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영

전주영 기자

동아일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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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주영 기자입니다.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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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12~2026-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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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양의서커스’… 마이클 잭슨을 부활시키다

    세계적인 공연제작사 태양의서커스의 ‘마이클 잭슨 이모털 월드투어’는 팝스타 마이클 잭슨(1958∼2009)의 대저택 네버랜드의 대문이 활짝 열리면서 시작됐다. 24일 오후 일본 나고야 니혼가이시홀에는 잭슨의 생전 목소리가 한가득 울려 퍼졌다. 잭슨의 음악과 춤, 그리고 공중에선 아슬아슬한 서커스가 동시에 펼쳐졌다. 그동안 태양의서커스는 주로 ‘빅톱’이라 불리는 2500석 규모의 대형 텐트를 치고 그 안에서 공연을 펼쳐 왔다. 하지만 이번 월드투어는 9500석 규모의 공연장에서 펼쳐졌다. 잭슨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이루어지지 못한 ‘디스 이즈 잇(This is it) 월드투어’를 실현하려 대형콘서트 규모에 맞췄기 때문이다. 태양의서커스는 이 공연을 위해 잭슨 재단과 독점계약하고 대형콘서트 연출가 제이미 킹, 안무가 트래비스 페인을 비롯한 잭슨의 동료들과 손잡았다. 이번 공연은 ‘데인저러스’ ‘빌리진’ ‘스무스 크리미널’을 비롯한 35곡의 노래로 꾸며졌다. 무대 뒤 대형 화면엔 뮤직비디오 속 잭슨의 모습이 등장한다. 무대 위 무용수 49명은 노래에 맞춰 잭슨의 대표적인 춤 ‘문워크’와 상체를 45도가량 앞으로 기울이는 ‘린댄스’ 등을 군무로 선보였다. 천장에 매달린 줄에 의지해 날아다니는 플라잉 액트도 음악에 맞춰 등장했다. 쇼를 가능하게 한 동력은 잭슨의 목소리였다. 태양의서커스는 잭슨 재단과의 계약으로 200GB(기가바이트) 용량의 목소리 파일을 얻었다. 공연에선 그의 음성에 11인조 라이브밴드 연주와 보컬 2명의 목소리를 즉석에서 입혔다. 그가 앨범을 녹음했을 때 박자를 맞추려 발을 구르던 소리, ‘와우’ ‘합’ ‘후’ ‘하’ 같은 애드리브까지 그대로 들려준다. 모두가 조용해지고 잭슨의 목소리만 공연장에 울려 퍼질 땐 죽은 잭슨이 마이크를 잡고 있는 것 같아 소름이 끼친다. 태양의서커스는 잭슨이 디스 이즈 잇 월드투어를 위해 고안했던 아이디어를 그대로 실행에 옮겼다. ‘빌리진’ 무대에서는 댄서 8명이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600개를 부착한 의상을 입고 나왔다. 화려한 색으로 빛나는 LED 조명의 움직임으로 무용수들의 몸놀림을 볼 수 있다. 네이트 몬델 LED 테크니션은 “조명알 하나하나가 RGB(적·녹·청)라서 원하는 색깔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무선신호를 통해 알마다 따로 색깔 조절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2시간가량 진행된 이번 공연 막바지엔 잭슨 헌정공연답게 무대에 거대한 장막이 드리우고 어린 잭슨이 부르는 ‘아일 비 데어(I'll be there)’ 영상이 나온다. 관객들 모두가 숙연해지는 순간이다. 공연에 동원된 1200여 개의 소품, 무대 장치들은 선박컨테이너 49개 분량이다. 서커스 묘기보다 무대를 통해 잭슨을 부활시키기 위한 것들이다. 기존 태양의서커스 공연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직장인 마에다 도모코 씨(23·여)는 “2년 전 빅톱 텐트에서 태양의서커스의 ‘쿠자’를 봤을 때 느낌과 다르다. 바로 내 머리 위에서 무용수가 날아다니던 그런 짜릿함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주부 기타무라 마사코 씨(42·여)는 “잭슨의 음악과 서커스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눈과 귀 모두 즐거웠다”고 했다. 이 공연은 대만 타이베이를 거쳐 7월 서울(10∼14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과 대구(17∼21일 엑스코 1층 전시홀)에서 공연된다. 6만∼16만 원. 02-541-3173나고야=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3-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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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자 다이제스트]명사 40人의 ‘내 인생을 바꾼 순간’

    히말라야에서 조난당해 동상에 걸려 손가락 8개를 잘라낸 등반가 박정헌 씨, 1년 재수에 이어 대학 3학년 때까지 방황했던 동물행동학자 최재천 교수, 초등학생 때 연탄 짐을 나르던 열세 살의 차동엽 신부…. 우리 사회를 대표하는 각 분야의 명사 40인이 자신의 인생에 전환점이 됐던 순간을 진솔하게 들려준다. 동아일보 주말섹션 O₂에 연재됐던 인터뷰 기사들을 다시 정리했다. 저자들은 젊은 날 방황했지만 절망의 나락에서도 행복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 점을 명사들의 성공 원인으로 분석한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3-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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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얼터’배우 아십니까

    지난해 11월부터 장기 공연 중인 뮤지컬 ‘레미제라블’ 한국어 공연은 배역당 한 명의 배우만 출연한다. ‘원 캐스팅’이라고 한다. 해외에선 일반적이지만 스타급 연기자의 티켓파워에 많이 의지하는 국내에선 오히려 드문 일이다. 그런데 유일한 예외가 있다. 주인공 장발장 역으로 정성화 외에 다른 배우가 서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하루 2회 공연이 있는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한 차례씩 김성민(33)이란 낯선 배우가 장발장 역으로 고정 출연하고 있다. 김성민은 1회 공연만 있는 다른 요일에는 혁명군의 술꾼 대학생 그랑테르로 출연한다. 일주일 8회 공연 중 2회는 장발장으로, 6회는 그랑테르로 연기하는 셈이다. 지난주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레스토랑에서 만난 김성민은 음식을 3인분이나 주문했다. “오늘 8시 공연은 그랑테르를 하는 날이거든요. 장발장을 할 땐 긴장해서 0.5인분도 안 먹지만 그랑테르를 할 땐 3인분을 먹어요.” 국내에선 매우 드물지만 그 같은 배우를 ‘얼터’(대역을 뜻하는 영어 Alternate의 약어)라고 부른다. 주연배우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무대에 오르지 못할 경우에만 대타로 투입되는 ‘커버(Cover)’와 주연배우에 버금가는 대우를 받는 ‘더블(Double)’ 사이의 중간급 배우다. 긴급 상황에만 투입되는 커버와 달리 어느 정도 출연 횟수를 보장받는 배우인 셈이다. “(정)성화 형이 하루에 두 번 공연은 무리라고 해서 커버였던 제가 운 좋게 얼터로 격상됐죠. 계약서 쓰는 날 커버가 아니라 얼터가 됐다는 통보를 받고도 저 자신부터 그 차이를 잘 몰랐어요. 그런데 장발장으로 주 2회 공연을 하고 출연료가 두세 배 이상 뛰는 걸 보면서 정말 눈이 뒤집어졌습니다.(웃음)” 그는 대학 졸업 후 헬스트레이너로 일하다 2007년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어 공연에서 푀뷔스 역으로 데뷔한 이래 ‘몬테크리스토’와 ‘돈 주앙’ 같은 작품에 조연으로 출연해왔다. 그러다 레미제라블 오디션에 장발장 역과 그랑테르 역에 함께 지원했다가 오리지널 프로듀서 캐머런 매킨토시의 눈에 띄어 전격 발탁됐다. 술을 입에 달고 사는 그랑테르와 올곧은 장발장을 번갈아 연기하려면 헷갈릴 법도 하다. “초반엔 헷갈렸어요. 장발장을 하는데 저도 모르게 그랑테르의 눈빛이 나오더라고요. 제가 폼을 잡고 있어야 하는데 까불거린 거죠. 이제는 적응이 돼서 그런 일은 없습니다.” 그는 긴급 투입되는 커버로 무대에 설 때가 더 힘들고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달 3일 성대에 이상이 온 성화 형을 대신해 커버로 무대에 섰는데, 곧바로 트위터에 불평불만이 쏟아졌어요. 목숨을 건다는 기분으로 혼신을 다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여기저기서 기립박수가 터졌습니다. 김문정 음악감독님이 ‘네가 아주 이를 갈았구나’ 하시더라고요.” 앞서 처음 기립박수를 받은 날을 그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죠. 장발장 얼터로 처음 출연한 작년 11월 13일이에요.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보니까 저도 모르게 머리가 바닥에 닿을 때까지 폴더 인사를 하더라고요.(웃음) 4월 서울 공연을 앞두고 오리지널 음악감독 제임스 도슨이 한마디를 남겼습니다. ‘넌 로큰롤 장발장이야.’ 성화 형의 클래식 장발장과 차별화되는 저만의 장발장을 보여드리겠습니다.”: : i :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무기한 공연. 5만∼13만 원. 02-547-5694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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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마기 마랭 무용단 10년만에 내한 공연

    프랑스 마기 마랭 무용단이 2003년 서울 세계무용축제 초청작 ‘박수만으로 살 수 없어’ 이후 10년 만에 내한 공연을 펼친다. 이번 작품은 2010년 프랑스 리옹댄스비엔날레에서 초연된 ‘총성’. 탈출구를 찾을 수 없는 암울한 유럽의 현실을 다뤘다. 안무가 마기 마랭(62)은 춤과 연극을 결합해 독일 무용극의 어머니로 불린 고 피나 바우슈와 함께 유럽 현대 무용극 전통의 양대 산맥으로 평가받는다. 기상천외한 동작과 다양한 분장을 무용 언어로 차용한 그의 작품엔 희곡과 영화 이미지가 녹아있다. ‘총성’에서도 그의 독특한 특징이 드러난다. 컴컴한 무대에서 총성과 폭탄 소리와 함께 7명의 무용수가 등장했다 사라진다. 지하 벙커 속 피란민 같은 무용수들은 다른 세계를 동경하며 탈출을 시도하다 총성에 좌절한다. 70분 동안 두꺼운 카펫 위에서 빠르고 밀도 높으면서도 아름다운 춤사위를 펼쳐낸다. 무대 위 짙게 깔린 비관주의는 35년 동안 50여 편의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한 그의 눈에 비친 유럽 사회의 현재 모습이다. 다음 달 5일 오후 8시, 6일 오후 5시, 7일 오후 8시.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4만∼8만 원. 02-2005-0114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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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무용-전통춤-발레가 한무대에 선다면…

    국내 최고의 춤꾼들이 솔로 댄스로 춤 실력을 겨루는 무대가 열린다. 31일부터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펼쳐지는 ‘2013 한팩 솔로이스트’다. 한국공연예술센터(한팩) 주최로 2011년부터 매년 열리는 한팩 솔로이스트는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 등 분야별 최고 현역 무용수가 다른 장르 안무가와 짝을 이뤄 자신의 잠재적 무용 역량을 한껏 끌어내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올해 공연은 31일과 6월 1일 이틀간 공연하는 1팀과 6월 7, 8일 이틀간 공연하는 2팀으로 나뉘어 펼쳐진다. 1팀은 네 작품으로 구성된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은 현대무용 안무가 김보람의 안무를 받아 존재 목적과 혼돈의 관계를 그리는 ‘혼돈의 시작’을, 현대무용수 김성용은 브라질 안무가 지셀라 로샤와 함께 모자(母子)의 상호작용을 그리는 ‘엄마와 낯선 아들’을 선보인다. 한국무용수 김혜림은 현대무용 안무가 김재덕과 함께 선택의 의미를 파고든 ‘초이스’를, 현대무용수 밝넝쿨은 권병준 음악감독과 함께 자유의지를 다루는 ‘파이팅 룸’을 공연한다. 세 작품으로 구성된 2팀의 공연은 무용수의 과감한 노출로 19세 이상 관람가다. 현대무용수 허성임은 벨기에 안무가 스테프 레어누스와 함께 작업한 ‘출입구 또는 몽환’에서 소녀의 분노를 표현한다. 현대무용수 김건중과 독일 안무가 하이디 피어탈러의 ‘스위프트 시프트’는 우리와 타자의 상호작용을 그린다. 현대무용수 정훈목과 벨기에 안무가 프랑크 샤르티에의 ‘존 막’은 무의식의 공간에 있는 한 남자를 다룬다. 2만∼4만 원. 02-3668-0007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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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집트 여성작가 가다 아메르 개인전 “내 작품 속 여성의 표정을 봐주세요”

    “제 작품에 등장한 억압받는 여성들은 눈을 부릅뜨고 있어요. 그들의 용기에 대한 경외의 표현입니다.” 16일 오후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만난 이집트 출신 여성작가 가다 아메르(50)는 자신의 작품 속 여성의 표정을 잘 봐달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그는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유네스코상을 받았다. 2000년 부산 비엔날레와 광주 비엔날레에도 참가했다. 다음 달 30일까지 국제갤러리 3관에서 그의 개인전이 열린다. 전시 주제는 ‘그녀에 대한 참조’. 신작인 브론즈 조각 4점과 자수 회화 4점이 전시된다. 4점의 조각은 브론즈와 스테인리스스틸로 만든 속이 텅 빈 둥근 모양이다. 그중 여성의 얼굴과 몸의 선을 세공한 ‘파란 브래지어의 소녀들’은 정치 사회와 연관된 여성의 모습을 담았다. “(이집트) 무바라크 정권의 붕괴 과정에서 군화에 짓밟혀 파란 브래지어가 드러난 여성들이죠. 트위터로 그들의 사진을 봤을 때 영감이 떠올랐습니다.” 여성성을 다룬 작품 중 눈에 띄는 것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들’이다. 속이 텅 빈 검은 브론즈 구조물에 아랍어로 사랑을 표현하는 단어가 세공돼 있다. 글자는 좌우가 뒤집혀 있어 구조물의 빈 공간을 통해 반대편 글자를 읽을 수 있다. 이란 출신의 작가 레자 팔콘더와 합작한 자수 회화에도 여성에 대한 그의 철학이 드러난다. “바느질이란 전 세계적으로 여성의 매체죠. 그걸 통해 여성의 상처와 사랑, 권익을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02-3210-9885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3-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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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춤-영상의 신선한 만남과 불편한 동거

    시도는 좋았으나 끝은 미약했다. 저마다 전공이 다른 예술가가 참여한 합동공연 ‘레플리카’는 복제(複製)를 주제로 미디어, 음악, 발레를 통해 현재가 어떻게 잘리고 복제돼 새롭게 만들어지는지 표현했다. 17, 18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이 공연의 1부에는 크리에이터 남궁연 연출, 발레리나 김주원, 현대무용가 이용우의 공연이, 2부에는 오페라와 디지털 영상이 융합된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1부는 청각적 시각적 요소가 풍성했지만 복제와의 연관성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가수 물렁곈의 몽환적인 목소리와 함께 사진작가 강영호가 촬영을 하는 장면이 스크린에 등장한다. 국악 타악기 연주가 민영치는 북소리와 꽹과리 소리를 즉석에서 믹싱하고 장구를 친다. 발레리나 김주원을 찍은 사진 7000여 장은 남궁연의 드럼 비트와 함께 스크린에 나온다. 김주원과 무용수 이용우는 1부 마지막에 호흡을 맞추며 절제됐지만 힘찬 춤사위를 선보인다. 2부는 한층 진지했다. 오페라 ‘에코와 나르시스’를 미디어아트와 접목해 복제의 관점에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물속에 비친 나르시스가 복제된 나르시스로 태어나 진짜 나르시스와 투쟁을 벌이는 내용이다. 23인조 오케스트라 연주, 에코와 나르시스를 노래하는 소프라노와 테너, 합창단 12명의 목소리에 현대무용가 2명이 춤을 입힌다. 무대 벽에 거대한 나르시스의 부조 조형물이 등장해 관객을 압도한다. 1, 2부 모두 다양한 장르를 합쳐 복제를 표현한 점은 신선했다. 하지만 1부와 2부가 너무 상이해 통일감을 찾기 어려웠다. 다양한 예술가의 퍼포먼스와, 우리의 현재가 잘려 나가고 다시 복제된다는 전체 주제의식이 따로 논다는 느낌이 강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3-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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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초에 인간의 몸짓이 있었다

    태초에 몸짓만이 있었다면 인간들은 이렇게 소통했을 것이다. 낮이면 원시적인 음성과 섬세한 제스처로, 밤에는 서로의 몸에 손가락으로 몸짓을 그려가며…. 26일까지 열리는 제32회 국제현대무용제 모다페의 개막작 ‘바벨’은 이런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해 언어, 국가, 종교, 정체성의 관계를 기하학적 구조물과 원시적 음악, 창의적인 몸놀림으로 풀어냈다. 17, 18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 ‘바벨’은 벨기에 출신의 세계적인 안무가 시디 라르비 셰르카우이와 다미앵 잘레의 작품이다. 바벨탑을 쌓아 하늘에 닿으려 한 인간들의 오만한 행동으로 신이 분노해 인간이 뿔뿔이 흩어지고 서로 다른 언어를 쓰게 됐다는 성경 이야기에 기초했다. 무용수 13명과 뮤지션 5명은 13개 국적과 15개 언어, 7가지 종교적 배경을 지녔다. 춤사위는 꽤 원시적이다. 언어가 생기기 전 사랑을 표현하는 남녀 무용수는 손가락 끝으로 서로를 만지다 온몸을 사용해 서로의 피부에 닿아간다. 만지는 것만으로 상대의 신경세포와 공감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동 가능한 정육면체와 직육면체 모양의 알루미늄 구조물 5개는 언어로 인한 소통의 단절과 소외를 상징한다. 무용수들은 구조물을 서로 겹쳐 올리며 바벨탑을 쌓는다. 언어로 인간이 소외되는 순간이다. 후반부에는 미국의 패권주의를 조롱하는 내용이 등장한다. 미국인 무용수는 “마이클 잭슨, 마돈나, 레이디 가가도 쓰는 언어가 영어다”라며 다른 무용수들이 엉켜서 만든 로봇 팔다리로 왕처럼 군림하다가 싸움판이 벌어진다. 결국 싸움이 끝나고 남녀 무용수가 상의를 벗은 채 공연 초반 교감의 춤사위로 돌아간다. 더욱 깊은 교감으로 모든 무용수는 서로 화해하며 공연은 끝난다. 공연은 ‘피부를 제거해 나와 당신의 경계를 허물고 사람의 마음을 오롯이 읽어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전달한다. 음악은 북, 드럼, 단소를 비롯해 다양한 악기와 가사 없는 원초적인 목소리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해냈다. 자막 처리가 다소 아쉬웠지만 표현력이 뛰어나 언어가 다름에도 이해하는 데 큰 무리가 없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3-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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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잔근육의 슬픈 춤사위에 혼을 담다

    “내가? (대상 트로피를 보며) 큰 대(大)자가 써 있는데 제 것 맞나요?” 18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43회 동아무용콩쿠르 본선에서 대상을 받은 이주미 씨(20·한국예술종합학교 4년)는 한참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이 씨는 동아일보사 주최, 한국전력공사 협찬으로 열린 이 대회 일반부 현대무용부문에 작품 ‘헤일링 소로(Hailing Sorrow)’로 참가했다. 잔 근육을 활용해 슬픔을 표현하는 연기를 선보였다. 여자 무용수가 이 콩쿠르에서 대상을 받은 것은 1999년 제29회 수상자인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황혜민 씨 이후 14년 만이다. 이 씨는 중학교 2학년 때까지 발레를 배우다 ‘발등과 무릎, 유연성이 발레를 하기엔 선천적으로 부족하다’는 주변의 얘기를 듣고 현대무용으로 전공을 바꿨다. 서울 계원예술고에 진학한 후에도 다른 무용수보다 마른 체형이라 근육을 키워 현대무용에 적합한 몸을 만드는 과정이 힘들었다고 한다. 그는 제39회 동아무용콩쿠르 학생부 현대무용부문에서 금상을 받았다. 심사위원인 정의숙 성균관대 무용학과 교수는 “동작에서 나오는 자기 표현력, 전달력이 수준 높았다. 단순한 테크닉의 연속이 아니라 무용수 자체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깨끗하고 선명했다”고 평가했다. 심사위원 명단과 본선 참가자들의 채점표는 동아닷컴(www.donga.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콩쿠르 실황을 담은 동영상은 다음 달 3일 동아닷컴에 공개한다.● 수상자 명단 ◇일반부 ▽한국무용 전통(여) △금상 남화연(숙명여대 4년) △은상 권덕연(한예종 4년) 박수련(고려대 대학원) ▽한국무용 전통(남) △금상 지승환(한예종 3년) △은상 이정일(한체대 4년) △동상 안영환(한예종 4년) ▽한국무용 창작(여) △금상 김지은(중앙대 3년) △은상 이예진(서경대 4년) 이보라(중앙대 3년) ▽한국무용 창작(남) △금상 전현곤(경희대 4년) 박주상(세종대 2년) △동상 이준영(한예종 졸) ▽현대무용(여) △은상 안보영(한양대 4년) △동상 최예나(세종대 4년) ▽현대무용(남) △금상 이재현(중앙대 4년) △은상 김용흠(충남대 4년) △동상 권혁(한성대 4년) ▽발레(여) △금상 김민정(한예종 4년) △은상 곽경가(이화여대 4년) △동상 김경림(세종대 4년) ▽발레(남) △금상 나대한(한예종 3년) △은상 이기행(강원대 3년) △동상 윤오성(강원대 2년) ◇학생부 ▽한국무용 전통 △금상 한지원(대전예고 3년) △은상 정소영(광주예고 2년) △동상 이희원(선화예고 3년) ▽한국무용 창작 △금상 추서현(계원예고 2년) △은상 신윤주(선화예고 3년) △동상 백상하 서이진(이상 덕원예고 3년) ▽현대무용 △금상 주현호(계원예고 3년) △은상 손주은(경북예고 2년) △동상 신민경(계원예고 3년) ▽발레 △금상 박서현(홈스쿨링) 오한들(서울예고 3년) △동상 이하연(계원예고 3년) 장소영(선화예고 3년)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3-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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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자 다이제스트]21명이 쓴 한국에서 女기자로 산다는 것은…

    최은희 여기자상 수상자 21명의 취재기와 기사를 엮은 책. 여자이기 이전에 기자이고 엄마, 아내, 며느리, 딸로 살아가야 하는 여기자들의 치열한 삶을 담았다. 여성 차별이 심하던 1960년대 여기자의 삶부터 이라크전쟁 종군 취재까지 각양각색의 취재기가 소개된다. 팔자가 드세 기자를 한다는 소리를 듣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승진에서 밀려나기도 하는 여기자의 설움도 실었다. 차별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 여기자가 가진 강점 등을 알려주며 미래의 주역이 될 여기자 혹은 여기자 지망생에게 조언한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3-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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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보산수’ 속에 담긴 운보의 꿈

    “나는 귀가 들리지 않는 것을 불행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 날더러 마지막 소원을 말하라면 도인이 되어 선(禪)의 삼매경에서 그림을 드리는 것입니다.” (운보 김기창 어록 중) 한때는 청각과 언어장애를 이겨낸 한국미술의 거목으로 평가돼 ‘20세기를 빛낸 한국의 예술인’으로 선정됐던 운보 김기창 화백(1913∼2001). 생전에 각종 상을 휩쓸며 금관문화훈장까지 받았지만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친일인사로 분류한 이후 교과서에서 지워지면서 사람들 머릿속에서도 흐릿해졌다. 운보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백년의 꿈’전이 15∼21일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원로 한국화가 오태학 이영복 최재종 심경자를 비롯한 운보의 홍익대 제자들을 중심으로 발족한 운사회(운보를 사랑하는 작가들의 모임) 회원들과 운보가 생전에 후원한 초대작가들까지 50여 명이 참여한다. 운보의 작품 3점을 비롯해 초대된 작가들이 출품한 47점이 전시된다. 무료. 02-736-1020 이번에 전시되는 운보의 세 작품을 보면 평생 다양한 화풍을 시도했던 운보의 모습을 알 수 있다. ‘청록산수’는 운보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녹색을 이용해 호방한 붓놀림으로 자연의 목가적인 풍경을 담았다. ‘바보산수’는 풍경을 과장, 왜곡, 변형해 신선한 파격을 준 산수화. 그가 말년에 “난 세상 물정을 모르는 바보”라며 그린 작품이다. ‘문자도’는 운보가 1960년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지속적으로 시도했던 추상회화다. 이구열 한국근대미술연구소장은 “풍경화, 민화, 추상화까지 운보는 끊임없는 탐구정신과 실험적인 작품 활동으로 동양화의 맥을 이었다”고 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3-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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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형문화재 박명배 소목장과 제자들의 목가구 전시회

    ‘소목장 박명배와 그의 제자전’이 14∼21일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5호 소목장 박명배 장인의 공간문갑 작품(사진)을 비롯해 그를 사사한 목야회(회장 함명주) 회원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나무의 아름다움을 우리 전통의 선과 비례로 되살린 전통목가구의 현대적 재창조를 보여준다. 02-736-1020}

    • 2013-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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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제강점기의 조르바… 낭만적 자유 외친 원작보다 침울

    다음 달 2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 ‘라오지앙후 최막심’(배삼식 작·양정웅 연출)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를 1941년 연해주 지역의 떠돌이 조선인 최막심의 이야기로 번안한 작품이다. 최막심의 별명 ‘라오지앙후(老江湖)’는 산전수전 다 겪어 세상물정에 밝은 사람을 뜻하는 중국 속어, 최막심은 한국인 성씨인 최와 흔한 러시아 이름 막심을 섞어놓은 것이다. 민족과 조국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을 뜻한다. 극의 배경은 일제강점기 연해주에 위치한 상상의 마을 ‘앵화촌’이다. 원작의 배경은 터키와 그리스 사이에서 참혹한 분쟁을 겪고 있던 1800년대 말 크레타 섬이었다. 작가는 터키와 전쟁 중인 크레타의 분위기와 일제강점기 연해주로 이주한 우리 민족의 모습을 연결지었다. 앵화촌 마을 사람들은 독립운동을 하러 나간 아들과 남편을 기다리며 살아남기 위해 아편농사를 짓는다. 이곳에 광산사업을 하러 온 지식인 김이문은 최막심을 만난 뒤 책을 집어던지고 마을 사람들의 애환 어린 진짜 삶과 마주한다. 시대적 배경이 다른 탓인지 낭만적인 자유를 다뤘던 원작보다 극은 분위기가 처지고 어두워졌다. 광기 충만한 조르바의 경쾌한 춤사위 대신 최막심은 아코디언을 처연히 연주하고 무거운 주제의식이 담긴 대사를 뱉는다. ‘민족’ ‘나라’ ‘조국’이 들어간 대사가 유난히 많은데 최막심은 이런 극단적인 민족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마을 사람들은 독립운동을 하던 남편과 아들의 사망 소식을 듣고 미쳐간다. 죽은 남편이 일본인이었던 로사는 마녀사냥을 당한다. 후반으로 치달을수록 최막심의 분노는 극에 달한다. “조국과 민족은 개수작”이라고 외치는 최막심의 광기와 야성은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온 몸으로 고민했던 조르바만큼 강렬하지 않다. 하지만 일본인 음악감독 하찌가 연출한 배경음악은 극이 끝난 후에도 뇌리에 남는다. 무대가 바뀔 때마다 나오는 우쿨렐레, 기타, 아코디언 밴드의 라이브 연주와 ‘코스모스 탄식’ ‘연해주 천리길’을 비롯한 1930, 40년대 근대가요를 부르는 배우들의 목소리가 침울한 분위기를 그나마 산뜻하게 한다.: : i : : 서울 명동예술극장, 2만∼5만 원. 1644-2003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3-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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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자 다이제스트]순천만 습지에서 띄우는 ‘힐링 메시지’

    주명덕 구본창 조대연을 비롯한 7명의 사진작가와 신달자 신경숙 곽재구 등 5명의 작가가 전남 순천만 습지를 방문한 뒤 배우고 느낀 것을 사진과 글로 담아냈다. 순천만 자연의 모습을 담아낸 사진과 사람들의 삶을 그린 글은 치유의 메시지를 전한다. 각 장은 사진작가와 글 작가의 순서로 구성됐다. 순천만의 사진을 감상한 뒤 글을 음미할 수 있다. 박종우 다큐멘터리 감독이 연출한 영상 DVD가 책에 포함되어 있어 순천만의 갈대와 바다, 철새, 바람을 영상으로도 감상할 수 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3-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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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등신 심청이… 심봉사 눈뜰라

    “속눈썹 뗄까요? 떼면 안 예쁘나? 어쩌지….” 8일 오전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 발레단 연습실에서 만난 발레리나 팡멍잉(方夢穎·23)은 인터뷰보다 사진을 어떻게 찍을지 고민이었다. 연습실 전면 거울에 찰싹 달라붙어 인조속눈썹을 뗐다 붙였다 하면서. 9∼12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되는 유니버설발레단(UBT) ‘심청’에서 그는 심청을 연기한다. 1986년 국립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외국인 발레리노가 남자 주인공을 맡은 적은 있어도 외국인 발레리나가 여자 주인공 심청에 낙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열 살 때 중국의 유명 무용학교인 베이징무도학원에 영재로 입학해 2006년 베이징 국제발레콩쿠르 1등상을 탔다. 이듬해 유니버설발레 유병현 예술감독의 권유로 UBT에 둥지를 틀었다. 중국 허난 성 출신인 그가 이번 심청에 발탁된 이유는 뭘까. 그가 건너편 거울을 힐끔 보더니 재빠르게 얼굴을 체크했다. “예뻐서 뽑힌 거 같아요(웃음). 다른 무용수보다 얼굴이 작고 키가 크고 팔다리가 길어서 뽑힌 거 아닐까요.” 그가 졸업한 베이징무도학원은 3번 척추부터 엉덩이까지의 길이보다 엉덩이 아래쪽부터 발뒤꿈치까지의 길이가 10cm 더 길어야 입학할 수 있는 곳이다. 문훈숙 단장은 “심청은 연기가 중요한 서정적인 작품인데 팡멍잉은 스토리텔링이 뛰어난 데다 심청의 서정성과 어울리는 처연한 몸 라인을 갖췄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4월 ‘백조의 호수’ 공연의 백조 오데트에 이어 주연은 이번이 두 번째. 입단한 지 6년 차라 발레단에선 나름 고참이지만 여기까지 오는 데 궂은일도 많았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님을 따라 강의 시연을 비롯해 조그만 행사에 많이 나갔어요. 2009년 ‘라 바야데르’에서 군무와 솔리스트 배역을 함께 맡았을 땐 발톱이 다 빠졌죠. 지금은 발톱이 두껍게 나서 발이 미워졌어요.” 그는 평소에 토슈즈가 불편해도 뒤꿈치만 느슨하게 하고 발가락은 꼭 가린다고. 중국인 심청이 낯설 수 있겠지만 팡멍잉은 사실 심청을 많이 닮았다. 무남독녀 외동딸로 중국에 계신 부모님이 그리워 하루도 빠짐없이 전화를 드린다. 게다가 나이도 10대 소녀인 심청에 가장 가깝다. 함께 심청 역으로 발탁된 강예나 황혜민 김나은은 모두 30대의 수석무용수인 반면 팡멍잉은 아직 솔리스트다. “1막에서 인당수에 떨어지는 연기를 할 때마다 아빠 생각이 나요. ‘심청’은 드라마 발레라 표정연기가 중요한데 보고 싶은 부모님 생각을 하면 슬프고 애절한 심청에게 감정이입이 잘돼요. 감정연기는 자신 있어요.” 그가 중국 발레계의 러브콜을 거절하고 한국행을 택했을 땐 부모님의 반대가 격렬했다고 한다. 한국 발레의 매력에 대해 물으니 그의 눈이 반짝였다. “국제콩쿠르에서 뛰어난 한국 학생을 많이 봤어요. 중국 발레는 예쁜 외모가 중요하지만 한국 발레는 외모에 포즈, 감정, 테크닉 모두 뛰어나야 해요. 또 나 하나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니라 모두가 함께 잘해야 한다는 문화라서 협동심도 배웠고요.” 그는 11일 오후 3시 무대에 선다. “떨리지 않냐”고 물으니 그가 해맑게 웃었다. “전혀요. 아버지를 위해 전쟁터에 나간 중국 소녀 뮬란이 아니라 눈먼 아버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진짜 심청이 될 거예요.” 1만∼10만 원. 02-2280-4114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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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판 심청 ‘선피시’ 춘향판 심청 ‘인당수’

    유니버설발레단 ‘심청’을 비롯해 다가올 6월까지 다양한 심청이가 무대에 오른다. 다음 달 15일부터 7월 8일까지 열리는 제7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은 고전 심청전을 다룬 미국 뮤지컬 ‘선피시(Sunfish)’와 창작뮤지컬 ‘인당수 사랑가’를 초청했다. ‘선피시’에선 미국인 심청이가, ‘인당수 사랑가’에선 춘향표 심청이가 나온다. 다음 달 17일부터 23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되는 ‘선피시’는 미국 바닷가 근처 마을을 배경으로 한 현대판 심청의 이야기다. 뮤지컬 ‘카페인’의 김혜영 작곡가와 미국 극작가 마이클 쿠퍼가 뉴욕대 대학원 졸업작품으로 발표한 작품으로 2012년 보스턴 프로스펙트 시어터 무대에 올랐다. 가난하고 눈먼 아비에 대한 딸 아해의 헌신적인 사랑을 그린다. ‘선피시’는 아비가 밝게 자라라고 아해에게 붙여주는 애칭. 뺑덕어멈과 용왕을 비롯한 심청전의 주요 캐릭터도 살짝 변형돼 등장한다. 다음 달 29, 30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인당수 사랑가’는 2002년 초연 이후 꾸준히 사랑받아온 작품이다. 심청전에 춘향전의 극적 설정을 더해 눈먼 아비를 봉양하는 효녀 춘향이와 몽룡이의 사랑을 그린다. 심봉사와 뺑덕어멈, 방자와 변학도가 원작과는 다른 캐릭터로 나와 새롭다. 심봉사는 춘향을 변학도 후처로 앉히고 싶어 하는 철없는 노인네로, 뺑덕어멈은 요염미를 뽐내는 술집 마담 뺑마담으로 나온다. 변학도는 춘향을 통해 식어버린 열정을 되찾으려는 중년 남성이다. 두 작품 모두 4만∼6만 원. 053-622-1945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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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기의 황제… 랩처럼 쏟아내는 대사… 전율!

    처음엔 너무도 낯설었다. “으악, 으악” “하악, 하악” 배우 9명이 내는 원초적 소리부터 “뚜두둑” 마이크를 치아로 긁어 뜯어내려는 소리까지. 살짝 미친 것 같은 이들이 만들어내는 오묘한 기운과 카리스마는 관객을 순식간에 압도했다. 19일까지 열리는 의정부음악극축제의 개막작으로 4, 5일 경기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공연된 음악극 ‘칼리굴라 리믹스’(마크 보프레 각색·연출)는 고대 로마의 3대 황제였던 칼리굴라를 소재로 알베르 카뮈가 쓴 희곡을 독특한 연출 스타일로 무대에 옮겼다. 사랑했던 누이 드루실라의 죽음을 겪으며 죽음에서 도피하고자 ‘살아있는 신’이 되려 했던 로마 황제 칼리굴라와 그 반대세력의 갈등을 담았다. 캐나다의 프랑스어권인 퀘벡의 극단 테르데좀이 공연하는 이 극은 무대의 삼각형 모양 테이블(디지털 콘솔) 위에 9명이 둘러앉아 주인공 칼리굴라의 지휘를 받으며 목소리와 최소한의 몸짓으로만 극을 이끌어간다. 배우들이 읊는 대사들은 때로는 랩처럼, 때로는 노래처럼 들린다. 마이크에 입을 대고 대사를 읊조리며 속삭이거나 리듬에 맞춰 모두가 긴 대사를 쉬지 않고 쏟아낼 땐 소름이 끼친다. 테이블에 앉아 목소리만 내던 배우들은 극 후반엔 마이크를 버리고 테이블 위로 올라서 직접 연기를 선보인다. 칼리굴라는 죽음에 다다르며 테이블 위에서 기어 다니고 머리를 쥐어뜯으며 광기를 분출한다. 누이의 죽음에 대한 슬픔과 완전한 악을 통해 선에 이르고자 하는 역설적 욕망이 폭발하는 순간이다. 추상적이고 시적인 대사들을 압축해 번역한 데다 그나마도 자막이 너무나 간단하고 빨리 지나가는 바람에 주옥같은 대사의 묘미를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던 점이 아쉬웠다. 하지만 배우가 대사를 리드미컬하게 소화하는 능력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고전적 내용을 전위적 무대연출로 표현했다는 점은 의미 있다. 대사의 어조와 리듬감으로 짜릿함을 선사하고, 9명의 목소리가 섞여 하나의 음악을 연주해내는 이 작품은 음악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3-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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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결-담백한 묘사 속에 쓸쓸한 기운 감돌아

    명문가의 자제로 태어났으나 맏형의 과거시험 부정과 역적모의에 연루되며 출사길이 막혔던 표암 강세황(1713∼1791). 그는 처가가 있는 경기 안산에서 농사를 짓다 60세에 처음 벼슬길에 나서기 전까지 주류에서 밀려났던 쓸쓸한 심경을 화폭에 담았다. 조선 후기 ‘남종문인화’의 대가 표암 강세황의 탄생 300주년을 맞아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이 ‘표암과 조선남종화파’전을 12일부터 26일까지 연다. 표암을 중심으로 원교 이광사(1705∼1777), 현재 심사정(1707∼1769), 호생관 최북(1712∼1786), 단원 김홍도(1745∼1806), 긍재 김득신(1754∼1822)을 비롯한 20명의 작품 70여 점을 공개한다. 무료. 02-762-0442 표암은 시와 글씨, 그림에 모두 능해 ‘삼절(三絶)’로 불렸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모두 예조참판을 지낸 명문가 출신임에도 사대부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웠다. 중인 출신인 단원 김홍도의 진가를 알아보고 그의 정신적 스승이 됐다. 성리학을 기반으로 진경산수가 꽃피울 때 현재 심사정에 이어 명나라에서 완성된 남종문인화를 받아들였다. 호기심이 많았던 표암은 60세인 1773년 영조의 특명으로 관직에 진출한 이후에도 청나라의 문화를 활발히 받아들이려 했다. 표암의 작품에는 쓸쓸한 기운이 감돈다. 뜻을 펼치지 못했던 젊은 날, 세상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그의 심리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사실적인 묘사가 특징인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와 달리 묘사가 화려하지 않고 간결하고 담백하다. 이는 중국 명대의 남종문인화를 계승한 조선남종화의 대표적인 특징이 됐다. 표암의 작품 가운데 조선남종화풍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소림묘옥(疏林(류,묘)屋)’은 간결한 묘사와 강한 필선이 특징이다. ‘물외한거(物外閑居)’를 보면 중국 그림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표암의 기법을 감상할 수 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3-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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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인에 의한 중국인을 위한 중국미술의 축제

    지난달 30일 오후 6시 중국 베이징의 전국농업전람관에 사람들이 물밀듯 몰려들었다. 노동절 연휴를 끼고 3일까지 이어진 국제 미술품 장터 ‘2013 아트베이징’의 프리뷰를 보러 온 관객들이었다. 화려한 옷차림의 컬렉터와 미술 애호가들이 주류를 이루는 해외 아트페어와 달리 이곳은 학생들, 아이와 할머니를 동반한 가족 등 각계각층이 한데 어우러져 시끌벅적한 축제 분위기로 달아올랐다. 올해 8회를 맞은 아트베이징은 2004년 시작한 중국국제화랑박람회(CIGE)와 함께 베이징의 양대 아트페어로 꼽힌다. 둘은 비슷한 시기에 열렸으나 후발주자의 급성장으로 CIGE 개최는 미뤄졌다. 아트베이징은 국제아트페어를 표방하면서도 참여 화랑 176개 중 대다수가 중화권 화랑으로 중국 작가와 미술에 확실한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아트베이징을 통해 미국과 세계 미술시장 점유율 1위를 다투며 주목받는 중국 미술시장의 배짱과 저력을 엿볼 수 있다. 주최 측에 따르면 관객 수는 작년 5만 명에서 6만여 명으로 늘고, 95%에 이르는 화랑이 판매에 성공했다. 국제화를 내세운 아시아의 다른 아트페어와 섣불리 경쟁하는 대신 ‘중국에 근거지를 두고 아시아를 위한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장기적 목표 아래 내수 시장을 건실하게 다지는 전략이 꾸준한 성장의 원동력인 셈이다.○ 종합선물세트 구성으로 시너지를 만들다 2만 ㎡의 전시관에서 열린 행사에선 쩡판즈, 장샤오강 등 블루칩 작가와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두루 볼 수 있었다. 고미술에 관심이 많은 나라답게 동양화 서예 장신구 가구 등을 조명한 전시장이 더 북적거렸다. 7개 특별전 가운데 한중일 작가를 소개하는 ‘Being Asia’전이 눈길을 끌었다. 한국의 가나아트, 예, 아틀리에 705, 선 컨템포러리 같은 화랑들이 진유영 김두진 이환권 박미나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김율희 씨는 “가까이 있으면서도 중국인들은 아시아 작가를 잘 모른다”며 “관객들이 테크닉과 개념이 조화를 이룬 한국 미술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상업성에 충실하면서도 비영리단체와 공공미술을 조명하는 등 종합선물세트 같은 구성으로 시너지를 낸 것이 인상적이었다. 전시장 들어가는 길목에 ‘공원’을 테마로 입장료를 내지 않고 감상할 수 있는 조각과 미디어 아트를 선보였다. 전시장 안에선 이스라엘 멕시코 스페인 등 각국 대사관과 문화원들이 참여한 기획전과 함께 폴리옥션 등 주요 경매사들의 동시 프리뷰가 열렸다. 앤디 워홀, 구사마 야요이의 작품과 다윈의 ‘종의 기원’ 초판본을 소개한 컬렉터 소장품전, 자선 프로젝트 등 볼거리가 풍성했다.○ 국제화에 앞서 현지화로 초점을 맞추다 세계 미술시장이 침체된 상태지만 ‘중국 스타일’을 앞세운 아트베이징은 관객 수와 판매에서 호조를 보였다. 에이미 리 갤러리의 에이미 리 대표는 “작가 7명의 30점을 가져와 3분의 1 정도 팔았다”며 “아직까지 투자 목적으로 사는 컬렉터들이 많긴 하지만 이런 행사를 통해 중국인들의 현대미술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트베이징 둥멍양 대표는 “중국 컬렉터와 작가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관객들에게 현대미술을 알리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중국인들이 아직은 해외 미술을 받아들일 단계가 아니라는 판단에서 선진국 아트페어 운영 모델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 우리에게 맞는 현지화 전략을 택한 것이 발전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매 등 중국의 2차 미술시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진 만큼 아트베이징을 통해 1차 시장이 차근차근 발전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베이징=고미석 문화전문기자·논설위원 mskoh119@donga.com}

    • 2013-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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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사회]번역하다 머리에 쥐 날라… 영어 원서, 국어처럼 읽어라

    “air mass(기단)란 air(공기)가 오랫동안 한 area(지역)에 가만히 있으면서 earth surface(지표)의 characteristic(성질)을 반영해 형성된, temperature(기온)와 humidity(습도) 등의 atmosphere(대기) 상태가 similar(유사)한 큰 volume of air(공기 덩어리)를 말한다.” 기괴한 문장이다. 흡사 패션잡지에서나 볼 수 있는 ‘아티스틱(예술적인)한 감성을 바탕으로 페미닌함(여성스러움)을 세련되고 아트적(예술적)인 느낌으로 표현…’ 같은 문장과 뭐가 다를까 싶지만 이 책은 이공계 원서 독해 가이드 책이다. 책은 수학 생물학 지구과학 화학 모두 네 권으로 분권되어 이공계 전공서에 나오는 핵심개념을 습득하도록 돕는다. 영어단어를 우리말 문장에 끼워 넣은 것도 핵심개념을 영어 자체로 습득해 원서 읽기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서다. 저자는 소설이나 논픽션이 아닌 이상 번역서를 읽는 것이 영어 원서를 읽는 것만큼 어렵다고 말한다. 오역이나 표현상의 한계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이유 때문이다. 그는 정신적 깨달음을 뜻하는 철학적 용어 ‘오성(悟性)을’ 언급하며 아무리 번역을 잘해도 영어로 읽지 않으면 의미를 100% 정확하게 전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또 세계의 앞선 지식을 모국어로 습득하기엔 번역량 자체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네 가지 단계로 구성됐다. 장마다 기초용어 확인, 원서 읽기 도전, 영어 문제 훈련, 복습과 추가 지식 코너로 꾸며진다. 기초용어 확인 코너에서는 우리말 문장에 주요 용어를 영어로 표현했다. 원서 읽기 도전 코너와 영어 문제 훈련 코너에서는 똑같은 내용을 한국어와 영어로 표기해 놓아 한국어, 영어 문장을 서로 대조하기 쉽도록 했다. 처음에는 원서에 자주 나오는 전문용어와 기초 표현들을 습득하게 하고, 이것이 어떻게 문장으로 꾸며지는지 영어 원문을 보여준다는 구성이다. 하지만 의문도 남는다. ‘algebraic function(대수함수)’ ‘spherical trigonometry(구면 삼각법)’같이 한국어로만 썼던 전문용어들을 영어 표현으로 익히고 우리말 문장과 영어 문장을 병렬시켜 본다고 한들 이 책이 전공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딱 거기까지다. 영어에 대한 최소한의 문법 설명도 없는 상황에서 한국어로도 어려운 문장을 영어로 이해하기엔 무리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13-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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