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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구조조정 태풍에 휘말린 조선·해운업에서 본격화한 '비상경영체제'가 국내 대표 기업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달부터 전 계열사 임원 임금의 10%를 삭감키로 했고 '갤럭시 노트7 사태'를 겪은 삼성그룹은 올 겨울 가장 살벌한 정기 임원 인사를 예고하고 있다.● 7년 만에 재현된 임원 임금 삭감 2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임원 임금 삭감이라는 고강도 조치가 취해진 것은 2009년 1월이 마지막이었다. 당시에도 현대차그룹은 임원들의 임금을 10% 내려 약 1년간 유지했었다. 당시는 2008년 9월 미국 리먼브라더스가 파산보호 신청을 한 뒤 전 세계 경기가 휘청거리던 시기였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상황을 글로벌 금융위기 못지않게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겹치면서 그로기 상태에 몰리고 있다. 1998년 외환위기(IMF)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연간 판매량이 증가했던 현대·기아차는 올해 18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올해 1~9월 현대·기아차 글로벌 판매 실적은 562만1910대로 전년 같은 기간 572만6249대보다 10만4339대(1.8%) 줄어들었다. 지난해의 경우 9월까지는 전년 실적(588만5070대)에 못 미쳤지만 4분기(10~12월) 판매량을 끌어올려 연간 기준으로는 기어이 2014년을 넘어섰다. 그러나 올해는 이 같은 극적인 뒤집기가 녹록치는 않다는 게 자동차업계의 시각이다.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서의 판매부진이 여전한데다 국내에서 잇달아 품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고객들과 '냉각기'를 겪고 있어서다. 현대·기아차의 부진에는 노조의 파업도 한 몫 했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차 지부는 최근 임금협상을 타결할 때까지 24차례 파업했고, 여전히 사측과 협상 중인 기아차 지부는 20차례 파업을 강행했다. 두 회사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매출액 차질은 4조5000억 원에 달한다.● 삼성, LG도 위기극복이 '제1 미션' '국가대표' 기업 삼성전자도 겉으로 공표만 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나 다름없다. '갤럭시 노트7 단종'이라는 최악의 사태에 직면하면서부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부사장급 이하 임원 294명을 승진시켰다. 전년 대비 17%나 줄어들어 2009년(247명) 이후 가장 적은 규모였다. 2014년 갤럭시S5의 실패를 지난해 S6가 만회하지 못하면서 '칼바람'이 분 것이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올해 임원 승진 규모가 이보다 더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임원 장기성과급도 대폭 축소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LG전자 역시 스마트폰 사업 부진을 이유로 7월 비정기 조직개편을 통해 MC사업본부 임원 20여명을 한꺼번에 교체했다. MC사업본부 영업조직을 가전제품 영업만 담당하던 한국영업본부에 통째로 넘기는가 하면 본부 인력을 꾸준히 줄여나가고 있다. 산업 구조조정이 한창이 조선 '빅3'는 이미 임직원들의 임금 반납이나 희망퇴직을 통해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1월부터 사장단은 100%, 그 외 임원들은 50%의 임금을 반납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7월부터 대표이사는 전액, 나머지 임직원은 15~30%의 임금을 내놨고 대우조선해양은 일부 임금 반납과 함께 내년 한 달씩의 순환 무급휴직을 시행키로 했다. 현재까지 이들 3사에서 희망퇴직 했거나 신청을 받은 이들만 5000명 가까이 된다. 재계 관계자는 "큰 기업일수록 위기가 닥칠 때 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경향이 있다"며 "앞으로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가는 기업들이 국내에서 더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의 24일 국회 시정연설에 대해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등 주요 경제단체들은 일제히 ‘침묵’했다. 경제단체들은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이나 정부의 주요 경제 정책 방향 등이 발표되면 합동 또는 개별적으로 논평을 통해 재계 목소리를 내 왔다. 하지만 최근 경제단체의 ‘맏형’ 격인 전경련이 권력형 비리에 오르내리면서 타 경제단체들도 소극적 태도로 돌아선 모양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지금은 경제단체들 모두 몸을 사리는 중”이라며 “지금 나서서 논평을 했다가는 내용과 상관없이 ‘이번엔 또 누가 시켜서 그러느냐’라는 비판이 나올 게 뻔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경제 5단체 중에서는 ‘정경 유착’ 의혹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중소기업중앙회만 이날 논평을 내고 “국가 운영의 중장기적인 큰 틀을 바로 세우고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개헌을 국정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크게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중기중앙회는 이어 “이제는 중소기업 중심 경제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며 “향후 헌법 개정을 위한 위원회 구성 시 중소기업계 인사가 포함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덧붙였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국내 조선·해운업의 기업부채를 구조조정 하는 데만 31조 원이 들 것이라는 해외 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23일 국제통화기금(IMF)의 ‘기업부채 구조조정의 효과와 비용: 한국을 위한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기업부채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채권자 손실은 국내총생산(GDP)의 5.5∼7.5%에 이르고 고용규모도 0.4∼0.9%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기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 1 이하인 한계기업을 대상으로 기업부채를 구조조정 한다는 전제에서다. IMF가 조선·해운업만 따져봤을 때 기업부채 구조조정 비용은 31조 원에 달했다. 이 추정치는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지원패키지 12조 원과 이 은행들의 내부 손실 흡수 가능액 10조 원, 일부 시중은행이나 다른 채권자 부담액까지 고려할 때 상당한 신뢰도가 있다는 게 IMF의 설명이다. IMF는 또 조선업 구조조정에서 고용에 영향을 받는 인력 규모를 1만 명으로 추산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1분기(1∼3월) 기준 GDP 대비 비금융 기업부채 규모는 105.9%다. 19개 신흥국 중 홍콩(211.1%), 중국(169.1%)에 이은 세 번째이다. IMF는 한국이 전 산업에 걸쳐 기업부채 구조조정을 추진하면 기업 투자가 늘어나 GDP 성장률이 연간 0.4∼0.9%포인트 오르고 고용도 매년 0.05∼0.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약 10년이면 일회성의 구조조정 비용을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IMF는 보고서에서 “핵심 결론은 기업부채 구조조정이 중기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국무회의에서 미르·K스포츠재단의 설립 과정 및 활동에 대해 직접 설명했지만 논란은 증폭되는 분위기다. 박 대통령은 두 재단의 설립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나서고 기업들이 동의해준 것”이라고 표현했다. 두 재단이 대통령 해외순방에 참여한 건 “당초 취지에 맞게 활동한 것”이고 “자체적으로도 사업 성과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누구라도 불법이 있으면 처벌받을 것”이라고 했지만 야당은 21일 “박 대통령이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재단 설립 경위 등에 대해 박 대통령이 ‘문제가 없다’고 미리 규정을 지었다는 지적이다. 과연 박 대통령의 설명처럼 두 재단은 “기업들의 순수한 참여 의지”로 만들어졌는지, 운영은 실질적으로 누가 어떤 방식으로 했으며, 그 과정에서 자금 유용은 없었는지 등을 집중 점검해 본다. 》 [① 설립 및 모금] 朴대통령 “전경련이 나서고 기업들이 뜻 모아”“설명자료 못받아… 전경련 요청은 정부 입김 닿은 것”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미르 및 K스포츠 재단 설립과 관련해 “기업들이 뜻을 모아 만들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관련 의혹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재단에 출연한 기업들 사이에서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재단인지 모른 채 돈을 냈다”라는 증언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10대 그룹 임원은 21일 “두 재단 설립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신설 재단 측에서는 제대로 된 설명 자료도 준비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라며 “다른 기업 관계자들도 그 재단이 뭘 하는 곳인지 자세히 아는 사람이 없어 보였다”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10대 그룹 임원도 “전경련이 하자니까 ‘나랏일’일 거라고 여겨 큰 의문을 갖지 않고 관행적으로 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경련이 기업에 유무형의 지원을 요청하는 것은 정부 입김이 이미 닿았다는 것”이라며 “수십 년간 지속돼 온 것인데 이제 와서 ‘자발적 참여’라고 하는 것은 순진한 포장”이라고 지적했다. 의혹의 진상을 풀 수 있는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경련 모금은) 순수한 자발적 모금이었다”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도 “내가 아이디어를 냈고 기업들도 관련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어서 지난해 여름부터 석 달간 논의를 거쳐 자발적으로 설립한 것”이라고 설명해 왔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대통령이 문화체육 투자 확대를 요청하는 상황에서 경제를 담당하는 청와대 참모가 두부 자르듯 모른 체할 수 없었을 것이다. 대통령 요청에 화답한 전경련이 온전히 자기 아이디어라고 주장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20일 국무회의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기까지 기업인들과 소통하면서 논의 과정을 거쳤다”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정부가 암묵적으로 재단 설립을 희망해 왔다는 방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지난해 2월과 7월에 기업인들에게 문화체육 투자 확대와 창조경제 융성을 강조한 직후 전경련이 모금에 나섰기 때문에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에서 재계 스스로 돈을 냈다고 여길 만하다. 재단에 참여한 기업들의 증언과는 상당한 ‘온도 차’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한 대기업 임원은 “전경련이 정부 의중을 알아채고 스스로 모금을 주도했는지, 정부가 직접 전경련에 지시했는지는 알 수 없다”라면서도 “다만 자금 출연은 전경련보다는 정부를 보고 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기업으로서는 직접적인 정부 지시가 없더라도 전경련이 주도하는 사업에는 ‘보험’을 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 이명박 정부 당시 미소금융재단 설립, 지난해 10월 청년희망재단 설립 사례만 보더라도 ‘정부의 제안→전경련 주도→대기업 출연’은 정해진 절차였다. 한편 K스포츠재단이 4대 그룹에 80억 원씩 추가 투자를 요청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복수의 그룹이 “확인해 본 결과 그런 사실이 전혀 없었다”라고 밝혔다.[② 운영 및 자금유용 의혹] 朴대통령 “K스포츠, 어려운 체육인재 키우는 재단”소외계층 예산 5억… 유망 종목-해외 진출 지원엔 23억박근혜 대통령은 “재단들은 당초 취지에 맞게 해외순방 과정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운영에 있어 정부의 입김은 전혀 없었으며 활동에도 문제가 없다는 해명이었다. 실제 운영은 이와 달랐다. 박 대통령은 K스포츠재단에 대해 “어려운 체육 인재들을 키우는 재단”이라고 했지만 2016 사업계획서를 살펴본 결과 총 124억 원 가운데 소외계층 체육활동 확대 예산은 5억 원에 불과했다. ‘유망 종목 집중 지원 국위 선양’과 선수 및 지도자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사업에는 이보다 많은 각각 15억 원, 8억 원이 배정됐다. 이와 관련해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독일 승마 훈련을 지원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재단은 운영 과정에서도 끊임없이 ‘보이지 않는 손’ 논란에 휩싸였다. 대부분 이사진은 주요 의사 결정에서 배제됐고 모든 업무는 각 재단의 특정 인물이 주도했다. K스포츠재단 주요 보직에 지원했다 떨어진 스포츠계 인사 A 씨는 “청와대 인사 검증에서 탈락했다”고 말했다. 정동춘 이사장이 후임자로 선임된 배경에 대해서도 “여러 후보자 가운데 청와대가 인사 검증을 한 뒤 정치적인 줄이 가장 없는 인물이 선택됐다”는 말이 나왔다. 현 정부에서 최순실 씨와의 인연으로 ‘문화계 황태자’로 떠올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차은택 광고감독(대통령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도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에게 맡은 보직에서 한 직급 내려갈 것을 지시하는 등 미르재단에 개입한 정황도 드러났다. 박 대통령은 K스포츠재단의 돈이 사실상 정 씨의 독일 훈련자금용이란 의혹을 의식한 듯 “재단과 관련해 자금 유용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중히 처벌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 씨가 사실상 설립하고 운영한 스포츠 마케팅업체 비덱, 더블루케이의 존재가 드러나고 K스포츠재단 관계자가 이들 두 회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증언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올해 1월 13일 K스포츠재단이 설립되고 한 달 뒤 독일에서 비슷한 목적의 스포츠 매니지먼트 업체 더블루케이가 설립됐다. 이 회사의 유일한 주주는 ‘최서원’. 최서원은 최 씨의 바뀐 이름이다. 8월 폐업한 한국 더블루케이의 고영태 이사(40)가 독일 더블루케이에도 경영인(매니저)으로 올라 있다. 최 씨가 고 씨를 통해 사실상 두 회사를 모두 지배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더블루케이는 K스포츠재단과도 여러 가지로 얽혀 있다. K스포츠재단의 직원인 B 과장은 일주일에 3, 4번씩 더블루케이 사무실을 찾았다. B 과장은 4월 독일에서 최 씨가 머물 호텔을 알아보고 기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K스포츠재단이 비인기 종목 유망주 지원 사업으로 80억 원을 제안했고, 사업주관사로 비덱을 지목했다는 증언도 나오면서 K스포츠재단과의 각종 거래를 통해 최 씨가 재단 돈을 독일 더블루케이로 끌어오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③ 최순실 딸 특혜 의혹]최경희 前 이대총장 “입시-학사관리 특혜 없었다”‘금메달 학생 선발’ 입학처장 주문, 명쾌한 해명 없어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20)는 2014년 이화여대에 체육특기자로 입학하는 과정에서 학칙 개정 등으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은 17일 교직원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 및 19일 사퇴의 글에서 “입시와 학사관리에 특혜는 없었으며, 있을 수도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정 씨가 2015학년도 체육특기자 수시모집 원서를 낸 2014년, 이화여대는 기존 11개이던 체육특기자 종목을 23개로 늘렸다. 여기에는 정 씨의 종목인 승마도 포함돼 있었다. 당시 모집요강은 ‘원서 접수 마감일 기준으로 3년 이내 국제 또는 전국 규모 대회의 개인 종목 3위 이내 입상자만 지원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이화여대 측은 정 씨가 원서 마감(9월 16일) 나흘 뒤 아시아경기 승마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는데 이를 평가에 반영해 ‘원 포인트 규정’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당시 평가 교수가 “입학처장이 ‘금메달을 가져온 학생을 뽑으라’고 했다”는 증언까지 하면서 의혹은 더욱 커졌다. 이에 대해 남궁곤 입학처장은 “종목 확대는 교육부의 ‘입시 2년 전 예고제’에 따라 정 씨가 원서를 넣기 1년 4개월 전부터 ‘수시모집 요강’에 공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자신의 ‘금메달 학생 선발’ 발언에 대해서는 명쾌하게 해명하지 못했다. 정 씨는 입학 후 학교에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도 좋은 성적을 받는 등 부실한 학사관리 의혹도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이런 특혜의 대가로 이화여대가 9개 교육부 예산 지원 사업 중 8개에 선정됐다”고 주장했다. 정 씨는 지난해 1학기 수강한 8개 과목 중 6개에서 F학점을 받아 평점 0.11을 받았다. 그해 2학기에 휴학한 정 씨는 올 1학기에 6개 과목에서 평점 2.27을 받았다. 4월 최순실 씨가 학교에 찾아가 학장과 면담하고 지도교수가 교체된 뒤의 일이다. 정 씨는 여름학기 2개 과목에서는 1학기보다 높은 3.30을 받았다. 이화여대는 17일 “일부 과목에서 리포트 등 증빙 자료를 갖추지 않고 부실하게 출석 대체를 인정한 점이 있다”라며 책임을 부분 시인했다. 하지만 교육부 사업은 정당하게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복수로 선정하는 같은 사업에서 성균관대는 7개를 수주했는데 액수는 이화여대의 2배가 넘는다는 설명도 했다. 이 밖에도 이화여대는 올 6월 국제대회 참가나 교육실습 등으로 인한 결석자의 학점을 인정하는 규정을 만든 뒤 3개월을 소급 적용하면서 정 씨의 2016년 1학기 성적을 높여 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논란에도 휩싸였다. 한편 7월 28일부터 85일 만에 본관 점거 농성을 벌이던 이화여대 학생들은 21일 이사회에서 최 전 총장의 사표가 수리된 직후 농성을 끝내기로 했다. 학생들은 “이화학당 이사회로부터 최 전 총장의 사표 수리 공문을 정식 수령했다”라며 “이사회의 결정을 기쁘게 수용하며 지난 86일간의 본관 점거 농성을 해지함을 공식적으로 알린다”라고 밝혔다.정지영 jjy2011@donga.com·김정은 기자김창덕 drake007@donga.com·김도형 기자정동연 기자 call@donga.com}

수입차 시장의 올해 마지막 ‘히든 카드’가 공개됐다. BMW는 13일 7세대 ‘뉴 5시리즈’를 공개했다. 5시리즈는 1972년 첫선을 보인 뒤 현재까지 760만 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링 세단이다. 이번에 새롭게 공개된 뉴 5시리즈는 BMW가 100주년을 맞아 표방한 ‘넥스트 넘버원’ 전략을 가장 잘 반영한 모델로 꼽힌다. 하랄트 크뤼거 BMW그룹 회장은 “7세대 BMW 5시리즈는 기술적으로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감성적으로도 더 큰 매력을 선사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비즈니스 세단의 대표 모델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뉴 5시리즈는 길이 4935mm, 너비 1868mm, 높이 1466mm로 이전 세대에 비해 커졌다. 이를 통해 뒷좌석에서는 발을 뻗는 공간이 넓어졌고 적재용량도 530L로 확대됐다. 덩치는 커졌지만 첨단 경량화 기술이 적용된 덕분에 차체 중량은 이전 모델보다 최대 100kg까지 줄었다. 뉴 5시리즈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자율주행 기술에 한걸음 더 근접한 최첨단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시스템’이다. 우선 기본으로 장착된 스테레오 카메라는 레이더 및 초음파 센서와 함께 차량 주변을 상시 감시한다. 새로 도입된 ‘차선 컨트롤 어시스턴트’는 차로 유지 및 변경은 물론 장애물까지 인식해 갑작스러운 충돌을 피하도록 돕는다. 지능형 속도제어 어시스트 기능의 경우 운전자가 원하면 정지 상태에서 시속 210km에 도달할 때까지 차량 스스로 가속, 제동, 핸들링을 제어한다. 사용 편의성을 높인 ‘아이드라이브’도 주목할 만하다. 터치뿐만 아니라 음성이나 손동작만으로도 주요 기능 제어가 가능하도록 한 시스템이다. 기존 7시리즈에 적용되었던 제스처 컨트롤 및 터치 커맨드는 물론 70%가 넓어진 최신 풀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제공된다. 반짝이는 기능은 또 있다. 디스플레이 키를 통해 원격 무인주차를 할 수 있는 리모트 컨트롤 파킹, 차량 주변 지역의 3차원(3D)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불러올 수 있는 리모트 3D 뷰, 빈 공간을 감지하고 차를 자동으로 주차하는 파킹 어시스턴트 등은 미래형 자동차를 눈앞에 끌어다 놓았다는 평가를 받기 충분하다. 뉴 5시리즈가 새로운 전자기술로만 승부하는 모델은 아니다. 엔진은 BMW 트윈파워 터보 기술을 통해 역동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보장한다. 내년 2월 가장 먼저 출시되는 뉴 5시리즈의 엔진 라인업은 가솔린과 디젤 엔진 각각 2종류씩 총 4가지 모델이다. BMW는 내년 3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구동 시스템을 탑재한 BMW 530e 아이퍼포먼스와 스포티한 M 퍼포먼스 모델인 BMW M550i 엑스드라이브 모델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BMW의 뉴 5시리즈는 내년 2월 11일 세계 시장에서 출시된다. 국내에는 내년 봄 정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BMW그룹은 지난해 세계적으로 자동차 224만7000대, 모터사이클 13만7000대를 판매했다. BMW그룹이 이처럼 성장하고 있는 것은 다양한 가치를 지닌 광범위한 제품군을 내놓고 있는 것은 물론 친환경 차량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동아일보가 올해 연중 기획으로 보도한 ‘한국경제, 새 성장판을 열어라’ 시리즈 기사가 한국광고주협회(KAA)가 주는 ‘광고주가 뽑은 좋은 신문기획상’을 받았다. KAA는 20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6 한국광고주대회’에서 ‘새 성장판을 열어라’ 시리즈와 ‘한국 신성장 동력 10’(중앙일보), ‘미래정치 50년…20대 국회 20대 미션’(매일경제신문) 등 3건에 대해 신문기획상을 수여했다. ‘새 성장판을 열어라’ 시리즈는 1월 1일부터 6월 21일까지 3부로 나눠 총 18회에 걸쳐 보도됐다.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를 맞아 주력 산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통한 미래 산업의 가능성을 제언했다. 국내 기업 연구소들을 직접 취재해 미래를 대비한 치열한 연구개발(R&D) 현장을 소개했다. ‘광고주가 뽑은 올해의 광고인상’은 김한모 전 미디어크리에이트 사장이 받았다. ‘광고주가 뽑은 좋은 모델상’은 김우빈, 설현 씨에게 돌아갔다. ‘광고주가 뽑은 좋은 프로그램상’ 수상작은 KBS ‘태양의 후예’(드라마 부문), SBS ‘판타스틱 듀오’(연예오락 부문),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보도교양 부문)이다. 특별상 수상작은 YTN ‘강소기업이 힘이다’로 결정됐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지난달 21일 대한항공은 오후 늦게 긴급 이사회를 열어 한진해운에 매출채권을 담보로 600억 원을 빌려주기로 결정했다. 그보다 꼭 보름 전 한진그룹이 조양호 회장의 사재 400억 원과 함께 물류대란 수습용으로 내놓겠다고 발표한 그 돈이었다. 대한항공은 당초 한진해운의 롱비치터미널 지분(54%)을 담보로 잡았지만 2대 주주(46%)인 스위스 해운사 MSC와 금융사들을 설득하지 못해 자금 지원이 계속 미뤄지고 있었다. 담보를 매출채권으로 바꾸기로 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강한 질책이 있은 뒤였다. 박 대통령은 같은 달 13일 국무회의에서 “기업이 회생 절차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정부가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이라는 식은 결코 묵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진그룹을 몰아붙였다. 대통령까지 나서자 한진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채권단도 다르지 않았다. 한진해운에는 단 한 푼의 자금도 더 지원할 수 없다고 못 박았던 KDB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이 ‘백기’를 든 다음 날인 22일 500억 원 추가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대통령의 물류대란 조기 수습 발언이라는 ‘면책특권’을 얻고서야 산은이 움직였다는 얘기가 나왔다. 8월 31일 시작된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은 이미 3주를 넘긴 시점이었다. 대책 마련이 늦어지면서 화주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고 한진해운 선원들은 바다 한가운데서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돼야 했다. 한국 산업 구조조정의 가장 큰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장면으로 꼽을 만하다. 정부, 금융권, 대상 기업 중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 ‘보신주의’ 얘기다. 한국 경제는 구조조정의 묵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구조조정은 다수의 실업자를 양산할 뿐 아니라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 또한 만만치 않게 든다. 이 과정에서 잘못된 진단, 잘못된 결정을 최소화하는 게 성공적인 구조조정의 핵심이다. 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는 훗날 불거질 책임론이 두려워 누구도,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는 것이다. 사태 수습의 기회마저 놓쳐버린다면 피해는 더 커질 테니 말이다. 그렇다고 최고 권력자가 모든 의사 결정 과정마다 ‘오케이(OK)’ 사인을 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난달 말 철강과 석유화학 산업에 대한 민간 컨설팅 보고서의 전체적 윤곽이 발표됐을 즈음 한 정부 관계자는 “사실 정부가 더 오랫동안 관련 산업 현황을 연구해 와서 컨설팅회사보다 파악하고 있는 내용이 더 많다”고 했다. 그래선지 정부가 발표한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이나 해외 컨설팅 회사들의 보고서 내용은 큰 차이가 없었다. 뒤집어 보면 컨설팅 보고서들은 정부 정책 입안자의 책임을 덜어주는 수십억 원짜리 명분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 명분을 얻는 데 금쪽같은 수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다. 한국 경제의 미래를 결정지을 구조조정은 분명 고차원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난제다. 지금의 구조조정 주체들이 자기 몸만 사리느라 ‘필패 공식’만 대입하고 있는 건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김창덕 산업부 기자 drake007@donga.com}

‘앞에서 끌어주던 선두가 삐끗했는데 이를 받쳐줄 후미의 체력마저 바닥났다.’ 위기에 빠진 한국 경제를 한마디로 요약한 말이다. 국내 경제는 조선 해운 철강 등 기존 주력 산업들이 일시에 추락한 데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같은 국가대표 기업들이 휘청거리면서 간신히 이어가던 성장동력을 모두 잃을 위기에 처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일자리 창출의 90%를 담당하던 중소기업마저 활력이 바닥에 떨어졌다. 더구나 대기업 중심의 산업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면 중소 협력사들이 직접적인 충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돼 한국 경제는 점차 ‘시계(視界) 제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동아일보가 17일 한국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2006∼2015년 10년간 제조업 부문의 중소기업 실적을 분석한 결과 2010년 이후 적자기업 비중이 크게 높아져 지난해 2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대상은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나이스신용평가 데이터베이스(DB)에 등록된 외부감사 대상 중소기업(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 제3조에 따른 정의)이다. 지난해 적자를 낸 중소기업은 1873개사로 전체 분석대상 기업 9006개사의 20.8%나 됐다. 2010년 11.3%(7723개사 중 872개사)에 비하면 적자기업 비중이 5년 만에 두 배 가까이로 오른 것이다.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조차 대지 못하는 중소기업들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전체 중소기업 중 3년 연속 영업이익이 이자 비용에도 못 미친 ‘한계기업’의 비중은 2012년(5.7%)까지 5%대를 유지했지만 지난해는 9.2%로 치솟았다. 그렇다 보니 2009∼2015년 연평균 투자증가율 ―1.0%로 한 번도 보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매년 투자가 감소하고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 생태계가 무너진 것은 고용시장의 최후방 저지선마저 무너졌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 중소기업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발생한 단기 실업자들을 상당 부분 흡수하면서 일자리 안전망 역할을 해왔다”며 “최근 장기 실업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중소기업들이 이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경북 포항시와 전북 순창군에 공장을 두고 있던 강관업체 미주제강은 2012년 법정관리에 들어가 지난해 겨우 졸업했다. 일단 생존에는 성공했지만 200명 가까운 직원 중 남은 이는 70여 명뿐이다. 순창공장의 조강기계도 이미 해외에 팔려 지금은 포항공장만 가동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0년부터 내리 6년간 적자를 냈다. 조선업 부진으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데다 국내에서만 130여 개 강관업체가 출혈 경쟁을 해 왔기 때문이다. 미주제강 관계자는 “우리 회사야 겨우 살아남았지만 서로를 깎아먹는 경쟁이 지속되는 이상 줄도산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생존 급한 중소기업 “투자는 언감생심” 본보와 한국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분석한 2006∼2015년 10년간의 중소 제조기업 지표에서는 적자기업과 한계기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 외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산 증가율이다. 분석 대상 중소기업들의 전년 대비 자산 증가율은 2006년 12.2%에서 지난해에는 4.4%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도 자산 증가율이 9.4%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 중소기업 생태계가 얼마나 심한 침체기에 접어들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중소기업이 덩치를 키우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매출액 증가가 멈춰 있기 때문이다. 2010년만 하더라도 중소기업들의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20.0%였지만 지난해는 1.7%에 불과했다. 생산 활동이 위축되다 보니 미래를 위한 투자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한경연은 지난달 20일 내놓은 ‘기업 투자 추이 분석 및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서 중소기업의 연평균 투자 증가율이 2001∼2008년 10.5%에서 2009∼2015년 ―1.0%로 떨어졌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금융위기 이후 중소기업 투자가 오히려 뒷걸음쳤다는 얘기다.○ 선제적 구조조정 실패가 원인 중소기업 중 차입금이나 정부 지원에 의존해 연명하는 한계기업이 늘어나면 동일 업종 내 다른 기업들도 악영향을 받게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런 한계기업들을 ‘좀비 기업’이라고도 부르는 이유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 4월 한계기업이 자금을 지원받아 자산 비중이 10%포인트 올라갈 경우 해당 산업에 속한 정상 기업의 평균 고용 증가율 및 평균 투자율이 각각 0.53%포인트, 0.18%포인트 하락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강관업계는 지난달 말 정부가 발표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서 구조조정이 가장 시급한 산업으로 지목됐다. 문제는 사태가 이렇게까지 악화되는 동안 자율 구조조정이 계속 미뤄져 왔다는 점이다. 신상철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경우 ‘내 회사는 내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인식이 강해 업종 내 인수합병(M&A) 시도를 거의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민간 스스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도록 유도한다는 정부 정책의 효율성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는 배경이다.○ 중소기업 정책 실패도 한몫 정부는 과거부터 국내 경제의 대기업 의존도를 줄이고 ‘강소기업’을 육성하려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대기업의 동반성장에만 초점을 맞추는 바람에 중소기업들이 오히려 자생력을 잃어버렸다는 지적도 있다. 중소기업들의 기술 경쟁력을 키워 주기 위한 정부 정책도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1∼2015년 5년간 574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뿌리기술지원센터 사업’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사업은 국가 연구개발(R&D)사업 평가에서 2년 연속 ‘미흡’ 등급을 받았다. 뿌리기술지원센터는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 처리, 열처리 등 6가지 뿌리 기술을 다루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경기 시흥시, 경남 진주시 등 전국 10곳에 세워졌다. KISTEP 조사 결과 2013년까지 완성된 7개 센터의 평균 가동률은 30%를 넘지 못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단순히 자본과 자원을 투입하는 단기 대책보다는 대·중소기업 간 시장 질서 재정비, 중소기업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력 투입 등 장기적 안목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계기업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대지 못해 차입금이나 정부 지원으로 유지되고 있는 기업.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변지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중국의 5대 신(新)소비 지역에 주목하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16일 내놓은 보고서의 제목이다. 연구원은 이 보고서에서 중국인의 구매력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는 만큼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도시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지난해 중국의 소비재 수입 규모는 1471억 위안(약 24조7000억 원)으로 10년 전인 2005년의 5.6배로 커졌다. 국제무역연구원이 중국 내 31개 성(省)·시(市)별 소비시장 규모 및 성장성을 분석해 국내기업의 소비재 수출 5대 유망 지역으로 꼽은 곳은 푸젠(福建) 성, 후베이(湖北) 성, 후난(湖南) 성, 허난(河南) 성, 쓰촨(四川) 성 등이다. 이들 지역의 소비재 수입 규모는 중국 전체의 7.2%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근 3년(2013∼2015)간 연평균 증가율이 24.4%로 중국 전체 수입 증가율 9.2%보다 크게 높아 향후 가파른 성장이 기대된다. 국제무역연구원 측은 “유망 지역으로 선정된 5개 지역은 대부분 내륙에 있어 효율적인 물류 운송수단 확보가 우선 필요하다”며 “특히 프리미엄 식음료 제품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유통전략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중국의 대한국 보호무역 조치 건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6일 ‘미중의 대한국 보호무역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중국의 대한국 보호무역 조치 건수는 2000∼2008년 814건에서 2009∼2016년 1675건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올해를 1년으로 계산하더라도 연평균 조치 건수는 같은 기간 90.4건에서 216.1건으로 늘어났다.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도 금융위기 발발 시점까지 9년간 2573건에서 이후 8년간 2797건으로 소폭 증가했다. 세계 경기 침체로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는 정책이 두드러지면서 한국 기업들이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 대한 산업별 기술장벽(TBT) 통보 건수를 살펴보면 2009년 이후 중국은 전기·전자 15.9%, 기계 14.5%, 자동차 13.4% 순이었다. 미국의 TBT 통보 비중은 전기·전자 24.0%, 식품의약 17.5%, 자동차 15.1% 등이었다. 반덤핑 조치는 중국은 석유화학산업, 미국은 철강산업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해 품질 기준 조건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개선할 수 있도록 자체적인 관리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세계무역기구(WTO)나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위원회 등을 통해 불공정한 사례에 대한 적극적인 제소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국내 ‘빅2’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동시에 역경에 처하면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경제의 앞날에 도전을 던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이은 갤럭시 노트7 발화 사고에 생산을 일시 중단했으며 현대차는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에 제품 결함이라는 악재까지 만났다. 조선·해운업의 동반 추락으로 주력 산업이 흔들리는 데다 소비 침체, 대규모 파업 등의 악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그나마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온 두 글로벌 기업의 향후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7의) 정밀한 조사와 품질관리 강화를 위해 공급량을 조정하는 중”이라고 10일 공시했다. 재고에 대한 정밀검수 작업과 부품별 품질관리 작업을 위한 조치다. 생산 중단을 사실상 시인한 셈이다. 진정되는 듯하던 갤럭시 노트7 리콜 사태가 다시 한번 녹록지 않은 상황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쏘나타의 엔진 결함이 발견돼 88만여 명을 대상으로 소비자 보상을 앞둔 상태다. 국내에서도 싼타페가 원인 불명의 엔진오일 증가 현상을 잇달아 일으키는가 하면 같은 차종의 에어백 결함 은폐 의혹까지 불거지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에만 3조 원의 매출액 차질을 빚게 한 노조 파업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두 회사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국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의 약 30%에 육박한다.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막대하다는 의미다. 현재 한국경제는 조선, 해운, 철강, 석유화학, 건설 등 ‘5대 취약 업종’을 중심으로 산업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업은 극심한 수주 가뭄 탓에 6월에 나온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자구안 이행조차 불투명하다. 해운업은 한진해운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돌입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적인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는 철강산업과 유가 변수에 따라 출렁이는 석유화학산업도 안전하다고만 볼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제조업의 보루로서 한국경제의 희망을 지펴 왔던 빅2가 직면한 이번 악재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오고 있다. 전자와 자동차는 그동안 국내 주력 산업 중 상황이 나쁘지 않았던 두 가지 업종이다. 특히 전후방 효과가 큰 산업들이어서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동반 위기는 1∼3차 협력업체 수천 곳에 연쇄 충격을 줄 수도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일종의 성장통으로 보이는 이번 상황을 두 기업이 잘 극복한다면 글로벌 기업으로서 더욱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는 것은 물론 한국경제의 체질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김지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사카키바라 사다유키(신原定征)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 회장 등 일본 재계 대표단 18명을 접견하고 한일 경제협력 확대 및 북핵 문제에 대한 관심을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위안부 문제 합의 이후 양국 간 관계가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북한 비핵화는 경제적 측면에서도 바람직하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강조했다. 한일 재계회의 참석차 방한한 사카키바라 회장은 “올해 일본에서 개최될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3국 경제계가 준비 중인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에 박 대통령의 참석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엔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과 이승철 상근부회장이 배석했다. 허 회장은 한일 재계회의 결과를 묻는 박 대통령에게 “제3국 시장 공동 진출에 대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며 “양국에서 잇따라 발생한 지진으로 산업계 차원의 방재 협력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답했다. 허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일 재계회의에 앞서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과 관련해 사전 보고가 있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 그런 것 없다. 나중에…”라고만 말했다. 정치권 일각의 전경련 해체 요구에 대해 묻자 “오늘은 한일 재계회의에 대해서만 물어보라”며 자리를 옮겼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한진해운 사태에 대한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금호타이어 인수와 관련해 “준비하고 있다. 방법은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는 원론적 답변을 했다.장택동 will71@donga.com·김창덕 기자}

“엘리엇이 삼성전자에 주주제안서를 보낸 숨겨진 목적은 이사회 진입이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전자에 보낸 ‘주주가치 증대 제안서’를 두고 재계 전문가들이 7일 내린 결론이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제안은 사외이사 3명 추가 선임 요구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당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엘리엇이 한국 정치권의 움직임을 교묘하게 이용했다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엘리엇이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올해 6월은 야당이 감사위원 분리 선출, 집중투표제 등의 조항을 담은 상법 개정안을 발의했을 때였다. 20대 국회가 여소야대로 재편된 것까지 엘리엇이 염두에 뒀을 거란 해석도 있다.○ 이사회 진입을 목표로 한 위장전술 “저들의 최종 목표는 삼성물산이 아닐 겁니다. 삼성물산이 노루라면 저들이 노리는 건 그 뒤편의 거대한 하마, 즉 삼성전자겠죠.” 지난해 6월 엘리엇이 옛 삼성물산 지분 7.12%를 확보한 사실을 공식화한 뒤 삼성그룹 고위관계자가 한 말이다. 이 발언은 1년 4개월 후 현실이 됐다. 제일모직과 옛 삼성물산 간 합병을 반대하다 ‘백기(白旗)’를 들었던 엘리엇이 이번에는 삼성전자를 정조준하며 나타난 것이다. 엘리엇은 현재 삼성전자 지분 0.62%를 확보해 주주제안권을 갖는 지분 기준(0.5%)을 넘겼다. 주총 안건은 소집 6주 전까지 제안해야 한다는 상법 조항 때문에 엘리엇이 당장 27일 삼성전자 임시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이사 선임을 추진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미 상정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은 얘기가 다르다. 지난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때처럼 위협적이진 않겠지만 엘리엇이 반대할 마음만 먹는다면 동조 세력을 규합해 충분히 ‘존재감’을 드러낼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엘리엇은 또 삼성전자가 자신들의 제안을 거부할 경우 이를 빌미로 전면 공격 태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 지분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일가와 삼성그룹 계열사 지분을 모두 합쳐도 18.15%에 불과하다. 영국 3대 투자운용사 헨더슨글로벌인베스터스(지분 0.12%)가 이미 지지 선언을 한 가운데 엘리엇이 50%가 넘는 외국인 지분 중 상당수를 우호 세력으로 확보할 경우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부터는 직접적인 영향력 행사도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투기자본에 날개 달아줄 상법 개정안 이런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갖는 것은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경제민주화 법안들이 국내 기업들의 ‘경영권 방어력 약화’와 직접 연결될 수 있어서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상법 개정안 중 감사위원 분리 선출과 집중투표제 의무화가 대표적이다. 감사위원 분리 선출은 각 기업 이사회가 여러 명의 사외이사 중 한 명을 감사위원으로 위촉하던 것을 아예 주주 동의를 받아 따로 뽑자는 것이다. 특히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까지만 제한을 둬 소액주주들이 추천하는 인물이 이사회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엘리엇을 포함한 해외 투기자본이 이 틈을 파고들 가능성이 크다. 집중투표제는 주당 의결권 한 표가 아니라 뽑는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이사 3명을 뽑는다면 주당 3표를 한 후보에게 행사할 수 있게 돼 헤지펀드들은 자신이 원하는 후보에게 몰표를 줄 수 있다. 실제로 2006년 미국의 ‘기업 사냥꾼’ 칼 아이컨은 KT&G 정관상의 집중투표제를 활용해 이사회 진입에 성공한 적이 있다. 만약 상법 개정안이 통과돼 모든 기업이 집중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면 엘리엇으로서는 삼성전자 이사회 진입을 위한 ‘천군만마’를 얻게 되는 셈이다.○ 재계 전반으로 위기 확산 우려도 전문가들은 이런 시나리오가 비단 엘리엇과 삼성그룹 사이에서만 생길 일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재벌 개혁에도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물론 이사회에 해외 투기자본이 추천한 인사가 들어온다고 해서 곧바로 경영권을 위협받는 것은 아니다. ‘거수기’라는 부정적 평가를 받기도 했던 이사회에 다양한 인사가 들어와 기업 경영의 투명성이 높아지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각종 의사 결정 과정에서 사사건건 투기자본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다. 특히 장기적인 안목에서 이뤄져야 하는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투기자본이 경영권 공격에 나설 경우 막대한 방어 비용을 치를 수도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벌을 개혁할 부분이 있다면 개혁해야 한다”면서도 “현재 국회에 상정된 상법 개정안은 국가적 손실을 자초할 뿐 재벌 개혁의 방안이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서동일 기자}
최근 들어 ‘재벌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대 국회가 여소야대로 재편되면서 경제민주화 분위기가 확산된 결과다. 이런 분위기를 틈타 해외 투기자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5일(현지 시간) 삼성전자에 ‘주주가치 증대 제안서’를 보낸 것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약한 고리를 노린 것과 함께 국내 정치 경제 상황까지 고려한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행동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에 요구한 ‘새 사외이사 3인 선임’의 경우 야당이 경쟁적으로 발의한 상법 개정안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다. 상법 개정안에 포함된 감사위원 분리 선임과 집중투표제 등은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해외 투기자본들이 손쉽게 국내 기업의 이사회로 진입할 통로가 될 수도 있다. 단기 이익을 노리는 투기자본이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표 기업 이사회에 진입할 경우 주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때마다 대규모 투자와 같은 주요 결정에 제동을 걸 게 뻔하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 투명성 강화 등의 순기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짜야 하는 기업들로서는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 경제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경제 전문가들은 오랜 관행 속에 지나쳐온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내고 일부 기업들에서 나타난 부도덕한 행위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개혁’의 필요성에는 대부분 동감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마치 담장 위를 걷는 것처럼 신중하고 냉정하게 재벌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내법에는 해외 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를 막기 위한 경영권 방어수단이 거의 없다”며 “섣부른 개혁은 결국 소액주주들의 보호라는 원래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앞서 해외 투기펀드가 공격할 수 있는 약점만 노출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서동일 기자}

현대·기아자동차의 지난달 국내 생산량(내수 판매량 및 수출량)이 전년 동월 대비 2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 노조가 나란히 부분 파업을 이어가면서 나타난 결과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차의 국내 판매량이 4만1548대, 3만8300대로 각각 전년 동월 대비 20.0%, 14.9% 감소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달 국내에서 만들어 해외로 수출한 물량은 현대차가 5만6315대, 기아차가 6만2970대로 역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0.9%, 19.5%가 줄어들었다.○ 파업 때문에 해외 생산 비중만 높아져 현대차의 월간 국내 생산량(내수 및 수출)은 9만7863대로 올 들어 가장 많았던 3월의 16만2418대보다 6만4555대(39.7%)나 적다. 기아차 국내 생산량도 3월 15만6201대에서 9월 10만1270대로 5만4931대(35.2%)가 줄어들었다. 현대·기아차는 개별소비세 혜택이 하반기(7∼12월) 종료되면서 국내 판매량이 줄어든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결정적인 원인은 파업으로 인한 공장 가동률 하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차 지부(현대차 노조)는 7월 이후 24차례나 파업을 강행했다. 특히 8월 27일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된 후 파업 수위가 더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26일 12년 만의 전면파업에 나선 뒤 27∼30일 매일 6시간씩의 부분파업도 이어갔다. 현대차 임금협상 결과만 목 놓아 기다리고 있는 기아차 노조 역시 올 들어 17차례 부분파업을 벌이면서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국내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일부 인기 모델의 경우 계약 후 출고까지 수개월씩 소요되고 있다. 이를 기다리지 못한 일부 계약자들이 이탈하면서 내수 판매는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수출도 마찬가지다. 주로 국내에서 만들어 수출하던 제네시스, 그랜저 등 고급 차종들의 경우 ‘파업 리스크’를 견디다 못한 딜러들의 주문 취소마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두 회사는 국내에서의 원활한 생산이 어려워지면서 해외 생산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국내에서의 생산 부족분을 해외에서 채우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지난달 해외에서 생산한 차량은 28만9439대, 13만4143대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 27.7%가 많았다.○ 한국GM은 울고 쌍용차는 웃고 다른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GM은 지난달 총 4만5113대의 차량을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12.4% 감소라는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 판매량과 수출은 1만4078대, 3만1035대로 각각 전년 동월 대비 14.1%, 11.6% 줄어들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올 상반기(1∼6월) 히트작인 SM6에 이어 하반기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가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르노삼성의 지난달 국내 판매량은 9222대로 작년 9월보다 39.2%나 늘어났다. 반면 주력 수출 제품인 닛산 로그의 연식 변경에 따른 일시적 감산으로 인해 수출은 4335대로 70% 넘게 줄었다. 쌍용자동차는 여전히 ‘티볼리 효과’를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국내외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5.7% 증가한 1만2144대를 판매했다. 4위 르노삼성과 5위 쌍용차의 국내외 판매량 격차는 8월 3062대에서 9월 1413대로 바짝 좁혀졌다. 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를 모두 합한 9월 자동차 판매량은 국내외를 합쳐 총 69만3529대였다. 전년 동월의 70만8524대보다 2.1% 줄어든 수치다. 내수 판매는 11만1159대로 전년 동월 대비 13.2% 감소한 반면 해외 판매(수출+현지 생산)는 58만2370대로 전년 동기 대비 0.3% 늘어났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현대·기아자동차의 지난달 국내 생산량(내수 판매량 및 수출량)이 전년 동월 대비 2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 노조가 나란히 부분 파업을 이어가면서 나타난 결과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차의 국내 판매량이 4만1548대, 3만8300대로 각각 전년 동월 대비 20.0%, 14.9% 감소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달 국내에서 만들어 해외로 수출한 물량은 현대차가 5만6315대, 기아차가 6만2970대로 역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0.9%, 19.5%가 줄어들었다.●파업 때문에 해외 생산 비중만 높아져 현대차의 월간 국내 생산량(내수 및 수출)은 9만7863대로 올 들어 가장 많았던 3월의 16만2418대보다 6만4555대(39.7%)나 적다. 기아차 국내 생산량도 3월 15만6201대에서 9월 10만1270대로 5만4931대(35.2%)가 줄어들었다. 현대·기아차는 개별소비세 혜택이 하반기(7~12월) 종료되면서 국내 판매량이 줄어든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결정적인 원인은 파업으로 인한 공장 가동률 하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차 지부(현대차 노조)는 7월 이후 24차례나 파업을 강행했다. 특히 8월 27일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 부결된 후 파업 수위가 더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26일 12년 만의 전면파업에 나선 뒤 27~30일 매일 6시간씩의 부분파업도 이어갔다. 현대차 임금협상 결과만 목 놓아 기다리고 있는 기아차 노조 역시 올 들어 17차례 부분파업을 벌이면서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국내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일부 인기 모델의 경우 계약 후 출고까지 수개월 씩 소요되고 있다. 이를 기다리지 못한 일부 계약자들이 이탈하면서 내수 판매는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수출도 마찬가지다. 주로 국내에서 만들어 수출하던 제네시스, 그랜저 등 고급차종들의 경우 '파업 리스크'를 견디다 못한 딜러들의 주문 취소마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두 회사는 국내에서의 원활한 생산이 어려워지면서 해외 생산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국내에서의 생산 부족분을 해외에서 채우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지난달 해외에서 생산한 차량은 28만9439대, 13만4143대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 27.7%가 많았다.●한국GM은 울고 쌍용차는 웃고 다른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GM은 지난달 총 4만5113대의 차량을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12.4% 감소라는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 판매량과 수출은 1만4078대, 3만1035대로 각각 전년 동월 대비 14.1%, 11.6% 줄어들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올 상반기(1~6월) 히트작인 SM6에 이어 하반기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가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르노삼성의 지난달 국내 판매량은 9222대로 작년 9월보다 39.2%나 늘어났다. 반면 주력 수출제품인 닛산 로그의 연식변경에 따른 일시적 감산으로 인해 수출은 4335대로 70% 넘게 줄었다. 쌍용자동차는 여전히 '티볼리 효과'를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국내외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5.7% 증가한 1만2144대를 판매했다. 4위 르노삼성과 5위 쌍용차의 국내외 판매량 격차는 8월 3062대에서 9월 1413대로 바짝 좁혀졌다. 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를 모두 합한 9월 자동차 판매량은 국내외를 합쳐 총 69만3529대였다. 전년 동월의 70만8524대보다 2.1% 줄어든 수치다. 내수 판매는 11만1159대로 전년 동월 대비 13.2% 감소한 반면 해외 판매(수출+현지생산)는 58만2370대로 전년 동기 대비 0.3% 늘어났다.김창덕기자 drake007@donga.com}

미국의 스마트홈 기업인 ‘비빈트’는 북미에서 80만 가구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 회사는 스마트홈과 연계된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확보된 고객의 응급 상황과 화재 도난 등의 정보를 보험사인 리버티뮤추얼과 공유한 뒤 고객들에게 할인된 보험 상품을 제안해 준다. 경쟁업체인 캐너리도 보험사 스테이트팜과 제휴해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는 이처럼 ‘개인정보 공유’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국내는 규제 때문에 이에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3일 한국경제연구원의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경쟁력 국제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경제포럼(WEF)이 매년 세계 각국의 ICT 활용 수준 등을 판별해 발표하는 국가별 ‘네트워크 준비지수’에서 한국은 지난해 전체 139개국 중 13위였다. 정치적 문제와 규제 등 일반 환경 부문(31위)이 발목을 잡은 탓이다. 지나치게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개인정보 및 위치정보 보호 정책이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혔다. 국내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 등은 정보 수집 단계부터 ‘사전 동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일본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 개인정보를 수집한 뒤 제3자에게 정보를 제공할 때 ‘사후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한국에만 존재하는 ICT 관련 ‘갈라파고스 규제’들이 신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장벽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외국 기업이 국내에서 전자결제 대행업자로 등록하지 못해 해외 고객들이 ‘구글 페이’ 등 자국 결제시스템으로 한국 내 상품을 구입하지 못하는 것도 해외에선 찾기 힘든 규제로 꼽힌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016년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에서 이 규제를 직접 지목하고 한국 정부에 개선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영신 한경연 연구위원은 “기술간 융·복합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의 복잡한 규제 체계는 ICT 산업 경쟁력 강화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자동차 산업을 비롯해 한국 전 산업 분야에서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자동차 수출은12년 만에 ‘빅3’에서 탈락할 위기에 처했다. 세계 수출시장이 불황인 가운데 환율 변동을 이용해 경쟁국인 일본 등의 업체들은 낮은 가격을 무기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자동차 노동조합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연례행사처럼 파업을 이어 가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때문에 한국 기업들은 주요 생산거점을 인건비가 싼 외국으로 옮기고 있다.○ 멕시코에 추월당한 한국 車수출 한국은 2005년 스페인과 미국을 제치고 세계 자동차 수출국 3위에 오른 이래 지난해까지 11년간 줄곧 3위를 지켜 왔다. 1, 2위는 독일과 일본이 다퉜다. 하지만 올해는 멕시코에 3위 자리를 내줄 가능성이 크다. 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1∼8월 한국의 자동차 수출은 총 169만2906대로 지난해보다 14.4% 줄었다. 같은 기간 독일(294만3200대)과 일본(292만9772대)이 각각 1, 2위를 차지했으며 3위는 멕시코(181만5566대)였다. 한국은 4위로 밀려났다. 시장 상황에 큰 변화가 없는 한 올해 연간 수출 실적도 멕시코에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한국 자동차 산업은 1∼7월 생산에서도 인도에 밀려 올해 12년 만에 세계 6위로 내려앉을 위기에 처했다. 자동차 업계 노조의 파업이 수출 부진의 주요 이유로 지목된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벌인 파업으로 2일 현재까지 빚어진 생산 차질은 12만6000대에 이른다. 금액으로는 2조7800억 원 규모다. 현대차 노조는 8월 월평균 5만8000원 임금 인상, 성과급, 격려금, 현금, 재래시장상품권, 주식 등 1인당 평균 1800만 원에 이르는 인센티브를 담은 합의안을 거절하며 부결시킨 뒤 파업을 이어 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파업으로 차질을 빚은 생산량을 해외 현지 생산으로 충당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올해 멕시코에 네 번째 해외 생산 공장을 세워 5월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연간 생산 규모는 약 40만 대 수준. 멕시코는 저렴한 인건비, 저비용 고효율 구조의 최신 공장, 북미와 가까운 지리적 이점 등을 무기로 연간 340만 대를 생산하는 세계 7위, 중남미 2위의 자동차 생산국으로 성장했다. 현대차도 이달부터 중국에 제4공장 가동을 시작하며 매년 20만 대를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전 산업 수출 부진에 따른 위기감 자동차 수출 부진은 제조업 전체 가동률 하락으로도 나타난다. 통계청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서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2.4% 줄었다. 현대차, 한국GM 등 국내 완성차 업체의 잇따른 노조 파업으로 자동차 생산이 전월보다 17.7% 줄어든 것이 결정적이다. 국내총생산(GDP)도 성장이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이미 6월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이때는 현대차 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인한 자동차 생산 차질과 코레일 파업 및 한진해운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돌입에 따른 육·해상 물류 대란 등의 영향이 반영되기 전이다. 실제 경제성장률은 6월 전망치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다른 산업들도 상황이 심각하다.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의 배터리 발화와 이로 인한 전량 리콜이라는 악재를 만난 무선통신기기 부문은 지난달 24억 달러(약 2조6400억 원)를 수출하는 데 그쳐 전년 동기(33억4000만 달러)보다 27.9%나 줄었다. 2012년 7월 이후 50개월 만의 최대 감소율이다. 세부 품목별로는 휴대전화 완제품(4억6000만 달러)과 휴대전화 부품(13억 달러)이 각각 전년 동기보다 44.8%, 32.7% 감소했다.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확산의 직접적 영향을 받고 있는 철강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철강 제품은 지난달 22억6000만 달러 수출에 그쳤다. 미국 정부가 대선을 앞두고 수입 규제를 갈수록 강화하고 있어 수출 차질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석유 및 석유화학산업의 경우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8년 만의 감산에 합의했지만 여전히 실행까지는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유가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한 자동차 업체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은 고용, 부품이나 서비스 등 연관 산업에 파급효과가 커 수출 불황이 이어지면 산업 전반으로 불황이 확산될 수 있다”며 “정부와 노사가 함께 위기를 타개할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은택 nabi@donga.com·김창덕 / 세종=이상훈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청와대 개입설에 대한 쏟아지는 의혹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해산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두 재단의 남은 자금으로 10월에 새로운 문화체육재단을 설립하기로 해 일각에서는 간판 세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산 카드’로 의혹 끊어내려는 전경련 전경련은 30일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를 해산하고 문화 및 체육사업을 아우르는 750억 원 규모의 통합재단을 새로 설립하기로 했다”며 “신규 재단은 경영 효율성 제고, 책임성 확보, 사업역량 제고, 투명성 강화라는 4가지 기본 취지하에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단법인을 해산하려면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K스포츠는 지난달 29일 정동춘 이사장이 사임한 데다 나머지 5명의 이사진도 모두 사의를 표명한 상태. 그러나 아직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들의 사의를 받아들이지 않아 이사회 개최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전경련의 주장이다. 이사진이 남아 있는 미르도 이사회 개최에 문제가 없다. 전경련 관계자는 “절차를 모두 밟으려면 빨라도 10월 말에 해산 및 재단 신설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재단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았던 전경련은 각종 의혹이 불거지자 8월 추광호 산업본부장을 미르 이사로 파견했고, 최근에는 이용우 사회본부장을 K스포츠에 파견하기로 하고 문체부의 이사 선임 승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지난달 23일 전경련 추계세미나에서 두 재단을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전경련이 이에 그치지 않고 재단 해산을 결정한 것은 지난달 26일 시작된 국감에서 연일 야당 의원들의 집중 포화가 쏟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시민단체가 의혹에 오르내리는 인사들을 29일 검찰에 고발한 것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계속 부담을 안고 갈 바에야 논란거리를 아예 없애겠다는 선택을 한 것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다소 모양새는 이상할 수 있지만 지금 상태로는 더 이상 재단의 정상 운영이 힘들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풀어야 할 의혹들 우선 단시간에 미르와 K스포츠 재단이 설립돼 거액의 기부금을 모은 이례적인 과정에 재계에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르와 K스포츠는 문체부에 각각 2015년 10월 26일, 2016년 1월 12일 설립 신청을 한 뒤 하루 만에 허가를 받았다. 이때 제출한 창립총회 회의록과 정관은 거의 유사한 데다가 허위 사실까지 기재돼 의혹을 키웠다. 조윤선 문체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두 재단이 설립 절차와 제출 서류에 관해 문체부 직원과 사전에 상담했고 자료도 완비해 왔기 때문에 긴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거액을 자발적으로 출연했는가도 논란거리다. 미르는 486억 원(지난해 12월 기준), K스포츠는 228억 원(올해 8월 기준)을 모았다.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박근혜 대통령 퇴임 이후 활동을 위한 재단을 준비한 것이라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청와대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권력 개입 의혹은 두 재단 인사들이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불리는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씨나 2014년 대통령령으로 신설된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 단장을 지낸 차은택 씨와 친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더 확대됐다. 야당은 차 씨가 김형수 초대 이사장을 비롯해 최소한 3명을 미르 이사로 추천했다고 보고 있다. 사임한 정 전 K스포츠 이사장은 최 씨가 다니던 스포츠마사지센터 이사장이다. 전경련은 “최순실 씨와 차은택 씨가 재단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청와대와 전경련 모두 지금껏 제기된 의혹들을 완벽히 해명하지 못해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시민단체의 고발장을 접수한 검찰의 향후 수사 과정도 변수다. 10대 그룹의 한 임원은 “과거 정부 때부터 전경련이 주도하고 기업들이 암묵적인 비율로 돈을 내 재단을 만들던 관행을 다시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우경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