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미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재개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외신 보도가 이어지면서 우크라이나에선 멜라니아 여사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에선 멜라니아 여사를 칭찬하는 ‘밈’들이 소셜미디어(SNS)에 대거 게시되고 있다. 특히 멜라니아 여사를 ‘멜라니아 트럼펜코 요원’이라고 지칭한 밈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트럼펜코’는 우크라이나식 이름에 흔히 쓰이는 접미사 ‘-enko’를 ‘트럼프’에 붙인 것이다. 멜라니아 여사가 마치 우크라이나 첩보 당국의 요원처럼 트럼프 대통령을 잘 설득해줬다며 이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멜라니아 여사 왼쪽 가슴에 우크라이나 국가 상징인 ‘트리주브(삼지창)’ 로고를 합성한 사진도 함께 게시했다.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트럼프 대통령 뒤에 멜라니아 여사 사진과 함께 ‘베네 게세리트의 멜라니아 자매님’이라는 설명이 달린 밈도 인기다. 베네 게세리트는 SF소설 ‘듄’ 시리즈에 등장하는 용어인데, 정치 공작 등으로 배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여성 초인 집단을 뜻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백악관에서 우크라이나에 공격 무기를 포함한 대규모 지원을 결정했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멜라니아 여사를 직접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에 돌아가 영부인에 ‘나 오늘 블라디미르(푸틴 러시아 대통령)와 통화했어. 훌륭한 대화를 나눴어’라고 이야기하면 영부인은 이렇게 답변한다. ‘그래요? 다른 도시가 또 공격당했던데요’라고 말이다”고 답변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공격 무기를 지원하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멜라니아 여사가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제기된 이유다.슬로베니아 태생의 멜라니아 여사는 옛 유고슬라비아에서 성장기를 보낸 뒤 미국으로 건너왔다. 멜라니아 여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서 우크라이나 측에 지지 의사를 보여왔다. 전쟁 초기엔 소셜미디어에 “무고한 사람들이 고통받는 모습에 가슴이 아프고 끔찍하다”고 적기도 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영화 ‘여인의 향기’의 배경이었던 미국 뉴욕의 유명 호텔 월도프 애스토리아가 중국 기업에 인수된 뒤 리모델링을 마치고 8년 만에 영업을 재개한다. 14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 호텔은 9월부터 객실 예약을 받을 예정이다. 1박 투숙료는 객실당 1500달러(약 207만 원)부터 시작한다.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에 있는 월도프 호텔은 대공황 시기인 1931년 47층 높이로 지어졌다. 각국 정상이나 유명 인사들이 뉴욕을 찾을 때 많이 묵는 숙소로 유명하다. 냉전 시기인 1959년 미국을 찾은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도 이 호텔에서 묵었다. 박정희 김대중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도 뉴욕 방문 때 이 호텔에 머물렀다. 2014년 중국 안방보험그룹은 힐턴그룹으로부터 19억5000만 달러(약 2조6910억 원)에 이 호텔을 인수했다. 이후 안방그룹 회장의 부패 혐의 등으로 기업자산이 2018년 중국 국영 다자보험으로 이관되면서 월도프 호텔의 소유권도 다자보험으로 넘어갔다. 2017년 호텔 고층부를 고급 아파트로 전환하고, 객실을 현대화하는 리모델링이 시작됐다. 공사 기간은 애초 2년으로 계획됐으나, 안방그룹 파산 등을 겪으며 완공이 지연됐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미국 유명 가수 비욘세(사진)가 콘서트를 위해 조지아주 애틀랜타 방문 도중 미발매 신곡 파일을 도난당했다고 CNN이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8일 비욘세의 안무가 크리스토퍼 그랜트는 자신이 빌린 차량에 있던 여행가방과 노트북 등이 사라졌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특히 그랜트의 노트북에는 비욘세의 미발매곡과 향후 공연 기획안 등의 파일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1000달러 상당의 의류와 500달러 상당의 선글라스도 도난당했다. 현지 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나섰고, 용의자 1명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받았다. 다만 경찰은 용의자의 이름을 공개하진 않았다. BBC는 14일 “비욘세 측이 도난당한 물품을 되찾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카우보이 카터’ 콘서트 투어를 진행 중인 비욘세는 10∼15일 애틀랜타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또 25일에는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에후드 올메르트 전 이스라엘 총리(80·사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이 거론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의 강제 이주 구상을 두고 “인종 청소”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스라엘군의 거듭된 공습으로 13일에도 식수를 구하기 위해 집 밖으로 나갔던 가자 주민 8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희생자는 대부분 어린이로 알려졌다. 올메르트 전 총리는 13일 영국 가디언 인터뷰에서 최근 네타냐후 정권이 가자 주민들을 이집트, 요르단 등 이웃 국가로 이주시키기 전 머물 일종의 난민 캠프를 건설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강제수용소”라고 비판했다. 가자 주민의 이주가 실제로 이뤄진다면 “인종 청소의 일환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도 했다. 올메르트 전 총리는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주민에게 가해지는 이스라엘의 탄압이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 사회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팔레스타인 주민을 향한 폭력을 부추기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 같은 극우 극단주의 성향의 인사를 두고 “‘외부의 적’보다 더 큰 위협이 되는 ‘내부의 적’”이라고 일갈했다. 올메르트 전 총리는 올 5월 현지 매체 하아레츠 기고문에서도 네타냐후 정권이 뚜렷한 목적이나 명확한 계획이 없는 채로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와의 전쟁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메르트 전 총리는 2006년 1월∼2009년 3월 집권했다. 2023년 10월 하마스의 선제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했을 때만 해도 “정당방위”라며 네타냐후 정권의 대응을 지지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민간인 희생이 커지자 최근 “네타냐후 정권이 전쟁 범죄를 방임하고 있다”며 연일 비판하고 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에후드 올메르트 전 이스라엘 총리(80)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이 거론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의 강제 이주 구상을 두고 “인종청소”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스라엘군의 거듭된 공습으로 13일에도 식수를 구하기 위해 집 밖으로 나갔던 가자 주민 8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희생자는 대부분 어린이로 알려졌다.올메르트 전 총리는 13일 영국 가디언 인터뷰에서 최근 네타냐후 정권이 가자 주민들을 이집트, 요르단 등 이웃 국가로 이주시키기 전 머물 일종의 난민 캠프를 건설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강제수용소”라고 비판했다. 가자 주민의 이주가 실제로 이뤄진다면 “인종 청소의 일환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도 했다.올메르트 전 총리는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주민에게 가해지는 이스라엘의 탄압이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 사회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팔레스타인 주민을 향한 폭력을 부추기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같은 극우 극단주의 성향 인사를 두고 “‘외부의 적’보다 더 큰 위협이 되는 ‘내부의 적’”이라고 일갈했다.올메르트 전 총리는 올 5월 현지 매체 하레츠 기고문에서도 네타냐후 정권이 뚜렷한 목적이나 명확한 계획이 없는 채로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와의 전쟁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올메르트 전 총리는 2006년 1월~2009년 3월 집권했다. 2023년 10월 하마스의 선제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했을 때만 해도 “정당방위”라며 네타냐후 정권의 대응을 지지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민간인 희생이 커지자 최근 “네타냐후 정권이 전쟁 범죄를 방임하고 있다”며 연일 비판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이탈리아 최대 식품 기업으로 다양한 초콜릿 브랜드를 개발한 페레로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콘플레이크를 제조했고, 이를 토대로 아침 식사용 시리얼 시장에서 강세를 보여온 미국 WK켈로그를 인수한다고 10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식품 산업의 대표급 유럽 기업이, 이 분야에서 미국을 대표해온 기업 중 하나를 인수한다는 점 때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AFP통신 등에 따르면 페레로는 북미 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WK켈로그를 31억 달러(약 4조26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페레로는 WK켈로그를 주당 23달러(약 3만 원)에 현금으로 인수할 예정이다. 또 인수 가격은 전날 WK켈로그 종가에 31%의 프리미엄을 붙인 것이다. 이번 거래는 올해 안에 완료될 예정이다. 페레로의 조반니 페레로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합병에 대해 “충성스러운 소비자를 보유한 두 회사의 결합”이라고 평가했다. 페레로는 페레로 로쉐와 누텔라 같은 초콜릿으로 명성을 쌓았고, 매출과 인지도에서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식품 기업으로 꼽힌다. 제과업자 피에트로 페레로가 1946년 이탈리아 피에몬테주 알바에서 설립한 뒤 그의 아들, 손자가 물려받으며 성장을 이룬 ‘가족 기업’이다. 다양한 제조 노하우의 보안을 지키기 위해 언론과의 접촉도 거의 하지 않는 등 “비밀주의가 강하다”는 평을 듣는다. 페레로는 최근 북미 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8년 네슬레의 미국 제과사업 부문을 현금 28억 달러(약 3조8500억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또 ‘키블러’(크래커), ‘페이머스 아모스’(과자), ‘틱택’(사탕) 같은 미국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WK켈로그는 1906년 미국 미시간주 배틀크리크에서 설립된 켈로그의 시리얼 사업부로 2023년 분사됐다. 당시 켈로그는 스낵 사업부는 켈라노바로 분사시켰는데, 이 회사는 또 다른 식품기업 마스에 인수됐다. 켈로그 가문은 미국인의 기름지고 짠 가공육 중심 아침 식사를 개선하기 위해 콘플레이크를 개발했고, 이를 다양한 형태의 시리얼 제품으로 판매했다. 바쁜 현대인이 빠르고 쉽게 먹을 수 있어 대표적인 국민 아침식사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물가 상승과 요거트와 과일 위주의 아침 식사 트렌드 등이 강해지며 과거보다 판매가 부진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게리 필닉 WK켈로그 CEO는 페레로의 자사 인수에 대해 “회사의 유서 깊은 유산의 다음 장을 쓰게 해줄 거래”라고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초콜릿 ‘페레로 로쉐’로 널리 알려진 이탈리아 대표 제과기업 페레로가 130년 역사의 미국 시리얼 업체 ‘WK켈로그’를 인수한다. 10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페레로는 총 31억달러에 WK켈로그 인수를 결정했다. 이는 주주들에게 주당 23달러를 제시한 것. 또 주당 23달러는 WK켈로그의 9일 종가에 31%를 더한 금액이다.켈로그의 창업자인 윌 키스 켈로그는 1894년 그래놀라를 연구하던 중 우연히 콘 플레이크를 개발했고 1906년 미시간주에서 회사를 설립했다. 켈로그는 아침을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미국은 물론이고 전세계적 인기를 끌었다. 켈로그는 2023년 스낵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분사해 시리얼 제조사인 WK켈로그와 감자칩 프링글스로 유명한 스낵 제조사 ‘켈라노바’ 두 개의 회사로 나뉘었다. 다만 켈라노바는 지난해 초콜릿 브랜드 ‘M&M’에 매각이 결정됐다. 켈로그는 분사 이후 실적이 부진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WK켈로그의 2024년 순매출은 저년 동기 대비 2% 감소한 27억 달러를 기록했다. 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순부채는 5억6천900만달러에 달한다. AP통신은 “단백질바, 단백질 셰이크등 기타 건강 브랜드들이 떠오르면서 미국에서는 시리얼 소비가 감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식료품 가격 상승과 건강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소비자들의 식습관 등이 바뀌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이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1946년 이탈리아에서 설립된 페레로는 페레로 로쉐, 누텔라, 킨더 등 30개가 넘는 브랜드를 거느린 세계 3대 초콜릿 과자 업체다. AP통신은 “이번 인수는 페레로가 스낵, 초콜릿 , 사탕 부문을 넘어 식사 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WK 켈로그 주주들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페레로의 인수는 올해 하반기(7~12월) 중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훌륭한 영어네요. 그렇게 아름답게 말하는 건 어디서 배웠습니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세네갈, 가봉, 모리타니, 기니비사우, 라이베리아 등 아프리카 5개국 대통령과의 오찬 자리에서 조지프 보아카이 라이베리아 대통령에게 이 같은 칭찬을 한 게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AF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칭찬이 상식에서 벗어난 발언이었다고 지적했다. 라이베리아는 미국에 거주하던 노예 출신 흑인들이 이주하면서 세워진 나라고, 공용어도 영어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역사도 제대로 모른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보아카이 대통령은 영어로 “라이베리아는 미국의 오랜 친구이며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어 등으로 발언한 다른 대통령들과 달리 보아카이 대통령이 영어로 말을 하자 곧바로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보아카이 대통령에게 ‘어디서 교육을 받았느냐’고 물었다. 보아카이 대통령이 당황한 표정으로 “라이베리아에서 교육을 받았다”고 답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 흥미롭다”고 했다. 라이베리아는 1820년대 미국 노예제도 폐지를 계기로 세워진 나라다. 노예제도 폐지에 따라 미국에선 흑인 노예들을 다른 나라로 이주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이 과정에서 미국식민사회(ACS) 서아프리카 일대에 식민지 건설 작업이 추진된 것이다. 이후 1847년 라이베리아는 미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했고, 미국은 1862년 라이베리아의 독립을 인정했다. 라이베리아는 미국에서 이주해 간 흑인과 원주민 간의 갈등과 독재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고, 여전히 세계 최빈국 중 하나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인한 논란이 지속되자 백악관은 수습에 나섰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진심 어린 칭찬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전 대통령보다 아프리카 및 전 세계 국가들의 발전과 안정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입장을 CNN에 전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페루에서 약 3500년 전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 도시가 발견됐다. 7일(현지 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와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페루 문화부는 바랑카주에서 고대 도시 페니코가 발견됐다고 최근 밝혔다. 수도 리마에서 북쪽으로 약 320km 떨어진 이곳은 기원전 1800년∼기원전 1500년경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안데스 산맥과 아마존 일대, 태평양 연안 주민들이 해발 600m의 고원지대에 있는 이 도시를 찾아와 교류를 한 것으로 분석됐다. 도시 유적은 원형 구조물을 중심으로 흙과 돌로 지어진 건물들이 둘러싼 형태였다. 제례를 지낸 사원과 주거지 등도 발견됐다. 건물 유구 안에선 시신을 비롯해 사람 혹은 동물 모양의 토기 조각, 구슬 목걸이, 제의 용품 등이 발굴됐다. 도시 중심부의 원형 광장 주변에는 권력과 권위를 상징했던 것으로 보이는 소라고둥 나팔도 그려져 있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연구팀은 2017년 유적을 처음 발견한 후 8년간 연구한 끝에 이를 일반에 공개했다. 앞서 이 도시로부터 27km 떨어진 곳에서도 카랄이라는 고대 도시가 1948년에 발견된 바 있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인 카랄은 이집트 문명과 동시대인 5000년 전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고고학자들은 이번에 발견된 페니코와 카랄 도시 유적 사이에 많은 유사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카랄 문명은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과 홍수 때문에 붕괴된 것으로 연구됐다. 이에 따라 카랄을 떠난 유민들이 모여 페니코를 세웠을 가능성이 거론된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소셜미디어 X를 겨냥해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내놓은 스레드가 출시 2년 만에 X의 모바일 사용자 수를 거의 따라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 시간) 시장 조사업체 시밀러웹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스레드의 모바일 활성 이용자 수는 일평균 1억151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X의 일평균 사용자 수(1억3200만 명)에 근접한 수치다. X 이용자 수 감소는 X를 소유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직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부상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머스크가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논란을 일으키자,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이용자들이 X를 대거 떠났다는 것. 실제로 미 대선 직후 X의 대체 플랫폼으로 주목받은 블루스카이의 모바일 이용자 수가 전년 대비 372.5% 급증한 410만 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웹에서는 여전히 X가 선두다. 지난달 기준 X의 웹 방문자 수는 일평균 1억4580만 명으로 스레드의 약 20배(690만 명)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한 폭우와 홍수로 6일까지 어린이 28명을 포함해 최소 82명이 숨지고 41명이 실종됐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두 아이의 아버지가 가족들을 구하려다 숨지는 등 안타까운 소식도 속속 전해지고 있다. 레오 14세 교황, 텍사스 주지사를 지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등도 애도를 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홍수 피해가 집중된 텍사스주 커카운티를 재난 지역으로 선포했다. 현지 방송 KHOU11은 27세 텍사스 남성 줄리언 라이언 씨가 4일 홍수에서 가족을 구하려다 숨졌다고 보도했다. 폭우로 집에 순식간에 물이 차오르고, 수압 때문에 문이 열리지 않자 그는 창문을 깨 탈출을 시도했다. 그 과정에서 동맥이 끊어질 정도의 심각한 부상을 입어 세상을 등졌다. 라이언 씨의 희생 덕에 그의 어머니, 약혼녀 크리스티나 윌슨 씨, 그들의 자녀들 등은 구조됐지만 라이언 씨는 구조대를 기다리는 동안 과다 출혈 여파 등으로 숨졌다. 윌슨 씨는 “줄리언은 피를 너무 많이 흘렸기에 자신이 살아남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는 듯했다. 우리를 바라보며 ‘미안하지만 못 버틸 것 같아. 너희를 사랑해’라고 말하고 의식을 잃었다”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6일 성명을 내고 “생명의 상실과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고통에 가슴이 아프다”고 전했다. 그의 부인 로라 여사는 이번 홍수로 많은 학생들이 숨진 미스틱 캠프에서 상담사로 일한 적도 있다. 교황 또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모든 가족에게 진심 어린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한 폭우와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80명으로 늘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피해가 집중된 텍사스 커 카운티를 중대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6일(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텍사스 당국은 구조작업이 계속되면서 사망자가 80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어린이 28명도 포함됐다.지역별 사망자는 커 카운티에서 68명, 트래비스 카운티 5명, 버넷 카운티 3명, 켄들 카운티 2명, 윌리엄슨 카운티·톰 그린 카운티 각 1명 등 이다. 실종자는 최소 41명이다. 이번 홍수는 텍사스주 중남부 힐컨트리 지역 커카운티의 과달루페강 일대가 범람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이곳에서는 여름방학을 맞아 7∼17세 여학생 750여 명이 참가한 ‘미스틱 캠프’가 진행 중이었다. 이 캠프에서도 교사를 포함 최소 12명이 실종된 상태다. 문제는 추가적인 호우가 예상된다는 것. 6일 오후 텍사스주 일대에 4인치(102㎜) 이상의 강수가 예상되는 폭우경보가 추가 발령된 가운데, 당국은 일부 지역 수색을 일시 중단하고 저지대 주민들의 대피를 촉구했다. 그레그 에벗 텍사스 주지사는 6일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24~48시간 동안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폭풍이 더 예상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서 재난 지역 선포 사실을 알리며 “이 지역 주민들은 상상할 수 없는 비극을 겪고 있으며 많은 생명이 희생되고 여전히 실종자가 있다”고 전했다.텍사스 주지사를 지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6일 성명을 내고 “생명의 상실과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고통에 가슴이 아프다”고 전했다. 부시 전 대통령 측에 따르면 로라 부시 여사는 과거 캠프 미스틱의 상담사로 일했다.미국 출신인 레오 14세 교황은 이날 바티칸에서 열린 안젤루스 기도 도중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모든 가족에게, 특히 여름 캠프에 있던 딸들을 잃은 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의 말을 전한다. 그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말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오늘 여러분에게 자유를 돌려주기 위해 ‘아메리카당(America Party)’을 창당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5일(현지 시간) 공화·민주 양당을 대신할 제3의 신당을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한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호 친구(퍼스트 버디)’로 통하며 최측근으로 여겨졌던 머스크가 이젠 대통령에게 맞서 새로운 정치 세력을 만드는 데 직접 나서겠다고 선언한 것. 머스크는 신당에 대해 “80%의 중도를 대표할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은 “억만장자라도 미국 정계의 양당제 벽을 허물 순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날 머스크는 X에 “우리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낭비와 부패로 나라를 파산시키는 ‘일당제’ 속에 살고 있다”고 썼다. 양대 정당인 공화당과 민주당이 낭비와 부패에 있어 다를 바가 없다는 것. 전날 머스크는 X에 “상원 의석 2∼3석과 하원 선거구 8∼10곳에 집중할 것”이라며 “매우 근소한 의석 수 차이를 고려할 때, 그것은 논쟁적 법안에 결정적 표가 되기에 충분할 것이며 진정한 국민의 의지를 반영하도록 보장할 수 있다”고도 했다.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에 약간의 의석을 확보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면 지금처럼 연방 상·하원에서 공화당이 트럼프 행정부의 법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는 걸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공화당은 상원 53석, 하원 220석을 확보해 민주당(상원 45석, 하원 215석)을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머스크는 아메리카당이 공화당이나 민주당과 독자적으로 교섭할 수 있는 독립 정당으로 기능할 거라며 “입법 논의는 양당과 모두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앞서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이 담고 있는 대규모 감세 관련 내용을 언급하며 재정적자가 크게 늘어날 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법안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신당 창당을 언급했다. 다만, CNN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국 연방선거위원회(FEC)에 아메리카당이 정식으로 등록됐다는 기록은 없다. 워싱턴포스트(WP)는 머스크가 이 법안에 반대표를 던진 공화당 하원의원 2명 중 1명인 토머스 매시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공화당 경선에서 매시를 반드시 낙선시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미 언론들은 머스크의 아메리카당 창당 발언에 주목하면서도 미국 정치 지형상 제3당이 성공하기는 힘들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WP는 승자 독식 선거제, 까다로운 주 법률 등 양당제를 정착시킨 제도적 장벽을 들어 “머스크가 세계에서 가장 부자지만, 제3당을 의미 있는 운동으로 발전시키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1992년 유권자들에게 “제3의 선택”을 제공해 양당 독점을 깨겠다며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했던 억만장자 기업인 출신의 로스 페로는 한때 전국 득표율 19%를 얻으며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여세를 몰아 1995년 개혁당(Reform Party)을 창당했지만, 제3당으로 안착시키는 데 실패했다.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으로 연방정부 구조조정에 나서며 진보 진영 유권자들에게 큰 반감을 산 것도 부담이다. 또 머스크는 DOGE에서 물러난 뒤 트럼프 진영과 갈등을 벌이면서 공화당 내 영향력도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어느나라에서건 ‘멋지다(Cool)’고 여겨지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여섯 가지 특징을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외향적이고, 쾌락적이고, 강인하고, 모험적이고, 개방적이고, 자율적인 성격 특성을 가지면 ‘멋있다’고 여겨진다는 것. 4일(현지 시간) CNN은 ‘실험 사회심리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에 이 같은 연구 결과가 소개됐다고 전했다. 미국 애리조나대와 조지아대, 칠레 아돌포 이바네즈대 등이 모인 국제연구팀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 미국, 중국, 독일, 스페인, 호주, 칠레, 인도,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등 총 12개국에서 60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했다.참가자들은 자기 삶에서 ‘멋진(cool)’, ‘멋지지 않은(uncool)’, ‘좋은(good)’, ‘좋지 않은(not good)’ 사람으로 생각되는 이들을 떠올려보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후 성격 특성 구분 모델인 빅 파이브 성격 척도와 슈워츠 가치관 척도를 이용해 해당 인물의 성격을 평가했다.그 결과 외향성, 쾌락성, 강인성, 모험성, 개방성, 자율성이라는 6가지 특성을 가진 사람은 국가와 나이, 성별, 교육 수준과 관계없이 ‘멋진 사람’으로 분류됐다. 논문 주저자인 토드 페주티 칠레 아돌포 이바녜스 대학의 마케팅학과 조교수는 “가장 놀라운 점은 한국이든, 중국이든, 미국이든 모든 국가에서 동일한 속성이 멋지다고 여겨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따라 페주티 조교수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멋진’ 유명인을 말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언급했다. 그는 “머스크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물이지만 6가지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논문 주저자인 케일럽 워런 애리조나대 조교수는 “멋진 사람들은 도덕적 의미에서 꼭 ‘좋은’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 예를 들면 쾌락주의적이거나 강인한 성격과 같은 다른 특성을 종종 가진다”고 말했다. 연구에서도 좋은 사람은 침착성, 성실성, 보편성, 동조성, 온화함, 안정감, 전통성, 순응성이라는 특징을 보이며 멋진 사람의 성격 특성과 차이를 보였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이것은 모든 이의 법안이다. 주요한 정책 승리를 거뒀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법안의 하원 통과를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하겠다.”(하킴 제프리스 미국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감세, 불법 이민 단속 강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도입한 전기차 세액 공제 폐지, 건강보험 축소 등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국정 의제를 담은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이 1일 상원을 통과했다. 이 법안이 재정적자를 크게 늘릴 것이란 우려 때문에 상원 100석 중 53석을 차지하고 있는 집권 공화당 상원의원 중 3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상원에서 찬성과 반대표가 각각 50표로 동수를 이루는 상황이 발생했지만, 상원의장을 겸하는 J D 밴스 부통령이 ‘타이브레이커 투표(Tiebreaker vote·동점을 깨는 한 표)’를 행사해 찬성 51, 반대 50으로 간신히 가결됐다. 지난달 하원을 거쳐 상원으로 넘어온 이 법안은 상원 심의 과정에서 일부 내용이 수정돼 하원 본회의에서 다시 의결해야 한다. 하원은 빠르면 2일 표결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원 435석 중 공화당과 민주당은 각각 220석, 212석을 점유하고 있다. 의석 차이가 작고 공화당 내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최종 통과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세액공제는 늘리고, 전기차와 태양광은 줄이고AP통신 등에 따르면 상원은 이날 약 27시간의 표결 끝에 이 법안을 가결했다. 공화당 상원의원 중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랜드 폴(켄터키), 수전 콜린스(메인) 의원이 반대표를 행사했다. 역시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보였던 리사 머카우스키 의원(알래스카)은 표결 직전 공화당 지도부와의 협상 끝에 병원 지원금 등 지역구에 대한 혜택을 얻어내고 찬성으로 돌아섰다. 이 법안의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인 2017년 시행한 개인 소득세율 인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자녀 세액공제 확대 등 각종 감세 조치를 연장하는 것이다. 국경 통제, 불법 이민 단속 예산 확대 등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강조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감세에 따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고령자, 장애인을 위한 건강보험 ‘메디케이드’, 저소득층 식료품 지원 제도 ‘푸드 스탬프’에 관한 예산은 대폭 줄였다.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는 기존 4조 달러보다 많은 5조 달러(약 6800조 원)로 높였다. 바이든 행정부가 도입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구입 보조금 지급 및 세액공제 등도 폐지되거나 유효 기간이 대폭 앞당겨진다. 이에 따라 북미산 전기차 신차 구매 시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20만 원)의 보조금을 주는 정책은 올 9월 말 종료된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세액공제도 대폭 줄어든다. 특히 2027년 말까지 미국 내 전력망에 연결되지 않은 태양광·풍력 발전소에 대한 세액공제는 폐지된다. 다만 2026년 이전에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각국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율은 기존 25%에서 35%로 높아졌다. 자신의 지역구에 반도체 공장을 유치한 공화당 의원들이 관련 세액공제율을 높이는 데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美 재정적자 증가 불가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법안의 상원 통과 소식을 듣고 “와우, 고맙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music to my ears)”라고 반색했다. 그는 독립기념일인 4일 이전에 자신이 법안에 서명할 수 있도록 하원 통과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르면 2일 하원 표결이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화당 내 강경 보수 의원 모임 ‘프리덤코커스’ 등 일부 의원들은 “재정적자 증가 우려가 크다”며 반발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랠프 노먼(사우스캐롤라이나), 토머스 매시(켄터키) 하원의원 등은 반대표 행사를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에게 전화를 걸어 찬성표를 던지라고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이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는 향후 10년간 최소 3조3000억 달러(약 4480조 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24 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미국의 재정적자는 1조8330억 달러(약 2493조 원)를 기록했다. 국제 신용평가업체 무디스는 올 5월 재정적자 우려 등을 강조하며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1’로 한 계단 낮췄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이것은 모든 이의 법안이다. 주요한 정책 승리를 거뒀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법안의 하원 통과를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하겠다.”(하킴 제프리스 미국 민주당 하원 원내 대표)감세, 불법 이민 단속 강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도입한 전기차 세액 공제 폐지, 의료보험 축소 등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국정 의제를 담은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이 1일 상원을 통과했다. 이 법안이 재정적자를 크게 늘릴 것이란 우려 때문에 상원 100석 중 53석을 차지하고 있는 집권 공화당 상원의원 중 3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상원에서 찬성과 반대 표가 각각 50표로 동수를 이루는 상황이 발생했지만, 상원의장을 겸하는 J D 밴스 부통령이 ‘타이브레이커 투표(Tiebreaker vote·동점을 깨는 한 표)’를 행사해 찬성 51, 반대 50으로 간신히 가결됐다.지난달 하원을 거쳐 상원으로 넘어온 이 법안은 상원 심의 과정에 일부 내용이 수정돼 하원 본회의에서 다시 의결해야 한다. 하원은 빠르면 2일 표결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원 435석 중 공화당과 민주당은 각각 220석, 212석을 점유하고 있다. 의석 차이가 적고 공화당 내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최종 통과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세액공제는 늘리고, 전기차와 태양광은 줄이고AP통신 등에 따르면 상원은 이날 약 27시간의 표결 끝에 이 법안을 가결했다. 공화당 상원의원 중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랜드 폴(켄터키), 수전 콜린스(메인) 의원이 반대표를 행사했다. 역시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보였던 리사 머카우스키(알래스카) 의원은 표결 직전 공화당 지도부와의 협상 끝에 병원 지원금 등 지역구에 대한 혜택을 얻어내고 찬성으로 돌아섰다.이 법안의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인 2017년 시행한 개인 소득세율 인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자녀세액 공제 확대 등 각종 감세 조치를 연장하는 것이다. 국경 통제, 불법 이민 단속 예산 확대 등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강조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감세에 따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고령자, 장애인을 위한 의료보험 ‘메디케이드’, 저소득층 식료품 지원제도 ‘푸드 스탬프’에 관한 예산은 대폭 줄였다. 연방정부의 부채한도는 기존 4조 달러보다 많은 5조 달러(약 6800조 원)로 높였다.바이든 행정부가 도입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구입 보조금 지급 및 세액공제 등도 폐지되거나 유효 기간이 대폭 앞당겨진다. 이에 따라 북미산 전기차 신차 구매 시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20만 원)의 보조금을 주는 정책은 오는 9월 말 종료된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세액공제도 대폭 줄어든다. 특히 2027년 말까지 미국 내 전력망에 연결되지 않은 태양광·풍력 발전소에 대한 세액공제는 폐지된다.다만 2026년 이전에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각국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율은 기존 25%에서 35%로 높아졌다. 자신의 지역구에 반도체 공장을 유치한 공화당 의원들이 관련 세액공제율을 높이는 데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美 재정적자 증가 불가피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법안의 상원 통과 소식을 듣고 “와우, 고맙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music to my ears)”라고 반색했다. 그는 독립기념일인 4일 이전에 자신이 법안에 서명할 수 있도록 하원 통과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르면 2일 하원 표결이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다만 공화당 내 강경보수 의원 모임 ‘프리덤코커스’ 등 일부 의원들은 “재정적자 증가 우려가 크다”며 반발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랠프 노먼(사우스캐롤라이나), 토머스 매시(켄터키) 하원의원 등은 반대표 행사를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에게 전화를 걸어 찬성표를 던지라고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이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는 향후 10년간 최소 3조3000억 달러(약 4480조 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24 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미국의 재정적자는 1조8330억 달러(약 2493조 원)를 기록했다. 국제 신용평가업체 무디스는 올 5월 재정적자 우려 등을 강조하며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1’로 한 단계 낮췄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악어 앨커트래즈(Alligator Alcatraz·악어감옥)’로 불리는 불법이민자 구금 시설을 방문해 “미국 국적자라도 흉악범죄를 저지르면 미국에서 쫒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앨커트래즈는 탈옥이 힘든 곳으로 유명한 감옥으로, 악어 앨커트래즈는 플로리다주의 남부 열대 습지인 에버 글레이즈에 들어섰다.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시설 내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 시설은 곧 가장 위협적인 이민자들을 구금하게 될 것”이라며 “이곳에서 빠져 나가는 유일한 길은 (미국 밖으로의) 추방”이라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곳 방문 전 백악관 앞에서 “악어는 빠르다”며 직선으로 달리지 않고 지그재그로 달리면 생존 확률이 1% 올라간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에버글레이즈의 늪지대에는 악어뿐만 아니라 비단뱀들도 대규모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구금 시설을 찾은 것은 자신의 핵심 국정 의제인 불법 이민자 대대적 단속 및 추방에 대한 의지를 부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구금 시설을 시찰하는 동안 취재진에게 미국 국적 보유자라도 길에서 사람을 칼로 찌르거나, 뒤에서 야구 방망이를 휘둘러 사람을 죽이는 등의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 추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흉악 범죄를 저지른 미국 시민권자에 대해 “나는 우리가 그들을 여기서 쫓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아마도 그것이 우리가 함께 다룰 다음 과업이 될지 모른다”고 덧붙였다.한편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플로리다주 오초피의 이민자 임시수용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CNN에 법집행 방해에 해당하는지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CNN은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위치를 사용자에게 알리는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앱) 아이스블록(ICEBlock)에 대해 보도했는데, 이를 문제 삼은 것이다. 놈 장관 곁에 있던 트럼프 대통령도 곁에 있던 트럼프 대통령 역시 “기소하는 데 문제없다”고 가세했다. CNN 측은 성명에서 “이 앱은 아이폰 사용자 누구나 다운로드할 수 있는 공개 앱으로, 이 앱은 물론 그 어떤 앱의 존재에 대해 알리는 것도 불법이 아니다”고 밝혔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에 가했던 각종 제재를 대부분 완화하는 행정명령에 지난달 30일 서명했다. 2004년 당시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가 시리아에 금융 거래 제한 등 각종 제재를 부과한 지 21년 만이다. 아사드 알 시바니 시리아 외교장관은 소셜미디어 ‘X’에 “시리아 재건과 발전의 문을 열 것”이라며 반겼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산 수출품의 미국 수입 금지, 시리아에 대한 대외 원조 제한 등의 기존 제재를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지난해 12월 바샤르 알 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이 러시아로 도피한 후 등장한 아흐마드 알 샤라 임시 대통령의 과도정부가 시리아를 발전적으로 변화시켰다는 점을 해제 이유로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가 안정적이고 통일된 국가로 이웃 국가들과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의 효력은 1일부터 발생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사드 전 대통령 일가, 아사드 정권의 고위 관계자,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등 몇몇 개인과 조직에 대한 제재는 그대로 유지했다. 미국은 1979년 시리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다. 2004년부터는 대량살상무기 보유 등을 이유로 시리아 중앙은행 및 주요 정부기관의 미 달러화 거래도 막았다.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후 아사드 정권이 반대파에 국제사회가 금지한 화학무기까지 사용하자 시리아와 단교했다. 다만, 아사드 정권의 붕괴 후 시리아 과도정부와 밀착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제재 해제가 시리아를 ‘아브라함 협정’에 참여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인 2020년 9월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의 외교 정상화를 가능케 한 아브라함 협정을 중재했다. 이 협정을 자신의 주요 치적으로 내세우며 집권 2기에는 더 많은 아랍 국가를 이 협정에 참여시킬 뜻을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7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휴전을 압박하고 있는데, 회담에서 이 의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간 휴전에 미온적이었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을 마냥 무시할 순 없는 처지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의 거듭된 설득 끝에 지난달 21일 미 역사상 최초로 ‘이스라엘의 최대 숙적’ 이란을 공습했다. 또한 그는 타국 사법부 개입 논란에도 이스라엘 법원에 현직 총리 최초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의 재판을 멈추라고 거듭 요구하고 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통제 불능의 이스라엘 검찰이 미친 짓을 벌이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독립 국가의 사법 절차에 개입하지 말라.”(야이르 라피드 전 이스라엘 총리) 이스라엘 법원이 두 번째 집권 시절의 뇌물 수수, 사기, 배임 혐의로 이스라엘 현직 총리 최초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사진)의 재판을 지난달 29일 전격 연기했다. 당초 빠르면 하루 뒤 관련 심리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법원이 “향후 2주간 총리의 외교 및 안보 관련 일정을 감안할 때 증언할 필요가 없다”며 연기를 결정했다. 2020년 5월 시작된 이 재판은 아직 1심 판결조차 나오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트루스소셜에 네타냐후 총리의 상황을 두고 “(재집권 전) 내가 당했던 것과 비슷한 ‘정치적 마녀 사냥’”이라며 “당장 재판을 멈추라”고 썼다. 또 “미국은 이스라엘 보호와 지원에 매년 수십억 달러를 쓰고 있다. (재판 강행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노골적으로 재판 연기를 촉구했다. 이 언급 직후 연기가 결정되자 이스라엘 야권은 반발했다. 제1야당 ‘예시아티드’ 대표인 라피드 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를 ‘복종’시키려 한다”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휴전에 미온적인 네타냐후 총리에게 휴전을 종용하기 위해 ‘재판 연기’라는 당근을 꺼냈다는 의미다. 재집권 후 독일, 영국 등 주요국 선거에서 노골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강경보수 후보를 지지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타국 정치권을 넘어 사법부에까지 개입하려 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트럼프, ‘가자 휴전’ 목적으로 재판 연기 압박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트루스소셜에 “네타냐후 총리의 재판은 즉시 취소되고 그가 사면되어야 한다”고 썼다. 3일 후에는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애칭)를 놓아줘라, 그는 할 일이 많다”며 재판 연기를 또 촉구했다. 이스라엘은 같은 달 13일 이란을 공습해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등 군 수뇌부를 제거했다. 8일 후 트럼프 대통령 또한 미국 역사상 최초로 이란 핵 시설 3곳을 공습했다. 줄곧 미국의 이란 공습을 촉구했던 네타냐후 총리의 설득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이은 공습으로 큰 피해를 입은 이란이 이스라엘과의 휴전을 결정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주요 외교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참에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도 중재해 ‘세계 평화 중재자’ 이미지를 강조하고 ‘노벨 평화상’ 수상까지 노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에도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다음 주 안에 휴전을 이룰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를 위해선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 협상에 돌입하도록 할 만한 ‘당근’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 사법부에 재판 연기를 촉구한 이유로 풀이된다. AP통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휴전 논의를 위해 네타냐후 총리의 측근인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장관이 먼저 미국 워싱턴을 방문하고, 이후 네타냐후 총리 또한 미국에 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법원은 그간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와의 전쟁, 이란과의 휴전 협상 진행 등을 이유로 재판 연기를 요청했을 때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거듭 연기를 요구하자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취했다. 야권은 이 점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자국 부호 아르논 밀한 등으로부터 고급 샴페인, 시가 등을 선물 받고 감세, 인수합병(M&A) 지원, 미국 비자 연장 등의 편의를 봐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별도로 그와 측근들은 카타르에서 자문료 명목으로 총 6500만 달러(약 880억 원)를 받은 혐의로 경찰 조사까지 받고 있다. 이스라엘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의 로넨 바르 전 국장은 “네타냐후 총리 측이 재판 연기를 도와달라고 했지만 거절하자 국장에서 해임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아브라함 협정’ 확대 가속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의 대표적인 친(親)미 국가인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추가 수교를 중재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집권 1기인 2020년 9월 자신이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의 외교협상 정상화, 즉 ‘아브라함 협정’을 중재했다는 점에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 협정에 새롭게 가입할) 훌륭한 국가들이 몇 개 있다. 이란이라는 핵심 장애물이 제거되면서 협정에 관심을 보이는 국가가 늘었다”고 자신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오랜 기간 충돌해온 시리아와 레바논도 “이스라엘과 평화 협정을 맺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공습 성과가 미미했다는 일각의 지적에는 “이란의 핵 능력을 파괴했고, 그걸로 끝냈다”고 반박했다. 이란이 공습 전 농축 우라늄을 사전에 숨겼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핵물질은) 위험하고 무겁기에 (이동이) 쉽지 않다”고 답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통제 불능의 이스라엘 검찰이 미친 짓을 벌이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독립 국가의 사법 절차에 개입하지 말라.”(야이르 라피드 전 이스라엘 총리)이스라엘 법원이 두 번째 집권 시절의 뇌물 수수, 사기, 배임 혐의로 이스라엘 현직 총리 최초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재판을 지난달 29일 전격 연기했다. 당초 빠르면 하루 뒤 관련 심리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법원이 “향후 2주간 총리의 외교 및 안보 관련 일정을 감안할 때 증언할 필요가 없다”며 연기를 결정했다. 2020년 5월 시작된 이 재판은 아직 1심 판결조차 나오지 않았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트루스소셜에 네타냐후 총리의 상황을 두고 “(재집권 전) 내가 당했던 것과 비슷한 ‘정치적 마녀 사냥’”이라며 “당장 재판을 멈추라”고 썼다. 또 “미국은 이스라엘 보호와 지원에 매년 수십억 달러를 쓰고 있다. (재판 강행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노골적으로 재판 연기를 촉구했다.이 언급 직후 연기가 결정되자 이스라엘 야권은 반발했다. 제1야당 ‘예시아티드’ 대표인 라피드 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를 ‘복종’시키려 한다”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휴전에 미온적인 네타냐후 총리에게 휴전을 종용하기 위해 ‘재판 연기’라는 당근을 꺼냈다는 의미다. 재집권 후 독일, 영국 등 주요국 선거에서 노골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강경보수 후보를 지지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타국 정치권을 넘어 사법부까지 개입하려 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트럼프, ‘가자 휴전’ 목적으로 재판 연기 압박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트루스소셜에 “네타냐후 총리의 재판은 즉시 취소되고 그가 사면되어야 한다”고 썼다. 3일 후에는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애칭)를 놓아줘라, 그는 할 일이 많다”며 재판 연기를 또 촉구했다.이스라엘은 같은 달 13일 이란을 공습해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등 군 수뇌부를 제거했다. 8일 후 트럼프 대통령 또한 미국 역사상 최초로 이란 핵 시설 3곳을 공습했다. 줄곧 미국의 이란 공습을 촉구했던 네타냐후 총리의 설득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연이은 공습으로 큰 피해를 입은 이란이 이스라엘과의 휴전을 결정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주요 외교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참에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도 중재해 ‘세계 평화 중재자’ 이미지를 강조하고 ‘노벨 평화상’ 수상까지 노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에도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다음 주 안에 휴전을 이룰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를 위해선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 협상에 돌입하도록 할 만한 ‘당근’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 사법부에 재판 연기를 촉구한 이유로 풀이된다. AP통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휴전 논의를 위해 네타냐후 총리의 측근인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장관이 먼저 미국 워싱턴을 방문하고, 이후 네타냐후 총리 또한 미국에 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이스라엘 법원은 그간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와의 전쟁, 이란과의 휴전 협상 진행 등을 이유로 재판 연기를 요청했을 때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거듭 연기를 요구하자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취했다. 야권은 이 점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네타냐후 총리는 자국 부호 아르논 밀한 등으로부터 고급 샴페인, 시가 등을 선물 받고 감세, 인수합병(M&A) 지원, 미국 비자 연장 등의 편의를 봐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별도로 그와 측근들은 카타르에서 자문료 명목으로 총 6500만 달러(약 880억 원)를 받은 혐의로 경찰 조사까지 받고 있다. 이스라엘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의 로넨 바르 전 국장은 “네타냐후 총리 측이 재판 연기를 도와달라고 했지만 거절하자 국장에서 해임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아브라함 협정’ 확대 가속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의 대표적인 친(親)미 국가인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추가 수교를 중재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집권 1기인 2020년 9월 자신이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의 외교협상 정상화 즉 ‘아브라함 협정’을 중재했다는 점에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 협정에 새롭게 가입할) 훌륭한 국가들이 몇 개 있다. 이란이라는 핵심 장애물이 제거되면서 협정에 관심을 보이는 국가가 늘었다”고 자신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오랜 기간 충돌해온 시리아와 레바논도 “이스라엘과 평화 협정을 맺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공습 성과가 미미했다는 일각의 지적에는 “이란의 핵 능력을 파괴했고, 그걸로 끝냈다”고 반박했다. 이란이 공습 전 농축 우라늄을 사전에 숨겼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핵물질은) 위험하고 무겁기에 (이동이) 쉽지 않다”고 답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