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새샘

이새샘 차장

동아일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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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과 시장에 대한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부알못’과 ‘부잘알’ 사이, 보통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부동산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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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5~2025-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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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자 세상]‘6·25전쟁의 재인식’ 外

    새롭게 살펴본 6·25전쟁의 의미◇ 6·25전쟁의 재인식/김영호 외 지음/464쪽·1만6000원·기파랑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등 학자 13명이 쓴 6·25전쟁에 관한 논문을 책으로 묶었다. 저자들은 서문에서 “책은 기존 연구보다 6·25전쟁이 국제사회에 끼친 영향과 국내 정치, 경제,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재훈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연구교수는 북한에 대한 옛 소련의 군사적 지원을 집중 분석했고,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장은 전쟁 중 북한군의 기독교인 학살을 상세히 소개했다. 양영조 국방부군사편찬연구소 책임연구원은 6·25전쟁이 일본에 미친 영향을 살폈다.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가수 송영희씨 “나에게 한국은깵”◇ 신디, 오! 신디/송영희 지음/424쪽·1만5000원·진명출판사 1960년대 ‘신디와 애플즈’라는 그룹으로 활동했던 가수 송영희 씨가 일생을 책으로 엮었다. 미8군 클럽과 동남아 순회공연을 할 때 만난 미국 NBC방송의 종군기자 론 네슨과의 결혼과 이혼, 사업을 하는 현재까지의 삶을 담았다. 네슨은 미국의 제럴드 포드 대통령의 공보비서관으로도 활동했다. 저자는 영화 카메라맨인 아들에게 ‘한국’과 ‘엄마’의 이야기를 하고자 펜을 들었다고 밝혔다. 4·19혁명 때 피 묻은 티셔츠를 흔들던 학생을 보고 느낀 뜨거움, 미국에서 김치를 담근 얘기 등 여러 에피소드에서 자신의 뿌리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놓지 않고 이어간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멸종 위기에 처한 ‘신선의 새’◇ 두루미 천년학을 꿈꾸다/이종렬 이기섭 지음/352쪽·3만3000원·필드가이드 두루미(학)는 십장생의 하나로 ‘신선의 새’로 불린다. 큰 것은 키가 180cm에 달하며 우아한 자태가 시선을 끈다. 저자인 다큐멘터리 사진가 이종렬 씨와 두루미 연구가 이기섭 씨는 10여 년간 DMZ와 경남 창원시 주남저수지, 전남 순천만 등을 다니며 두루미 7종을 사진에 담고 생태를 기록했다. 때로는 산과 들에서 먹고 자며 조심성 많고 영리한 두루미를 관찰했다. 저자들은 “두루미는 세계적으로 3000여 마리만 남아 있는 멸종위기종”이라며 “언젠가 우리나라에서 이 새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작업을 서둘렀다”고 말한다.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서부극… 누아르… 어떻게 생겨났나◇ 영화장르/배리 랭포드 지음·방혜진 옮김/550쪽·2만8000원·한나래 영화학과 교수인 저자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서부극, 갱스터, 액션 블록버스터, 필름 누아르 등 각 영화 장르의 생성 과정과 특징을 설명했다. 저자는 “영화가 문화 및 사회와 맺는 좀 더 광범위한 관계들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영화가 생산되고 소비되는 방식을 이해하는 데서도, 핵심적인 비평 도구는 역시 장르”라고 말한다. 멜로드라마를 장르 이전의 장르로 설명하고 장르 간 벽을 깨는 시도들을 따로 설명하는 등 장르를 고정된 개념이 아니라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것으로 이해했다. 부제는 ‘할리우드와 그 너머’.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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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史·哲의 향기]소수자 배제하는 국가주권… 인권은 어디에

    외국인(外國人)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옳은가. 팔레스타인인(人)을 지칭할 때 외국인은 적합하지 않다. 팔레스타인은 국가라는 정체(政體)를 갖고 있지 않은데 외국인이라는 단어는 국가를 전제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가라는 단어는 국가 안, 혹은 국가 간에 존재하는 소수자를 배제하는 폭력성을 내포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가정, 국적 없는 테러집단과의 전쟁, 국경이 무의미한 인터넷과 금융시장…. 21세기의 다양한 사건과 현상은 국가, 국민, 주권이라는 개념이 갖는 이 균열을 점점 더 크게, 혹은 점점 더 눈에 잘 띄도록 만들고 있다. 저자는 프랑스문학과 사상을 전공하고 오키나와, 팔레스타인, 대만 등 세계의 정치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있는 일본 학자다. 그는 니체, 에르네스트 르낭, 자크 데리다 등 여러 철학자의 논의를 통해 근대 유럽의 국가주권 개념 형성 과정을 고찰하고 현재 일어나고 있는 주권 개념의 균열 너머에 무엇이 존재하는지를 추적해간다. 프랑스 사상가인 르낭은 ‘민족이란 무엇인가’에서 국가의 성립이 망각에서 비롯된다고 밝혔다. 여러 지역이 한 국가로 통일되기 위해서는 그전에 존재했던 수많은 지역 간 갈등 혹은 내전의 기억을 잊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국가는 소수자를 배제하고 망각하며 완성되는 셈이다.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일본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처럼 전쟁 중 발생한 책임을 무시하고 망각하려 하는 것은 그 피해자들이 일본이라는 국가에 균열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이 망각의 기제는 국민 혹은 국가를 완성하기 위해서만 기능할까. “국민이 깊이 자기를 망각하고 외국인의 기억을 받아들이는 날을 꿈꾸어 본다면…”이라는 저자의 말에서 망각이 국가 주권이 아니라 모든 인간의 주권을 완성하기 위해 작용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환대(歡待)의 사유도 이 가능성을 보여준다. 칸트는 ‘영구평화론’에서 “환대라는 것은 외국인이 타국 땅에 발을 디뎠다는 이유만으로 그 국가 사람들로부터 적으로 취급받지 않을 권리”라며 이를 모든 인간의 기본권으로 정의한 바 있다. 저자는 환대를 뜻하는 영어 ‘hospitality’의 어원인 라틴어 ‘hospes’가 주인과 손님 양쪽을 모두 지칭한다는 데 주목한다. 저자에 따르면 어떤 공간의 주인은 그 공간에 가장 먼저 손님으로 도착한 이다. 주인이 진정한 주인으로서의 권리, 즉 주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바로 그 공간에 새로 객(客)이 도착해야 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단일민족 국가로 외국인에 대한 편견과 배제가 뿌리 깊은 일본 사회가 진정한 주권을 획득하는 때는 외국인 노동자와 같은 객을 환대할 때라는 것이다. 이때의 주권은 타자를 배제하는 국가의 주권이 아니라 개별 주체를 위한 보편적 권리다. 책은 1995∼2006년 신문이나 잡지에 저자가 기고한 글을 엮은 것으로 9·11테러 등 현실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일본은 히노마루와 기미가요를 법제화했고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내세워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침공했다. 저자가 언급하는 일련의 사건들은 국가주권이 균열하고 있는 만큼 이를 되돌리기 위한 반동 역시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자는 이 같은 상황에서 폐쇄적 공동체 윤리와 정치를 극복하고 국가 주권 너머 인간의 주권을 발견하기를 촉구한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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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론조사]한국거주 후지모토 교수가 본 설문결과

    “(한일 간) 민간 차원의 교류는 순조롭다고 봅니다. 하지만 한일 정부 간의 대화가 부족하고 적극적인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1972년 일본 NHK에 프로듀서로 입사해 해외 뉴스를 주로 다루는 NHK 국제방송국에서 CP로 일하다 2009년 8월 은퇴한 후지모토 도시카즈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사진). 1979년 NHK 해외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해 연세대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웠다. NHK 내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어를 현지에서 배웠다고 한다. 후지모토 교수는 이번 조사에서 과거사 인식에 관해 한일 국민 간 인식 차이가 큰 것에 대해 “일본에서는 1965년 한일기본조약으로 과거사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여기에서 시작되는 인식의 차이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측에서는 이미 공식적으로 체결된 조약을 뒤집어 가며 정부 차원의 배상에 나서기는 어렵고, 여러 차례 사죄를 표명했으니 끝난 문제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후지모토 교수는 “한일 정부가 독도나 과거사 문제에 대해 해결되지 못한 문제가 무엇인지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필요가 있으나 양국 모두 노력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후지모토 교수는 ‘한국을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아무 쪽도 아니다’라는 대답이 71%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뉘앙스 차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문화에는 관심이 많지만 과거사나 독도 문제를 떠올리면 한국 전체를 ‘좋아한다’고 단언하기는 어려운 거죠. 한국에 무관심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는 비율이 26%로 나타난 것에 대해서도 “상당히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영어 열풍이 압도적으로 높으며 그 다음이 한국어라는 설명이다. 중국어도 베이징 올림픽 이후 관심을 끌지만 한국어만큼 높지 않다는 것. 그는 “현재 일본 내 한국 드라마 방송 편수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는데도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본다는 비율이 5년 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것은 한류가 꾸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후지모토 교수는 “이번 조사에서 젊은 세대들이 서로 친근감을 느낀다는 점에 희망이 있다”며 “젊은 세대들이 과거사를 모른다고 말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젊은 세대가 과거사를 좀 더 냉철하게 인식하고 서로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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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론조사]“남아공 월드컵 16강 간다” 韓 56% - 日 27%

    한국과 일본의 국민들은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자국팀의 성적을 어떻게 예상하고 있을까. 한국인들은 한국팀이 16강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한 비율이, 일본인들은 자국팀이 16강에 진출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비율이 높았다. 한국인의 56.3%가 한국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할 것이라고 답했다. 8강까지 진출할 것이라는 예측은 16.7%, 4강 진출은 4.4%로 나타났다. 16강 탈락으로 예상한 비율은 8.6%였다. 일본인은 45%가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16강 진출을 예상하는 답변이 27%로 두 번째로 높았다. 8강에 진출할 것으로 기대하는 답변은 12%였다. 한국인이 예상하는 일본팀 성적도 16강 탈락이 전체의 52.6%로 가장 많았다. 16강 진출을 기대한다는 답변은 28.5%였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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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국립현대무용단 7월 창단

    국립현대무용단이 7월 중 창단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9일 발표한 ‘2010년 하반기 중점추진 예술정책’에서 “이달 중 국립현대무용단 창단 추진단을 구성해 7월 중 재단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문화부는 7월부터 단계적으로 국립단체의 공연 초대권을 폐지한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예술의 전당, 국립오페라단, 국립발레단, 서울예술단, 정동극장, 국립중앙극장, 국립국악원은 7월부터 초대권을 내지 않는다. 7월부터 국립합창단과 코리안심포니는 전체 객석의 20%로, 명동예술극장은 15%로 초대권을 줄인 뒤 내년 1월 전면 폐지한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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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남대, 김남주 시인에 명예졸업장

    전남대는 8일 개교 58주년 기념식에서 시인 고 김남주 씨(사진)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전남 해남 출신인 고인은 1969년 전남대 영어영문학과에 입학했으나 1972년 12월 반(反)유신 지하신문 ‘함성’ ‘고발’ 등을 제작 배포해 구속되면서 제적 처리됐다.}

    • 201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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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0년 춤인생 받쳐준 건 기본기와 열정”

    아홉 살 때부터 춤을 췄다. 스무 살에 안무를 시작했다. 스물 셋에 발레단을 창단했다. 60여 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시인 장 콕토부터 화가 피카소, 배우 메릴린 먼로, 프레드 아스테어까지 시대를 상징하는 예술가들과 함께 작업했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안무가 롤랑 프티 씨(86). 그는 최근 볼쇼이 발레단이 공연하는 자신의 작품 ‘젊은이와 죽음’ ‘스페이드의 여왕’을 보기 위해 러시아 모스크바에 왔다. 5일 오전 모스크바 메리어트호텔에서 만난 그는 커피잔을 든 손을 떨고, 때로는 질문에서 벗어난 답을 하는 노인이었지만 인생 그 자체인 춤에 관해 이야기할 때만큼은 목소리에 힘이 넘쳤고 눈동자는 자부심으로 빛났다. 한국 국립발레단은 대표작인 ‘젊은이와 죽음’ ‘카르멘’ ‘아를의 여인’을 7월 15∼18일 ‘롤랑프티의 밤’이라는 이름으로 공연한다. 세 편 모두 국내 초연이다. 프티 씨는 “주변에서 한국 발레가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가고 있다고 하는데 다른 일정 때문에 한국을 방문하지 못하게 됐다”며 아쉬움을 표한 뒤 “세 작품 모두 내 대표작이기 때문에 환상적인 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46년 초연된 ‘젊은이와 죽음’은 영화 ‘백야’ 도입부에 나오는 발레로 국내 팬들에게 친숙한 작품. 4일 오후 볼쇼이 극장 무대 첫 순서로 오른 공연에서도 이 작품은 10여 차례 커튼콜을 받았다. 70년 세월에도 안무의 생명력을 잃지 않는 비결을 묻자 그는 “모든 것은 기본기와 테크닉에 달려 있다”며 “고전 발레의 기본기를 충실히 다진 뒤 그 위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 진정한 모던이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현대무용계에는 내가 만든다면 하루만에라도 완성할 수 있는 작품이 많다”며 현대 무용의 가벼움을 지적했다. 프티 씨는 작품 속에 연극적 요소를 삽입하고 무용수가 공연 중 노래를 부르도록 하는 방식 등 장르에 얽매이지 않는 실험적 시도를 해왔다. 뮤지컬과 음악영화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언제나 이유와 의미를 생각하며 일을 할 정도로 머리가 좋지 않다. 그냥 그때 그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뿐”이라고 했다. 1940년 16세의 어린 나이에 미래가 보장되는 파리오페라발레단에 입단했지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기 위해” 4년 만에 탈퇴한 사실도 그의 자유분방한 면을 말해준다. 그의 자유로운 성격을 보여주는 작품 중 하나가 ‘카르멘’이다. 1949년 초연 당시로는 파격적으로 여성 무용수 의상에 치맛단을 없애고 주인공 카르멘과 돈 호세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관능적으로 표현해 화제를 모았다. 프티 씨는 “카르멘은 열정적인 인물이고, 그녀의 사랑을 감각적으로 그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 전까지는 그런 작품이 없었다. 그래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초연 당시 카르멘 역을 맡았던 동갑의 지지 장메르와 결혼해 지금까지 함께 살고 있다. 가장 아끼는 작품을 묻는 질문에도 그는 “‘카르멘’이다. 나의 카르멘인 지지를 만나게 해준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올해 가을 프랑스, 영국, 미국에서도 연이어 자신의 작품을 올린다. 그에게 “세계에서 당신의 작품이 공연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행복한가”라고 물었다. “글쎄, 앞으로도 내 작품이 계속 공연될까. 알 수 없는 일이다. 그것과 상관없이 춤은 내 직업, 내 삶, 내 열정, 내 호흡이다. 그러니 계속 일할 거다. 지금이 바로 내 전성기다.”모스크바=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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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익은 기량, 설익은 감정

    노란 드레스 여인과 사랑에 빠진 젊은 화가가 있다. 화가는 사랑을 애원하지만 여인에게 농락당할 뿐이다. 절망에 빠진 그에게 여인은 천장의 올가미를 가리킨다. 화가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곧 가면을 쓴 죽음이 방 안으로 들어선다. 가면을 벗자 바로 그 노란 드레스 여인의 얼굴이 드러난다. 프랑스 시인 장 콕토의 시를 바탕으로 하는 롤랑 프티의 ‘젊은이와 죽음’은 죽음마저 숙명이 아닌 인간의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죽음과 그에 대한 공포가 만연해 있던 유럽에 충격을 던진 작품이다. 4일 오후 러시아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에서 이 작품이 공연됐다. 볼쇼이 발레단으로서는 초연 무대다. 작품은 양발을 바깥쪽으로 벌리는 턴아웃이나 무릎을 굽히는 플리에 등 기본적 발레 자세로 시작했다. 바흐 ‘파사칼리아와 푸가’의 느린 박자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무용수의 기본기가 그대로 드러나는 순간이다. 테이블을 뛰어넘거나 의자를 넘어뜨리는 등 곡예에 가까운 동작이 많아 점프력, 힘, 균형감각도 필요하다. 젊은 화가 역을 맡은 이반 바실리예프는 이번 공연이 첫 주역인데도 기술적으로 완벽한 무대를 선보였다. 특히 점프가 높고 체공시간이 길었다. 노란 드레스 여인 역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도 균형 잡힌 신체가 돋보였다. 표현력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젊은이와 죽음’은 약 18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사랑으로 인한 고통, 죽음에 대한 공포 등 깊고 어두운 감정을 담아야 하는 작품이지만 20세의 바실리예프는 유기적으로 역할에 몰입하기보다는 기계적으로 동작을 수행하는 데 그쳤다. 이날 함께 공연된 프티의 ‘스페이드 여왕’과 조지 발란신의 ‘세레나데’는 볼쇼이 발레단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공연이었다. 푸시킨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스페이드 여왕’은 무대 미술이 돋보였다. 18세기 후반 러시아라는 시대 배경을 그대로 담기보다는 거대한 카드를 그린 무채색 배경막으로 초현실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세레나데’는 동작으로 음악을 표현해내는 작품이다. 수학적으로 계산된 안무이기 때문에 군무가 완벽히 일치하고 무용수들의 실력이 고르게 좋아야 한다. 어릴 때부터 같은 발레학교에서 훈련을 받고 전체 인원이 200명이 넘는 볼쇼이 발레단의 명성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 선택이었다.모스크바=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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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교 인본주의로 서양 신자유주의 보완 세계적 사상체계 동아시아서 탄생 가능”

    “‘일본서기’가 서술된 8세기 초반은 일본이 한국이나 중국과 교류하지 않던 시기입니다. 다른 나라하고 소통이 없다 보니 왜곡된 역사 서술이 이루어진 겁니다. 이 점은 오늘날 아시아의 학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죠.” 포스코청암재단 주최로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리는 제4회 포스코아시아포럼을 앞두고 존 덩컨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한국학연구소장(사진)이 방한했다. 그는 ‘아시아문화의 글로벌화’를 주제로 열리는 이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2일 오전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만난 덩컨 소장은 “지금까지 아시아라는 단어는 비(非)서양을 가리키는 말 정도로 사용돼 왔다. 아시아문화의 글로벌화를 말하기 전에 과연 ‘아시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부터 생각해 봐야 한다”고 얘기를 시작했다. 덩컨 소장은 주한미군으로 한국에 왔다가 1972년 고려대 역사학과를 졸업하고 고려 말 조선 초 역사를 전공했다. 조선왕조 건국과 조선 유학 등에 대한 연구를 평가받아 올해 만해상을 받기도 했다. 한국어도 자유롭게 구사하며 부인도 한국인이다. 덩컨 소장은 아시아가 한 권역으로 묶이는 데 오늘날 ‘경제’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 금융위기로 주가가 폭락하고 있을 때 한중일 3국이 기축통화를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와 흥미로웠습니다. 예전에는 전혀 볼 수 없던 움직임입니다. 그만큼 동아시아 국가들 간의 경제적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뜻하는 거죠.” 그는 미국 내 한국학 연구 동향에 대해 “문학, 역사,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은 급증하고 있지만 정치, 지리, 경제 등 사회과학 분야에 관한 연구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에게 ‘아시아문화’가 존재하는지, 그리고 과연 ‘아시아문화’의 글로벌화가 가능한지 물었다. “원시 유교의 인본주의적 사상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안에는 서양 신자유주의의 부정적 측면을 해결할 실마리가 들어 있죠. 동아시아 학자들이 서로 소통하며 함께 연구한다면 세계를 이끌어갈 만한 사상체계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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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리카 들여다보기’ 20선]아프리카 파워

    저자는 미국마케팅협회가 그의 공적을 기려 ‘비제이 마하잔 상’을 제정할 정도로 명망 높은 인도 출신의 마케팅 전문 경영학자. 그런 이력에 걸맞게 그는 천연자원이 아니라 현재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 즉 소비자에게서 이 대륙의 풍부한 경제적 가능성을 찾아낸다. 2006년 7월 짐바브웨를 방문한 저자는 ‘유령도시에 온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공항 기념품점은 문을 닫았고 택시 대여섯 대가 휘발유를 아끼려 시동을 끈 채 대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기회를 본다. 짐바브웨에서 1987년 외식 사업을 시작한 기업 인스코어가 그 좋은 사례. 당시 누구도 짐바브웨에서 외식산업이 성공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전력 사정이 불안한 짐바브웨에서는 전기가 자주 나가 집에서 제대로 저녁을 해먹기 힘든 날이 많았다. 사람들은 그럴 때마다 인스코어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을 찾았다. 해외로 진출한 인스코어는 나이지리아 정부가 치즈 수입을 금지하자 9년간의 투자 결과로 유럽산 수입품과 맛이 비슷한 모차렐라 치즈를 생산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례를 통해 저자는 아프리카의 열악한 경제 사회적 상황에 매몰되지 않고 진취적으로 사업기회를 찾아가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프리카를 무조건 가난한 대륙으로 생각하는 시각 역시 낡은 것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2006년 아프리카 53개국 전체의 1인당 국민총소득은 1066달러. 인도보다 약 200달러 많다. 특히 현재 4억 명으로 추산되는 중산층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유니레버는 20여 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가루세제나 비누, 마가린 같은 생활필수품을 판매했다. 최근에는 각종 샴푸와 크림, 방취제, 향수 등 생활용품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모발 제품의 경우 모발이완제 같은 아프리카인 취향의 제품이 백인 취향의 모발 제품보다 훨씬 잘 팔린다. 이미 각 기업이 달려든 탓에 레드오션이 된 고소득층보다는 중산층이 훨씬 더 잠재력이 있음을 보여준다. 나아가 상위 계층으로 진입하고 싶은 아프리카 소비자들의 열망 때문에 저소득층은 중산층 제품을, 중산층은 고소득층 제품을 구입하려 한다. 조니 워커 위스키가 이 나라에서 연평균 25%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프라가 부족하고 시장이 조직화돼 있지 않다는 단점도 생각을 뒤집으면 장점이 될 수 있다. 저자는 한국의 LG를 예로 든다. 대리점조차 없던 아프리카에서 애프터서비스와 전략적 마케팅, 대리점 조직망을 통해 선두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다. 각종 자료 인용은 물론 아프리카에 진출한 기업가와 현지 기업, 소비자들을 두루 만나 인터뷰해 책의 현장성을 높였다.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아프리카 속담을 인용해 바로 지금 ‘아프리카 파워’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무를 심어야 할 가장 좋은 시기는 20년 전이었다. 그 다음으로 좋은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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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무지 국내무용계 일궈온 스타 등용문”

    《“동아무용콩쿠르가 없었다면 우리나라 무용계의 발전도 없었습니다.”(김혜식·세계무용센터 회장) 동아무용콩쿠르가 1964년 출범한 이래 올해 40회를 맞이했다. 1970년부터 82년까지 격년제로 열린 때를 제외하면 매년 한 회씩 열렸다. 세계의 국제무용콩쿠르 중 가장 역사가 오랜 불가리아 바르나 콩쿠르와 창설 연도가 같다. 동아무용콩쿠르는 700여 명의 입상자를 배출하며 발레리노 이원국 김용걸, 발레리나 김주원, 안무가 홍승엽 차진엽 씨 등 스타 무용수와 안무가의 산실이 돼 왔다.》○ “국내 무용콩쿠르 제도화에 선구모델” 1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는 동아일보와 한국춤평론가회 공동 주최로 동아무용콩쿠르 40회를 기념하는 심포지엄 ‘한국 춤의 발전과 무용콩쿠르의 역할’이 열렸다. 국내 무용콩쿠르의 역사와 역할을 짚어보고 해외 무용콩쿠르 현황을 살펴보는 자리였다. ‘동아무용콩쿠르 제도의 성립과 무용사적 의의’를 발표한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동아무용콩쿠르는 6·25전쟁을 겪고 최승희 같은 유명 무용가가 월북하는 등 국내 무용계가 황무지 상태였을 때 창설됐다”며 “동아무용콩쿠르는 국내 무용콩쿠르의 생성과 제도화에 선구적 모델”이라고 말했다. 성 교수는 △심사표 공개, 심사위원 과반수 매년 교체 등 공정성 추구 △언론사 주최로 공익적 성격 △기본기 별도 평가 등으로 남성 무용수 기량 향상에 기여 등을 동아무용콩쿠르의 성과로 꼽았다. 특히 그는 동아무용콩쿠르의 변천사는 한국 무용계의 발전상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서양무용과 한국무용으로만 나뉘어 있던 부문이 1982년 제12회 콩쿠르에서 발레, 현대무용, 한국무용으로 나뉜 점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이는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로 나눠 교육하는 제도가 정착되고 현대무용 전공자가 늘어나던 시대상을 반영했다는 것. 이어진 토론에서 박인자 숙명여대 교수(한국발레협회장)도 “동아무용콩쿠르의 역사는 우리나라 무용계의 역사와 함께한다”고 말했다. 김순정 성신여대 교수는 ‘해외 무용콩쿠르의 현황과 운영사례’ 발표에서 “콩쿠르는 적극적인 사고능력을 지닌 국제적인 예술가로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순기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콩쿠르 입상을 무조건 금과옥조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은 토론에서 “콩쿠르는 페어플레이 정신, 담대한 자세 등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지만 테크닉만을 중시하는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직업발레단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해석과 표현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무용콩쿠르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한 발표도 이어졌다. 김긍수 중앙대 교수는 발표 ‘국내 무용콩쿠르의 현황과 발전방향’에서 “일본이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성향의 콩쿠르를 지향한다면 중국은 다양성과 전문성을 추구한다. 한국은 그 중간으로 다소 색깔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국제콩쿠르만 병역 혜택은 문화사대주의” 2008년 국내 무용경연대회 입상자들의 병역특례가 없어진 데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김긍수 교수에 따르면 한 해 배출되는 발레리노는 30여 명이며 발레리노의 평균 활동 기간은 약 10년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발레와 현대무용 부문에서 국제무용콩쿠르 1, 2위 수상자로 병역특례 혜택을 한정시키면서 남자 무용수 기근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토론자로 나선 정의숙 성균관대 교수는 “병역특례를 국제콩쿠르로 한정하면서 다른 콩쿠르를 상대적으로 위축시켜 불균형이 발생하고 국외 콩쿠르에 참가하기 위해 경제적 부담감이 가중된다”며 “동아무용콩쿠르 같은 공신력 있는 국내 콩쿠르 입상을 국제콩쿠르의 하위에 두는 것은 그동안의 대회 업적을 인정하지 않는 사대주의적 사고”라고 말했다. 심정민 동덕여대 강사는 ‘한국 춤의 발전과 무용콩쿠르의 역할’ 발표에서 “한국에서도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무용수가 속속 배출되지만 창작자인 안무가로서의 평판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며 “국내 콩쿠르들이 2001년부터 동아무용콩쿠르와 함께 개최되고 있는 무용스타 초청공연처럼 입상자들의 창작적 역량을 고취하는 기회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혜식 세계무용센터 회장은 종합토론에서 “제1회 수상자로 동아일보 장학금을 받아 유학을 갈 수 있었다. 동아일보와 동아무용콩쿠르가 아니었으면 현재의 나도, 여러분도 없었고 우리나라 무용계의 발전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제24회 금상 수상자인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금상 수상으로 받은 병역특례가 국제대회 입상, 파리 오페라발레단 입단 등으로 이어졌다. 콩쿠르 심사 기준을 좀 더 세밀하게 만들어 앞으로도 동아무용콩쿠르가 내실을 다져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에는 정승희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장, 정재만 숙명여대 교수(승무 인간문화재), 이원국 이원국발레단장 등도 참석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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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리뷰]땀이 뒤엉킨 몸짓으로 꿈의 세계를 보여주다

    무용수 여덟 명이 나란히 서서 객석 저편을 응시한다. 어슴푸레 드러난 몸 위로 수많은 녹색 점들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무용수의 신체는 서서히 픽셀의 집합으로 치환된다. 영화 ‘매트릭스’의 특수효과를 연상시킨다. 몸이 움직이고 있지만 관객에게는 그저 녹색 점들이 무리지어 물결치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이것은 인간의 움직임일까, 아니면 컴퓨터 그래픽의 눈속임일까. 지난달 28, 29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 호주 무용집단 ‘로그(Rogue)’의 ‘오큘러 프루프(Ocular Proof)’ 일부다. ‘Rogue’는 ‘악한’ ‘개구쟁이’란 뜻의 영어 단어, ‘오큘러 프루프’는 ‘시각적 증거’라는 뜻을 지닌다. 그 이름처럼 이들은 미디어 아트와 무용을 결합해 관객의 시각을 교란시키며 진실과 환상의 경계를 묻는 작품을 선보였다. 함께 공연된 ‘더 카운팅(The Counting)’과 이 작품은 2008년 호주 멜버른의 실험예술축제 ‘넥스트 웨이브 페스티벌’에서 전석 매진되기도 했다. 작품 초반엔 그림자극이 등장했다. 대칭적 움직임을 선보이는 두 명의 그림자는 한 몸처럼 합쳐졌다 다시 분리됐다. 조명과 화면 사이의 거리에 따라 몸은 커졌다 작아지길 반복했다. 고전적 형태의 미디어 아트인 셈이다. 무용수들의 몸 위에 근육과 골격 영상이 투사되거나, 조명이 깜빡거리면서 무용수들이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기도 했다. 작품에 사용된 미디어 아트 기술은 영상매체에서는 예전부터 사용돼 눈에 익은 것들이지만 살아있는 몸을 모니터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색달랐다. 무용을 포함한 공연예술은 모두 땀과 거친 호흡으로 대변되는 현장성이 특징이다. 이를 역설적으로 뒤집어 가상세계를 체현한 미디어 아트의 도구로 이용한 것이다. 그러나 시각 효과에 치중한 탓에 유기적인 한 작품이라기보다는 ‘장면들의 모음’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공연이 끝난 직후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40여 명의 관객에게서 질문 서너 개를 받는 데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사회자는 “무용수가 피곤하기 때문”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늦은 시간까지 남은 관객에게 한층 더 성의를 보일 필요가 있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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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아공 안무가 사바 씨 “내 춤이 차별 일깨우는 역할 하길…”

    "인종 차별만 사라지면 모든 게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제 고향엔 많아요. 하지만 그건 또 다른 싸움의 시작일 뿐이죠. 예를 들면 여성들에 대한 차별도 여전하거든요. 제 춤 작업이, 어딘가에 안주하려 하는 이들을 일으켜 깨우는 역할을 하기 바랍니다." 월드컵 개최로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이 곳 출신의 흑인 여성 안무가 넬리시웨 사바 씨(40)가 한국을 찾았다. 1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플래스티사이제이션'을 무대에 올리는 그를 30일 대학로예술극장에서 만났다. 사바 씨는 인종차별이나 성차별 등 사회적, 정치적 주제를 담은 작품을 발표해왔다. '플래스티사이제이션'도 물질문명에 대한 비판과 다양한 인종이 뒤섞여 살아가는 남아공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이 작품 속에서 저는 네 켤레의 신발을 신어요. 하이힐과 토슈즈, 고무부츠, 그리고 운동화죠. 이는 흑인과 백인, 유럽과 아프리카, 전통과 현대 등 상이한 문화를 상징합니다." 그가 태어나 자란 요하네스버그 시 소웨토는 흑인 거주지역으로 1976년 600여 명이 사망한 '소웨토 반란'이 일어나는 등 인종차별 반대운동이 격렬했던 곳이다. "어린 시절 시위가 있을 때마다 사람들이 죽고 다쳤고, 학교가 1년 가까이 쉴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 때의 경험은 내게 계속해서 싸워나갈 수 있도록 하는 의지를 주었다"고 사바 씨는 말했다. 그는 "남아공에서 성공적인 안무가나 연출가는 대부분 남자이므로 이 분야에서 여성이 성공하기는 어렵다. 여성은 가사일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런데 영국이나 프랑스도 (이런) 상황이 비슷하다는 점이 신기하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부탁하자 그는 "줄루 댄스(남아공의 대표적인 전통춤)는 추지 않는다"며 웃었다. "제 자신을 '흑인 여성' 안무가로 소개하고 싶지 않아요. 전 그저 요하네스버그 출신 현대 무용 안무가일 뿐이거든요. 한국 관객들이 직접 제 작품을 보고, 그 속에서 저를 발견하시기 바랍니다." 2만원. 02-765-5351,2. www.modafe.org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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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르네상스 시대의 쇼핑

    14세기 후반 이탈리아 프라토의 상인이었던 프란체스코 디 마르코 다티니의 중요한 토요일 일과 중 하나는 시장에 들르는 일이었다. 하인이 빵이나 채소 같은 식재료를 사는 동안 다티니는 이발소에 들러 면도를 했다. 장터에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다른 남자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평판을 강화한 것이다. 이처럼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에서 시장은 계층을 막론하고 중요한 생활공간이었다. 본래 소비 자체를 즐기는 현대의 소비문화는 18세기 산업혁명을 전후해 시작됐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저자는 다양한 그림과 서적, 당대 사람들의 서신 등을 통해 14세기 이탈리아에서 이미 ‘소비문화’가 탄생하고 있었다는 점을 밝힌다. 1500년경 장터풍경을 그린 프레스코화가 있다. 그림 속에는 젊은 남녀가 물건보다는 오히려 상대에 집중하며 손을 잡거나 서로의 신체를 가리키는 모습이 등장한다. 시장의 풍요로움과 자유로움을 성적인 코드로 해석한 것이다. 실제로 당시 시장 인근에는 늘 사창가가 있었다. 상점마다 가득 쌓인 상품은 화려한 볼거리였다. 행상의 요란스러운 목소리는 일종의 공연이나 마찬가지였다. 시장에 들르는 일 자체가 당대 도시민들에게는 오락이었던 셈이다. 이 시기에는 주로 교회나 시 공회당, 궁 등 공공건물의 1층을 상인들이 임차해 상점으로 활용했다. 현대의 쇼핑센터를 연상시키는 상점가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주거지와 상업지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각 상점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간판으로 상품을 홍보했다. 주로 왕관, 천사, 태양 등 상징적 이미지가 등장했다. 16세기에는 각 상점의 간판을 사용할 권리가 마치 현대의 브랜드처럼 상속되거나 거래될 수 있는 저작권이 있는 상품으로 간주됐다. 골동품처럼 이전까지는 가치가 없다고 여겨졌던 물건이 새로운 구매 대상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도 르네상스 시기였다. 당대 사람들이 쇼핑을 즐겼다는 사실은 부유층의 소비행위에서 좀 더 분명히 드러난다. 당시 나폴리를 지배했던 아라곤 가문의 이사벨라 데스테는 당대 사람들의 소비문화를 보여주는 방대한 편지를 남겼다. 이사벨라는 단순히 가격이 비싼 상품이 아니라 뛰어난 품질을 지닌 혁신적인 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즐겼다. 장갑 하나를 주문하더라도 구체적으로 어떤 지역에서 난 가죽으로 만들었는지까지 따져 보았다. 저자는 이 외에도 복권이나 경매, 면죄부 판매 등 당대의 다양한 소비행위를 소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르네상스 시대의 쇼핑이 지위나 종교, 성별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즐겼던 사회적, 문화적 행위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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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동아일보]상상력이 자란다… 디자인교과서 펼친 서울 초등생들 外

    한때는 디자인과는 거리가 먼 도시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올해는 서울이 세계를 대표하는 ‘디자인 수도’다. 초등학교부터 디자인 교과서를 접하고 누구나 서울 시내 곳곳에 마련된 디자인연구소와 디자인지원센터를 통해 자신의 상상력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헬싱키, 런던, 파리, 밀라노 등 전통적인 디자인 메카를 따라잡기 위한 서울의 전략을 살펴봤다. ■ 청와대 간 연평해전 전사자 유족들제2연평해전 전사자 가족 3명이 28일 청와대를 찾았다. 유가족들은 “명예회복을 위해 그동안 정부로부터 외면당했던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에 대한 예우를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사한 지 8년이 지났지만 가족들의 아픔은 그대로다.■ 13만원 들여 300억대 회사 가로챈 사기단‘13만 원을 들여 300억 원 규모의 건설회사를 가로챈다?’ 이처럼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날 뻔 했다. 허위서류를 작성한 뒤 법무법인의 공증제도를 이용해 남의 회사를 자신들의 명의로 만들어 제삼자에게 팔려던 사기단이 붙잡혔다. ■ 후텐마 기지 원점으로… 日정국 후폭풍미일 갈등의 진원지였던 후텐마 문제가 28일 타결됐다. 일본이 미국의 주장을 거의 들어주는 내용의 미일 공동성명이 발표된 것. 후폭풍은 거세다.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는 ‘각료 서명’을 끝까지 거부한 사민당 출신 각료를 해임했다. 정권 출범 8개월 만에 3당 연립이 위기를 맞았다. ■ 르네상스 시대의 쇼핑은 어땠을까사람들이 쇼핑을 여가 생활처럼 즐기기 시작한 때는 언제일까. 르네상스 시기 이탈리아에서 소비문화가 시작됐다고 보는 책이 나왔다. 상점의 간판이 요즘 유명 브랜드처럼 저작권을 갖고 거래되었으며 고대의 유물이 갑자기 값비싼 골동품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시기다. ■ 프로야구 빈볼 부르는 ‘무례’들은?빈볼(Bean Ball). 야구에서 투수가 타자의 머리 쪽을 향해 고의로 던지는 위협구다. 미국프로야구에서는 1920년 이 공에 머리를 맞은 타자가 목숨을 잃기도 했다.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위험한 공이지만 필요악처럼 어쩔 수 없이 빈볼을 던지게 되는 상황도 있다는데…. ■ BBQ치킨 해외진출 성공 비결국내시장 성공에 도취해 무작정 외국으로 나갔다가 낭패를 보는 기업이 많다. 글로벌 치킨 브랜드로 성장한 BBQ도 마찬가지. 오류투성이 시장조사 결과만 믿고 외국으로 나갔다 초창기에 큰코다쳤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가 BBQ의 해외진출 성공 요인을 분석했다.}

    • 2010-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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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진짜 나무가 된다면

    “나무가 된다면, 진짜 나무가 된다면….” 씨앗에서 방금 태어난 새싹이 먼 미래를 상상하며 속삭인다. 봄에는 향기 나는 꽃을 피워 멀리 여행을 보내고, 여름에는 둥글고 큼직한 그늘을 만들어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고 싶다. 가을에는 붉게 물든 단풍을 한 잎 한 잎 떨어뜨리며 바스락 소리를 내고, 겨울에는 하얀 눈을 덮은 채 잠시 사라질 수도 있다. 새싹의 상상을 따라 나의 꿈과 소망에 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그림책이다. 새싹이 꿈꾸는 미래는 동물에게 기댈 자리를 마련하고 사람들을 배려하는 미래다. 운율이 살아있는 문장에 다양한 색감의 그림이 어우러진다. 중간 중간 접혀있는 페이지를 펼치면 커다란 나무가 나와 상상력을 자극한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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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사회]국가의 죄수

    자오쯔양(趙紫陽)은 1989년 중국 공산당 총서기였을 당시 톈안먼(天安門) 사태의 무력 진압에 반대하고 학생들을 독려한 인물이다. 덩샤오핑(鄧小平)의 측근으로 중국 경제 선진화를 이끈 그였지만 이후 2005년 사망할 때까지 가택연금 상태에서 ‘국가의 죄수’로 살아야 했다. 자오쯔양이 2000년 30시간 분량의 테이프로 남긴 회고록을 책으로 옮겼다. 그는 톈안먼 사태의 배경에 당내 갈등이 있었다고 말한다. 자오쯔양 자신은 학생들의 시위를 소통과 대화로 해결하려 했으나 자신이 북한 방문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당내 보수파가 이 같은 방침을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계엄 선포는 공식적 투표조차 없이 결정됐고 자오쯔양은 당시 계엄 선포 회의에 불참했다. 자오쯔양은 책에서 중국 여러 지역을 시찰한 뒤 연해 지역을 경제특구로 결정한 과정, 물가개혁에 실패한 경험 등 자신의 공과를 골고루 돌아본다. 나아가 그는 “우리 사회주의 국가에서 실행한 민주제도는 완전히 형식에 치우쳐 있고 소수, 심지어 개인이 통치하는 것”이라며 중국의 정치체제를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한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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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사회]경계와 편견을 넘어서

    정치외교학과 교수인 저자가 세계적인 정치철학자 5명을 만나 대담한 내용을 옮긴 책. 이론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 사회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질문과 답을 담았다. 데이비드 밀러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다문화, 탈민족 시대에 적합한 민족주의의 방향을 제시한다. 다문화 사회의 문제 해결을 위해 그는 “지속적인 민족형성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각 집단의 특성을 유지하도록 하되 그 나라 태생과 이주자를 하나로 묶는 공통의 요소를 발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 에이미 거트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총장은 저서 ‘민주적 교육’을 통해 시민들의 정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대안을 모색한 학자. 그는 “대중의 여론은 시민들이 어떻게 교육받았고, 다른 사람의 견해와 선호를 어떻게 고려하도록 배웠는지에 영향을 받는다”며 시민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 외에 공화주의 이론가 필립 페팃 미국 프린스턴대 정치학과 교수, ‘쟁투적 민주주의’ 개념을 제시한 샹탈 무페 영국 웨스트민스터대 교수, 자유로운 선택의 조건을 탐구하는 마사 너스바움 시카고대 석좌교수와의 대담도 실렸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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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동아일보]‘자살한 시간강사가 대통령에게 남긴 유서는’ 外

    ■ 자살한 시간강사가 대통령에게 남긴 유서는10년째 시간강사로 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모 씨. 교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월 100여만 원 수준인 박봉도 감수한 채 뛰어다녔지만 교수 임용의 벽은 너무 높았다. 그가 ‘시간강사를 그대로 두시면 안 됩니다’라는 절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를 알아봤다. ■ 투신자살 잇따르는 대만 폭스콘 공장, 왜?애플의 아이폰 등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만들고 있는 대만계 거대 전자부품 생산 및 조립업체 폭스콘의 중국 선전(深(수,천)) 공장에서 근로자들의 투신자살이 이어지고 있다. 올 초부터 27일 오후 현재까지 10명이 숨지고 2명이 크게 다쳤다. 무엇이 젊은 노동자들을 자살로 내몰고 있나? ■ 한국 인류학자들이 말하는 ‘나와 레비스트로스’‘슬픈 열대’ ‘신화학’ ‘야생적 사고’ 등을 저술한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2009년 11월 타계한 그를 회고하는 학술대회가 28, 29일 전북대에서 열린다. 레비스트로스와 직접 만나고 편지를 주고받으며 교유했던 한국 인류학자들의 회고담을 듣고 그의 학문적 궤적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 인공생명체 바이오 천사? 바이오 테러?인간은 과연 신의 위치까지 오르는가 아니면 금단의 열매를 먹고서 나락으로 떨어질 것인가. 미국에서 발표된 세계 첫 인공생명체 탄생 소식에 세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금싸라기 신약이나 바이오연료를 만드는 요술방망이에서 바이오테러 위험까지 인공생명체를 둘러싼 다양한 시각을 소개한다.}

    • 2010-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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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로잡습니다]27일자 A31면

    ◇27일자 A31면 ‘애국가 작사 윤치호, 왜 친일 택했을까’ 기사에서 윤치호가 영어로 일기를 쓴 기간은 50년이 아니라 60년입니다.}

    • 2010-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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