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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 명륜당에서 열린 ‘석전제(釋奠祭)’ 악무(樂舞) 공연. 석전제는 공자를 기리는 문묘의 전통 의례로 봄과 가을에 공자를 비롯한 성현들에게 올리는 제사 의식이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19일 0시 45분경 서울 금천구 가산동 서부간선도로 진입부로 한 구급차가 사이렌 등을 켜지 않은 채 빠른 속도로 달려왔다. 구급차는 간선도로 진입부에서 경찰이 벌이고 있는 음주단속으로 정지해 있던 차량 행렬을 보고는 갑자기 속도를 줄이며 사이렌을 울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이 구급차가 차로를 바꿔 경찰을 지나치려고 하자 경찰은 구급차를 불러 세웠다. 운전석 창문이 열리자 술 냄새가 풍겨 나왔다. 구급차 운전사 박모 씨(46)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0.115%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119구급대가 아닌 사설 응급구조단(129) 소속인 이 차량은 시신과 상주를 실고 충북 청주의 한 장례식장으로 가던 길이었다. 황당한 상황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박 씨는 혀가 꼬인 목소리로 회사 동료가 운전하는 다른 응급차를 불렀다. 시신과 상주를 목적지까지 대신 옮겨달라는 부탁이었다. 10분 만에 달려온 동료 양모 씨(26) 얼굴 역시 벌게져 있었다. 경찰은 차에서 내렸다가 뒤늦게 음주단속 현장인 걸 알고 급히 시동을 거는 양 씨에게 음주측정기를 들이댔다. 혈중알코올 농도 0.068%. 면허정지 수준이었다. 상주는 “차에 타자마자 알코올 냄새가 진동했지만 구급차는 원래 그러려니 했는데 운전자가 만취상태였다니 망자의 마지막 가는 길이 이렇게 위험할지 몰랐다”고 했다. 금천경찰서는 20일 두 구급차 운전사를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일부 몰지각한 사설 응급구조단 소속 운전사가 이처럼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경찰이 사이렌을 울리며 이동하는 구급차는 응급상황인 것으로 판단하고 거의 단속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버젓이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는 것이다. 지난달 8일 경남 사천시에서는 사설 구급차 운전사 설모 씨(21)가 음주운전(혈중알코올 농도 0.056%)을 하다 오토바이 신문배달원 강모 씨(31)를 치어 숨지게 했다. 설 씨는 경찰조사에서 “24시간 비상대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평소 술을 잘 마시지 않지만 올림픽 경기 중계를 시청하다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 이날 설 씨는 구급차를 개인용도로 이용하다 사고를 냈다.전문가들은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이미 예견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응급이송은 소방서에 소속된 119구급대와 사설 응급구조단으로 나뉘어 한다. 전문 구조교육과 지속적인 내부 점검을 받는 구급대원만이 운전하는 119 구급차와 달리 사설 응급차는 1종 운전면허만 있으면 누구나 운전할 수 있다. 미국은 사설 구급차라도 운전을 하려면 응급구조사 등 전문자격을 갖춰야 한다. 일본 역시 환자 이송을 위해선 응급 기초 교육을 받은 ‘승무원 적임증’이 있어야 한다. 이 적임증은 소방총감이 발급한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나 신호위반 단속을 나가 보면 사설 응급차 운전사들은 환자 이송을 이유로 교통질서를 무시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전했다.사설 응급구조단 관계자들은 “사설 응급과 관련해 처우가 열악하다 보니 제대로 된 교육을 시키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반박한다. 응급의료수가가 턱없이 낮아 사설업체들이 갈수록 영세해지면서 응급이송의 질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1995년 책정된 이송요금도 아직까지 그대로다. 사설 응급구조단의 한 관계자는 “대우가 나빠 응급차를 운전하겠다는 사람이 별로 없어 제대로 관리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응급환자 이송이 이처럼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지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응급환자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현재 사설 구급차는 응급 환자는 물론이고 알코올의존증 환자나 정신질환자, 시신까지 이송하고 있다. 규정상 응급 환자 이송 이외엔 사이렌을 켤 수 없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암암리에 환자가 아닌 일반인을 이송하다 적발된 사례도 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사이렌을 울리며 가는 구급차를 불신해 길 터주기에 동참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환자 세 명 중 두 명은 응급 처치할 수 있는 시간 내에 병원에 도착하지 못하고 있다. 구급차라도 응급 환자가 있는 경우에만 응급차량으로 인정되고 그렇지 않으면 일반차량으로 취급한다. 환자가 없는데 사이렌을 울리며 무단 추월을 하거나 사고를 일으키면 도로교통법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유순규 을지대 응급구조학과 교수는 “응급의료 지식이 없고 제대로 교육받지 않은 사람이 구급차를 몰면서 사고가 잇따르는 것”이라며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사설 응급구조단의 자격요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혼자 귀가하던 젊은 여성에게 연쇄 성폭행을 저지른 ‘서울 남부 발바리’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동작구와 서초구 일대에서 술에 취해 혼자 가는 여성을 뒤따라가 성폭행한 혐의로 이모 씨(35)를 9일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올해 2월 1일 오전 2시 20분경 동작구 사당동의 한 주택가에서 혼자 길을 가는 여성 A 씨(22)를 뒤따라가 으슥한 골목에서 성폭행했다. 이 씨는 이런 수법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20대 여성 6명과 30대 여성 1명 등 총 7명을 성폭행했다.}

“성교육 요청을 받고 한 초등학교에 갔는데 45분 만에 끝내 달라는 말부터 하더군요. 고작 그 시간에 성지식과 성폭행 예방까지 가르쳐 달라는데 참 난감했습니다.” 성교육 전문기관인 탁틴내일청소년성문화센터 이현숙 대표(사진)는 11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의 성교육은 생물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친다”며 “그나마도 제한된 시간에 쫓기다시피 진행되다 보니 학교 성교육은 있으나 마나 한 시간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신문기자 시절 유치원 원장에게 유아 80여 명이 성추행당한 사건을 장기간 취재하다 아예 성교육 전문기관을 만들었다. 그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성교육을 받는 게 중요한데 학교 부모 사회는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한국 성교육에서 꼭 필요한 점으로 토론식 수업과 위기상황 대처 연습을 꼽았다. 그는 “미국에서는 구체적인 성범죄 상황을 예로 제시하고 학생과 교사가 함께 토론하며 방법을 찾는다”며 “위기상황에 대한 연습을 해야 성범죄 대처 능력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남자가 여자친구 집에 놀러 갔다. 둘은 키스했고 얼마 뒤 남자가 성관계를 요구했다. 여자친구가 웃으며 그만하자고 말했지만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여자를 침대에 눕히려 했다.’ 캐나다 고교 성교육 교과서에 나오는 ‘실제 상황’이다. 교과서는 ‘남자의 행위를 어떻게 보는가?’라고 질문한 뒤 상대방의 확실한 동의가 없는 성관계는 성폭력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로맨스와 성폭력의 경계를 교과서를 통해 분명하게 배우는 것이다. 선진국에선 성교육의 목표가 성범죄 예방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이 강력한 만큼 학생들이 미흡한 교육 탓에 성범죄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캐나다 정부가 만든 성교육 커리큘럼을 보면 성폭력의 세부 유형을 구체적으로 가르치도록 돼 있다. 교과서는 ‘성폭력은 무엇인가’ ‘성추행, 데이트 폭력, 강간은 어떻게 다른가’ ‘성폭력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등을 주제로 하여 구성돼 있다. 사례 토론 중심으로 성교육이 진행된다. 국가 차원에서 성교육을 의무화하고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 교육하는 것도 선진국의 공통점이다. 덴마크는 초등학교부터 성교육을 의무화했다. 공립학교는 입학 후 졸업 때까지 10년 동안 교사 1명이 담임을 맡는데 담임교사가 성교육을 담당한다. 한 교사가 10년 단위 커리큘럼을 토대로 개별 학생의 특성을 감안한 맞춤형 성교육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고등학교에 가면 보건교과가 개설돼 있고 한 주에 3시간씩 1년에 4주간 집중 성교육을 한다. 또 10여 개 학교당 1명의 ‘성교육 전문 의사’가 배치돼 정기적으로 방문 특강도 한다. 스웨덴은 ‘부모가 자녀의 학교 성교육을 반대할 수 없다’는 법조항이 있을 정도로 강력한 의무 성교육을 실시한다. 스웨덴은 왕립교육위원회가 제작한 가이드라인을 따라 4세부터 20세까지 5단계로 구분해 교육하고 있다. 프랑스는 1973년부터 성교육을 정규 교과 과정에 포함시켜 1년에 30∼40시간을 배정했다. 세계적인 음란물 제작 유통 국가 중 하나인 일본도 연간 70시간 이상 교육한다. 학교 성교육을 가정 등 지역사회와 연계해 운영하는 나라도 많다. 독일 학교는 매 학기 초 성범죄 예방 가정통신문을 보낸다. ‘다른 사람이 준 선물 받지 않기’ ‘모르는 사람의 차에 타지 않기’ 등 학부모가 평소 자녀에게 가르쳐야 할 성범죄 예방 지침을 안내하기 위해서다. 방과후 수업 시간에는 경찰관이 정기적으로 학교를 찾아 상황별 성범죄 대처 요령을 가르친다. 학생 스스로 최소한의 방어를 할 수 있도록 유도 등 호신술을 집중 연마하는 특별활동 프로그램도 많다. 미국은 의사 사회학자 교사 법관 경찰관 등이 참여하는 기구(SIECUS)에서 성교육 관련 교재를 만든다. 최근의 성범죄 유형과 가해자의 심리적 특성 등 실제 현실을 성교육에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서다. 윤인경 한국교원대 가정교육학과 교수는 “지금 우리의 성교육 과정은 정규과목이 아니라서 교과과정이 개정되면 언제든지 삭제될 수 있다”며 “어릴 때부터 무엇이 성범죄인지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교육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동영상= 성폭행뒤 사망한 알바 여대생, 모텔 CCTV 영상 스물한 살 여대생의 꿈은 그렇게 사라져 갔다. 경기 수원시의 한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A 씨(21·대학 2년)가 이 가게에서 주방보조일을 하는 고모 씨(27) 등 2명과 술자리를 가진 것은 지난달 28일 오전 2시경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고 씨는 A 씨를 인근 호프집에 데려갔다. 자신의 후배 신모 씨(23·휴대전화 대리점 직원)도 함께였다. ○ 재밌었던 오빠가… 처음 소주를 마시던 세 사람은 술이 오르자 생맥주를 시켜 폭탄주를 돌렸다. 그렇게 마신 시간이 2시간 20여 분. 호프집 종업원은 경찰조사에서 “분위기가 그다지 나쁜 것 같지 않았다”며 “처음엔 소주만 마시다 나중에 게임을 하면서 생맥주를 시켜 폭탄주를 돌려 마셨다”고 진술했다. 이들이 마신 소주 6병과 생맥주 2000cc는 몸무게가 45kg 정도인 A 씨가 견디기에는 너무 많은 양이었다. 결국 A 씨는 인사불성이 됐고, ‘재밌는 오빠’들은 늑대로 돌변했다. A 씨를 인근 모텔로 끌고 간 두 사람은 번갈아 가며 A 씨를 성폭행했다. 모텔 폐쇄회로(CC)TV에는 두 사람이 만취한 A 씨를 부축해 방으로 들어가는 장면과 한 사람이 성폭행하는 동안 다른 한 사람이 밖에 나와 있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마지막으로 A 씨를 성폭행한 고 씨가 모텔을 떠난 것은 이날 오전 7시경. A 씨는 인사불성인 채로 방에 혼자 남겨졌다. 7시간여 후 고 씨가 모텔을 다시 찾았다. 아침에 돌아간 뒤 A 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 고 씨는 방 안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A 씨를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다. 하지만 의식불명이던 A 씨는 이미 뇌사 상태였고 병원에서 응급 소생술을 받아 겨우 호흡만 유지했다. A 씨는 힘겹게 숨을 이어 오다 결국 3일 오후 6시 반경 숨졌다. 고 씨와 신 씨는 즉시 경찰에 검거됐다. 두 사람은 경찰에서 “동의하에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술자리 성격에 대해 고 씨는 A 씨와 신 씨를 소개팅시켜 준 것이라 주장했지만 가족은 이날이 A 씨의 아르바이트 마지막 날이어서 송별회인 줄 알고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고 씨 등이 처음부터 성폭행을 목적으로 A 씨에게 과다한 양의 술을 마시게 했는지를 수사 중이다. 술에 약물을 섞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위급한 상태에 빠진 A 씨를 장시간 방치해 숨지게 한 것이 확인되면 유기치사 혐의 적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경찰에 보낸 1차 소견서에서 ‘물리적 충격 등의 징후는 없고, 질식 등 호흡기 계통의 특이 소견도 없다. 사인불명’이라고 밝혔다. ○ 미용사가 꿈이던 소녀 가족에 따르면 A 씨의 꿈은 미용사였다고 한다. 이 때문에 미용학원을 다녀야 해 부모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는 것.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해 달라”며 아버지를 조르고 졸랐다고 한다. A 씨의 아버지는 “‘집이 어렵지 않은데 위험할 수 있으니 하지 마라’라고 말렸지만 결국 ‘딱 한 달만 하겠다’는 말에 허락했다”며 “오늘이 알바 마지막 날이니 선물 사 오겠다고 뭐 받을지 생각해 보라며 나간 딸이 주검이 돼 돌아왔다. 끝까지 아르바이트 하는 걸 허락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내가 무슨 귀신에 씌었나 보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A 씨는 7월 중순 이 호프집에서 서빙을 시작했다. 호프집 주변 상인들은 A 씨에 대해 “요즘 아이들 같지 않게 참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 여대생의 작은 꿈은 동물적 본능을 참지 못한 남자들에 의해 산산이 부서졌다. 일주일 내내 딸이 깨어나기만을 기도하던 가족도 희망의 끈을 놓아야 했다.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경기 수원 20대 여성 토막 살해범 오원춘, 경남 통영 초등생 납치 살해범 김점덕, 제주 올레길 관광객 토막 살해범 강성익, 두 아이의 엄마 성폭행 살인범 서진환, 그리고 나주 7세 여아 납치 성폭행범 고종석까지….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둔 대한민국에 ‘야만의 기억’을 일깨운 이름들이다. 최근 연이은 흉포한 범죄에 분노한 시민들 사이에서 15년 가까이 중단된 사형 집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흉포하게 목숨을 앗은 범죄자는 법이 정한 대로 죗값을 치르게 해 사회정의를 구현하고, 범죄 재발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8월 20일 서울 광진구 중곡동 집에서 서진환이 휘두른 흉기에 아내를 잃은 남편은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범인을 사형시킨다고 가슴의 응어리가 사라지진 않겠지만 그래야만 아내의 원수를 갚을 수 있다. 최대한 고통스럽게 죽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영철 강호순 같은 사람은 감옥에서 빈둥빈둥 먹고 놀며 발 뻗고 자고 유족은 국가의 처분만 기다리며 평생 상처와 싸워야 한다면 그게 과연 인권이고 정의인가”라고 되물었다.여론도 들끓고 있다. 성난 누리꾼들은 “왜 국가가 법을 어기고 장기간 세금으로 사형수를 먹여 살리느냐. 당장 사형을 집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터넷 카페 여성 회원 20여 명은 2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집회를 열고 “인권은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지 짐승 같은 범죄자들에게는 필요 없다”며 사형 집행을 촉구했다. ‘다음’ 토론방 아고라에도 ‘사형 집행을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서명운동을 하는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숙명여대 법학과 이영란 교수는 “사형은 재범을 막는 완벽한 대책”이라며 “사형제가 합법적인 형벌인 이상 정부가 집행을 미루는 것은 법을 어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정부는 1997년 12월 30일 23명을 사형 집행한 이후 15년째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있다. 그 사이 복역 중인 사형수는 60명으로 늘었다. 최근 10년간 강력범죄는 84.5%나 증가했다.헌법 해석기관인 헌법재판소도 사형제에 대해 합헌 결정을 했다. 2010년 2월 헌재는 “제한적인 경우에만 부과되는 사형은 범죄에 대한 응보형으로 고안된 필요악으로, 여전히 제 기능을 한다”고 결정했다. 1996년에 이어 두 번째 합헌 결정이었다.하지만 사형 반대 의견도 여전히 거세다. 진보단체와 상당수 종교계 인사들은 “범죄자의 인권도 존중해야 한다. 그리고 사형의 범죄 억지 효과가 분명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1995년에 19명, 1997년에 23명을 사형 집행했지만 1996년 인구 10만 명당 살인율은 6% 늘었고, 1998년에도 전년에 비해 살인이 17% 증가했다는 것이다.정부는 사형 집행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 태도다. 2010년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이 사형 집행 의사를 밝혔지만 반대 의견에 밀려 곧 흐지부지됐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3일 “사형 집행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아직 이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그때 그 녀석 같은데….”지난달 5일 오전 출근 중이던 이모 씨(45·여)가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사당역 부근에서 핸드백을 날치기 당했다며 경찰을 찾아왔다. 배달용 오토바이를 탄 남자가 뒤에서 핸드백을 순식간에 낚아채 갔다는 것이다. 폐쇄회로(CC)TV를 보던 방배경찰서 백모 경위의 머리에 13년 전 날치기범으로 붙잡았던 오모 씨(33)가 스쳐 지나갔다. 2인 1조로 움직이는 다른 날치기범과 달리 이번 범인도 당시 오 씨처럼 혼자 움직였다. 배달용 짐칸이 있는 오토바이를 몰며 범행 뒤 한 손으로 운전하는 점도 비슷했다. 백 경위는 13년 전 오 씨가 경찰에서 “짜장면 배달을 하다 보니 짐칸이 있는 배달용 오토바이를 타야 안정감 있게 운전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떠올랐다.최근 날치기 사건 기록을 확인해 보니 7월 초부터 강남 용산 등지에서 똑같은 수법의 범행이 일어나고 있었다. 모두 배달용 오토바이를 이용한 한 손 운전 날치기범이었다. 오 씨가 범인이라고 직감한 백 경위는 25일 인천 남동구 간석동 오피스텔에서 그와 맞닥뜨렸다. 오 씨는 범행을 완강히 부인했지만 그의 집 안에는 그동안 훔친 물건들이 가득 차 있었다. 방배경찰서는 17회에 걸쳐 1400여만 원어치를 가로챈 혐의(특수절도)로 오 씨를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동방신기’에 이끌려 한국으로 왔어요. 제가 좋아하는 케이팝(K-pop)을 직접 볼 수 있다니 꿈만 같아요.” 독일 튀빙겐대를 다니던 카트린 마우러 씨(23·여)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고려대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한국에 입국했다. 마우러 씨의 마음을 흔든 것은 인터넷에서 본 아이돌그룹 동방신기의 뮤직비디오였다. 일본의 비디오게임을 검색하다 우연히 접하게 된 케이팝은 유럽에선 경험할 수 없었던 색다른 음악이었다. 마우러 씨는 “부산 해운대나 전주 한옥마을도 좋지만 빅뱅과 투애니원 콘서트장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할 정도로 케이팝 마니아가 됐다. 케이팝이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과 미주지역 등 전 세계로 퍼지면서 교환학생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대학생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30일 동아일보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서울의 주요 8개 대학 교환학생 수를 분석한 결과 2008년 2931명이던 학생이 지난해에는 7139명으로 2.4배가 되었다. 이는 국내 대학들이 글로벌화를 외치며 외국 대학과 경쟁적으로 교류협정을 맺은 이유도 있지만 케이팝 열풍이 결정적 배경이 됐다는 게 대학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특히 대학 당국은 한국을 찾는 학생들의 국적이 다양해지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에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편중돼 있었지만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으로 무게 중심이 바뀌고 있는 것. 중앙대는 2008년 20명에 불과하던 미국 출신 교환학생이 올해에는 363명으로 늘었다. 프랑스 학생도 18명에서 66명으로 늘었고, 2008년 한 명도 없던 독일 학생이 올해는 23명이나 왔다. 오스트리아 쿠프슈타인대에서 작년 8월 연세대 경영학과 교환학생으로 온 로이 바이스바흐 씨(27·여)는 “과거에는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가는 친구들을 거의 볼 수 없었지만 케이팝이 인기를 끌면서 지금은 서로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국외국어대에서 교환학생의 국내 정착을 돕고 있는 국제학생회의 전호임 씨(21·여·중국학부 3년)도 “이탈리아 프랑스 폴란드 등에서 한국 가수의 콘서트장에 가고 싶어서 한국을 찾은 친구들이 많이 생겼다”고 전했다. 교환학생 수가 급증하면서 기숙사에 방을 잡지 못해 캠퍼스 밖에서 자취를 하는 외국인 대학생도 크게 늘고 있다. 한양대에는 45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외국인 학생 기숙사가 있지만 교환학생으로 온 학생이 100명 이상 초과해 임대아파트를 물색하고 있다. 이화여대도 올해 2월 제2국제기숙사를 완공해 모두 282명을 수용할 수 있게 됐지만 교환학생으로 온 학생이 664명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수는 하숙이나 자취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 국제교류처 관계자는 “국내 대학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미국과 유럽 출신의 대학생들이 몰려오는 것을 보면 케이팝 등 한류 문화의 수출이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실감하게 된다”고 말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택배 왔습니다.”20일 낮 12시 17분경 인천 남구 숭의동 주택가. ‘동생이 또 물건을 주문했구나.’ 여고생 A 양(18)은 한숨을 쉬며 대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택배기사라는 남성이 배시시 웃으며 A 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손에는 아무런 물건도 없었다. A 양은 재빨리 문을 걸어 잠그려 했지만 그는 힘으로 제압하고 방안으로 들이닥쳤다. 15cm짜리 커터칼을 얼굴에 들이대며 위협하는 통에 A 양은 저항도 못했다. 그는 A 양을 성폭행하고 현금 13만 원을 빼앗았다.인천 남부경찰서는 폐쇄회로(CC)TV 추적을 통해 23일 김모 씨(36)를 붙잡아 강도강간 혐의로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이날 오전부터 자신의 차량으로 주택가를 돌아다니며 성폭행 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주택가 골목길에서 혼자 걷던 A 양이 자신의 집 앞에서 근처에 숨겨놓은 열쇠를 찾으려 두리번대자 A 양이 집에 혼자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택배기사를 사칭해 집으로 침입했다.김 씨는 올해 5월에도 빈집털이를 위해 들어갔던 집에서 여주인을 성폭행하는 등 2차례의 성폭행 혐의와 8차례 빈집을 털어 7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의심 없이 문을 열게 하기 위해 택배기사라고 속였다”고 진술했다. 택배기사로 속여 여성을 성폭행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올 4월 인천 남동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조직폭력배 정모 씨(41)가 택배기사로 가장해 집안에 침입해 집주인 신모 씨(56·여)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올 2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원룸에서도 김모 씨(32)가 같은 수법으로 B 씨(22·여)를 성폭행했다. 2010년 12월 인천 남구의 한 주택가에서는 고등학생 C 군(17)이 택배기사라고 속인 뒤 혼자 있던 여성을 세 차례에 걸쳐 성폭행했다. 이런 성폭행범들 탓에 대다수 선량한 택배기사들까지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 억울한 상황에 놓일 때가 많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자기가 한 짓을 재연하면서 부들부들 떨 정도로 간이 작은 사람이 어떻게 그런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는지….”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회사 밀집지역 골목. 22일 오후 퇴근길 직장인으로 붐비는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서 전 직장 동료와 행인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렀던 김모 씨(30)가 범행을 재연하자 한 시민이 혀를 차며 말했다. 김 씨는 얼굴을 감색 모자와 마스크로 가린 채 범행을 재연했다. 서 있기도 힘든 듯 김 씨는 현장검증 내내 양쪽 어깨를 경찰에 기댄 채 비틀거렸다. 현장검증은 김 씨가 담배를 피우며 전 직장 동료를 기다리던 H신용정보 앞에서 시작됐다. 김 씨는 직장 동료(32)가 흉기에 찔린 뒤 의자를 들고 저항하는 모습을 재연할 때는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꼈다. 김 씨는 ‘왜 우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울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저었지만 울음소리는 그치지 않았다. 그는 흉기로 찌르는 모습을 재연할 때마다 손을 부들부들 떨었고 간간이 격한 호흡소리를 내는 등 극도의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김 씨는 현장검증 동안 단 한 번도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다. 행인 두 명을 찌르고 직장 동료들을 기다렸던 장소로 돌아오는 장면까지 재연하면서 현장검증은 오전 10시 24분경 끝났다. 광진구 주부 살해범 서진환이 24일 현장검증 때 태연하고 침착하게 범행을 재연한 것과 26일 김 씨의 태도는 너무도 판이했다. 뼛속부터 범죄 DNA를 지닌 듯 상습적으로 강력범죄를 일삼는 철면피 같은 모습의 ‘범죄꾼’과 달리 순간적으로 돌변하는 ‘묻지마 증오 범죄자’는 외형적으론 유약한 시민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자는 그처럼 다양한 유형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현장검증을 지켜보던 시민 황모 씨(43)는 “순하게 생겼는데 어쩌다 이렇게 끔찍한 일을 저질렀는지 모르겠다. 세상사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50대 남성이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내용의 유서를 갖고 국립서울현충원 앞에서 자살을 시도했다. 24일 낮 12시 10분경 최모 씨(55)가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서문 앞 동작공원 주차장 인근에서 제초제를 마시고 쓰러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중태다. 최 씨는 발견 당시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제목의 유서를 가슴에 품고 있었다. 유서는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을 격하게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그가 타고 왔던 차량에는 같은 문구가 쓰인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최 씨는 자살기도 이틀 전인 22일부터 동생에게 자살하겠다는 말을 건넸다. 이날 오전 10시 55분경에도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일본 억지 주장에 너무 화가 나 동작공원 주차장에서 자살하겠다”고 말했다. 동생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10여 분 뒤 주차장에서 최 씨의 차량을 발견했지만 300m 떨어진 곳에 있던 최 씨를 제때 찾아내지 못했다. 최 씨의 가족은 “독도 관련 단체에서 활동한 적도 없는 평범한 사람이었다”며 “한 달 전부터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에 너무 화가 난다’는 문자를 지인들에게 자주 보냈다”고 말했다. 최 씨는 개인사업을 그만둔 뒤 직업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성범죄자가 출소 후 전자발찌 없이 지내다 다시 성폭행이나 심지어 살인을 저지르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현행법상 전자발찌 착용 대상인 성범죄자들이 최소한의 재범 예방 장치인 전자발찌조차 없이 감시 사각지대에 놓인 것은 법원의 소극적인 태도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1일 경기 수원시에서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난동을 부려 1명을 살해하고 4명을 다치게 한 강모 씨(39)는 특수강간으로 7년이나 복역한 전과자였다. 현행법에 따르면 강 씨는 전자발찌 소급 적용 대상에 해당되지만 그는 전자발찌를 차지 않았다. 검찰이 전자발찌 부착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결정을 보류했기 때문이다. 국회는 전자발찌가 도입된 2008년 9월 이전에 성범죄를 저지른 전과자들이 감시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에 따라 재범 위험이 높은 성범죄자에게 전자발찌를 소급 적용하도록 2010년 7월 전자발찌법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2회 이상 성폭행한 성범죄자 2675명을 선별해 법원에 전자발찌 부착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 중 75%인 2019건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청주지법 충주지원이 2010년 8월 개정 전자발찌법에 대해 위헌심판을 제청해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는 논리다. 대법원은 3건의 재판에서 "전자발찌 소급 적용은 형법 불소급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보안처분이므로 적법하다"는 일관된 판례를 제시했지만 법관들은 헌재 판단을 더 중요하게 보는 셈이다. 서울의 한 지방법원 판사는 "위헌심판이 제청돼 재판 진행이 중단된 사건의 피고인과 다른 유사 사건 피고인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하고, 추후 위헌 결정이 나면 재심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어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의 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위헌 결정이 나기 전에는 현행법에 따라 판결해야 한다"며 "입법부가 여론을 반영해 만든 법을 집행하지 않으면 민의가 왜곡된다"고 지적했다. 위헌심판이 제청된 사안은 헌재가 180일 안에 판결해야 한다는 훈시 규정이 있지만 헌재는 전자발찌법에 대해 2년째 결론을 못 내고 있다. 그로 인해 일선 법원 판결이 계속 유보되면서 전자발찌를 차지 않은 성범죄자가 출소 후 재범한 사례는 19건에 달한다. 현행법상 위헌심판이 제기되면 해당 사건은 재판이 중단된다. 하지만 다른 유사사건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는 명확한 기준 없이 법관 재량에 맡겨져 있어 판단이 제각각이다. 법원은 검찰이 청구한 전자발찌 소급적용 대상자 2675명 중 656명에 대해서만 판단을 내려 424명은 전자발찌를 차도록 했다. 성범죄자가 어떤 판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전자발찌 부착 여부가 갈리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달 경남 통영의 '아름이 사건'을 계기로 전자발찌 소급적용을 다시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헌재가 합헌 결정을 내리기 전까진 실행이 어려운 실정이다. 헌재는 재판관 9명 중 5명이 다음달 교체된다. 새 진용이 꾸려지면 다시 논의해야 해 결론이 날 때까지 상당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광복회는 22일 성명을 발표하고 “식민 지배의 혹독한 피해를 입었던 우리나라 대통령의 (일왕 사과 요구) 발언은 잘못된 것이 없다”며 “(이 발언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광복회는 이어 “오히려 36년의 일제 강점의 역사를 청산하자는데 이를 마다하는 일본의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일왕이 한국을 방문하려면 먼저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우다 순국한 15만 독립운동 선열의 영령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복회와 재향군인회 등이 포함된 호국보훈단체연합회 회원 450여 명은 23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박세환 연합회 회장은 22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독도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 정부와 국민에게 준엄한 경고를 보낸다”고 밝혔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경남 통영의 열 살 소녀 아름이가 김점덕(45)에게 무참히 살해된 지 불과 한 달, 성범죄 전과자들이 서울과 경기 수원에서 성폭행을 하려다 살인광란극을 벌였다. 성폭력대책을 강화하자던 정부와 정치권의 요란했던 목소리가 흐지부지되는 기미를 보이자 성범죄자들이 감춰온 수심(獸心)을 드러낸 것이다. 그들은 구호만 무성할 뿐 실효성이 없는 제도의 빈틈을 여지없이 파고들었다.20일 서울 광진구 중곡동의 한 가정집에 침입한 성범죄 전과자 서모 씨(42)가 주부 이모 씨(37)를 성폭행하려다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3번의 성범죄 전력을 포함해 전과 12범인 서 씨는 전자발찌를 찬 채 범행을 저질렀다. 관할 보호관찰소는 “서 씨가 자기 집 1km 범위 내에서 움직여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대 행정학과 표창원 교수는 “전자발찌는 ‘이 상태로 범행하면 쉽게 잡힌다’는 착용자의 이성적 판단을 기대하는 것인데 성범죄자는 충동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에 밀착 감시를 하지 않으면 효과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서 씨는 신상정보 공개대상에서도 제외돼 피해자 이 씨를 포함해 주민 누구도 그가 성폭력 전과자라는 사실을 알 수 없었다. 그는 2004년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받고 지난해 11월 출소했는데, 신상공개는 지난해 4월 16일 이후 성폭력으로 유죄 판결을 받거나 2010년 1월 1일 이후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자에게 한정된다.21일 수원에서는 특수강간 전과자 강모 씨(39)가 술집 여주인을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흉기를 휘두르며 도주하는 과정에서 무고한 시민을 살해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강 씨는 2005년 2차례 성폭행을 저질러 7년이나 복역했지만 지난달 출소 후 신상공개가 되지 않았고 전자발찌도 착용하지 않았다. 2005년 유죄가 확정됐기 때문에 신상공개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그는 전자발찌 소급 적용마저 피해갔다. 국회는 2010년 김길태 김수철 사건을 계기로 전자발찌를 소급 적용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하지만 법 개정 한 달 뒤 청주지법 충주지원이 전자발찌 소급 적용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자 전국 법원이 소급 적용을 전면 중단했다. 이 사안은 아직도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이다. 그 결과 소급적용 대상자 6916명 중 전자발찌를 차게 된 성범죄자는 위헌제청 전 출소한 378명뿐이다. 성범죄자의 왜곡된 성충동을 없애는 상담치료도 흉내만 내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전자발찌를 차고 가정주부를 살해한 서 씨는 성폭행으로 7년 6개월을 선고받고도 상담교육은 고작 40시간 처분에 그쳤다. 법원은 최대 500시간까지 상담치료를 받도록 할 수 있지만 판사 재량에 따라 시간이 제각각이다. 성범죄자는 전자발찌, 신상정보 공개, 약물치료(화학적 거세), 상담치료 등 모든 수단이 유기적으로 적용되지 않으면 언제 재범할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 한림대 범죄심리학과 조은경 교수는 “주변과 단절돼 홀로 생활하는 성범죄자는 욕구 불만이 더 커져 음란물로 해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성관념이 더욱 왜곡될 수 있다”며 “성범죄자의 생각과 행동을 교정하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웅진그룹(회장 윤석금)이 설립한 공익재단인 웅진재단은 18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서울대 연구공원에서 ‘2012 웅진재단 수학·과학·예술 영재 장학생 하계 멘토링 행사’를 열었다고 19일 밝혔다. 2008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뛰어난 영재를 조기 발굴해 ‘미래 한국을 먹여 살릴 인재’로 키우겠다는 취지로 각계 인사들이 영재학생들에게 특별강연을 하고 일대일 상담도 한다. 이날 행사에는 오세정 한국기초과학연구원장을 비롯해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신수정 전 서울대 음대 학장 등이 멘토로 참여했다. 이들은 올 7월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4위를 차지한 장재원 군(16),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소속 최영규 씨(22) 등에게 미래사회에 필요한 인재상에 대해 조언했다. 이날 참가한 허완 군(17·파리오페라발레학교)은 “교수님께 들은 대로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고 한국 발레를 성장시켜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행사는 올 1월에 선정된 제4기 수학·과학·예술 분야 영재 104명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열렸다. 웅진재단 관계자는 “서로 다른 분야의 영재들이 교류하며 창의성을 기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다들 잠이 든 4일 오전 3시 반 서울 광진구 구의동 모 찜질방. 잠든 척 누워 있던 이모 씨(37)는 옆자리에 누워 있는 김모 씨(21·여)의 손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깊이 잠든 김 씨 손에서 90만 원짜리 갤럭시 노트가 ‘툭’ 하고 떨어지자 슬그머니 일어나 재빨리 주머니에 넣고 사라졌다. 이런 수법으로 이 씨가 7개월간 훔친 스마트폰은 확인된 것만도 150대. 시가 1억3000만 원어치다. 그는 이렇게 훔친 스마트폰을 장물아비에게 넘겼다. 장물아비는 이 씨 같은 절도범들로부터 거둬들인 스마트폰을 하루나 이틀 동안 모아 밀수출책에게 팔았다. 도난당한 스마트폰이 중국으로 밀수출되는 데까지 짧게는 3일, 길게는 5일이면 충분했다.서울 광진경찰서는 19일 도난 또는 분실된 스마트폰을 전국에서 수집한 장물유통조직으로부터 스마트폰을 사들여 항공화물로 홍콩과 마카오 등지에 내다판 혐의(장물취득 등)로 밀수출업자 이모 씨(31) 등 5명을 구속하고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훔친 스마트폰을 이들에게 판 이모 씨(41) 등 2명을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중고생 14명 등 21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이 훔쳐 판 스마트폰은 모두 7000여 대로 새것으로 치면 시가 63억 원어치에 이른다.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절도범→현장수거책(기사)→장물수집책(콜센터)→밀수출책으로 이어지는 톱니바퀴 형태의 점조직을 운영했다. 장물수집업자 강모 씨(38) 등은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인터넷이나 전단지를 통해 분실 스마트폰을 사겠다고 광고한 뒤 이를 보고 연락해 오는 절도범과 직접 만나거나 일명 기사(현장수거업자)를 보내 스마트폰을 사들였다. 스마트폰을 산 기사는 받는 즉시 유심(USIM·가입자 인증 식별 모듈)을 빼내 위치 추적을 피했다. 이들은 현장에 나간 ‘기사’와 5분 이상 연락이 되지 않으면 경찰에 체포된 것이라 판단하고 즉시 연락을 끊는 치밀함도 보였다.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대포폰(차명폰)을 사용하고 장물업자들 간에도 상대방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는 등 철저히 점조직 형태로 운영했다. 도난 스마트폰이 중국으로 밀수출되는 데는 5일이면 충분했다. 절도범이 연락하면 2∼3시간 내에 현장수거책이 달려왔다. 수거책은 스마트폰을 구한 즉시 택배를 이용하거나 직접 ‘콜센터’로 휴대전화를 넘긴다. 콜센터는 30∼40대를 모으면 밀수출책에게 스마트폰을 넘기게 되는데 하루를 넘기지 않았다. 밀수출책은 하루에 적게는 100대에서 많게는 4000대의 스마트폰을 항공화물로 속여 중국으로 넘겼다. 도난당한 시점부터 짧게는 3일, 길게는 5일이면 스마트폰이 중국에 도착했다. 중국으로 넘어온 스마트폰은 한국에서 사용된 흔적을 모두 지우는 초기화 과정을 거친 뒤 유통됐다. 한국에서는 기계고유번호로 인해 도난·분실된 휴대전화를 사용하다가는 금세 적발되기에 이들은 중국 밀수출을 택했다. 택시 운전사와 청소년도 다수 적발됐다. 택시 운전사 전모 씨(48)는 올 2월부터 서울에서 다른 택시 운전사들로부터 손님이 두고 내린 스마트폰 400여 대를 사들여 장물업자들에게 팔아왔다. 전화 한 통이면 손쉽게 훔친 물건을 처분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청소년들도 죄의식 없이 찜질방과 학교 등지에서 스마트폰 절도에 뛰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손쉽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보니 어른 아이 구분 없이 도둑질에 나서는 것 같다”며 “삼성의 갤럭시S3 등 최신제품이 주 표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서울지역에만 136.5mm의 비가 내린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전원마을. 지난해 우면산 산사태 당시 지하 1층에 토사물이 들어와 3000만 원의 재산피해를 봤다는 홍옥자 씨(68·여)는 이날만 산사태가 발생했던 현장을 세 번 둘러봤다. 홍 씨는 “산사태 이후로는 빗소리만 들려도 꼭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산에 올라간다”며 “250mm의 비가 내린다는 예보를 들으니 도저히 집안에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이날 내린 장대비는 지난해의 악몽을 떠올리게 했다. 주민들은 삼삼오오 지난해 우면산이 무너져 내렸던 곳을 살피고 있었다. 이곳은 6월에 복구공사가 완전히 끝나 토석류가 쏟아졌던 사면은 바위와 수목으로 정비됐다. 계곡에도 물길을 새로 만든 상태였다. 하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한 표정이다. 15, 16일 이틀간 152mm를 기록한 강수에도 계곡물은 넘치지 않은 채 평상시처럼 흘렀다. 계곡을 바라보던 김모 씨는(47) “공사를 잘한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지난해 기억 때문에 불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기자가 찾은 오후 4∼5시에 주민 14명이 산사태 현장을 다녀갔다. 같은 시간 전원마을에서는 차수판을 설치한 것으로 모자라 차수판 앞에 모래주머니를 쌓아두며 비 피해에 대비하는 집들이 여러 곳 있었다. 주민 서모 씨(45·여)는 “지난해 산사태 때 큰 피해를 봤기 때문에 비가 오면 꼭 차수판을 설치한다”고 말했다. 서초구는 14일 오후 5시부터 전원마을 215가구를 다니며 차수판 설치를 유도했다. 광복절인 15일 서울·경기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쏟아진 시간당 50mm 안팎의 폭우로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지하철 2호선 강남·선릉·사당역 일대 도로에 어른 허벅지 높이만큼 물이 찼다. 기상청은 이날 낮 12시 40분을 기해 서울 전역에 호우경보를 발령했다가 오후 늦게 해제했다. 경기 연천군 366mm, 강원 철원군 193.5mm 등 경기 북부지방과 강원 일부에도 많은 비가 내렸다. 연천군은 주택 31동이 침수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폭우로 전국의 주택 139동과 공장 및 상가 3곳, 농경지 1.1ha가 침수 피해를 봤고 37가구 91명이 긴급 대피했다고 밝혔다. 이날 낮 12시 30분에는 서울 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 수원 방면 선로가 폭우로 침수돼 열차 운행이 지연됐고 오후 1시 40분에는 중앙선 열차 하행선(팔당∼운길산 구간)이 폭우로 인한 토사 유입으로 운행이 중단됐다. 구로구 도림천과 송파구 오륜동 등지에서는 갑자기 불어난 물살에 고립된 시민들이 소방대원의 구조를 받기도 했다. 기상청은 폭우가 16일까지 계속된 뒤 소강상태를 보이다 주말에 다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현국 기자 mck@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처음 교수가 될 때부터 30년만 하겠다고 다짐했어요.” ‘한국학의 대모(代母)’ 윤희원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56)가 정년을 9년이나 남기고 31일 서울대 강단을 떠난다. 올해 서울대 퇴임 교수 31명 중 정년을 채우지 않고 명예퇴임한 교수는 두 명뿐이다. 윤 교수는 “‘왜 서울대 교수를 박차느냐’는 말도 많이 들었지만 더 늦기 전에 또 다른 방식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관직이나 정치권에 진출하는 것도 아닌데 정년 전 강단을 떠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퇴임을 앞두고 1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인재 양성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유럽연합(EU)과 미국교육평가원(ETS) 등 국제기관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국내 인재를 키울 글로벌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교수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인재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2, 3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키우고 싶다”고 했다. 1996년 서울대 최연소(당시 40세) 연구처 부처장으로 임명돼 첫 여성 보직교수로 활동한 바 있는 윤 교수는 “보직교수로 활동하며 쌓은 행정 및 국제교류 경험을 활용해 꿈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파리7대학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83년부터 서울대 강단에 섰다. 처음 그가 한국학 전도사로 나섰을 때만 해도 해외 한국어 교육기관은 손으로 꼽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한국학술진흥재단 국제교류 담당관과 국제한국학센터 소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학을 세계에 전파하는 데 앞장섰다. 1995년에는 한국어세계화추진위원회를 만들어 한국어 교육자료와 교재를 보급하기도 했다. 윤 교수는 “지금은 세계 각국 대학에 한국학과가 개설돼 있다”며 “한국학 전파에 일조한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가 키워낸 지한파(知韓派) 외국인 25명은 국내외에서 한국학의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터키 압둘라 귈 대통령의 동아시아 외교 자문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괵셀 튀르쾨쥐 에르지예스대 교수도 윤 교수의 가르침을 받았다. 그는 정부의 한국학 세계화 정책에 쓴소리도 했다. 정부가 현지 교육에 과도하게 개입하다 보니 오히려 해당국에서 한국학을 가르칠 수 있는 인력이 육성되는 것을 가로막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미 한국학을 잘 가르치고 있는 곳까지 강사를 파견해 현지 교수가 일자리를 잃는 경우가 있다”며 “좀 더 유연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우리 교육 문제의 핵심은 초중고교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인생계획을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부모와 학교는 좋은 대학 좋은 학과를 가라고만 하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물어보지 않아요.” 이달 말 정년퇴임하는 문용린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사진)는 12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 교육 현실에 대해 아쉬움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문 교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0일 앞둔 고3 학생들에게 장래희망이 무엇인지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그때 학생들의 절반이 대답을 안 했는데 이유가 아직 수능 성적이 안 나와서라고 하더라”며 “학교에서 정말 가르쳐야 할 것은 아이들의 자아실현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퇴임 후에는 전공 분야인 도덕 심리학 연구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되풀이되는 대통령 친인척 비리도 사적 도덕이 공적 도덕을 앞서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왜 우리 사회에 이런 문화가 만연한지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 교수는 2002년부터 이듬해까지 교육부 차관을 지낸 김신복 행정대학원 교수 등 동료 교수 20명과 함께 31일 서울대 문화관 중강당에서 정년퇴임식을 갖는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