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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서버에 침입해 이용자 462만 명의 개인정보를 빼낸 범인들은 독학으로 해킹을 익힌 중학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따릉이 서버를 운영하는 서울시설공단은 경찰의 통보 전까지 정확한 해킹 경로도 파악하지 못한 채 유출 사실을 알고도 제대로 된 초기 대응을 하지 않는 등 허술하게 운영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23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10대 남성 2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중학생이던 2024년 6월 서울시설공단이 운영하는 따릉이 서버에 무단으로 접근해 약 462만 건의 계정 정보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유출 정보는 가입자의 계정 아이디, 생년월일, 휴대전화 번호, 주소, 몸무게 등이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는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이들은 서버 인증 절차의 구조적 취약점을 악용했다. 통상 개인정보를 조회하려면 이용자가 정상적인 로그인 과정을 거쳐 발급받은 ‘인증 토큰’을 서버가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따릉이 일부 서버는 이런 절차 없이 외부에서 특정 값만 입력하면 가입자 정보를 볼 수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독학으로 해킹을 익힌 중학생들이 손쉽게 개인정보를 빼낼 수 있었던 이유다.이들의 범행은 경찰이 2024년 4월 민간 공유 모빌리티 업체를 상대로 한 대량 트래픽 공격(디도스) 사건을 수사하던 과정에서 드러났다. 경찰이 디도스 공격 피의자의 전자기기를 포렌식하던 중 따릉이 이용자 개인정보를 발견했고, 이후 텔레그램 대화 기록 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피의자들이 따릉이 서버를 해킹해 개인정보를 유출한 사실을 확인했다.경찰이 유출 사실을 통보하기 전까지 서울시설공단은 해킹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설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설공단은 유출 사고 이후 유해 인터넷주소(IP주소) 차단과 침입방지 시스템 강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사고 발생 20일 뒤 서버 보안업체로부터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받았지만 웹 방화벽만 설치하고 이용자 통보와 신고 등 초기 대응을 하지 않았다.이에 대해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명예교수는 “매우 초보적인 취약점이 원인이었음에도 제대로 조치를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정헌 의원은 “서울시설공단이 개인정보 유출을 인지하고도 기초적인 보완에 그친 것은 시민의 소중한 정보를 방치한 행정 편의주의적 직무유기”라며 “유출 경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전면적인 보안 강화 대책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한편 경찰은 피의자들이 개인정보를 판매하거나 제3자에게 유포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두 피의자 중 먼저 검거된 피의자는 “호기심과 과시욕 때문에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다른 피의자는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경찰이 ‘모텔 연쇄 약물 살인’ 피의자인 20대 여성 김모 씨(22)와 연락을 주고받았던 사람들에 대한 전수 조사에 나섰다.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초까지 김 씨의 범행으로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친 것이 밝혀졌지만 추가 범죄가 있을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22일 서울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살인과 특수상해 등 혐의로 구속 송치된 김 씨와 관련해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우선 김 씨와 카카오톡이나 문자메시지를 나눈 인물들을 조사할 방침이다. 김 씨는 세 번째 범행 직후 이미 의식을 잃은 20대 중반 회사원 피해자에게 “깨우려 했는데 잠들어서 먼저 나간다”며 ‘알리바이용’이 의심되는 메시지를 보냈는데, 이와 유사한 메시지를 받았거나 김 씨를 만난 뒤 기억이 끊긴 피해자가 있는지 경찰은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숨진 피해자 2명을 다중이용시설에서 처음 만난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와 별도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만난 인물이 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김 씨는 SNS의 쪽지(DM) 기능을 이용해 다른 남성들과도 연락했고, 일부는 실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경찰이 ‘모텔 연쇄 약물 살인’ 피의자인 20대 여성 김모 씨(22)와 연락을 주고받았던 사람들에 대한 전수 조사에 나섰다. 지금까지 김 씨의 범행으로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친 것이 밝혀졌지만 이 외에 추가 범죄가 있을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22일 서울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살인과 특수상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된 김 씨와 관련해 현재까지 파악된 사상자 3명 외에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초까지 20대 남성 3명에게 벤조디아제핀계 수면제를 탄 음료를 마시게 해 2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1명은 의식을 잃게 한 혐의를 받는다.경찰은 우선 김 씨의 카카오톡과 문자메시지 기록을 바탕으로 그가 접촉했던 인물들을 조사할 방침이다. 김 씨는 세 번째 범행 직후 이미 의식을 잃은 20대 중반 회사원 피해자에게 “깨우려 했는데 잠들어서 먼저 나간다”며 ‘알리바이용’이 의심되는 메시지를 보냈는데, 이와 유사한 메시지를 받았거나 김 씨를 만난 뒤 기억이 끊긴 피해자가 있는지 경찰은 확인할 방침이다.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숨진 피해자 2명을 다중이용시설에서 처음 만난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와 별도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만난 인물이 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김 씨는 SNS의 쪽지(DM) 기능을 이용해 다른 남성들과도 연락을 했고, 일부는 실제 만남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이 설 연휴 기간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진행한 김 씨의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 결과는 이르면 이달 말 나올 예정이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장애인 입소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원장이 구속된 인천 강화군 ‘색동원’이 과거 학대로 적발되고도 시설 평가에서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처럼 장애인 시설은 학대 등 인권 침해로 적발돼도 10곳 중 8곳꼴로 ‘개선명령’에 그쳐 시설 폐쇄나 시설장 교체를 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색동원, 학대 적발 이듬해에도 ‘합격점’20일 중앙사회서비스원에 따르면 색동원은 3년마다 실시하는 보건복지부 평가에서 2022년 C등급(70~79점)을 받았다. A부터 F까지 나뉜 등급 중 방문 점검 대상(D등급 이하)에서 제외돼 사실상 합격점을 받은 것이다.색동원은 직전 해인 2021년 1월 교사들이 입소 장애인을 학대한 사실이 드러나 개선명령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100점 만점의 평가 항목 가운데 학대 여부 등을 평가하는 ‘이용자의 권리’ 분야 배점이 15점에 불과해 개선명령 처분에도 불구하고 방문 점검 대상에서 비껴난 것. 색동원은 ‘지역 사회 관계’ 등 다른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압정이 부착된 손목 보호대를 장애인에게 착용하게 해 행정처분을 받은 제주의 한 시설 역시 C등급을 받았다. 이러한 평가 구조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평가 지표는 학계 교수와 관련 단체 등이 모여 설정하는 것”이라며 “시설이 최소한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준을 갖추자는 취지에서 필요한 부문을 골고루 배점했다”고 설명했다.● 학대 시설 79%에 가장 약한 처분학대가 적발된 다른 장애인 시설도 대부분 솜방망이 처분에 그쳤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장애인 시설에서 적발된 학대 등 인권 침해 행위 103건 중 81건의 처분은 가장 약한 개선명령에 그쳤다. 더 무거운 시설장 교체(15건)나 시설 폐쇄(7건) 처분은 22건에 불과했다. 3년 안에 같은 건으로 적발됐을 때만 처분 수위를 올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구 달성군의 한 시설에서는 벨트에 묶인 입소자가 질식사하는 등 인권 침해가 잇따라 2023년 시설장이 교체됐지만 이듬해 또다시 개선명령만 받았다.피해 장애인에 대한 사후 관리도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복지위 서미화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학대 후 쉼터로 피신한 장애인 10명 중 3명은 보호 기간 종료 후 다시 같은 시설로 돌아갔다. 정착할 곳이 없는 마땅치 않은 탓이다.전문가들은 인권침해 범죄 발생 시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 등 개선안 마련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조한진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발달장애인 등은 의사 표현이 어려워 외부로 드러나지 않고 범죄로 이어져도 적발되기 어려운 구조”라며 “(3년 등 기한을 두지 않고) 위반행위가 누적 적발되면 처벌을 강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장 구속… 보조금 유용 혐의로 수사 확대한편 색동원 원장 김모 씨(63)는 19일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됐다. 김 씨는 최소 2016년부터 생활지도 등을 빌미로 여성 장애인들에게 성관계나 유사 성행위를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경찰청 색동원 특별수사단은 피해자들이 진술한 성폭행 시점과 일치하는 신체적 흔적과 구체적인 치료 내역이 담긴 산부인과 기록 등을 확보한 상태다. 경찰은 김 씨가 2008년 개소 이후 장기간 여성 입소자를 성폭행하고 남성 입소자를 학대해 온 것으로 보고 시설을 거쳐 간 남녀 장애인 87명 등을 전수 조사하고 있다.경찰은 색동원이 연간 약 10억 원 규모의 보조금을 적정하게 사용했는지도 함께 들여다보기 위해 20일 색동원 등을 압수수색했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에 대비해 매장 재고를 평소보다 2배 이상으로 늘렸어요. 중국인 손님의 발길이 사실상 끊겼던 지난해와는 분위기가 딴판입니다.”1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 잡화점을 운영하는 최모 씨(30)는 매장 입구에 정성스레 중국어 안내문을 부착하며 이렇게 말했다. 인근 종로구 경복궁 일대 상권도 활기를 띄긴 마찬가지였다. 이곳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박순임 씨(68)는 “중국인 손님이 뚝 끊겨 휴업했던 지낸해 설과 다르게 올해는 벌써 중국인 단체 예약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한일령’ 반사 수혜… 춘제 기간 19만 명 몰린다명동과 경복궁 일대 상인들이 15일부터 23일까지 이어지는 중국 최대 명절 춘제 연휴를 앞두고 유커(중국인 관광객)를 맞이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해 탄핵 정국에서 반중 집회가 이어지며 주춤했던 중국인 관광객 방문이 최근 들어 눈에 띄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일본 관광 등을 제한하는 이른바 ‘한일령(限日令)’ 조치를 내리면서 일본 대신 한국을 선택한 관광객이 늘어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약 44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약 36만 명) 대비 20% 넘게 증가한 규모다. 문체부는 이번 춘제 연휴 기간에만 최대 19만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 춘제 기간 하루평균 방문객과 대비해 44%가량 증가한 수치로, 한일령에 따른 반사 수혜가 실질적인 데이터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상인들 환대 준비 총력… 정부 지원 사격도이에 발맞춰 상인들은 대대적인 환대 준비에 나섰다. 이날 명동 거리 곳곳에는 중국어 안내문은 물론, 중국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알리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는 현수막이 줄지어 걸렸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이어진다.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명동 한복판에 알리페이와 공동으로 ‘환영 이벤트존’을 마련하고, 방문객들이 한국 여행의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사진 촬영 체험관 등을 운영하기로 했다.관광객 증가는 곧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고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복궁 인근에서 한복 대여점을 운영하는 김모 씨(66)는 “지난해에는 매출이 급감해 함께 일하던 직원을 절반으로 줄여야 했지만, 최근 유커가 다시 늘면서 중국어 소통이 가능한 직원을 새로 뽑았다”며 “춘제 기간에는 가용한 인력을 최대한 투입해 손님을 맞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와플 가게를 운영하는 오창헌 씨(57) 역시 “한동안 반중 시위 여파로 고생했는데 올해 초부터 회복세가 뚜렷하다”며 “현재 매장을 찾는 손님의 절반 이상이 중국인일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김성진 한국관광공사 중국지역센터장은 “최근 한중 관계의 우호적 기류와 문화 콘텐츠 영향이 맞물리며 한국 여행에 대한 심리적 진입 장벽이 더 낮아졌다”며 “중국의 초중고 방학 시기와 춘절 연휴가 맞물리면서 자녀를 동반한 가족 관광객 예약도 많이 증가했다”라고 전했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창고에 굴러다니던 컴퓨터가 비상금이 될 줄은 몰랐네요.”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송민수 씨(35)는 최근 자신의 오래된 중고 컴퓨터에 있던 부품인 16GB짜리 램(RAM)을 꺼내 11만 원에 팔았다. 그는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구형 메모리 가격까지 치솟고 있다는 소식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중고 장터에 램을 내놨더니 5분도 안 돼 팔렸다”고 했다. 송 씨처럼 램 중고 거래가 활발해진 건 최근 인공지능(AI)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 폭증이 일반 시장의 품귀로 옮겨가면서 PC에 쓰이는 램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산업계의 ‘칩플레이션’(Chipflation·반도체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이 시민들의 일상에서는 이른바 ‘램테크’(램+재테크)로 번지고 있는 것.● 12년 前 출시된 구형 규격 RAM 가격도 7배 뛰어PC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최저 가격이 6만 원대였던 D램(삼성전자 DDR5-5600 16GB)은 9일 기준 37만 원대로 1년 동안 6배 이상으로 뛰었다. 2014년 출시된 구형 규격인 DDR4 역시 가격이 오르면서 구형 D램(삼성전자 DDR4-3200 16GB) 가격은 같은 기간 3만 원대에서 7배에 가까운 21만 원대로 급등했다. 이 같은 D램 가격 상승은 AI 때문이다. 반도체 업체들이 AI에 쓰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PC, 스마트폰에 쓰이는 일반용 D램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공급이 줄어 가격이 치솟으니 중고 시장에도 불이 붙었다. 1년 전 3만 원대로 거래되던 중고 ‘DDR4 16GB’는 현재 10만 원 선이다. PC의 필수 부품인 램 중고 가격이 오르자 안 쓰는 컴퓨터를 뜯어 보는 시민들도 늘었다. 직장인 유성민 씨(36)는 “급전이 필요하던 차에 본가에 8년 전 구매해 안 쓰던 PC가 떠올라 램을 팔아 용돈을 벌었다”고 말했다. 실제 중고 거래 플랫폼 등에서는 지난 한 달 동안에만 300개 가까운 ‘DDR4’ 판매 글이 올라왔다. 추가적인 가격 상승을 기대하며 매도 타이밍을 고민하는 시민들도 있다. 서모 씨(31)는 “금값처럼 램 가격이 더 오를 수도 있을 것 같아 집에 있는 램들을 모아 두고 판매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램은 오늘이 제일 싸다” 등의 반응과 판매 후기 글이 잇따랐다. 용량이 큰 DDR5 64GB 램의 경우 이날 기준 최저가가 275만 원에 육박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램 1개=유럽 왕복 항공권”이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폐가전 수거업자도 ‘중고 램 확보전’ 가세D램 가격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한 관련 업체들도 ‘램 확보 전쟁’에 가세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중고 PC 매입 업체를 운영하는 정영두 씨(27)는 “판매자들에게 다른 업체에서 가격을 높게 부를 것을 예상해 시세보다 더 높게 가격을 제시해서라도 램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에서 폐컴퓨터 매입 업체를 운영하는 정관식 씨(59)도 “최근 램 가격이 오르면서 과거 헐값으로 넘기던 폐컴퓨터를 비싼 값에 판매하려고 램 가격 등을 문의하는 사람이 5배 정도 늘었다”며 “손님을 더 확보하기 위해 단가표를 보여주며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했다. 트럭으로 아파트 단지, 주택가 등을 돌며 폐가전을 수집하는 상인들의 거래 양상도 바뀌었다. 성동구에서 중간 판매 업자로 활동하는 김모 씨는 “예전에는 고물상에 무게 단위로 폐컴퓨터를 넘겼지만 이제는 컴퓨터 전문업체에 연락해 램 등 부품별로 단가를 흥정해 판매한다”고 전했다. 반면 이날 서울 용산구 용산전자상가는 한산했다. PC, 노트북 구매 수요가 많은 신학기를 앞두고 있지만 D램 가격 폭등으로 노트북 가격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한 PC 판매업체 관계자는 “노트북 가격이 왜 이렇게 비싸냐는 손님들의 문의가 많아 아예 ‘생산 축소, D램 수요 증가’라고 종이에 적어 붙여 두고 있다”고 말했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창고에 굴러다니던 컴퓨터가 비상금이 될 줄은 몰랐네요.”서울 영등포구에서 사는 송민수 씨(35)는 최근 자신의 오래된 중고 컴퓨터에 있던 부품인 16GB짜리 램(RAM)을 꺼내 11만 원에 팔았다. 그는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구형 메모리 가격까지 치솟고 있다는 소식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중고 장터에 램을 내놨더니 5분도 안 돼 팔렸다”고 했다.송 씨처럼 램 중고 거래가 활발해진 건 최근 인공지능(AI)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 폭증이 일반 시장의 품귀로 옮겨가면서 PC에 쓰이는 램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산업계의 ‘칩플레이션’(Chipflation·반도체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이 시민들의 일상에서는 이른바 ‘램테크’(램+재테크)로 번지고 있는 것.● 12년 前 출시된 구형 규격 RAM 가격도 7배 뛰어PC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최저 가격이 6만 원대였던 D램(삼성전자 DDR5-5600 16GB)은 9일 기준 37만 원대로 1년 동안 6배 이상으로 뛰었다. 2014년 출시된 구형 규격인 DDR4 역시 가격이 오르면서 구형 D램(삼성전자 DDR4-3200 16GB) 가격은 같은 기간 3만 원대에서 7배에 가까운 21만 원대로 급등했다. 이 같은 D램 가격 상승은 인공지능(AI) 때문이다. 반도체 업체들이 AI에 쓰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PC, 스마트폰에 쓰이는 일반용 D램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다.공급이 줄어 가격이 치솟으니 중고 시장에도 불이 붙었다. 1년 전 3만 원대로 거래되던 중고 ‘DDR4 16GB’는 현재 10만 원 선이다. PC의 필수 부품인 램 중고 가격이 오르자 안 쓰는 컴퓨터를 뜯어 보는 시민들도 늘었다. 직장인 유성민 씨(36)는 “급전이 필요하던 차에 본가에 8년 전 구매해 안 쓰던 PC가 떠올라 램을 팔아 용돈을 벌었다”고 말했다. 실제 중고 거래 플랫폼 등에서는 지난 한 달 동안에만 300개 가까운 ‘DDR4’ 판매 글이 올라왔다.추가적인 가격 상승을 기대하며 매도 타이밍을 고민하는 시민들도 있다. 서모 씨(31)는 “금값처럼 램 가격이 더 오를 수도 있을 것 같아 집에 있는 램들을 모아 두고 판매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램은 오늘이 제일 싸다” 등의 반응과 판매 후기 글이 잇따랐다. 용량이 큰 DDR5 64GB 램의 경우 이날 기준 최저가가 275만 원에 육박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램 1개=유럽 왕복 항공권”이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폐가전 수거업자도 ‘중고 램 확보전’ 가세D램 가격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한 관련 업체들도 ‘램 확보 전쟁’에 가세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중고 PC 매입업체를 운영하는 정영두 씨(27)는 “판매자들에게 다른 업체에서 가격을 높게 부를 것을 예상해 시세보다 더 높게 가격을 제시해서라도 램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에서 폐컴퓨터 매입업체를 운영하는 정관식 씨(59)도 “최근 램 가격이 오르면서 과거 헐값으로 넘기던 폐컴퓨터를 비싼 값에 판매하려 램 가격 등을 문의하는 사람이 5배 정도 늘었다”며 “손님을 더 확보하기 위해 단가표를 보여주며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했다.트럭으로 아파트 단지, 주택가 등을 돌며 폐가전을 수집하는 이른바 ‘나까마’(중간 상인)들의 거래 양상도 바뀌었다. 성동구에서 중간 판매 업자로 활동하는 김모 씨는 “예전에는 고물상에 무게 단위로 폐컴퓨터를 넘겼지만 이제는 컴퓨터 전문업체에 연락해 램 등 부품별로 단가를 흥정해 판매한다”고 전했다.반면 이날 서울 용산구 용산전자상가는 한산했다. PC, 노트북 구매 수요가 많은 신학기를 앞두고 있지만 D램 가격 폭등으로 노트북 가격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한 PC 판매업체 관계자는 “노트북 가격이 왜 이렇게 비싸냐는 손님들의 문의가 많아 아예 ‘생산 축소, D램 수요 증가’라고 종이에 적어 붙여 두고 있다”고 말했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였던 고(故) 장덕준 씨의 사망 사고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장 씨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마치고 관련 자료를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6일 확인됐다.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장 씨 유족으로부터 임의 제출받은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작업을 지난달 완료했다. 이후 내부 데이터 선별 작업도 마친 상태로 전해졌다. 유족 측은 지난달 초 휴대전화와 함께 폐쇄회로(CC)TV 영상, 문자메시지 등 관련 자료를 경찰에 제출한 바 있다.장 씨의 휴대전화에는 앱을 이용한 출퇴근 기록과 동료들과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대화에는 “오늘 힘들었다” “오늘 (작업) 물량이 터졌다” 등 업무량과 관련한 대화들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씨가 근무하던 작업 공간을 지칭하며 “여기는 세기말 7층”이라고 쓴 내용 등도 휴대전화에 담긴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 등을 토대로 장 씨의 근로 환경과 업무 실태를 살펴보는 한편, 회사 측이 사고와 관련한 자료를 고의로 은폐하거나 축소하려 했는지 여부도 함께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수사가 일정 수준 진행되는 대로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대표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로저스 대표는 장 씨 사망 사고와 관련해 증거인멸, 업무상 과실치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한편 서울경찰청 쿠팡 전담 태스크포스(TF)는 이날 로저스 대표를 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로저스 대표는 이날 오후 1시 25분경 서울경찰청에 출석하며 “(쿠팡은) 모든 정부 수사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며 오늘 수사도 열심히 충실히 다해서 임하겠다”고 말헀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쿠팡 계정 16만5000여 개에 입력된 개인정보가 추가로 유출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알려진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한 피해자가 추가로 드러난 것이다. 쿠팡은 5일 개인정보 추가 유출 사실이 확인된 16만5000여 명에게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쿠팡 측은 “정부의 조사 과정에서 추가 피해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달받았다”며 “유출 사실을 즉각 당사자에게 전달하라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권고에 따라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추가된 피해자들의 개인 정보는 이름, 전화번호, 주소 등 배송지 정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이날 “쿠팡 측이 5일 오후 4시 2분 배송지 목록 확인 과정에서 16만5455개 계정의 추가 유출이 확인됐다고 신고해 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 피해 규모는 지난해 11월 쿠팡 측이 밝힌 3370만 명에서 3386만5000여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쿠팡 측은 최종 유출 범위는 정부의 수사와 공식 발표 이후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쿠팡은 기존에 발표된 3370만 명 중 무효 계정 숫자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효 계정은 개인정보가 아예 없거나 회원 정보를 식별할 수 없는 계정이다. 쿠팡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6일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대표(사진)를 지난달 30일에 이어 두 번째로 불러 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 등 혐의를 조사할 예정이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로저스 대표가 지난해 말 국회에서 열린 ‘쿠팡 사태 연석 청문회’에서 허위 증언을 한 혐의로 고발당한 사건을 수사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로저스 대표는 이날 쿠팡 임직원들에게 사내 메일을 보내 “경찰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메일에서 로저스 대표는 케빈 워시 쿠팡 Inc 이사가 미 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된 소식을 언급하며 “케빈은 2019년 10월부터 쿠팡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회사의 성장을 함께해 왔다”며 “케빈이 새로운 자리에서도 뛰어난 역할을 해낼 것으로 믿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최근 쿠팡 자체 브랜드에서 ‘99원 초저가 생리대’를 출시한 것을 ‘쿠팡의 리더십 원칙을 보여준’ 성공사례로 치켜세웠다. 그는 “대통령실을 시작으로, 이후 공정위를 통해 국내 생리대 가격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이어졌다”며 “(쿠팡이 내놓은) 제품은 큰 호응을 얻으며 단기간에 모두 매진됐다”고 전했다. 이 같은 메일을 두고 각종 조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미국 정·재계와의 인맥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쿠팡이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생리대 가격 이슈를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도 함께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는 5일(현지 시간) 로저스 대표에게 23일 출석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발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사위는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를 강화하려 하고, 미국 시민에 대한 형사 처벌 위협까지 제기한다는 점 등에 대한 증언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주요 대학의 어문·예술 계열 학과들이 3월 새 학기부터 인공지능(AI)을 정규 교과 과목에 적극 도입하는 것으로 4일 나타났다. 그간 AI를 악용한 커닝이나 과제 대필을 막는 데 집중했던 대학가가 이제는 AI를 필수 도구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 특히 통번역이나 미술 등 사람의 일자리가 빠르게 위협받는 분야일수록 AI와의 공존을 통한 생존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 쓰고 그림 그리고… ‘창작 파트너’ 된 AI서울대 동양화과는 이번 학기 전공과목 ‘통합매체3’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한 이미지 생성 실습을 진행한다. 직접 그린 밑그림을 AI를 통해 완성도 높은 이미지로 변환하거나, 작품 세계관 구축을 위한 자료 조사에 AI를 활용하도록 장려한다. 이를 위해 학생에게 노트북 지참을 권장하고 유료 AI 모델 구독을 안내하는 등 강의실 환경도 디지털 중심으로 재편했다. 이는 AI를 활용한 작품의 공모전 출품을 금지하는 등 AI 사용을 경계했던 미술계 일각의 분위기와 상반되는 움직임이다. 수업을 맡은 김중일 강사는 “그림을 그리는 기술 자체는 AI가 대체할 수 있지만 ‘왜 그림을 그리느냐’는 물음은 사람의 영역”이라며 “AI는 도리어 자기만의 독창적인 세계관을 구축하고 미감과 취향을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학 창작 교육에도 AI가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연세대 국어국문학과의 전공과목 ‘시 쓰기’는 시적 영감을 얻기 위한 자료 탐색과 문장 교정에 한해 AI 사용을 부분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창작의 고통은 인간이 짊어지되, 방대한 자료 수집과 기술적인 다듬기 과정에는 AI의 효율성을 빌리겠다는 취지다. 김호성 강사는 “예컨대 심해(深海)에 대한 시를 쓴다고 했을 때, 심해어에 대한 자료를 조사하거나 글감을 찾는 건 AI를 통해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는 전공과목 ‘인공지능 시대의 한국 문학’에서 ‘사망한 소설가가 살아 있다면 지금 어떤 작품을 썼을지’ 등을 추론하는 데 AI를 활용한다.● 어문계열은 ‘번역 오류 찾기’ 등 AI 정면 수용 AI 통번역기의 직격탄을 맞은 어문계열 학과에선 더 깊숙이 정면 수용하는 추세다. 고려대 중어중문학과는 교양과목 ‘AI-디지털 비즈니스 중국어’에서 챗봇으로 가상의 출장 상황을 설정해 대화를 연습하거나, AI를 활용해 디지털 명함과 회사 소개 자료를 만드는 등 실무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담당 강사는 “AI로 비즈니스 상황에서의 대화를 연습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단순 번역을 넘어 AI의 한계를 파악하는 비평 교육도 강화됐다. 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의 전공과목 ‘중한 번역 연습’은 AI 번역기가 내놓은 결과물의 문법적, 문맥적 오류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수업의 핵심으로 삼았다. 초벌 번역은 AI에 맡기되, 그 완성도를 높이는 데서 전문성을 찾는 셈이다. 대학에선 “교육 현장에서 AI 도입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학기 수업 일부에 AI 도입을 허용할 계획인 김승은 연세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AI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것 자체가 현실이랑 맞지 않는다”며 “어떻게 책임감 있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태훈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기술의 효용을 꿰뚫고 있어야 그 한계를 넘어선 예술적 능력도 키울 수 있다”고 했다. 학교 본부 차원에서 AI 활용을 장려하는 분위기도 확산하고 있다. 고려대는 올해 모든 학과에서 AI 융합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AI 관련 교원을 적극 초빙하기로 했다. 서울대는 AI를 창의성의 도구로 활용하되 그 정보나 해결책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AI 가이드라인’을 최근 제정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가 경북 울진군에 울진군 재해구호물류센터를 조성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2022년 경북·강원 산불 피해 지역 회복을 위한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울진군 재해구호물류센터 조성은 희망브리지 공모사업에 선정된 울진군종합자원봉사센터가 수행을 맡았다. 약 15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물류센터는 연면적 614m² 규모로, 응급구호세트 약 16만3000개를 보관할 수 있는 재난 대응 전용 물류 시설로 구축됐다. 울진군은 그간 대형 재난 발생 시 사용되는 구호물품 전용 보관 창고 등이 없어 체육관이나 농기계 창고를 임시로 사용해야 하는 열악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희망브리지의 지원으로 재해구호물류센터가 완공돼 체계적인 구호 체계를 갖추게 됐다. 손병복 울진군수는 “재난 발생 시 신속한 구호 활동을 위한 인프라가 지역에 마련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훈 희망브리지 사무총장은 “울진군 재해구호물류센터는 재난 발생 시 구호물자를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재난 현장에서 실제로 활용될 수 있는 시설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국민 성금을 통해 재난 발생 시 긴급구호와 성금 모금 및 배분을 수행하고 있다. 협회는 1961년 전국 언론사와 사회단체가 뜻을 모아 설립한 재난 구호 모금 전문 기관으로 올해로 창립 65주년을 맞았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서울대는 블루베리 전문기업을 운영해 온 조만익 깨비농장 대표(사진)가 농업생명과학대학에 국내 블루베리 산업의 지속적 성장과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블루베리 산업혁신 연구기금’ 1억 원을 기부했다고 2일 밝혔다. 조 대표는 “이번 기부가 서울대 연구진의 우수한 연구성과로 이어져 농업생명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가 경북 울진군에 울진군 재해구호물류센터를 조성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2022년 경북·강원 산불 피해 지역 회복을 위한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울진군 재해구호물류센터 조성은 희망브리지 공모사업에 선정된 울진군종합자원봉사센터가 수행을 맡았다. 약 15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물류센터는 연면적 614m² 규모로, 응급구호세트 약 16만3000개를 보관할 수 있는 재난 대응 전용 물류 시설로 구축됐다.울진군은 그간 대형 재난 발생 시 사용되는 구호물품 전용 보관 창고 등이 없어 체육관이나 농기계 창고를 임시로 사용해야 하는 열악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희망브리지의 지원으로 재해구호물류센터가 완공돼 체계적인 구호 체계를 갖추게 됐다. 손병복 울진군수는 “재난 발생 시 신속한 구호 활동을 위한 인프라가 지역에 마련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희망브리지와 울진군종합자원봉사센터가 조성한 이번 재해구호물류센터가 재난 대응 역량을 높이고 지역 주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신훈 희망브리지 사무총장은 “울진군 재해구호물류센터는 재난 발생 시 구호물자를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재난 현장에서 실제로 활용될 수 있는 시설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국민 성금을 통해 재난 발생 시 긴급구호와 성금 모금 및 배분을 수행하고 있다. 협회는 1961년 전국 언론사와 사회단체가 뜻을 모아 설립한 재난 구호 모금 전문 기관으로 올해로 창립 65주년을 맞았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김민석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 당원 행사를 총리공관에서 연 것을 두고 경찰에 고발됐다. 총리실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사전 문의 절차를 거친 통상적인 행사”라고 밝혔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27일 김 총리와 민주당 채현일 의원을 직권남용, 직무유기,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고발장에 따르면 김 총리는 1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채 의원과 함께 영등포 당원 신년회를 가졌다. 시민단체 측은 김 총리 등이 6·3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 등 당원들로부터 참가비를 걷어 국가 시설인 총리공관에서 사적인 정치 활동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또 관저를 정당 행사에 이용해 공직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도 주장했다. 김 총리와 채 의원은 각각 서울 영등포을과 영등포갑 국회의원이다. 국무총리실은 “행사 전 선관위에 문의했고 적법한 행사라는 판단을 받았다”며 “지역이나 사회 각계 요청에 따른 간담회나 인사회 참석은 통상적인 총리의 업무 범위 내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참가비를 걷은 데 대해선 “당원 초청이나 지역구 초청 행사의 경우 현행법상 식사 등 편의를 제공할 수 없어 (참가비를 통해 음식을) 직접 마련해 온 것”이라고 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 대표가 30일 경찰에 출석했다. 지난해 11월 쿠팡이 고객 계정 3370만 개가 무단 노출됐다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한 지 약 2개월 만이다. 로저스 대표는 쿠팡 측 개인정보 유출 관련 자체 조사 과정에서 관련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서울경찰청 쿠팡 전담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오후 2시경 로저스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증거인멸,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를 조사했다.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청사로 들어가기 전 로저스 대표는 “쿠팡은 계속 그래 왔듯 한국 정부의 조사에 전면적으로 협조하겠다”며 “경찰 조사에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보 유출이 3000건에 불과하다는 근거가 무엇이냐” “증거인멸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의 질문엔 일절 답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로저스 대표의 이번 조사는 경찰의 세 차례 출석 요구 끝에 이뤄지는 첫 조사다. 로저스 대표는 앞서 두 번의 경찰 출석 요구에 불응하다가 14일 통보된 세 번째 출석 요구에는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21일 입국했다. 이에 경찰은 출국 정지를 신청했지만, 로저스 대표가 출석 의지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검찰 단계에서 반려됐다. 경찰이 이날 추궁한 혐의는 증거인멸,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등이다. 이 중 핵심은 쿠팡이 수사기관에 증거물을 제출했던 과정과 자체 조사의 위법성 유무다. 앞서 쿠팡은 경찰에 공조 요청을 하지 않고, 조사 사실도 알리지 않은 채 개인정보 유출 피의자인 중국인 전직 직원의 노트북을 회수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25일 “유출자가 저장한 고객 정보는 약 3000건”이라는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쿠팡은 결과를 발표하기 나흘 전 노트북 등의 증거를 경찰에 임의제출했다. 경찰은 제출한 자료 일부를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한 정황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쿠팡의 자체 조사 결과와 다르게 유출 규모를 3000만 건 이상으로 보고 있다. 또 로저스 대표는 국회 청문회에서 “국가정보원이 지시해 자체 조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지만 국정원이 이를 부인하면서 국회 위증 혐의도 받고 있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대표가 30일 경찰에 출석했다. 지난해 11월 쿠팡이 고객 계정 3370만 개가 무단 노출됐다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한 지 약 2개월 만이다. 로저스 대표는 쿠팡 측 개인정보 유출 관련 자체 조사 과정에서 관련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서울경찰청 쿠팡 전담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오후 2시경 로저스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증거인멸,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조사했다. 서울 종로구 서울청 청사로 들어가기 전 로저스 대표는 “쿠팡은 계속 그래왔듯 한국 정부의 조사에 전면적으로 협조하겠다”며 “경찰 조사에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보 유출이 3000건에 불과하다는 근거가 무엇이냐” “증거인멸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의 질문엔 일절 답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로저스 대표의 이번 조사는 경찰의 3차례 출석 요구 끝에 이뤄지는 첫 조사다. 로저스 대표는 앞서 두 번의 경찰 출석 요구에 불응하다 14일 통보된 세 번째 출석 요구에는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21일 입국했다. 이에 경찰은 출국 정지를 신청했지만, 로저스 대표가 출석 의지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검찰 단계에서 반려됐다.경찰이 이날 추궁한 혐의는 증거인멸,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등이다. 이 중 핵심은 쿠팡이 수사기관에 증거물을 제출했던 과정과 자체 조사의 위법성 여부다. 앞서 쿠팡은 경찰에 공조 요청을 하지 않고, 조사 사실도 알리지 않은 채 개인정보 유출 피의자인 중국인 전직 직원의 노트북을 회수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25일 “유출자가 저장한 고객 정보는 약 3000건”이라는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쿠팡은 결과를 발표하기 나흘 전 노트북 등의 증거를 경찰에 임의제출했다. 경찰은 제출한 자료 일부를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한 정황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쿠팡의 자체 조사 결과와 다르게 유출 규모를 3000만 건 이상으로 보고 있다.또 로저스 대표는 국회 청문회에서 “국가정보원이 지시해 자체 조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지만 국정원이 이를 부인하면서 국회 위증 혐의도 받고 있다. 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불거진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해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대표가 30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서울경찰청 쿠팡 전담 태스크포스(TF)는 로저스 대표를 증거인멸과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조사한다고 29일 밝혔다. 쿠팡은 지난해 12월 25일 수사기관을 통하지 않고 “유출자가 저장한 고객 정보는 약 3000개”라는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를 두고 허위·축소 발표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앞서 경찰의 두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했던 로저스 대표는 14일 통보된 세 번째 출석 요구에는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21일 입국했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불거진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해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대표가 30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서울경찰청 쿠팡 전담 태스크포스(TF)는 로저스 대표를 증거인멸과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조사한다고 29일 밝혔다. 쿠팡은 지난해 12월 25일 수사기관을 통하지 않고 “유출자가 저장한 고객정보는 약 3000개”라는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를 두고 허위·축소 발표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앞서 경찰의 두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했던 로저스 대표는 지난 14일 통보된 세 번째 출석 요구에는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21일 입국했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된 앱이라 의심조차 안 했는데 2억 원을 사기당했습니다.” 울산 북구에 사는 김모 씨(55)는 지난해 12월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 공식 장터인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설치한 앱 하나로 거액을 잃었다. 온라인 광고를 통해 알게 된 성인용품 판매 앱이 지옥의 시작이었다. 해당 앱은 설치 횟수가 1만 회를 넘었고 수십 개의 긍정적인 후기도 달려 있어 겉보기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모두 범죄 조직이 꾸민 정교한 덫이었다. 상품 구매를 위해 1만7000원을 입금한 것이 시작이었다.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상품을 살 수 있다” 등의 거짓에 속아 김 씨는 열흘 동안 35차례에 걸쳐 추가 송금을 했다. 뒤늦게 사기임을 알아챈 김 씨는 지난해 12월 30일 울산 북부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공식 앱’ 외피 쓰고 돈 요구최근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 공식 앱 장터를 범죄 무대로 삼아 거액을 가로채는 이른바 ‘신종 앱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불법 웹사이트를 통한 사기는 기존에도 있었지만 스마트폰 이용이 일상화되면서 공식 앱 장터에 등록된 앱을 앞세워 신뢰를 얻는 방식으로 수법이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28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등이 운영하는 ‘온라인피해365센터’에 따르면 사이버 금융 범죄 관련 상담 건수는 2022년 183건에서 지난해 1014건으로 5배 넘게 늘었다. 사기 조직의 수법은 대체로 비슷하다. 성인용품 판매를 미끼로 실시간 상담창과 수천 명 규모의 단체 대화방을 연동해 이용자에게 ‘검증된 서비스’라는 착각을 심는다. 이후 해외 배송 절차 해결 등을 명목으로 여러 계좌에 돈을 나눠 입금하게 한 뒤 “당신의 실수로 다른 고객들의 환급까지 막혔다”고 압박한다. 피해자에게 죄책감을 심어 판단력을 흐리게 만드는 이른바 ‘가스라이팅’(심리적으로 압박해 스스로를 탓하게 만드는 행위) 수법이다. 대부분의 피해자는 ‘공식 장터에 등록돼 있고 다운로드 수도 많은 앱인데 설마’라는 생각에 송금을 이어갔다. 사기꾼들은 소액 입금은 바로 환급해 주며 신뢰를 쌓은 뒤 점차 요구 금액을 키웠다.실제로 이런 사기 앱을 직접 설치해 보니 7000여 명이 참여한 단체 대화방과 일대일 상담 채팅방이 동시에 개설됐다. 단체 대화방에는 성인용품 효과를 자랑하는 글이 이어졌지만 상당수는 실제 구매자인 것처럼 위장한 ‘바람잡이’로 보였다. 상담원은 최음제 등 불법 의약품을 노골적으로 홍보했고, 음란물 영상과 사진을 보내며 구매를 유도했다. 불법 의약품 홍보와 음란물 유포는 모두 범죄다. 구글 측은 이달 초 문제의 앱을 플레이스토어에서 삭제했지만, 곧바로 동일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상담 구조를 가진 유사 앱이 등장했다. 유사 앱들은 삭제와 재등록을 반복하며 계속해서 사용자들을 끌어모으고 있었다. 피해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40대 남성 A 씨는 같은 앱에서 1만4000원 상당의 상품을 구매하려다 수수료와 시스템 오류 등을 이유로 추가 입금을 요구받아 총 8630만 원을 잃었다. A 씨는 지난해 12월 23일 경남 마산중부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시켰다. 서울경찰청은 지난해 11월 해외 유명 금융사를 사칭한 가짜 투자 앱으로 금전을 편취한 사기 조직을 검거하기도 했다.● 제도 사각지대에 피해 회복도 어려워 문제는 피해가 발생해도 돈을 되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행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전화나 문자로 금융기관 등을 사칭해 금전 이체를 유도하는 보이스피싱은 보호 대상에 포함한다. 반면 물건이나 서비스를 거래하는 외형을 갖춘 사기는 실제 사기 여부와 관계없이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앱이나 온라인 쇼핑을 내세운 사기의 경우 돈을 보낸 뒤에도 계좌 지급 정지를 곧바로 신청할 수 없다. 이런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재화의 공급을 가장한 사기’도 환급 대상에 포함하는 법 개정안이 지난해 3월과 12월 발의됐지만 아직 본격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상적인 거래를 가장한 신종 사기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는 만큼 통신사기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도우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플랫폼의 책임을 묻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된 앱이라 의심조차 안 했는데 2억을 사기당했습니다.”울산 북구에 사는 김모 씨(55)는 지난해 12월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 공식 장터인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설치한 앱 하나로 거액을 잃었다. 온라인 광고를 통해 알게 된 성인용품 판매 앱이 지옥의 시작이었다. 해당 앱은 설치 횟수가 1만 회를 넘었고 수십 개의 긍정적인 후기도 달려 있어 겉보기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모두 범죄 조직이 꾸민 정교한 덫이었다. 상품 구매를 위해 1만7000원을 입금한 것이 시작이었다.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상품을 살 수 있다”는 등의 거짓에 속아 김 씨는 열흘 동안 35차례에 걸쳐 추가 송금을 했다. 뒤늦게 사기를 알아챈 김 씨는 지난해 12월 30일 울산 북부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공식 앱’ 외피 쓰고 돈 요구최근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 공식 앱 장터를 범죄 무대로 삼아 거액을 가로채는 이른바 ‘신종 앱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불법 웹사이트를 통한 사기는 기존에도 있었지만 스마트폰 이용이 일상화되면서 공식 앱 장터에 등록된 앱을 앞세워 신뢰를 얻는 방식으로 수법이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28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등이 운영하는 ‘온라인피해365센터’에 따르면 사이버 금융 범죄 관련 상담 건수는 2022년 183건에서 지난해 1014건으로 5배 넘게 늘었다.사기 조직의 수법은 대체로 비슷하다. 성인용품 판매를 미끼로 실시간 상담창과 수천 명 규모의 단체 대화방을 연동해 이용자에게 ‘검증된 서비스’라는 착각을 심는다. 이후 해외 배송 절차 해결 등을 명목으로 여러 계좌에 돈을 나눠 입금하게 한 뒤 “당신의 실수로 다른 고객들의 환급까지 막혔다”고 압박한다. 피해자에게 죄책감을 심어 판단력을 흐리게 만드는 이른바 ‘가스라이팅(심리적으로 압박해 스스로를 탓하게 만드는 행위)’ 수법이다.대부분의 피해자들은 ‘공식 장터에 등록돼 있고 다운로드 수도 많은 앱인데 설마’라는 생각에 송금을 이어갔다. 사기꾼들은 소액 입금은 바로 환급해 주며 신뢰를 쌓은 뒤 점차 요구 금액을 키웠다.실제로 이런 사기 앱을 직접 설치해보니 7000여 명이 참여한 단체 대화방과 일대일 상담 채팅방이 동시에 개설됐다. 단체 대화방에는 성인용품 효과를 자랑하는 글이 이어졌지만 상당수는 실제 구매자인 것처럼 위장한 ‘바람잡이’로 보였다. 상담원은 최음제 등 불법 의약품을 노골적으로 홍보했고, 음란물 영상과 사진을 보내며 구매를 유도했다. 불법 의약품 홍보와 음란물 유포는 모두 범죄다.구글 측은 이달 초 문제의 앱을 플레이스토어에서 삭제했지만, 곧바로 동일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상담 구조를 가진 유사 앱이 등장했다. 유사 앱들은 삭제와 재등록을 반복하며 계속해서 사용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었다.피해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40대 남성 A 씨는 같은 앱에서 1만4000원 상당의 상품을 구매하려다 수수료와 시스템 오류 등을 이유로 추가 입금을 요구받아 총 8630만 원을 잃었다. A 씨는 지난해 12월 23일 경남 마산중부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해 11월 해외 유명 금융사를 사칭한 가짜 투자 앱으로 금전을 편취한 사기 조직을 검거하기도 했다.● 제도 사각지대에 피해 회복도 어려워문제는 피해가 발생해도 돈을 되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행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전화나 문자로 금융기관 등을 사칭해 금전 이체를 유도하는 보이스피싱은 보호 대상에 포함한다. 반면 물건이나 서비스를 거래하는 외형을 갖춘 사기는 실제 사기 여부와 관계없이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이 때문에 앱이나 온라인 쇼핑을 내세운 사기의 경우 돈을 보낸 뒤에도 계좌 지급 정지를 곧바로 신청할 수 없다. 이런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재화의 공급을 가장한 사기’도 환급 대상에 포함하는 법 개정안이 지난해 3월과 12월 발의됐지만 아직 본격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상적인 거래를 가장한 신종 사기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는 만큼 통신사기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도우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플랫폼의 책임을 묻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