…회의장엔 기도실도공무원들은 ‘청소’ 비상이 걸렸다. 특히 주말에 내린 비로 코엑스 일대가 낙엽으로 뒤덮이자 강남구청은 ‘낙엽 전담조’를 별도로 편성해 회의장 주변을 여러 차례 쓸고 닦았다. 강남구청은 물청소 차량 12대 중 절반인 6대를 코엑스에 배치해 매일 아침 거리를 물로 청소하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주 2회이던 물청소 횟수를 주 7회로 늘렸다”며 “새벽에 물을 뿌리면 아침 출근길에 먼지가 덜 나고 낙엽도 치울 수 있다”고 했다. 구청 모기방역팀도 24시간 근무하면서 정상들이 묵는 숙소나 회의장 인근에 모기 신고가 접수될 경우 즉각 출동해 방재 처리를 한다. 이번 행사를 위해 방한한 외국인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도 눈에 띈다. 정부는 원활한 업무 추진을 위해 모든 회의 참가국의 언어별(15개 언어)로 통역사를 배치했다. 또 하루에 5번씩 기도를 해야 하는 이슬람권 관계자들을 위해 별도의 기도실도 마련했다.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G20 회의는 한국의 문화, 과학기술, 음식 등을 세계에 알리는 절호의 기회”라며 “G20 회원국 관계자와 국제기구 직원, 기자 등 국제사회를 이끌어가는 엘리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동영상=코엑스 ‘초비상 경계’ 긴장감 감도는 삼성동}

주요 20개국(G20) 회의가 열리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행사장에는 세계 각국의 취재진들과 함께 6명의 한국 대학생도 현장을 누빈다. 이들은 동아일보 대학생 리포터들로, 9월 코엑스에서 열린 ‘G20 서울국제심포지엄’ 때도 현장 리셉션 취재부터 초청자 인터뷰에 이르기까지 돋보이는 활약을 했다. 하헌우 씨(연세대 심리학과 1학년)는 “G20 회의 리포터로 활동하기 위해 보호무역, 양적완화 등 통화조치, 국제통화기금(IMF)의 역할 등 주요 이슈에 대한 자료를 분석하는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했다”며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국가적 행사에 직접 참여해 뿌듯하다”고 말했다. 조정희 씨(여·연세대 법학과 4학년)는 “이번 회의에서 구체적인 합의가 나와 각국 국민들이 회의의 성과를 피부로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G20 회의를 통해 만나게 될 다양한 인연에 대한 기대감도 엿볼 수 있었다. 윤지영 씨(여·서울대 의류학과 4학년)는 “9월 G20 서울국제심포지엄 때 세르히오 비타르 전 칠레 공공사업장관이 동아일보 기사를 번역해 보내달라고 부탁해서 들어줬는데, 나중에 그 내용이 칠레 현지 신문에 실렸다”며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채림 씨(여·고려대 중문과 2학년)는 “회의 내용 취재도 중요하지만 코엑스 안팎에서 고생하는 여러 자원봉사자들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이고 싶다”고 했다. 국제심포지엄 당시 조모 콰메 순다람 유엔 사무차장보를 인터뷰했던 서윤심 씨(여·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3학년)도 “당시 리포터로 활동하면서 좀 더 큰 시야에서 현상을 바라볼 수 있었다”며 “이번 G20에서도 국제무대 주요 인사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설렌다”고 말했다. 김영준 씨(인하대 국제통상학부 3학년)는 “서울시가 마련한 프레스 투어에서 외신 기자들과 함께 서울 곳곳을 둘러보니 우리나라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면서도 “고궁 외에 서울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는 장소를 발굴해 소개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국가인권위원회가 상임위원 사퇴 파문으로 내홍을 겪는 가운데 조국 비상임위원(45·사진)도 10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유남영 문경란 위원 등 두 상임위원이 1일 사퇴한 데 이어 이날 조 위원도 사퇴를 표명하면서 인권위원들의 ‘줄사퇴’ 가능성도 있다. 조 위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배포한 사직서에서 “현재 인권위가 처한 상황의 심각성을 상기시키기 위해 임기 만료 전인 10일 자로 위원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법원장 추천으로 인권위원이 됐으며 올해 12월 23일 임기가 만료된다. 이로써 비상임위원은 6명으로 줄었고, 상임위원은 2명이 사퇴해 장향숙 위원만 남았다. 조 위원은 사직서에서 “국가권력과 맞서는 인권위원장의 당당한 모습은 사라지고 권력의 눈치를 보는 초라한 모습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현병철 위원장이 이끄는 인권위는 인권이 아닌 정파의 잣대를 사용하며 국가 권력의 인권 침해에 대한 견제와 비판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방기해 왔다”며 “이는 현 위원장의 인권의식, 지도력, 소통능력 부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조 위원은 또 “인권위 사태는 궁극적으로 임명권자의 책임”이라며 “인권 의식이 있고 지도력 있는 보수 인사에게 인권위원장직을 맡기는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편 인권위 내 전문위원회 등에서도 위원들이 동반 사퇴하자는 내용을 담은 연판장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사퇴 유남영 상임위원 후임… 李대통령, 김영혜 씨 내정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공석인 인권위 상임위원에 김영혜 법무법인 ‘오늘’ 대표변호사(51·사진)를 내정했다. 김 내정자는 지난 정권에서 대통령 추천 몫으로 임명된 유남영 상임위원 후임으로 내정됐다. 김 내정자는 인천 출신으로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세계여성법관회의 부회장 등을 지낸 법조인으로 현재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과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