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30일)을 앞두고 치러질 예정이었던 연등회(燃燈會)가 전면 취소됐다. 대한불교조계종에 따르면 연등회가 취소된 것은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령으로 진행되지 못한 이후 40년 만이다. 조계종을 포함한 한국불교종단협의회(종단협)와 연등회보존위원회는 1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23, 24일 예정돼 있던 연등법회 및 연등행렬, 전통문화마당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종단협 회장이자 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 스님은 이날 총무부장 금곡 스님이 대독한 입장문에서 “연등회는 신라 진흥왕 때부터 천년 넘게 이어진 소중한 전통문화이지만 최근 이태원발 코로나 19사태로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됐다”며 “우리 사회를 위협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위기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심사숙고 끝에 무엇보다도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종단협은 코로나 19 사태로 봉축 법요식을 1개월 연기했다. 30일 전국 사찰에서 개최할 법요식은 철저한 방역지침을 지킨 가운데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연등회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로 지정돼 있으며 12월에는 제17차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김갑식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좋은 소식: 살다가 처음으로 남편이 꽃을 가져왔네, 나쁜 소식: 그런데 하얀 국화꽃만 있네, 환장할 소식: 장례식장 갔다가 아까워서 가져온 거라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책 ‘죽음이 배꼽을 잡다’에 소개된 유머다. 저자는 개신교 목회자로 우리 사회의 행복전도사, 임종치유사로 활동해온 송길원 (사)하이패밀리 대표(사진)다. 이 책은 죽음에 대한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명문장과 유머를 모았다. 글 사이에 여러 삽화와 그래픽을 실어 잠깐의 웃음 속에 사색이 가능하도록 배치했다. ‘태초에 웃음이 있었다’로 시작하는 책의 도입부에서 저자의 의도는 분명히 드러난다. 그는 “첫 사람, 아담과 하와는 배꼽이 있었던 것일까?”라고 묻다 “신의 한 수(手)는 절묘했다. 하나님의 삑사리였다”라고 답한다. 아리마대 사람 요셉과 그의 친구가 나눈 대화다. “자네 미쳤나? 비싼 돈 들여 새로 단장한 아까운 무덤을 예수한테 내주다니….” “걱정 말게, 친구. 주말에 딱 사흘간만 잠시 쓰겠다 했네.” 교회 중심의 일반 목회보다는 가정사역 단체를 통해 활동해온 송 목사의 키워드는 죽음과 치유, 가정이다. 그는 2014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자 진도 팽목항에 유족을 위로하는 ‘하늘나라 우체통’과 부활절 트리를 세웠다. 그가 운영하는 가정사역센터 ‘W-스토리’(경기 양평군 서종면)에는 수목장림이 조성돼 있고, 백혈병으로 숨진 어린이들을 위한 묘원도 있다. 그는 “우리는 아름다운 풍경이나 맛있는 음식에 대해 ‘와, 죽여준다!’ ‘죽이네!’라고 감탄한다”며 “웃음 말고 죽음을 죽여주는 것이 또 어디 있겠냐고?”라고 반문한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11일 경남 하동 쌍계사 일주문에 다가서자물이 흐르고 꽃이 핀다는 뜻의‘수류화개(水流花開)’라고 쓴 현수막 문구가눈에 번쩍 들어왔다. 섬진강가의 흐드러진벚꽃은 사라졌지만 봄볕과 물소리는 여전했다.먹물 옷 아니라면 농부가 어울리는‘밀짚모자 스님’이 멀리서 반갑게 인사를건넸다. 쌍계사 주지인 영담 스님이다.13세 때 입산 출가한 뒤 1994년 종단 개혁을주도했으며 불교방송 이사장과 동국대 이사,조계종 총무원 총무부장 등을 거쳤다.종단 밖에서도 일이 손에서 떠나지 않는다.윤이상평화재단 이사장을 지냈고,현재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 공동대표,국제한국어교육재단과 국제구호단체하얀코끼리 이사장을 맡고 있다.―밀짚모자가 어울립니다. “2개월 전 주지로 왔는데 곳곳에 일할 곳 천지예요. 쌍계사 주변 밭과 차밭이 10만 m²(약 3만 평)가 넘어요. 벼농사는 어렵지만 고추, 옥수수, 콩, 배추, 무, 고사리, 호박, 오이, 감자…. 온갖 작물을 심어요.” ―본사(本寺) 주지가 처음이라니 뜻밖이네요. “제가 얽매이는 것 좋아하지 않고 밖에도 일이 많아 주지 자리를 피해 다닌 거죠. 은사(쌍계총림 방장 고산 스님)께서 정정하실 때는 거역도 하고 살았는데 이제는 그러지 못하죠. ‘쌍계사가 허물어질 때 와서 구석구석 손때 안 묻은 곳 없다, 네가 가서 잘 정리해 봐라’고 하시니 어쩔 수가 없었죠.” 차를 따르던 영담 스님의 말이 인근 시배지(始培地)에서 나는 차와 은사가 쓴 글씨로 옮겨졌다. 쌍계사 인근에는 1000년 동안 이어진 토종 야생차밭이 있다. 2만6000여 m²(약 8000평)의 차밭에서 한 해 녹차 300kg, 발효차 250kg이 생산되고 있다. ―차향이 좋습니다. “은사께서 1975년 주지로 왔는데 차밭이 소들의 놀이터가 된 걸 보고 시배지 복원에 나선 거죠. 야생차가 오묘합니다. 풀을 매도 안 되고, 거름 주면 면역력이 떨어져 겨울에 냉해를 입어요. 대나무 밑 차나무에서 나오는 죽로(竹露)가 있어요. 대나무에 맺힌 이슬이 해가 뜨면 또르르 떨어지는데 그걸 먹고 산다고 해요. 쌍계사는 앞으로 차로 먹고살아야 합니다.” ―은사 스님의 글씨는 언제 봐도 좋습니다. “일일부작 일일불식(一日不作 一日不食),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를 먹지 않는다는 백장 선사(720∼814)의 청규죠. 그 가르침은 고산 문중에서는 불식촌음(不息寸陰)으로 이어집니다. 염불, 참선, 간경, 밭일로 잠시도 쉬지 말라는 거죠. 과거에도 그랬지만, 요즘 더 절실한 ‘현재적 진리’ 아닌가 합니다.” ―무슨 뜻인지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겪으면서 사람들 발길이 끊어졌어요. 앞으로 좀 나아진다고 해도 사찰을 찾는 이들은 점점 줄어들 겁니다. 도심 큰 사찰이나 몇몇 본사를 빼면 일반적 상황이라고 봐야죠. 스님들이 수행하면서 스스로 일해 자급자족할 수 있는 ‘생산불교(生産佛敎)’가 대안입니다.” ―생산불교요? “사찰은 사람들이 시주하고 봉사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해야 합니다. 스님들이 생산한 채소와 간장, 된장 등을 적절한 가격에 도시 사람들과 나누는 거죠. 물질적 교류에 이어 스님네들 삶의 스토리, 불식촌음이라는 삶의 방식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확산돼야 합니다.” ―스토리텔링이 있는 사찰인가요. “생산불교 정립은 수행적인 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신도들 도움에만 의지하는 사찰, 나아가 종교는 살림살이뿐 아니라 수행 기풍도 흐트러질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그릴 쌍계사의 모습은 무엇입니까. “쌍계사는 혜소 선사(774∼850) 창건 이후 선교율(禪敎律)이 어우러진 차와 범패의 근본도량입니다. 이런 역사적인 스토리텔링을 잘 정비하고, 사람들에게 잘 전달되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본사다운 본사가 되고, 본사 주지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걸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로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이 30일로 늦춰졌습니다. 부처님이 오신 뜻을 밝혀주시면…. “은사의 글씨 중 예기(禮記)의 글인데 ‘물위걸용지인 능위서타지인(勿爲乞容之人 能爲恕他之人)’이라고 했어요. 용서를 비는 사람이 되지 말고 능히 남을 용서하는 사람이 되라는 말씀이죠. 코로나19로 생긴 여러 문제가 중생의 최대 고통일 겁니다. 부처님이 고행 끝에 깨달은 것처럼 고행의 기간이라 여기며 미래를 보면서 노력하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하동=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스님들이야 홀로 살다 빈손으로 돌아가는데 돈이 무슨 소용 있겠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운 학생들이 많은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부상한 뒤 50년간 모은 사재 30억 원을 최근 기부한 삼보 스님(70·강원 영월군 법흥사 주지·사진)의 말이다. 삼보 스님은 16일 교구 본사 월정사에서 열린 ‘탄허 스님 37주기 추모다례재’에서 주지 정념 스님에게 30억 원 기부증서를 전달했다. 월정사는 ‘탄허장학회’를 세울 예정이다. 삼보 스님은 16세 때 월정사에서 탄허 스님(1913∼1983)을 은사로 출가했다. 중학생 시절 공부하러 갔다가 탄허 스님의 가르침에 빠진 것이 연(緣)이 됐다. 탄허 스님은 유불선(儒佛仙) 사상에 통달한 한국 불교계 최고 학승(學僧)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삼보 스님은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평소 인재 양성을 강조한 은사의 가르침을 따랐다고 말했다. “생전 은사께서 무엇보다 사람을 키워야 한다고 자주 말씀하셨다. 스님 거처 10채보다 한 사람을 기르는 게 더 낫다고도 했다. 목숨 걸고 모은 돈인데 허투루 쓰지 않고 은사의 뜻을 기리고 싶었다.” 30억 원은 일시보상금과 50년간 매달 받은 상이연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은 돈에 유산 10억 원을 보탰다. 베트남 파병 6개월여 만에 지뢰를 밟고 뒤꿈치를 크게 다쳐 지금도 걸을 때마다 불편하다. 여전히 은사의 가르침이 생생하다는 삼보 스님은 “출가할 때 은사가 내린 법명이 불법승(佛法僧)을 가리키는 삼보(三寶)”라며 “말과 행동이 같아야 하고 실천하지 못하면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이번 기부로 마음이 정말 가볍고 즐겁다”고 했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스님들이야 홀로 살다 빈손으로 돌아가는데 돈이 무슨 소용 있겠나? 이번에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많은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베트남전에 해병대원으로 참전했다 부상한 뒤 50년간 모은 상이연금을 비롯해 사재 30억 원을 최근 후학 양성을 위해 기부한 삼보 스님(70·사진·강원 영월군 법흥사 주지)의 말이다. 17일 불교계에 따르면 삼보 스님은 전날 교구 본사 월정사에서 열린 ‘탄허 스님 37주기 추모다례재’에서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에게 30억 원을 기부하는 증서를 전달했다. 월정사는 이 기부금으로 ‘탄허장학회’를 세울 예정이다. 삼보 스님은 16세 때 월정사에서 탄허 스님(1913~1983)을 은사로 출가했다. 중학교 때 절에 공부하러 갔다가 탄허 스님의 가르침에 빠진 것이 출가의 연(緣)이 됐다. 독립운동가 집안에서 태어나 유불선(儒佛仙) 사상에 통달한 탄허 스님은 한국 불교계 최고 학승(學僧)의 한 명으로 꼽힌다. 삼보 스님은 평소 인재 양성을 강조한 은사의 가르침을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생전 은사께서 국가나 단체는 무엇보다 사람을 키워야 한다고 자주 말씀하셨다. 스님들이 거처하는 요사채 10채 짓는 것보다 사람 한 사람을 기르는 것이 더 낫다고도 하셨다. 목숨 걸고 모은 돈인데 허투루 쓰지 않고 은사의 뜻을 기리며 의미 있게 쓰고 싶었다.” 기부금 30억 원은 일시보상금과 50년간 매달 받은 상이연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은 돈에 유산으로 받은 10억 원도 보태 마련했다. 1950년에 태어난 삼보 스님은 베트남전에서 다쳐 전쟁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했다. “베트남에 파병된 지 6개월가량 됐을 때 지뢰를 밟아 뒤꿈치를 크게 다쳤다. 군병원에서 1년여 치료받은 뒤 전역했는데 그 부상 때문에 지금도 걸을 때마다 불편하다.” 삼보 스님은 은사가 입적한 지 40년에 가깝지만 그 가르침은 생생하다고 말했다. “출가할 때 계율을 잘 지키고 살라며 은사가 내린 법명(法名)이 불법승(佛法僧)을 가리키는 삼보(三寶)였다. 말과 행동이 같아야 하고, 실천하지 못하면 말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이번 기부로 마음이 정말 가볍고 즐겁다. 용돈이 생기면 더 기부할 생각이다.”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11일 경남 하동 쌍계사 일주문에 다가서자 물이 흐르고 꽃이 핀다는 뜻의 ‘수류화개(水流花開)’라고 쓴 현수막 문구가 눈에 번쩍 들어왔다. 섬진강가의 흐드러진 벚꽃은 사라졌지만 봄볕과 물소리는 여전했다. 먹물 옷 아니라면 농부가 어울리는 ‘밀짚모자 스님’이 멀리서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쌍계사 주지인 영담 스님이다. 13세 때 입산 출가한 뒤 1994년 종단 개혁을 주도했으며 불교방송 이사장과 동국대 이사, 조계종 총무원 총무부장 등을 거쳤다. 종단 밖에서도 일이 손에서 떠나지 않는 팔자다. 윤이상평화재단 이사장을 지냈고, 현재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 공동대표, 국제한국어교육재단과 국제구호단체 하얀코끼리 이사장을 맡고 있다. ―밀짚모자가 어울립니다. “2개월 전 주지로 왔는데 곳곳에 일할 곳 천지예요. 쌍계사 주변 밭과 차밭이 10만㎡(3만 평)가 넘어요. 벼농사는 어렵지만 고추 옥수수 콩 배추 무 고사리 호박, 오이, 감자…. 온갖 작물을 심어요.” ―본사(本寺) 주지가 처음이라니 뜻밖이네요. “제가 얽매이는 것 좋아하지 않고 밖에도 일이 많아 주지 자리를 피해 다닌 거죠. 은사(쌍계총림 방장 고산 스님)께서 정정하실 때는 거역도 하고 살았는데 이제는 그러지 못하죠. ‘쌍계사가 허물어질 때 와서 구석구석 손 때 안 묻은 곳 없다, 네가 가서 잘 정리해 봐라’고 하시니 어쩔 수가 없었죠.” 차를 건네던 영담 스님의 말이 인근 시배지(始培地)에 나온 차와 은사가 쓴 글씨로 옮겨졌다. 쌍계사 인근에는 1000년 동안 이어진 토종 야생 차밭이 있다. 2만6000여㎡(8000평)의 차 밭에서 한 해 녹차 300kg, 발효차 250kg이 생산되고 있다. ―차향이 좋습니다. “은사께서 1975년 주지로 왔는데 차밭이 소들의 놀이터가 된 걸 보고 시배지 복원에 나선 거죠. 야생차가 오묘합니다. 풀을 매도 안 되고, 거름 주면 면역력이 떨어져 겨울에 냉해를 입어요. 대나무 밑 차나무에서 나오는 죽로(竹露)가 있어요. 대나무에 맺힌 이슬이 해가 뜨면 또르르 떨어지는데 그걸 먹고 산다고 해요. 쌍계사는 앞으로 차로 먹고 살아야 합니다.” ―은사 스님의 글씨는 언제 봐도 좋습니다. “일일부작 일일불식(一日不作 一日不食),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를 먹지 않는다는 백장 선사(720~814)의 청규죠. 그 가르침은 고산 문중에서는 불식촌음(不息寸陰)으로 이어집니다. 염불, 참선, 간경, 밭일로 잠시도 쉬지 말라는 거죠. 과거에도 그랬지만, 요즘 더 절실한 ‘현재적 진리’ 아닌가 합니다.” ―무슨 뜻인지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를 겪으면서 사람들 발길이 끊어졌어요. 앞으로 좀 나아진다고 해도 사찰을 찾는 이들은 점점 줄어들 겁니다. 도심 큰 사찰이나 몇몇 본사를 빼면 일반적 상황이라고 봐야죠. 스님들이 수행하면서 스스로 일해 자급자족할 수 있는 ‘생산불교(生産佛敎)’가 대안입니다.” ―생산불교요? “사찰은 사람들이 시주하고 봉사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해야 합니다. 스님들이 생산한 채소와 간장, 된장 등을 적절한 가격에 도시 사람들과 나누는 거죠. 물질적 교류에 이어 스님네들 삶의 스토리, 불식촌음이라라는 삶의 방식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확산돼야 합니다. ” ―스토리텔링이 있는 사찰인가요? “생산불교 정립은 수행적인 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신도들 도움에만 의지하는 사찰, 나아가 종교는 살림살이 뿐 아니라 수행 가풍도 흐트러질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그릴 쌍계사의 스토리텔링은 무엇입니까. “본사다운 본사가 되고, 본사 주지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걸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쌍계사는 혜소 선사(774~850) 창건 이후 선교율(禪敎律)이 어우러진 차와 범패의 근본도량입니다. 이런 역사적인 스토리텔링을 잘 정비하고, 사람들에게 잘 전달되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코로나 19로 부처님오신날 봉축 행사가 30일로 늦춰졌습니다. “은사의 글씨 중 예기(禮記)의 글인데 ‘물위걸용지인(勿爲乞容之人) 능위서타지인(能爲恕他之人)’이라고 했어요. 용서를 비는 사람이 되지 말고 능히 남을 용서하는 사람이 되라는 말씀이죠. 코로나 19로 생긴 여러 문제가 중생의 최대 고통일 겁니다. 부처님이 고행 끝에 깨달은 것처럼 고행의 기간이라고 여기며 미래를 보면서 노력하면 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하동=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7일 찾은 경기 용인시 광교호수로 천주교수원교구 상현동성당 입구에는 이런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부활절 무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을 위해 기도하고, 신자들을 위로하기 위한 성경 구절을 담았다. 가톨릭 일선 사목 현장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수원교구도 2월 24일부터 약 두 달간 미사가 중단됐다. 송영오 주임 신부(56)를 만나 미사 중단과 재개 등에 얽힌 이야기를 들었다. 1992년 사제품을 받은 그는 인덕원성당 주임 신부와 가정사목연구소장 등을 지냈다. ―미사가 중단됐을 때 신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가 화제가 됐다.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灰)의 수요일’에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라’며 재를 받으라는 문자를 보냈다. 신자들 이마에 마음으로 재를 드린 거다. 그 뒤 문자들을 보냈는데 성당에 나올 수 없었던 신자들에게 작은 위로가 된 듯하다.” ―미사 중단 당시 사제로서 어떤 생각을 했나. “사제로서 존재의 이유가 무엇인가, 이런 고민이 들었다. 독신으로 신자를 위해 봉헌된 삶을 살겠다고 했는데 신자들이 없어진 거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절박함이 느껴졌다. 개신교처럼 개척교회도 아니고, 찾아오는 신자들만 바라보며 안일하게 살아온 것 아닌가 하는 반성이 들었다.” ―지난달 23일 미사가 재개됐다. “마스크는 썼지만 본당 밖으로 나가 맞이하고 눈인사도 드리고…. 한마디로 행복하더라.” ―신자들 반응은 어땠나. “신부를 보면서 울컥하는 반응을 보이는 분들이 적지 않았다. 미사를 재개해 성체(聖體)를 받으면서 우는 분들이 많았다. 성당 오면 언제든지 성체를 받는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상황이 벌어졌으니까.” ―사목 현장에서 볼 때 코로나19 이후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나. “신부나 신자 모두 신앙을 되돌아볼 기회가 됐다. 신앙에 대한 절실함이 커진 반면 주일에 성당 가지 않아도 살 수 있구나 하는 나태함이 생길 수도 있다.”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정 내 폭력을 우려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하루 종일 가족들이 밀착해 있다 보니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신부님, 삼시세끼 밥 하려니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하소연도 있더라. 가족 간 대화가 부족한 일상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미사 중단이 개인적으로는 어떤 시간이 됐나. “원래 신부들의 삶 자체가 자가 격리인데…(웃음). 사제로서의 첫 마음을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어떤 첫 마음인가. “신부들은 서품성구(敍品聖句), 말하자면 사제가 될 때의 모토가 있다. 내 경우는 ‘옴니부스 옴니아’(Omnibus Omnia·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로 바오로 사도의 가르침이다. 그분의 직업은 천막 만드는 사람이라고 하지만 다른 영역 사람들과 만나면 그 직업인으로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그 서품성구를 떠올리며 신자들과 부활의 첫 만남의 심경으로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신자들과의 절박한 만남인가. “왜 개신교만 부흥사, 부흥 목사님이 있나? 가톨릭도 부흥 신부가 필요하다. 신자들과의 만남을 더욱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신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신자를 포함한 우리 국민들이 정말 대단하다. 자긍심을 느껴도 되는 것 아닌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가족의 결속력은 더욱 강해진 것 같은데, 이제 그 마음을 이웃과 지역 같은 넓은 울타리에 대한 사랑으로 나눴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원=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남을 도우면 도움을 주는 쪽이나 받는 쪽이 다 같이 충만해집니다. 받는 쪽보다는 주는 쪽이 더 충만해집니다. 이것이 나눔의 비밀입니다.” 최근 출간된 법정 스님(1932∼2010) 법문집 ‘좋은 말씀’(사진)의 일부다. 무소유로 알려진 법정 스님의 삶을 기리는 시민단체 ‘맑고 향기롭게’가 입적 10주기를 맞아 출간한 책이다. 책 제목에 얽힌 사연이 있다. 불자 한 명이 스님 책을 내밀며 “스님, 가슴에 새길 수 있는 좋은 말씀 하나만 써 주세요”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스님은 책 한 귀퉁이에 친필로 ‘좋은 말씀’이라고 써 주변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불교 입문자의 수행 지침서 ‘다시 돌아가 만나기가 어렵다’(산티데바 지음·하도겸 편저·사진)가 최근 출간됐다. 산티데바(687∼763)는 남인도 사우라아슈트라국 왕자로 왕위에 오르기 전날 꿈에서 문수보살을 만난 뒤 출가수행에 나선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은 ‘공덕을 찬탄하라’ ‘악업을 참회하라’ ‘잘 참고 용서하라’ ‘지혜를 성취하라’ 등 8장으로 구성돼 있다. 원작의 운문체를 산문체로 바꾸고 문장을 다듬어 읽기 쉽게 만들었다. 산티데바는 승려이자 학자로서 ‘대승집보살학론’ ‘경집’ ‘입보리행론’ 3부작 등을 남겼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지난달 29일 오전 7시 인천 부평구 부광감리교회에서 ‘나라를 위한 기도 모임―말씀과 순명’이 열렸다. 참석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입구에서 체온을 쟀고 본당 안에서도 사회적 거리를 지켜 앉았다. 개신교계에서 가장 바쁜 이들로 꼽히는 원로, 중견 목회자 20여 명이 왜 이른 시간에 한자리에 모였을까. 말씀과 순명은 어떤 의미일까. 홍정길 목사(남서울은혜교회 원로)의 말이다. “2월 사회적으로 심각한 논란을 초래한 일부 목회자의 ‘정치적 행위’ 탓에 한국 교회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심할 때였다. 몇몇 중견 목회자들이 ‘이러다 한국 교회가 모두 죽는다’며 해결책을 찾자고 찾아왔다. 그래서 경력이 되고 권력이 되는 모임 말고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모임을 만들자고 했다.” 이 모임의 이름을 지은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의 설명이다. “순명(順命)이 아니라 ‘따라죽을 순(殉)’을 쓰는 순명이다. 예수님의 제자이니 그 말씀을 지키며 죽을 각오로 살자는 취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나라가 위기에 빠지자 교회가 이웃, 나아가 한국 사회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모색하기 시작했다.” ‘말씀과 순명’에는 두 목회자 이외에 원로목사로는 이동원(지구촌교회) 정주채(향상교회) 목사, 중견 목회자로 김상현(부광감리교회) 유관재(성광교회) 유기성(선한목자교회) 이재훈(온누리교회) 주승중(주안장로교회) 화종부(남서울교회) 목사 등이 참여했다.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침례교 등 교단을 망라한 초교파 모임이다. 이날 모임에서는 ‘2020 코리아 페스티벌’의 아시아 페스티벌 대표인 채드 해먼드 목사가 설교를 맡았다. 이 페스티벌은 빌리 그레이엄 목사(1918∼2018)의 아들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가 한국에서 개최하기 위해 준비 중인 대규모 전도 집회다. 해먼드 목사는 설교에서 “코로나19는 건강한 사람을 병들게 하며 교만은 건강한 교회를 무너뜨리고 훌륭한 리더의 자질을 빼앗는다”며 “교만이라는 병에 걸렸을 때 치유하기 위해서는 겸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말씀과 순명의 기도에 대한 첫 응답은 교회 중심의 ‘공감소비운동’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80여 개 교회가 참여해 전통시장 물품 구입과 취약계층 지원, 미(未)자립 교회 돕기 등에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지원 규모는 5억5000만 원 상당이다. 예배 뒤 교회 식당에서 열린 조찬모임은 밥과 국, 세 가지 반찬이 나온 조촐한 자리였다. 이재훈 목사가 “저희 교회와 직접적 연관은 없지만 온누리상품권을 많이 이용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하자 웃음이 터져 나왔다. 유기성 목사가 참여하는 경기 성남지역은 13개 교회에서 별도로 10억 원 이상을 지원했다. 유 목사는 “성남 교회들은 코로나19로 고통 받는 대구경북 지역을 돕기 위해 모였고 이후 온라인 예배를 어떻게 드릴지, 지역사회와 관공서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매주 의논했다”며 “공감소비운동에도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했다. 다양한 아이디어도 이어졌다. “예장통합 총회뿐 아니라 대표적 교회 7곳이 모여 다양한 지원 활동을 논의하고 있다. 미국 한인사회와 교회가 생필품조차 구입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있다. 실제적 지원이 필요하다.”(주승중 목사) “인도네시아 감리교의 경우 목회자 24명이 소천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귀국 선교사 지원도 필요하다.”(김상현 목사) “부활절 헌금 전액을 기부한 교회들도 있다고 하더라. 선교사의 경우 필요하면 양재 온누리교회에 있는 선교사 숙소를 이용하실 수 있다.”(이재훈 목사) 모임을 더욱 개방적으로 운영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권력화가 아니라 희생과 봉사에 나서는 교회를 늘려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키자는 취지였다. 인천=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불기 2564년 부처님오신날 봉축과 ‘코로나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 입재식(入齋式)’이 30일 오전 10시 전국 1만5000여 개 사찰에서 거행됐다. 이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행사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을 위해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과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 이기흥 중앙신도회장 등을 대표로 최소 인원이 참석했다. 방문객은 감염 예방 지침에 따라 마스크를 쓰고 체온을 측정했다. 원행 스님은 입재식 법어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는 탐진치(貪瞋癡·욕심 노여움 어리석음) 삼독(三毒)에 대한 가르침을 다시 한번 일깨운 선지식(禪知識·수행자들의 스승)과 같다”며 “세상은 연기(緣起) 관계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개인 개인이 깨어있는 삶과 행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인천작(萬人天作)이라, 1만 명의 생각이 모이면 하늘도 바꿀 수 있다”며 “1000만 명이 연등을 한 개씩 더한다면 그 공덕으로 코로나라는 괴로움의 세상을 룸비니 꽃동산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현 스님은 “부처님의 대자대비(大慈大悲)한 광명과 성스러운 진리의 빛, 승가의 청정함으로 중생에게 드리워진 어려움을 이겨내게 해 달라”고 축원했다. 조계종을 비롯한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공식 봉축 법요식은 5월 30일 치른다. 소속 사찰들은 앞으로 한 달간 사회 안정과 건강을 위한 기도 정진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희망의 등’ 점등식이 열렸고 종로와 청계천 등에서는 연등 5만여 개가 자비의 불을 밝혔다. 희망의 등은 국난 극복의 염원을 담아 조성했다고 알려진 삼국시대 신라의 황룡사 9층 목탑을 재현한 것이다. 높이 18m에 한지를 주재료로 사용했다. 앞서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는 지난달 29일 부처님오신날 축하 메시지를 내고 “싯다르타와 프란치스코 성인의 모범을 본받아 초연한 삶을 추구하자”며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인류와 생태 환경의 고통을 덜어 주는 자비와 형제애 문화 증진에 더욱 헌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불자들과 그리스도인들은 서로에게서 날마다 더 큰 배려와 인정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며 “우리의 상호관계가 모든 중생과 지구를 위한 복의 원천이 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신교 연합단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메시지를 통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맞는 부처님오신날은 우리 모두에게 던져진 근본적 과제를 성찰하며 이웃을 향한 더 깊은 연민과 연대의 자리로 낮아질 수 있도록 하기에 더 뜻깊게 다가온다”고 했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의 성전(聖殿)이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과 이슬람권인 아랍에미리트에 최초로 건립된다. 28일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 한국홍보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영상 중계로 진행된 제190차 교회 연차 대회에서 중국 상하이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성전 건립 계획이 발표됐다.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의 성전은 일반 예배당에서 할 수 없는 특별하고 성스러운 의식을 행하기 때문에 교회 신자 중에서도 자격을 갖춘 이들만 들어갈 수 있다. 세계에 수만 개의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 예배당이 있지만 성전은 168개뿐이다. 한국에 있는 예배당 200여 개 중 성전은 서울 신촌 한 곳이다. 러셀 M 넬슨 회장은 “20년이 넘도록 중국의 성도들이 홍콩 성전을 방문해야 했다”며 “우리는 교회에서 가족의 중요성을 가르치며 좋은 부모가 되고, 모범적인 시민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바이 성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연기가 결정된 ‘두바이 엑스포’ 부지에 지어진다. 아랍에미리트 정부가 먼저 성전 건립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북아시아 지역 회장인 최윤환 장로는 “중국 본토와 중동에 최초로 성전이 건립된다는 것은 교회가 현지에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말했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대한불교조계종의 최고 지도자인 종정(宗正) 진제 스님(사진)은 부처님오신날(30일)을 앞둔 28일 반목과 대립을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자는 취지의 교시(敎示)를 발표했다. 진제 스님은 이날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대독한 교시에서 “천지여아동근(天地與我同根)이요, 만물여아동체(萬物與我同體)로다. 천지가 나와 더불어 한 뿌리요, 모든 존재가 나와 더불어 한 몸”이라며 대통합을 강조했다. 진제 스님은 또 “우리 불교는 전통적으로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국민과 나라를 위하여 신명을 다 바쳤다”며 “국민과 불자들이 연등에 불을 밝혀 대광명(大光明)이 충만하게 함으로써 코로나 질병이 소멸돼 세계 평화를 성취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계종은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을 다음 달 30일로 한 달 연기했고, 이달 30일부터 한 달간 전국 사찰에서 ‘봉축 및 코로나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를 진행한다. 한편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은 이날 발표한 부처님오신날 축하 메시지에서 “중생에 대한 자비와 인류의 행복을 바라는 종교의 가치는 불교나 천주교 모두 하나라 생각한다”며 “전염병으로 초래되는 불신과 원망, 분노 대신 자비와 평화, 사랑이 세상 곳곳에 퍼지도록 종교계가 함께 힘을 모으고 모범을 보이자”고 밝혔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대한불교조계종의 최고 지도자인 종정(宗正) 진제 스님은 부처님오신날(30일)을 앞둔 28일 반목과 대립을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자는 취지의 교시(敎示)를 발표했다. 진제 스님은 이날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대독한 교시에서 “천지여아동근(天地與我同根)이요, 만물여아동체(萬物與我同體)로다. 천지가 나와 더불어 한 뿌리요, 모든 존재가 나와 더불어 한 몸”이라며 대통합을 강조했다. 진제 스님은 또 “우리 불교는 전통적으로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국민과 나라를 위하여 신명을 다 바쳤다”며 “국민과 불자들이 연등에 불을 밝혀 대광명(大光明)이 충만하게 함으로써 코로나 질병이 소멸돼 세계평화를 성취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계종은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을 다음달 30일로 한 달간 연기했고, 이달 30일부터 한 달 간 전국 사찰에서 ‘봉축 및 코로나 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를 진행한다. 한편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은 이날 발표한 부처님오신날 축하 메시지에서 “중생에 대한 자비와 인류의 행복을 바라는 종교의 가치는 불교나 천주교 모두 하나라 생각한다”며 “전염병으로 초래되는 불신과 원망, 분노 대신 자비와 평화, 사랑이 세상 곳곳에 퍼지도록 종교계가 함께 힘을 모으고 모범을 보이자”고 밝혔다.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2개월간 종교행사를 중단했던 원불교가 26일 법회를 재개하면서 대각개교절(大覺開敎節·28일) 기념식을 진행했다. 대각개교절은 교조인 소태산 박중빈(少太山 朴重彬·1891∼1943)의 깨달음과 개교(開敎)를 기념하는 원불교 최대 경축일이다. 기념식은 26일 오전 10시 서울교구 한강교당을 비롯한 국내 600여 교당과 기관에서 일제히 봉행됐다. 최고지도자인 전산 종법사(사진)는 영상 법문을 통해 “우리가 가진 마음의 병을 고치고 전 인류와 우주 만유가 하나임을 알고 상생으로 하나가 되자. 코로나19로 혼란한 시국에 진정으로 우리가 교단과 국가와 세계를 위해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소태산 대종사의 말씀을 마음에 깊이 새겨 지금의 상황을 잘 극복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어 전산 종법사는 신앙과 수행에 정성을 다하자고 덧붙였다. 또 정부를 신뢰하고 수칙을 준수하면 코로나19 사태는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인 대한불교조계종 원행 총무원장과 천주교 김희중 대주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이홍정 총무, 천도교 송범두 교령 등이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서울교당 행사 참석 인원은 100여 명으로 제한됐다. ‘사회적 거리 두기’ 차원에서 참석자들은 각각 일정한 거리를 두고 앉았다. 원불교 중앙총부는 28일 오전 10시 전북 익산 총부에 소속된 교무들을 중심으로 원기 105년 대각개교절 중앙기념식을 축소해 거행한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인화성사(人和成事), 화합하면 모든 것을 이룬다.” 부처님오신날(30일)을 앞두고 23일 대전에서 만난 대한불교천태종 광수사 주지 무원 스님(61)의 말이다. 1979년 출가한 무원 스님은 황룡사, 명락사, 삼광사 주지를 지냈고 총무원 사회부장과 총무부장, 총무원장 직무대행 등 종단 내 주요 소임을 맡았다. 명락사는 다문화 가정을 위한 사찰로 정착했고, 국내 최대 사찰인 삼광사는 해외에서도 알려진 대표적 힐링 사찰이 됐다. 그는 강원 태백 등광사와 인천 황룡사, 대구 대성사 등 15개 사찰을 창건했고, 특히 개성 영통사의 복원은 남북 불교 교류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법회가 중단돼 불교계의 어려움이 크다. “5월 초까지 법회를 중단했다. 법회를 녹화해 신도들이 매주 토요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만물과 자신을 하나로 여겨 자비심을 일으키는 동체대비(同體大悲)의 실천이다.” ―신자들의 어려움은 어떤가. “등록 신도가 1만여 명인 광수사의 경우 매달 3일 열리는 정기법회에 1000여 명이 참여한다. 절에 오지 못해 우울하다는 분들도 있어 노천 법당 개별 참배는 허용하고 있다. 불교의 장점이 참선과 염불, 사경(寫經·경전 필사) 등 혼자서 수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어려운 시기지만 부처님 공부를 절박하게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대전 지역 부처님오신날 행사는 어떻게 진행되나. “불교종단협의회 결정에 따라 윤달 기준으로 음력 4월 8일인 5월 30일 봉축 법요식을 치른다. 연합 행사는 축소하고 부대 행사는 하지 않는 걸로 정했다.” ―대전 지역은 종교 간 교류도 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교인평화회의(KCRP)를 중심으로 불교와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민족종교가 원만하게 교류하고 있다. 천주교 대전교구장인 유흥식 주교님과 5월 7일이 지나면 만나자고 얘기가 됐다. 부처님오신날과 성탄절 같은 이웃 종교의 축일(祝日) 때 서로 방문하고 축하하는 종교 화합이 지역 사회에 긍정적 메시지를 주고 있다.” 광수사에는 ‘대중 불교는 산중이나 승단 안에만 갇혀 있는 불교가 아니라 사회적 대중화로 나아가 모든 사람과 함께하는 불교여야 하느니라’는 문구가 보였다. 천태종을 중창한 상월원각(上月圓覺·1911∼1974) 대조사의 설법이다. 애국, 생활, 대중 불교가 천태종의 3대 지표다. ―다문화와 힐링 사찰을 만들기 위해 오랫동안 힘써 왔다. “몸이 다른 곳에 있다고 하는 일이 달라질 것은 없다. 사찰은 종교를 떠나 모든 이들이 정신적, 물질적 치유 기회를 얻고, 수행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 ―광수사는 대전 지역의 중심 사찰이다. “소임에 따라 여러 지역에서 주지를 맡았는데 ‘대전 스타일’이 매력적이다. ‘알았다는 말이 정말 예스가 아니더라’(웃음). 약간 느리지만 생각이 깊은 이곳 스타일이 마음공부에는 도움이 된다.” ―15개 사찰을 세웠는데 ‘창건의 달인’ 아닌가. “천태종은 종단 법에 따라 사찰(私刹)은 없다. 모두 공찰(公刹)이다. 절 창건은 보살심과 수행심이 없으면 이뤄지지 않는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정작 내 마음의 불당을 제대로 못 지었다는 부족함도 느꼈다. 억지로 지을 것도 아니고 수행하며 기다리고 있다.” ―봉축 행사는 늦춰졌지만 곧 부처님오신날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갈등으로 힘든 분들이 많다. ‘인화성사’, 화합하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 좋은 일을 하면 좋은 일이 생기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이치다. 불자들이 그동안 갈고 닦았던 지혜와 자비심으로 거듭 꽃을 피울 수 있기를 바란다.” 대전=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문명은 증류와 함께 시작한다.” 미국 남부 출신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윌리엄 포크너의 위스키 예찬이다. 1932년 출간한 그의 작품 ‘8월의 빛’은 위스키를 마시는 행위를 이렇게 묘사한다. “위스키가 당밀처럼 차갑게 그의 목구멍을 흘러 내려갔다. … 그의 생각은 느릿하고 뜨겁게 감기며 움찔하는 내장과 하나가 되었다.” 비슷한 시기 활동했던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포크너에 대해 “책을 보면 그 친구가 언제 처음 술을 마셨는지 바로 알 수 있죠”라고 했다. 이 책의 미덕은 깊이보다는 다양한 정보다. 술의 역사와 제조법, 술과 관련한 작가들의 사연과 귀에 쏙 들어오는 어록이 망라됐다. 미국 매체에서 일러스트레이터와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저자들은 작가들의 얼굴과 책 표지, 술 라벨 등의 삽화를 실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와인 맥주 위스키 진 보드카 압생트 메스칼·데킬라 럼 등 술의 종류에 따라 8장으로 구성됐다. 각 장마다 등장하는 술에 대한 작가들의 헌사가 흥미롭다. 셰익스피어의 음주 습관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의 작품에서는 와인에 대한 감탄사가 빠지지 않았다. ‘좋은 일행, 좋은 와인, 좋은 환대가 좋은 사람을 만들지’(‘헨리 8세’ 1막 4장), ‘분한 신음으로 내 심장을 차게 하기보다 와인으로 내 간을 따뜻하게 하겠어’(‘베니스의 상인’ 1막 1장 중)…. 이 책의 ‘최다 출연자’는 누구일까? 거의 모든 종류의 술을 사랑해 ‘잡주가(雜酒家)’로 묘사된 헤밍웨이다. 그는 스페인 투우에 바치는 찬가인 ‘오후의 죽음’에서 “와인은 세상에서 가장 세련된 물건 중 하나고,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게 나타난 가장 자연스러운 물건 중 하나다”라고 했다. 그는 역시 술을 즐겼던 ‘위대한 개츠비’의 스콧 피츠제럴드에 대해 “그 친구를 술고래라고 하기는 힘들다. 술을 조금만 마셔도 엄청 취했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저자들의 마지막 말이 아이러니하다. “여러분이 술과 문학의 풍성함을 즐기길 바란다. 그리고 늘 그렇듯, 책임감 있는 음주(와 독서)를 하길 바란다.”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불교계 스타 작가이자 방송인인 이미령(56)의 신작 ‘시시한 인생은 없다’(담앤북스·사진)가 최근 출간됐다. 이 작가의 별명은 ‘경전 이야기꾼’이다. ‘이미령의 명작산책’ ‘붓다 한 말씀’ 같은 저작의 독자뿐 아니라 책과 사람 사는 이야기를 약간 낮은 목소리로 전하는 방송 팬이 적지 않다. 우리는 왜 불같이 화를 낼까? 저자는 “분노의 뿌리에는 독이 있지만 꼭지에는 꿀이 묻어 있습니다”라는 부처의 말로 그 이유를 설명한다. 이 책은 경전에 등장하는 이야기를 가치, 노력, 진리, 믿음, 깨달음으로 크게 나눠 풀이한 에세이다. 저자는 자신이 너무 시시한 존재 같아서 저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숨쉬기 두렵다고 하는 이들이 많다며 “그런 분들에게 부처의 메시지를 만나볼 것을 권유한다”고 했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우리 사회의 큰 어른이자 자신을 낮춘 사랑으로 ‘바보 추기경’으로 불렸던 고 김수환 추기경(1922∼2009·사진)의 어린 시절을 다룬 영화 ‘저 산 너머’가 30일 개봉한다. 이 영화는 일제강점기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엄마와 아픈 아빠를 위해 신부(神父)보다 인삼 장수가 되고 싶은 7세 수환을 중심으로 이들 가족이 겪는 고난과 사랑을 다뤘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다른 길을 가고자 했던 수환이 믿음의 씨앗을 키워 가는 성장영화다. ‘오세암’으로 잘 알려진 고 정채봉 작가(2001년 작고)의 ‘바보별님’과 이를 개정한 ‘저 산 너머’를 원작으로 했다. 연세대 신학과 출신으로 ‘플라이 대디’ 등을 만든 최종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260 대 1의 경쟁을 뚫고 캐스팅된 아역 배우 이경훈이 주인공 수환 역을 맡았다. 중견배우 안내상과 이항나가 부모로 나오고 강신일 송창의 이열음 등이 출연한다. 영화음악에서 국악의 비중이 높은 것도 눈에 띈다. 금릉빗내농악 제8대 상쇠이자 무형문화재 손영만 선생이 상여소리를 불렀고 심상윤(판소리), 이기쁨(정가), 가민(태평소), 윤현제(피리) 등 국악인들이 참여했다.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두움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김 추기경이 생전 좋아했던 성 프란치스코 기도문의 일부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은 “추기경 이전의 평범한 ‘인간 김수환’의 어린 시절을 엿볼 수 있어 기쁘다”며 “영화를 통해 김 추기경님께서 남기신 말씀을 다시 가슴에 새기길 바란다”고 했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아르헨티나는 알려진 대로 축구와 신앙의 나라입니다. 축구와 교회가 빠져 있는 이곳 사람들의 현재 삶은 그야말로 큰 고통입니다.” 아르헨티나 아우스트랄대에서 강의 중인 홍지영 신부(47)의 말이다. 1986년 현지로 이민을 간 그는 부에노스아이레스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다 신학을 접한 뒤 영성(靈性) 강화를 최우선으로 삼는 오푸스데이(신의 사역) 사제가 됐다. 오푸스데이 서울센터 지도신부를 지낸 그를 최근 전화로 인터뷰했다. ―현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은 어떤가. “확진자는 약 2700명, 사망자는 120여 명이다. 아르헨티나는 국경 폐쇄와 이동 차단을 통해 빠르게 상황을 통제했고, 병원과 의료 시스템이 괜찮아서 피해가 적은 편이다. 브라질 에콰도르 칠레 등 주변국과 비교할 때 잘 대처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한국의 지구 반대편에 있는 아르헨티나는 5월이면 겨울인데 지금부터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느 때와 달리 우울한 부활절(12일)이었다. 그곳은 어땠나. “2개월 전부터 아르헨티나 주교회의 방침에 따라 모든 성사(聖事) 집전이 중지됐고 부활절 미사도 유튜브 등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최소한의 신앙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행위만 가능한 상태다.” ―대학가 분위기는 어떤가. “지난해부터 아우스트랄대에서 심리와 영성, 그리스도교 문화 강의를 맡고 있는데 올해는 모두 온라인 강의다. 부활절 전후에는 기숙사 생활하는 교수들과 집에 못 돌아가는 외국인 학생 50여 명이 모여 조촐하게 미사를 올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자 없이 부활절 미사를 집전했다. “그런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낯설었다. 부활 전야 미사는 승리와 빛에 대한 말씀을 강조하셨다. 개인적으로는 앞서 2주일 전쯤 있었던, 전염병과 싸우는 도시와 세계에 대한 축복식이 매우 충격적이었다. ‘우리를 버리지 말아 달라’는 교황님의 호소와 기도가 너무 간절하게 다가왔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교황을 위한 기도도 있었나. “이곳은 가톨릭 신자가 90% 이상이다. 교황님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은 상상 이상이다. 올 3월 여성의 날에 맞춰 성모 성지인 루한에서 정부의 낙태법을 반대하는 교회 주최 행사가 열렸다. 여기서도 교황님을 위한 기도가 있었다.” ―아르헨티나에는 한국인으로는 해외교구의 첫 주교로 임명된 문한림 주교가 있다. 문 주교 근황은 어떤가. “문 주교님은 산마르틴 교구의 보좌주교인데 교구장 주교께서 건강이 많이 좋지 않다. 그래서 문 주교님이 교구의 일을 도맡아 하고 있어 매우 바쁘지만 건강은 좋은 상태다.” ―현지 교민 상황은 어떤가. “교민은 2만5000여 명으로 추산되는데 대부분 의류와 식품 등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다. 현지인과 마찬가지로 경제와 사회활동을 못해 어려움을 겪는 분이 많다. 올해가 이곳의 한국인 가톨릭공동체 형성 50주년이다. 한국순교성인성당을 중심으로 관련 행사와 한국어를 거의 하지 못하는 한인 2, 3세를 돕기 위한 신앙적, 교육적 노력이 활발하다.” ―한국에는 다시 오게 되나. “올 1월에도 개인적인 일로 한국을 방문했다. 대학에서 5년 정도 강의한 뒤 다시 한국에 복귀해 활동할 예정이다.” ―어려움을 겪는 신자들을 위한 말씀을 해 달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신자들이 참석하는 미사가 중단됐는데, 이런 모습이 신앙생활을 소홀히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사회적 거리를 두고 있는 것은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주변과 공동체에 대한 배려이자 훌륭한 봉사다.” ―개인적으로 어떤 기도를 하고 있나. “그동안 우리가 너무 외적, 물질적인 가치만 추구한 것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고 있다. 이 위기는 내면의 소중한 것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