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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대륙을 지나 인도양으로 흐르는 남부 아프리카 최대의 강, 잠베지 강을 찾아 떠난다. 이 강은 잠비아의 북서쪽 고원에서 발원해 아프리카 6개국을 관통하는 큰 수로이기도 하다. 잠베지 강을 따라가다 분당 5억 L의 물을 쏟아내는 빅토리아 폭포의 장관을 만나고 300년째 우기가 끝날 무렵 ‘쿠옴보카 축제’를 여는 로지족도 만난다. 강의 범람과 후퇴에 맞춰 생활해 온 로지족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800년경 서유럽을 통일한 서로마 황제 카를 대제부터 16세기 신성로마제국 황제 카를 5세까지 약 1000년간의 중세 역사, 정치, 문화를 살핀 책. 저자는 중세에 대한 정형화된 서술에서 탈피해 역사 속에 함몰됐던 개개의 인물들을 발굴해냈다. 파리 대학가의 허름한 선술집에서 전통적 신학 해석과 진보적 스콜라 철학을 논했던 젊은 논객들의 목소리를 생동감 있는 문체로 복원했고, 중세의 건축물과 예술작품 뒤에 숨겨진 개인의 삶을 상세하게 재구성했다. 풍부한 도표와 지도가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세계적인 지식축제 테드(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의 약자)에 참석했던 저자가 쓴 현장 르포 겸 테드 가이드. ‘천재들의 디너파티’였던 테드가 어떻게 지성인들의 ‘유엔’이 됐는지 분석하고 테드 관련 조직의 특징과 역할을 정리했다. 1000만 원에 가까운 참가비에 참가 이유서까지 써내야 하는 콧대 높은 콘퍼런스의 현장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한다. 큐레이터 크리스 앤더슨,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 등 7명의 인터뷰도 실었다. 이 책 말미에는 테드 참가법, 테드 상식 등 테드를 즐기기 위한 팁들이 나온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방송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 정보기술(IT)계 거물인 고 스티브 잡스. 이들은 모두 미혼모의 자녀였다. 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견디며 꿋꿋이 살아가는 한국의 미혼모들을 화면에 담았다. 대학 재학 중 학업을 포기하고 아이를 낳은 미혼모, 임신한 상태에서 파혼당한 미혼모, 아이를 입양기관에 보냈다가 죄책감을 못 이기고 2주 만에 아이를 다시 찾아온 미혼모가 나온다.}

중앙아메리카 중앙부에 위치한 나라 니카라과. 가난과 내전, 지진의 아픔을 간직한 곳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다채로운 자연과 때 묻지 않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폭발하듯 솟구치는 가스로 뒤덮인 크고 작은 활화산들 중 니카라과의 서부에 있는 해발 1061m 텔리카 화산은 살아있는 용암이 들끓는다. 화산이 낳은 비옥한 땅 위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역시 리안(李安·59)이었다. 25일 오전(한국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리안 감독의 ‘라이프 오브 파이’가 감독상, 촬영상, 음악상, 시각효과상 등 4개 부문을 휩쓸며 최다 수상작이 됐다. 리안 감독은 2006년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동양인 최초의 감독상을 수상한 데 이어 두 번째 감독상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992년 ‘쿵후선생’으로 데뷔한 리안 감독은 작품성과 흥행성을 두루 갖춘 감독으로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그는 베를린 영화제에서 ‘결혼피로연’(1993년)과 ‘센스 앤 센서빌리티’(1995년)로 황금곰상을 받았다. 베니스 영화제에서도 ‘브로크백 마운틴’(2005년)과 ‘색, 계’(2007년)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2001년 ‘와호장룡’으로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도 받았다. 이제 그에게 남은 트로피는 아카데미 작품상과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정도다. ‘라이프…’는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3차원(3D) 영화의 패러다임을 깼다”고 평할 만큼 수려한 영상으로 화제가 된 작품. 망망대해 구명보트에서 소년과 호랑이가 공존하는 이야기다. 극한의 순간에 인간의 야성이 어떻게 발현되고 통제받는지, 은유적인 표현으로 철학적인 물음을 던진다. 작품상은 배우 출신 벤 애플렉 감독(41)의 ‘아르고’에 돌아갔다. ‘아르고’는 편집상에 각색상까지 3관왕에 올랐다. ‘아르고’는 미국적인 영화다. 1979년 이란 테헤란의 미국대사관이 성난 시위대에 점령당하자 직원 6명이 캐나다 대사관저로 피신한다.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 멘데스(벤 애플렉)가 기발한 구출 작전을 편다. 애플렉은 이번에 감독상 부문에는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지만 작품상을 수상하며 반전 드라마를 썼다. 그는 ‘아마겟돈’ ‘진주만’ 등 블록버스터 영화에 출연하며 섹시 가이로 각광받았는데 배우상과는 인연이 없었다. 심지어 2004년에는 해마다 아카데미 시상식 하루 전날 ‘최악의 영화’를 뽑는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에서 ‘페이첵’으로 최악의 남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아르고’는 지난해 10월 31일 국내 개봉해 관객을 14만 명 남짓 모으는 데 그쳐 조기 종영됐다. 현재는 DVD나 인터넷TV 등으로 볼 수 있다. ‘링컨’의 대니얼 데이루이스(56)는 사상 최초로 세 번 남우주연상을 안았다. 1990년 ‘나의 왼발’, 2008년 ‘데어 윌 비 블러드’로 이 상과 인연이 있었다. 데이루이스는 링컨 대통령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링컨은 노예 해방 법안 통과를 위해 정치적 술수도 마다하지 않고, 아들의 참전을 막기 위해 애쓰는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여우주연상은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의 제니퍼 로런스가 가져갔다. 스물셋, 아역배우 출신인 로런스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서 자유자재로 모습을 바꾸는 미스틱 역으로 눈길을 끌었고, ‘헝거 게임’에서 주연으로 발돋움했다.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레미제라블’은 여주조연상(앤 해서웨이), 분장상, 음향상을 수상했다. 해서웨이(31)는 출연 분량이 적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겨 헬렌 헌트, 샐리 필드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쳤다. 남우조연상은 ‘장고: 분노의 추적자’의 크리스토프 발츠(57)에게 돌아갔다.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눈길 끈 시상식 풍경 ▼주연상 로런스, 계단 오르다가 ‘꽈당’… 미셸 오바마, 작품상 발표 깜짝 등장계단에서 엎어지는 여배우, 넥타이를 풀어 헤친 감독, 손으로 엉덩이를 긁는 시상자···.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아카데미 시상식은 배우와 감독의 좌충우돌 실수들로 한바탕 웃음바다가 됐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지난해까지 코닥극장에서 열렸다. 하지만 음향회사 돌비가 경제난에 빠진 코닥의 극장을 인수해 간판을 바꿔 달았다. 영화 ‘장고: 분노의 추적자’로 각본상을 받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50)은 막걸리 한잔 걸친 듯 빨개진 얼굴에 검은 가죽 넥타이를 삐딱하게 풀고 무대에 올랐다. 트로피를 한 손에 쥐고 휘두르면서 속사포처럼 수상 소감을 쏟아냈다. “내 영화가 30년 뒤에도 기억될 수 있다면 그건 살아 있는 캐릭터 덕분이다. 오 이런, 이번에 나 해냈어!” 생방송 시간이 모자라 급하게 마무리 음악이 흘러나왔지만 그는 음악을 끊고 말을 이어 갔다. “난 경쟁을 좋아한다. (검지와 중지를 들어 올리며) 여러분, 피스 아웃(peace out·작별 인사로 쓰이는 속어).”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제니퍼 로런스(23)는 상을 받으러 무대로 오르다 드레스 끝자락을 밟아 대(大)자로 넘어졌다. 그는 엎어지며 두 팔을 뻗어 계단을 부여잡았다. 민망했던지 무대에 오르자마자 이렇게 자책했다. “제가 넘어져서 전부 자리에서 일어난 거죠? 바보 같아(This is nuts)!” 남우주연상을 시상하러 등장한 메릴 스트립(64). 그의 뒷모습을 찍는 카메라에 왼쪽 엉덩이를 긁적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는 마이크를 잡자마자 “드레스를 밟아서…”라며 멋쩍게 웃었다. 영화 ‘철의 여인’의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연기로 지난해 세 번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메릴 스트립은 공교롭게도 이날 ‘링컨’의 타이틀 롤을 맡은 대니얼 데이루이스(56)에게 세 번째 오스카 트로피를 안겼다. 데이루이스는 너스레를 떨었다. “3년 전 제가 마거릿 대처 역을 하기로 예정돼 있었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메릴 스트립을 링컨으로 지목했죠. 하지만 마지막에 스필버그 감독이 내가 링컨을 해야 한다고 설득하더군요.” 영화 ‘19곰 테드’의 곰 인형 테드가 무대에 등장하고, 미셸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인이 백악관에서 작품상 수상자를 발표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시상식의 하이라이트인 작품상 수상 무대에 영화 ‘아르고’의 그랜트 헤슬로브, 조지 클루니, 벤 애플렉 등 3명의 꽃미남 프로듀서가 올랐다. 헤슬로브가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난 여러분이 뭘 생각하는지 알아요. 세 명의 살아 있는 섹시한 프로듀서!”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작가이자 장애인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는 저자는 호주 시드니 북부의 작은 산골 마을 쿠링가이에 살고 있다. 그 역시 두 살 때 앓은 소아마비로 휠체어를 탄다. 이 책은 저자가 장애인으로 살아가면서 만난 같은 장애인 또는 비장애인들과의 사연을 담은 에세이. 그는 타인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어루만지면서 자신도 치료받았다고 고백한다. 책에는 장애를 딛고 삶의 주인공으로 우뚝 선 장애인이 여럿 등장한다. 두 다리가 없지만 킬리만자로를 정복한 워렌, 다발성 경화증이 발병했지만 바지선을 개조해 세계 여행을 떠난 스튜어트, 결혼에 성공한 샘, 아버지가 운전하는 캐러밴(자동차로 끄는 이동식 주택)을 따라 전동휠체어를 타고 호주 대륙을 일주한 에드워드…. 귀찮은 기색 없이 장애인을 돕는 수많은 자원봉사자와 저개발국 아동을 위해 아낌없이 기부해온 평범한 부부들의 이야기도 실렸다. 이 책은 편지처럼 부드럽고 차분한 문체로 쓰였다. 책의 말미에 실린 시에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 압축돼 있다. ‘…나는 신에게 건강을 부탁했다. 더 큰 일을 할 수 있도록/하지만 신은 내게 허약함을 주었다. 더 의미 있는 일을 하도록/…/나는 내가 부탁한 것을 하나도 받지 못했지만 내게 필요한 모든 것을 선물 받았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비장한 음악이 깔리고 무대 스크린이 좌우로 갈라지더니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66)가 뚜벅뚜벅 걸어 나왔다. 회색 정장 차림에 함박웃음을 지으며 두 손을 다소곳이 모은 채.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 기자회견장에 그가 영화처럼 등장했다. 2010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자격으로 방한한 뒤 3년 만이다. 이번엔 21일 개봉하는 영화 ‘라스트 스탠드’(감독 김지운) 홍보를 위한 방문이다. “제가 말한 ‘아일 비 백(I'll be back·영화 ‘터미네이터’의 명대사)’, 이 말을 지킨다는 생각으로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보디빌더로 방문한 적도 있었고 책을 홍보하러 오기도 했어요. 88 서울올림픽 관련 일을 했던 아내와 함께 오기도 했을 만큼 한국과 인연이 깊습니다.” 2003년 ‘터미네이터 3’ 이후 10년 만에 할리우드에 돌아온 그는 ‘라스트…’에서 마약왕을 체포하는 작은 마을의 보안관 오언스를 연기했다. “전직 경찰 출신으로 고향에 돌아와 보안관으로 살다 악당을 물리치며 영웅이 되는 이야기예요. 영웅의 귀환 스토리에 매료됐습니다.” 자글자글한 눈가 주름이나 깊이 파인 팔자 주름은 세월의 흔적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영화에서 여전히 액션 연기를 선보이지만 쓰러져도 벌떡 일어섰던 ‘터미네이터’와는 다르다. 영화 속에서 몸을 겨우 일으키며 “아임 올드(I'm old·나 늙었어)”라고 말할 땐 찡하기도 하다. “영화 속에선 노쇠한 영웅으로 나오지만 전 제가 늙었다고 느끼지 않아요. 운동은 제 삶의 일부죠. 그러니까 영화에서 문을 부수고 지붕에서 굴러떨어지고 총을 쏠 때도 힘들지 않죠.” 그는 김지운 감독에 대한 애정도 숨김없이 드러냈다. “김 감독은 열정적이어서 스턴트 액션도 말보다는 직접 몸으로 보여주면서 지시를 내리죠. 감정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때로 저의 뇌를 조종하는 것 같았어요.” 그는 19일 입국하자마자 김 감독의 단편영화 ‘하이드 앤드 시크(Hide & Seek)’ 촬영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할리우드에서 보지 못한, 카메라 3대가 움직이는 새로운 촬영 기술이었습니다. 관객들에게 어떻게 즐거움을 줄 수 있을지 연구하는 노력이 대단했습니다.” 그는 주지사 출신다운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번 대선에서 한국 최초로 여성 대통령이 당선됐죠.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기를 맞은 한국에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랍니다. 저는 한국 팬이에요. 비즈니스건 영화 작업이건 한국과 관련된 일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제가 항상 말했듯, 아일 비 백!”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다채로운 문화와 자연을 간직하고 있는 베트남으로 떠난다. 인도차이나 반도 동쪽에 위치한 베트남은 지역 간 기후가 크게 달라 문화도 제각각이다. 베트남 북부지역에서 3대째 대장간을 운영하는 대장장이와 소수민족 투라오족의 삶이 소개된다. 새해가 오면 투라오족 아이들은 부지런히 나무를 옮기고 그 묘목으로 집을 장식한다.}

2012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중국 소설가 모옌(莫言)의 강연이 방송된다. 그는 중국의 민간설화와 역사, 현대사를 결합해 환상적 사실주의의 작품세계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강연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그가 어떻게 세계적인 소설가가 될 수 있었는지 들려준다. 가족과 주변 인물들을 소설 속의 인물로 재탄생시킨 배경도 밝힌다.}
“권상우 씨도 ‘도저히 못해먹겠다’고 화가 나 있는 상황입니다. 약속을 못 지켜 죄송합니다.” 영화 ‘차이니즈 조디악’ 기자간담회가 열린 18일 오후 4시 반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출연 배우 권상우의 소속사 대표가 그의 불참 소식을 전하자 30분 넘게 그를 기다리던 관계자와 기자 200여 명이 술렁였다. 권상우는 청룽(成龍·59)과 함께 오후 4시부터 인터뷰할 예정이었으나 SBS 월화 드라마 ‘야왕’ 촬영이 지연돼 사전 통보 없이 펑크를 낸 것이다. 소속사 대표는 “야왕 제작진이 오후 1시에 촬영을 끝내겠다고 약속했지만 오후 4시 30분이 돼서야 파주에서 촬영을 끝냈다”며 “오늘과 내일 방송되는 분량”이라고 해명했다. 방송 시작 직전까지 촬영하는 이른바 ‘쪽대본 촬영’ 관행이 불러온 어수선한 분위기는 간담회 내내 계속됐다. 28일 국내에 개봉하는 ‘차이니즈…’는 청룽이 제작 각본 감독까지 맡은 액션 어드벤처물. 보물 사냥꾼 JC(청룽)와 그의 파트너 사이먼(권상우)이 전 세계 경매장에서 고액으로 거래되는 청동상 12개의 행방을 추적하며 겪는 모험을 그렸다. 7년간 약 1000억 원을 들여 찍었다. 중국 말레이시아 러시아 등 26개국에서 개봉돼 누적 매출액 1억6000만 달러(약 1753억 원)를 넘긴 화제작이다. 얼어붙은 분위기를 수습하려는 듯 청룽이 유창한 한국어로 “반갑습니다”를 외쳤다. “최근 10년간 ‘청룽 이제 늙어서 액션 안 하는구나’라는 얘기가 돌았어요. 그런 소문이 돌 때마다 ‘조금만 기다려 보라’며 7년 동안 이를 갈고 만든 영화입니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도 대역 없이 맨몸으로 액션신에 도전했다. 버기롤링(온몸에 바퀴를 달고 달리는 스포츠), 패러글라이딩, 바누아투 야수르 활화산에서의 스카이다이빙 액션은 영화의 백미다. 하지만 그도 어느덧 환갑을 앞둔 나이. “활화산에서 촬영할 땐 장렬히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죠. 초대형 스케일의 액션영화는 이게 마지막이지 않을까요.” 그는 유럽 열강에 빼앗겨 각 나라의 유물들이 여러 곳에 흩어져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하나의 지구촌, 세계 평화를 이야기하지만 유물이 (강대국에) 약탈돼 여기저기서 경매로 팔리는 게 문제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통해 이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그는 불참한 파트너 권상우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촬영할 때 그를 ‘오빠’라고 불렀어요. 몸도 너무 멋지죠? 전 지금 식스팩 없어요. 이제 하나밖에 남지 않았답니다. 하하.”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한국말로 “(와 주셔서) 캄사합니다”라며 자리에 앉은 그의 앙다문 얇은 입술은 다부져 보였다. 영화 ‘저수지의 개들’, ‘킬빌’ 시리즈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50·사진)은 새 영화 ‘장고: 분노의 추격자’ 한국 개봉(3월 21일)을 앞두고 15일 오후 일본 웨스틴 도쿄 호텔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그의 뾰족한 콧날이 조명 아래서 더욱 도드라졌다. 하지만 강한 인상은 그의 놀랄 만한 ‘수다’가 이어지면서 여지없이 깨졌다. ‘장고…’는 1859년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노예로 팔려 간 아내를 구해야 하는 분노의 로맨티시스트 장고(제이미 폭스)와 그를 돕는 닥터 킹(크리스토프 왈츠), 이들의 표적이 되는 잔인한 대부호 캔디(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세 남자의 대결을 그렸다. 이 영화는 1966년 프랑코 네로 주연으로 세르조 코르부치 감독이 연출한 ‘장고’를 리메이크한 것이다. 총잡이 장고와 그의 아내를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는 비슷하지만 타란티노의 ‘장고…’는 미국 남북전쟁 이전으로 무대가 옮겨지고 노예제와 엮여 각색됐다. “미국은 노예제로 지은 죄를 아직 씻지 않았습니다. 그게 지금까지 흑인과 백인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영화는 곳곳에서 흑인이 잔인하게 다뤄지는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주인공의 대사에는 노예제와 KKK(백인 우월주의를 내세우는 비밀 결사)에 대한 조롱이 담겼다. “장고를 도와주는 유일한 백인은 닥터 킹이죠. 그는 독일인이에요. 닥터 킹이 미국인이라면 미국이 역사에 사죄한다는 느낌이었을 거예요. 그게 싫었죠.” 이 영화의 백미는 장고가 백인들에게 맞서 총싸움을 벌이는 장면이다. 긴장되는 순간엔 점점 커지고 조용해지다 갑자기 ‘빵’ 터져버리는 배경음악도 특이하다. “액션과 음악이 최고의 조화를 이루는 장면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죠.” 어느새 정해진 시간이 지났다. 사회자가 마지막 질문을 받겠다고 하자 그는 “질문을 더 받죠. 제 시간이니까”라며 저지했다. 쏟아지는 질문들이 흥미로웠던지 그의 얼굴이 빨개지고 목소리가 더 커졌다. 그의 영화들엔 복수 코드가 자주 나온다는 요지의 질문도 나왔다. “이번 영화는 복수 영화가 아닙니다. 장고의 여정은 로맨틱해요. 아내를 구하는 게 목적이지 백인을 죽이는 게 목적이 아니죠. 촬영 스케줄이 3주 더 늘어나 제 돈을 직접 투자해서 완성했을 만큼 남다른 영화입니다.” 타란티노 감독은 박찬욱 봉준호 김지운 감독을 언급하기도 했다. “‘공동경비구역 JSA’ ‘살인의 추억’은 최근 20년간 제가 본 영화 중에 최고였어요. 6, 7년마다 아시아에서 한 국가가 선두에 나서 세계 영화시장을 주름잡는데 지금 한국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정말 간담회가 끝난다고 느낀 순간 그는 “이젠 내가 재미있는 얘기를 들려주고 싶다”고 했다. “1994년 서울에서 영화관을 가봤어요. 관객들이 전부 극장이 떠나가라 박수 치고 배꼽 잡고 웃더라고요. 그런 아시아 관객은 처음이었어요.” 또 남은 말이 있었다. “제가 뉴욕에 있는 한국 식당 ‘도하’ 공동 소유주예요. 비빔밥 먹고 싶으면 오세요. 진짜 안녕∼.”도쿄=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어서 와, 할리우드는 처음이지?’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분위기였죠.” 스타 감독도 할리우드에서는 ‘촌닭’이 된 기분이었나 보다.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지운 감독(49)은 “시스템의 차이 때문에 곤혹스러웠던 경험들을 얘기하자면 책 한 권이 될 것”이라며 ‘멘붕(멘털 붕괴)’ 할리우드 진출기를 들려줬다. 21일 개봉하는 영화 ‘라스트 스탠드’는 그의 첫 할리우드 영화 연출작이다. 헬기보다 빠른 슈퍼카를 타고 멕시코 국경을 향해 질주하는 마약왕(에두아르도 노리에가)과 미국 연방수사국(FBI)도 막지 못한 그를 잡아야 하는 국경의 작은 마을 보안관(아널드 슈워제네거) 사이에서 벌어지는 혈투를 그렸다. “세상에서 제일 빠른 차와 세상에서 가장 느린 마을을 대비시켜 오락적인 요소를 더했어요. 스피드와 풍경을 교차시키면서 하이테크(high-tech)를 로테크(low-tech·구식 기술)로 막는다는 내용을 전달하는 거죠.” ‘악마를 보았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서 독특한 연출로 주목받았지만 할리우드에선 “내 ‘칼날’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제작자와의 엄청난 샅바싸움과 심리전, 무섭더라고요. 현장에서 아이디어가 떠올라 즉흥적으로 찍으려 해도 조감독은 ‘그래, 찍어라. 그 대신 다른 신 빼야 한다’라고 매몰차게 말합니다. 할리우드에선 촬영시간이 초과되면 제작비가 불어나기 때문에 보험회사가 와서 시간 관리를 해요. 보험회사가 ‘필요 없다’고 하는 장면은 시나리오에서 지워버립니다.” 한국 촬영 현장에선 가족 같았던 조감독과의 관계도 그의 ‘멘붕’을 부채질했다. “촬영 중 몸이 점점 달아오르는데 조감독이 점심시간이라고 딱 잘라버리더라고요. 뭔가 나올 거 같은데, 싸늘하게 식는 창작 의욕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점심시간을 15분 미룰 수 있는 ‘그레이스 제도’가 있긴 해요. 하지만 카메라와 조명을 건드리면 안 되기 때문에 앵글을 좀 바꾸고 싶어도 여의치가 않은 거죠.” 영어도 문제였다. “10분 영어로 얘기하면 온몸에 기가 쫙 빠져요. 그때부턴 아주 간단한 것도 통역을 시켰어요. 포리스트 휘태커, 아널드 슈워제네거와 얘기할 때는 저도 모르게 존댓말을 쓰게 돼요. 앉아서 편히 ‘쉬셔도’ 된다고.” 시스템의 차이, 언어 장벽, 정서적 이질감으로 헤매던 그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던 건 슈워제네거 덕분이었다. “제작자와 조감독이 자꾸 재촉하니 초반엔 찍은 신이 마음에 안 들어도 넘어갔어요. 그러다 아널드가 ‘감독은 아티스트다. 고민할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 감독 괴롭히지 마라’라고 하니 전부 안 괴롭히더라고요. 그때부터 내 방식대로 운영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죠.” 하지만 지난달 미국에서 먼저 개봉한 이 영화의 흥행이 저조한 이유로는 슈워제네거의 추락한 인지도가 꼽힌다. “시기적으로 안 좋았죠. 미국에서 총기사건이 잇따라 액션 영화에 반감도 있었고요.” 그는 차기작으로 할리우드 SF스릴러 작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단편 2개와 장편을 잇달아 찍을 계획이다. “현장에서 한국말로 디렉션 주고 싶어서 제가 미쳤나 봐요. ‘라스트 스탠드’는 평가와 흥행, 상관없어요. 제가 맨땅에 헤딩하며 맨몸으로 한 거라 제 감독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될 겁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실버라이닝 플레이북데이빗 O 러셀 감독. 제니퍼 로런스, 브래들리 쿠퍼 출연. 14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정지욱 일반적이지 않아 더 즐겁게 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 ★★★☆민병선 기자 못난이 커플의 러블리 힐링 캠프 ★★★☆● 러브레터이와이 슌지 감독. 나카야마 미호, 도요카와 에쓰시 출연. 14일 재개봉. 전체 관람가정지욱 지금 봐도 가슴 저미는 그때의 감동을 또 한 번 만날 수 있다 ★★★☆민병선 기자 “영화야, 그동안 잘 지냈구나” ★★★★● 남자사용설명서이원석 감독. 이시영, 오정세, 박영규 출연. 14일 개봉. 15세 이상정지욱 우리 관객들에겐 충분히 별나고 재미있을 만한 로맨스 ★★★☆● 헨젤과 그레텔: 마녀 사냥꾼토미 위르콜라 감독. 제러미 레너, 제마 아터턴 출연. 14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정지욱 어른들을 위한 판타지 액션 동화 ★★★☆● 해양경찰 마르코얀 리벡 감독. 이광수, 송지효 목소리 연기. 14일 개봉. 전체 관람가정지욱 어린이도 지루하지 않을까? 단순해도 너무 단순해 ★★}

한동안 부진했던 MBC 프로그램들이 새해 들어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방송사 성적표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월화, 수목 드라마와 주말 예능, 메인뉴스의 시청률 호조가 두드러진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지상파 방송3사의 주요 프로그램 시청률을 집계한 결과 월화 드라마의 경우 MBC ‘마의’가 평균 시청률 19.7%(전국 기준)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AGB닐슨미디어 자료). 경쟁 프로인 SBS ‘야왕’은 11.9%, KBS2 ‘광고천재 이태백’은 4.4%였다. ‘마의’는 조선 후기 병든 말을 고치는 수의사로 출발해 어의 자리에까지 올랐던 실존인물인 백광현의 생애를 다룬 드라마다. 같은 기간 수목 드라마 시청률도 MBC가 1위를 달리고 있다. 국가정보원 요원의 세계를 그린 MBC ‘7급 공무원’의 평균 시청률은 14.8%로 KBS2 ‘전우치’(13.4%)와 SBS ‘대풍수’(9.5%)를 제쳤다. 주말 드라마의 경우 KBS2 ‘내 딸 서영이’가 39.4%의 시청률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는 가운데 MBC ‘백년의 유산’도 16.2%로 두 자릿수를 지키고 있다. 특히 MBC는 주말 예능 프로인 ‘일밤’의 새 코너 ‘아빠! 어디 가?’의 선전이 고무적이란 반응이다. MBC의 간판 예능 프로인 ‘일밤’은 지난해 SBS ‘일요일이 좋다’의 ‘런닝맨’, ‘서바이벌오디션K팝스타’, KBS ‘해피선데이’의 ‘1박2일’과 ‘남자의 자격’에 밀려 시청률도 낮았고, 별다른 화젯거리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달 6일 시작된 ‘아빠! 어디 가?’는 연예인 아버지와 7∼10세 자녀의 시골 생활을 진솔하게 보여주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0일 방송된 ‘아빠! 어디 가?’의 시청률은 10%로 ‘일요일이 좋다’(11.7%)와 ‘해피선데이’(11%)를 바짝 쫓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 평균 시청률은 6.6%로 SBS 8뉴스(9.2%)에 뒤졌다. 지난해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5% 안팎으로 7% 안팎의 SBS 8뉴스보다 2%가량 낮았다. 하지만 이 같은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8일 MBC 간판 앵커였던 최일구 기자(53)가 사측에 불만을 품고 회사를 그만두는 등 내부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드라마 ‘아이리스2’(KBS2)와 ‘그 겨울 바람이 분다’(SBS)와 같은 경쟁사의 화제작들이 13일부터 방송돼 시청률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MBC는 다음 달부터 일일 사극 ‘구암 허준’을 뉴스데스크 직후 시간대에 편성하고 5월부터 임성한 작가의 신작 드라마 ‘오로라 공주’를 뉴스데스크 앞에 배치하는 전략으로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MBC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는 문근영 주연의 ‘불의 여신 정이’, 고현정 주연의 ‘여왕의 교실’ 등 좋은 드라마가 많이 편성돼 있어 지난해 부진을 털어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바로잡습니다]14일자 A21면 ‘어! MBC 시청률이 살아나네’ 기사에서 1월 1일∼2월 12일 SBS 8뉴스의 평균 시청률은 6.2%가 아니라 9.2%로 MBC 뉴스데스크(6.6%)보다 높았기에 바로잡습니다(AGB닐슨미디어 전국 기준).}

한국은 세계 15위의 경제대국, 세계 6위권 수준의 과학연구비를 지출하고 있지만 아직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반면 일본의 노벨 과학상 수상자는 총 16명으로 세계 7위다. 한국 과학계의 주역이 될 젊은 과학자 100인과 함께 과학계의 현실을 진단하고 노벨 과학상을 받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를 정리한다.}

전국 굴 생산의 약 80%를 차지하는 세계적 굴 주산지 경남 통영. 이곳엔 하루 수확량만 45t, 면적 5만9500m²(약 1만8000평)에 이르는 대형 굴 양식장이 있다. 굴이 매달린 줄을 끌어 올리는 일도, 굴칼을 이용해 굴 껍데기를 까는 것도 다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20∼30년 박신 작업(굴 껍데기를 까는 작업)을 해온 통영 앞바다 베테랑 어머니들의 일터를 카메라에 담았다.}

걸그룹 ‘시스타19’의 효린, ‘시크릿’의 전효성, ‘미쓰에이’의 수지와 민. 요즘 주요 온라인 음원 차트에서 1위를 휩쓸고 있는 가수들이다. 또 다른 공통점도 있다. 요즘 부상하는 ‘건체(健體)돌’의 대표 주자들이라는 점이다.‘건강한 체격의 아이돌’의 줄임말인 건체돌은 △나올 덴 나오고 들어갈 덴 들어가되 △TV화면에 나오는 허벅지는 조금 굵어 보일 수 있으며 △인터넷 댓글에서 ‘제발 살을 빼지 말아 달라’라고 애원하는 팬들을 거느린 스타들이다. 건체돌에 관한 기사에는 “허벅지 굵다”라는 비난보다 “살 빼지 말라”라는 응원의 댓글이 더 많이 달린다.건체돌이 뜨는 이유로는 깡마른 여가수 몸매에 대한 대중의 반감이 1순위로 꼽힌다. 아이돌 가수들은 거의 대부분 빼빼 마른 체격의 소유자들이다. 아이유의 몸무게는 44kg, ‘카라’ 멤버 구하라의 허리 사이즈는 21인치로 알려져 있다. 소녀시대 멤버 9명도 새 앨범을 낼 때마다 뼈만 남은 몸매와 비현실적인 각선미로 인기몰이를 했다. 비슷비슷해 보이는 얼굴에 똑같이 마른 몸매. 개성이 생명이어야 할 직종인 연예인이 가장 획일화되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반면 건체돌의 몸매는 ‘왜 걸그룹 멤버의 허리는 24인치고 몸무게는 45kg이어야 하느냐’라고 묻는 듯하다. 팔뚝은 건장하고 허벅지는 굵고 단단하다. 그래서 “사람 같아 보인다”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스타19의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서현주 이사는 “멤버들에게 다이어트 식단을 강제하거나 굶기지 않는다”라며 “다른 아이돌과는 다르게 운동을 좋아하고 건강미 넘치는 모습이 시스타19의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회사원 김기현 씨(31)는 “시크릿이 단체로 다이어트를 세게 하더니 매력이 없어졌다”라며 “그래도 멤버 효성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유지해서 좋다”라고 말했다.건강한 신체에 어울리는 건체돌의 털털하고 솔직한 성격은 ‘삼촌’뿐만 아니라 여성도 팬으로 흡수해 지지층을 넓히고 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비쩍 마른 사람은 신경질적으로 보이지만 통통한 사람은 성격이 솔직하고 편안해 보여 남녀 모두 좋아하게 된다”라고 분석했다. 미쓰에이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홍보팀 관계자도 “수지는 자신의 통통한 다리를 두고 ‘수끼리(수지+코끼리)’라고 표현하는 누리꾼들을 신경 쓰지 않는다”라며 “몸매에 당당하고 털털한 모습을 여성 팬들도 좋아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건체돌이 풍기는 성적인 매력도 빼놓을 수 없다. 시스타19는 신곡 ‘있다가 없으니까’ 무대 공연에서 투명의자에 앉아 다리와 엉덩이를 좌우로 움직이는 춤을 선보여 포털 검색어 순위 상위에 올랐다. 시크릿의 효성은 속옷 모델로 발탁됐는데 “풍만한 몸매 덕분”이라는 말이 나왔다.건체돌의 출현은 대중문화에서 마른 것이 미덕이라는 통념을 깨고 몸매의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고무적이다. 여성 아이돌의 비현실적인 몸매로 인해 다이어트 강박증을 느끼는 이가 많았기 때문이다. 배국남 문화평론가는 “대중매체는 다양한 몸을 가진 사람들의 전시장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TV를 보며 깡마른 몸매만 예쁘다고 여겼던 소녀들, 이제 책상 앞에 붙여 놓은 ‘소녀시대 식단’을 떼어 내도 괜찮을 듯하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문현경 인턴기자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 짧은 머리에 충혈된 눈, 늘 찌푸린 미간. 그리고 번개같이 급소만을 가격하는 손놀림…. 최근 흥행 중인 영화 ‘베를린’의 주인공 표종성(하정우)의 이미지다. 북한 비밀요원인 표종성은 베를린에서 활동하다 북한 정권에 배신당한다. 자신과 아내 련정희(전지현)를 제거하려는 적들과 피 튀기며 사투를 벌인다. 》그래서인지 7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카페에 나타난 말쑥한 차림의 하정우(35)는 낯설었다. 단정한 코트에 8 대 2 가르마를 탄 모습은 연쇄 살인마(추격자), 조폭(범죄와의 전쟁), 청부살인 조선족(황해) 등 그가 영화에서 보여줬던 캐릭터와는 너무 달랐다. 그가 손에 생긴 흉터를 보여주며 씩 웃자 그제야 표종성이 살아났다. “호텔 총격 장면을 찍는데 특수효과 팀과 호흡이 맞지 않아 우황청심환만 한 쇠구슬에 맞았어요.” 그러면서 오른 손가락 네 번째 마디를 펴 보였다. “여기가 타들어가서 뼈가 보였습니다. 곧바로 화약 파편에 맞았죠. 너무 아프니까 웃음이 나오더군요.” 표종성 액션은 돌려차기로 18명을 순식간에 무찌르는 우아함과는 거리가 멀다. 적 한 명과 싸워도 얻어터지고 깨진다. 깡통, 전화기를 비롯해 주변 물건은 잡히는 대로 싸움에 이용한다. “영화 ‘본’ 시리즈, ‘아저씨’보다 더 사실적인 액션을 보려주려고 했어요. 그 포인트를 ‘맞는 고통’에서 찾았습니다. 표종성은 적에게 던져지면서 책상모서리에 부딪치고 바위 위로 떨어집니다. 틈만 나면 스턴트맨을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불러내 연습했어요.” 그는 또 “술을 자제하고 군인처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면서 표종성 캐릭터에 대한 감을 잡았다”며 “북한 사투리를 쓰면서도 때론 영어도 쓰는데 자칫 관객에게 어색할 수 있어 대사를 줄이고 몸동작으로 심리를 표현하려 애썼다”고 말했다. 하정우는 유독 영화 속에서 어떤 음식이든 맛나게 먹어치워 인터넷에서 ‘먹방(음식 먹는 방송)의 달인’이란 별명을 얻었다. ‘베를린’에서는 먹는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 “음식 먹는 신을 촬영하는데 너무 맛있게 먹다 보니 표종성 이미지와 맞지 않다고 감독이 빼버렸어요. ‘황해’에선 감자를 먹는 장면이 나왔는데 옆에서 감자를 계속 삶아줬어요. ‘범죄와의 전쟁’의 중국집에서 요리를 먹는 장면은 탕수육이 식지 않게 하려고 여러 번 접시를 바꿔가며 찍었죠. 소품들의 상태가 워낙 좋아 맛있어 보였나 봐요.” 그는 강한 배역만 맡다 보니 ‘러브픽션’에서처럼 가벼운 연기는 어색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배우로서 운신의 폭을 좁히는 것은 아닐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끌림이 있는지, 흥미로운 이야기인지만 봅니다. 특정 캐릭터를 집중해서 보여줄 생각도 없어요. 차기작 ‘군도’에서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도둑 역을 맡았어요. 스킨헤드에 덩치 크고 우락부락한 이미지를 만들려고 고민 중입니다.” 새로운 사건이 막 시작되려는 순간 끝나버리는 ‘베를린’ 마지막 장면 때문에 후속편을 기대하는 관객도 많다. “요즘 류승완 감독, 한석규 선배와 자주 이야기를 합니다. 정진수(한석규)가 표종성을 어떻게 다시 만나는지, 동명수(류승범) 쌍둥이 동생이 나와야 하는 건지….”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나도 이제 좀 잡아봅시다”… 21일 개봉 ‘신세계’의 최민식 ▼《 “내가 아침까지 술을 마셔 가지고…. 아이고, 죄송합니다.”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 출입문이 열리고 배우 최민식(51)이 들어왔다. 새카만 선글라스를 벗으니 잔뜩 충혈된 눈이 드러났다. 희끗한 수염과 곱슬머리. 악수하며 맞잡은 손도 거칠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아내가 발로 차서 겨우 일어났어요. 영화 ‘신세계’ VIP 시사회 끝나고 모두 모여 한잔했죠. 저는 온리(only) 소주입니다. 섞어 마시면 머리 아파요.” 그는 숙취음료를 들이켜다 담배 한 개비를 물었다. 21일 개봉하는 박훈정 감독의 ‘신세계’에서 그는 경찰청 수사기획과 강 과장으로 나온다. ‘신세계’는 한국 최대 범죄조직인 ‘골드문’에 잠입한 경찰 이자성(이정재), 그를 범죄조직에 심은 강 과장, 그리고 골드문의 2인자 정청(황정민) 세 남자 사이의 의리와 음모, 배신을 다룬 영화다. 양아치, 깡패, 살인자. 주로 껄렁하거나 독한 전과자 배역을 맡았던 최민식이 경찰 역을 처음 맡았다. 힘도 좀 뺐다. “목표에 중독된 사람이에요. 정의사회를 실현하자는 사명감보다는 골드문 회사의 와해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죠. ‘또라이’예요.” 베테랑 형사인 강 과장은 같은 경찰임에도 이자성을 믿지 못하고 목표 달성의 수단으로 이용한다. 골드문의 후계자 결정에 개입해 범죄조직을 경찰의 손아귀에 넣으려는 ‘신세계’ 작전을 설계해 이자성의 목을 조인다. 사실 영화에선 이정재나 황정민의 분량이 더 많다. “비중이 약간 심심한? … 이혼하고 고독하게 사는 장면도 있었는데 전 필요 없다고 했어요. 이 영화에서 강 과장의 사생활은 사족이죠. 배역을 쫓아가야지. 배역의 크고 작은 것에 신경 쓰는 분들도 있는데, 새끼들 까불지 말고 모이라 할 때 모이라고….” 그는 술로 다져온 인맥을 이용해 영화 캐스팅에도 적잖은 도움을 줬다고 한다. “‘황사마(황정민)’한테 전화해서 각자 따로 놀지 말고 모여서 한번 놀아보자고 했죠. 황사마와 제가 레프트윙, 라이트윙 박아주고. 센터는 폼 나는 애가 와야 해서 학교 후배인 정재를 부른 거고. 어제도 술 마시면서 말했어요. ‘이렇게 또 모여서 놀다가 각자 니네 동네 가서 대장들 하다가 심심하면 또 모입시다.’ 누가 주연으로 나가면 우르르 가서 조연해주고, 퀄리티도 높이고 재미도 있고…. 이 손바닥만 한 데에서 대장 해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고 살겠다고.” 최민식은 1989년 드라마 ‘야망의 세월’로 데뷔했다. 24년차 배우로서 책임감도 느낀다고 했다. “옛날에는 영화 관객 100만 명만 해도 난리 났었어요. 이젠 1000만 관객 시대인데 이때 잘해야 돼요. 이럴 때일수록 다양한 장르의 웰메이드(잘 만든) 영화를 내놔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낍니다.” 그는 이젠 ‘목을 따고’ 피 흘리는 역할은 하기 싫다며 고개를 도리도리, 두 손을 절레절레 저었다. 그가 정청 대신 비중이 작은 강 과장을 선택한 것도 피를 흘리기 싫어서였다고. “멜로 너무 하고 싶죠. 가슴 아픈, 절제하는 우리 나이 사람들의 사랑…. 계속 이렇게 떠들고 다녔는데도 이것들이!(나에게 멜로를 안 줘?!)”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남쪽으로 튀어임순례 감독. 김윤석, 오연수, 김성균 출연. 6일 개봉. 15세 이상정지욱 현실에선 어렵겠지만 관람시간만큼은 가슴을 뻥 뚫어준다 ★★★★민병선 기자 잠시나마 체 게바라 같은 일탈을 꿈꾸며 ★★★☆● 몬스터 주식회사 3D피트 닥터 감독. 존 굿맨, 빌리 크리스털, 메리 기브스 목소리 연기. 7일 개봉. 전체 관람가정지욱 더욱 세련되고 뽀송뽀송한 터럭을 휘날리며 다시 찾아온 괴물들 ★★★☆● 비스트벤 제이틀린 감독. 쿠벤자네 월리스, 드와이트 헨리, 레비 이스털리 출연. 7일 개봉. 12세 이상정지욱 불안하게 흔들리는 카메라에 익숙해질 무렵 한층 성장해버린 소녀와 관객 ★★★민병선 기자 날것의 생경함, 터프한 생명감 ★★★● 여친남친양야체 감독. 구이룬메이(桂綸O), 장샤오취안(張孝全), 펑샤오웨(鳳小嶽) 출연. 7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정지욱 대만의 내음과 대만 청년들의 사랑에 흠뻑 젖어들다 ★★★☆민병선 기자 어딘들 청춘이 뜨겁지 않았으랴 ★★★☆● 다이하드: 굿 데이 투 다이존 무어 감독. 브루스 윌리스, 제이 코트니 출연. 6일 개봉. 15세 이상정지욱 물량공세적 파괴도 감출 수 없는 노쇠한 매클레인 ★★☆● 눈의 여왕블라드 바르베, 막심 스베시니코프 감독. 박보영, 이수근 목소리 연기. 7일 개봉. 전체 관람가정지욱 환한 미소를 보탰지만 안데르센의 꿈과 모험에 머물다 ★★☆▼ CONCERT ▼● 박종훈 & 웅산의 러브송전천후 피아니스트와 재즈 보컬이 함께 빚는 달콤한 사랑 노래. 14일 오후 8시 경기 안양 평촌아트홀. 2만∼5만 원. 031-687-0500임희윤 기자 박윤우, 김창현, 오종대…. 연주진까지 화려한. 두근두근 지수 ♥♥♥♡● 넘버원코리안과 함께하는 아시아 스카 뮤직 페스티벌레게와 펑크록의 신명을 합친 스카펑크 뮤지션들의 한일 양국 A매치. 9일 오후 6시 서울 서교동 프리즘홀. 2만 원. 02-716-4583임희윤 기자 엉덩이가 자꾸만 들썩대도 책임 못 짐. ♥♥♥● 홍대 프로미나드잘난 밴드들, 홍대 앞 4개 공연장 동시다발 출몰. 14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서교동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에반스라운지, 클럽 타, 클럽 크랙. 3만 원. 1544-1555임희윤 기자 피터팬컴플렉스, 얄개들, 코어매거진, 전기뱀장어, 아침 포함 18개 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