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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병오년(丙午年) 새해를 앞두고 종교 지도자들이 “국민 모두의 지혜를 모아 극심한 대립과 갈등의 사회를 극복하자”고 당부했다.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은 29일 신년 법어를 통해 “본래 청정하고 만덕을 구족(具足·고루 갖추)한 마음으로 중생의 행복을 기원하면, 예토가 바로 정토가 되고, 위기는 기회가 되며, 질병과 전쟁은 저절로 소멸하리라”라며 새해엔 우리 국민이 평안하길 발원했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도 이날 신년사에서 “병오년 새해엔 분노의 불은 내려놓고, 지혜와 자비의 불을 밝혀 서로의 마음을 덥히는 한 해가 되자”라고 했다.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김정석 대표회장은 이날 신년 메시지에서 “비난보다 격려를, 정죄보다 사랑을 택하며, 연합과 일치의 아름답고 선한 가치를 증명하는 한국교회가 되길 소망한다”라고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박승렬)도 “갑작스러운 계엄의 위기에도 우리 시민들은 올 한 해 성숙한 민주 시민 의식으로 헌법 가치를 굳건히 수호해 냈다”라며 “이젠 갈등과 대립의 질곡을 넘어, 진정한 평화와 화합의 시대로 나아가자”라고 당부했다.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도 같은 날 새해 메시지를 통해 “올 한 해 우리는 세계가 감탄한 성숙한 민주주의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새 정부가 지속 가능한 발전과 조화로운 사회를 향해 나아가길 기도한다”다.원불교 왕산 성도종 종법사는 신년 법문을 통해 “공익심이 살아 있는 공동체는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며, 그 생명력을 이어간다”라며 “공익심의 실천인 ‘나눔과 합력’이 생활 문화가 될 때 사회 평등 역시 일상의 질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민족종교협의회 김령하 회장은 “새해에도 우리 민족 고유의 정신을 바탕으로 사회의 아픔을 치유하며, 서로가 서로를 살리는 상생의 문화를 일구는 데 정성을 다하자”라고 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교황 레오 14세가 25일(현지 시간) 발표한 즉위 후 첫 성탄절 메시지를 통해 “책임은 평화로 가는 확실한 길”이라며 세계의 분쟁 당사자들에게 대화를 촉구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서 “예수는 우리를 죄로부터 해방시켜 주기 위해 태어나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다”며 “그의 은총 안에서 우리는 증오와 폭력, 반대를 거부하고 대화와 평화 그리고 화해를 실천하기 위해 각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사진). 교황은 이어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자”며 “관련 당사자들이 국제사회의 도움과 헌신으로 진실하고 직접적이며 존중하는 대화 안에서 용기를 찾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교황은 레바논과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시리아 등을 거론하며 “우리가 모두 비방을 멈추고 잘못을 인정하며 하느님께 용서를 구한다면, 그리고 진정 다른 이들의 고통으로 들어가 약하고 억압받는 이들과 연대한다면 세상은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교황 레오 14세가 25일(현지 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서 가진 즉위 후 첫 번째 성탄절 메시지를 통해 “책임은 평화로 가는 확실한 길”이라며 전 세계 분쟁 당사자들에게 대화를 촉구했다.교황은 “예수는 우리를 죄로부터 해방해 주기 위해 태어나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다”라며 “그의 은총 안에서 우리는 증오와 폭력, 반대를 거부하고 대화와 평화, 그리고 화해를 실천하기 위해 각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자”라며 “관련 당사자들이 국제 사회의 도움과 헌신으로 진실하고 직접적이며 존중하는 대화 안에서 용기를 찾았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교황은 또 레바논,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시리아 등을 거론하며 “우리가 모두 비방을 멈추고 잘못을 인정하며 하느님께 용서를 구한다면, 그리고 진정 다른 이들의 고통으로 들어가 약하고 억압받는 이들과 연대한다면 세상은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고통과 외로움의 자리에 있는 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곧 아기 예수님을 만나는 길입니다.”(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25일 성탄절을 맞아 전국 성당과 교회에서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미사와 예배가 이어졌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이날 0시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주님 성탄 대축일 밤 미사’를 봉헌했다. 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는 미사에서 “동방박사들이 별빛의 부르심에 응답해 아기 예수님을 찾아 나섰듯, 우리도 이 시대의 어둠 속에서 작은 사랑의 불빛을 들고 희망의 여정을 이어가야 하겠다”고 했다. 정 대주교는 이어 “일상에서 나누는 작은 친절과 한 사람을 품어주는 마음이 바로 성탄의 신비를 드러내는 가장 구체적인 표지”라며 “성탄의 은총이 가장 외지고 어두운 곳에 먼저, 그리고 충만히 내리길 빈다”고 말했다. 미사에 앞서 명동대성당 앞마당에선 아기 예수 모형을 말구유에 안치하는 ‘구유 예절’도 진행됐다. 여의도순복음교회(담임목사 이영훈)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대성전에서 성탄 축하 예배를 올리고 성탄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겼다. 이영훈 목사는 “가장 낮은 곳으로 오신 예수님의 탄생은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는 희망을, 상처받은 이들에게는 위로를 주는 소식”이라며 “성탄의 밝은 빛이 어둠을 몰아내고 모든 가정과 일터 위에 하나님의 무한한 축복의 은혜가 함께하길 기도한다”고 했다. 이 밖에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도 교구장 김장환 주교 집전으로 성탄 전야인 24일과 성탄절인 25일 모두 네 차례의 성탄 감사 성찬례를 봉헌했다. 경기 용인 새에덴교회(담임목사 소강석), 경기 파주 한소망교회(위임목사 최봉규) 등도 성탄 축하 예배를 열고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했다. 25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선 팔레스타인 민중과 연대하는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예배’가 열리기도 했다. 이웃 종교인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 크리스마스 트리등을 밝히고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법고(法鼓)가 이렇게 대규모로 세상 밖으로 나와 공연을 한 것은 아마 처음인 것 같습니다.” 지난달 30일 경기 수원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법음(法音)―일곱 법고, 세상으로 나오다’ 공연이 열렸다.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태고종 등 국내 불교 5개 종단 스님 1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사찰 사물(법고, 범종, 운판, 목어) 중 하나인 법고로 세상을 울렸다. 이 공연의 총감독을 맡았던 김혜진 전통국악예술교육협회 대표(46)는 2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만나 “북은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심장 박동과 가까운 소리”라며 “소란한 삶 속에서 잠시 멈추고 ‘마음의 북소리’를 듣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연주자로 공연에도 참여했다. ―법고가 국악의 북과 다른 점이 많다고 들었습니다.“법고는 주로 절에서 아침·저녁 예불과 법식을 거행할 때 쓰는 의식 도구입니다. 북의 한 종류지만 지름이 5자 반(약 166.7cm)으로 매우 크고, 국악의 북과는 달리 연주법도 경건하고 엄숙하게 두 발을 모으고 몸을 전혀 쓰지 않은 채 팔로만 치지요. 뭣보다 가장 큰 차이는 소리가 주는 의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법고는 땅에 있는 축생을 제도하고, 시방(十方)세계를 깨우치기 위해 치는 것이니까요.” ―일곱 법고를 동시에 대중 공연에서 연주한 게 처음이라고요.“종교의식용 도구다 보니 주로 절에서, 그것도 한 개를 놓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러다 보니 전수자가 없어 명맥이 끊긴 곳도 있고요. 20년 넘게 법고를 배우고, 스님들을 가르치다 보니 이 좋은 악기를 산중에만 머물게 하지 말고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구산 스님 등 법고를 배우는 스님들께 이야기했더니 흔쾌히 동참을 결정해 저질러 버린 거죠. 하하하.” ―5개 종단 스님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도 보기 힘든 장면입니다.“우리 사회가 이념, 계층, 성별 등으로 갈등이 심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우리나라가 좋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근본적인 마음은 다 같다고 봐요. 불교의 종단도 마찬가지지요. 부처님 말씀을 전한다는 것은 똑같은데 전하는 방식이나 수행 방법 등이 조금씩 다른 것뿐이니까요. 그런 면에서 서로 다른 종단 스님들이 모여 공연하면 불교계는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진우 조계종 총무원장이 공연 뒤 “오랜 번뇌가 낙엽처럼 흩어지는 듯하다”고 했더군요.“아기가 느낄 때 엄마의 심장 박동과 가장 비슷한 게 북이래요. 그만큼 그 진동이 몸 깊은 곳에서 편안하게 울리는 거죠. 그 울림으로 번뇌를 걷어내고, 마음의 중심을 세웁니다. 그래서 법고는 수행의 호흡이자 마음의 경전이기도 하지요. 요즘 세상이 너무 힘들고, 모두가 숨이 찰 정도로 빠르게 살고 있지 않습니까. 마음을 쉬게, 편하게 해주는 뭔가가 있다면 그것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법고(法鼓)가 이렇게 대규모로 세상 밖으로 나와 공연을 한 것은 아마 처음인 것 같습니다.”지난달 30일 경기 수원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법음(法音)-일곱 법고, 세상으로 나오다’ 공연이 열렸다.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태고종 등 국내 불교 5개 종단 스님 1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사찰 사물(법고, 범종, 운판, 목어) 중 하나인 법고로 세상을 울린 것. 2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만난 김혜진 총감독(46·전통국악예술교육협회 대표)은 “북은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심장 박동과 가까운 소리”라며 “소란한 삶 속에서 잠시 멈추고 ‘마음의 북소리’를 듣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연주자로 공연에도 참여했다.―법고가 국악의 북과는 다른 점이 많다고 들었습니다만….“법고는 주로 절에서 아침·저녁 예불과 법식을 거행할 때 쓰는 의식 도구입니다. 북의 한 종류지만 지름이 5자 반(약 166.7cm)으로 매우 크고, 국악의 북과는 달리 연주법도 경건하고 엄숙하게 두 발을 모으고 몸을 전혀 쓰지 않은 채 팔로만 치지요. 무엇보다 가장 큰 차이는 소리가 주는 의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법고는 땅에 있는 축생을 제도하고, 시방세계를 깨우치기 위해 치는 것이니까요.”―일곱 법고가 동시에 대중 공연에서 연주한 것도 처음이라고요. “종교의식용 도구다 보니 주로 절에서, 그것도 한 개를 놓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러다 보니 전수자가 없어서 명맥이 끊긴 곳도 있고요. 20년 넘게 법고를 배우고, 스님들을 가르치다 보니 이 좋은 악기를 산중에만 머물게 하지 말고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구산 스님 등 법고를 배우는 스님들께 이야기했더니 흔쾌히 동참을 결정해 저질러 버린 거죠. 하하하.”―5개 종단 스님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도 보기 힘든 장면 같습니다.“우리 사회가 이념, 계층, 성별 등으로 갈등이 심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우리나라, 사회가 좋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근본적인 마음은 다 같다고 봐요. 불교의 종단도 마찬가지지요. 부처님 말씀을 전한다는 것은 똑같은데 전하는 방식이나 수행 방법 등이 조금씩 다른 것뿐이니까요. 그런 면에서 서로 다른 종단 스님들이 모여 공연하면 불교계는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진우 총무원장이 공연을 본 뒤 “오랜 번뇌가 낙엽처럼 흩어지는 듯하다”라고 평했더군요.“아기가 느낄 때 엄마의 심장 박동과 가장 비슷한 게 북이래요. 그만큼 그 진동이 몸 깊은 곳에서 편안하게 울리는 거죠. 그 울림으로 번뇌를 걷어내고, 마음의 중심을 세웁니다. 그래서 법고는 수행의 호흡이자 마음의 경전이기도 하지요. 요즘 세상이 너무 힘들고, 모두가 숨이 찰 정도로 빠르게 살고 있지 않습니까. 마음을 쉬게, 편하게 해주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가물남교회(嘉物南敎會): 1905년 평안북도 선천군 수청면 가물남동에 설립된 장로 교회. 가물남동교회로도 불렸다. 가물남은 앞뒤로 산과 바다에 막힌 협착한 포구로 집은 40여 호에 불과하며….”(‘북한기독교역사사전’에서)올해 한국 개신교 140주년, 광복 80주년을 맞아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소장 한규무)가 최근 ‘북한기독교역사사전’(사진)을 출간했다. 개신교 선교 초기부터 광복 당시까지 북한 지역에 존재했던 교회와 학교, 인물, 교단, 노회, 관련 사건 등 무려 1만1000여 개 항목을 수록한 이 책은 분량이 2800여 쪽에 이른다. 기획부터 출판까지 70여 명의 연구자가 10년에 걸쳐 혼신의 땀을 쏟았다. 출간을 주관한 한규무 소장(64·광주대 교수)은 22일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 기독교 역사에 대한 이해를 통해 남북 교류는 물론이고 통일을 준비하는 데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책의 출간은 2003년 평양에서 열린 손정도 목사(1881∼1931) 기념 학술대회가 계기가 됐다. 독립유공자로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받은 손 목사는 김일성이 자신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에서 “친아버지처럼 따르고 존경했다”고 술회한 인물. 손원일 초대 해군참모총장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공산국가인 북한이 기독교인을 기념하기 위해 남북한 기독교학자들을 모아 학술대회를 연 것은 전무후무한 일. 당시는 남북 관계가 지금처럼 경색되지 않았던 데다 북한도 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것을 세계에 홍보하기 위해 대회를 열었다고 한다. 당시 대회에 참가했던 한 소장은 “북한 기독교 역사를 너무 모르다 보니 북측 인사들과의 대화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남북 교류는 물론이고 탈북민 선교, 통일을 위한 준비로서도 북한 기독교 역사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참가자들 사이에 형성됐다”고 말했다. 오랜 고민과 준비 끝에 2015년 첫 편집위원회가 구성됐지만, 그때만 해도 10년이나 걸리는 지난한 작업이 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당시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등 신문, 잡지, 사료, 선교사 보고서 등을 일일이 뒤져 교회, 목사, 선교사 등 관련 내용을 정리하고, 또 이를 교차 검증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 얼마 남지 않은 1세대 실향민의 기억도 워낙 세월이 지나 정확하지 않은 것이 많아 정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 소장은 “처음에는 항목을 5000여 개로 예상했는데 조사, 연구가 진행될수록 새로운 교회, 인물, 사건 등이 계속 나와 결국 두 배가 넘어버렸다”라고 말했다. 특정 목사의 죽음이 순교인지 아닌지 등 사건에 대한 평가도 연구자마다 달라 서로 이견을 조율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들었다고 한다. 한 소장은 “분단이 여전히 계속되는 현실 속에서 지금이라도 기록하고 남기지 않으면 북한 교회사를 포함한 당시의 역사가 모두 사라질 우려가 크다”며 “이 책이 북한 지역의 기독교 역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활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여의도순복음교회(담임목사 이영훈)는 23일 “전성환 대통령비서실 경청통합수석과 염태영, 송기헌, 이용선 국회의원 등 정계 인사들이 이영훈 목사를 예방하고, 채해병특검 수사 과정에서 벌어진 이 목사의 자택 및 교회 집무실에 대한 무리한 압수수색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라고 밝혔다.여의도순복음교회에 따르면 전 수석 등은 이날 오전 이 목사를 예방하고 채해병특검 수사 과정에서 이 목사에 대해 참고인 수준을 넘어선 과도하고 무리한 압수수색이 집행된 점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압수수색 결과 어떠한 혐의점도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특검 측의 공식적인 유감 표명이나 사과가 전혀 없었던 점에 대해 유감을 전했다. 이들은 또 “사회복지의 큰 부분을 감당하고 피난처를 제공하는 교회와 목회자에 대한 무리한 수사 사례가 향후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개선과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약속했다.이에 대해 이 목사는 “헌법에 보장된 정교분리의 원칙에 따라 정부는 종교계와 교회의 역할을 존중하고, 향후 어떤 경우에도 개인적인 인권 침해나 종교계 탄압으로 인식될 수 있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교회와 정부가 협력하여 당면한 과제들을 극복하고 민생을 회복시키는 일에 앞장서자”라고 당부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가물남교회(嘉物南敎會): 1905년 평안북도 선천군 수청면 가물남동에 설립된 장로 교회. 가물남동교회로도 불렸다. 가물남은 앞뒤로 산과 바다에 막힌 협착한 포구로 집은 40여 호에 불과하며….”(‘북한기독교역사사전’에서)올해 한국 개신교 140주년, 광복 80주년을 맞아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소장 한규무)가 최근 ‘북한기독교역사사전’을 출간했다. 개신교 선교 초기부터 광복 당시까지 북한 지역에 존재했던 교회와 학교, 인물, 교단, 노회, 관련 사건 등 무려 1만1000여개 항목을 수록한 이 책은 분량이 2800여 쪽에 이른다. 기획부터 출판까지 70여 명의 연구자가 10년에 걸쳐 혼신의 땀을 쏟았다. 출간을 주관한 한규무 소장(64·광주대 교수)은 22일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기독교 역사에 대한 이해를 통해 남북 교류는 물론이고 통일을 준비하는 데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책의 출간은 2003년 평양에서 열린 손정도(1881~1931) 목사 기념 학술대회가 계기가 됐다. 독립유공자로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 받은 손 목사는 김일성이 자신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에서 “친아버지처럼 따르고 존경했다”라고 술회한 인물. 손원일 초대 해군참모총장의 아버지이기도 하다.공산국가인 북한이 기독교인을 기념하기 위해 남북한 기독교학자들을 모아 학술대회를 연 것은 전무후무한 일. 당시는 남북 관계가 지금처럼 경색되지 않았던데다, 북한도 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것을 세계에 홍보하기 위해 대회를 열었다고 한다.당시 대회에 참가했던 한 소장은 “북한기독교 역사를 너무 모르다 보니 북측 인사들과의 대화에 어려움을 겪었다”라며 “남북 교류는 물론이고 탈북민 선교, 통일을 위한 준비로서도 북한기독교 역사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참가자들 사이에 형성됐다”라고 말했다.오랜 고민과 준비 끝에 2015년 첫 편집위원회가 구성됐지만, 그때만 해도 10년이나 걸리는 지난한 작업이 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당시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등 신문, 잡지, 사료, 선교사 보고서 등을 일일이 뒤져 교회, 목사, 선교사 등 관련 내용을 정리하고, 또 이를 교차 검증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 얼마 남지 않은 1세대 실향민의 기억도 워낙 세월이 지나 정확하지 않은 것이 많아 정리에 어려움을 겪었다.한 소장은 “처음에는 항목을 5000여 개 정도로 예상했는데 조사, 연구가 진행될수록 새로운 교회, 인물, 사건 등이 계속 나와 결국 두 배가 넘어버렸다”라고 말했다. 특정 목사의 죽음이 순교인지 아닌지 등 사건에 대한 평가도 연구자마다 달라 서로 이견을 조율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들었다고 한다.한 소장은 “분단이 여전히 계속되는 현실 속에서 지금이라도 기록하고 남기지 않으면 북한 교회사를 포함한 당시의 역사가 모두 사라질 우려가 크다”라며 “이 책이 북한 지역의 기독교 역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활용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천주교, 개신교 등의 지도자들이 성탄절을 맞아 “가장 외지고 어두운 곳에 먼저 손 내미는 용기를 갖자”고 당부했다.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19일 “성탄을 맞아 강생하신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모든 이에게 충만히 내리기를 기도한다”며 “특히 삶의 상처와 외로움, 고립과 불평등 속에서 고단한 시간을 보내는 이들에게 주님의 위로와 희망의 빛이 넉넉히 스며들기를 청한다”고 밝혔다. 정 대주교는 “일상에서 나누는 작은 친절과 한 사람을 품어주는 따뜻한 마음이 바로 성탄의 신비를 드러내는 가장 구체적인 표지”라며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이들을 향해 먼저 다가가는 실천이 성탄의 정신임을 강조했다.개신교 연합단체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김정석 목사)은 15일 발표한 성탄 메시지를 통해 “성탄의 기쁜 소식이 억압과 전쟁, 재해와 기근 등 절망과 무기력 가운데 있는 모든 곳에 참된 위로와 소망이 되며, 미움이 있는 자리, 분열과 단절이 깊어진 곳마다 사랑이 다시 피어나고 관계가 회복되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박승렬 목사)도 이날 발표한 성탄 메시지에서 “성탄은 불안과 어둠 속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이라며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은 이 세상이 여전히 하나님의 돌봄 안에 있으며 어떤 어둠도 하나님의 빛을 완전히 가릴 수 없다는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NCCK는 또 “교회는 빛을 따라 살아가는 공동체이기에 하나님을 믿고 순종하여 고통받는 이웃과 함께하겠다”며 “침묵 속에 묻힌 세미한 음성에 귀 기울이고 화해와 평화의 길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한편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18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이웃 종교 지도자를 초청한 가운데 ‘크리스마스트리 등 점등식’을 개최했다. 진우 총무원장은 이 자리에서 “어두운 세상을 비추기 위해 오신 아기 예수님 탄생을 축하하며 종교계가 연대해 사회적 약자의 곁을 지키고 고통의 현장에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천주교, 개신교 등 종교 지도자들이 성탄절을 맞아 “가장 외지고 어두운 곳에 먼저 손 내미는 용기를 갖자”라고 당부했다.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19일 “성탄을 맞아 강생하신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모든 이에게 충만히 내리기를 기도한다”라며 “특히 삶의 상처와 외로움, 고립과 불평등 속에서 고단한 시간을 보내는 이들에게 주님의 위로와 희망의 빛이 넉넉히 스며들기를 청한다”라고 밝혔다. 정 대주교는 “일상에서 나누는 작은 친절과 한 사람을 품어주는 따뜻한 마음이 바로 성탄의 신비를 드러내는 가장 구체적인 표지”라며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이들을 향해 먼저 다가가는 실천이 성탄의 정신임을 강조했다.개신교 연합단체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김정석 목사)은 15일 발표한 성탄 메시지를 통해 “성탄의 기쁜 소식이 억압과 전쟁, 재해와 기근 등 절망과 무기력 가운데 있는 모든 곳에 참된 위로와 소망이 되며, 미움이 있는 자리, 분열과 단절이 깊어진 곳마다 사랑이 다시 피어나고 관계가 회복되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기원한다”라고 밝혔다. 한교총은 이어 “오늘날 한국 교회가 가야 할 길은 높아지는 길이 아니라, 낮아짐과 섬김의 길”이라며 “우리가 겸손히 이 길을 걸어갈 때 교회는 세상 속에서 신뢰를 회복하고, 빛과 소금의 사명을 계속해서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박승렬 목사)도 이날 발표한 성탄 메시지에서 “성탄은 불안과 어둠 속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이라며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은 이 세상이 여전히 하나님의 돌봄 안에 있으며 어떤 어둠도 하나님의 빛을 완전히 가릴 수 없다는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NCCK는 또 “교회는 빛을 소유한 공동체가 아니라 빛을 따라 살아가는 공동체이기에 하나님을 믿고 순종하여 고통받는 이웃과 함께하겠다”라며 “침묵 속에 묻힌 세미한 음성에 귀 기울이고 분열된 현실 속에서도 화해와 평화의 길을 포기하지 않겠다”라고 덧붙였다.한편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스님)은 18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이웃 종교 지도자를 초청한 가운데 ‘크리스마스트리 등 점등식’을 개최했다. 진우 총무원장은 이 자리에서 “조계종은 2010년부터 종교 간 연대와 상생을 위하여 트리등 점등식을 개최하고 있다”라며 “어두운 세상을 비추기 위해 오신 아기 예수님 탄생을 축하하며 종교계가 연대해 사회적 약자의 곁을 지키고 고통의 현장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쇠귀에 경 읽기’라도…흔적은 남지 않겠습니까.” 경남 밀양시 송전탑 건설, 대규모 정리해고로 시작된 쌍용차 사태 등 과거 대규모 사회적 갈등이 발생했을 때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섰던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가 내년 3월 국회에서 ‘화쟁(和諍)’을 주제로 대규모 세미나를 개최한다.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풀어야 할 국회가 오히려 갈등의 진원지이자 증폭시키는 당사자가 된 현실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봤기 때문. 1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만난 화쟁위원장 정만 스님은 “화쟁은 모든 논쟁을 화합으로 바꾸려는 불교 교리”라며 “사회 어느 분야보다 가장 필요한 곳이 바로 국회”라고 말했다. ―거두절미하고 묻겠습니다. 귀담아들을까요. “안 들을 사람들이라고 안 하고 버려두면 더 나빠지지 않겠습니까. 국민의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는 게 종교의 역할이라면, 사회와 소통하며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지요. 서두르지는 않으려 해요. ‘쇠귀에 경 읽기’라도 흔적은 남겠지요.” ―‘화쟁’의 참 의미가 무엇인지요. “화(和)는 함께 먹고 마시며 마음을 푸는 것이고, 쟁(諍)은 말로 다툼을 푸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화쟁은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를 만드는 것’에서 시작되는 셈이지요. 그런 면에서 세미나에 앞서 참석자들에게 점심으로 사찰음식을 대접하려고 합니다. 밥 먹으며 얘기하다 보면 세미나만 참석하는 것보다는 좀 더 서로 화기애애하고, 상대방의 말을 들으려 하겠지요.” ―상당한 규모의 세미나가 될 거라고 들었습니다만…. “정치·경제·사회 분야로 나눠 발제자와 패널이 화쟁적 관점에서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겁니다. 지금의 갈등은 보수·진보의 대립이 아니에요. 내 편, 네 편으로 나뉜 감정의 분열이지요. 이념 이전에 상대방의 말을 듣지 않는 태도가 근본적인 문제고요. 그래서 여야를 막론해 ‘듣는 정치’라는 비전을 제시하려고 합니다.” ―남의 말을 들을 사람들이…. “쉽지야 않겠지요. 그래서 민주당 출신 원로가 민주당의, 국민의힘 출신 원로가 국민의힘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쓴소리하는 자리도 만들 계획입니다. 상대방이 지적하면 싸움이 될 테니까요. 누군가는 그러더군요. 왜 그런 자리를 만드냐고, 허망한 자리로 끝날지 모른다고.” ―아마도…. “1000명 중에 990명이 한 귀로 흘리고 돌아가더라도, 1000명 중에 999명이 그렇다 해도, 단 한 명이라도 마음에 남긴 사람이 있다면 그 한 명이 울림이 되지 않을까…. 아니 그런 울림을 만들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하는 것이지요. 처음부터 ‘권력을 잡아서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아야겠다’라고 생각하고 정치를 시작한 사람은 없을 겁니다. 정말 좋은 정치를 펼쳐서, 모든 국민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고 생각했겠지요. 우리의 노력이, 처음 정치를 시작하려고 했을 때의 그 마음을 다시 꺼내볼 수 있게 할 수 있다면, 그리 허망한 시도는 아닐 거라고 믿습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쇠귀에 경 읽기’라도…흔적은 남지 않겠습니까.”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 대규모 정리해고로 시작된 쌍용차 사태 등 과거 대규모 사회적 갈등이 발생했을 때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섰던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가 내년 3월 국회에서 ‘화쟁(和諍)’을 주제로 대규모 세미나를 개최한다.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풀어야 할 국회가 오히려 갈등의 진원지이자 증폭시키는 당사자가 된 현실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봤기 때문. 1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만난 화쟁위원장 정만 스님은 “화쟁은 모든 논쟁을 화합으로 바꾸려는 불교 교리”라며 “사회 어느 분야보다 가장 필요한 곳이 바로 국회”라고 말했다.―거두절미하고 묻겠습니다. 귀담아들을까요.“안 들을 사람들이라고 안 하고 버려두면 더 나빠지지 않겠습니까. 국민의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는 게 종교의 역할이라면, 사회와 소통하며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지요. 서두르지는 않으려 해요. ‘쇠귀에 경 읽기’라도 흔적은 남겠지요.”―‘화쟁’의 참 의미가 무엇인지요. “화(和)는 함께 먹고 마시며 마음을 푸는 것이고, 쟁(諍)은 말로 다툼을 푸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화쟁은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를 만드는 것’에서 시작되는 셈이지요. 그런 면에서 세미나에 앞서 참석자들에게 점심으로 사찰음식을 대접하려고 합니다. 밥 먹으며 얘기하다 보면 세미나만 참석하는 것보다는 좀 더 서로 화기애애하고, 상대방의 말을 들으려 하겠지요.”―상당한 규모의 세미나가 될 거라고 들었습니다만.“정치·경제·사회 분야로 나눠 발제자와 패널이 화쟁적 관점에서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겁니다. 지금의 갈등은 보수·진보의 대립이 아니에요. 내 편, 네 편으로 나뉜 감정의 분열이지요. 이념 이전에 상대방의 말을 듣지 않는 태도가 근본적인 문제고요. 그래서 여야를 막론해 ‘듣는 정치’라는 비전을 제시하려고 합니다.”―남의 말을 들을 사람들이….“쉽지야 않겠지요. 그래서 민주당 출신 원로가 민주당의, 국민의힘 출신 원로가 국민의힘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쓴소리하는 자리도 만들 계획입니다. 상대방이 지적하면 싸움이 될 테니까요. 누군가는 그러더군요. 왜 그런 자리를 만드냐고, 허망한 자리로 끝날지 모른다고.”―아마도….“1000명 중에 990명이 한 귀로 흘리고 돌아가더라도, 1000명 중에 999명이 그렇다 해도, 단 한 명이라도 마음에 남긴 사람이 있다면 그 한 명이 울림이 되지 않을까…. 아니 그런 울림을 만들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하는 것이지요. 처음부터 ‘권력을 잡아서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아야겠다’라고 생각하고 정치를 시작한 사람은 없을 겁니다. 정말 좋은 정치를 펼쳐서, 모든 국민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고 생각했겠지요. 우리의 노력이, 처음 정치를 시작하려고 했을 때의 그 마음을 다시 꺼내볼 수 있게 할 수 있다면, 그리 허망한 시도는 아닐 거라고 믿습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2021년 ‘100세 철학자’로 유명한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1920년생인 그는 당시 101세. 17세 때 도산 안창호의 설교를 듣고 뜻을 세우고, 시인 윤동주와는 어릴 적 친구였다. 대학에선 고 김수환 추기경과 동문수학했고, 교사 시절에는 고 정진석 추기경을 길러낸, 후회라고는 1도 없을 것 같은 우리 시대 큰 어른. 하지만 그는 “교수 때 등록금을 못 내는 학생들이 수두룩했는데, 스승이란 사람이 월급 오르고 보너스 나왔다고 좋아했던 걸 생각하면 지금도 부끄럽다”라며 “요즘도 일기를 쓰면서 매일매일 실수를 반성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 책은 저명한 경영사상가이자 영국의 싱크탱크인 세인트조지하우스 소장과 왕립예술학회장을 지낸 저자(1932∼2024)가 병상에서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정리한 단상을 담았다. “‘저기요. 지금 거짓말하시는 거 알고 있습니다. … 가끔 맞는 글자를 찍을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제가 당신의 시력을 제대로 판단할 수 없어요.’ 나는 검안사의 말이 옳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때부터 정직하게 사실대로 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시력에 맞는 안경을 새로 맞췄고 다시 또렷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진실을 말한다는 것은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일일 뿐 아니라, 실제로 시야를 더 맑게 해주는 일이기도 했다.”(1장 ‘언제나 진실을 말해야 삶이 편해진다’에서) 세계적인 석학의 마지막 책이라면 뭔가 현학적이고 오묘한 인생의 진리를 알려줄 것 같지만, 그런 것은 없다. 시력 검사장에서 있었던 에피소드, 젊을 적 대머리를 감추려다 혼난 이야기 등을 통해 후회 없는 삶을 대하는 태도를 가볍게 풀어나간다. 읽는 내내 ‘내려올 때 이런 예쁜 꽃을 보게 될 거야. 근데 그 꽃, 사실 올라갈 때도 그 자리에 있었다. 네가 못 봤을 뿐’이라고 알려주는 듯하다. 후회 없는 삶을 위해 저자가 제안하는 방법은 꽤 괜찮은 것 같다. ‘사람들이 나를 어떤 형용사로 표현해 주기를 원하는가?’ ‘당신의 묘비에 어떤 문구가 새겨졌으면 하는가?’를 생각해 보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90여 년의 삶 속에서 자신이 더 친절하고 다정해지기 위해 노력해야 했고, 사람들은 저자가 더 믿음직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기를 바랐다고 술회한다. 이제 와서 몇 가지는 ‘응급 처치’처럼 조금 손볼 수는 있겠지만, 대부분은 이미 늦었을지 모르고 어떤 면에서는 인생의 일부를 낭비한 셈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간곡하게, 아직 삶이 많이 남아 있을 때, 사소한 잘못을 고칠 시간이 있을 때 자신이 했던 훈련을 시도해 보라고 권한다. 사람들이 오래 기억하는 것은 친절, 믿음, 정직, 공정 같은 흔히 드러나지 않는 미덕이다. 얼마나 현명한지, 무슨 상을 받고 얼마를 벌었는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 두껍지 않은데, 상당한 무게를 마음에 던진다. 부제는 ‘시대의 지성 찰스 핸디가 말하는 후회 없는 삶에 대하여’.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담임목사)와 국제구호개발 NGO 굿피플은 17일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 상담소에서 ‘2025 찾아가는 성탄절 사랑의 희망박스 나눔 행사’를 개최했다. 올해로 6년째인 이 행사는 겨울철 한파와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쪽방촌 주민들을 위로하고 성탄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식료품과 생필품 등으로 구성된 ‘사랑의 희망박스’는 총 800박스(8000만 원 상당) 규모로, 쪽방촌 주민 등에게 지원된다.이날 행사에는 이 목사를 비롯해 김병윤 구세군 한국군국사령관, 이용기 굿피플 회장, 유재학 CJ제일제당 SU장,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이 참석했다. 이 목사는 “성탄절을 맞아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희망을 전하고자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라며 “작은 정성이지만 갑작스러운 추위로 고생하시는 쪽방촌 주민들께 큰 힘과 위로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처럼, 세계에서 불리는 ‘한국적 캐럴’도 나와야지요.” 언제나 이맘때면 마음을 설레게 하는 크리스마스캐럴. 15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만난 문성모 한국찬송가개발원장(목사)은 “원래 초대 교회에선 부활절을 지키는 문화는 있었지만 성탄절 문화는 없었다”고 전했다. 서울대 국악과를 나온 문 목사는 목사 안수 뒤 대전신학대 총장, 서울장신대 총장 등을 지냈다. ―초대 교회는 성탄절 문화가 없었다고요. “성탄일 전 4주를 대림(待臨·그리스도 강림을 기다림)절이라 하는데 엄숙하게 보냈습니다. 교인들은 금식하고, 교회는 기쁨과 찬양의 노래를 부르지 않았지요.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러 내려오신 분을 기다리는 시간이니까요. 지금도 유럽 교회는 요란한 행사를 하지 않고 경건하게 보냅니다.” ―캐럴(Carol)이 원래 춤곡이라고요. “유럽에서 여러 명이 돌아가며 추는 춤을 뜻하는 ‘카롤라(Carola)’에서 나온 말이에요. 4세기 기독교가 공인되며 그리스도 탄생을 경축하는 문화가 생겼고, 민요처럼 민간에서 유래한 노래들이 구전되고 변형되며 지금 모습이 된 거죠. 크리스마스가 떠들썩한 날이 된 건 미국 문화 탓이 큽니다. 유럽에선 ‘고요한 밤, 거룩한 밤’도 처음엔 대중성 짙다는 비판을 받았으니까요.” ―이젠 한국적 캐럴도 나와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개신교가 이 땅에 온 지 140년인데, 한국 교회의 캐럴 하면 떠오르는 게 없지요. 독일권은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영어권은 ‘기쁘다 구주 오셨네’가 있잖아요. 캐럴은 물론이고 찬송가도 70% 이상 서양 것이죠. 한국 사람이 곡과 가사를 쓴 노래도 ‘한국적 찬송가’라 하긴 어려워요.” ―한국적 캐럴, 한국적 찬송가란 뭔가요. “한국 교회는 광복절, 3·1절, 6·25전쟁 등을 기리고 기념하는 행사를 엽니다. 그런데 그때 부를 노래가 없어요. 연관 없는 외국 찬송가를 부르지요. 독일 유학 때 첫 예배에서 충격을 받았는데, 독일 찬송가는 독일 교회사(史)였어요. 루터의 종교개혁부터 계몽주의 시대 시인과 작곡가들이 만든 찬송이 담겼습니다. 광복절 예배에 광복의 기쁨을 담은 찬송가가 없다는 건 부끄러운 일 아니겠습니까.” ―파이프오르간에 오케스트라도 있는 대형 교회가 수두룩합니다. “한국 교회가 양적 팽창에 몰두해 한국적 교회 문화 형성에 별 의식이 없었어요. 교회에 가면 피아노와 드럼, 키보드 등만 있죠. 가야금, 장구 같은 국악기는 없지요. 국악풍 찬송가, 캐럴이 안 될 이유가 있습니까. 성탄절에 우리 정서와 혼이 담긴 캐럴이 울린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처럼, 세계에서 불리는 ‘한국적 캐럴’도 나와야지요.”언제나 이맘때면 마음을 설레게 하는 크리스마스 캐럴. 15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만난 문성모 한국찬송가개발원장(목사)은 “원래 초대 교회에선 부활절을 지키는 문화는 있었지만, 성탄절 문화는 없었다”고 전했다. 서울대 국악과을 나온 문 목사는 목사 안수 뒤 대전신학대 총장, 서울장신대 총장 등을 지냈다.―초대 교회는 성탄절 문화가 없었다고요.“성탄일 전 4주를 대림(待臨·그리스도 강림을 기다림)절이라 하는데 엄숙하게 보냈습니다. 교인들은 금식하고, 교회는 기쁨과 찬양의 노래를 부르지 않았지요.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러 내려오신 분을 기다리는 시간이니까요. 지금도 유럽 교회는 요란한 행사를 하지 않고 경건하게 보냅니다.”―캐럴(Carol)이 원래 춤곡이라고요.“유럽에서 여러 명이 돌아가며 추는 춤을 뜻하는 ‘카롤라(Carola)’에서 나온 말이에요. 4세기 기독교가 공인되며 그리스도 탄생을 경축하는 문화가 생겼고, 민요처럼 민간에서 유래한 노래들이 구전되고 변형되며 지금 모습이 된 거죠. 크리스마스가 떠들썩한 날이 된 건 미국 문화 탓이 큽니다. 유럽에선 ‘고요한 밤, 거룩한 밤’도 처음엔 대중성 짙다는 비판을 받았으니까요.”―‘고요한 밤, 거룩한 밤’은 가장 경건한 캐럴 아닌가요.“오스트리아 초등학교 음악 교사인 프란츠 그루버(1787~1863)가 1818년 작곡했어요. 품위 없고 너무 민요적이란 이유로 1920년대까지 권위 있는 캐럴 모음집엔 못 들어갔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캐럴이 된 지금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지요.”―이젠 한국적 캐럴도 나와야 한다고 하셨습니다.“개신교가 이 땅에 온 지 140년인데, 한국 교회의 캐럴하면 떠오는 게 없지요. 독일권은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영어권은 ‘기쁘다 구주 오셨네’가 있잖아요. 캐럴은 물론 찬송가도 70% 이상 서양 것이죠. 한국 사람이 곡과 가사를 쓴 노래도 ‘한국적 찬송가’라 하긴 어려워요.”―한국적 캐럴, 한국적 찬송가란 뭔가요.“한국 교회는 광복절, 3·1절, 6·25전쟁 등을 기리고 기념하는 행사를 엽니다. 그런데 그 때 부를 노래가 없어요. 연관 없는 외국 찬송가를 부르지요. 독일 유학 때 첫 예배에서 충격을 받았는데, 독일 찬송가는 독일 교회사(史)였어요. 루터의 종교개혁부터 계몽주의 시대 시인과 작곡가들이 만든 찬송이 담겼습니다. 광복절 예배에 광복의 기쁨을 담은 찬송가가 없다는 건 부끄러운 일 아니겠습니까.”―파이프 오르간에 오케스트라도 있는 대형 교회가 수두룩합니다.“한국 교회가 양적 팽창에 몰두해 한국적 교회 문화 형성에 별 의식이 없었어요. 교회에 가면 피아노와 드럼, 키보드 등만 있죠. 가야금, 장구 같은 국악기는 없지요. 국악풍 찬송가, 캐럴이 안 될 이유가 있습니까. 성탄절에 우리 정서와 혼이 담긴 캐럴이 울린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서울 용산구는 16일 “팝페라테너인 임형주 로마시립예술대학 성악과 석좌교수(39·사진)를 용산문화재단 초대 이사장에 위촉했다”라고 밝혔다. 내년 2월 출범하는 용산문화재단은 지역 문화정책 수립과 예술인·단체 지원 등 지역 내 문화 인프라를 연결하고 강화하는 문화 허브 역할을 맡는다. 임기는 2년.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구세군 한국군국(사령관 김병윤)이 내년 1월 31일까지 시민들이 직접 이웃의 크리스마스 소원을 이뤄주는 참여형 나눔 캠페인 ‘산타트리오’를 진행한다.연말 자선냄비 캠페인의 일환인 이 행사는 단순 기부를 넘어 시민이 실제 산타가 돼 이웃과 함께 행복한 연말연시를 만들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산타트리오는 △아동·청소년, 노인, 장애인, 한부모가정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선택해 후원하는 ‘기부 산타’ △선물을 직접 준비하고 포장하는 ‘포장 산타’ △전국 가정과 복지시설로 선물을 전하는 ‘전달 산타’로 구성된다. ‘기부 산타’의 경우 ‘아이들의 소원 카드’ ‘한부모가정의 소원 카드’ ‘어르신의 소원 카드’ ‘장애인 이웃의 소원 카드’에 적힌 사연을 보고 자신이 원하는 대상에 기부하는 방식이다. 후원금은 작성된 소원 카드에 따라 학습, 식사, 생필품, 육아용품, 의료·난방 지원 등으로 사용된다.‘포장 산타’는 자원봉사로 참여하며, 완성된 선물 꾸러미는 ‘전달 산타’인 구세군을 통해 전국 취약 가정과 복지시설에 전달된다. 참여는 구세군 홈페이지(www.thesalvationarmy.or.kr) ‘후원하기’ 내 ‘캠페인 후원’ 탭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구세군국은 “산타트리오는 단순한 물품 지원이 아니라, 시민이 직접 선물을 준비하고 기쁜 마음을 나누는 경험”이라며 “따뜻한 연대를 만드는 특별한 캠페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목회자이자 시인인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목사가 최근 ‘영혼을 담은 시 쓰기’(샘터)를 출간했다. 이 책은 ‘어떻게 시를 쓸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자기 경험과 이론을 소개한 시 창작 안내서다. 다양한 현대 시를 제목과 해설을 곁들여 소개하고, 시인으로서 자신이 살아온 여정과 창작시를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갔다. 1995년 월간 ‘문예사조’로 등단한 저자는 그동안 13권의 시집을 출간했으며, 천상병 귀천문학대상, 윤동주 문학상, 황순원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소 목사는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1인 미디어 시대가 되면서 정화되지 않은 폭력적인 말들, 상대방을 음해하고 모략하기 위한 거짓과 위선의 언어가 난무하고 있다”라며 “언어의 오염과 타락, 품격 상실은 우리 사회를 극단적인 대립과 갈등으로 모는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시는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아름다운 언어”라며 “시를 잘 이해하고 알수록 우리 삶은 물론이고 사회도 더 풍성하고 넉넉한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혼을 담은 시 쓰기’ 출판기념 북콘서트는 21일 오후 7시, 경기 용인 새에덴교회에서 열린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