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영

홍수영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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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홍수영 팀장입니다.

gaea@donga.com

취재분야

2026-05-13~2026-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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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횡설수설/홍수영]EU의 디지털稅

    유럽연합(EU)이 거대 인터넷 공룡들을 겨냥해 ‘디지털세(稅)’를 신설한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유럽에서 올린 매출의 3%를 세금으로 회수할 방침이다. 글로벌 매출이 연간 7억5000만 유로(약 9900억 원)를 넘고, 유럽에서 5000만 유로 이상을 벌어들이는 150개 기업이 대상이다. 이 가운데 절반 정도가 미국 IT 기업이어서 트럼프발(發) ‘글로벌 무역전쟁’에 대한 EU의 대항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세금은 시대상을 반영한다. 1784년 영국은 남자들의 모자에 부과하는 ‘모자세’를 도입했다. 당시 영국에서는 모자가 품위와 예의를 표현하려는 신사들의 필수품이었다. 부자일수록 모자를 많이 가지고 있는 점에 착안한 일종의 ‘부유세’였다. 그러나 모자 제조상들이 기존 모자와 다른 형태의 ‘쓸 것’을 만들어 파는 등 세금 저항이 심해 11년 만에 폐지됐다.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가상통화 과세, 로봇 노동에 부과하는 소득세인 ‘로봇세’ 도입 논의가 시작됐다. ▷디지털세 도입도 달라진 경제 환경에 따른 것이다. 기존 법인세 체계는 국경을 넘나들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인터넷 공룡들에게는 코웃음거리다. 이들은 유럽에서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나 룩셈부르크 등에 본부를 두고 실제 돈을 벌어들인 나라에는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다. 이런 ‘꼼수 영업’은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 구글은 지난해 한국에서 스마트폰 앱 판매를 통해 1조4600억 원 정도를 벌었다. 하지만 한국 매출의 상당수를 아시아본부가 있는 싱가포르로 돌려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 ▷최근 10년 새 글로벌 시장 지형에는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10년 전 시가총액 기준 전 세계 상위 20개 기업 중 1개에 불과하던 인터넷 기업은 이제 9개로 늘었다. EU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이들에 대한 고강도 과세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앞서 인터넷 공룡들은 왜 전 세계에서 ‘동네북’이 됐는지 돌아봐야 한다. 덩치가 커진 만큼 그에 걸맞은 기업의 경제·사회적 책임을 지는 게 마땅하다.홍수영 논설위원 gaea@donga.com}

    • 2018-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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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횡설수설/홍수영]페이스북의 ‘데이터 스캔들’

    2016년 미국 대선 때 페이스북 사용자 5000만여 명의 개인정보가 선거운동에 유용됐다는 의혹으로 후폭풍이 거세다. 당시 데이터 분석회사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는 페이스북 사용자들에게 ‘디스이스유어디지털라이프’라는 앱을 다운받도록 유도했다. 성격 검사 앱을 표방했지만 실상은 페이스북 활동에 근거해 정치적 성향을 파악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캠프는 CA로부터 이 데이터를 넘겨받아 유권자별 ‘맞춤형 전략’을 마련했다. 미국 유권자 2억 명 중 4분의 1이 피해를 봤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누르는 ‘좋아요’는 개인에게는 흘려버리기 쉬운 흔적이다. 하지만 그 흔적들을 한데 모아 놓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미국 비즈니스위크의 수석 편집자였던 스티븐 베이커는 2010년 펴낸 ‘뉴머러티’에서 미국 유권자를 동네와 성별, 인종, 자녀 유무, 애완동물 보유 등 SNS 정보를 통해 10개 ‘부족’으로 나눌 수 있다고 했다. 이를 바탕으로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우려가 현실이 됐다. ▷실제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는 CA로부터 넘겨받은 데이터를 활용해 디지털 운영에 매달 7000만 달러를 썼다고 한다. 특히 투표를 일주일 앞두고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지지자를 타깃으로 페이스북 총력전을 펼쳤다. 힐러리에게 우호적이던 흑인 유권자들에게 “힐러리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약탈자(Super Predators)라고 생각한다”는 게시물을 집중 노출시켰다. 당시 트럼프 캠프는 이런 ‘맞춤 선거운동’에 만족했다. ▷페이스북은 수습에 나섰지만 개인정보 유용의 위험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방 천지에 남겨지는 인간의 ‘흔적’을 좇는 수많은 기업과 기관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계정 설정에서 공개 범위 확인하기’, ‘낯선 기업에 정보제공을 동의할 때 두 번 생각하기’ 등 ‘페이스북에서 당신을 지키는 7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SNS에서 ‘좋아요’를 누를 때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하는가.  홍수영 논설위원 gaea@donga.com}

    • 2018-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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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설위원 현장칼럼/홍수영]1호 ‘미투’ 서울대 조교 성희롱 사건, 25년 후

    《 진실은 현장에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만으로는 진실을 다 파악할 수 없습니다. 생생함과 객관성의 보고(寶庫)인 현장에 통찰력과 분석력이 곁들여질 때 진실은 한 걸음 성큼 더 다가올 것입니다. 동아일보 논설위원들이 현장으로 달려갑니다. 때론 날카롭게, 때론 따뜻하고 사려 깊게 현장을 보고 곱씹어서 깊이 있고 명쾌한 현장칼럼을 전달하겠습니다. 》  여름방학이 끝나가던 1993년 8월 24일. 서울대 중앙도서관 통로에 전지 6장짜리 실명 대자보가 내걸렸다. ‘한 교수의 지위를 이용한 성희롱을 밝힌다’라는 제목이었다. 서울대 화학과 우○○ 조교는 담당 교수인 신○○ 교수를 지목해 “교육을 빙자해 팔을 잡고 등을 어루만지듯이 쓰다듬었다” “양팔을 내밀어 뒤에서 포옹하는 자세를 취했다” 등 성희롱 사실을 조목조목 폭로했다. 또 이를 거부해 자신이 해임됐다고 주장했다. 25년 전 한국 사회를 뒤흔든 ‘서울대 조교 성희롱 사건’(이른바 ‘우 조교 사건’)의 시작이었다. 한국의 1호 ‘미투(#MeToo·나도 말한다)’로 불리는 이 사건은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을 가져왔다. 하지만 2018년 현재 한국을 강타한 미투의 폭풍 속에서 드러난 우리 사회의 민낯은, 어쩌면 성폭력에 관한 한 수면 아래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자괴감마저 들게 한다. 25년 전 현장에 있던 인물들을 만나보고, 재판 기록을 포함한 1858쪽에 이르는 사건 백서 등 관련 자료를 들여다봤다. 세상을 뒤집은 “3000만 원 배상” 1993년 10월 서울민사지법에는 우 조교 측의 손해배상청구 소장이 접수됐다. 공동변론에 나선 박원순 변호사(현 서울시장)는 “미국에서 상원의원의 비서 성희롱이 이슈가 됐고, 일본에선 관련 판결도 있다. 해볼 만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건 공동대책위에서도 ‘sexual harassment’를 어떻게 번역할지를 놓고 논쟁을 벌일 만큼 성희롱은 낯선 개념이었다. 국내 첫 성희롱 재판이라 화제는 됐지만 승소를 내다보는 이는 많지 않았다. 그렇기에 “우 조교에게 3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1심 판결은 한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1994년 4월 18일 서울민사지법 526호 법정. 재판장인 박장우 부장판사는 “고소인 왔나요”라고 물었다. 우 조교를 일으켜 세운 뒤 박 판사는 20분 가까이 판결문을 읽어 내려갔다. “근로자의 의사에 반해 성적 언동을 해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을 느끼게 한 것은 성적 자유에 대한 침해일 뿐 아니라 고용과 근로에 있어서 성차별 금지 원칙에 위배되는 위법한 행위다.” 우 조교는 어깨를 떨며 눈물을 흘렸고, 법정에선 탄성이 터져 나왔다. 1심 판결 뒤 담당 재판부는 항의성 전화에 심한 후유증을 앓았다. “어깨 좀 쓰다듬고 손등 좀 만진 것 가지고 무슨 3000만 원이냐”고 반발하던 시절이었다. 반면 신 교수에게는 남성들로부터 위로와 격려 전화가 쇄도했다. 요즘 일부 남성 사이에 ‘미투 대처법’으로 거론되는 ‘펜스룰’은 이때도 등장했다. “시선을 여자의 눈 또는 몸에 두고 말하다 성희롱했다고 피소당할 수 있으니 대화할 때는 허공에 시선을 두라” “신입사원을 교육할 때는 예상치 못한 신체적 접촉을 할 수 있으니 연필 길이의 막대기를 지니고 다녀라” 등 황당한 대응책이 쏟아졌다. 펜스룰 식의 해법은 남녀 간 불필요한 오해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지만 또 다른 여성 차별 행위다. 감격은 짧았다. “우 조교가 조교직 연장 근무에 대한 강한 의사를 표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성희롱 문제를 들고 나왔다”는 반격이 이어졌다. 일종의 ‘2차 가해’였다. 지난한 6년여간의 소송전 1995년 5월 23일 서울고법 405호 법정에서는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우 조교와 신 교수 측의 최후 변론이 이뤄졌다. “우 조교가 ‘소설을 썼다’는 건데 만약 그토록 황당무계한 거짓말이라면 탄로 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진실은 굉장히 단순하고 가까이에 있습니다.”(우 조교 측 박 변호사) “우 조교가 (성희롱이) 싫어서 여름에 두꺼운 재킷을 입었느니, 스웨터를 입었느니 그럽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몸을 좀 비틀든지, 뭣 하러 두꺼운 갑옷을 입습니까. 갑옷을 입으면서까지 그거를 감내할 그런 원고는 아닌 것 같습니다.”(신 교수 측 최모 변호사) 당시 사건 공동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최영애 여성인권을지원하는사람들 이사장은 “성폭력은 군대 내 폭력과 본질이 비슷하다. 누구도 막아주지 못하고, 문제 삼는 순간 ‘관심 병사’가 된다”며 “군대 폭력을 놓고는 ‘왜 피하지 않았느냐’ 하지 않잖느냐”고 지적했다. 사건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우 조교는 1심 판결의 환호가 끝나기도 전 항소심에서 패소 판결을 받았다. 가해자의 노골적인 성적 의도가 있어야만 성희롱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였다. 그로부터 3년여 뒤 1996년 2월 대법원이 이를 파기환송했고, 그해 6월 “신 교수는 우 조교에게 500만 원을 지급하라”는 최종 판결이 나왔다. 변리사 시험을 준비했던 우 조교의 꿈은 6년여의 지난한 소송전 끝에 유예됐다. 당시 공동대책위에서 사건 실무를 맡았던 이수연 씨(현 국가인권위원회 차별조사과 여성인권팀장)는 “우 조교가 당시 심리적으로 큰 고통을 받았다. 현재 아이를 둔 엄마로서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전했다. 우 조교는 당시 취직을 위해 몇 군데 입사지원서를 냈지만 번번이 “당신이 그 우 조교냐”는 확인을 거쳐 불합격됐다고 한다. 이 팀장은 “요즘 성폭력 피해자들도 나쁜 꼬리표가 붙어 고용상에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종종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신 교수는 2008년 서울대에서 정년퇴직했다. 피해자들이 성폭력 사실을 공개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들이 자신을 드러내고 ‘미투’ 하는 것에는 중요한 메시지가 있다. 우 조교는 “저도 그냥 관두면 그만이었는데 누군가 또 당할지 모를 일에 대해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우 조교를 공동변론했던 박 시장은 “우 조교는 주장이 강하고 까칠한 여성이었다. 그런데 그런 용기 있는 사람이 역사를 만든다”고 말했다. 그후 25년, 무엇이 달라졌나 그로부터 25년. 16일 찾은 서울대 중앙도서관 통로에는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 ‘우리 안의 고은, 이윤택, 안태근을 몰아내자’ 등의 대자보가 붙어 있었다. 한국에서 특히 들불처럼 번진 미투는 이제 대자보를 넘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공간을 확장했다. 서울대 조교 성희롱 사건을 거치며 성장한 한국 여성의 성평등 의식은 지금 미투 운동을 할 수 있는 초석을 놓았다. 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이번에 우리 사회의 과제는 피해자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2차 가해를 막는 일이다. 미투는 성차별뿐 아니라 우리 안의 권위주의, 위계질서를 향해 전방위적으로 퍼지고 있다. 미투의 긴 터널을 통과하고 있는 지금이 어쩌면 10∼20년 뒤 한국 사회의 모습을 결정할 수 있다.  “판결 후 남성들로부터 격한 항의 받아” 원문보기: ▼▼“판결 후 남성들로부터 격한 항의 받아”▼“판결 후 남성들로부터 격한 항의 받아” 원문보기: “판결 후 남성들로부터 격한 항의 받아” 원문보기: ㅁ“판결 후 남성들로부터 격한 항의 받아”ㅁ“판결 후 남성들로부터 격한 항의 받아”“판결 후 남성들로부터 격한 항의 받아” 원문보기: 서울대 조교 성희롱 사건의 1심 선고는 그간 친밀감의 표시라며 묵인해 온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해 피해자의 관점에서 철퇴를 내린 첫 판결이었다. 1심 재판장이었던 박장우 변호사(69)를 16일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미래 사무실에서 만났다. ―당시 주목을 받은 재판이라 판결까지 고심이 많았을 텐데…. “위법 여부를 따져 책임을 지우는 민사 사건으로만 생각했지 파장이 그렇게 클지 몰랐다. 첫 공판 때 우 조교 측 변호사 3명과 피고인 신모 교수, 서울대, 정부 측 변호사가 총출동했다. 혼잣말로 ‘중요한 사건도 아닌 것 같은데 전부들 오셨다’고 했다가 여성단체의 항의도 받았다.” ―신 교수에게 3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한 취지는…. “신 교수 행위가 요즘 ‘미투’에 비하면 가볍다고 볼 수도 있지만 우 조교에게 압박감과 불쾌감을 줬느냐에 중점을 두고 봤다. 또 위자료를 산정할 때 서울대 교수라는 게 피고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신성한 대학에서 그럴 수 있느냐는 거였다.” ―1심 판결 뒤 남성들 사이에는 저항도 있었는데…. “선고 다음 날 재판을 끝내고 나오는데 직원이 ‘부장님, 전화 왔다’고 해 법복도 못 벗고 전화부터 받았다. 수화기 너머로 ‘나는 ○○대 교수 ○○○인데, 네가 판사야?’ 하더라. 교수라는 분이 그렇게 거칠게 나오더라. 남성들의 반응이 상당히 격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신 교수의 성희롱에 대해 “다소 짓궂지만 호의적인 언동에 불과하다” “성적 접근의 의도가 있었다 해도 경미하다”며 우 조교의 청구를 기각했다.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이 뒤집혔을 때 어땠나. “1심 재판부가 망신당한 거였다. ‘우 조교 편만 들었다’고 남자들에게 비난 들을 생각을 하니 아찔했다. 그러나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지속적으로 성희롱이 이뤄졌다. 우 조교도 누군가의 딸이고, 누군가의 부인이 될 사람인데 용납해선 안 되는 일이지 않은가.” ―성폭력 문제에선 현실 변화보다 법원이 상당히 보수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법대 신입생 시절 교수님께서 한 일본 판사의 퇴임사를 들려주셨다. ‘일평생 약자를 위해 노력한다고 했는데 돌아보니 강자를 위해 판결했더라’는 얘기였다. 강자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할 기회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약자를 좀 더 배려해야 한다.”홍수영 논설위원 gaea@donga.com}

    • 2018-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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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횡설수설/홍수영]벼랑 끝의 아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되살아난 ‘사학 스캔들’에 휘청거리고 있다. 일본 재무성이 아베 총리 부부가 연루된 사학 스캔들을 무마하려 공문서 14건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그간 총리직이 걸린 9월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아베 총리의 앞길은 탄탄대로처럼 보였다. 자민당은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을 위해 당 총재를 3년씩 3연임할 수 있도록 당규까지 바꾼 상태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당내에서조차 쉽게 봉합되지 않을 분위기다. 아베를 향한 경쟁자들의 공격이 시작됐다. ▷사학 스캔들은 지난해 2월 처음 불거졌다. 학교법인 ‘모리토모학원’이 아베 총리 이름을 딴 초등학교 설립을 추진하며 국유지를 헐값에 사들인 게 시발점이었다. 아베 총리 부인인 아키에 여사가 명예교장으로 활동했고, 정권 핵심이 힘을 쓴 정황도 고구마 줄기처럼 나왔다. 사학 스캔들로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지난해 20%대까지 추락했다. 결국 그는 중의원을 해산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북풍(北風) 몰이’로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위기를 탈출했다. ▷그런데 이달 초 재무성이 공문을 조작한 사실까지 터져 나왔다. 학원 측이 재무성 회의에서 “아키에 여사가 ‘좋은 땅이니 잘 진행해 보라’고 했다”고 말한 대목 등이 공문에서 삭제됐다. 사학 스캔들이 개인 비리에 가깝다면 공문 조작은 국가의 기본을 흔드는 일이었다. 다른 나라 같으면 나라가 뒤집어질 사안이지만, 일본은 조용한 편이다. 쉽게 흥분하지 않는 국민성에다 아직도 국민들이 아베에 대해 ‘강한 일본을 건설할 리더’라는 기대를 접지 않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사학 스캔들을 재점화한 것은 아사히신문이다. 아사히는 1년여간 집요하게 파고들어 2일 재무성의 공문 조작 의혹을 특종 보도했다. 보도 직후 재무성 관료 출신 인사는 “정권이든, 아사히든 어느 한쪽은 쓰러지는 궁극의 싸움”이라고 했다. 결국 재무성이 백기를 들며 아사히가 웃었다. 아베 총리는 북-일(北-日) 정상회담 카드로 탈출구를 찾고 있다. 아베 총리의 벼랑 끝 승부수가 이번에도 통할까. 홍수영 논설위원 gaea@donga.com}

    • 2018-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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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횡설수설/홍수영]시진핑의 황제식 접견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3일 방북 및 방미 결과를 전하러 온 서훈 국가정보원장에게 자신과 같은 금색 꽃무늬 의자를 내줬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4월부터 외국 인사 접견 때 혼자서만 화려하고 쿠션이 높은 의자에 앉았다. 손님을 극진히 대접하는 일본 문화 ‘오모테나시’와 안 맞는다는 지적에도 고집하던 의자 의전을 바꾼 것이다. 앞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접견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나란히 앉았다. 백악관 참모들이 그 옆 소파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반면 12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정 실장과의 면담에서 또 ‘외교 결례’ 논란을 불렀다. 시 주석은 회의를 주재하듯 상석에 앉고, 정 실장 일행과 중국 측 배석자들이 마주 보게 좌석을 배치했다. 외교 프로토콜에서 보기 힘든 ‘황제식 접견’ 모양새였다. 중국의 가장 큰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 중 외빈 접견은 이례적이었지만 상식과 배려를 기본으로 하는 외교 의전에 맞지 않았다. ▷외교 무대에서 의자나 좌석 배치를 둘러싼 기 싸움은 숱하다. 1951년 7월 6·25전쟁의 첫 정전회담 때 일화도 있다. 회담 장소는 공산당 측이 고집하던 개성이었다. 유엔군 수석대표는 회담장에 앉다가 깜짝 놀랐다. 공산당 측 대표의 의자가 30cm가량 높았기 때문이다. 유엔군 대표는 재빨리 다른 의자로 바꿔 앉았지만 사진 촬영은 이미 끝났고, 공산당 측은 이를 ‘승리’로 선전했다. 공산주의자들에게는 의자도 일종의 협상 전략이었다. ▷중국은 최근 주석 임기 제한 규정을 폐기하며 ‘시(習)황제 시대’를 열었다. 2013년 집권 이후 ‘시진핑의 중국’이 거둔 성과를 찬양하는 선전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학계에서는 중국이 이미 미국을 초월하는 ‘세계 1위국’으로 부상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시 주석은 집권 1기 초반에만 해도 한국의 대통령 특사를 맞을 때 나란히 앉았다. 시 주석의 황제식 접견은 ‘굴기(굴起·우뚝 섬)’를 노골화하는 중국의 책략이다. 홍수영 논설위원 gaea@donga.com}

    • 2018-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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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횡설수설/홍수영]소유보다 경험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대개 앞만 보고 뛰었다.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구호 속에 콩나물교실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야 했다. 이들에게 성공의 상징은 아파트와 ‘마이카(My car)’였다. 50, 60대 중에는 한 푼 두 푼 모아 융자 낀 소형 아파트를 마련했을 때를 인생 최고의 순간으로 꼽는 이가 적지 않다. 그런 베이비부머에겐 젊은 세대의 모습이 다소 철없어 보일 수 있다. 해외여행 가겠다고 적금 붓고, 덜컥 고급 외제차도 렌트하니 부모 세대가 되레 조바심을 낸다. ▷부족함을 느껴본 적 없는 젊은 세대는 무언가를 갖는 일에 목숨 걸지 않는다. 그 대신 경험을 사는 데 지갑을 연다. 최근 미국 팝 가수 존 레전드의 내한공연 티켓이 예매 10분 만에 매진됐다. 세계적인 톱스타이지만 국내에서 음반은 물론 음원 판매량이 시원찮았던 터라 업계에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예매자의 58%는 20대 이하다. 일단 콘서트에 갔다가 현장에서 음반을 사는 일도 많다. 그들에게 음악은 CD를 사서 듣는 게 아니라 콘서트나 클럽에서 즐기는 경험이 됐다. ▷미래학자인 제러미 리프킨은 일찌감치 저서 ‘소유의 종말’에서 재산을 소유하기보다 원하는 때 접속해 필요한 만큼 사용하는 ‘접속의 시대’를 예견했다. 소유란 모든 게 휙휙 바뀌는 풍토에 적응하기에는 느려터진 모델이라는 것이다. 실제 소유하지 않아도 누릴 수 있는 길이 너무나 많다. 넷플릭스에선 한 달에 9500원이면 무한정 영화를 볼 수 있고, 우리나라를 뺀 세계에선 카셰어링 시장이 폭풍 성장하고 있다. 오히려 소유가 짐이 되는 시대다. ▷행복이란 관점에서 볼 때도 소유보다 경험이 현명한 소비다. 미국 코넬대 토머스 길로비치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물건을 살 때보다 무엇인가 체험을 할 때 더 행복하다. 소유가 배타적인 데 반해 경험은 공유되는 속성 때문이다. 공연 관람이나 여행 등은 함께한 이들과 기억을 나눌 수 있어 시간이 흐를수록 값진 자산으로 남는다. 젊은 세대의 ‘경험 소비’는 불확실성의 시대, 행복을 극대화하려는 진화된 전략이다. 홍수영 논설위원 gaea@donga.com}

    • 2018-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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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횡설수설/홍수영]사라지는 직업

    1980년대 상고 졸업생들에게 은행은 단연 인기 직장이었다.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이미지에다 월급도 꽤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영업점 맨 앞줄에 앉아 입출금 업무를 보는 텔러직에는 명문 여상 우등생들이 몰렸다. 은행 텔러의 1차 수난은 1997년 외환위기였다. 고졸 인력은 가장 먼저 ‘가지치기’ 당했고, 이어진 취업난에 대졸자에게 밀려났다. 요즘 은행 텔러는 2차 수난을 겪고 있다.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을 통한 금융 거래가 크게 늘면서 지난해까지 6년간 은행 점포 1600여 개가 문을 닫았다. ▷한국고용정보원은 ‘4차 산업혁명 미래 일자리 전망’ 보고서에서 앞으로 사라질 직업 6개를 꼽았다. 은행 텔러, 진단 의사, 콜센터 직원, 계산원, 생산·제조 단순 종사원, 창고 작업원 등이다. ‘위기 직업’의 특징은 자동화나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에 드는 경비가 인건비보다 싸다는 점이다. 또 AI가 사람보다 월등히 잘할 수 있는 업무라면 멸종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 인간이 로봇이나 AI보다 더 싸게, 더 뛰어나게 일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줘야만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얘기다. ▷변화의 파고는 이미 시작됐다. 삼성서울병원은 2015년 의약품 조제 로봇을 도입했다. 이 로봇은 조제가 까다로운 항암제 파트에서 하루 6시간 일하며 평균 200여 건의 처방전을 소화한다. 로펌 대륙아주는 최근 ‘AI 변호사’를 채용했다. 수임 사건의 판례나 법률을 분석하는 데 초보 변호사들이 사나흘 걸렸던 리서치 업무를 몇 분이면 끝낼 수 있다. 전문직도 기술 진보에 따른 변화에서 예외가 아닌 셈이다. ▷기계에 일자리를 빼앗긴다고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떠올릴 것만은 아니다. 사라지는 직업이 있다면 새로 등장하는 직업도 있다. 고용정보원도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가상현실, 3차원(3D) 프린팅, 드론, 정보보호 전문가 등을 뜨는 직업으로 꼽았다. 시대 변화에 맞춰 진로 교육도 바뀌어야 한다. 부모들이 10, 20년 뒤 직업을 가질 아이들에게 현재의 눈높이에 따른 꿈을 강요하고 있진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홍수영 논설위원 gaea@donga.com}

    • 2018-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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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횡설수설/홍수영]이방카와 K컬처

    ‘나쁜 기집애’ 한류 스타 씨엘(CL)의 등장은 강렬했다.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퍼포먼스로 선보인 ‘내가 제일 잘나가’는 혼신의 힘을 다한 선수들에게 바친 열정의 헌사다. 전 세계에 팬을 보유한 그룹 엑소(EXO)의 화려한 군무는 관중과 선수들을 들썩이게 했다. 지구촌 겨울축제의 끝을 알리는 평창 겨울올림픽 폐회식은 거대한 공연장이었다. 미국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NBC는 이 흥겨운 축제를 전하며 “케이팝(K-pop)이 세계를 점령했다”고 했다. ▷이번 올림픽에 한미동맹의 메신저로 방한한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은 한국과의 접점을 케이팝에서 찾았다. 세 아이의 엄마인 그는 방한 직전 동아일보-채널A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일곱 살짜리 큰딸 아라벨라가 케이팝 영상을 보며 매일 춤을 춘다”고 했다. 폐회식 뒤 엑소와 만난 자리에선 “우리 애들이 당신들 팬”이라며 애들처럼 좋아했다. 케이팝을 가교로 한 이방카의 ‘매력 외교’는 한국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17일간 평창을 들썩이게 한 한국 문화는 케이팝만이 아니다. 엄지와 검지로 만드는 ‘손가락 하트’도 히트를 쳤다. 각국 선수들은 ‘한국식 하트’라며 손가락 하트를 한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 세계에 타전했다. 급기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폐회식 연설 도중 “한국식 감사 인사를 하겠다”며 평창 올림픽을 빛낸 스타선수 8명과 손가락 하트를 만드는 장면을 연출했다. ▷케이컬처(K-culture)는 전 세계에 평창을 알리는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세계인의 입맛에 굳이 맞추지 않아도 우리 문화가 자연스럽게 각국 선수들과 한국을 잇는 다리가 됐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케이팝은 한국어로 불러도 당장 환호를 받는 ‘외교사절’을 만들어 준다. 한국의 셀카봉이 전 세계 여행지의 풍경을 바꿔놓았듯 손가락 하트는 양손을 모아 만드는 다른 나라의 ‘손 하트’를 대체했다. 송승환 개·폐회식 총감독은 폐회식에 “끝이 아니라 또 다른 도전의 시작을 담았다”고 했다. 역동적인 한국 문화는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 앞으로 보여줄 게 더 많다.홍수영 논설위원 gaea@donga.com}

    • 2018-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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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과 내일/홍수영]‘미투’에 대한 세 가지 오해

    일본 후지TV의 한 드라마에는 사원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교육을 하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마네킹을 활용해 성희롱 여부를 구분하는 실습도 한다. 먼저 좀 못난 남직원이 “좋은 아침” 하며 마네킹 어깨에 손을 올렸다. 여직원들은 정색한 표정으로 일제히 ‘노(No)’라고 적힌 레드카드를 들었다. 이번에는 ‘훈남’ 부장이 같은 시범을 보였다. 그러자 여직원들이 얼굴에 화색을 띠며 ‘오케이(OK)’라고 적힌 흰색카드를 올렸다. “뭐가 다른 거냐”고 황당해하는 남직원에게 여직원들은 외친다. “사람이 다르다”고. 틀렸다. 마음에 안 드는 남성이 추근대면 성추행이고 훈남이 접촉하면 구애(求愛)고 그런 문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이 에피소드를 거론하는 이유는 성희롱, 성폭력에 대한 남성들의 오랜 오해를 잘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이 한국에 상륙한 뒤 짐짓 침묵한다는 이들을 보게 된다. 괜히 섣부른 반론을 폈다가 ‘개저씨’(개념 없는 아저씨) 소리 듣느니 입을 닫는 게 낫다는 것이다. 미투 캠페인에 대해 이들이 불편해하는 지점 세 가지를 들어봤다. ①“그때 넘어간 일 아니었어?”=시쳇말로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것) 때문에 패가망신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문제 제기를 덮으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자유한국당 최교일 의원(당시 법무부 검찰국장)도 “당시 서 검사는 고심 끝에 문제 제기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한다”면서 8년이나 지나 돌변한 이유부터 물었다. 그러나 미투는 느닷없이 수틀려서 하는 폭로가 아니다. 피해를 입고도 마치 없던 일처럼 했던 시간들은 대개 두려움 때문이었다. 직장에서 불이익을 받으면 어쩌지, 그간의 평판이 한순간에 무너지지 않을까…. 왜 몇 년이 지나 문제 삼느냐고 묻지만 문제를 제기할 수 있기까지 몇 년이 걸린 거다. 오랜 침묵을 용인으로 해석하는 건 오해다. ②“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야?”=그래도 ‘왜 하필 지금이냐’는 물음이 목까지 차오른다면 다른 꿍꿍이가 있다는 의구심 때문일 것이다. 서 검사의 용기 있는 고백을 지지하지만 인사 불이익을 함께 말한 대목은 사실 아쉽다. 이는 8년 만의 폭로가 인사에 대한 불만 때문 아니냐며 사태의 본질을 흐리는 이들에게 작은 꼬투리조차 주고 싶지 않아서다. 어디에나 예외는 있다. 그러나 통상의 여성들은 자신의 성(性)을 도구화하는 ‘자폭테러’를 하지 않는다. 상식적으로 자리 좀 얻어 보겠다고, 유명세를 타보겠다고 삶을 뒤흔들지 모를 사건을 꾸미진 않는다는 얘기다. 그렇기에 남성을 이용해 무언가를 뜯어내려 한다는 ‘꽃뱀론’은 오해다. 그것도 아주 폭력적인 방식의 오해다. ③“여자와는 엮이지 말아야 해”=모든 남성을 가해자로 보는 것 같아 불편하다는 얘기도 있다. “악수를 청하는 여성에게 목례를 했다”, “지하철에서 여자 옆에는 안 선다”며 ‘생존의 지혜’를 공유하기도 한다. 여성들 사이에서도 “이러다가 우리가 각종 활동에서 배제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물론 말이나 행동이 문제가 될지 헷갈리면 안 하는 게 낫다. 하지만 ‘여자와는 엮이지 말자’는 손쉬운 결론은 여성에 대한 오해다. 또 미투 캠페인이 추구하는 바도 아니다. 지난달 미국에서 한 여성이 데이트 과정에서 ‘원치 않는 성행위’를 했다며 코미디 배우 아지즈 안사리를 고발했다. 이에 뉴욕타임스(NYT) 한 여성 칼럼니스트는 “맥락상 이건 (미투감이 아니라) ‘나쁜 섹스(bad sex)’”라고 바로잡았다. 우리도 어떤 미투에 대해선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그렇지만 집단지성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성폭력범으로 몰아붙이지는 않기에 지금은 그저 “미투”하게 하자. 홍수영 논설위원 gaea@donga.com}

    • 2018-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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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과 내일/홍수영]개인의 탄생

    대학 시절인 2001년 2월 한 보직 교수님의 야심 찬 프로젝트에 탑승하게 됐다. 일종의 ‘학생사절단’으로 일본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계 대학인 조선대와 교류의 물꼬를 트는 일이었다. 불과 몇 달 전 첫 남북 정상회담으로 한반도가 해빙 분위기였던 때다. 한일 양국의 국립대로서 파트너 격인 도쿄(東京)대에 먼저 들르기도 했다. 2030세대 불만에 놀란 정부 처음에는 일본 출생이면서 북한을 조국으로 여기는 총련계 젊은이들이 궁금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우리말을 같이 쓴다는 묘한 감상 탓이었을까. 당시 유행한 드라마 ‘가을동화’를 좋아한다는 유의 사소한 얘기를 나누는데도 가슴에 뜨거운 게 올라왔다. 헤어질 때는 뭐라도 나누고 싶은 마음에 주머니를 뒤졌다. 당시 1100원짜리 학생회관 식당 토큰뿐이었지만 손에 쥐여줬다. “한국에 오거든 꼭 들러 달라”는 말과 함께. 그 후 소식은 듣지 못했다. 솔직히 말하면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을 놓고 20, 30대가 반발하는 모습에 다소 어리둥절했다. 탈이념을 추구하는 2030세대가 남북 단일팀을 그저 휴먼 드라마로 여기려니 했다. 그 세대의 끄트머리에 있긴 해도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20대를 보낸 개인적 경험도 작용했다. 하물며 문재인 정부는 오죽했을까.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승화시킬 비장의 무기가 핵심 지지층의 반발을 부르자 불에 덴 듯 놀랐다. 민주화와 탈냉전을 등식으로 여기던 86세대 정서로는 해석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여권은 허둥댔다. 남한 선수들이 정치적 제물이 됐다는 논란에 꺼내든 게 대의(大義)였다. 문 대통령은 “두고두고 역사의 명장면이 될 것”이라고 달랬지만 약효는 시원찮았다.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큰 역사를 만든다는 자부심을 가지라”고 거들다가 역효과만 냈다. 여권에선 “젊은층이 보수정권 10년간 통일교육을 못 받아서 단일팀의 의미를 모르는 것 같다”며 화살을 전 정권으로 돌리는 소리까지 나왔다. 헛다리를 짚어도 제대로 짚었다. 촛불정국에서 같이 어깨를 걸었다고 세대차를 잠시 망각했다. 2030세대의 반발을 이해할 실마리는 다른 곳에 있었다. 가상통화 규제를 놓고 또다시 폭발한 그들은 “정부는 단 한 번이라도 행복한 꿈을 꾸게 해본 적 있느냐”고 물었다. 대의와 선의라는 함정 대한민국을 바꿨다는 ‘1987세대’(민주화 세대)는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는 ‘국제시장세대’(산업화세대)와 불화했지만 공통점이 있었다. 대의를 위해 개인의 행복을 잠시 미룰 수 있다는 생각 말이다. 1987세대는 “삶을 걸고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했다”를 레퍼토리 삼았다. 하지만 2030세대의 시공간은 달라졌다. 국가와 개인의 이해가 상충하는 상황이 도처에 숱하다. 무엇보다 대의에 덜컥 자신을 내어주기엔 돌아올 몫이 불투명하다. 근대국가는 ‘개인들의 필요에 의해 국가가 형성됐다’는 사회계약론에 토대를 두고 있다. 남북 단일팀에 표출된 2030세대의 불만은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시대적 과제 속에 유예됐던 ‘개인의 탄생’을 비로소 알리는 사건일 수 있다. 단일팀에 대한 여론은 올림픽 기간 쓰일 ‘감동 드라마’ 속에 좋아질지 모른다. 그렇다고 2030세대의 가치관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가 내세우는 대의와 선의는 좋다. 그러나 바야흐로 개인의 시대, 대의와 선의가 ‘만능열쇠’일 수 없음을 2030세대가 알려줬다. 홍수영 논설위원 gaea@donga.com}

    • 2018-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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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퍽’만큼 빠른 ‘로켓맨’… “세계를 놀라게 해줘요”

    “정승환 선수 준비됐나요? 2014 소치 겨울패럴림픽에서의 안타까움을 설욕해 주시기 바랍니다. 파이팅!” ‘패럴림픽의 영원한 서포터’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55)이 ‘빙판 위의 메시’ 한국 장애인 아이스하키대표팀 정승환(32·강원도청·사진)을 향해 응원 구호를 외쳤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집행위원이었던 나 의원은 2014년 소치 겨울패럴림픽에서 정승환을 지켜보며 ‘팬’이 됐다. 그는 “장애인 아이스하키팀이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본선에 출전했는데 1차전 상대가 강호 러시아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관할 만큼 러시아의 승리가 예상됐지만 한국이 극적으로 이겼다. 정말 멋있었다”고 회상했다. 메달을 따진 못했지만 그날 통쾌한 승리의 주역 정승환을 계속 응원하게 됐다. 나 의원은 “소치에서 푸틴 대통령의 코는 납작하게 했는데 전 세계의 코를 납작하게 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번에는 멋진 금메달을 기대한다”고 정승환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평창 패럴림픽에서 장애인 아이스하키는 유력한 메달 후보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장애인 아이스하키가 도입돼 비록 역사는 짧지만 실력은 급성장하고 있다. 그 중심에 정승환이 있다. 다섯 살 때 사고로 오른 다리를 잃은 정승환은 대학 때인 2004년 아이스하키를 시작해 2년 만에 태극마크를 단 ‘독종’이다. 빠른 속도와 뛰어난 경기력으로 ‘로켓맨’,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장애인 아이스하키 선수’ 등으로 불리며 해외에서 더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캐나다에서 열린 월드챌린지대회에서도 돋보인 활약을 선보였다. 한국은 미국과 캐나다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대회가 끝난 뒤 공식 사이트인 하키 캐나다는 “한국의 정승환이 원맨쇼를 펼쳤다”고 극찬했다. 평창 올림픽·패럴림픽 홍보대사이기도 한 정승환은 “(나 의원이) 잊지 않고 응원해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늘 장애인 스포츠를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우리가 개인적으로 이번이 세 번째 패럴림픽 도전이고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대회이니 반드시 결승전에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평창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인 나 의원은 패럴림픽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도 당부했다. 그는 “소치 올림픽 때도 국민들이 장애인 아이스하키 경기를 봤으면 정말 시원했을 것 같은데 국내 어느 방송사도 중계권을 확보해 놓지 않아 아쉬웠다. 패럴림픽을 그저 따뜻한 시선으로 봐달라는 게 아니다. 장애인 아이스하키는 격렬하고 스피드가 있어 스포츠 자체로 굉장히 흥미진진하다. 경기를 꼭 지켜봐 달라”고 호소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2018-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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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 “나라 안팎 풍파 거세도 헤쳐 나가야”

    이명박 전 대통령은 29일 “나라 안팎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 그래서 새해를 맞는 마음이 적잖이 무거운 것 또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올린 신년 메시지를 통해 “풍파가 아무리 거세고 높아도 우리는 그것을 헤쳐 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은 “2018년은 한반도의 명운이 좌우될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한 뒤 “중소기업과 영세상인, 직장인의 시름은 깊어가고 청년은 일자리 부족에 내몰리고 있다. 육상과 해상에서 잇달아 일어나는 자연 재해와 대형 사고는 국민들에게 충격과 불안을 안겨주고 있다”고 밝혔다. 또 “무엇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이 임계선을 넘어가면서 한반도와 주변 정세는 날로 엄중해지고 있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유치한 평창 겨울올림픽에 대해 “세 번의 도전 끝에 힘들게 유치한 지구촌 잔치”라며 “30년 전 88 서울 올림픽이 그랬듯이 세계와 함께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믿음, 대한민국의 역사에 대한 자긍심, 우리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으로 뜻과 지혜를 모으고 당당히 나아가자”고 덧붙였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2017-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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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정욱도 “서울시장 불출마” 홍준표 지방선거 전략 흔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영입을 추진해온 홍정욱 전 의원(헤럴드 회장)이 28일 내년 지방선거에 불출마한다고 선언했다. 부산시장과 경남도지사 후보로 거론되던 장제국 동서대 총장과 안대희 전 대법관에 이어 홍 전 의원까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홍 대표의 구상이 초반부터 어그러지고 있다. 홍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과 국가를 섬기는 공직은 가장 영예로운 봉사다. 그러나 공직의 직분을 다하기에 제 역량과 지혜는 여전히 모자라다”고 적었다. 또 “당장의 부름에 꾸밈으로 응하기보다는 지금의 제 자리에서 세상을 밝히고 바꾸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홍 전 의원은 현재 외국 출장 중으로 연락이 닿지 않았다. 홍 대표는 낮은 당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인지도가 높은 외부 인사를 영입해 우선추천공천(전략공천)을 하는 전략을 세웠다. 직접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 영입 대상을 물색해 왔으나 이제는 전략을 새로 짜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홍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야당에 들어오면 불이익 당할 것을 생각하고 지지율도 낮은 편이라 인재난은 당연하다. 새해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격적인 불출마 선언에도 홍 대표는 조만간 홍 전 의원을 직접 만나 출마를 설득할 계획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 측에서는 홍 전 의원을 그동안 서울시장 후보 영입 ‘1순위’로 검토하고 접촉해 왔다. 홍 대표 측에서는 “홍 전 의원이 출마를 완전히 닫아 놓은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마음을 돌려보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홍 전 의원이 현재로서는 결심을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 대표 측에서는 서울시장 후보로 홍 전 의원 외에 김병준 국민대 교수의 영입도 검토하고 있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정책실장을 지낸 김 교수가 문재인 정부와 가장 대립각을 세울 수 있는 사람이고 능력도 검증이 됐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가운데서는 나경원, 김용태 의원 등이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해서는 홍 대표가 “탄핵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한국당은 1년여 동안 이어진 탄핵 프레임의 굴레를 끊기 위해 ‘신(新)보수주의’를 천명하고 본격적으로 지방선거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홍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으로서는 고통의, 질곡의 한 해를 보냈다. 국민 여러분께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 “내년에는 신보수주의를 기조로 새로운 한국당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2기 혁신위원회와 지방선거기획위원회도 출범시켰다. 류석춘 혁신위원장이 이끌던 1기 혁신위가 친박(친박근혜) 청산에 방점을 찍었다면, 2기 혁신위는 지방선거에 대응한 정책 어젠다를 내놓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2기 혁신위원장을 맡은 김용태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신보수주의에 입각해 다음 세대가 잘살 수 있는 국가 청사진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송찬욱 song@donga.com·홍수영 기자}

    • 2017-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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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태 “新보수로 내년 지방선거서 심판 받을것”

    “보수정치는 실패했지만 보수가치가 실패한 것은 아니다. 내년 1분기(1∼3월)까지 철두철미한 정책 혁신으로 내년 6·13지방선거에서 심판을 받겠다.” 자유한국당에 ‘신(新)보수주의’ 기치를 세울 2기 혁신위원장으로 선임된 김용태 의원(3선·서울 양천을)의 일성이다. 김 의원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보수정치의 실패로 보수는 그간 이룬 성과를 무너뜨리고 국민적 신뢰를 잃어버렸을 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의 포퓰리즘 폭주를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고만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의원은 20대 총선 패배 직후인 지난해 6월에도 당 혁신위원장에 내정됐으나 친박(친박근혜)계의 거부로 뜻을 펴지 못했다. ‘불운의 혁신위원장’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바른정당에서 복당한 지 50일 만에 혁신위원장으로 당의 전면에 재등판했다. 그는 “과거의 영광과 관성에 매몰돼 시대적 도전과 수많은 사람들의 요구에 귀를 닫았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2기 혁신위의 방향으로는 “구(舊)보수의 방식으로는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동시에 문재인 정부의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느냐도 낱낱이 따지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대해선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을 병행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레토릭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를 평가할 지수를 만들 계획이다.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펼친 각종 정책들이 내년부터 성과 지표가 나온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고용률이 어떻게 변하는지 등 철저히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2기 혁신위의 초점은 ‘다음 세대’다. 김 의원은 “보육과 교육을 포함한 복지 부문은 다음 세대가 살아갈 세상의 문제인 만큼 이들의 목소리를 전폭적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28일 홍준표 대표와 류석춘 1기 혁신위원장과 함께 선포하는 ‘신보수주의 선언’의 제목도 ‘다음 세대를 향한 책임’으로 정했다. 김 의원은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조각할 때 여성이 절반이었고, 신생정당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를 만들 때 청년층을 대거 공천했다. 혁신위도 이런 생각을 담아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홍 대표는 부산을 방문해 ‘PK(부산경남) 인물난’을 겪는 것 아니냐는 시각과 관련해 “장제국 동서대 총장의 불출마로 결국 부산시장 후보로 서병수 시장 외에 대안이 없다는 말도 나오지만 제2, 제3의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도지사 후보와 관련해서는 “박완수 의원에게 내년 지방선거 준비에 나설 것을 직접 권유했다”고 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201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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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홍수영]내로남불인 ‘땡처리 패키지 개헌론’

    5·9대선을 2개월 앞둔 올해 3월.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개헌을 놓고 숨넘어갈 듯했다. 3당 원내지도부는 대선 때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함께 부치자는 깜짝 합의를 하고 속도전에 들어갔다. 5일 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3당 간사는 38페이지짜리 단일 개헌안(조문 대비표)을 뚝딱 내놓았다. 사실은 국회가 대(代)를 거듭하며 묵혀온 개헌안을 손본 버전이었다. 국정농단 사태의 궁극적 해법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지라며 ‘대선 동시 개헌’에 반대하는 후보를 ‘수구세력’으로 몰아붙이기도 했다. 당시 3당의 속전속결은 ‘문재인 대세론’이 굳어지기 전 판을 흔들어야 한다는 절박감의 발로였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 주류인 친문(친문재인) 진영은 시큰둥했다. 대선까지 시간이 별로 없다고 했다. 3당의 움직임과 별개로 정치권에 개헌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있었기에 당 내부에도 압박은 있었다. 당시 김부겸 의원(현 행정안전부 장관)은 “촛불 시민혁명은 개헌으로 완결해야 한다”고 했고, 비문(비문재인) 개헌파 의원 30여 명은 집단행동으로 개헌 추진을 압박했다. 그러나 문 후보는 대꾸하지 않았다. 역대 대선에서 권력구조 개편을 담은 개헌 카드는 단골손님이었다. 그때마다 선두주자는 후보 간 합종연횡을 부를 수 있는 개헌론을 꺼렸다. 당시 문 후보도 그러했다. 민선 7기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둔 12월. 이번에는 민주당이 숨넘어갈 듯하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내년 6·13지방선거 때 개헌안 국민투표를 동시에 해야 한다고 연일 야당을 몰아붙이고 있다. 내년 2월까지면 국회가 개헌안을 만들 시간도 충분하다고 한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1987년에 개헌은 40일 만에 했다”고 했다. 지방선거 때 함께 해야 할 구구절절한 이유도 댔다. “(지방선거 때가 아니면) 50% 투표율이 쉽지 않다”, “따로 하면 1227억 원의 혈세가 낭비된다”고 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여권에 개헌 카드는 지방선거 구도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는 ‘꽃놀이패’라는 분석이 많다. 반면 개헌안 다 만들어놨다며 투표만 하면 된다던 한국당은 시한을 한껏 늦췄다. 지방선거를 치른 뒤 내년 12월 31일까지 국민 참여와 충분한 공론화를 거쳐 개헌을 하자고 한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개헌은 나라의 체질을 바꾸는 중대한 결단이다. 문재인 정권은 ‘땡처리 여행상품’ 다루듯 개헌을 몰고 간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는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을 하자던 대선 후보 시절 약속을 뒤집었다. 여당이 이를 공격해도 못 들은 척한다. 한국당은 여권의 일단 ‘불순한 의도’를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한다. 그러나 타임머신이 있다면 9개월 전으로 돌아가 한국당에 “개헌이 ‘땡처리 여행상품’이냐”고 묻겠다. 26일 여야 초선 의원들이 각각 국회 정론관에 섰다. 민주당 초선들은 “개헌은 1700만 촛불과의 약속”이라고 했고, 한국당 초선들은 “정략적 졸속 개헌”이라고 외쳤다. 국회 입성 1년여 만에 의원은 망각의 기술부터 학습한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야 정치권의 전매특허라지만 걱정되는 게 있다. ‘87년 체제’의 한계를 보완할 30년 만의 개헌 기회를 여야가 정치적 주판알만 굴리다 ‘뻥’ 차버리진 않을까 하는 점이다. 홍수영 정치부 기자 gaea@donga.com}

    • 2017-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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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제국-안대희 “불출마”… 靑참모 10여명 ‘지방선거 앞으로’

    내년 6·13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PK(부산경남)에서 자유한국당의 사수 작전에 경고등이 켜졌다. 부산시장 후보로 공들이던 장제국 동서대 총장과 경남도지사 후보로 영입하려던 안대희 전 대법관이 26일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이 속속 출사표를 내며 선거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창과 방패의 ‘낙동강 벨트’ 혈투 여야는 이른바 ‘낙동강 벨트’로 불리는 PK를 이번 지방선거의 전략적 승부처로 삼고 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과 경남도지사를 거머쥐었던 한국당으로선 반드시 승리해야 할 곳이다. 홍준표 대표가 지방선거의 목표로 정한 ‘6개 광역단체장 사수’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PK를 지방권력을 교체하는 교두보로 보고 있다. 보수세가 견고했던 ‘낙동강 벨트’를 20대 총선과 5·9대선에서 뚫으면서 지방선거도 해볼 만하다는 판단이다. 장제원 의원의 친형인 장 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한국당은 당초 세워둔 PK 사수 전략을 일부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장 총장은 “잠시나마 고민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의 위치에서 감당해야 할 책임이 엄중하다. 출마 얘기가 더 이상 회자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경남도지사 출마설이 거론됐던 안 전 대법관 측도 “지방선거에는 출마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 현재 부산에서 한국당 후보로는 재선 의지를 밝힌 서병수 부산시장과 박민식 전 의원, 이종혁 전 최고위원이 뛰고 있다. 경남은 홍 대표의 도지사직 사퇴 이후 무주공산이다. 민주당은 예비주자 간 경쟁이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부산시장 후보군은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이호철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 등 4명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김 장관의 거취는 경선 흥행을 결정할 핵심 변수다. 그는 최근 출마를 신중히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은 아직 뚜렷한 여당 후보군이 형성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경수 의원, 문 대통령의 고교 및 대학 후배인 공민배 전 경남 창원시장 등이 자천타천 거론된다. 당내에서는 지역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김 의원이 당의 출마 요청을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별들의 전쟁’ 수도권, 청와대 출마자도 채비 수도권은 지방선거의 승패를 가를 최대 격전지다. 후보군이 넘쳐나는 민주당의 내부 경선과 상대적으로 인물난을 겪고 있는 야당의 후보 단일화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3선 도전을 기정사실화한 박원순 서울시장 외에 박영선, 민병두, 우상호, 전현희, 정청래 등 전현직 의원들이 대거 도전장을 던졌다. 한국당은 홍정욱 전 의원이 우선 영입 대상이다. 통합을 추진하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에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출마설도 계속 나온다. 안 대표는 최근 바른정당 통합을 위한 전 당원 투표를 긴급 제안하면서 백의종군 의사를 밝히며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조금 더 열었다. 경기도지사 선거는 바른정당 소속인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재선과 민주당의 탈환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안민석 전해철 의원,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과 양기대 경기 광명시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한국당은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의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남 지사는 최근 “야권 통합으로 일대일 선거 구도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야권후보 단일화를 희망하고 있다.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최근 사의를 밝힌 황태규 전 대통령균형발전비서관을 시작으로 출격할 청와대 참모진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뒤를 이어 도지사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제주 출신 문대림 대통령제도개선비서관은 제주도지사 출마 의사를 밝혔다. 오중기 대통령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2014년 지방선거에 이어 경북도지사직에 도전장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관급 참모 5∼10명도 기초단체장 선거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한편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출마설이 나돌던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불출마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수영 gaea@donga.com·박성진·유근형 기자}

    • 2017-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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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선거 득실 계산… 민주당-한국당, 접점없는 ‘개헌’ 대치

    연말 정치권이 그간 잠잠하던 개헌 이슈로 달아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31일 활동시한이 종료되는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 기한 연장 문제로 25일에도 한 치의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다. 국회는 개헌을 둘러싼 갈등으로 대법관 임명동의안과 법안 처리가 무산되는 세밑 파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여야 공통 공약이었던 개헌을 놓고 정치권이 대립하는 진짜 속내가 무엇일지, 개헌 논의가 어떻게 전개될지 따져본다. ○ “동시 투표” vs “지방선거 이후” 현재 국회 개헌특위에서는 개헌안 국민투표를 내년 6·13지방선거와 함께 진행할지가 쟁점이 돼 있다. 민주당은 대선 때 3당 후보들이 모두 개헌을 공약했던 대로 내년 6·13지방선거 때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함께 부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국당은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내년 지방선거 이후부터 12월 사이로 개헌 국민투표를 미루자고 맞서고 있다. 국민의당은 ‘국회 개헌특위와 정치개혁특위를 통합해서 6개월 연장하고 내년 2월까지 개헌안 발의를 위해 여야가 노력한다’는 중재안을 내놓았다. 민주당은 국민의당의 중재안을 받아들였지만 한국당은 이 역시 거부했다. 한국당은 ‘2월까지 개헌안 발의 노력’에 합의했다가 개헌안 도출에 실패하면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에 명분을 줄 수 있다고 보고 계속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당이 개헌안 동시 투표를 반대하는 일차적 이유는 ‘정권 심판’이라는 지방선거의 성격이 흐려진다는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는 5·9대선 이후 문재인 정부가 처음으로 중간 성적표를 받아 드는 선거다. 한국당은 또 여권이 권력구조 개편보다 지방분권에 집중하는 것이 선거 승리를 위한 전략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 1년 활동한 개헌특위 초안도 못 만들어 국회 개헌특위는 1월 출범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으면서 탄핵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 ‘제왕적 대통령제’를 개선해 달라는 국민적 요구를 헌법에 담기 위해서였다. 특위는 1987년 제정된 현행 헌법의 틀을 바꾸는 재설계에 나섰다. 기본권과 지방분권, 경제, 재정, 권력구조, 정부형태, 정당, 선거제도, 사법부 등 다양한 분야를 대상으로 매주 화요일 23차례의 정기회의를 열고 논의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개헌안 초안도 마련하지 못했다. 세종시=행정수도 명문화, 동성동본, 동성애 찬반 등 민감한 사회적 이슈를 개헌안에 넣을지 주요 의제 선정도 하지 못했다. 개헌과 함께 다뤄져야 할 선거구제 개편 논의는 정치개혁특위 안건으로 올리지도 못했다.○ 개헌 논쟁, 결국 대통령의 손에 여야의 개헌 논의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면서 여권에선 대통령 발의 개헌론이 부쩍 힘을 얻어가고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국회가 내년 2월까지 개헌안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대통령에게 개헌안 발의를 먼저 요청하는 것도 불사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도 대통령 직속 정해구 정책기획위원장을 중심으로 개헌안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여야는 지방선거 개헌안 동시 투표를 위한 개헌안 발의의 마지노선인 내년 3월까지 국회에서 치열한 주도권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개헌 책임론 또는 무산론이 내년 지방선거의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개헌이 국민적 명분이 있는 이상 손해 볼 것이 없다는 기류다. 한국당이 끝까지 지방선거-개헌안 동시 투표에 반대할 경우 한국당을 ‘개헌 반대 세력’으로 묶어 압박해 나갈 계획이다. 또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을 고리로 한 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4당 연대를 통해 한국당을 고립시키는 구상도 거론된다. 그렇지만 한국당이 개헌 저지선을 확보하고 있어 민주당의 압박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대통령 개헌안이 발의돼도 국회에서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지 않으면 국민투표에 부칠 수 없다. 한국당은 민주당이 실제 개헌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개헌 무산에 대한 책임을 야당에 떠넘기기 위해 대통령 발의라는 모양새만 취하는 것이라고 내심 보고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현실적으로 여야가 내년 초까지 개헌안에 합의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대통령이 어떤 형태로든 개헌의 동력을 만들어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길진균 leon@donga.com·홍수영·박성진 기자}

    • 2017-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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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른정당 9명 “통합 찬성”…‘朴-鄭-千 합류’엔 8명 “부정적”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통합 협의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가운데 바른정당 소속 의원 11명 중 9명이 통합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상당수가 국민의당 호남 중진인 이른바 ‘박·정·천(박지원·정동영·천정배)’ 의원의 통합 정당 합류에는 부정적이었다. 다만 ‘박·정·천’의 배제를 통합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지는 않았다. 통합 전이나 통합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교통정리가 되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는 동아일보가 24일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대해 바른정당 의원 11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다. 즉각적인 통합 찬성 의사를 밝히지 않은 나머지 의원 2명도 조건부 찬성 의사에 가까웠다. 지상욱 의원은 “통합이 우리가 지향하는 (안보와 경제에 있어서는 보수적인) 조건을 충족한다면 찬성”이라고 했다. 다른 의원은 “자유한국당과의 ‘보수 통합’이 우선이라고 생각하지만 세를 키우는 측면에서 국민의당과의 통합 논의를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정동영 천정배 의원이 통합신당에 합류하는 것에는 8명이 부정적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새로운 변화를 꿈꾸는 세력이라면 누구라도 함께하는 것이지만 그분들이 이에 부합하는지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구태 세력과 선을 긋자는 게 통합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들 가운데 7명은 “호남 중진들을 빼라는 게 통합의 조건이 될 수는 없다” “국민의당이 풀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모두 포괄해야 한다(2명)고 밝힌 정운천 의원은 “순도 있게 가는 게 좋지만 통합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통합정당의 이념 지형은 적지 않은 의원(5명)이 의견을 밝히길 꺼렸다. ‘중도·보수’라고 응답한 의원은 4명, ‘보수’라고 응답한 의원은 2명이었다. 답변을 유보한 한 의원은 “보수, 중도냐 가릴 필요 없이 ‘개혁연대’라고 하면 충분하다. 그렇다고 우리가 진보정당으로 갈 건 아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보수’를 강조했다가 자칫 국민의당 호남 의원들의 반발을 부르면 통합 논의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로 보인다. ‘개혁연대’라는 네이밍은 이러한 분위기를 감안한 양당 간 정치적 타협의 결과다. 이에 앞서 유 대표는 22일 의원총회에서 “이념과 노선과 관련해서는 늘 우리 정체성은 보수에 있다. 그것도 새로운 보수에 있다. 저희의 정체성이 훼손되는 통합은 있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중도를 포괄한 개혁보수의 정체성을 확실히 가져가야 한다는 얘기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의 1차적 명운은 이번 주에 갈린다. 국민의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바른정당과 통합을 연계한 안 대표의 재신임 찬반을 묻는 전 당원 투표를 27∼30일 나흘간 실시한 뒤 31일 오후 1시에 공식 발표하기로 했다. 안 대표 측은 최소 60% 수준의 득표율을 얻어 안 대표의 재신임이 무난하게 확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 대표가 재신임을 받게 된다면 내년 1월 초 전당대회를 소집해 본격적인 통합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신임이 확정되더라도 통합 반대파의 반발이 여전히 거세 전당대회까지 가는 길은 순탄치 않다. 통합 반대파는 주말 사이 투표 보이콧을 독려하는 문자메시지를 당원들에게 보냈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민의당 나쁜 투표 여론조사 전화를 끊어 버려라. 그것이 국민의당을 지키는 길”이라는 글을 올렸다. 홍수영 gaea@donga.com·송찬욱·최고야 기자}

    • 2017-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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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재형 “국정원 특수활동비 감사하겠다”

    최재형 감사원장 후보자(61·사법연수원 13기)는 국내 정치 관여와 특수활동비 유용 등으로 적폐청산 대상이 된 국가정보원의 감사를 실시하겠다는 소신을 밝혔다. 최 후보자는 2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감사원이 국정원에 대해 상당히 오랫동안 감사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은 아쉬운 점이다. 정말 공개가 어려운 비용 외 나머지 비용은 회계 감사를 통해 국정원을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이른바 ‘코드 감사’ 논란에 대해 최 후보자는 “정권 교체기를 전후해 종전 정부의 중요 사업에 감사를 실시하는 문제로 인해 논란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감사원이 감사를 착수할 때부터 감사 개시 여부나 대상 등을 독자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감사원은 4대강 사업과 세월호 참사 감사에 착수했다. 또 최 후보자는 “야당의 요구라도 감사 대상이라고 판단되면 감사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청와대가 누구를 감사위원으로 제청해 달라고 요청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적어도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고히 지킬 수 있는 분인지 검토해 적임자를 제청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최 후보자는 중학교 진학 예정인 자녀의 통학 편의를 위해 2차례 위장 전입한 것을 시인하면서 “제가 공직 후보자로서 가장 부끄럽게 여기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최 후보자 인사 청문보고서는 적격 의견으로 채택됐으며, 22일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 투표를 한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2017-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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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합에 대표직 건 안철수… 반대파들 의총서 “安 끌고와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0일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전(全) 당원 투표로 당 대표에 대한 재신임을 묻겠다. 투표로 통합 찬성 의사가 확인되면 단호하고 신속하게 통합 절차를 밟겠다”고 전격 제안했다. 사분오열된 당내 상황에 마침표를 찍고, 통합 의지를 관철하려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통합 투표에 대표 직위 걸겠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15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는 당내 혼란을 조속히 정리하고 마음을 모아야 할 때다. 저는 결연한 각오로 당 대표 직위와 권한을 모두 걸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전 당원의 의견을 묻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통합 찬성 의사가 나면 신속하게 통합 절차를 밟고 새로운 당의 성공과 인물 수혈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당원의 뜻이 통합 반대로 확인되면 그 또한 천근의 무게로 받아들여 당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안 대표의 측근은 ‘백의종군’에 대해 “안 대표 본인의 이익을 위해 통합하려는 게 아니라 당을 위한 것이라면 대표직 사퇴와 서울시장 또는 재·보선 출마까지 다 할 수 있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호남 중진을 강하게 비판하는 말도 나왔다. 안 대표는 “일부 중진 의원은 근거를 알 수 없는 호남 여론을 앞세워 통합 반대, 대표 재신임을 요구했다. 당원과 지지자들의 절박한 뜻을 왜곡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당이 미래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서서 여전히 자신의 정치 이득에 매달리려는 사람은 거취를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는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와의 사전 교감 여부에 대해선 “이 내용에 대해서는 이야기 나누지 못했다”고 말했다. 21일 귀국하는 손학규 상임고문의 역할론에 대해선 “귀국하면 상의해 보겠다”고 했다. ○ 의원총회장 찬반 대립 아수라장 이날 오후 2시 열린 국민의당 의원총회는 통합 찬성파와 반대파가 맞붙어 아수라장이 됐다. 오전 긴급 기자회견으로 ‘선전포고’를 한 안 대표가 의원총회장에 나타나지 않은 것이 발단이 됐다. 정동영 의원은 “의원총회를 소집해 놓고 알박기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 어디 있느냐. 어디서 배운 정치냐. 뭐가 무서워서 못 나오느냐. 그 정도 ‘간땡이’로 당 대표를 하겠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이어 유성엽 의원이 “끌고라도 와야 한다. 이런 비겁한 경우가 어딨냐”고 하자 송기석 대표비서실장이 “말씀 좀 가려서 하라. 짐승도 아니고 어떻게”라며 맞받았다. 권은희 의원도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느냐”고 소리쳤고 유 의원은 “똑바로 해”라고 되받았다. 3시간가량의 의총 후 통합 반대파 의원들은 전 당원 투표 즉각 중지, 호남권 의원에 대한 비난 사과, 당 대표직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그러나 의총 ‘의결’ 여부를 놓고는 대변인들마저도 다른 입장을 발표했다. 양측은 “반말하지 마” “정말 콩가루 집안이다” 등의 고성을 주고받았다. 결국 김동철 원내대표가 “의결보다는 ‘총의’를 모았다고 보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라고 중재했다. 박지원 의원은 뒤늦게 의원총회장에 들어서며 “오늘이 안 대표의 이 구상유취한 정치 행태를 확인해준 날이다”라고 비난했다. 호남 일부 시도의원들은 이미 탈당계를 작성한 상태에서 의원들에게도 동참을 압박하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통합을 추진하면 탈당하겠다. ‘군사 없는 장수’가 어디 있느냐. 그게 바닥의 정서이니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 전 당원 투표 하면 부결 가능성은 낮지만… 전 당원 투표가 실시되면 부결 가능성은 낮다는 예상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호남 의원들은 일찍부터 “(통합 여부는) 전 당원 투표가 아니라 전당대회 결정 사안”이라고 주장해 왔다. 국민의당 당헌당규에는 최고위원회와 당무위원회를 거친 뒤 ‘전당대회’에서 통합 안건을 의결하도록 규정돼 있다. 동시에 당헌에는 당무위원회가 의결해 회부한 안건은 전 당원 투표를 실시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어 전 당원 투표도 가능하다. 안 대표는 “지금 하는 것은 당 대표 재신임 투표”라며 “재신임이 통과되면 전당대회를 통해 정식으로 합당하겠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기자회견 직후 전 당원 투표 추진을 위한 당무위를 21일 소집하며 ‘속전속결’ 의지를 확실히 했다. 안 대표 측은 당무위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27, 2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케이보팅 온라인투표와 29, 30일 ARS 투표를 거쳐 31일 투표 결과를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반대파들이 물리적으로 반발할 경우 당무위 의결 자체가 무산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바른정당 일부 의원들 거취 고심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속도를 내면서 ‘보수 통합’에 방점을 찍어 왔던 바른정당 일부 의원들도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바른정당은 현재 국민의당의 내부 갈등이 정리되는 대로 양당 간 ‘당 대 당 통합’에 착수하자는 데 뜻을 모은 상태다. 반면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움직임은 사실상 중단돼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본격화되면 ‘한국당과의 선(先)통합파’는 이르면 연내 바른정당을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김세연 이학재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장관석 jks@donga.com·홍수영 기자}

    • 2017-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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