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22일 경기 부천시 호텔 화재 참사 당시 계단 방화문이 열려 있어 유독가스가 빠르게 퍼졌을 가능성을 경찰이 수사 중이다.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방화문은 불길이나 연기 확산을 막기 위해 평상시 닫힌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26일 부천 호텔과 유사한 서울의 주요 숙박시설을 살펴본 결과 상당수가 방화문을 열어 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 서울 숙박시설 10곳 가보니, 8곳 방화문 개방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 결과 부천 화재 사망자 7명 중 5명은 사망 원인이 일산화탄소 중독, 즉 ‘유독가스’였다. 이 중 2명은 처음 불이 난 7층에서, 나머지 3명은 그 위층에서 발견됐다. 호텔 복도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화재 발생 83초 만에 연기가 복도와 피난 계단 앞을 가득 메우는 장면이 담겼다. 소방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해당 호텔의 층간 방화문에는 자동개폐장치가 다 달려 있었다”며 “다만 몇 개가 안 닫혔는데 화재 때 망가진 것인지, 처음부터 불량이었는지는 수사로 밝혀져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례적으로 빠르게 연기가 위층으로 퍼진 점을 감안하면 자동개폐장치가 작동하지 않았거나, 방화문을 열어 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999년 만들어진 건축물 방화구조 규칙은 방화문을 언제나 닫힌 상태를 유지하거나, 화재 시 연기 발생 또는 온도 상승에 의해 자동적으로 닫히는 구조로 설치하라고 규정한다. 문제는 불편하다는 이유로 방화문을 열어 놓는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취재팀이 26일 서울 서대문구, 종로구, 중구 일대 숙박시설 10곳을 돌아본 결과 8곳은 방화문이 열려 있었다. 종로구의 5층 호텔은 모든 층의 방화문이 개방된 상태였다. 문 앞에 수건 포대나 이불 포대를 쌓아둔 곳도 있었다. 중구의 한 모텔은 옷걸이와 노끈을 이용해 방화문을 열린 채로 고정시켜 놨다. 기자가 힘을 주어 닫아 보려 해도 문이 닫히지 않았다. 중구의 13층 호텔에는 방화문에 자동개폐장치가 있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문이 끝까지 닫히지 않았다. 방화문 개방은 화재 참사로 이어진다. 지난해 12월 서울 도봉구 아파트 화재 당시 3층에서 불이 났는데 유독가스가 11층까지 올라가 주민이 숨졌다. 방화문이 모두 열려 있었던 탓이다. 2022년 경기 이천시 상가 화재 사건 때도 방화문이 열려 있었던 탓에 3층의 연기가 4층으로 번져 5명이 숨졌다.● 적발돼도 유야무야… “신고제 활성화 필요”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과 동법 시행령에 따르면 방화문을 개방해 놓을 경우 100만 원 이상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지방자치단체와 소방 당국은 종종 점검에 나서지만 실제 불이익 조치까지 내리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이달 서울 동작구의 한 아파트는 방화문 개방 등 위반으로 과태료 100만 원이 부과됐지만 아파트 측이 “시정하겠다”고 한 뒤 부과 조치가 유예됐다. 방화문을 열어두거나 피난 계단을 장애물로 막는 등의 행위에 대해서는 신고포상제도 운영 중이지만 효과는 낮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올해 포상금 관련 예산 3000만 원 중 지난달 29일까지 집행된 금액은 735만 원뿐이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부천 화재 호텔은) 방화문이 닫혔다면 피해가 크게 줄었을 것”이라며 “모든 숙박시설에 자동개폐장치 부착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영국은 2022년부터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은 주기적으로 방화문을 점검하도록 하는 법안을 시행 중이다. 높이 11m가 넘는 건물은 담당자가 3개월마다 방화문, 자동개폐장치를 점검해야 한다. 2017년 런던 그렌펠 타워 화재로 70여 명이 사망한 뒤에는 화재안전시설 기준 위반에 대한 처벌도 강화했다. 2021년에는 자동개폐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건물주에게 징역 9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약 7400만 원의 벌금이 선고됐다. 경찰은 26일 호텔 업주와 명의상 업주 등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형사 입건하고 출국금지 조치했다. 생존 투숙객, 목격자, 직원 등 15명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마쳤다. 소방 당국은 올해 5월 해당 호텔에 대해 ‘화재 발생 시 다수의 인명 피해 우려가 있다’는 조사서를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 관계자는 “숙박시설이면 통상적으로 그렇게 적는다”고 말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요즘 사거리에서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릴 때면 주변에서 가장 크고 우람한 가로수를 찾는 이상한 버릇이 생겼다. 그늘이 필요해서는 아니다. 저쪽 도로로부터 좌회전을 하는 차가, 이쪽 도로로부터 우회전하는 차가 언제 인도로 돌진할지 몰라서, 만약 그랬을 때 인도에 설치된 방호울타리도, 차량 진입 억제용 말뚝도 우리를 지켜줄 수 없다는 것을 최근 알게 돼서다. 철로 만든 튼튼한 시설물들이 우릴 보호해 줄 것이란 믿음은 요즈음 몇 차례의 돌진 사고와 함께 부서졌다. 물론 지나친 기우일 수 있다. 하지만 시청역 역주행 사고가 발생하기 불과 몇 분 전 내가 그 인도를 가로질렀다는 사실은 ‘만약의 공포’를 불어넣기 충분했다.한동안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사람들의 손을 유심히 본 적도 있다. 지난해 여름, 신림역과 서현역에서 연달아 흉기 난동 사건이 터진 뒤였다. 20년 넘게 수천 번 다녀간 광장에 남은 핏자국을 보니 ‘나였을 수도 있었나’란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이것 역시 쓸데없는 근심일 수 있겠다. 탄천 공원을 걷다가 다리 밑을 지날 때면 공연히 걸음이 빨라졌다. 지난해 붕괴해 사상자를 낸 정자교는 산책할 때마다 지나던 다리였다. 수내역에서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가 난 뒤로는 한동안 계단을 올랐다.장소를 가리지 않고, 대안도 마땅치 않은 이런 사고들을 자주 접하다 보면 무력감과 같은 감정이 밀려든다. 언젠가 이런 사고가 내게 닥치면 지면 꼼짝 없이 죽을 수밖에 없겠구나. 아직도 억울한 죽음이 이렇게 많구나. 그렇게 무력감에 젖어 들다 보면 막을 수 있었던 사건, 인재(人災)에 대한 분노는 더욱 커진다. 만약 우리 사회가 조금만 더 부지런했다면, 조금만 더 관심을 가졌다면 없었을 사고들. 올해 4월 있었던 견인차 역과 사고처럼 말이다.경기 광주시의 고속도로 한복판에 멈춰선 승합차를, 뒤따르던 승용차가 들이박았다. 승합차 운전자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승용차 운전자 문모 씨(32)는 간신히 차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문 씨는 1차선 도로에 주저앉아 “허리가 너무 아프다”고 외쳤다. 구급차들이 현장에 속속 도착했다. 부상이 있었지만 문 씨는 주변과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몇 분 뒤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먼저 사고 차량을 견인하겠다며 역주행까지 감행하며 몰려든 사설 견인차 중 한 대에 치인 것이었다. 그는 살았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던 바로 그 순간 목숨을 잃었다.안타까운 사연은 이날로부터 석 달이 지나서야 밝혀졌다. 그 사이 유족들은 가해 운전자에 대한 엄벌 탄원서를 법원에 냈다. 문 씨는 먼 친척들도 살뜰히 챙기는, 가족들이 의지하는 기둥 같은 존재였다고 한다. 가해 운전자의 공판이 열린 법정엔 10명이 넘는 지인들이 참석해 눈물을 흘렸다. 문 씨는 내년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이었다고 한다.유족들은 이 사건을 깊게 취재해 보도해도 괜찮다고 허락했다. 다만 문 씨의 사연보다 견인차 난폭 운전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법과 제도 개선에 초점을 맞춰달라고 했다. 그들 역시 이 비극이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다는 사실에 대해 분개하고 있었다.문 씨의 목숨을 앗아간 것은 인간의 욕심, 그 욕심들을 경쟁 붙여 난폭운전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수익구조에 있었다. 일단 갈고리를 걸고 부당하게 많은 돈을 갈취하는 행태는 오래전 막혔지만, 업계에 따르면 레커차 기사들은 인근 정비소와 모종의 계약을 맺어, 사고 차량을 정비소로 견인해올 경우 수리비의 20~30%를 리베이트 형식으로 받는 관행은 남아있다고 한다. 수리 견적이 큰 대형 사고일수록 리베이트도 커져 경쟁이 과열되는 것이다.견인차가 빠르게 출동하기 위해 중앙선을 넘거나 역주행을 하면서 낸 사고는 매년 있었다. 변화할 기회는 충분했다. 대안이 없지도 않다. 미국의 여러 주에선 모든 사설 견인업체를 관할 경찰서에 등록하게 한 뒤, 순번제를 통해 출동하게 한다. 경쟁이 일어나지 않게 구조를 개선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수 년째 사고가 반복돼도 이렇다 할 변화는 없다. 정부와 국회를 움직이는 것은 범국민적 관심과 공분일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선 막을 수 있는 사고마저 막지 못하는 딜레마 앞에서 또 한번 무력해지고 만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고속도로 추돌사고 현장에서 과속으로 견인 경쟁을 벌이다 30대 운전자를 치어 숨지게 한 견인차 운전 기사 박모 씨(32)에 대해 검찰이 징역 7년을 구형했다.21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2단독(판사 이필복)이 연 박 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7년을 구형했다. 박 씨는 올 4월 28일 새벽 경기 광주시 제2중부고속도로에서 승용차와 승합차간 추돌사고가 발생하자, 사고차를 먼저 견인하기 위해 무리하게 역주행하며 현장에 진입했다.그 과정에서 도로에 있던 부상자 문모 씨(32)를 치어 숨지게 했다. 박 씨는 증거를 없애기 위해 문 씨의 차량과 자신의 차량의 블랙박스를 뽑아 달아난 혐의(도주치사)도 받고 있다.이날 공판에는 문 씨의 가족, 연인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흰 마스크를 쓴 채 법정에 들어선 박 씨는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박 씨 측이 최후 변론을 시작하자 일부 유족들은 울음을 터트렸다. 박 씨는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느냐”는 판사의 물음에 “잘못된 행동으로 상처드려 죄송하다. 반성하고 있다”며 울먹였다. 유족 측은 “(박 씨는) 구속되고 증거가 제출되기 전에는 범행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유족들이 법정을 나온 뒤 박 씨의 가족들이 접촉을 시도했으나 유족 측은 거부했다.우수완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일반적인 도주치사 사건과 달리 고인의 차량 블랙박스 등을 은닉한 점 비추어 죄질이 특히 좋지 않다”며 “구형된 형량에 있어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한 유족은 “(문 씨는) 내년 결혼을 중비 중이던 예비신랑이었다”며 안타까워했다. 박 씨는 현재 법정구속 중이며 1심 선고는 다음달 25일 오전 10시에 열린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더워진 바다에 위험 어종 주의보독성이 강한 노무라입깃해파리 출현 규모가 작년의 약 360배로 늘었다. 피서객과 어민들은 비상이 걸렸다. 맹독을 품은 바다뱀과 문어를 봤다는 신고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와 온난화의 영향이라고 지적했다.》“전기가 흐르는 회초리로 맞은 느낌이었어요.” 대학생 이은희 씨(26)는 지난달 30일 강원 고성군의 한 해변에서 물놀이를 하던 중 왼쪽 손등과 무릎, 발등을 해파리에게 쏘였다. 손과 발등이 심하게 부은 탓에 인근 병원 응급실에서 주사까지 맞았다. 이 씨는 “응급처치 방법을 몰라 더 심하게 상처가 남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약 2주가 지나서도 이 씨의 몸에선 붉은 반점들이 사라지지 않았다. 폭염을 피해 피서객들이 해수욕장으로 몰리면서 덩달아 해파리에게 쏘이는 피해도 크게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바닷물 온도가 오르고 아열대화되며 ‘독성을 가진 바다 생물’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파리 출현율 4주 연속 증가 3일 오후 3시경 취재팀이 찾은 강원 강릉시의 한 해수욕장에선 안전요원 김모 씨(22)가 삽으로 노무라입깃해파리의 잔해를 모래사장 한편에 묻고 있었다. 김 씨의 배에는 20cm 길이의 흉터가 있었다. 그는 “일주일 전 해파리에게 쏘여 응급실을 다녀왔다”며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도 흉터가 남고 간지러워서 괴롭다”고 말했다. 이날 경북 경주시의 한 해수욕장에서 해파리에게 쏘인 김수경 씨(57)는 “물에 들어가자마자 몇 분 만에 쏘였다”며 “해파리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것을 보고 곧장 집으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일부 피서객은 전신 수영복으로 중무장을 한 채 해수욕장을 찾았다. 이날 강릉시 송정해변을 찾은 피서객 절반은 팔다리가 가려지는 긴 옷을 입었다. 전국 연안에 해파리 출현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동해안과 남해안에서 자주 발견되는 해파리는 강한 독을 가진 노무라입깃해파리로, 직경 길이 1∼2m에 달한다. 한 번 쏘이면 발열, 근육 마비, 쇼크 증상을 유발한다. 2000년 이후 매년 여름철 동중국해 북부 해역을 거쳐 우리 연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수과원)의 ‘해파리 모니터링 주간 보고’ 자료에 따르면 노무라입깃해파리 출현율은 14일 기준 56.5%를 기록했다. 출현율은 한 주간 어업인 모니터링 요원 응답자 292명 중 해파리를 관찰한 사람 수를 백분율화한 값이다. 즉 어업인 10명 중 5.7명이 이번 주 바다에서 노무라입깃해파리를 봤다는 뜻이다. 이는 4주 연속 증가한 수치다.● 노무라입깃해파리 360배 급증 지난달 기준 제주와 남해 연안에서 출현한 노무라입깃해파리는 바다 1ha(1만 ㎡)당 108마리다. 가로세로 10m 면적마다 1마리가 넘게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0.3마리)의 약 360배다. 수과원에 따르면 이는 측정을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또 다른 강독성 해파리인 유령해파리와 커튼원양해파리, 두빛보름달해파리도 국내 바다에서 꾸준히 관측되고 있다. 해파리 쏘임 사고도 늘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수과원 조사 결과, 올 6월 전국 해수욕장 개장 이후 이달 5일까지 접수된 해파리 쏘임 사고는 총 2989건이다. 폭우 등으로 관광객이 줄어든 2023년(753건)을 제외하면 2021년 2434건, 2022년 2694건보다 많다. 전문가들은 해파리 급증이 기후변화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예상욱 한양대 해양융합공학과 교수는 “열대성 어종인 해파리가 늘어난 건 우리나라 인근 해수면 온도뿐만 아니라 전체 바다 온도가 올라간 것이 결정적인 이유”라며 “바닷물 온도가 높아지면 산성화가 급속하게 진행돼 해양 생태계의 존립 자체가 위협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손민호 해양생태기술연구소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도 우리나라 동해 온도는 빠르게 올라가고 있고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수과원의 동해 표층 수온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0년대에는 따뜻한 바닷물이 우리나라 남해에서 북으로 올라가는 속도가 10년간 연평균 2.09km였다. 하지만 2020년대에는 10년간 북상하는 속도가 연평균 4.95km로,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이처럼 바다가 빠르게 더워지면 해파리가 급증하고 생태계도 바뀐다. 어민들도 “살길이 막막하다”는 입장이다. 17년차 어부 김명호 씨(59)는 “해파리 때문에 물고기도 잘 안 잡히거나 많이 죽어 수입이 5분의 1로 줄었다”며 “수온이 계속 높아진다면 폐사하는 물고기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맹독 바다뱀-문어도 출현… 9년 만에 물림 사고 수과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변 바다의 표면층 온도는 2020년대 평균 18.2도다. 2070년에 20도를 넘긴 뒤 2090년대에는 21.7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연중 내내 20도를 넘기면 ‘열대 바다’로 분류된다. 올해 제주에선 9년 만에 ‘파란선문어’에게 물린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말 50대 여성이 통발에서 어획물을 꺼내던 중 파란색 고리 무늬가 선명한 문어에게 쏘였다. 여성은 손이 퉁퉁 붓자 인근 병원을 찾아 진통제 등을 처방 받았고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2015년에는 제주의 한 해수욕장 갯바위에서 고둥을 잡던 30대 관광객이 이 문어에게 손가락을 물려 열흘 만에 겨우 회복했다. 파란고리문어속에 속하는 파란선문어의 독은, 청산가리보다 10배 강한 복어 독(테트로도톡신 성분)보다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과원 집계를 보면 2012년부터 올해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파란선문어는 총 34건이다. 고준철 수과원 아열대수산연구소 연구원은 “국내 해안에 파란선문어가 정착하는 단계로 보고 있다”고 했다. 단순 유입을 넘어 번식을 통해 개체 수를 늘려갈 수 있다는 의미다. 맹독 바다뱀도 꾸준히 발견되고 있다. 2015년 넓은띠큰바다뱀이 제주 서귀포 연안에서 처음 포획된 뒤 현재까지 32건의 바다뱀 포획 및 발견 신고가 접수됐다. 대다수는 넓은띠바다뱀이며, 좁은띠바다뱀(2건)과 바다뱀(4건) 신고도 있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김일훈 연구원은 “바다 온도가 올라가면 일본 아열대 해역에서 독성이 강한 바다뱀이 올라올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현재 동아시아권 해역에서 보고된 바다뱀은 총 13종이다. 강독성인 노무라입깃해파리보다 독성이 더 강한 ‘맹독성 해파리’들이 국내 연안에 출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해양 동물 중 가장 치명적인 독을 지녀 ‘바다 말벌’이란 별명이 붙은 ‘호주 상자해파리’는 호주, 필리핀 등 열대기후 바다에 주로 서식한다. 호주에서만 누적 6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것으로 보고됐다. 촉수 길이가 3m까지 뻗는 데 비해 몸집은 약 15cm로 작고 몸체가 투명해 미리 발견한 후 피하기가 어렵다.● 쏘이면 바닷물로 상처 씻은 뒤 병원으로 가야 해파리 등에게 쏘이면 바닷물로 상처 부위를 충분히 씻어야 한다. 이후 온찜질(45도 내외)로 통증을 완화시킨다. 만약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아야 한다. 신경독 계열인 파란선문어와 바다뱀 등에게 물리면 119에 신고하고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맹독 생물 관련 물림·쏘임 사고가 많은 호주는 정부 차원에서 24시간 핫라인을 구축해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독성 전문가(SPI)’가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환자가 회복된 이후에도 또 다른 SPI가 24시간 이내 해당 처방의 적절성을 이중으로 검토하도록 했다. 국내 독성학 분야의 한 전문가는 “맹독 관련 사고가 적어 해독에 필요한 혈청이 없거나 유통기한이 만료된 경우가 많다”며 “제주·남해안 등 맹독 해양생물이 많이 발견되는 지역 내 병원에서는 필수 해독제를 사전에 구비해둘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강릉=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지난해 대규모 소음이 발생한 집회 현장에서 경찰이 확성기 사용 중지 명령을 내린 사례는 6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 시민들과 상인들의 불편과 소음 공해를 감안하면 경찰의 대응이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광복절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가 예정된 가운데 일부 주민, 상인들은 ‘피난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경찰청의 최근 5년(2019∼2023년) 집회시위 소음 대응 현황에 따르면 평균 60dB(데시벨·주거지 기준) 등 일정 기준 이하의 소음을 내지 못하게 규제하는 ‘소음유지 명령’ 발동 건수는 2021년 1558건에서 지난해 2916건으로 늘었다. 이를 어길 시 내리는 ‘확성기 사용중지 명령’은 2021년 132건, 2022년 557건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458건으로 줄었다. 경찰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확성기를 계속 사용하면 확성기를 압수하거나 전원을 차단하는 ‘일시보관 조치’를 하는데 이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1∼3건에 그쳤다. 지난해 다소 늘긴 했지만 6건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소음유지 명령을 내리면 대부분은 이를 따른다”며 “대규모 집회에서 코드를 뽑아버리면 집회가 과열돼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다”고 해명했다. 반면 현장에서는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10일 오후 5시경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두 자녀를 데리고 분수대를 찾은 오모 씨(34)는 바로 옆 세종대로에서 한창인 집회 현장을 가리키며 “어른들도 이렇게 귀가 아픈데 아이들은 오죽할까”라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등이 주최한 ‘8·15범국민대회’ 행진이었다. 트럭의 대형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음에 일부 시민들은 얼굴을 찌푸리며 자리를 떠났다. 경찰이 이날 소음을 측정한 결과 최고 소음 기준인 90dB은 넘지 않았지만, 등가소음(10분간 평균 소음) 기준인 70dB은 넘겼다. 경찰이 소음유지 명령을 내려도 주최 측이 듣지 않자 확성기 사용중지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주최 측은 이 역시 무시했다. 경찰은 집회 관계자 5명가량을 집회시위법 위반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15일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는 세종대로 일대에서 3만 명 규모의 도심 집회를 예고했다. 이후 한강대로를 따라 용산구 삼각지 로터리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직장인 김모 씨(38)는 2020년 용산구로 이사 온 뒤 1년 넘게 집회 소음에 시달리다가 지난해 11월 집을 내놨다. 김 씨는 “집회가 열리면 집이 울려 피난을 떠나야 한다”며 “재택 근무를 할 땐 소음 탓에 화상 회의를 못 할 정도”라고 했다. 미국은 집회 소음에 엄격하다. 뉴욕시에선 집회 주최자가 사전에 관할 경찰서장의 허가를 받아야 확성기를 사용할 수 있다. 허가는 유효기간이 1일이어서 집회를 매일 열려면 소음 허가도 매일 받아야 한다. 반면 한국은 확성기 사용 여부와 대수만 경찰에 알리면 된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지난해 대규모 소음이 발생한 집회 현장에서 경찰이 확성기 사용 중지 명령을 내린 사례는 6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 시민들과 상인들의 불편과 소음 공해를 감안하면 경찰의 대응이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광복절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가 예정된 가운데 일부 주민, 상인들은 ‘피난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동아일보가 입수한 경찰청의 최근 5년(2019~2023년) 집회시위 소음 대응 현황에 따르면, 평균 60dB(주거지 기준) 등 일정 기준 이하의 소음을 내지 못하게 규제하는 ‘소음 유지 명령’ 발동 건수는 2021년 1558건에서 지난해 2916건으로 늘었다. 이를 어길시 내리는 ‘확성기 사용중지 명령’은 2021년 132, 2022년 557건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458건으로 줄었다. 경찰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확성기를 계속 사용하면 확성기를 압수하거나 전원을 차단하는 ‘일시보관 조치’를 하는데 이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1~3건에 그쳤다. 지난해 다소 늘긴 했지만는 6건에 불과했다.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소음유지 명령을 내리면 대부분은 이를 따른다”며 “대규모 집회에서 코드를 뽑아버리면 집회가 과열돼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다”고 해명했다. 반면 현장에서는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10일 오후 5시경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두 자녀를 데리고 분수대를 찾은 오모 씨(34)는 바로 옆 세종대로에서 한창인 집회 현장을 가리키며 “어른들도 이렇게 귀가 아픈데 아이들은 오죽할까”라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등이 주최한 ‘8.15범국민대회’ 행진이었다. 트럭의 대형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음에 일부 시민들은 얼굴을 찌푸리며 자리를 떠났다.경찰이 이날 소음을 측정한 결과 최고소음 기준인 90db(데시벨)은 넘지 않았지만, 등가소음(10분간 평균 소음) 기준인 70dB은 넘겼다. 경찰이 소음유지 명령을 내려도 주최 측이 듣지 않자 확성기 사용중지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주최 측은 역시 이를 무시했다. 서울 남대문 경찰서와 종로 경찰서 등은 집회 관계자 5명 가량을 집회시위법 위반으로 수사할 방침이다.15일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는 세종대로 일대에서 3만 명 규모의 도심 집회를 예고했다. 이후 한강대로를 따라 용산구 삼각지 로터리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직장인 김모 씨(38)는 2020년 용산구로 이사온 뒤 1년 넘게 집회 소음에 시달리다가 지난해 11월 집을 내놨다. 김 씨는 “집회가 열리면 집이 울려 피난을 떠나야 한다”며 “재택 근무를 할 땐 소음 탓에 화상 회의를 못 할 정도”라고 했다. 미국은 집회 소음에 엄격하다. 뉴욕시에선 집회 주최자가 사전에 관할 경찰서장의 허가를 받아야 확성기를 사용할 수 있다. 허가는 유효기간이 1일이어서 집회를 매일 열려면 소음 허가도 매일 받아야 한다. 반면 한국은 확성기 사용 여부와 대수만 경찰에 알리면 된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음주 상태에서 전동 스쿠터를 몬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본명 민윤기·31)의 동선이 폐쇄회로(CC)TV 영상으로 확인됐다.14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CCTV 영상에는 슈가가 전동 스쿠터를 타고 인도 위를 주행하는 장면이 담겼다. 슈가는 6일 오후 11시 10분경 서울 용산구 나인원한남 인근 보도를 순찰 중이던 경찰 기동대원 3명을 지나 나인원한남 정문 앞에서 입구 안쪽으로 좌회전하는 과정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경찰들은 벗겨진 헬멧을 줍고 있는 슈가에게 다가가 도움을 주려 했고, 이 과정에서 슈가의 음주 사실을 확인한 뒤 음주 측정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음주 측정 결과 슈가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는 면허취소 수준인 0.227%였다.경찰 등에 따르면 슈가는 이날 오후 9시경 한남오거리 인근 식당에서 지인들과 식사를 하며 술을 마신 뒤 인근 개인 작업실로 함께 이동해 술을 마셨다. 이어 오후 11시경 작업실에 비치돼있던 자신의 전동 스쿠터를 타고 귀가했다. 작업실은 나인원한남에서 500여 m 떨어진 곳으로 확인됐다.한편 일부 방송 등에서 보도한 ‘전동 스쿠터를 타고 도로 위를 달리는 영상’에 나오는 인물은 슈가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영상 속 전동 스쿠터는 나인원한남 건너편에서 남산 방향으로 달리고 있는데, 슈가는 나인원한남 쪽 인도로 귀가해 동선이 달랐다. ‘슈가가 경계석을 들이받고 넘어졌다’는 보도 역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강원 강릉시의 한 공군에서 복무 중인 병장 김모 씨(23)는 3월 휴가를 내고 친구들과 일본 교토로 여행을 다녀왔다. 군 월급 중 60만 원을 두 달간 모아 여행비를 마련했다. 김 병장은 “휴가 열흘 전 해외여행을 신청했는데 하루 만에 승인됐다”며 “대대원 절반이 해외여행을 다녀왔다”고 말했다. 12일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장병들의 해외여행 승인 절차가 간소화된 이후로 간부·병사의 해외여행이 크게 늘었다. 국방부의 ‘반기별 사적 국외여행 실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에만 6만1489명(간부 4만9584명·병사 1만1905명)이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 상반기 1만4983명(간부 1만3201명·병사 1782명)의 4배가 넘는다. 특히 병사들의 여행이 급증했다. 반기 기준 해외여행을 떠난 병사 수가 1만 명을 넘긴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는 지난해 9월 국방부가 ‘사적 국외여행에 관한 훈령’을 개정한 효과다. 기존에는 대령급 이상 지휘관의 허가를 받아야 했지만, 법이 바뀐 뒤에는 대대장 등 휴가 승인권자의 승인만 받으면 된다. 신청서 제출 기한은 여행 출발일 ‘10일 이전’에서 ‘5일 이전’으로, 허가 여부 결정 기한은 접수한 날로부터 ‘4일 이전’에서 ‘2일 이전’으로 단축됐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병장 기준 봉급은 5년 전에 비해 3배로 올라 현재는 125만 원이다. 국방홍보원이 1월 현역 장병 501명을 대상으로 ‘전역 후 모은 돈으로 하고 싶은 일’을 묻자 164명(32.7%)이 ‘여행’이라고 답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대대원 절반이 해외여행을 다녀왔어요.”강원 강릉시의 한 공군 부대에서 복무 중인 병장 김모 씨(23)는 올 3월 휴가를 내고 친구들과 일본 교토로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자금은 군적금을 뺀 상병 월급 60만 원을 두 달간 모아 마련했다. 김 병장은 “휴가 열흘 전 해외여행을 신청했는데 하루 만에 승인됐다”며 “휴가 승인 절차가 편리해졌다는 사실이 입소문을 타고 퍼져 해외여행을 떠나는 부대원이 부쩍 늘었다”고 했다.12일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장병들의 해외여행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는 훈령 개정안을 발령한 이후 간부·병사들의 해외여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보가 입수한 국방부 ‘반기별 사적 국외여행 실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에만 6만1489명의 장병들이 여행길에 올랐다. 이 중 간부는 4만9584명이었으며, 병사는 1만1905명이었다. 팬데믹 이전 2019년 상반기 1만4983명(간부1만3201명·병사1782명)의 4배 수준으로 늘어난 수치다. 특히 기존 승인 절차가 까다로웠던 병사들의 증가 폭이 컸다. 반기 기준 해외여행을 떠난 병사 수가 1만 명을 넘긴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 국방부는 ‘사적 국외여행에 관한 훈령’ 개정령을 발령하고 국외여행 허가권자를 하향 조정했다. 기존에는 합동참모의장과 각 군 참모총장,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이 대령급 이상 예하 지휘관 및 부서장에게 ‘국외여행 허가권’을 위임할 수 있도록 했지만, 개정 훈령에선 대대장 등 ‘휴가 승인권자’에게 위임할 수 있도록 변경됐다. 다만 사관학교장이나 사관·부사관후보생 소속 교육기관장의 허가권은 유지됐다.사전 승인 절차 소요 기간도 절반으로 단축됐다. 신청서 제출 기한은 여행 출발일 ‘10일 이전’에서 ‘5일 이전’으로, 허가 여부 결정 기한은 접수한 날로부터 ‘4일 이전’에서 ‘2일 이전’으로 조정됐다. 또 국외여행 허가서 양식 중 ‘사적 국외여행 실적(횟수·기간·여행국 등)’ 작성란은 장병들의 개인정보 수집이 과다하다는 지적에 삭제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장병들의 해외여행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휴가 승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취지”라고 개정 이유를 설명했다.국외여행 승인 절차 간소화와 더불어 병사들의 봉급 인상 역시 장병들의 해외여행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인사혁신처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르면 병장 기준 봉급은 5년 전 40만5700원이었으나 5년새 3배로 올라 현재는 125만 원이 됐다. 국방홍보원이 올해 1월 현역 장병 501명을 대상으로 ‘봉급으로 모은 돈으로 전역 후 하고 싶은 일’을 묻자 164명(32.7%)이 ‘여행’이라고 답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학원 수업 일정이 빡빡해 전동킥보드를 안 타면 늦을 수도 있어요.” 9일 오후 3시경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학원가 골목에서 만난 중학생 이모 군(14)은 전동킥보드를 타는 이유에 대해 이처럼 설명했다. 평소 전동킥보드를 자주 이용한다는 이 군은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를 타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가 없다. 이 면허는 만 16세부터 취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목동 학원가 길거리에선 전동 킥보드를 탄 앳된 얼굴의 학생들이 시민들 사이로 달리고 있었다. 전동킥보드 등을 이용해 집단 폭주 행위를 벌인 ‘따릉이폭주족연맹(따폭연)’의 운영자 고등학생이 최근 검거된 가운데, 따폭연 회원으로 난폭운전에 참여한 50여 명 중 상당수가 중학생인 것으로 파악됐다. PM을 빌려주는 업체 대다수에서 면허 없이도 대여가 가능하기 때문으로 시민들의 ‘도보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면허 운전 2년 새 4.5배로 증가… ‘대부분 10대’ 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은 따폭연 회원 중 상당수가 면허를 소지하지 않은 중학생인 것으로 파악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따폭연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팔로어는 3000명에 육박한다. 따폭연은 SNS에 자신들을 검거하려는 경찰의 모습을 찍어 올리는 등의 행태를 벌이기도 했다. 중학생들의 무면허 PM 운전이 가능한 근본적 이유에는 허술한 관련 업체들의 대여 시스템이 한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취재팀이 목동 학원가 인근을 포함한 서울 시내에서 전동킥보드를 대상으로 잠금 해제를 시도해 보니, 총 5개 업체 중 4개 업체가 면허 없이도 운행할 수 있도록 돼 있었다. 공유 킥보드 앱에 간단한 신상 정보만 등록하고 탑승을 시도하니 ‘운전면허가 등록되지 않았다’는 안내가 떴다. 하지만 ‘다음에 등록하기’를 누르면 전동킥보드 운행이 가능했다. 국민의힘 김종양 의원실이 최근 PM 대여 업체 9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여 과정에서 운전면허가 반드시 필요한 곳은 1곳에 불과했다. 무면허 PM 운전으로 단속되는 사례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1년 7165건에 그쳤던 관련 단속 건수는 지난해 3만1933건으로 4.5배 수준으로 폭증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10대 청소년이다. 올 6월 충북 옥천에선 여중생 2명이 탄 전동킥보드가 승용차와 부딪쳐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실제 사망 사고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19년 447건에 그쳤던 PM으로 인한 사고 건수는 지난해 2389건으로 증가하며 같은 해 사망자도 24명이 발생했다. 음주운전도 문제다. 6일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슈가(본명 민윤기·31)가 만취 상태로 전동스쿠터를 타 논란이 됐다.● “PM 사고 절반 미성년자”… 법안 번번이 폐기 PM 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면허 인증을 강제할 수 없다”며 “면허 인증 시 할인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인증을 유도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성년자가 부모의 신분을 이용해 타는 경우까지 모두 잡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제21대 국회에선 PM 이용자들의 운전 자격 확인 절차를 강화하는 법안이 3건 넘게 발의됐지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전제호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미성년자는 PM 운전이 미숙하므로 업계의 합의 또는 입법을 통해 운전 자격 확인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음주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탄 혐의로 입건된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본명 민윤기·31·사진)의 적발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양형이 가중되는 0.2% 이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6일 슈가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하면서 호흡 측정을 진행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0.227%로 파악했다고 한다. 당시 슈가는 “맥주 한 잔을 마시고 잠깐 운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법상 전동 스쿠터 음주운전 적발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0.08% 이상 0.2% 미만인 경우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1000만 원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반면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0.2% 이상인 경우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200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경찰에 따르면 슈가에 대한 면허취소 행정처분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음주운전 적발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0.08% 이상일 경우 면허취소 처분이 내려지며, 통상 1년간 면허를 재취득할 수 없다.당초 슈가와 소속사는 입장문에서 슈가가 탄 전동 스쿠터를 ‘전동 킥보드’라고 표현해 사건을 축소하려 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슈가가 탔던 전동 스쿠터는 최고 속도를 시속 30㎞까지 낼 수 있고 안장이 고정된 접이식 모델로 안장이 없는 전동 킥보드와 다른 형태다. 소속사는 8일 재차 입장문을 내고 “사안을 축소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연세대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의 아들 조모 씨 석사 학위를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들 조 씨의 ‘허위 인턴 확인서’ 의혹이 제기된 지 약 5년 만이다.연세대는 최근 아들 조 씨에 대한 입학전형공정관리위원회(공정위)를 열어 입학 취소를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연세대 학칙상 입학 전형 관련 제출한 서류가 허위로 드러날 경우 대학·대학원 입학이 취소될 수 있다. 대학·대학원 입학이 취소되면 학위도 취소된다.연세대 측은 앞서 2022년부터 아들 조 씨의 정치외교학과 대학원 학위 유지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공정위를 구성했다. 인턴 확인서 허위 발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의 유죄 판결을 받고 의원직을 최종 상실하자 입학 취소 절차를 밟은 것으로 보인다.조 대표 측은 지난해 7월 10일 아들 조 씨의 허위 인턴 확인서 논란과 관련해 “조 씨가 오랜 고민 끝에 대학원 입학 시 제출된 서류로 인해 논란이 되는 연세대 대학원 석사학위를 반납하기로 결심했다”며 “이 뜻을 연세대 대학원에 내용증명으로 통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런 입장을 밝힌 시점은 지난해 6월 서울대 국제대학원 신입생 후기 모집에 합격한 뒤였다. 조 씨는 현재 이 대학원에 재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아들 조 씨는 2017학년도 2학기 연세대 정치외교학 석·박사 통합과정에서 탈락한 뒤 2018년 1학기 동일 전공의 석사 과정에 재응시해 합격했고 2021년 석사 학위를 받았다. 입학 전형 당시 조 씨는 법무법인 청맥 소속 변호사였던 최 전 의원이 발급한 인턴 확인서를 제출했다. 조 씨의 대학원 입시비리 혐의 사건은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이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 중인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슈가(본명 민윤기·31·사진)가 만취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타고 귀가한 뒤 집 주변 인도에 쓰러져 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6일 오후 11시 14분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아파트 부출입문 인근 인도에서 한 남성이 술 냄새를 풍기면서 쓰러져 있다’는 취지의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이 남성을 지구대로 인계했고, 음주 측정을 하는 과정에서 슈가임을 확인했다.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0.08% 이상) 수준으로 확인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됐다. 슈가는 7일 팬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어젯밤 식사 자리에서 술을 마신 후, 전동 킥보드를 타고 귀가했다. 집 앞에서 전동 킥보드를 세우던 중 혼자 넘어졌고, 주변에 경찰관분이 계셔서 음주 측정한 결과 면허 취소 처분과 범칙금이 부과됐다. 매우 무겁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소속사는 슈가가 헬멧을 쓴 채 전동 킥보드로 500m를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용산서 관계자는 “운전면허 관련 행정처분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며 “당시 슈가는 전동 킥보드 위에 안장이 달린 형태의 ‘전동 스쿠터’를 타고 이동했다”고 밝혔다. 통상 음주 상태로 전동 킥보드를 타다가 적발되면 범칙금 10만 원과 면허 취소 처분이 내려지며, 6개월∼1년간 면허를 재취득할 수 없다. 전동 스쿠터의 경우에는 범칙금 대신 징역이나 벌금형 등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슈가는 지난해 9월부터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 중이며 내년 6월 소집해제를 앞두고 있다. 다만 이번 일로 근무 기간이 연장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병무청 관계자는 “사회복무요원은 근무 시간(오전 9시∼오후 6시) 외에 일어난 일에 대해선 사실상 민간인으로 간주해 개별 법 적용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5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행인 1명을 숨지게 한 사고와 관련해 차량의 인도 돌진을 막는 ‘자동차 진입억제용 말뚝’(볼라드)의 설계 기준이 모호해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6일 경찰과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종합하면 5일 오전 10시 40분경 50대 후반의 남성이 운전하는 회색 승용차는 이촌동의 한 스쿨존 삼거리 앞에서 정지했다. 이후 차량은 갑자기 속도를 높여 10여 m 앞 인도 경계에 설치된 볼라드를 향해 돌진했다. 가속 구간이 짧아 속도가 높지 않았지만 차량은 철제 볼라드를 부수고 인도로 진입해 행인 2명을 치었다. ● 저속 승용차도 막지 못한 볼라드 현행 보행안전법은 볼라드 설치 규격에 대해 ‘속도가 낮은 자동차 충격에 견딜 수 있는 구조로 해야 한다’고 규정할 뿐 구체적인 설계 기준을 제시하지 않는다. 교통 분야에서 통상적으로 시속 40km 이하일 때 ‘속도가 낮다’고 본다. 취재팀이 전문가와 함께 CCTV에 담긴 모습, 해당 승용차 성능 등을 종합해 산출한 당시 차량의 속도는 시속 30∼40km로 예측된다. 만약 볼라드의 강도가 더 높았다면 인명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강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보니, 서울 곳곳에 설치된 볼라드는 주차 차량을 막는 용도로 활용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통상 주차하려는 차량이 인도에 진입하지 못하게 하는 게 (볼라드) 설치 목적”이라며 “충돌 상황은 가정하지 않으며, 도로의 설계 속도와도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보행자가 차로로 이탈하는 것을 막는 ‘보행자용 가드레일’과 마찬가지로 차량 충돌로부터 보행자를 보호하는 목적으로 설치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인도 통행 중 사상은 매년 2500명, 하루 7명꼴로 발생하고 있다. 경찰청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인도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상자 수만 1만2256명에 달한다. 사망자는 총 128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도 지난달 1일 서울 시청역 인근 역주행 사고로 사상자 16명이 발생했다. 이후 보름 새 서울역 인근에서 경차가 인도 위 행인 2명을 덮쳤고, 대구 동구에서도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행인 1명을 다치게 했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차량 충돌 상황을 가정해 강화된 규격의 볼라드를 사용하고 있다. 미국 네바다주는 2017년 차량 돌진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500만 달러(약 69억 원)를 들여 6.8t 무게의 차량이 시속 80km로 돌진해도 견딜 수 있는 700여 개의 볼라드를 설치했다. 인도 내 교통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서울시와 각 자치구는 지난달부터 관할 내 가드레일과 볼라드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 볼라드 없는 스쿨존 특히 이번 이촌동 사고처럼 평소 아이들의 왕래가 잦은 곳일수록 관련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1월 스쿨존으로 지정된 도로에는 반드시 보도를 설치하고, 가드레일을 우선적으로 설치하도록 명시한 도로교통법 개정안 일명 ‘동원이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볼라드 설치와 관련된 조항은 담기지 않았다. 취재팀이 이날 오후 서울 은평구, 서대문구, 마포구의 초등학교와 유치원 인근 횡단보도 24곳을 확인한 결과 15곳에 볼라드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은평구 증산동의 폭 10m짜리 횡단보도에는 볼라드가 없어 하교하는 아이들을 태우러 온 학원차량이 인도를 밟고 지나가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횡단보도 앞 인도는 경계석 높이가 낮고 아이가 많이 몰려 인도 돌진 사고에 취약하지만 이런 안전시설 없이 방치된 것이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스쿨존 등 보행자 보호가 우선시되는 지역에 설치되는 볼라드는 최소한 해당 도로의 제한속도를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오늘(7일) 이촌동 사고 당시 차량의 정확한 속도 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서울 용산구 일대에서 승용차를 몰던 운전자가 어린이집 앞 인도로 돌진해 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5일 오전 10시 40분경 용산구 이촌동 인근에서 운전하다가 인도로 돌진해 인명 피해를 낸 50대 남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과 목격자 증언 등을 종합하면 차량은 어린이보호구역 삼거리에 들어선 순간 갑자기 가속해 횡단보도와 인도 경계에 설치된 자동차 진입억제용 말뚝(볼라드)을 부순 뒤 인도를 따라 60여 m를 질주했다. 한 목격자는 “운전석 문이 열린 회색 승용차가 순식간에 인도로 돌진해 어르신을 치었다”고 전했다. 이 사고로 인도를 걷던 50대 여성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또 80대 여성 1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차량은 아파트 공동현관 앞 돌계단과 충돌하고서야 멈췄다. 사고 현장에서 불과 10m 떨어진 곳에는 어린이집이 있었다. 차량이 질주한 인도는 어린이집 바로 앞 인도였다. 7세 아들을 둔 인근 주민 박모 씨(43)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밀집한 곳이라 평소에도 우리 아이를 포함해 많은 아이들이 돌아다니는 곳”이라며 “하원 시간대였다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사고 현장에서 조사한 결과 가해 운전자가 술을 마시거나 마약을 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사고 직후 이어진 조사에서 운전자는 “차가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았다”며 차량 결함에 따른 급발진을 주장했다고 한다. 앞서 시청역 역주행 사고 당시 부서진 가드레일(방호울타리)이 보행자 보호가 아닌 무단횡단 방지용이었던 것과 달리, 이날 이촌동 현장에서 꺾여 부서진 볼라드는 차량의 인도 침범으로부터 보행자를 보호하는 설치물이다. 국토교통부 관련 지침에 따르면 볼라드는 ‘보행자 안전을 위해 자동차의 보도 진입을 방지하는 시설물’로 높이는 약 80∼100cm로 하며, 속도가 낮은 자동차의 충격에 견딜 수 있는 구조로 설치해야 한다.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서울 용산구 일대에서 승용차를 몰던 운전자가 어린이집 앞 인도로 돌진해 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고령의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5일 오전 10시 40분경 용산구 이촌동 인근에서 운전하다 인도로 돌진해 인명 피해를 낸 50대 남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과 목격자 증언 등을 종합하면 차량은 어린이보호구역 삼거리에 들어선 순간 갑자기 가속해 횡단보도와 인도 경계에 설치된 자동차 진입억제용 말뚝(볼라드)을 부순 뒤 인도를 따라 60여m를 질주했다. 한 목격자는 “운전석 문이 열린 회색 승용차가 순식간에 인도로 돌진해 어르신을 치었다”고 전했다.이 사고로 인도를 걷던 50대 여성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또 80대 여성 1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차량은 아파트 공동현관 앞 돌계단과 충돌하고서야 멈췄다. 사고 현장에서 불과 10m 떨어진 곳에는 어린이집이 있었다. 차량이 질주한 인도는 어린이집 바로 앞 인도였다. 7살 아들을 둔 인근 주민 박모 씨(43)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밀집한 곳이라 평소에도 우리 아이를 포함해 많은 아이들이 돌아다니는 곳”이라며 “하원 시간대였다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사고 현장에서 조사한 결과 가해 운전자가 술을 마시거나 마약을 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사고 직후 이어진 조사에서 운전자는 “차가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았다”며 차량 결함에 따른 급발진을 주장했다고 한다.앞서 시청역 역주행 사고 당시 부서진 가드레일(방호울타리)이 보행자 보호가 아닌 무단횡단 방지용이었던 것과 달리, 이날 이촌동 현장에서 꺾여 부서진 볼라드는 차량의 인도 침범으로부터 보행자를 보호하는 설치물이다. 국토교통부 관련 지침에 따르면 볼라드는 ‘보행자 안전을 위해 자동차의 보도 진입을 방지하는 시설물’로 높이는 약 80~100cm로 하며, 속도가 낮은 자동차의 충격에 견딜 수 있는 구조로 설치해야 한다. 함은구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어린이보호구역처럼 더 높은 보행잡 보호를 요하는 곳들을 선제적으로 지정해 볼라드 등 시설의 내구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서울 숭례문 인근 지하보도에서 자신을 평소 무시한다는 이유로 60대 환경미화원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리모 씨(71)가 4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박병곤 판사는 이날 오후 2시경 살인 혐의를 받는 리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리 씨는 2일 오전 5시 10분경 서울 중구 숭례문광장 앞 지하보도에서 환경미화원 조모 씨(64·여)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리 씨와 조 씨는 지난해 5월부터 서로 알고 지내던 관계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리 씨는 범행 당시 조 씨에게 ‘물을 달라’고 했으나 거절당했고, 조 씨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직인 리 씨는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인근 여인숙에 살면서 노숙 생활을 병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사람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지 3시간 40분 만에 동자동 쪽방촌 인근 골목에서 리 씨를 긴급체포했다. 조 씨는 발견 직후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조 씨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조 씨가 다발성 자창(날카로운 것에 찔려 생긴 상처)에 의해 사망했다는 1차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리 씨는 이날 오후 1시 10분경 검은 모자와 흰 마스크를 쓴 채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혐의를 인정하느냐” “범행을 왜 저질렀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두 손을 내저으며 “모른다”고만 답했다. “범행도구를 어디서 준비했느냐” “피해자에게 할 말 없느냐” 등 다른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리 씨는 취재진이 다가서자 “찍지 마요”라고 외치며 물러서기도 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와 전동킥보드 등을 타고 난폭운전을 일삼는 ‘따릉이 폭주 연맹(따폭연)’이 4일 서울시내에서 폭주를 예고했다. 하지만 경찰이 단속을 예고하자 따폭연 회원들을 나타나지 않았다.서울경찰청 교통안전과에 따르면 따폭연 회원들은 4일 오후 6시경 서울 성동구 성수동과 용산구를 왕복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경찰은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123명과 순찰차와 오토바이 등 장비 53대를 투입해 용산구 잠수교 북단과 성동구 성수동, 강남구 청담동 일대에서 단속에 나섰다. 경찰은 헬멧 미착용 운전자 등을 검거했지만, 따폭연 회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당초 따폭연이 올렸던 집결 예고 및 참여자 모집 글도 지워졌다.최근 따폭연은 서울 시내 인도와 차도에서 따릉이나 전동킥보드 등을 타고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논란이 됐다. SNS에는 보행자 바로 옆을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며 위협하거나 경찰 추적을 따돌리는 영상이 다수 올라와있다. 해당 계정 팔로워 3000명은 주로 10대인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따폭연) 운영자와 문제의 게시글을 올린 자를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2일 충남경찰청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폭주족 집결을 유도하는 게시글을 올린 10대를 2일 검찰에 넘기기도 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서울 숭례문 인근 지하보도에서 자신을 평소 무시한다는 이유로 60대 환경미화원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리모 씨(71)가 4일 구속됐다.서울중앙지법 박병곤 판사는 이날 오후 2시경 살인 혐의를 받는 리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리 씨는 2일 오전 5시 10분경 서울 중구 숭례문광장 앞 지하보도에서 환경미화원 조모 씨(64·여)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리 씨와 조 씨는 지난해 5월부터 서로 알고 지내던 관계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리 씨는 범행 당시 조 씨에게 ‘물을 달라’고 했으나 거절당했고, 조 씨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무직인 리 씨는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인근 여인숙에 살면서 노숙 생활을 병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사람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지 3시간 40분 만에 동자동 쪽방촌 인근 골목에서 리 씨를 긴급체포했다. 조 씨는 발견 직후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조 씨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조 씨가 다발성 자창(날카로운 것에 찔려 생긴 상처)에 의해 사망했다는 1차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리 씨는 이날 오후 1시 10분경 검은 모자와 흰 마스크를 쓴 채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혐의를 인정하느냐” “범행을 왜 저질렀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두 손을 내저으며 “모른다”고만 답했다. “범행도구를 어디서 준비했느냐” “피해자에게 할 말 없느냐” 등 다른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리 씨는 취재진이 다가서자 “찍지 마요”라고 외치며 물러서기도 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경찰이 시청역 역주행 참사의 원인을 ‘운전자 과실’이라고 결론 내렸다. 가해 운전자 차모 씨(68)는 사고 당시 차량 속도를 줄이기 위해 일부러 보행자 보호용 가드레일(방호울타리)을 향해 핸들을 꺾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당시 최고 속도는 시속 107km로 나타났다. 1일 류재혁 서울 남대문경찰서장은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사고 원인은) 피의자의 운전 미숙”이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가속장치, 제동장치에서 기계적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기록장치(EDR)도 정상적으로 기록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차 씨는 지난달 1일 사고 이후 줄곧 차량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경찰 수사 결과는 전혀 달랐다. 사고 당시 차 씨가 브레이크가 아니라 가속페달을 밟은 사실도 확인됐다. 류 서장은 “(사고 당시) 가속페달 변위량은 최대 99%에서 0%까지로, 피의자가 밟았다 뗐다를 반복한 것으로 기록됐다”고 설명했다. ‘변위량 99%’란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는 ‘풀액셀’ 상태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피의자가 신었던 신발 바닥에 가속페달을 밟은 흔적이 남은 점, 주행 당시 브레이크등이 켜지지 않은 점 등도 경찰이 확보한 주요 증거였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일 차 씨는 인도에 있던 시민들을 들이받은 뒤 마지막 BMW 차량을 치고 나서야 브레이크를 밟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로 돌진할 때 차 씨의 차량 속도는 시속 107km로 사고 순간을 통틀어 가장 빨랐다. 차 씨는 운전대를 인도 방향으로 꺾은 이유에 대해 “가드레일과 (일부러) 충돌하면 속도가 줄어들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울타리를 충격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하지만 해당 지점의 가드레일은 애초에 충돌 사고로부터 보행자를 보호할 수 없는 가드레일이었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2012년에 설치된 이 가드레일은 ‘보행자용’으로 단순 무단횡단이나 자전거 쓰러짐 사고를 막기 위한 목적에 불과했다. 사고 이후 서울시는 관내 가드레일이 설치된 1만2614곳 중 1만509곳(83.8%)이 보행자용 가드레일이라는 점을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사고로 총 9명이 숨진 가운데 유족들과 다른 부상자 등 피해자 전원은 합의 없이 차 씨의 엄벌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지난달 30일 차 씨에 대해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했다. 경찰은 1일 차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업무상 과실치사상)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