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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는 16일 펴낸 ‘재택근무 종합 매뉴얼’에서 재택근무가 반드시 ‘집’에서만 일하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밝혔다. 근로자의 요청에 따라 사용자가 승인할 경우엔 카페 등 집 이외의 장소도 재택근무지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근로자가 출장지나 파견근무지 등에서 일하는 경우는 재택근무로 볼 수 없고, 회사 측이 근로자를 징벌하거나 업무에서 배제하려는 목적으로 ‘집에서 일하라’고 했을 경우에도 재택근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재택근무제를 도입한 회사의 근로자가 회사와 의논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재택근무를 중단한 뒤 사무실로 출근하면 원칙적으로는 근무지 이탈에 해당한다. 회사가 징계 사유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집에서는 해결할 수 없는 긴급한 사무가 있다든지 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징계 사유로 보기 어렵다. 재택근무자가 사무실로 출근하려면 미리 관리자의 승인을 받거나 이와 관련한 규정을 취업규칙 등에 마련해 놓는 것이 좋다는 게 매뉴얼 권고 사항이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고용노동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도 재택근무가 새로운 직장문화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정부 차원의 ‘재택근무 종합 매뉴얼’을 내놓은 이유다. 고용부는 재택근무제 운영 과정에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분쟁이 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을 매뉴얼에 담았다. 법학 교수와 변호사, 연구기관의 검토를 거친 내용이다. 전체 매뉴얼은 고용부 일·생활균형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재택근무 이유로 무조건 급여 삭감은 안 돼 ―회사가 재택근무를 하면서 월급을 줄이자고 하는데…. “부당한 요구다. 재택근무로 근로시간이나 성과가 줄어들지 않았다면 회사로 출근할 때와 동일한 임금을 받는 게 원칙이다. 만약 출근할 때만 따로 주는 급여항목이 있다면 그 부분만큼의 임금이 줄어들 수는 있다. 이 경우라도 근로계약서에 미리 기재된 것에 한정된다.” ―재택근무를 하면 출퇴근 교통비는 못 받나. “출근 횟수에 따라 교통비를 실비 지급하는 회사라면 교통비를 줄 필요가 없다. 하지만 교통비 명목으로 일정액을 매달 고정적으로 받아왔다면 이는 통상적인 임금에 해당돼 재택근무를 해도 회사가 지급해야 한다. 식비도 마찬가지로 보면 된다.” ―재택근무로 근로자 주택의 전기요금과 통신비가 늘었다. 회사가 지원해줘야 하나. “일하면서 생긴 추가 비용은 회사가 지원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전기, 통신요금의 경우 얼마나 실제로 업무에 사용됐는지 측정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회사 차원에서 ‘재택근무 수당’ 등을 만들어 따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게 좋다.”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된다며 근로자가 먼저 재택근무를 희망하는데…. “재택근무는 노사 합의로 시행해야 한다. 근로자가 신청한다고 해서 회사가 이를 반드시 받아들여야 하는 건 아니다. 마찬가지로 회사 측이 근로자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할 때도 미리 동의를 받아야 한다.”○ ‘원격 근태감시’는 근로자가 동의할 때만 가능 ―재택근무를 시작하면서 회사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정보 활용에 동의해 달라고 한다.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위치정보는 반드시 당사자 동의를 얻은 뒤라야 수집할 수 있다. 근로자가 자신의 GPS 정보를 확인해도 된다고 동의해줬다면 회사는 이를 활용해 근로자의 근무 위치 등을 들여다볼 수 있다. 하지만 회사가 위치추적 동의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 ―회사가 PC 접속 기록으로 출퇴근을 확인하겠다는데…. “GPS 이용 때와 마찬가지다. 이 경우도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근로자가 동의하면 회사는 △재택근무지 영상 정보 △PC 접속 및 사용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해야 할 일을 마쳤다면 퇴근 시간 전에 개인적인 일을 봐도 되나. “안 된다. 재택근무를 해도 출근할 때와 마찬가지로 근로시간, 휴게시간 규정이 그대로 적용된다. 근로자에 따라서는 몇 시간만 집중적으로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휴식하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을 텐데 이럴 경우 엄밀하게는 회사와 사전 합의가 있어야 한다.”○ 재택근무에도 노동법은 적용 ―재택근무를 하다 집 화장실에서 넘어져 다쳤다. 업무상 사고로 인정받을 수 있나. “집이라도 근무 중이었다면 산업안전보건법이 적용된다. 해당 법에서는 일하다 소변 등의 ‘생리적 행위’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다면 업무상 사고로 본다. 집에서도 업무를 보다 화장실에서 사고가 났으면 업무상 사고로 인정받을 수 있다. 다만 개별적으로는 근로복지공단의 산업재해 인정 판단을 받아야 한다.” ―재택근무 중인데 상사가 매일 업무 시작 시간 30분 전인 오전 8시 반부터 ‘카톡’으로 지시를 한다. 이러면 근로시간이 늘어난 걸로 봐야 하는 것 아닌가. “단순히 업무와 관련된 지시만 한 것이라면 일을 시작한 시간이 앞당겨졌다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업무 시작 시간 전부터 일하라고 구체적으로 지시했다면 근로시간이 늘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 ―재택근무 시작 후 하루에 주어지는 업무량이 크게 늘어 야근을 했다. 야근수당을 받을 수 있나. “상사가 재택근무를 시작한 뒤로 일을 너무 시켜 야근을 할 수밖에 없다면 연장근로수당을 받을 수 있다. 업무량이 늘었는지는 재택근무를 하기 전 출근 때의 평균 업무량을 기준으로 따져봐야 한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정부가 1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과 고용취약계층 등에 제공하는 맞춤형 긴급지원금의 세부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지원금별 신청 조건 및 방법이 제각각이어서 혼란스럽다는 우려가 많았던 탓이다. 4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의 국회통과 후 지급절차가 시작된다.○ 소상공인 위한 새희망자금 ―한시가 급하다. 추석 전 지급이 가능한가. “정확히는 알 수 없다. 행정정보로 매출 감소 확인이 가능한 사업자, 특별피해업종으로 확인 가능한 소상공인 등은 온라인 신청으로 신속하게 지급할 방침이다. 행정정보로 매출 감소 확인이 불가능한 소상공인은 지방자치단체를 통한 확인 후 지급한다.” ―택시 운전자도 지원 받을 수 있나. “개인택시 사업자는 연매출이 4억 원 이하고 올해 매출이 감소했을 경우 가능하다. 법인택시 운전자는 회사의 근로자여서 지원대상이 아니다.” ―같은 대표 명의로 여러 사업체가 있는 경우 사업체별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나. “매출 규모 및 종사자 수가 가장 많은 1개 사업체를 기준으로 1회만 받을 수 있다.”○ 전 국민 통신요금 지원 ―‘통신비 2만 원’ 언제 받을 수 있나. “9월 통신 요금에 대해 10월에 지급하는 게 정부 목표다.” ―지원 대상은…. “2007년 12월 31일 이전 출생한 만 13세 이상 전 국민 대상이다. 2008년 1월 1일 이후 출생한 현 초등학교 6학년생 이하는 해당되지 않는다.” ―선불폰 1대를 사용 중인데 지원받을 수 있나. “9월 말 기준으로 사용기간이 15일 이상 남아있어야 한다. 지원 대상에 해당하면 문자메시지(SMS) 등으로 통지할 예정이다.” ―3인 가족인데 부인과 자녀 모두 남편 명의로 개통했다. “명의자 기준으로 ‘1인 1회선’만 지원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2만 원만 지원받을 수 있다. 6만 원을 지원받으려면 실사용자인 부인과 자녀 명의로 변경해둬야 한다. 신분증, 건강보험증, 가족관계증명서 등 가족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갖고 인근 대리점이나 판매점을 방문하면 명의를 변경할 수 있다.” ―법인 명의로 된 휴대전화 1대만 사용 중인데 지원 받을 수 있나. “법인 명의 회선에 대해서는 지원이 안 된다.” ―어떻게 신청하나. “별도 신청 절차는 없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및 프리랜서 고용안정지원금 ―기존에 고용안정지원금을 받았던 프리랜서다. 이번에 또 받을 수 있나. “가능하다. 1차 고용안정지원금을 지원받은 사람도 1인당 50만 원(1개월 치)을 2차 지원금으로 받을 수 있다.” ―1차 때 지원 받지 못한 프리랜서는 어떻게 하나. “1차 때 지원금을 받지 못한 특고, 프리랜서 20만 명은 이번에 150만 원씩 지원해 준다. 지난해 기준으로 소득 5000만 원 이하이고, 올해 소득(8월 기준)이 지난해보다 25% 이상 감소했다면 신청할 수 있다.” ―청년특별구직지원금 지급 대상은…. “18∼34세 청년 20만 명에게 1인당 현금 50만 원을 지급한다. 취업성공패키지와 같은 구직 프로그램에 참여했지만 경기침체 여파로 취업을 못한 청년들이 대상이다.” ―올해 35세다. 그럼 못 받나. “2019년에 구직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면 올해 35세도 지원 대상이다. 온라인청년센터에서 신청하면 된다.” ―언제부터 지급되나? “기존 수급자는 4차 추경 통과 후 지급된다. 신규 신청자는 심사 후 11월 내에 일괄적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각종 지원에 대해 한번에 물어볼 창구는 없나. “16일부터 범부처 통합 ‘힘내라 대한민국 콜센터’가 운영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정부민원안내 콜센터(국번 없이 110)에 전화하면 새희망자금, 통신비 지원 등 전반적인 내용을 물어볼 수 있다.”박성진 psjin@donga.com·박재명·이건혁 기자}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2020년 트루 컴퍼니’ 대상 기업에 SK㈜를 선정했다고 13일 밝혔다. 트루 컴퍼니는 장애인 고용을 늘리기 위해 노력한 기업과 기관을 선정해 포상하는 제도다. SK㈜는 장애인 직원을 채용할 때 중증장애인 선발 비율을 50% 이상으로 유지한 점 등을 인정받았다. 금상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은상은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과 오스템임플란트, 동상은 한국석유공사와 상원의료재단 부평힘찬병원이 각각 받았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정부가 이번 추석 연휴(9월 30일∼10월 4일) 기간 귀성과 성묘, 벌초 등을 자제해 달라고 국민에게 권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다. ‘추석 방역’과 관련해 정부가 이동 자제를 공식적으로 권고한 건 처음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민족 대이동’으로 상징되는 한가위 풍속까지 바뀌게 됐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이번 추석 연휴만큼은 이동을 최소화하고 가급적 집에 머무르며 휴식의 시간을 갖도록 요청드린다”며 “나와 가족, 친지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명절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도 이날 열린 긴급 민생경제 종합대책 고위당정청협의회에서 “추석 대이동이 있다면 코로나19 상황이 위험해질 수 있다”며 “여러 사정과 생각이 있으시겠지만 이동을 자제하는 추석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은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히 불안하다는 판단이다. 올 4월 말∼5월 초 ‘황금연휴’와 8월 광복절 연휴 직후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상황 탓이다. 중대본은 “앞으로 3주 후인 추석 때까지 무증상, 잠복 감염을 완전히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추석 연휴 기간을 특별방역 기간으로 정하고 전국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에 준하는 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정부는 강제적인 이동 제한 조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그 대신 이동을 최소화하는 이른바 ‘비대면 명절’ 문화를 만들 계획이다. 성묘, 벌초, 요양원 방문 등 그동안 명절 때 권장되던 것은 모두 정부의 ‘자제’ 대상 행동이 됐다. 정부는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e하늘장사정보시스템’을 통한 온라인 성묘를 권고했다. 벌초는 산림조합, 농협 등 대행 서비스를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는 나이 많은 사람이 걸리면 젊은 사람에 비해 치명률이 크게 높아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며 “이번 추석에는 집안 어르신을 찾아뵙지 않는 것이 진정한 효도”라고 말했다.박재명 jmpark@donga.com·강동웅 기자}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에 정부가 고향과 친지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권고하고 나선 것은 이번 추석 연휴(9월 30일∼10월 4일)가 자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통로가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 집단 감염이 빈발하고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비율도 높은 상황에서 전국적으로 ‘민족 대이동’이 이뤄질 경우 코로나19 통제가 어려워질 거라는 절박함이 반영된 것이다. 정부는 5월과 8월에 임시공휴일을 지정하고 소비 진작에 나섰다가 확진자 폭증을 겪은 바 있다. 이번 추석은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된 이후 처음 맞이하는 큰 명절이다. 설 연휴(1월 24∼27일) 직전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오긴 했지만 지금처럼 전국적인 확산세를 예상하기 어려운 초창기였다. 정부는 이동 자제 권고와 함께 ‘비대면 명절’을 위한 여러 대안을 내놓았다. 우선 성묘는 21일부터 시작되는 ‘e하늘장사정보시스템’의 온라인 성묘를 이용하라고 권고했다. 이는 온라인으로 영정, 헌화, 차례상 등을 꾸며 놓고 가족들이 고인에 대한 추모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서비스다. 보건복지부가 직접 운영하며 21∼25일 안치 사진을 신청할 수 있다. 정부는 벌초도 산소를 직접 찾아가는 대신 산림조합, 농협 등의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라고 권고했다. 직접 벌초를 할 거라면 혼잡한 날짜를 피해 참석 인원을 최소화하고 음식물을 섭취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국민들이 벌초 대행 서비스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 부처가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추석 연휴 전후 2주(9월 셋째 주∼10월 셋째 주)에는 실내 봉안시설을 방문하려면 사전에 예약해야 한다.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몰리지 않도록 인원이 제한될 수 있다. 봉안시설에 있는 제례실과 유가족 휴게실은 폐쇄되고 음식물을 먹을 수도 없다. 명절 때 특히 방문자가 늘어나는 요양원은 요주의 시설에 해당된다. 이번 추석에는 노인요양시설과 요양병원을 찾지 않는 게 ‘효도’다. 꼭 면회할 일이 있으면 병실 대신 투명 차단막이 설치된 공간에서 만나야 한다. 중대본 관계자는 “코로나19 치명률이 어르신 등 고위험군에서 높게 나타나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은 창가 쪽만 이용하는 게 원칙이다. 철도는 창가 좌석만 판매한다. 고속 및 시외버스 역시 각 회사에 창가 좌석만 예매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중대본 측은 “가능한 한 개인 차량을 이용하고 휴게소에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추석 연휴를 특별 방역 기간으로 정하고 전국에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에 해당하는 방역 조치를 시행한다. 다만 이동 제한을 강제로 적용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손영래 복지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의 이동권을 제한하는 문제는 검토의 대상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박재명 jmpark@donga.com·박효목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장기실업자에게 생활안정자금이 지원된다. 기업과 개인의 기부금이 재원이다. 국민 성금을 활용한 실업자 직접 구제는 처음이다. 고용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은 16일부터 29일까지 근로복지서비스 홈페이지를 통해 저소득 장기실업자의 생활안정자금 지원 신청을 받는다고 6일 밝혔다. 공단은 장기실업자 3500명을 선정해 각각 100만 원씩 지급할 예정이다. 지원 요건은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 △가구소득이 중위소득의 60% 이하 △워크넷 구직 등록 후 60일 이상 경과 △2명 이상 가구의 만 40∼60세 가구주 등이다. 지원금은 10월 말 개별 지급된다. 만약 지원자가 3500명보다 많으면 가구 소득이나 실업기간 등을 고려해 선별적으로 지급된다. 장기실업자 생활안정자금 지원에는 35억 원이 쓰일 예정이다. 재원은 정부의 직접 지원 없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 기부금과 공무원 급여 반납분 등으로 마련됐다. 기업과 단체, 개인 등 1032곳에서 36억3000만 원을 기부했다. 공단 관계자는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은 국민 가운데 실업자 구제에 일부 혹은 전체를 기부하기로 하고, 근로복지진흥기금 계좌 이체에 찬성한 분들의 기부금도 재원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원사업은 일단 올해만 한시적으로 실시된다. 추가재원 마련이 쉽지 않아서다. 지원 대상자의 수가 적어서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공단 측은 “생활이 더 어렵고 재취업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지원받을 수 있도록 점수제로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에 정부가 고향과 친지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권고하고 나선 것은 이번 추석 연휴(9월 30일∼10월 4일)가 자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통로가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 집단 감염이 빈발하고,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비율도 높은 상황에서 전국적으로 ‘민족 대이동’이 이뤄질 경우 코로나19 통제가 어려워질 거라는 절박함이 반영된 것이다. 정부는 5월과 8월에 임시공휴일을 지정하고 소비 진작에 나섰다가 확진자 폭증을 겪은 바 있다. 이번 추석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이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큰 명절이다. 설 연휴(1월 24∼27일) 직전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오긴 했지만 지금처럼 전국적인 확산세를 예상하기 어려운 초창기였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앞으로 3주 뒤인 추석 때까지 무증상, 잠복 감염을 완전히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이날 내놓은 추석 방역대책에는 ‘비대면 명절’을 위한 대책이 많이 포함됐다. 우선 성묘는 21일부터 시작되는 ‘e하늘장사정보시스템’의 온라인 성묘를 이용하라고 권고했다. 이는 온라인으로 영정, 헌화, 차례상 등을 꾸며 놓고 가족들이 고인에 대한 추모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서비스다. 보건복지부가 직접 운영하며 21∼25일 안치 사진을 신청할 수 있다. 정부는 벌초도 산소를 직접 찾아가는 대신 산림조합, 농협 등의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라고 권고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국민들이 벌초 대행 서비스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 부처가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명절 때 특히 방문자가 늘어나는 요양원은 ‘요주의 시설’에 해당된다. 이번 추석에는 노인요양시설과 요양병원을 찾지 않는 게 ‘효도’다. 만약 꼭 면회할 일이 있으면 병실 대신 투명 차단막이 설치된 공간에서 만나야 한다. 중대본 관계자는 “코로나19 치명률이 어르신 등 고위험군에게서 높게 나타나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은 창가 쪽만 이용하는 게 원칙이다. 철도는 창가 측 좌석만 판매한다. 좌석 가운데 50%만 판매한다는 의미다. 고속 및 시외버스 역시 창가 좌석만 예매하는 것을 각 회사에 권고하기로 했다. 다만 정부는 이동 제한을 강제로 적용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손영래 복지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의 이동권을 제한하는 문제는 검토의 대상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추석 연휴기간에 낀 개천절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일부 보수단체의 개천절 광화문 집회 예고에 대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반사회적 행위”라며 “무관용 원칙 아래 단호히 공권력을 행사해주기를 정부에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박재명기자 jmpark@donga.com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
고용노동부가 7년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통보한 ‘법외노조’ 행정처분은 위법이라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온 3일 경영계는 우려를 표시했다. 이 같은 대법원의 판단이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연계돼 추진되고 있는 노동관계법 개정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해직자와 실업자의 노조 가입 등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노동관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노조의 단결권만 강화돼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7월 국무회의에서 ILO 핵심 협약 비준안 3건을 의결하고 문재인 대통령 재가를 거쳐 국회에 제출했다. ILO 핵심협약 3건은 △강제 또는 의무노동 금지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원칙의 적용에 관한 것이다. 협약이 비준되면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이 때문에 정부는 해직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지 않는 노동조합법 등 ILO 협약과 충돌하는 국내법을 미리 정비하기 위해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국회로 보내 놓은 상태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전교조처럼 소송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일반 기업 노조가 해고된 직원을 노조원으로 둘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공무원노조법 개정안도 제출돼 있어 법안이 통과되면 5급 이상 공무원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다. 재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기업의 경영활동이 전례 없이 불확실한 상황에 놓였는데 ILO 핵심협약 비준과 연계된 법안들마저 국회를 통과하면 경영 부담이 더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해직자, 실업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고 복수노조에 대한 차별적 대우를 금지한다는 내용을 ‘독소조항’으로 꼽고 있다. 산업계는 ‘강성 노조’ 출현을 특히 우려하고 있다. 노동조합법 개정으로 해직자들의 노조 가입이 허용되면 이들이 노사 교섭에 나서는 것도 가능해진다. 고용부는 “교섭권을 정당하게 위임받은 사람이라면 해고자 노조원도 임·단협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각 기업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이 노조를 장악한 뒤 경영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게 길을 열어주는 셈”이라며 “강성노조 활동이나 근무태만 등의 사유로 해고된 이들이 복직을 전제로 협상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3일 입장문을 내고 “ILO 핵심협약 비준 추진과 연계돼 있는 해고자 실업자 등의 노조 가입 문제는 국가적으로 경제 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국회 논의 과정에서 국민적 합의가 도출되도록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국회로 보내 놓은 노동관계법 개정안들은 20대 국회였던 지난해 10월에도 제출됐으나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하지만 21대 국회에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의석 과반을 차지한 만큼 정부는 올해 안에 입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박재명 jmpark@donga.com·서동일 기자}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3일 해직 교사들이 가입해 있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합법성 여부에 대한 선고를 한다. 2013년 10월 고용노동부의 ‘법외(法外) 노조’ 통보 처분에 불복해 전교조가 소송을 낸 지 약 6년 10개월 만이다. 2016년 5월 전교조가 하급심 선고에 불복해 상고한 지 4년 만에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온다. 대법원 전합은 3일 오후 2시 대법정에서 특별 기일을 열고 전교조가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고용부를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에 대한 판결을 선고한다. 전합 선고는 대법원 유튜브 계정 등을 통해 생중계된다. 대법원 전합은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돼 있지만 선고에는 김선수 대법관이 관여하지 않는다. 김 대법관은 변호사 재임 당시 전교조를 대리한 적이 있어 이번 사건 심리 과정에서 제외됐다. 대법원 전합은 올 5월 20일 이 사건에 대한 공개변론을 열었다. 당시 양측은 ‘교원이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는 교원노조법과 노동조합법 규정을 놓고 법적 공방을 벌였다. 전교조 측은 “해직자 9명을 이유로 6만 명 노조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행정권 남용”이라고 주장한 반면에 고용부는 “빨간불에 건너면 보호하지 않겠다고 했더니 그래도 빨간불에 건널 테니 보호해 달라고 하는 꼴”이라고 맞섰다. 앞서 고용부는 2010년 3월부터 2013년 9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해직 교원도 노조에 가입해 활동할 수 있도록 한 내부 규약을 고치라”며 전교조를 상대로 시정명령을 내렸다. 전교조가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자 고용부는 2013년 10월 법외노조 통보를 했고, 전교조는 불복 소송을 했다. 1, 2심에선 모두 전교조가 패소했다. 만약 대법원이 1, 2심과 달리 전교조를 합법적인 노조로 판단한다면 전교조는 자동적으로 노조 지위를 회복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전교조는 원래 노조였던 것이 시정 요구를 거부하며 노조 지위를 잃은 상태”라며 “법원에서 전교조의 손을 들어 줄 경우 별도 조치 없이 곧바로 노조로 인정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법원이 1, 2심과 마찬가지로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판단한다면 전교조는 노조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 헌법에 보장된 단체 교섭권도 행사할 수 없다. 노조 전임자로 근무하던 일부 교사들은 학교로 복귀해야 하고, 전교조가 교사들 임금에서 일부를 노조활동비로 징수할 수도 없다.배석준 eulius@donga.com·고도예·박재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으로 다시 확산하면서 돌봄휴가, 근로시간 단축 등에 대한 직장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가족돌봄휴가는 6개월 만에 12만 명에 가까운 근로자가 정부 지원을 받는 등 코로나19 시대의 ‘뉴노멀’ 휴가로 자리를 잡고 있다. 3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3월 16일부터 8월 20일까지 가족돌봄비용 긴급 지원을 신청해 지원금을 받은 근로자는 11만8606명에 이른다. 이들에게 지급된 지원금은 404억 원으로 1인당 평균 34만1000원 정도다. 가족돌봄휴가는 근로기준법이 보장하는 근로자 권리인 개인 연차휴가와는 별개로 남녀고용평등법에 근거해 사용할 수 있는 휴가다. 근로자는 가족의 질병이나 사고, 자녀양육 등을 위해 1년에 10일 이내에서 휴가를 쓸 수 있다. 사업주가 별다른 이유 없이 가족돌봄휴가 사용을 막으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문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돌보는 근로자가 가족돌봄휴가를 쓰면 하루 5만 원(부부 합산 100만 원 이내)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 2학기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등교수업 중단이 이어지면서 가족돌봄 비용 지원을 신청할 수 있는 기간도 늘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9월 30일까지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1, 2학년 자녀를 위해 가족돌봄휴가를 사용할 경우엔 비용을 나중에 지원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에서 근로시간 단축을 고민하는 회사도 많다. 정부는 근로자의 주당 소정 근로시간을 15∼35시간으로 줄인 사업주에게 ‘워라밸일자리 장려금’ 제도를 통해 △간접노무비(중소·중견기업 근로자 1인당 40만 원) △임금 감소 보전금(주당 15∼25시간은 60만 원, 25∼35시간은 40만 원) △대체인력 채용 지원금(중소·중견기업 80만 원)을 최대 1년간 지원한다. 이 지원금으로 사업주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줄어든 근로자의 급여를 보전해 준다. 워라밸일자리 장려금을 받은 인원이 올 7월에만 8577명에 이른다. 지난해 7월(1963명)과 비교하면 1년 만에 4배 이상으로 늘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3월부터 근로시간 단축 활용이 늘었다”고 말했다. 가족돌봄휴가, 근로시간 단축 지원과 관련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려면 고용부 홈페이지에 접속하거나 고용부 상담센터로 연락하면 된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의료계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의 광복절 집회 참가자 명단 제출 불응에 대해 강경 메시지를 쏟아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가운데 방역 방해와 의료계 집단행동에 대해 불관용 원칙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방역에는 특권이 없다”며 “엄정하게 대응하라”고 말했다. 서울시의 광복절 집회 참가자 명단 제출 요청에 민노총이 응하지 않으면서 사랑제일교회 신도들과의 차별 논란이 일자 엄정 대응을 지시한 것. 이에 민노총은 이날 집회 참가자 명단을 방역당국에 제출했다. 민노총 관계자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질병관리본부와 3, 4일 전부터 집회 참가자 명단 공개에 대해 협의해왔다”고 말했다. 명단에는 조합원 이름과 연락처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의료계에 대해서도 다시 “법 집행을 통해 강력하게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2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위법한 집단적 실력 행사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지만 대한의사협회가 이날 2차 총파업에 돌입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격상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 3단계를 언급하는 것보다 2단계 수칙을 더욱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27일 교회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방역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간담회에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최근 회장에서 사퇴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초청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박재명 기자}
국내 체류기간이 만료된 외국인 근로자들을 농어촌 근로에 투입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부족해진 농어촌 일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고용노동부는 24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국내 체류 및 취업활동 기간이 끝난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농어촌 계절근로 취업 신청을 받는다고 23일 밝혔다. 국내에서의 취업 기간이 끝나 자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농어촌 취업’을 조건으로 최대 3개월간 취업 기한을 연장시켜 주는 것이다. 농어촌 계절취업에 지원할 수 있는 외국인 근로자는 △비전문취업(E-9) 자격 입국 △2020년 4월 14일∼8월 31일 체류기간 만료 등의 자격을 충족해야 한다. 불법 체류자는 신청할 수 없다. 국내 체류기간이 끝난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농어촌 계절근로의 기회를 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올해 4∼8월 국내 체류기간이 끝났지만 항공편 축소 등의 이유로 자국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4000∼5000명에 이른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새로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가 거의 없어 수확기 인력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한시적인 특단의 조치”라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늦더위가 이어지던 지난해 9월 10일. 경북 영덕군의 한 오징어 가공업체에서 태국과 베트남 출신 외국인 근로자 4명이 한꺼번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하에 있는 수산물 보관 탱크를 8년 만에 청소하기 위해 근로자 1명이 내려갔다가 의식을 잃었다. 이를 구조하러 들어간 3명도 모두 2∼3분 만에 쓰러졌다. 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모두 유독가스 흡입으로 질식사한 것이다. 긴 장마가 끝나고 30도가 넘는 여름 더위가 시작되면서 올해도 산업 현장에서는 ‘질식사고 비상’이 걸렸다. 오폐수처리장, 맨홀 등 밀폐 공간에서 일하다가 유독가스를 흡입해 쓰러지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당부가 나오고 있다.○ 사고 나면 절반 이상 숨져 질식사고는 사망률이 높은 대표적인 산업재해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공단)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10년간 312명이 질식사고를 당했다. 이 중 사망자만 166명에 이른다. 사망률 53.2%로 일반 사고성 재해 사망률(1.2%)의 40배가 넘는다. 질식사고의 원인은 크게 산소 결핍과 유해가스 흡입으로 구분할 수 있다. 산소 결핍은 공기 중 산소 농도(통상 21%)보다 낮은 18% 미만의 산소 농도에 노출되는 경우다. 산소 농도가 12% 미만으로 떨어지면 어지러움, 구토, 근력 저하 등으로 추락사고의 위험이 있다. 10% 아래로 내려가면 기도가 폐쇄되고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된다. 8% 미만이면 실신에 이르고 6% 미만이면 호흡정지와 함께 5분 안에 사망할 수도 있다. 유해가스 흡입은 오수, 폐수 등 부패하기 쉬운 물질에 녹아 있던 황화가스나 일산화탄소를 들이마시는 것이 대표적이다. 맨홀 등에 있는 부패한 슬러지(하수 처리나 정수 과정에서 생긴 침전물)를 긁어내면 황화가스가 공기 중에 섞인다. 이 가스를 흡입하면 산소를 뇌로 보내지 못하게 돼 산소 결핍 때와 같이 의식을 잃게 된다. 최근 10년 동안 질식사고 사망자 166명의 사망 원인을 보면 황화수소 흡입(48명·28.9%)이 가장 많다. 이어 산소 결핍(38명·22.9%), 일산화탄소 흡입(34명·20.5%) 등이다. 공단 관계자는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질식 재해는 사망률이 높을 뿐 아니라 호흡이 어려운 상태에서는 언어장애, 운동장애, 환각 등 여러 부작용이 나타난다”며 “질식 재해를 막기 위한 예방 조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에도 6명 인명 피해 질식사고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질식사고는 통상 무더위와 함께 발생 건수가 늘지만 올해는 이미 상반기(1∼6월)에 5건이 발생해 6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쳤다. 장기간의 장마가 끝나고 당분간은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전관리가 더욱 중요하다는 의미다. 질식사고는 발생하더라도 대처가 쉽지 않다. 오히려 섣불리 구조에 나섰다가 인명 피해가 더 커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올해 6월 27일 대구 달서구의 폐지 재활용 업체에서는 황화수소 중독으로 2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 역시 지난해 9월 있었던 영덕군 오징어 가공업체 사례처럼 밀폐 공간을 청소하던 작업자 한 명이 질식돼 쓰러지자 동료 3명이 구조에 나섰다가 함께 사고를 당한 경우다. 최근 10년간 질식사고로 목숨을 잃은 166명 중에는 구조에 나섰다가 사망한 경우가 22명에 이른다. 공단 관계자는 “산소 공급이 끊어지면 의식을 잃어 기어서 탈출할 수도 없는 상태가 된다”며 “질식사고 발생 시에는 반드시 산소마스크 등의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구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단, 사고 예방 위해 8월 말까지 감독 질식사고는 무엇보다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밀폐 공간에서 일할 경우에는 작업하기 전과 작업 도중에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를 반드시 측정해 봐야 한다. 적당한 간격을 두고 환기하는 것도 필수다. 또 위험 밀폐 공간에는 반드시 감시인을 배치해야 한다. 질식사고의 대부분은 이 같은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고용노동부와 공단은 이달 28일까지 여름철 질식사고 취약 사업장을 대상으로 불시에 현장 감독을 실시할 방침이다. 밀폐 공간 출입 금지, 질식 예방 장비 보유와 밀폐 공간 작업 프로그램 수립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특히 밀폐 공간이 많은 폐수 배출시설 등은 실태조사를 거쳐 위험 수준을 등급화하고 고위험 사업장에 대해서는 전문 기술지도에 나선다. 공단 관계자는 “밀폐 공간 질식재해는 작업 전에 산소와 유독가스 농도를 측정하고 환기만 잘해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라며 “기본적인 수칙을 잘 지켜 사망 위험이 높은 질식 재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질식사고 예방장비 구입비 최대 3000만원만원 지원” ▼산업안전보건공단 “무상대여 가능”작업 현장에서 질식사고를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이다. 산소와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 공기호흡기 등을 미리 갖춰야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사고 발생 후 빠른 구조도 장비가 갖춰져야 가능하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공단)은 질식사고 예방을 위해 갖춰야 할 장비 10여 개를 권장하고 있다. 우선 산소 농도와 혼합가스 농도 측정기가 필요하다. 밀폐된 작업공간에서 일할 때 쓰인다. 밀폐 공간 안으로 바깥 공기를 주입할 수 있는 공기치환용 환기팬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 공기호흡기는 질식 위험이 있는 공간에서 작업할 때뿐 아니라 부상자를 구조할 때도 필요한 장비다. 산소를 공급해 주는 송기마스크를 갖춰도 된다. 밀폐 공간에서 외부와 연락할 수 있는 무전기, 휴대용 랜턴 등도 준비해야 한다. 이런 장비들을 영세한 업체가 모두 갖추려면 경제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 공단은 50인 미만 기업이 질식재해 주요 예방장비를 구매할 경우 비용의 일부를 지원해 준다. 한 사업장당 3000만 원 이내에서 구입비용의 70%(최대 30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질식사고 예방용 장비를 무상으로 빌리는 것도 가능하다. 장비 구입비용 지원이나 무상 대여는 공단 홈페이지 또는 유선전화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공단은 여름철 질식사고 고위험 사업장 관리에 나서고 있다. 올해는 작년 실태조사에서 밀폐된 작업공간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사업장과 산업폐수 배출시설을 갖춘 사업장을 중점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공단 직원들이 사업장을 직접 찾아 질식사고에 대한 대비가 잘되고 있는지를 평가한다. 질식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는 사업장은 회사 차원에서 대응 매뉴얼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단은 홈페이지를 통해 ‘밀폐공간 보건작업 프로그램’ 등 질식사고 예방에 도움이 되는 각종 교육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공단은 또 질식사고 예방을 위한 체크리스트를 마련해 작업 전후에 점검하는 것도 권장하고 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공동기획 :}
대기업 사내근로복지기금(사내기금)을 하청업체 직원을 위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사내기금은 후생복지제도의 하나로 근로자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을 위해 쓰려고 기업이 이익금을 출연해 설립하는 기금이다. 또 대기업이 사내기금을 없애고 협력업체와 함께 ‘공동근로복지기금(공동기금)’만 운영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고용노동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근로복지기본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 중소기업 근로자 복지 강화 등을 위해 마련됐다. 그동안 노동계에선 원청기업인 대기업과 하청기업인 중소업체 간의 근로자 복지 격차가 크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특히 조선과 자동차제조 등 일부 고임금 제조업종의 하청기업 근로자 사이에서 “하는 일은 같은데 처우가 완전히 다르다”는 불만이 많았다. 정부는 이 같은 복지 격차를 개정안을 통해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대기업이 쌓아 둔 사내기금을 중소 협력업체와의 공동기금에 출연할 수 있게 된다. 대기업 노사가 합의할 경우 이 기금을 협력업체 직원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 쓸 수 있는 길을 열겠다는 것이다. 사내기금 해산도 조건부로 허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사내기금은 폐업 등의 사유가 있을 때만 해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대기업이 중소업체와 공동기금을 설립할 경우에도 기존 사내기금을 해산해 공동기금으로 이전할 수 있게 했다. 공동기금은 대기업과 중소업체 근로자가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정부가 개정안을 낸 것은 ‘공동기금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2016년 전국 14곳에서 운영하던 대-중소기업 간 공동기금은 2018년 18곳, 2019년 31곳을 거쳐 올해는 6월에만 116곳이 새로 만들어졌다. 대-중소기업 상생 분위기에 설립 속도가 빨라지는 셈이다. 특히 조선업종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상당수 대기업이 공동기금 설립에 합의한 뒤 현재 운영하고 있다. 다만 일부 기업은 이번 개정안이 공동기금 설립을 사실상 의무화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부 측은 “공동기금 설립은 의무 사항이 아닌 노사의 자율 결정 사항”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김대환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최근 중소 협력업체 근로자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공동기금이 앞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복지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한국자재산업은 2011년 비닐하우스 설치를 주 업종으로 시작한 중소기업이다. 2013년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은 뒤 산업용 세척제를 만들어 전국의 발전소와 산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이 회사 제품은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짓는 원전에도 수출되고 있다. 한국자재산업은 최근 ‘이동식 주택’ 제조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사업 확장엔 사연이 있다. 지체장애인인 김홍일 한국자재산업 대표가 장애인을 직원으로 추가 채용하기 위해 장애인이 일하기에 적합한 신규 사업을 개척한 것이다. 이전까지 2명이던 이 회사 장애인 직원은 지난달 말 15명까지 늘었다. 2018년 11월에는 장애인 친화 기업의 상징인 ‘장애인표준사업장’ 인증도 받았다. 김 대표는 “앞으로 지역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강원 영월군에 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증가하는 장애인 사업장10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따르면 2002년 3개 기업뿐이던 장애인표준사업장 수가 올해 6월 말 현재 408곳으로 늘어났다. 장애인에게 안정적인 일터를 마련해 주기 위해 처음 시작한 사업이 차츰 자리를 잡아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자재산업처럼 원래는 장애인을 채용하는 기업이 아니었지만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를 만드는 곳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장애인표준사업장 인증을 받는 기업 수는 늘고 있다. 지난해 연말 391곳이던 것이 6개월 만에 408곳으로 17곳 늘었다. 최근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 침체에도 △장애인 10명 이상 고용 △상시 근로자의 30%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 △최저임금 이상 지급 등의 조건을 갖춰 장애인표준사업장 인증을 받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엔 사회적 인식 개선과 함께 정부의 ‘당근책’이 영향을 미쳤다. 공공기관은 장애인표준사업장에서 만드는 제품을 우선 구매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지난해까지 0.3%였던 의무 구매 비율은 올해 0.6%까지 늘었다. 장애인고용공단 관계자는 “제품을 팔 수 있는 판로가 2배로 늘어난 만큼 올해도 장애인표준사업장 인증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공공기관의 장애인표준사업장 생산품 구매는 총 840개 기관에서 3993억 원가량인 것으로 집계됐다. 공공기관 전체 구매액의 0.78% 수준이다. 장애인표준사업장 인증을 받으면 첫해에 법인세와 소득세가 100% 감면되는 등 각종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점도 인증기업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장애인에게 맞는 업무 개발은 ‘숙제’삼성SDS의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인 오픈핸즈에서 근무하는 이태인 프로(32)는 7년째 삼성그룹 내부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면 전화와 이메일 등으로 접수해 처리하는 일을 한다. 자신이 즉석에서 안내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조치한다. 복잡한 오류는 기술 담당자를 연결해 준다. 삼성그룹 임직원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그는 전동 휠체어 없이는 이동이 쉽지 않은 뇌성마비 중증장애인이다. 이 프로는 중증장애인이 편견 없이 일하기 좋은 업종으로 정보기술(IT) 및 서비스업을 꼽았다. 장애인 일자리 하면 조립, 포장 등 단순 제조업을 떠올리는 것과는 다른 얘기다. 이 프로는 “거동이 힘든 중증장애인도 서비스 업무는 무리 없이 해낼 수 있다”며 “특히 IT 업종은 오래 일하면 업무 전문성도 쌓을 수 있어 앞으로도 꾸준히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프로처럼 장애인이 오랫동안 IT 서비스업에서 일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지금까지 장애인표준사업장으로 등록된 기업 가운데 서비스업으로 분류된 기업은 10곳 중 4곳 수준인 156곳(38.2%)에 그친다. 여전히 단순 제조 업무에 종사하는 장애인이 많다는 뜻이다. 또 기업들이 장애인을 위한 의무고용을 지키지 않거나, 급여 및 승진 교육에서 장애인들이 소외되는 것도 앞으로 장애인 고용에서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경기 부천시 쿠팡물류센터 근무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근로자의 산업재해가 인정됐다. 9일 근로복지공단과 쿠팡 부천물류센터 집단 감염 피해직원 모임에 따르면 공단은 6일 물류센터 근무자 A 씨의 코로나19 확진을 산재로 인정한다고 통보했다. 앞서 A 씨는 지난달 9일 근로복지공단 경인지역본부에 자신의 코로나19 확진을 산재로 판정해달라고 신청했다. 역학조사 결과 A 씨는 쿠팡 물류센터 외 다른 공간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달 4일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6일 산재로 최종 승인됐다. 5월 쿠팡 부천물류센터에서 첫 확진자 발생 후 근로자 15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 외에도 상당수 직원들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산재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A 씨는 쿠팡 물류센터 확진 직원 중에서도 초기에 산재 승인을 신청해 비교적 빨리 판정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진에 따른 사업장 근로자의 산재 인정은 4월 10일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직원이 처음이다. 이후 근로자들의 산재 신청이 늘어 8월 초 현재 80건이 넘는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가 참여하는 사회적 협약이 28일 체결됐다. 국난(國難) 극복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세 번째. 그러나 합의안 추인에 실패해 불참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정부에 협약 포기를 요구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협약식이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를 찾았다. 문 대통령은 “경사노위가 어느 국가 기구보다 중요하다”며 “대통령이 힘을 실어주겠다”고 강조했다. 제1노총인 민노총이 빠진 것에 아쉬움을 밝혔지만 앞으로 경사노위 중심으로 노사정 대화를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앞으로 노사정은 협약에 담긴 △고용 유지 △기업 살리기 △취약계층 사회안전망 강화 △방역의료 인프라 확충 등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민노총은 이날 오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노동자의 양보와 고통 감내를 앞세운 노사정 최종안은 사회적 합의가 아니다”며 “재벌 등 경영계가 코로나19 시기를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재명 jmpark@donga.com·송혜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가 참여하는 사회적 협약이 28일 체결됐다. 국난(國難) 극복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이 체결된 것은 1998년 외환위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고용유지, 기업 살리기’ 노사정이 선언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28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본위원회를 열고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협약’을 의결했다. 이번 협약은 5월 20일 노사정 대표자 회의가 처음 시작된 이후 논의한 내용이 담겼다. 노사정은 이번 협약에서 △고용유지 △기업 살리기 △취약계층 사회안전망 강화 △방역의료 인프라 확충 등에 합의했다. 특히 ‘일자리 유지’에 합의의 방점이 찍혔다. 정부는 휴업수당의 최대 90%(기존 75%)로 올려 지원해 주는 고용유지지원금을 9월 30일까지 연장 지급하기로 했다. 당초 상향 지급 기간은 6월30일까지였다. 노사는 또 고용 유지와 원만한 임금교섭 타결을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는 문구를 합의문에 담았다. 정부는 기업 살리기 차원에서 3차 추가경정예산의 주요 사업비 75%를 3개월 이내에 집행하기로 했다. 공공기관 소유재산은 임대료의 50%를 감면해 주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동안 노동계가 요구해 온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은 연말까지 실천 방안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이번 코로나19 극복 노사정 합의는 당초 1일 서명식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노동계 주요 당사자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서명 당일에 불참을 선언하면서, 결국 한 달 늦게 경사노위 회의로 의결했다. 민노총은 이번 사회적 대타협에 결국 불참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노사정 협약 체결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경제주체들이 한 발씩 양보해 이뤄낸 소중한 결실”이라며 “조금씩 고통을 분담해 이룬 합의가 기업과 일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협약에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등 노동계,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영계,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등이 참여했다.● 제1노총 불참에 정부지원 의존은 한계우여곡절 끝에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가 이뤄졌지만 노동계에선 남은 ‘숙제’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조합원 수 기준 ‘제1노총’인 민노총의 합의 불참이다. 앞으로 노사정 합의에 따라 노동현장에서 여러 구체안이 나올 수 있는데, 민노총이 “우리는 합의한 적 없다”며 ‘엇박자’를 내면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다. 실제 노사정 합의문은 “원만한 임금교섭 타결에 노력한다”고 명시했지만, 27일 선출된 민노총 김재하 비대위원장은 “하반기(7~12월) 투쟁 과제가 엄중한 만큼, 조합원과 함께 투쟁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민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강경 노선’을 걸을 경우 이번 노사정 합의가 퇴색할 가능성이 높다. 합의 내용 대부분이 정부 지원에만 의존하는 것도 한계로 꼽힌다. 노사정 합의가 이뤄졌지만 정부가 예산을 퍼부어 일자리를 만드는 기존 일자리 대책과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합의안에는 정부 지원만 구체적으로 담겼고 노사의 책임과 역할이 선언적인 수준에 그쳤다”며 “노사가 상생 노력을 다 할 수 있도록 후속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이 24일 사퇴했다. 김 위원장은 “민노총이 국민과 호흡하는 조직이 되길 바랐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사정 합의안 추인 부결에 책임을 지고 퇴임하면서 조직이 국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걸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기가 5개월 남짓 남았지만 (노사정 합의안 부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 위원장과 함께 김경자 수석부위원장, 백석근 사무총장 등 다른 집행부 간부도 사퇴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임시 대의원대회를 소집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안’ 통과를 시도했다. 하지만 투표 대의원 중 61.4%가 반대해 추인에 실패했다. 김 위원장은 “민노총이 모든 노동자의 벗이 되는 진정한 대중 조직으로, 더 나아가 국민 전체와 호흡하는 조직이 되기를 지금도 바라고 있다”며 “저희의 부족함으로 인해 그런 호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용 유지,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 등을 담은 노사정 합의안을 부결시킨 민노총의 결정이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고 인정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향후 민노총의 변화도 촉구했다. 그는 “(대의원 대회를 통해) 노사정 합의 최종안의 승인만 제안한 게 아니다”라며 “대한민국 최대 공적 조직인 민노총의 혁신을 함께 제기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민노총 내 노사정 합의 반대파는 이번 노사정 합의안에 ‘해고 금지’ 조항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며 추인에 반대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해고 금지와 총고용 보장 등은 추상적인 과거의 레토릭(수사)”이라며 “지금 같은 위기에는 현실적인 고용 유지책이 필요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그는 대의원대회를 앞둔 20일 영상 연설을 통해 “(민노총 내) 정파 조직이 대중 조직(민노총) 위에 군림하거나 줄 세우기를 하고 있다”며 합의안 반대파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노사정 대화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민노총의 ‘대중 조직’으로의 변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투쟁 중심의 강경파에 막히는 모습이 노사정 논의 과정에서도 종종 보였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2017년 12월 민노총 조합원 투표에서 21만6962표(전체의 66%)를 얻어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임기는 올해 말까지였다. 민노총은 27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논의한다. 비대위가 구성되면 새 지도부가 선출되는 올해 말까지 민노총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뿐 아니라 신임 집행부 선출 이후에도 민노총의 사회적 대화 재참여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민노총이 앞으로는 시대 변화에 부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썼다. 정부는 다음 주 중 노사정 공식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본회의를 열고 민노총이 빠진 노사정 대화를 이어갈 방침이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