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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중현 논설위원입니다.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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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6~2025-12-06
칼럼100%
  •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한국 복지정책 모범사례 ‘경기도 무한돌봄’

    경기도의 무한돌봄 사업은 이미 한국 복지정책 모범사례의 대표 항목이 됐다. 2008년 터진 미국발 금융위기로 실직, 사업실패에 따른 과도한 부채, 이혼 및 주(主)소득자 가출 등으로 위기가정이 속출하자 경기도는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위기가정을 돕기 위해 이 사업을 시작했다. 위기를 극복할 때까지 ‘무한사랑’의 정신으로 취약계층을 돕는다는 의지를 담아 사업 이름을 ‘무한돌봄’으로 정했다. 시행 4년째인 무한돌봄 사업은 도민이 극빈계층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는 복지안전망 역할을 톡톡히 해내 중앙정부 및 국내외의 벤치마킹 모델이 됐다. ‘선(先)지원 후(後)심사’ 원칙에 따라 지원 속도를 높인 것이 특징. 지난해에는 지역 내 복지망을 모두 연계한 통합복지, 수요자 중심 맞춤형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전 시군에 무한돌봄센터를 설치했다. 무한돌봄사업으로 지금까지 5만여 가구가 574억 원을 지원받았다. 또 민간단체들과 양해각서(MOU)를 맺어 병원진료비 감면, 학습비 지원, 무료법률상담, 서민금융 지원 등의 방식으로 32억 원 상당액을 지원했다. 특히 도민들의 정성으로 모은 29억 원은 월세보증금, 노인우울증환자 치료비, 간병비 등으로 지원해 2중, 3중의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

    • 2011-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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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연수 리포트]“교외저택은 덫” 일터 곁 임대단지로…美 주거문화 ‘그레이트 리셋’

    6월 초 오후 2시경 뙤약볕이 내리쬐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채플힐 시의 주상복합단지인 메도몬트 빌리지. 이곳에서 6km 정도 떨어진 소도시 카버러의 약국에서 근무를 마친 약사 카라 앤드루스 씨(35·여)는 자전거를 타고 집에 돌아와 간편한 옷차림으로 갈아입었다. 임대 타운하우스의 문을 나선 지 4분 만에 라시키스 초등학교에 도착한 그는 활짝 웃으며 뛰어나오는 딸 올리비아 양(8)을 만나 그날 학교생활에 대해 정답게 얘기를 나눴다. 단지 중앙에 있는 상가로 향한 앤드루스 씨는 슈퍼마켓에서 야채와 과일을 사서 장바구니에 담고 집으로 향했다. 앤드루스 씨는 일터에서 40km 떨어진 교외 단독주택에서 출퇴근하다 지난해 12월 메도몬트의 주택을 빌려 이사했다. 결혼 초기에 돈이 모이면 교외에 있는 주택을 구입하기로 남편과 계획을 세웠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집값이 떨어지고 대출받기가 어려워지면서 임대주택 입주로 방향을 틀었다. 이처럼 평범하기 그지없는 앤드루스 씨의 일상 속에는 금융위기 이후 급변하고 있는 미국인의 생활방식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세계적 도시경제학자 리처드 플로리다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는 이런 변화를 미국인의 생활양식(라이프스타일)을 뿌리부터 바꾸는 전면적 재편, 즉 ‘그레이트 리셋(The Great Reset)’이라고 이름 지었다.○ 차 없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메도몬트는 6년 전 처음으로 입주가 시작됐다. 주립대학인 노스캐롤라이나대(UNC)가 있는 채플힐 시의 중심가에서 3km 거리. 걷거나 자전거로 왕복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 듀크대가 있는 더럼 시,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주도인 롤리도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차로 15∼35분 만에 갈 수 있다. 세계적 연구개발단지인 리서치트라이앵글파크(RTP)도 10분 거리다. 5km² 넓이의 단지 중앙에는 슈퍼마켓 카페 빵집 옷가게 잡화점 등 50여 개의 상점이 몰려 있다. 상가 2, 3층은 사무공간으로 크고 작은 기업이 입주한 상태. 주변으로 아파트 타운하우스 단독주택 등 300여 채의 주택이 배치됐다. 초등학교 의료시설 노인복지시설 수영장 등도 단지 안에 설치돼 있다. ‘뉴 어버니즘’ 철학에 기초해 주민들이 생활에 필요한 모든 일을 걸어 다니며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한 ‘워커블 타운’ 구조다. 앤드루스 씨는 “주변 비슷한 집보다 임차료가 10% 넘게 비싸지만 딸이 걸어서 등하교할 수 있고 직장이 가까운 데다 쇼핑도 쉽게 할 수 있어 매달 기름값만 수백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며 현재 생활에 만족하고 있었다. 메도몬트는 ‘미국은 신발은 없어도 자동차는 있어야 살 수 있는 곳’이란 통념과 크게 다른 구조를 갖췄다. 메도몬트를 설계한 건축가 게리 자일스 씨는 거주자들이 자동차 중심의 에너지 고(高)소비형 생활방식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데 단지 건설의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화석연료가 고갈되고 기름값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미국인들도 과거와 같은 생활방식을 더는 고집할 수 없다”며 “직장과 학교, 집 사이의 거리를 최소화해 자동차 이용을 줄일 수 있는 고밀도 개발이 바로 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사라지는 교외주택의 꿈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하는 주택정책 개혁도 이런 변화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새 주택정책의 목표는 ‘집 사지 말고 빌려서 살자’는 것으로 요약된다. 신용도가 떨어지는 사람들에게 장기 모기지 대출의 문턱을 높이면서 집을 임차해 사는 사람들에게는 유리한 쪽으로 방향을 돌린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는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지향했던 ‘오너십 사회’와는 180도 다른 정책이다. 부시 행정부의 오너십 사회는 미국인들이 주택 같은 자산을 더 많이 보유하게 함으로써 책임 있는 사회 구성원의 비중을 높인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그러다 보니 신용도가 낮은 저소득층이 주택을 살 때 금융회사가 돈을 마구 빌려주는 것을 사실상 용인함으로써 주택시장 거품(버블)과 뒤이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오바마 정부의 새 주택정책은 ‘2, 3대의 주차공간과 바비큐를 할 수 있는 마당, 개인생활에 방해를 받지 않는 교외의 주택 소유’로 굳어진 ‘아메리칸 드림’의 토대를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의 여파로 올해 2분기(4∼6월) 미국의 자가(自家)소유 가구의 비율은 이미 66.9%로 하락했다. 10여 년 전인 1999년 4분기(10∼12월) 수준으로 주택 소유자 비중이 떨어진 것이다.○ 일자리 많은 대도시로 인력 집중 “팔리지 않는 교외주택 소유가 인재들이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찾아 이동하는 것을 막는 ‘경제적인 덫’이 됐다.” 플로리다 교수는 5월 초 출간한 ‘그레이트 리셋’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이런 점 때문에 금융위기 이후 일자리를 찾아 이동하는 창의적 인재들은 일자리가 많고 일자리와 관련된 정보도 활발하게 공유되는 도심에 살길 선호하며 이동성이 높은 임대주택을 선택한다고 분석했다. 채플힐, 더럼, 롤리 등 3개 도시가 인접한 지역은 미국 동남부에서 고급 일자리가 가장 많이 몰려 있는 곳이다.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에도 미국 동북부의 뉴욕-뉴저지, 서부의 샌프란시스코-토론토(캐나다) 등과 함께 일자리를 찾는 인재가 몰려들면서 상대적으로 집값 하락폭이 작고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는 지역이다. 플로리다 교수는 이런 지역들을 중심으로 그레이트 리셋이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전체 부동산시장이 여전히 침체에 빠져 있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채플힐 주변에는 메도몬트와 비슷한 개념의 주상복합단지 개발이 계속되고 있다. 메도몬트를 건설한 이스트웨스트파트너스 관계자는 “이런 단지에 입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어 현재 채플힐을 중심으로 2, 3개의 주상복합단지를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플힐·카버러(노스캐롤라이나)=박중현 차장 sanjuck@donga.com이 기사는 지난 1년간 KT문화재단의 후원으로 미국 듀크대에서 연수한 경제부 박중현 차장의 보고서입니다.장기불황-대공황-금융위기 뒤 ‘새로운 삶’ 모색: 그레이트 리셋 :PC 등 전자제품이 오작동을 일으킬 때 처음부터 모든 기능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 누르는 리셋 버튼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한 사회가 대공황 등의 큰 위기를 맞은 뒤 구성원의 사회, 경제적 생활방식(라이프스타일)이 이전과 근본적으로 다르게 재편되는 현상을 뜻한다. 리처드 플로리다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는 1870년대 미국에서 장기불황이 시작되면서 본격화된 농촌사회의 해체와 뒤이은 대도시 공장지대 중심의 도심화(Urbanism) 및 산업화를 1차 그레이트 리셋으로, 1929년 주식시장의 붕괴와 함께 시작된 대공황이 제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끝나고 이후 사상 초유의 장기호황을 맞으면서 발생한 교외화(Suburbanization)를 2차 그레이트 리셋으로 평가했다. 화이트칼라 중심의 미국 중산층은 2차 그레이트 리셋 기간 자동차 보급, 도로망 확충, 소득 급증에 힘입어 슬럼화한 도심에서 벗어나 쾌적한 교외 주택지역으로 빠져나갔다. 배기량이 큰 자동차, 냉난방 비용이 많이 드는 단독주택 등 에너지효율이 낮은 라이프스타일은 1970년대 두 차례 오일쇼크와 이후의 에너지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2000년대 초까지 유지됐다. 현재 미국이 겪고 있는 3차 그레이트 리셋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으로 시작됐다. 플로리다 교수는 이번 변화의 핵심을 ‘자동차, 자기 소유의 집, 교외생활 등에 덜 의존하는 것’이라고 요약했다. 인재가 경제적 기회가 많은 대도시 권역으로 몰리고 일자리에 따라 쉽게 거주지를 바꿀 수 있는 임대주택을 선호하며 에너지효율이 높은 대중교통을 더 많이 이용한다는 것. 1차 이후 미국의 급격한 산업화가 진행됐고 2차 이후 미국인의 생산성과 소득 수준이 급증한 데서 알 수 있듯 그레이트 리셋은 ‘창조적 파괴’의 속성을 갖고 있다. 이번 리셋에 미국 사회와 정부가 현명하게 대처한다면 과거의 비효율적인 라이프스타일에서 벗어나 지식경제시대에 걸맞게 변모할 것이라는 게 플로리다 교수의 전망이다.“근린형 도심에 자동차 필요없는 거리 만들자”: 뉴어버니즘 (New Urbanism) :무분별한 도시의 팽창, 난개발 등에 문제의식을 가진 미국 건축가들이 시작한 도시개발 운동으로 ‘신도심주의’로 번역된다. 1993년 10월 미국 버지니아 주 알렉산드리아 시에서 건축가, 도시계획 전문가, 부동산 개발업자 등 170여 명이 모여 도심 황폐화 문제를 논의한 뒤 뉴어버니즘협회를 출범시켰다. 뉴어버니즘협회의 강령인 뉴어버니즘헌장은 대도시를 확장하는 대신 슬럼화된 도심을 전략적으로 재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주거와 상업지구 등을 아우른 도시 시설이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고 걸어 다닐 수 있는 거리 안에 건설돼야 한다는 근린주구(近隣住區)형 개발을 핵심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종이나 소득계층에 따른 거주공간의 분리, 난개발로 인한 환경 문제 등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미국의 많은 소도시는 뉴어버니즘 철학에 따라 ‘워커블 타운’을 표방하며 슬럼화된 도심을 보행자 중심으로 재건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대도시 주변의 많은 주상복합단지도 이 정신에 따라 개발되고 있다.}

    • 2010-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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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동아일보]‘8경기 연속 담장 넘긴 이대호’ 外

    ■ 8경기 연속 담장 넘긴 이대호… ML기록도 넘길까또 넘겼다. ‘빅 보이’ 이대호(롯데)가 13일 8경기 연속 홈런 기록을 세웠다. 일본 프로야구의 오 사다하루와 랜디 바스가 갖고 있던 아시아 기록(7경기)을 넘어서며 130년 역사의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최고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간판타자로 자리 잡은 이대호는 14일 광주 구장에서 KIA를 상대로 세계 신기록에 도전한다. ■ “집 사지 말고 빌려 살자” 美주거문화 재편쾌적하고 널찍한 교외주택, 배기량 큰 자동차로 상징되는 아메리칸 드림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반세기 넘게 지속된 미국인들의 에너지 과소비형 라이프스타일이 빠르게 변모하는 ‘그레이트 리셋(The Great Reset)’의 현장을 소개한다. ■ 오바마 행정부의 ‘對北차르 3인방’ 해부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북한 문제가 고민될 때마다 특임 담당관을 통해 문제 해결을 시도했다. 임기 초반 임명한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가 개점휴업 상태에 빠지면서 미국에 비둘기파는 없다는 말도 나온다. 그렇다고 로버트 아인혼 북한·이란 제재조정관만 남아 북한 혼내기에 골몰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 “2031년엔 한국이 일본보다 잘산다”한국이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보다 잘살게 되는 날은 언제쯤일까. 세계적 경제 조사 전문회사인 IHS글로벌인사이트는 ‘2031년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일본을 앞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예측이 맞는다면 211년 만에 재역전이 실현되는 것이라는데…. ■ 조선사들 “개도국 수주 장벽을 넘어라”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한국 조선사들이 신흥 경제국과 개발도상국들의 자국 산업 보호주의를 오히려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만들고 있다. 조선소와 대형 선박을 만들기에 역량이 부치는 이들 나라에 배대신 ‘배 만드는 기술’을 팔면서 보호주의 장벽도 뚫는 조선사들의 전략을 소개한다. ■ ‘제2 브나로드 운동’ 마친 고려대 봉사단아쉬움에 눈시울이 빨개져 흐르는 눈물을 닦는 선생님과 학생들. 버스에 탄 선생님들은 창가에 몰려와 작별인사를 하는 학생들의 손을 꼭 잡은 채 놓을 줄 몰랐다. 고려대 사회봉사단의 ‘제2의 브나로드 운동’ 마지막 농촌봉사활동이 끝난 섬마을 초등학교를 찾아가 봤다.}

    • 2010-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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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된 産-學-政, 버려진 담배밭을 R&D 요람으로

    《4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리서치트라이앵글파크(RTP·Research Triangle Park) 내 신젠타바이오테크놀로지 연구소. 백발의 메리델 칠턴 박사(70·여)는 지팡이를 짚은 채 연구소 앞마당에서 열린 창립 25주년 기념행사를 지켜보고 있었다. 박테리아를 이용한 농작물 유전자변형(GM) 기술의 개척자인 칠턴 박사는 스위스계 농생명공학기업인 신젠타바이오테크놀로지가 1984년 이 연구소를 세운 후 줄곧 이곳에서 실험을 계속해 왔다. 그의 연구는 1990년대 초반 세계 최초의 상용 GM 옥수수인 ‘Bt176’의 개발로 이어졌다.》 ○ 50년 만에 눈부신 성장‘기초과학 R&D단지’ 차별화유수 기업연구소 170곳 유치○ 탄탄한 네트워크가 밑거름반경 15km 안에 명문대 3곳산학 공동연구에 인재도 공급이곳에서 1km 정도 떨어진 IBM연구소는 1971년 세계 최초의 바코드가 발명된 곳이다. 미국 최대의 연구개발(R&D) 단지인 RTP 안에서 탄생한 세계적인 발명품은 이 밖에도 항암제 텍솔(TAXOL),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치료제 아지도티미딘(AZT), 3차원 초음파기술, 인조잔디 ‘애스트로터프’ 등 일일이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다. ○ 세종시 모델로 부상한 ‘RTP’ 지난달 30일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는 세종시에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유치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면서 RTP를 벤치마크 사례로 지목했다. RTP는 미국 안에서 ‘동부의 실리콘밸리’라 불린다.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이 단지는 노스캐롤라이나의 주도(州都)인 롤리와 더럼, 채플힐 등 3개 도시 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1.4배(28.3㎢) 크기인 RTP에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바스프 시스코 에릭손 등 생명공학, 정보기술(IT), 재료과학 분야의 세계적 기업 연구소 등 170곳이 들어서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만 5만2000여 명. 이 중 90% 이상이 R&D 관련 업무에 종사한다. 노스캐롤라이나 전체 일자리의 22%, R&D분야 일자리의 55%가 RTP와 주변지역에 집중돼 있다. ○ 반대 무릅쓰고 연구단지 출범 1950년대 초 노스캐롤라이나대의 교수 한 명이 담배농사를 짓다 버려진 현재의 RTP 터에 산학(産學)클러스터를 조성하자는 아이디어를 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미친 생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당시 주력 생산품인 면화, 담배농업이 사양길로 접어든 뒤 노스캐롤라이나 주는 극심한 경기침체에 빠져 있었다. 회의론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 대학 관계자들과 기업인, 주 정부는 1956년 공동으로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이 구상을 구체화했다. 1959년 1월 출범한 연구단지는 초기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1970∼80년대에 지속적으로 입주기업이 늘었고, 생명공학과 IT가 각광받기 시작한 1990년대 이후 급격히 팽창해 북미지역 기초과학 R&D의 요람으로 자리를 굳혔다. RTP의 급속한 성장은 노스캐롤라이나 주를 완전히 변모시켰다. RTP와 주변지역의 인구는 2000년 이후 30.2%나 증가했다. 지난해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주내총생산(GSP)은 미국 50개주 가운데 9위를 차지했다. ○ 기업이 주도… 대학-정부는 보조 RTP의 생명력은 채플힐의 노스캐롤라이나대(UNC), 롤리의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NCSU), ‘남부의 하버드’로 불리는 더럼의 듀크대 등 RTP를 중심으로 반경 15km 안에 있는 3개 명문대에서 나온다. 이 대학들은 RTP의 기업 연구소들과 활발히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지속적으로 우수인력을 공급하고 있다. 주 정부도 임금 수준이 높은 고급 일자리를 많이 만들면 세금을 깎아주는 탄력적 행정으로 기업들의 투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KSEA) 회장인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지청룡 박사(물리학과)는 “RTP는 다른 R&D단지와 달리 1950년대에 일찌감치 ‘기초과학기술 분야 R&D단지’라는 개념을 구체화함으로써 관련 기업들의 투자를 선점할 수 있었다”며 “한국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도 처음부터 차별성 있는 중장기 비전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RTP=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기반시설보다 유기적 협력이 성패 좌우”▼릭 웨들 RTP운영재단 대표 “기반시설 등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부분이 아니라 대학, 기업, 정부의 ‘유기적 협력체계’가 얼마나 잘 작동하느냐에 따라 연구개발(R&D)단지의 성패가 판가름 납니다.” RTP 운영자인 리서치트라이앵글재단(RTF)의 릭 웨들 대표(사진)는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중심 단지들이 RTP의 시스템을 베끼려고 시도했지만 완벽한 ‘복제품’을 만드는 데 실패한 것은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기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웨들 대표는 “RTP는 비즈니스 리더와 대학, 주 정부가 하이테크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겠다는 대원칙을 세워 50여 년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은 기업과 대학 모두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그대로 하긴 어렵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 맨’이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단지의 운영을 주도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RTP는 대학에서 먼저 아이디어를 냈고 주 정부가 적극적인 세제 혜택 등으로 지원했지만 결국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만든 것은 기업이라는 것이다.RTP=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 2009-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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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동아일보]그랑프리 역전우승 김연아, 올림픽 金보인다 外

    ‘피겨 여왕’ 김연아(19·고려대·사진)가 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석연찮은 판정, 스케이트날 손상 등 여러 악재를 이겨낸 값진 우승이었다. 이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까지 두 달 남짓 남았다. 지금까지는 올림픽을 위한 과정이었다. 한국의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첫 금메달 낭보를 온 국민은 고대하고 있다.美·日갈등 진원지 후텐마 비행장 가보니 미일관계가 흔들리고 있다. 오키나와 현 후텐마 미군 비행장의 이전 문제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13년 전 한 이전 약속을 수정하려 하자 미국이 완강히 반발하고 있다. 오키나와 현지도 이 문제로 시끄럽다. 미일은 물론이고 일본 정당 및 주민 사이에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문제의 현장을 찾았다. 세종시 대안 모델 美RTP 성공비결은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리서치트라이앵글파크(RTP). 담배농사를 짓다 지력이 다해 50여 년 전 버려진 땅이었던 이곳은 세계적인 기업 연구소들이 입주하면서 북미지역 기초과학 연구개발(R&D)의 요람으로 거듭 태어났다. 세종시의 대안 모델로 떠오른 RTP 현지를 찾아 성공비결을 살펴봤다.외국인노동자들의 세밑 희망발언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큰소리로 욕하지 말아주세요.” “조선족 말고 중국동포로 불러주세요.” 유엔이 정한 ‘세계 이주민의 날(12월 18일)’을 앞두고 이주노동자, 결혼이주여성 등 한국에 살고 있는 이주민들이 모여 저마다의 희망사항을 털어놨다. 전북 창단 15년만에 K리그 우승선수들은 그를 보면 마음이 편해진다. 슬럼프에 빠졌다가도 그의 손을 거치면 부활한다. 프로축구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 얘기다. ‘강희대제’보다 ‘마을 이장님’이란 별명이 더 편하다는 그가 ‘아버지 리더십’으로 창단 15년 만에 처음으로 전북의 K리그 우승을 이뤄냈다. 사반세기 오롯이 시인들 묶은 ‘시힘’사반세기 동안 그들을 오롯이 묶어온 것은 ‘시의 힘’이었다. 1984년 결성된 시동인 ‘시힘’의 25주년 기념식이 5일 열렸다. 박형준 시인은 “시는 혼자 쓰는 것이지만 크게는 시대와 삶을 함께 써 나가는 것”이라며 “동인 활동 자체가 세계나 독자와 호흡하는 소통의 고리”라고 말했다. 2009년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2009년 한 해 동안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에서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뭘까. 6일 신세계이마트, 옥션, 인터파크 등이 올 1월부터 11월까지 판매된 상품을 분석해 그 결과를 내놨다. 대형마트에서 작년에 판매 1위를 차지했던 쌀이 올해는 3위로 떨어졌다는데….}

    • 2009-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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