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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이 서해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서해와 맞닿은 중국의 일부 군구에서도 인민해방군의 군사훈련이 진행돼 맞대응 훈련인지 주목된다. 또 인민해방군 관계자들이 잇따라 언론을 통해 한미 연합훈련에 반대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중국 인민해방군이 운영하는 중국군망(軍網)은 30일 베이징(北京) 등 수도권을 방어하는 베이징군구와 북한과 국경을 맞댄 동북지방의 선양(瀋陽)군구, 그리고 산둥(山東)의 지난(濟南)군구가 최근 방공훈련과 육군 공군 합동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 훈련의 시기와 참가 부대, 규모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군망에 따르면 한 방공부대는 수백 문의 대포와 미사일 발사 차량, 레이더 등을 위장한 채 산 정상으로 이동한 뒤 가상의 적 전투기 공격을 격퇴하는 방식으로 훈련을 진행했다.관영 중국중앙(CC)TV는 지난달 29일 선양군구에서 혹한과 폭설 등 악천후에도 전차와 헬리콥터, 박격포 등을 동원해 훈련을 전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훈련을 실시한 군 관계자는 “훈련은 성공적으로 진행됐으며 육군과 공군의 합동 작전 능력을 증진시켰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군사 훈련과 함께 군의 현역 장교 등 군부 인사들의 한미 연합훈련 반대도 잇따르고 있다.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에 비하면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반대 표현의 수위는 낮아졌지만 군부 인사들의 이 같은 의견 표현을 통해 간접적으로 동맹국 북한을 감싸고 한미 양국 연합훈련에 반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줘(尹卓) 중국 해군 소장은 최근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웹사이트인 런민망의 ‘강국포럼’ 초청 온라인 대화에서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에 대한 침략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며 “항모가 가까이 있어 북한에 대단한 압력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그는 “중국은 ‘남북한 포격전’의 흙탕물을 뒤집어써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는 누리꾼의 질문에 “한반도의 안정 여부는 동북아지역에서 중국의 안전과 관계가 있다”며 “한반도가 중국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중국 군사과학원 세계군사연구부 부부장인 뤄위안(羅援) 소장은 환추(環球)시보 기고를 통해 “미국이 항모 조지워싱턴을 서해에 진입시킨 것은 중국에 대한 공공연한 도전이자 중국의 문을 두드리며 싸움을 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 항모의 서해 진입은 중국 국민을 격노시켜 중-미 관계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위키리크스의 미국 외교 전문 공개에 대해 미국 이외의 다른 나라 정부도 일제히 “무책임한 폭로”라며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전문에 언급된 국가들은 “국제 외교무대에 적잖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거나 “논평할 가치가 없다”며 평가 절하하는 반응을 보였다.독일 총리실의 슈테판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불법적으로 이뤄진 이번 폭로 내용에 일일이 코멘트하지 않겠다”며 “(원래) 외교관계에는 기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폭로 문건에 따르면 미국 외교관들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창의적이지 못하다”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프랑스 엘리제궁 역시 “이번 폭로는 매우 무책임한 일이며 국가 주권에 대한 도전행위”라고 맹비난했고 영국도 “국가안보에 위해가 될 것이지만 우리는 앞으로도 미국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캐나다의 로런스 캐넌 외교장관은 “이번 일로 미국과의 굳건한 관계가 변화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이번 문서에서 “미국이 이란을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나타난 사우디아라비아는 “이 문서의 진실도 알 수 없으며 우리는 이에 코멘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알파독’으로 묘사된 러시아 역시 “논평할 가치가 없지만 이번 사건이 그동안 개선돼 온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의 관계를 망치지 않기 바란다”고 반응했다.그러나 일부 국가는 이번 폭로로 드러난 미국 외교당국의 무차별적인 정보 입수 관행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스테번 파나케러 벨기에 외교장관은 “미국이 외교와 간첩 업무를 혼동하고 있다”며 “이건 도가 지나치다. 자국 이익 보호와 이를 위해 쓰는 수단 사이에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파라과이 외교부는 “위키리크스 전문에서 미국 정부가 우리나라의 2008년 대선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아순시온 주재 미국대사를 불러 설명을 요구했다.한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나는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것처럼) ‘광란의 파티’에 가지 않으며 품위 있고 우아한 파티만 연다”며 “그런 삼류나 사류 외교관이 말하는 것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중미 최빈국 아이티의 대통령 선거가 28일 극심한 혼란 속에 치러졌다. 당선자 윤곽은 다음 달 초순, 공식집계는 올 연말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벌써부터 야권 후보 10여 명이 “부정선거”라며 집단 반발하고 나서 선거 결과 불복에 따른 정국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저녁(현지 시간) 아이티의 임시 선거관리위원회(CEP)는 이날 전국 1500개의 투표소에서 진행된 선거가 50여 개의 일부 투표소를 제외하고는 유효하게 치러졌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는 5년 임기의 차기 대통령과 상원의원 11명, 하원의원 99명을 뽑는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 1등을 달리던 여성후보 미를랑드 마니가를 포함해 전체 19명 중 12명의 야권 후보는 투표가 진행 중이던 이날 오후 수도 포르토프랭스 시내의 한 호텔에 모여 선거 무효를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르네 프레발 현 대통령의 집권여당인 쥐드 셀레스탱 후보를 겨냥해 “오늘 선거의 무효를 선언하며 국민은 들고 일어나 반대의사를 표출해줄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포르토프랭스와 북부 카프아이시앵의 도심에서는 시민 수천 명이 거리 시위를 벌이며 선거 취소를 요구했다. 돌을 던지며 저항하는 시위대에 경찰도 최루탄을 쏘며 맞서면서 부상자도 속출했다. 이날 투표는 극심한 혼탁 양상을 보였다. 수십만 명의 지진 피해자 중 상당수가 투표용 신분증을 받지 못한 채 투표소로 향하는가 하면 일부는 유권자 명부에 이름이 누락돼 투표를 못하게 되자 투표소 직원에게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북부 일부 지역에선 무장괴한이 투표소에 난입해 공중에 총기를 난사하면서 투표가 무효 처리됐고 포르토프랭스의 빈민가에선 투표함이 통째로 도난당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1825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아이티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800달러에 불과한 빈국으로 올 초 대지진이 발생해 30만 명이 숨졌으며 최근엔 콜레라 창궐의 재앙까지 겪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여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전개되는 브라질의 ‘마약소탕전쟁’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27일 군경은 리우데자네이루 시의 슬럼가를 포위하고 이곳에 숨어 있는 마약조직을 향해 ‘무기를 내려놓고 투항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군경과 마약 조직 간 치열한 교전으로 지난 일주일간 마약조직원을 중심으로 약 50명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리우 시 일원에는 휴교령이 내려지고 치안불안에 인적이 끊기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브라질 정부의 마약과의 전쟁은 21일부터 본격화했다. 경찰의 진압작전으로 자신들의 ‘영역’이 위협받자 갱단은 이날 시내 경찰서를 급습하고 버스와 자동차에 불을 지르며 저항했다. 평소 같으면 주요 관광지에 번지지 않을 정도로만 사건을 수습하기에 바쁜 경찰은 이번만큼은 전에 없는 강경대응에 나섰다. 월드컵과 올림픽을 앞두고 최근 국제사회에 불거지는 치안 문제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다. 이날부터 28일까지 마약조직원 40여 명이 사살되고 200명가량이 체포 및 구속됐다. 리우 시의 마약소탕작전은 범정부적 지원을 받아 총력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현재까지 중무장 경찰 2만여 명을 비롯해 장갑차 10대, 공군헬기 2대 및 군인 800여 명이 작전에 투입됐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마약조직을 완전히 소탕하기 위해 연방정부 차원에서 모든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약조직과 슬럼가의 빈곤 문제, 높은 범죄율은 큰 국제행사를 준비하는 이 나라에 적잖은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인구 1500만 명의 리우 주에서는 지난해에만 무려 약 5800명이 살인사건으로 목숨을 잃었다. 군경은 25일 마약조직원의 본거지인 리우 시 외곽의 슬럼지역 빌라크루제이루를 무력으로 점령했다. 이어 조직원 600여 명이 피신해 있는 인근 슬럼마을 알레망의 진출입로를 봉쇄한 채 27일 해가 지기 전까지 투항할 것을 주문했다. 아직 얼마나 많은 조직원이 자진 투항을 했는지, 군경이 통첩 시한을 어긴 이들에게 언제쯤 기습공격을 단행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수십 년간 마약갱단의 범죄와 폭력, 이를 더 악화시키는 부패 경찰의 문제로 신음해 온 리우 시의 주민들은 정부의 대대적인 소탕작전에 일단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잇단 총격전과 단전, 식료품 부족 등으로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빌라크루제이루에서 완구상점을 운영하는 마리자 씨는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영업을 하지만 (총격전이 다시 벌어지면) 10분 만에 다시 가게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중국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사진) 씨의 시상식 참석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가운데,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수상자 없는 시상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가 23일 보도했다. 노벨 평화상은 수상자 본인이 받지 않으면 가족, 친척이 대리 수상할 수 있지만 중국 정부는 현재 수감 중인 류 씨의 참석은 물론이고 가족의 출국조차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 신문에 따르면 12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노벨 평화상 시상식에는 메달이나 상장 수여, 수상자 강연 등 본래 일정이 생략된다. 다만 노르웨이의 유명 여배우인 리브 울만이 참석해 류 씨의 에세이 중 한 대목을 낭독하는 것으로 수상자 강연을 대신한다. 또 무대 정면에는 류 씨의 사진이 배치돼 참석자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게이르 룬데스타드 노벨위원회 사무총장은 “만약 다른 반체제 인사가 에세이를 읽으면 또 하나의 수상자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배우가 읽도록 한 것”이라며 “(비록 수상자가 없더라도) 의미 있는 행사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평화상 수상을 경축하며 오슬로 중심가를 가로지르는 횃불 행진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열린다. 이번 평화상 시상식에 수상자 본인과 대리인이 모두 참석하지 못한다면 이는 1935년 수상자인 나치 치하의 독일 언론인 카를 폰 오시츠키 이래 첫 사례가 된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독일 정부는 24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관련해 홍창일 독일주재 북한대사를 소환했다고 밝혔다. 안드레아스 페슈케 독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대사를 불러 고위 외교적인 차원에서 이 사건에 대한 독일 정부의 분명한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같은 브리핑에서 슈테펜 자이베르트 총리실 대변인도 “북한은 이번 공격으로 이 지역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독일은 긴장 속에서 한국 정부가 보여준 자제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변국들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해 지역 안정화에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AFP통신은 이 발언이 중국을 간접적으로 겨냥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이 물가상승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지급준비율을 또다시 올렸다. 지준율 인상은 이달에만 2번째, 올해 5번째다. 런민은행은 이달 29일부터 금융기관에 대한 지준율을 0.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중국은 지난달 19일 자산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34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고, 이달 10일에도 지준율을 0.5%포인트 올린 바 있다. 중국의 잇단 금융시장 긴축 조치는 당국이 현재의 물가상승 속도를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6%, 10월 상승률이 4.4%로 관리 수준인 3%를 크게 웃돌면서 인플레이션에 비상이 걸렸다. 또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이 내놓은 양적완화 정책이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에 자산거품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배경에 깔려 있다. 주요 외신들은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생필품, 부동산 가격의 급등이 자칫 정치나 사회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미연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 정부는 17일에도 채소나 곡물 등의 공급을 확대하고 주요 생필품에 대해서는 가격상한제를 검토하는 내용의 강력한 물가대책을 발표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한 중국이 지난달에 이어 또다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지만, 이 경우 핫머니가 금리 차를 노리고 해외에서 대량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어 부작용이 작은 지준율 인상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물론 연내에 중국이 다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중국의 지준율 인상 소식이 전해지자 유럽 증시는 중국 경제의 긴축을 우려하며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19일 오후 9시(한국 시간) 현재 영국의 FTSE100지수는 0.9%, 프랑스의 CAC40지수는 0.5%가량 각각 하락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올해 초 대지진에 이어 콜레라로 다시 국가적 재난에 빠진 아이티에 사회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아이티 국민이 콜레라의 진원지로 이 나라에 주둔한 유엔 평화유지군을 지목하면서 성난 주민과 이를 막는 유엔군 및 경찰 간의 유혈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창궐한 콜레라로 아이티에서는 지금까지 1100여 명이 목숨을 잃고 1만8000여 명이 감염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8일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비롯한 곳곳에서 수백 명의 군중이 유엔군과 충돌을 계속했다. 이들 시위대는 타이어와 쓰레기통 등에 불을 질러 길을 막고 유엔 직원을 태운 차량을 향해 돌을 던지며 구호를 외쳤다. 거리에는 ‘유엔이 우리를 독살하러 이 땅에 왔다’ ‘유엔과 콜레라는 형제다’라는 내용이 적힌 깃발이 나부꼈다. 시위대는 유엔의 네팔 평화유지군 기지에서 사용하는 정화조의 오수가 강으로 흘러들면서 콜레라가 발생했다고 주장하지만 유엔은 자체 조사 결과 이 같은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주 내내 계속된 시위로 희생자도 늘고 있다. 15일 아이티 북부 카프아이시앵에서는 유엔군 기지 등을 겨냥한 폭력시위로 남성 2명이 총격을 받아 숨졌고 17일에도 다시 1명이 목숨을 잃었다. CNN은 현지 병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지금까지 모두 37명이 총상으로 치료를 받았으며 이 중에는 6세, 9세 어린이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시위대는 유엔군의 발포로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지만 가해자나 피해자의 신원 등 정확한 사고 경위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사회 불안이 커지면서 28일로 예정된 대통령선거가 제대로 치러질지 우려되고 있다. 시위대는 르네 프레발 대통령의 지지를 받고 있는 집권여당 후보의 벽보에 화염병을 던지는 등 반(反)정부적 성향도 드러냈다. 한편 아이티 현지에서 일하고 있는 구호단체들은 이번 시위로 콜레라 치료활동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시위 자제를 촉구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보급창고가 이미 시위대의 습격을 받았다고 밝혔고 다른 민간구호단체도 시위의 진원지인 카프아이시앵을 속속 빠져나오는 상황이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정부와 기업의 프라이버시 침해 사례를 폭로하며 ‘명성’을 떨쳐 온 한 유명 해커가 실력을 인정받아 미국 연방기관에 채용됐다가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1년 만에 해고됐다. 포브스 인터넷판은 지난해 연방공정거래위원회(FTC)에 특별 채용됐던 크리스 소그호이언 씨(29·사진)가 공무원 생활 중 잇따른 돌출행동을 하다 최근 재계약에 실패했다고 17일 보도했다. 소그호이언 씨는 2006년 노스웨스트항공의 가짜 탑승권을 만드는 기계를 개발해 미국 교통안전청(TSA)의 보안 허점을 폭로했는가 하면 1년 뒤에는 섹스용품 제조 회사가 온라인에 게시한 고객정보를 이용해 제품의 유통 경로를 보여주는 지도를 만들기도 했다. 그의 이런 활동을 유심히 관찰해 온 FTC는 소비자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기업을 조사해야 하는 필요성을 느껴 그에게 일자리를 제안했다. FTC로서는 인터넷의 프라이버시 문제에 대한 전문가가 필요했고 소그호이언 씨도 “미국 연방정부에서 프라이버시 문제를 규제할 기관은 FTC밖에 없다”며 제안에 응했다. 그러나 자유분방한 괴짜 해커의 공무원 생활은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출근 첫날부터 회사의 지문검사를 거부해 말썽을 빚었고 e메일을 통한 배경조사도 무시했다. 다른 사람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능력면에서는 그동안 갈고 닦았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통신업체 스프린트의 임원진이 기업인들만 참석하는 한 보안회의에서 “고객의 위치정보를 800만 회나 연방수사국(FBI)에 넘겼다”고 자랑하는 장면을 녹음해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이 사건은 엄청난 파문을 몰고 왔고 미 법무부는 결국 한 달 뒤 “FBI가 비상상황이 아닌데도 통화기록 조사를 해 법을 위반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FTC는 공무원으로서는 지나치게 튀는 그의 행동을 더는 참지 못하고 1년 만에 재계약을 포기하기로 했다. 다시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온 소그호이언 씨는 재직 당시 미처 처리하지 못한 일을 담당하며 파트타임으로만 일하고 있다. 그는 “지난 공무원 생활을 돌아볼 때 확실히 알게 된 것은 법과 정책을 만드는 많은 사람이 첨단기술을 잘 모른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팀이 아일랜드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 여부를 결정할 금융권 실사에 나섰다. 아일랜드 정부는 구제금융 가능성을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와 유럽중앙은행(ECB), IMF 등에서 뽑힌 실사단이 18일 더블린에 도착해 아일랜드 구제금융 지원 논의를 시작했다. 올리 렌 EU 경제·통화정책 담당 집행위원은 “이번에 모든 부문을 점검해 은행 건전성 제고를 위해 아일랜드가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최선의 방책은 무엇인지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전문가팀이 아일랜드에 구제금융의 대가로 정부 예산의 축소나 은행의 자산 매각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아일랜드가 이번 위기를 계기로 지금까지 외국인 투자 활성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온 낮은 법인세율을 인상하라는 압력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아일랜드는 그동안 과감한 조세 감면 정책으로 많은 외자를 유치해 경제부흥을 이뤄냈지만 최근 부동산 거품 붕괴와 세수 감소로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32%에 이르는 등 경제 전반이 위기에 처해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아일랜드는 시장에서 유동성이 마른 상황이라 은행들이 ECB 등의 지원에 많은 의존을 하고 있다”며 “최근 몇 달 동안 법인 고객들이 조용히 은행에서 자금을 인출해 가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정작 아일랜드 정부는 구제금융 가능성을 철저히 부정하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브라이언 카우언 아일랜드 총리는 국영 RTE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직 지원 신청을 하지 않았으며 이번 실사가 끝나기 전까지 어떤 결정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일랜드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영국 정부는 아일랜드에 대한 별도의 지원 가능성을 내비쳤다.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은 “아일랜드 경제의 안정은 영국의 국익과 직결된다”며 “영국은 ‘좋은 이웃’으로서 아일랜드의 은행을 도울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미국 제조업의 아이콘 제너럴모터스(GM)가 자본시장 역사상 세계최대규모의 기업공개(IPO)를 단행하며 증시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지난해 6월 파산보호 신청과 함께 상장 폐지된 지 1년 5개월 만이다. 당시 무너져가는 GM에 천문학적인 세금을 쏟아 부었던 미국 행정부를 포함해 경제전문가들은 이 사건을 디트로이트의 자동차산업, 더 나아가 자국 경제의 부활로까지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GM이 시장에서 어떤 경쟁력을 발휘할지,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신음하는 세계경제상황이 얼마나 이를 받쳐줄지는 아직 미지수다.○ 세계 최대 IPO로 시장에 화려한 복귀 GM은 IPO를 앞두고 보통주의 공모가격을 주당 33달러로 책정해 158억 달러를 조달할 방침이라고 17일 밝혔다. 여기에 우선주와 투자자의 옵션 행사분까지 합치면 이번 IPO로 GM이 조달하는 돈은 모두 232억 달러에 이른다. 이는 지금까지 최대 기록이었던 올해 중국농업은행 IPO 규모(221억 달러)를 뛰어넘는 것이다. 원래 GM 주식의 공모가격은 26∼29달러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사전공모 단계에서부터 당초 계획했던 것의 6배나 되는 600억 달러의 자금이 몰려들면서 공모가가 대폭 인상됐다. GM은 이번에 공개하는 주식을 18일 미국 뉴욕과 캐나다 토론토의 증권거래소에 동시 상장했다. GM의 최대주주인 미국 정부는 이번 주식매각을 통해 기존 61%에 이르는 GM 지분을 33%까지 낮출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지난해 GM에 지원한 공적자금 500억 달러도 상당부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M은 지난해 파산보호 신청을 한 이후 공장 10여 곳의 문을 닫고 새턴 폰티액 등 간판 브랜드를 대거 퇴출시키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 결과 400억 달러가 넘던 부채는 80억 달러로 크게 줄였고 올 들어선 9월까지 40억 달러의 순이익을 내는 등 ‘희망의 싹’을 찾기 시작했다.○ 기대와 우려 교차 미국 정부는 GM의 성공적인 시장 복귀에 잔뜩 고무된 분위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7일 “단지 미국의 한 회사가 아닌 미국 전체 자동차산업의 부활을 알리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자동차부문 구조조정을 담당했던 스티븐 래트너 전 특별보좌관도 “이런 규모의 IPO가 가능하다는 것은 GM과 자동차산업, 경제 전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높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GM이 한때 미국 경제의 모든 것을 상징하는 기업이었다는 점에서 미국인들이 이 기업에 거는 기대는 여전히 큰 편이다. 하지만 GM의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미국에서 신차 구매 수요가 완전히 살아나지 않은 데다 유럽발 재정위기가 다시 도진 글로벌 경제상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또 주식매각 이후에도 정부지분이 여전히 30%가 넘고, 최고경영자(CEO) 등 요직 상당수가 정부 측 인사로 채워져 있는 만큼 의사결정이 민첩한 본래의 민간 기업으로 GM이 새출발을 하기까진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사진)이 영화배우로 변신한다. 미국 연예전문지 ‘피플’은 15일 클린턴 전 대통령이 코미디 영화 ‘행오버2’에 카메오로 출연한다고 보도했다. 그가 이 영화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행오버2는 현재 태국 방콕에서 촬영이 진행 중이며 클린턴 전 대통령도 청정에너지에 관한 연설을 위해 같은 곳에 머무르고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변인 측은 이 같은 보도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지만, 일부 언론은 ‘영화 촬영지에 나타난 그의 사진’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흥행작이었던 ‘행오버’ 1편은 결혼식을 앞두고 ‘총각파티’를 벌인 젊은이들이 다음 날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 채 깨어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으며 4억6700만 달러의 매표수입을 올렸다. 행오버2는 배우 멜 깁슨이 중도 하차하고 리엄 니슨이 출연하기로 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아왔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중남미 최빈국인 아이티에서 콜레라로 희생된 사람이 창궐한 지 한 달 만에 800명 안팎으로 급증했다. 특히 이번 주 들어 사망자와 감염자가 하루에만 각각 수십 명, 수백 명씩 늘어나면서 국경을 맞댄 도미니카공화국은 물론이고 미국 본토 등 중미 지역 전체가 긴장하고 있다.아이티 보건당국과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콜레라 사망자는 9일 현재 724명, 감염자는 1만1125명으로 집계됐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0일 이후에도 추가로 수십 명이 사망해 11일 현재 전체 사망자는 800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특히 이 나라 수도인 포르토프랭스에서도 10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 이곳에는 올해 초 대지진 때문에 100만 명 이상이 모여 있는 난민촌이 있어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 아이티의 콜레라 피해는 지난달 말까지 200여 명의 희생자가 나올 때만 해도 당국의 방역작업과 국제사회의 지원으로 더는 크게 번지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달 초 허리케인이 아이티를 강타해 캠프촌이 물에 잠기고 하천이 범람하면서 사망자가 다시 급증하기 시작했다. 역학 전문가들은 “콜레라가 앞으로 몇 달은 더 유행할 것이며 1000만 명에 이르는 아이티 전체 인구가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이티에서 콜레라가 창궐한 것은 100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대다수 국민은 면역력도 매우 낮은 상태다.아이티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도 지지부진하다. 미국 국무부는 11일 대지진 복구 지원비 1억2000만 달러를 조만간 아이티에 송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초 발표한 지원금의 10분의 1에 불과한 금액으로, 지원 약속을 한 지 7개월이 지난 뒤에야 처음으로 보내는 것이다. 잇따른 자연재해와 전염병, 가난에 지친 아이티 국민도 점점 절망과 비관에 빠져들고 있다. 포르토프랭스 난민촌에서 생활하는 로니즈 아틸마 씨는 “지원금은 아마 부자들한테 갈 것”이라며 “올해 1월부터 여기서 고생하고 있는 우리는 결국 그 돈을 구경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역시 ‘환율’ 이슈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의 블랙홀이었다. 환율 문제는 다른 G20 이슈를 모두 삼켜버리고 서울 정상회의의 성패를 가르는 단 하나의 이슈로 떠올랐다. 재무차관들도 환율과 관련해서는 도저히 합의점을 찾지 못해 11일 정상들의 손에 공을 넘겼다. 외신들도 G20 서울 정상회의를 보도하며 환율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나머지 주요 의제들은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환율 이슈에 묻혀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고 있다. ○ 외신들 환율 합의 어려울 것으로 예상 김윤경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대변인은 11일 “재무차관들과 셰르파(사전 교섭대표)들이 10일 오후부터 함께 모여 환율을 협의했지만 격론이 오간 끝에 결국 합의하지 못했다”며 “11일 각 정상에게 보고한 뒤 다시 만나 밤늦게까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들은 재무차관들의 보고를 토대로 11일 저녁부터 열리는 업무만찬에서 환율 문제를 중심으로 한 지속가능 균형성장을 위한 프레임워크(협력체계)에 대해 논의한다. 김 대변인은 “하지만 지난달 경주 재무장관 회의 때 합의했던 내용에는 모두 공감을 하고 있고 그 수준보다 더 진전된 내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신들은 서울 정상회의의 개막을 맞아 관련 내용을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초점은 환율 갈등에 맞춰져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11일 1면 기사로 “미국의 최근 양적 완화 조치가 G20 정상회의의 무역불균형, 환율 등 주요 의제 합의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도 “서울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이 세계 무역 불균형 문제에 대한 가이드라인에 합의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상당수 외신들은 ‘최후의 무역전쟁 담판(Trade showdown)’, ‘통상 전쟁(War of Words for Trade)’ 등을 헤드라인으로 뽑고 있다. 일본 언론도 환율 문제를 주목하며 서울 정상회의의 성과를 우려했다. 아사히신문은 “경상수지의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한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가 이번 G20 정상회의의 초점”이라고 분석했고, 요미우리신문은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통화전쟁 자제, 세계 경제 불균형 시정 등에 대한 성과를 내는 데는 난항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환율 변수만 없었으면… 사공일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장은 6월 27일(현지 시간) G20 토론토 정상회의 폐막 직후 기자들과 만나 “토론토 회의에서 점검한 이슈의 80% 정도가 서울에서 결론날 것이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다. 서울에서 잘하면 한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지만 못한다면 ‘신흥국을 시켜놓으니 제대로 못한다’고 평가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토론토 정상회의 때는 재정건전성이라는 초대형 이슈 때문에 국제금융기구 개혁, 글로벌 금융안전망 등 8개나 되는 의제를 서울에서 합의하기로 미뤄 놨다. 현재 8개 의제 중 3개는 합의를 끝냈고 나머지 의제들도 사실상 합의에 도달한 상태다. 2008년 11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1차 G20 정상회의 때부터 초미의 관심사였던 국제통화기금(IMF) 개혁에 대해선 지난달 경주 재무장관회의에서 해법을 도출했고 최근 IMF 이사회에서 그 해법이 통과됐다. 한국이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글로벌 금융안전망은 8월 말 IMF가 대출 문턱을 낮추면서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8월 말에 발표된 금융안전망 개선책이나 지난달 말 합의된 IMF 쿼터 개혁을 서울 정상회의 때까지 끌고 와 발표를 했으면 환율 이슈에도 불구하고 서울 정상회의가 세계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사실 6월 말 사공 위원장이 밝힌 기준으로 보면 서울 정상회의는 이미 ‘성공한’ 회의다. 하지만 9월부터 예상치 못한 환율 변수가 발생했고 최근 미국의 2차 양적 완화로 다시 환율 갈등은 깊어지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9월 피츠버그 정상회의에서 5차 회의 개최지로 한국이 선정된 이후 1년 넘게 달려왔는데 마지막에 생긴 돌발변수 때문에 그동안의 노력이 빛을 보지 못하는 감이 있다”며 “정상회의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을 방문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등 영국 대표단이 중국 당국자들과 ‘양귀비 꽃’을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9일 중국에 도착한 영국 대표단은 저마다 가슴에 양귀비꽃 모양의 배지를 달았다. ‘포피(poppy)’라는 이름의 이 배지는 영국, 호주 등 영연방 국가 국민이 제1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기념해 매년 11월 11일(현충일)을 전후해 가슴에 다는 것으로, 전쟁 중 순국한 장병들의 넋을 기린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러나 중국 당국자들은 이 양귀비꽃 배지가 1840∼1842년 양국이 벌인 아편전쟁을 연상시킨다며 이를 이번 방중 길에는 달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중국은 이 전쟁에서 영국에 참패했고 그 대가로 홍콩을 빼앗기는 등 역사적 치욕을 겪었다. 양귀비꽃은 아편의 원료로 쓰인다. 영국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아편전쟁을 언급하며 포피 배지를 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연락해왔다”면서 “하지만 우리도 우리 나름대로 이 배지의 의미가 크기 때문에 계속 가슴에 달아야 한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11일 개막하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는 단순히 선진경제권과 신흥세력이 맞붙는 자리가 아니다. 회원국마다 경제규모, 외교현안, 해당지역, 관심사 등이 각기 달라 고도로 정밀한 해결책이 필요한 ‘20차 방정식’이다. 벌써부터 외교가에선 이슈별로 정상들이 헤쳐모이는 치열한 합종연횡이 벌어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9일 칼럼에서 “‘흑자국 대 적자국’, ‘민주국 대 비민주국’, ‘서방 대 비(非)서방’ 등 ‘7가지 대결의 축’이 존재한다”면서 “G20이 처한 현실이 생각보다 훨씬 냉혹하고 복잡하다”고 분석했다.이번 회의에 대한 높은 관심은 비단 회원국뿐만이 아니다. G20 체제에 각기 다른 생각과 견해를 갖고 있는 비회원국과 각 지역협의체, 비정부기구(NGO)도 회의장 밖에서 보이지 않는 장외전쟁을 벌이고 있다. 주요 외신과 전문가들은 이번에 처음으로 아시아에서 열리는 서울 회의의 결과가 향후 세계 각국의 이해득실은 물론이고 G20 자체의 운명까지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러모로 이번 주 지구촌의 눈은 서울에 집중되고 있다.》○ ‘각양각색’ 각국의 입장 슈퍼파워 ‘G2’인 미국과 중국은 모두 회의를 목전에 앞두고 수세에 몰려 있는 형국이다. 중국은 위안화 가치가 지나치게 평가절하돼 있다는 공격에 직면해 있고 미국은 최근의 양적완화 조치가 다른 통화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있다는 이유로 독일 일본 등 수출대국의 분노를 사고 있다. 여기에 중국은 ‘희토류 수출 제한’ 방침 때문에 자원수입국들로부터도 원성을 듣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회의를 코앞에 두고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인도를, 중국은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프랑스 등을 방문하면서 자국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편짜기’ 행보를 벌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프랑스는 본래 G20 체제에 부정적이었지만 차기 의장국으로 결정되면서 부쩍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내년 G20 회의 개최를 정치 업적으로 포장하려는 현 정부는 이에 대한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위안화에 대한 비판 발언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반대로 브라질은 미국과 중국이 환율전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싸잡아 비난하며 ‘선전포고’를 해놓은 상황이고, 독일도 이번 회의에서 미국의 금융완화정책에 대해 언급할 방침이다. 장기 경기침체와 인접국 간 영유권 갈등으로 어려움에 빠져 있는 일본은 이번 회의를 중국, 러시아 등과의 관계개선의 기회로 활용할 공산이 크다. 인도네시아 남아공 등은 이참에 빈곤국 개발의제 등과 관련해 개도국의 목소리를 내겠다며 내심 한국의 회의 개최를 부러워하는 눈치다. 치열한 논쟁에서 한발 물러나 있는 것처럼 보이는 비회원국도 이번 회의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비회원국이지만 초청국 자격으로 참가하는 싱가포르는 자국이 주도하고 있는 3G(Global Governance Group·유엔에서 G20과 협력을 추진하는 28개국 모임)의 입장을 G20 회의 과정에 반영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에 속한 필리핀의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 대통령은 “이번 회의가 ASEAN의 공동 이익을 증진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ASEAN의 G20 참여가 제도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진국이지만 비회원국인 네덜란드, 스페인 등은 G20에 들지 못한 것 자체에 강한 위기감을 느낀다. ○ G20의 미래 G20 체제를 앞으로도 공고히 하자는 데는 대부분의 국가가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선진국은 애초에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신흥경제권과 대화할 필요성을 느껴 G20을 만들었고 신흥국 역시 세계 경제 질서에 참여할 권리를 스스로 포기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가별로 들어가면 이 문제에 대한 셈법도 상당히 복잡해진다. 중국은 국제 협의체에서 발언권 강화를 원하지만 동시에 그로 인해 다른 나라가 자국정책에 간섭하는 것은 바라지 않는 다소 어정쩡한 상황에 놓여 있다. 미국 역시 글로벌 경제현안을 논의하는 장으로서 G20의 가치를 무시하진 않지만 회의 결과가 구속력을 갖는 것은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러시아는 G20은 경제문제에 국한해야 하며 정치 및 안보 문제는 자국이 가입돼 있는 G8 회의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위기가 완전 극복되면 G20이 힘을 잃을 것이란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이는 G20 체제에 불만을 갖는 일부 선진국과 비회원국에서 주로 많다. G7이나 G8, 유엔 등 기존의 국제 협의체와의 관계설정도 이번 회의에서 활발히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해 “유엔은 G20과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유엔의 주요 어젠다가 G20에서 잘 토의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말 더비스 브루킹스연구소 부소장은 9일 파이낸셜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지난달 한국 경주회의의 성과도 공무원들 간의 활발한 왕복 외교 덕분이었다”며 “G20체제가 시간은 걸리겠지만 결국 주요 정책과제에 대한 서로간의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나는 ‘아메리칸 드림’을 좇는 데 내 일생을 바쳤습니다. 나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2일 연설 도중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온갖 궂은일을 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젠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이 된 그의 눈물은 그동안 삶의 역경이 진하게 배어 나온 것으로 청중의 심금을 울렸다. 영국 BBC는 4일 그의 눈물을 계기로 지금까지 유명 정치인들이 대중 앞에서 눈물을 보인 사례를 모아 그 이면을 분석했다. 정치인은 당선과 출세를 위해서라면 모든 감정을 접어두는 냉혈한 같지만 베이너 대표처럼 인간적인 모습을 보일 때도 종종 있다. 미국에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그랬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도 특유의 감정 폭발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가 2016년 여름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되자 눈물을 쏟아냈다. 룰라 대통령도 베이너 대표처럼 불우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도 조국이 처한 상황을 개탄하며 운 적이 있고 밥 호크 전 호주 총리도 ‘터프가이’ 같은 기존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자기 딸의 약물중독에 대해 얘기할 때 눈물을 흘렸다. 심지어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도 1990년 총리관저를 떠나며 눈물을 보였다. 정치인들은 왜 우는 것일까. 행태심리학자인 주디 제임스는 “정치인들은 눈물을 흘리면 사람들이 자신을 푸근하게 느껴 지지율이 높아진다고 믿는다”며 “아기가 관심과 사랑을 받기 위해 우는 것과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심리학자들은 정치인의 눈물이 과거보다 더 용인되는 분위기가 왔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치인의 눈물은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힐러리 클린턴 장관이 지난 대통령 선거 경선 도중 흘린 눈물은 “그녀가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오를 만큼 강하지 않다”는 증거로 여겨졌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경우도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숨졌을 때 흘린 눈물은 지지를 받았지만 이것이 정치적 제스처로 읽히기 시작하면서 꾸며낸 눈물이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이번 행사는 한국이 지난 60년간 이뤄온 것들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훌륭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5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주한 아르헨티나 대사관에서 만난 카를로스 알베르토 아르가냐라스 주한 아르헨티나 대사(사진)는 “요즘 손님도 많고 일도 엄청 쌓여 있다”면서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라는 한국의 중요한 행사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공유하기 위해 겨우 시간을 내 인터뷰에 응한다”고 말했다. 아르가냐라스 대사는 한국에서 대사 업무를 시작한 지 채 한 달도 안 되는 데다 G20 정상회의라는 주재국의 큰 현안이 생기고 본국에서는 전직 대통령의 급서까지 겹쳐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이번 인터뷰는 대면 및 서면 답변을 함께 묶은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직 대통령의 서거에 조의를 표한다(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심장질환으로 60세의 나이에 사망했다). “고맙다. 우리는 그를 잃었다는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아르헨티나에서 매우 사랑받는 지도자이자 훌륭한 대통령이었다.” ―한국의 정상회의 개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아르헨티나는 한국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이 행사를 개최하는 것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한국인들도 행사 준비를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모든 정부부처와 민간부문이 총력을 기울이도록 북돋우고 이 회의의 중요성에 대해 대중의 관심을 일깨우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이번 회의에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아르헨티나는 지금까지 G20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왔고 서울 회의의 성공을 기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대통령 등 고위 인사뿐 아니라 신문, 방송사에서 10명 안팎의 기자들도 한국에 출장을 온다.” ―이번 정상회의 의제는 무엇이 돼야 하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국제금융기구의 개혁을 강하게 촉구해 왔다. 이들이 글로벌 경제를 안정되게 이끌어가야 하는 본연의 임무 완수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는 또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에만 집중하지 말고 고용 안정을 위한 역할도 해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지난 경주 재무장관 회의에서 참가국들이 국제통화기금(IMF)의 지분을 개도국에 더 많이 이전하도록 합의했는데…. “그 합의는 의심할 여지 없이 매우 중요한 것이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도 여러 국제회의에서 이 부분을 주장해 왔다. 전체적으로 경주회의 때 합의된 것들이 최근 불거진 환율 관련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 ―아르헨티나의 현 경제 상황은 어떤가. “아르헨티나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 최근 1년간 경제성장률은 9%에 이르고 실업과 빈곤 문제도 크게 개선됐다. 결국 선진국에서 터진 위기는 우리 경제에 그리 큰 충격을 주지 않았다고 본다. 은행들도 선진국과는 달리 별다른 충격을 받지 않았다.” ―G20 내에서 개도국의 영향력을 어떻게 평가하나. “개도국의 영향력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고 이들은 글로벌 경제에서 안전판의 역할도 하고 있다. 이는 결국 G7이나 G8과 비교했을 때 G20의 힘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도 G20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아르헨티나와 한국의 관계를 어떻게 전망하나. “양국은 원자력 발전 분야에서 협력하고 무역·투자를 증진하면서 관계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여행이나 과학기술, 대학, 문화 부문에서도 협력할 점이 많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카를로스 알베르토 아르가냐라스 주한 아르헨티나 대사△1946년 아르헨티나 코르도바 출생 △1974년 코르도바대 졸업(경제학 전공)△1974∼2010년 이탈리아 및 코트디부아르 대사관 등에서 근무, 밀라노 총영사, 아프리카개발은행 아르헨티나 대표, 본국 외교부 해외무역전략담당 국장 △2010년 10월∼ 주한 아르헨티나 대사}
미국의 주택시장 침체와 유럽 재정적자 문제가 장기화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년도 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개월 전보다 크게 하향 조정했다. “회복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다”던 기존의 경기 진단도 “공공 부채가 회복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위기 경고로 바뀌었다. OECD는 3일 프랑스 파리에서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역내 33개국의 내년 평균 경제성장률을 2.0∼2.5%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5월에 전망한 2.8%보다 낮아진 것이다. 당시 OECD는 “몇 가지 위험요인이 있지만 신흥시장의 선전 등에 힘입어 경제성장 속도가 이전에 예상한 것보다 빨라지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내년 성장률 전망이 나빠진 것은 미국 탓이 크다. 미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 5월만 해도 3.2%였지만 이번에는 1.75∼2.25%로 급락했다. 반면 유럽과 일본의 내년 성장률은 모두 1.5∼2%로 예측돼 6개월 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보고서는 최근 각국 기업 이익의 증가와 이에 따른 투자 확대가 기회요인이 된다고 봤지만 미국의 주택가격 하락, 보호무역주의를 야기할 수 있는 글로벌 외환시장의 긴장 상태는 주된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OECD는 정부의 재정적자 문제를 이례적으로 강도 높게 지적했다. 보고서는 “각국이 경기부양과 금융구제에 나서는 데다 신용 및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세수까지 감소해 정부 부채 수준이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며 “독립적인 재정 감시기구를 두거나 정부 지출의 효율성을 높이는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한국이 이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위해 이룩한 중요한 성취 중 하나는 비즈니스 서밋(B20)입니다. 전 세계의 모든 주체가 이 행사에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정상회의 이전에 민간 분야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모이도록 한 것은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나는 2012년에 G20을 주최하는 멕시코에서도 B20이 열리기를 희망합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 멕시코대사관에서 만난 마르타 오르티스 데 로사스 주한 멕시코대사(사진)는 “요즘 G20 회의 준비 때문에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멕시코는 2012년 G20 정상회의 개최국으로 예정돼 있어 올해 한국의 준비 과정을 특히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의장국으로서 무엇을 해야 하나. “각국의 입장을 조율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모든 G20 회원국이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이전 회의에서 합의된 사안을 잘 지켜나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G20의 의제가 (선진국의 관심사에 국한되지 않고) 개도국의 주요 관심사를 반영하는 쪽으로 조율돼야 한다. 이번 회의는 글로벌 불균형을 조정하는 것을 비롯해 지속가능하고 균형 있는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외환위기를 극복한 한국은 경제발전 경험을 여러 나라와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멕시코가 이번 정상회의에 거는 기대는 무엇인가. “멕시코도 위기를 완전히 극복할 때까지 글로벌 경제와 금융이슈에 집중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G20이 앞으로도 국제 경제협력의 주된 장으로 남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상들이 언제라도 긴급한 문제를 논의하는 데 개방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회의에서 어떤 의제들이 논의돼야 하나. “지난 네 번의 회의가 세계경제를 구하는 데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냈지만 각국의 회복 속도는 나라마다 아주 다르다. 특히 유럽의 재정위기 문제는 세계경제의 회복 자체를 위협하는 수준이다. 선진국과 개도국을 막론하고 재정을 튼튼히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다른 경제부문도 폭넓게 다뤄져야 한다. 일자리 창출 문제, (무역수지) 적자국과 흑자국의 책임 문제,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급격한 자본 이동 문제 등이 그것이다.” ―경주 회의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의 지배구조 개혁에 대한 합의가 있었는데…. “이번 합의는 IMF에 더 많은 힘을 실어줄 것이다. 특히 지금까지 IMF에서 소외됐던 나라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게 됨으로써 회원국 간 관계에 조금 더 균형이 잡히게 됐다. 재무장관들이 좋은 결과를 내놓았으니 이번에 정상들도 얼마든지 합의 내용을 심도 있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멕시코의 현 경제사정은 어떤가. “멕시코 경제규모는 세계 14위로, 경제정책은 안정성 제고와 지속가능한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멕시코는 제조업 및 수출 중심의 나라이기 때문에 비록 지난 금융위기로 경제에 타격을 받긴 했지만 회복 속도가 빠른 편이다. 올해와 내년에도 경제가 각각 4.4%, 4.0%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G7과 G20은 무엇이 다른가. “G20은 국제경제협력에서 G7보다 더 가치 있는 기구가 됐다. G20은 한국 중국 멕시코 등 신흥국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첫 번째 다자(多者) 기구다. 이들 국가의 금리인하 및 경기부양 공조는 세계경제를 최악의 상황에서 구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한-멕시코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나.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은 FTA의 완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각 경제주체에게 FTA로 서로의 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노력이 선행돼야 양국에서 FTA의 효과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FTA의 매력을 깨닫게 될 것이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마르타 오르티스 데 로사스 주한 멕시코대사△1950년 멕시코 멕시코시티 출생 △1973년 이베로아메리카나대(국제관계 전공) 졸업 △1994∼2004년 미국 보스턴과 포틀랜드, 호주 시드니 등의 총영사 △2004∼2010년 호주대사 △2010년 2월∼ 주한 멕시코대사}