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수행원들, ‘기미’ 상궁처럼…” 2차 정상회담서 김정은 음식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27일 15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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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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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때 자신의 신변 안전을 우려해 수행원들에게 먼저 시식하도록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시대 왕들이 식사하기 전 먼저 음식을 먹고 독이 있는지 등을 판별하던 ‘기미(氣味)’ 상궁 역할을 수행원들에게 맡긴 셈이다.

회담 장소였던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메트로폴 호텔의 폴 스마트 총괄조리장은 최근 중국 관영매체 차이나뉴스위클리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수행원들이 식사 1시간 전쯤 나타나 음식들을 일일이 맛봤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김 위원장이 “호화로운 성찬(luxury cuisine)을 즐겼다”며 “철갑상어 알(캐비어)과 바닷가재 등 비싼 음식을 매우 좋아했다”고 전했다. 스마트 조리장은 “(김 위원장이)식사하는 행위나 각종 요리들을 경험하는 것을 모두 즐겼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전속 요리사들이 북한에서 하노이까지 왔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이들은 값비싼 일본 쇠고기(와규), 거위 간(푸아그라), 인삼, 김치, 수정과 등 상당히 많은 식자재를 공수해왔다. 스마트 조리장은 “북한 요리사들은 별 말이 없었지만 매우 프로페셔널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달 27일 만찬 당시 주 요리였던 등심 스테이크의 굽기 정도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완전히 익힌(well-done)’ 고기를 원했고 김 위원장은 덜 익힌 고기를 선호했다. 당시 양념한 등심구이, 배속 김치, 초콜릿 라바케이크, 수정과 등도 나왔다. 스마트 조리장은 “회담 장소인 베트남의 항신료를 일부 음식에 가미하려고 했다가 ‘신중한 검토’ 끝에 그냥 서양식으로 했다”고 강조했다. 다음날 오찬으로 거위 간과 은대구 요리를 준비했던 스마트 조리장은 “(회담 결렬로) 오찬이 취소된 것이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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