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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저출산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국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25일 ‘성장을 통한 저출생 고령화 적응 전략’ 보고서에서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노동력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선 AI 기반의 생산성 혁신과 고령인력 활용에 나서야 한다”며 “이를 통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5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인 데다 취업자 평균 연령이 올해 47.7세에서 2050년 53.7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43.8세)보다 10세가량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보다 먼저 저출산·고령화 위기에 직면한 일본은 청년 및 육아지원과 함께 생산성 향상과 시스템 개혁을 동시에 추진했다”며 “한국도 성장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AI 혁신으로 생산성이 오르고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면 한국의 2024∼2040년 연평균 잠재성장률이 1.81%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AI 미도입 시 예측되는 잠재성장률 1.15% 대비 0.66%포인트 높은 것이다. 보고서는 “AI 도입에 따라 단순 반복 업무가 자동화돼 인력을 핵심 업무에 집중 배치할 수 있고 투자 확대 및 연구개발 효율화로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조주완 LG전자 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 테네시 세탁기 공장에서 냉장고, 오븐을 생산할 수 있도록 준비해놨다”고 말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멕시코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멕시코 공장의 생산 품목을 미국에서 대체 생산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미국에서) 부지 정비나 가건물을 올리는 작업을 지금 진행하고 있다”며 “(관세가) 발효되면 지체 없이 생산할 수 있도록 해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멕시코에서 냉장고, TV, 오븐 등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LG전자는 트럼프 정부가 멕시코 수입 물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자 공급망 전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 대표는 최근 재가동 보도가 나온 러시아 모스크바 LG전자 공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아직 전쟁이 종료된 게 아니어서 공격적으로 뭔가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러시아) 규제가 해제되면 다시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26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한다. 그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비서) 공동 개발이 주요 내용이 될 것”이라며 “MS가 짓는 데이터센터에 LG전자 칠러(냉방기술)가 들어가는 것은 확정됐다고 봐도 좋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 대표는 “올해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로 대표되는 신흥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성장 잠재력이 높은 유망 지역의 성장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올해부터 기존 성장전략에 ‘지역’이라는 전략의 축을 더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유망 지역의 성장 가속화를 추진하겠다.”조주완 LG전자 사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개최된 제2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아시아,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로 대표되는 신흥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는 목표다. LG전자는 수많은 정보기술(IT) 기업이 모이는 중동과 AI 데이터센터가 확대되는 아시아 등에서 성장 드라이브를 건다는 방침이다.세계 1위 인구 대국인 인도 역시 글로벌 사우스의 대표 지역이다. LG전자는 현재 인도법인의 인도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8년간 구축해 온 현지 사업 인프라를 기반으로 인도 특화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인도 국민에게 사랑받는 ‘국민 브랜드’로 도약할 계획이다.조 사장은 지난해 경영 성과와 올해 사업 방향에 대해서도 주주들에게 설명했다. 조 사장은 “지난해 최대 매출 등 견조한 경영성과를 기록한 데는 기업간거래(B2B), 가전구독, 웹(web)OS 플랫폼 등 질적 성장이 크게 기여했다”며 “이러한 질적 성장 영역이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2%로 2021년보다 13%포인트 늘었고,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1%에 달한다”고 말했다.LG전자는 2030년 질적 성장 영역의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수요와 가격 변동성이 낮은 B2B에 역량을 집중하고, 수익을 지속 창출하는 ‘Non-HW’(비하드웨어) 사업을 확대해 구조적인 건전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LG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주 포함 전 이해관계자에게 주총장을 개방했다. 주요 안건의 의결 과정과 주주와 소통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대표이사인 조 사장과 류재철 HS사업본부장, 박형세 MS사업본부장, 은석현 VS사업본부장, 이재성 ES사업본부장, 김창태 최고재무책임자(CFO), 이삼수 최고전략책임자(CSO), 김병훈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회사 최고경영진이 두루 참석했다. 지난해에 이어 현장 참석이 어려운 주주들을 위한 온라인 중계를 병행했고, 올해는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고려해 영어 동시통역 서비스도 도입했다.이번 주총 안건인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은 원안대로 승인됐다. 강성춘 서울대 경영대 교수가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신규 선임됐다. 기존 이사였던 권봉석 ㈜LG 대표이사 부회장과 조 사장, 류충렬 KAIST 경영대 교수는 재선임됐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G전자는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등 중남미에서 ‘급속’ 코스를 앞에 배치한 반려동물(펫) 친화 세탁기를 출시하기로 했다. 기존 제품에서는 세탁 코스를 설정할 때 급속 모드가 ‘표준’이나 ‘이불’ 등에 이어 5번째로 뜨는데, 이보다 앞선 2번째에 뜨도록 설계한 것이다. 중남미는 10가구 중 8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워 동물과 접촉할 일이 많고, 위생과 청결을 중시하는 문화라 세탁 횟수가 잦은 점에 착안한 아이디어였다. LG전자가 이처럼 중남미 시장만의 특색을 파악해 현지 특화 제품을 내놓은 데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도움이 있었다. AI가 LG 내부 데이터베이스(DB)와 정보를 바탕으로 시장을 분석하고 해당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을 세워준 것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자체 생성형 AI 기반 데이터 시스템 ‘찾다(CHATDA·CHAT based Data Analytics)’를 올 상반기(1∼6월) 중 가전 사업에서 회사 내 다른 사업본부까지 확대 사용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생활가전(HS)본부에서만 썼던 시스템인데 효율성이 충분히 검증됐다고 판단하면서 전사적으로 업무에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2023년 구축된 찾다는 LG전자가 수집한 각종 데이터를 DB화하고 이를 생성형 AI가 분석해주는 시스템이다.LG전자 직원이면 누구나 찾다를 활용해 AI와 대화하면서 방대한 정보 속에서 원하는 데이터를 찾을 수 있다. 각 지역이나 문화권에 최적화된 전략을 짤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지역 특화 제품을 출시하려면 현지 주민 생활을 오랜 기간 밀착 취재하는 등 대규모 조사가 필요하다. 이때 찾다를 활용하면 조사에 앞서 실패 확률이 낮은 타당한 가설을 세우는 데 도움이 돼 사전 조사 비용을 줄이고 조사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각종 자료를 분석해 원하는 데이터를 뽑아내는 데 평균 3∼5일이 걸리던 작업이 찾다를 사용하면서 20∼30분으로 단축됐다. 일례로 LG전자는 지난해 8월부터 중남미에서 파는 냉장고에 ‘클리닝 타임’ 모드를 탑재했다. 이 모드로 전환하면 15분간 문을 닫으라는 알림과 냉장 운전이 꺼지고 대신 쉽게 청소하도록 실내 조명이 유지된다. 중남미에 살사 소스 등 향이 강한 식료품이 많은 데다 멕시코는 월 2.83회, 페루는 월 1.73회 등 냉장고 청소를 자주 한다는 특성이 반영됐다. 독일에서는 에너지 절감 효과가 뛰어난 ‘AI DD모터’를 마케팅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찾다를 통해 독일 시장을 분석한 결과, 현지 세탁 문화가 에너지 절약에 방점이 찍혀 있어 다른 나라보다 1회 세탁량이 더 많다는 사실을 확인한 결과다. AI DD모터는 LG 세탁기의 핵심인 DD모터와 AI를 결합한 제품으로 세탁물의 특성, 상태를 분석해 최적의 코스로 작동한다. 불필요한 동작을 최소화시켜 에너지 절감에 효율적이다. LG전자는 앞으로도 찾다를 활용한 현지 특화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AI를 고도화했다”며 “사람이 일일이 분석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각종 데이터, 문서도 처리할 수 있어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G전자는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등 중남미에서 ‘급속’ 코스를 앞당긴 반려동물(펫) 친화 세탁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세탁 코스 설정시 급속 모드는 보통 ‘표준’ ‘이불’ 등에 이어 5번째로 뜨는데 이보다 앞선 2번째에 뜨도록 설계된 제품이다. 중남미는 10가구 중 8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워 일상에서 동물과 접촉할 일이 많고 또 카톨릭 문화권이어서 위생·청결을 중시해 세탁 횟수가 잦다는 점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다.LG전자가 이 같이 중남미 시장의 특색을 파악해 현지 특화 제품을 내놓게 된 것은 생성형 인공지능(AI) 덕분이다. AI가 LG 내 데이터베이스(DB)와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시장을 분석하고 해당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적절한 전략을 세워준 것이다. LG전자는 자체적으로 구축한 AI 시스템을 가전 사업 중심으로 활용했는데 효율성이 충분히 검증됐다고 판단해 앞으로 전사에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24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자체 생성형 AI 기반 데이터 시스템 ‘찾다(CHATDA·CHAT based Data Analytics)’를 올 상반기(1~6월) 내 타 사업본부에 도입할 방침이다. 기존에는 생활가전(HS) 본부에서만 썼던 시스템인데 전사적으로 업무에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2023년 구축된 찾다는 LG전자가 수집한 각종 데이터를 DB화하고 이를 생성형 AI가 분석해주는 시스템이다.LG전자 직원은 누구나 찾다를 활용해 AI와 대화하며 방대한 정보 속 원하는 데이터를 빠르게 찾고 각 지역·문화권에 최적화된 전략을 짤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지역 특화 제품을 출시하려면 현지 주민 생활을 오랜 기간 밀착 취재하는 등 대규모 조사가 요구된다. 이때 찾다를 활용하면 조사에 앞서 실패확률이 낮은 타당한 가설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돼 사전 조사 비용을 줄이고 조사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한다. LG전자에 따르면 각종 자료를 분석해서 원하는 데이터를 뽑아내는 데 평균 3~5일이 걸렸던 작업이 찾다를 쓰면서 20~30분으로 단축됐다.LG전자는 또 지난해 8월부터 중남미에서 파는 냉장고에 ‘클리닝 타임’ 모드를 탑재했다. 이 모드로 전환하면 15분간 문 닫으라는 알림과 냉장 운전이 꺼지고 대신 쉽게 청소하도록 실내 조명이 계속 유지된다. 살사 소스 등 향이 강한 식료품이 많고 멕시코는 월 2.83회, 페루는 월 1.73회 냉장고 청소를 한다는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독일에서는 에너지 절감 효과가 뛰어난 ‘AI DD모터’를 마케팅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찾다를 통해 독일을 분석한 결과 현지 세탁 문화가 에너지 절약에 방점이 찍혀 있어 다른 나라보다 1회 세탁량이 더 많다는 사실을 확인한 결과다. AI DD모터는 LG 세탁기의 핵심인 DD모터와 AI를 결합한 제품으로 세탁물의 특성, 상태를 분석해 최적의 코스로 작동한다. 불필요한 동작을 최소화시킴으로써 에너지 절감에 효율적이다.LG전자는 앞으로 찾다를 확대 적용해 이러한 현지 특화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AI를 고도화했다”며 “사람이 일일이 분석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각종 데이터, 문서도 처리할 수 있어 업무 생산성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뒤 글로벌 통상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2025년 중국발전고위급포럼’(중국발전포럼)이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됐다.23, 24일 열리는 중국발전포럼은 중국 국무원이 주도하는 투자 유치 목적의 경제 행사로 2000년부터 매년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가 끝난 뒤 열렸다. 올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크리스티아누 아몽 퀄컴 CEO, 올리버 칩세 BMW 회장, 알베르트 부를라 화이자 CEO, 아민 나세르 아람코 CEO 등 80여 명의 글로벌 기업 CEO가 참석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개막 연설에 나선 리창(李强) 중국 총리는 참석자들에게 “보호주의에 맞서자”고 밝혔다. 최근 관세를 앞세워 통상 전쟁을 확대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대응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中 “美 보호주의 함께 맞서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 총리는 이날 개막 연설에서 “기업들은 글로벌 경제화의 수혜자인 동시에 촉진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며 “개별 기업의 힘은 제한적이지만 힘을 합친다면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은 예상하지 못했던 외부 충격에도 대비가 돼 있고, 필요할 경우 새로운 경제 부양책을 도입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발 통상 압박을 인정하면서도 이미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세계적 주목을 받은 자국 스타트업 딥시크와 로봇 제조업체 유니트리 등을 언급했다. 리 총리는 “중국은 언제든 새로운 딥시크가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고, 외국 기업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중국에 대한 투자를 촉구했다. 중국에선 수년째 이어진 미국의 첨단 기술 통제와 부동산 경기 침체, 내수 부진 등으로 최근 외국 기업의 투자가 크게 줄었다. 최근 트럼프발 통상 압박으로 수출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해외 투자 유치가 올해 포럼의 중요한 어젠다로 자리 잡은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중국의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30여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한 상황에서 외국 기업 유치 노력을 다시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포럼에서 중국 최고지도부와 글로벌 기업 CEO들 간의 소통이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포럼에 참석한 일부 기업인이 포럼이 끝난 뒤인 28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것이라고 23일 보도했다. 포럼 참석차 방중한 스티브 데인스 미 연방 상원의원은 리 총리와 허리펑(何立峰) 부총리를 잇달아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데인스 의원은 22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방문은 미중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라고 전했다.● CEO들,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 강조2023년 이후 2년 만에 포럼에 참석한 이재용 회장은 개막식 전날인 22일 레이쥔(雷軍) 샤오미 회장을 만났다. 샤오미가 최근 스마트폰과 가전, 전기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만큼 삼성 주요 계열사와 샤오미의 협력 방안이 논의됐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곽노정 사장도 중국 시장 현황 파악과 파트너십 확대를 위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포럼을 찾았다. 아이폰 신제품 출시 때마다 직접 중국을 찾아 홍보 활동을 이어 오고 있는 쿡 CEO는 23일 개막식에서 ‘딥시크를 써봤느냐’는 중국 취재진의 질문에 “당연하다. 훌륭하다”고 평가했다고 중국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최근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된 여파로 이번 포럼에 참석한 미국 기업 CEO 수는 지난해보다 줄었다고 전했다.중국발전고위급포럼(CDF)중국 국무원 산하 싱크탱크인 발전연구센터가 주최하는 국제행사로 통상 중국발전포럼으로 불린다. 2000년 첫 출범 이래 매년 3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며,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초청해 중국의 발전 방향과 글로벌 경제 현안 등을 논의한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소액주주들의 주주제안 건수가 지난 10년간 2배 이상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액주주들의 지분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을 앞선 것으로 집계돼 앞으로 소액주주들이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10년간(2015∼2024년) 주주제안이 나온 412개 기업의 주주제안 안건 1993건을 분석한 결과 소액주주 및 소액주주연대의 주주제안 건수는 2015년 33건에서 2024년 73건으로 2.2배가 됐다고 밝혔다. 정점을 찍었던 2023년에는 204건으로 2015년 대비 6.2배에 달했다. 대한상의는 지난해 주주제안 건수가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은 주주와 경영진 간 소통이 활성화되고 기업들이 기업 가치를 올리기 위한 ‘밸류업 정책’을 선제적으로 내놓은 덕분이라고 평가했다.또 대한상의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 각각의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200개 기업의 소액주주 평균 지분은 47.8%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37.8%)보다 10%포인트 높았다. 이 중에서도 최대주주가 개인(자연인)이거나 시총이 작은 중소, 중견기업일수록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대한상의는 “최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소액주주가 연대하면서 높은 지분을 가진 단일주주처럼 주주행동에 나서고 있다”며 “앞으로 소액주주가 기업 경영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한상의는 또 주주행동주의가 단기 이익 추구, 장기적 주식 가치 하락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차등의결권(지배주주나 경영진의 한 주당 의결권을 더 크게 쳐주는 제도) 등 경영권 방어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대한상의는 그러면서 “기업 현장에 큰 혼란을 초래해 경제에 심각한 부작용을 미칠 상법 개정안 대신 자본시장법을 손보는 핀셋 개선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지난해 완전 자본잠식에 빠진 부실 기업 수가 2019년 이후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며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지난해 완전 자본잠식 상태의 부실 기업 수가 4466개로 전년(4350개) 대비 2.7%(116개) 늘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직전인 2019년 이후 최대치다. 완전 자본잠식은 기업의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은 상태를 뜻한다. 한경협은 또 외부 감사가 의무화된 외감 기업들이 부실에 빠질 확률이 지난해 평균 8.2%였다고 밝혔다. 이 역시 2019년 5.7%에서 단계적으로 오른 것이다. 한경협은 기업들의 재무 데이터를 회귀 모형으로 분석해 부실 확률을 추정했다. 부실 확률이 가장 높은 업종은 부동산 및 임대업으로 24.1%였다. 이어 전기·가스, 증기 및 수도사업(15.7%),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14.2%)이 뒤를 이었다. 부실 확률이 가장 빠르게 올라간 업종은 건설업이었다. 2019년 3.3%였던 것이 지난해 6.1%까지 올랐다. 한경협은 고물가로 인한 건설 수주 부진과 고금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을 건설업 부실 확률 급등 원인으로 봤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부실 기업이 늘면 실물경제가 악화되고 금융시장 리스크가 확대돼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급속히 높아진다”며 “자금 조달 비용 완화 등 기업 지원을 통해 부실 위험을 줄이고 원활한 사업 재편을 저해하는 상법개정안을 국회에서 재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뒤 글로벌 통상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2025년 중국발전고위급포럼’(중국발전포럼)이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됐다.23, 24일 열리는 중국발전포럼은 중국 국무원이 주도하는 투자 유치 목적의 경제 행사로 2000년부터 매년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가 끝난 뒤 열렸다. 올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크리스티아누 아몽 퀄컴 CEO, 올리버 집세 BMW 회장, 알버트 불라 화이자 CEO, 아민 나세르 아람코 CEO 등 80여 명의 글로벌 기업 CEO가 참석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개막 연설에 나선 리창(李强) 중국 총리는 참석자들에게 “보호주의에 맞서자”고 밝혔다. 최근 관세를 앞세워 통상 전쟁을 확대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대응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中 “美 보호주의 함께 맞서자”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 총리는 이날 개막 연설에서 “기업들은 글로벌 경제화의 수혜자인 동시에 촉진하는 역할도 해야한다”며 “개별 기업의 힘은 제한적이지만 힘을 합친다면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은 예상하지 못했던 외부 충격에도 대비가 돼 있고, 필요할 경우 새로운 경제 부양책을 도입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발 통상 압박을 인정하면서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특히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세계적 주목을 받은 자국 스타트업 딥시크와 로봇 제조업체 유니트리 등을 언급했다. 리 총리는 “중국은 언제든 새로운 딥시크가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고, 외국 기업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중국에 대한 투자를 촉구했다.중국에선 수년째 이어진 미국의 첨단 기술 통제와 부동산 경기 침체, 내수 부진 등으로 최근 외국 기업의 투자가 크게 줄었다. 최근 트럼프발 통상 압박으로 수출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해외 투자 유치가 올해 포럼의 중요한 어젠다로 자리잡은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중국의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30여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한 상황에서 외국 기업 유치 노력을 다시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이번 포럼에서 중국 최고지도부와 글로벌 기업 CEO들 간의 소통이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포럼에 참석한 일부 기업인이 포럼이 끝난 뒤인 28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것이라고 23일 보도했다.포럼 참석 차 방중한 스티브 데인스 미 연방 상원의원은 리 총리와 허리펑(何立峰) 부총리를 잇달아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데인스 의원은 22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방문은 미중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라고 전했다.● CEO들,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 강조2023년 이후 2년 만에 포럼에 참석한 이재용 회장은 개막식 전날인 22일 레이쥔(雷軍) 샤오미 회장을 만났다. 샤오미가 최근 스마트폰과 가전, 전기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만큼 삼성 주요 계열사와 샤오미의 협력 방안이 논의됐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곽노정 사장도 중국 시장 현황 파악과 파트너십 확대를 위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포럼을 찾았다.아이폰 신제품 출시 때마다 직접 중국을 찾아 홍보 활동을 이어 오고 있는 쿡 CEO는 23일 개막식에서 ‘딥시크를 써봤느냐’는 중국 취재진의 질문에 “당연하다. 훌륭하다”고 평가했다고 중국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최근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된 여파로 이번 포럼에 참석한 미국 기업 CEO 수는 지낸해보다 줄었다고 전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은 내부 소프트웨어(SW) 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면서 국가 차원의 SW 생태계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삼성은 전문적인 SW 인재 양성 역량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청년 취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를 2018년 시작했다.매년 2300명 교육… 연간 1600시간 SW 학습SSAFY는 삼성이 국내 SW 생태계 저변을 확대하고 청년들의 취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운영하는 사회 공헌(CSR) 프로그램이다. 연간 두 기수를 모집하며 한 기수당 1150명씩 모집해 교육하고 있다. 캠퍼스는 서울, 부산광역시(부울경 캠퍼스), 대전광역시, 광주광역시, 경북 구미시 등 총 5곳이다. SSAFY는 1년간 매일 8시간씩 총 1600시간의 집중적인 교육 및 교육생 간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기업에 즉각 투입 가능한 역량을 갖춘 SW 개발자를 양성하는 것이다. 교육 과정은 무상이며 교육생 전원에게 매달 100만 원씩 교육지원금도 지급한다. 또 취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채용 박람회와 기업 설명회를 실시하고 취업지원센터를 운영해 진로 상담, 면접 컨설팅, 채용 정보를 상시 제공한다. SSAFY는 2018년 말 처음 시작돼 청년들의 취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내 SW 생태계 저변을 확대하는 대표적인 SW 인재 육성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SSAFY 프로그램은 13기 입학생까지 총 1만1000여 명이 참여해 ‘실전형’ SW 개발자를 키우는 대표 교육으로 평가받는다. 교육 수료자 누적 취업률이 80%를 웃돌 정도로 취업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올해 초부터 고졸 출신에 문호 개방 SSAFY는 지난해부터 ‘교육 기회균등’을 위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청년들에게도 문호를 열기로 했다. 그동안 대졸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고졸 미취업자들도 SSAFY에 입과해 SW 개발자의 꿈을 키우고 취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더 다양한 배경의 청년들이 SSAFY를 통해 체계적인 SW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사회적 격차 해소에도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삼성은 2024년 10월 모집해 2025년 1월부터 교육을 시작하는 ‘SSAFY 13기’부터 대졸자뿐만 아니라 마이스터고등학교 졸업생을 대상으로도 교육생을 확대했다. 전국 54개 마이스터고에서 연간 약 6000명이 졸업하고 졸업생의 상당수는 ‘기능 인재’로서 산업 현장에 취업하지만 미취업자의 진로 문제는 마이스터고 교육 현장의 난제였다. 마이스터고는 입시 위주였던 기존 고등 교육 체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산업 구조 변화에 발맞춘 체계적인 직업교육을 통해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산업계 수요와 연계된 맞춤형 교육을 통해 졸업 시 곧바로 산업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54개 마이스터고가 운영 중이며 정부는 2027년까지 마이스터고를 65개로 늘릴 계획이다. 마이스터고 교장 등 교육 현장의 다양한 관계자는 3년간 이공계 지식과 기술을 학습한 마이스터고 학생들에게도 SW 교육 기회가 주어진다면 성과가 클 것이라며 ‘SSAFY 문호 확대’의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학계 및 시민사회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SSAFY 자문위원회도 청년 실업 해소와 SW 인재 구인난이라는 우리 사회의 난제 해소에 더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SSAFY 입과생에 대한 문호 확대를 요청했다. 삼성은 이러한 사회적 수요와 SSAFY 자문위원들의 요청에 응답, 교육 대상자를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윤혜정 부산 소프트웨어 마이스터고 교장은 “SSAFY가 마이스터고 졸업생들까지 교육생 모집을 확대한 것은 기술 인재 육성을 위한 정부와 우리 사회의 노력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기회균등 확대와 격차 해소라는 사회적 난제 해소에도 기여하는 획기적 조치”라고 말했다. 13기 입학… 12기까지 누적 7000여 명 취업 삼성은 올해 1월 24일 서울 강남구 ‘SSAFY 서울캠퍼스’에서 13기 입학식을 개최했다. SSAFY 13기 입학식에는 서울캠퍼스 입학생 100여 명이 참석했고 대전·광주·구미·부울경 캠퍼스에서는 900여 명이 온라인으로 함께했다. 입학식에는 김민석 고용노동부 차관,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박승희 삼성전자 CR 담당 사장도 참석했다. 김 차관은 “교육생 여러분 모두 SSAFY를 통해 SW 기술을 넘어 문제 해결력과 창의력을 함께 갖춘 인재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섭 의원은 “SSAFY의 수준 높은 교육과정을 열심히 받고 대한민국의 IT 산업을 이끄는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김준혁 의원은 “현재 국가 경제나 취업 시장이 어려운데 삼성에서 운영하는 SSAFY가 젊은이들에게 큰 희망과 용기를 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천 원내대표는 “SSAFY를 통해 희망과 기회를 얻는 청년들이 많은 만큼 앞으로 더욱 활성화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영상을 통해 “SSAFY에서의 1년은 여러분의 가능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여러분 모두가 AI 시대를 선도할 주역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겠다”고 격려했다. SSAFY는 2018년 12월 1기 교육을 시작한 이래 10기까지 수료생 8000여 명 중 6700여 명이 취업했다. 취업률 84%다. 지난해 12월 졸업한 11기와 현재 교육 중인 12기 조기 취업자까지 포함하면 7000여 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현재 SSAFY 수료생들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외 다수 기업에서 SW 개발자로 활동하고 있다. 쿠팡, LG유플러스, 현대모비스 등 정보기술(IT)·통신·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취업했다. 포티투마루, 뉴빌리티 등 유망 스타트업에도 진출하고 있다. 이들이 취업한 기업 수는 1700여 개에 달한다.생태계 확장, 삼성 외 기업들도 멘토링 참여 기업에 입사한 SSAFY 수료생들이 ‘실전형 인재’로 인정받으면서 170여 개 기업이 채용 시 △서류심사 면제 △코딩 테스트 면제 △서류심사 가점 등 SSAFY 수료생에 대한 우대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또 다양한 기업이 SW 인재 영입 등 선순환을 위해 직접 교육에도 참여하고 있다. 네이버, 넥슨, LG유플러스, 신한은행 등 임직원들이 SSAFY 교육생들과 ‘기업 연계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며 교육생들의 실무 역량 강화를 돕는 것이다. 이들 회사는 각 사 사업과 관련한 기초 SW 개발 프로젝트를 교육생들에게 제안하고, 교육생들은 팀을 이뤄 각 사 임직원들의 멘토링을 받는 방식이다. SW 프로그램의 개발 계획부터 코드 설계까지 하면서 실제 기업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와 같은 ‘실전’ 경험을 할 수 있다. 또 외부 기업들은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SSAFY’ 인재와의 접점을 넓힐 수 있어 교육생과 기업이 ‘윈윈’하는 프로젝트라고 평가하고 있다. 9기까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외부 기업은 누적 50여 개사에 달한다. 한편 삼성전자 등 삼성 관계사의 SW 개발 담당 직원들도 SSAFY 교육생 멘토로 교육과정에 참여해 재능 기부를 하고 있다. 현재 SSAFY에는 삼성 임직원들이 온라인 상시 멘토단으로 참여하고 있다. 멘토단은 교육생들의 교육과정이나 과제에 대한 고민을 듣고 조언해주며 SW 개발자를 향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맡는다.삼성 ‘함께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삼성은 ‘함께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이라는 CSR 비전 아래 청소년 교육과 상생협력의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각 개인이 가진 잠재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청소년 교육 중심 활동으로는 △삼성청년SW아카데미 △삼성희망디딤돌 △삼성드림클래스 △삼성푸른코끼리 △기능올림픽기술교육 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상생, 협력과 관련해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전환 지원 △C랩(인사이드/아웃사이드) △상생펀드·ESG펀드 조성 △협력회사 인센티브 지급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삼성 안내견 사업 △나눔키오스크 △삼성 다문화청소년 지원 사업 △삼성 노인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가속기 ‘루빈’ 등의 출시 계획을 밝히자 국내 기업들도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6세대(HBM4)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들에 제공했다고 19일 밝혔다. HBM4는 현존하는 메모리 반도체 중 성능이 가장 뛰어난 최첨단 제품으로, 샘플을 출하해 검증 절차에 돌입한 것은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다. SK하이닉스는 계획보다 일정을 앞당겨 연내 HBM4 양산 준비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당초 계획보다 조기에 HBM4 12단 샘플을 출하해 고객사들과 인증 절차를 시작하게 됐다”며 “양산 준비도 하반기(7∼12월) 내 마무리해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건히 하겠다”고 했다. 샘플을 보낸 고객사에는 엔비디아 등 주요 팹리스(반도체 설계 회사)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의 HBM4는 이전 세대인 HBM3E 대비 속도가 60% 이상 빨라졌다. 1초에 2TB(테라바이트) 이상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속도다. 이는 한 편에 5GB(기가바이트) 용량인 풀HD급 영화 400편 이상을 매 초마다 처리하는 수준이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AI 학습, 개발에 반드시 필요한 최첨단 D램이다. D램 2개를 쌓는 2단부터 시작해 4단, 8단 등으로 발전했는데 층이 많아질수록 고난도 기술이 요구된다. SK하이닉스는 “경쟁력이 입증된 공정을 적용해 칩의 휨 현상을 제어하고 방열 성능도 높여 제품의 안정성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17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개막한 ‘엔비디아 GTC 2025’ 행사장에 마련된 SK하이닉스 부스에도 HBM 제품들이 가장 전면에 전시됐다. HBM4 12단 칩이 전시된 공간에는 제프 피셔 엔비디아 수석부사장의 사인과 함께 “HBM4 샘플을 축하해요(Congrats on HBM4 sample)”라는 자필 메시지가 눈에 띄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4 12단 샘플 출하 소식을 듣고 부스를 방문해 작성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HBM4 옆에는 5세대 HBM(HBM3E)을 16개 쌓아올린 모형이 놓여 있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3E 16단은 16단까지 쌓을 수 있는 기술력을 선제적으로 보유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전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삼성전자의 부스에서는 HBM보다는 엔비디아 지포스 RTX50 시리즈에 탑재되는 GDDR7(그래픽더블데이터레이트 7세대)에 좀 더 힘을 준 모습이었다. 삼성전자 부스에는 GDDR7이 탑재된 RTX5090 시스템이 전시돼 있었다. RTX5090에 삼성의 GDDR7이 탑재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나타낸 셈이다. GDDR7은 PC나 노트북용 GPU에 들어가는 초고속 메모리로 HBM과 함께 고부가가치 D램 제품으로 손꼽힌다. RTX5090은 PC용 GPU 중에서도 가장 고사양 모델에 속한다. 부스에는 GDDR7과 함께 HBM4의 실물 칩과 적층 모델도 전시돼 있었다. 현재 업계에서는 삼성의 HBM3E가 엔비디아의 퀄테스트(품질 검증)를 통과하고 블랙웰, 블랙웰 울트라 등 엔비디아의 최신 AI 가속기에 납품을 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업계 관계자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협력 업체에 대한 언급을 비교적 자유롭게 하는 편이라 이번 GTC 기간 내 관련 언급이 나올지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새너제이=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SK온이 북미에서 일본 닛산에 전기차 100만 대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한다. SK온이 일본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한 것은 처음이다. SK온은 닛산과 2028∼2033년 총 6년간 99.4GWh(기가와트시)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이는 중형급 전기차 약 100만 대에 탑재할 수 있는 물량으로, 액수로는 15조∼20조 원에 달하는 규모다. SK온이 공급하는 배터리는 고성능 하이니켈 파우치셀이다. 니켈(Ni), 코발트(Co), 망간(Mn)으로 구성된 이른바 삼원계(NCM) 배터리로 니켈 함량이 80% 이상일 때 하이니켈이라고 부른다. 니켈 비중이 클수록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며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길어진다. 중국 업체들이 특화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대비된다. LFP는 상대적으로 주행거리가 짧고 가격이 싸다. SK온 배터리는 북미 지역에서 생산돼 공급된다. 닛산이 북미 시장을 겨냥해 미시시피주 캔턴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세대 전기차 4종에 탑재될 예정이다. SK온은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중시되는 미국 시장에서 하이니켈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라며 “이번 성과는 일본 완성차 업체와의 첫 파트너십 및 북미 공급처 확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닛산은 도요타, 혼다와 함께 일본 3대 자동차 제조사로 2010년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 ‘리프’를 출시한 바 있다. 지난해 향후 3년간 신차 30종을 출시하고 이 중 16종을 전기차로 내놓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핵심 시장인 북미에서의 생산 역량 및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파트너사의 성공적 EV 전환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지난해 국내 배터리 3사가 실적 부진으로 공장 가동률이 일제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K-배터리’의 최대 경쟁사인 중국 CATL은 생산량 확대와 함께 가동률이 올랐다. 연구개발(R&D) 규모도 CATL이 한국 3사 합산 규모보다 1조 원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19일 각 회사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의 공장 가동률은 57.8%로 전년(69.3%) 대비 11.5%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SK온은 87.7%에서 43.8%로 43.9%포인트 하락했다. 삼성SDI는 전기차에 공급하는 중대형 배터리 가동률을 별도로 공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스마트폰, 가전 등에 쓰이는 소형전지 가동률이 76%에서 58%로 줄었다.반면 CATL의 가동률은 70.5%에서 76.3%로 올랐다. 특히 총생산능력이 확대된 가운데 실제 생산량이 더 많이 늘면서 가동률 개선으로 이어졌다. 2023년 총생산능력 552GWh(기가와트시) 가운데 389GWh를 실제 생산했는데 지난해에는 676GWh 중 516GWh 규모로 생산한 것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CATL은 탄탄한 내수에 더해 해외시장에서도 가성비 좋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워 선방하고 있다”고 말했다.CATL을 비롯한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보조금, 인재 양성 등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등에 업고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R&D도 한국 기업들보다 더 큰 규모로 투자하며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CATL의 R&D 투자 액수는 186억 위안(약 3조7000억 원)으로 LG에너지솔루션(1조900억 원), 삼성SDI(1조3000억 원), SK온(2800억 원) 등 한국 배터리 3사 합산(2조6600억 원)보다 약 1조 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유의미한 인수합병(M&A)을 추진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습니다. 주주들께서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시면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19일 오전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M&A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M&A를 추진해 왔다”며 “삼성전자는 과거 여러 번 위기를 극복해 온 경험이 있다. 이런 경험을 살려 미래를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한 부회장은 또 “주주들께서 기대하는 대형 M&A 성과를 충분히 보여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경영진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특히 반도체는 국가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인수 승인 과정에서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대형 M&A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올해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 기본에 충실하며 난관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도 다졌다. 한 부회장은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어려운 한 해가 예상되지만 어려운 환경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겠다”며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는 회사의 경영철학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사업은 초격차 기술 리더십으로 재도약의 기틀을 다지겠다”며 “인공지능(AI) 산업이 만들어가는 미래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로봇∙메드텍∙차세대 반도체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했다.이날 주총 안건으로는 전영현 반도체(DS) 부문장(부회장)과 송재혁 DS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사장),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의 이사 선임과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 상정됐다.안건 표결 후에는 한 부회장과 전 부회장이 각각 디바이스경험(DX)부문과 DS부문의 올해 사업 전략을 공유하고 ‘주주와의 대화’ 시간도 별도로 가졌다. 한 부회장, 전 부회장을 비롯해 각 사업부장 등 주요 경영진 10명이 주총 단상에 올라 구체적인 사업 현황과 전략 등 주주들의 질문에 답했다.주총장에는 주주들이 삼성전자의 AI와 차세대 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신성장 사업에 대한 비전을 공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도 마련됐다. AI 홈, 갤럭시 AI, 차세대 디스플레이, 로봇 볼리 등이 소개됐다.이날 주총에서는 ‘516만 주주’들의 주가 부양 관련 질문들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주가는 현재 5만8000원 대로 1년 전과 비교해 약 20% 떨어진 상태다. 중국 반도체 회사들의 추격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 심화, 스마트폰 및 가전 시장 침체,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 각종 악재로 주가가 장기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중국 스마트폰의 ‘무덤’으로 불리던 일본 시장에서 샤오미가 처음으로 5%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흥행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봤던 중국 스마트폰이 다양한 폼팩터(디자인) 변화와 성능 업그레이드로 새로운 수요를 만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16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샤오미는 출하량 기준 6%를 차지했다. 샤오미는 그동안 통계 집계에도 잡히지 않아 2023년 점유율이 1% 안팎으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일본 소니가 8%에서 6%로, 한국 삼성전자가 7%에서 6%로 떨어져 샤오미와 동률이 됐다. 일본 스마트폰 시장 만년 1등인 애플은 53%에서 49%로 하락하며 50%대가 무너졌다. 주요 브랜드들의 시장 점유율 하락분을 샤오미가 흡수한 셈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일본 내 샤오미 성장의 가장 큰 이유로 ‘경기 불황’을 꼽았다. 이 조사업체는 보고서에서 “일본 소비자들이 가격 부담이 적은 스마트폰을 선호하며 샤오미가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샤오미가 성능 측면에서도 주요 브랜드 못지않게 수준이 올라서며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에서 지난해 5월 출시된 샤오미14 울트라는 같은 해 출시된 삼성 갤럭시S24 울트라와 동급인 퀄컴의 스냅드래곤8 3세대 프로세서(AP)를 탑재했다. 사람의 두뇌와 같은 역할을 하는 AP는 스마트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샤오미14 울트라의 출고가는 19만9000엔(약 192만 원)이다. 같은 용량(512GB) 기준 갤럭시S24 울트라(20만4100엔·약 197만원)와 5만 원 차이다. 특히 해당 제품 카메라가 일본 소비자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샤오미14 울트라 카메라는 독일 카메라 회사 라이카와 협업해 개발하고, 소니의 최신 센서가 탑재됐다. 프랑스 카메라 분석 전문기관 DxO마크에 따르면 샤오미14 울트라의 카메라 점수는 149점으로 갤럭시S24 울트라(144점)를 앞섰다. 지난해 9월 출시한 애플 아이폰16 프로맥스(157점)와 아이폰16 기본 모델(147점) 사이의 점수다.해당 제품의 카메라를 일반 카메라와 비슷한 형태로 바꿀 수 있다는 점도 일본 소비자들의 ‘마니아 감성’을 자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옵션으로 판매하는 제품인 촬영 키트를 스마트폰에 연결하면 오른손으로 쥘 수 있는 뭉툭한 형태의 손잡이와 함께 줌(확대·축소) 레버, 촬영 버튼, 조리개 조절 다이얼 등이 지원된다. 일본 정보통신기술(ICT) 조사기관인 MM종합연구소는 “젊은층 사이에서 샤오미 인기가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 화웨이가 지난해 출시한 3단 폴더블폰 메이트XT가 내구성 문제로 품질 논란을 겪는 등 아직까지 중국 스마트폰과 삼성 및 애플 사이의 격차가 작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샤오미가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다지만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그 영향력이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며 “고사양 제품으로 경쟁하면 중국 바깥의 시장 소비자들은 중국 스마트폰보다 삼성, 애플을 선호하기 때문에 프리미엄 입지를 크게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들이 지난해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급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동안 중국 스마트폰의 ‘무덤’으로 불리던 일본 시장에서 샤오미가 처음 5%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샤오미는 출하량 기준 6%를 차지했다. 샤오미는 그동안 통계 집계에도 안 잡혀 전년 점유율은 1% 안팎으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소니가 8%에서 6%로, 삼성전자가 7%에서 6%로 떨어지며 샤오미와 동률이 됐다. 일본 시장 1위 애플은 53%에서 49%로 줄며 50% 아래로 떨어졌다. 기존 주요 브랜드들의 점유율 하락분을 샤오미가 흡수한 셈이다.지난해 일본 내 샤오미 성장의 가장 큰 이유로는 ‘경기 불황’이 꼽힌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일본 소비자들이 가격 부담이 적은 스마트폰을 선호하며 샤오미가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샤오미가 성능 측면에서도 주요 브랜드 못지 않게 수준이 올라서며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에서 지난해 5월 출시된 샤오미14 울트라는 같은 해 출시한 삼성 갤럭시S24 울트라와 동급인 퀄컴의 스냅드래곤8 3세대 프로세서(AP)가 탑재됐다. 사람의 두뇌와 같은 역할을 하는 AP는 스마트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특히 카메라가 독일 명품 카메라 회사 라이카와 협업해 개발하고 소니의 최신 센서가 탑재돼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프랑스 카메라 분석 전문기관 DxO마크에 따르면 샤오미14 울트라의 카메라 점수는 149점을 받으며 갤럭시 S24 울트라 144점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출시한 애플 아이폰16 프로맥스(157점)와 아이폰16 기본 모델(147점) 사이의 점수다. 일본 정보통신기술(ICT) 조사기관인 MM종합연구소는 “샤오미는 실력과 품질에서 일본 소비자들의 인정을 받고 있다”며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가 크다”고 분석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1983년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이 반도체 사업에 출사표를 낸 ‘도쿄 선언’을 비롯해 1993년 이건희 선대회장이 신경영 출범을 알린 ‘프랑크푸르트 선언’ 등 삼성가 오너는 그룹 운명을 좌우하는 절체절명의 시기마다 결정적인 메시지를 내놓고 본격적인 경영 쇄신에 나섰다. 이재용 회장이 전 계열사 임원들에게 ‘사즉생(死則生)’의 각오를 주문한 것 역시 반도체, 모바일, 가전, 배터리 등 계열사 사업 전반이 위기에 처한 가운데 나왔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이 앞으로 변화와 혁신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1등 메모리 반도체’ 위상은 1983년 2월 8일 “초고밀도집적회로(VLSI)에 투자하겠다”는 이 창업회장의 도쿄 선언에서 시작됐다. 이 창업회장이 일본 도쿄에 있을 때 “누가 뭐라고 해도 삼성은 반도체 사업을 해야겠다”며 이 사실을 대외에 공표한 것이다. VLSI는 반도체 중에서도 당시 최첨단 기술로 삼성은 가전제품용 고밀도집적회로(LSI)도 겨우 만들던 때였다. 그러자 미국 인텔이 삼성을 “과대망상증 환자”라고 비웃고 일본 미쓰비시가 ‘삼성이 성공할 수 없는 5가지 이유’라는 보고서를 내는 등 조롱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이 창업회장은 도쿄 선언 후 반도체 중에서도 D램을 핵심 먹거리로 낙점, 속전속결로 대규모 투자를 추진했다. 도쿄 선언 6개월 만에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세 번째 64Kb(킬로비트) D램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약 10년 뒤인 1992년 64Mb D램 개발, 1994년 256Mb D램 개발 등 ‘세계 최초’ 타이틀을 연달아 달성하며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삼성의 또 다른 변곡점은 이 선대회장이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며 대대적인 혁신을 주문한 ‘신경영’ 선포다. 이 선대회장은 임원들을 불러 모아 “국제화 시대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 2.5류가 된다”며 1류로 살아남을 것을 강조했다. 이 선대회장은 1995년에는 이른바 ‘애니콜 화형식’으로 잘 알려진 과감한 결단에 나섰다. 삼성 휴대폰의 품질 논란이 회사 안팎으로 제기되자 휴대폰, 팩시밀리 등 15만 대를 사업장 운동장에서 불로 태운 사건이다. 당시 불에 탄 기기 15만 대의 가치는 500억 원으로 회사 전체 이익의 5%에 달했다. 삼성은 이를 혁신의 계기로 삼아 이듬해인 1996년 휴대폰 개발을 기존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하고 1999년 세계 최초 TV폰, 2006년 1000만 화소 카메라폰을 잇달아 내놓았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 위기론’을 돌파하기 위해 경영진의 철저한 반성과 사즉생(死則生)의 각오를 주문했다. 신상필벌 원칙에 따른 수시 인사도 예고했다. 삼성 내부에선 고 이건희 선대 회장의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에 준하는 비상 선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1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삼성 전 계열사 임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에서 영상 메시지 형식으로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 회장이 직접 등장하지는 않고 주요 내용이 성우 내레이션과 자막 등의 형태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의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며 “1999년 다우지수를 구성했던 30개 기업들 중 24곳이 이미 사라졌다. 이대로 가면 우리도 잊혀질 것”이라며 위기감을 나타냈다. 위기 돌파를 위해 “경영진부터 철저하게 반성하고 사즉생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경영진 쇄신을 위해 수시 인사를 도입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성과는 확실히 보상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신상필벌이 우리의 오랜 원칙”이라며 “필요하면 인사도 수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삼성전자는 핵심 주력인 반도체 부문에서 기술 한계에 부딪힌 데 이어 최근 TV, 가전, 스마트폰 등 완제품 부문에서도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한 참석자는 “평시에 이뤄지던 임원 교육과는 성격이 다른 느낌이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던 선대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 때만큼 엄중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11월 18일 이후 4개월 만에 최대 폭인 5.3% 올라 5만7600원에 거래를 마쳤다.‘독한 삼성인’ 주문한 이재용 “메모리 자만에 AI시대 대처 못해”[이재용 “삼성 사즉생”]全계열사 임원 2000명 대상 교육… 과거 건배사 ‘독한 삼성인’ 명패 수여파운드리 기술력-가전 품질 문제… 사업부 하나하나 짚어가며 질책임원 수시 인사-삼성다움 회복 강조… 참석자 “나르시시즘 빠진 것 반성”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전 계열사 임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영상 메시지에서 주요 사업부를 하나하나씩 짚어 가며 질책했다. 회사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삼성 위기론’을 이제 더 이상 쉬쉬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를 수면 위로 떠올려 ‘사즉생(死則生)’의 각오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스스로 천명한 것이다.● 반도체 가전 등 일일이 질타한 이재용이날 삼성 임원 대상 교육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영상 메시지에서 “메모리 사업부는 자만에 빠져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처하지 못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는 기술력 부족으로 가동률이 저조하다”, “(TV·스마트폰·가전 등을 포괄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제품의 품질이 걸맞지 않다” 등 삼성전자의 각 주요 사업부를 직접 언급하며 질책했다. 이 회장이 사장단이 아닌 전체 임원들에게 사업부별 위기를 직접 지적한 것은 처음이다. 이어서 이 회장은 “전 분야에서 (삼성의) 기술 경쟁력이 훼손됐다”며 “과감한 혁신이나 새로운 도전은 찾아볼 수 없고, 판을 바꾸려는 노력보다는 현상 유지에 급급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위기 때마다 작동하던 삼성 고유의 회복력이 보이지 않는다”며 근본적인 조직 혁신 필요성을 환기하기도 했다. 경영진의 자세와 역할에 대해서도 주문이 이어졌다. 이 회장은 “적어도 1년에 절반 이상 고객과 시장을 찾아가라”며 “자신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문제가 무엇인지 철저히 파헤치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답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사 원칙과 관련해 “경영진보다 더 훌륭한 특급 인재를 국적과 성별을 불문하고 양성하고 모셔와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과거 회식 건배사였던 ‘독한 삼성인’ 수료패로교육 참석자들에 따르면 영상은 교육 시작 서두에 3분 남짓한 길이로 상영됐다.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과 고 이건희 선대회장 등 오너 일가의 경영 철학도 강조됐다. 이재용 회장의 해외 사업장 방문 등 경영 현장 장면도 스틸컷으로 등장했다. 영상 상영 이후에는 리더십 교육과 외부 강연, 세미나 등이 이어졌다. 이광형 KAIST 총장, 이정동 서울대 기술경영경제학과 교수,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 등 외부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삼성의 위기에 대한 진단이 날카롭게 이어졌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한 참석자는 “기존의 사업 방식이 ‘준비―조준―발사’로 이뤄졌다면, 이제는 조준 시간조차 많이 뺏기면 안 된다. 준비가 되면 바로 발사하는 식으로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내용이 내부 교육에 나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지금의 삼성은 나르시시즘에 빠진 것 같다는 외부 전문가 지적이 있었다. 전반적인 질적 향상 없이 ‘남보다 나으면 된다’는 안일함에 빠져 있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교육을 마친 임원들에게는 각자의 이름과 함께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하며 승부에 독한 삼성인’이라고 새겨진 크리스털 패가 수여됐다. 한 참석자는 “수료패에 새겨진 문구는 과거부터 삼성 임직원들이 사업장이나 회식 자리 등에서 자랑스럽게 나누던 정신”이라며 “당장 ‘나부터 변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가장 크게 와닿았다”고 말했다.● 전 사업 분야 점유율 하락… 위기 돌파 고삐 죈다삼성 내부에서는 임직원들이 이 회장의 이번 메시지를 ‘제2의 프랑크푸르트 선언’에 준할 만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만큼 삼성전자가 안팎으로 처한 위기 상황이 녹록지 않다. 앞서 11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2024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2023년 42.2%에서 지난해 41.5%로 하락했다. 스마트폰은 19.7%에서 18.3%로, TV는 30.1%에서 28.3%로 하락했다. 최근 반도체 시장 승부처가 된 고대역폭메모리(HBM)도 경쟁사에 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까지 HBM3E 8단 설계 변경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하반기(7∼12월) HBM4 제품을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삼성은 지난해 말 정기 인사를 통해 삼성글로벌리서치 산하에 경영진단실을 신설하고 최윤호 경영진단실장(사장)을 배치하는 등 그룹 전반에 대한 쇄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조직 개편에서도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속으로 품질혁신위원회를 신설하는 한편 신사업 태스크포스(TF)를 신사업팀으로 상설화하는 등 위기 돌파를 위한 고삐를 죄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제 삼성이 당면한 현실을 직시하고 삼성인이 그동안 지켜왔던 돌파력을 되찾는 데 다시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한화세미텍은 SK하이닉스와 고대역폭메모리(HBM) 핵심 장비인 TC본더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제품 양산에 나섰다고 14일 밝혔다. 한화세미텍이 HBM용 TC본더를 반도체 제조사에 납품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HBM 1등 업체인 SK하이닉스 납품에 성공하며 그동안 한미반도체가 독점하다시피 했던 본딩 장비 시장에서 공급망이 다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세미텍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SK하이닉스에서 진행한 TC본더 품질검증(퀄테스트)의 마지막 단계를 최종 통과하고 공식 구매주문(PO) 요청을 받았다. 계약금액 210억 원 규모로 TC본더 10여 대 수준이다. 계약기간이 7월 1일까지여서 하반기(7∼12월) 추가 수주도 기대할 수 있다. 한화세미텍 관계자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했다. TC본더는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쌓는 HBM 제조 공정에서 각 D램을 붙이는(본딩) 역할을 맡는 핵심 장비다. 한미반도체가 전 세계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고 특히 SK하이닉스의 가장 큰 협력사여서 이번 한화세미텍의 신규 공급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한화세미텍이 2020년 처음 개발에 착수해 오랜 공을 들여 이제는 대체 가능한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유럽 최대 전기차 배터리 기업인 스웨덴 노스볼트가 현지에서 파산 신청을 했다.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파산 절차에 돌입하고 신규 자금 조달 등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지만 결국 해법을 찾지 못하고 본사가 있는 스웨덴에서도 파산에 이른 것이다.노스볼트는 12일(현지 시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회사의 미래를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노스볼트 이사회는 파산 신청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스볼트는 “최근 몇 달간 자본 비용 상승과 지정학적 불안정, 시장 수요 변화 등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 과정에서 잠재적 파트너 및 투자자의 관심을 끌기도 했지만 궁극적으로 미래를 위해 필요한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고 했다.노스볼트는 테슬라 전 임원 2명이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3국에 대한 배터리 의존도를 낮추겠다며 2015년 설립했다. 스웨덴뿐 아니라 전체 유럽연합(EU) 완성차 업체들의 지지를 받으며 일약 글로벌 배터리 업계의 주요 플레이어로 떠올랐지만 기술력 한계와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 등 악재가 겹쳐 경영난을 겪었다.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파산보호를 신청할 당시 노스볼트의 현금 자산은 3000만 달러였던 반면에 부채는 58억4000만 달러에 달했다.노스볼트의 파산으로 EU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의 동아시아 의존도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EU 집행위원회는 5일 ‘유럽 자동차 부문 산업행동계획’을 발표하면서 유럽산 배터리 사용을 늘리기 위해 2년간 18억 유로(약 2조8000억 원)를 지원하기로 한 상태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