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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1일에 이어 2일에도 ‘대만 포위’ 훈련을 벌였다. 항모전단과 신형 초음속 대함 탄도미사일 등 첨단 무기를 대거 동원해 대만을 향한 고강도 압박을 이어갔다. 미국은 중국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힘이나 강압에 의해 현상을 변경하려는 어떤 일방적 시도에도 반대한다”고 맞섰다.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에 ‘F-16 전투기’ 전투기 또한 판매하기로 했다.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계속 고조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대만을 담당하는 인민해방군 동부전구의 스이(施毅) 대변인은 2일 “대만해협 중·남부의 관련 해역에서 ‘해협 레이팅(雷霆·천둥)-2025A’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일대에서 장거리 화력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했고, 중요 항구와 에너지 설비 등 모의 목표에 대한 정확한 타격에서 예상한 결과를 얻었다고 자평했다. 하루 전 대만을 사방으로 둘러싼 형태의 포위 훈련을 시작한데 이어 이튿날 본격적인 화력 시위에 나선 것이다. 대만 국방부도 중국군이 전날 훈련군함 13척과 해경선 4척, 군용기·헬기·무인기(드론) 71대를 동원해 합동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대만 남부에서 동쪽으로 220해리(약 407㎞) 떨어진 서태평양에는 중국군 제2호 항공모함 산둥함을 포함한 항모 전단 8척이 포진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054형 호위함과 ‘둥펑(DF)’-15 탄도미사일 등이 전날 훈련에 참여했고, ‘H-6K’ 폭격기는 신형 YJ-21 초음속 대함 탄도미사일을 싣고 비행했다고 전했다. 2022년 첫 공개된 YJ-21 미사일을 두고 중국군은 최고 속도가 마하 10에 달해 대만군에선 이를 요격할 무기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중국의 이번 대만 포위 훈련은 지난해 10월 ‘연합훈련 리젠(利劍·날카로운 칼)-2024B’ 이후 반 년 만이다. ‘리젠’ 훈련이 ‘2024A’와 ‘2024B’로 두 차례 시행된 만큼 ‘천둥’ 훈련 또한 올해 하반기경 다시 실시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캐럴라인 리빗 백악관 대변인은 1일 중국군의 대만 포위 훈련에 대한 질문을 받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 해협에서 평화를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난제들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도록 장려한다”고 답했다.같은 날 미국 국무부는 필리핀에 55억8000만 달러(약 8조2000억 원) 규모의 F-16 전투기 20대와 관련 장비를 판매하는 안을 잠정 승인했다.지난달 28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필리핀을 방문해 대중국 억제력 강화를 강조하며 필리핀 군 현대화 지원, 최신 중거리 미사일 체계 타이폰 추가 배치 등을 약속한 다음 나온 조치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일본 혼슈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에 이달 말 들어설 예정이던 ‘윤봉길 의사 추모관’이 우익 세력의 반발 등을 고려해 개관 시점을 연기하기로 했다. 추모관 설립을 이끄는 김광만 다큐멘터리 PD는 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우익들의 반대 시위가 커졌고, 추모관 건립에 참여한 사람들의 내부 의견 조율도 필요해 이달 말 개관은 일단 연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개관일은 윤봉길 의사의 탄생일(6월 21일)이나 순국일(12월 19일)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추모관은 윤 의사가 1932년 중국 상하이 훙커우공원에서 일본군에 폭탄을 던진 4월 29일에 맞춰 개관을 준비 중이었다. 추모관 건립을 막으려는 우익들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우익단체 회원 약 150명이 차랑 30, 40대에 나눠 타고 가나자와에 몰려와 “윤봉길은 일본인을 죽인 테러리스트” “기념관 설립을 중단해야 한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런 가운데 우익들의 헤이트스피치(hate speech·혐오 발언)에 반대하는 시위대 10여 명도 현장을 찾아 대립했다. 당시 일본 경찰은 충돌을 우려해 약 500명의 경찰관을 출동시켰다. 또 양측 간 심각한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1932년 상하이 의거 후 사형 선고를 받은 윤 의사는 같은 해 12월 18일 가나자와 제9사단 사령부 구금소로 이송됐다.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이시카와현 일본군 공병 작업장에서 총살형으로 24세의 짧은 생을 마쳤다. ‘윤봉길 의사 추모 안내관’으로 명명될 추모관은 가나자와역에서 500m가량 떨어진 곳에 세워질 예정이다. 전체 면적 약 291㎡의 3층 건물로, 재일교포들의 도움으로 매입돼 리모델링 중이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중국이 지난해 10월 이후 약 반년 만인 1일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의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최근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이 중국을 ‘적대 세력’으로 칭하고,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일본과 필리핀 등을 방문해 이 나라들과 함께 중국 억지에 나설 뜻을 밝히자 대응 차원에서 훈련을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군사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대만을 담당 지역으로 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의 스이(施毅) 대변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1일부터 동부전구가 육해공군·로켓군 등의 병력을 동원하고 함선·군용기 또한 여러 방면에서 대만 섬에 접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해·공군의 전투준비·경계순찰 및 종합적 통제권 탈취, 해상·육상 타격, 요충지·도로 봉쇄 등을 중점적으로 연습해 합동 작전과 실전 능력을 검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스 대변인은 이번 훈련의 목적을 두고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며 “주권과 통일을 수호하는 정당하고 필요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대만과 미국을 모두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동부전구는 이날 ‘접근해 압박(進逼·Closing In)’이라는 포스터(사진)도 공개했다. 타이베이, 타이중, 타이난, 가오슝 등 대만 주요 도시가 모두 표시된 대만 지도를 인민해방군 전투기와 군함이 둘러싼 형태다. 하단에는 “‘대만 독립’이라는 사악한 행동, 스스로 지른 불에 타 죽을 것”이라는 경고 문구도 있다.중국의 이 같은 ‘대만 포위’ 훈련은 지난해 10월 이후 반년 만이다. 라이 총통은 대만이 건국기념일로 삼는 ‘쌍십절’ 당시 “대만과 중국은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자 중국 또한 ‘날카로운 칼’이란 뜻의 ‘리젠(利劍)-2024B’ 연합 훈련으로 맞섰다.라이 총통은 지난달 13일 국가안보 고위급 회의에서 중국 당국이 중국에서 활동하는 대만 기업인에게 중국 내 투자를 확대하라고 강요하고 핵심 기술 또한 탈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을 ‘해외 적대 세력’이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은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이 감히 레드라인을 넘어서려 한다면 단호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위협했다. 중국과 글로벌 패권을 놓고 경쟁 중인 미국도 최근 중국을 겨냥한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공산주의 중국의 위협”을 강조하며 대중 억제력을 강화할 뜻을 분명히 했다.일본도 대만 포위 훈련에 대한 우려를 중국에 전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1일 기자회견에서 “중대한 관심을 갖고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일본)의 우려를 중국에 전달했다”고 말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중국이 지난해 10월 이후 약 반 년 만인 1일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의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최근 라이칭더(賴清德) 대만 총통이 중국을 ‘적대 세력’으로 칭하고,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일본과 필리핀 등을 방문해 이 나라들과 함께 중국 억지에 나설 뜻을 밝히자 대응 차원에서 훈련을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군사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대만을 담당 지역으로 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의 스이(施毅) 대변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1일부터 동부전구가 육·해·공·로켓군 등의 병력을 동원하고 함선·군용기 또한 여러 방면에서 대만 섬에 접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해·공군의 전투준비·경계순찰 연습 및 종합적 통제권 탈취, 해상·육상 타격, 요충지·도로 봉쇄 등을 중점적으로 연습해 합동 작전과 실전 능력을 검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스이 대변인은 이번 훈련의 목적을 두고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며 “주권과 통일을 수호하는 정당하고 필요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대만과 미국을 모두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동부전구는 이날 ‘접근해 압박(進逼·Closing In)’이라는 포스터도 공개했다. 타이베이, 타이중, 타이난, 가오슝 등 대만 주요 도시가 모두 표시된 대만 지도를 인민해방군 전투기와 군함이 둘러싼 형태다. 하단에는 “‘대만 독립’이라는 사악한 행동, 스스로 지른 불에 타 죽을 것”이라는 경고 문구도 있다.중국의 이 같은 ‘대만 포위’ 훈련은 지난해 10월 이후 반 년 만이다. 당시 라이 총통은 대만이 건국기념일로 삼는 ‘쌍십절’ 당시 “대만과 중국은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자 중국 또한 ‘날카로운 칼’이란 뜻의 ‘리젠(利劍)-2024B’ 연합훈련으로 맞섰다.라이 총통은 지난달 13일 국가안보고위급 회의에서 중국 당국이 중국에서 활동하는 대만 기업인에게 중국 내 투자를 확대하라고 강요하고 핵심 기술 또한 탈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을 ‘해외 적대 세력’이라고 비난했다. 대만 총통이 중국을 해외 적대 세력이라고 칭한 것은 처음이다. 그러자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은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이 감히 레드라인을 넘어서려 한다면 단호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위협했다. 중국과 글로벌 패권을 놓고 경쟁 중인 미국도 최근 중국을 겨냥한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공산주의 중국의 위협”을 강조하며 대중 억제력을 강화할 뜻을 분명히 했다.일본도 대만 포위 훈련에 대한 우려를 중국에 전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1일 기자회견에서 “중대한 관심을 갖고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일본)의 우려를 중국에 전달했다”고 말했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일본 혼슈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에 이달 말 들어설 예정이던 ‘윤봉길 의사 추모관’이 우익 세력들의 반발 등을 고려해 개관 시점을 일단 연기하기로 했다. 추모관 설립을 이끄는 김광만 다큐멘터리 PD는 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우익들의 반대 시위도 커졌고, 추모관 건립 참여한 사람들 간의 내부 의견 조율도 필요해 이달 말 개관은 일단 연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개관일은 윤봉길 의사의 탄생일(6월 21일)이나 순국일(12월 19일) 등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정확한 시기를 지금 밝힐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추모관은 윤 의사가 1932년 중국 상하이 훙커우공원에서 일본군에 폭탄을 던진 4월 29일에 맞춰 개관을 준비 중이었다. ‘윤봉길 의사 추모 안내관’으로 명명될 추모관은 가나자와역에서 500m가량 떨어진 곳에 세워질 예정이다. 전체 면적 약 291㎡의 3층 건물로, 재일교포들의 도움으로 매입돼 현재 리모델링 중이다. 1층은 맞이방과 한국과 관련된 가나자와 역사 유적 전시, 2층은 ‘윤 의사와 가나자와’를 주제로 한 전시실, 3층은 사무실 및 회의실로 꾸며질 예정이다. 올 1월 말 추모관 설립 추진 사실이 처음 알려진 뒤 우익들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2일에는 일본 우익단체 소속으로 추정되는 50대 남성이 차량으로 가나자와시의 재일동포 단체인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지방본부 사무실 벽을 들이받는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 25일에는 윤 의사 순국 당시 암장됐던 자리에 암장지적비(묘비)를 설치하도록 땅을 영구임대해준 가나자와시를 상대로 일본 극우단체가 ‘영구 임대 취소’ 소송을 냈다가 법원이 각하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가나자와시에서 추모관 설립 반대 시위도 열렸다. 우익단체 회원 약 150명이 차랑 30~40대에 나눠타고 몰려와 “윤봉길은 일본인을 죽인 테러리스트” “기념관 설립을 중단해야 한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런 가운데 우익들의 헤이트스피치(hate speech‧혐오 발언)에 반대하는 시위대 10여 명도 현장을 찾아 대립했다. 일본 경찰 약 500명이 출동해 통제한 탓에 양측간의 큰 물리적인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가나자와시는 윤 의사가 마지막 생애 순간이 담겨있는 역사적인 곳이다. 1932년 상하이 의거 이후 윤 의사는 그해 5월 일본 군법회의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 같은 해 11월 일본 오사카로 호송된 뒤 12월 18일 가나자와 제9사단 사령부 구금소로 이송됐다.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이시카와현 일본군 공병 작업장에서 총살형으로 24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윤 의사가 마지막 밤을 보낸 제9사단 사령부 구금소는 현재 공중화장실 자리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총살형을 당한 순국지는 가나자와 자위대 기지 안에 있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오른쪽은 나무 위까지 탔는데, 왼쪽은 밑동만 그을렸죠. 나무 사이 빈 공간이 숲의 생사를 갈랐습니다.”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미국 서북부 오리건주 유진시 벅(Buck)산의 숲에서 존 베일리 오리건주립대 산림학과 교수가 말했다. 지난해 7월 이 지역에 산불이 났지만 간벌(間伐·나무 솎아내기) 작업으로 숲 사이 공간을 만든 덕에 불길은 더 나아가지 못했다.영남권을 할퀸 대형 산불로 30명이 숨지고, 4만8239ha의 산림이 잿더미가 된 가운데 대형 산불을 막기 위해 우리 숲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 대비 산림 비율이 63%나 되지만, 숲을 계획적으로 관리하지 않아 산불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나무들이 지나치게 빽빽한 남부 산림은 강풍을 맞자 불을 빠르게 확산시켰다. 국내 산불 피해 면적은 최근 10년(2014~2023년) 연평균 4003.7ha로 2004~2013년(775.8ha)의 5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숲을 변화시켜 산불에 강한 숲을 만들고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그린 시프트(green shift)’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본보 특별취재팀은 해법을 찾고자 지난달 21일부터 국내외 주요 숲을 심층 취재했다.집 500채 태운 벅산 산불, 나무 솎아낸 뒤엔 큰 피해없이 진화나무 솎아내기로 산속에 ‘완충지대’… “불길 확산 막고 건강한 숲에도 도움” 한국 면적 절반 태운 2020년 산불후 美, ‘간벌 효과’ 공감대 전역 확산 혼합식재로 불에 강한 숲 조성도“주황색 표시가 그려진 나무들 보이죠? 이곳은 이미 간벌 작업을 거쳤으니 ‘이 나무들은 자르지 않아도 된다’는 표시입니다.”지난달 24일(현지 시간) 미국 서북부 오리건주 유진시 벅(Buck)산 숲. 존 베일리 오리건주립대 산림학과 교수가 가리킨 나무 기둥에는 오리건주 산림부(Department for Forestry)가 간벌 작업 후 남겨놓은 주황색 일(一) 자 선이 그려져 있었다. 간벌은 숲의 나무를 솎아내 산불이 발생했을 때 빠르게 번지지 않도록 완충지대를 조성하는 것이다. 아무 나무나 자르는 것은 아니다. 산림당국이 위치와 나무 생육 상태 등을 조사해 간벌 장소와 정도를 정한다.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베일리 교수는 “불이 나면 나뭇잎에서 나뭇잎으로 불이 옮겨붙는다”며 “나무를 잘라 공간을 만들면 재해를 막을 뿐 아니라 다른 나무들도 더 건강하게 생장한다. 숲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빽빽한 숲… 오리건주 산불로 12조 원 이상 피해이날 베일리 교수와 함께 방문한 벅산(고도 약 1466m)은 오리건주 서부에 위치한 주 최대 숲 윌라멧 국유림(약 6880㎢ 넓이)의 일부다. 오리건주와 캘리포니아주는 지중해성 기후로 여름철이 되면 극도로 고온건조해지고 강풍이 불어 산불 위험이 커진다.2020년 미 서부를 휩쓴 기록적 산불 당시 이곳도 피해를 당했다. 7월 시작된 산불은 수개월 지속되며 총 404만6856ha의 산야를 태웠다. 남한 국토 절반 크기다. 오리건주에서만 2020년 한 해 2027건 화재로 49만4252ha가 불타고 최소 11명 이상이 사망했다. 그해 9월 발생한 12건의 대형 화재만 따져도 피해액이 84억8800만 달러(약 12조4820억 원)에 이르렀다.벅산 숲도 인근에서도 큰 화재가 발생했다. 빽빽하게 붙어 있던 나무들이 불의 전달체가 되었다. 실제 기자가 방문한 지난달 24일 벅산 입구에서 당시 화재로 불에 탄 고사목들이 빽빽히 선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혼합식재로 불에 강한 숲 조성화재 후 오리건주는 직접 간벌하거나 사유림 소유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숲에 완충지대를 만들었다. 그 결과 지난해 7월 16일 인근에서 ‘오레(Ore) 산불’이 발생했는데, 간벌을 시행한 벅산 숲은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불은 완충지대 경계선에 선 나무 일부를 태웠지만 더는 나아가지 못했다. 베일리 교수는 “나무를 벤다는 것에 거부감을 가질 수 있지만 통상 산불은 나뭇잎에서 나뭇잎으로 불이 번지며 걷잡을 수 없게 커지는 것”이라며 “관리하지 않으면 더 큰 재앙이 닥친다”고 설명했다. 간벌의 효과가 널리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주민이 직접 인근 숲을 간벌하기 위한 기금을 모금하는 경우도 생겼다.간벌만으로 산불을 막을 수는 없다. 오리건주 산림당국은 혼합식재를 통한 내화수림(불에 내성이 강한 숲) 구성에도 힘쓰고 있다. 한 종류의 나무로 숲을 구성할 경우 화재는 물론 병충해에도 취약하다. 산불과 병충해로 나무들이 고사하면 산사태가 일어나기 쉽다. 세 가지 산림 재난은 모두 연결돼 있다.이런 문제를 알기에 오리건주에서는 일반 기업들도 혼합림과 내화수림 조성에 힘쓰고 있었다. 21일 코밸리스시의 한 숲에서 만난 임업기업 스타커사 조림 담당자 스티븐 코스키 씨는 “일반적으로 한 구역에 최대 4개의 다른 종을 심는데 건조한 지역인지, 특정한 병해충 등이 발생하는 지역인지를 고려해 조림한다”고 말했다. 스타커사는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약 3만8400ha 숲에 85%는 더글라스 전나무, 나머지 15%는 내화성이 뛰어난 자이언트 세쿼이아 등 13개 종을 심고 있다.● 산 정상까지 숲길로… “환경영향 최소화해 건설”이런 숲 관리는 차로 이동 가능한 숲길(임도)가 잘 마련된 덕에 가능했다. 지난달 24일 기자가 방문한 벅산도 산 정상까지 숲길이 나 있었다. 숲길이 있으면 산불 발생 시 신속한 진화가 가능하다. 이날 차를 타고 지난해 산불 피해를 입은 고도 400m 지점까지 6.9km를 이동하는 데 차로 6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프레스턴 그린 밀러 팀버 부사장은 “숲길은 숲을 가꾸기 위해서 필수적인 요건”이라며 “미국의 경우 산림 공학자들이 지향을 살피고 환경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도로를 설계해 임도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린 시프트(Green Shift) ::산불 등 재해에 강하고 임산물과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에 기여하는 숲으로 전환함으로써 숲에 대한 인식과 관리 방식의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의미.특별취재팀▽팀장 이미지 사회부 차장 image@donga.com▽황인찬 임우선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김태영 이소정 임재혁 기자(이상 사회부)이미지 사회부 차장 image@donga.com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태영 기자 live@donga.com유진=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일본 남서부 규슈 오이타현에 새로운 지대함 미사일 부대가 지난달 30일 창설됐다. 일본 방위성은 미사일 부대에 내년까지 사거리를 1000km 이상으로 대폭 늘린 미사일을 배치할 계획이다. 중국 동부 연안과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중국, 북한뿐 아니라 일본도 미사일 전력 강화에 매달리며 동아시아에서 미사일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이날 오이타현의 육상 자위대가 있는 유후인 주둔지에선 ‘제8 지대함 미사일 연대’ 창설식이 열렸다. 이로써 일본의 방위력 기본계획에 따라 지대함 미사일 연대는 7곳으로 늘어났다. 새로 창설된 미사일 연대에는 일본이 자체 개발한 200km 사거리의 12식 지대함 미사일이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방위성은 해당 미사일의 사거리를 1000km 이상으로 늘린 개량형을 내년까지 오이타현을 비롯한 각 지대함 미사일 연대에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3월 창설된 오키나와의 ‘제7 지대함 미사일 연대’는 동중국해에서 태평양으로 나오는 중국 함선을 겨냥하고 있다. 12식 지대함 미사일의 개량형이 배치되면 일본은 상하이, 칭다오 등 중국의 동부 연안 대도시와 북한 전 지역에 대한 타격이 가능해진다. 일본 정부는 선제 공격용이 아닌,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위한 반격 능력 강화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과 중국의 위협을 명분으로 일본이 군사력 증강 행보를 밟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일본 남서부 규슈 오이타현에 새로운 지대함 미사일 부대가 지난달 30일 창설됐다. 일본 방위성은 미사일 부대에 내년까지 사거리를 1000km 이상으로 대폭 늘린 미사일을 배치할 계획이다. 중국 동부 연안과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중국, 북한뿐 아니라 일본도 미사일 전력 강화에 매달리며 동아시아에서 미사일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이날 오이타현의 육상 자위대가 있는 유후인 주둔지에선 ‘제8 지대함 미사일 연대’ 창설식이 열렸다. 이로써 일본의 방위력 기본계획에 따라 지대함 미사일 연대는 7곳으로 늘어났다. 새로 창설된 미사일 연대에는 일본이 자체 개발한 200km 사거리의 12식 지대함 미사일이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방위성은 해당 미사일의 사거리를 1000km 이상으로 늘린 개량형을 내년까지 오이타현을 비롯한 각 지대함 미사일 연대에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앞서 지난해 3월 창설된 오키나와의 ‘제7 지대함 미사일 연대’는 동중국해에서 태평양으로 나오는 중국 함선을 겨냥하고 있다. 12식 지대함 미사일의 개량형이 배치되면 일본은 상하이, 칭다오 등 중국의 동부 연안 대도시와 북한 전 지역에 대한 타격이 가능해진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선제 공격용이 아닌,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위한 반격 능력 강화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과 중국의 위협을 명분으로 일본이 군사력 증강 행보를 밟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30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를 예방해 동맹 관계의 중요성을 공유했다. 그는 최근 일본, 필리핀 등 아시아 주요국을 방문했지만 한국은 들르지 않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총리 관저를 찾아 이시바 총리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시바 총리는 최근 국제 정세가 엄중해지고 있음을 강조하며 “일미 동맹 관계를 강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헤그세스 장관은 “동맹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이시바) 총리에게 안부를 전하라는 전언을 받았다”면서 미국이 일본, 호주, 필리핀, 한국과 협력해 어려운 안보 환경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오전 도쿄 방위성 청사에서 한 나카타니 겐(中谷元) 방위상과의 회담에서 “미국은 억지력 재구축을 위해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일본은 중국의 군사적 침략을 억제하는 데 필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두 장관이 동·남중국해에서 중국에 의한 현상 변경을 경계했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도 강조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일본의 방위비 인상 또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1.6% 수준인 방위비를 2027년까지 2.0%로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GDP 대비 3%로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방위비 증액의) 구체적인 수치는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일본이 제대로 판단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나카타니 방위상은 “(일본) 자체의 판단과 책임에서 진행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전했다. 미국 측의 이해를 얻었다”고 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앞서 29일 이시바 총리와 제2차 세계대전의 격전지인 이오(硫黃)섬을 찾았다. 두 사람은 전쟁 당시 미국과 일본의 전사자를 추모하는 합동 위령식에 참석했다. 현직 일본 총리와 미국 국방장관이 해당 위령식에 동시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홍콩 기업 CK허치슨홀딩스가 일부 운영을 맡고 있는 파나마 운하가 미중 갈등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앞서 4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가까운 월가 금융사 블랙록은 CK허치슨홀딩스가 보유한 파나마 운하의 항구 5곳 중 2곳의 운영권을 포함한 해외 항만 사업권 전부를 228억 달러(약 33조2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중국 당국이 28일 이 거래가 자국의 반독점법을 위반했는지 조사하겠다고 ‘맞불’을 놓은 것이다. CK허치슨홀딩스도 당초 다음 달 2일로 예상됐던 최종 계약 체결을 보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국가기관이 홍콩에 기반을 둔 기업의 특정 거래 상황을 조사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거래에 ‘격노’했다고 보도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후 내내 “파나마 운하를 중국으로부터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블랙록의 이번 계약을 자신의 외교 치적으로 내세우려는 상황에서 중국의 반대로 최종 계약이 지연되면서 파나마 운하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中 조사에 블랙록-CK허치슨 계약 무산 위기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의 시장규제·감독 기관인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28일 CK허치슨홀딩스와 블랙록의 거래를 두고 “반독점 부서에서 주목하고 있다. 법에 따라 심사해 공정 경쟁을 보호하고 공공 이익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다만 조사를 언제 시작하는지, 조사 대상이 계약 전체인지 파나마 운하 운영권에만 한정하는지 등은 밝히지 않았다. FT는 SAMR이 지난주부터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조사를 준비해 왔다고 전했다.홍콩 당국은 27일 “홍콩 기업은 국익과 민족적 대의의 관점에 따라 국가 이익을 해칠 수 있는 거래를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며 CK허치슨홀딩스 측에 사실상 계약 취소를 압박했다. 하루 뒤 중국 당국까지 반독점 조사에 돌입한 것이다. WSJ는 시 주석이 미국과의 각종 협상에서 이 운하를 ‘협상 카드’로 쓰려 한다고도 진단했다.CK허치슨홀딩스는 홍콩 부호 리카싱(리자청·李嘉誠·97)이 소유한 회사다. 리카싱은 홍콩과 캐나다 국적을 모두 보유했으며 영국 등 서방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중국 당국과도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루비오 “美선박, 파나마 운하 무료 통과해야”파나마 운하는 1914년 미국이 완공했고 이후 상당 기간 소유권까지 보유했다. 1977년 민주당 소속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소유권을 파나마에 넘길 때 공화당 측은 강하게 반대했다. 파나마 소유로 넘어간 뒤 CK허치슨홀딩스를 포함한 각국 민간 기업이 운하 운영에 참여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통제하는 홍콩의 기업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는 건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통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계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인수 계획을 설명했다.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로 파나마를 택했다. 루비오 장관은 지난달 2일 파나마 현지에서 “변화가 없다면 조처를 취할 것”이라며 운하 운영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축소시키라고 압박했다. 28일 CNN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당시 “미국 선박이 무료로 이 운하를 통과할 수 있도록 허용하라. 운하가 공격받는다면 미국은 보호할 것”이라고도 했다.블랙록과 CK허치슨홀딩스가 최종 계약을 체결하려던 다음 달 2일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전 세계를 상대로 ‘상호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날이다. CNN은 관세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파나마 운하 문제까지 더해져 양측 갈등이 고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예상보다 미뤄지면서 한국 정치의 불투명성이 장기화되고 있다. 탄핵 소추 인용과 기각이란 상반된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정치 지형 또한 더욱 양극화되고 있다. 25일 일본 도쿄 메구로구 도쿄대 고마바 캠퍼스에서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65) 도쿄대 교수를 만났다. 그는 지난 40년간 한국 정치와 한일 관계를 연구해 오면서 민주주의 발전과 양국 협력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 온 일본 내 대표적인 지한파 학자다. 도쿄대 법학부를 졸업한 뒤 1985∼1989년 고려대에서 정치학 박사 과정을 밟으며 한국의 민주화를 현장에서 목도한 학자이기도 하다. 특히 ‘1987년 민주화운동’을 높게 평가해 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기미야 교수는 “국민들이 직접 들고 일어나 민주주의를 성취한 나라에서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야당의 탄핵 소추도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이 이상한 법치국가가 돼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기미야 교수는 여전히 한국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1987년 민주화운동을 일궈냈고, 한강의 기적을 통해 경제 선진국에 들어선 내재적인 힘을 갖고 있는 나라”라면서 “탄핵 사태로 인한 혼란도 조만간 이겨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정치학자로서 한국의 민주주의를 높게 평가해 왔다. 그런데 한국이 계엄이 선포된 나라가 됐다.“사실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 그날은 좀 일찍 잤고, 다음 날 새벽에 깼는데 놀랐다. 스마트폰으로 뉴욕타임스(NYT)를 보는데 한국에서 ‘마셜 로(Martial Law·계엄령)’가 내려졌다는 기사가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북한이 무언가를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기사를 읽다 보니 그게 아니었다. 그래서 더 충격이 컸다. 이후 국민을 ‘계몽’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대통령의 주장까지 나왔는데 정말 납득이 안 갔다. 국민을 계몽하기 위해선 얼마든지 다른 방법이 있었을 것이다. 대통령이 담화를 하거나 또 정부가 운영하는 매체도 있지 않나.” ―대통령은 계엄의 타당성을 주장한다.“야당도 문제가 있겠지만 대통령이 상대 세력을 다 반(反)국가 세력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대화와 조정 아닌가. 또 야당은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는 게 중요한 역할 아닌가. 안타깝지만, 한국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바라보기 힘든 상황이다.” ―한국 정치의 극단적인 양극화 이유는 무엇일까.“지금 한국 정치에서는 보수와 진보가 너무 격렬하게 싸우고 있다. 그런데 사실 둘 사이에는 이념이나 정책에서 그렇게 큰 차이는 없다고 본다. 예컨대 일본에서 자민당이 창당된 ‘1955년 체제’에서 자민당은 보수, 사회당 공산당은 혁신(진보)이라는 완전히 정반대 이념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한국의 보수와 진보는 역사 인식이나 대북 정책에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국가 대 반국가’라는 식으로 나눌 정도로 지향하는 정책의 차이가 크지는 않다. 최근 국민연금 개혁안도 양측이 토론과 협의 과정을 거쳐 결국 합의에 이르지 않았나. 이념의 차이보다는 상대를 대하는 언어와 태도 등이 너무 거친 게 극단적인 상황을 조성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왜 갈등은 커지는 것인가.“어쩌면 한국의 정치 제도와 문화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대통령제는 ‘위너 테이크스 잇 올(Winner takes it all·승자 독식)’이지 않나.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매번 놀라는 게 있다. 가령, 대통령이 바뀌면 장관들은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외교 분야에서 국립외교원장, 세종연구소장, 통일연구원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등도 모두 줄줄이 바뀐다. 대통령의 힘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정권만 잡으면 다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하는 악순환의 되풀이가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한국 정치에서 포용, 협치란 말을 더 듣기 힘들어졌다.“한국은 북한과 전쟁을 경험했고, 이 과정에서 반공 정서도 강해졌다. 이로 인해 태생적으로 이념적인 갈등을 겪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 점도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이념 싸움에 몰두하는 것은 한국 바깥에서, 한국을 연구해 온 학자의 시선으로 볼 때 지나친 국력의 낭비라고 볼 수밖에 없다.” ―한국 정치만의 특수성을 꼽는다면 어떤 게 있다고 보나.“한국인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그런 기대를 정치인들이 충족시키지 못하니 계속 혼란이 벌어진다. 잘하지 못해서 정권이 교체됐는데 또 불만족스러운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다. 사실 현실적으로 정치인이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킨다는 것은 매우 어렵고,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런데 예전부터 한국인들은 정치인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면서도 여전히 높은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일본은 어떤가.“사실 일본은 정치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낮다고 본다. 정권 교체도 극히 드물다. 사회 전체적인 부분에서 정치가 미치는 영향도 한국이 일본보다 크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라디오에서 1시간, 2시간씩 정치 관련 인터뷰나 대담을 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렇게 정치 얘기만 하는 방송을 일본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사실 정치에 대한 기대가 작은 일본이 좋은 건지, 기대가 큰 한국이 좋은 건지 판단이 잘 서지 않는 부분도 있다. 다만 정치에 대한 기대치에서 한국과 일본 사이에 큰 차이가 있는 건 분명한 것 같다.” 이달 말 퇴임하는 기미야 교수는 이달 11일 마지막 강의에서 한국 정치의 특징이자 장점으로 ‘1987년 민주화운동’을 꼽았다. 민주화운동으로 군사독재 정권을 끌어내렸고, 이후 여러 번의 정권 교체를 통해 시대에 맞는 정책 전환을 만들었다고 그는 평가했다. ―‘1987년 민주화운동’을 한국 정치의 특징이자 장점으로 평가해 왔다.“공부를 하러 한국에 갔을 때는 전두환 정부 때였다. 정말 시위가 많았다. 그런 극심한 혼란 속에서 한국인들이 자기들 힘으로 민주주의를 성취한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일본은 자기 힘으로 하지 못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에 패배했고, 점령군에 의해 민주화가 됐다. 한국 사람들이 내재적인 힘을 바탕으로 민주화를 이루어 냈다는 건 아주 대단한 것이다. 또 높은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다만, 이제 한국은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서 국가 전체가 아주 달라지는 나라가 됐다. 너무 큰 차이가 생기는데 이는 또 다른 혼란을 야기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그럼 어떤 부분들을 개선하는 게 적절하다고 보나.“개인적으로는 권력을 분점할 수 있는 의원내각제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하지만 한국은 국회에 대한 불신이 높으니 의원내각제 선호도가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 북한 등을 상대하기에는 권한이 집중된 대통령제가 나을 수도 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정치 제도 못지않게 문화도 중요하다는 점이다. 다소 이상적으로 들리겠지만, 권력을 독점하는 게 아니고 나누는 문화가 필요하다. 물론 대통령제가 승자 독식 형태의 제도인 것을 안다. 하지만 그래도 권력을 나누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상대를 포용하는 정신이 꼭 필요하다.” 올해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다. 기미야 교수는 “한국 상황이 좀 정리가 되면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정권도 한국과의 협력을 진전시키는 데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상품권 배포 논란 등으로 이시바 총리의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져 일본 정계에서 정권 교체론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선 “현재 자민당 내에서 이시바를 대체할 사람이 없고, 야당은 정권을 잡을 만한 힘이 없다”며 “이시바 정권은 꽤 오래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의 한일 관계 인식은 어떤가.“이시바 총리는 역사 인식의 문제에 관해서는 자민당 정치인 중 가장 리버럴한 인식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이시바 정권 시기가 한일 관계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큰 기회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위기의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은 공유할 부분이 많다. 또 두 나라 모두 이런 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본다.” ―한일 관계를 향한 제언을 한다면….“한국과 일본은 서로 가지고 있는 고민을 공유하면서 문제를 푸는 지혜를 같이 찾아볼 수 있는 관계라고 생각한다. 가령, 격렬해지고 있는 미중 대립, 북한 문제 등을 놓고 한국과 일본이 각각 해결책을 찾는 데는 한계가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고민과 이익을 공유하고, 또한 지혜를 갖고 협력하려는 자세가 더욱 필요하다. 이런 모습은 미국, 중국, 북한에 좀 더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한국도 일본도 앞으로 한일 관계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가질 수 있는 외교적 선택지가 넓어질 것이다.”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65)△1960년 일본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시 출생△1983년 도쿄대 법학부 졸업△1992년 고려대 대학원 정치외교학 박사△1993년 도쿄대 대학원 박사 과정 수료 호세이대 법학부 조교수△1996년 도쿄대 대학원 조교수△2002∼2003년 미국 하버드대 옌칭연구소 방문연구원△2010년 도쿄대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교수△2025년 정년퇴임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일본 서부 지역에서 대규모 산불이 나흘째 이어지는 등 화재 피해가 커지고 있다. 화재 지역 인근 주민 8000여 명에게는 피난 지시도 내려졌다. 26일 일본 공영방송 NHK와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23일 산불이 시작된 에히메현 이마바리시에서는 산불로 소실된 면적이 417ha로 늘고 건물 9동이 화마에 휩싸였다. 진화 활동에 나선 소방관 등 2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마바리시 당국이 주민 5988명에게 피난 지시를 내리면서 7곳에 마련된 대피소로 주민들이 속속 몰려들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불이 난 이마바리시 인근 대기가 건조한 상태인 데다 최대 풍속이 초속 9m에 달해 바람을 타고 불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지역 전력사무소는 화재에 따른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이마바리 시내를 지나는 송전선 2개 중 하나의 전기 공급을 차단했다. 이런 가운데 오카야마현 오카야마시에서 23일 발생한 산불도 나흘째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다. 26일까지 423ha가 불에 타 오카야마현에서 발생한 역대 산불 중 가장 큰 피해를 기록했다고 NHK는 전했다. 오카야마시 및 인근 지역 주민 2133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진 상황이다. 미야자키현 미야자키시에서도 25일 산불이 발생해 화재 현장 인근 주민 70가구에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산불이 이어지자 일본 소방청뿐 아니라 자위대도 화재 진압에 투입됐다. 육해공 자위대를 통합 지휘하기 위해 24일 출범한 통합작전사령부가 화재 지휘를 처음 맡게 됐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일본 정부는 총리 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설치한 정보 연락실을 ‘관저 대책실’로 격상해 화재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는 “화재 대원들은 진압에 전력을 다하고, 주민 피난과 생활 지원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했다. 일본 언론들은 한국의 산불 피해 상황도 비중 있게 전하고 있다. NHK는 “21일 이후 경남과 경북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경북의 역사적인 마을 근처까지 불이 다가왔다”고 전했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일본 서부 지역에서 대규모 산불이 나흘째 이어지는 등 화재 피해가 커지고 있다. 화재지역 인근 주민 8000여 명에게는 피난 지시도 내려졌다.26일 일본 공영방송 NHK와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23일 산불이 시작된 에히메현 이마바리시에서는 산불로 소실된 면적이 417ha로 늘고 건물 9동이 화마에 휩싸였다. 진화 활동에 나선 소방관 등 2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마바리시 당국이 주민 5988명에게 피난 지시를 내리면서 7곳에 마련된 대피소로 주민들이 속속 몰려들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불이 난 이마바리시 인근 대기가 건조한 상태인데다 최대 풍속이 초속 9m에 달해 바람을 타고 불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지역 전력사무소는 화재에 따른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이마바리 시내를 지나는 송전선 2개 중 하나의 전기공급을 차단했다. 또 산불이 확산될 경우 다른 송전선도 차단할 수 있어 정전에 대비할 것을 주민들에 당부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오카야마현 오카야마시에서 23일 발생한 산불도 나흘째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다. 26일까지 423ha가 불에 타 오카야마현에서 발생한 역대 산불 중 가장 큰 피해를 기록했다고 NHK는 전했다. 오카야마시 및 인근 지역 주민 2133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진 상황이다. 미야자키현 미자자키시에서도 25일 산불이 발생해 화재 현장 인근 주민 70세대에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산불이 이어지자 일본 소방청뿐 아니라 자위대도 화재 진압에 투입됐다. 육해공 자위대를 통합 지휘하기 위해 24일 출범한 통합작전사령부가 화재 지휘를 처음 맡게 됐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일본 정부는 총리 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설치한 정보 연락실을 ‘관저 대책실’로 격상해 화재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는 “화재 대원들은 진압에 전력을 다하고, 주민 피난과 생활 지원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일본 언론들은 한국의 산불 피해 상황도 비중있게 전하고 있다. NHK는 “21일 이후 경남과 경북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경북의 역사적인 마을 근처까지 불이 다가왔다”고 전했다.도쿄=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일본 육상·해상·항공 자위대 지휘를 총괄하는 통합작전사령부가 24일 출범했다. 자위대의 대규모 조직 개편은 2006년 통합막료감부(한국의 합동참모본부에 해당) 신설 이후 처음으로 향후 자위대의 작전 운용, 나아가 주일미군과의 협력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NHK와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통합작전사령부는 도쿄 이치가야 방위성 건물에 들어섰다. 현재 인원은 약 240명이지만 내년 말까지 280명 수준으로 늘어날 계획이라고 NHK는 전했다. 초대 사령관으로는 항공자위대 출신인 나구모 겐이치로 공장(空將·한국군의 중장에 해당)이 취임했다. 지금까지 자위대의 통합 작전 지휘는 한국군의 합동참모본부 의장에 해당하는 통합막료장이 맡아 왔다. 다만 자위대 지휘 외에도 방위상(국방장관) 보좌, 방위성 내 업무 등의 부담이 크다는 지적에 따라 자위대의 실질적인 작전 지휘권을 통합작전사령관에게 넘긴 것. 요미우리신문은 “(통합작전사령관은) 우주와 사이버 영역도 포함해 각 부대를 하나의 사령부에서 항상 일체적으로 운용하는 체제를 구축해 억지력을 높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기존 통합막료장은 통합작전사령관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방위상에게 부대 운영과 정보 판단에 관한 조언을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통합막료장과 통합작전사령관 사이에 이견이 있을 경우 혼선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산케이신문은 통합작전사령부가 향후 일본의 사거리 1000km 이상 장사정 미사일 운용에서도 핵심 역할을 한다며 “방위성과 자위대가 미군에 의존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장사정 미사일을 발사한다는 기본 원칙을 정했다”고 전했다. 일본 통합작전사는 주일미군 통합군사령부의 카운터파트 역할도 하게 된다. 미국과 일본은 주일미군을 개편해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의 지휘권 일부를 주일미군에 위임하기로 지난해 7월 합의했다. 다만, 미군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약속한 사항을 그대로 이행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이번 주 일본을 찾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과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이 만나 관련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도쿄=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일본 육상·해상·항공 자위대 지휘를 총괄하는 통합작전사령부가 24일 출범했다. 자위대의 대규모 조직 개편은 2006년 통합막료감부(한국의 합동참모본부에 해당) 신설 이후 처음으로 향후 자위대의 작전 운용, 나아가 주일미군과의 협력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NHK와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통합작전사령부는 도쿄 이치가야 방위성 건물에 들어섰다. 현재 인원은 약 240명이지만 연말까지 280명 수준으로 늘어날 계획이라고 NHK는 전했다. 초대 사령관으로는 항공자위대 출신인 나구모 겐이치로 공장(空將·한국군의 중장에 해당)이 취임했다.지금까지 자위대의 통합 작전 지휘는 한국군의 합동참모본부 의장에 해당하는 통합막료장이 맡아 왔다. 다만 자위대 지휘 외에도 방위상(국방장관) 보좌, 방위성 내 업무 등의 부담이 크다는 지적에 따라 자위대의 실질적인 작전 지휘권을 통합작전사령관에게 넘긴 것. 요미우리신문은 “(통합작전사령관은) 우주와 사이버 영역도 포함해 각 부대를 하나의 사령부에서 항상 일체적으로 운용하는 체제를 구축해 억지력을 높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기존 통합막료장은 통합작전사령관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방위상에게 부대 운영과 정보 판단에 관한 조언을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통합막료장과 통합작전사령관 사이에 이견이 있을 경우 혼선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이런 가운데 산케이신문은 통합작전사령부가 향후 일본의 사거리 1000km 이상 장사정 미사일 운용에서도 핵심 역할을 한다며 “방위성과 자위대가 미군에 의존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장사정 미사일을 발사한다는 기본 원칙을 정했다”고 전했다. 일본 통합작전사는 주일미군 통합군사령부의 카운터파트 역할도 하게 된다. 미국과 일본은 주일미군을 개편해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의 지휘권 일부를 주일미군에 위임하기로 지난해 7월 합의했다. 다만, 미군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약속한 사항을 그대로 이행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이번 주 일본을 찾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과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이 만나 관련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도쿄=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등 17개 미 정보기관을 지휘·통솔하는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한국을 제외한 일본 등 4개국 방문을 최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주 일본, 필리핀 등 인도·태평양 지역을 찾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방문 일정에서도 한국은 빠졌다. 계엄 및 탄핵 정국과 맞물려 미 고위 당국자들의 방문에서 한국이 계속 제외되면서 ‘패싱’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23일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개버드 국장은 22일까지 일본, 태국, 인도, 프랑스 방문을 마쳤다. 올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후 일본을 방문한 첫 장관급 인사라고 NHK는 전했다. 개버드 국장은 일본 정보기관 및 외교 당국자들과 연쇄 회담을 갖고, 양국의 파트너십과 정보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핵 능력 고도화, 북-러 밀착, 우크라이나 종전 협의 난관 등 국제 안보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미 정보기관 수장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두 달 만에 방일해 현안을 협의한 것. 특히 개버드 국장은 이번 방문 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원자폭탄이 투하된 히로시마나 나가사키를 찾지 못했다며, 다음에는 원폭 사망자들을 추모하는 것과 동시에 핵 확산 방지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의를 전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방부는 21일(현지 시간) 헤그세스 장관이 다음 주 하와이 및 괌의 미군 기지를 시찰하는 데 이어 일본, 필리핀을 잇달아 방문한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헤그세스 장관의 방문은 미국이 지역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과 전례 없는 협력을 구축하고 있는 와중에 이뤄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한국 국방부는 헤그세스 장관의 방한을 미 측과 협의했으나, 끝내 순방지에서 제외됐다. 미 고위 당국자들이 일본을 찾으면서 바로 옆 한국을 패싱하는 것은 최근 한국의 정치 상황 등을 고려한 결정이란 해석이 나온다. 또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한미 간 안보 협력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규동(소고기 덮밥)’은 대표적인 일본식 패스트푸드다. 미리 간장 양념에 조려놓은 얇은 소고기를 뜨끈한 밥 위에 올려놓으면 조리가 끝나기에 바쁜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다. 맥도널드의 ‘빅맥 지수’처럼 일본 서민의 물가 부담을 체감적으로 알려주는 지표 음식으로도 통한다.넉 달간 14% 뛴 규동 값 그런 일본의 규동 값이 최근 심상치 않다. 규동 체인 가운데 점포 수 1위인 ‘스키야’는 18일부터 보통 크기의 규동 가격을 450엔(약 4500원)에서 480엔으로 올렸다. 지난해 11월 30엔(약 300원)을 올린 데 이어 또 30엔 올린 것. 4개월 만에 14% 이상 규동 가격이 오른 셈이다. 일본의 유명한 포인트 서비스 중 하나인 ‘d포인트’에서는 여러 무료 할인 쿠폰을 나눠주는데 최근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것이 바로 ‘규동 30엔 할인 쿠폰’이다. “고작 규동 가격이 30엔 오른 것 아니냐”고 한국에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인상분에도 매우 민감해진 것이 요즘 일본인들이다. 물론 급격한 식비 상승이 일본에서만 벌어지는 현상은 아니다. 코로나19 이후 원자재비, 물류비, 인건비가 계속 뛰고, 한국도 외식 비용이 부담스럽게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식비 상승의 배후에 일본만이 갖고 있는 사정도 있다. 바로 최근 1년 새 쌀값이 2배 가까이 오르며 각종 식비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자들은 수량 확보 경쟁에 나서고, 쌀을 미리 사놓는 가정들도 늘어나는 ‘사재기 현상’이 이어지며 쌀값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결국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여론의 비판에 떠밀려 뒤늦게 정부 비축비 21만 t을 풀었다. 현재 시장가보다 싸게 공급돼 쌀값 진정세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또한 법령에 따라 정부 비축미를 사용하면 1년 안에 다시 창고에 같은 분량만큼 채워 놓아야 한다. 언제든 다시 쌀 위기가 재발할 수 있는 것이다. 파종부터 수확까지 긴 시간이 걸리는 쌀 수급이 한번 꼬이기 시작하면 좀처럼 제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것을 일본이 요즘 보여주고 있다.벼농사 감축 놓고 갈등 중인 韓 이러자 일본은 쌀 수급의 탄력성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올해 일본의 쌀 재배 면적은 전년보다 1.8%(2만3000ha) 늘어난 128만2000ha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 2030년 쌀 수출량을 2024년(4.5만 t)의 8배에 가까운 35만 t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내부적으로 세웠다. 쌀 생산을 일단 늘려 남는 것은 적극 수출하고, 혹시 작황이 좋지 않다면 수출분을 국내로 돌려 쌀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1970년대부터 일본 정부는 인위적으로 쌀 재배 면적을 줄여 왔는데 이런 기조가 최근 쌀 공급 위기로 변화를 보이고 있다. 한국에서도 요즘 쌀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정부가 올해 ‘벼 재배 면적 조정제’를 시행해 쌀 재배 면적 8만 ha를 줄이기로 하자 일부 농민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앞서 일본 중앙 정부는 2018년 쌀 보조금을 폐지하며 각 지자체와 생산자들이 협의해 생산량을 결정하기로 했지만 이번 쌀 위기로 기존 제도의 한계를 드러냈다. 물론 여전히 적지 않은 쌀 보조금을 지급하고 쌀 공급 과잉이 이어지는 한국과, 쌀 보조금을 폐지해 생산량이 감축한 일본의 상황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렇기에 정부는 논 면적을 줄인 곳에 작물 재배를 다양화해 농가 수입을 보존하고, 농업 경쟁력을 키우면서도 쌀 부족 역시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을 세밀히 조정해야 한다. 쌀 감축에 성공했지만 위기를 맞은 지금 일본 상황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황인찬 도쿄 특파원 hic@donga.com}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등 17개 미 정보기관을 지휘·통솔하는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한국을 제외한 일본 등 4개국 방문을 최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주 일본, 필리핀 등 인도·태평양 지역을 찾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방문 일정에서도 한국은 빠졌다. 계엄과 탄핵 정국과 맞물려 미 고위 당국자들의 방문에서 한국이 계속 제외되면서 ‘패싱’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23일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개버드 국장은 22일까지 일본, 태국, 인도, 프랑스 방문을 마쳤다. 올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후 일본을 방문한 첫 장관급 인사라고 NHK는 전했다. 개버드 국장은 일본 정보기관 및 외교 당국자들과 연쇄 회담을 갖고, 양국의 파트너십과 정보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핵 능력 고도화, 북-러 밀착, 우크라이나 종전 협의 난관 등 국제 안보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미 정보기관 수장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두 달 만에 방일해 현안을 협의한 것. 특히 개버드 국장은 이번 방문 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원자폭탄이 투하된 히로시마나 나가사키를 찾지 못했다며, 다음에는 원폭 사망자들을 추모하는 것과 동시에 핵 확산 방지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의를 전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이런 가운데 미국 국방부는 21일(현지 시간)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다음 주 하와이 및 괌의 미군 기지를 시찰하는 데 이어 일본, 필리핀을 잇따라 방문한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헤그세스 장관의 방문은 미국이 지역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과 전례 없는 협력을 구축하고 있는 와중에 이뤄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앞서 한국 국방부는 헤그세스 장관의 방한을 미측과 협의했으나, 끝내 순방에서 제외됐다. 미 고위 당국자들이 일본을 찾으면서 바로 옆 한국을 패싱하는 것은 최근 한국의 정치 상황 등을 고려한 결정이란 해석이 나온다. 또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한미 간 안보 협력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도쿄=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러북 군사협력은 즉각 중단돼야 하며 북한이 우크라이나 종전 과정에서 (보인) 잘못된 행동에 대해 보상받아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조 장관은 이날 도쿄 시내 외무성 이쿠라 공관에서 열린 회의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반도의 평화 안정 유지가 한중일 3국의 공동 이익이자 책임임을 확인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 “북핵 문제와 한반도 평화 안정에 영향을 받는 3국의 소통이 계속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세계 경제의 부진을 배경으로 3국이 소통 강화, 신뢰 증진, 협력 심화를 통해 지역 평화와 발전에 더 많은 안정 요소를 제공할 필요와 책임이 있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고 말했다. 왕이 부장은 “역내 경제통합을 추진할 것도 합의했다”며 “3국은 자유무역협상(FTA) 재개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확대 추진, 지역 공급망 원활화를 위한 대화 소통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거세지는 관세 인상 압박에 대해 3국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모색했다고 중국은 전한 것이다. 북한 문제는 이날 한중일 장관 회담의 주요 의제 중 하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내가 먼저 북한에 의한 핵미사일 활동과 러북 군사협력 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며 “북한 비핵화가 공통의 목표이며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을 비롯해 긴밀히 의사소통하고 싶다는 점을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한중일 정상회담을 조기에 여는 것에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야 외무상은 “한중일 정상회담을 가능한 한 조기에, 적절한 시기에 개최할 수 있도록 작업을 가속하기로 의견 일치를 봤다”고 전했다. 이날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은 2023년 11월 부산에서 열린 이후 1년 4개월 만에 열렸다. 도쿄=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초선 의원 15명에게 10만 엔(약 97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돌린 것이 드러나 지난해 10월 집권 후 지지율이 최저로 떨어진 가운데 그의 전임자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사진) 전 총리 또한 재임 중 의원들에게 상품권을 돌렸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기시다 내각에서 차관급 공직을 맡았던 집권 자민당의 한 의원은 19일 아사히신문에 “2022년 총리 공저에서 열린 간담회 직후 총리 비서로부터 10만 엔 상당의 상품권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또 다른 자민당 관계자 또한 당시 간담회에서 상품권을 받았다고 동조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봉투에 “1000엔짜리 상품권 100장이 들어 있었다”고 증언했다. 다만 기시다 전 총리 측은 이시바 총리와 마찬가지로 법적으로는 문제 될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번 스캔들이 자민당의 또 다른 전직 총리에게로 번질 조짐 또한 감지된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 또한 아사히신문의 선물 배포 관련 질의에 “코로나19로 회합을 하기 어려운 시기를 제외하면 재임 중 정치인을 포함한 다양한 분들과 회의를 가졌다”며 “당시 간단한 선물을 드린 적이 있고 모두 법령의 범위 내에서 했다”고 답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총리 측은 “노 코멘트”라며 답변을 피했다. 자민당 출신 현직 총리가 소속 의원들에게 상품권 등을 주는 행위가 관습화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아시히신문은 논평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번 스캔들에 대해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 측은 “(이시바 총리가) 국회의 정치윤리심사회에 나와 설명하는 등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