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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경기 파주시 문산읍 마정리 ‘부일농장’. 입구에는 생석회가 뿌려져 있고 ‘진입 금지’라는 큰 글씨가 쓰인 차단막이 쳐져 있었다. 농장주 유영범 씨(69)의 아들 동일 씨(37)는 “미리 이렇게까지 했는데…. 운이 없으려니 할 수 없네요”라며 한숨을 쉬었다. 비극은 19일 밤 12시 무렵 걸려온 한 통의 전화로 시작됐다. 수화기 너머 사람은 부인 정부임 씨(62)에게 자신을 파주시 축산과 공무원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 “예방 차원의 도살처분을 하셔야 합니다.” 정 씨는 믿을 수 없었다. 난데없이 한밤중에 전화해, 평생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도살처분을 하라니. 날이 밝자 재차 전화가 왔다. “이 집에서 구제역 소가 나오면 다른 축산농가가 모두 피해를 봅니다.” 벌컥 화부터 냈다. 자식처럼 키워온 멀쩡한 소를 죽인다고? 13년 전 부부는 소를 키우기 시작했다. 9마리로 시작해 121마리까지 늘렸다. 유 씨는 부인의 이름에서 ‘부’자를, 큰아들 동일 씨의 이름에서 ‘일’자를 따서 농장 이름을 지었다. 소가 사료 먹는 걸 보면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불렀다. 부부는 13년 동안 매일같이 여름엔 오전 5시, 겨울에는 오전 6시에 축사를 찾았다. 하루 일과는 축사의 톱밥을 갈아주는 것으로 시작했다. “얼마나 좋아하는데…. 새 톱밥 비비면서 뛰어다니는 걸 보면 막 춤추는 것 같았어. 아니다. 진짜로 춤을 췄어.” 유 씨가 주사기로 한 놈 한 놈 인공수정을 시키면 10개월 뒤에 송아지가 태어났다. 그렇게 태어난 소는 모두 정 씨가 직접 받아냈다. 그런 소를 죽여야 한다니…. 싸웠다. 소리도 질렀다. 눈물로 호소도 했다. 이유라도 알려 달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고급사료 줬습니다, 소 울던 농장엔 적막만이…” ▼“12일에 9마리를 출하했어. 근데 그 소를 실으러 왔던 차가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를 들렀었대.” 기가 막혔다. 축협에서 사료 값을 갚으라고 독촉해 어쩔 수 없이 내다 팔았던 건데 그게 화근이 될 줄이야…. 20일 방역요원이라는 사람들이 농장을 찾아왔다. 죽여야 한다는 것도 무서운데 더 무서운 말을 했다. 축사의 시멘트 바닥을 깨고 묻자고. 소가 먹고 자고 했던 곳을 파고 거기에 묻자고…. 절대 못 한다고 했다. 내 새끼 121마리를 묻은 곳에서 살라니. 부부는 대꾸를 하지 않았고, 그들은 돌아갔다. 21일 오후 3시. 갑자기 소들이 울기 시작했다. 하얀 위생복을 입은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이 농장에 들어섰다. 주사기를 들고 온 그들을 보고 소들이 울어댔다. 어미소들은 자기 새끼를 찾아 뛰어다녔다. “그 울음소리를 들으니 창자가 녹는 것 같더라고….” 인터뷰 내내 흔들림 없던 정 씨가 결국 눈물을 훔쳤다. 오후 5시가 되니 덤프트럭과 삽차(포클레인)가 왔다. 실감이 났다. 주저하는 부부에게 방역요원이 무릎을 꿇고 요청했다. “부탁드립니다.” 어머니도, 방역요원도 울었다. 부부는 동의했다. 방역요원들이 집 마당에 주사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신경안정제와 안락사 약물이 담긴 주사기 121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유 씨가 아들 동일 씨를 데리고 축사로 갔다. 가장 좋은 사료를 골랐다. “잘 먹더군요. 마지막 밥인데도 잘 먹는 걸 보니 오히려 마음이 좀 놓이더군요.” 동일 씨가 긴 탄식과 함께 당시를 기억했다. 오후 7시부터 마당에 놓인 주사기의 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가늘고 긴 금속 바늘은 목의 혈관을 뚫고 들어갔다. 주사를 맞은 소는 잠시 돌아다니더니 갑자기 주저앉았다. 큰 놈은 2분, 암소는 1분, 송아지는…. 그 모습을 지켜보던 부부는 방으로 들어갔다. 동일 씨만 말없이 그 모습을 지켜봤다. 30대로 보이는 여자 방역요원은 “아무래도 직업을 잘못 선택한 것 같다”며 울면서 주사를 놨다. 3일째 밤새워 주사기를 잡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중간중간 축사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구토를 했다. 밤 12시, 모든 것이 끝났다. 축사가 죽은 소들로 누렇게 뒤덮였다. 꼭 전쟁터의 시체들 같았다. 삽차가 축사 안에까지 들어와 죽은 소들을 덤프트럭에 옮겼다. 덤프트럭이 빠져나가고, 동원된 인부들의 방역복을 태우고, 남아 있는 소의 사료까지 실어 보내고 나니 오전 4시 30분. 9시간 반 만에, 13년 동안 지켜왔던 것들이 모두 사라졌다. 빚만 남았다. 2억1000만 원. 보상금을 준다지만 빚 갚고 나면 남는 게 없다. 새로 소를 구입하는 자금을 빌려 준다지만, 부부는 다시 소를 들일 생각이 없다. 아니, 자신이 없다. “못 길러. 그것들을 다 죽여 놓고 무슨 염치가 있어서 다시 송아지를 받겠어.” 다시 소를 키울 거냐는 질문에 정 씨가 고개를 흔들었다. 옆에서 말없이 지켜보던 유 씨가 고개를 돌려 시계를 봤다. 오후 6시 반. 밥을 줄 시간이다. 축사가 텅 빈 지 3일째지만 여전히 이 시간만 되면 시계에 눈이 간다. 밥을 먹일 새끼들을 모두 잃은 유 씨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우리야 다른 일을 하든 뭐 먹고살겠지. 근데 살아 있는 소들을 사람 잘못으로 이렇게 파묻지 말아야지. 소가 무슨 죄야….” 아들 동일 씨는 부모님이 땀과 눈물로 기른 소들을 묻어야 했던 심정을 글에 담았다. 그가 인터넷에 올린 ‘눈물의 구제역 살처분 일기’는 누리꾼들의 심금을 울렸다. 동일 씨의 글은 24일 오후까지 9만1500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8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지난달 29일에 처음 발생한 구제역으로 지금까지 전국 1750개의 농장이 부일농장과 똑같은 일을 겪었다.파주=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경주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에 24일 처음으로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이 반입됐다. 1978년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 가동으로 국내 원자력 역사가 시작된 지 32년 만에 처음으로 방폐장이 본격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 20년 넘게 표류한 국책사업 ‘결실’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은 이날 경북 울진원전의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1000드럼(한 드럼은 200L)을 방폐물 운송 전용선박인 청정누리호로 운반해 경주 방폐장에 반입했다. 방사성폐기물은 경주 방폐장 내 지상건물인 인수저장시설에서 보관했다가 2012년 지하처분고가 완공되면 지하로 옮겨져 완전히 격리된다. 방폐물은 방사능 수치에 따라 고·중·저준위 폐기물로 구분되는데 원자력 발전 후 남은 원료는 고준위로, 원전에서 배출된 작업복 장갑 등과 병원 및 연구기관에서 나온 주사기 시약병 등의 물품들은 중·저준위로 분류한다. 공단은 “다른 원전의 방폐물도 순차적으로 해상을 통해 옮길 것”이라며 “청정누리호는 자동방사선 감시장치, 이중엔진 등 최첨단 안전설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방폐물은 각 원전 부근의 임시저장고에 저장해왔다. 1986년부터 시도된 방폐장 건설은 그동안 인천 옹진군 굴업도, 전북 부안군 등 후보 지역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되다가 2005년 주민투표를 통해 경주로 최종 결정됐다. 경주 방폐장은 현재 지하처분고 등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방폐공단 측은 “2012년 말까지 건설동굴, 운영동굴 등 지하시설 공사를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폐공단, “안전에 문제없다” 방폐물은 방사능측정기, X선 및 초음파검사 등을 거친 뒤 인수저장시설에 보관된다. 공단 측은 “방폐물의 방사선량은 연간 6밀리시버트 이하로 관리된다”며 “이는 병원에서 X선을 1회 촬영할 때 노출되는 양(6.9밀리시버트)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방사선 감시기 6대가 계속 관찰하고 방폐장 외부에는 환경방사선 감시기가 설치돼 주민들이 실시간으로 방사선량을 확인할 수 있다. 민계홍 공단이사장은 “폐기물을 같은 기간 보관하더라도 임시저장고보다 인수저장고에서 보관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고, 임시저장고는 이미 꽉 차 있어 하루라도 빨리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방폐물이 최종적으로 옮겨질 지하처분고는 지하 80∼130m 깊이에 80만 드럼 규모로 들어선다. 높이 50m, 지름 23.6m의 콘크리트 처분고를 만들어 그 안에 방폐물을 보관한다.○ 일부 시민단체 ‘반입 중단’ 요구 이날 방폐물 반입은 일부 시민단체의 반발로 다소 지연되기도 했다. 경주시의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방폐장이 아직 완공되지 않았는데 폐기물을 운반해선 안 된다”며 “방폐장 유치 당시 정부가 경주에 지원을 약속했던 것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상태에서 운반을 강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시의회까지 나서 반발하는 것은 시설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보다는 정부가 약속한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 따른 불만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날 방폐물 반입으로 경주시에 대한 특별지원금 3000억 원 중 아직 지급되지 않은 1500억 원은 경주시 특별회계로 이체되고, 드럼당 63만7500원의 반입 수수료가 지급된다. 반입수수료의 75%는 경주시에 귀속되고, 25%는 공단이 지역발전사업비로 사용한다. 그러나 경주시는 에너지박물관, 영어마을 등 기타 국비 지원 사업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 시의원은 “유치 때는 정부가 경주를 위해 간이라도 빼줄 것처럼 했지만 5년이 지난 지금 피부로 와 닿는 것이 거의 없다”며 “이런 태도가 경주 시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단이 해상 운송을 시작하면서 시의회에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은 것도 반발 요인이다. ‘방폐장 현안 해결을 위한 지역공동협의회’ 김동식 위원(전 경주시의원)은 “인수저장시설을 살펴보니 안전성에는 특별히 문제가 없어 보인다”면서도 “정부나 공단이 지난 수십 년 동안 그다지 미덥지 않게 사업을 추진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새롭게 신뢰를 쌓아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경주=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구제역은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에게 옮지 않는다. 또 섭씨 50도 이상으로 가열하는 순간 사라진다. 한마디로 구제역은 인체에는 무해하다.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22일 백신 접종 관련 기자회견에서 “구제역은 인체와 관계가 없고, 백신은 더더욱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구제역에 걸린 소와 돼지를 도살처분하는 것은 사람에게 위험하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동물에게 옮기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이동 및 도축 과정에서 구제역 바이러스가 전파되면 건강한 소와 돼지도 구제역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신을 맞은 소 돼지의 고기를 먹어도 무해하긴 마찬가지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구제역 백신은 바이러스를 죽인 백신(사백신)이기 때문에 가축에 접종하더라도 바이러스가 없다”며 “특히 쇠고기의 경우 이력추적시스템을 통해 철저한 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당부했다. 정부는 구제역 백신을 맞은 소에 대해서도 도축 전 구제역 검사를 한 뒤 감염되지 않은 고기만 시중에 유통할 계획이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25일부터 경북 안동 예천, 경기 파주 고양 연천 등 5곳에서 소 구제역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3일 긴급 가축방역협의회를 열고 안동 등 5곳을 구제역 백신 접종 대상 지역으로 결정했다. 접종 범위는 안동은 시 전체, 나머지 시군은 발생 지역 반경 10km 이내다. 대상 소는 모두 13만3000여 마리. 최근 구제역이 확산되고 있는 강원도는 당분간 전파 추이를 살펴본 뒤 백신 접종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바이러스가 만연해 있고, 인근에 대규모 축산농가가 많아 급히 확산을 막아야 하는 곳을 접종 지역으로 골랐다”며 “접종을 다음 주에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다. 한편 강원 횡성군 횡성읍, 춘천시 남면, 원주시 문막읍 한우농가의 구제역 의심신고는 모두 양성으로 판명됐다. 또 이날 인천 강화군, 경북 군위군과 영천시, 강원 강릉시와 원주시, 그리고 횡성군(2건) 등 총 7건의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이번 구제역으로 인한 도살처분 규모가 사상 최대인 27만8530마리를 기록하면서 매몰 후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구제역 발생 지점으로부터 반경 500m 안에 있는 모든 우제류를 도살처분한 뒤 인근에 구덩이를 파서 묻고 있다. 매몰 작업은 4∼5m 깊이로 구덩이를 파고 동물의 사체를 묻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구덩이 바닥에는 침전물이 스며드는 것을 막기 위해 비닐을 깔고 생석회, 톱밥을 뿌린다. 또 흙을 덮을 때는 가스와 침전물이 빠져 나오도록 2개의 관을 세워서 넣는다. 하지만 한꺼번에 동시다발로 매몰이 이뤄지다 보니 원칙대로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와 환경부가 올해 1월과 4월 구제역이 발생했던 경기 포천과 연천의 매몰지역을 분석한 결과 87.2%가 배수로가 미미하거나 가스배출관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초기에는 현장 관계자들이 제대로 된 매몰 방법을 모르다 보니 그런 경우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최근 예방 차원에서 돼지 2만191마리를 도살처분한 충남 보령에서는 매몰지역 인근 주민들이 “환경오염이 우려된다”며 반발해 매몰 작업에 곤란을 겪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 관계자는 “각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등 현장 방역에 투입되는 인력을 대상으로 매몰 방법과 감독 요령에 대한 교육을 했다”며 “환경오염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매몰을 하지 않을 수도 없어 현장에서 오염을 막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1997년 브랜드 출범 이후 국내 한우 브랜드의 대표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곳. 매년 실시되는 ‘한우 브랜드 경진대회’에서 3년 연속 1위를 차지해 ‘명품인증서’까지 받은 곳. 사람보다 한우가 더 많은 곳. 국내 한우의 대명사인 ‘횡성한우’가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구제역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23일 강원 횡성군 횡성읍 학곡리 한우농가의 구제역 의심신고가 양성으로 판명되자 해당 농가 반경 500m 안의 소와 돼지에 대한 도살처분을 시작했다. 이날 횡성 외에도 강원 춘천시 원주시의 의심신고가 양성으로 판명됐다. ○ 충격에 휩싸인 횡성 그동안 강도 높은 방역작업을 벌였던 횡성군은 양성판정 소식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같은 날 횡성에서만 추가로 2건의 의심신고가 접수되자 군 전체가 충격에 휩싸였다. 고석용 횡성군수는 “500여 명의 직원 대부분이 투입되다시피 해 방역을 했는데도 구제역이 발생해 안타깝다”며 “구제역이 확산돼 집단 도살처분이 이뤄질 경우 5000억 원 이상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횡성 내 4만4035마리의 한우 및 육우 대부분이 대규모로 사육되고 있다는 점이다. 구제역이 한번 확산되면 걷잡을 수 없다는 뜻이고 이 경우 10년 이상 쌓아온 명품 한우의 명성에 금이 가게 된다. 횡성축협 류병수 전무는 “횡성한우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군과 함께 방역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절박하기는 축산농가가 더하다. 축산농가가 있는 마을들은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하고 주민들은 바깥출입도 자제하고 있다. 주민이 외출할 때에는 반드시 군내 곳곳에 설치된 차량 자율소독장과 무균소독실을 거쳐야만 귀가할 수 있도록 통제하고 있다. 최경식 횡성한우협회장은 “인력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다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구제역이 발생해 걱정스럽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횡성지역 상인회는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횡성읍 둔내면 안흥면의 5일장을 무기한 휴장하기로 했다.○ 그때 그렇게 묻었는데 이번에도… 이미 올해 상반기에 구제역이 발생해 홍역을 앓았던 경기 포천시 연천군 김포시는 또다시 구제역이 발생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연천군의 경우 방역당국은 이미 구제역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판단해 백신접종 지역으로 결정했다. 1월 구제역이 발생했던 포천시는 축산농가들이 충격에 빠진 상태에서 총력 방역에 나섰다. 포천시는 22일 일동면 사직리 신호농장(소 31마리)의 소가 확진판정을 받자 반경 500m 이내 농장의 소에 대한 도살처분 작업을 벌였다. 포천시는 시 공무원과 군인, 전의경 등으로 방역반을 편성해 시 전역에 16개 방역초소를 세워 오가는 차량을 통제하고 축산농가에 대한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포시도 구제역이 발생한 월곶면 갈산리 일대의 농가에 대한 도살처분을 시작했다. 4월 구제역이 발생했던 인천 강화군 역시 이날 의심신고가 접수되면서 군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당시 구제역 발생지였던 강화군 선원면의 축산농민 유종필 씨(45)는 “(신고가 접수된) 양도면은 지난번에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았던 곳인데 다른 지역으로 구제역 불똥이 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한편 한동안 구제역이 소강상태를 보였던 경북에서도 8일 만에 다시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방역당국은 경북 군위군 우보면의 젖소농가와 영천시 화남면의 대규모 돼지농가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돼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 군위군과 영천시는 지금까지 구제역이 발생한 적이 없다. 횡성=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강화=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방역 당국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백신 접종을 결정하면서 이와 관련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백신 접종과 관련된 내용을 농림수산식품부의 도움을 받아 문답 형태로 정리했다. Q. 왜 최근 구제역이 확산되는 강원도는 백신 접종에서 제외하고 경북에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나. A. 구제역이 발생한 3개 도 19개 시군의 확산 패턴을 분석해 구제역 바이러스가 가장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판단되는 곳을 골랐다. 백신 접종을 하기로 한 경북 안동과 예천은 인접한 상주, 점촌에 대규모 축산농가가 몰려 있어 구제역이 확산될 경우 피해가 크다는 점도 고려했다. 추이를 봐서 상황이 심각한 지역이 또 있으면 추가로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다. Q. 백신을 접종하면 뭐가 달라지나. A.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소는 항원 백신을 맞으면 항체가 생겨서 구제역 바이러스가 침투해도 감염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미 바이러스가 잠복해 있는 소는 백신을 맞으면 바로 증상이 드러나기 때문에 곧바로 도살처분할 수 있다. 백신을 맞으면 이처럼 구제역에 감염되지 않기 때문에 주변 지역으로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도살 뒤 매몰처분보다 구제역을 신속하게 막는 효과가 있다. 물론 항체 생성률이 85% 정도이기 때문에 백신을 맞아도 항체가 생기지 않아 구제역에 감염이 되는 소가 나올 수 있지만 그 수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Q. 백신을 맞은 소는 어떻게 관리하나. A. 백신을 맞은 뒤 구제역 증상을 보이는 소는 도살처분하고, 이상이 없는 소는 계속 키운다. 국내 모든 소는 이력추적시스템에 등록돼 있어 방역 당국은 백신을 맞은 소의 이동 및 도축까지 체크할 수 있다. 백신을 맞은 소에 대한 관리가 앞으로의 과제다. Q. 예방접종 대상 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 어떻게 하나. A.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 기존처럼 반경 500m 안의 우제류를 도살처분한다. 그렇지만 예방접종이 끝난 농가에서 발생하면 해당 농가의 우제류만 도살처분한다. Q. 예방접종을 하면 소독 등 방역을 하지 않아도 되나. A. 그렇지 않다. 예방접종을 하더라도 항체가 생기는 2주 동안은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소독 및 외부인 차량통제 등 차단 방역을 계속해야 한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올 한 해 유례없는 인기를 끌었던 막걸리 시장을 돌이켜 보고, 막걸리의 지속적인 성장을 고민하기 위해 정부, 학계, 업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2일 정부과천청사 농림수산식품부에 모인 곽범국 농식품부 식품유통정책관, 허시명 막걸리학교 교장, 경기호 청주주조 대표 겸 한국막걸리진흥협회 부회장은 “올해는 막걸리 시장이 전례 없이 행복했던 시기였다. 최근 흐름을 이어가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막걸리 열풍은 올해에도 계속됐다. 올해 막걸리 시장을 되돌아본다면…. ▽허시명 교장=이제 막걸리는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데 필수 문화코드가 됐다. 단적으로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막걸리 강의 요청이 들어왔다.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고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삼성그룹에서 그룹사 사장단을 대상으로 강의한 적도 있다. 과거 최고경영자(CEO)들이 와인을 배우듯이 막걸리를 알려고 하더라. 이제 막걸리는 ‘과거의 술’이 아니라 2010년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흐름이 됐다. ▽곽범국 정책관=수치로 봐도 그렇다. 지난해 막걸리 수출이 628만 달러였는데, 올해는 1900만 달러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이제 정부는 막걸리 시장의 ‘제2의 도약’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경기호 부회장=지금까지 막걸리 업체를 운영하면서 해외 바이어들이 알아서 공장까지 찾아온 적은 올해가 처음이다. 막걸리 업체들 사이에서도 올해와 같은 열풍을 계속 이어가기 위한 자발적인 움직임이 처음으로 시작됐다. 막걸리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생산자들이 모임을 만든 한국막걸리진흥협회가 그것이다. 물론 어두운 측면도 있다. 대형 업체들은 매출도 늘어나고 막걸리 열풍 덕을 톡톡히 보고 있지만, 수많은 작은 양조장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양극화 문제, 대기업 참여 문제가 이슈로 떠올랐는데…. ▽경 부회장=시장이 커지고 막걸리 기술이 발전하면서 부정적인 효과도 있다. 과거에는 막걸리의 유통기한이 짧아서 서울의 대형업체가 지방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유통기한이 길어지면서 이제 지방의 구멍가게에도 서울 대형업체의 막걸리가 들어왔다. ▽허 교장=지방의 소규모 양조장들은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소규모 양조장을 살리는 것은 막걸리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막걸리 문화를 지켜내는 데 중요한 부분이라고 본다. 소규모 양조장에 대한 전략적인 지원이 없다면 단적으로 막걸리 시장은 대자본의 노름판밖에 안 된다. 막걸리의 고급화와 함께 다양성 측면에도 정책과 예산이 투입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곽 정책관=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측면에는 동의하지만 시장은 수요자 중심으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정부에서 무작정 소규모 양조장을 지원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일단 정부에서 할 일은 막걸리 고급화를 유도하고, 시장을 더 키우는 데 있다고 본다. ▽경 부회장=대기업 참여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막걸리 업체에도 ‘상생(相生)’이 필요하다. 작은 업체도 함께 가자는 것이다. 이대로 가다간 각 지역의 특색 있는 막걸리 맛이 사라진다. 나중에 그걸 살리려고 한다면 되겠나. ―막걸리 수출에 대한 시각은…. ▽경 부회장=일본에서 막걸리가 인기를 끌면서 너도 나도 무작정 일본으로 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일부 바이어가 막걸리 업체에 접근해 시장개척 비용으로 얼마를 받아 챙긴 뒤 또 다른 업체를 접촉해 똑같은 행태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협회에서도 악덕 바이어 정보를 공유하는 한편으로 과다 출혈 경쟁을 막기 위한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곽 정책관=수출과 관련해 6월 aT(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 해외 마케팅을 위한 수출협의체를 구성했다. 해외 마케팅 역량이 부족한 업체를 돕기 위한 것이다. 아직 부족한 부분은 있지만 내년부터 본궤도에 오른다면 업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허 교장=막걸리는 업체의 품질향상 노력, 정부 지원, 막걸리에 대한 관심이 어우러져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올라섰다. 우리 사회에서 우리 술에 이렇게 많은 지지를 보낸 적이 없었다. 우리는 아주 행복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날로 발전하고 있는 막걸리를 지속적으로 즐겨줘야 한다는 점이다. 즐기는 자가 진정한 주인이다. ▽곽 정책관=정부에서 막걸리 품질인증제를 도입한 것도 막걸리 열풍이 지속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인증을 통해 소비자 인식을 바꿔놓을 수 있을 것이다. 잘 운영되도록 정부에서도 세심히 관리하겠다. ▽경 부회장=우선 업체를 대표해 소비자들에게, 국민들에게 정말로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꼭 하고 싶다. 많은 사랑을 받아서 좋기도 하지만 업체들 사이에서는 위기감도 있다. ‘막걸리 열풍이 부는 지금 시점에서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위기감이다. 그래서 협회도 자발적으로 결성했고, 우리 쌀 사용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더 좋은 막걸리를 만들기 위해 업체들도 부단히 노력하겠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결국 백신까지 갔다. 백신 접종을 하면 구제역 청정국 지위 회복이 늦어지기 때문에 방역당국은 2000년 이후 백신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번 백신 접종은 소에게만 이뤄진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돼지에 비해 소가 더 쉽게 감염된다는 점, 그리고 소 사육농가가 대부분 영세해 방역에 더 취약하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국내 돼지 사육농가는 7000곳 정도인 반면 소 사육농가는 18만 곳에 달한다. 방역당국은 구제역 발생 농가에서 반경 10km 이내의 소에게만 백신 접종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2개 팀을 투입해 한 팀은 10km 지점부터 안쪽으로, 다른 팀은 3km 지점부터 안쪽으로 백신을 접종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km, 3km 지점을 기점으로 원을 그려 안쪽으로 나아가는 방식이기 때문에 ‘링(Ring) 백신’으로 불린다. 1개 팀은 방역 공무원과 수의사 등 4명으로 구성된다. 방역당국은 10만 마리를 1회 접종하는 데 백신 비용과 인건비를 포함해 5억∼6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한 달 뒤에는 2차 접종을 해야 한다. 유정복 농식품부 장관은 “현재 30만 마리 분량의 백신을 보유하고 있고 영국에서 추가 수입을 통해 총 400만 마리 분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 백신 수입비용은 43억 원으로 추산된다. 2000년에는 약 80만 마리의 소에게 백신 접종을 실시해 200억 원가량의 비용이 들었다. 문제는 백신 접종의 성공 가능성이다. 대만의 경우 1997년 돼지 구제역이 발생하자 초기부터 백신을 접종했다. 그러나 오히려 구제역이 확산돼 총 1300만 마리 분량의 백신을 투입한 끝에 구제역을 종식시켰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대만은 초기에 바이러스 타입에 맞지 않는 백신을 쓴 문제점도 있었다”며 “지금은 백신 성능이 개선돼 접종 후 항체 생성률이 85%가량 된다”고 설명했다. 이 정도 수준이면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것. 일본과 영국은 뒤늦은 백신 접종으로 애를 먹은 사례다. 올해 4월 미야자키 현 일대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일본은 6월부터 백신을 접종해 간신히 구제역을 막는 데 성공했다. 농식품부는 “발생 농가 반경 500m 이내의 모든 우제류를 도살처분하는 우리와 달리 일본은 발생 농장만 도살 처분해 피해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2001년 사상 최악의 구제역을 겪었던 영국은 초기에 도살처분 방식으로 대응하다 400만 마리 이상을 도살처분한 뒤에야 뒤늦게 백신을 투입했다. 그러나 수의사 등 관련 인력 부족으로 애를 먹었고, 당시 영국의 구제역은 약 8개월 동안 지속됐다. 방역 당국은 백신을 쓰지 않을 경우 구제역이 3개월 넘게 지속될 것으로 보고 22일 백신 접종을 결정했다. 세계동물보건기구에서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획득하려면 도살처분의 경우 3개월, 도살처분과 백신접종을 함께할 경우 6개월이 걸린다. 정부는 백신 접종 뒤 구제역 증상을 보이는 소는 도살처분하고 증상이 없는 소의 경우 쇠고기 이력관리시스템을 통해 도축 때까지 관리할 계획이다. 백신을 접종한 소는 철저한 관리 아래 사육, 도축돼 쇠고기로 판매된다. 유 장관은 “구제역은 인체와 아무 관련이 없고, 백신은 더더욱 관계가 없다”며 “백신이 투입된 소의 고기를 먹어도 아무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그동안 구제역 발생은 물론 의심신고조차 없었던 강원도도 사상 최악의 구제역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22일 하루 동안 강원 평창, 화천, 춘천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데 이어 원주, 양양, 횡성에서 잇달아 의심신고가 접수되자 강원도는 공포에 떨고 있다. 구제역이 무서운 기세로 번지고 있지만 방역 당국은 아직 구제역 바이러스가 어디서, 어떻게, 어디까지 전파되었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구제역 바이러스의 속성 때문에 결국 방역 당국은 이날 ‘백신 접종’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비상 걸린 강원도 “외지인 절대 못 들어옵니다. 전쟁터가 따로 없어요.” 22일 강원도와 시군들은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소속 공무원 동원령을 내리는 등 전시(戰時) 체제와 같은 상황에 돌입했다. 영서 일대는 물론 영동 지역인 양양에서까지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되면서 사실상 구제역이 강원도 전역에 번졌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방역 당국은 한 소 거래상이 강원의 발생 및 의심지역을 돌아다녔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의심신고가 접수된 ‘한우의 고장’ 횡성군은 모든 집회 및 행사를 전면 금지하고 관외지역 사료 구입 금지, 외부인 출입통제 조치를 내렸다. 고석용 횡성군수는 이날 호소문을 통해 “구제역 방역은 우리 군의 절체절명의 과제”라며 “해외여행 자제 및 소독 강화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군민들에게 당부했다. 축산농 조원형 씨(37·횡성군 횡성읍)는 “구제역이 횡성에서도 발생하지 않을까 모든 농가가 불안해하고 있다”며 “주민끼리도 왕래를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횡성군은 사육 중인 한우, 육우가 4만4035마리로 군내 주민등록 인구보다 많다. 국내 최대 한우 연구기관인 국립축산과학원과 강원도 축산기술연구센터, 대관령 삼양목장 등 대규모 축산시설들은 아예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했다. 699마리의 한우가 있는 대관령한우시험장은 평창에서 의심신고가 접수된 직후 외부인의 접근을 금지하는 한편 직원들의 외출을 전면 금지했다. 홍성구 시험장장은 “지난달 안동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부터 시험장은 사실상 비상체제에 돌입했다”며 “다행히 올겨울에 직접 김장을 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식사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해돋이 축제 등 잇달아 취소 강릉시는 정동진과 경포해변에서 열기로 했던 새해 해돋이 축제를 전면 취소하기로 이날 결정했다. 양양군도 매년 낙산해변에서 개최해 온 해돋이 축제를 열지 않기로 했다. 고성군도 해돋이 축제 규모를 축소하기로 했다. 평창군은 23일 진부면 오대천 일원에서 열기로 한 ‘제4회 평창 송어축제’를 구제역 추가 확산 차단을 위해 내년 1월 8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속초시와 동해시는 해돋이 축제 취소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채 다른 시군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경북에서도 해맞이 행사가 잇달아 취소되고 있다. 포항시는 ‘호미곶 한민족 해맞이축전’을 전면 취소했다. 영덕군도 해맞이축제를 사실상 취소하기로 했다. ○ 국회, 뒤늦게 관련법 의결 이날 열린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에서는 방역 당국의 초동 대처 미흡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한나라당 여상규 의원은 “안동에서 폐사가축 신고가 이뤄진 이후 3일이 지나서야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며 “경북 가축위생시험소에서 깔아뭉개다 3일이 지나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영록 의원은 “경기 포천에서도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구제역이 번졌다”고 말했다.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초동조치가 미흡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한편 농식품위는 이날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을 뒤늦게 의결했다. 이 개정안에는 가축 소유자 등이 전염병 발생국을 여행한 뒤 입국할 때 신고를 하지 않거나 가축 전염병을 전파시킨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상임위를 통과해도 본회의를 거쳐야 법이 시행된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평창=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결국 백신 접종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냈다. 구제역이 22일 최고 청정지역으로 꼽히는 강원도에까지 상륙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백신 접종 지역과 범위는 23일 결정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강원 평창군 대화면 신리와 화천군 사내면 명월리, 춘천시 남면 가정리 한우농가의 구제역 의심신고에 대한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정밀 조사 결과 양성으로 판명됐다고 22일 밝혔다. 지난달 29일 경북 안동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이 경기 북부에 이어 강원도까지 확산된 것이다. 여기에 강원 횡성군 횡성읍 학곡리, 원주시 문막읍 취병리, 양양군 양양읍 거마리의 한우농장에서도 이날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돼 방역 당국이 정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21일 접수된 경기 김포시 월곶면 갈산리 돼지농장과 포천시 관인면 중리 한우농장의 의심신고도 양성으로 판명됐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구제역은 3개 도 16개 시군에서 발생했다. 1차 저지선으로 설정했던 경북은 물론이고 2차 저지선인 경기 북부마저도 속절없이 뚫리면서 방역 당국은 기존 방역대책만으로는 구제역의 전국 확산을 막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백신 접종을 결정했다. 방역 당국은 이날 오후 4시 긴급 가축방역협의회를 개최하고 소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지역 백신(링백신) 접종을 시작하기로 했다. 유정복 농식품부 장관은 “구제역 확산을 방지하고 청정국 지위를 조속한 시일 내에 회복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백신 접종을 실시하기로 했다”며 “지역과 범위 등에 대해서는 전문가로 구성된 별도의 소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한 뒤 이르면 23일 가축방역협의회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행정안전부 ▽승진 △국가기록원 기록정책부장 한창섭 △경상북도 기획조정실장 윤종진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 노창권 △중앙공무원교육원 교수요원 정윤기 △자치경찰제실무추진단장 김현철 ▽전보 △지방행정체제개편지원단장 이인화 △지방행정연수원장 김종해 △지방세제관 김현기 ▽전보 △운영지원과장 진영만 △선진화담당관 장한 △지식제도과장 하태욱 △조직기획〃 최현덕 △조직진단〃 강유민 △경제조직〃 김성중 △연금복지〃 신영숙 △윤리〃 여중협 △비상대비정책〃 곽진욱 △자원관리〃 배일권 △정보화총괄〃 임만규 △정보화지원〃 황규철 △유비쿼터스기획〃 서보람 △정보문화〃 강재만 △정보보호정책〃 김회수 △정보자원정책〃 장영환 △자치행정〃 하병필 △주민〃 김장회 △민간협력〃 김장주 △선거의회〃 김성호 △지방행정연수원 국제교육협력과장 이진 △중앙공무원교육원 천지윤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 파견 최장혁 △지방행정체제개편지원단 파견 장만희 ◇법무부 △대검찰청 사무국장 이완목 ◇특허청 △산업정책국 산업재산보호팀 오영덕 △상표디자인심사국 디자인2심사팀 이승보 ▽화학생명공학심사국 △정밀화학심사과 최차희 △섬유생활용품심사과 오정아 ◇식품의약품안전청 ▽3급 △감사담당관 이광순 ▽4급 △기획재정담당관실 장흥선 △운영지원과 임종현 △식품안전정책과 이윤동 △식생활안전과 유순영 △의료기기정책과 박정훈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김용범 ◇한국개발연구원(KDI) △KDI 국제정책대학원 원장 남상우 ◇중앙일보 △정치분야 대기자 허남진}
그동안 구제역발생은 물론이고 의심신고 조차 없었던 강원도조차 사상 최악의 구제역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22일 하루 동안 강원 평창, 화천에서 구제역이 발생한데 이어 춘천과 원주, 양양에서 잇따라 의심 신고가 접수되자 강원도는 구제역 공포에 떨고 있다. 구제역이 무서운 기세로 번지고 있지만 방역 당국은 아직 구제역 바이러스가 어디서, 어떻게, 어디까지 전파되었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구제역 바이러스의 속성 때문에 결국 방역 당국은 이날 '백신 접종'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구제역 비상걸린 강원도 "외지인 절대 못 들어옵니다. 전쟁터가 따로 없어요." 22일 강원도와 시군들은 초비상이 걸렸다.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직원 동원령을 내리는 등 전시(戰時) 체제와 같은 상황에 돌입했다. 영서 일대는 물론 영동지역인 양양에서까지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되면서 사실상 구제역이 강원도 전역에 번졌을 수도 있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방역 당국은 평창 지역의 한 소 거래상이 도 전역을 돌아다녔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평창과 인접한 '한우의 고장' 횡성군은 모든 집회 및 행사 전면금지를 비롯해 관외지역 사료구입 금지, 외부인 출입통제 조치를 내렸다. 고석영 횡성군수는 이날 호소문을 통해 "구제역 총력적 방역은 우리 군의 절체절명의 과제"라며 "해외여행 자제 및 소독 강화 등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군민들에게 당부했다. 축산농 조원형 씨(37·횡성군 횡성읍)는 "구제역이 평창까지 확산됐다는 소식에 모든 농가가 불안해하고 있다"며 "주민끼리도 왕래를 자제하는 등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횡성군은 사육 중인 한·육우가 4만4035마리로 군내 주민등록 인구보다 많다. 국내 최대한우연구기관인 국립축산과학원과 강원도 축산기술연구센터, 대관령삼양목장 등 대규모 축산시설들은 아예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했다. 699마리의 한우가 있는 대관령한우시험장은 평창군 대화면에서 의심 신고가 접수된 직후부터 외부인의 접근을 금지하는 한편 직원들의 외출을 전면 금지했다. 홍성구 시험장장은 "지난달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부터 시험장은 사실상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며 "다행히 올 겨울에 직접 김장을 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식사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속수무책인 방역 당국 올해 1월과 4월 경기 포천과 인천 강화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만 해도 방역 당국은 대략적인 감염 경로에 대한 추측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번 구제역의 경우 발생 건수가 40건을 넘어서면서 사실상 감염 경로 확인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강원 평창의 경우 13일 수의사가 다녀간 사실을 발견하고 이 수의사가 방문했던 대화면과 평창읍의 39개 농가에 대해 이동통제 조치를 내린 정도다. 하지만 화천 농장은 특이사항이 없어 방역 당국은 역학조사에 애를 먹고 있다. 방역 당국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전파되었는지에 대한 조사 보다는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에 누가 드나들었고, 이들이 어디로 이동했는지를 파악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이를 통해 예방적 도살처분 조치를 내려 추가 발생을 예방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제역 발생 및 의심신고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팀의 업무에도 과부하가 걸리고 있는 실정이다. 방역 당국은 경기 파주의 축산분뇨업자가 경북 안동의 최초발생농장에서 구제역 바이러스가 만연했던 지난달 25일 1박 2일 동안 머물렀던 사실도 뒤늦게 파악했을 정도다. ●백신 접종은 어떻게 방역 당국은 백신 접종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 그러나 도살처분 규모가 사상 최고인 22만4605마리에 육박한데다 구제역이 강원에까지 번지면서 결국 백신 접종을 결정했다. 다만 백신을 맞은 우제류에 대한 관리가 쉽지 않다는 점과 비용 문제 때문에 접종은 최소한의 범위에서만 실시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국내 총 우제류 1345만 마리에 대해 백신 접종을 실시할 경우 992억 원 가량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10만 마리에 백신을 접종하는 데는 6억~7억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그러나 축산업계는 정부의 백신 접종 결정에 극력 반대하고 나섰다. 한우협회 관계자는 "백신 접종은 구제역을 항상 안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국내에서 백신을 접종하면 구제역 청정국이 아닌 국가의 쇠고기, 돼지고기가 국내에 들어올 수 있어 축산농가에게는 또 한번 치명상을 주는 것"이라고 반발했다.횡성=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한국 해경 경비함과 중국 어선의 충돌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건에 대해 중국 정부가 강공으로 나오면서 외교 마찰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사건은 특히 천안함 폭침 사건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한중 관계가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터진 것이어서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중국, 사고 사흘 뒤 강경 자세로 급전중국 정부와 언론은 사건 발생 직후에는 별다른 얘기가 없다가 사고 3일 만인 21일 한국 측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올해 9월 7일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인근 해상에서 중국 어선이 일본 해상 경비정을 들이받아 선장이 억류되면서 커다란 중-일 갈등으로 비화한 사건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중국 정부의 강공은 이번 사건의 책임이 국제법적으로 따져볼 때 한국 측의 잘못이 더 크다고 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뒤늦게 불만을 토로하면서 한국 수사당국의 조사 결과를 정면으로 반박한 데다 자국 어선의 불법조업 사실 자체를 부인하면서 한국의 단속 책임자에 대한 처벌까지 요구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또 사건 발생 후 중국 누리꾼이 들끓은 것도 중국 정부로서는 무시하기 어렵다. ‘차이샤’란 이름의 누리꾼은 중국의 인기 포털 사이트인 시나닷컴에 올린 글에서 “댜오위다오 사건 때 일본인도 우리를 죽이지 못했는데 한국인이 그런 건방진 일을 어떻게 할 수 있느냐”고 매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의 이런 반응엔 중국 관영언론이 한몫했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국제시사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20일 “63t의 어선이 3000t의 경비정을 들이받는 것은 자살행위와 같다”며 한국 수사당국의 발표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신문은 또 “중국 어민은 생업을 이어가는 약자인데 한국 언론은 마치 폭도처럼 묘사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중국 정부의 거듭된 자제 요청에도 20일 실탄 사격훈련을 실시한 것도 중국의 불만을 키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고 경위와 양측 입장현재 가장 큰 쟁점은 단속을 당한 중국 어선이 당초 어디에서 조업을 했느냐와 우리 해양경찰청의 단속이 어디에서 이뤄졌느냐다. 중국 어선의 조업 지점이 한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이었다면 설령 한국의 EEZ 밖으로 도주하더라도 어선에 승선해 단속할 권한이 있다.하지만 당초 조업 지점이 한중 양국의 EEZ가 겹치는 잠정조치수역이라면 설령 불법조업이라 할지라도 단속 권한과 방식이 완전히 달라진다. 여기서는 기국주의(旗國主義)에 따라 한중 양국 모두 자국 어선에 대해서만 단속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단속을 하려면 상대국에 통보해야 하며 상대방 어선에 승선할 권리도 없다. 중국 측이 주장하는 내용도 바로 이것이다.당초 조업 및 단속 지점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은 채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 북서방 72마일로 발표했던 해양경찰청은 이날 중국 측의 주장에 대해 함구로 일관했다. 해경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양국 간에 민감한 사항이어서 어떤 것도 확인해줄 수 없고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해경은 중국 어선이 한국 측의 EEZ에서 불법조업을 하다 잠정조치수역으로 도주한 것인지도 밝히지 않았다.해경이 처음 발표한 어청도 북서방 72마일은 한중 양국의 잠정조치수역이다. 잠정조치수역은 2001년 4월 체결된 한중어업협정에 의해 한국과 중국의 어선에 한해 신고할 필요 없이 자유롭게 조업할 수 있도록 허용된 수역을 말한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중국에서 200해리, 한국에서 200해리 되는 수역을 각국의 EEZ로 정하되 중복된 지역은 잠정조치수역으로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어선의 당초 조업지점이 우리의 EEZ였다면 설령 뒤늦게 단속을 피해 잠정조치수역으로 도주에 성공했다 할지라도 이는 명백한 불법조업으로 단속 대상이다. 이와 관련해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우리에게 조업 허가를 받지 않은 중국 어선이 우리 EEZ 안에서 조업을 하다 해경이 단속에 나서고 추적하자 단속지점인 잠정조치수역으로 도주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중국 배가 조업하던 곳은 우리의 EEZ 끝부분으로 잠정조치수역 근처였다”며 “중국이 원하면 공동조사에 응할 용의도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의 단속에 아무런 법적 문제도 없다는 얘기다.환추시보는 이날 “중국 어선이 겨울철 깊은 바다로 이동하는 어족을 따라가려다 그곳(조업 지점)에 들어간 것 같다”고 보도했다. 중국 언론 역시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군산=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동영상=EEZ 넘어와 치어까지 싹쓸이, 중국어선 불법조업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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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와 불과 14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경기 가평군에서도 21일 구제역이 발생했다. 또 이날 강원 평창군과 화천군, 충남 천안시, 경기 포천시와 김포시 연천군에서 잇따라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돼 구제역이 사실상 전국으로 확산됐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경북 안동시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강원과 충남에서 의심신고가 접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전국 축산농가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0일 신고된 가평군 하면 신하리 한우농장의 구제역 의심신고에 대한 정밀조사 결과 양성으로 판명됐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14일 경기 양주시의 돼지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1주일여 만에 경기도 내에서만 양주 연천 파주 고양 가평 등 5개 시군에서 잇따라 구제역이 발생했다. 또 포천시 일동면 사직리와 관인면 중리의 한우농장, 김포시 월곶면 갈산리의 돼지농가, 연천군 전곡읍 양원리의 돼지농장에서도 연이어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돼 방역 당국이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 방역 당국은 “해당 농가의 출입을 통제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도살처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방역 당국은 평창군 대화면 신리, 화천군 사내면 명월리, 천안시 성남면 대흥리에서 접수된 구제역 의심신고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강원도는 지금까지 구제역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고, 의심신고가 접수된 것도 처음이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만약 양성으로 판명되면 스키 시즌을 맞아 강원도를 찾는 유동인구가 많기 때문에 구제역이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접수된 의심신고에 대한 정밀조사 결과는 22일 나온다. 이번 구제역으로 도살처분된 가축은 21일까지 총 21만7356마리로 집계됐다. 한편 상황이 악화되자 방역 당국은 21일 긴급 가축방역협의회를 개최하고 백신 접종 여부에 대한 토론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유정복 농식품부 장관은 “(백신 접종을) 당장 하는 것은 아니고, 충분하고 지속적인 검토를 하고 있으며 중대 국면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며 “여러 가능성을 놓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21일 농림수산식품부와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등 방역 당국은 경기 북부 지역이 초토화된 데 이어 전국 각지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쇄도하자 패닉 상태에 빠졌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피해만 해도 사상 최악인데, 강원과 충남까지 번지면 그 피해는 상상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구제역은 2000년 이후 발생한 구제역 가운데 가장 심각하다. 2000년 3월에는 3개 도 6개 시군에서 15건의 구제역이 발생해 2216마리의 우제류가 도살처분됐다. 1934년 이후 66년 만에 구제역이 발생한 당시에는 정부가 백신 접종이라는 극단의 처방을 통해 사태를 종식시켰다. 2002년 5월에는 2개 도 4개 시군에서 16건의 구제역이 발생해 16만155마리의 우제류를 도살처분했다. 이번 구제역은 2개 시도 12개 시군에서 무려 42건이 발생했다. 도살처분 규모 역시 이날까지 21만7356마리로 사상 최대다. 이처럼 구제역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백신 접종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매몰 비용은 물론 보상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7일 국무회의에서 “매몰처분 비용이 과다하게 불어난다면, 백신 접종 방안도 생각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구제역으로 인한 보상 비용은 3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독약·초소운영 등 방역비, 가축수매자금, 경영안정자금 지원 등은 제외한 금액이다. 농식품부는 “만약 백신을 접종한다면 연간 992억 원가량의 비용이 든다”며 “첫해 2번 접종한 이후 매년 1차례 보강 접종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백신을 접종하게 되면 구제역을 빠르게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당초 “백신 사용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던 농식품부가 입장을 선회한 것도 구제역이 경북, 경기에 이어 어디로 확산될지 모르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가 우려하는 것은 백신을 접종할 경우 관리가 어렵고, 국가 간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는 점이다. 백신 접종을 하면 이후 1년 6개월 동안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얻지 못해 수출길이 막힌다. 백신 바이러스를 보유한 돼지는 상대국에서 수입을 안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돼지고기 1162만 달러어치를 수출했다. 게다가 백신 사용 국가의 육류 수입을 거절할 명분도 사라지게 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중국, 아르헨티나 등 구제역 백신 접종 국가로부터 쇠고기 등 수입 허용 요구에 직면하게 되고, 협상 시 불리한 입장에 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축산업계에서 백신 사용을 반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당초 백신 사용을 검토하지 않았지만, 상황이 악화되면서 백신 사용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농식품부는 21일 “백신접종을 안 하고 상황을 종식시키는 것이 대원칙이었다”며 “그러나 접종 여부, 백신 접종을 하면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등에 대해 논의하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개각 시기가 불투명해지면서 정부 산하기관장들의 인사도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임기가 만료되는 자리를 놓고 하마평이 무성하지만 실제 인사는 개각 이후에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개각에 포함되지 않은 고위 관료들이 산하기관으로 옮기게 될 상황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해당 기관들에서는 “연말을 맞아 안 그래도 어수선한데 기관장 교체나 유임 여부조차 확정되지 않아 조직이 붕 떠 있는 분위기”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금융감독원 원장과 기업은행장,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등이 인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되는 김종창 금감원장 후임으로는 권혁세 금융위 부위원장과 김용환 금감원 수석부원장, 윤용로 기업은행장의 이름이 나오고 있다. 8개월째 공석 상태인 금통위원에는 이창용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위 단장과 김석동 전 재정경제부 제1차관, 이희수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김대기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등이 거론된다.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당초 이명박 대통령은 금통위원 후임 인선에 대해 ‘꼭 필요하냐’며 소극적이었으나 최근 ‘물가안정’을 부쩍 강조하면서 기류가 바뀌는 것으로 안다”며 “금통위원 공석을 채우면서 ‘통화 물가 정책을 확실히 펴 달라’고 주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0일 임기가 끝나는 윤 기업은행장은 교체가 유력하다.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후임 기업은행장으로는 조준희 기업은행 전무와 김용환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후보로 올라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정부가 기업은행을 자율 공공기관으로 지정한 만큼 내부 인사인 조 전무가 은행 창립 50년 이래 첫 ‘내부 승진 행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기업 쪽에서는 지식경제부 산하 주요 공공기관장들의 거취가 관심거리다. 김쌍수 한국전력공사 사장, 강영원 한국석유공사 사장 등 임기가 8개월가량 남은 기관장들이 주요 대상이다. “지경부 장관이 바뀌면 이 공공기관장들도 물갈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한국전력은 최근 김 사장의 거취 관련 소문이 난무하자 이달 초 “앞으로 유언비어를 전파·유포하거나 단순 문의하는 사실이라도 확인될 경우 당사자를 포함해 해당부서의 상관까지 엄중 문책할 것”이라는 공문을 전 부서에 내려보내기도 했다. 만약 김 사장이 교체될 경우 한국수력원자력, 한전KDN 등 발전 자회사의 수장들도 줄줄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강 사장은 최근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임기 말까지 흔들림 없이 업무를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교체설에 따른 조직 기강 해이를 사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 중에는 영화진흥위원회가 주목된다. 문화부가 지난달 초 조희문 당시 위원장을 해임해 개각이 되면 가장 먼저 이 자리가 채워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문화부 내부에서는 “위원장 인사보다 영화진흥위의 존립 여부에 관한 논의가 먼저 진행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한국석유공사 ▽지사장 △구리 강남의 △거제 이용국 △울산 한병호 △평택 함윤 ▽처장 △비축시설 김중현 △석유비축 김강석 △생산시설건설단장 노시대}
경기 남양주시에서도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이는 경기지역에서의 네 번째 신고로 앞선 세 번의 신고는 모두 양성으로 판명됐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7일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시우리의 한 한우농장에서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이 지역은 양주시의 구제역 발생 농장과 40km가량 떨어져 있다”며 “구제역 바이러스 전파 경로에 대한 정확한 역학관계를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경기지역에서는 양주시 연천군 파주시에서 잇따라 구제역이 발생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