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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1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쌍용종합상가 앞. 2.7㎞ 떨어진 선릉역 앞으로 가기 위해 일반 택시를 부르듯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서울 자율차’를 호출했다. 곧 차가 도착해서 탑승했다. 일반 택시와 똑같은 외관의 택시는 “자율주행을 시작합니다”라는 음성과 함께 운행이 시작됐다.동아일보 기자는 이날부터 강남 일대에서 국내 최초로 운행되는 서울시 심야 자율주행택시를 오전 1시~1시 반경 타봤다. 전반적인 승차감이 부드럽고 앞차와의 거리 유지 등도 능숙했지만, 차량이 흔들릴 만큼 급격한 차선 변경이나 차선을 잘못 진입하는 등의 미숙함도 드러났다. 본격 상용화를 위해선 해외처럼 비상상황에 대비한 촘촘한 매뉴얼 설계부터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론 절반 이상 수동주행 한계이날 운전석엔 자율주행업체 직원이 앉았다. 현재 기술력으로는 수동주행을 해야 하는 구간이 다수 있기 때문이다. 돌발 상황, 공사 구간이나 어린이보호구역이 대표적이다.출발한 지 수초 만에 공사 구간이 나와 시험운전자가 핸들을 직접 조작해 이를 피해갔다. 이후 2개의 공사 구간이 더 나왔을 땐 아예 “수동 주행을 시작한다”는 안내 음성이 흘러나왔다. 약 30분의 운행 중 운전자는 절반 이상 운전에 개입해야만 했다.신호 인식 등 기본적인 기능에는 문제가 없었다. 시속 40㎞대 일정한 속도로 달리고 급하게 정차하지 않아 전반적인 승차감도 부드러웠다. 특히 좌회전, 우회전 시 시속 20㎞대에서 정교한 핸들링이 돼 코너링이 부드러웠다.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처럼 커피가 든 컵을 들고 탔어도 넘치지 않을 정도였다.앞차와의 간격에선 보수적인 안전거리 유지가 돋보였다. 수m 거리로 보통 차량들이 하는 것보다도 훨씬 멀찍이 유지하는 모습이었다. 내비게이션대로 자동 주행되기에 길 안내 음성이 울리지 않아서 일반 택시보다 소음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장점이었다.● 순식간 차선 3개 변경 ‘아찔’ 순간도다만 설익은 기술력에 경로 인식 오류도 있었다. 선릉역으로 향하는 포스코사거리에선 내비게이션상 좌회전을 해야 했는데 차선을 잘못 진입해 직진하게 된 것이다. 기자가 깜짝 놀랄 만큼 급격한 차선 변경으로 ‘위험 운전’에 가까운 상황도 있었다. 다시 쌍용종합상가 앞으로 되돌아와 도착할 때엔 자율주행택시가 4개 차선 중 3개를 오른쪽으로 순식간에 바꿨다. 차량과 기자 몸이 흔들릴 정도였다. 시험운전자는 “정해진 구간 안에서 목적지에 도착해야 하는데 앞에 다른 차가 있는 걸 인식했다 보니 조금 무리하게 들어왔다.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앞서 자율주행택시가 먼저 도입된 미국과 중국의 일부 도시에서는 실제로 안전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무인택시(로보택시)를 상용화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지난해 10월 로보택시가 보행자를 들이받은 뒤 6m 가까이를 끌고 가 중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로보택시가 환자를 태운 응급차를 약 90초간 막아 환자가 끝내 숨지기도 했다. 승객을 태우고 주행하던 중 소방차와 충돌하는 일도 있었다. 잇따른 사고에 캘리포니아 차량국에서는 로보택시의 운행대수 50% 감축을 지시한 바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12월 자율주행차의 상업적 운행에 관한 규정을 제정했다. 로보택시엔 운전자가 꼭 동행할 필요는 없지만 원격 운전자가 있어야 하고, 이 원격 운전자는 한번에 최대 3대까지의 차를 감독할 수 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베트남에 사무실을 차리고 국내로 가짜 모바일 청첩장·부고장 등을 뿌려 약 100억 원을 챙긴 역대 최대 규모의 스미싱 범죄 조직이 현지에서 경찰에 붙잡혔다.경찰청은 베트남 공안과의 공조수사를 통해 모바일 스미싱 범죄 조직의 해외 조직원 7명을 최근 베트남 현지에서 검거하고, 총책 등 3명을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 송환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사건에 대해 경찰이 검거한 국내외 피의자는 총 86명이다. 이 중 해외에서 활동해온 조직원이 7명이다. 별도 사건으로 베트남 현지에 수감된 1명을 제외한 총책과 자금 세탁책 등 핵심 조직원 6명이 모두 국내로 송환됐다. 경찰은 “해외 거점 사기 조직을 사실상 일망타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들은 모바일 청첩장, 부고장, 택배 문자, 자녀사칭 문자 등을 발송해 피해자 230명으로부터 총 약 100억 원을 가로챘다. 모바일 청첩장의 링크를 누르면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악성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설치되는데, 이렇게 빼낸 개인정보로 피해자의 계좌에서 돈을 이체하는 방식이었다. 이는 모바일 스미싱 범죄 사건 중 피해액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들은 베트남과 국내에 각각 사무실을 두고, 도박 사이트와 가상 계좌를 통해 피해 금액을 세탁하는 등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조사됐다.앞서 수사 관서인 경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해 7월 30대 여성으로부터 ‘모바일 청첩장을 받고 1900만 원가량의 사기 피해를 입었다’는 내용의 신고를 받았다. 악성프로그램이 설치되는 이른바 ‘모바일 스미싱’ 사건으로 판단해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팀은 피해금을 송금받은 가상계좌, 법인계좌 등 약 70개 계좌에서 30만 개에 이르는 거래 내용을 분석해 국내 활동 조직원인 베트남인 2명을 검거하고 1명을 구속했다. 이후 해외 조직원 8명도 특정했다.경찰청은 지난해 9월부터 현지 법 집행 기관 등과의 본격적인 국제공조를 시작했다. 올 6월부터는 조직원들의 소재 단서를 인접국 경찰과 공유해 제3국으로의 도피를 차단했다. 그 과정에서 압박을 느낀 조직원 2명이 자수하고, 지난달 베트남 공안이 조직원 3명을 검거했다. 총책은 이달 4일 베트남 호찌민시의 은신처에서 덜미를 잡혔다.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이 현지 사법기관 및 경찰 주재관과 한 팀이 돼 해외거점 범죄 조직을 와해한 모범사례”라며 “앞으로도 신종·악성 사기 등 조직화한 범죄 척결을 위해 긴밀한 국가 공조를 바탕으로 강력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경찰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FC서울 소속 축구선수 제시 린가드(32·사진)가 무면허로 전동 킥보드를 운전했다는 의혹에 대해 내사(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 린가드는 “한국의 규정에 대해 몰랐다”며 사과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도로교통법상 무면허 운전 등 혐의로 린가드에 대해 내사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린가드는 16일 오후 10시 20분경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헬멧을 쓰지 않은 채 전동 킥보드를 운전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린가드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운행 사진을 보고 내사에 들어갔다. 린가드는 지난해 9월 영국에서 음주운전 등으로 약 1억 원의 벌금과 18개월 면허정지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FC서울 측은 린가드가 음주운전을 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무면허로 전동 킥보드를 운전한 의혹을 받는 국내 프로축구 K리그 FC 서울 소속 축구선수 제시 린가드(32)에 대해 경찰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논란이 일자 린가드는 “한국의 전동 킥보드 관련 규정에 대해 몰랐다”며 사과했다. 18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도로교통법상 무면허 운전 등 혐의를 받는 린가드에 대해 전날(17일) 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린가드는 16일 오후 10시 20분경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채 무면허 상태로 전동 킥보드를 운전한 혐의를 받는다.경찰은 린가드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전동 킥보드 운행 모습 사진을 보고 조사에 들어갔다. 스포츠계에 따르면 린가드는 16일 한국에 온 가족과 서울 강남구에서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이동하는 과정에서 킥보드를 탄 것으로 전해졌다. 린가드는 해당 사진을 뒤늦게 삭제했는데, 사진 속 린가드는 캡 모자와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헬멧 등 보호장구는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린가드의 운행으로 별다른 사고가 일어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린가드는 앞서 지난해 9월 영국에서 음주운전 등 단속에 적발돼 약 1억 원의 벌금과 함께 18개월 면허 정지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터라 무면허 운전 논란이 불거졌다. 외국 면허가 정지 중인 기간에는 국내 면허도 발급되지 않는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전동 킥보드를 운전하려면 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증이나 운전면허증을 소지해야 한다. 전동 킥보드를 무면허로 타다가 적발되면 범칙금 10만 원이 부과된다. 헬멧 등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아도 범칙금 2만 원이 부과된다. 경찰은 린가드가 실제 무면허 상태가 맞는지 여부를 포함해 음주 여부 등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구단 측은 음주운전은 아니었다는 입장이다.한편 논란이 일자 린가드는 17일 오후 본인의 SNS에 ‘Safety first always’(안전이 언제나 최우선)이라는 제목을 달고 영상을 올려 “전동 킥보드를 몇 분간 탔다”며 “영국이나 유럽에서는 관련 규칙이 없어 한국에서는 헬멧을 착용해야 한다는 규정을 몰랐다”고 밝혔다. 이어 “운전면허도 갖고 있지 않았는데 면허 소지자만 전동 킥보드를 탈 수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안전이 우선”이라며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린가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으로 올 2월 FC서울에 입단해 화제가 됐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가 11일 영업시간 30분 단축과 주 4.5일제 도입을 요구하며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열었다.금융노조는 이날 오후 7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행 인근 거리로 나와 ‘2024년 임단투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경찰 추산 5000명(주최 측 추산 7000명)이 집회에 참여해 “아이들과 아침밥을 위해 영업시간을 단축하라”고 외쳤다. 이들은 ‘가자! 주 4일제 시대로’ ‘일과 삶의 균형’ 등의 손팻말을 들고 “금융노동자 총단결로 임금 단체협상 투쟁을 승리하자” “경제성장과 물가상승, 실질임금을 인상하라”고도 요구했다. 일부 금융노조 관계자는 이날 집회에서 삭발을 하기도 했다. 금융노조는 올해 산별중앙교섭에서 △기본급 5.1% 인상 △주 36시간 4.5일제 실시 등 노동시간 단축 △영업 개시 시간 현행 오전 9시에서 오전 9시 30분으로 조정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용자 측은 기본급 1.9% 이상 인상은 불가능하며 노동시간에 대한 요구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앞서 금융노조는 지난달 28일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찬성률 95.06%로 총파업을 가결한 상태다. 사측과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25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10만 금융노동자 총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일각에선 은행 등 영업시간이 단축되면 금융소비자들의 불편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노조는 평균 연봉 1억 원가량인 시중은행과 산업은행의 노조가 속한 곳이다. 지난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1265만 원이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

이교구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 교수(사진)가 한국인 중에서는 처음으로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TIME)이 선정한 ‘인공지능(AI) 분야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됐다. 5일(현지 시간) 타임은 ‘타임 100 AI 2024’ 리스트를 발표하며 이 교수를 ‘선구자’ 부문에 선정했다. 타임 100 AI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업적을 이룬 AI 연구자 100인을 선정한 리스트다. 리더, 혁신가, 사상가, 선구자 등 4개 부문이 있다. 하이브의 자회사 수퍼톤을 설립하기도 한 이 교수는 AI 음성 기술을 활용해 음악, 영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업 중이다. 고 김광석, 김현식, 유재하의 음성을 AI로 재현하기도 했다. 타임은 “케이팝 산업은 미국 음악 산업보다 발 빠르게 AI 기술을 실험해 오고 있다”며 “이 교수가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를 비롯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영화배우 스칼릿 조핸슨 등도 100인에 올랐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

“사흘간 채집한 모기가 지난해 이맘때엔 80마리였는데 올해는 62마리뿐입니다. 역시 덜 잡혔네요.” 4일 오전 서울 노원구 삼육대 기후변화매개체 감시거점센터에서 만난 손성욱 연구원은 디지털모기측정기(DMS·Digital Mosquito Monitoring System)에 채집된 모기를 꺼냈다. 이후 냉동고에 10분간 모기를 얼려 기절시킨 뒤 꺼내 현미경으로 관찰했다. 이곳은 서울시의 의뢰로 서울 지역 모기 개체수 통계를 관리하는 곳이다. 서울 곳곳에서 모기를 채집한 뒤 분석한다. 올해 여름 “모기가 예년보다 없는 것 같다”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렸다. 그 대신 ‘러브버그(사랑벌레)’라고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 민원은 서울에서 최근 2년 새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폭염과 이상 기후로 계절 곤충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모기 전성기는 여름 아닌 가을” 센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여름 모기는 점점 감소세다. 서울시 ‘모기예보제 모기감시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전역에서 DMS를 통해 채집된 모기는 총 5만3932마리다. 3년 전 같은 기간(8만6667마리)보다 40%가량 줄었다. 전문가들은 폭염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서울의 8월 평균 기온은 2022년 25.7도, 지난해 27.2도, 올해 29.3도로 점점 올랐다. 이동규 고신대 보견환경학부 석좌교수는 “폭염이 지속되면 모기의 서식 환경이 무너진다”며 “땅이 뜨거워지면 유충이 자랄 물웅덩이가 줄어들고, 이는 모기 개체수 감소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뿐만 아니라 고온 탓에 모기의 활동성이 무뎌지고 수명도 짧아진다”고 했다. 그 대신 더위가 꺾이는 가을에 모기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박현철 부산대 환경생태학과 교수는 “불볕더위가 이어지는 8월에는 모기가 줄고, 선선한 9월 중순부터는 모기 개체수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동건 삼육대 기후변화매개체 감시거점센터장은 “이상 기후로 가을, 겨울 날씨가 따듯해지면 초겨울까지도 모기가 기승을 부릴 수 있다”고 했다.● 아열대 곤충 러브버그-흰개미 점점 늘어 여름철 모기가 줄어든 자리는 러브버그 등 다른 곤충들이 채우고 있다. 원래 중국 남부, 대만 등 아열대 기후 지역에서 서식하던 러브버그는 2022년 서울 서북부 중심으로 출몰하다 지난해부터 서울 전역으로 확산됐다. 독성이 없어 해충은 아니지만 사람에게 날아들거나 유리창 곳곳을 까맣게 뒤덮어 불쾌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많다. 6일 국민의힘 윤영희 서울시의원이 서울시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러브버그 민원은 여름철인 6월 말∼7월 초 기준 2022년 4418건에서 지난해 5600건, 올해 9296건으로 늘었다. 2022년에는 민원이 은평·서대문·마포 3개 구에 집중됐던 것과 달리 지난해부터는 25개 모든 구에서 민원이 접수됐다. 지난해부터 서울 강남구 주택, 경남 창원시 빌라 등에서 마른나무흰개미와 같은 외래 흰개미도 발견되고 있다. 흰개미도 러브버그처럼 아열대 지역에서 서식하는 곤충이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이상 기온이 이어지며 그간 국내에서 번식하기 어려웠던 종들이 점점 개체수가 늘고 토착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변화된 기후 환경에 맞춰 익충과 해충을 새롭게 구분하는 등 방역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우리은행 부정 대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처남 김모 씨를 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1부(부장검사 김수홍)는 횡령과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를 받는 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날(5일) 김 씨를 서울 관악구 사무실에서 체포한 지 하루 만이다. 검찰은 앞서 지난달 27일 우리은행 본점, 구로구 신도림금융센터, 강남구 선릉금융센터 등을 압수수색했는데 당시 김 씨의 주거지와 사무실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씨가 법인을 통해 매입한 부동산 계약서를 위조해 거래 금액을 부풀린 뒤 이를 이용해 우리은행으로부터 과도한 대출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아내 명의의 회사 자금을 유용한 혐의 등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금융당국은 우리은행이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에게 350억 원 규모의 부당 대출을 내준 사실을 적발했다. 대출 취급 심사 및 사후관리 과정에서 본점 승인을 거치지 않고 지점 전결로 임의 처리하고 대출금이 용도에 맞지 않게 쓰인 정황도 발견됐다. 검찰은 손 전 회장을 포함한 우리금융지주 경영진이 대출에 직접 관여하거나 지시했는지, 혹은 알고 있었는지 등을 들여다볼 방침이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우리은행 부정 대출 의혹을 수사하며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처남 김모 씨를 체포한 검찰이 6일 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1부(부장검사 김수홍)는 횡령과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를 받는 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날 김 씨를 체포한지 하루 만이다.검찰은 앞서 지난달 27일 우리은행 본점, 구로구 신도림금융센터, 강남구 선릉금융센터 등을 압수수색했는데, 김 씨의 주거지와 사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씨가 법인을 통해 매입한 부동산 계약서를 위조해 거래금액을 부풀린 뒤 이를 이용해 우리은행으로부터 과도한 대출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아내 명의의 회사 자금을 유용한 혐의 등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이교구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 교수가 한국인 중에서는 처음으로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TIME)이 선정한 ‘인공지능(AI) 분야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됐다.5일(현지 시각) 타임은 ‘타임 100 AI 2024’ 리스트를 발표하며 이 교수를 ‘선구자’ 부문에 선정했다. 타임 100 AI는 지난해 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업적을 이룬 AI 연구자 100인을 선정한 리스트다. 리더·혁신가·사상가·선구자 등 4개 부문이 있다. 하이브의 자회사 수퍼톤을 설립하기도 한 이 교수는 AI 음성 기술을 활용해 음악, 영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업 중이다. 고(故) 김광석, 김현식, 유재하의 음성을 AI로 재현하기도 했다. 타임은 “케이팝 산업은 미국 음악 산업보다 발 빠르게 AI 기술을 실험해 오고 있다”며 “이 교수가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타임 인터뷰에서 “우리의 기술이 크리에이터 본연의 메시지를 더욱 잘 전달하는데 도움을 주고 팬과 아티스트의 관계를 한 차원 더 발전시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이 교수를 비롯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영화배우 스칼렛 요한슨 등도 100인에 올랐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

“사흘간 채집한 모기가 지난해 이맘때엔 80마리였는데 이번엔 62마리뿐입니다. 역시 덜 잡혔네요.”4일 오전 서울 노원구 삼육대 기후변화매개체 감시거점센터. 손성욱 연구원은 수풀 속 디지털모기측정기(DMS·Digital Mosquito Monitoring System)에 채집된 모기를 냉동고에 10분간 얼려 기절시킨 뒤 현미경으로 관찰하며 말했다. 이 센터는 서울 내 모기 개체수 통계를 관리하는 곳이다. 여름 모기가 줄어든 자리는 러브버그(사랑벌레)가 채우고 있다. 암수가 쌍으로 다녀 러브버그라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다. 여름철 러브버그로 인한 서울 지역 민원은 2022년 4418건에서 올해 9296건으로 2년새 2배가 넘었다. 전문가들은 “폭염 등 이상 기후로 계절 곤충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한다.● “앞으로 모기 전성기는 여름 아닌 가을”이어지는 이상 기후에 모기의 전성기는 더 이상 여름이 아니다. 실제로 서울 내 8월 모기는 감소세를 보인다. 서울시 ‘모기예보제 모기감시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전역에서 DMS를 통해 채집된 모기 수는 총 5만3932마리로, 3년 전(8만6667마리)에 비해 40%가량 줄었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모기의 감소 원인을 폭염으로 꼽는다. 실제 서울 8월 평균 기온은 2022년 25.7도, 지난해 27.2도, 올해 29.3도로 상승해왔다. 이동규 고신대 보견환경학부 석좌교수는 “폭염이 지속되면 모기의 서식 환경이 무너진다”며 “지열이 올라 유충이 자랄 물웅덩이가 줄어 개체수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고온에 활동성이 무뎌지고 수명이 짧아진다”고 했다. 대신 가을철 모기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현철 부산대 환경생태학과 교수는 “불볕더위가 이어지는 8월에는 모기가 줄되, 상대적으로 선선한 9월 중순부터는 모기 개체수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동건 삼육대 기후변화매개체 감시거점센터장은 “이상 기후로 가을, 겨울 날씨가 따듯해지면 초겨울까지도 모기들이 기승을 부릴 수도 있다”고 했다.● 모기 떠난 자리는 ‘아열대 서식’ 러브버그가여름철 모기는 줄어든 대신 다른 곤충이 늘고 있다. 원래 중국 남부, 대만 등 아열대 기후 지역에서 서식하던 러브버그는 2022년 서울 서북부 중심으로 출몰하다 지난해부터 서울 전역으로 확산됐다. 독성이 없어 해충은 아니지만 사람에게 날아드는 습성을 지녀 불편을 산다.6일 국민의힘 윤영희 서울시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러브버그로 인한 불편 민원은 여름철인 6월 말~7월 초 기준 2022년 4418건에서 지난해 5600건, 올해 9296건으로 2년새 2배가 넘었다.또 2022년 민원이 은평·서대문·마포 3개 자치구에 집중됐던 것과 달리 지난해부터는 25개 모든 구에서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서구의 경우 러브버그 민원이 2022년 2건에서 올해 969건으로 폭증해 약 485배가 됐다.지난해 5월에는 서울 강남구의 한 주택, 지난해 9월에는 경남 창원시의 한 빌라에서 마른나무흰개미 등 새로운 외래 흰개미가 발견돼 정부가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흰개미 또한 러브버그와 마찬가지로 아열대 지역에서 서식하는 곤충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곤충 서식 변화로 이어진다고 분석한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이상 기온이 이어지며 그간 국내에서 번식하기 어려웠던 종들이 토착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고등학교 1학년인 김수민(가명·16) 양은 2년 전(당시 중학교 2학년) 한 친구로부터 “네 사진이 음란물 사이트에 돌아다닌다”는 말을 들었다. 처음에는 장난으로 넘겼지만 “네 음란물을 봤다”고 말하는 주변 사람이 점점 늘었다. 가장 믿고 의지했던 친구까지도 “너랑 똑같이 생긴 사진이 텔레그램에 돌아다닌다. 그런데 전신 누드 사진이다”라고 알려줬다. 그제야 자신의 얼굴이 합성된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성착취물이 돌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김 양의 일상은 무너졌다. 2년이 흐른 지금도 김 양은 여전히 시간이 날 때마다 초조하게 음란물 사이트, 텔레그램 대화방들을 뒤진다. ‘혹시 내 사진이 더 퍼지진 않았을까.’ 그러다 어느 날은 한 성인 콘텐츠 사이트에서 자신을 사칭해 딥페이크 사진을 파는 온라인 계정을 발견했다. 김 양은 아직까지 경찰에 신고하지 못했다. 그는 동아일보 취재팀을 만나 “지옥 같은 2년이었다. 이 사실을 말하면 어른들이 내 잘못이라고만 할 것 같다”며 “그 사진 속 여자가 내가 아니라고 증명할 방법도 없고 누가 이런 걸 만드는지 알 수도 없다”며 답답해했다.● N번방 뒤 나온 대책들, 빛도 못 보고 폐기 딥페이크 성착취 영상이나 사진은 복제와 유포가 매우 쉽다. 그에 반해 정부는 텔레그램, 유튜브 등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 콘텐츠 삭제를 강제할 권한이 없다. 2021년 일명 ‘N번방’ 사건 뒤 국회와 정부에서는 디지털 성범죄 대책들이 쏟아졌다. 의원들은 앞다퉈 관련 법안을 발의했고 법무부는 산하에 태스크포스(TF)까지 만들었으나, 현재 시행 중인 것들은 전무했다. 국회에서는 2021년 디지털 성범죄 피해 영상물이 발견되면 수사기관이 이를 즉시 삭제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지난해에는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징역형 상한을 올리는 법안, 디지털 성착취물을 수사기관이 압수 및 보전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도 발의됐다. 그러나 모두 여야의 무관심 속에 회기 만료로 폐기됐다. 2년 전 법무부 디지털 성범죄 대응 TF가 내놓은 권고안에도 관련 대책들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불법 영상물 삭제 및 차단 관련 응급 조치 △양형 조건 개정 △성착취물 압수 및 몰수 절차 개선 △피해 영상물 재유포 방지 대책 등이었다. 응급 조치는 수사기관이 직접 인터넷 사업자에게 삭제 차단을 요청하거나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텔레그램에 딥페이크 성착취물이 발견되면 우리나라 인터넷 사업자에게 접근 차단을 명령하는 식이다. 하지만 TF가 해산되면서 이 권고안들도 흐지부지됐다. ● 26만 건 넘게 아직 삭제 안 돼 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성가족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여가부 산하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접수된 불법 촬영물 삭제 요청 건수는 총 94만 건이다. 이 중 28.8%(26만9917건)는 아직 삭제되지 않았다. 삭제할 강제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이날 부산에서 유명 연예인과 아동의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만들어 판 10대 청소년 3명이 검거되는 등 관련 범죄는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추진된 대책들이 시행됐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범죄 전문 장윤미 변호사는 “딥페이크 범죄 피해자 입장에선 사진 삭제 등 응급 조치가 절실하다”며 “특히 미성년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대책 시행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딥페이크 성착취물은 유포, 판매뿐 아니라 단순 제작부터 범죄로 규정해 처벌해야 한다”며 “범죄 수익이 적다거나 결과물의 질이 조악하다는 등의 이유로 지금처럼 형을 깎아주면 안 된다”고 했다.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1999년 당시 17세 나이로 실종돼 아직도 찾지 못한 송혜희 씨 사건처럼 18세 미만 미성년자 실종 사건도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12년간 실종 뒤 찾지 못한 미성년자는 총 130명이었고,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미성년 실종사건은 81건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아동 실종 사건이 벌어지면 일단 빨리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찾을 확률이 높아진다고 조언했다. 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미성년자 실종 사건은 2013년부터 올해 6월까지 130건이었다. 지난해에만 11건이었다. 아동이 실종된 경우 경찰에 신고한 뒤에도 행방을 찾지 못하면 ‘미해제’ 사건으로 분류된다. 송 씨의 경우, 아버지 송길용 씨(71)가 25년간 딸을 찾아다녔으나 결국 찾지 못한 채 지난달 26일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했다. 그는 최근 급성심근경색을 앓아 치료를 받고 퇴원한 뒤 트럭을 몰고 나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혜희 씨는 1999년 2월 13일 오후 10시 10분경 당시 집 근처인 경기 평택시 도일동 하리마을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실종됐다. 송 씨 같은 장기 실종 아동은 누적 1000명이 넘는다. 20년 이상 실종 상태로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한 아동은 올해 6월 기준 1096명이다. 10∼20년간 실종 상태인 경우는 38명이다. 실종 뒤 사망한 채 발견된 아동은 2016년부터 올해 7월까지 총 162명이었다. 올해 들어 사망한 채 발견된 실종 아동은 1월부터 7월까지 총 3명이었다. 전문가들은 아동 실종 사건은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빠른 신고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나주봉 전국 미아·실종 가족찾기 시민의모임 회장은 “옛날과 달리 요즘은 폐쇄회로(CC)TV 등 인프라가 잘돼 있어 신고만 제대로 한다면 실종 아동 수색 자체는 원만히 잘되는 편”이라며 “부모는 아이가 실종되면 즉시 인근 지구대나 파출소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경찰이 범정부 전세사기 특별단속 2년간 8300여 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1만6000명, 총 피해 규모는 약 2조5000억 원에 달했다. 기소된 사기범들은 평균 징역 7.7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1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국토교통부, 대검찰청과 2022년 7월부터 올 7월까지 진행한 특별단속에서 전세사기 의심 사례 2689건을 수사해 피의자 8323명을 검거하고, 이 중 610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국 18개 시도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전담수사팀 2118명을 편성해 수사를 벌여 왔다. 단속 결과 피해자는 1만6314명, 피해 규모는 2조4963억 원이었다. 피해자 연령대는 30대가 37.7%로 가장 많았고 20대 이하도 25.1%였다. 1인당 피해 금액은 1억∼2억 원이 34%로 가장 많았다. 5000만∼1억 원이 23.8%로 그 뒤를 이었다. 피해 주택 유형별로는 빌라가 59.9%로 가장 많았고 오피스텔(31%)이 뒤를 이었다. 주로 젊은층이 많이 사는 빌라와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전세 사기가 기승을 부린 것으로 보인다. 검거된 피의자들은 임대인이나 임차인으로 위장한 경우가 3141명(37.7%)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공인중개사·중개보조원 2081명(25%), 임대인·소유자 1454명(17.5%) 등 순이었다. 검찰에 따르면 전세사기 주범 중 법정최고형인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사례도 있었다. 일명 ‘세 모녀 전세사기단’ 사건으로 피해 세입자는 355명, 피해액은 795억 원이었다. 당시 딸들과 함께 범행을 저지른 김모 씨는 6월에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단속 기간 검찰이 기소한 사기범 95명 중 25명은 징역 10년 이상, 34명은 7년 이상 10년 미만이 선고됐다. 경찰은 단속 과정에서 건축주·분양대행업자·부동산업자·공인중개사·임대인이 공모한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 조직 19개, 총책을 중심으로 임대인·임차인 모집책과 가짜 임대인·임차인 등이 가담한 전세자금 대출 사기 조직 21개 등 40개 조직을 적발했다. 경찰은 범죄수익금 총 1918억8000만 원을 몰수·추징 보전했다고도 밝혔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

경찰이 범정부 전세사기 특별단속 2년간 8300여 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1만6000명, 총 피해 규모는 약 2조5000억 원에 달했다. 기소된 사기범들은 평균 징역 7.7년의 중형을 선고 받았다.1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국토교통부, 대검찰청과 2022년 7월부터 올 7월까지 진행한 특별단속에서 전세사기 의심 사례 2689건을 수사해 피의자 8323명을 검거하고, 이 중 610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국 18개 시도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전담수사팀 2118명을 편성해 수사를 벌여왔다.단속 결과 피해자는 1만6314명, 피해 규모는 2조4963억 원이었다. 피해자 연령대는 30대가 37.7%로 가장 많았고 20대 이하도 25.1%였다. 1인당 피해 금액은 1억∼2억 원이 34%로 가장 많았다. 5000만~1억 원이 23.8%로 그 뒤를 이었다. 피해 주택 유형별로는 빌라가 59.9%로 가장 많았고 오피스텔(31%)이 뒤를 이었다. 주로 젊은 층이 많이 사는 빌라와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전세 사기가 기승을 부린 것으로 보인다. 검거된 피의자들은 임대인이나 임차인으로 위장한 경우가 3141명(37.7%)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공인중개사·중개보조원 2081명(25%), 임대인·소유자 1454명(17.5%) 등 순이었다. 검찰에 따르면 전세사기 주범 중 법정최고형인 징역 15년을 선고 받은 사례도 있었다. 일명 ‘세 모녀 전세사기단’ 사건으로 피해 세입자는 355명, 피해액은 795억 원이었다. 당시 딸들과 함께 범행을 저지른 김모 씨는 6월에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 받았다. 단속 기간 검찰이 기소한 사기범 95명 중 25명은 징역 10년 이상, 34명은 7년 이상 10년 미만이 선고됐다.경찰은 단속 과정에서 건축주·분양대행업자·부동산 업자·공인중개사·임대인이 공모한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 조직 19개, 총책을 중심으로 임대인·임차인 모집책과 가짜 임대인·임차인 등이 가담한 전세자금 대출 사기 조직 21개 등 40개 조직을 적발했다. 경찰은 범죄수익금 총 1918억8000만 원을 몰수·추징 보전했다고도 밝혔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

고객들을 속여 약 1조4000억 원대 가상화폐(코인)를 편취한 뒤 입출금을 중단한 가상자산 운용사 하루인베스트 이모 대표(40)를 법정에서 칼로 찌른 사기 피해자에 대해 경찰이 29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행정처장은 전국 법원장과 전국지방법원장에게 청사 보안 강화를 지시했다.이날 서울 양천경찰서는 50대 남성 A 씨에 대해 살인 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전날(28일) 오후 2시 20분경 서울남부지법에서 재판 중 방청석에 앉아 있다가 피고인석에 있던 이 대표에게 달려들어 칼로 목 부위를 4곳 찔렀다. 그는 지인들에게 “입출금 중단으로 수십억 원 손해를 봤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현재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출금 중단에 따른 손해에 불만을 품고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앞서 A 씨는 하루인베스트먼트 사건과 관련된 다른 재판부에 “최근에 삶을 포기한 피해자들로부터 구속이 만료되는 방 씨와 함께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이야기들을 자주 듣는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 씨는 하루인베스트먼트 파트너사의 대주주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경찰에 따르면 범행 당일 A 씨는 집에서 쓰던 길이 20cm(칼날 9cm)의 과도를 가방에 넣어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뒤 법정에 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칼은 금속성 재질로 추정되나, 제조사 등을 통해 정확한 제원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했다. 법정에서 벌어진 칼부림에 법원은 긴급 대책을 내놨다. 이날 법원행정처장은 전국법원장과 전국지방법원장에게 “전국 법원 법정 및 청사 보안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법원행정처는 “(법정 내) 흉기난동 등 사례가 발생하고 있고 모방 사고 발생 우려가 높음에 따라 보안 강화를 강조한다”고 밝혔다.특히 “출입 인원 검색을 철저히 하라”며 “충분한 보안검색 시간을 통해 반입금지품목(도검류, 인화성물질, 독극물 등)이 통과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엄격한 보안검색절차를 준수하라”고 지시했다. 의심스러운 상황에서는 반드시 육안으로 확인할 것도 강조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고객들을 속여 약 1조4000억 원대 가상화폐(코인)를 편취한 뒤 입출금을 갑자기 중단한 가상자산 운용사 하루인베스트 이모 대표(40)가 28일 법정에서 피해자의 칼에 찔렸다. 법정에서 벌어진 칼부림 사건을 계기로 법원 내외부의 안전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정 안에서 흉기에 찔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20분경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양환승) 심리가 열린 법정에서 피고인인 이 씨가 50대 남성 A 씨에게 흉기로 습격을 당했다. A 씨는 길이 20cm(칼날 9cm)의 과도를 306호 법정에 숨겨 들어온 뒤 방청석에 앉아 있었다. 재판은 오후 2시에 시작됐고, 약 20분 뒤 A 씨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후 피고인석에 앉아 있던 이 씨에게 달려들어 목 부위 4군데를 찔렀다. A 씨는 하루인베스트 사기 사건의 피해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범행 전부터 지인들에게 “수십억 원 손해를 봤고, (이 대표 등을) 가만두지 않겠다”며 범행을 예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에는 하루인베스트 사건 피해자인 다른 방청객(5명)이 있었지만 범행에 가담한 이는 없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일반적으로 법정에 들어가려면 중간에 보안검색대를 거쳐야 한다. A 씨는 흉기를 숨기고 이 검색대를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부지법은 정확한 칼의 소재를 확인 중이다. 남부지법 관계자는 “범인이 법원에 들어올 때 검색은 받았다. 소지품 스캔이 정확히 어떻게 됐는지는 아직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씨는 피습 직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경찰은 현장에서 A 씨를 살인미수 혐의의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 씨 등 하루인베스트 경영진은 2월 구속 기소됐으나 지난달 25일 보석으로 모두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었다. 하루인베스트는 코인을 예치하고 이자를 받는 시파이(Cefi·중앙화 금융) 서비스를 표방했다. 이들은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자신들에게 코인을 맡기면 원금을 보장하고 연 최대 12% 이자 등 업계 최고 수익을 지급할 것처럼 고객들을 속였다. 이를 통해 1조4000억 원 상당의 코인을 예치받은 뒤 지난해 6월 입출금 서비스를 중단했다. 투자자들은 이들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 등 혐의로 고소해 검찰 수사가 진행돼 왔다.● 법정 상해 사건 반복… 안전 구멍 우려 앞서 21일에도 대전지법 형사항소부 법정에서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구속 피고인이 숨겨온 칫솔로 국선변호인의 목을 찔러 상해를 입혔다. 이 피고인은 교도소에서 날카롭게 갈아 만든 플라스틱 칫솔로 범행을 저질렀다. 법원의 보안 검색 절차가 형식적으로 이뤄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색대 통과 과정에서 ‘삐’ 하는 경고음이 울려도 그냥 통과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설마 흉기를 법원에 가져오겠나’라는 생각에 검색을 안이하게 한다는 것. 법원을 출입해 본 한 시민은 “검색대 통과 중 삐 소리가 울린 적이 있었는데, 직원이 가방 속을 대충 훑어보곤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박준석 용인대 경호학과 교수는 “보안검색대 시설을 첨단화해 소지품 소재까지 볼 수 있게 하고, 보안 검색 후 법정에 진입할 때도 담당 보안관리대가 2차적으로 방청객 동태를 살펴야 한다”며 “피고인석과 방청객석 사이 공간을 더 띄우는 방안을 검토할 만하다”고 했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

마약 조직 말단에서 마약을 은닉, 배달하는 일에 20대 젊은이들이 가담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명 ‘드로퍼(Dropper·마약류 운반책)’라고 불리는데 최근 돈이 필요한 젊은층이 주로 몰리고 있다. 마약 조직은 이들의 신분증 등을 미리 받아둔 뒤 나중에 탈퇴하려 하면 이를 공개하겠다고 협박하는 식으로 발목을 잡고 있다. 27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옛 트위터) 등에서 ‘드로퍼’ ‘드라퍼’ 등을 검색하자 관련 홍보 글들과 텔레그램 채널 주소들이 나열됐다. 이를 통해 채널에 접속하자 ‘드라퍼 구인 월 2000 보장 가능. 신분 개빡세게 오픈(공개) 가능한 자 구인’ 등의 설명이 적힌 채널이 여럿 나왔다. 취재팀이 ‘드로퍼를 하고 싶다’며 한 채널을 통해 말을 걸자 채널 운영자는 얼굴 사진, 주민등록등초본, 가족관계증명서 등 각종 신상 서류를 ‘담보’로 요구했다. 이들은 지원자가 나중에 ‘드로퍼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할 경우 신상 정보를 공개한다고 협박해 일을 그만두지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 상반기(1∼6월) 경찰에 검거된 마약류 공급 사범은 272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4%나 늘었다. 신분증 저당 잡힌 마약운반 청년들… “신상 공개” 협박에 발 못빼마약운반 늪에 빠진 20대“고수익 알바” 거짓 홍보로 유혹… 주민등록초본-가족 신상도 요구“가족피해 우려, 그만두지도 못해”… 마약배달 처벌 강화돼 징역 5∼7년드로퍼에 가담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원인 중 하나는 관련 텔레그램 채널 등에 접근하기가 쉽다는 점이다. 검색사이트 구글이나 X(옛 트위터) 등을 조금만 검색해 봐도 관련 글들을 찾을 수 있다. 처음에는 ‘고수익 알바’ 등을 찾다가 우연히 이런 글들을 본 뒤 마약 조직에 발을 들이게 되는 셈이다. ‘일당 100만 원 이상 보장’, ‘최소 수익 월 2000만∼3000만 원’ 등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금액을 내건 경우가 많지만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일자리를 문의하고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지원자 가장해 접근하자 “민증 보내라” 취재팀은 마약 조직이 드로퍼를 고용하는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직접 지원자를 가장해 접촉을 시도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주민등록증은 물론이고 등초본 등 거의 모든 종류의 신상 서류를 요구했다. 수 초 만에 답장을 보내온 한 마약 판매책 채널은 “보증금 300만 원과 얼굴 사진을 달라”며 주민등록등초본, 가족관계증명서, 부모 이름과 전화번호, 그 외 가족 전화번호, 주거래 통장 계좌번호 등을 요구했다. 서류상 주소지와 실제 거주지가 일치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배달 애플리케이션에 기록된 주문 내역을 캡처해 보내라는 경우도 있었다. 지원자에게 자녀가 있는 경우 다니는 학교 등 자녀 신상 정보까지 요구한다. 취재팀이 복수의 관련 텔레그램 채널을 관찰해 보니 드로퍼 지원자들은 대부분 20대였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등에 따르면 20대 드로퍼 경험자들이 일을 그만두려 할 때마다 조직은 “네 신상 정보를 공개하겠다” “집 주소를 안다. 사람을 보내겠다”고 협박하며 계속 일을 시킨다. 드로퍼들은 일을 그만두고 싶어도 자신의 신상이 공개될까 봐 혹은 본인이나 가족이 위해를 당할까 봐 그만두지 못하고 있다. 취재팀이 살펴본 한 텔레그램 채널에는 탈퇴를 시도한 남성 드로퍼의 사진과 함께 “이 ×× 잡아서 알몸 동영상 재밌는 콘텐츠 준비 중이니 기대해 주세요”라는 운영자의 협박 글이 올라왔다. 마약 채널 운영자들은 수사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수개월 단위로 대화방을 삭제하는 일명 ‘방폭’도 하고 있다. 운영자들은 통상 3, 4개 채널을 상시 운영하는데 각 채널마다 20명가량의 신상이 공개돼 있었다.● 경찰, 공급책 집중 단속…적발 시 징역형 경찰에 따르면 드로퍼 같은 마약 공급 사범은 증가 추세다. 올 상반기(1∼6월) 경찰에 검거된 마약 공급 사범은 2725명으로 지난해 동기(2089명)보다 30.4%(636명) 늘었다. 당초 제조나 밀수 사범을 중심으로 단속 활동을 해온 경찰은 이달부터 유통 사범을 집중 단속 중이다. 전문가들은 ‘큰돈’의 유혹에 별생각 없이 가담했다가는 형사처벌 등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3월 인천지법은 ‘마약 딜러들이 돈을 많이 버는 것 같다’는 생각으로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드로퍼가 된 피고인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마약 전문 박진실 변호사는 “처벌을 받게 된 드로퍼 의뢰인들은 다들 ‘형이 셀 줄 몰랐다. 제대로 알았다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후회하곤 한다”며 “예전보다 판매책들이 드로퍼들에게 보내주는 양이 많아 징역 5∼7년까지 받기도 한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하선은 상선의 정보를 전혀 모르게 설계된 점조직에서 드로퍼 등 최하선은 수사 꼬리 자르기용으로 이용되기도 쉽다”고 했다. 투약과 돈벌이를 모두 하려는 목적으로 드로퍼가 되는 이들도 있는 만큼 투약 사범부터 드로퍼의 길로 빠지지 않게 예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영덕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중독재활센터장은 “돈은 없는데 마약을 사고 싶은 20대들, 큰돈을 벌려는 젊은이들이 가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검찰청 마약과장 출신 천기홍 법무법인 YK 대표변호사는 “투약 사범에 대해서는 치료나 재활을 통한 재범 방지 노력을 정책적으로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부천 호텔 화재 사고로 숨진 7명 중 2명이 에어매트에 뛰어내리다 목숨을 잃은 사실이 알려지자 파장이 커지고 있다. 동시에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에어매트에 뛰어내려야 하는지 시민, 학생 대상 교육이나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어매트는 높은 곳에서 뛰어내린 사람의 충격을 흡수해 부상을 최소화해주는 장치다. 건물 등에 화재로 고립된 상황에서 계단이나 다른 탈출 수단이 모두 막혔을 때 사용된다. 이런 상황에서 에어매트에 뛰어내려야 한다면 매트에 공기가 다 채워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주변에 혹시 전선 등 걸릴 만한 장애물이 없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이후 소방관의 신호에 맞춰 뛰어내리면 되는데, 낙하 시 자세가 중요하다. 양팔을 가슴에 교차해 붙이고 다리를 모은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충격을 최소화하고 몸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 자세로 몸을 ‘ㄴ’ 자로 만들어 엉덩이부터 떨어져야 안전하다. 만약 불가피하게 2명이 동시에 뛰어내려야 한다면 두 사람 사이에 틈새 없이 서로 꽉 껴안은 상태로 낙하해야 한다. 뛸 때는 엉덩이가 에어매트의 정가운데에 떨어지도록 뛰어내려야 한다. 매트의 가장자리로 착지하게 되면 이번 부천 화재 사고처럼 매트가 뒤집힐 위험이 있다. 착지 후에는 가능한 한 빨리 에어매트에서 벗어나야 한다. 다음 사람이 안전하게 뛰어내릴 수 있도록 즉시 이동하는 것이다. 이후 뛰어내릴 사람은 앞서 뛰어내린 사람이 매트에서 빠져나갔는지, 다시 매트가 원상태로 복구됐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소방관의 지시에 따라 뛰어내려야 한다. 한 사람이 뛰어내린 뒤 공기가 빠져나간 에어매트가 다시 원상복구되는 시간은 통상 약 20초 정도지만 지상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25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사건 당시 호텔 7층에서 에어매트로 뛰어내린 뒤 숨진 2명은 단 3초 간격으로 뛰어내렸다. 매트를 정비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앞서 착지한 사람이 에어매트 바깥으로 완전히 빠져나와 다음 사람과의 충돌 위험이 없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만약 이전 사람이 착지 후 정신을 잃는 등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당연히 간격은 더 늘어난다”고 했다. 소방청은 실험 및 전문가 자문을 통해 다음 달까지 공기안전매트 안전 사용 통합 매뉴얼을 만들 방침이다. 일선 소방서들이 각각 사용하는 에어매트가 다르다는 이유로 소방당국 차원의 공통 매뉴얼은 아직 없는 상태다. 부천=최원영 기자 o0@donga.com}

부천 호텔 화재 사고로 숨진 7명 중 2명이 에어매트에 뛰어내리다 목숨을 잃은 사실이 알려지자 파장이 커지고 있다. 동시에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에어매트에 뛰어내려야 하는지 시민, 학생 대상 교육이나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에어매트는 높은 곳에서 뛰어내린 요구조자의 충격을 흡수해 부상을 최소화해주는 장치다.건물 등에 화재로 고립된 상황에서 피난 계단 등 모든 정상적인 탈출 경로가 차단됐을 때 쓴다.위급 상황에 직면에 에어매트에 뛰어내려야 한다면 매트에 공기가 다 채워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주변에 혹시 전선 등 걸릴만한 장애물이 없는지도 확인해야 한다.이후 소방관의 신호에 맞춰 뛰어내리면 되는데, 낙하 시 자세가 중요하다. 양팔을 가슴에 교차해 붙이고 다리를 모은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충격을 최소화하고 몸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 자세로 몸을 ‘ㄴ’ 자로 만들어 엉덩이부터 떨어져야 안전하다. 만약 불가피하게 2명이 동시에 뛰어내려야 한다면 두 사람 사이에 틈새 없이 서로 꽉 껴안은 상태로 낙하해야 한다.뛸 때는 엉덩이가 에어매트의 정가운데에 떨어지도록 뛰어내려야 한다. 매트의 가장자리로 착지하게 되면 이번 부천 화재 사고처럼 매트가 뒤집힐 위험이 있다. 착지 후에는 가능한 한 빨리 에어매트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다음 사람이 안전하게 뛰어내릴 수 있도록 즉시 이동하는 것이다.이후 뛰어내릴 사람은 앞서 뛰어내린 사람이 매트에서 빠져나갔는지, 다시 매트가 원상태로 복구됐는지 확인하고 소방관의 지시에 따라 뛰어내려야 한다.한 사람이 뛰어내린 뒤 공기가 빠져나간 에어매트가 다시 원상복구되는 시간은 통상 약 20초 이상이지만 지상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25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사건 당시 호텔 7층에서 에어매트로 뛰어내린 뒤 숨진 2명은 단 3초 간격으로 뛰어내렸다. 매트를 정비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정확히 몇 초 간격이라고 단정지어 얘기할 순 없다”며 “착지한 이전 사람이 에어매트 영역 바깥으로 완전히 빠져나와 다음 사람과의 충돌이 없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전 사람이 착지 후 정신을 잃는 등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당연히 간격은 더 늘어난다”고 했다.한편 소방청은 실험 및 전문가 자문을 통해 다음달까지 공기안전매트 안전 사용 통합 매뉴얼을 만들 방침이다. 일선 소방서들이 각각 사용하는 에어매트가 다르다는 이유로 소방당국 차원의 매뉴얼은 아직 없는 상태다.부천=최원영 기자 o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