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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6주 새 유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3배로 증가했다고 19일(현지 시간) 밝혔다. 사망자도 매주 3000여 명씩 나오고 있다. 가을 겨울로 접어들면 코로나19 재확산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한스 클루게 WHO 유럽지역국장은 이날 성명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하위 변위인 스텔스 오미크론(BA.2)과 BA.5가 유럽 53개국에서 빠르게 확산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유럽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약 300만 명으로 같은 기간 전 세계 확진자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번 변이는 앞서 델타 변이 등보다 치명률은 낮지만 워낙 빠르게 퍼져서 확진자가 급증해 입원률은 두 배로 늘었다. 유럽 코로나19 재확산은 BA.2와 켄타우로스 변이(BA.2.75) 같은 오미크론 변이 하위 변이들이 주도하고 있다. 켄타우로스 변이는 한국을 비롯한 10여 개국에서 확산 중이다. 감염자가 장기간 후유증에 시달리는 ‘롱코비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은 화이자 모더나 같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사에 변이 맞춤형 백신 개발을 주문했다. 클루게 국장은 “의료체계가 큰 압박을 받고 있다. 긴급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가을까지 기다리면 너무 늦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백신 4차 접종, 마스크 착용 등 방역을 강조했다. 일부 국가는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지만 클루게 국장은 마스크를 쓴 자신의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의무가 아니라고 해서 쓰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 대부분 국가는 코로나19 검사를 중단하거나 줄이는데 이는 위험한 사각지대를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각심 감소에 우려도 나타냈다. 클루게 국장은 “사람들은 내게 ‘정말 바이러스가 돌아왔느냐’고 묻는다”며 “그것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악하고 치명적이며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각국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에 대처하느라 바쁘겠지만 여전히 의료에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 등 주요국들이 인플레이션(급격한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서 올 상반기(1∼6월) 전 세계 채권 가치가 17조 달러(약 2경2328조 원) 하락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9일 보도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하락 폭의 약 두 배다. 니혼게이자이가 인용한 국제결제은행(BIS) 집계 자료에 따르면 세계 채권 가치는 지난해 말 142조 달러(약 18경6503조 원)에서 지난달 말 125조 달러(약 16경4175조 원)로 약 12% 줄었다. 1990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의 세계 채권 종합지수도 상반기에 12% 급락했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하락하는 ‘반비례’ 관계에 있다. 채권은 발행될 때부터 금리와 만기가 정해져 있어 만기에 받을 수익금도 고정된다. 과거 저금리 시대에 발행된 채권은 현재 고금리 상황에서 발행된 채권에 비해 기대 수익이 떨어지고 사려는 사람도 적다. 이 때문에 과거에 산 채권을 현재 처분하려면 손해를 감수하고 싼값에 ‘할인’해 팔아야 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격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어 손실을 줄이려면 서둘러 파는 게 유리하다. 채권 가치 하락은 정부나 기업이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국채 발행에 의존해 자금을 조달해 왔던 신흥국들은 재정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다. 채권을 다량 보유한 각국 중앙은행과 금융사의 손실이 커질 조짐이 나타나자 채권을 처분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6월 중국 채권 시장에서 해외 투자자들은 25억 달러(약 3조2813억 원) 이상어치를 순매도했다. 중국도 미국 국채 보유량을 1조 달러 아래로 줄여 5월 기준 9808억 달러(약 1287억 원)까지 내려갔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경쟁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뒤처진 미국이 시험발사에 연달아 성공했다. 마하5(음속 5배) 이상으로 빠르게 날아가 목표물을 파괴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기존 방공 체계로는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해 전쟁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개발에 성공한 국가는 미국 중국 러시아뿐이다. 영국 일간 데일리익스프레스는 “(시험발사) 성공으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고 전했다. 미국은 13일 극초음속 미사일 공중 및 지상 발사에 모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날 미 공군은 군수업체 록히드마틴 극초음속 미사일 ARRW(공중 발사 신속 대응 무기) AGM-183A가 전날 캘리포니아 해상 상공 B52-H 전략폭격기에서 시험발사됐다고 밝혔다. 히스 콜린스 준장은 “극초음속에 도달했고 주요 및 부차 목표를 달성했다”며 “일련의 부스터(엔진) 시험을 마쳤고 올 하반기 탄두를 탑재해 전면적인 시험을 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비행 거리와 속도는 밝히지 않았다. 같은 날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도 뉴멕시코주 화이트샌즈 미사일 발사장에서 작전화력 극초음속 무기의 지상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극초음속 미사일의 지상, 공중 발사를 여러 차례 시험했으나 실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로 인해 당초 9월 ‘전투 가능한 첫 극초음속 무기’ 완성을 선언하려던 국방부 계획이 차질을 빚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잇단 실패로 곤경에 처한 미국은 초강대국 군비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우려가 컸다”며 “이번 성공으로 진전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자체 개발 극초음속 미사일 ‘둥펑(東風·DF)-17’을 2020년 10월 대만과 마주한 중국 남동부 푸젠성에 실전 배치했다. 러시아는 올 5월 바렌츠해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치르콘’을 시험 발사해 1000km 밖 목표물을 명중시켰다고 발표했다. 같은 달 우크라이나 오데사의 호텔과 쇼핑센터 폭격에도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첫 실전 사용 사례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우리 직원들이 보고한 모든 사건 보고서를 확인했다. 사례가 매우 많다.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한다면 회사도 직원과 파트너가 될 수 없다. 그래서 매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스타벅스 본사는 11일(현지 시간) 미국 모든 직원에게 이런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시애틀 로스앤젤레스 필라델피아 워싱턴 오리건주의 스타벅스 매장 16곳을 영구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대부분 유동인구도 많은 도심이어서 제법 잘 되는 매장들이다. 그럼에도 본사가 이 같은 이례적인 결정을 단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타벅스의 매장 폐쇄 원인은 마약 범죄 급증 때문이라고 12일 보도했다. 최근 미 전역에서는 마약성 진통제 일종인 펜타닐 중독이 무섭게 퍼지고 있다. 펜타닐 중독자가 스타벅스 매장에 들어와 직원이나 손님에게 해를 끼치는 등 범죄가 급격히 늘자 매장 폐쇄에 이른 것이다. 최근 미 언론에 따르면 헤로인의 50~100배 위력을 지닌 마약 펜타닐 중독 관련 사건이 전역에서 급증하고 있다. 남동부 플로리다주 소도시 개드즌카운티에서는 이달 4일 하루 동안 펜타닐 과다 복용으로 9명이 숨지고 9명이 입원했다. 이 지역은 많은 주민이 가축을 기르거나 채소를 재배한다. 거리에는 골동품점과 유서 깊은 건물이 즐비하다. 평화롭고 작은 시골마을에서 열 명 가까운 마약 중독 사망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워싱턴주 시애틀에서는 2일 마약 단속 잠복 경찰에게 펜타닐을 팔려던 남성이 체포됐다. 그는 사복경찰에게 다가와 “혹시 ‘블루스’를 찾고 있느냐, 사겠느냐”고 말했다. 블루스는 마약상 사이에서 펜타닐 은어로 쓰인다. 경찰은 이 남성의 파란색 펜타닐 알약을 압수했다. 같은 주(洲) 킹카운티는 최근 펜타닐 중독이 확산하자 공중보건 위기를 선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올 들어 현재까지 249명이 펜타닐 과다 복용으로 사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급증했다. 연말까지 사망자가 지난해 396명의 두 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 마약단속국(DEA)는 펜타닐 유통과 확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CBS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미국을 오가는 유동인구가 많은 국경 근처 멕시코 마을에서 펜타닐 제조공장이 발각됐다. 멕시코 검찰은 이곳에서 완성된 펜타닐 알약과 분말, 마약 제조에 쓰인 압착기 등을 압수했다. DEA 관계자는 “펜타닐 주성분으로 쓰이는 화학물질은 중국에서 생산해 멕시코로 들어와 마약 카르텔을 거쳐 미국에 흘러든다”고 말했다. DEA는 중국에서 펜타닐 원료가 가장 많이 생산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DEA는 지난해 1월부터 올 3월까지 펜타닐 원재료 2100파운드(약 950㎏)를 압수했다. 펜타닐 치사량은 2mg이다. DEA가 압수한 양이면 약 10억 명을 펜타닐 중독으로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 CBS뉴스는 “최근 18~45세 미국인의 주요 사망 원인이 펜타닐 중독”이라고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지중해상에 있던 미국 해군 항공모함 해리트루먼호에서 전투기 F/A-18 슈퍼 호넷 한 대가 8일(현지 시간) 악천후 속에 바다로 떨어졌다. 최근 국내 개봉한 영화 ‘탑건: 매버릭’에서 주인공 피트 미첼 대령(톰 크루즈)이 적국 비밀 핵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탔던 기종이다. 12일 미 해군과 군사전문매체 밀리터리닷컴에 따르면 항공모함에서 전투기가 이착륙할 때 바다에 떨어지는 일은 간혹 있지만 갑판에 있던 전투기가 굴러 떨어지는 일은 매우 드물다. 사고 당일 악천후와 거센 바람 때문에 풍랑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군은 “예상치 못한 날씨 때문에 전투기가 떨어졌다. 자세한 사고 경위는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기상이 좋지 않을 땐 갑판 전투기를 쇠사슬로 단단히 묶어서 고정시키게 돼 있는데 이 부분에서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다. 갑판 근무 중이던 승조원 한 명이 가볍게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F/A-18 슈퍼 호넷 대당 가격은 5700만 달러(743억 원)로 알려졌다. 미 해군은 떨어진 전투기를 인양할지 검토 중이다. 가장 최근에 발생한 비슷한 사고는 1995년 4월 미 해군 항공모함 인디펜던스호 갑판에서 벌어졌다. 당시 F-14 톰캣 전투기가 이륙 전 엔진을 점화하자 제트엔진에서 배출된 배기가스에 바로 뒤에 있던 다른 톰캣 전투기가 맞아 바다에 떨어졌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한국과 미국, 대만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유럽이 ‘반도체 자립’을 목표로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섰다. 프랑스 엘리제궁(대통령실)은 11일(현지 시간) 미국과 스위스 반도체 기업으로부터 57억 유로(약 7조5068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프랑스 서남부 그르노블에 반도체 공장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독일은 3월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생산 공장을 유치한 데 이어, 반도체 산업 육성에 140억 유로(약 18조4177억 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기업 글로벌파운드리스와 스위스 기업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공동 투자를 통해 그르노블에 반도체 제조 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2026년 가동이 목표인 이 공장에서는 자동차용, 공장설비용, 가전제품용 18nm(나노미터) 공정 반도체를 생산한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아시아에 대한 유럽의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를 콕 집어 언급한 것은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의 TSMC 등을 의식한 제스처로 보인다. 이 회사들은 프랑스 정부로부터 막대한 재정 지원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발표 다음 날인 12일 공장 설립 예정 부지를 직접 둘러보고 반도체 산업에 50억 유로(약 6조5778억 원)를 지원하기 위한 계획을 설명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이번 투자는 최근 수십 년간 원자력 분야를 제외하고 프랑스의 역대 최대 투자다. 산업 주권을 위한 큰 진전”이라고 말했다. 유럽 최대 경제 강국인 독일도 투자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인텔은 170억 유로(약 22조3722억 원)를 들여 독일 작센안할트주(州) 마그데부르크에 반도체 공장 허브를 지을 예정이라고 3월 발표했다. 독일 정부는 TSMC 공장 유치도 추진하고 있다. 유럽은 세계 반도체 수요의 20%를 차지하고 있지만 공급 능력은 10%에 불과하다. 첨단 반도체 분야는 한국과 대만이 선두이고, 반도체 설계는 미국 기업들이 지식재산권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 생산은 일본, 대만, 한국 등이 주도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30년까지 공급 능력을 20%로 끌어올리기 위해 430억 유로(약 56조5687억 원)를 투자한다는 내용의 ‘유럽반도체법’을 2월 제안했다. 이 법안은 EU 회원국과 EU 의회의 승인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8일 일본 나라현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를 총으로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山上徹也·41·사진)가 범행 하루 전인 7일 원한을 품은 나라의 특정 종교단체 건물에 사제 총을 시험 발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당일 미리 현장에 도착해 주변을 답사한 사실도 밝혀졌다. 자신의 어머니가 이 종교단체에 빠져 파산한 것이 직접적인 범행 동기라고 용의자가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단체로 지목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측은 11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마가미의 어머니가 신자였고 최근까지 한 달에 한 번 정도 통일교 행사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1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7일 종교단체 시설의 건물 외벽을 향해 사제 총을 시험 발사했다”고 진술했다. 자신이 쏜 부분을 살폈지만 손상을 발견하지는 못했으며 다만 총소리가 생각보다 커서 당황한 채 도망쳤다고 진술했다. 이 종교단체 주변에 거주하는 시민들 역시 ‘펑’ 하는 큰 파열음을 들었다며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소리라서 집 밖에 나와 봤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아베 전 총리가 총에 맞는 소리를 뉴스로 듣고는 그날의 소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NHK에 따르면 경찰은 아베 전 총리가 살해당한 현장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조사한 결과 8일 오전 10시에 야마가미가 현장에 도착해 음료수를 들고 근처 쇼핑몰을 돌아다닌 모습을 확인했다. 경찰은 그가 수상하게 보이지 않기 위해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현장을 답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야마가미는 약 2시간 반 뒤 연설 중인 아베 전 총리를 총으로 쐈다. 다나카 도미히로(田中富廣) 통일교 일본교회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야마가미가 통일교와 아베 전 총리의 연관성을 의심해 살해했다고 한 데 대해 “아베 전 총리는 우리 단체의 고문도, 회원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용의자에 대해서는 “통일교 신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선거 유세에서 벌어진 폭력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에 투표소에 왔습니다.” 10일 오후 도쿄 시나가와구 제5투표소에서 만난 60대 여성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일본에서 전 총리의 피격 사건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투표를 한 지금도 평정심이 유지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 여성의 목소리는 떨렸다. 일본 정치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총에 맞아 숨진 지 이틀 만에 진행된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의 과반 확보가 확실시된다”고 NHK가 예측했다. NHK는 이날 오후 10시 30분 기준 출구조사 및 개표 상황을 종합 분석한 결과, 선거가 치러진 125석(전체 248석) 가운데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60∼69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선거 전 의석(55석)보다 최대 14석 많다. 아사히신문은 “자민당 단독으로 과반(63석)을 웃돌 기세”라고 보도했다.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을 계기로 자민당 지지층인 보수 표심이 어느 정도 집결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립여당 공명당은 10∼14석을, 개헌 지지 세력인 극우야당 일본유신회는 10∼15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현재 의석수인 22석보다 적은 13∼19석을 획득할 것으로 예측됐다. NHK는 자민당과 공명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개헌 추진 세력이 87∼102석을 얻어 헌법 개정에 필요한 의석수인 3분의 2를 확보할 가능성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자민당은 전쟁 포기, 군대 보유 불가, 교전권 금지를 규정한 헌법 9조를 개정해 자위대 존재를 명기하는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투표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개헌과 관련해 “자민당이 내놓은 안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과제”라며 “국민의 이해를 얻기 위해서라도 국회에서 논의를 심화시켜 구체적으로 발의할 방안 마련 노력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山上徹也·41)는 이날 경찰에서 “어머니가 빠진 종교단체에 원한을 품고 있었고 아베 전 총리가 그 종교와 가깝다고 생각해 노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은 야마가미의 어머니가 과거 통일교 신자였다고 10일 밝혔다. 통일교 관계자는 “야마가미의 어머니는 예전에 통일교회 신자였지만 지금은 교회에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日개헌파, 참의원 개헌의석 확보 확실시”… ‘아베 숙원’ 힘 실릴듯 NHK “자민-공명 여당, 과반 확실”… 중의원은 작년 선거서 개헌선 확보국민 74% “아베 피격, 선거에 영향”… 3년전 선거보다 투표율 3%P 높아기시다 “개헌 발의 구체방안 마련”… 與추진 방위력 증강 급물살 가능성 10일 낮 12시경 일본 도쿄 시나가와구 조난초등학교.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의 시나가와구 제5투표소가 설치된 이곳에 유권자들이 들어섰다. 5분 사이 20명 이상이 투표소에 입장했다. 선거인명부를 확인하는 장소 앞에 10여 명이 줄을 섰다. 이날 오후 10시 30분 기준 NHK의 분석에 따르면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70∼83석을 얻어 여당의 과반이 확실하다고 예상했다. 아사히신문은 자민당 단독 과반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일본 언론이 선거 전 예상한 최대 의석수보다 의석을 더 얻어 자민당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본 것이다. NHK는 자민당과 공명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개헌 추진 세력이 87∼102석을 얻어 의석수는 총 248석 가운데 개헌 통과가 가능한 3분의 2(166석)를 웃돌 것으로 보도했다. 2019년 참의원 선거 때는 개헌 세력이 전체 의석에서 160석을 차지해 개헌 확보선 마련에 실패했다. 출구조사가 실제 선거 결과로 이어진다면 자민당은 지난해 10월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개헌 가능선을 확보한 데 이어 헌법 9조를 개정해 자위대 존재를 명기하는 개헌 추동력을 확보하는 셈이다. ○ “아베 총격 사건이 선거 결과에 영향 줬다” 일본 민영방송 TV도쿄가 이날 실시한 시청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4%가 ‘아베 전 총리의 총격 사건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줬다’고 응답했다. 니시노 준야(西野純也) 게이오대 교수는 “자민당에 대한 호의적인 분위기 속에서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추모의 뜻이 표심에 작용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NHK는 이날 투표 마감(오후 8시) 기준 투표율을 52.16%로 추계했다. 3년 전(48.8%) 참의원 선거보다 3%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투표장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아베 전 총리의 피습 사망으로 일본 전체가 불안해질 것을 걱정했다. 한 40대 유권자는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을 보고) 투표로 정치에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라가 불안하니 방위와 안보를 확실히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투표했다”고 말했다. 70대 여성은 “(피습 사건 이후) 투표소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질까봐 무서웠지만 투표는 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고 했다. 정국 안정을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표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투표장에서 만난 50대 회사원 남성은 “아베 전 총리 사건을 듣고 놀라긴 했지만 이번 선거와는 관계없다고 생각했다. 지지 후보도 안 바꿨다”고 말했다. ○ 기시다 “개헌 발의 구체 방안 마련할 것”자민당 등 개헌지지 세력이 개헌통과선을 확보하면서 아베 전 총리가 ‘필생의 과제’로 추진하던 헌법 개정이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하는 방향으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날 개헌에 대해 “국회에서 논의를 심화시켜 구체적으로 발의할 수 있는 방안 마련 노력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참의원 선거 이후 자민당이 추진하는 일본 방위력 증강도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민당은 향후 5년 이내에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높여 현재의 2배로 증액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전수방위’(무력 공격을 받았을 때만 방위력 행사) 원칙을 폐기하고 반격 능력(적 기지 공격 능력)을 갖추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각종 현안에서 아베파와 물밑에서 갈등했던 자민당 내 소수파인 기시다 총리의 향후 행보도 주목된다. 자민당 정책 수립 과정에서 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아베 전 총리가 사망해 당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의 영향력을 가늠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아베가 이 종교를 일본에 확산시킨 것으로 믿고 살해 대상을 아베로 바꿨다.” 일본 전역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 피살 사건의 범행 동기가 드러나고 있다. 10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山上徹也·41)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어머니가 특정 종교단체에 빠져 거액의 돈을 기부하다 파산했다고 진술했다. 과거 종교단체 행사에 아베 전 총리가 영상 메시지를 보낸 것을 알게 된 뒤 서로 연관이 있다고 믿어 범행을 결심하게 됐다는 것이다. 개인적 원한을 품은 ‘외로운 늑대’에게 아베 전 총리가 살해된 셈이다. 야마가미는 10일 나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됐다. 8일 체포 당시 안경을 쓰고 회색 티셔츠 차림이던 그는 남색 티셔츠에 안경을 벗은 얼굴로 취재진 카메라를 노려봤다. 교도통신은 비교적 덤덤한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아베가 모친 망친 종교 퍼지게 했다 믿어”요미우리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경찰에 특정 종교단체 이름을 언급하면서 “어머니가 많은 돈을 기부해 파산했다. 반드시 벌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처음에는 이 종교단체 수장을 살해하려고 마음먹었으나 본부가 해외에 있어 접근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후 야마가미는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에서 이 종교단체 산하 기구가 지난해 개최한 행사 영상에서 아베 전 총리의 화상 연설 장면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야마가미는 이후 상대적으로 접근이 쉬운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하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는 이 종교단체가 일본이 아닌 외국에서 설립됐다고 보도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측에 따르면 야마가미 어머니는 과거 통일교 신자였다. 통일교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야마가미의 어머니가 지금은 교회를 다니지 않고 있다. 교회를 다닌 기간이나 헌금을 얼마나 냈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야마가미가 본 것은 지난해 9월 통일교 관련 단체인 천주가정연합(UPF)이 공동 개최한 ‘싱크탱크 2022 희망전진대회’에서 상영된 특별연설 영상이다. 통일교 관계자는 “아베 전 총리는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에 동참하자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며 “불미스러운 일로 생을 마감해 매우 안타깝다”고 추모했다.○ “총격범, 범행 전날도 아베 살해 시도”야마가미가 범행 하루 전인 7일에도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하려 오카야마현 오카야마시 자민당 후보 연설회장을 찾아간 사실도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이날 아베 전 총리 일정은 트위터에 미리 공개됐다. 야마가미는 사제 총을 들고 현장에 갔지만 10분간 연설하던 아베 전 총리 주위의 경찰과 경호원들을 보고 발길을 돌렸다. 야마가미가 살아온 이력도 추가로 드러났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야마가미가 어렸을 때 그의 부친은 건설회사를 경영했다. 부친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회사를 물려받은 야마가미의 어머니는 종교단체에 빠져들었다. 이후 많은 돈을 이 종교단체에 헌금으로 냈고 야마가미와 형, 여동생 등 삼남매는 집에 먹을 것이 떨어져 친척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받기까지 했다. 어머니는 2002년 파산 선고를 받았고 2009년에는 경영하던 회사도 문을 닫았다. 가난에 시달린 야마가미는 2002년 돈을 벌기 위해 해상자위대에 입대했다. 3년 뒤 제대하고 여러 직업을 전전했고 최근 무직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아베 저격 사제총, 한번 쏘면 총알 6개 난사 금속원통 2개 속에 총알 6개 캡슐저격범 아파트서 총 5개 추가 압수“폭탄 만들려다 실패해 총 제조” 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를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41)가 범행에 사용한 총기는 한 번 쏘면 총알 6개가 한꺼번에 발사되는 사제총인 것으로 밝혀졌다. 저격범 야마가미는 살상력을 높이기 위해 여러 차례 총기를 개량한 뒤 살상 성능이 가장 높은 총을 골라 범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집에서 산탄총과 같은 구조의 총기 여러 개를 직접 제작했다. 범행 후 현장에서 압수된 총은 길이 약 40cm, 높이 20cm로 금속 원통 두 개를 목제 판에 테이프로 묶어 고정한 형태였다. 원통 안에는 탄환 6발이 든 캡슐이 들어있었다. 한 번 발사되면 6개 총알이 난사되는 구조였다. 아베 전 총리 피살 지점에서 약 20m 떨어진 도로변 유세 차량에서는 야마가미의 총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탄환 구멍 여러 개가 발견됐다. 경찰은 야마가미가 살던 나라현 나라시의 한 아파트에서 5개의 사제 총기를 추가 압수했다고 밝혔다. 야마가미는 경찰 조사에서 “인터넷에서 화약을 샀고, 처음에는 폭탄을 제조하려 했지만 실패해서 총을 만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보 기자가 나라현에 있는 야마가미의 집을 찾아 살펴보니 철제 현관문 밑에 쇠파이프 같은 둔기로 내리친 듯한 자국이 보였다. 이웃들은 그의 집에서 톱 등 연장을 사용하는 소리가 자주 들렸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기자에게 “한 달 동안 톱으로 금속을 쓱쓱 써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을에는 야마가미의 집에서 시끄러운 전기공구 소음이 흘러나와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한 적도 있다고 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도쿄=김민지 특파원 mettymom@donga.com}

“선거 유세에서 벌어진 폭력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에 투표소에 왔습니다.” 10일 오후 도쿄 시나가와구 제5투표소에서 만난 60대 여성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일본에서 전 총리의 피격 사건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투표를 한 지금도 평정심이 유지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 여성의 목소리는 떨렸다. 일본 정치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총에 맞아 숨진 지 이틀 만에 진행된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의 과반 확보가 확실시된다”고 NHK가 예측했다. NHK가 이날 오후 10시 30분 기준 출구조사 및 개표 상황을 종합 분석한 결과 선거가 치러진 125석(전체 248석) 가운데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60~69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선거 전 의석(55석)보다 최대 14석 많다. 아사히신문은 “자민당 단독으로 과반(63석)을 웃돌 기세”라고 보도했다.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을 계기로 자민당 지지층인 보수 표심이 어느 정도 집결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립여당 공명당은 10∼14석을, 개헌 지지 세력인 극우야당 일본유신회는 10∼15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현재 의석수인 22석보다 적은 13∼19석을 획득할 것으로 예측됐다. NHK는 자민당과 공명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개헌 추진 세력이 87~102석을 얻어 헌법 개정에 필요한 의석수인 3분의 2를 확보할 가능성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자민당은 전쟁 포기, 군대 보유 불가, 교전권 금지를 규정한 헌법 9조를 개정해 자위대 존재를 명기하는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투표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개헌과 관련해 “자민당이 내놓은 안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과제”라며 “국민의 이해를 얻기 위해서라도 국회에서 논의를 심화시켜 구체적으로 발의할 수 있는 방안 마련 노력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山上徹也·41)는 이날 경찰에서 “어머니가 빠진 종교단체에 원한을 품고 있었고 아베 전 총리가 그 종교와 가깝다고 생각해 노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은 야마가미의 어머니가 과거 통일교 신자였다고 10일 밝혔다. 통일교 관계자는 “야마가미의 어머니는 예전에 통일교회 신자였지만 지금은 교회에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 뉴욕시를 대표하는 대학이자 아이비리그(미 동부 8대 사립 명문대) 대학인 컬럼비아대가 올해 전미 대학평가 2위에 올랐다가 순위를 박탈당했다. 9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평가 주체인 시사 매체 US뉴스앤월드리포트는 컬럼비아대를 2022년 평가 순위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컬럼비아대는 1위 프린스턴대에 이어 하버드대 메사추세츠공대(MIT)와 공동 2위였으나 빠지게 된 것이다. 앞서 마이클 태디어스 컬럼비아대 수학과 교수는 올 2월 자신의 홈페이지에 “대학이 실제보다 부풀린 평가 자료를 제출했다”며 순위에 의혹을 제기했다. US뉴스앤월드리포트 측은 “교수 현황과 교수·학생 비율 등 제출된 자료 수치를 입증할 추가 자료를 제출하라”고 컬럼비아대에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컬럼비아대는 영국 식민지 시기인 1754년 왕립대로 설립된 미국에서 역사가 5번째로 긴 대학이다. 노벨상 수상자를 96명 배출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정치학과 졸업)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경영대학원 졸업)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경영대학원 졸업) 한동훈 법무부장관(로스쿨 졸업) 등이 이 대학 출신이다.이은택기자 nabi@donga.com}
경기 침체 위기와 인플레이션이 빚어내는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 치솟는 물가를 임금 수준이 따라가지 못하자 세계 곳곳에서 파업이 번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6일 프랑스국영철도(SNCF) 소속 4개 노동조합 중 3곳이 파업에 들어갔다. 프랑스 주요 도시 및 지방의 열차 운행 3분의 1이 취소됐고 수도 파리 통근열차와 고속열차 테제베(TGV)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노조는 추가 파업을 경고했다. 주요 부두 항만노동자 1만2000여 명이 파업 중인 독일에서는 해운노조도 동참 의사를 밝혔다. 국제운송노동자연맹 독일 지부는 “연료비와 식품 가격 인플레이션은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지속 불가능한 부담을 주는데 사측은 이를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철도 파업이 진행 중인 영국에서는 형사변호사, 의료 종사자, 교사, 우체국 노조도 파업을 예고했다. 영국 최대 통신사 브리티시텔레콤(BT)도 지난달 30일 창립 35년 역사상 첫 파업을 결의했다. 북미에서도 파업은 확산하고 있다.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는 공공병원 간호사들이 파업에 돌입했고,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는 6일 일반노동자노조(BCGEU) 소속 조합원 3만3000여 명이 파업을 의결했다. 또 민간 철도 및 대중교통 노조, 주(州) 소속 축구선수들까지 파업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기업 배당금을 근로자에게도 직접 지불하는 안을 ‘공평한 분배’로 제안하며 노동계 달래기에 나섰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최근 잇달아 노동계와 접촉했다. 크리스 브라이언트 블룸버그통신 산업 담당 칼럼니스트는 “수십 년간 조합원을 잃어왔던 노조가 다시 집단 목소리를 되찾고 있다”고 분석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글로벌 복합위기가 닥친 가운데 한국 경제가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이 2.2% 감소하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1년 안에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4일(현지 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특히 한국은 호주, 캐나다와 함께 금리 인상이 가계대출 부담은 물론이고 주택시장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국가로 꼽혔다. 경기 침체 우려가 이어지면서 4일 코스피가 나흘째 하락하며 2,300 선에 턱걸이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22%(5.08포인트) 내린 2,300.34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한때 2,276.63까지 빠지며 연중 최저점을 갈아치웠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0.93%(6.75포인트) 하락한 722.73으로 거래를 마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일본 노무라증권은 보고서에서 “주요 국가 다수가 내년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무라는 한국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호주 캐나다가 앞으로 1년간 경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세계 경제가 동시에 성장이 둔화하면서 이 국가들은 수출로 성장을 꾀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노무라는 각국이 직면할 불황의 깊이는 다소 다를 것이라면서 한국은 부동산 시장이 불안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특히 블룸버그는 한국 대만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등 아시아 주요 7개국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자본 유출이 빚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2분기(4∼6월) 이 국가들에서 빠져나간 글로벌 펀드 자금은 약 400억 달러(약 52조 원)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맞먹는 규모라고 했다. 실제 국내 증시에서 6월 이후 외국인 투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4일에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1386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대만 증시의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중국, 일본 증시는 반등했지만 대만 자취안지수는 국내 증시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며 0.88% 하락했다. 올 상반기(1∼6월)에 지난 52년 내 최악의 하락 폭을 기록한 미 뉴욕 증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S&P500 지수는 올 상반기 1970년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인 20.6% 하락률을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장기화, 경기 침체 위험, 기업 순이익 감소 등이 겹쳐 지금보다 15∼20%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글로벌 복합위기가 닥친 가운데 한국 경제가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이 2.2% 감소하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1년 안에 경기침체에 빠질 것 것이라고 4일(현지 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특히 한국은 호주 캐나다와 함께 금리 인상이 가계대출 부담은 물론이고 주택시장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국가로 꼽혔다. 경기 침체 우려가 이어지면서 4일 코스피가 나흘째 하락하며 2,300 선에 턱걸이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22%(5.08포인트) 내린 2,300.34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한 때 2,276.63까지 빠지며 연중 최저점을 갈아치웠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0.93%(6.75포인트) 하락한 722.73으로 거래를 마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일본 노무라증권은 보고서에서 “주요 국가 다수가 내년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무라는 한국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호주 캐나다가 앞으로 1년간 경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세계 경제가 동시에 성장이 둔화하면서 이 국가들은 수출로 성장을 꾀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노무라는 각국이 직면할 불황의 깊이는 다소 다를 것이라면서 한국은 부동산 시장이 불안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특히 블룸버그는 한국 대만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등 아시아 주요 7개국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자본 유출이 빚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2분기(4~6월) 이 국가들에서 빠져나간 글로벌 펀드 자금은 약 400억 달러(약 52조 원)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맞먹는 규모라고 했다. 실제 국내 증시에서 6월 이후 외국인 투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4일에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1386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대만 증시의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중국, 일본 증시는 반등했지만 대만 자취안지수는 국내 증시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며 0.88% 하락했다. 올 상반기(1~6월)에 지난 52년 내 최악의 하락폭을 기록한 미 뉴욕 증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S&P500 지수는 올 상반기 1970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인 20.6% 하락률을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장기화, 경기 침체 위험, 기업 순이익 감소 등이 겹쳐 지금보다 15~20%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장기간 내전이 이어져 온 리비아의 주요 도시에서 최근 물가 급등으로 생활고가 심각해지자 시민들이 시청과 의회에 불을 지르는 등 반(反)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1일 동부 도시 투브루크에서는 시위대가 의회에 난입해 불을 질렀고 제3의 도시 미스라타에서도 시(市)청사가 불탔다. 벵가지에서는 수천 명이 정전 사태에 항의하며 시위를 했고 수도 트리폴리에서도 시위대가 도로 곳곳에서 타이어를 불태웠다. AFP통신은 “내전과 정치 불안 때문에 원유 생산이 중단된 와중에 수입 식량 가격과 연료값이 폭등하면서 국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2일 “연료값이 폭발적으로 치솟으면서 분노와 공포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선 사회안전망이 위협받고 있어 정치적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남미 에콰도르에서는 휘발유와 경유 값이 급등하자 원주민들이 생활고를 호소하며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초까지 반(反)정부 시위를 벌였다. 정부는 “갤런(3.78L)당 15센트를 내리겠다”며 시위대를 달랬다. 에콰도르 인구의 7%를 차지하는 원주민들은 대부분 빈민층이다. 아프리카 가나의 수도 아크라에서는 지난달 28일 인플레이션(급격한 물가 상승)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자 경찰이 시위대에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포하며 무력 충돌이 벌어졌다. 나이지리아는 휘발유 부족으로 전기 공급이 불안해져 미용사들이 야간에 가게 조명 대신 휴대전화 불빛을 사용해 일하고 있다. 헝가리는 대부분의 주유소가 고객 1인당 하루에 구입 가능한 휘발유를 50L 이하로 제한했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선 한국의 마을버스와 비슷한 ‘지프니’ 운전 기사들이 연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일을 그만두는 등 실업자가 크게 늘고 있다. 라오스의 휘발유 가격은 3월 21일 L당 1.25달러에서 지난달 27일 1.88달러로 올랐다. 같은 기간 페루는 1.41달러에서 1.76달러로, 벨기에는 1.84달러에서 2.13달러로, 케냐는 1.14달러에서 1.29달러로 올랐다. 아르헨티나에선 연 물가상승률이 60%를 넘어서자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국제통화기금(IMF)과의 부채 협상을 주도했던 마르틴 구스만 경제장관이 2일 사임했다. 미국 코넬대 경제학과 에스와르 프라사드 교수는 “연료값과 식품 물가가 동시에 오르면 빈곤층은 배로 타격을 받는다. 일부 국가에선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사진)이 한국 정부의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동참을 논의했다. 추 부총리는 제도 취지에 공감을 표시한 가운데 구체안이 나온 후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2일(한국 시간) 기획재정부와 미 재무부는 두 사람이 전날 오후 9시 전화회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옐런 장관은 에너지 가격 안정과 러시아 수익 감소를 위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 시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가격 상한제에 동참키로 한 주요 7개국(G7) 등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설명했다. 이에 추 부총리는 “가격 상한제 도입 취지를 이해한다. 향후 가격 상한제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도출되는 대로 이를 공유해 달라”고 답했다.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는 국제사회가 사전에 정한 가격 상한을 준수한 러시아산 원유 수송 선박에 대해서만 해상보험을 제공하는 대러시아 경제 제재다. 앞서 지난달 27∼29일에도 브라이언 넬슨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이 방한해 원유 가격 상한제 도입을 우리 정부 당국자와 협의했다. 3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현재 러시아 원유 가격의 절반 정도를 상한으로 정하고 그 이상(가격)으로는 구입하지 않도록 하는 구조를 국제사회에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지난해 1월 6일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의 ‘미 의사당 난입 사태’ 때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과 합류하기 위해 대통령 전용차 운전대를 뺏으려고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말리는 경호원 목을 졸랐고 시위대를 “내 사람들(my people)”이라고 부르며 “그들이 (의회에) 들어가게 놔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워싱턴 검찰이 트럼프를 주시하고 있다”며 증언의 파장을 전했다.○ “트럼프, ‘난입’ 시위대 가담 시도”트럼프 행정부 당시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 수석보좌관이던 캐시디 허친슨(25·사진)은 28일 미 하원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1·6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시위대가 총, 칼, 테이저건 같은 무기를 소지했다’는 보고를 받고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빌어먹을, 그들이 무기를 가지고 있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지난해 난입 사태 때 워싱턴 백악관 남쪽 일립스 공원에는 트럼프 지지자 수천 명이 모여 ‘대선은 사기’라고 주장했다. 허친슨의 증언에 따르면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시위대를 수색하는 것을 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빌어먹을 금속탐지기를 치워” “그들은 나를 해치려는 것이 아냐”라며 불같이 화를 냈다. 이어 “내 사람들이 의사당으로 행진하게 하라”고도 했다. 시위대가 의사당으로 행진하자 대통령 전용차인 ‘비스트(Beast·야수)’에 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호원들에게 “나도 의회로 가겠다”며 고집을 부렸다. 경호원들이 만류하자 그는 “빌어먹을, 내가 바로 미국 대통령”이라고 소리치며 경호원 목을 조르고 완력으로 운전대를 빼앗으려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난입 사태 당일 급박한 상황을 보여주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SS 간 통신 기록이 공개됐다. 그날 낮 12시 29분부터 SS는 “‘거물’(대통령 코드명)이 의회로 가고 있다” “대통령이 걸어가고 싶다고 한다. 경호원들이 말리고 있다” “지금 실제 벌어지는 상황”이라는 보고를 잇달아 올렸다. 허친슨은 당시 시위대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교수형에 처하라”고 외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위대는 잘못 없다. 그(펜스 부통령)는 당해도 싸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백악관 측, 사태 며칠 전 위험 인지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들이 폭동 조짐을 알고서도 방치한 정황도 드러났다. 허친슨은 “(난입 사태) 나흘 전 메도스 비서실장과 앤서니 오나토 SS 부국장은 (6일) 집회가 통제 불능 상태가 될 것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메도스 비서실장은 “상황이 정말 매우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문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는 “우리를 의사당으로 가게 만들 뭔가가 벌어지고 있다. 그건 훌륭할 것이다”라며 폭동을 부추기는 듯한 말도 했다. 난입 사태 당일 우려한 상황이 벌어지자 팻 시펄로니 당시 백악관 법률고문은 허친슨에게 “대통령 일행이 의회에 못 가게 막아라. (가게 되면) 누군가 피를 흘릴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범죄 혐의로 기소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허친슨은 2020년 12월 1일 윌리엄 바 당시 법무장관이 ‘대선 사기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식사하다 그릇을 벽에 집어던졌다고도 말했다. 허친슨의 증언은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영국 BBC는 “허친슨이 증거가 될 만한 기록물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WSJ는 “허친슨의 증언이 트럼프에게 내란, 선거 방해, 폭동 선동, 폭력 음모 등의 혐의를 적용할 증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화당 소속 리즈 체니 하원 특조위 부위원장은 트럼프 지지자들의 협박에도 공개 증언을 결심한 허친슨에게 “미국은 그에게 빚을 졌다”며 감사를 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허친슨은 완벽한 거짓말쟁이”라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지난해 1월 6일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의 미 의사당 난입 사태’ 때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과 합류하기 위해 대통령 전용차 운전대를 뺏으려고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말리는 경호원 목을 졸랐고 시위대를 “내 사람들(my people)”이라고 부르며 “그들이 (의회에) 들어가게 놔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워싱턴 검찰이 트럼프를 주시하고 있다”며 증언의 파장을 전했다.● “트럼프, ‘난입’ 시위대 가담 시도” 트럼프 행정부 당시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 수석보좌관이던 캐시디 허친슨(25)은 28일 미 하원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1·6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시위대가 총, 칼, 테이저건 같은 무기를 소지했다’는 보고를 받고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빌어먹을, 그들이 무기를 가지고 있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지난해 난입 사태 때 워싱턴 백악관 남쪽 일립스 공원에는 트럼프 지지자 수천 명이 모여 ‘대선은 사기’라고 주장했다. 허친슨의 증언에 따르면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시위대를 수색하는 것을 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빌어먹을 금속탐지기를 치워” “그들은 나를 해치려는 것이 아냐”라며 불같이 화를 냈다. 이어 “내 사람들이 의사당으로 행진하게 하라”고도 했다. 시위대가 의사당으로 행진하자 대통령 전용차인 ‘비스트(Beast·야수)’에 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호원들에게 “나도 의회로 가겠다”며 고집을 부렸다. 경호원들이 만류하자 그는 “빌어먹을 내가 바로 미국 대통령”이라고 소리치며 경호원 목을 조르고 완력으로 운전대를 빼앗으려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난입 사태 당일 급박한 상황을 보여주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SS 간 통신기록이 공개됐다. 그날 낮 12시 29분부터 SS는 “‘거물’(대통령 코드명)이 의회로 가고 있다” “대통령이 걸어가고 싶다고 한다. 경호원들이 말리고 있다” “지금 실제 벌어지는 상황”이라는 보고를 잇달아 올렸다. 허친슨은 당시 시위대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교수형에 처하라”고 외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위대는 잘못 없다. 그(펜스 부통령)는 당해도 싸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백악관 측, 사태 며칠 전 위험 인지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들이 폭동 조짐을 알고서도 방치한 정황도 드러났다. 허친슨은 “(난입 사태) 나흘 전 메도스 비서실장과 앤서니 오나토 SS 부국장은 (6일) 집회가 통제 불능 상태가 될 것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메도스 비서실장은 “상황이 정말 매우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문변호사 루디 줄리아니는 “우리를 의사당으로 가게 만들 뭔가 벌어지고 있다. 그건 훌륭할 것이다”라며 폭동을 부추기는 듯한 말도 했다. 난입 사태 당일 우려한 상황이 벌어지자 팻 시펄로니 당시 백악관 법률고문은 허친슨에게 “대통령 일행이 의회에 못 가게 막아라. (가게 되면) 누군가 피를 흘릴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범죄 혐의로 기소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허친슨은 2020년 12월 1일 윌리엄 바 당시 법무장관이 ‘대선 사기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식사하다 그릇을 벽에 집어 던졌다고도 말했다. 허친슨의 증언은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영국 BBC는 “허친슨이 증거가 될 만한 기록물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WSJ는 “허친슨의 증언이 트럼프에게 내란, 선거 방해, 폭동 선동, 폭력 음모 등의 혐의를 적용할 증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화당 소속 리즈 체니 하원 특조위 부위원장은 트럼프 지지자들의 협박에도 공개 증언을 결심한 허친슨에게 “미국은 그에게 빚을 졌다”며 감사를 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허친슨은 완벽한 거짓말쟁이”라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전 세계가 고물가 고금리 저성장 등 글로벌 복합위기로 신음하는 가운데 폭염까지 지구촌을 덮쳤다. 그에 따른 에너지·식량난은 인플레이션(급격한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유럽은 예년보다 한 달 이상 빨리 찾아온 40도 무더위에 전력 수요가 급증했지만 일부 국가가 원전 가동에 차질이 생길 위기에 놓였다. 프랑스가 총 발전량의 약 70%를 원자력발전에 의존하는데 폭염으로 강물 수온이 올라 냉각수로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 이미 원전 56개 중 27개가 유지 보수로 정지 상태인데 나머지 원전까지 가동이 어려워지면 전력 공급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폭염 난민’도 늘고 있다. 19일 미국 NBC 방송에 따르면 폭염이 강타한 미국 조지아주 메이컨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구세군 회관으로 몰려들었다. 구세군 회관 측은 “전기료 부담 때문에 사람들이 에어컨이 있어도 켜지 않고 이곳에 온다. 작년까지 오지 않던 사람들도 올해는 찾아온다”고 전했다. 곡물 생산량도 줄어 안 그래도 폭등한 장바구니 물가를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아이오와주, 일리노이주 등 일명 ‘옥수수 벨트’에 고온과 가뭄이 계속돼 수확량이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의 옥수수 선물 가격이 올 1월 13일 1부셸당 5.87달러(약 7600원)에서 이달 16일 7.88달러(약 1만210원)로 34% 뛰었다. 폭염이 지속되면 건설 현장이나 농촌 등 실외 근무 인력 수급에 제약이 생기는 등 노동생산성이 떨어져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해 2050년까지 미국 내 건설 부문 생산성이 연간 3.5%(약 12억 달러)씩, 농업 부문 생산성은 3.7%(약 1억3070만 달러)씩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에서도 경북 지역에서 평년보다 20일가량 빠른 이달 20일 올해 첫 폭염경보가 내려지는 등 이른 더위로 감자 배추 등 채소류 가격이 오르고 있다. 정부의 전력 공급예비율도 올 들어 가장 낮은 9.5%로 떨어지는 등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장마가 주춤한 25일 전국 낮 최고 기온은 26∼34도로 예보됐다. 강릉이 34도까지 오르는 등 일부 지역에서 다시 폭염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켄터키주에서 옥수수 농장을 하는 조지프 시스크 씨는 23일(현지 시간) 회색 반점이 곳곳에 핀 옥수수 이파리를 만지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 얼룩진 이파리는 가뭄이 너무 오래 이어지고 있다는 경고”라고 했다. 그는 더운 공기로 가득한 하늘을 올려다보며 “제발 비가 오기를 간절히 빌고 있다”고 했다. 농장이 밀집한 이 지역의 올해 강수량은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켄터키주의 한 지역 매체는 “한 달간 이어지고 있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폭염’이 농부들을 위기로 내몰고 있다”고 전했다. 폭염과 가뭄이 불러온 미국 농가의 위기는 글로벌 식량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악화로 이어질 조짐이다. 당장 미국 옥수수 선물가격은 올 1월 1부셸당 5.87달러에서 이달 16일 7.88달러로 34% 올랐다. ○ 곡물 수확 급감, 소들 폐사…식품 물가 올라미국 공영라디오 NPR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 밀 생산지인 캔자스주는 폭염과 가뭄 때문에 올해 밀 생산량이 예년보다 3분의 1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밀가루, 빵, 파스타 등 가공식품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캔자스주의 한 목장에서는 폭염에 스트레스를 받은 소 2000여 마리가 폐사해 약 400만 달러(약 52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중부 테네시주에서 목축업을 하는 브라이언 플라워스 씨는 소들이 폭염 스트레스로 우유가 적게 나온다며 “우유 매출이 이전보다 하루 400달러(약 52만 원) 정도 줄었다”고 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하는 식량가격지수(Food Price Index·FFPI)는 곡물, 육류 등 55개 농식품의 가격 변화를 나타내는데 지난달 지수가 157.4까지 치솟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2020년에 98.1이었던 이 지수는 지난해 공급망 위기가 더해지며 125.7로 올랐는데, 올해 글로벌 복합 위기까지 겹쳐 또다시 대폭 상승한 것이다. 옥수수는 섬유, 가구, 인조 고무, 화장품, 의약품 등 생필품의 원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식량 위기는 일반 공산품 물가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많다. ○ 파리 시민들 에어컨 쐬러 ‘미술관 피신’유럽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감축으로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폭염까지 겹쳐 에너지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낮 기온이 37도를 넘어섰던 18일 시민들이 에어컨 바람을 쐬기 위해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등 실내 관광지로 피신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프랑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폭염은 1947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이른 시기에 시작됐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1947∼1989년 사이 42년간 9번의 폭염이 발생했는데 1989∼2019년 사이 30년간에는 무려 32차례의 폭염이 있었다”며 “이제 파리는 에어컨 없이 도저히 살 수 없는 도시로 변하고 있다”고 했다. 냉방용 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프랑스의 최근 전기 도매가격은 MWh(메가와트시)당 380유로(약 52만 원)를 넘어서며 일주일 새 64% 넘게 올랐다.○ 냉방기기 가동 여력 있느냐가 생사 좌우저소득층과 저개발국 국민들은 더 큰 고통을 받고 있다. 21일 AFP통신에 따르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일부 지역은 최근 기온이 50도를 넘었다. 남부 바스라는 45도에 달했다. 이 지역 인구 상당수는 집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에어컨 없이 부채 등으로 버티고 있다. 전력 인프라가 열악한 상황에서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맞추기 위해 발전소를 무리하게 가동할 경우 정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폭염에 정전이 발생하면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중서부 지역에선 극심한 가뭄으로 수력발전소의 수위가 낮아져 가동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중서부 지역 15개 주에서 전력망을 운영하는 업체인 MISO는 이 중 11개 주에서 정전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이달 초 밝혔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에서는 노숙인 수천 명이 40도가 넘는 더위를 길거리에서 견디고 있다. 지난해 이 지역의 폭염 사망자 339명 중 최소 130명이 노숙인이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공공의료·재난센터의 데이비드 아이젠먼 국장은 “더위 때문에 하루에 16명이 사망한 적도 있다”고 했다. 미국 NBC 뉴스는 “냉방기기를 살 수 있느냐, 또 가동할 돈이 있느냐는 이제 삶과 죽음을 가르는 문제가 됐다”고 전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