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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젊다. 아직 24세라고 느낀다.” 8체급을 석권한 필리핀 복싱 영웅이자 상원의원인 매니 파퀴아오(43)가 2년 만에 링에 복귀한다. 파퀴아오는 2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요르데니스 우가스(35·쿠바)와 세계복싱협회(WBA) 슈퍼웰터급 타이틀전을 벌인다. 파퀴아오는 2019년 미국의 키스 서먼(33)을 물리치고 WBA 슈퍼웰터급 챔피언에 올라 41세의 나이로 역대 최고령 웰터급 챔피언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 경기를 하지 않아 챔피언 자격을 잃었다. 필리핀 집권 여당 PDP라반 대표를 지내기도 한 파퀴아오는 그동안 정치 활동에 집중하며 내년 대통령 선거 후보로 나설 준비를 해왔다. 그러나 파퀴아오는 “내 명예와 기록에 새로운 전적을 추가하겠다”며 복귀를 선언했다. 당초 WBC(세계복싱평의회) IBF(국제복싱연맹) 통합 챔피언인 에롤 스펜스 주니어(31·미국)와 복귀전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스펜스 주니어가 눈을 다쳐 경기가 무산되자 상대를 우가스로 바꿨다. 통산 62승(39KO) 2무 7패를 기록하고 있는 파퀴아오는 1KO만 더하면 통산 40KO승과 함께 역대 최고령 웰터급 챔피언 기록을 다시 쓴다. 챔피언 우가스는 26승(12KO) 4패를 기록 중이다. 파퀴아오의 나이를 감안할 때 이기든 지든 이번 경기가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경기를 앞두고 파퀴아오는 “승패를 예상하지 않는다. 다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파퀴아오의 기량이 출중하기는 하지만 전성기는 지났다. KO기록에 관심이 모이지만 파키아오가 마지막 KO승을 거둔 건 3년 전이다. 우가스는 “파퀴아오가 나를 KO시킬 수 없다는 건 100%확실하다”면서도 “파퀴아오와 대결하는 건 나에게 명예”라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더 이상 사람들이 내 이름을 가지고 장난치게 놔둘 수 없다.” 이적설이 돌고 있는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유벤투스)가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호날두는 “말보다는 행동을 내세워왔지만 근래 전해진 내용들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다”며 운을 띄웠다. 최근 호날두의 라이벌인 리오넬 메시(34)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프랑스의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이적하면서 호날두 또한 이적을 원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이 중에는 호날두가 메시의 화려한 이적에 매우 자존심이 상했으며 호날두 또한 PSG로 옮기거나 잉글랜드의 맨체스터 시티,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을 추진 중이라는 내용도 있었다. 호날두는 “나에 대해 다룬 경박한 내용들은 인간이자 선수로서 나에 대한 모독일 뿐만 아니라 관련 구단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호날두와 유벤투스의 계약기간은 2022년 6월까지다. 호날두는 자신의 이적과 관련된 루머가 확산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글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영국 매체 BBC 등은 “호날두가 이적을 명확하게 부인하거나 잔류를 밝히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호날두의 모호한 표현으로 이적설이 완전히 사라질지는 미지수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더 이상 사람들이 내 이름을 가지고 장난치게 놔둘 수 없다.” 이적설이 돌고 있는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유벤투스)가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호날두는 “말보다는 행동을 내세워왔지만 근래 전해진 내용들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다”며 운을 띄웠다. 최근 호날두의 라이벌인 리오넬 메시(34)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프랑스의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이적하면서 호날두 또한 이적을 원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이 중에는 호날두가 메시의 화려한 이적에 매우 자존심이 상했으며 호날두 또한 PSG로 옮기거나 잉글랜드의 맨체스터 시티,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을 추진 중이라는 내용도 있었다. 호날두는 “나에 대해 다룬 경박한 내용들은 인간이자 선수로서 나에 대한 모독일 뿐만 아니라 관련 구단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새로운 도전과 마주하기 위해 내 일에 집중하고 있다. 다른 건 그냥 하는 이야기들일뿐이다”고 덧붙였다. 호날두와 유벤투스의 계약기간은 2022년 6월까지다. 호날두는 자신의 이적과 관련된 루머가 확산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글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영국 매체 ‘BBC’ 등은 “호날두가 이적을 명확하게 부인하거나 잔류를 밝히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호날두의 모호한 표현으로 이적설이 완전히 사라질지는 미지수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화려하고 기대 넘치는 출발이다. ‘손세이셔널’ 손흥민(29·토트넘)이 디펜딩 챔피언이자 우승 후보인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를 상대로 한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16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0-0이던 후반 10분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다 수비수 사이로 날린 왼발 중거리슛이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이 리그 개막전에서 골을 성공시킨 것은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 소속이던 2013∼2014시즌 베르더 브레멘을 상대로 선제골을 넣은 이후 8년 만이다. EPL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새롭게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누누 이스피리투 산투 감독은 이날 4-2-3-1 전형의 원톱 공격수로 손흥민을 배치했다. 루카스 모라, 델리 알리, 스테번 베르흐베인이 손흥민의 뒤를 받치게 했다. 프리시즌에 실험했던 손흥민 중심의 빠른 역습에 중점을 둔 전술이다. 손흥민뿐 아니라 모라와 베르흐베인이 맹활약하면서 새 공격조합은 합격점을 받았다. 특히 손흥민 못지않게 모라가 상대 수비진을 휘저으며 맹활약하면서 손흥민-모라 조합이 지난 시즌 위력을 발휘했던 손흥민-해리 케인 조합을 대체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손흥민의 공격이 첫 경기부터 빛을 발하면서 22골 17도움으로 개인 최고 성적을 올렸던 지난 시즌 기록을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산투 감독의 공식 데뷔전에 승리를 안긴 손흥민은 맨시티를 상대로 14경기 7골을 성공시켜 ‘맨시티 킬러’라는 별명에 걸맞은 활약도 보였다. 주제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토트넘 방문경기에서는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속공을 막는 게 어렵다. 손흥민은 넣었고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 최우수 선수인 ‘킹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 영국 매체 ‘BBC’는 이날 토트넘의 승리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주포 케인은 이적 문제로 구단과 갈등을 빚으면서 훈련 부족으로 이날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BBC는 “케인의 공백이 토트넘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예상을 빗나가게 한 경기”라며 “케인이 없어도 토트넘은 잘해 나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손흥민은 치열하게 뛰면서 맨시티를 위협했다”며 손흥민이 케인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고 전했다. 토트넘 팬들은 이날 승리가 임박해지자 맨시티로 떠나려는 케인을 겨냥해 “케인 보고 있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한편 최근 토트넘과 2025년까지 재계약한 손흥민은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른 팀으로 이적하기 싫어서 재계약했다. 난 토트넘에서 10년 또는 10년 이상 있을 수 있다”며 토트넘에 대한 애정을 강조했다. 손흥민은 이날 승리에 대해 “팬들을 위해 싸웠다. 최고의 팀 맨시티를 상대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한 걸 보여줬다. 이렇게 시즌을 시작하는 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어려움 속에서도 최고의 시즌을 맞이할 것인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핵심 리더로 떠오르고 있는 손흥민(29·사진)이 16일에 열리는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의 2021∼2022시즌 EPL 첫 경기에 선발 출전이 예상된다. 지난 시즌까지 토트넘의 주포로 활약했던 해리 케인(28)의 이적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토트넘 공격의 무게중심은 손흥민에게 쏠린다. 케인은 팀 훈련과 프리시즌에 불참했다. 케인의 이적 만료 시한은 31일까지다. 손흥민은 첫 경기부터 토트넘의 기대를 한껏 받고 있다. 손흥민은 프리시즌 4경기 3골 4도움으로 맹활약했다. 누누 이스피리투 산투 토트넘 감독은 케인 없이 치른 프리시즌에서 손흥민을 원톱으로 세웠다. 수비 후 역습을 중시하는 산투 감독으로서는 역습 시 최전방에 내세운 손흥민의 스피드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케인이 이적할 경우 토트넘의 주공격은 손흥민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리그 17골 10도움을 포함해 총 22골 17도움을 올리며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팀 내 공격적인 역할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지난 시즌을 넘어서는 활약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영국 매체 ‘BBC’는 맨시티를 우승 후보, 토트넘은 6위 정도로 평가했다. 전력에서 맨시티가 우세하지만 손흥민은 맨시티를 상대로 13경기 6골을 넣으며 ‘맨시티 킬러’로 불려 왔다. 16일 경기를 두고 EPL 홈페이지 등에서 “손흥민이 맨시티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손흥민은 개막을 앞두고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나는 매일 매 시즌 발전하기 위해 집중하고 노력할 뿐”이라는 다짐을 전했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어려움 속에서도 최고의 시즌을 맞이할 것인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핵심 리더로 떠오르고 있는 손흥민(29)이 16일 오전 12시 30분 열리는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의 2021~2022시즌 EPL 첫 경기에 선발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시즌까지 토트넘의 주포로 활약했던 해리 케인(28)의 이적 협상이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토트넘 공격의 무게 중심은 손흥민에게 쏠리고 있다. 케인은 팀 훈련과 프리시즌에 불참했다. 케인의 움직임은 이적만료 시한인 31일까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케인이 개막전에 불참할 수도 있고, 참가하더라도 훈련부족 등으로 그의 컨디션에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자연스레 첫 경기를 포함한 토트넘의 초반 기대는 손흥민에게 모아진다. 손흥민은 프리시즌 4경기 3골 4도움으로 맹활약했다. 누누 이스피리투 산투 토트넘 감독은 케인 없이 치른 프리시즌에서 손흥민을 원톱으로 세웠다. 수비 후 역습을 중시하는 산투 감독으로서는 역습시 최전방에 내세운 손흥민의 스피드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케인이 이적할 경우 토트넘의 주공격은 손흥민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케인이 떠나지 않더라도 순간 스피드가 핵심인 산투 감독의 전술에서는 발 빠른 손흥민의 공격 비중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리그 17골 10도움을 포함해 총 22골 17도움을 올리며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팀 내 공격적인 역할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지난 시즌을 넘어서는 활약을 기대해 볼 수 있다. 2025년까지 재계약한 손흥민은 경기 외적으로도 팀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EPL 소식을 전하며 “손흥민은 경기력과 성품으로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토트넘에서는 몇 해 동안 많은 스타들이 떠났다. 케인도 떠나려는 어려운 시기에 잔류한 손흥민 만큼 새 리더로 적합한 선수가 누가 있는가”라고 전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BBC’는 맨시티를 우승후보, 토트넘은 6위 정도의 전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맨시티가 우세하지만 손흥민은 맨시티 상대로 13경기 6골을 넣으며 ‘맨시티 킬러’로 불려 왔다. 맨시티의는 호화공격진을 앞세워 전체적인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며 압박축구를 구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열린 뒷 공간을 손흥민이 빠르게 파고들었다. 16일 경기를 두고 EPL 홈페이지 등에서 “손흥민이 맨시티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새 시즌에도 7번을 달고 뛰는 손흥민은 개막을 앞두고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나는 매일 매 시즌 발전하기 위해 집중하고 노력할 뿐이다”는 다짐을 전했다. 어려움에 처한 팀을 이끌고 성과를 이끌어 낼 경우 그에 대한 평가는 한 단계 높아질 전망이다.이원홍전문기자 bluesky@donga.com}

“매 경기 기회는 있고 그 기회들은 중요하다. 하지만 집중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경기마다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새 시즌을 잘 치르기 위해 우리는 프리시즌에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21∼2022시즌을 앞둔 손흥민(29·토트넘·사진)이 각오와 함께 팀 분위기를 전했다. 손흥민은 11일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새 감독님과 함께한 지 2∼3주가 됐는데 매우 좋은 느낌을 받았다. 우리가 서로 더 가까워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토트넘은 2020∼2021시즌 EPL 7위에 그치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한 뒤 유로파리그 16강에서 탈락했다. 4월 조제 모리뉴 감독이 해임된 뒤 지난달에야 누누 이스피리투 산투 감독을 선임하는 등 어려운 시기를 거쳤다. 하지만 손흥민은 “우리가 탈의실과 그라운드에서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때때로 이런 기분을 잊어버리기도 하지만 지금 느낌은 긍정적이다”며 밝아진 팀 분위기를 전했다. 토트넘은 프리시즌 5경기에서 3승 2패를 기록했다. 손흥민은 이 중 4경기에 출전해 3골 4도움을 올리며 새 시즌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지난달 토트넘과 2025년까지 재계약한 손흥민은 “다시 4년을 뛸 수 있게 돼 영광이다. 우리가 큰 성과를 얻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두 개의 장면이 겹쳤다. 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 14개를 모두 오른 뒤 실종된 김홍빈 대장의 영결식이 8일 열렸다. 같은 날 2020 도쿄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김 대장의 영혼을 영원히 떠나보내는 그날, 올림픽은 화려한 무대를 마치고 다음 대회를 기약했다. 처음에 그것은 죽음과 삶, 등산이라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행위 및 올림픽이라는 규격화된 스포츠의 대비로 보였다. 그러나 두 장면은 그 속에 담긴 공통점으로 외면적인 차이를 녹이며 한 가지의 느낌을 전해 주었다. 그것은 김 대장과 올림픽 선수들의 모습에 깃든 치열함과 뜨거움이었다. 등산은 세세한 규칙을 정해 놓은 올림픽 종목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스포츠다. 자신의 코스를 선택할 수 있고 개척할 수 있다. 그러나 자유로운 만큼 고독하다. 자신을 억누르는 중력을 반드시 자신만의 두 다리로 뚫고 올라야 한다는 점에서 흔히 남이 대신 해 줄 수 없는 삶의 하중을 이고 가는 인생에 비유되기도 한다. 때로는 극도의 난관과 위험에 부딪힐 수도 있다. 등반가들은 이 과정에서 자연과 자신이 합일되는 데서 오는 충만함을 느끼기도 하고 극한 환경에서 마주치는 자기 자신의 모습을 통해 깨달음과 성찰을 얻기도 한다. 등산의 외형적 형식은 육체적 행위지만 내면적이고 사색적인 측면도 강하다. 고산 등반은 육체의 한계에 대한 도전이면서 난관을 회피하지 않는 정신적 강인함의 상징이기도 하다. 김 대장의 삶은 열 손가락 없는 등반이라는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을 이어가면서 보여준 절망의 극복 의지로 주목받았다.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스포츠클라이밍이 처음으로 올림픽에 도입됐다. 한국 대표 서채현과 천종원은 김홍빈 대장을 기리는 리본을 달고 출국했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국민들의 성원을 받았다. 귀국해서는 김 대장의 영결식장을 방문했다. 스포츠클라이밍의 뿌리는 등산이다. 대자연에서 펼쳐지던 등산 행위가 규격화된 룰을 거쳐 올림픽 종목이 됐다. 등산에서 스포츠클라이밍이 파생되어 나왔듯이 많은 종목들이 생활 속에서 퍼져 나왔다. 결국 스포츠는 삶과 생활의 한 부분이다. 스포츠가 인생을 닮았다고들 하는 이유다. 그 속에서 누구를 응원할 것인가. 이번 올림픽의 큰 특징으로 메달과 관계없이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스포츠맨십과 그 선수들에게 쏟아진 격려를 꼽는다. 순위에 오른 선수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참여하고 노력한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박수가 뜨거웠다. 최선을 다한 선수들 못지않게, 그들에게 이런 격려를 해 주는 사람들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사실 스포츠와 인생, 등산과 올림픽을 비슷하게 보자면 그것들은 서로 삶이라는 공통된 무대에서 펼쳐지는 여러 모습들일 뿐이다. 외형적 성취와 별도로 참여자들의 노력을 격려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삶의 과정을 격려하는 것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경쟁을 통한 성취의 결과물은 소수에게 돌아간다. 우리는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이 시대의 참여자들이다.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상황이나 추구하는 의미는 모두 다르다. 몇 가지 기준이나 결과를 놓고 모든 이의 삶을 재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들이 있어 세계는 존재한다. 모두의 존재는 소중하다. 세계 최초로 8000m급 봉우리를 오른 사람은 1950년 6월 안나푸르나(8091m)에 올랐던 프랑스의 모리스 에르조그(1919∼2012)였다. 동상에 걸려 손가락과 발가락을 모두 잘랐던 그는 산에서 내려온 뒤 “세상에는 다른 안나푸르나들이 있다”는 말을 남겼다. 또다시 인생의 다른 목표들이 남아 있다는 뜻이다. 이때의 안나푸르나는 인생의 목표를 상징하는 말이 되었다. 김 대장은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힘내십시오”라는 메시지를 마지막 산행에서 남겼다. 올림픽 기간 동안 국민들은 결과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한 선수들을 응원했다. 에르조그의 표현대로라면 모두가 각자의 산을 오른다. 같은 날 열린 김 대장의 영결식과 올림픽 폐회식을 통해 들려오는 목소리는 달랐지만 고단한 인생 산행에 나선 이들에 대한 응원과 과정과 노력에 대한 격려는 같았다고 본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손흥민(29·토트넘)이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프리시즌을 마쳤다. 손흥민은 8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프리시즌 경기에 선발 출전해 후반 34분 결승골을 터뜨려 토트넘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득점으로 손흥민은 프리시즌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3골 4도움을 올렸다. 토트넘은 새로 부임한 누누 이스피리투 산투 감독의 지휘 아래 프리시즌 5경기 무패행진(3승 2무)을 했다. 손흥민은 이적 문제로 갈등을 빚으며 팀 훈련에 참가하지 않은 해리 케인을 대신해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섰다. 전반 6분 오른발 슈팅을 비롯해 여러 차례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자페 탕강가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슛을 성공시킨 손흥민은 후반 40분 데인 스칼릿과 교체됐다. 손흥민은 지난달 22일 콜체스터 유나이티드(4부 리그)와의 경기에서 전반전만 소화하며 1골 2도움을 기록한 데 이어 29일 MK돈스(3부 리그)전에서도 1골 1도움을 올렸다. 5일 첼시와의 경기(2-2)에서도 손흥민은 도움 1개를 기록했다. 토트넘은 16일 0시 30분 맨체스터 시티와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을 치른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편하게, 멋지게, 우리답게.’ 올림픽은 다양한 패션의 경연장이기도 했다. 전통적인 올림픽 구호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와 비교하면 올림픽 패션의 방향은 위의 세 가지 내용으로 압축될 수 있다. 올림픽 패션에서는 선수들이 기량을 제대로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적 역할(편하게)이 강조됐고, 그러면서도 아름답고(멋지게), 자신이 대표하는 국가의 정체성 및 이미지(우리답게)를 세계인에게 보여줄 수 있는 내용이 추구됐다. 올림픽 패션과 관련해 지금은 금지된 전신수영복처럼 최첨단 공법을 동원해 과도한 기능을 지닌 복장이 논란을 일으킨 적이 많았다. 하지만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여성 복장 노출 및 일부 국가의 정체성 표현이 논란이 됐다. 독일 여자 체조대표팀은 그동안 여자 선수들이 주로 착용하던 비키니 모양의 레오타드 유니폼 대신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 바지 모양의 유니타드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다. 독일 여자 체조 대표 엘리자베트 자이츠는 “모든 여성은 무엇을 입을지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와 비교해 모든 선수들에게 자유로운 복장을 허용하는 배드민턴이 상대적으로 조명을 받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경기를 치른 선수들 30명 중 3분의 1가량이 반바지 외에 레깅스, 원피스, 히잡 등 다양한 복장을 하고 나선 내용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배드민턴 역시 2014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여자 선수들에게 미니스커트를 의무화했다가 반발에 부딪혀 복장 전면 자율화로 바뀌었다. 하지만 반대로 거의 모든 선수가 비키니를 입고 출전한 종목도 있다. AP통신은 여자 비치발리볼 선수 대부분이 비키니를 입고 출전했지만 강제 조항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비치발리볼은 긴 바지 및 긴소매 등 다양한 복장을 허용하고 있지만 선수들은 비키니를 택했다. 미국 선수 앨릭스 클라인먼은 “더운 날씨에 많은 옷을 입고 모래가 끼면 불편하다”고 말했다. 일부 복장에 대해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반대 의견이 있는 반면 기능적 필요에 따라 선택했다는 의견이 혼재하고 있는 셈이다. 선수들이 특정 복장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와 선택권 모두 중요하다. 결국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정진애 대한체조협회 여자체조 경기력향상위원장은 “사실 체조에서는 순발력 유연성 등이 중요한데 옷이 끼면 불편하고 동작에 방해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차피 팀 유니폼은 선수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아티스틱 스위밍 스타인 스베틀라나 로마시나와 스베틀라나 콜레스니첸코는 경기복에 곰 무늬를 넣었다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승인을 얻지 못하기도 했다. IOC는 도핑 문제를 일으킨 러시아의 올림픽 출전을 금지했다. 개인 자격으로 참가하는 러시아 선수들은 러시아 국기와 국명을 쓰지 못한다. IOC가 곰 무늬를 금지한 것은 곰이 러시아라는 국가를 연상시킨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들은 결국 곰 대신 거미 무늬 옷을 입고 출전했다. 그러나 러시아 선수단은 유니폼에 흰색 푸른색 붉은색을 적절히 섞어 사실상 러시아 국기를 형상화했다. IOC가 정작 이 유니폼들을 제재하지 못해 올림픽에서 러시아 이미지를 지우려던 효과가 미미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올림픽을 위해 미국은 랄프로렌, 이탈리아는 조르지오아르마니, 프랑스는 라코스테 등의 패션 브랜드와 손잡고 유니폼을 디자인하며 공을 들였다. 올림픽 패션은 개성을 표현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패션 잡지 보그 온라인 호주판은 인상적인 올림픽 패션 31장면을 선정하면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 우주인을 연상시키는 복장으로 출전했던 호주 여자 육상선수 캐시 프리먼 등과 함께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때 검은색 옷을 입고 출전했던 김연아의 모습을 선정하기도 했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8000m 이상 14개 봉우리 등정에 성공한 뒤 하산 중에 실종된 김홍빈 대장(57·사진)에 대한 수색이 중단됐다. 광주시 사고수습대책위원회는 “김 대장에 대한 수색을 중단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결정은 김 대장 가족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김 대장이) 히말라야로 떠나기 전 실종될 경우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무리한 구조는 하지 말라는 당부가 있었다”며 대책위에 이같이 요청했다. 평소 김 대장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산에 갔는데 죽어서까지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 죽어서 산에 묻히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파키스탄 구조대 헬기가 브로드피크 7400m 지점을 6차례나 돌며 수색했지만 김 대장을 찾지 못했다. 헬기에서 찍은 영상도 판독했지만 확인할 수 없었다. 현지 한국 구조대도 이날 베이스캠프에서 김 대장의 넋을 기린 뒤 철수했다. 대책위는 다음 달 초 광주 염주종합체육관에서 대한산악연맹 산악인장으로 장례식을 치를 예정이다. 정부에 체육훈장 청룡장 추서를 건의할 방침이다. 김 대장은 18일 오후 히말라야 브로드피크(8047m)를 등정하고 내려오던 중 7900m 부근에서 조난 사고를 당했다. 다음 날 오전 러시아 구조팀이 발견했지만 구조 도중 추락하면서 실종됐다. 한편 김 대장이 실종된 브로드피크 현지 베이스캠프 인근에서 외국의 한 등반대가 한국인 남성으로 추정되는 유해를 발견하고 현지 우리 공관에 알려왔다. 연세산악회 재킷과 깃발 등이 함께 발견됐다. 고인은 1999년 고 박영석 대장 등과 함께 브로드피크를 오르다가 내려오던 중 실종된 연세대산악회 소속의 허모 씨(당시 27세)로 알려졌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히말라야 브로드피크(8047m)에서 실종된 김홍빈 대장(57)의 구조 작업이 중단됐다. 김 대장이 실종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발견되지 않은데다 지형이 예상보다 험난해 더 이상의 수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26일 김홍빈 브로드피크 원정대 광주시 사고수습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반 회의를 갖고 수색 작업 중단을 결정했다. 전날 파스키탄 구조대 헬기가 브로드피크 7400m지점을 6차례 선회하며 김 대장의 실종 추정지점을 수색하고 동영상까지 촬영했지만 김 대장을 찾지 못했다. 실종 추정 지점인 브로드피크 중국 쪽 1000m 절벽의 접근이 어려운데다 구조헬기도 협곡에서 날리는 눈 때문에 그동안 제대로된 수색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에 참여한 일부 산악인은 “25일 첫 헬기 수색을 한 만큼 추가 수색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대장의 가족들은 “김 대장이 히말라야로 떠나기 전 혹시라도 자신이 실종될 경우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무리한 구조는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며 수색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책위는 원정대 귀국일정 등을 고려해 대한산악연맹 주최로 장례 절차를 진행하고 정부에 청룡장 추천을 건의할 예정이다. 현지에 있는 한국 구조대는 이날 베이스캠프에서 김 대장의 넋을 기린 뒤 철수했다. 대책위 한 관계자는 “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8000m이상 14좌 도전에 성공한 김 대장의 도전과 봉사정신 등을 기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광주=이형주 기자peneye09@donga.com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히말라야 브로드피크(8047m)에서 실종된 김홍빈 원정대장(57)의 실종 추정 지점은 수색이 힘든 험난한 지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김홍빈 브로드피크 원정대 광주시 사고수습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경(한국시각) 파스키탄 구조대 헬기 1대가 김 대장 실종 추정 인근 지점인 7400m 지점에서 6차례를 돌며 정찰 수색을 했다. 하지만 수색과정에서 김 대장은 찾지 못했다. 수색에는 파키스탄 구조대 헬기 2대와 김 대장 구조를 시도했던 러시아 산악인 비탈리 나조 씨가 참여했다. 구조대는 수색현장을 영상으로 촬영해 분석했다. 김 대장의 실종 추정지점은 1000m 높이의 수직절벽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대나 구조헬기가 수색작업을 벌이기 힘든 지형으로 알려졌다. 대책위는 26일 오전 10시 반 수색작업과 관련해 긴급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김 대장은 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8000m이상 14좌 도전에 성공했다. 18일 오후 4시 58분 전문 짐꾼인 하이포터 4명과 브로드피크 정상을 등정한 뒤 하산하던 중 실종됐다. 그는 19일 오전 5시55분 후배 등산인 조벽래 씨(51)에게 위성전화를 걸어 구조를 요청했다. 당시 “골(7800m) 주위에서 밤을 새웠다”고 말했을 정도로 정신이 명확했다. 또 “올라가려면 주마(등강기) 2개가 필요하다. 위성전화는 배터리가 충분하다. 의사소통 문제로 (한국)대원이 오길 원한다”고 전했다. 오전 11시 러시아 구조팀에 의해 위치가 확인돼 구조작업이 진행되던 중 연락이 끊겼다. 대책위 관계자는 “김 대장 실종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마지막 5분의 위성전화 통화를 믿고 수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광주=이형주 기자peneye09@donga.com이원홍전문기자 bluesky@donga.com}

“현재 상황이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만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22일 오후 3시 광주시장애인국민체육센터 3층 중회의실. 브로드피크(해발 8047m)에서 실종된 ‘열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 대장의 부인은 “남편은 지금까지 원정에서도 숱한 난관을 이겨낸 강한 사람입니다. 마지막 통화에서도 의식이 명확했고 정확한 판단을 하고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현재까지 현지 기상상황이 좋지 않아 구조작업을 못했으나 오늘 오후부터 날씨가 좋아져 구조작업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제가 여기 있는 건 수습이 아닌 구조 요청을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제발 부탁드립니다”며 눈물을 글썽이며 호소했다. 그는 “현지에서 구조대원, 헬기 등 구조를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났다. 그런데 헬기가 중국 땅을 넘을 수 있는 허가가 나지 않았다. 오늘이라도 헬기가 중국 땅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도 호소했다. 피길연 광주시산악연맹 회장은 “외교부, 베이징 대사관, 파키스탄 대사관이 21일에도 영상회의를 했다”며 “23일부터는 기상여건이 좋아져 헬기가 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헬기가 김 대장이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쪽 지역에서도 활동할 수있도록 중국 측의 승인절차가 끝나는 대로 수색이 진행될 예정이다. 광주시산악연맹은 “파스키탄 정부가 22일 중국 정부에 월경신청서를 접수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정부의 승인이 남았는데 베이징대사관에서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광주시산악연맹은 “중국 정부 승인이 나면 한국구조대를 실은 헬기 2대가 김홍빈 대장이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땅으로 가 구조작업을 할수 있다”며 “23일 중국땅을 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에 대해 “김홍빈 씨의 수색을 위해 인도적인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수색작업에 나설 것”이라며 “기상상황이 좋지 않아 수색을 못하다가 본격적인 수색작업에 나섰다. 헬기 2대가 5명의 구조대원과 장비를 싣고 4600m의 베이스 캠프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한편 파키스탄 현지 베이스캠프에는 한국, 러시아, 이탈리아, 폴란드 등의 전문 산악인 10명과 고산 지역 포터, 헬기 2대가 김홍빈 대장 구조작업을 위해 대기 중이다. 여기에 김미곤 박신영 장병호 등 브로드피크 등반경험이 있는 대원 3명이 국내에서 추가로 파견된다. 김홍빈 대장과 5분간 마지막 위성전화 통화를 했던 후배 등산인 조벽래 씨는 김 대장이 19일 오전 5시 55분 위성전화를 걸었을 때 자신의 위치와 필요한 도구 등을 정확히 인식하는 등 의식이 명확했다고 말했다. 당시 김 대장은 “밤을 새웠고 올라가려면 등강기 2개가 필요하다. 위성전화 배터리는 충분하다. 포터는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으니 한국 대원이 오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조 씨는 김 대장이 등강기 2개를 가져오라고 요청한 것은 추락지점이 급경사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조 씨는 김 대장의 보온장비가 충분하고 식량이 있어 아직 생존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식수는 눈으로 대체 가능하다고 했다. 조 씨는 현재 서풍이 불고 있는데 동쪽으로 떨어진 김대장 쪽으로 산이 바람을 막아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 씨는 “시간과의 싸움인데 23~24일까지 김 대장이 생존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시간이 갈수록 생존 확률이 낮아지는 만큼 구조작업이 서둘러져야 한다”고 했다. 조 씨는 “김 대장이 더 힘든 상황을 극복한 사례도 있다.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조 씨는 김 대장이 추락한 절벽 좌우 200m반경 이내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홍빈 선배님 희망의 끈을 놓지 마시고 온 국민들의 기도를 들으며 우리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히말라야 8000m급 14개 봉우리를 완등했던 산악인 한왕용 씨(55)는 2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브로드피크(해발 8047m)에서 실종된 ‘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 대장(57·사진)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마음을 간절하게 표현했다. 한 씨는 김 대장과 마찬가지로 브로드피크를 마지막으로 14개 봉우리 완등을 마쳤다. 2003년 7월 그가 이 산에 오를 때도 날씨가 좋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고 절벽에서 추락할 위기를 겪기도 했다. 역시 14개 봉우리 완등자인 엄홍길 씨(61)는 “홍빈이한테 원정 전에 7800m 인근 지점에서 고정로프를 반드시 설치하고 로프도 충분히 길게 가져가라고 몇 번이고 이야기했는데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안타까워했다. 김 대장이 졸업한 광주 송원대 산악회 후배 윤호준 씨(52)는 “홍빈 선배가 세상에 희망을 줄 수 있도록 꼭 돌아오실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산악인과 일반인을 가리지 않고 김 대장을 향한 무사귀환 기원이 이어지고 있다. 김 대장의 고향인 전남 고흥군 동강면 오수마을 송종길 이장(56)은 “김 대장이 초등학교 1년 선배다. 하루빨리 돌아오기를 고향마을 주민 모두가 기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장애인체육회 사무실에는 최근 김 대장의 안전 귀국을 바라는 전화가 하루 50통 넘게 걸려오고 있다. 이 단체 신영용 사무처장(63)은 “전국에서 전화가 빗발치듯 걸려온다. 장애인, 비장애인 할 것 없이 모든 국민들이 응원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파키스탄 현지에서 헬기 2대를 동원하는 등 구조 준비를 마쳤으나 이날 오후까지 기상 조건이 좋지 않아 출동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전문 등산대원과 의료진이 포함된 중국 연합 구조팀도 이날 사고 현장 인근 지역에 도착해 기상 상황이 나아지는 대로 구조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이원홍 전문 기자 bluesky@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두 손이 있을 땐 나만을 위했습니다. 두 손이 없고 나서야 다른 사람이 보였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만큼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보이지 않은 새로운 손이 그렇게 말합니다.’ ‘열 손가락이 없는 산악인’ 김홍빈 씨(57)가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에서 볼 수 있는 ‘손’이란 제목의 시다. 김 씨는 2008년 남극에 갔을 때 긁적여 보았던 시라고 소개했다. 그는 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에 나서면서 장애인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2018년 뜻있는 사람들과 함께 ‘김홍빈과 희망 만들기’라는 단체를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씨는 평소 지인들에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나눔 캠프를 운영하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 어려운 청소년과 장애인을 위해 매년 트레킹 등 행사를 열어 꿈과 희망을 선물했다. 김효성 ‘김홍빈과 희망 만들기’ 사무처장은 “김 대장은 산행을 하지 않으면 항상 사무실에 나와 어려운 청소년과 장애인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다녔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실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메시지가 줄을 이었다. 대한산악연맹에 따르면 그는 브로드피크(해발 8047m) 등정 후 19일 해발 7800m 지점에서 빙벽 아래로 떨어졌다. 바위틈에서 홀로 10시간 이상을 버티며 구조신호를 보낸 뒤 극적으로 러시아 등반대에 발견됐으나 구조 도중 다시 추락해 절벽 아래로 실종됐다. 김 대장은 중국 쪽 1000∼1500m 아래 협곡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산악인 엄홍길 씨는 “사고가 난 그 지점에서 정상 사이에 둔덕이 많아 오르내리는 데 엄청난 체력이 소모된다. 집중력이 완전히 흐트러져 사고가 많이 난다”고 말했다. 김 대장은 사고 직후 광주시산악연맹 후배 조모 씨에게 위성전화로 조난 사실을 알렸다. 김 대장은 “등강기 2개가 필요하다. 무전기가 필요하다. 많이 춥다”고 했다. 조난 후 약 11시간 만인 19일 오전 11시 러시아 원정대가 그를 발견해 구조작업을 벌였다. 러시아 대원은 고정 로프를 설치하고 내려가 물을 주고 15m 정도 끌어올리는 구조활동을 했다. 김 대장은 이후 등강기를 이용해 혼자 올라가겠다고 했고 도중에 추락했다. 줄이 끊어진 것인지 아니면 등강기가 고장 난 것인지 확인되지 않았다. 파키스탄 육군 헬기, 원정대 한국대원 등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악화된 기상여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991년 북미 최고봉 매킨리 등정 도중 동상에 걸려 열 손가락을 모두 잃었던 그는 손목도 성치 않아 엉덩이 살을 갖다 붙였다. 하체 근력을 키우기 위해 여름에는 사이클과 배드민턴을, 겨울에는 스키를 탔다. 장애인 스키 국가대표로 패럴림픽에도 참가했다. 장애인 세계 최초로 8000m급 14개 봉우리 완등을 이루어낸 이번 등정 목표는 코로나19로 힘든 국민들에게 용기를 주고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동료들은 “1%의 가능성을 100%의 가능성으로 만들자”던 그의 평소 말대로 그가 무사귀환하기를 바라고 있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정승호 기자 shjund@donga.com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우리는 기이하고도 모순된 올림픽을 눈앞에 두고 있다. 23일 개막하는 2020 도쿄 올림픽은 여러 점에서 충돌을 낳고 있다. 축제이되 축복받지 못하며, 화합의 장이되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로운 신경전의 무대이며, 인류의 강건함을 추구하되 오히려 참가자들이 질병에 쓰러질 것을 두려워하는 역설적인 상황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것이다. 많은 이들의 염려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회를 강행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의 모습은 이제 올림픽이 인류 평화와 화합이라는 본래의 의도보다는 올림픽 개최를 통한 정치 경제적 이익을 더 중시하는 하나의 사업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더 강하게 갖게 해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대부분의 경기는 관중조차 부르지 못해 무관중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올림픽이 세계인의 축제라고 하지만 마음껏 올림픽에 참가하고 즐길 수 없는, 축복받지 못하는 축제가 열리는 것이다. 그럼에도 참가국을 배려하는 일본과 IOC의 진정성이 느껴졌다면 우리는 어렵게 열리는 도쿄 올림픽을 통해 올림픽이 추구하는 화합의 정신을 기대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올림픽 사이트 내에서 독도를 자국 영토로 표기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고, 방사능 오염 논란이 불거진 후쿠시마 식재료를 전 세계에서 온 선수단에 출처도 밝히지 않고 먹이려 하고 있다. 오히려 한국이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만든 도시락을 배포하는 것조차 트집을 잡고 있다. 만일 일본이 그토록 자신 있다면 후쿠시마산 식재료의 출처를 모두 명시하고 선수촌 식당에서 선수들 스스로 그 음식을 선택하도록 하라. 논란이 가라앉지 않은 후쿠시마산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스스로 선택할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겠는가. 출처조차 명시하지 않은 채 세계에서 온 선수들에게 그 음식을 먹게 한 뒤,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조차 후쿠시마산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었다는 홍보 재료로 삼으려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렇게 해서 후쿠시마 지역의 식재료가 안전하다는 식의 메시지를 국내외에 알리고 후쿠시마 지역의 민심을 달래 보려는 일본 내부의 정치에 올림픽 선수단 전체를 이용하려는 것은 아닌가. 독도와 욱일기 문제 등과 관련해 일방적으로 일본 측의 입장만 되풀이해온 IOC에 대해서도 우리는 여러 차례 실망을 느꼈다. 최소한의 기계적 중립도 지키지 않는 듯한 IOC는 올림픽 개최에만 급급해 개최국의 눈치만 보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그럼에도 우리는 올림픽에 참가한다. 한때 정치권에서 올림픽 보이콧 이야기가 흘러나왔지만 본격적으로 확산되지 않은 데에는 진통을 겪고 있는 한일관계의 악화에 대한 우려, 올림픽을 통한 한일 간 대화의 계기 마련 등 다양하고 복잡한 계산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선수들이 평생을 일궈온 꿈을 펼칠 기회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했다. 정치적 이슈들을 해결하고 이들이 안전하고 최선의 환경 속에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올림픽 개최 이전에 많은 문제들이 해결됐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런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한 우리의 정치적 역량에도 아쉬움은 남는다. 하지만 이 문제들을 촉발시킨 것은 우리 선수들이 아니다. 이 문제를 일으켜 올림픽을 정치 이슈화한 것은 일본이고 이의 중재에 소홀한 IOC의 책임도 크다. 여기서 염려되는 것은 우리 선수단이 최대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일 간의 긴장관계 속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을 향해 쏟아지는 일본의 반한 감정 및 각종 압박이 염려스럽다. 국내에서 일고 있는 반일 감정 또한 선수들에게는 무시 못할 심리적 압박감을 줄 것이다. 정식으로 수렴된 국론이나 법을 어기면서 참가한 것이 아닌 우리 선수들에게는 죄가 없다. 선수들이 한일 양국 신경전의 대상이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복잡한 분위기 속에 참가하는 한국 선수단에 그 어느 때보다 힘을 내고 정정당당하자고 말하고 싶다. 그것이야말로 개인으로서 최선의 성취를 이룰 기회를 놓치지 않는 동시에 이 논란 많은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진정한 스포츠맨십으로 도덕적 우위에 서는 길이기도 하다. 또 일본과 IOC에는 지금부터라도 배려와 공정의 모습으로 나서 주기를 촉구한다. 그것이 진정 올림픽을 살리는 길이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 씨(57·사진)가 장애인으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 14개 등정에 성공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 대한산악연맹은 19일 “김홍빈 대장이 하산 도중 구조 요청을 했고 현지에 있던 외국 등반대가 구조에 나섰지만 정확한 상황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김 씨는 현지 시간 18일 오후 4시 58분(한국 시간 오후 8시 58분) 브로드피크(해발 8047m) 정상에 오르는 데 성공해 2006년 가셔브룸 2봉(8035m)을 시작으로 15년에 걸쳐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에 모두 올랐다. 1991년 북미 최고봉 매킨리(6194m) 등반 중 조난을 당해 동상에 걸렸고 열 손가락을 모두 잃었지만 포기를 몰랐다. 김 씨는 당초 몸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하산을 시작한 뒤 안전한 곳으로 내려와 휴식을 취하고 국내 관계자들과 통화를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 씨는 해발 7900m 부근에서 조난된 뒤 현지 시간으로 19일 오전 9시 58분 구조 요청을 보냈고, 러시아 등반대가 조난 현장을 찾아갔지만 구조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관계자에 따르면 김 씨가 빙벽 아래로 떨어졌고 김 씨를 끌어올리다 중간에 다시 밧줄이 끊어져 재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산악연맹은 “어떤 상태인지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정확한 정보 파악이 우선”이라며 긴급 대처에 들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김 씨의 등반 성공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내면서 “어제 정상 등반을 축하하고 싶었지만 하산 중에 연락이 두절됐다는 전언에 걱정이 컸다. 이탈리아 등반대의 도움으로 캠프에 잘 도착했다고 하니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는 김 씨가 구조됐다는 소식을 듣고 메시지가 그렇게 나간 것으로 안다”며 “최종 확인이 안 돼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했다.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바탕으로 문 대통령이 축하 메시지를 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 씨(57)가 장애인으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급 봉우리 14개 등정에 성공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 대한산악연맹은 19일 “김홍빈 대장이 하산 도중 구조요청을 했고 현지에 있던 외국 등반대가 구조에 나섰지만 정확한 상황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김 씨는 현지시간 18일 오후 4시 58분(한국시간 오후 8시 58분) 브로드피크(해발 8047m) 정상에 오르는 데 성공해 2006년 가셔브룸 2봉(8035m)을 시작으로 15년에 걸쳐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에 모두 올랐다. 1991년 북미 최고봉 매킨리(6194m) 등반 중 조난을 당해 동상에 걸렸고 열 손가락을 모두 잃었지만 포기를 몰랐다. 김 대장은 당초 몸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하산을 시작한 뒤 안전한 곳으로 내려와 휴식을 취하고 국내 관계자들과 통화를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 대장은 해발 7900m 부근에서 조난 된 뒤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9시 58분 구조 요청을 보냈고, 러시아 등반대가 조난 현장을 찾아갔지만 구조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관계자에 따르면 김 대장이 빙벽 아래로 떨어졌고 김 대장을 끌어올리다 중간에 다시 밧줄이 끊어져 재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산악연맹은 “어떤 상태인지 정확히 확인 되지 않고 있다”며 “정확한 정보 파악이 우선”이라며 긴급 대처에 들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김홍빈 대장의 등반 성공을 축하한다는 축하 메시지를 내면서 “어제 정상 등반을 축하하고 싶었지만, 하산 중에 연락이 두절됐다는 전언에 걱정이 컸다. 이탈리아 등반대의 도움으로 캠프에 잘 도착했다고 하니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는 김 대장이 구조됐다는 소식을 듣고 메시지가 그렇게 나간 것으로 안다”며 “최종 확인이 안 돼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했다.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바탕으로 문 대통령이 축하 메시지를 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열 손가락이 없는 산악인 김홍빈 씨(57)가 18일 브로드피크(해발 8047m) 정상에 올라 장애인으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 14개에 모두 올랐다. 김 씨는 류재강 정우연 정득채 대원 등과 함께 등반대를 결성한 후 6월 14일 파키스탄으로 출국해 6월 28일 베이스캠프를 꾸렸다. 대한산악연맹에 따르면 김 씨는 당초 17일 정상에 오를 예정이었으나 현지 상황으로 18일 오후 4시 58분(현지 시간) 정상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브로드피크는 파키스탄과 중국 국경지대에 있는 산으로 세계에서 12번째로 높다. 김 씨는 2006년 가셔브룸 2봉(8035m)을 시작으로 15년에 걸쳐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에 모두 올랐다. 김 씨는 출국 전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많은 국민이 힘들다. 힘들 때는 저를 생각해 달라”며 역경을 이겨낸 자신의 삶이 많은 이들에게 작은 용기라도 줄 수 있기를 희망했다. 이번 등반을 준비하던 중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까다로워진 방역 절차로 출입국 과정에서 힘이 들었고 현지에서 셰르파를 고용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강한 의지로 극복했다. 김 씨는 1991년 북미 최고봉 매킨리(6194m) 등반 중 조난을 당해 동상에 걸렸고 7번 수술을 했으나 열 손가락을 모두 잃었다. 손끝에 힘을 주고 암벽을 올라야 하는 등반가로서의 활동은 포기하다시피 했다. 여러 직업을 구해 보았으나 결국 등반가로서의 꿈과 열정을 다시 확인한 그는 재기를 결심하고 하체 근력 강화에 집중했다. 손힘을 덜 쓰더라도 하체 힘을 더 길러 추진력을 얻고자 했다. 이를 위해 스키와 사이클 훈련에 집중했다. 그는 1999년 장애인스키 국가대표로 발탁됐고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 겨울 패럴림픽에도 참가했다. 국가대표는 2006년 은퇴했지만 2013년 전국 장애인 겨울체육대회에서 회전, 대회전, 콤바인 3관왕을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2020년 2관왕을 차지하는 등 꾸준한 활약을 이어왔다. 전국 장애인 도로 사이클 대회에서도 여러 차례 입상했다. 등반가로서 7대륙 최고봉 등정을 1차 목표로 삼은 그는 1997년 유럽 엘브루스(5642m)를 시작으로 2009년 남극의 빈슨매시프(4897m)까지 12년에 걸쳐 목표를 달성했다. 7대륙 최고봉 등정 과정에서 2007년 아시아 최고봉이자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에 올랐던 그는 기회가 생길 때마다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에 올랐고 2019년 가셔브룸 1봉(8068m)에 올라 8000m급 봉우리 13개에 올랐었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