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박성진 기자

동아일보 디지털랩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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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역사가 되는 시간동안 가장 소중한 것은 결국 사람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연이 닿아 시간을 공유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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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3-08~2026-04-07
미국/북미38%
정당16%
정치일반10%
중동9%
사건·범죄6%
국제일반5%
대통령5%
선거4%
기업4%
사회일반3%
  • [新성장동력]GS에너지, 아랍에미리트 초대형 유전 지분 확보

    GS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에너지, 유통, 건설 등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와 함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구조조정 등 새로운 사업영역으로의 진출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성장기반을 마련할 것 △미래 먹을거리 발굴과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힘쓸 것 △인재가 모여드는 선순환의 조직문화를 정착시킬 것 등을 당부했다. 이를 위해 허 회장은 “고객 니즈의 변화를 빠르게 파악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야 하며 내부적으로는 원가 경쟁력 제고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혁신을 부단히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룹 계열사들의 성장을 위한 노력은 치열하다. GS에너지는 지난해 초대형 생산유전인 아랍에미리트(UAE) 육상생산광구 지분 3%를 취득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해외자원개발 분야에서 활발히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GS리테일은 편의점과 슈퍼마켓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 신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GS홈쇼핑은 모바일 시장에 사업 역량을 강화해 정보기술(IT)과 물류 등 인프라와 고객 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크게 확대할 계획이다. 또 GS글로벌은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동, 유럽, 중남미 등 원거리 상권 등을 중심으로 시장을 다변화하고 연료사업 확대 및 석탄광 개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GS건설은 해외 시장의 경우 중동뿐 아니라 동남아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허 회장은 “강점이 있는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고 역량이 부족한 분야가 있다면 과감히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 2016-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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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新성장동력]세계적 기업들과 제휴 ‘글로벌 영토’ 확장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경기 침체, 저유가 장기화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경영전략 구상에 한창이다.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과 신성장 동력 발굴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강화를 통해 세계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포화상태에 이른 내수시장을 넘어 필리핀, 호주 등 신흥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화학사업의 경우는 중국 등 신흥 강자의 도전에 직면한 범용제품 대신 고부가 화학제품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2014년 미국 내 석유개발 광구 2곳을 인수하며 국내 최초로 미국 내 석유생산광구를 직접 운영하는 SK이노베이션은 독자적인 생존 능력을 기르기 위해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이미 세계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주요 에너지 기업들과 글로벌시장에서 경쟁하는 데 있어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분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를 찾고 합작법인을 설립해 사업 성공 가능성을 한 단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석유개발시장에서는 남미,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진행하던 전통적 석유개발에서 벗어나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석유개발 사업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앞으로도 각 분야 글로벌 메이저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글로벌 영토’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며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인수합병(M&A) 등으로 세계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7월 충남 서산 전기차배터리 공장 설비를 기존 대비 두 배 규모로 증설하고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돌입했다. 기아자동차의 전기차 ‘쏘울 EV’와 중국 베이징자동차의 전기차 ‘EV200’ ‘ES210’에 대한 공급 물량 증가로 인한 결정이었다. 기존 연산 1만5000대 분량(300MWh)의 2배인 전기차 3만 대에 공급 가능한 수준(700MWh)의 설비를 확보한 서산 공장은 현재 100% 가동률로 24시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1월 베이징전공, 베이징자동차와 손잡고 ‘베이징 BESK 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 차량으로 선정된 베이징자동차의 ES210과 베이징 시 택시 및 일반 판매용 차량으로 활용 중인 EV200에 배터리를 공급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이 2020년까지 누적 기준 500만 대의 전기차를 보급하는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베이징 BESK 테크놀로지를 발판으로 2017년 중국 내 1위 전기차 배터리 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 2016-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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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 미래 먹거리 ‘新에너지 사업’ 추진단 신설

    SK그룹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태양광과 풍력 발전 등 신(新)에너지 분야를 선정하고 유정준 SK E&S 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에너지 신산업 추진단’을 출범시켰다. SK그룹은 최근 들어 기후 변화를 둘러싸고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추진단은 그룹 내 신에너지 분야 싱크탱크로서 그룹 차원의 중장기 계획과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신에너지 관련 관계사들에 대한 정보 제공과 시너지를 창출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신에너지 분야가 올해 1월 신년회에서 결의한 SK그룹만의 이익이 아닌 사회와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우고 투자해 나간다는 경영 원칙에도 부합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은 특히 에너지 분야와 정보통신기술(ICT)의 융·복합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데 주목하고 있다. 정유사, 발전회사 같은 전통적 에너지 기업은 물론 구글, 소프트뱅크 등 ICT 기업들까지 신에너지 영역에 뛰어들고 있어서다. 신사업 추진단은 기술력을 가진 해외 업체들뿐 아니라 국내 중소기업들과도 다양한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임형규 ICT위원장(부회장), 유 사장 등 최고경영진은 다보스 포럼에 참석해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의 면담 및 관련 세션 등에 적극적으로 참석했다. SK그룹은 장기적으로 추진단을 ‘에너지 신산업 성장 특별위원회’로 확대 개편해 추진 동력을 높이기로 했다. 관계사별로 신에너지 분야에 대한 역량을 대폭 강화시켜 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그룹의 장점인 ICT와 에너지, 물류 등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도 준비하기로 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 2016-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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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자열 LS회장, 신임 임원에 ‘불요불굴 정신’ 주문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25일 경기 수원시의 한 식당에서 신임 임원 11명과 만찬을 하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거나 굽히지 않는 ‘불요불굴(不撓不屈) 정신’을 강조했다. 2013년 그룹 회장 취임 이후 매년 신임 임원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 구 회장이 일본 3대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 일본항공 회장의 저서 ‘불타는 투혼’의 내용을 인용한 것이다. 구 회장이 이 자리에서 신임 임원들에게 선물한 이 책은 파산 위기에 빠졌던 일본항공이 부활하는 과정 속에서 이나모리 회장이 경험한 것들을 정리한 경영지침서다. 구 회장은 “장기 불황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때일수록 명확한 비전과 좌표를 설정해 조직 구성원들을 이끌어가는 게 임원의 역할”이라며 “새로운 출발선에 선 여러분은 어떠한 싸움에서도 이기고야 말겠다는 정신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업계 안팎으로 기술, 환경, 조직 등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신임 임원들이 이러한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대처해야 한다”며 “그룹의 비전을 직원들과 함께 공유하고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는 데 전념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 201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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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역 1조달러 회복 발목잡은 저유가

    LG화학 이사회는 26일 2011년 12월부터 추진해온 카자흐스탄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 투자를 철회하기로 의결했다. LG화학은 카자흐스탄 국영 및 민간 회사와 합작해 천연가스를 원료로 하는 에틸렌 생산 플랜트를 만들고 있었다. 2011년 말 배럴당 106달러(브렌트유 기준)였던 유가가 현재 32달러대까지 떨어지면서 가스를 원료로 쓰는 에틸렌의 가격경쟁력이 사라진 것. LG화학은 추진 중이던 폴리실리콘 생산공장 건설 프로젝트도 같이 철회했다.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태양광 시장 전망이 불투명해져서다. LG화학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불황에 저유가까지 겹치면서 두 사업에 대한 추가 투자 리스크가 너무 커졌다”고 말했다. 국제유가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면서 한국 경제의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 추세가 본격화된 지난해 초만 해도 저유가가 한국 경제에 ‘호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 많았지만 배럴당 100달러 수준이던 국제유가가 빠른 속도로 20∼30달러대로 급락하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 산업계에서 국제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 업종으로는 조선업이 꼽힌다. 신흥국의 경기 불황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조선업종은 한국의 주요 수출 시장이자 대규모 공사의 발주처인 중동 산유국의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조선업계의 주력 분야인 해양플랜트 수주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해양플랜트는 바다에 매장된 석유나 가스 등을 발굴, 시추, 생산하는 시설로 원유개발 사업이 중단되면서 기존의 시추설비 계약에 대한 취소와 연기가 잇따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발주량이 줄어들자 4월부터 해양플랜트 블록을 제작하는 해양2공장(울산 울주군 온산읍) 조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정유 및 석유화학업계는 당장은 값싼 가격에 수입한 원유를 정제해 만든 제품의 정제 마진이 큰 폭으로 확대돼 저유가 덕을 보고 있지만 전 세계적 경기 불황이 심해지면 정유업도 수요 감소로 인한 실적 악화를 피해가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급격한 유가 하락은 제품 가격 인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해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와 자동차업계는 유가 하락으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는 업종으로 꼽히지만 유가 마진을 뛰어넘는 치열한 경쟁과 환율 등의 악재로 수혜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저비용 항공사들의 약진으로 영업이익률 하락을 걱정하고 있고 자동차업계는 중국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에서의 매출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다. 산업계는 국제유가 급락으로 산유국의 국가부도 위험이 높아지고 세계 경제의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압력이 커지면서 수출에 악영향을 받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2011년 이후 지속됐던 무역 규모 1조 달러가 지난해 깨진 데에는 저유가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가와 매출이 연동되는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 수출이 전년 대비 각각 36.6%, 21.4% 감소했고 산유국의 조선 건설 철강 수요가 감소해 관련 업종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유가의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유가 하락으로 줄어든 생산비용을 연구개발 투자로 돌려 제품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신수정 crystal@donga.com·박성진 기자}

    • 201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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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급대우에도 삼성SW센터장 3년째 공석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3년째 소프트웨어센터장을 영입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전사적 소프트웨어 역량을 결집하겠다며 2011년 세운 소프트웨어센터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근무 중인 1000명을 비롯해 회사 전체적으로 4만 명에 이르는 소프트웨어 인력을 관리하고 차세대 기술 개발을 수행하는 조직이다. 2012년 말까지 김기호 부사장(현 삼성전자 프린팅솔루션사업부장)이 센터장을 맡아오다 2013년부터 적합한 센터장 후보를 찾지 못해 부센터장 체제로 운영 중이다.○ 센터장 찾아 삼만리 2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인사팀은 3년째 세계 각국으로 ‘S급 인재’ 섭외를 위한 인터뷰를 하러 다니고 있지만 핵심 인재를 영입하는 데 번번이 실패했다. 자녀 교육과 경력 관리의 어려움, 배우자 경력단절 및 인종 차별 등으로 인해 고급 인재들이 한국에서의 근무를 꺼리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최소 부사장급 이상 되는 고위 임원이기 때문에 연봉이나 근무 조건은 실리콘밸리 최고 수준과 다르지 않다”며 “하지만 자녀들의 교육여건과 배우자들의 커리어 문제 등은 단일 기업 수준에서 해결해 줄 수 없는 것이라 우리도 답답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인재들의 국내 근무 기피는 삼성뿐 아니라 대부분의 국내 기업이 겪는 어려움이기도 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 근로자 중 학사 이상 학력 또는 해당 분야 5년 이상 경력을 가진 전문직 인력은 전체 등록 외국인의 4∼5% 수준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대부분이 회화지도 등 서비스 직종이다. 기업의 부가가치 창출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인력은 이 중에서도 38%에 불과했다. 지난해 10월 통계청 조사에서도 국내 외국인 취업자 10명 중 6명은 한 달에 200만 원 미만을 받는 단순 근로자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 자녀교육·배우자 커리어 난관 외국인들이 하소연하는 가장 큰 문제는 자녀교육과 배우자 커리어 등 가족의 삶이다. 소프트웨어 핵심 인력은 주로 북미 등 영어권 출신이 많지만 국내 외국인 학교 수가 부족할뿐더러 재학생 중 외국인 비율이 현저히 낮은 것이 문제다. 현재 전국에 영미계 학교는 30개 이상이지만 조기 유학을 줄이기 위해 내국인 입학 자격을 완화한 뒤로 학교마다 한국인 비중이 급격하게 올라갔다. 보통 해외에서는 이직을 통해 자신의 경력과 몸값을 올리는 게 일반적이지만 국내에는 글로벌 기업이 많지 않아 미래 커리어 관리가 어려운 점도 문제로 꼽힌다. 실리콘밸리는 물론이고 홍콩이나 싱가포르만 해도 외국계 기업 헤드쿼터가 많기 때문에 이직이 상대적으로 쉽지만 한국은 회사 풀 자체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배우자 경력이 단절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아직까지 여전한 인도인이나 흑인 등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도 외국인 인재들에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회사 내에서는 잘 대접받는다 해도 당장 회사 담장 밖으로 나가는 순간 무시당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다 국내 유명 인터넷업체에 스카웃돼 2년 전 한국으로 온 미국인 P 씨(43)도 이런 이유로 최근 한국을 떠나기 위해 준비 중이다. P 씨는 “흑인인 내가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돌아다닐 때와 소유 중인 명품카 ‘마세라티’를 타고 돌아다닐 때 받는 대우가 극명하게 갈린다”며 “처음 한국에 올 때만 해도 이민까지도 생각했지만 한국 사회에서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은 두 딸과 아내를 더이상 외면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일과 삶이 구분되지 않는 한국 특유의 기업 문화도 외국인들이 버티기 어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다. 지난해 현대경제연구원이 국내 근무 중인 교수와 전문직 등 외국인 전문인력 1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서도 “일과 삶의 균형에서 어려움을 느낀다”는 응답이 36.9%로 높게 조사됐다. 영국계 은행의 국내 지점에 파견 와 근무 중인 R 씨는 “먹는 것, 자는 것, 쉬는 것을 포함한 일상이 ‘일’에 매몰된 한국에 두려움을 느낀다”며 1년 일찍 파견 해제를 신청했다.○ 선진국은 경쟁적 유치 그동안 주로 내국인이 기피하는 분야의 노동력 공급 차원에서 외국 인력을 유입해 왔던 한국과 달리 선진국들은 고급 외국인 인력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은 예전부터 취업 이민 쿼터를 늘려온 덕에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 중 인도 출신 등 이민자가 적지 않다. 독일도 외국인 전문인력 유치를 위해 2012년 8월에 ‘블루카드 제도’를 도입한 뒤 2년 만에 1만7157명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일본도 최근 정보기술(IT) 등 전문 분야에서 고도의 기술을 가진 외국인은 최장 체류 기간을 8년으로 연장해주는 등 전문인력 수용 확대를 위한 정책적 변화를 시도 중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중장기적으로 외국인 전문인력 유치를 확대하기 위해 언어훈련 및 자녀교육 지원을 중점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며 “내외국인 모두를 대상으로 사회통합을 촉진하기 위한 관련 법제도 강화 및 교육 프로그램 참여도 장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김지현 jhk85@donga.com·박성진 기자}

    • 201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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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싸움 틈새서 우뚝… 家電 작은거인들 약진

    붐비는 낚시터에서 남들처럼 미끼를 던져놓고 하염없이 기다린다고 물고기가 잡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이 잘 모르는 포인트에 낚싯대를 드리우는 것도 방법이다. 국내 전자업계에도 대기업들이 미처 신경 쓰지 못해 모르고 있는 빈틈을 파고들어 수익을 내는 기업들이 있다. 이들은 사실상 국내 전자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간과한 틈새시장을 노리는 전략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거인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업들의 치밀한 전략을 살펴봤다.○ 국가별 맞춤형 제품으로 ‘틈새시장’ 공략 지난해 동부대우전자의 전체 매출 1조6000억 원 중 해외 시장 비중은 80%나 된다. 이미 국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라는 ‘두 거인’을 피해 철저하게 현지 특화 전략을 펼쳐 이룬 성과다. 이 회사의 장점은 현지 특화 제품을 만들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 다른 기업들이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애쓰는 동안 동부대우전자는 중남미, 중동 등을 겨냥해 차별화한 제품을 출시했다. 제품은 철저히 현지인들 기호에 맞췄다. 화려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멕시코의 경우, 멕시코 국화인 달리아 꽃문양을 넣은 냉장고를 출시했다. 페루에서는 페루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잉카 유적지를 형상화한 문양을 담은 세탁기 디자인을 채택했다. 이런 전략에 힘입어 동부대우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멕시코 냉장고 시장 점유율 1위(31%)를 차지했다. 자신의 물건에 남이 손대는 것을 싫어하는 중동인 습성에 착안해 만든 중동 특화 제품 ‘자물쇠 냉장고’도 인기다. 문에 자물쇠를 걸어놓아 주인이 아니면 냉장고를 열 수 없게 만든 제품이다. 지난해까지 자물쇠 냉장고는 누적판매 대수 150만 대를 돌파하는 등 중동지역 냉장고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 창출과 중소 가전 시장 공략 침구 살균청소기 전문 기업인 레이캅코리아의 성과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2007년 1월 침구류 청소기를 세계 최초로 출시했고 집먼지진드기만 연구하는 연구소도 최초로 설립해 운영 중이다. 26명의 연구원은 집먼지진드기를 다양한 소재에 키우면서 생태 실험을 한다. “침구류도 청소해야 한다”는 패러다임을 만들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레이캅코리아는 지난해까지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500만 대 이상의 청소기를 팔았다. 특히 위생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에서만 350만 대를 팔아치우며 일본 침구청소기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끊임없는 연구개발(R&D)을 통한 제품 경쟁력 확보와 이를 인정한 소비자들의 입소문 때문이다. 쿠쿠전자는 중소가전 한 우물을 파서 성공한 케이스. 밥솥 점유율 1위인 이 회사는 150여 명의 연구 인력이 투입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밥솥 관련 특허만 200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 쿠쿠전자는 대기업이 장악한 대형 가전 시장은 넘보지 않고 있다. 대신 정수기, 비데, 제습기 등 중소 가전으로 제품군을 늘렸다. 2010년 시작한 정수기 사업은 빠른 시간에 업계 2위권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쿠쿠전자는 판매와 렌털 사업을 병행하며 생활가전 업체로의 성장을 노리고 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 2016-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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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G 해외 담배판매량, 첫 국내 추월

    KT&G 해외 담배 판매량이 처음으로 국내 담배 판매량을 넘어섰다. 18일 KT&G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담배 판매량은 465억 개비로 국내 판매량 406억 개비를 추월했다. 해외 판매량은 국내에서 생산돼 수출한 것(397억 개비)과 해외 공장에서 생산해 현지에서 판매한 제품 수(68억 개비)를 합한 양이다. 1999년 담배 26억 개비 수출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해외 판매에 나선 KT&G는 2005년 285억 개비, 2012년 407억 개비, 지난해 465억 개비를 해외에 팔았다. 지난해까지 누적 해외 판매량은 5400억 개비다. 지난해 기준 지역별 판매 비중은 중동(48.8%), 아시아태평양(25.4%), 중남미·유럽(14.2%), 중앙아시아(11.5%) 순이다. 제품별로는 에쎄(55.5%), 파인(29.2%), 타임(5.3%) 순으로 잘 팔렸다. KT&G는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 확보 차원에서 2008년 터키를 시작으로 2009년 이란과 2010년 러시아에 잇달아 공장을 설립했다. 2011년에는 인도네시아에서 담배회사를 인수해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을 위한 발판도 마련했다. KT&G 관계자는 “국내 담배 수요 감소로 인한 경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해외시장을 공략한 것이 글로벌 톱5 기업으로 성장한 밑거름이 됐다”며 “차별화된 신제품 개발을 통해 수출 효자 종목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 2016-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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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판 커버스토리]1경4000조원 시장 新에너지 혁명 ‘쨍’

    12일 오후 서울에서 차로 1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강원 홍천군 북방면 소매곡리. 이 산골마을에 들어서면 해바라기 모양의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갖춘 가로등들이 유독 눈에 띈다. 소매곡리는 환경부, 강원도, 홍천군, SK E&S가 참여한 정부의 첫 친환경 에너지 타운이다. 겨울 난방비만 가구당 월 40만 원이 넘었던 소매곡리는 이제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 자립마을’이 됐다. 악취를 풍기던 가축분뇨 처리장의 바이오가스는 도시가스로 전환돼 주민들에게 공급되고 있다. 태양광발전소와 하수 방류시설을 활용한 소수력 발전은 이 마을 65가구가 모두 쓰고도 남는 넉넉한 전력을 생산해낸다. 마을 주민 이승관 씨(78·여)는 “추운 겨울에도 가스가 떨어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돼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파리 협정’이 탄생하면서 세계가 새로운 에너지 혁명을 위한 질주를 시작했다.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의 온도 상승폭을 2030년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까지 낮추는 게 주어진 지구촌의 미션이다. 그 추진 과정에서 1경4000조 원대의 에너지 시장이 새로 열린다는 전망 속에 국내외 정부는 물론이고 산업계까지 들썩거릴 조짐을 보인다. 전 세계 에너지 구조 자체를 바꾸는 거대한 변화의 조류가 밀려오는 것이다. 미래학자와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에너지원은 ‘태양’이다. 관련 업체들은 연구개발(R&D) 투자 등을 통해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풍력과 지열, 조수 간만의 차를 이용한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의 개발은 아직 미미하지만 성장의 싹을 틔워 나가고 있다. 그 치열한 현장을 들여다본다. ▼ ‘청정 발전’ 태양이 뜨고… ‘탄소 제로’ 바람이 분다 ▼‘시커먼 검댕이 나오는 석탄과 석유는 사라지고, 배기가스 대신에 물만 나오는 자동차를 굴리면서 모든 에너지는 태양과 바람과 파도에서 얻게 되는 맑고 깨끗한 자연 친화적 세상.’ 청정에너지의 사용이 일반화되는 미래 환경을 이야기할 때 가장 쉽게 떠오르는 이미지들이다. 그러면서도 실상은 80% 이상을 검은 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는 ‘석유 중독 사회’에서 멀게만 느껴지던 판타지였다. 그러나 2021년 신기후체제의 시작을 앞두고 이런 상상 속의 비전은 점차 눈앞의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이른바 ‘에너지 혁명’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속속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태양으로 먹고사는 사람들 주한 영국대사관의 김지석 기후변화에너지 담당관은 주변에서 ‘태양광 전도사’로 불린다. 각종 강연과 세미나 활동은 물론이고 사람을 만날 때마다 태양광의 엄청난 가치를 설파하고 다니기 때문이다. 그는 충남 공주시의 고향집 근처에 2000m² 넓이의 땅을 사서 직접 태양광발전 패널을 설치했다. 딸의 이름을 따서 ‘수현태양광발전소’라는 이름을 짓고 한국전력과 사업자 계약도 맺었다. 앞서 만든 ‘공주발전소’에 이어 두 번째. 이 두 개의 작은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한전에 공급해 매달 250만 원 안팎의 수익을 얻는다. 김 담당관은 “앞으로 40년은 그냥 앉아서 돈 버는 셈”이라며 “노후 준비는 이것으로 끝났다”고 큰소리를 쳤다. “꼭 돈 때문은 아닙니다. 기후변화 같은 재앙을 막는 데 태양이 해결책이라고 봐요. 저 같은 개인들도 얼마든지 기여할 수 있습니다. 제가 줄이는 온실가스 양이 연간 60t쯤 됩니다.” 그는 올해 초부터 페이스북에 ‘발전소 리포트’를 올리고 있다. 투자금 2억9000만 원(땅값과 발전설비, 전기 수송 시스템 구축 비용 등)의 사용 명세와 패널 설치 과정, 매달 전기요금 정산서 등의 정보를 세세하게 공개하고 있다. 김 담당관 같은 개인 에너지 투자는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를 앞두고 내놓은 ‘2030 에너지 신산업 확산 전략’에서 개인들이 전력을 생산해 사용하고 남으면 팔 수도 있는 ‘에너지(E)-프로슈머’ 시장의 활성화를 공약했다. △저탄소 에너지 발전 △전기자동차 확대 △친환경 공정과 함께 4대 주요 신사업 중 하나다. 이를 통해 2035년까지 신재생(renewable)에너지의 비율을 전체 전력량의 13%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재생에너지는 계속 사용해도 고갈되지 않고 무한정 쓸 수 있는 에너지 원천을 뜻한다. 태양광과 지열, 풍력, 조력, 수력, 바이오 에너지 등 6가지가 꼽힌다. 이런 에너지원은 폐기물도 발생하지 않는다. 환경부 김법정 기후대기정책과장은 “신재생에너지는 탈(脫)탄소의 핵심”이라며 “이게 제대로 진행되면 탄소제로도시나 친환경에너지타운 확대, 전기차 100만 대 보급 같은 다른 환경 프로젝트들의 속도가 확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에너지 ‘게임의 룰’이 바뀐다 전문가들은 여러 종류의 신재생에너지 중에서도 특히 태양과 바람의 2가지 에너지를 주목하고 있다. 기업들의 기술 투자도 이 분야로 몰리는 추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태양광과 풍력산업은 전체 신재생에너지 투자액의 91%, 매출액의 85%를 차지하는 양대 핵심 축이다. 태양광의 매력은 일단 어마어마한 에너지의 양이다.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를 전부 변환하면 세계가 1년간 사용하는 에너지를 단 1시간 만에 생산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계산. 지구 전체 표면의 0.1%만 태양전지로 덮어도 전 세계 사람들에게 필요한 모든 에너지 공급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와 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2012년 ‘토파즈’라는 이름의 태양광발전소를 24억 달러에 인수한 것은 태양에너지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된다.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6월 인도의 태양광발전 설비 및 에너지 관련 정보기술(IT) 분야에 100억 달러(약 12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자동차는 물론이고 비행기 같은 대형 운송수단을 직접 태양광으로 작동시키려는 시도도 끊이지 않는다. 스위스가 개발한 태양광 비행기 ‘솔러임펄스(Solar Impulse)-2’는 지난해 7월 닷새를 쉬지 않고 날아 태평양을 건너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풍력의 발전 속도 역시 폭발적이다. 세계풍력에너지협회는 풍력발전이 매년 20%씩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발전 단가도 MWh당 100달러로, 2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럽연합(EU)의 경우 2030년까지 풍력발전 설비에 339억 유로(약 44조76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연간 19.5GW(기가와트)를 풍력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글로벌 에너지 전문가인 토니 세바 미 스탠퍼드대 겸임교수는 “석탄과 석유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 정도로는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글로벌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며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읽고 신재생에너지의 개발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바 겸임교수는 그의 저서 ‘에너지 혁명 2030’에서 △2030년 모든 새로운 에너지는 태양과 바람으로 제공되고 △휘발유는 더이상 쓰이지 않으며 △신차는 100% 전기차인 시대가 올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에너지산업의 ‘코닥’ 신세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필름업체 코닥이 인화 시간을 줄이고 해상도를 높이며 발버둥쳤어도 결국 디지털카메라의 기술 흐름을 놓쳐 사멸 직전까지 갔던 것을 기억하라는 것이다.그런데 왜 고작 1.4%? 실제로 과거 에너지 산업을 좌지우지했던 석탄 기업들의 쇠락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미국 내 석탄 생산 2위를 달리던 ‘아크콜(Arch Coal)’의 경우 10년 전만 해도 주당 430달러에 달했던 주가가 지난해 말 1달러까지 내려앉았다. 이 회사는 최근 결국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 1위 업체인 ‘피보디(Peabody) 에너지’의 주가는 같은 기간 750달러에서 10달러까지 무너져 내렸다. 하지만 이처럼 몰락하는 ‘검은 에너지’의 빈자리를 신재생에너지가 당장 메워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 신재생에너지의 투자 대비 효율이 낮은 것이 문제로 꼽힌다. 태양광의 경우 밤에는 전력 생산이 불가능하고 비가 오거나 구름이 많이 끼는 날에도 발전량이 크게 떨어진다. 한낮에 생산한 에너지를 모아놓을 저장시설(ESS)의 개발, 필요할 때 이를 효율적으로 꺼내 쓰도록 하는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의 구축 등도 아직은 기대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크게 높은 발전 단가도 부담이다. 태양광 자체는 공짜지만 저장시설과 송전선 연결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감안하면 발전 단가는 kWh당 250원대까지 올라간다. 10년 전(600원대)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석탄(60.3원)보다 3배 이상 높다. 더구나 한국은 시장이 작아 거액의 투자가 요구되는 기술개발에 선뜻 나서려는 기업이 많지 않다. 잇단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신재생에너지의 비율이 고작 1.4%에 머물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송영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기후변화적응센터장은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값싼 에너지원을 놔둔 채 이런 고가의 에너지에 투자할 이유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새로운 미래 에너지에 투자하고 개발할 수 있게 만드는 동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재생에너지 업체들이 안정적인 운영과 투자가 가능한 단계에 도달할 때까지 정부가 세금 혜택과 투자 유도 정책을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홍천=박성진 psjin@donga.com·이정은 기자}

    • 2016-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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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효성 “실형 당혹… 총수 구속 최악은 면해”

    효성그룹은 15일 조석래 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한 법원 결정에 대해 즉각 항소를 결정했다. 효성 측은 “외환위기라는 초유의 사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금융권의 강요에 의해 발생한 일로 개인적 이익을 추구한 사안이 아닌데도 실형이 선고돼 안타깝다”며 “항소심에서 적극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조현준 사장의 항소는 추후 검토하기로 했다. 효성 측은 경영진이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은 정황이 있으면 탈세 등에 대해 관대했던 최근 법원 판결 경향에 기대를 걸었다. 13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은 것처럼 조 회장도 무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 때문에 법원 결정에 상당수 효성 임직원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하지만 조 회장이 법정 구속을 피했고, 조 사장이 집행유예를 받으면서 최악의 결과는 피했다는 반응도 많다. 효성은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겼고 올해는 공격적으로 해외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조 회장이 회사의 굵직한 사업에 대한 투자 여부를 결정해온 점을 감안하면 총수의 부재는 치명타다. 효성의 한 임원은 “오너가 계속 경영을 이어갈 수 있게 된 게 무엇보다 다행”이라고 말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 2016-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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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개 계열사 정리 마친 동부… 김준기의 침묵

    그룹 차원의 시무식은 없었다. 신년사도, 임직원에게 보내는 e메일도 없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72·사진)은 말이 없었다. 8일 국내 최대 농자재업체 동부팜한농이 LG화학에 팔리며 2년여간 이어진 구조조정이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김 회장은 지난해 1월 4000자에 가까운 신년사를 통해 주채권 은행인 KDB산업은행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스스로 “대단히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애착을 보였던 동부팜한농마저 결국 매각되자 그는 더 이상 ‘구조조정’을 입밖에 꺼내지 않고 있다. ○ 기나긴 구조조정 마무리 김 회장은 1969년 자본금 2500만 원으로 미륭건설을 설립해 동부그룹의 토대를 마련했다. 25세 때였다. 김 회장은 스스로를 ‘산업 농사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쇳물(동부제철), 반도체(동부하이텍), 종자(동부팜한농) 등 ‘씨앗 산업’에 주력했다. 김 회장은 2000년 동부그룹을 재계 10대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2013년 동부그룹 계열사는 66개까지 늘어났다. 구조조정의 시작은 2013년 10월 발생한 동양그룹 사태. 회사채 시장이 완전히 무너지면서 동부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평균 두 계단 이상씩 떨어졌다. 금융당국은 유동성 문제가 발생한 동부그룹을 한진그룹, 현대그룹과 함께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으로 지목했다. 그해 12월 김 회장은 주채권 은행이었던 산은에 구조조정의 전권을 위임했다. 정책금융기관 주도의 구조조정이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자산을 매각하는 방식이 난항을 겪었고 포스코에 제안한 동부제철 인천공장-동부발전당진 ‘패키지 딜’도 무산됐다. 연이은 실패에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은 투기 등급까지 내려갔다. 결국 기업재무구조 개선 중인 동부제철과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동부건설을 포함해 40개 회사가 김 회장의 품을 떠났다. 그가 그토록 아끼던 씨앗산업도 동부하이텍만 남고 동부제철과 동부팜한농은 계열 분리됐다.○ 동부 구조조정에 대한 엇갈린 평가 김 회장은 채권단을 향한 원망을 쏟아내면서도 자신의 실책을 부인하지 않았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그는 “핵심설비 조업 불안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데다 금융시장 등 재무환경 변화를 사전에 예측하지 못해 그룹이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평가도 엇갈린다. 동부그룹 구조조정에 참여했던 금융권 관계자는 “어느 기업이 외부 기관 주도로 이뤄지는 구조조정을 반기겠느냐”고 반문한 뒤 “당시 동양에 이어 동부마저 무너졌다면 제2의 외환위기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는 급박한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반면 재계 관계자는 “선제적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컸던 것은 사실이지만 모범사례를 남기고 싶었던 산업은행의 조급함이 결과적으로 동부에 가혹한 결과를 가져다주었다”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가까스로 지켜낸 금융계열사들과 동부대우전자, 동부하이텍 등 전자계열사를 중심으로 그룹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김 회장은 현재 사실상 유일하게 남은 창업 1세대”라며 “뼈아픈 구조조정을 했지만 현재의 위기를 딛고 반드시 재기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 201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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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SDI ‘1번 충전 600km 주행’ 배터리셀 공개

    삼성SDI가 1회 충전으로 최대 600km까지 주행이 가능한 전기자동차 배터리셀 시제품을 선보였다. 국내외 경쟁업체들이 샘플용으로 개발한 전기차용 배터리셀의 주행 가능 거리가 500km라는 점을 감안하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게 삼성SDI 측 설명이다. 삼성SDI는 11일 미국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리고 있는 ‘북미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이 제품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2020년경 양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삼성SDI는 이번 모터쇼에 기존 제품보다 높이를 최대 30% 줄인 전기차용 초슬림 배터리팩도 출품했다. 이 제품은 기존 제품보다 크기는 줄었지만 에너지 밀도는 높아져 대량 생산과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고 삼성SDI 측은 밝혔다. 또 함께 출품한 저전압 시스템(LVS) 솔루션은 자동차 연비를 3∼20% 높여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LVS 솔루션은 기존 납 성분 배터리를 리튬이온 배터리로 대체하거나 덧붙여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장치다. 조남성 삼성SDI 사장은 “다양한 방안과 제품으로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선도하고자 한다”며 “북미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 2016-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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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CI, 美 태양광발전소 2714억원에 매각

    OCI가 재무구조 개선 및 향후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미국 텍사스 주에 건설하고 있는 106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알라모(Alamo) 7’을 팔았다. OCI는 알라모 7을 미국 에너지사 콘에디슨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2714억 원에 매각된 알라모 7은 OCI가 2012년 수주한 450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건설 프로젝트 중 두 번째로 큰 발전소로 지난해 말 착공해 2016년 9월 준공 예정이다. 태양광 발전사업에서 프로젝트 수주 후 발전소를 건설해 직접 운영하거나 매각해 수익을 창출하는 OCI의 매각 성사는 2014년 8월 알라모 4 매각 이후 네 번째다. 윤석환 OCI 솔라파워 사장은 “확보된 재원은 차기 북미 지역 발전소 건설에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 2016-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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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년 만에 다시 걷게된 베트남 소년

    아버지는 농부였다. 친구들과 흙장난하고 놀 고사리손으로 밭에서 커피 원두를 땄다. 온 가족이 농사에 매달려도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농사일을 돕던 2001년 어느 날.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누나와 함께 집으로 향했다. 질퍽거리는 도로를 걷던 중 오토바이 1대가 동생을 덮쳤다. 쓰러진 동생은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꿈 많던 다섯 살 소년의 다리는 두개골이 함몰되면서 신경을 다쳐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이화여대 목동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베트남 소년 쩐득따이 군(18) 얘기다. 쩐 군은 2010년 교통사고로 아버지마저 잃었다. 홀로 남은 어머니는 악착같이 일했다. 그래도 아버지의 빈자리를 메우기는 힘들었다. 그래도 살아야 했다. 누나 쩐띠낌프엉 씨(24·여)는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베트남에서 조금이라도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결국 누나는 한국어 전공으로 대학에 입학해 ㈜효성이 주는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했다. 졸업 후 효성 베트남법인에 취직해 돈도 벌었다. 끝이 보이지 않던 가난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행운은 계속됐다. 쩐 군의 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누나가 근무하는 ㈜효성은 2011년부터 해외 사업장에 의료봉사단 ‘미소원정대’를 파견하고 있다. 현지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은 한국으로 데려와 좋은 시설에서 무상으로 치료해줬다. 누나는 동생의 치료를 부탁했다. 쩐 군은 지난해 11월 한국에 입국해 12월 두개골 복원 및 다리 신경 회복 수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움직이지 않던 다리도 제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 2016-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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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부터 챙긴 이재용, 솔직함 강조한 최태원

    녹록지 않은 대내외 경영환경 때문인지 4일 기업들의 신년회는 차분하게 치러졌다. 재계 총수들은 예년처럼 각 그룹 임원들과 함께한 신년모임에서 많은 시간을 위기의식 고취에 할애했다. 떠들썩한 송년회가 사라진 지난해 말 풍경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침묵 깨고 신년회 나온 최태원 4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로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K그룹 신년회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말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하겠다는 뜻과 함께 혼외자가 있다는 사실까지 고백한 뒤 침묵을 지켜왔기 때문이다. 최 회장이 신년 하례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3년 이후 3년 만이다. 최 회장은 우선 “SK그룹은 지난해 창업 이래 최초로 영업이익 10조 원을 경신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국내외 경영환경이 상당히 불투명할 것”이라며 “‘패기’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1시간여 동안 이어진 신년회에서 최 회장은 시종일관 입을 굳게 다물고 담담한 표정을 유지했다. 본인이 준비해 온 신년사를 낭독할 때는 박수가 나올 때마다 자제시키는 등 신중한 모습도 보였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의 이번 신년회 참석에 대해 개인사 때문에 그룹 경영에 더이상 누가 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 회장 본인도 혼외자 공개 당시 “제 가정 일 때문에 수많은 행복한 가정이 모인 회사에 폐를 끼치지 않게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이 이날 신년사에서 “서로에게, 그리고 시장에게 솔직할 때 소통의 코스트(비용)가 줄어들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신년회 데뷔한 이재용, 제2창업 선언한 금호家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사실상 ‘신년회’ 데뷔 무대를 가졌다. 이 부회장은 경기 기흥사업장과 수원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해 삼성전자 반도체 등 부품(DS) 사업부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전자 계열사들과 함께 시무식 행사를 가졌다. 5일에는 금융 계열사 등과도 같은 방식으로 신년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매년 초 신년사를 발표했던 아버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실리적 경영자로서의 이미지를 쌓아온 이 부회장이 가장 그다운 시무식 행사를 연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계열 분리를 선언한 금호가 형제는 나란히 ‘제2창업’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형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창업 70주년을 맞아 제2창업의 출발을 다짐하고자 올해 경영방침을 ‘창업초심(創業初心)’으로 정했다”며 영속기업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이윤경영, 품질경영, 안전경영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은 “계열 분리로 인해 우리는 명확한 ‘좌표’를 확보하게 됐다”며 “그러나 이제는 강을 건너기 위해 사용한 뗏목을 버리고 바다를 건너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또 “바야흐로 새로운 창업의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이색 신년회도 많아 코오롱그룹은 시무식에서 올해로 4년째 경영화두를 담은 배지를 제작해 임직원들에게 배포했다. 올해 나눠준 배지에는 경영지침인 ‘Connecture’(connect와 future의 합성어)를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돋보기를 형상화한 모습을 담았다. 편의점 세븐일레븐 임직원들은 사무실이 아닌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에서 한 해 업무를 시작했다. 이 회사 임직원 30여 명은 이날 오전 7시부터 학원으로 향하는 학생들에게 ‘세븐카페’ 한 잔과 도넛, 핫팩, 자체브랜드(PB) 과자로 이뤄진 꾸러미 1000여 개를 두 시간 반 동안 무료로 나눠줬다. 롯데슈퍼 임직원 150명의 신년회 이벤트는 헌혈이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가 서울 송파구 롯데슈퍼 본사를 찾아 채혈 행사를 진행했다. 박성진 psjin@donga.com·백연상·신수정 기자}

    • 201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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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품위있는 죽음, 우린 언제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두렵기만 한 보편적 진리다. 더이상 치료가 어렵다고 통보받았을 때 밀려오는 절망, 허무, 공포 앞에서 품위 있는 죽음을 생각할 여유는 없다. 그래도 가장 바라는 한 가지는 차가운 병실에서 헛되이 사라지지 않는 것. ‘웰다잉법’이라고 불리는 ‘호스피스·완화의료와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의 법제화가 필요한 이유다. 반복되는 수술과 항암 치료 사이에서 고통스럽게 삶을 마감하고 싶지 않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한 김범진(가명) 씨. 키 170cm에 몸무게 70kg이었던 건장한 중년 남성의 몸은 45kg으로 말라붙었다. 힘겹게 붙어있는 살가죽 아래로 푸른 핏줄이 더 선명해 보였다. 부인 최현희(가명) 씨는 힘없이 누워 있는 남편 옆에서 연신 “말랐어요. 너무 말랐어요…”라며 애를 태웠다. 더이상 치료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남편이 가장 먼저 한 말은 “절망 속에서 삶을 마감하고 싶지 않다. 설령 의식이 없어졌을 때 하루라도 더 살게 하려고 절대 애쓰지 마라. 사느라 힘들어 못 한 여행 다니고 사진 찍으며 가족과 함께 있다가 눈감고 싶다”였다. 최 씨는 “2012년 11월 처음이자 마지막 수술을 받은 이후 애 아빠는 줄곧 가족과 시간을 함께 보냈다”고 말했다. 최씨의 가장 큰 고민은 남편의 마지막. 남편은 연명 치료를 분명히 거부하고 있다. 하지만 병원에서 의식을 잃을 경우 연명 치료를 중단할 법적 근거가 없다. 1997년 ‘보라매병원 사건’ 때 가족의 뜻을 받아들여 의식 없는 말기 환자 연명의료를 중단한 의료진은 살인방조죄로 처벌받았다. 이후 병원에서는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멈추지 않고 있다. 고통만 완화하러 병원에 왔다가 의식을 잃는 날에는 본인과 가족의 뜻과 상관없이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계속 받다가 세상을 떠날 가능성이 크다. 김 씨 뜻대로 하면 가족과 의료진이 죄인이 되고, 뜻대로 하지 않으면 김 씨가 불행해진다. 법이 그렇다. 정답 없는 두 가지 선택지를 두고 고민하던 말기 환자 가족들의 고통이 잠시 줄어드는 듯 했다. 18대 국회부터 소관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웰다잉법이 9일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것이다. 이 법안은 연명 치료 대신 통증 완화, 상담 치료를 제공하는 호스피스 서비스를 암 환자뿐 아니라 각종 질병 말기 환자로 확대 적용하고 연명의료에 대한 환자 개인의 결정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연명 치료와 존엄사의 법적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하지만 법안을 법제화할 수 있는 법제사법위원회가 21일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두고 벌어진 여야 정쟁으로 파행되면서 웰다잉법 연내 법제화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말기 환자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다. 정치권이 특정 법안을 두고 이견을 보이는 사이 최 씨는 범법자가 될 수도, 남편을 불행하게 만드는 사람이 될 수도 있게 됐다. 윤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는 “수술, 방사선 치료 등 적극적 치료(cure)가 아닌 돌봄(care)을 택해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누리기 위해 애쓰는 가족들에게 이 법이 절실하다”며 “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바라는 말기 환자들을 위해 연내에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 2015-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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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자블록 따라 마음놓고 산책할 수 있게”

    세 살 때 눈이 멀었다. 심한 열병이 빛을 앗아갔다. 항상 걸음을 조심해야 했다. 다른 사람이나 벽에 부딪치기 일쑤였다. 마음 놓고 발을 내디딜 수 있는 곳이 없었다. 이형례 씨(66·여)에게 하얀색 지팡이에 의존해 혼자 길을 걷는 것은 상상 속에서만 가능한 일이었다. 2008년 상상은 현실이 됐다. 서울 남산에 걷기 좋은 산책로가 생겼기 때문이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3.5km에 이르는 산책로를 따라 깔려 있었다. 급격히 꺾이는 부분이 없어 부딪칠 염려 없이 편히 걸을 수 있었다. 이 씨는 매일 이 산책로를 따라 운동했다. 15일 오전 10시에도 자주색 털모자를 쓰고 오리털 점퍼까지 껴입은 이 씨는 오른손에 쥔 하얀색 지팡이로 바닥을 좌우로 가볍게 ‘콩콩’ 하고 두드리며 산책을 시작했다. 이 씨는 “서울 시내에 시각장애인들이 마음 놓고 발 디딜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장애인 편의시설이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07년부터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장애인이나 노약자가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건물이나 시설물을 인증해 주는 제도다. 서울시 청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국립현대미술관 등 전국 203곳이 인증을 받았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정작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서울 지하철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에는 공원 입구까지 300여 m에 걸쳐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출입구 공사 가림막 등이 블록 연결을 막고 있었고 정작 공원 내부에는 블록이 없어 시각장애인 혼자 공원시설을 즐길 수 없는 구조였다. 15일 이곳을 찾은 시각장애인 나병택 실로암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52)은 “점자블록만으로는 목적지를 제대로 찾는 데 한계가 있고 그마저도 공사 때문에 중간에 끊겨 있어 길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승철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재활지원센터 팀장은 “장애인 편의시설이 수적으로는 늘고 있지만 정작 실효성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장애인들이 직접 의견을 내고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 2015-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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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신먹통’ 제주하늘, 76분간 암흑

    연간 승객 2500만 명이 이용하는 제주국제공항 관제시설의 통신장비가 이상을 일으켜 착륙을 위해 상공에 대기 중인 항공기와 연락하지 못하는 아찔한 상황이 처음으로 발생했다. 관제시설 고장은 76분이나 이어졌지만 직원들이 비상시스템을 제때 작동시키지 못하면서 항공기 20여 대는 관제탑의 도움 없이 착륙했고 밤늦게까지 모두 77편이 지연 운항했다. 13일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와 제주지방항공청에 따르면 12일 오후 6시 50분 발생한 제주공항 관제시설 통신장비 고장으로 오후 8시 6분 자동 관제시스템으로 복구될 때까지 76분 동안 송수신 장애가 발생했다. 통신 장애가 생긴 직후부터 오후 7시 40분까지 50분간 제주 상공에 떠 있던 항공기 10대는 제주공항 안내등 불빛(라이트건) 유도와 공항에 착륙해 있던 같은 회사 항공기와의 비상무선 교신을 통해 가까스로 착륙했다. 또 오후 7시 40분부터 26분간은 한국공항공사 직원들이 무전기 형태의 비상송수신기로 비상교신을 하며 제주공항 안내등으로 유도해 하늘에 떠 있던 항공기 10대를 착륙시켰다. 제주공항 통신기기는 주 장비와 예비 장비를 포함해 근접관제소 12대, 관제탑 8대가 있다. 근접관제소는 제주공항에서 가로세로 135km 거리부터 하늘에 떠 있는 항공기와 교신을 한다. 또 관제탑은 제주공항에서 9.4km 범위 내 항공기와 근접 교신을 한다. 비상 상황 매뉴얼에는 관제탑과 근접관제소 통신장비 주 장비가 작동되지 않을 경우 예비 장비로 전환해 항공기와 교신하도록 돼 있다. 예비 장비마저 작동되지 않을 때 마지막 단계에 활용하는 방법이 비상송수신기와 라이트건 사용, 같은 항공기끼리 교신이다. 이날 제주공항 관제시설 통신 먹통으로 항공기 77편이 지연 운항되면서 승객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승객 조모 씨(30)는 이날 오후 8시 15분 제주에서 출발해 대구로 가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를 탈 예정이었으나 오후 11시 30분이 돼서야 비행기에 올랐다. 조 씨는 “자꾸 이륙 시간이 지연되니까 항의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전했다. 오후 6시 45분 김포공항과 오후 6시 55분 광주공항에서 이륙해 제주로 가던 아시아나항공 OZ8951편(승객 168명)과 OZ8147편(승객 119명)은 제주공항과 통신이 되지 않아 아예 회항했다. 김포와 광주공항으로 되돌아온 항공기 2편은 다시 이륙해 예정 시간보다 2, 3시간 늦게 제주에 도착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회항한 항공기 기장들이 통신 불능 상황을 기내방송으로 설명해 환불을 요구한 승객은 없었다”며 “10여 년 동안 근무하면서 관제탑과 통신 두절된 상황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제주공항 관제탑에서 통신시스템을 담당한 한국공항공사 직원들의 실수로 통신장비가 마비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는 직원들이 주 장비와 예비 장비에 장착하는 전자카드를 제대로 운용하지 못해 통신마비 상황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통신기기 이상이 생긴 상황에서 예비 장비가 자동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이럴 때 직원들이 수동으로 예비 장비를 가동시켜야 하는데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직원들 실수가 아닌 통신기기 결함으로 예비 장비 전환이 아예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이형주 peneye09@donga.com·조은아·박성진 기자}

    • 2015-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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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덕궁’ 표기 고치니… 國格도 UP!

    국방부 영문 홈페이지 청사 약도의 ‘산각지(Sangakji)’는 삼각지(Samgakji)로 바뀌었다. 문화재청 창덕궁관리소는 홈페이지에 ‘Changdeokgung’로 표기돼 있던 창덕궁은 ‘Changdeokgung Palace’로 달라졌다. 경복궁 등도 ‘궁’ 부분을 ‘palace’로 통일해 사용하고 있다. 2013년 8월 마련된 ‘문화재 명칭 영문표기 기준 규칙’을 지킨 것이다. 올 8월 본보가 보도한 정부 부처 및 공공기관 홈페이지의 영문 오기(誤記) 실태가 13일 현재 상당 부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곳곳에 잘못 표기된 외국어 안내를 찾아 바로잡으려는 움직임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은 영문 표기 개선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캐나다에서 온 조너선 쿤텔 씨(25·유학생)는 13일 “3년 전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표지판만으로 목적지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며 “늦게나마 짧은 시간에 외국어 표기를 바로잡아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터넷과 달리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안내 표지에는 여전히 ‘어색한 외국어’가 자주 눈에 띈다. 러시아에서 온 일리야 안드류스첸코 씨(21·관광객)는 “일상에서 마주치는 안내문에서 어색한 표기를 자주 보다 보면 마치 한국이 영어를 못하는 나라처럼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태희 경희대 관광학과 교수는 “과거에 비해 외국어 오기가 많이 고쳐졌지만 손님이 오기 전 집 청소하듯 일상생활 공간의 오기도 바로잡으면 좋을 것”이라며 “주기적으로 정리 및 수정 기간을 정해 오류를 잡아가는 활동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재영 서울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국가가 관여하는 공식적인 영역에서는 영어 표기가 ‘틀렸다, 맞았다’ 식의 접근보다 외국인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표기라는 접근이 필요하다”며 “국가의 이미지와도 직결될 수 있는 외국어 표기는 ‘소통’의 한 방법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개선해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 2015-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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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빚 몰린 제약사 영업사원, 오피스텔에 ‘필로폰 공장’

    평범한 제약회사 영업사원이었다. 약품의 특성은 누구보다 잘 알았다. 성실하게 고객들을 설득하며 약을 팔았다. 그런데 단 한 번 지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보증을 서준 게 화근이었다. 월급쟁이가 신용불량자가 되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송모 씨(40)는 늘어나는 빚을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한 순간 마약을 떠올렸다. 제약회사 직원인 송 씨가 마약 원료를 구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송 씨는 전 직장동료였던 김모 씨(52)에게서 필로폰 원료물질인 슈도에페드린 5만 정을 공급받았다. 문제는 제조기술. 송 씨는 인터넷을 통해 필로폰 제조기술을 습득했다. 제조에 필요한 기구는 수도권 의약품 도매상과 인터넷에서 구했다. 준비를 마친 송 씨는 경기 안산시의 한 오피스텔을 필로폰 제조실로 삼았다. 송 씨는 이곳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10차례에 걸쳐 필로폰 60g을 만들어 판매했다. 필로폰 1회 투약량이 0.03g임을 고려했을 때 송 씨가 제조한 필로폰은 2000여 명이 한번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폭발성이 강한 황산, 벤젠 등을 집에 쌓아놓고 이웃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심야시간에만 작업했다. 이웃들은 송 씨의 엇나간 행적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송 씨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구글 등 해외사이트를 통해서만 자신이 제조한 필로폰을 광고했다. 하지만 송 씨의 범행은 오래가지 못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송 씨와 박모 씨(49) 등 2명을 구속하고 제조기구 및 원료, 필로폰 10여 g을 압수했다고 13일 밝혔다. 송 씨에게 재료를 공급한 김 씨 등 4명은 약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 2015-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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