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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인신공격적 비난을 미국 정치인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북한은 적대적 외부 인사들을 매우 험악한 단어들을 동원해 맹비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대해 대다수 정치인들은 무시 전략을 편다. 그러나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처럼 북한을 역비난하고 자신의 명성을 높이는데 이용하는 이들도 있다. 지난달 북한 당국은 북미협상을 재촉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가리켜 “족제비” “개꼬리” 등 동물과 연관된 악담을 퍼부었다. 주로 동물과 연관된 속담을 제시한 뒤 동물만도 못하다는 비유법을 쓰는 전략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으로부터 수차례 인신공격적 비난을 들었지만 아무런 반응도 내놓지 않았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다르다. 3일 허드슨연구소 주최 토론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불안정한 독재자” “광신적 자기도취자”라고 묘사하자 북한 당국은 곧바로 엄청난 비난의 화살을 쏘아댔다. 조선중앙통신 논평에서 크루즈 의원을 가리켜 “근본도 모르는 인간쓰레기” “인간의 탈을 쓴 악마” “히스테리 정신병자” 등 독한 말을 쏟아냈다. 크루즈 의원은 험하기로 소문난 텍사스 정치에서 산전수전을 겪으며 상원의원에 당선된 뒤 3년 만에 대통령 선거에 도전한 입지전적 인물. 워싱턴의 대표적 보수파로 2016년 대선 공화당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탁월한 정치력에 자기과시가 강한 크루즈 의원은 비난 내용의 단어 하나하나를 영역해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북한의 비이성적 비난을 자신의 유권자에게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서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비난 대상이 될 만큼 중요한 정치인임을 과시하는 효과도 있다. 크루즈 의원은 자신보다 먼저 북한의 비난 대상이었던 절친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을 가리켜 “질투가 났었다”며 “이제 나도 북한의 심기를 건드렸으니 우리 서로 (북한으로부터 들은) 욕을 비교해보자”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미국의 유명 정보기술(IT) 학자이자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 소장인 이토 조이치(사진)가 7일 전격 사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토 소장은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기소됐던 제프리 엡스타인과 6년간 금융 유착 관계를 맺어왔으며 MIT 당국이 이들의 관계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시사잡지 뉴요커의 보도 직후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토 소장은 이날 NYT 이사직에서도 물러났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트럼프의 플로리다 구하기.’ 초강력 4등급 허리케인 도리안이 미국에 상륙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차별적인 재난대응책이 빈축을 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도리안이 푸에르토리코에 상륙해 큰 피해를 남기자 “허리케인 또 왔네. 지난해 왔을 때 의회가 사상 최고액 920억 달러를 지원했는데…”라는 트윗을 올렸다. 푸에르토리코가 미국 재난기금을 염치없이 가져갔다며 빈정거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지난해 허리케인 마리아가 덮쳤을 때는 아예 “가난하고 지저분한 곳”이라며 푸에르토리코를 대놓고 비난했다. 지난달 30일 도리안이 미국 본토 플로리다주를 향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에 10여개의 리조트와 골프클럽을 소유하고 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허리케인 관련 기자회견을 하던 중 기상전문가도 아니면서 “플로리다 주민들은 내륙 쪽으로 이동하라”는 즉흥 권고를 내리고 자신이 소유한 마러라고 리조트는 “끄덕없을 것”이라고 자랑했다. 또 예정됐던 폴란드 방문 일정까지 취소했고 의회에 “플로리다 재난대응에 많은 돈이 필요하다”는 으름장을 놓으며 아직 닥치지도 않은 허리케인을 걱정을 했다. 이달 1일 도리안이 막판에 조지아 및 노스캐롤라이나주로 방향을 틀자 대통령의 관심은 완전히 사라졌다. 그는 원래 캠프데이비드에서 전문가들과 허리케인 상황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취소했다. 대신 대통령 전용 헬리콥터 마린원을 타고 버지니아 주로 골프를 치러 갔다. MSNBC는 이날 “똑같은 도리안인데 푸에르토리코는 비난하고 플로리다는 걱정한다”며 대통령의 ‘두 얼굴’을 지적했다. 플로리다는 대통령 소유의 부동산이 많을 뿐 아니라 역대 대선에서 판세를 좌우한 핵심 경합주라서 특별 대우를 받는다는 논리다. 미국의 속령인 푸에르토리코 주민들은 미 선거권이 없다. 때문에 푸에르토리코 주민들은 대통령의 관심권 밖으로 밀려나 ‘부담 덩어리’가 됐다고 MSNCB는 전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영국 왕실의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세손이 가족과 함께 1인당 73파운드(약 10만8000원)짜리 일반 저비용 항공을 타고 휴가를 떠나는 훈훈한 모습을 보여줬다. 윌리엄 왕세손과 캐서린 세손빈, 자녀 3명 등 케임브리지 공작 일가가 22일(현지 시간) 런던 인근 노리치 공항에서 저비용 항공사 플라이비의 오전 8시 20분 항공편을 타고 스코틀랜드 애버딘으로 향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애버딘에 있는 영국 왕실 휴양지 밸모럴성에서 여왕과 함께 연례 휴가를 보내기 위해 떠난 것이다. 이는 6∼17일 해리 왕손 부부가 프랑스 니스로 긴 휴가 여행을 떠나면서 호화 개인용 비행기를 대절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왕실 존폐론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윌리엄 왕세손의 절제 있는 소비에 영국인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훈훈한 모습은 여기까지. 플라이비는 왕세손 가족 탑승이라는 경사를 홍보하기 위해 원래 없던 항공 스케줄까지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자사 로고를 노출하기 위해 탑승객이 타지 않는 비행기를 몰고 123마일(약 200km)을 날아 노리치 공항에 착륙한 항공기에 윌리엄 왕세손 가족이 탑승한 것이다. 원래 노리치∼애버딘 노선은 플라이비의 제휴 항공사 로건에어의 소형 항공기가 정기 운항했지만 플라이비 측은 왕세손 가족 탑승 사실을 알고 본사가 있는 영국 북동부 험버사이드에서 대형 항공기를 급파한 것이다. 윌리엄 왕세손 측은 사전에 항공기 교체 사실을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윌리엄 왕세손 탑승을 위해 텅 빈 항공기가 비행한 것이나 해리 왕손이 개인용 비행기를 대절한 것이나 연료 낭비 측면에서는 비슷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막내아들 배런(13)은 ‘역변의 아이콘’이 될 것인가. 그동안 학교생활을 이유로 공개 석상에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가 지난 18일 뉴저지 주 휴가를 마치고 돌아오는 트럼프 대통령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걷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미국인들은 놀라고 실망하는 분위기다. 배런은 2017년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때 앳되고 귀여운 모습으로 등장해 미국 여성들 사이에서 “아버지는 싫지만 아들은 좋다”는 열렬한 환호를 받았었다. 그러나 성인으로 커가는 과정에서 외모가 크게 변하자 “못 알아볼 뻔 했다” “과거 미소년은 어디 갔는가” 등 아쉬운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부모를 압도하는 큰 키가 화제다. 정확한 키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190㎝의 거구 트럼프 대통령과 180㎝에 하이힐을 신고 다니는 멜라니아 여사를 넘어서는 것으로 볼 때 193㎝ 내외로 추정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는 13세 남성의 평균 키보다 35~40㎝ 더 큰 것이다. USA투데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싫어하는 일부 언론은 배런이 볼품없이 크다는 이유로 ‘전봇대’라는 별명을 붙였다”며 “외모에 대한 도를 넘는 가혹한 지적은 사춘기 소년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고 전했다.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폭스뉴스를 비난하면서 콕 집어 거명한 크리스 월리스 폭스뉴스선데이 앵커(사진)가 새로운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기자들이 묻지도 않았는데 폭스뉴스를 거론하면서 “요즘 가짜뉴스가 많아지고 있다”며 “크리스 월리스는 민주당만 싸고돈다. 나는 크리스의 아버지, 마이크가 더 좋다”고 말했다. 숀 해니티, 터커 칼슨 등 친(親)트럼프 성향의 앵커들이 득실대는 폭스뉴스에서 보도의 중립성을 중시하는 월리스는 눈에 띄는 존재다. 트럼프 대통령이 월리스에게 화가 난 결정적인 계기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국장이 폭스뉴스선데이에 출연해 진땀을 뺐기 때문이다. 대중(對中) 관세 부과 후 미국 소비자물가의 상승 추세를 보여주는 통계 그래프까지 준비해온 월리스는 나바로 국장에게 “나는 공짜 점심을 주는 줄 알았지”라고 쏘아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대로 미국 소비자들이 공짜 점심 같은 혜택을 입게 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물가 상승으로 힘들어졌다는 말에 나바로 국장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그 통계를 보지 못했다”고 변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조차 월리스를 피해가지 못했다. 월리스가 “왜 당신의 정적들은 모두 죽음을 당하느냐”고 묻자 푸틴 대통령은 침묵했다. 월리스는 푸틴 인터뷰로 올해 에미상 보도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1996년 폭스뉴스 창립 후 23년 만에 처음으로 에미상 후보로 오른 것. 월리스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찬사에 대해 “정치는 언제나 양면을 보여줘야 한다”며 “나는 기회균등 질문자일 뿐”이라고 말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 미국 뉴욕 연방교도소에 수감된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66·사진)이 10일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뉴욕 맨해튼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엡스타인은 이날 목을 맨 채 발견됐다.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도착 당시 이미 심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비밀리에 구축한 전 세계적인 인신거래망과 불법 성매매에 연루된 유명 인사들에 대한 수사도 난관에 처했다. 엡스타인은 2002∼2005년 뉴욕과 플로리다에서 20여 명의 미성년자를 성매매한 혐의를 받아왔다. 유인한 소녀들에게 다른 소녀들을 모집하도록 하는 인신매매 혐의도 드러나 뉴욕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었다. 자신의 이름을 딴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 최고 인사와의 친분이 돈독해 재판 전부터 큰 화제를 낳았다. 그는 하버드대 법대 교수들로 화려한 변호인단을 꾸려 재판에 임했지만 피해 여성들의 적극적 증언과 성매매 자료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유죄 판결이 확실해지자 지난달 26일 한 차례 자살을 시도했다. 엡스타인의 자살 위험이 높았음에도 교도소 측이 지난달 29일 그를 자살방지 감시대상에서 제외한 배경에 대한 논란도 고조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엡스타인이 자살방지 감시대상에서 해제된 것을 알고는 “경악했다”고 언급했다. 피해 여성들은 그의 자살에 분노를 표했다. 사건 초기 NBC에 출연해 불법 성매매 실체를 폭로했던 피해자들은 엡스타인을 “겁쟁이”라고 칭했다. 한때 엡스타인을 “멋진 녀석”이라고 칭찬하며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함께 호화 파티를 벌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자살을 두고 클린턴 전 대통령을 공격해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9일부터 뉴저지주 골프클럽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의 자살에 클린턴 전 대통령이 연루됐다는 보수성향 흑인 배우 테런스 하워드의 메시지를 트위터에 올리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요즘 우리나라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는데요. 미국에서도 보이콧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불매운동 대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친하거나 그를 후원하는 기업들입니다. 국민이 대통령을 얼마나 싫어하면 이러는지, 미국의 정치환경이 정말 삭막합니다.△“Right up there with Russia, it‘s actually not a real problem in America.” / 폭스뉴스의 인기 프로그램 ’터커 칼슨 투나잇‘이 보이콧 대상입니다. 진행자 터커 칼슨은 잇단 총격사건 뒤 “백인 우월주의는 트럼프 대통령을 미워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거짓말이다. 러시아 스캔들과 더불어 거짓말 목록 상위에 있다”라는 발언으로 논란이 됐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이 프로그램의 광고주 목록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광고를 취소하지 않으면 제품을 사지 않겠다는 압력이 높이지고 있는데요. 대형 광고주들은 광고를 취소하고 있습니다. △The data on bananas causing suicide is about as conclusive. / 총기사건이 빈발하는데도 꿋꿋하게 총기를 판매하는 월마트도 보이콧 대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총기사건의 원인으로 폭력적 비디오게임을 언급하자 월마트는 총은 안 치우고 비디오게임을 치웠습니다. 그러자 월마트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에 돌입했습니다. 정작 문제의 원인인 총은 그대로 두고 애꿎은 비디오게임만 없애는 월마트가 괘씸하니까요. 뉴욕타임스는 “폭력적 비디오게임으로 총기사건이 일어난다고 하는 것은 바나나 껍질을 밟고 자살한다는 것만큼이나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쏘아붙입니다.△“I am almost ready to sign up for SoulCycle.” / 이퀴녹스와 소울사이클은 유명한 헬스클럽 체인 2곳입니다. 이들 헬스클럽의 소유주 스티브 로스가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후원 모금행사를 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헬스클럽이 보이콧 대상이 되는 것은 흔치 않는 일인데요. 로스의 친구이자 또 다른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인 스티브 포브스(포브스 발행인)가 친구를 위해 한마디 거듭니다. “내가 회원 가입할 준비 다 돼 있어.” ’Sign up‘은 어떤 단체에 가입하거나 지원할 때 자주 쓰는 표현입니다.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전 워싱턴 특파원 mickey@donga.com}
수십 명의 희생자를 낳은 텍사스와 오하이오 총격 사건 뒤 44, 45라는 두 개의 숫자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난데없이 등장한 이 숫자들은 총격 사건 희생자 수가 아닌 미국 제44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45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상징하는 것이다. 우왕좌왕 갈피를 못 잡는 트럼프 대통령과 침착한 위기대응력을 보여준 오바마 전 대통령을 대비시키는 ‘Not 45, But 44’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고 시시주간지 뉴스위크는 7일 보도했다. 위기 때 진정한 대통령의 면모를 보여준 것은 45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44대 오바마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44대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이 나온 계기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총기 사건 이틀 뒤인 5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A4 용지 2장 분량에 이르는 장문의 애도성명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성명보다 먼저 발표된 이 성명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총기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증오와 공포를 조장하는 리더는 거부하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총기 규제에 대한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결연한 의지는 정치 풍자를 전문으로 하는 심야토크쇼에서 큰 화제가 됐다. 공중파와 케이블 방송의 심야토크쇼들은 5, 6일 잇따라 오바마 전 대통령을 주제로 올리며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논리적인 언어들”이라고 칭찬했다. CBS 심야토크쇼의 진행자 스티븐 콜베어는 “아름다운 성명”이라며 “오바마 제발 돌아와 줘. 백악관에서 담배 피우게 해줄게”라고 절규하는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금연 구역인 백악관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의 흡연을 허용해 줄 테니 빨리 돌아오라는 콜베어의 농담에 객석에서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소셜미디어에서는 ‘#Mypresident(나의 대통령)’라는 해시태그도 유행하고 있다. 해시태그에 붙여서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의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이다. “당신(오바마 전 대통령)은 나의 영원한 대통령” “나의 대통령은 연민을 느낄 줄 아는 대통령” “나의 대통령은 설득할 줄 아는 대통령” 등 트럼프 대통령과 대비시키는 메시지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대다수 해시태그 메시지는 의원이나 정치 전문가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올리고 있기 때문에 파급력이 점점 커지는 모습이다. 국민의 애정이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향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반격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샌디훅 총기 사건이 났을 때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오바마 당시 대통령을 비난했느냐”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 샌디훅 사건은 2012년 오바마 대통령 재임 때 한 청년이 코네티컷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28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비난한 오바마 전 대통령을 부시 전 대통령과 비교함으로써 비난하려는 의도였지만 오히려 반발만 더 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사건 발생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모르는 무식한 트윗”이라고 맹비난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미국과 중국 간 환율 공방의 격화로 미국 기술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미 CNBC방송 등에 따르면 ‘정보기술(IT) 빅5’로 불리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알파벳(구글 모회사), 페이스북 주가는 5일(현지 시간) 일제히 3% 이상 떨어졌다. 주가 급락으로 5개 기업의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에 1620억 달러(약 197조 원) 증발했다. 5대 IT 기업은 2일에도 미국의 대중 추가 관세 발표와 함께 시가총액이 660억 달러 감소했었다. 주식 거래일 이틀 동안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2280억 달러(약 277조 원)나 빠지는 초유의 하락세를 경험한 것이다. 주가 하락 폭은 애플 5.23%, 페이스북 3.86%, 알파벳 3.47%, 마이크로소프트 3.43%, 아마존 3.19% 순으로 나타났다. 애플의 낙폭이 가장 컸던 이유는 중국에 대규모 생산 공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중 관세가 현실화되면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것. 애플 외 다른 기술주들은 중국 의존도가 높진 않지만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되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세계적인 부자들도 타격을 입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포함된 세계 500대 부호들은 이날 총 1179억 달러(약 142조 원)를 날렸다. 이들 총재산의 2.1%가 하루 만에 사라진 것이다. 세계 최고 부자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재산은 이날 하루에 34억 달러(약 4조 원) 증발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주가 급락 직전인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총 28억 달러(약 3조4000억 원)어치의 아마존 주식을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3일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이 범행 예고 성명을 게재한 온라인 사이트 ‘에이트챈(8chan·사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범인은 4쪽 분량의 포스팅을 첫 총격 신고가 들어오기 20분 전에 에이트챈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팅에는 “나는 오늘 죽을지 모른다. 이 메시지를 다른 형제들에게 널리 알려달라”는 메시지가 익명으로 실려 있었다. 범인은 총격 준비를 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포스팅을 할 정도로 에이트챈에 큰 애착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에이트챈은 익명으로 극단주의적인 메시지를 공유하고 집단 총기 난사를 응원하는 회원제 게시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 백인 우월주의자, 반이민주의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사이트다. 올 3월 50명 이상의 희생자를 낳은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 사원 총격 사건과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파웨이 유대교 회당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범인들도 모두 에이트챈에 수십 장에 달하는 선언문을 게재했다. 에이트챈에 접속하면 온갖 살벌한 발언들이 난무한다. 많은 사상자를 낳은 총격범을 “높은 점수를 올렸다”고 칭찬하는가 하면 충격적인 총기 난사 장면을 ‘동영상 짤’로 만들어 게시하기도 한다. 숫자 8을 가로로 놓은 듯한 형태의 에이트챈 로고가 무한대 기호(∞)와 비슷해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사이트 활동이 영원히 지속되라는 의미로 ‘인피티니(무한) 챈’으로 불리기도 한다. 에이트챈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르자 사이버 보안회사 클라우드플레어는 이 사이트에 제공해온 보안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에이트챈을 폐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끓고 있지만 이용자들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없다”며 계속 이 사이트에 메시지를 올리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NYT는 “에이트챈은 온라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극단주의 사이트들 중에서도 급진적인 성향이 강한 곳”이라며 “총격범들의 메시지가 더 멀리 퍼지는 확성기 노릇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2일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탈퇴한 미국이 하루 만에 중국을 겨냥해 아시아 내 중거리 미사일 배치 의사를 나타냈다. 가능성은 낮지만 일각에서는 한국도 후보지의 하나로 거론하고 있다. 만약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이 한국에 배치되면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때보다 훨씬 더 격렬한 중국의 반대 및 보복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3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를 방문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지상 발사형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를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맞다.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INF 조약 탈퇴를 대비해 크루즈 미사일 등 장거리 정밀 유도 미사일의 사거리 확대를 준비해 왔다 아시아에 배치할 미사일은 ‘INF 사거리(500∼5500km)’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방 수장이 직접 아시아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은 중국의 미사일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은 미국과 러시아가 INF에 묶여 중거리 미사일 개발이 제한받는 틈을 노려 중거리 미사일 전력을 대폭 증강해 왔다. 에스퍼 장관은 ‘배치에 몇 년이 걸리느냐’는 질문에 “몇 달 내(배치)를 선호한다. 다만 이런 일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경향이 있다.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 INF 관련 기사에서 “미국이 몇 주 안에 중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재개해 18개월 안에 지상 배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 조정관 등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국이 중국을 사정권으로 하는 한국과 일본에 중거리 미사일을 반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거세게 반발했다. 장쥔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미국이 구속력 있는 합의(INF 조약)에서 탈퇴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미국이 중국을 조약 탈퇴의 명분으로 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중거리 미사일은 사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위력적이다. 한국 군 당국은 한국 배치 가능성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군 당국자는 4일 “한미 간 그런 얘기가 오간 적이 없다. 9일 서울에서 열리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에스퍼 장관의 회담 의제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이 배치 가능성만 시사해도 중국이 초고강도 무력시위를 비롯해 한중 관계의 재검토에 돌입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군 연구기관 관계자는 “한중 관계의 파국을 감수하지 않는 한 미국이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요구해도 우리 정부가 수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에스퍼 장관은 이란에 대응하기 위한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 구성에 대해 “30개 이상의 나라들이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 곧 관련 발표를 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2일 “일본 정부는 미국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이란과의 우호관계를 고려해 자위대 함선 파견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환경보호 행사 맞아?” 미국 거대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이 1∼3일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호화 리조트에서 개최한 ‘2019 기후 서밋(정상회담)’이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환경 보호란 행사 취지가 무색하게 각국 유명인을 실어 나른 114대의 전용기가 무려 864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기 때문이라고 BBC 등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행사에는 영국의 해리 왕손, 미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가수 케이티 페리 등 유명인 약 200명이 참석했다. 해리 왕손은 영국 왕실 전용 비행기를 이용했다. 영국에서 시칠리아까지 개인 비행기로 날아가고, 행사장까지는 구글 측이 헬리콥터를 대절해 줬다. 해리 왕손이 환경 보호를 역설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다량의 화석연료를 소비하는 개인 비행기를 타고 구글 행사에 참석한 것이 알려지자 영국 왕실은 난감해하고 있다. 초대 손님들은 여러 척의 초호화 요트에서 샴페인 파티를 벌이고 포르셰, 페라리, 마세라티 등 고가의 자동차를 타고 시칠리아 인근 도로에서 드라이브를 즐겼다. 이들이 이용한 초대형 메가 요트는 시간당 2000L를 소비할 정도로 기름을 많이 쓰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켈리 크래프트 유엔 주재 미국 대사 후보(57·사진)에 대한 인준안이 지난달 31일 상원을 통과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 유엔 대사로 확정된다. 이로써 니키 헤일리 전임 대사가 지난해 12월 사임한 이후 7개월 만에 공석이 채워진다. 북한 핵문제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였던 헤일리 전 대사처럼 크래프트 체제하에서도 북-미 협상에 대한 적극적인 노력이 있을지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상원은 본회의에서 찬성 56 대 반대 34로 인준안을 의결했다. 민주당은 크래프트 후보의 외교 경험 부족과 캐나다 주재 미국 대사 재직 시 업무 소홀 등을 이유로 반대했으나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의지를 막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헤더 나워트 전 국무부 대변인을 헤일리 전 대사 후임으로 지명했지만 부적격 이민자 보모 고용 논란 등으로 자진 사퇴하자 2월에 크래프트 캐나다 주재 미국 대사를 재차 지명했다. 크래프트 후보는 공화당의 ‘큰손’ 기부자로 통한다. 대형 석탄업체 경영자인 남편 조 크래프트와 함께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에 2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한 ‘친(親)트럼프’ 인사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분 덕분에 외교 경력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2017년 10월 캐나다 대사로 임명됐다. 공화당은 크래프트 후보 덕분에 껄끄러웠던 캐나다와의 외교관계가 복원됐다며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크래프트 후보는 자신을 지명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화석 연료가 지구 온난화에 주요 요인이라는 등 환경 문제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미국 민주당이 지난달 30, 31일 이틀간 2차 대선후보 토론회를 열었다. 총 20명이 각각 10명씩 나눠 토론했고, 30일 첫날 토론에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등 10명이 참가했다. 하루 뒤에는 민주당 지지율 1위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캘리포니아) 등이 나머지 후보 8명과 함께 출격했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CNN 주최로 열린 30일 토론회에서는 부유세, 탄소 배출 제로(0) 등 민주당 내에서도 진보 성향이 강한 워런 및 샌더스 의원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워런 의원은 “거대한 다국적 기업이 미국의 무역정책을 좌우하도록 두면 안 된다. 그들은 미국에 충성심이 없고 미 노동자들을 부품 취급한다”고 주장했다. 샌더스 의원도 “맞다. 미 기업들은 미 노동자에게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가세했다. 두 사람이 의료보험제 전면 개편, 이민자의 국경 통과 허용 등 급진적 공약을 쏟아내자 기업가 출신 존 딜레이니 전 하원의원은 “현실성 없는 동화(fairy tale)”라고 맞섰다. 최근 연이은 인종차별 발언으로 설화에 휩싸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토론회 전 버지니아주 제임스타운에서 열린 주의회 400주년 기념식에 등장해 미국의 노예제도 역사를 비판했다. 민주당 대선후보들이 자신을 비난할 가능성이 커지자 흑인 옹호 메시지로 선제공격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는 지난달 14일 민주당 유색인종 여성 하원의원 4인방, 27∼28일에는 흑인인 일라이자 커밍스 민주당 하원의원을 원색적으로 비난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프리카 출신 미국인들이 미국 역사에 많은 것을 기여했다”며 흑인 인권운동 지도자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발언을 인용했다. 하지만 버지니아 주의회 흑인 의원 및 민주당 의원들은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팔레스타인 출신의 이브라힘 사미라 주의원은 행사 도중 ‘네 부패한 나라로 돌아가라, 증오를 추방하라’는 구호가 적힌 종이를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로 인해 한때 대통령 연설이 중단됐다. 이날 연설은 평소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흑인 사회에 대한 칭찬이 지나쳐 어색한 분위기까지 감돌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타운을 방문하기 직전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세상에서 가장 덜 인종차별적인 사람” “내 말에 찬성하는 이들의 전화가 폭주한다”며 예의 과시적 발언을 이어갔다.최지선 aurinko@donga.com·정미경 기자}

북한에 억류됐다가 지난해 풀려난 재미교포 김동철 목사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위해 북한 동향을 파악하는 ‘안테나(촉수)’ 역할을 했다고 29일(현지 시간) 고백했다. 김 목사는 이날 발행된 NK뉴스 영문판과의 인터뷰에서 “2009년부터 2015년 북한에서 체포되기 전까지 6년간 CIA를 위해 일했다”고 밝혔다. 나선경제특구 기업인으로 활동했던 김 목사는 북한에서 체포된 뒤 기자회견에서 한국 국가정보원을 위해 북한 정보를 수집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당시 그가 북한의 고문에 못 이겨 거짓 증언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인터뷰로 당시 증언이 거짓은 아니었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다. NK뉴스에 따르면 북한에서의 스파이 활동에는 CIA로부터 지원받은 각종 첨단기기들이 동원됐다. 시계에 장착된 카메라로 비밀리에 촬영하고 전자파를 이용한 고성능 도청을 했다. 뿐만 아니라 핵 및 군사시설에 대한 정보를 가진 ‘더블 에이전트(이중간첩)’를 포섭하라는 CIA의 지시를 받고 북한 전역을 여행하기도 했다. 김 목사의 마지막 임무는 나진항에 입항한 수상한 선박을 조사하는 일이었다. 위성촬영을 통해 선박을 발견한 CIA는 근접 촬영과 어떤 활동을 하는 선박인지 알아낼 것을 요구했고 김 목사는 체포되기 직전 그 정보를 전달했다. 하지만 CIA와 미 국무부, 한국 국정원은 이에 대한 논평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NK뉴스는 전했다. 김 목사는 북한 당국으로부터 8차례에 걸쳐 물고문을 당했고 몇 차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 등 억류 미국인 3명은 지난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방북하면서 전격 석방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들의 석방을 주요 치적으로 강조해왔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막말 파문의 불씨가 ‘한국 사위’로 알려진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사진)에게 튀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라이자 커밍스 의원의 지역구인 메릴랜드주 볼티모어를 “미국 최악의 지역”이라고 혹평했는데도 정작 호건 주지사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28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호건 주지사의 유일한 반응은 두 줄짜리 보도자료였다. 그는 “볼티모어는 메릴랜드주의 심장이다. 정치인들끼리 서로 공격하는 것이 볼티모어의 위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이런 호건 주지사의 미지근한 반응에 분노했다. 볼티모어를 모욕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기는커녕 정치인 간의 싸움으로 호도했기 때문이다. 같은 공화당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 발언에 대립각을 세우고, 2020년 대선에서 그의 대항마로 나서는 것까지 검토했던 호건 주지사의 급작스러운 ‘변신’을 이해할 수 없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우리 주지사 어디 갔나” “리더라면 나서라” “용기 없고 약한 주지사” 등 비난이 들끓고 있다. 한국 여성과의 결혼, 암 투병 등 굴곡진 개인사를 겪으며 높은 인기를 누리는 호건 주지사의 지지율에 이번 사안이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전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5일(현지 시간) 북한과 미국 양측이 이전과는 다른 창의적 태도로 비핵화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라디오방송 ‘숀 해니티 쇼’ 인터뷰에서 “북한이 처음엔 없었던 아이디어들을 갖고 (협상) 테이블로 오기를 희망한다. 우리도 약간 더 창의적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다만 ‘창의적 아이디어’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미 일각에서 제기됐던 북한 핵동결론을 일축하며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만이 비핵화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검증할 수 있는 방식으로 북한을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비핵화하는 것이 대통령의 목표”라고 했다. 또 지난달 말 북-미 정상의 판문점 깜짝 회동을 수차례 언급하며 협상 모멘텀을 살려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 대통령으로는 처음 북한 땅을 밟은 것은 우리에게 다시 한 번 북한과 대화할 기회를 준 것”이라고 언급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5일(현지 시간) 북한과 미국 양측이 이전과는 다른 창의적인 태도로 비핵화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라디오 방송 ‘션 해니티 쇼’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북한이 처음엔 없었던 아이디어들을 갖고 (협상) 테이블로 오기를 희망한다”면서 “우리도 약간 더 창의적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북미정상 회동에서 실무협상에 합의한 지 보름여 만에 나온 것으로 아직 일정조차 잡지 못한 실무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실무협상의 시기를 ‘2~3주 내’라고 밝힌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창의적 아이디어’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최근 워싱턴 정가에서 논의되는 북한 핵동결에 대한 조건 변화 가능성은 일축했다. 그는 “대통령의 임무는 변하지 않았다. 우리가 검증할 수 있는 방식으로 북한을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비핵화하는 것”이라며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목표에 변함이 없음을 확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판문점 북미 회동을 수차례 언급하며 모멘텀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방문, 즉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은 것은 우리에게 디시 한번 북한과 다시 대화할 기회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판문점 회동이 두 정상 간의 친밀한 관계를 증명해줬을지는 몰라도 견해차는 좁아지지 않았다는 것이 정책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라고 전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비난한 비밀메모가 언론에 유출돼 킴 대럭 주미 영국대사가 사임했습니다. 여러 건의 메모가 유출됐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말이 다수 등장합니다. 그러나 그건 극히 일부분입니다. 사실 메모의 상당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호의적인 내용들입니다. ‘트럼프 시대가 왔다는 것을 인정하고 대비하라’고 영국 관리들에게 충고하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모의 일부분, 특히 자신을 비난한 부분만 보고 화가 뻗쳐 대럭 전 대사를 쫓아낸 거죠. 메모에 담긴 내용을 볼까요.△Trump could emerge from the flames, battered but intact, like Schwarzenegger in the final scenes of The Terminator./대런 전 대사는 미국 부임 3년 만에 할리우드 영향을 받았는지 트럼프 대통령을 영화 ‘터미네이터’의 주인공 아놀드 슈왈제네거 비유합니다. 갖가지 스캔들을 이겨내고 2020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상처를 입기는 했지만 그래도 온전하게 불꽃 속에서 걸어 나오는 슈왈제네거처럼 말이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최고의 찬사 아닙니까. ‘터미네이터’와 비교하다니 말이죠.△Do not write him off./메모의 결론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과소평가하지 말라는 것. ‘Write off’는 한국의 국제통화기금(IMF) 시절에 자주 볼 수 있었던 단어입니다. ‘빚을 탕감해주다’라는 뜻입니다. 여기서는 좀 더 일반적으로 ‘제외시키다’ ‘없애버리다’라는 뜻으로 사용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빼버리고 미국과의 외교관계를 생각할 수 없다’는 겁니다.△Keep calm and carry on./이번 사태로 영국의 반(反)트럼프 감정은 더욱 악화됐습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심기가 불편한 영국에 보내는 미국인들의 위로 메시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진정하고 하던 일을 계속해(Keep calm and carry on).” 유명한 문구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 영국 정부가 국민 사기진작을 위해 만든 포스터에 등장하는 문구입니다. “너무 열 받지 마. 우리는 자주 당하는 일이야.” 미국인들은 영국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은 겁니다.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전 워싱턴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