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민

하정민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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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정민 기자입니다.

dew@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칼럼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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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일반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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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교류3%
문학/출판3%
유럽/EU3%
인사일반3%
중동3%
  • 호주 총리직 거머쥔 턴불, 재산 1569억원 억만장자

    14일 호주 집권당인 자유당 대표 선거에서 맬컴 턴불 통신장관(61·사진)이 2013년 9월부터 2년간 집권 중이던 토니 애벗 총리를 55 대 44로 누르고 새 호주 총리가 됐다.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현지 언론은 총리 교체와 관련해 경제 침체 영향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발 경제위기로 원자재를 중국에 수출해 오던 호주 경제는 큰 타격을 입어 올해 2분기 성장률은 0.2%에 그쳤고 호주달러 가치는 6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턴불 총리의 선출은 그가 금융과 법에 능통한 자수성가형 억만장자라는 점과도 무관치 않다. 1954년 시드니에서 출생한 그는 부모의 이혼으로 편부 가정에서 자랐지만 본인의 힘으로 1억3300만 달러(약 1569억 원)의 재산을 모았다. 시드니대 법학과와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했고 변호사가 되기 전 기자와 투자은행가로도 활동했다. 1986년 차린 법률회사로 큰돈을 벌었고 2004년 정계에 입문해 환경장관, 자유당 대표 등을 지냈다. 그는 취임 일성에서 “경제를 되살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턴불 총리는 강경 보수파인 애벗 전 총리와 달리 톡톡 튀는 자유주의자로 유명하다. 가톨릭 신자이지만 동성결혼을 지지하고 호주가 영연방에서 탈퇴해 공화제를 택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활발하게 이용해 젊은이들과의 소통에도 능하다. 기후 변화에 관심이 많은 그는 당적에 관계없이 소신을 굽히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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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존슨부터 오바마까지… 그의 양복을 입었다

    린든 존슨 전 대통령부터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까지 9명의 미국 대통령 양복을 만든 프랑스 출신 양복 재단사 조르주 드 파리(사진)가 13일 버지니아 주 알링턴에서 별세했다. 향년 81세. 1934년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에서 태어난 그는 1960년 초 미국인 여자친구와 사랑에 빠져 워싱턴으로 건너왔다. 하지만 도착 직후부터 둘의 사이는 삐걱거렸고 여자친구는 그의 전 재산 4000달러를 들고 사라져버렸다. 아는 사람도 없고 영어도 잘 못했던 드 파리는 9개월간 노숙자 신세로 백악관 근처 공터와 공원에서 잠을 자며 구걸로 생계를 이어갔다. 우연히 언어가 통하는 프랑스 출신 캐나다인을 만나 그의 양복점에서 일하며 드 파리의 인생이 바뀌었다. 드 파리의 양복을 마음에 들어 했던 오토 패스먼 루이지애나 주 하원의원이 그를 린든 존슨 당시 부통령에게 소개한 것. 그는 1963년 11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로 존슨 부통령이 대통령이 된 후부터 미 대통령들의 옷을 전담 제작해 왔다. 9명의 대통령 중 그가 좋아했던 사람은 로널드 레이건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드 파리는 “두 사람은 친근하고 사교적이었으며 옷감의 질과 장인의 노력을 치하할 줄 알았다”고 평가했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에 대해선 “항상 다정했고 늘 미국이 좋으냐고 묻곤 했다”고 회상했다. 반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해선 “까다롭고 요구 사항이 많았으며 나의 존재를 무시했다”고 혹평했다. 백악관 인근에 위치한 그의 양복점은 대통령은 물론 상원의원 등 정계 거물과 그 가족이 선호하는 곳으로 유명했다. 그는 한 벌에 약 3000달러(약 354만 원)를 받고 옷을 만들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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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의 양심 걷어찬 헝가리 기자의 발길질

    8일 헝가리의 한 젊은 여성 카메라기자가 난민에게 발길질을 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그와 헝가리를 향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다. 데일리메일 등 영국 언론은 8일 헝가리 극우정당 요비크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방송사 N1TV의 라슬로 페트러 기자가 세르비아와 인접한 국경지대 뢰스케 난민수용소에서 경찰을 피해 달아나는 시리아 난민을 촬영하다 이들을 발로 차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약 20초 분량의 이 동영상에서 기자는 한 손에 아이를 안고 도망가는 장년 남성의 발을 고의적으로 걸어 넘어뜨리고 다른 아이 두 명에게도 거센 발길질을 했다. 넘어진 남성이 신음하며 항의했지만 기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촬영을 계속했다. 이 동영상은 함께 현장에 있던 독일 방송기자 슈테판 리히터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를 공개해 알려졌다. N1TV는 이날 오후 “라슬로를 해고했다”고 밝혔지만 비난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헝가리 야당은 라슬로를 폭력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혐의가 인정되면 최고 징역 5년형을 받는다. 오스트리아 등 7개국과 국경을 접한 내륙 헝가리는 터키와 발칸 반도를 거친 중동 난민들이 독일 등 서유럽으로 넘어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어서 많은 난민이 몰려들고 있다. 올 들어 8월 말까지 온 난민은 14만 명으로 지난해 전체 4만3000명보다 3배 이상으로 많다. 2010년부터 집권해온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52)는 유럽연합(EU) 지도자 중 난민 수용에 가장 소극적이다. 그는 최근 세르비아와의 국경선에 높이 4m, 길이 175km의 3중 철조망 장벽을 설치하기 시작했고 경찰 3000명을 국경에 상시 배치했다. “무슬림 난민 때문에 유럽 기독교 전통이 훼손되고 있다” “난민은 위험에 처한 망명자가 아니라 안락한 독일식 삶을 원하는 이민자다” 등 난민 비하 발언도 일삼았다. 외신들은 “오르반은 유럽의 도널드 트럼프”라고 비판했다. 헝가리의 이런 태도는 일자리 및 민족 정체성과 많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헝가리에 거주하는 15∼64세 외국인 취업률은 67.9%로 같은 연령대 헝가리인 취업률 58.2%보다 높다. 반면 난민 수용에 적극적인 독일은 외국인 취업률이 독일인 취업률보다 6%포인트 낮은 데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로 고민하고 있다. 독일 정부가 내심 난민 유입이 숙련 근로자 부족난을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헝가리가 유럽에서 드물게 인종, 종교적 동질성을 지닌 나라라는 점도 난민 수용을 소극적으로 만든다. 인구 987만 명의 83.7%가 마자르족이며 종교도 개신교(52.9%), 가톨릭(37.1%), 칼뱅교(11.1%)로 절대 다수가 기독교다. 이미 500만∼600만 명의 무슬림 인구가 생활하고 있는 독일 영국 프랑스 등과 대조적이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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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톨릭계, 교황 둘러싸고 ‘보혁 갈등’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미국 방문(22∼27일)을 앞두고 가톨릭 보수파와 진보파 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7일 보도했다. 2013년 3월 취임 후 동성애, 이혼, 무신론, 낙태 등 가톨릭의 여러 금기를 포용할 뜻을 밝힌 교황에 대한 보수파 사제들의 반발이 심해지고 있다는 것. 교황에게 가장 반기를 든 인물은 미국인 레이먼드 버크 추기경(67)이다. 보수적인 미 중북부 위스콘신 주에서 태어난 그는 세인트루이스 대교구장, 교황청 최고법원 대심원장 등을 지낸 교회법 전문가다. 그는 지난해 10월 교황이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를 열어 가톨릭이 2000년간 죄악으로 치부해 온 동성애를 받아들일 뜻을 밝히자 거세게 항의하다 교황의 눈 밖에 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 달 뒤 그를 지중해의 외딴섬 몰타에 있는 몰타기사단 사제로 보내버렸다. 이탈리아 볼로냐 교구를 이끄는 카를로 카파라 추기경도 대표적인 교황 반대파이다. 그는 “교황이 이혼하거나 재혼한 사람들에게 가톨릭이 포용해 줄 것이라는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반발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논란 자체가 바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원하는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시카고 교구의 블레이즈 수피치 대주교는 WP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이 여러 이슈에 대한 활발한 토론의 장을 열어줬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했다. 미 언론들은 2008년 베네딕토 16세 이후 7년 만에 미국 땅을 밟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맞기 위해 미국 사회가 분주하다고 전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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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최초 금속활자는 한국의 직지”… 반크 여대생, 세계적 출판사 오류 시정

    민간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VANK)’는 7일 반크 한국문화유산 홍보대사 6기인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2학년 류지은 씨(21·사진)가 세계 최대 교과서 출판사인 돌링 킨더즐리의 웹사이트(www.dk.com/uk/dkfindout)에 ‘세계 최초 금속활자 인쇄본이 구텐베르크 42행 성서’라고 돼 있는 것을 보고 출판사에 시정을 요구해 한국의 직지심체요절로 바꿨다고 밝혔다. 현재 이 사이트에는 ‘세계 최초 금속활자는 1377년 한국에서 만들어진 직지심체요절’이라고 적혀 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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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싱턴 아웃사이더 돌풍… 美대선정국 ‘분노의 지배’

    도널드 트럼프(공화당)와 버니 샌더스(민주당)에 이어 또 다른 ‘워싱턴 아웃사이더’인 신경외과 의사 출신 벤 카슨 후보(공화당·사진)가 미국 대선 정국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미 현지 언론은 기성 워싱턴 정치에 대한 광범위한 분노가 역대 어느 미 대선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으로 분출된 결과로 보고 있다. 한마디로 ‘앵그리 아메리칸(Angry American)’이 미 정치판을 뒤흔들고 있는 것.○ 트럼프에 이은 또 다른 아웃사이더 카슨 미 몬머스대가 지난달 27∼30일 아이오와 주의 공화당 성향 유권자 405명을 상대로 실시해 지난달 31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카슨은 23%의 지지를 얻어 트럼프와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아이오와 주는 내년 2월 1일 미국에서 대선 주자 선출을 위한 첫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리는 곳으로 대선 민심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곳이다. 또 다른 워싱턴 아웃사이더인 칼리 피오리나 전 HP 최고경영자(CEO)도 10%를 얻어 트럼프와 카슨의 뒤를 이었다. 반면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5%,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9%를 얻는 등 기성 정치인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공화당원들의 불안감 증폭 미 언론은 이 같은 이변이 달라진 정치 지형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공화당 아웃사이더들의 약진은 미 유권자 구성이 점점 더 민주당에 유리한 쪽으로 변하는 데 대한 공화당원들의 불안감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등 동·서부 해안 대도시는 민주당, 중남부 소도시는 공화당이 우세였다. 그런데 금융위기 등으로 일자리와 소득이 줄자 대도시에 살던 민주당 지지층이 물가가 싼 공화당 주(州)로 이동하면서 전통적인 레드 스테이트(red state·공화당 지지주)가 줄어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인구통계국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0년 이후 민주당 텃밭인 뉴욕 주에서 태어나 살던 미국인 2000만 명 중 무려 16.7%가 남부로 이동했다. 50년 전만 해도 4%에 불과했다. 공화당 지지세가 강하던 노스캐롤라이나 주만 해도 현재 전체 인구의 41%가 민주당 지지주(blue state)에서 이주한 사람들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39%), 유타(34%), 조지아(30%) 등도 마찬가지다. 수도 워싱턴 인근의 버지니아 주는 원래 보수 성향이 강했지만 워싱턴에 일자리를 보고 몰려든 민주당 성향의 북동부 출신 젊은이들로 인해 민주당 지지 주로 바뀌었다. 블룸버그는 공화당 대선주자들의 이른바 ‘리포미콘(reformicon)’ 움직임을 주목했다. 리포미콘은 ‘개혁(reform)’과 ‘보수주의(conservatism)’의 합성어로 이민법, 최저임금 인상, 동성결혼, 남부기 퇴출 등 핵심 현안에서 공화당이 진보 색채를 가미하는 현상을 말한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인종주의의 상징인 남부기를 퇴출해야 한다”고 말하거나 공화당 대선주자 중 강경파로 꼽히는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등이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연설 주제로 삼는 것이 대표적이다.○ 확산되는 기성 정치 혐오 미 대선은 아직 1년이나 남아 있지만 요즘 미국 언론은 “누가 됐든 ‘워싱턴 아웃사이더’가 대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급상승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앞서 언급한 몬머스대 조사에서 ‘워싱턴 밖 인물이 집권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66%로, ‘기성 정치인이 집권해야 한다’(23%)는 응답보다 3배가량 많았다. 아이오와 주도 디모인 시의 현지 매체인 ‘디모인 레지스터’가 블룸버그와 공동으로 실시해 지난달 30일 공개한 조사 결과에서도 공화당 지지자의 91%, 민주당 지지자의 82%가 현 정치권에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특히 공화당 지지자의 29%, 민주당 지지자의 22%는 현 정치권에 ‘미치도록 화가 난다(Mad as Hell)’고 답해 여야를 불문하고 미 대중의 정치 혐오가 극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성 정치인에 대한 불신은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예외가 아니다. 디모인 레지스터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의 아웃사이더 버니 샌더스와의 지지율 격차가 5월 57% 대 16%에서 37% 대 30%로까지 좁혀졌기 때문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또 선거자금 모금에 핵심적 역할을 해온 이마드 주베리(45)가 스리랑카 정부로부터 수백만 달러를 받고도 법무부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최근 포린폴리시 보도로 궁지에 몰렸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하정민 기자}

    • 2015-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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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콕테러 용의자 체포… 위조 터키 여권 소지

    이달 17일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방콕 폭탄테러범은 국내 반정부 세력이 아닌 위구르계 중국인인 것이 유력해졌다. 태국 경찰은 29일 방콕 테러의 유력 용의자로 터키인이나 위구르계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아뎀 카라다그 씨(28·사진)를 체포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카라다그 씨는 17일 방콕의 유명 관광지 에라완 사원에서 폭발물을 터뜨려 20명을 숨지게 하고 130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태국 경찰은 이날 오후 1시 30분경 방콕 동부 농촉 지구에 있는 아파트를 급습해 그를 붙잡았다. 그의 방에서는 폭탄을 제조하는 재료와 기구가 다량 발견됐다. 특히 에라완 사원 폭발에 쓰인 지름 0.5mm짜리 볼베어링(마찰에 의한 에너지 손실을 줄여주는 기계 부품)도 있었다. 농촉 지구는 이슬람계 태국인의 집단 거주지이다. 체포 당시 그는 위조된 터키 여권을 갖고 있었다. 카라다그 씨의 정확한 국적은 알려지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지난달 태국 정부가 태국에 밀입국했던 중국 신장 지역 출신 위구르족 109명을 중국에 강제 송환한 점, 위조 여권을 소지했다는 점에서 터키인 혹은 위구르족일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그가 터키의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회색 늑대들’ 소속이라는 관측도 제기했다. 솜욧 뿜빤무앙 태국 경찰청장은 “용의자가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전문 테러리스트는 아니다”라며 “자신의 동료를 위한 개인적 복수심에 불타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말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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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고령화 때문에… 늘어나는 유령 주택

    일본의 급속한 고령화로 아무도 살지 않는 ‘유령 주택(ghost home)’이 800만 채에 달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4일 보도했다. 유령 주택 주인들은 대부분 부모나 친척으로부터 집을 물려받아 살다가 늙어버린 노인들이다. 거주하지 않으려면 집을 팔아야 하는데 집들이 워낙 낡은 데다 일본 사회 자체가 신규 주택 매입 수요가 줄어 그냥 방치해둔 집들이다. 철거를 하고 싶어도 소득이 없다 보니 우리 돈으로 수천만 원에 달하는 철거비를 마련하지 못해 헐지도 못한다. 실제 유령 주택의 절반인 400만 채가 매매와 거주가 불가능한 폐가라고 NYT는 전했다. NYT는 과거 빈집 문제가 시골과 지방 소도시에서 주로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도쿄 인근 요코스카(橫須賀) 시처럼 대도시 옆 위성도시에서조차 두드러지고 있다며 요코스카를 일본판 ‘디트로이트’에 빗댔다. 1950년대 미국 4대 도시였던 디트로이트는 자동차산업의 몰락과 함께 세수가 급감해 2013년 미 지자체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부채 180억 달러)을 맞았다. 한때 180만 명이던 인구는 68만 명으로 줄어 2014년 기준 디트로이트 도심 건물의 30%에 달하는 7만8500채가 폐허가 됐거나 폐허 일보 직전이다. 요코스카 같은 일본의 외곽도시 공동화는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일본 인구 1억2700만 명의 25%가 65세 이상 고령자이며 향후 50년간 인구가 지금보다 30% 이상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도 매년 80만 채의 주택이 새로 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요네야마 히데타카 후지쓰연구소 연구원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20년 후 일본 전체 주택의 25%가 빈집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도시계획 전문가인 오니시 다카시 일본학술회의 의장도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겹치면 빈집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수도, 도로, 전기 등 모든 사회기반시설이 유지가 안 된다”며 도시 전체가 유령 도시로 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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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러 타깃된 유럽열차… ‘담장없는 국경’ 도마에

    21일 프랑스와 벨기에가 공동 운영하는 탈리스 고속열차에서 테러 시도가 있은 후 유럽 테러 대응 공조체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 보도했다. 특히 엄격한 보안심사가 이뤄지는 공항과 달리 감시가 느슨한 철도 체계의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간인이 주로 사용하고 보안이 취약한 철도는 테러리스트들로부터 대표적인 ‘소프트 타깃(쉬운 공격 목표)’으로 꼽힌다. 이번 테러를 시도한 모로코인 아유브 엘 카자니(26)도 프랑스와 스페인 당국으로부터 잠재적 위험인물로 지목받아 왔다. 하지만 유력 테러 용의자인 그가 커터 칼, 소총, 권총, 탄창 9개 등 무려 200명을 죽일 수 있는 무기를 지닌 채 아무런 제재 없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프랑스 파리행 고속철에 탑승했다는 점이 충격을 안겼다. 현재 유럽에서 제대로 된 이용자 및 수하물 검사 체계를 갖춘 철도는 스페인의 일부 고속철과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유로스타뿐이다. 나머지는 감시 카메라, 사복 경찰, 폭탄 탐지견 등 최소안의 보안 체계도 갖추지 못했다. 유럽 각국이 특히 불안에 떠는 이유는 이번 테러를 포함해 21세기 유럽에서 발생한 대형 테러가 모두 철도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각각 200명과 57명의 사망자를 낸 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 테러, 2005년 영국 런던 테러 모두 도심 한복판의 지하철역에서 발생했다. 현재 유럽에서는 매일 4000만 명의 승객이 10만 대의 각종 기차를 탄다. 3000개의 기차역을 보유한 프랑스에서만 매일 각각 300만 명과 100만 명이 교외철도와 고속철을 이용한다. 장샤를 브리자르 프랑스 테러분석센터장은 “카자니가 기차를 선택한 이유도 보안이 허술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안보 전문가 베르트랑 모네 씨도 “매일 수백만 명의 승객이 이용하는 유럽 철도 체계는 사실상 테러에 무방비 상태”라며 “모든 사람이 ‘나도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디언 등은 유럽인의 자유로운 이동을 가능케 하는 국경자유통과협정(솅겐 조약)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1995년 발효된 솅겐 조약에는 영국을 제외한 유럽연합(EU) 회원국 대다수, 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등 총 26개국이 가입해 있다. 조약 가입국 국민은 검문검색을 받지 않고 가입국을 오갈 수 있으며 여권 없이 자국 신분증만으로도 항공기 등에 탑승할 수 있다. 솅겐 조약 수정 요구도 커지고 있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테러 직후 “유럽이 국제열차 내 검문검색 및 수하물 검색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4일 크리스티안 위건드 EU 집행위 대변인은 “조약을 변경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탈리스 고속열차 테러범을 제압한 3명의 미국인 스펜서 스톤(23), 앨릭스 스칼라토스(22), 앤서니 새들러 씨(23)와 영국인 크리스 노먼 씨(62)에게 최고 권위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파리=전승훈 특파원}

    • 2015-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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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핑크빛 性혁명 시작?… 의학계서는 효과 논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8일 사상 최초로 ‘여성 성욕저하 장애 치료제’를 간판으로 내건 ‘애디(Addyi)’의 판매를 승인했다. 1998년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가 출시된 후 17년 만에 여성 전용 성기능 개선제가 등장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미 제약회사 스프라우트가 내놓은 애디는 충동자극 호르몬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분비를 늘리는 대신에 성욕을 감퇴시키는 세로토닌 분비를 줄이는 제품이다. 분홍색 알약이어서 ‘핑크색 비아그라’로도 불리며 원래는 플리반세린이란 이름으로 알려졌다. 10월 17일부터 시판된다. 원래 우울증 치료제로 개발된 애디는 혈관 확장을 자극하는 비아그라와 달리 뇌에 작용한다. 회사 측은 감정조절 및 상황판단을 담당하는 전전두엽 피질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지만 복용 후 발기처럼 눈에 띄는 신체적 변화가 없기 때문에 반대론자들은 의학적 효과가 명확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주요 타깃은 젊은 여성보다 성욕이 급속히 감퇴하는 폐경 전 여성이다. 성욕 감퇴를 느끼는 여성이 알약 1개를 최소 2개월 이상 1일 1회 복용해야 효과를 얻는다고 한다. 한 달 치 가격은 비아그라와 비슷한 350∼400달러(약 41만3000∼47만2000원) 선이다. 비아그라는 성관계 직전에 먹으면 되지만 애디는 몇 달간 매일 복용해야 하고, 약을 먹는 동안 음주나 항진균제 및 피임제 복용도 금지된다. 까다로운 조건이 많아 얼마나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얻을지는 미지수이다. FDA는 기절, 저혈압, 오심, 피로, 불면증 등 부작용 우려 때문에 두 차례 애디의 승인을 거절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6월 FDA 자문위원회가 “위험성보다 유익성이 더 크다”고 긍정적 의견을 내놓은 후 상황이 급변했다. 여성단체들이 “비아그라가 개발 2년 만인 1998년 단번에 FDA 승인을 받은 반면에 애디가 계속 불가 판정을 받은 것은 여성의 성욕에는 관심이 없거나 무지한 성차별적 발상”이라고 주장하며 여론몰이를 한 것도 주효했다. 전문가들은 애디 같은 여성용 성기능 촉진제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성욕 저하로 고민하는 여성이 200만 명이 넘는다. 이를 위한 각종 치료제 시장 규모도 연간 20억 달러(약 2조3600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비아그라 판매액이 16억9000만 달러(약 1조9942억 원)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여성용 시장 규모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제약회사 팔라틴은 플리반세린처럼 장기 복용이 아니라 비아그라처럼 필요할 때마다 복용하는 브레멜라노티드를 2018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애디를 개발한 스프라우트도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다. 비아그라를 개발한 초대형 제약회사 화이자가 뉴욕에 본부를 두고 있는 것과 달리 이 회사는 노스캐롤라이나 주 롤리에 있으며 직원 31명이 일하는 초소형 비상장 회사다. 독일 제약회사 베링거인겔하임이 개발에 뛰어들었다가 2010년 FDA 승인에 실패해 사업을 접자 개발 권리를 인수한 후 4년 만에 FDA 승인을 얻는 대박을 쳤다. 스프라우트 최고경영자(CEO)인 신디 화이트헤드(사진)는 뛰어난 미모에 분홍색 옷과 장신구를 항상 착용하고 다녀 ‘걸어 다니는 애디 광고판’으로 불린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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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용 비아그라’ 플리반세린, 이번 주 美 FDA 승인 받을 것”

    여성용 비아그라로 불리는 성기능 개선제 플리반세린(flibanserin)이 이번 주 안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 보도했다. 남성용 성기능 촉진제 비아그라와 시알리스가 각각 1998년과 2003년에 FDA의 승인을 받았지만 여성용 성기능 개선제가 승인을 받은 적은 한 번도 없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 제약회사 스프라우트가 2010년 개발한 플리반세린은 충동 자극 호르몬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분비를 늘려 여성의 성적 욕구를 높여주는 약품이다. 1일 1회 복용해야 하며 분홍색 알약이라는 독특한 외형 때문에 ‘핑크색 비아그라’로도 불린다. 원래 우울증 치료제로 개발된 플리반세린은 혈관 확장을 자극해 생식기에 직접 작용하는 비아그라와 달리 뇌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플리반세린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비아그라 때보다 훨씬 높았다. FDA가 과거 두 차례 플리반세린의 승인을 거절한 것도 기절, 저혈압, 오심, 피로, 불면증 등 각종 부작용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6월 FDA 자문위원회에서 참석자 24명의 75%에 달하는 18명이 “플리반세린의 위험성보다 유익성이 더 크다”며 긍정적 의견을 내놓으면서 이번에는 FDA의 승인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FDA가 연거푸 플리반세린의 승인을 거부한 후 미 여성단체들이 “FDA의 결정이 여성의 성적 자유를 침해한다”고 반발한 것과도 무관치 않다고 덧붙였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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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침략전쟁 진정으로 사죄해야”… 美는 “환영”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4일 발표한 전후 70년 담화에 대해 미국은 ‘과거사 반성 표현’을 환영하는 논평을 낸 반면 중국은 진정성이 떨어진다고 평했다. 외국 언론들과 전문가들은 그 속내를 파악하는 분석을 잇달아 내놓았다. 미국 정부는 이날 백악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우리는 아베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끼친 고통에 대해 깊은 반성을 표현한 것과 과거 정부의 담화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국제 평화와 번영에 대한 기여를 확대하겠다는 의도도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뉴욕타임스(NYT)는 “전쟁에 대해서 아베 자신의 새로운 사과는 하지 않았다”고 평했다. 아사히신문도 “아베 총리의 생각은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알렉시스 더든 미국 코네티컷대 교수는 본보에 보내온 e메일 논평을 통해 “역사를 회피하기로 작정한 것처럼 보인 담화는 본제를 벗어나 지엽으로 흘렀다”고 비판했다. 데니스 헬핀 존스홉킨스대 방문교수는 “‘전후 세대에게 사죄를 계속할 숙명을 지워선 안 된다’고 주장한 것은 역사에 대한 이해 부족 탓”이라고 꼬집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영문판은 “아베의 물타기 사과(watered-down apology)는 ‘진정성 시험’에서 불합격했다”고 비판했다. 또 “이웃 국가들과의 관계를 더는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시도하면서 ‘언어적 트릭’으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는 이날 아베 담화에 대해 “무엇을 사과한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며 “무엇을 대상으로 무엇 때문에 (사과를) 하는 것인지가 불명확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하정민 기자}

    • 2015-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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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위안화 사상 최대폭 기습 평가절하… 금융시장 출렁

    중국이 11일 위안화 가치를 기습적으로 대폭 절하했다. 자국의 경기침체 우려와 수출 기업의 채산성 악화를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위안화 가치의 인하는 당장 국내 수출기업들의 부담을 키우면서 향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위안화 가치 사상 최대 폭 전격 인하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11일 미국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기준 환율을 전일보다 1.86% 높은(위안화 가치 하락) 6.2298위안으로 고시했다. 일일 기준 사상 최대 폭으로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린 것이다. 런민은행은 이날 성명서에서 “중국의 계속된 무역흑자로 위안화 가치가 실제보다 다소 높아졌다”며 “이는 시장의 기대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는 중국은 매일 기준 환율을 고시한다. 전문가들은 수출 급감과 경기 둔화를 우려한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하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 들어 잇달아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경제의 핵심 동력인 수출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자 결국 환율에 손을 댔다는 설명이다. 중국의 7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8.3% 줄며 시장의 기대치를 훨씬 밑돌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런민은행의 파격적인 행보는 수출을 떠받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제금융센터 이치훈 연구원은 “중국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며 “앞으로도 위안화 환율의 변동성은 계속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한국 경제에는 득실 엇갈려 위안화의 평가절하는 기본적으로 중국 기업과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 기업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양국 기업 간 기술력 격차가 빠르게 좁혀졌기 때문에 중국 기업의 수출채산성 개선은 거꾸로 국내 기업의 수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예전에는 중국이 수출이 잘되면 우리가 수혜를 보는 구도였지만 이젠 양국 간에 경쟁 상품이 많아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며 “한국 기업에는 부정적 영향이 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이 ‘환율 카드’까지 꺼냈다는 것은 경제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한국 경제에 큰 악재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 다만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중국 경제가 회복할 수 있다면 한국 경제에 결국 득이 될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중국 경제가 다시 호전될 수 있다면 한국에도 전반적으로 플러스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위안화 가치 하락이 미국의 금리인상과 맞물리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동반 급락할 수 있어 외환시장 불안을 더욱 키울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유재동 jarrett@donga.com·하정민 기자}

    • 2015-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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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YT “저스틴 비버 팬보다 케이팝 팬이 더 열정적”

    “미국 최고의 아이돌 스타인 가수 저스틴 비버의 팬보다 한류 팬들이 더 열정적이다.” 미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8일 뉴저지 주 뉴어크의 프루덴셜센터에서 열린 한류 콘서트 ‘KCON’ 현장의 열기를 이렇게 전했다. 2012년부터 CJ그룹이 주관하는 KCON은 ‘외국 팬들이 한류 스타와 직접 만나 음악, 드라마, 음식, 미용 등 한국의 모든 것을 경험하고 느끼도록 만들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북미 최대 규모의 한류 컨벤션이다. 지난해까지는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의 로스앤젤레스, 어바인 등에서만 열렸으나 올해부터 미 동부와 일본으로 개최 장소를 확대했다. 이날 프루덴셜센터를 가득 메운 약 1만7000명의 관객은 소녀시대, 틴탑, 빅스(VIXX), AOA 등 한국 가수들이 뿜어내는 춤과 노래의 열기에 무더위마저 잊은 듯했다고 NYT는 전했다. 뉴욕 주 롱아일랜드에서 온 21세의 백인 여성 미카엘라 맥도널드 씨는 2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KCON에도 참석한 열렬한 한류 팬이다. 그는 다른 젊은 여성 팬들과 마찬가지로 6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인 틴탑의 무대에 열광했다. 일부 여성 팬은 틴탑 멤버들이 ‘안녕’이라며 손을 흔들자 감격에 겨워 눈물을 펑펑 쏟았다. NYT는 “KCON 참석자의 70% 이상이 비(非)아시아계”라며 “18∼24세의 젊은 여성이 대부분으로 미국 내에서 가장 강력한 한류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집단”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내 한류 팬덤의 주류가 젊은 여성인 것은 한류 열기를 화장품, 의류 등 관련 사업으로 확장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NYT는 분석했다. 한류 팬들은 한국 인기 그룹의 화장이나 의상을 그대로 따라 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CJ 측은 올해 미국과 일본의 KCON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이 총 8만7000명이며 경제적 파급 효과는 5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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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말’ 대통령 당선땐 ‘기업 사냥꾼’ 재무장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주자 중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월가의 유명한 ‘기업 사냥꾼’ 칼 아이컨 아이컨엔터프라이즈 회장(79·사진)이 재무장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뉴욕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2006년 KT&G에 투자해 한국에서도 유명한 아이컨은 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6일 공화당 대선 주자들의 TV토론회를 본 후 트럼프의 재무장관직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6월 대선 출마를 처음 선언했을 때부터 그에게 재무장관직을 맡기겠다고 공언해왔다. 아이컨은 “미국의 정치와 경제 지도자들을 뽑는 방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두 분야에서 모두 신선한 공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제안을 수락하겠다고 말했다. 1960년대부터 월가에서 활동한 아이컨은 부실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해 해당 기업을 분해한 뒤 비싼 가격에 되파는 ‘기업 사냥꾼’으로 이름을 떨쳤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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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이슈]“돈에는 국적 없다”… 월가 인재들 속속 합류

    한국 대기업의 합병과 후계 분쟁으로 ‘벌처펀드(vulture fund)’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지고 있다. 죽은 동물을 먹이로 삼는 대머리독수리를 뜻하는 ‘벌처’라는 말에서 나온 이 펀드는 이미 삼성물산과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주주총회 대결로 한국에서 한껏 주목받았다. 게다가 롯데그룹의 후계 분쟁으로 대기업 지배구조 문제가 또 불거지면서 한국이 벌처펀드의 먹잇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벌처펀드는 원래 빈곤국 국공채나 부실기업 채권 등 망하기 직전의 고위험 자산에 투자한 뒤 악착같이 자금을 회수하는 단기투자 전문 헤지펀드다. 그런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영국 벨기에 등 각국이 규제에 나서면서 벌처펀드도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최근에는 각국 대기업으로 투자처를 다변화하고 취약한 지배구조, 낮은 배당 등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스스로를 ‘주주 행동주의(shareholder activism)의 전도사’로 부르며 대중을 상대로 정당성까지 얻어내려 한다. ‘피도 눈물도 없는 약탈자’란 이미지를 갖고 있는 벌처펀드의 세계를 해부해 본다.정크본드가 낳은 벌처펀드 벌처펀드는 1970년대 미국에서 생겨났다. 당시만 해도 부도 위험이 높은 투자부적격 채권(정크본드)은 월가 대형 금융사의 투자 대상이 아니었다. 이때 ‘정크본드의 창시자’로 불리는 미 억만장자 마이클 밀컨(69)이 등장했다. 1973년 드렉셀 버넘 램버트 증권에 입사한 그는 여러 개의 정크본드를 묶어 거래하면 일부가 부도나도 다른 채권에서 얻은 수익으로 손실을 메울 수 있다는 논리(유동화 전략)로 투자를 시작했다. 1986년 미 저축대부조합(S&L)의 파산으로 벌처 투자가 붐을 이뤘다. 한국의 상호신용금고와 비슷한 저축대부조합의 파산은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유사했다. 엄청난 양의 부실채권이 시장에 쏟아졌고 휴지조각으로 전락한 채권을 대량 매입한 몇몇 투자자가 위기가 끝난 후 이를 비싸게 되팔아 엄청난 돈을 벌었다. 칼 아이컨 아이컨엔터프라이즈 회장(79), 넬슨 펠츠 트라이언펀드매니지먼트 대표(73), T 분 피킨스 BP캐피털매니지먼트 대표(87) 등이 이때 출현했다. 이들은 지금도 월가를 쥐락펴락하는 유명한 기업사냥꾼이다. 1990년대 미국의 ‘신경제’ 호황으로 부실기업이 줄자 벌처펀드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중남미와 아프리카의 저개발국 채권을 헐값에 사들인 뒤 소송 등으로 해당 정부를 압박해 투자금의 수백 배까지 거둬들였다. 페루 파나마 콩고민주공화국 아르헨티나에 투자한 엘리엇매니지먼트를 비롯해 도니걸인터내셔널, FG헤미스피어, 테미스캐피털, 디모인인베스트먼트, 아우렐리우스캐피털, 다트매니지먼트 등이 대표 주자로 떠올랐다. 세계은행은 2000년대 이후 유명 벌처펀드가 빈곤국을 상대로 낸 소송 25건을 통해 최소 10억 달러(약 1조1700억 원)를 벌었다고 분석했다.소송과 로비에 능한 변호사가 설립 영국 가디언이 지목한 벌처펀드 업계의 3대 거물은 마이클 시핸 도니걸인터내셔널 이사, 피터 그로스먼 FG헤미스피어 공동 설립자, 폴 싱어 엘리엇매니지먼트 회장(71)이다. 미 탐사보도 전문기자 그레그 팰러스트 씨(63)의 각종 보도로 싱어의 개인정보가 만천하에 공개된 것과 달리 시핸과 그로스먼의 정보는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다. 팰러스트 씨의 집요한 추적으로 시핸과 그로스먼의 얼굴이 알려진 게 전부다. 60, 70대로 추정되는 이들의 정확한 나이, 현 거주지, 출신 국가, 가족관계 등이 모두 미스터리다. 지금까지 나온 이들의 일부 약력 중 공통점은 명문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라는 것이다. 각국 정부를 상대로 채무지급 소송을 벌인 일개 민간펀드가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는 데는 금융공학에 정통한 상당수 헤지펀드 운영자보다 복잡한 법리와 각종 로비에 능통한 변호사가 더 유리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 ‘골드핑거’(007 영화에 나오는 백만장자 악당)로 불리는 시핸은 아프리카 최빈국 잠비아에서 재미를 봤다. 잠비아는 1979년 3000만 달러를 빌려 루마니아의 농기계 설비를 사들였다. 부패와 가뭄으로 19년이 흐른 1998년에도 단돈 1원도 갚지 못하자 루마니아는 할 수 없이 채무탕감 협상을 시작했다. 이때 시핸은 루마니아에 330만 달러를 주고 모든 권리를 승계받은 후 잠비아 자산을 동결했다. 때마침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이 잠비아 원조를 결정하자 시핸은 영국 법원에 소송을 내고 “액면가와 이자를 합해 4200만 달러를 물어 달라”고 잠비아 정부에 요구했다. 법리만 따진 영국 법원은 2007년 시핸의 손을 들어줬다. 소송만으로는 투자금의 10배 이상을 벌긴 어렵다. 시핸은 루마니아의 권리를 사면서 프레더릭 칠루바 당시 잠비아 대통령에게 뇌물을 주고 채무이행 약속을 받아냈다. 동시에 미국과 영국에서 로비를 벌여 채무 상환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했다. 채권 매입부터 투자금 회수까지의 모든 과정이 치밀하게 계산된 행보였다. 아르헨티나 국채를 4800만 달러에 산 싱어는 해외에 정박 중인 아르헨티나 군함을 억류하고 아르헨티나군의 해외 창고까지 점거하며 악명을 떨쳤다. 이를 통해 투자금의 약 28배인 13억3000만 달러(약 1조5561억 원)를 챙겼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2013년 미국을 방문할 때 임대 비행기를 탔다. 전용기를 타고 갔다 압류당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벌처와 행동주의 투자자 사이 벌처펀드가 많은 돈을 벌수록 이들에 대한 비판과 함께 규제도 심해졌다. 경쟁자도 크게 늘었다. 이에 폴 싱어, 칼 아이컨, 넬슨 펠츠 등은 새로운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바로 주주 행동주의다. 주주 행동주의란 주식 대량 매수를 통해 특정 기업의 주요 주주가 된 이후 지배구조, 사업전략, 자본구성 변화 등을 주도하며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김예구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과거 펀드들이 기업의 회생능력 등에 대한 ‘예측’에 주력한 반면 지금 벌처펀드는 경영 개입으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해 그 예측을 ‘실현’한다”고 설명했다. 헤지펀드는 성장률 등 거시변수를 예측하는 ‘글로벌 매크로’, 싼 주식을 사고 동시에 다른 비싼 주식을 공매도하는 ‘롱숏’, 주가에 미칠 영향이 큰 사건을 배후 조종하는 ‘이벤트 드리븐’ 전략 등을 주로 구사한다. 행동주의 투자자는 이 이벤트 드리븐 전략을 적극 활용하는 셈이다. 헤지펀드 전문가인 정삼영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 금융대학원장은 “엘리엇이 아르헨티나 등에서는 벌처 투자자였지만 삼성물산에서는 지배구조 개선, 소액 주주권 보호 등을 주장하는 전형적인 행동주의 투자자의 면모를 보였다”며 “‘먹튀’나 투기자본이라는 말로 몰아세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아이컨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인수 기업을 낱낱이 분해한 후 되파는 것으로 악명을 떨쳤지만 금융위기 후 애플, 이베이 등 우량 대기업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또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적자사업 구조조정 등 장기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각종 전략을 제시하고 이를 소셜미디어 등으로 널리 알려 일반 주주의 호응을 얻었다. 그의 전략은 무배당 정책으로 유명한 콧대높은 애플에도 통했다. 애플은 올해 4월 “2017년 3월까지 총 2000억 달러를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막을 수 없는 성장세 요미우리신문 기자 출신인 일본 소설가 마야마 진(眞山仁)이 벌처펀드를 소재로 쓴 작품 ‘하게타카(ハゲタカ)’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돈에는 색깔이 없다. 중요한 건 결과를 내는 거다. 그렇게 하면 벌처의 먹잇감이 되는 대신 벌처를 이용해 승리자가 될 수 있다.” 벌처를 상대로 한 머니게임에서 승률을 높일 기업은 얼마나 될까. 전문가들은 상당 기간 벌처펀드들이 활황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우선 먹잇감이 넘쳐난다. 3일 부도를 선언한 미 자치령 푸에르토리코, 부도 위기에 직면한 우크라이나와 그리스 등은 벌처펀드들의 단골 투자 대상이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헤지펀드의 제왕’으로 불리는 미 억만장자 존 폴슨(60)이 경영난에 처한 푸에르토리코의 고급 호텔, 카지노 등을 닥치는 대로 사들인다고 보도했다. 폴슨은 이미 지난해 푸에르토리코 정크본드 1억 달러어치를 매입했다. 벌처펀드가 금융시장의 약한 고리 곳곳을 헤집고 다니자 대형 금융사도 벌처펀드와 비슷한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약 700억 달러의 부채가 있는 우크라이나는 벌처펀드 공격에 가장 취약한 나라로 꼽힌다. 미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은 2010년부터 우크라이나 국채를 사들여 현재 89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IMF가 이 나라에 추가 금융지원을 하면 템플턴이 엘리엇이나 도니걸과 비슷한 방식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월가 인재의 유입도 심상찮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2011년부터 3년간 설립된 신규 헤지펀드 1428개 중 약 15%가 골드만 등 미 5대 투자은행에서 퇴사한 인력이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 안전할까. 이장혁 고려대 교수(경영학)는 “롯데와 삼성의 경영권 분쟁에서 보듯 순환출자와 족벌 세습 등 지배구조 관련 문제가 많은 한국 기업들은 싫든 좋든 주주 행동주의를 주창한 벌처펀드의 목표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삼영 원장은 “냉혹한 월가 자본을 상대로 한 싸움에서 이들을 ‘악마’로 폄하하거나 국민 정서에 호소하는 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국가든 기업이든 살아남으려면 생존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애초에 벌처펀드에 공격의 빌미를 주지 않는 게 먼저라는 뜻이다. :: 벌처펀드 ::헤지펀드의 일종으로 부실증권(distress securities) 펀드로도 불린다. 헤지펀드가 주식 채권 외환 원자재 파생상품 부동산 등 서로 다른 다양한 분야에 투자해 각각의 투자위험을 ‘상쇄(hedge)’하는 것과 달리 벌처펀드는 부실증권 투자에 특화돼 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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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인이면 무조건 미국인?

    “캐나다인에게 미국인이라고 하는 건 한국인에게 일본인이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실례라고요.” 2008년부터 약 4년간 한국 대기업에서 근무한 후 현재 홍콩의 한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캐나다 여성 A 씨(37). 그는 5일 통화에서 “한국에서 살 때 가장 불쾌했던 순간은 지레짐작으로 ‘백인은 곧 미국인’이라고 간주해 ‘당신 미국인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였다”고 말했다. “한국 택시를 타면 운전사의 첫마디가 늘 ‘어디서 왔냐. 미국인이냐’였어요. 분명한 한국어로 ‘아니요. 캐나다에서 왔어요’라고 답해도 ‘바로 옆 나라인데 그게 그거 아니냐’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죠. 그런 일이 되풀이되다 보니 한 번은 택시 운전사에게 ‘제가 아저씨한테 일본인이라고 하면 좋겠어요’라고 쏘아붙였어요. 그제야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A 씨는 “‘백인=미국인’으로 보는 시각이 기분 나쁜 것은 △강대국 출신 △백인 △남성 △영어 가능자를 우대하고 그렇지 않은 외국인을 차별하고 무시하는 분위기 때문”이라며 “한국에서는 외국인도 일종의 등급이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1등급은 영어를 하는 백인, 2등급은 영어를 못 하는 백인, 3등급은 영어는 하지만 백인이 아닌 외국인, 4등급은 영어도 못 하고 백인도 아닌 외국인이라는 주장이다. 홍콩에서 3년째 살고 있는 그는 “이곳에서는 영어를 쓰는 백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미국인으로 보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백인이 아닌 미국인도 엉뚱한 대접을 받는다. 경기 수원시에서 원어민 영어교사로 일하는 카를로스 올리베라스 씨(35)는 푸에르토리코 이민 3세로 라틴계 미국인이다. 그는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고 줄곧 뉴욕에서 살았다. 하지만 히스패닉인 그의 겉모습을 보고 아랍인으로 여기는 한국인이 종종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경기 성남시 분당의 한 백화점에서 친구를 기다리고 있는데 한 중년 남성이 다가와 다짜고짜 ‘앗살람 알레이쿰’(‘신의 평화가 깃들기를’을 뜻하는 아랍어)이라고 하는 거예요. 미국인에게 아랍어 인사라니…. 최소한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물어본 후 말을 걸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얼마 전 편의점에 갔을 때 ‘카타르에서 왔냐. 그 나라는 많이 덥냐’는 사람도 있었죠.” 올해 초 한 지상파 프로그램에 출연한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출신 숨 씨의 사연은 약소국 출신의 유색인종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보여준다. 한국 생활 11년째로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일하는 그는 “지하철을 타면 좌석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냄새난다’며 코를 막고 일어난다. 또 이슬람 신자라고 밝혀도 ‘한국 생활에 적응하라’며 억지로 돼지고기가 들어간 김치찌개를 먹으라고 한다”고 말했다. 연세대 설립자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의 증손자인 피터 언더우드(한국명 원한석·60) IRC컨설팅 선임파트너는 “인종차별이 한국에만 있는 건 아니지만, 한국에서는 인종차별에 관한 표현이나 말투가 상당히 직설적이어서 많은 외국인이 난처해한다”며 “피부색이나 국적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바라보는 성숙한 시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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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니게임 된 美대선 巨富들이 좌지우지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을 통한 정치자금 모금이 사상 유례없이 소수 부자들에게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정치가 ‘도금시대(gilded age)’를 넘어 ‘플래티넘 시대(platinum age)’에 다가서고 있다”며 “2016년 대선은 유례없는 금권선거 논란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2일 지적했다. 슈퍼팩은 특정 후보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외곽 지원 조직으로 대외적으로는 후보자나 정당과 분리돼 있다. 뉴욕타임스가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공화당 유력 대선 예비주자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올해 들어 6개월간 1억2000만 달러(약 1407억 원)의 정치자금을 모았는데, 이 중 슈퍼팩을 통한 모금액이 1억300만 달러로 86%에 달했다. 1억300만 달러 중 100만 달러 이상을 낸 고액 기부자는 24명이었다. 공화당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는 슈퍼팩을 통해 2000만 달러를 모았는데 이 중 1350만 달러는 단 4명의 억만장자와 월가 투자자가 낸 돈이었다. 다른 공화당 예비주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은 슈퍼팩 모금액 1600만 달러 중 1250만 달러는 4명이 모아줬고,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은 3700만 달러의 대부분을 단 3명의 후원금으로 채웠다. 공화당 후보들이 6월 말까지 모금한 3억8800만 달러의 절반 이상은 130명의 부호와 그들의 기업이 낸 것이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슈퍼팩을 통해 1500만 달러를 모금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900만 달러는 9명의 기부자가 100만 달러씩 낸 것으로 나타났다. 고액 기부자 순위에서 1위는 헤지펀드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의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로버트 머서로 공화당 대선 후보인 크루즈 상원의원, 보비 진덜 루이지애나 주지사, 칼리 피오리나 전 HP 최고경영자 등에게 1130만 달러를 후원했다. 정치인들의 슈퍼팩 의존이 커진 것은 개인이나 기관, 노조 등이 슈퍼팩을 통해 선거자금을 제한 없이 제공할 수 있다는 2010년 미국 대법원의 판결 이후다. 후보자와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단서가 붙기는 했지만 이 판결은 정치인들에게 거액의 정치자금을 빠른 시간에 무제한으로 모금할 수 있는 길을 터 준 셈이다. 정치 광고비 수요가 커진 것도 원인이다. 특히 공화당은 내년 당내 경선 일정이 2, 3월에 집중되면서 초반 기세를 잡는 데 필요한 광고비가 더 많이 필요해졌다. 예년 같으면 경선이 시작되는 아이오와 주와 뉴햄프셔 주에서 쓸 광고비 정도만 모으면 됐지만 내년에는 경선 일정의 단축으로 많은 ‘실탄’이 한꺼번에 필요하다. 내년 3월 1일의 경우 텍사스를 포함한 11개 주에서 한꺼번에 공화당 경선이 치러질 정도다. 슈퍼팩은 공식 선거캠프의 핵심 역할인 유권자 조직 활동까지 벌이면서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을 지원하는 슈퍼팩인 ‘코렉트 더 레코드’는 경쟁후보 진영에 대한 조사활동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허진석 jameshuh@donga.com·하정민 기자}

    • 2015-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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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보이스카우트 105년만에 동성애 지도자 허용하기로

    미국 보이스카우트 연맹(BSA)이 105년 만에 최초로 동성애자가 성인 지도자를 맡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주요 언론이 27일 보도했다. BSA는 26일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 이사회를 열고 동성애자의 지도자 허용안을 찬성 45표, 반대 12표로 가결했다. 1910년 설립된 BSA는 현재 11∼18세의 청소년 회원 260만 명을 두고 있으며 약 100만 명의 성인 단장이 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BSA는 이미 2013년 청소년 동성애자의 회원 가입을 허용했다. 그러나 동성애자 지도자를 허용하는 문제는 청소년 동성애자 허용보다 훨씬 큰 반발을 불러왔다. 현재 BSA 산하에는 약 10만5000개의 지역 지부가 있는데 이들의 70%가 보수 성향이 강한 종교단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신규 가입자 수가 정체를 보인 데다 올 6월 연방대법원이 동성결혼 합법 판결을 내리면서 BSA도 동성애자 지도자 허용을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2014년 5월 BSA 회장에 취임한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72)은 이사회 직후 “동성애자 지도자 허용 문제가 BSA를 너무 오랫동안 분열시켰다”며 “이제 모두 힘을 모아 훌륭한 청소년을 길러내는 일에 힘쓸 때”라고 강조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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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비아 법원, 카다피 차남에 사형 선고

    리비아 법원이 28일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43·사진)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고 BBC 등 외신이 보도했다. 수도 트리폴리 법원은 이날 2011년 ‘아랍의 봄’ 사태로 리비아 전역에서 민중 봉기가 일어났을 때 대량 학살 등 잔혹한 전쟁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사이프 알이슬람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알이슬람은 이날 선고 때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법원은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전 리비아 정보기관 수장 압둘라 세누시, 카다피 정권의 마지막 총리인 알바그다디 알마무디 등 다른 피고인 8명에게도 사형 판결을 내렸다. 이들은 2011년 리비아 곳곳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자 용병을 고용하거나 무장 민병대를 조직해 시위대를 유혈 진압한 혐의로 체포됐다. 카다피의 후계자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알이슬람은 2011년 11월 리비아 남부 사막 지대에서 반군에 붙잡혔다. 그는 교도소에 구금된 채 지난해 4월부터 국가안보 침해, 탈옥 기도, 국기 모독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아 왔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전쟁범죄 혐의로 그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고 리비아 정부에 인도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카다피는 두 명의 부인에게서 총 7명의 아들을 얻었다. 이 중 3명은 2011년 사태 때 숨졌고 나머지는 체포됐거나 해외로 도피했다. 카다피는 2011년 도주 중 반군에 붙잡혀 살해됐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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