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타격 부진에 시달리던 김혜성(26·LA 다저스)이 샌프란시스코와의 맞대결에서 첫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도 2루타 포함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쳤다.김혜성은 시범경기 첫 홈런을 때려내며 그간의 타격 부진으로 인한 시름을 한 줌 덜었다. 한국프로야구 키움 시절 팀 동료로서 함께했던 이정후의 앞이라 더 홀가분해지는 홈런이었다.김혜성은 2일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서 8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1홈런 1볼넷 1타점 3득점으로 활약했다.김혜성이 실전 경기에서 홈런을 친 건 미국 진출 후 최초다. 멀티출루(한 경기 2출루 이상), 타점, 득점을 기록한 것도 이날 경기가 처음이다. 김혜성의 시범경기 타율은 0.071에서 0.125(16타수 2안타)로 상승했다.3회말 첫 타석에 들어선 김혜성은 상대 투수 트리스탄 백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볼카운트 3볼 1스트라이크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몸쪽 낮은 직구를 참아냈다.김혜성의 홈런포는 5회초에 나왔다. 1사에 주자 없이 들어선 5회초 타석에서 김혜성은 초구를 밀어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상대 투수 메이슨 블랙의 147.4km/h의 직구가 스트라이크 존 한가운데로 몰리자 이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밀어 쳤다. 한 점 뒤지고 있던 다저스는 김혜성의 홈런으로 2대2 균형을 다시 맞췄다.7회말에는 상대 투수 트레버 맥도날드의 바깥쪽 싱커를 당겨쳤으나 2루수 땅볼에 그쳤다. 1루 주자는 2루에서 포스아웃됐으나 타자 주자 김혜성은 1루까지 질주해 살아 나가며 병살은 막았다. 이후 8회초 공수가 교대되면서 김혜성은 교체됐다.김혜성은 경기 종료 후 “첫 홈런을 때렸기에 첫 인터뷰를 하는 것 같다. 가능한 많이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했다”며 “이정후와 같이 저녁을 먹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정후의 활약도 돋보였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타점을 올렸다.이정후는 1회초 첫 타석에서 다저스의 선발 투수 맷 사우어를 상대로 2루타를 뽑아냈다. 볼카운트 1볼 1스트라이크에서 3구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리자 이를 강하게 당겨쳐 우측 담장을 원바운드로 맞히는 타구를 만들어냈다. 그사이 3루에 있던 그랜트 맥크레이가 여유있게 홈으로 들어오며 샌프란시스코는 선취점을 올렸다.이어진 다음 타석에서도 이정후는 안타를 만들었다. 3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상대 투수 맷 사우어의 2구 스플리터를 받아쳐 2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우전 안타를 만들었다.5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는 삼진 아웃으로 물러났다.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이정후가 피치 클록 규정을 어겨 자동 삼진 처리됐다. 이후 이정후는 5회말 공수가 교대되는 시점에서 교체됐다.이정후의 타율은 이날 경기 이후 0.222에서 0.333(12타수 4안타)으로 올랐다.경기는 접전 끝에 다저스가 6-5로 승리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사진)가 한국에서 미국으로 가장 가져가고 싶은 것으로 대중 목욕탕을 꼽았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라디오 방송 ‘KNBR’은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이정후의 인터뷰를 최근 내보냈다. 이정후는 인터뷰 도중 ‘한국에는 있지만 샌프란시스코에는 없어 아쉬운 것을 꼽아 달라’는 질문을 받자 “목욕탕, 목욕탕”이라고 답한 뒤 웃었다. 이정후는 한국프로야구 키움 시절에도 대중탕을 자주 찾는 선수로 손꼽혔다. 야구팬 인터넷 커뮤니티에 ‘목욕탕에서 이정후를 봤다’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올 정도였다. 또 MLB 스프링캠프와 목욕탕이 아주 관계가 없는 것도 아니다. 시카고 화이트스토킹스(현 컵스)가 온천으로 유명한 미국 아칸소주 핫스프링스에서 시즌 개막을 준비했던 걸 스프링캠프 효시로 꼽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올해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도루 30개 이상’이라고 답했다. 다만 28일 열린 시애틀과의 시범경기에서도 도루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이정후는 이날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3타석 2타수 무안타 1볼넷 1삼진 1득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이정후는 이날까지 시범경기를 네 차례 치르는 동안 전 경기 출루 기록을 이어오고 있지만 도루는 아직 없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SK렌터카가 창단 후 처음으로 프로당구(PBA) 팀리그 파이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SK렌터카는 지난달 27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4∼2025 포스트시즌 파이널(7전 4승제) 5차전에서 우리금융캐피탈에 4-3 승리를 거뒀다. 그러면서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확정했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1위에 올랐던 SK렌터카는 파이널에서도 승리하며 통합 우승을 거뒀다. SK렌터카가 팀리그 정상을 차지한 건 2020∼2021시즌 창단 이후 다섯 시즌 만이다. 파이널 최우수선수(MVP)는 에디 레펀스(56·벨기에)에게 돌아갔다. 레펀스는 이번 파이널에서 7승 3패를 거두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SK렌터카에는 상금 1억 원, MVP로 뽑힌 레펀스에게는 상금 500만 원이 각각 돌아갔다. SK렌터카 주장 강동궁(45)은 “30년 선수 생활 동안 이렇게 가슴이 떨리고 벅찬 것은 처음이다. 작년에는 준우승했는데 이번에는 우승해서 기쁘다. 지금까지 팀을 믿어준 구단과 팬들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남겼다. SK렌터카는 지난 시즌에도 파이널까지 올랐지만 하나카드에 패했었다. 팀리그를 마친 PBA는 8∼17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리는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PBA-LPBA 월드챔피언십 2025’로 시즌을 마무리한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SK렌터카가 창단 이후 처음으로 프로당구 PBA 팀리그 파이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SK렌터카는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4-2025 포스트시즌 파이널(7전 4승제) 5차전에서 4-3으로 우리금융캐피탈을 꺾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SK렌터카가 팀리그 정상을 차지한 건 2020-2021시즌 창단 이후 다섯 시즌만이다. SK렌터카는 지난 시즌에도 파이널까지 올랐지만 하나카드에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SK렌터카는 이번 시즌 1, 5라운드 우승을 차지하면서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이어 포스트시즌 파이널까지 우승하며 PBA 팀리그 최강으로 등극했다. 최우수선수(MVP)는 벨기에 출신의 에디 레펀스에게 돌아갔다. 레펀스는 이번 파이널에서 7승 3패를 거두며 팀 우승을 이끌었다. SK렌터카는 상금 1억원, MVP로 뽑힌 레펀스에게는 상금 500만원이 주어졌다.SK렌터카는 1세트부터 레펀스-응오딘나이(베트남) 조가 다비드 사파타(스페인)-강민구 조를 4이닝 만에 11-3으로 제압했다. 이어 강지은-히다 오리에(일본) 조가 스롱 피아비(캄보디아)-서한솔 조를 9-6(12이닝)으로 제압하면서 SK렌터카는 2-0으로 앞서갔다.3세트 남자 단식에서 강동궁이 사파타에게 8-15(9이닝)로 패했지만 4세트 혼합 복식에서 조건휘-히다 조가 엄상필-김민영 조를 9-4(4이닝)로 제압하며 세트 점수 3-1이 됐다.우리금융캐피탈도 이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5세트 남자 단식에서 강민구가 레펀스를 11-3(7이닝), 6세트 여자 단식에서 스롱이 강지은을 9-8(9이닝)로 꺾으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놨다.최종 7세트 때 SK렌터카에서는 응오가 출격해 잔 차파크(튀르키예)를 11-6(6이닝)으로 물리치며 결국 우승컵을 거머쥐었다.SK렌터카 주장 강동궁은 “30년 선수 생활 동안 이렇게 가슴이 떨리고 벅찬 것은 처음이다. 작년에는 준우승했는데 이번에는 우승해서 기쁘다. 지금까지 팀을 믿어준 구단과 팬들께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팀리그를 마친 PBA는 다음 달 8일부터 17일까지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리는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PBA-LPBA 월드챔피언십 2025’로 시즌을 마무리한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방망이에 붙어 있는 물음표를 아직은 떼지 못했다.” 김혜성(26·사진)에 대한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냉정한 평가다. 로버츠 감독은 26일 스프링캠프 안방구장인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혜성이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그는 “당장 결정해야 할 문제는 아니다. 김혜성은 타격 자세를 수정하고 있다. 적응 단계라고 봐야 한다”고 답했다. 다저스가 시애틀에 5-11로 패한 이날 김혜성은 4회말 주전 유격수 무키 베츠의 대타로 경기에 나섰다. 첫 타석에서 예상 안타 확률이 77%에 이르는 타구를 날렸지만 상대 우익수가 워닝 트랙에서 잡아내며 안타로 이어지지 않았다. 7회말과 9회말에는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김혜성은 이날까지 11타석에 들어서 9타수 1안타(타율 0.111)에 그쳤다. 볼넷 2개를 얻어내는 동안 삼진은 4개를 당했다. 유격수 수비도 불안한 모습이었다. 김혜성은 8회초 콜트 에머슨(20)의 빗맞은 타구를 잡지 못해 실책을 기록했다. 23일 캔자스시티전에 이어 두 번째 실책이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은 발이 빠르기 때문에 (내야수보다) 중견수 수비를 보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말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김혜성(26·LA 다저스)이 시범경기 부진으로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김혜성은 26일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시애틀과의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에 삼진만 두 개 당했다.운도 따르지 않았다. 김혜성은 3-5로 끌려가던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던 무키 베츠(33)의 대타로 경기를 시작했다.1볼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상대 투수 드루 포머란츠(37)가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자 김혜성이 방망이를 휘둘러 정확하게 맞췄다. 투·타구 추적 시스템 스탯캐스트는 담장 앞까지 날아간 타구가 안타로 이어질 확률이 77%라고 예상했다.그러나 시애틀 우익수 도미닉 캔존(28)이 워닝 트랙에서 잡아내면서 뜬공이 그쳤다.이후 7회말과 9회말에는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지금까지 김혜성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11타석에 나와 9타수 1안타(타율 0.111)에 그친 상태다. 볼넷 2개를 얻어내는 동안 삼진은 4개를 당했다.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아무래도 방망이에 의문점이 있다”며 “한국과 미국 무대가 다른 만큼 김혜성은 스윙에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수비도 기대와 달리 불안한 모습이었다. 김혜성은 8회초에 콜트 에머슨(20)이 비껴 때린 타구를 포구하지 못해 실책을 기록했다.23일 캔자스시티전 이후 시범경기 두 번째 실책이다. 김혜성은 올해 1월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17억 6000만 원)의 계약을 맺고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최근 국민의힘의 사과로 끝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음란 댓글 논란’은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이하 ‘디시’)에 올라온 조작 사진이 발단이었다. 마치 문 권한대행이 음란 게시물에 댓글을 단 것처럼 합성 조작한 사진이 이곳에 올라왔고, 이후 다른 게시판과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등으로 퍼져 정치권까지 가세했다. 디시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계엄과 탄핵 사태 이후 이러한 허위 정보뿐만 아니라 법원 난입을 모의하는 선동 글도 계속 올라오고 있다. 디시가 허위 정보, 선동 글의 ‘저수지’ 역할을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사이트 운영진 등에 대한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난입 선동-음모론, 몇 시간 만에 곳곳에 디시는 1999년 만들어진 온라인 커뮤니티다. 원래는 디지털 카메라 동호인 게시판을 기반으로 시작됐지만 정치, 사회, 연예, 국제 등 각 분야를 망라하는 대형 커뮤니티로 진화했다. 하루에 300만 명이 접속하고, 회원 수는 1000만 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시 안에는 여러 ‘갤러리’라고 불리는 각 분야 게시판이 있는데 일부는 정치 글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18일 취재팀이 살펴본 결과 디시 내 일부 갤러리에는 허위 정보, 정부 기관 난입 선동 글 등이 여럿 있었다. 앞서 이달 6일 오후 8시 40분경 디시 ‘미국정치갤러리(미정갤)’에는 “월요일(10일) 국가인권위원회는 무조건 가자” 등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날짜는 인권위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방어권 보장 안건을 의결하기로 한 날이었다. 2시간여 뒤 일베 등에도 “정신 차려라. 10일 인권위(로 가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고, 실제로 10일에 인권위에는 윤 대통령 지지자가 몰려들어 직원들의 출입을 방해하는 등의 시위를 벌였다. 서울서부지방법원 난입 사건 다음 날인 지난달 20일에 미정갤에는 “모 언론사 기자들이 폭도인 척 (서부지법에) 난입했다”는 허위 글이 올라온 뒤 일베, X(옛 트위터) 등으로 퍼졌다. 탄핵에 찬성하거나 진보 성향 누리꾼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해 12월 30일 디시 ‘더불어민주당 마이너 갤러리(더민갤)’에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푸른색 수의를 입은 합성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은 다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퍼졌다.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확보해 주변인에게 제보하라’는 선동 글도 더민갤에 게재된 뒤 여기저기 퍼졌다.● 계엄 후 글 폭증… “작성·운영자 모두 제재해야”디시의 가짜, 선동 글과 이미지를 ‘퍼나르는’ SNS 계정도 등장했다. X의 한 계정은 디시에 올라온 글을 인용해 다시 퍼뜨리며 “(한국) 사회 갈등은 간첩들 지령이다” “민주당, (윤석열) 대통령 암살 가능성” 등 음모론을 확산시키고 있었다. 19일 기준 이 계정은 7300여 명이 팔로(구독)하고 있었다. 계엄과 탄핵 정국에서 디시 게시글은 급증했다. 미정갤의 한 달 게시글은 지난해 11월 2547건이었는데 올 1월에 33만502건으로 늘었다. 2개월 만에 130배 가까이로 증가한 셈이다. 2월에도 18일간 15만9331건이 올라왔다. 디시가 가짜 정보와 음모론, 선동의 진원지로 변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디시 측은 최근 “개인 신상정보 유출, 음란물, 폭력 조장 게시물 작성 자제를 요청한다”며 “사유를 준수하지 않을 시 미국 정치 마이너 갤러리에 접근 제한될 수 있다”는 공지를 띄웠다. 전문가들은 글 작성자와 플랫폼 운영자 모두에게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재윤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상습적으로 허위 글을 올리는 이들에 대해선 처벌을 강화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며 “글 작성자뿐만 아니라 유해한 커뮤니티나 사이트 역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경우 심의를 통해 폐쇄할 수 있도록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디시인사이드1999년 만들어진 온라인 커뮤니티. 디지털 카메라 동호인 게시판을 기반으로 시작했지만 사회 거의 모든 분야를 망라하는 대형 커뮤니티로 진화했다. 정치 글 비중이 늘면서 커뮤니티 성격도 정치 편향이나 혐오 등을 공격적으로 표출하는 식으로 변했다. 하루 접속자 약 300만 명, 국내 회원 1000만 명에 이른다. 계엄과 탄핵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 지지 글 등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죽든 말든 알 게 뭐야. 음주운전 한 X 죽은 게 뭐 난리라고.” 배우 김새론 씨(25)가 16일 숨진 채 발견된 이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악성 댓글(악플)이다. 이 같은 악플은 김 씨를 죽음으로 몰고 간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음주운전 등 본인의 잘못과는 별개로 유명인을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샌드백’처럼 희생양으로 삼는 사회 분위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꼬우면 음주운전 말든가”, 사망 후까지 악플 김 씨의 사망 이후에도 여전히 온라인에는 그를 비난하는 악플이 이어지고 있었다.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새론 죽은 거 솔직히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 (아니)꼬우면 음주운전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김 씨의 죽음으로 악플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김 씨의 팬들은 16일 온라인 성명에서 “그는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반성하며, 다시 일어서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 과정에서 그녀가 감당해야 했던 비난과 여론의 외면은 인간적인 한계를 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가수 미교(본명 전다혜)는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악플러들은 사람이 숨져야 손을 멈춘다”고 비판했다. 대학생 전수민 씨(25)는 “이슈 몰이하는 일부 누리꾼들에 의해서 한 사람의 삶이 끝난 게 비극적”이라며 “유명인이라고 범죄의 경중에 비해 너무 심한 책임을 묻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김 씨는 2022년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카페 아르바이트(알바) 등을 하며 방송 복귀를 준비했다. 하지만 온라인에는 김 씨를 비하하거나 인격적으로 모멸감을 주는 악플과 게시글이 계속 올라왔다. 특히 카페 알바를 한다는 소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알려지자 ‘불쌍한 척한다’, ‘노출 연기로 복귀한다’ 등 조롱성 악플이 달렸다. 김 씨와 열애설이 난 남자 연예인에 대해선 ‘김새론이 차인 뒤 폐인이 돼서 음주운전 사고가 났다’ 등의 허위 사실이 퍼졌다. 지난해 김 씨와 함께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일했다는 A 씨는 17일 빈소에서 취재진에게 “김새론이 복귀한다고 뉴스가 뜨기만 하면 SNS에 ‘그새 기어나오냐’ 등의 악플이 많이 달려 (본인이) 굉장히 부담스러워했다”며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앞서 아이돌 가수 겸 배우 설리는 생전 마약 투약설, 불륜 의혹 악플에 시달렸다. 가수 구하라 역시 공개 열애 이후 악플을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9년부터 5년간 경찰이 접수한 악플 등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건수는 12만 건에 육박했다. 악플 문제가 심각해지자 네이버 등 국내 포털 사이트는 연예·스포츠 뉴스 댓글을 폐지했지만, 누리꾼들은 여전히 당사자의 SNS 게시물에 악플을 남기는 식으로 괴롭히고 있다.● 전문가 “우리 사회, 거대한 오징어게임 같아” 나종호 미국 예일대 의대 정신의학과 조교수는 17일 SNS에 “음주운전은 아주 큰 잘못”이라면서도 “실수하거나 낙오된 사람을 버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지나가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흡사 거대한 ‘오징어게임’ 같다”고 지적했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경제 악화 등 사회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익명의 온라인 문화와 결합되면서 누군가 잘못을 하면 집중포화 하는 문화가 확산됐다”고 밝혔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유명인들을 마치 샌드백처럼 삼아 자신의 스트레스를 푸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며 “사회가 어지러울 때 이런 현상이 더욱 극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습적 악플러’들이 사회적 규범을 무시하고 타인을 위협하는 특징을 지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심리학과 연구팀은 일반인 중 공격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연구한 결과 이들이 타인에게 고통을 가하는 것을 즐기고 사회적 규범을 무시하며 자기 중심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교정학과 교수는 “(악플을) 일종의 사이버테러로 규정해 엄정히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조영우 기자 jero@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죽든 말든 알 게 뭐야. 음주운전 한 X 죽은 게 뭐 난리라고.”배우 김새론 씨(25)가 16일 숨진 채 발견된 이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악성 댓글(악플)이다. 이 같은 악플은 김 씨를 죽음으로 몰고 간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음주운전 등 본인의 잘못과는 별개로 유명인을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샌드백’처럼 희생양으로 삼는 사회 분위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꼬우면 음주운전 말던가”, 사망 후까지 악플김 씨의 사망 이후에도 여전히 온라인에는 그를 비난하는 악플이 이어지고 있었다.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새론 죽은 거 솔직히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 꼬우면 음주운전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김 씨의 죽음으로 악플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김 씨의 팬들은 16일 온라인 성명에서 “그는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반성하며, 다시 일어서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 과정에서 그녀가 감당해야 했던 비난과 여론의 외면은 인간적인 한계를 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가수 미교(본명 전다혜)는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악플러들은 사람이 숨져야 손을 멈춘다”고 비판했다. 대학생 전수민 씨(25)는 “이슈 몰이하는 일부 누리꾼들에 의해서 한 사람 삶이 끝난 게 비극적”이라며 “유명인이라고 범죄의 경중에 비해 너무 심한 책임을 묻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김 씨는 2022년 음주 운전 사고를 낸 뒤 카페 아르바이트(알바) 등을 하며 방송 복귀를 준비했다. 하지만 온라인에는 김 씨를 비하하거나, 인격적으로 모멸감을 주는 악플과 게시글이 계속 올라왔다. 특히 카페 알바를 한다는 소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알려지자 ‘불쌍한 척 한다’, ‘노출 연기로 복귀 한다’ 등 조롱성 악플이 달렸다. 김 씨와 열애설이 난 남자 연예인에 대해선 ‘김새론이 차인 뒤 폐인이 돼서 음주운전 사고가 났다’ 등의 허위 사실이 퍼졌다.지난해 김 씨와 함께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일했다는 A 씨는 17일 빈소에서 취재진에게 “김새론이 복귀한다고 뉴스가 뜨기만 하면 SNS에 ‘그새 기어나오냐’ 등의 악플이 많이 달려 (본인이) 굉장히 부담스러워 했다”며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앞서 아이돌가수 겸 배우 설리는 생전 마약 투약설, 불륜 의혹 악플에 시달렸다. 가수 구하라 역시 공개 열애 이후 악플을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9년부터 5년간 경찰이 접수한 악플 등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건수는 12만 건에 육박했다. 악플 문제가 심각해지자 네이버 등 국내 포털 사이트는 연예·스포츠 뉴스 댓글을 폐지했지만, 누리꾼들은 여전히 당사자의 SNS 게시물에 악플을 남기는 식으로 괴롭히고 있다.●전문가 “우리 사회, 거대한 오징어 게임 같아”나종호 미국 예일대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조교수는 17일 SNS에 “음주운전은 아주 큰 잘못”이라면서도 “실수하거나 낙오된 사람을 버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지나가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흡사 거대한 ‘오징어게임’ 같다”고 지적했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 학부 교수는 “경제 악화 등 사회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익명의 온라인 문화와 결합되면서 누군가 잘못을 하면 집중 포화하는 문화가 확산됐다”고 밝혔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유명인들을 마치 샌드백처럼 삼아 자신의 스트레스를 푸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며 “사회가 어지러울 때 이런 현상이 더욱 극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습적 악플러’들이 사회적 규범을 무시하고 타인을 위협하는 특징을 지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심리학과 연구팀은 일반인 중 공격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연구한 결과 타인에게 고통을 가하는 것을 즐기고, 사회적 규범을 무시하고 자기 중심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교정학과 교수는 “(악성 댓글을) 일종의 사이버테러로 규정해 엄정히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조영우 기자 jero@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애기야 잘 가. 엄마가 너무너무 사랑해.”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김하늘 양(8)의 발인식이 14일 대전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 치러졌다. 발인이 시작되자 유족들은 해맑게 웃고 있는 김 양의 사진 앞에서 참아왔던 울음을 터뜨렸다. 10일 하늘이를 처음 발견한 할머니는 “오늘 하늘이 보내주는 마지막 날이다. 마음껏 울자”며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엎드려 통곡했다. 옆에서 흐느끼던 하늘 양의 어머니는 “하늘아 엄마가 너무너무 사랑해. 애기야 잘 가”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함께 발인식에 참여한 이들 역시 슬픔을 감추지 못한 채 휴지로 연신 눈물을 훔쳤다.유족들은 한동안 빈소를 뜨지 못했고, 하늘 양의 부모는 서로를 한참 동안 부둥켜안고 서 있었다. 이후 주변의 친인척들이 “하늘이를 위해서라도 힘을 내야 한다”며 유족들을 부축해 영결식장으로 이동했다. 이후 이어진 발인 예배에서 목사는 “하늘이가 하늘나라에서 하나님과 뛰어놀 것을 기대한다”며 “황망한 고난 속에서도 유족들이 두 손 붙잡고 이겨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예배를 마친 후 유족들은 비눗방울을 들고 환하게 웃고있는 하늘이 사진을 어루만지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하늘 양의 관이 운구 차량에 실리자 어머니는 “불쌍한 내 새끼”를 되뇌며 오열하다 결국 쓰러져 주변의 부축을 받고 운구차에 올랐다.이후 하늘 양을 실은 운구차는 화장터로 떠났다. 하늘이가 탄 운구차가 장례식장을 나가자 시민들과 학교 선생님들은 두 손으로 입을 막으며 믿을 수 없다는 황망한 표정을 지었다. 하늘 양은 대전 추모 공원에 봉안돼 영면에 들었다.대전=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대전=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항상 아이한테 얘기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부르면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선생님은 너희를 지켜주는 ‘슈퍼맨’이다. 그런데 학교 선생님이….” 11일 대전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하늘 양(8)의 빈소에서 만난 하늘 양의 아버지 김민규 씨(38)는 끝내 울분을 토했다. 전날 하늘 양은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같은 학교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김 씨는 “외부인도 아니고 교사가 제 딸을 죽였다”며 “하늘이는 여러 군데에 칼을 찔렸고, 저항을 한 것 같은 칼자국들도 손에 많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가해 교사 명모 씨(48·여)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씨에 따르면 김 양의 할머니가 먼저 학교에 도착해 시청각실에서 명 씨를 만났을 때 명 씨는 “애기(하늘 양)는 여기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씨는 “당시엔 (명 씨에게) 자해 흔적이 없었다고 한다”며 “이후 시청각실 문을 잠가서 강제 개방했을 때 피투성이였던 걸로 보아 (명 씨가) 들켜서 자해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는 해맑게 웃고 있는 딸의 영정 사진을 보며 “딸이 이제 학교도 안 가고 학원도 안 가고 계속 방학”이라며 눈물을 삼켰다. 김 씨는 “평소 제가 아침 7시에 출근하니까 하늘이는 아침 6시 40분에 일어나서 저를 배웅했었다”면서 “평소처럼 손을 흔들며 배웅하던 게 마지막 모습이 됐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하늘이는 2월 10일 죽었고, 하늘이 동생은 2월 9일이 생일이다”라며 “앞으로 동생 생일 파티는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다. 하늘 양은 커서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한다. 김 씨는 “하늘이의 꿈은 아이돌 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이었다”며 “생일 선물로 포토카드를 사달라고 하고 모든 물품도 다 장원영이었다”고 했다. 하늘 양의 친할아버지 김형용 씨(64)는 “하늘이는 순해서 늘 동생한테도 져주는 아이였다”며 “춤도 참 잘 춰서 할머니, 할아버지 앞에서 재롱도 많이 피우고 커서는 아이돌 가수가 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아직 하늘 양의 소식을 모르는 동생(6)이 빈소에 도착하자 적막이 흘렀다. 김 씨는 “언니 이제 못 봐. 언니 없어 이제”라고 말하며 고개 숙였다. 김 씨는 “제2의 하늘이가 나오지 않도록 정부는 ‘하늘이 법’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대전=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대전=조영우 기자 jero@donga.com대전=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항상 아이한테 얘기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부르면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선생님은 너희를 지켜주는 ‘슈퍼맨’이다. 그런데 학교 선생님이….”11일 대전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하늘 양(8)의 빈소에서 만난 하늘 양의 아버지 김민규 씨(38)는 끝내 울분을 토했다. 전날 하늘 양은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같은 학교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김 씨는 “외부인도 아니고 교사가 제 딸을 죽였다”며 “하늘이는 여러군 데에 칼을 찔렸고, 저항을 한 것 같은 칼자국들도 손에 많았다”고 말했다.김 씨는 가해 교사 명모 씨(48·여)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씨에 따르면 김 양의 할머니가 먼저 학교에 도착해 시청각실에서 명 씨를 만났을 때 명 씨는 “애기(하늘 양)는 여기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씨는 “당시엔 (명 씨에게)》 자해 흔적이 없었다고 한다”며 “이후 시청각실 문을 잠가서 강제 개방했을 때 피투성이였던 걸로 보아 (명 씨가) 들켜서 자해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김 씨는 해맑게 웃고 있는 딸의 영정 사진을 보며 “딸이 이제 학교도 안 가고 학원도 안 가고 계속 방학”이라며 눈물을 삼켰다. 김 씨는 “평소 제가 아침 7시에 출근하니까 하늘이는 아침 6시 40분에 일어나서 저를 배웅했었다”면서 “평소처럼 손을 흔들며 배웅하던 게 마지막 모습이 됐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하늘이는 2월 10일 죽었고, 하늘이 동생은 2월 9일이 생일이다”라며 “앞으로 동생 생일 파티는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다. 하늘 양은 커서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한다. 김 씨는 “하늘이의 꿈은 아이돌 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이었다”며 “생일 선물로 포토카드를 사달라고 하고 모든 물품도 다 장원영이었다”고 했다. 하늘 양의 친할아버지 김형용 씨(64)는 “하늘이는 순해서 늘 동생한테도 져주는 아이였다”며 “춤도 참 잘 춰서 할머니, 할아버지 앞에서 재롱도 많이 피우고 커서는 아이돌 가수가 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아직 하늘 양의 소식을 모르는 동생(6)이 빈소에 도착하자 적막이 흘렀다. 김 씨는 “언니 이제 못 봐. 언니 없어 이제”라고 말하며 고개 숙였다. 김 씨는 “제2의 하늘이가 나오지 않도록 정부는 ‘하늘이 법’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대전=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대전=조영우 기자 jero@donga.com대전=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10일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김하늘 양(8)을 살해한 여교사 명모 씨(48)는 범행 직전에도 수 차례 이상행동을 보였지만 그를 막을 장치는 작동하지 않았다. 의사는 학교 복직에 문제가 없다고 진단했고, 학교와 교육청 등 교육당국은 소극적인 대처로 일관했다. 정부가 저출생 대책으로 적극 확대해 온 돌봄 교실에도 구멍이 뚫린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 범행 전 컴퓨터 부수고 동료 목 졸라대전경찰청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명 씨는 2018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 왔다. 2021년 3월 1일 현재 초등학교로 발령받은 그는 지난해 12월 한 의사로부터 받은 우울증 진단서를 첨부해 6개월 휴직계를 냈다. 21일 만에 같은 의사로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진단서를 받고 복직했지만,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학교 측은 명 씨가 휴직계를 내기 전까지 그의 정신질환 병력 등을 전혀 알지도 못했다.명 씨가 교내 소동을 벌인 것은 이달 5일부터다. 그는 교사 업무용 사이트 접속이 안 된다는 이유로 컴퓨터를 일부 파손했다. 다음 날인 6일 퇴근 무렵에는 자신에게 말을 건 동료 여교사에게 손목을 강하게 잡고 목을 조르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명 씨의 행동이 수위를 넘어섰지만, 학교 측은 교육청에 문의하는 것 외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학교 측은 7일에야 관할 교육청에 상황을 보고했고, 교육청에서 “경찰에 신고하라”고 권유했지만 신고하지 않았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사끼리 일인데’라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사건 당일 오전 장학사 조사-오후 흉기 사건사건 당일인 10일 오전에는 교육청 장학사 2명이 현장 조사를 위해 학교를 방문했다. 그러나 씨를 조사하지 않고 교장과 교감만 만나고 돌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명 씨를 “자극할 수도 있다”는 이유였다고 교육청은 밝혔다. 장학사들은 명 씨에 대해 연차, 병가 등 분리 조치를 하라고 권고했다. 학교 측은 일단 명 씨의 자리를 교감 옆자리로 옮기고 수업에서 빼도록 조치했지만 조퇴나 휴직 조치는 내리지 않았다.교육청이 교원의 건강 상태를 심사하고 직무 수행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여는 질환교원심의위원회도 열리지 않았다. 11일 브리핑에서 최재모 대전시교육청 교육국장은 “위원회는 (이상행동이) 반복적일 경우 교직 수행이 가능한지 판단할 때 여는 것이지 이례적인 사건에 여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위원회는 2015년 이후 단 한 차례만 열린 것으로 확인됐다.● 교실 혼자 나서다… 돌봄 부실 지적도이날 하늘 양은 ‘미술학원 차가 왔다’는 돌봄 전담 교사의 말을 듣고 돌봄교실에서 교문까지 혼자 이동했다. 마지막으로 하교하던 학생이었음에도 돌봄전담사는 동행하지 않았다. 사건이 벌어진 시청각교실은 돌봄교실의 바로 옆에 있었다. 하늘 양 가족들은 “그렇게 가까운 거리인데 하늘이가 통증을 호소한다거나 소리를 지르는 것조차 듣지 못했다고 한다”며 “그 소리만 들었어도 죽진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돌봄교실의 안전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맘 카페 등에서도 “학원보다 안전하대서 학교 돌봄교실에 보낸 건데 불안하다”는 글이 이어졌다. 교육부에 따르면 늘봄(돌봄+방과후) 전담 인력은 9104명으로 학교당 평균 1.4명(지난해 8월 기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학생을 일일이 연계하는 게 어렵다. 일부 학교에서 운영하는 ‘안심 알리미’ 서비스 확대, 저학년 인계교사 배치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대전시교육청은 14일까지를 애도 기간으로 정했다. 본청과 각 교육지원청 위(Wee)센터를 연계해 학생 심리상담과 교육직원 대상 상담을 지원할 방침이다.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대전=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대전=조영우 기자 j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