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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마스크’, ‘로테이션 입장’, ‘영화 같은 시상식’. 25일(현지 시간) 열리는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구체적인 진행 방식이 공개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지난해부터 주요 영화제 시상식이 온라인으로 대체되거나 참석 인원을 대폭 줄이고 있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프라인으로 개최돼 참석 인원이나 시상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참석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올해 2∼4월에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이나 미국 배우조합상, 감독조합상, 제작자조합상, 영국 아카데미상의 경우 시상자만 참석했다. 수상자는 화상 연결을 통해 소감을 밝혀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아도 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요 영화제 가운데 후보자와 시상자 대부분이 현장에 참석하는 건 아카데미상이 처음이다. 그런데 참석자 전원에 대해 ‘노 마스크’ 방식을 채택한 것.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은 TV 및 영화 제작으로 분류돼 참석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보도했다. 다만 중간광고 등 출연진 모습이 카메라에 비치지 않을 때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 노 마스크가 아카데미 시상식 연출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상식 공동 프로듀서를 맡은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로 세계가 혼란에 빠지는 내용의 영화 ‘컨테이전’(2011년)을 연출했다. 이 영화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객들 사이에서 미래를 예측했다는 반응을 낳으며 큰 주목을 받았다. 사회적 거리 두기, 바이러스 기원을 둘러싼 음모론을 10년 전 자신의 영화에 담아낸 만큼 코로나19 시국을 반영한 연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소더버그 감독은 시상식 참석자들과 진행한 온라인 콘퍼런스에서 “마스크가 이번 시상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매우 비밀스럽게 들리겠지만 그 주제가 시상식 내러티브에서 핵심”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바꾼 건 시상식 운영 방식만이 아니다. 호명된 배우가 무대에 올라 소감을 전하는 형식에도 일정 부분 변화가 예상된다. 소더버그 감독은 “배우와 이들을 제외한 우리 모두 사이에 장벽이 존재한다는 신화를 깨부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2001년 영화 ‘트래픽’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을 당시 이를 예상하지 못하고 술에 취해 있던 일화를 털어놓으며 “올해 후보자들과 수상자들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게끔 연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마스크인 대신 시상식장에 모이는 인원에 대해선 제한을 둔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유니언 스테이션과 돌비극장에 모일 수 있는 인원은 최대 170명이다. 참석자들 모두 출입 및 퇴장 시간이 정해져 있고, 조를 짜서 입장하는 식이다. 방역도 철저하게 한다. 참석자들은 입장 전까지 최소 3번의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취재진도 최소로 꾸려진다. 레드카펫에는 3명의 촬영기자만 들어가고, 취재진과 참석자는 약 2m의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김일성이 항일무장투쟁사를 쓴 책 ‘세기와 더불어’(사진)가 국내에서 처음 출간됐다. 이 책은 이적표현물이라는 판결을 받아 논란이 예상된다. 김일성이 저자로 표기된 8권짜리 세트 ‘세기와 더불어’는 교보문고, 예스24 등 국내 대형 서점에서 1일부터 판매 중이다. 이 책을 출간한 민족사랑방은 사단법인 남북민간교류협의회 명예이사장인 김승균 씨(82)가 지난해 등록했다. 김 씨는 사상계 편집장이었던 1970년 ‘오적’ 필화 사건으로 구속되기도 했다. 세기와 더불어는 1992년 4월 15일 김일성 80회 생일을 계기로 1992∼1997년 평양 ‘조선노동당 출판사’에서 대외선전용으로 발간됐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북한에서 낸 원전을 그대로 옮겼다. 민족사랑방은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해방되는 그날까지 중국 만주벌판과 백두산 밀영을 드나들며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했던 생생한 기록’이라고 소개했다. 21일 김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남북이 화해하고 통일로 나아갈 계기가 필요하다. 항일투쟁은 남북이 같이한 역사이기에 이를 알리고자 책을 출간했다”고 말했다. 2011년 대법원은 정부 허가 없이 방북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모 씨가 소지한 세기와 더불어가 이적표현물에 해당해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간행물윤리위원회의 유해 간행물 심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유해 간행물로 결정되면 수거, 폐기된다. 지난해 출간된 조선족 작가 유순호 씨가 쓴 ‘김일성 1912∼1945’에서는 세기와 더불어에 대해 왜곡, 과장, 오류가 100곳이 넘는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세기와 더불어의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고 여겨 출간한 것은 아니다. 사실 여부는 함께 따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시즌4 제작에도 참여해 달라고 각국 팬들로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가 오더라고요.” 20일 서울 강남구 에스에이엠지(SAMG)엔터테인먼트(전 삼지애니메이션) 사옥에서 만난 김수훈 대표(47)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SAMG가 프랑스, 일본과 공동 제작한 애니메이션 ‘미라큘러스 월드: 뉴욕, 하나된 영웅들’은 국내 제작 콘텐츠 중 처음으로 중남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에서 주간 1위를 차지했다. 그는 “레이디버그로 탄탄한 팬덤을 쌓았다”고 했다. “레이디버그로 해외 팬들이 많아졌어요. 시즌4부터 저희가 제작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돌자 팬들이 ‘SAMG를 반드시 넣어달라’는 성명을 발표하기까지 했어요. 인스타그램에서 제게 메시지를 보낸 분도 있었죠. 시즌4부터는 전체 시리즈가 아닌, 스페셜 클립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미라큘러스: 레이디버그와 블랙캣’은 2015년 방송 후 세계 120개국에서 인기를 끈 ‘슈퍼 지식재산권(IP)’이다. 프랑스 애니메이션 제작사 자그툰이 SAMG와 일본의 도에이 애니메이션에 협업을 제한해 세 나라가 손을 잡았다. 주인공 마리네뜨가 레이디버그로, 아드리앙이 블랙캣으로 변신해 악당 호크모스에 맞서는 히어로물이자 둘 간의 사랑을 그린 로맨스물이다. ‘미라큘러스 월드: 뉴욕, 하나된 영웅들’은 등장인물들의 디테일한 연출로 극장용 애니메이션에 버금가는 수준이라는 호평이 이어졌다. “3차원(3D)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감정 표현입니다. 실사 영화에서 배우들의 연기와 같아요. 눈동자 위치에 따른 시선 처리나 눈의 미세한 떨림까지 신경 써서 표현했습니다. 머리카락 흩날리는 것까지 표현하려고 헤어 시뮬레이션 기술도 도입했어요.” 전기공학과에 진학했지만 컴퓨터그래픽에 끌려 3D 애니메이션을 독학한 그는 2000년 26세의 나이에 삼지애니메이션을 세웠다. ‘미니특공대’ ‘캐치! 티니핑’ 등 영유아층 사이에서 인기를 끈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미니특공대는 텐센트, 아이치이 등 중국 동영상 플랫폼에서 누적 조회 수 230억 회, 유튜브 조회 수 107억 회의 기록을 세웠다. 자체 개발한 IP들로 중국, 남미까지 진출한 SAMG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에서 개인과 콘텐츠가 모여 현실처럼 교류하는 공간)로 무대를 넓힌다. 가상현실 플랫폼에서 ‘디지털 아이돌 그룹’을 선보이는 서비스 ‘룰루팝’을 이달 말 선보인다. 엠넷 ‘쇼미더머니8’ 심사위원이었던 프로듀서 밀릭, 청하 아이즈원 등의 뮤직비디오를 만든 ‘바이킹스 리그’와 협업해 음원과 뮤직비디오도 제작했다. “룰루팝이라는 세계관에서 아이돌 그룹이 나옵니다. 가상현실에서 10대들이 아이돌을 꾸미고, 아이돌과 뮤직비디오를 찍거나 노래도 부르면서 SNS에 공유하는 세계죠. 단순히 가상현실에서 아이돌이 노래하고 춤추는 게 아닌 ‘내가 만들어가는 K팝’입니다. 자신의 세상을 직접 만들고, 그 세상의 리더가 되고 싶어 하는 10대들의 니즈와 맞아떨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룰루팝은 애니메이션에 K팝, 가상현실 플랫폼까지 접목시킨 SAMG의 도전이다. 애니메이션 제작사에서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시도다. “플랫폼이 콘텐츠 소비 변화를 이끄는 시대입니다. 유튜브가 등장하면서 BTS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아기상어송’이 유튜브 조회 수 1위를 하는 일이 생겼죠. 저희는 그 플랫폼의 시작을 룰루팝으로 가려고 합니다. 이 세계관 안에 담을 이야기는 팬들과 함께 만들어 나갈 겁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2021년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에 가수 겸 배우 아이유 등 국내 문화예술인 5명이 선정됐다. 나머지는 배우 수지와 남주혁, 아이돌 그룹 ‘마마무’ 멤버 화사,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다. 포브스는 매년 미국·캐나다,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 주요 지역별로 △예술 △엔터테인먼트·스포츠 △금융·벤처캐피털 △마케팅·광고 △소비자 기술 △헬스케어 △제조·에너지 등 10개 분야에서 유망한 젊은 리더 300명을 선정한다. 올해는 한국에서 문화예술인과 스타트업 대표, 스포츠인 등 23명이 명단에 들어갔다. 아이유는 최근 발매한 정규 5집 ‘라일락’을 국내외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올렸고,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브로커’에 출연한다. 수지와 남주혁은 최근 SBS 드라마 ‘스타트업’에 함께 출연하며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었다. 임지영은 2015년 한국인 최초로 세계적 권위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포브스는 “올해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불러온 경제, 사회, 개인적 도전들의 한가운데에서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인물들을 선정했다”고 밝혔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영화 ‘미나리’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74·사진)이 수상 예측 투표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미국 할리우드의 시상식 결과를 예측하는 사이트 ‘골드더비’에 따르면 윤여정은 전문가와 편집자, 일반 회원들로부터 가장 많은 4640표를 받아 1위에 올랐다. 21일 오후 4시 반(한국 시간) 기준이다.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칼로바(580표),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스(415표), ‘맹크’의 어맨다 사이프리드(191표),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먼(170표)이 뒤를 이었다. 이번 투표는 △전문가 △골드더비 편집자 △지난해 오스카상 결과를 정확히 예측한 ‘톱 24’ 회원 △지난 2년간 오스카상 예측 정확도가 높았던 ‘스타 24’ △일반 회원의 표를 합산했다. 윤여정은 전문가 27명 중 24명, 골드더비 편집자 11명 전원, 톱 24 회원 전원, 스타 24 회원 전원의 표를 받았다. 전문가 27명 가운데 나머지 3명은 클로스에게 표를 던졌다. 미나리는 여우조연상을 포함해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각본상, 음악상까지 모두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골드더비 예측 결과에서 리 아이작 정 감독은 ‘노매드랜드’의 클로이 자오 감독에 이어 감독상 부문 2위였다. 작품상, 각본상, 음악상 부문에서는 각각 3위에 올랐다. 스티븐 연은 남우주연상 부문 4위였다. 골드더비는 매년 이 예측 투표를 한다. 지난해 남녀 주연상, 남녀 조연상 수상자 예측이 맞았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가 윤여정의 여우조연상을 비롯해 몇 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릴지 관심이 뜨겁다. 시상식은 25일 오후 8시(미국 동부 시간) 로스앤젤레스 유니언 스테이션과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한국 시간으로는 26일 오전 9시에 시작한다. 미나리는 여우조연상을 포함해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각본상, 음악상까지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맹크’가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최다 기록을 세웠고 미나리와 ‘노매드랜드’ ‘더 파더’는 6개 부문 후보에 각각 지명돼 뒤를 이었다.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먼,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스, 맹크의 어맨다 사이프리드 등 후보들이 쟁쟁해 박빙의 승부가 예측됐던 여우조연상 부문은 윤여정의 수상에 무게가 쏠린다. 콜먼은 더 파더에서 치매 아버지를 돌보는 딸의 아픔을 연기해 호평을 받았고, 74세로 윤여정과 동갑인 클로스는 올해로 아카데미 후보 지명만 8번째인 베테랑이다. 뉴욕타임스는 “올해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 수상자를 가장 예측하기 어렵다”고 꼽았을 정도. 그러나 윤여정이 ‘아카데미 바로미터’라 불리는 미국 배우조합(SAG)상과 영국 아카데미상을 가져가면서 기류가 달라졌다. 버라이어티, 할리우드 리포터,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등 미국 주요 연예매체는 윤여정을 수상자로 예측했고, 버라이어티는 “6개 부문 후보에 든 미나리를 대표해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가져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윤여정 다음으로 수상 가능성이 높은 후보는 모큐멘터리(연출된 상황을 실제 상황처럼 보이도록 제작한 콘텐츠)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보랏2)의 마리아 바칼로바다. 불가리아 출신의 25세 신인인 그는 윤여정과 마찬가지로 이번 영화가 할리우드 데뷔작이다. 그는 보랏(사샤 배런 코언)의 15세 딸 투타를 연기했다. 카자흐스탄 리포터인 보랏은 미국 대통령 ‘맥도널드 트럼프’의 측근에게 접근하라는 정부의 미션을 받고 이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투타를 ‘선물’로 데려간다. 투타는 미국인에게 잘 보이려 금발로 염색하고 가슴 성형을 계획하지만 사회에 만연한 여성 혐오와 마주하며 정체성을 찾아 나간다. ‘사샤에 밀리지 않는다’는 찬사를 받은 바칼로바는 전미 비평가협회상, 뉴욕 비평가협회상 등을 받으며 윤여정과 주요 비평가협회상을 양분했다. 아시아계 미국인 최초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스티븐 연의 강력한 경쟁자는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의 채드윅 보즈먼이다. 1927년 시카고의 녹음 스튜디오가 주 배경인 영화는 당대 최고 흑인 블루스 가수 마 레이니와 그녀의 전속 밴드 멤버들, 그리고 스튜디오의 백인 매니저들이 녹음 과정에서 벌이는 신경전을 그린다. 트럼펫 연주자 레비를 연기한 보즈먼은 흑인 차별을 겪으며 냉소를 일찍이 체득한 인물로, 성공에 대한 희망을 품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지난해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나 그의 유작이 됐다. 보즈먼은 이 영화로 골든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 SAG상 등을 수상했다. 뉴욕타임스는 “채드윅 보즈먼의 남우주연상 수상은 사실상 결정된 사안”이라고 보도했다. 스티븐 연은 4, 5위로 수상 가능성이 점쳐진다. 작품상과 감독상 부문에서는 중국계 미국인 감독 클로이 자오의 ‘노매드랜드’가 압도적인 1위로 꼽힌다. 동명의 논픽션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2008년 금융위기로 집을 잃은 뒤 벤에서 살아가는 노매드의 삶을 담았다.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시작으로 골든글로브 작품상과 감독상, 미국 제작자조합(PGA)상, 영국 아카데미 감독상과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버라이어티는 미나리를 작품상 3위, 감독상 5위로 예측했고, 할리우드 리포터는 각각 4위와 5위로 전망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미국에 사는 한 커플은 잠자기 전 나란히 침대에 누워 책을 읽다 입맞춤하고 서로를 꼭 안은 채 잠이 든다. 한국의 할머니는 투박한 손으로 남편이 전복 양식을 하다 손에 입은 생채기에 밴드를 붙여 주고, 남편은 허리가 아픈 아내를 위해 안마를 해 준다. 13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6부작 다큐멘터리 ‘님아: 여섯 나라에서 만난 노부부 이야기’는 미국, 브라질, 일본, 인도, 한국, 스페인까지 총 6개 국가에서 만난 노부부의 일상을 담았다. 국가와 언어, 직업, 환경은 다르지만 그 안에는 사랑이라는 공통된 정서가 흐른다. 진모영 감독(51·사진)이 연출한 님아는 그가 연출한 다큐멘터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2015년)를 원작으로 한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480만 명이 극장을 찾아 한국 독립영화 최다 관람 기록을 세웠다. 미국에서 개봉한 이 영화를 보고 감명받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책임자는 2017년 진 감독에게 이를 세계로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진 감독이 총괄프로듀서 역할을 맡아 시리즈의 주제를 정하고, 국가별 다큐멘터리 감독들을 섭외했다. 국가별로 꾸려진 제작진이 커플을 섭외하고 촬영했다. 16일 화상으로 진 감독을 만났다. “처음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만들 때 세계인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영화 개봉은 일본, 미국, 베트남에서 했다. 넷플릭스로부터 제작 제안을 받았을 때 지식재산권(IP)을 확장할 수 있는 데다 사람들이 다큐를 보고 원작에 관심을 갖게 될 수도 있어 수락했다.” 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정생자, 조영삼 커플은 전남 보길도에서 전복을 양식하며 47년을 함께한 잉꼬부부. 바다에 나갔다 돌아오는 영삼은 선착장으로 마중 나온 생자를 보며 소년같이 해사한 미소를 짓는다. 허리가 안 좋은 생자는 집에서 쉬라는 남편의 말을 듣지 않고 밭으로, 바다로 나온다. 그런 생자에게 영삼은 말한다. “아무도 필요 없어. 너밖에 필요 없는디. 둘이 오래오래 살다가 같이 가야재.” 진 감독은 “사랑은 연민과 동정심에서 출발한다. 나를 위해 고생하는 사람에 대해 ‘얼마나 피곤할까’ ‘얼마나 힘들까’ ‘나는 어떤 행동으로 응수를 해 줄 것인가’에 대한 감정이다”라며 “이런 마음을 상대방에게 어떻게 표현하고, 끊임없이 가꿔 나갈지, 그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와 이번 시리즈, 30m 해저에서 해산물을 잡는 심해 잠수부 ‘머구리’의 삶을 그린 ‘올드마린보이’(2017년)등 평범한 삶을 담아 온 진 감독. 그에게 ‘평범한 이야기’의 가치는 무엇일까. “전복을 키우는 부부, 빈민가에서 대가족을 이루며 사는 브라질 동성 커플, 한센병으로 고생한 일본 커플까지, 어디에서나 만날 것 같은 사람들이 발휘하는 일반성에서 보편적 진리를 얻는다. ‘저토록 평범한데도 저렇게 빛나는 진리를 실행하는구나’라고 시청자와 교감하고 싶다.” 진 감독은 추가 시리즈 제작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평범한 이야기를 확대해 서로를 더 잘 이해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은 게 그의 소망이다. “이 시리즈의 특별함과 가치는 굉장히 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훨씬 더 다양한 지역에 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 마사이족의 러브스토리를 다룬다면 얼마나 재밌을까. 우리와 삶의 방식은 다르지만 그 안에 담긴 보편적 정서에 공감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인간이 가진 고통이라는 난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작품.’ ‘샤이닝’ ‘미저리’ ‘쇼생크 탈출’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쓰며 이야기의 거장이 된 스티븐 킹은 1981년 발표한 작품 ‘로드워크’를 이렇게 설명했다. 당시 그는 1년 전 어머니를 암으로 잃은 때였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와 이곳저곳 이사를 다니며 힘들게 유년 시절을 보낸 킹은 어머니가 수년간 암으로 고통스러워하다가 세상을 떠난 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책 출간 당시 이렇게 밝혔다. “지속된 암은 그녀를 서서히 갉아먹었다. 이 책을 쓴 과정은 어머니의 고통스러운 죽음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그가 수년간 고통 속에 투병하는 어머니를 지켜보면서 고민한 ‘인간이 가진 고통이라는 난제’는 점차 파국으로 치닫는 주인공 바튼 도스의 모습에 고스란히 담겼다. 중서부 도시의 평범한 가장인 도스는 고속도로 확대 계획으로 인해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공사로 인해 자신의 터전과 가정을 잃게 된 도스가 분노로 인해 파멸에 이르는 과정을 긴장감 있게 그렸다. 킹은 자본의 논리에 의해 철저히 파괴되는 현대인의 자화상도 함께 담았다. 도스가 사는 곳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직장 때문이기도 하지만 3년 전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난 아들과의 추억이 담긴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 개발이라는 대의 앞에 도스의 삶은 그 중요성을 잃는다. 시는 이주를 거부하는 그의 사생활까지 조사해 과거 불륜을 폭로하겠다는 협박을 하기에 이른다. 고속도로 공사를 막기 위해 지역 주민과 공모를 하고, 폭발물을 설치해 고속도로 공사 설비를 망가뜨리는 도스의 몸부림은 처절하다. 소설은 출간된 지 40년 만에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킹의 소설 ‘그것’을 영화로 만든 무스치에티 남매가 각색 및 제작을, 베니스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파블로 트라페로 감독이 연출을 맡아 로드워크를 영화로 선보일 예정이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아카데미 후보 지명이 내 영화를 정의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영화 ‘미나리’의 리 아이작 정 감독(사진)은 14일(현지 시간) 미국 연예매체 할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아카데미상 후보 지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미나리는 한국계 이민자의 미국 정착기를 그린 자전 영화로, 아카데미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있다. 이 매체는 정 감독을 비롯해 제작자 크리스티나 오,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스티븐 연과의 인터뷰를 커버스토리로 게재했다. 정 감독은 “내 인생에서 그런 것들(오스카 후보 지명)이 중요한 순간도 있었지만 결국 끝에는 그게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걸 이제는 안다”고 했다. 정 감독은 미나리의 성공이 숱한 실패 끝에 얻은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미국 예일대에서 생태학을 전공하고 의사의 길을 가려던 그는 졸업학기에 수강한 영화수업을 계기로 진로를 틀었다. “당시 부모님은 내가 얼마나 시간낭비를 하고 있는지 질책했다”고 털어놓은 그는 “30만 달러도 안 되는 초저예산으로 5편의 영화를 찍었다”며 힘든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내 커리어에서 정말 많은 실망의 순간이 있었다. 그럼에도 내 인생이 흘러온 걸 온전히 받아들이게 됐고 그게 미나리에 담겼다”며 “미나리는 사람의 성공에 관한 게 아니고 성공 바깥에서 다시 태어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넷플릭스 영화 ‘낙원의 밤’의 제목에 담긴 의미는 모순적이다. 낙원은 아름답지만 밤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낙원에 있는지조차 알 길이 없다. 아름답지만 아름답지 않다는 아이러니가 숨어 있다. 이런 모순은 줄거리와도 맥을 같이한다. 촬영이 진행된 제주도 풍광은 눈부시게 아름답지만 이면에는 벼랑 끝에 선 박태구(엄태구)와 김재연(전여빈)의 처연한 아픔이 숨어 있다. 범죄조직에 속한 태구는 아픈 누나와 어린 조카를 사고로 위장해 죽인 자들에게 복수한 뒤 제주도로 피신한다. 이곳에서 가족을 잃고 무기상 삼촌과 함께 사는 시한부 환자 재연을 만난다. 이 영화의 모순은 주연 엄태구(38)와도 닮았다. 전작 ‘차이나타운’의 우곤, ‘밀정’의 하시모토에 이어 이번 영화까지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냉혈한을 완벽하게 소화했지만 카메라 밖 모습은 소심 그 자체다. 그에겐 이런 수식어가 붙는다. ‘내성적 갱스터’ ‘수줍은 빌런’. 14일 만난 그는 “내 안에 여러 가지의 내가 있는 것 같다”고 입을 뗐다. “어렸을 적 가족과 깡충깡충 뛰면서 노는 모습, 친구들과 장난치는 모습, 그 외 보여지지 않은 모습까지 다양한 자아가 존재하는 것 같다. 내 안에 선악이 공존하는데 이를 끄집어낼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촬영 현장이다. 현장에서 그런 것들을 저지르는 것 같다.” 이번 작품은 전작 ‘신세계’(2013년)를 연출한 박훈정 감독의 누아르 컴백으로 관심을 모았다. 상업영화에서 첫 주연을 맡은 엄태구는 부담도 있었지만 ‘박훈정표 누아르’에 욕심이 났다고 했다. 원래 마른 체형인 그는 살집 있는 조폭의 느낌을 살리라는 감독의 주문에 9kg을 늘렸다. “신세계를 봤을 때 충격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낙원의 밤은 정통 누아르 구조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재연이라는 캐릭터가 들어오면서 새로움이 가미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누아르라 욕심이 났다.” 2005년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서 단역으로 데뷔한 그는 어느덧 16년 차 배우가 됐다. 하지만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 탓에 배우를 그만둘지를 진지하게 고민했단다. “지금까지 배우 생활을 한 게 기적이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정말 많았다.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라 매 순간 두려움과 떨리는 마음으로 촬영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과거 작품들보다 조금씩 나아지는 게 보이니 버티는 힘이 된다. 오로지 연기에만 집중했기에 이것 말고 특기도 없다. 계속 갈고 닦아 보자는 생각으로 버티다 지금까지 왔다.” 그는 가만히 있는 장면이라도 오롯이 그 캐릭터로 있었다고 느끼는 순간이 자신에겐 ‘낙원’이라고 했다. “어떤 장소로서의 낙원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지금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느끼는 찰나가 있다. 고생해서 준비한 장면을 찍는 순간, 고생한 만큼의 살아있는 연기를 끝낸 뒤 차에 딱 탔을 때. 안도의 그 짧은 순간이 낙원인 것 같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도로를 내달리는 덤프트럭 위에서의 격투, 로켓 엔진을 장착한 빨간색 ‘폰티악 피에로’의 질주, 하늘로 솟구쳤다가 추락하며 차량을 덮치는 열차…. 세계 최초로 다음 달 19일 국내에서 개봉하는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분노의 질주9)에서 보게 될 장면들이다. 자동차 간의 충돌이 만들어내는 불꽃과 모래먼지의 스펙터클로 무장한 분노의 질주9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신작 개봉이 지연되면서 ‘극장에서 볼 작품이 없다’는 영화 팬들의 고민을 단숨에 날려줄 영화다. 주인공 도미닉 토레토(빈 디젤)와 연을 끊고 지냈던 형제 제이컵 토레토(존 시나)가 사이퍼(샬리즈 세런)와 연합해 세계를 위험에 빠뜨릴 계획을 세우고, 이를 알게 된 도미닉과 패밀리가 지상과 상공을 오가며 이들에게 반격을 펼친다. 분노의 질주9 제작진과 출연진이 12일 화상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 3∼6편을 이끌고 9편에서 다시 메가폰을 잡은 저스틴 린 감독과 빈 디젤, 존 시나, 미셸 로드리게즈(레티 역)가 참석했다. 영화는 북미와 유럽에서는 6월 개봉한다. 제작사인 유니버설스튜디오는 한국 극장의 코로나19 방역 수준이 높다고 판단해 한국 최초 개봉을 결정했다. 2001년 시작한 분노의 질주는 20년간 사랑받은 유니버설스튜디오의 간판 시리즈로, 2019년까지 스핀오프 한 편을 포함해 총 아홉 편의 시리즈를 선보였다. 초반 시리즈에서는 차들의 추격전이 주를 이뤘다면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묘기에 가까운 자동차 액션을 선보이며 세계적인 팬덤을 구축했다. 가장 큰 성공을 거둔 7편(2015년)은 세계에서 15억 달러의 수익을 거뒀다. 간담회에서 이들은 이 영화를 “극장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화는 코로나19로 개봉이 1년 넘게 미뤄졌다. 린 감독은 “사람들이 극장에 가서 이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적당한 시기가 언제인지 유니버설스튜디오와 계속 논의했다”며 “TV 시리즈와 독립영화를 만들어봤다. 이들은 TV로 봐도 괜찮지만 이번 영화는 아니다”라고 했다. 디젤은 “다같이 모여 무언가를 즐기는 기쁨을 박탈당할 줄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며 “가족, 친구, 연인이 극장에서 분노의 질주9를 보고 흥분의 고동 소리를 느끼는 영화적 경험을 다시 돌려줄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이 생긴다”고 했다. 팬들이 가장 기대하는 점은 새 얼굴의 출연이다. 시나는 “20년간 이어진 전설적인 작품에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됐다는 점을 잊지 않으려 했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도록 도미닉에 필적하는, 혹은 그를 넘어서는 역량의 인물을 연기했다”고 말했다. 여성들의 액션도 관전 포인트다. 로드리게즈를 비롯해 미아 역의 조대나 브루스터, 램지 역의 내털리 이매뉴얼 등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공중낙하하고, 탱크에 올라 장총을 난사한다. 로드리게즈는 “여성들이 액션에서 빛을 발할 때 엄청난 희열을 느낀다. 도쿄에서 셋이 악당에 맞서 격투를 벌이는데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장면 중 하나”라고 했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20년 전과 지금 무엇이 가장 달라졌을까. 디젤은 약 5초간 고민하더니 ‘친숙함’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영화가 처음 나왔을 때 관객은 이 캐릭터들이 누군지, 자신이 어떤 세계에 발을 들이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팬들은 이제 이 시리즈와 함께 자랐다고 느낀다. 각 캐릭터와 친숙해지고 이들과 영화 속에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친숙함, 그게 20년 전과 지금의 가장 큰 차이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주터키한국문화원이 판소리, 가요, 힙합댄스, 트로트 등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2021 온라인 전통공연: 함께 이겨냅시다!’를 개최한다. ‘형제의 나라’ 터키 국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든 시기를 이겨내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했다. 주터키한국문화원 유튜브 계정을 통해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현지 시간으로 20일 오후 2시(한국 시간 20일 오후 8시)부터 1시간가량 관중 없이 생방송으로 진행한다. 국악인 박애리, 댄서 팝핀현준, 트로트 가수 나태주, 한국 무용가 석예빈이 출연한다. 팝핀현준은 음악 ‘Don‘t Stop’에 맞춰 힙합 댄스를 선보인다. 석예빈은 ‘물동이 춤’을 춘다. 나태주는 ‘힘내라 대한민국’ ‘무조건’을 부르며 태권 트로트도 선보인다. MC를 맡은 박애리는 판소리 춘향가 중 ‘쑥대머리’를 부른다. 박애리와 팝핀현준, 석예빈이 함께하는 퓨전 공연도 펼친다. 공연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열린다. 출연진과 시청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코로나19로 국가 간 교류가 막힌 기간에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이야기를 나눈다. 댓글을 남긴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당첨을 통해 출연자의 친필 사인 모자와 한국 브랜드 화장품을 증정한다. 박기홍 주터키한국문화원장은 “터키에 있는 한류 팬들이 한국 문화를 즐기고 더 깊이 이해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12년 전 가족 한 명이 세상을 떠난 후 죽음이라는 단어는 늘 이용주 감독(51)을 따라다녔다. 데뷔작 ‘불신지옥’(2009년) 개봉과 맞물린 시기였다. 불신지옥으로 자신에게 드리운 어둠에서 탈피하고자 멜로 ‘건축학개론’(2012년)을 만든 뒤 이 감독은 계속 자신을 짓누르는 죽음과 정면으로 마주했다. 2013∼2019년 6년에 걸쳐 완성한 ‘서복’ 시나리오에는 영생과 유한한 삶 사이에서 갈등한 그의 고민이 담겼다. 15일 개봉하는 서복은 ‘복제인간’ ‘SF물’이라는 키워드에서 예상되는 블록버스터 액션물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영원한 삶을 사는 복제인간 서복(박보검)과 서복을 노리는 자들로부터 그를 지키는 전직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의 대화에 초점을 맞춘다. 뇌종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기헌은 서복의 유전자를 활용해 새 생명을 얻고 싶다는 욕망이 누구보다 큰 인물이다. 하지만 ‘죽음이 있기에 삶이 더 의미 있지 않은가’라는 질문과 맞닥뜨리면서 삶과 죽음의 의미를 다시 정의한다. 이 감독과 배우 공유(42)를 13일 화상으로 만났다. “오랜 암 투병 끝에 가족 한 명이 돌아가셨는데 굉장히 충격이었다. 어머니도 연세가 많다. 제 가까이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늘 있었다. ‘살고 싶은 건지, 죽는 게 두려운 건지 모르겠다’는 기헌의 대사가 저를 짓누르는 고민이기도 했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죽음을 응시할 수밖에 없었다. 그 과정이 결국 내게 구원이 됐다.”(이 감독) 복제인간이라는 소재와 삶과 죽음에 대한 선문답. 일면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두 소재를 버무리는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6년에 걸쳐 시나리오를 고치고 또 고쳤다. 이 감독의 고민을 공유는 시나리오에서 알아차렸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머리가 띵했다. ‘넌 그래서 왜 사는데?’라는 질문을 던지는데 답을 하려니 말문이 막히더라.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죽을 때까지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 도전했다. 한 번 출연을 거절했음에도 생각은 계속 서복에 머물러 있어서 두 번째에 오케이 했다.”(공유) 서복은 기헌에게 “죽는 게 두려운가요? 그럼 사는 건 행복했나요?” 같은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공유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을 ‘신이 진행하는 테스트’에 비유했다. 신적인 역할에 박보검 이외의 배우는 상상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제게 서복은 신과 같은 존재였다. 죽음을 앞둔 유약한 인간에게 서복은 ‘네가 날 지키는 건 네가 살기 위함이잖아? 그럼 넌 왜 살고 싶지? 더 살아야 할 가치가 있는 인간이야?’ 등의 질문을 던지며 테스트를 한다. 촬영하며 보검 씨 눈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는데 선하고 맑은 기존 이미지의 이면에 어둡고 날카로운, 냉혈한 같은 느낌도 담겨 있었다. 이중적인 눈빛이 서복과 잘 맞아떨어졌다고 생각한다.”(공유) 지난해 개봉할 예정이던 서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제작투자를 맡은 CJ ENM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극장에 동시 공개한다. 국내 영화 중 극장과 OTT 동시 공개는 처음이다. “첫 영화가 스태프로 참여한 ‘살인의 추억’이다. 두 시간 남짓한 이야기에 엄청난 공력을 써서 큰 스크린에서 이를 느끼게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작은 모니터로 옮겨 왔을 때 영화의 모든 걸 다 보여주지 못할까 걱정은 되지만 지금 시점에선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한다. 영화를 더 많은 사람들이 보는 게 영화 만든 사람에게는 가장 큰 축복이다.”(이 감독) “동시 공개 소식을 들었을 때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차분히 생각해보면 받아들여야 하는 게 시대의 흐름이다. 안타깝지만 장소 불문하고 더욱 다양한 영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거라고 생각한다.”(공유)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젊고 예쁜 애들도 많은데… 이 광고 잘못 들어온 거 아니니?” 배우 윤여정 씨(74)가 20대가 주로 이용하는 여성 의류 플랫폼 ‘지그재그’에서 광고 제안을 받고 놀라는 13초짜리 티저 영상이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그재그는 2015년 만들어진 여성 의류 플랫폼으로 다운로드 수가 3000만 건을 돌파한 업계 1위 앱이다. 이 영상은 16일 방영되는 본편 광고의 예고편 격으로 공개됐지만 벌써 반응이 뜨겁다. 티저 공개 하루 만인 13일 오후 기준 조회 수가 약 46만 회에 이른다.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은 이날 새 광고 모델로 윤 씨를 발탁했다고 밝히면서 “세련된 패션 감각에 더해 늘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며 스타일리시한 삶을 사는 윤 씨의 태도가 지그재그의 브랜드 가치관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젊은 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쇼핑 플랫폼 모델로 나이 일흔이 넘은 윤 씨가 선정된 데는 늘 새로운 배역에 도전하는 윤 씨의 행보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로키닷컴 서정훈 대표는 “윤여정 씨는 쇼핑 앱 모델을 20, 30대만 한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지그재그의 가치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틀에 박힌 역할을 거부해온 그가 전달할 패션과 인생에 대한 메시지에 많이 공감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의 유력한 수상 후보로 점쳐지는 윤 씨는 12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카데미 시상식 참석 계획을 밝히면서 최근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시아인 혐오 범죄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윤 씨는 “내 두 아들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지금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에 사는 아들이 오스카 시상식 참석차 미국에 오는 나를 걱정하더라. 혹여 길거리에서 해코지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말 끔찍한 일이다. 내가 단순히 늙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공격당할 것에 대해 아들이 걱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브스는 미국배우조합(SAG)상과 영국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 씨를 수상이 가장 유력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로 꼽았다. 이에 대해 윤 씨는 “솔직히 저는 경쟁, 특히 배우 간 경쟁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은 각기 다른 영화에서 다른 역을 연기한다”며 “이를 비교할 방법은 없다.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5명 모두 승자”라고 밝혔다. 해외에서 수상 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에 대한 감정도 솔직하게 드러냈다. 그는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연기를 했기에 미국인에게 이렇게 큰 관심을 받을 줄 몰랐다. 정말 놀랍다”며 “인생은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생충’으로 지난해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등 4관왕에 오른 봉준호 감독은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시상자로 오른다. 미 연예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1차로 발표된 15명의 시상자 명단에 봉 감독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사지원 4g1@donga.com·김재희 기자}

“젊고 예쁜 애들도 많은데…이 광고 잘못 들어온 거 아니니?” 배우 윤여정(74)이 20대가 주로 이용하는 여성 의류 플랫폼 ‘지그재그’에서 광고 제안을 받고 놀라는 13초짜리 티저 영상이 유튜브에서 화제다. 지그재그는 2015년 만들어진 여성 의류 플랫폼으로 다운로드수가 3000만 건을 돌파한 업계 1위 앱이다. 이 영상은 16일 방영되는 본편 광고의 예고편 격으로 공개됐지만 벌써 반응이 뜨겁다. 티저 공개 하루 만인 13일 오후 기준 조회수가 약 46만 회에 이르렀다.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은 이날 새 광고 모델로 윤 씨를 발탁했다고 밝히면서 “세련된 패션 감각에 더해 늘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며 스타일리시한 삶을 사는 윤 씨의 태도가 지그재그의 브랜드 가치관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젊은 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쇼핑 플랫폼 모델로 나이 일흔이 넘은 윤 씨가 선정된 데는 늘 새로운 배역에 도전하는 윤 씨의 행보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크로키닷컴 서정훈 대표는 “윤여정은 쇼핑 앱 모델을 2030만 한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지그재그의 가치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틀에 박힌 역할을 거부해온 윤여정이 전달할 패션과 인생에 대한 메시지에 많은 공감을 바란다”고 말했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의 유력한 수상 후보로 점쳐지는 윤 씨는 12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카데미 시상식 참석 계획을 밝히면서 최근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시안 혐오범죄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윤 씨는 “내 두 아들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지금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에 사는 아들이 오스카 시상식 참석차 미국에 오는 나를 걱정하더라. 혹여 길거리에서 해코지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말 끔찍한 일이다. 내가 단순히 늙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공격당할 것에 대해 아들이 걱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브스는 미국배우조합(SAG)상과 영국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을 수상이 가장 유력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로 꼽았다. 이에 대해 윤 씨는 “솔직히 저는 경쟁, 특히 배우 간 경쟁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은 각기 다른 영화에서 다른 역을 연기한다”며 “이를 비교할 방법은 없다.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5명 모두 승자”라고 밝혔다. 해외에서 수상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에 대한 감정도 솔직하게 드러냈다. 그는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연기를 했기에 미국인에게 이렇게 큰 관심을 받을 줄 몰랐다. 정말 놀랍다”며 “인생은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생충’으로 지난해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등 4관왕에 오른 봉준호 감독은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시상자로 오른다. 미 연예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1차로 발표된 15명의 시상자 명단에 봉 감독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모든 상이 의미 있지만 ‘고상한 체(snobbish)’ 하는 영국인에게 인정받아 특히 더 의미 있습니다.” 영화 ‘미나리’의 윤여정(74)이 11일(현지 시간)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직후 영상을 통해 영어로 밝힌 소감이다. 시상식장에서는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는 이날 영국 런던 로열 앨버트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윤여정을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미국배우조합(SAG)상에 이어 영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국 아카데미상까지 거머쥐면서 윤여정의 미국 아카데미상 수상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그는 이날 호명된 직후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한국 배우 윤여정입니다”라고 입을 뗐다. 이어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후보로 지명돼 영광이다. 아니, 이젠 수상자죠”라며 얼떨떨해했다. 그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남편 필립 공의 별세에 애도를 표한 후 “고상한 체하는 영국인에게 인정받아 더 의미 있다”며 위트 있게 말했다. 지켜보던 사회자 데이비드 오옐러워는 폭소를 터뜨렸고 객석에서도 환호가 나왔다. 윤 씨는 “그들이 나를 좋은 배우로 인정해줘 굉장히 기쁘다”고 마무리했다. 윤 씨는 수상 직후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인을 고상한 체한다고 표현한 건) 개인적 경험 때문이다. 여러 차례 영국을 방문했고 10년 전 케임브리지대에서 배우로서 펠로십을 했다. 그때 (영국인이) 고상한 체한다고 느꼈다. 나쁜 의미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영국은 긴 역사를 갖고 있고, 그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아시아 여성으로서 이들이 젠체한다고 느꼈다. 그게 내 솔직한 감정”이라고 덧붙였다. 윤 씨의 수상 소감에 대해 미국 연예매체 버처는 ‘2021년 최고의 수상 소감’으로 꼽으며 “영국인 면전에 대고 그들을 ‘고상한 체’한다고 표현하면서도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고 사람들을 모두 매혹시키다니. 그녀는 전설이다”라고 치켜세웠다. 버라이어티와 미국 연예매체 데드라인도 “가장 큰 웃음을 낳은 소감”이라고 평가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제52회 동아연극상 대상을 수상한 국립극단의 대표작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사진)이 9일부터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다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조씨고아…’는 2015년 초연 당시 빼어난 작품성으로 화제를 모았다. 2019년 국립극단이 실시한 ‘국립극단에서 가장 보고 싶은 연극’ 설문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고선웅 연출가가 중국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조씨고아’를 각색한 이 작품은 조씨 가문 300명이 멸족되는 상황에서 마지막 핏줄인 조삭의 아들 ‘고아’를 살리려는 필부 ‘정영’의 복수극을 다룬다. 제52회 동아연극상 대상을 비롯해 연출상(고선웅), 연기상(하성광), 시청각디자인상(김혜지)까지 4관왕에 올랐다. 정영을 연기한 하성광을 비롯해 장두이 정진각 김영 이영석 박용수 유순웅 등 실력파 배우들의 연기를 감상할 수 있다. 지난해 ‘국립극단 70주년’ 기념 공연으로 편성됐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7월 일주일밖에 공연하지 못했다. 약 9개월 만에 무대에 오른 이 작품은 다음 달 9일까지 공연한다. 매주 목요일은 중국어 자막, 일요일은 영어 자막을 제공한다. 국립극단은 올해 하반기에 선보이는 자체 온라인 극장을 통해 이 작품을 고화질 영상으로도 선보일 예정이다. 9000∼5만 원, 14세 관람가.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이영관 순천향대 관광경영학과 교수가 이순신 장군의 성공 전략을 분석한 ‘코리안 리더십: 이순신의 킹핀’(백산출판사·사진)을 발간했다. 이순신 장군이 숱한 전투를 승리로 이끈 비결로 △군율을 어긴 장졸은 죽음으로 다스릴 정도의 엄격함 △전란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 사냥 바둑 등 다채로운 여가 활동을 통해 군인들의 사기 진작 도모 △왜적 공격만큼이나 포로가 된 백성을 구출하는 것을 중요시 여겼던 따뜻한 성품을 꼽았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빌보드 차트를 휩쓰는 방탄소년단부터 세계 여자 가수 중 가장 많은 유튜브 채널 구독자(5980만 명)를 보유한 블랙핑크까지. 한국 아이돌 그룹의 비약적 성장 요인에 대한 분석이 많지만 한국 댄스뮤직의 발전에서 그 기원을 찾은 경우는 드물었다. 클론의 강원래와 대중음악평론가 박성건은 ‘왜 유독 한국 아이돌 가수의 음악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게 됐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한국 댄스뮤직의 100년 역사에서 찾는다. 한국에서 댄스의 기원은 192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의 재즈 왕이라 불렸던 폴 화이트의 음반 광고가 1928년 동아일보 지면에 실린 것이 한국 댄스뮤직의 시작이라고 본다. 조선총독부에 댄스홀을 허가해 달라는 탄원을 보낸 1930년대의 기록, 1967년 대중연예잡지 ‘가요생활’에 소개된 당시 인기 나이트클럽 명단과 업소별 상황 자료들을 통해 댄스뮤직이 태동하던 상황을 생생하게 담았다. 춤의 중요성이 커지기 시작한 1980년대 댄스가수들의 활약은 K팝의 세계적인 성공과도 맞닿아 있다. 댄스음악이 인기를 끌면서 전문 백업댄서가 등장했고 이는 1990년대 1세대 아이돌, 나아가 오늘날 아이돌 그룹의 탄생으로 이어졌다는 것. 아이돌 그룹을 만드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는 기획사 시스템의 시초를 김완선에서 찾는 분석도 신선하다. 김완선을 키웠던 한백희는 조기교육과 혹독한 훈련이 10대 가수가 무대에서 돋보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여기고 중학생이었던 김완선에게 춤을 가르쳤다. 통제된 환경에서 어린 나이의 가수 지망생에게 다양한 기술을 가르치는 현재 기획사 시스템이 1980년대에 시작됐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유례없는 성공을 거둔 보아를 시작으로 세계무대에 진출하기 시작한 동방신기, 빅뱅, 원더걸스, 블랙핑크 그리고 방탄소년단까지 2000년대 이후 아이돌 그룹의 계보를 짚는다. 힙합과 댄스를 결합해 K팝의 다양성을 확장시킨 빅뱅,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포인트 안무를 선보인 원더걸스와 소녀시대 등 댄스를 통해 아이돌 그룹이 세계적 인기를 구축한 요인을 분석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1화에선 육준서, 2화에선 박준우, 3화에선 SDT 팀. 매 화 에이스가 바뀐다.’ 채널A와 SKY가 공동 제작하는 화요일 예능 ‘강철부대’에 쏟아지는 반응이다. 1화에선 참호격투에서 육군 특수전사령부(특전사) 출신 정태균의 허리를 기습 공격해 반전 우승을 거둔 해군 특수전전단(UDT) 육준서(25)에게 응원이 쏟아졌다면 2화에선 철조망 펜스 통과하기, 40kg 타이어 메고 달리기, 10m 외줄타기 등 3단계 장애물 각개전투를 기지로 돌파한 특전사 출신 박준우(35)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6일 방송된 3화에선 해상훈련 경험이 없는 군사경찰특임대(SDT)가 소형 고무보트를 타고 구조를 하는 ‘IBS 침투 작전’ 미션에서 해상 활동에 강한 해난구조전대(SSU)와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투지에 찬사가 쏟아졌다. 1화 3.19%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로 시작한 강철부대는 3화에서 4.4%로 상승했다. 육준서, 박준우, 그리고 그간 부진했던 성적을 만회하겠다며 의지를 다지고 있는 제707특수임무단(707) 팀장 이진봉(33)을 최근 인터뷰했다. 24명의 부대원 중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이는 육준서다. MC 김성주가 “영화 ‘아저씨’의 원빈을 방불케 한다”고 극찬했던 그지만 출연을 결정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다. “제대하고 미술작가로서 바로 서는 중에 방송 출연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오랜 시간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제가 그림을 그리는 삶을 선택한 궁극적인 이유를 돌아봤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퍼뜨리는 것이 최종적인 바람이고, 방송 출연을 통해 그런 결과를 냈을 때 성취감이 있을 것 같아 나가기로 했죠.”(육준서) 이들은 미션 수행 당시 한계에 다다랐던 상황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3단계 장애물 각개전투에서는 전시 상황이라는 생각으로 임했습니다. 도중에 포기하거나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특전사의 명예가 실추될 것이란 생각에 목숨 걸고 했죠. 미션을 다 끝내니 오랜만에 목에서 피 맛이 나더라고요.”(박준우) 육준서는 10m 외줄타기 도중 손에 힘이 풀려 추락했지만 재도전하는 집념을 보였다. “외줄에서 떨어지고 난 후 그 장면이 계속 꿈에 나왔습니다. UDT라는 간판을 짊어지고 나와서 이것 하나 해내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컸습니다. 그런데 방송 후 응원해주신 분들이 많아 의아하면서도 감사했습니다.”(육준서) ‘동물의 왕국’을 방불케 하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만큼 부대 간 서로를 도발하는 발언들로 707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들은 트로트 가수로 활동하는 박준우에게 “춤 한번 보여달라”거나 SDT에 “시청자에게 절을 올리라”고 말했다. “첫 만남 때 분위기가 너무 가라앉아 있었어요.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드려야 한다는 부담감에 분위기를 띄우려다 보니 의도치 않게 실언이 나왔습니다. 박준우 대원은 특전사 선배로서 존경하는 분이고, SDT 친구들과도 카메라 뒤에서는 화기애애하게 잘 지냅니다. 불편함을 느낀 시청자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입니다.”(이진봉)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끈기와 열정으로 감동을 선사하는 부대원들은 앞으로 더 다양한 매력을 선사하겠다고 전했다. “TV를 보니 제가 너무 경직돼 있더라고요. 제 SNS에 ‘헐…. 육준서가 웃네’라는 댓글이 많이 보입니다. 저 실제론 잘 웃어요. 카메라 앞에서 긴장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육준서) “그간 예능에서는 허당 이미지였다가 강철부대에서 강인한 체력과 리더십을 보여드리니 반전이라는 반응이 많아 뿌듯합니다. ‘남자가 봐도 반하겠다’는 반응도 인상 깊었어요. 남녀노소의 사랑을 받기 위해 더 노력하겠습니다.”(박준우) “개인 미션에서 실력을 보여드리지 못했는데 팀 미션에서만큼은 절대 지지 않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서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 부대인 707의 명예를 회복하겠습니다.”(이진봉)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